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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2)진교훈교수의 ‘생명윤리사상’

    ○대담 김재성 논설위원●우선 용어부터 명확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생명공학’과 ‘생명과학’이 혼용되더니 요즈음은 ‘생명공학’으로 굳어진 느낌인데 생명이라는 단어와 공학이라는 단어는 궁합이 안맞는 같기도 합니다. 나 개인적으로는 생명공학이라는 말을 싫어 합니다.반생명적이기 때문입니다.생명을 공업화 한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기술지배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조작은 결국 기술이지요? 그렇습니다.게놈 테크닉이라는 것이 전기충격이나 화학요법으로 세포에서 핵을 분리시켜 다른 핵을 바꿔넣는 작업이니까요.그 이전 까지는 과학입니다.생명의 신비를 연구하고 푸는 것이므로··.어쨌든인문학에서는 조작이라는 말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습니다.그런데 공학에서는 당연시 합니다.실험실에서 하는 일상적인 연구가 변형,조작이니까요.바로 이 부분 때문에 생명윤리라는 것이 제기 됩니다.생명을 돕는 차원을 넘어서 생명 그 자체를 기술적으로 조작하는 것이기에 말입니다. ●어떤 기술에 대해 사전에 윤리적 제약을 가하는 것은 일종의 파쇼라는 주장이 있습니다.이를테면 자동차 매연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석유 때문에 걸프전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용자들의 윤리 문제이지 자동차 발명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동양에서는 모든 기술에 윤리가 따라 다녔습니다.그러니까 ‘아는것이 힘이다’ 했을 때 이미 윤리가 포함돼 있어요.그런데 서양에서‘아는 것’ 즉 지식은 가치중립적입니다.서양의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잘 알다시피 노벨이라는 사람이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하고 그 폐해가 너무 심각한 것을 보고 평화상 기금을 마련했지요? 그건 폐해가발생한 이후의 조치입니다. 동양에서도 전쟁에서 성(城)을 공격할 때폭약을 사용한 기록이 있어요. 그런데 전쟁이 끝난 후 그 제조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고 대량생산 체제로 발전시키지 않았어요.사전윤리지요.따라서 사전 제어 시스템이 없는 기술이 인간을 지배할 때 어떤불행이 오리라는 것은 짐작이 가지요. 서양의학도 마찬가집니다.매우국부적이고 일방적입니다. 생명공학은 그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의료기술입니다.여기에상업적 동기까지 가미됐습니다. ●언론인 등 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어떤 여론조사에서 90% 가까이가생명공학을 반대한다고 응답하면서도 “당신이나 당신 가족이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의 길이 있다면?” 하고 물었을 때 같은 비율로 치료에 응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생명공학은 유전성 치매,알츠하이머병등을 앓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의술”이며.건강한 사람,즉 생명공학의 시술대상이 아닌 사람들이 제기하는 윤리문제는 너무 속편한 주장이 아닐까요? 일반적으로 유전자 조작 식품을 꺼려 합니다.그런데 그 식품을 취급해서 돈을 버는 사람은 생각이 다릅니다.그렇다고 그들 소수의 생각이 옳다고할 수 없지요.자기의 이해관계와 결부된 판단은 옳은 판단이 아닙니다.내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교통법규는 지키지않아도된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논리지요. ●생명공학이 관심을 끌면서 생명의 시작과 죽음에 대한 논쟁이 재연됐습니다.특히 세계적인 추세는 뇌사를 죽음으로 간주하고 있는 데윤리학회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뇌사를 죽음으로 보느냐 하는 것은 철학도의 소관은 아닙니다.다만뇌사를 죽음으로 판정하게 된 동기가 장기이식과 관련이 있다면 곤란하다는 것입니다.1967년 남아공 의사 버나드 씨가 세계 최초로 심장이식에 성공했습니다.그 때 심장이식에만 관심이 쏠렸지 심장의 출처는 비밀에 부쳤는 데 그 심장은 사형수 것이었지요··.1983년인가권투선수 김득구씨가 미국에서 뇌진탕으로 사망했는 데 의사가 사망판정을 했지만 심장이 뛰고 체온이 있으니까 그 어머니가 한사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나는 그 어머니 주장이 이해가 갑니다.결국 김득구의 장기는 기증됐어요.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그 네브라스카주가미국에서 최초로 뇌사를 사망으로 인정한 주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 지금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약 300명,신장이식을 기다리는사람은 약 600명이라고 합니다.세계적으로는 몇만명 되겠지요.이들을위해서 아직 심장이 뛰고 체온이 남아있는 몸에 메스를 들이대 장기를 도려낸다고 생각해 보세요.또 기왕 죽을 사람이라는 전제가 뇌사판정을 앞당길 우려는 없을까요? 뇌사판정이 전적으로 의사의 소관이지만 그것이 장기이식과 연관되면 음모가 개입될 수 있습니다.그런의미에서 나는 사형제도도 반대합니다. ●뇌사를 사망으로 보는 이유로 불가역성,즉 소생확률이 거의 전무하다는 의학적 결론이 있습니다. 소생 가능성과는 상관 없습니다.뇌사 상태가 완전한 죽음이냐 이거지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논리에 따르면 의식없는 몸이무의미한 것은 사실이지요. 바로 그 점이 문제입니다.서양의학에 아직도 정신이 제외된 몸을 단순한 물체로 취급하는 철학이 깔려 있어요.국제항공협약에서도 사체는 일반화물로 취급,무게에 따라 요금이 책정됩니다.뇌사를 죽음으로보는 철학적 근저가 유물론·기계론적 가치관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세포 한개에서 온전한 생명을 복제해 냅니다.뇌세포에만 정신이 깃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그렇게 보면 생명공학 시술이 외과적 장기이식 보다는 훨씬 생명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의 줄기세포를 배양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수정란을 만듭니다. 실패확률이 높으니까요.그 중에 하나 사용하고 나머지는 5년 후 버립니다.극단적으로 말하면 조기유산이 수없이 저질러지는 거지요.현재도 약 4,500개 수정란이 냉동보관중에 있습니다.치료용이라고합시다. 소수의 치료를 위해 생명의 존엄성 자체를 훼손하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그렇지만 이미 판도라 상자는 열렸습니다.쥐,양,소,침팬지 까지 복제가 됐으니까요.지금까지 보면 공상과학은 곧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불원간 복제인간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요.다국적 기업이 막대한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생명공학의 대중화 시대를 예견했기 때문이아닐까요?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이 끼어들어 대중화를 여는 것입니다.생명의 자본화 내지 상업화인데 그렇게 되면 생명의 유일회성파괴,단성생식으로 인한 혈족 파괴 등 상상불허의 위험사회로 가는겁니다.다국적 기업들은 유전공학이 농작물에서 당장 돈을 벌고 있습니다.앞으로는 농민들이 씨앗을 기업에 사야 하니까요.그런 의미에서지적소유권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며칠 전,스티븐 호킹이 말한 신인류 출현은 바로 그에 대한 경고 입니다.생명윤리학과 생명윤리에 관한 법은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제약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안심하고 연구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과학기술이 가치중립이므로 과학자글은 연구의 한계를 모를수있기 때문입니다.모든 사람에게 윤리가 적용되는 것처럼 생명과 관련된 기술과 연구에도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요구되고 미국이나 일본에서처럼 ‘국가생명윤리자문위위원회의’ 항시 활동이 요청됩니다. *진교훈 교수 “생명윤리…첨단 생명공학의 발전 밑거름”. 과학기술은 인류에게 수명의 연장과 물질적 부(富)를 보장했다.특히산업혁명 이후 상아탑의 과학이 기업과학,시장과학으로 바뀌고 이 때부터 과학기술은 지적 호기심과 공포의 대상,또는 이윤추구의 도구로바뀌었다. 과학기술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 싹트기 시작한 것도 대강이무렵 부터다.구체적으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서 원폭투하로 8만명이 희생된 후가 된다.그러나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자들의 성찰은단지 성찰일 뿐이었다.철학자들이 과학기술에 제동을 건다는 것은 달리는 기차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격이나 마찬가지였다.어떤 기술이든지 신기술이 나오기 전에 윤리적 타당성을 따져 보거나 사회적 합의를 거친 적이 없었던 게 그 좋은 예다. 기술이 인류에게 풍요와 편리를 제공한다는 믿음에 의의를 제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생명공학은 과학기술의 첨단이다.지금까지 인간의 삶을 돕는 수단이었던 과학기술이 이제는 인간의 생명 그 자체를 복제하거나 변형하는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것이 생명윤리 문제가 제기된 배경이다. 여기서 생명윤리란 생명공학,즉 의료윤리와 과학기술의 윤리를 말한다.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인간에 한정했던 전통윤리를 자연계로 확대한 생태윤리도 포함 한다. 생명윤리가 새롭게 주목을 끄는 이유는 생명공학의 상업적 이용으로전통윤리학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새로운 갈등들이 늘어 나고 있기 때문이다.장기이식,유전자 변형,생명복제 등은 전통윤리의 범주를 벗어난다.여기에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또 다른 나는 존재 하는가?’‘나쁜 유전자는 있는가?’라는 철학적 물음이 따르지 않을수 없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세계의 학자들이 모여 연구, 토론을 시작했고우리나라도 1998년에 생명윤리학회가 창립됐다. 198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술윤리’라는 용어를 사용한 진교훈(秦敎勳)교수는 문제의 해결을 기상천외한 데서 찾지 않는다.“생명에대한 외경,겸손,사랑을 깨달아야 한다. 거기서 생명윤리가 나오고 생명공학과 같은 첨단의학은 이 윤리를 동반할 때만 인류에게 복음이될 것”이라고 말한다. △진교훈 교수는.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 졸업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 철학 박사 ▲한국생명윤리학회 부회장,한국철학적 인간학회 부회장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과학기술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 장 ▲서우철학상 저술상 수상 ▲저서:‘철학적 인간학 연구’1·2.‘현대 평화사상의이해’‘현상학과 실천철학’‘문화철학’‘현대사회와 정의’‘한국인의윤리사상’‘21세기를 여는 한국인의윤리사상’‘환경윤리학’ 등 다수
  • [교실을 바꾸자] 오로지 성적만 강요..경쟁넘어 서로 감시

