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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상반기 결산-취재 뒷이야기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상반기 결산-취재 뒷이야기

    서울신문이 올해 연중기획으로 1월10일 시작한 ‘2005 재계인맥·혼맥 대탐구’가 연재 5개월을 넘기며 ‘4대 그룹’을 소화했습니다.23회 동안 소개된 원고지는 1200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그동안 해당 기업은 물론 구청으로, 오너일가 주변으로 뛰어다니며 취재에 열을 올렸던 기자들이 방담을 통해 중간 점검을 했습니다. ●수십년만의 ‘진실´ 재벌들의 인맥과 혼맥은 그동안 신문 시리즈 기사나 책으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만, 의외로 잘못 알려졌던 ‘팩트’가 적지 않았습니다. 재계 총수를 3명이나 배출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경남 진주의 지수초등학교에 대한 오해가 대표적입니다. 지금까지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LG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효성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이 지수초등학교 1회 졸업생으로 알려졌지만 조 회장은 이 학교에 다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910년생인 이 회장은 서당을 다니다 1922년 3월 지수보통학교 3학년에 편입했습니다.1907년생인 구 회장 역시 서당을 다니다 1921년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했기 때문에 둘은 같은 학년이었던 셈입니다. 구 회장은 실제 이 회장과 한때 같은 반에서 책상을 나란히 맞대고 공부하던 사이라고 회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해 9월 서울의 수송보통학교로 전학했고 구 회장도 1924년 상경, 중앙고보를 다녔기 때문에 같이 지수초등학교를 졸업한 것도 아닙니다. 1906년생으로 이 회장의 형인 병각씨와 동갑인 조 회장은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 1922년 상경, 중동학교를 다녔습니다. 조 회장은 이듬해 협성실업학교로 옮기는 바람에 1923년 중동학교로 옮긴 이 회장과 같이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구 회장의 자서전에도 조 회장과 축구로 교우를 쌓았지만 같이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언제부터인지 선대 회장과 이병철 회장, 구인회 회장이 지수보통학교 동기동창으로 소개됐지만 조 회장은 지수보통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면서 “처음에 어떤 신문사의 기자가 잘못 쓰는 바람에 계속 세 사람이 동문이라고 나와 그 때마다 기사를 고쳐달라고 요구했지만 요즘은 아예 포기한 상태”라고 털어놨습니다. 세 사람이 같은 학교를 졸업하지는 않았지만 사돈관계(이 회장·구 회장)와 동업(이 회장·조 회장)으로 이어진 것을 보면 남다른 교분이 있었던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출신학교는 물론 이름까지 잘못돼 현대그룹의 경우, 대학 재학 시절 빼어난 미모로 캠퍼스가 떠들썩했다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며느리 이행자(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씨는 한양대 출신으로 굳혀져 있었지만 확인 결과 숙명여대 졸업생이었습니다. 이화여대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던 맏며느리 고 이양자(고 정몽필 인천제철 사장)씨도 수도여대를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4남인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의 부인도 그동안 조향아씨로 알려졌지만 사실 조경아씨였습니다. 누군가 한자를 잘못 읽어 빚어진 오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인을 두고 말이 엇갈렸던 정몽우 회장의 ‘우울증’에 대해서도 현대가측으로부터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고등학교때 머리를 다친 후유증이 우울증으로 번졌다는 관측이 파다했지만 사실 무근이었습니다.‘교통사고다.’ ‘지병이다.’ 등으로 설이 분분했던 정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 신영씨의 사인도 독일유학중에 얻었던 ‘병’이 악화됐던 것으로 유가족으로부터 직접 확인했습니다. 정몽헌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순간적인 결심’이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혈압에 좋다며 집에 와서 순두부를 즐겨 찾았는가 하면 세상을 등진 바로 다음날에 중요한 약속을 잡아놓았던 사실이 드러났으니까요. 모 그룹 오너의 경우, 학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학 중 결혼한 탓에 학교 규칙상 더 이상 대학을 다니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너 일가의 딸이나 며느리 가운데는 이화여대 재학중에 결혼한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이대의 과거 학칙때문에 대부분 졸업을 못했더군요. 또 아들과 며느리들이 어머니를 회사뿐 아니라 집에서도 어머니라 하지 않고, 회사 직함으로 불렀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낸 사실입니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대주주의 차남 예선군의 이름 유래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축구 예선전이 한창일 때 태어나서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정 의원의 부인 김영명씨는 ‘예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와 돌림자 ‘선’을 합친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혀왔습니다. 본지가 이번에 ‘정설처럼 굳어진 오보’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재벌 총수나 2·3세와 직접 인터뷰를 했고 자서전 등 방대한 과거자료를 일일이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몇십년전에 모 기자가 잘못 쓴 내용을 후배기자들이 그대로 인용하면서 오보가 사실로 굳어졌다.”며 인터뷰를 자청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룹 홍보실도 비상 민감한 가족사를 다루다 보니 취재는 물론 사진을 구하는 일이 보통 어렵지 않았습니다. 서울신문의 기획 의도와 배경을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안 된다는 오너가의 답변은 ‘내가 싫다는데 너희가 왜 쓰느냐.’는 사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지만 사생활을 들춰내자는 것도 아니고, 망신을 주자는 것도 아닌 한국 재벌가의 혼맥과 인맥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서울신문의 의도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모 그룹의 홍보임원은 ‘오너’로부터 “내 사진이 실리면 목내놓을 각오를 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요. 실제 이 오너의 사진은 언론에 공개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사진을 구해 내보냈지만 천만다행으로 그 홍보임원을 서울신문이 ‘책임’질 일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당시로서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모 그룹은 기사 게재 3일전까지 “무조건 빼라.”는 오너의 지시로 홍보실뿐 아니라 회장실에도 비상이 걸렸었습니다. 그룹 회장이 미국에 있는 모친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시로 전화 설득에 나섰지만 돌아온 답은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홍보실 임원은 “내 목은 서울신문에 달려 있다.”며 통사정을 했습니다. 또 다른 그룹은 비서실이나 홍보실에서 오너 일가의 사진을 확보해 두지 않아 회장의 자택을 ‘습격’해야 했습니다. 회장 집무실부터 자료실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사진이 나오지 않자 운전기사에게 부탁, 자택에 걸려 있는 액자사진을 다시 찍는 ‘작전’을 감행한 것이지요. 모 그룹을 취재할 때는 오너가 직접 본사 임원에게 전화해 “우리는 빠지면 안되겠느냐.”고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파헤쳐 문제가 될 만한 것도 없는데 오너가 무조건 버티기로 나오니 아래 직원들은 당연히 누구 하나 취재에 협조해주지 않더군요. 가족 사진은 그만두고라도 얼굴 사진을 내주는 것조차 꺼리다가 경영에서 물러난 1세 경영인의 허락을 받아 겨우 가족 사진을 싣기도 했습니다. 모 그룹은 가족사진이 나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진설명에서 누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말아달라고 ‘읍소’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지, 주간지 등에서 결혼 소식을 집중 추적하고 있는 회장의 ‘고명딸’ 얼굴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밖에 서울신문에 소개된 사진중에는 오너일가나 그룹을 통하지 않고 본지 기자가 과거 취재과정에서 찍어뒀던 사진도 있었고 각사 ‘사사(社史)’를 일일이 뒤져 찾아낸 것도 있습니다. ●“아가, 니 사진은 왜 빠졌냐?” 가족사가 속속들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던 오너들도 일단 기사가 나가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습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현대가(家) 첫 회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일가’편이 나간지 며칠이 지난 어느날 자필로 직접 ‘사후 교정’을 본 3월14일자 서울신문을 편집국으로 보내주는 특유의 세심함을 보여줬습니다. 예컨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 성이(남편은 선두훈 대전 선병원 이사장)씨의 맏딸 이름이 ‘선가령’이 아닌 ‘선아영’, 정 회장의 둘째딸 명이(남편은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씨의 자녀 명단에 정유진양과 정준군이 누락된 점 등입니다. 또 가계도에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손자인 창덕군이 빠진 점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몽필씨의 맏딸 은희씨가 미국에 머물지 않고 귀국한 지 오래됐다는 점 등도 바로잡아줬습니다. 이는 일가가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이지요. 가문에 대한 현 회장의 관심과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해줬습니다.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은 지난 2월27일 ‘한솔그룹편’의 서울신문 대장(신문 발행전의 인쇄용지)이 나오자 직원을 보내 ‘사전 교정’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 날이 일요일인데도 직원을 통해 장충동 자택으로 대장을 가져오도록 해서 여조카의 이름을 바로잡기도 했지요. 그 조카는 얼마전에 개명을 했다고 합니다. 조 회장이 교정을 본 대장에는 연필로 줄을 그어가며 읽은 흔적이 선명했습니다. 본지 시리즈의 첫 회를 장식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을 통해 본지를 통째로 한남동 자택으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도 구조본 팀장회의 석상에서 본인과 관련된 아주 ‘사소한’ 부분이 잘못 소개됐다고 언급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습니다. LS그룹 구자홍 회장은 LG그룹 첫 회에서 자신의 ‘연애결혼’이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소개되자 ‘반대’까지는 아니라며 미국 유학시절 부인과의 ‘러브스토리’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구 회장의 아버지인 LS전선 구태회 명예회장은 ‘LS그룹편’에 막내 며느리 사진만 빠져 있자 “왜 막내만 빠졌냐.”며 경위를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모 그룹 홍보실은 신문 가판이 나온 뒤 미국에 있는 오너에 바로 전달하기 위해 서울신문을 항공 특급 우편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당사자도 착각한 사실 독자가 알려줘 독자들의 관심도 대단했습니다. 중간에 이번 시리즈를 접한 독자들이 첫 회는 언제 나갔는지,1회부터 연재분을 모두 구할 수 없는지 집요하게 물어오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언제 책으로 출판되는지 물어오는 ‘성급한’ 독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출판사들도 이미 소개된 그룹만이라도 모아서 책을 내자고 제안해 왔습니다. 오너 일가들도 착각한 사진 속의 장소를 독자들이 바로잡아준 일도 있었습니다. 현대그룹편을 소개하면서 현정은 회장이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과 아들과 딸들, 이렇게 온 가족이 호주 시드니로 휴가를 떠난 사진을 실었었는데 기사가 나간 뒤 사진속의 배경이 ‘캐나다 밴쿠버 같다.’는 독자들의 의견이 잇따랐습니다. 현 회장측에 확인한 결과 호주가 맞다는 답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밴쿠버라는 독자들의 의견이 이후로도 끊이지 않아 재차 확인한 결과 사진 속의 장소는 밴쿠버가 맞았습니다. 현 회장측은 “고 정몽헌 회장이 사진찍기를 워낙 싫어해 몇년전 휴가가 가장 최근의 가족사진이다 보니 착각한 것 같다.”고 해명해왔습니다. ●제발 이것만은…. 오너일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내용은 가족들의 ‘이혼·재혼’이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 탤런트 고현정씨처럼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은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 사실만이라도 막으려고 필사적이었습니다. 아예 “이 부문만 빼주면 나머지는 알아서 쓰도록 하겠다.”는 협상(?)도 들어왔습니다. 모 그룹 회장은 아내가 사고사를 당해 재혼했는데 그 사실을 막무가내로 빼 달라는 것이었지요. 결국 “독자들이 볼 때 나이 차이가 워낙 커 ‘세컨드’로 오해할 수도 있으니 밝혀줘야 한다.”고 설득하자 아무 말을 못하더군요. 또 다른 그룹 회장 동생도 부인이 지병으로 사망한 뒤 재혼을 했는데 그룹측에서는 한사코 부인의 나이를 빼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났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 오너 부인이 사망한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전 부인 사진이 그대로 나갈 뻔했습니다. 재혼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면 현재 부인이 ‘기절초풍’할 노릇이었지요. 모 그룹 회장의 할머니를 둘러싸고도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이 그룹 회장의 친 할머니는 오래전에 사망했는데 워낙 옛날 분이라 이름도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가계도’에는 재혼한 할머니 이름으로 나가야 했는데 그룹측에서는 아예 할머니쪽은 소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그룹 회장의 아버지 입장에서는 ‘친어머니’가 아닌지라 불편했던 것이지요.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딸 가운데 한명은 이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취재과정에서 전 남편과 다시 결합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끼리끼리’는 있어도 정략은 없었다?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는 재벌과 권력층의 혼사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실제 40대 이상 오너 일가들은 청와대, 국회의원, 장관 등 ‘권문세가’를 시가나 처가로 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세로 내려올수록 ‘정략결혼’의 흔적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재벌들이 더 이상 권력에 기대어 ‘혜택’을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2·3세들은 유학시절에 만나 연애결혼한 사례도 적지 않았고 유력한 집안이라고 해도 주로 재계쪽에 집중됐습니다. 또 사돈이라고 해서 사업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삼성과 LG,LG와 두산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직접 만나본 2·3세들의 공통된 느낌은 1세들과 달리 어려움없이 자란 때문인지 무척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너무 솔직해서 못다 쓴 얘기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좀 더 흐르면 얘기할 날이 오겠지요. 물론 오너일가의 작은 부분이 소개된다고 해서 그룹 임원의 ‘목’이 왔다갔다할 정도로 오너들이 ‘황제’처럼 군림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때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지면을 빌려 ‘목을 내놓고’ 취재에 협조해 준 각 그룹 홍보팀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CEO 칼럼] 섬기는 리더십/기옥 금호폴리켐 사장