    * 학생들이 지적하는 문제점. 최근 중고생 3명 중 1명꼴로 학교를 꼭 다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설문조사가 있었다.교실붕괴를 우려하는 얘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공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사례였다. ‘교육개혁’이란 대명제 아래 백가쟁명식 논의들이 난무하는 요즘,실제 현장에 있는 학생들의 불만은 무엇이고,이들이 바라는 좋은 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들일까. 한서진양(18·서울 광남고 2년) 오세환군(18·서울 가락고 2년) 김승석군(19·경기 두레자연고 2년) 장여진양(16·고1중퇴·서울지역중고등학생연합 회장)등 4명의 학생이 털어놓는 생생하고 솔직한 얘기들을 옮겨본다.이들은 21일 대한매일 주선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서진 (여진에게)학교를 그만둔 뒤 후회하지 않았니?◆여진 작년 9월 학생 인권을 위한 중고등학생연합을 만들면서 학교에서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그때 내친 김에 자퇴했어.지금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울 청소년 문화교류프로그램 ‘미지센터’에 참여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지. ◆세환 학교 안다니고 혼자 공부하기 힘들지 않니?◆여진 학교 다닐때는 좋든 싫든 정해진 시간에 공부를 해야했는데지금은 내가 필요할때 하니까 더 잘돼.학교에서 공부하는게 제일 비효율적인 것 같아. ◆세환 (승석에게)두레자연고는 대안학교라고 들었는데 뭐가 다르니?◆승석 대안학교에 오는 애들은 크게 두 부류야.흡연,절도 등 흔히문제학생이라고 불리는 애들이 한 부류고,개성을 못살리는 일반학교에 실망해서 일부러 찾아오는 아이들이 또다른 부류지.대안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거야. 단순암기나 주입식보다 동기유발식 수업이 훨씬 효과적이잖아. ◆세환 동감이야.전에 가르치시던 국어선생님은 학생들 스스로 조를짜서 공부하고 발표하게끔 수업을 진행했는데 다른 시간에 졸던 아이들도 그 시간만큼은 아주 즐거워하더라구. ◆여진 내신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입식 교육을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내신제를 없애야 돼. ◆서진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공부 안해서 하향평준화될 우려도 있지않겠니?◆승석 근본적인건 배우는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해.내가 배우고 싶어서 하다보면 성적은 당연히 올라가지.학생들이 내적인 변화를 꾀할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지만….‘시험보니까공부해라’가 아니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면훨씬 좋지 않을까. ◆세환 한반에 학생수가 50명이 넘는데 어떻게 일일이 그럴 수 있겠니?◆승석 그건 그래.전에 다니던 학교에 재학증명서 떼러갔더니 선생님이 내 이름 대신 번호로 기억하시더라구.얼마나 황당했는데. ◆여진 교사와 학생의 관계도 좋은 학교의 기본요소라고 생각해.서로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선생님들은 무조건 통제하려하고,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고…. ◆세환 학교마다 학생회 단체가 있지만 의미가 없지.선생님들과 학생들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니까 가치관 차이를 좁힐 기회가 별로 없어. ◆여진 교육의 본질은 전인격체 양성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특별활동,교우관계 다 희석되고 오직 공부하는목적만 남은 것 같아. ◆서진 맞아.요즘 교실풍경은 선의의 경쟁을 넘어서 살벌하기까지 해.방학때는 친구들끼리 서로 더 많이 공부할까봐 감시할 정도니까…. ◆여진 우리 교육은 기본 밑바탕부터 너무 혼란스러워.문제만 생기면앞뒤 안가리고 새로운 정책을 계속 도입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아. ◆세환 입시만 해도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취지로 수능이 쉬워진 대신 구술·심층면접 등이 도입됐는데 오히려 구술학원만 더 다녀야하는 신세가 됐어. ◆서진 명문대 가려는 목적이 있으면 제도가 바뀐다고 해서 사교육이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 ◆승석 난 우리 사회가 사람이 자원이라고 하면서 ‘슈퍼맨’을 요구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모든 과목을 잘하는 학생보다 전문성에 초점을맞추는 교육이 정말 필요할 것 같아. 정리 이순녀기자 coral@. *전문가 제언. ◆정진곤(鄭鎭坤·한양대 교육학과)교수 현재의 초·중·고교 교육체계는 획일된 평등의식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학교선택권이 전혀 없다.더욱이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교육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학교도 같고 수업방식도 같기 때문이다.대학도 이같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제7차 교육과정이 시행됐다.보충학습과 심화학습,이른바 ‘수준별 교육’이 가능하다.하지만현장에서는 많는 문제와 부작용을 낳고 있다.아직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교육의 주체들이 의식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특히 학부모들은자식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무조건 ‘심화학습’만 고집하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은 좀더 충실히 기초학력을 갖춘 학생을 길러내자는취지에서 출발한다.모든 학생들을 평준화시키는 교육 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만들어 주는 ‘이상적인’ 교육과정이다.학교도 실정에 맞게 교육 프로그램을 짜 학생들의소질과 적성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강덕화(姜德化·개포고) 교사 최근 일련의 교육개혁 방향 자체는옳게 가고 있다.중학교 의무교육은 국가가 더 많은 부분을 부담하는완전한 의무교육으로 가야한다.또 대입시제도가 초·중·고 교육의내용을 규정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만큼 형식적 변화만으로근본적 개혁을 이룰 수는 없다.진정 필요한 것은 사회 모든 구성원이교육에 대해 명확하게 공통된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부분으로는 교육현장에서 교수기능과 행정기능의 분리가필요하다.정책당국에서 내려오는 많은 양의 공문과 자질구레한 잡무의 부담,요식적인 장학사의 행차 등이 교사가 교수기능에 전념하지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교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지금처럼 정책 당국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고 교육의 모든 책임을교사에게 지우려는 모습은 공교육을 무너뜨리고 사교육을 부추기는꼴이다.일부에서는 “교육부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나라 교육이 잘된다”는 말까지 도는 실정이다.대부분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교육과 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해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다. *선진국의 교육개혁 사례. 수요자 중심,학생 중심의 학교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교육부가 최근 발간한 ‘주요국 인적자원개발 정책추진 현황’보고서 중에서 학교개혁 부분을 간추린다. ◆미국 헌장학교(charter school)와 신미국고교(new American schools)가 대표적이다.헌장학교는 수요자 중심 및 선택을 중시하는 대안적제도로서 교사,학부모,지역사회 등이 운영하는 학교다. 지역교육청또는 주교육청과 일종의 계약인 헌장을 체결해 정부의 통제를 받지않고 이를 중심으로 운영한다.91년 미네소타주에 처음 설립된 이후현재 3,000여개의 헌장학교 설립이 추진중이다. 신미국고교는 지식기반경제에서 높은 학문수준과 직업적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진학 및 직업준비교육 강화와 산학협동체계 구축 등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는 학교다. ◆영국 대처 정부시절부터 추진된 국고보조금지원학교(grant maintained schools)는 초·중등학교가 원하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교사,학부모,지역인사,교육청 지명인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회가 학교운영의 모든 책임을 진다.89년 처음 등장한 이래 99년 현재 약 1,200개에 달하며 전체 중등학생의 5분의 1을 수용하고 있다.학교는 독자적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학교재정운영과 의사결정권을 가지며 지방교육청 대신 교육고용부의 직접 관리를 받지만 간섭은 없다. ◆프랑스 94년 베이루 교육부장관은 ‘신학교계약’정책을 통해 각학생의 필요와 관심에 따른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중학교 과정을 3주기(관찰·적응,심화,진로 사이클)로 재구조화했다.주요 개혁내용은 기초 능력강화와 함께 수업내용이 이해가 쉽도록 학과를 구성하며,지도 수업제를 도입함으로써 진로교육 및 시민교육을 강화하자는것이었다. ◆호주 99년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교육장관회의에서 주·자치구·연방 교육장관들은 ‘21세기 학교교육을 위한 국가목표’를 정했다.학교교육은 모든 학생들의 재능과 능력을 최대로 개발해야 하고,사회적으로 평등해야 함을 목표로 삼았다.이를 위해 학교교육국에서는 직업교육훈련,정보기술 교육을 강조하고,호주 토착민들과 장애인들에게교육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을 실행중이다. ◆일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기회를 확대하기위해 중·고 일관교육을 선택적으로 도입하고 학교제도의 복선화구조를 추진하고 있다.2003년까지 완전 주 5일제 수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사립학교의 활성화,대학입시·고교입시 개선 등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데스크시각] 아이비 리그로 가는 학생들