    [CEO 칼럼] 섬기는 리더십/기옥 금호폴리켐 사장

    지난 4월2일 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지도자이며 종교의 벽을 넘어 전 인류의 정신적 지주였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善終)했다. 선종이라 함은 “선하게 살다 복되게 끝마친다.”는 뜻의 선생복종(善生福終)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의 죽음이 우리에게 삶의 이치를 가르쳐준 셈이다. 그는 지병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사제의 본분과 인간적 매력을 잃지 않았던 사랑과 화해의 교황으로 평가받고 있다.USA투데이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요한 바오로 2세가 남긴 리더십의 교훈으로서 일곱가지를 선정했는데 여기에는 희생, 진실성, 용기, 솔선수범, 지식, 소통능력, 영감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솔선수범의 선정 이유가 특히 눈에 띈다.“교황은 타인에 대한 공감, 신뢰, 자기절제를 솔선수범했다. 그는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실행하는 사람이었지 바티칸에 앉아서 지시나 하는 행정가가 아니었다.” 이는 많은 이들이 마음속에 요한 바오로 2세를 진정 ‘위대한 리더’로 기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리더십, 즉 ‘섬기는 리더십’에 관련된 책들이 번역 출판되었다. 이들 책은 거의 대부분이 실용적으로 리더십 개발 훈련에 활용될 수 있도록 쓰여졌는데, 로리 베스존스가 지은 ‘최고경영자 예수’, 제임스 C 헌터의 ‘서번트 리더십’, 알렉산더 버라디의 ‘서번트 리더의 조건’, 캔 블랜차드와 필 하지스가 공동으로 저술한 ‘섬기는 리더 예수’ 등이 대표적이다. 로리 베스존스는 그의 저서에서 남성적이며 권위적인 힘의 내용에 기초한 ‘알파 리더십’, 여성적이며 상호 협조적인 힘의 사용에 기초한 ‘베타 리더십’, 그리고 이 두 경영스타일을 상호 연계시키고 고양시키는 ‘오메가 리더십’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세계의 경영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여러 유형의 다양한 사람들이 최고경영자와 각계각층의 리더 자리에 앉게 됨에 따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세계가 분열이 아니라 총화를 목적으로 삼고, 착취보다는 능력을 함양시키고, 지배하기 보다는 받침대가 되거나 상대를 고양시키는 그러한 리더들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독창적인 오메가 리더의 전형으로 ‘자아극복의 강점’ ‘행동의 강점’ ‘인간관계 형성의 강점’을 갖춘 ‘예수’를 들었다. 그러한 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세가지 범주의 총체적인 결합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캔 블랜차드와 필 하지스는 ‘섬기는 리더십’의 완성을 위해서는 위의 세가지 강점 이외에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따르도록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정리해 보면 ‘섬기는 리더십’의 본질과 그 원형을 2000년 전에 보여 주었던 예수의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고, 최근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우리에게 그 리더십의 실체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도 이러한 리더십을 보여준 지도자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얼마전 타계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성용 명예회장도 그러한 리더의 한 사람으로 평소 자신에게는 엄격하였고, 주변사람들에게는 꿈과 비전을 심어주었던 선각자였다. 2년반 후에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후손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착실하게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기옥 금호폴리켐 사장
  • 여고 3년생의 이유 있는 반항

    민망스런 일로 터지고만 민망스런 소녀들의 항의 제자에겐 묘한 사연 학교측은 아픈 가슴 『학생들을 창녀 취급하는 교육자 밑에서 공부할 수 없다』 여고 3년생들이 색다른「데모」를 벌였다. 9월 18일 저녁 서울 청량리에 있는 J여상고 1백 50여 학생들은 교문 밖으로「데모」를 벌이려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그들이 외친「학원의 민주화」는 그들 나름대로 묘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J여상고 학생들은 함게 모인 자리에서 김(金)교장으로부터 듣기도, 참을 수도 없는 심한 욕설을 당했다. 노한 교장선생님의 말은 전율과 분노를 일으켰다. 이 날 화가 솟은 김교장에게도 참을 수 없는 제자의 터무니 없는 배반이라는 아픈 상처가 있었다. 급기야 몸치장, 손톱에「매니큐어」를 칠한 7명의 학생들은 교장실에 불려갔다. 가방검사, 주머니검사 끝에 그 중 2명은 여선생님으로부터 옷을 벗기는 특수(?) 몸수색을 당했다. 화근은 지난 7월 17일의 일. 이 날 김교장은 서울 동대문 경찰서로부터 낭패스런 소식을 받았다. 숭인동 창녀촌에서 창녀생활을 하다 적발된 고3 장(張)모(18)양을 인수해 가라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곧 담임 김교사를 보냈다. 장양으로부터 신경통으로 무기결근계까지 받아 놓은 학교당국이 난처했던 건 당연했다. 담임선생과 함께 학교에 불려온 장양은 또 다른 학생들이 창녀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울먹였다. 갈수록 태산 같은 사실에 부딪친 교장은 학생들을 집합시켰고, 장양은 퇴학, 이사회 결의 끝에 담임 김교사는 권고해직됐다. 창녀를 가린다는 지나친 몸수색이 학생들간에 전해지자 방학을 마친 학생들은 제자를 창녀로 오인하는 교육자의 양심을 어린 마음 나름대로 의심했고 19일에는 학교장의 사임, 장양의 담임 김교사의 복직 등 3개 요구 조건을 내걸고 고3 1백 50명이 주동이 되어 무기한 동맹휴학으로까지 사태를 진전시켰다. 그러나 세대의 흐름을 탓하기 전에 학교당국은 당국대로 벌어진 사태를 빨리 수습하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용의자 색출에 동맹휴학 사태수습에 주모자 처단 성급한 용의자(?) 색출이 동맹휴학에까지 이르렀다. 또한 사태수습도 자못 강경책이다. 우선 주모자를 처단(?)하겠다는 방침이고 보면…. 또한 학교당국은 이번 동맹휴학은 학생들 스스로 보다는 배후의 알력이 작용한 것으로도 보고 있지만 발단을 따지고 보면 일부 젊은 층의 문란한 생활은 한번 검토해 볼 일이다. 서울 종로구 돈의(敦義)동 통칭「종삼」으로 통하는 골목 안 1천 8백여 명의 창녀 가운데는 학교에 나가는 여성들도 있다. 낮엔 모대학 국문과에 다니고 밤엔 그 생활을 하는 K양은 유객행위로 경찰에 잡혀 올 때마다 얌전히 고개 숙인다. 그러나「배지」를 달고 다니지 않는 진짜 여대생인 것만은 틀림없다. 서울에서 가장 연령층이 어린 창녀들은 거의가 숭인동, 창신동 등 청계천변에 자리한다. 심지어 14살, 15살 난 아이들이 시커먼「아이섀도」를 치하고 악의 구렁에서 킬킬거리며 헤엄치고 산다. 이들 소녀들의 전직은 식모, 차장, 무작정 상경 등이지만 부유한 집안에서 학교엘 다니다 나쁜 친구들의 꾐에 빠져 학교를 등진 소녀들도 많다. 집에서 매일 신문에 내는「사람찾음」의 광고를 버젓이 보면서도 별다른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지난 달 경찰에 잡혀온 딸의 기별을 듣고 달려온 동대문구 보문동에 사는 어머니 L여인은 딸이 창녀로 왔다는 소리를 듣고 마당에서 기절해 쓰러졌다.『설마 설마 그 애가…』엄마가 딸을 보고 부르짖은 최초의 외마디가 비명 같았다. 경찰통계를 보면 최근 무단 가출하는 소녀들의 수가 격증하고 있다. 통금시간이 넘도록 거리를 헤매는 소녀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치안국 집계에 의하면 지난 1월부터 8개월간 집을 뛰쳐나간 여자는 모두 6천 3백명, 그 중 3분의 2가 이들 나이 어린 소녀들이었다. 나이 어린 소녀가 대문 밖을 나서면 우악스런 현실이 있을 뿐. 무너져가는 성도덕, 거기 방향 없이 휩쓸려드는 동심을 막는 길을 모색해야 할 심각한 오늘이다. 가정과 학교가 좀더 자라는 동심 속에 생활하고 있다면 J여상고 학생들이 그렇게 동맹휴학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최광일(崔光一)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9/29 제1권 제2호 ]
  • [씨줄날줄] 영 창/우득정 논설위원

    군에 갔다온 사람이면 “저 ×× 영창보내.”라는 말이 얼마나 살벌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옛말에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혹독한 훈련과 고참의 가혹행위도 영창에 비하면 그래도 ‘인간적’이다. 누가 만들어냈는지 모르지만 입소문을 통해 전해진 이야기에 따르면 사단 헌병대 영창에 끌려가면 그 순간 계급장이 떼어지고 눈앞에 수많은 별들이 난무할 정도로 따귀를 맞는다. 그때 따귀 맞는 정도를 ‘예배당의 종 치듯이’라고 했던 것 같다. 영창 얼차려의 주 종목은 ‘창타기’란다. 그것도 하루에 서너차례씩 원숭이처럼 창살에 매달려 30분 이상을 버텨야 한다. 발이 바닥에 닿기라도 하면 비 오는 날 먼지가 나도록 얻어터진다고 했다. 야간경계근무 중 졸거나 술에 취해 사고쳤다가 당직사관에게 걸리면 영창만은 보내지 말아달라고 싹싹 빈다. 남들이 쉬는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팬티 차림에 한쪽 발은 전투화, 한쪽 발은 고무신, 알철모를 쓴 채 연병장을 박박 기고 구보하는 ‘군기교육대’가 그래도 낫다. 어느 주말, 면회 온 애인이 남자 친구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다는 소설 같은 실화가 옆부대에서 있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최근 당정협의를 갖고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들이 병사들을 1회에 15일(총 60일)까지 영창에 구금할 수 있는 징계권을 손질하기로 했다고 한다. 헌법상 체포나 구금은 적법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야 함에도 영창제도는 사법적 통제를 받지 않아 위헌요소가 있다는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는 각 부대에 배치된 인권담당 법무관이 영창 결정의 적법성을 사전 심사하고, 결정에 불복하는 병사에게는 항고 절차를 통해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영창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군이 지휘권 약화 우려를 들어 강력 반대했다고 한다. 근신처분이나 휴가제한과 같은 미국식 징계가 징병제인 우리에게는 실효성이 없다는 게 반대 이유다. 하지만 지금도 군 내부규정에는 항고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유명무실한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초법적인 영창제도는 개선이 아니라 폐지의 대상이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0) 현대판 정본 정감록의 배후를 찾아라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0) 현대판 정본 정감록의 배후를 찾아라

    일본인 호소이 하지메의 손끝에서 이른바 현대판 ‘정본(正本) 정감록’이 탄생했다(연재 19호 참조).1923년 이후 출판된 정감록은 예외 없이 호소이의 동경판 정감록에 실린 25종의 비결을 사실상 그대로 옮겨 싣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 호소이는 과연 어디서 무얼 보았기에 감히 정감록의 정본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을까? ●정본 정감록의 대본은 규장각에 1980년대 중반 이민수는 정감록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에는 정감록의 원본이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좀더 정확히 말해,‘감결(鑑訣)’‘동국역대기수본궁음양결(東國歷代氣數本宮陰陽訣)’‘역대왕도본궁수(歷代王都本宮數)’‘삼한산림비기(三韓山林記)’ 등 네 편의 비기가 규장각에 있다고 했다. 나는 동경판 정감록의 대본을 찾기 위해 규장각으로 달려갔다. 그 때가 1997년 8월이었다. 필사본 ‘정감록’이 도서번호 12371번으로 분류돼 있었는데 이민수가 말한 바로 그 책으로 보였다. 그의 말대로 방금 말한 4종의 비결이 한 권으로 묶여 있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비교해 보았다. 호소이의 동경판과 거의 일치했다. 나는 규장각의 필사본 정감록이 동경판의 대본에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슬며시 일어난다. 이 필사본은 언제 어떤 경로를 거쳐 규장각에 들어왔을까? 알다시피 규장각은 명군으로 알려진 정조가 대궐 안에 세웠다. 그것도 즉위하던 1776년에 말이다. 다른 기능도 가지고 있었지만 규장각은 일차적으로 왕립도서관의 구실을 했다. 만일 문제의 필사본이 처음부터 규장각에 비치된 문서였다면 그야말로 충격적인 일이 된다. 조선후기 왕실이 정감록을 소장했다는 뜻이 되고 그러면 정조를 비롯한 역대 임금들도 읽었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조바심을 억누르며 필사본 정감록의 겉장을 들추었다. 첫 장 윗부분에 큼직한 도장 하나가 찍혀 있다.‘조선총독부도서지인(朝鮮總督府圖書之印)’이라고 했다. 잠시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곧 그 상황을 미루어 짐작했다. 이 필사본은 본래 식민지시대 조선총독부가 소장했단 뜻이 틀림없지 싶다. 필사본 정감록은 일단 조선후기 왕립도서관 규장각과는 직접 인연이 없는 것으로 단정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총독부 도서가 어떻게 해서 규장각 도서로 변신했을까? 필사본 첫 장 왼쪽 머리 부분에 또 다른 인장 자욱 두 개가 선명한데 거기 답이 있다.‘경성제국대학도서장(京城帝國大學圖書章)’과 ‘서울대학교도서(大學校圖書)’라는 인장 말이다. 연달아 찍혀 있는 도장의 내용으로 미루어 이 필사본의 역사는 대강 이러했다. 처음엔 조선총독부의 도서로 등록됐다. 호소이가 동경판 정감록을 출판한 것은 1923년, 그 때만 해도 이들 필사본은 조선총독부의 소장 도서였다. 그 뒤 1926년 경성제국대학이 설립되었고 필사본은 어느 해엔가 대학도서관으로 이관되었다. 그리곤 1945년 해방을 맞아 경성제대의 후신인 서울대학교로 주인이 바뀌었다. 현재 규장각 도서를 자세히 살펴 보면 호소이가 참고한 또 다른 비결들이 있다. 이민수가 언급한 4종의 필사본 외에도 나는 또 다른 4종의 비결들을 찾을 수 있었다.‘남사고비결(南師古訣)’‘도선비결(道宣訣)’‘무학비기(無學記)’및 ‘북창비결(北窓訣)’이 그것이다. 물론 모두 필사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용이 호소이의 동경판 정감록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규장각에 보관되기까지 경위도 이미 앞에서 말한 필사본 정감록과 똑같다. 이런 식으로 이른바 정본 정감록 25종 가운데 8종의 정체는 확인된 셈이다. 요컨대 1923년 동경판 정감록을 출간할 당시 호소이는 조선총독부에 소장되어 있던 필사본을 대본으로 사용했다고 봐야 한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이런 일은 총독부와 긴밀한 협의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본다. 그럼 규장각에 남아 있는 8종의 비결은 그렇다 하더라도 나머지 17개의 비결은 또 어떤 유래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호소이의 동경판 정감록의 원고를 찾아서 호소이가 참고했을 법한 비결 책들을 찾느라 나는 한 동안 규장각을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마침내 그러던 어느 날 중요한 문건이 또 하나 발견됐다. 호소이의 동경판과 표지 제목이 똑같은 ‘비결집록’이란 필사본이었다. 전통적인 책자 형태로 장정된 이 필사본은 본래 경성제국대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것이었다. 거기엔 비결 25편이 수록되어 있었다.‘감결’‘동국역대기수본궁음양결’‘역대왕도본궁수’‘삼한산림비기’‘무학전’‘오백논사’‘오백논사비기’‘도선비결’‘정북창비결’‘남사고비결’‘남격암산수십승보길지지’‘서산대사비결’‘두사총비결’‘피장처’‘화악노정기’‘북두류노정기’‘구궁변수법’‘옥룡자기’‘경주이선생가장결’‘삼도봉시’‘무제’‘서계이선생가장결’‘토정가장결’‘이토정비결’및 ‘갑오하곡시’가 차례로 나와 있다. 나는 이 필사본을 한 장씩 넘겨 보다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이 필사본은 제목도 편집 순서도 그리고 내용까지도 호소이가 펴낸 동경판 정감록과 조금의 오차도 없이 완전 일치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필사본에 무슨 글자를 썼다가 나중에 고친 부분들이 간행본에는 고쳐 쓴 모습 그대로 인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럴 수도 있는가? 혹시 이 필사본은 동경판 정감록의 원고라도 되었단 말인가? 동경서 나온 정감록의 원고가 어떻게 경성제국대학 도서관에 보관됐을까? 미스터리의 연속이다. 여러 날 나는 이 문제로 골치를 썩였지만 끝내 의문을 다 풀지 못 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확실해 보였다. 이 필사본은 호소이의 원고일 가능성이 무척 크단 점이다. 이미 지난 호에서 알아본 대로 1923년 호소이는 동경에서 정감록을 간행했다. 그 당시 한국 유일의 대학이었던 경성제국대학이 그 책을 구입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동경판을 베껴 필사본으로 간수해야 될 어떤 이유도 나는 발견하지 못한다. 뿐인가. 필사본엔 원고를 수정한 흔적이 역력하고 수정된 사항이 인쇄본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 기막힌 일이다. 그래도 아직 단정을 내리기엔 이르다. 이 필사본엔 동경판에 부록으로 실린 10편의 비결들이 하나도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정감록에 대한 호소이의 비판이 빠져 있다. 그러면 이 원고는 역시 동경판 정감록의 발췌본이란 이야긴가? 그렇게 보기는 아무래도 어렵다. 제국대학 도서관이 왜 하필 본문만 애써 옮겨 쓴 필사본을 소장한단 말인가? 아직 호소이가 부록과 서문을 작성하기 전에 편집한 본문 원고로 보면 문제는 풀린다. 나의 이런 짐작이 옳다면 위에 열거한 25편의 비결은 무엇인가 공통점이 많아야 한다. 본문이 부록과 구별되는 점은 무엇인가? 비결의 내용이 문제일 수도 있다. 비결의 수집 또는 편집 주체를 기준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총독부가 소유한 텍스트는 본문, 그렇지 않고 개인이 소장한 비결은 부록이란 구분도 있을 법하다. 나의 짐작은 맞았다. 뒤에 보듯 본문에 실린 25개의 비결은 모두 총독부가 관리하던 것이었다. 알고 보면 호소이의 동경판은 아유가이의 원고를 베낀 것이다 그렇다 해도 두어 가지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조선총독부가 25종의 비결을 입수하게 된 것은 과연 언제였으며, 이 비결들을 편집 또는 변형시킨 장본인은 누구인가?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만 비로소 동경판 정감록의 비밀이 드러났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 끝에 나는 우리나라 주요 도시에 있는 도서관들을 순방하기로 했다. 천안, 대전, 대구, 부산, 전주, 광주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하나도 찾지 못했다. 다시 서울의 도서관들을 뒤졌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뜻밖의 문서가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두웠다. 또 하나의 필사본 ‘정감록’이 발견된 것이다. 그 첫머리에는 호소이의 정감록 비판은 오간 데 없었고, 대신 아유가이 후사노신(鮎貝房之進)이란 일본인의 해제가 첨부되어 있었다. 그 일본 사람이 해제를 쓴 것은 1913년(大正2년) 2월. 호소이가 동경에서 정감록을 간행하기 10년 전 또 다른 일본사람이 정감록을 편집했던 것이다. 일제 초기부터 한 일본인이 서울에서 정감록을 연구하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아유가이 후사노신은 누구인가? 그는 러일전쟁(1904∼1905)이 끝나자 공로가 인정되어 훈장을 받은 일본제국의 ‘애국자’였다. 이미 1884년 동경외국어학교에서 ‘조선어학’을 공부했고 학교를 마치자 바로 한국에 건너왔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가담했으니 우리 입장에서 보면 ‘원수 같은 왜놈’이다. 그런 아유가이는 경부철도부설 등에 종사해 벼락부자가 됐고, 그 돈으로 한국의 고미술품과 서적을 닥치는 대로 수집했다. 일찌감치 1902년 오오에 타쿠(大江卓), 마에마 교우사쿠(前間恭作) 등과 더불어 학회를 조직하여 한국문화를 ‘연구’했다.‘어리석은 한국인을 지도 계몽’할 목적이었다. 아유가이는 조선총독부가 사적을 조사할 때 위원이 되어 활동하기도 했다. 여러 주제에 대해 글도 많이 썼다. 일본의 대표적인 어용학자 아유가이가 정감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럼 언제였을까? “내가 메이지 초년(明治 1868∼1911)에 한국으로 건너왔을 당시부터 이미 여러 차례 귀에 익숙하게 예언설(讖言)이 들렸다.”고 하였다.1880년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아유가이는 정감록에 주목했던 것이다. 당시 한국에는 각종 예언이 유행하였기 때문이다.“성세(聖歲, 경술년 1910년)에 한양(조선왕조를 상징)의 운수를 보니 옮겨서 붉은 해(紅日, 일본) 아래로 간다(일본에 망한다는 뜻).”는 예언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1913년 아유가이가 편집한 정감록은 ‘감결’‘동국역대기수본궁음양결’‘역대왕도본궁수’‘삼한산림비기’‘무학전’‘오백론사’‘오백론사비기’ 등으로 되어 있다. 흥미롭게도 그가 편집한 정감록은 필사본 ‘비결집록’과 순서도 똑같고 내용도 같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두 필사본의 편집 형태마저 동일하단 점이다. 각기 맨 앞에 실린 ‘감록’을 보면 한 쪽이 10줄로 구성돼 있고 줄마다 20자씩으로 되어 있다. 두 필사본은 모든 글자의 위치가 완전히 일치한다. 이러한 몇 가지 사실로 미루어 호소이의 동경판 정감록은 총독부가 소장했던 비결을 대본으로 했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10년 전에 편집된 아유가이의 원고를 베끼다시피 했다고 본다. 아유가이는 왜 호소이에게 출판을 양보했을지 의문이다. 당시 아유가이는 학자로서 이름이 꽤 난 편이었다.‘고명하신’ 학자께선 정감록 따위의 잡서에 관한 일로 이름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좀더 ‘싸구려’인 언론인 출신의 호소이에게 양보했다? 자세히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현대판 ‘정감록’은 아유가이로부터 시작되었다? 혹시 아유가이야말로 당시 조선총독부가 소장했던 여러 종류의 비결을 수집 정리한 사람이 아닐까? 아유가이의 필사본 27쪽 왼쪽 가장자리에 이런 메모가 있다.“(총독부) 학무과 분실에 있는 ‘정감록’에는 정말 이렇게 기록돼 있다.”고 되어 있다. 그 다음 쪽 오른편 가장자리에도 “학무과 분실에 있는 무학기에는 (이하 대여섯 자 해독불가) 무학전, 오백론사, 오백논사비기의 세 책이 포함돼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이 명백해진다. 첫째,1910년대 초반 총독부 학무과에는 아유가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노력을 통해 이미 많은 비결이 수집 정리돼 있었다. 둘째, 이것을 토대로 아유가이는 현대판 정감록을 편집했다. 정리하면 본래 총독부 도서였다가 우여곡절 끝에 현재 규장각으로 이관돼 있는 비결들은 아유가이가 참조했던 문서들이었다. 아유가이가 이용한 총독부 소장본 가운데 뒷날 ‘감결(鑑訣)’로 알려진 비결이 실은 1910년대 초반까지는 ‘정감록’으로 불렸다. 이런 사실은 현재 남아 있는 연대 미상의 한글 필사본 비결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한글판 비결의 제목은 정감록이라 돼 있는데 내용과 구성 면에서 보면 한문본 ‘감결’과 대강 같다. 따지고 보면 아유가이가 총독부 소장문서를 참조해 ‘정감록’을 편찬하던 당시에는 ‘감결’이란 이름이 아직 없었다. 감결이란 명칭은 아유가이의 창안품이었다. 그는 총독부가 소장한 다양한 비결을 하나로 묶으면서 ‘정감록’이라고 했다. 그 때 한국의 예언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감록이었기 때문이다. 책 이름을 이렇게 정하고 나자 여러 종류의 다른 비결들과 본래의 정감록을 구분할 필요가 생겨났다. 아유가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감의 비결’이라는 의미로 ‘감결’이란 새로운 제목을 만들었다. 그러면 아유가이는 무슨 이유로 정감록을 편찬했는가? 항상 그가 군국주의 일본제국의 입장에 서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자. 그러면 대답은 명료해진다. 일제의 입장에서 보면 정감록은 정치 사회적 혼란의 진원지였다. 그들은 정감록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었고, 나아가 정감록의 파괴력을 소멸시킬 방도를 찾아야 했다. 일본제국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아유가이가 그 일에 앞장섰다. 그는 이미 총독부 학무과가 수집, 정리 그리고 변조해 놓은 여러 종류의 비결을 재정리했다. 그가 필사본 가장자리에 남겨 놓은 메모를 보더라도 증명되는 사실이다. 그의 메모를 자세히 살펴 보면 20세기 아유가이가 편집한 현대판 정감록의 특징이 뚜렷이 드러난다.1910년대 초반까지 ‘정감록’은 아유가이가 ‘감결’이라 명명하게 되는 바로 그 비결이 본체에 해당했다. 거기에 세편의 부록이 추가됐다.‘동국역대기수본궁음양결’‘역대왕도본궁수’및 ‘삼한산림비기’가 덧붙여진 것이었다. 당시엔 중요한 비결이라면 본문과 몇 개의 부록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무학비결도 그런 경우였다. 유명한 비결은 본문과 부록으로 편성되게 마련이었다는 점은 1923년 호소이가 내놓은 동경판에서도 증명된다. 호소이는 정작 서문에서 그 점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목차를 보면 본문과 부록의 차이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예컨대 ‘무학전’이라는 비결 제목에 이어 좀더 자잘한 활자로 한 칸 낮추어 ‘오백론사’와 ‘오백론사비기’라는 제목이 적혀 있는 식이다. 이처럼 비결들 상호간에는 주종 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부록과 본문을 구별하는 태도는 김용주가 편찬한 한성판부터 점차 애매해진다. 김용주는 총 51편의 비결을 7편으로 나누어 수록하였는데 본문과 부록의 구별이 없었다.1930∼1940년대에 출간된 경성판에 이르러서는 전체를 몇 개의 편으로 나누는 관행조차 사라졌다. 이 책에 수록된 모든 비결은 정감록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경성판에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현병주의 입장은 해방 이후 출간된 모든 정감록 번역서들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한 마디로 요약해서, 정감록에 대한 인식은 일제시기인 1910년대부터 달라졌다. 그 변화는 총독부의 비호와 사주 아래 어용학자인 아유가이가 주도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우리가 ‘정감록’이라 하면 아유가이나 호소이의 정감록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일제는 정감록을 독립운동을 비롯한 ‘사회 혼란’의 기폭제로 경원시했던 것인데 알게 모르게 그 잔재가 여태 남아 있다. 문득 씁쓸한 생각이 든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美의회 보복관세 나설수도