    ‘나는 조기유학 없이 아이비 리그로 간다’ 올봄 서울의 대원외국어고 학생인 이원표·함동윤 군이 함께 펴낸 책의 제목이다.저자 소개란에 이군은 미국의 컬럼비아대에,함군은 UC버클리대에 각각 합격했다고 써 있으니 이들은 지금쯤 자신들의 꿈인 아이비 리그의 명문대학에서 마음껏 공부하며 무한한 꿈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A부인은 외국어고 1학년인 딸애가 있다.이 딸아이의 꿈은 미국의 아이비 리그 대학으로 곧장 가는 것이다.어릴 때부터 똑똑한 아이였는데 스스로 그런 꿈을 키웠을 것이다.그런데 여기에는 미국생활을 한 아이 부모의 영향도 적지않게 작용했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아이 아버지는 정말 ‘공부만 하는’ 미국 대학생들을 보고 놀랐다.그리고 우리 대학생들이,우리의 대학교육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비교가 돼 절망감을 느꼈다고 한다.이런 느낌이 암암리에 아이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전세계 38개국의 중2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과학 성적평가에서 우리 아이들은 수학에서 세계 2위,과학 5위를 기록했으나 흥미도·성취도 등에서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특히 기억에 의존하는 문항은 정답률이 높은 반면 실험 설계,자료해석 등에서는 정답률이 낮았다.달달 외워서 답쓰는 것은 잘하는데 응용력을 요구하는 데는 자신이 없다는 말이다.또 입시 때문에 싫어하는 수학·과학을 억지로공부한다는 게 입증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입시공부는 학생 혼자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절반은 학부모 몫이다.A부인의 딸아이는 미국생활을 해 영어를 곧잘 한다.그러나지금도 소위 강남의 과외학원에 한달에 몇십만원을 내고 다닌다. 미국인 영어강사가 가르치는데 이런 아이들만 30명에서 많게는 50명씩모이는 학원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영어뿐이 아니다.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일반 학생들과의 위화감도 있겠고 도피성 유학 시비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A부인은 “우리 대학의 질이 높고 입시제도가 안정적이면 왜 아이를 굳이 외국대학으로 보내겠느냐”고반문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간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창의력을 요구하는 리포트를 제대로 못쓰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교육은 대부분 토론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 유학생들은 대개 꿀먹은 벙어리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영어 탓도 있지만 더 크게는 토론 훈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이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내일이면 대입수능점수가 발표된다.그리고 입시.합격하면 입시생들은 중1,길게는 초등학교 5,6년때부터 시작된 길고 긴 입시지옥의 터널을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할 것이다.대학생활은 학문 연마를 위한새로운 출발점이 아니라 마치 최종 목표점 같아 이때부터 공부는 뒷전이다.학생도 학부모도 교수도 이걸 부인하지 않는다. 물론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긴 하다.하나 태반은 취직준비나 고시공부를 위한 것이다.서울대 대학원에 미달사태가 빚어졌다.지금 졸업하면 취직이 안되니까 휴학하고 군에 가는 학생 비율이 많게는 40%에달한다는 보도도 있다.당장 취직에 도움 안되는 기초과학,인문학 과목은 수강생이 없어 폐강위기에 몰린 대학이 허다하다. 이 상태로 간다면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는 것은 고사하고 점점 더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몇년 뒤 지금의 중고등·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될 무렵.지금 우리가 겪는 이 교육의 황폐함이 ‘문화의 암흑시대’가 돼 우리의 발목을 조이는 족쇄로 나타나지 않을까 두렵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교육에 두어야 한다.교사,학교,우수한 교수에 대한 투자 없이 교육개혁은 요원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러 아이비 리그로 가는 학생들.공부보다는 다른 분야에 남다른 재능을 타고났는데도 억지로 입시공부에 매달려야하는 학생들.박봉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아이들 사교육비를 대야하는 학부모들.이들을 제자리에 돌려놓지 못하면 우리의 21세기 준비는 모두 공염불이다. 이기동 국제팀장 yeekd@
  • [기고] 역사의 허구는 공허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현해탄 너머에 있는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시마네대학 국제회의장.지난 3일부터 사흘간에 걸쳐 한·일 양국의 인문·사회과학 연구자가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그러나 둘째날인4일 뜻밖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가미타카모리(上高森)구석기 유적조작사건이 공표되었다. 일본사를 무려 70만년까지 끌어올려 영웅으로 부상한 도후쿠(東北)고고학연구소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미타카모리 발굴단장이자신이 1주일 전에 묻어 놓은 석기를 새로 발굴한 것처럼 조작한 자작극이 탄로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은 이미 80여년 전 베이징(北京) 근처의 주구점(周口店)동굴유적에서‘북경원인’이라고 명명된 50만년 이전의 화석 인류를 발견하여 ‘아시아인의 원고향’이라고 까지 일컬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 이후 남북한이 약속이나 한듯이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다.북한은 평양 근처 검은모루 동굴유적이 각광을 받았고,남한은 아프리카·유럽형에 속하는 전기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와 자르개를 전곡리에서 발굴해 세계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구석기시대의 존재조차 불분명했던 일본은 경제적 번영에 도취한 나머지 상상조차 못할 역사 미화를 서슴지 않았다.일본 학계는1946년 군마(群馬)현에서 발견한 2만5,000년 전의 석기를 보고 흥분하였다.이때 문제의 후지무라가 등장한다.1981년 발굴 조사를 벌인미야기(宮城)현 이와데야마마치 유적이 적어도 5만년 전까지 연대가올라간다고 극적인 발표를 했다.이후 그가 수십개의 구석기 유적 발굴에 손을 댈 때마다 연대가 올라가는 유물이 계속 나왔다. 드디어는 가미타카모리 유적을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리고,중국의 북경원인과 결부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후지무라의 발굴을 통해 일본은 선사문화를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찬란한 문화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집트문명과 맞먹는 고대문명이 존재했다는 내용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일본이 ‘세계 4대 문명’의 하나라고까지 허구에 찬 주장에 맞장구를 친 일본 국민의 한결 같은 성원도 가세되었다.나아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석기시대 조작사건을 오랫동안 묵인한 일본 학계의 학문적 양심도 오늘과 같은 사건을 일어나게 한 요인으로 지적할수 있다. 일본 고고학자들은 우리를 가미타카모리 유적지로 초청하는 계획을세워놓았다고 한다.일본 역사의 서장을 알리는 유적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좀더 진전된 한·일 고고학 교류가 불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그런데 이 유적 조작사건이 공표되자 언제 그런 계획이 있었냐는식으로 조용하기만 하였다. 심포지엄이 끝난 5일 일본은 문제의 조작사건을 시인하면서 이를 속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일본 교육부도 조작되고 왜곡된 교과서를고쳐 나가겠다는 재빠른 조처로 뒤따랐다. 일련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머리 속에는 우리의 옛날 모습이 스쳐갔다.1981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구석기 학자 클라크(D.Clark)박사가 충남 공주 석장리,충북 점말 구석기유적을 실사한 뒤 연대 문제와 문화유적의 진위에 의문점을 제기한 일이 있다. 그후 20년 동안 우리 학계는 구석기 연구에서 과학에 바탕을 두지않고 무작정 연대를올리는 등 적지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유적의 진위 문제,깨진 돌 조각을 석기로 간주하여 성과를 과대 발표하는 문제,저절로 깨진 뼈 조각 따위를 인공 예술품으로 해석하는 문제 등 숙고해야 할 일은 한둘이 아니다. 가미타카모리 유적의 유물 조작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나아가 그동안 수없이 이루어진 일본의 고고학적발굴 결과나 역사 교과서의 왜곡 기술, 그리고 일그러진 한·일관계사를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역사의 허구(虛構)는 결국 공허할 뿐이다. 임효재 서울대 교수·선사고고학회장
  • [굄돌] 화장실 문화와 교육 문화

    한국은 맛있는 것도 풍부하고 볼 것,놀 것도 많은 별천지 같다.그런데 재작년인가 막상 외국인과 함께 서울 나들이를 해보니 “한국인”으로 다닐 때는 못 느끼던 불편함과 거북함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선전소리,토한 자국이 남아있는 지하철 계단,안내표지가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 관광 명소들…그러나 무엇보다 화장실이 가장 곤란했다.외국인은 어느 역에 내렸다가 화장실이 급했는데 역 근처 화장실을 가보더니 그냥 나왔다.호텔로 되돌아 갈 때까지용무를 참는 외국인의 모습을 보는 내가 힘들었고,걱정되었고,창피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는 화장실 문화 개선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불과 한 두 해 사이에 정부까지 합세하고 있다.언젠가 왜 음식점은 초호화판으로 꾸미면서 화장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고 물었더니 한결같이 “고질적인 한국병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절망적으로 답을했다.그러나 하나씩,둘씩 바뀌기 시작하니 얼마나 쉽게,빨리 바뀌는가? 나는 우리의 교육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본다.지금 한국의 교육은어디부터 손봐야 할 지 모를 정도로 절망적이라고들 한다.그래서 조기유학도 보내고 이민도 떠난다.자기 앞에 있는 화장실이 더럽다고 호텔까지 찾아가는 외국인 마냥.우리 자녀의 장점을 보살펴 주고 키워주는 것은 거창한 사업이 아니다.학원 선생님이나 교육부 장관만이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아니,오히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부모의 몫이지 않은가.공부 타령을 그만하고 자녀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공부 말고도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생기를 되찾을 것이다.“잘 노는 게 공부”라는 21세기.무엇을 하며 어떻게 잘 놀 것인가는 자녀와부모가 함께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인지도 모른다. 남들이 바뀌기를 기다리지 말자.나부터 바꿔보면 어떨까? 바로 오늘부터 각자의 마음 바꾸는 일부터 시작하자.수능점수,일류대학,빠른출세 따위에 대한 환상만 깨고 보면 너무나 괜찮은 아이들과 너무나훌륭한 부모님들.화장실 문화가 한 두 해 만에 바뀌는 것을 보며 나는 또 한번 한국에 희망을 그려본다. 최성애 국제 심리‘가족치료사.
  • 후지무라 참여후 석기유물 발굴

    [도쿄 연합] 일본 구석기 유물 발굴 날조 사건의 장본인인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씨가 올해 발굴작업에 관여한 유적 가운데 두 곳의유적에서 발굴된 석기도 날조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8일 재야 고고학자인 후지무라씨가 올해 발굴 작업에 관여한 7개 유적중 사이타마(埼玉)현 지치부(秩夫)시의 오가사카(小鹿坂)등 4개 유적에서 그가 발굴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을때는 석기가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4일 18점의 석기가 세차례에 걸쳐 50만년 전의 지층에서 발굴된 오가사카 유적의 경우 석기가 발견된 날에는 후지무라씨가 예외없이 발굴 조사현장에 있었으나 공교롭게도 그가 없었을 때는 석기가한 점도 출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오가사카 유적 등에서 발굴된 석기도 날조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후지무라씨는 4개 유적 중 가미타카모리(上高森),소신후도자카(總進不動坂) 등 두 곳의 유적에 대해서는 자신이 석기를 스스로 파묻었다고 시인했으나,오가사카 등 나머지 두 곳의 유적은 날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日 ‘구석기유물 조작’ 전면 재조사