    미국 정부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강력하게 촉구하면서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당초 예상과 달리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는 6개월 뒤로 미뤄졌고, 시장에서 제기된 조기절상설은 일단 수그러들게 됐다. 또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 방안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미 의회와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는 의회의 비위를 맞춰주면서 한편으로는 외압에 극도로 민감한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의 보고서를 내놨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미묘한 댄스’라고 표현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현안 가운데 환율·인권·타이완 문제에서는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북핵문제에서는 중국의 도움을 요구하고 있고, 반미 노선을 드러내는 국가들의 움직임에 중국이 동조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복잡한 상황에서 절묘한 균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워싱턴 닉슨센터의 중국 담당자인 데이빗 램턴은 “미국이 환율문제를 지나치게 밀어붙인다면 중국은 다른 현안에서 미국을 도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중국섬유제품 쿼터제 부활이라는 강경책을 내놓은 미 정부가 위안화 절상 문제까지 일방적으로 압박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실제로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미국이 얼마나 실익을 거둘지도 미지수다.HSBC의 스테픈 킹은 “미국 전체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25% 절상돼도 미 무역수지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지적했다. 그렇다고 정부로서는 미 의회와 업계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는 중국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등 법안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정부에 실질적인 대중국 제재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제조업계와 노동단체들은 위안화 고정환율제 때문에 적자가 커지면서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는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조용한 외교’를 포기하고 위안화 제도 개선 시한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 행정부의 이같은 태도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중국 전문가 모리스 골드스타인은 “정부의 조치가 불만스러운 의회는 보복관세 부과를 추진할 것이고, 중국은 중국대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표현을 외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가 위안화 절상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KCC 하면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페인트 ‘숲으로’ 하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금강고려화학의 영문 첫글자를 아예 사명으로 정한 KCC는 조금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네 삶과 매우 밀접한 기업이다.KCC 제품 없이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유리, 창호재, 바닥재 등 웬만한 건축자재는 거의 다 만든다.“없는 것은 시멘트와 철골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1958년 8월, 스물두살의 대학생이 “장형의 유학 제의를 뿌리친 채” 직원 일곱명을 데리고 서울 영등포에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세운 게 KCC그룹의 출발이다. 땀에 흥건히 젖어 ‘슬레이트’를 직접 찍어내던 대학생 사장이 바로 오늘날의 정상영(69) 명예회장이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왕 회장)의 막내동생이기도 하다. “왕 회장의 형제나 자식들은 대부분 크든 작든 기업체를 떼어 받았지만 정 명예회장은 오롯이 혼자 힘으로 기업을 일으켰다. 공장의 벽돌 한 장, 물빠지는 배수로 위치, 못 하나까지 직접 얹고 정하고 박았다.” 정 명예회장과 30년 가까이 동고동락해온 한 임원의 얘기다.KCC가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현대’라는 확실한 납품처 덕도 있었지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한 창업주의 저력을 빼놓을 수 없다. KCC그룹은 지난해 1조 9000억원의 매출과 13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KCC건설(옛 금강종합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자동차유리 생산업체), 고려시리카(유리원료 제조사), 금강레저(골프장 운영업체) 등 7개 계열사 모두가 흑자를 내고 있는 재계 서열 29위(공기업 제외)의 알짜그룹이다. 특히 건축·산업자재 부문에서는 2위와의 격차를 갈수록 넓히며 독주하고 있다. 자산규모는 4월1일 현재 3조 5300억여원으로 현대백화점그룹(3조 7800억원)과 비슷하다. ●왕회장도 꺾지 못한 막내의 고집 그 자신 “공부가 싫어 소학교 졸업장이 전부가 된 것이 아니었기에, 아우들은 유학 아니라 그 이상도 해주고 싶었던”(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가운데) 왕 회장은 동국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막내동생 상영(SY)도 유학보내려 했다. 그러나 SY는 “나도 내 사업을 하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왕 회장의 한마디가 곧 법이었던 현대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대가 사람들은 “막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유학자금을 불모지나 다름없던 건자재 사업밑천으로 털어넣은 SY는 “통금시간(밤 12시)에 맞춰 퇴근하고 해제 사이렌(새벽 4시)에 맞춰 출근”했다. 운도 따라주었다. 때마침 새마을운동이 일어나면서 초가 지붕이 속속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고, 금강스레트는 찍어내기가 바쁘게 팔려 나갔다. 제법 돈이 모이자 젊은 상영은 슬몃 욕심이 생겼다. 당시 인기있었던 초콜릿시장 쪽을 기웃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장형의 호된 꾸지람이 돌아왔다.“초콜릿은 네가 아니어도 할 사람이 많다. 이왕 사업을 할거면 국가경제에 도움되는 것을 하라.” 정신이 번쩍 든 SY는 이때부터 건축·산업자재 국산화에 매달리며 한 우물만 팠다. 변변한 기술 하나 없이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던 도료(74년), 유리(87년), 실리콘(2003년) 사업에 차례로 진출했다. 다들 “무모하다.”며 말렸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13년이나 걸려 완공한 전주의 실리콘공장은 SY의 뚝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몽진(45) 회장은 언젠가 사석에서 “전후복구사업과 수입대체 사업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다는 아버지의 자부심은 큰아버지(왕회장)에 못지 않다.”고 말했다. 불같은 성정도 비슷하다. 왕 회장에게 혼쭐나 넋이 나간 현대건설 임원이 출입문 대신에 캐비닛 문을 열고 들어갔다는 일화가 유명하듯,KCC에는 한 임원이 정 명예회장에게 야단맞던 도중에 기절한 실화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아들들이 소신껏 일하도록 부러 13층 회장실에는 출근하지 않는 정 명예회장은 대신 지방공장 순시로 ‘취미’를 바꿨다. 전국 13개 시·도에 모두 공장이 한 곳씩 있어 발길 닿는 대로 불쑥 들러 젊은 날 자신이 직접 들여놓은 설비들을 살펴보곤 한다. ●5개국어 능통한 정몽진 회장 SY는 아들만 셋을 두었다. 지난 2000년 그룹 경영을 장남인 몽진씨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 앉았다. 이 해는 그룹의 양축인 ‘금강’(슬레이트 등 무기화학 전문)과 ‘고려화학’(페인트 등 유기화학 전문)이 합병돼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장남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귀국후 1991년 고려화학 이사로 경영에 합류했다. 예나 지금이나 비즈니스 영어는 그룹 안에서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중국 곤산의 페인트공장 준공식 때는 유창한 중국어로 식사를 해 현지인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실리콘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과학자들과 담판을 벌일 때도 통역 없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런 그를 보고 정 명예회장은 임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저렇게 잘 하는 거야.”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왕 회장을 닮아 칭찬에 인색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 앞에서는 일절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정 명예회장이 그룹의 기반을 닦았다면 정 회장은 ‘3대 키워드’로 제2 도약을 노리고 있다. 첫번째 키워드는 해외다.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3곳(중국 2, 싱가포르 1)인 해외 생산공장을 앞으로 3년 안에 5개를 더 지어 8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환경 파괴를 대체할 차세대 성장산업인 실리콘과 건자재 유통도 핵심 키워드다.“유통을 빼앗기면 이름없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지론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명예회장님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다소 보수적이다. 반면 회장님은 해외유학파답게 세계시장의 변화와 큰 흐름을 빨리 읽어낸다.” 장남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세 아들 가운데 가장 털털해 친화력이 좋다. 한때 고려대 ‘막걸리 시범조교’로 활약했던 술 실력을 바탕으로 해마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임직원들과 삼겹살 소주 파티를 벌이곤 한다. 요즘에는 위장이 나빠져 와인으로 주종을 바꿨다. ●SY의 또다른 자부심 둘째 아들 몽익 둘째 아들 몽익(43)씨는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했다. 이어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국제재정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이 전과정을 4년만에 끝마쳤다. 금강과 고려화학 합병 직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도록 경영시스템을 새로 구축한 주역이 바로 그다. 최근에는 사무실 기기를 최신 오피스용 가구로 교체하고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룹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강화시켜온 덕분에 올 2월 KCC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물론 직급은 총괄 부사장으로 같은 대표이사인 형보다 아래다. 입사(89년 금강)는 형보다 2년 빠르다. 적절한 긴장관계를 통해 건전한 경쟁을 이끌어내려는 정 명예회장의 의도가 엿보인다.KCC 지분을 몽진(17.7%)-몽익(8.82%)-몽열(5.29%) 세 아들에게 모두 나눠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은 형보다 더 꼼꼼한 편이다. 과묵해서 임원들이 말붙이기를 다소 어려워한다. 의외로 운동은 형제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잘한다. 고등학교 때는 전국체전에서 승마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농구·스키·수영 실력도 프로급이다. 골프는 싱글(핸디 10)에 가깝고 엄청난 장타다. 반면 정 회장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클래식이나 재즈 등 집에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정 회장이 동생 얘기가 나오면 사석에서 곧잘 하는 얘기가 있다.“딜(deal)은 아무래도 내가 좀 더 강하다. 그러나 디테일은 동생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협상을 통해 골격을 세우면 그 골격에 맞게 디테일을 짜는 것은 몽익이다.” 유난히 용산고 출신이 많은 것도 KCC가의 특징이다. 막내 몽열씨를 빼고는 3부자(父子)가 모두 용산고를 나왔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용산고 출신이다. 모교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애정은 유명하다. 장남 몽진씨가 이른바 ‘뺑뺑이’로 용산고에 배정됐는데도, 발표난 그 길로 친구들에게 한 턱 냈을 정도다. 용산고에 승마반도 만들어줬는가 하면 농구 코트까지 지어줘가며 허재 등을 영입, 오늘날의 ‘농구 명문’으로 키워냈다. 몽진씨와 몽익씨는 고등학교-대학교(고려대)-대학원(조지 워싱턴) 동문이기도 하다. ●‘스위첸’ 성공시킨 ‘리틀 정상영’ 셋째 아들 몽열 89년 미국 FDU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스물여섯살의 나이에 고려화학에 입사한 셋째 아들 몽열(41)씨는 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가 되면서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건설 체질’이다. 공사판에서 소주잔 기울이기를 좋아하고, 낭만도 아는 기분파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나면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그룹 임직원들이 정 명예회장 다음으로 무서워하는 존재다. 정 회장도 “우리 형제 가운데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이 막내”라며 “몽열이가 화나면 나도 무섭다.”고 농반진반 얘기할 정도다. 작고 단단한 체구나 사업 수완도 아버지를 빼닮았다. 2003년 사장으로 승진한 몽열씨는 주택사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리고 2년 만에 ‘스위첸’(아파트)과 ‘웰츠타워’(주상복합)를 유명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았다. 여기에는 정 사장의 정보기술(IT) 지식도 한몫 했다. 컴퓨터학을 전공한 그는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 경영에도 IT를 일찌감치 접목시켰다. 선진국형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고, 공사를 맡은 주택의 소프트웨어에도 “유별날” 만큼 공을 들였다. 덕분에 KCC건설은 도급순위 32위, 신용도 9위의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창업동지’ 조은주 여사 현대가의 가풍이 그렇듯 정 명예회장은 연애결혼을 했다.“큰형님 회사(현대건설)를 드나들면서 경리팀의 동갑내기 아가씨에게 반해” ‘작업’을 건 것이 결혼까지 이어졌다. 조은주(69) 여사다. 서울 진명여고를 나온 조 여사는 당시 이화여대에 합격해 놓고도 등록금이 없어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독립군이었던 외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이 된 아버지가 6·25전쟁 때 전사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조씨는 ‘대학생 사장’을 남편으로 둔 덕분에 물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슬레이트공장 인부들의 밥이며 새참은 으레 그의 몫이었다. 직원들 식사를 지어 나르는 일은 그후로도 20년 넘게 이어졌다. 지금도 서울 서초동의 구사옥에서 근무하는 고참 직원들 가운데는 사원식당에서 밥을 짓는 조 여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가 적지 않다. ●큰며느리는 음대… 셋째며느리는 미대 자유연애로 결혼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들의 ‘사랑’에도 너그러웠다. 몽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홍은진(41)씨와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했다. 홍씨는 한때 아이스크림 ‘퍼모스트’로 유명했던 옛 퍼모스트유업 사장의 딸이다. 전자부품회사인 ‘퍼시픽 컨트롤스’ 홍준 사장이 처남이다. 그렇다면 소개팅 주선자는 누구일까. 다름아닌 사촌형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촌동생에게 친구의 처제인 음악도를 엮어준 것. 정 의장과 죽이 맞아 처제를 소개팅 장소로 내몬 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치과 주치의이자 성균관대 교수인 임순호 박사다. “연애할 때 플루트를 불어주던 모습에 반해 결혼했다.”는 정 회장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결혼후에는 한번도 플루트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투덜대곤 한다.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의 혼사는 몽익씨에 이르러 이뤄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 최은정(42)씨가 부인이다. 가톨릭 계통인 일본 성심대학 교육심리학과를 나왔다. 최씨의 언니 은영씨는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결혼했다. 조 회장이 몽익씨의 손위동서인 셈이다. 막내 몽열씨는 큰형수의 영향을 받았는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이수잔(35)씨와 결혼했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외국인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한자이름이다.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장인이 ‘쌓을 잔( )’자를 썼다고 한다. 여자들의 사회활동을 싫어하는 가풍 탓에, 큰동서와 마찬가지로 결혼과 동시에 그림을 접었다. 막내 며느리답게 활달한 편이다. ●‘숙부의 난’ 할 말 많지만… 정 명예회장은 조카 며느리인 현대그룹 현정은(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었다. 현대가 사정에 밝고 당시 분쟁에도 깊숙이 개입했던 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한 명예회장님의 생각은 분명하다. 현 회장의 외가를 포함해 정씨 집안 사람이 아닌 제3자가 큰형님이 평생을 바쳐 일군 현대를 넘보려 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등 관련 지분을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최후의 보루다.”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정몽헌 회장에게 200억원을 조건없이 내준 것이 ‘의리’가 아니라 ‘경영권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 “지나간 상처를 다시 헤집고 싶지는 않다. 명예회장님도 더이상 언급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리셨다. 다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명예회장님은 장조카인 고 정몽필 인천제철 사장이 아버지(왕 회장)와의 갈등으로 방황할 때 형님 눈치 보지 않고 우리 회사 부사장 자리를 선뜻 내줬다. 또다른 조카가 외환위기로 자금난에 시달릴 때 70억원을 조건없이 빌려준 분도, 몽헌 회장이 군 복무를 6년이나 할 때 뒤를 봐준 분도, 명예회장님이었다.” ●“숫자는 기본” 전문 경영인들 건장한 체격의 김춘기(59) KCC 대표이사 사장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정몽진 회장이 “(그룹에)꼭 필요한 분”이라고 언급한 이다.75년 고려화학으로 입사해 꼬박 30년을 KCC와 함께했다. 특히 영업쪽에서 잔뼈가 굵었다. 마당발 인맥과 철저한 고객관리로 KCC의 영업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말단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력도 흔하지는 않지만 ‘국가대표 스키선수’라는 경력이 더욱 눈길을 끈다.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란 그는 중학교때 우연히 본 스키영화 ‘백령의 왕자’에 푹 빠져 스키선수가 됐다. 대학생(경희대)때는 동계 유니버시아드와 올림픽 대회에도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취직과 동시에 “스키는 깨끗이 잊었다.”고 김 사장은 털어놓았다. 꼼꼼함은 모든 임원들의 공통점이지만 김 사장은 유난히 치밀하고 숫자에 밝다.“노력은 능력을 앞선다.”는 게 30년 직장생활의 신조다. 김 사장의 좌우 양쪽으로는 정몽진 회장에 버금가는 영어 실력으로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호(55·부사장) 해외본부장과 전문 무기화학 지식으로 제품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정복동(58·부사장) 생산기술본부장이 포진하고 있다. 금강레저 박연구(51) 대표와 고려시리카 이성수(53) 대표는 대학 졸업장 없이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전문인력들이다.“학교 공부는 다소 게을리했을지 몰라도 추진력과 친화력은 (전교 1등보다)훨씬 낫다.”는 KCC의 독특한 사풍이 반영된 결과다.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원식(62) 사장과 금강화공의 한상기(57) 중국 곤산·신세균(55) 베이징 법인장,KCC 박성완(47) 싱가포르 법인장 등은 전문 기술인맥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일본 아사히글라스 출신의 시마나가 모토야스(61) 부사장 등도 KCC를 떠받치는 핵심 인력들이다. hyun@seoul.co.kr ■ 정상영 일가 ‘밥상머리 교육’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 부부는 한주 걸러 일요일 오후 5시면 어김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 이태원 본가를 찾는다.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서다.“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며 자식들과 아침식사-사실상 새벽밥-를 함께 했던 왕 회장에 비하면 며느리들의 부담이 한결 덜하다. 음식도 각자 집에서 ‘주특기’ 한가지씩을 싸들고 와 끓이기만 하면 된다. 며느리들의 음식솜씨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한 토막. 정 명예회장은 며느리를 들이면 반드시 반년씩 데리고 살았다. 그래야 가풍도 익히고 속정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학 내내 플루트만 불다온 큰며느리가 음식을 잘 할 리 만무했다. 둘째며느리에게 기대를 걸었다. 요리학원을 다녔다는 재벌가의 둘째며느리는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내놓았다. 견디다 못한 정 명예회장은 급기야 “이러다가 굶어죽겠다.”며 하소연했다고. 그 며느리들이 ‘사원식당 주방장’으로 명성을 날렸던 시어머니의 특별지도 아래 지금은 ‘선수’가 됐음은 물론이다. 정 명예회장은 자식들에게 매우 엄격하다. 그 영향을 받아 정몽진 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아들 명선(11)군을 굳이 외국인 학교나 사립학교가 아닌 집 부근의 일반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학교도 자가용을 태우지 않고 걸려서 보낸다.“어렸을 때부터 보통사람, 못사는 사람의 삶도 느껴봐야 한다.”는 지론에서다. 다만 큰딸 재림(15)양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귀국해 “성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외국인 학교에 보냈다. hyun@seoul.co.kr ■ 정 명예회장 ‘씨름꾼 경영론’ 왕 회장이 ‘빈대의 철학’으로 유명하다면 정상영 명예회장은 90년대 중반 ‘씨름꾼 경영론’으로 회자됐다.“씨름은 씨름꾼에게 맡겨야 한다.”는 단순 명쾌한 논리였다. 정 명예회장은 “씨름꾼이 아닌 사람이 씨름판에서 승리하기 어렵듯 기업간의 경쟁은 기업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강조했다.KCC그룹의 사시인 ‘맡은 자리의 주인이 되자’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왕 회장의 지론이기도 하다. 지역 거상들이 장악하고 있던 총판(판매실적에 관계없이 물건값 선지급) 체제에 맞서 팔린 만큼만 대금을 지급하는 코카콜라식의 ‘루트 세일’을 도입해 유통 혁명을 일으킨 것이나, 당시로서는 ‘생뚱맞기’ 그지없는 슬레이트 홍보영화를 만들어 275개 시·군에 배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큰형에게 영향받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렇듯 정 명예회장에게 있어 왕 회장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형이라기보다는 아버지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차이만 스물 한살이었다. 조카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는 두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젊었을 때 잠깐 초콜릿사업에 눈돌린 것 외에는 한번도 한 눈을 팔아본 적이 없는 그가 1970년 8월 현대차 부사장으로 홀연히 옮겨간 것도 “와서 미수금 70억원을 해결하라.”는 장형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자까지 회수해주고 다시 KCC로 돌아왔을 때는 1년 반이 흘러 있었다. 훗날 정 명예회장은 “중요한 시기에 내 사업에 공백을 가져 아쉬워한 적은 있었어도 불평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여기에는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 왕 회장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막내동생을 가까이 대했던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KCC측은 펄쩍 뛴다. 한 임원의 얘기다. “92년 대선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던 왕 회장이 다시 산업현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95년 KCC의 여주 유리공장 3호기 점화식에서였다. 또 거동이 심하게 불편해지기 전까지 왕 회장이 거의 매일같이 들러 골프를 친 곳이 금강CC였다. 라운딩 멤버는 언제나 정상영 회장이었다.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왕 회장 성격에 이런 일이 가능했겠는가.” 정 명예회장도 세상 사람들의 짐작 이상으로 장형에게 극진했지만, 왕 회장 역시 막내동생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인권위 “학교폭력 방치는 행복권 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19일 일선 학교가 학교폭력을 방치하거나 예방하는 데 태만하다면 헌법에 보장된 학생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서울 I중학교 학생 박모(16)군의 어머니 김모(40)씨가 “아들이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학교측이 가해자 처벌 등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낸 진정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학교장과 교사는 부모에게 사과하고 정기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박군의 부모는 박군이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고 폭력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해 두차례 학교에 찾아가 담임교사에게 재발 방지와 보호를 당부했다. 그러나 학교측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박군이 급우들에게 맞아 기절하는 등 피해가 계속되자 전학을 위한 교장 추천서를 써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군 부모는 결국 7월 주소를 옮겨 전학을 시켰고, 박군은 스트레스 장애로 6개월 이상 안정해야 하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학교측은 “급우들이 박군을 때린 사실을 알고 집단·개인상담을 여러 차례 했지만 소심하고 내성적인 박군이 등교를 거부하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담임교사는 학기초부터 박군이 집단 괴롭힘을 당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가해자 처벌을 요청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화성의 봄나들이