    일본 문부성은 5일 도호쿠(東北) 구석기 문화연구소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50)부이사장의 일본 구석기 유물 조작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문부상은 이날 “후지무라가 조작했다고시인한 두 곳의 유적지 외에도 후지무라가 관여한 다른 유적지도 정밀 재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어 “후지무라의 발견을 토대로기술된 교과서의 관점도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교과서 개정 입장을 시사했다. 후지무라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에 발굴한 미야기(宮城)현의가미타카모리(上高森)유적과 지난 9월에 발굴한 홋카이도(北海道) 소신후도자카(總進不動坂)유적의 날조를 공식으로 인정하고 사죄했다. 후지무라는 지난 92년 미야기현 가미타카모리 구릉에서 처음 토기를 발견한 이래 같은 장소에서 5∼6차례 잇따라 발굴하면서 ‘일본의기원’을 최소 50만년 이전으로 앞당겼다.그러나 그가 지난달 27일 70만년전 이전의 것이라고 발표한 토기는 자신의 소장품을 파묻은 뒤꺼낸 ‘날조’임이 밝혀졌다. 이번 유물 조작사건으로 최근 중학교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하고있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독자문명론’이 근거를 잃게 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日 구석기유물 조작 ‘충격’

    [도쿄 연합] 일본에 70만년 전의 전기 구석기문화가 있었음을 증명해 세계적 관심을 끌었던 미야기(宮城)현의 가미타카모리(上高森) 유적은 완전히 날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5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구석기문화 조사단이70만년전 석기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내용은 조작된 것이며,앞서 10월22일 새벽 6시18분쯤 조사단장인 도호쿠(東北)구석기문화연구소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50) 부이사장이 발굴현장에서 미리 준비해 온석기를 묻었다고 촬영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후지무라 부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심리적 압박이 심해 마(魔)가 끼였다”며 “발굴된 6개 유구와 유물 31점 중 27점의 석기는개인적으로 소장해온 수집품이었다”고 날조사실을 시인했다.지난 9월 전기 구석기시대의 유적으로 알려진 홋카이도(北海道) 소신후도자카(總進不動坂) 유적의 석기도 자신이 조작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가미타카모리 유적은 1998년부터 일본 고교교과서에 실렸으나 이번에 날조사실이 드러남으로써 학술적 신빙성을 잃게 됐다.나아가 후지무라 부이사장이 “초기 발굴 성과는 믿을 만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본인이 세계 ‘최우수 민족’임을 내세워온 그의 행적에비춰 일본의 전기 구석기시대에 관한 그의 연구도 전면적 재검토가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후지무라 부이사장은 1992년 8월 목초지 개간 과정에서 가미타카모리 유적을 찾아내 1993년부터 6차례에 걸쳐 40만년 전,50만년 전,60만년 전 등의 석기를 잇달아 발굴,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석기의 기록을 해마다 경신했다.1981년에는 당시 최고(最古)의 기록을 1만년 이상 경신한 4만년 전의 석기를 발견해 ‘석기의 신’,‘신의 손’으로까지 불려왔다.
  • [외언내언] 북한에 영어 열풍?

    학창시절 미국인 선교사에게 영어를 배운 적이 있다.솔직히 당시 필자의 영어 회화 능력에 비해 그의 한국말 실력이 월등했다.유창한 우리말 구사력을 칭찬할 때마다 그는 “아직 쥐꼬리 만큼 밖에 몰라요”라는 등 재치있는 말로 더욱 기를 죽이곤 했다. 나중에야 그가 한국에 오기 전 1년간 합숙까지 하며 ‘한국어 지옥훈련코스’를 거친 사실을 알았다.필자가 중학교에서 대학원까지 투자했던 영어 공부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약적으로 투입했던 셈이다.모국어가 아닌 말을 배우는 데 왕도(王道)가 없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세계화와 정보화 물결이 노도처럼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더불어 우리나라에 영어공부 열풍이 몰아친 지 오래다.유치원생 영어 과외나초등학교생 조기유학 붐에 이르기까지 차라리 광풍(狂風)이 아닐까싶다.인터넷 월드 와이드 웹(www) 사이트 언어의 86%가 영어라니 당연한 추세일 수도 있다.이 때문인지 영어를 쉽게 익힐 수 있다는 교습 방법이 난무하고 있다.‘영어엔진을 갈아 끼워라’에서부터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말라’는 등 셀 수 없이 많다.하지만 어떠한 묘수이든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외국어를 정복할 수 있다고 속삭인다면 요설(妖說)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이같은 영어 열풍이 마침내 한반도 북쪽으로도 번질 모양이다.북한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부장관에게 영어교사 파견을 요청했다는 보도에서 그 조짐이 감지된다.김위원장은 평양에서 올브라이트와 회담 도중 통역 능력을 이유로 통역관을 전격교체하기까지 했다.그러면서 첫 통역자가 지난 1994년 카터 전 미대통령 방북시 김일성 주석의 통역관이었지만 “6년 동안 영어를 전혀안써 실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북한도 오랜 전부터 나름대로 영어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10여년전부터 우리의 초등학교 5학년에 해당하는 고등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를 본격적으로 가르치고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주체사상에 입각해 영어 등이 북한의 이른바 ‘문화어’에 유입되는 것을 극력 차단해 왔다.외국어나 외래어를 순우리말로 바꾸는 말다듬기도 병행했다.그 결과 노크를 손기척,로션을살결물,산란기를 알쓸이철로 하는 등 꽤 예쁜 어휘가 많다.물론 도가 지나쳐 억지 조어도 적잖다.‘전구’(電球)를 듣기 민망한 ‘불알’로 바꾼 사례가 대표적이다. 어쨌든 북한이 영어 교육을 강화하려 한다니 반가운 일이다.우리식사회주의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적 조류를 접하게 되면 북한주민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소금을 먹으면물을 켜기 마련이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신간 맛보기

    ●한국적 추상 논의(임석재 지음,북하우스 펴냄)이화여대 건축학과교수인 저자의 우리시대 현장 건축 비평.30∼50대 주요 건축가 19명의 90년대 주요작품 27개를 망라,김원의 갤러리 빙과 김기웅의 성북구민회관 등 같은 주제와 경향별로 직접 비교했다.한국 현대건축에유독 추상이 강세인 이유가 자본주의식 대량개발이 난무하는 현실에기인한다고 분석하고,90년대 들어 나타난 한국적 현실문제를 포용하려는 작은 움직임은 막힌 역사의 흐름을 트이게 하는 단초라고 평가. 직접 찍은 사진 307컷을 수록하는 등 성실한 답사와 애정어린 비판이돋보인다.2만5,000원●미국 기자들 이렇게 취재한다(미국탐사기자·편집인협회 지음,이용식 옮김,학민사 펴냄)개괄적 입문서나 이론서와는 달리 미국 언론인들의 취재·보도과정과 현실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1부는 자료 추적과 취재 대상 선정,거짓 경력 밝히기 등 취재를 위한 준비를 다뤘다. 2부에는 입법·행정부 민간부문 비영리단체 의료 환경 등 14개 분야별 취재요령,3부에는 호소력 있는 기사 작성과 보도,언론의윤리 등을 담았다.미국의 데이터베이스와 웹사이트 등 유용한 정보도 수록. 미국사회의 내부 구조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2만원●이민가지 않고도 우리 자녀 인재로 키울 수 있다(최성애·조벽 지음,한단북스 펴냄)학습발달 전문가 부부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얻은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자녀교육 전략.학력제일주의가 사라지고 개성이 재산이 된 시대 변화를 파악,자녀를 인격체로 대하고 50명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라는 등 새시대 학부모 10계명을 제시.중학생과 고등학생을 구분해 7가지씩의 전략도 담았다.저자는 피난성 유학 대신 부모의 고정관념부터 바꿈으로써 문제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조기유학을 보내야 할 경우 유형별 대처방법도설명.9,800원●꿈의 공장(일리아 에렌부르크 지음,김혜련 옮김,눈빛 펴냄)할리우드 영화산업 선구자들의 시련과 야망을 소개.1914년 최초의 전국 규모 영화배급사인 파라마운트 영화사를 창립한 아돌프 주커,1915년 폭스사를 설립해 공식적으로 영화제작에 뛰어든 윌리엄 폭스,시카고에서 ‘5센트 극장’을 열고 배급업에 종사하다 1912년 유니버설사를세운 칼 램믈 등의 입지전적인 이야기가 담겼다.러시아의 소설가인저자는 할리우드 영화가 대중의 꿈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현실을 왜곡한다고 비판한다.‘영화계의 황제 윌 헤이즈’‘찌꺼기 인생들’ 등14장으로 이뤄졌다.1만2,000원
  • TV홈쇼핑시장 신규 진입 ‘물밑 각축’

    내년에 케이블TV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고 하반기에는 위성방송까지 시작되는 등 방송환경이 다매체 다채널로 바뀌면서 TV홈쇼핑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CJ39쇼핑,LG홈쇼핑 등 TV홈쇼핑의 편리함이 시청자들에게 빠르게 다가가면서 TV홈쇼핑이 매력적인사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 TV홈쇼핑 방송사의 총 매출은 6,000억원에 달한다.올해엔 8,000억∼9,000억원,2002년에는 2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삼성경제연구소의 예측이다. ◆누가 준비하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방송위원회에 사업제안서를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TV홈쇼핑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는 사업자가30∼40개, 많으면 100개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정부출연기관 외에도 대기업,대형 유통업체,인터넷 사업자,중소제조업체 등다양한 사업자들이 진출의사를 비치고 있다.현재 TV홈쇼핑은 LG홈쇼핑과 CJ39쇼핑이 전체시장의 90%를 점하고 있고 10%를 몇몇 업체들이나눠갖고 있다. 진출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분은 중소기업제품과 농축산물 분야다.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출자한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기업 전용방송’을 설립,방송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민간경제단체인 중소기업협동중앙회는 홈쇼핑 운영노하우를 가진 C&Tel과 ‘중소기업홈쇼핑㈜’를 설립했다.이들의 경우 중소기업 제품의판로확보라는 ‘명분’이 가장 큰 무기다.농축산물 분야에서는 농협이 닭고기유통업체인 ㈜하림과 ‘농수산방송위원회’를,농협의 100%자회사인 농협유통인 삼성물산과 ‘하나로쇼핑넷’을 설립했다.농협과 농협유통,중소기업협동중앙회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전혀 무관하지 않은 단체들이 각각의 사업을 준비,중복투자 시비도 낳고 있다.이외에도 갤러리아백화점,한솔CSN 등도 TV홈쇼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채널은 2개 정도 준비중인 사업자는 많으나 신규 승인될 채널은 2개,많아야 3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홈쇼핑은 보도,종합편성 등의 채널과 함께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채널이다.또 방송법에는 방송위의 승인을 받은 채널을 종합유선방송사(SO)와 위성TV가 반드시 전송하도록 규정지었다.즉 TV홈쇼핑은 방송위의승인만 받으면 케이블과 위성방송에서 동시에 방송된다는 이점이 있다.지난 5월 신규승인을 받은 15개 케이블채널이 전국 77개 SO들과방송여부에 대해 일일이 계약을 하는 점에 비하면 엄청난 특혜다. 그러나 이는 거꾸로 신규 채널의 수를 제한하기도 한다.기술적으로수백개의 채널이 가능한 위성방송과 달리 종합유선방송은 가용 채널수가 한정돼 있어 올해 개국한 케이블방송들도 일부 소화가 되고 있지 않을 정도이다.따라서 케이블업계의 가용능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2개 정도가 가능하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결국 준비중인 사업자에 비해 극소수의 채널만이 가능해지게 됨에 따라 TV홈쇼핑신규승인을 둘러싸고 한바탕 잡음이 일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부산영화제 폐막작 ‘화양연화’ 21일 개봉

    길을 걷다 문득 지난 시절의 한 장면이 속절없이 그리웠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었을 게다.지난날은,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충분히 아름다운 건지도 모른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 수상작이자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화양연화’(花樣年華·21일 개봉)는 왕가위 감독이 꼭 그런 감수성으로 만든 영화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뜻하는 제목처럼 영화는 특정 시간,특정 공간에 카메라를 고정시켰다.60년대 홍콩.벽 하나를 사이에두고 같은날 나란히 이사를 온 차우(양조위)와 리첸(장만옥)은 처음엔 그냥 무덤덤했다.그러나 출장으로 자주 집을 비우는 남편때문에,회사일이 바빠 늘 퇴근이 늦는 아내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두사람은 조금씩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배우자들이 몰래 만나는 사이란 걸 알고서 둘의 감정은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는다.막연한 호감은 동병상련의 연민으로,연민은 어느새 사랑으로. CF같은 화면 느낌은 어느모로 보나 ‘왕가위표’다.‘중경삼림’이나‘해피투게더’와는 다르게 느린 호흡으로 감정의 흐름을 잡아낸 탓에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다.아파트와 골목,자동차를 오가는 한정된 공간에다 남녀주인공 이외의 주변인물들은 의도적으로 배제됐고대사도 최대한 절제됐다.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했던 한 시절이 바로‘화양연화’”라는 감독의 감수성에 동의한다면 영화속 사랑이야기는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가 없다. 드러내지 못하고 가슴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섹스신이나 베드신 한번쯤은 허용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한데,야박하게도 영화는 미완의슬픈 사랑을 에둘러 역설하기로 했다.거실에서 집주인이 마작판을 벌이는 통에 차우의 방에 갇혀 함께 밤을 보내면서도 두사람 사이에는감정의 떨림만 오갔을 뿐이다.사랑의 비밀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앙코르와트를 찾아간 차우가 흙벽에다 추억을 묻는 마지막 대목은 그래서 더 오래 잔상을 남긴다. 영화는 15개월간의 작업 끝에 완성됐다.60년대 홍콩의 인기유행가 ‘화양연화’나 냇킹콜과 마이크 갈라소 등의 배경음악,영화속 시간의흐름을 보여주는 주요장치인 장만옥의 의상에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황수정기자 sjh@
  • 연골세포 배양 이식 무릎관절 치료법 개발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셀론텍(대표 장정선)은 무릎관절을 앓는 환자의 손상되지 않은 연골세포를 채취·배양한 뒤 손상 부위에 이식해 관절을 치료하는 ‘자기유래 연골세포 이식술’이란 무릎관절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 치료법은 지난 96년부터 5년 동안 3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국내처음으로 연골세포 배양에 성공한 것으로,이달말부터 국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판에 들어간다고 셀론텍 측은 밝혔다.셀론텍은 “기존약물·물리치료 등에 의한 연골손상 치료법은 관절환자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데 그쳤으나 새 치료법은 관절연골을 정상적으로복원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수술 6주 후면 걸을 수 있고 3개월뒤엔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부실기업 퇴출 2막 올랐다