    [뒷골목 맛세상] 화성의 봄나들이

    봄에 느끼는 꽃이며 생명에 대한 신비는 결코 젊은이들의 소유가 아니다. 길가에 피어 있는 무심한 꽃다지 한 송이에도 지나온 70,80년의 시간이 통째로 들어있는 것을 느끼며, 그 생명의 신비가 너무 깊어서 차마 만지지도 못하는 저 노인의 떨리는 손길을 보아라. 꽃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이는 이미 꽃다운 나이를 지나 몸과 마음 모두가 더이상 꽃일 수 없는 저 노인일지도 모른다. 젊은이들이야 제 자신이 꽃다운 나이이므로 어디 꽃의 신비며 그 깊이에 눈 돌릴 까닭이 있으랴. 고작해야 단 한번의 일별로 건듯 부는 바람처럼 지나치든가 아니면 살풀이하듯이 함부로 꺾고 짓뭉개려 들 터이다. 만일 그대에게 지난 겨울을 안녕히 넘기고 뜰에 있는 매화 옛 등걸처럼 또다시 봄을 맞이하는 어른이 있다면, 어떤가, 하루쯤 좋은 날을 받아 함께 봄맞이 길을 떠나보는 것이. 그리하여 햇살 바른 언덕에 자리를 펴고 앉아 준비해온 다기(茶器)에 물을 끓여 어린 쑥잎이며 냉이의 선연한 향기를 음미해보는 것이. 나이든 어른과 함께 하는 얼마간 고풍스러운 봄맞이에서 아직 젊은 그대는 지금껏 전혀 몰랐던 꽃이며 생명의 신비에 번쩍, 눈을 뜨게 될지도 모른다. ●하루해의 봄맞이 여행으로 나무랄 데 없어 경기도 화성은 서남쪽에서 반달 모양으로 수원을 감싸 안은 채, 비산비야로 처녀의 젖가슴처럼 부드러운 구릉을 잇따르며 서해안을 향해 사뿐한 발걸음을 옮긴다. 이를테면 화성의 어디에 자리를 잡고 앉아도 거칠거나 위압적인 산야는 눈에 뜨이지 않아, 나이든 이를 위한 하루해의 봄맞이 여행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는 경관이다. 태안 일대의 목장지대며 보통 저수지와 봉담 저수지를 위시해서 군데군데 빼어난 저수지들이 에메랄드처럼 박혀있는가 하면 남양이며 송산을 거치면 마침내 서해안에 이르러 제부도의 바닷길이 소위 모세의 기적으로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 경관뿐이랴. 남양반도며 조암반도를 위시한 화성 일대의 차진 갯벌에서는 예부터 꽃게며 낙지, 굴을 위시한 해산물이 풍성해서, 하다 못해 걸신 걸린 듯 먹어대는 이를 일러 ‘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 한다.’는 속담이 나올 정도다.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발안IC로 빠지거나 수원이나 오산에서 국도를 따라 발안으로 오다 보면 발안 네거리가 나오고 바로 이어 왼쪽으로 양감면으로 가는 43번 국도가 기다린다. 이 길을 따라 10분쯤 달리면 양감면사무소 못 미쳐 오른편에 뽕나무골(031-353-6220)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음식점이 있다. 일찍이 서울 농대 잠사학과를 나와 누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따고, 농촌진흥청 잠사곤충연구소 소장을 거쳐 대한잠사회 회장을 역임한 임수호씨가 애오라지 누에로 한길만을 걸어온 끝에 일구어 놓은 필생의 꿈과 노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뽕나무골은 임수호씨가 30년 가까이 무려 2만여평에 걸쳐 일구어 놓은 실크타운이라는, 누에농장·누에박물관·감실 및 누에사육장·곤충생태관찰관·자연허브온실·뽕나무밭·오디밭·회화나무 삼림욕장·단풍나무터널·장미터널 산책로·실크로드 산책로·누에 산책로·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 속에 부속된 식당이다. 기실 뽕나무골이라는 식당이 우선이 아니라 누에에 미쳐서 일생을 바친 한 사람의 누에에 대한 꿈이 우선 돋보이는 곳이다. ●누에박사가 일구어 놓은 필생의 꿈 실크타운 누에로 만드는 명주 옷감이 중국산 싸구려에 밀려 사양길을 걸으면서, 우리 누에산업은 뽕잎이며 누에를 중심으로 한 기능성 식품으로 방향을 바꾼 듯하다. 누에박물관에는 누에며 뽕나무를 원료로 하여 생산한 여러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뽕잎차·뽕잎비누·실크파우더·동충하초·오디술·뽕나무뿌리와 동충하초를 원료로 한 고급술 불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 모든 제품에 대한잠사회 회장을 지낸 임수호씨의 손때가 들어있는 것은 물론이다.60대의 그이는 불행히도 몇해 전에 갑자기 몸이 불편해지면서 잠사회의 일을 놓아두고 이곳 실크타운에서 요양중이다. 중국에서 진시황 때부터 불로초로 알려졌던 동충하초는 겨울에는 벌레로 있다가 여름에는 버섯이 된다는 뜻으로, 원래는 티베트지방에서만 자생적으로 나오는 신비한 약용버섯이었다. 이 동충하초를 우리의 경우 누에를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생산해낸 것이다. 버섯의 종균을 누에에 뿌려놓으면 몸속에 잠복하여 누에의 단백질을 영양원으로 발육하면서 겨울을 지내다가 이윽고 여름이 되어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마침내 누에에 자실체를 만들면서 버섯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실크타운에서 뽕나무골을 직접 운영하는 이는 임수호씨의 부인되는 김성숙씨인데, 역시 뽕나무골이라는 이름답게 뽕나무며 누에와 연관된 요리가 적지 않다.1인당 1만 5000원인 뽕나무골 한정식에는 뽕잎전·뽕잎장아찌·뽕잎나물·누에고치의 가루를 원료로 한 실크파우더로 숙성시킨 돼지갈비찜에서부터 돼지보쌈·조기구이·게장·가오리찜·된장찌개·고추전·물김치·시래기무침·느타리버섯무침·참나물·숙주나물·해파리무침·조개젓 등 한 상 가득히 나온다. 그러나 뽕나무골의 비장의 메뉴는 동충하초오리백숙이다. 먼저 동충하초와 뽕나무뿌리를 오래 삶아서 육수를 낸 다음에 오리를 통째로 넣어 인삼·황기·대추·밤·엄나무·당귀 등의 한약재와 함께 푹 고아낸다. 만일 그대 내외가 어른 내외를 모시고 넷이서 봄맞이에 나선 길이라면 뽕나무골에서 한정식 2인분과 함께 동충하초오리백숙을 시킬 것을 권한다. 아이들이 한두 명쯤 딸렸어도 무방하다. 안녕하게 겨울을 넘기고 봄을 맞이한 어른들에게 보약 한 첩 지어준다고 여기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일 터이다. 오래 고아서 부드럽게 입안에 넘어가는 오리고기의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동충하초에서부터 각종 한약재까지 어우러진 진한 국물로 쑤어낸 죽으로 입맛을 마무리 하고 나면, 세상살이의 무엇이 더 이상 부러우랴. 그대가 그렇듯 여유로운 눈길이 되어 뽕잎차 한 잔을 들고 문득 실크타운의 아름다운 경관을 돌아보면, 봄은 한 발 더 성큼 그대에게 다가와 있으리라. ●비장의 동충하초 오리백숙 보신용으로 제격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를 빠져나와 306번 도로를 타고 송산면으로 오다 보면 사강리에 사강횟집거리가 있다. 그리고 사강횟집거리의 택시터미널 뒷골목에 마산횟집(031-357-5001)이라는 탁자가 6개밖에 안 되는 작은 식당이 숨어 있다. 마산횟집이라는 간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주인아주머니 되는 이난용씨가 17년 전에 처음으로 이곳에 마산횟집을 열었을 때 달았던 간판이 바로 마산횟집인데, 지금은 횟집을 하지 않으면서도 아예 간판을 바꿔달 생각이 없이 여전히 옛 간판을 달고 있는 것이다. 마산횟집이야말로 소문을 모르는 이라면 전혀 찾을 수가 없는 집이다. 그런데 바로 그렇듯 숨어 있는 마산횟집을 찾아 멀리 서울이나 수원에서 허위허위 달려오는 이들이 있다. 일찍이 시인이면서 교육자로 수원이며 화성이며 오산 일대에서 오래 교육장을 지낸 김윤배씨도 애써 허위허위 먼 길을 찾아오는 이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마산횟집의 메뉴는 놀랍게도 딱 한 가지다. 낙지연포탕. 남양만의 차진 갯벌에서 나는 커다란 산낙지만을 재료로 쓰는 낙지연포탕은 1인분에 2만 5000원이다. 뒷골목에 숨어 있는 위치며 허름한 실내며 17년간이나 바꿔달지 않은 간판 같은 것으로 보면, 낙지 두 마리의 연포탕 가격은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낙지연포탕이야말로 조리하기에 가장 쉬운 요리가 아닌가. 실제로 마산횟집의 조리법도 다른 집에 비해 무슨 특이한 비법 따위는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맹물에 무를 삶다가 낙지를 산 채로 집어넣고 마늘과 소금을 넣어 끓인 다음에 대파와 후추를 넣어서 마무리하는 식이다. 사는 일이며 음식 만들어 돈버는 일에 별로 크게 마음 두지 않는 듯한 주인아주머니의 무심한 어투에도 무슨 특별한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한번 맛들이면 먼길 마다않고 찾는 마산횟집 “비법은 무슨 비법, 그냥 낙지가 생물이다 보니까 맛이 있는 게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번 마산횟집의 연포탕 맛을 들이면 그 맛에 연연해하여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마산횟집의 비법이라면 어쩌면 바로 주인아주머니의 무심한 마음씨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의 그런 무심함이 연포탕에 배어서 얼핏 다른 집에 비해 싱거운 것 같으면서도 차츰 맑고 시원한 맛이 가슴 저 밑바닥까지 깊게 스며드는 것인지도. 이런 맑고 시원한 맛이라면, 육류를 싫어하는 어른들께는 다시없는 요리일 터이다. 더군다나 원래 낙지 자체가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데다가 타우닌 성분이 들어 있어 성인병에는 물론이거니와 나이든 어른들의 봄 입맛을 찾는 데는 적격이 아니랴. 마산횟집에서는 연포탕을 시키면 비싼 꽃게 간장게장이 무료로 무한정 나오는데, 간장게장을 좋아하는 이라면 연포탕보다는 싱검싱검한 간장게장만으로 실컷 배불릴 수 있다. 여기에 밑반찬으로 톳나물, 달래, 미나리, 표고버섯무침, 파장아찌, 멸치볶음, 김치가 손 큰 주인아주머니의 품성대로 풍성하게 나온다. ■창해상전 추억의 선창포구 발안에서 82번 도로를 타고 조암으로 빠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월문리 삼거리에서 332번 도로와 나누어진다. 이 332번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선창포구다.1970년대 말 내가 어머니와 함께 월문리에서 살 때는 수원에서 발안을 거쳐 월문리며 선창포구로 가는 길은 아직 비포장도로였다. 하루에 서너 번 마을 앞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며 15분 가까이 가다 보면 마침내 선창포구였는데, 아아,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제방을 경계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져 있는 황량한 갯벌이라니! 제방 위에 아무렇게나 지은 낮은 지붕의 움막 서너 채와 함께 선창포구의 풍경은 흡사 세상의 끝에라도 온 듯 분위기였다. 그래서였을까. 아직 서른 살의 젊은 나이가 너무 무겁게만 여겨지던 나는 끝 간 데 없는 갯벌이며 낮은 지붕의 움막들이 마치 내면의 풍경인 양 전혀 낯설지 않아서 곧잘 선창포구를 찾았다. 그리고 어부들을 상대로 하는 움막 한 곳의 구멍가게에서 네 홉들이 소주와 새우깡을 사들고 제방 위에 앉아 자신의 내면에 있는 황량한 풍경을 바라보며 병나발을 불었다. 그렇게 낮술에 취해 기절이라도 하듯이 혼곤히 잠속으로 빠져들고는 했는데,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잠이 깰 때도 없지 않았다.‘어어, 안 죽고 살았네!’ 그이들은 나의 혼곤한 낮잠을 자살을 하려고 음독이라도 한 것으로 여긴 것이었다. 얼마 후 영화감독 이장호씨며 배창호씨와 함께 이곳을 찾았을 때, 이장호씨도 첫마디로 꺼내었다.‘자살하기에는 더 없는 곳이네!’ 1980년대가 되어 수원에서 발안은 물론 선창포구까지 포장도로가 나자, 어느날 문득 선창포구는 횟집이며 생선가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인근에서는 유명한 횟집거리가 되었다. 선창횟집·주곡리횟집·소문난 횟집·이어도횟집·판장횟집·진명횟집·서해바다횟집·군산횟집…. 나는 횟집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도 어쩐지 누군가에게 내 젊은 날의 소중한 장소를 빼앗겨버린 것 같은 상실감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접어든 어느해에 다시 선창포구를 찾았더니 제방 너머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졌던 갯벌은 물론 바다마저도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와 함께 횟집거리로서의 선창포구도 화려한 번성의 한때를 지나 경기가 시들해지면서 빈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횟집의 유리창 너머로 아프게 눈을 찔러오는 것은 갯벌 대신 생겨난 간척지의 생뚱한 풍경이었다.
  • 야구 100주년 사업단 박현식 위원