    채권단의 미주실업 워크아웃 중단 결의는 정부의 2단계 기업구조조정 청사진 발표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미주실업의 실질적 오너는 현직 여당 국회의원인 박상희(朴相熙)씨다.이때문에 재계와 금융계는 미주실업의 퇴출을 이른바 ‘기업 살생부’의 본격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업 살생부 신호탄인가 미주실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월.이후 채권단은 신규지원 116억,전환사채(CB) 89억,출자전환 31억원 등 채무조정을 해주었다.이자상환 유예 등으로 채권단이 손해본 돈만도 55억원이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와 자구노력 미진으로 미주실업의 경영상태는갈수록 악화됐다.올해 337억원어치를 팔겠다던 부동산은 3월말 현재2,000만원 매각에 그쳤고,2개사를 없애겠다던 계열사도 1개사 정리에그쳤다. 무엇보다 미주실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은 61억원 적자였던 반면지불해야 할 금융비용은 약 3배인 117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장사를해서 이자를 갚을 수 있는가’를 퇴출 여부의 중요판단잣대로 삼겠다고 한 정부 발표와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금융계는 일단 정치권 압력 등 그간 채권단 결정에 영향을 미쳐온 시장외적 변수들이 상당부분 걷힐 것으로 보고 채권단의 이같은 자율결정이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채권단이 덩치큰 대기업에 대해서도 막대한 대손충당금 손실을 감내하면서 비슷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을 제시하는시각도 있다. ◆기업구조조정 2막 시작됐다 10월중으로 경영상태가 부실한 기업들은 퇴출시키겠다는 정부방침에 재계가 떨고 있다.금융감독위원회는 2차 금융·기업구조조정 방침과 관련,단기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과 부채비율 200%이하 기준에 미달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기정리 방침을 밝혔다. 즉,단기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은 10월 중으로 채권단을 통해 출자전환 등으로 회생방안을 강구하고 회생가능성이 없으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청산 등의 절차를 밟는다는 것이다. 부채비율 200%를 넘는 기업은 재무약정의 적정성 여부,사업성전망등을 검토,필요시 퇴출 등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이자보상배율이 1이하인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관리종목과 금융기관을 제외한 450개 상장기업 가운데 지난 상반기 결산실적상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기업은 전체의 30.2%인 136개사(워크아웃기업 30개사 포함)로 나왔다. 또 9.5%에 해당하는 43개 기업은 영업적자를 기록해 이자보상배율이마이너스(-)였고 가장 낮은 기업은 -33.50에 불과했다.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인 기업 가운데는 D,H,L,S그룹 등 재벌그룹 계열사가포함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만 기업정책을 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기업정책은 산업정책과 연계되어야 한다”면서 “이자보상배율뿐만 아니라 같은 업종의 평균부채비율 등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퇴출여부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퇴출보다는 회생쪽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현갑 안미현기자 eagleduo@. *대우車 '입질' 하도록 '미끼' 만들자. 대우차 매각이 미로를 헤매고 있다.채권단이 ‘선인수 후정산’ ‘분할매각’ 등의 양보카드를 잇따라 내보이고 있지만 인수후보들은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오히려 ‘언론플레이’를 통해 입찰조건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이끌어보려는 기색이 뚜렷하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구매자의 ‘니즈’(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카드를 마련,속전속결로 처리해야 한다는주장과, 조기매각에 대한 정부·채권단의 지나친 집착이 졸속처리를가져올 수 있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대우차 처리에 관한 전문가 해법을 들어본다. ■전용욱(全龍昱) 중앙대 교수 대우차 매각에서 중요한 원칙은 국내자동차산업의 경쟁체제를 유지할 것,대외신인도 하락을 막을 것,구매자의 수요를 맞출 것 등이다.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분할매각이 비교적 최선의 카드다.GM이 가장 욕심내는 것은 아시아시장 교두보로서의국내 영업망(생산시설)이다.대우차의 동구권 공장은 현대차에 매각할 수 있다.독점시비도 피할 수 있고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나머지는 워크아웃을 하든 청산을 하든 우리가 떠안아야 한다.어차피 대우차 매각은 사는 사람이 유리한 게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정부나 채권단이 국민의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GM과의 수의계약도 생각해볼 수 있다.대우로 인한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광두(金廣斗) 서강대 교수 정부와 채권단이 너무 서두른다.채권단이 밝힌 분할매각 방안도 순전히 사는 사람에게 취사 선택권을 준형태 아닌가.파는 사람이 구매자의 수요도 고려하되 적극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분할 조합’을 짜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공기업이나 위탁경영 방안은 정상화 장담도 없고 경영을 책임질 인재풀도없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파는 게 최선이다. 다만 정부·채권단·학계 등 전문가들이 모여앉아 선택가능한 시나리오를 짜야한다.한달이라는 기한에 집착하지 말고 약간의 여유를 가질필요가 있다. ■최공필(崔公弼)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대북사업과대우차를 연계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봄직하다.살 사람들이 팔짱을 끼고 있는데 압력만넣어봐야 무슨 소용인가.새로운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한다.북한은자동차에 관한 새로운 수요창출이 가능한 시장이다.우리 울타리 내에서만 보지 말고,대북사업 활용 등 뭔가 새로운 발상전환이 아쉽다. 안미현기자 hyun@
  • 유흥업주등 150명 세무조사

    국세청이 러브호텔 등 숙박업소와 청소년위주 유흥업소,소비성 해외여행자 등 150명에 대해 곧 특별 세무조사를 벌인다. 개인별 납세실적을 평생 전산으로 누적관리하는 납세실적 마일리지제도를 도입,공적부조와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국세청은 1일 전국지방국세청장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하반기세정개혁 방향을 결정했다. 해외에서 외화를 낭비하는 호화여행자와 조기유학자,고급유흥업소출입자 등에 대해 소득원이 불분명할 경우 그 부모와 관련기업에 대해 자금유용이나 외화유출 여부를 정밀 내사중이다.소비성 해외여행의 경우 관광목적으로 10개국이상 장기방문시 조사대상이다. 러브호텔,청소년위주 호화유흥업소 등 퇴폐·향락행위 조장업소에대해서는 탈세조사와 함께 자금출처를 조사하기로 했다.국세청은 지난 상반기 음성·탈루소득 조사결과 1,959건을 적발,1조1,785억원을추징하고 신용카드 변칙거래 관련자 17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세금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납세자보호 담당관실 인력과 기능을 확대,권리구제 외에 국세 부과·징수·조사 과정에서 납세자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사전감시기능을 부여하기로 했다.인력은 341명에서 522명으로 증원한다. 이와 함께 납세실적에 따라 연금수혜 폭을 확대하는 연계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선화기자 psh@
  • 金대통령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 안팎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과 개별 정상외교는 우리의 외교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차원의 국제 행보다.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특히 명목상 국가원수이긴 하나 북측 김영남(金永南) 상임위원장과의 뉴욕 단독회담은 화해·협력의 한반도 기류를 국제사회에 직접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남북 단독회담] 김 상임위원장과 가질 회담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이후 북한 고위층과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받을 만하다.특히 ‘6·15 공동선언’에 대한 후속조치들이 속도를내며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남북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을 예정이다.서울 답방을 앞둔 김 국방위원장의 메시지가 전달될 공산이커 남북정상간 간접 대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남북관계가 보다 탄탄한 기초 위에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국제 외교무대에서 처음으로 남북의 국가원수급 인사가회담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 화해·협력 시대의 도래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정상회의 및 개별 정상회담]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은 21세기유엔에 대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김 대통령 스스로도 기조연설을 통해 이러한 우리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할 예정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6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의의를 설명함으로써한반도 화해·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에 대한 지원약속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클린턴 미 대통령,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푸틴 러시아대통령과의 개별 정상회담은 양자관계의 발전과 함께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를 위한 조율의 자리가 될 것이다.김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정착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란. 유엔 천년 정상회의(밀레니엄 정상회담)는 내달 6일부터 8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164개국 국가원수 또는 행정수반들 간의 정상회담을 말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새천년을 맞이해 인류의 평화와번영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회의다. ‘21세기 유엔의 역할’이란 큰 주제는 잡았지만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입장차이 때문에 세부 주제는 정하지 못했다.▲빈곤퇴치 ▲평화와 안전 ▲환경보존 ▲유엔개혁 등 4개 의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각국 정상들은 각각 5분씩 기조연설을 추첨순으로 하게 되며본격적 회의는 40개국으로 나뉜 4개 그룹에서 원탁회의로 진행된다. 정상회담의 의장은 나미비아와 핀란드 대통령이 공동으로 맡는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오후,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은 8일 오전 기조연설을 한다. 오일만기자 oilman@
  • 조기 유학 중졸부터 허용