    야구 100주년 사업단 박현식 위원

    1905년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황성 YMCA야구단’을 창단하며 이 땅에 야구가 뿌리내린 지 꼭 100년. 한국야구의 ‘원조 홈런왕’ 박현식(76)씨는 요즘 무척 바쁘다.‘야구 100주년 기념사업단’의 위원으로 위촉돼 지난 100년간 흩어진 야구 숨결을 한 곳에 담기 위한 방대한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막상 자료 수집에 나서니 빛바랜 사진들만 덩그러니 있을 뿐 역사의 숨결을 함께 한 스타들에 관한 자료도, 전시할 야구 관련 용품도 빈약하기 짝이 없어요.” 그래도 타고난 ‘강골’에 술·담배를 입에 대지 않은 덕인지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애마’인 스포츠레저 차량을 끌고 전국을 주유한다. 그는 1950년대 초부터 1974년 은퇴할 때까지 ‘한국의 베이브 루스’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공식 기록이 부실해 정확한 개수는 알 수 없지만 프로 출범 이전까지 개인 통산 100홈런을 넘긴 최초의 슬러거임에 틀림없다. 현역시절 병원에서 출퇴근하며 홈런포를 가동한 것은 유명한 일화.62년 농업은행(현 농협)의 4번타자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박 위원은 실업연맹전 첫날 철도청 전에서 상대의 악의적인 투구에 얼굴을 맞아 기절했다. 이튿날은 ‘숙적’ 한국전력과의 경기. 병상에 누워 있던 그에게 문 틈으로 라디오 중계가 흘러나왔고,5회까지 농업은행이 3-4로 끌려가고 있었다. “차마 누워 있을 수 없었지. 병상을 박차고 서울운동장(현 동대문야구장)으로 달려갔어. 경황이 없어 환자복을 언더셔츠처럼 받쳐 입고 유니폼을 덧입은 채 덕아웃에 나타나자 동료들 눈이 휘둥그레지더라고.” 9회초 2아웃에 타석에 들어선 그는 힘차게 배트를 돌렸고 공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5-4 역전승. 다음날에도 경기 중간에 불쑥 나타나는 ‘환자복 선수’의 활약은 계속됐고, 농업은행은 우승을 거머쥐었다. 프로야구 출범 때도 그에게 역할이 주어졌다. 인천 연고팀을 준비하던 김현철 삼미그룹 회장이 ‘왕년의 슈퍼스타’를 영입,‘예고된 꼴찌팀’의 지휘봉을 맡긴 것. 하지만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인천야구의 토대를 닦아달라.’는 구단주의 약속과는 달리 13경기(3승10패) 만에 해고돼 역대 최단명 감독이 됐다.83년 9월 한번 더 삼미의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8승1무11패의 기록을 남긴 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병풍(兵風)’으로 뒤숭숭했던 지난해 프로야구판을 떠올리자 “중·고교는 물론 대학에 가서도 공부와 담을 쌓는 선수와, 기본기는 외면한 채 승리를 위한 잔재주만 가르치는 지도자만 있다 보니 병역기피 같은 엉뚱한 일을 벌이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열기가 식은 것도 메이저리그를 탓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재미를 못 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제대로 기본기를 닦지 못한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정도를 벗어난 치졸한 작전이 횡행하는 경기장을 어떤 팬이 찾겠냐고 반문한다. 그는 “‘야구 100주년 기념사업’이 의례적인 행사로 그치지 않고 과거의 교훈을 되살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밑거름이 돼야 새롭게 시작되는 한국야구의 두번째 세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깔깔깔]

    ●세 명의 부인 여자 세 명이 점심을 같이 하면서 그들의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첫 번째 여자가 말했다. “내 남편은 날 속이고 있어. 난 알 수 있다고. 그의 상의 주머니에서 스타킹 한 짝을 발견했었어. 그런데 그게 내 것이 아니더라고!” 두 번째 여자가 말했다. “내 남편도 날 속이고 있어. 난 알 수 있다고. 그의 지갑에서 콘돔을 발견했지 뭐야. 그래서 내가 바늘로 그걸 구멍 내어 버렸지.” 이 이야기를 듣고 세 번째 여자는 기절했다. ●헬스장에서 만득이가 몸이 허약해서 힘을 기르기 위해 헬스장에 가서 헬스기구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때 근육질의 동네 형이 다가오더니 만득이를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야! 너도 운동하냐?” 성깔 있는 만득이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대꾸했다. “아뇨…. 실내환데요.”
  • 고향찾아 80리… 야생삵 ‘팔팔이’ 비운의 로드킬

    고향찾아 80리… 야생삵 ‘팔팔이’ 비운의 로드킬

    ‘고향 찾아 팔십리, 나흘 뒤 죽음’ 영화·드라마 및 소설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야생 동물의 세계에서도 생생히 그려졌다. 더욱이 문명의 이기를 만든 인간에 의해 저질러져 슬픔을 더해준다. 로드킬(road-kill)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야생 삵,‘팔팔이’는 이처럼 한(恨) 많은 생을 마감했다. 팔팔이는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인간을 얼마나 미워했을까. 팔팔이가 맨 처음 사고를 당한 때는 2004년 12월16일. 전북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 국립공원 북쪽 88고속도로 위에서다. 소형트럭에 치여 기절했으나 한국도로공사 순찰팀의 응급구조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이어 순찰팀은 전남 구례에서 활동 중인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로드킬 실태조사팀에 연락해 팔팔이를 넘겼다. 순천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져 진단한 결과 팔팔이는 전형적인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 이 때문인지 치료를 계속 받아도 야성(野性)을 잃고 온순하기만 했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퇴원 후 조사팀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은 팔팔이는 서서히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치료 및 재활훈련에 잘 적응한 것이다. 팔팔이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듯했다. 조사팀은 지난달 10일 지리산 남서쪽 자락에 팔팔이를 방사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봐 팔팔이의 목에 ‘전파발신기’ 목걸이를 채웠다. 그 뒤 팔팔이는 고향을 찾아 북진(北進)을 하기 시작했다. 남원과 구례를 가르는 해발 700m의 밤재를 넘어 지난 10일에는 애초 사고를 당했던 고향에 도착했다. 낯 익은 산천은 팔팔이의 독무대였다. 망원렌즈에도 마음껏 뛰노는 팔팔이의 모습이 그대로 잡혔다. 전파발신기의 신호음이 끊긴 것은 그로부터 나흘 뒤인 14일. 산산이 부서진 팔팔이의 사체는 처음 사고를 당했던 그 장소에서 발견됐다. 팔팔이의 비보를 접한 조사팀은 아무 말도 못하고 망연자실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신통방통 운세볼까] 재미로 보세요 닭해 운세 “꼭이요”

    쥐띠주변사람과 대인관계 원만하게 유지하면 어려울 때 도움 받아서 의외의 수확을 얻을 수 있겠다. 사업의 무리한 확장이나 개업은 자제하는 게 좋을 듯. 전체적인 건강운은 양호한 편. 신경질환에 주의만 한다면 큰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36년생:남의 재테크 성공에 영향 받아 무작정 따라하다가는 낭패 볼 수 있다. 욕심을 버리고 안정된 투자처를 찾는 것이 현명. 48년생: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해야만 좋은 성과 기대할 수 있다. 순간적인 감정 참지 못하면 일을 망칠 수 있으니 유의. 60년생:굳은 의지와 끈질긴 승부욕으로 정진한다면 새 사업도 추진할 만하다. 가까운 사람과의 금전거래는 삼가는 게 좋다. 72년생:숨은 실력을 윗사람에게서 인정 받게 된다. 어렵고 힘들었던 과거는 다 지나가게 되고 활기찬 미래가 펼쳐지겠다.84년생:줏대를 갖지 못하면 갈등 많이 생기겠다. 타인에 대한 배려 태만히 하지 않도록 신경 써라. 맡은 일에는 최선 다하도록. 소띠 근심이 사라지고 땀 흘린 노력에는 반드시 알찬 결실이 있겠다. 매사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매매는 때를 잘 맞춰야 이루어지나 대체로 만족스러운 결과 나오겠다. 순간적인 감정 참지 못하여 일을 망칠 수도 있으니 유의하라. 25년생 뚜렷한 목적 없이 새 사업에 손대거나 변동 꿈꾸다가는 손실 따르겠으니 주의하라. 아랫사람 실수에는 관대하라. 37년생 : 심신을 편하게 하고 매사 흔들리지 않는 계획을 세워야 일의 해결이 쉽다. 급한 성미로 인한 실수 없도록 항상 조심.49년생 : 인정에 끌려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할 우려 있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뒤탈 없겠다. 건강 관리도 게을리 하지마라. 61년생 :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사물을 보아야 하겠다. 독선적이 되지 말고 가까운 사람과 마음을 열고 협력하면 성과가 크겠다. 73년생 : 작은 것이 쌓여 큰 결실을 얻겠다. 경솔한 말과 행동으로 오해를 사게 돼 가까운 친구와 멀어질 수 있으니 주의. 호랑이띠 대체로 금전운이 열려 있어 주머니 사정 좋아지겠다. 신중하지 못하면 새 사업 추진하는데 어려움에 부닥치겠다. 신경성이 속병으로 전이되어 고생할 우려 있으니 건강에 주의. 항상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일에 대처한다면 큰 염려는 없겠다. 26년생:지나치게 독선적으로 밀어붙이다 타인과 의견 충돌로 일을 망치게 될 수 있으니 자기절제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겠구나. 38년생:마음을 활짝 열고 가까운 사람과 협력하면 성과가 크겠다. 실리보다 체면치레에 지나치게 치중하면 곤란해진다. 50년생: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예의 지키는 것을 잊지 않도록. 사사로운 일이나 대인관계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62년생:돈과 명예에만 연연해하지 말고 건강부터 추스르는 것이 좋겠다. 믿을 만한 사람과 협력하고 원리원칙을 추구하라. 74년생:패기만으로 성공하기 어려우니 윗사람의 조언 구하라. 재테크 정보를 얻게 되고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결정은 신중히 하라. 토끼띠 금전운과 사업운이 대체로 양호하다. 간혹 불쑥 튀어나오는 경솔한 언행으로 공든 탑을 허물어 뜨리지 않을까 우려 된다. 언제든 맡은 분야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춰놔야겠다. 특히 건축업과 경영학 분야는 뛰어난 활약이 기대된다. 27년생: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 타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도 아끼지 마라. 건강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도록. 39년생:금전운과 명예운이 모두 왕성. 항상 검소하게 생활하라.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큰 복을 쌓는 일임을 명심하라. 51년생:사업은 순조롭고 승진의 행운도 따르겠다. 자존심을 너무 내세우면 대인관계에 어려움 생기고 고립 부르니 주의. 63년생:계획했던 일마다 어렵지 않게 성취하겠다. 횡재운이 넘쳐나고 가정 또한 화목하다. 자녀에게도 좋은 일이 있겠다. 75년생:한 눈 팔지 말고 정진해야 만족할 만한 성과 얻을 수 있다. 허영에 취해 연초의 각오가 흐지부지하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 용띠 대길한 운세가 찾아드니 승진, 합격 등으로 희망 찬 일년을 보낼 수 있겠다. 윗사람에게는 칭찬을, 아랫사람에게는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눈앞의 즐거움에만 빠져 더 큰 행운을 보지 못한다면 뒤늦게 후회할 일 생긴다. 새로운 분야에는 함부로 뛰어들지 마라. 28년생:집안이 화기애애하고 자녀에게 뜻밖의 경사가 생기겠다. 이웃에게 베푼 작은 온정이 크나큰 기쁨이 되어 돌아오겠다. 40년생:자기중심적인 생활방식은 마이너스가 된다. 심신이 허약해지기 쉬우니 철에 맞는 보신 필요. 고혈압 환자는 특히 주의. 52년생:주위 사람들이 부당한 비난을 하여도 개의치 말고 올바르게 행동하라. 과민 반응을 보인다면 커다란 낭패가 있겠다. 64년생:하는 일마다 결실 크다. 작은 투자로 짭짤한 수익 볼 수도 있을 듯. 사소한 일에 얽매이지 말고 시야를 넓혀 행동하라 .76년생: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내 몫 확실히 지키는 한해가 된다. 매사 지나친 욕심 버리고 언행을 조심하라. 뱀띠 혼자만 안고 있는 남모르는 번민이 생길 수 있겠으나 상반기가 지나고 중반기에는 근심거리를 말끔하게 덜어 버리게 된다. 동업을 추진하는 경우는 주위 사람들과 화합해야 유익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겠다. 부동산 매각은 이익이나 매입은 불리할 듯. 29년생:변화보다 안정을 취하는 게 좋고 대인관계에 신경 써라. 매사 정면 승부보다 우회적인 대응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41년생:지나치게 소심하면 오히려 심신만 피곤해진다. 상황에 따라 자신감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삶에 활력이 넘치겠다. 53년생:가까운 사람의 도움으로 정신적인 압박과 금전적인 어려움도 풀리겠다. 중간에 서서 선후배간의 화합에 힘써라. 65년생:지난 일은 잊고 재충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출발하라. 대립은 피하는 것이 무난. 계약은 신중히 해야 실수 없겠다. 77년생:맺고 끊는 게 분명하지 않으면 주위사람에게 불신 받고 구설수에 오르기 쉽다. 건강진단은 미루지 말고 받아보도록. 말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시작되어 마무리되는 해. 하지만 의욕이 너무 넘치면 오히려 일을 망칠 수 있도 있으니 주의. 매사에 경솔하기 쉽기 때문에 항상 자신을 점검하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 중반기에 여행운도 있으니 심신의 피로를 풀 기회로 삼도록 하라. 30년생:신변에 변화가 생겨 인생의 전환점 맞는다. 원칙 고수가 난관 극복하는 길. 신중한 판단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 42년생:무리하다 금전적인 어려움 발생할 수 있으니 분수에 맞게 생활하라. 친구를 함부로 대하다가는 낭패 있으니 주의하라. 54년생:항상 공정하고 꼼꼼하게 일을 처리할 때 성과를 얻을 수 있음을 깨달아라. 동료와 승진 놓고 선의의 경쟁 예상된다. 66년생:사업운이 상승하고 가정에는 화목이 가득. 돈을 충동적으로 쓰게 되면 후일 후회하게 된다. 또한 오기로 투자하면 손해 보기 십상.78년생:계획했던 일들 순조롭게 진행돼 결과도 만족할 만한 수준 되겠다. 남의 일에는 간섭하지 말고 공직자는 금전 유혹 조심. 양띠신변에 변화가 끊이지 않고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호재가 만발하니 유익하기만 하다. 생활이 안정되면서 의욕도 넘쳐난다. 일과 교제가 활발해지며 그에 따른 이익도 커지겠다. 단 생활이 사치스러워질 수 있으니 수입과 지출에 균형을 맞춰라. 31년생:결정한 일은 망설임 없이 실행에 옮겨야 효과 보겠다. 무심코 지나친 작은 일 때문에 오해 있겠으니 세심한 주의 필요. 43년생:독불장군에게 미래는 없다. 주위 사람 의견에 귀기울이는 자세가 중요. 겉치레보다 내실 다지기에 신경 많이 쓰도록. 55년생:신상의 변화가 오더라도 오히려 득이 될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순리에 따르는 것이 상책. 하반기에 길운이 오겠다. 67년생:허황한 일에 열성 쏟는 모험은 피하라. 과욕 부리면 가지고 있던 것마저 뺏길 수 있다. 명분에 벗어나는 일은 삼가도록. 79년생: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꾀하면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 실력 배양에 힘쓰도록 하라. 원숭이띠 금전운이 들어오니 부동산에 투자하면 이익 많이 볼 듯. 불우이웃에게 선심 베풀도록 하라. 간혹 신경성 두통이나 위장질환이 올 수 있으니 주의하라. 중반기에 사업에 굴곡은 있겠지만 전체적인 운과는 거리가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32년생:열심히 노력해도 헛수고인 때도 있겠으나 인내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겠다. 가급적 해외여행은 삼가는 편이 좋다. 44년생:공덕 쌓으면 뒤늦게라도 빛을 보게된다 . 자신의 부귀영달에만 급급하다가는 마지막 남는 것은 껍데기뿐임을 깨달아라. 56년생:섣불리 성과 내려다가는 낭패보기 쉽다. 대외 활동에 주력하는 것도 좋지만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라. 68년생:장애물과 부닥치게 되면 조금은 손해본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 물러 서도록. 사고나 질병 등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0년생:지나친 겸손은 자만으로 비춰질 수도 있음을 명심. 매사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혀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닭띠 의욕이 넘쳐 목표 이상의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정도로 운기가 왕성한 한해. 작은 일에 연연해하지 말고 큰 일을 계획하여 추진해도 좋다. 손해를 보게 되고 친구도 잃게 되는 아픔이 생길 수 있으니 어떤 경우라도 주위 사람을 너무 믿지 않도록 하라. 33년생:자신의 몫은 절대로 양보하지 말고 철저하게 챙기도록 하라. 사소한 실수로 인해 구설수가 우려되니 주의. 45년생:자신의 지위가 높아질수록 겸손하게 처신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어라. 과거에 얽매이면 얻을 것도 잃게 되겠으니 조심. 57년생:본업과 부업을 겸하면 수입이 좋아지겠지만 대신 건강에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명심. 책임질 일 생기면 회피하지 마라. 69년생: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면 신중하게 계획을 세운 뒤 추진하라. 이상과 현실 분별 못하면 후회하게 된다 .81년생:작은 이익에 만족하고 주저앉는다면 더 이상 발전은 없다. 능력의 한계에 도전해 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개띠 자기분야에 정열을 가지고 임하면 명예와 더불어 금전운도 높아진다. 토지 매매는 가능하나 주택 매매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므로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겠다. 직장인은 승진의 기회가, 미혼자들에게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한 해가 되겠다. 34년생:나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탓하기 전에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이 우선. 속전 속결하려는 급한 성격은 될 수 있으면 고치도록 노력하라. 46년생:스스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자세도 생활의 지혜. 상대방에게 의심받을 행동은 삼가라. 친인척들과 유대관계 다지도록. 58년생:현실을 직시하고 분수를 지키도록. 남의 사정 봐주다 난처한 지경에 이를 수 있으니 매사 잘 살펴야 손해 보는 일 적겠다. 70년생:대인관계는 대립이나 경쟁을 지양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토록 하라. 능력외 일은 무리하게 맡지 말고 과감하게 거절하라. 82년생:실패하더라도 낙담하지 마라. 젊은 패기로 무슨 일이든 의욕적으로 나서서 개성을 마음껏 발휘하면 소기의 성과 거두겠다. 돼지띠 운영하는 사업에 활기가 있겠고 직장인은 동료와 상사에게 실력을 인정 받겠다. 주변사람 말만 따르지 말고 나름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실수 적다. 대가 없이 베푸는 사람은 드문 법. 과도한 친절을 보이는 사람은 조심하고 불로소득은 꿈꾸지 않는 게 좋다. 35년생:여러 가지 일 벌여만 놓고 뒷짐지고 물러나 있으면 주위 사람에게 원망 듣기 쉽다. 무책임한 약속 남발하지 않도록 절제. 47년생:내 것이 아니면 무엇이든 탐내지 마라. 자신의 일은 힘들더라도 스스로 처리하는 습관 기르도록. 59년생:선배나 주변 사람 조언 귀담아 듣지 않으면 좋은 기회 흘려 버릴 수 있겠다. 수동적이기보다 능동적 자세가 필요. 71년생:젊다고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체력 증진에 힘써라. 순간적인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이성적인 판단 내려야 실수 적다. 83년생:뚜렷한 소신 없이 주위 사람의 말에 솔깃해 부화뇌동한다면 낭패 볼 수도. 이성 문제로 오랜 우정에 금이 가지않도록 주의하라.
  • [24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란과 진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혜를 둘러싼 소문이 신문에 보도되고, 재민은 지혜 걱정에 불안해한다. 아기에 대한 신문기사를 본 지혜는 기절을 하고, 민섭을 비롯한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가족들의 격려에도 불구하고 지혜는 상심한 나머지 악몽에 시달리는데….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피할 수 없는 고통 요통과 오십견. 특히 주부들의 50% 이상이 요통과 오십견에 시달리고 있다. 김상현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요통과 오십견을 이기는 운동법을 배워본다. 또 건조한 피부부터 피부노화 예방까지 겨울철 건강한 피부를 위한 관리법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중세에 대유행을 했던 천연두에서부터, 스페인 독감, 그리고 최근의 사스와 조류독감에 이르기까지 모두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전염병들이다. 특히 닭이나 돼지 등을 통해 사람에게 옮겨지는 전염병은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신종 바이러스는 왜 생겨나는지 알아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0시10분) 텅 빈 평야의 한가운데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먼 호주에서 날아와 시베리아로 가는 여정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날아온 두루미떼들. 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되어 있는 희귀한 새, 그들에게 제공해야 할 서식 환경의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고속도로 건설 경험을 가진 세기건설의 천태산을 술좌석에 부른 박 대통령은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알려주며 한운사 작사곡인 ‘잘 살아보세’를 불러댄다. 정치인들에게 당한 것을 억울해하는 국대호는 정치를 하고 싶어 하지만 야당 거물인 유진산 선생을 만난 후 포기한다. ●쾌걸 춘향(KBS2 오후 9시55분) 몽룡은 오해를 풀려고 춘향을 찾아가지만 문전박대를 당한다. 춘향은 학도의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학도는 기회를 더 달라면서 춘향을 파티에 초대한다. 파티 날 춘향과 몽룡은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남원으로 내려가고, 서먹한 둘은 담임선생님의 부탁으로 축가를 부른다.
  • 하버드대 서머스총장 여성차별 발언 물의

    |워싱턴 연합|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이 과학과 수학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못한 것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남녀간 선천적인 차이 때문일 수 있다는 말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보스턴 글러브는 18일 서머스 총장이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국(NBER) 비공개 회의에서 “도발적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과학ㆍ공학 분야 고위직에 여성 숫자가 적은 이유로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여성이 1주일에 80시간씩 일할 수 없는 점과 함께 고교 때 과학·수학 성적 최우등생 중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점을 들고 이는 남녀간 선천적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미 전국의 저명 학자 50명 중 매사추세츠 공과대 낸시 홉킨스 생물학 교수는 서머스 총장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해 버리는 등 일부 참석자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홉킨스 교수는 보스턴 글러브에 “거의 기절하거나 토할 뻔했다.”며 “(하버드대의)똑똑하고 젊은 여자들이 그런 생각을 가진 남자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니 정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홉킨스 교수는 남녀 사이에 능력의 차이가 전혀 있을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사회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증거가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총장은 취임 이래 3년간 하버드대 고위 보직을 받는 여성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점 때문에 이미 남녀 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삼성 일류기술 이들이 만들었다

    삼성종합기술원(SAIT)은 4일 기술부문에서 삼성을 대표하고 리더십과 미래가치를 지닌 핵심연구원인 ‘사이트 마스터(SAIT Maste r·삼성종합기술원 기술명인)’ 6명을 선발, 임명했다고 밝혔다. 주인공은 송세안(48), 이상윤(39), 김철순(40), 좌성훈(45), 신승주(41), 이상국(43)씨. 사이트 마스터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으로 초일류 목표에 도전,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잠재력이 무한한 연구전문가들이며 향후 삼성그룹 차원에서 선발하는 슈퍼급 기술명인인 ‘삼성 펠로’ 후보들이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송 마스터는 단일 원자 영상화 나노분석 기술과 세계 유일의 엑스(X)선 전자방출 분석기를 개발했다. 이상윤 마스터는 디스플레이 재료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하이브리드 타입의 새 유기절연체를 개발, 세계최고 수준의 유기TFT(초박막)를 실현했다. 김 마스터는 1998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세계 최저소음 실현 등을 통해 삼성의 스토리지 사업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좌 마스터는 1996년 세계 최초의 자기저항망식의 헤드를 이용한 기가급 HDD 개발에 성공했으며 신 마스터는 독자기술로 잉크젯 헤드를 개발했다. 이상국 마스터는 입는 입력장치인 ‘SCURRY(스커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연이어 터지는 신문기사들을 둘러싼 영실과 진국의 갈등은 깊어만 가고, 덕배는 돈 때문에 시부모를 팔아먹은 며느리라며 희수를 괴롭힌다.TV 화면 속의 불길에 놀라 불이 났다며 소리지르다 TV에 물을 끼얹는 소동을 피우던 점순은 민섭이 방심한 틈을 타 집 밖으로 나간다. ●오픈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건강한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2005년 새해를 맞아 장경동 목사와 함께 가족간의 사랑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고, 가정의 주체가 되는 아내와 남편, 자녀 각자가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현재 런던에 살고 있는 압바스는 최근 발로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라크에서 살았던 경험을 화폭으로 옮기고 있다. 압바스의 그림의 판매수익금은 이라크 장애아를 돕는데 쓰인다. 미군의 폭격으로 두 팔을 잃은 뒤 발로 그림을 그리는 이라크 구족화가 압바스를 만난다.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우리나라 음악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해온 작곡가이자 실천적인 음악 구현에 앞장서온 대표적 음악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이건용 총장을 초대한다.21세기 문화예술계에 제시하는 그의 비전을 듣는다. 또한 한국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나갈 후학들을 이끄는 교육자로서의 철학을 들어본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박대철은 울산의 대한 비료 공장 건설 현장에 배치돼 자재, 경리, 관리, 노무 일 등을 맡아 열심히 일한다. 국대호는 대한 비료 공장 건설과 관련해 미쓰이로부터 100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받게 됐다고 정부에 보고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현금 대신 필요한 물건으로 들여오자고 제안한다. ●쾌걸춘향(KBS2 오후 9시55분) 간밤에 몽룡은 오토바이 날치기 사건에 연루된다. 경찰서에 불려간 춘향은 몽룡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같이 밤을 보냈다고 증언한다. 부모들과 담임선생님은 기절초풍한다. 단희는 지혁에게 간밤의 사건을 전해 듣는데, 방송실을 통해 이 사실이 전교에 생중계된다.
  • 싱글녀들의 파자마 talk talk

    싱글녀들의 파자마 talk talk

    싱글 여성들이 호텔방에서 밤을 새우며 벌이는 파자마 파티에서는 과연 어떤 얘기가 오갈까. 프라자호텔에서 일하는 호텔리어 최난주(27), 정유진(28), 조규현(25)씨는 하루에 한번씩은 꼭 만나 연애상담을 해주는 친한 동료사이. 삼총사가 연말연시를 맞아 올해를 집대성하는 수다대전을 펼쳤다. 최난주 점심시간에 소개팅까지 하면서 ‘심하게’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잘 안 됐네. 올해 (남자친구) 만들어서 내년에는 꼭 결혼하려 했는데…. 정유진 점심시간에 소개팅하면 부담이 없고, 맘에 안 들어도 잠깐 한시간만 보면 되니깐 되게 좋은 거 같아. 난주는 여자 3:남자 20 미팅도 한적 있잖아.(일동 잠시 기절) 최 요즘 미팅에서는 혈액형이나 형제관계 맞히기 놀이를 많이 하는데 남자들도 좋아하더라. 정 올해 ‘B형 남자’가 유행이었잖아. 역시 연애는 바람둥이 기질이 많은 B형 남자랑, 결혼은 세심한 A형과 하는 게 좋을거 같아. 조규현 O형이랑 결혼하면 너무 털털해서 열받는다고 하던데.AB형은 묘해서 심심하진 않을 거 같아. 최 연애할 때 여성들도 ‘던지기의 기술’을 발휘해야할 거 같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남자가 2∼3번 보내면, 여자는 1번 보내는 게 적당하지. 정 요즘엔 남자도 약아서 여자에게 목숨을 안 걸더라. 정열도 부족하고 몇번 하다 안 되면 그냥 말아버리지. 남자들도 피곤해하는 것 같아. 최 내년 직장생활 목표는 뭐니뭐니해도 승진이지. 그동안 2년 가까이 영어와 회계 등을 공부해 왔거든. 정 연말에 모범사원상을 받아서 그동안 일하면서 힘들었던 것이 모조리 상쇄된 것 같아. 무슨 일만 하면 동료들이 모범사원이라 그렇다고 놀려서 힘들긴 하지만. 조 올해 처음 후배가 들어오긴 했는데 나이들이 많아서 후배같진 않았어. 내년엔 대학원에 입학할 계획이고. 최 올 크리스마스에도 24일에는 야근하고,25일에는 호텔에서 소년소녀 가장을 초청하는 잔치 때문에 일해야 할 거 같아. 정, 조 호텔리어의 비애지.(일동 웃음으로 마무리) ■ 백발백중 작업법 파티다. 그런데 난? 함께 보낼 변변한 남자 하나 없다. 그렇다고 한숨만 내쉴 수는 없는 일! 화려한 솔로는 싱글 파티에서 직접 남자를 건진다. 내 눈동자에 쏙 들어온 그 남자, 유혹하는 4단계 전략. ●1단계:외모로 매력을 발산하라 먼저 시각에 민감한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만남에 첫인상이 중요하듯 옷차림도 중요하다. 꼭 노출로 몸매를 드러낼 필요는 없다. 귀엽거나, 사랑스럽거나, 튀거나…. 자신의 매력을 뿜어낸다. 길고 고운 머리칼이나 올린 머리에 길게 늘어뜨린 귀고리, 깔끔하게 기른 손톱 등 남자들이 할 수 없는 ‘여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면서 어필한다. ●2단계:추파 보내기 사랑에 빠지고픈 남자를 포착했다면 자주 시선을 마주쳐라. 그가 무엇을 하든 계속 바라보면서 눈빛을 마주한다. 아주 짧게 그를 바라보고, 자신있는 옆모습이나 눈웃음, 함박웃음 등 무엇이든 좋은 매력적인 모습을 남기고 돌아선다. 단 위아래로 훑어보거나 째려보는 것은 금물. 차라리 유혹하듯 서글픈 눈매가 낫다. 자신을 자꾸 쳐다보는 여자, 남자들은 분명 의식한다. ●3단계:자연스러운 대화 걸기 바의 한구석에서 홀로 와인 잔을 들이켜는 여자, 무척 예쁘거나 잘 빠지지 않으면 물고기가 몰려들지 않는다. 파티는 즐겁게 놀기 위한 것이므로 여자가 먼저 말을 건다고 해서 이상하게 볼 사람 없다.“파티 분위기 어때요?”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접근한 뒤 취미나 시사문제, 가벼운 영화 이야기 등으로 대화를 진행한다. 자신감 있으면서 부드러운 말씨는 필수. 혼자 떠들지 말고, 상대의 말에 “어머, 그렇군요.” 정도나 화사한 미소로 호응한다. ●4단계:유혹하기 당신이 지나친 ‘폭탄’이 아닌 이상 여기까지 관심을 보이면 남자는 설렌다. 이럴 때 적절히 다른 남자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남자는 ‘어라? 나한테 관심 있는 게 아닌가.’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경쟁상대에 대해 불타오른다. 단 약간의 음식을 건네는 식의 관심인지 친절인지 아리송한 행동은 당신이 찍은 한 남자에게만 보여라.50% 이상 당신이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유혹하되 애태우기, 남자를 끌어당기는 확실한 전략이다. ■ 여성포털 ‘젝시인러브’ 콘텐츠팀 조현규 팀장(anny@mail.xy.co.kr) ■ 백전백승 작업장 싱글들이여, 파티에서의 ‘작업’으로 외로움을 날려 보자. 연말연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파티 중에 싱글들이 갈 만한 곳을 엄선했다. 특히 겨울철 비수기에 각 호텔들이 10만∼20만원대에 싸게 내놓는 윈터 패키지는 친구들끼리 파자마 파티장으로도 좋다. ●프라자호텔 메리크리스마스 패키지(310-7710) 서울 광장의 성탄 야경이 내려다 보이는 객실에서 낭만적인 휴일을 즐길 수 있다.19만원부터.24일 뷔페식당 ‘프라자뷰’에서는 산타마을에서 찍은 사진 액자를 증정하는 ‘눈내리는 산타마을 파티’가, 프라자펍에는 타로점·배꼽춤 등이 펼쳐지는 ‘미스티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조선호텔 파자마 패키지(080-317-0404) 연말에 친구들끼리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호텔방에 파자마, 와인, 과일, 치즈안주 등이 준비된다. 아침 뷔페, 저녁 칵테일, 헬스·수영장도 이용가능하며 수다 떨다 늦잠자도 걱정없도록 오후 3시까지 체크아웃이 연장된다. 값은 23만 5000∼31만원. ●우바 크리스마스 파티(2022-0333) 현재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곳으로 디카족들의 촬영지 명소로 사랑받는 W호텔에서도 성탄절 파티가 열린다.W서울 워커힐 우바에서 24,25일 양일간 오후 8시∼오전 4시에 영국의 퍼커셔니스트 나키샤와 유명 DJ 마크 밤박의 공연이 펼쳐진다. 입장료는 3만원, 음료수 한잔이 제공된다. ●쌈지 빅스타 쇼쇼쇼(338-7624) 4시간 동안 한국 록의 심장 ‘언니네 이발관’,‘슈가도넛’ 등 일곱 밴드의 공연이 스탠딩으로 벌어진다.25일 5시부터 홍대입구 쌈지 스페이스 바람홀에서 열리며 입장료는 예매하면 2만원, 현장에선 2만 5000원. 공연 시간 동안 1층에서는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 수다파티 이런 요리 어때요 친구들끼리의 ‘수다파티’에도 음식이 없다면 섭섭하다. 하지만 한사람이 음식 준비를 한다면 좀 부담스럽다. 이럴 땐 자신있는 요리 한가지를 들고 가자. 푸드칼럼니스트 이혜정씨는 “모두에게 환영받으면서 어떤 음료와도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돼지고기 케첩조림과 오코노미야키, 컵샐러드가 무난하다.”고 제안했다. 소파에 기대 앉아서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인 것도 공통된 장점이다. ■ 도움말 필앤라이프(02-523-8054) ●돼지고기 케첩조림 재료 돼지 갈비 1㎏, 간장·청주 3큰술씩, 녹말가루 4큰술, 케첩·설탕 1컵씩, 두반장·콩소스 1작은술씩, 고추 기름 3큰술 만드는 법 (1)돼지 갈비는 기름기 적은 것으로 골라 5∼6㎝ 길이로 토막내 찬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뺀 다음 깨끗이 헹군다.(2)(1)을 간장, 청주, 녹말가루에 주물러 3시간 정도 재어둔다.(3)160도 저온에서 서서히 튀긴 다음 온도를 높여 속까지 완전히 익힌다.(4)토마토 케첩에 설탕을 같은 분량으로 넣고, 고추 기름을 조금 넣어 골고루 젓는다.(5)(4)에 콩소스와 두반장을 섞어 프라이팬에서 중불에 서서히 끓인다.(6)설탕이 녹고 소스에 끈기가 생기면 튀겨서 기름뺀 갈비와 잘 버무린다. ●컵샐러드 재료 파프리카 2개, 양파 1개, 적채 (@)개, 만두피 1통,양념 마요네즈·겨자·식초 1작은술씩, 설탕·소금 조금씩 만드는 법 (1)만두피는 오븐에 구워낸다.(2)파프리카와 양파, 적채는 가늘게 채썬다.(3)양념 재료를 입맛에 맞게 섞어 머스터드 소스를 만든다.(4)구워낸 만두피 속에 야채와 소스를 버무려 담아준다. ●오코노미야키 재료 오징어 한마리, 칵테일새우 200g, 양배추 반개, 부침가루, 소금, 오일, 돈가스 소스, 마요네즈 만드는 법 (1)오징어는 가늘게 채썰어 준비한다.(2)새우도 손질하고, 양배추도 가늘게 채썬다.(3)볼에 부침가루와 물을 섞고 손질해둔 야채와 해물을 섞는다.(4)팬에 오일을 두르고 부쳐낸다.(5)(4)위에 마요네즈와 돈가스 소스를 뿌려 완성한다. ■ 선물로 그녀의 마음을 사볼까 연인이나 친구들과의 선물에도 웰빙바람이 불고 있다. 지갑, 벨트, 라이터가 주종을 이루던 예년과 달리 아로마 램프, 토피어리 화분, 기르는 팬시화분 등이 인기다. 또 직접 손으로 만드는 퀼트, 테디베어, 손뜨개, 비즈공예 액세서리 등도 좋다. 아로마 램프세트는 도자기 발향기와 천연 아로마 오일, 티라이트(향초)10개가 기본. 숙면을 돕는 라벤더향이 여성들에게 인기다.(2만 5000원대) 산세베리아 화분은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로는 가장 탁월하고 음이온을 방출한다. 연인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방에 하나쯤은 필수(4만원대). 곰 토피어리는 곰인형에서 토피어리라는 식물이 자라나는 인형이다. 자연 식물로서 실내의 공기정화는 물론 가습 효과가 있어 실내 생활이 많은 현대인에게 잘 어울린다(4만원대). 커플눈사람 스탠드는 예쁜 원형 모양의 스탠드. 스탠드 위에 커플 눈사람이 달려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해준다(2만원대). 이밖에 다이어트 다이어리, 건망증 다이어리, 패션 다이어리 등 다양한 다이어리(2만원대)도 신선한 선물아이템이다.
  • [책꽂이]

    |유아·아동| ●순록의 크리스마스(모 프라이스 지음, 한강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산타할아버지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기까지의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4세 이상.8800원. ●곰아(호시노 미치오 글, 진선 펴냄) 알래스카 빙하의 사계를 배경으로 대자연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사진시집. 초등 저학년까지.8000원. ●하마는 엉뚱해(허은실 지음, 웅진닷컴 펴냄) 하마의 특징을 입말체로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정보그림책.5세까지.8000원. |초등·청소년| ●멧돼지를 잡아라(한정기 지음, 다섯수레 펴냄)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초등5학년 주인공이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의 우정담. 초등3년 이상.8000원. ●유리병 편지(클라우스 코르돈 지음, 강명순 옮김, 비룡소 펴냄)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의 소년소녀가 유리병에 띄운 편지로 우정을 키워가는 이야기. 초등 고학년 이상.8500원.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들(전2권)(햇살과나무꾼 지음, 달리 펴냄)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 봉사하며 사는 이들의 실제 에피소드들을 통해 희망을 배우게 하는 이야기집. 초등3년 이상. 각권 7000원. ●평화는…(캐서린 스콜스 지음, 송성희 옮김, 동산사 펴냄) 소박한 현실사례를 들어가며 평화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그림책. 안데르센상 수상작가의 그림. 초등 저학년.8000원. |실용| ●푸른 영혼을 위한 책읽기 교육(허병두 지음, 청어람미디어 펴냄) 청소년들에게 책읽기 습관을 길러주고, 유익한 책을 골라주며, 책읽기의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현직 국어교사의 제안.1만 3000원. ●나를 인정해줄 한 사람을 만들어라(우메모리 고이치 지음, 정수정 옮김, 두앤비컨텐츠 펴냄) 외국계 금융기업에서 20년간 인사부장으로 일하며 1000명을 해고시킨 ‘해고킬러’가 들려주는 직장인의 생존법칙.1만원. ●부자 기업 vs 가난한 기업(허민구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부자 기업과 가난한 기업의 차이를 밝히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경영전략과 방법을 제시.1만 3000원. ●한국최고경영자 9인, 그들에게 배워라(길인수·임순철 지음, 이야기꽃 펴냄) 현대의 정주영, 삼성의 이병철,LG의 구인회,SK의 최종현, 한진의 조중훈 등 9명의 최고경영자를 통해 살펴본 한국형 리더십.1만원. ●기절할 정도로 돈을 버는 절대법칙(이시하라 아키라 지음, 노은주 옮김, 문이당 펴냄) 수많은 회사의 성공사례에서 뽑아낸, 성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마케팅 비결을 소개.9800원.
  • 춘천에서 빗자루 드는 日 ‘배사모’ 아줌마들

    일본의 배용준 팬클럽 중 하나인 ‘배사모재팬(배용준을 사랑하는 모임)’이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강원도 춘천 시내 거리청소를 자청하고 나섰다. 2일 춘천시에 따르면 ‘배사모 재팬’ 회장인 무라카미 시이즈(村上志津·35·여)씨는 오는 12월4일 하루 동안 일행 10여명과 함께 춘천시를 방문, 거리청소를 하고 싶다는 뜻을 최근 류종수 시장에게 보내왔다. 이들은 서한문을 통해 “겨울연가의 인기로 많은 일본인들이 춘천을 방문했을 것”이라며 “연말에 즈음해 많은 일본인들로 인해 지저분해진 춘천시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내년에도 많은 일본인들을 맞이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단 하루만 시내 청소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또 소액이지만 고아원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성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뜻도 함께 전해왔다. 춘천시도 이들의 방문을 일단 구두로 허가해놓고 있다. 일본에서도 매달 정기적으로 도쿄의 신주쿠 등 도심지역의 거리청소를 하고 있다는 이 모임은 “지난해 춘천시가 관광포스터를 보내줘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춘천에서 촬영된 ‘겨울연가’의 인기가 일본에서 식을 줄 모르면서 춘천 현지를 찾는 일본 관광객들이 줄지 않고 있다. 춘천시 소양로2가 드라마 속 ‘준상이네 집’과 소양강 배터, 춘천고 담장 옆골목, 남이섬 등 드라마가 촬영된 곳마다 관광버스를 동원해 하루 수백명의 일본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 골목에도 ‘욘사마 붐’ 덕에 인기절정을 누리고 있고, 일본에서까지 택배 주문이 쇄도하며 업소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춘천시는 지금 명동거리를 관광명소로 가꾸는 특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춘천시 엄혜정 국제교류담당은 “이들이 청소하러 방문하면 시에서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춘천시가 일본에 다시한번 홍보될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해 보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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