    초·중·고교생에게 전면 허용키로 했던 조기유학 방침이 중학교 졸업자 이상에게만 적용된다.초·중학생의 유학은 계속 금지된다. 교육부는 3일 이같은 ‘단계적 조기유학허용’의 내용을 담은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빠르면 9월부터 적용된다. (대한매일 7월24일자 23면 보도) 교육부는 지난 1월19일 학력에 관계없이 자비유학을 전면 자유화하는 내용으로 관련 규정을 입법예고했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중학교 졸업자 이상의 유학은 자유롭지만 초·중학생의 유학은 금지된다.따라서 초·중학생에게 유학비 명목으로 월 3,000달러이상 송금하는 것은 불법이다. 현행 규정은 고졸 이상 학력자나,예·체능계 중학교를 졸업한 뒤 학교장의추천을 받아 교육감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자비유학자로 제한하고 있다. 박경재(朴景載) 국제교육협력관은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초·중학생의조기유학에 따른 부작용을 막고,의무교육단계인 중학교까지는 국내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토록 해야 한다는 등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단계적 허용으로방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교육부는 앞으로 초·중학생에 대한 유학 자유화는 경제 회복과 함께 조기유학의 정착 정도를 감안해 추진할 계획이다. 또 조기유학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현재 부산에 1개교뿐인 국제중·고교의 설립 확대 ▲외국인 학교에 일정비율의 국내 학생 입학 허용 ▲자립형 사립고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학생들의 교육선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사설] 조기 유학의 양면성

    교육부가 지난해 10월 ‘조기유학 전면 허용’방침을 밝힌 뒤로 초·중·고생들 사이에 조기유학 과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맞기 전해인 지난 96년 1만2,000여명에 달하던 조기유학생은 한동안 크게 감소했으나 올해는 96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교육부는 예상한다.정부의유학 관련 방침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에 불법 조기유학생까지 급증하는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한때는 조기유학을 ‘가진 자의 특권의식 또는 자기과시’로 치부해 흘겨본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교육 선택의 기본권으로 여겨질 만큼 우리사회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오히려 조기유학으로 국내보다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고,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국제경쟁에 대비해 우리아이들을 세계인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조기유학을 제한하는 폐쇄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조기유학은 여전히 신중히 결정할 문제다.자녀를 외국에서 공부시키려는 부모 중에는 조기유학을 ‘도피처’나 ‘영어습득의장(場)’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현행 입시제도 아래서는 자녀를 상급학교에 진학시키기 힘드니 아예 어렸을 때 외국에 보내 그곳에서 대학교육까지를 마치게 하겠다는 것이 바로 ‘도피처’를 찾는 논리다.‘영어만은 배워오겠거니’하는기대도 올바르지만은 않다. 올 초 서울의 대원외국어고 졸업생 9명은 외국어학연수 과정 없이 곧바로 미국 명문대학에서 입학허가를 받았다.지난해 2월 영국문화원과 EBS가 공동주최한 영어경시대회에서는 어학연수 경험이 전혀 없는 회사원이 우승해 내한한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으로부터 직접 상을받았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열심히만 하면 영어를 충분히 익히고 이를 외국에서 인정해준 사례가 많다. 반면 아직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10대가 유학길에 올라 이국에서의 외로움,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공부는 커녕 심신을 망친 사례는 아주 흔하다.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갖지 못하고 세계인 의식도 깨우치지 못한 어중간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 또한 적지 않다. 유학이 성공하려면 먼저 당사자가 확고한 목적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그렇지만 조기유학을 결정하는 주체는 당사자가 아니라 결국 부모다.부모는 자식을 외국에 내보내기에 앞서 적성과 의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특히 아이에게외국생활의 어려움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판단을 물어야 한다.부모에게 등떼밀려 유학간 자녀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아울러교육부도 조기유학에 관한 방침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자녀의 조기유학을원하는 학부모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유학정보를 빠르게제공하는 체계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집중취재/ 표류하는 조기유학정책

    * 변칙유학 급증. 정부의 유학 관련 방침이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변칙적인 조기유학이 급증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조기 유학 전면 허용 방침을 발표했으나 9개월이 넘도록 최종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따라서 아직까지 17세 이하의 조기유학은 불법이다. 하지만 조기유학 허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죄책감’없이 유학을 떠나거나 준비하고 있다.일선 학교에서도 조기유학을떠나려는 학생들을 제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유학 방침의 표류가 조기유학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가 지난 5,6월 전국 1만여곳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조기 유학생 실태를 조사한 결과,99학년도(99년 3월∼2000년 2월) 조기 유학생 수는 1만1,23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IMF 이전인 97학년도 1만2,010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98학년도의 1만738명보다는 4.7%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행 규정을 위반한 불법 유학생은 모두 1,650명으로 98학년도 1,129명에 비해 46.1%나 늘었다. 99학년도 적법 유학자는 ▲예·체능계 학생과 특수교육대상자 등으로 정식유학 인정서를 받은 189명 ▲이민 부모의 자녀 5,709명 ▲외교관 및 기업체해외 주재원의 동행 자녀 3,689명이다. 불법 유학생 가운데 초등학생은 405명으로 98년 208명의 두배 가까이나 됐다.전체 불법 유학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5.4%로 98학년도 18.4% 보다 7% 포인트 증가했다. 무분별한 조기 유학으로 귀국학생도 늘고 있다.특히 초등학생이 많다. 99년 1·2학기 중 조기 귀국한 유학생 6,510명 가운데 초등학생이 3,879명으로 전체의 59.9%이었다.더욱이 해외체류기간이 2년 미만인 학생이 1,817명,2∼3년이 987명으로 정상적인 유학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 이와 함께 학년 초에 유학을 떠나는 예년의 추세와는 달리,99년에는 2학기조기 유학생 수가 5,658명으로 1학기의 5,579명보다 더 많아 조기 유학 허용방침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시도별 유학생 수는 서울지역 5,288명,경기 3,213명,부산 586명,인천 459명,대전 443명,대구 312명 순이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둔 서울 서대문구 박모씨(41·여)는 “유학 절차 등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최근 조기 유학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중학교 담임 김모교사도 “이미 유학을 떠난 학생이 있기 때문에 지금 반에서 조기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2∼3명을 말리기 어렵다”면서“정부가 빨리 정확한 방침을 확정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교육부 방침 어떻게 돼가나. 교육부는 최근 조기유학과 관련,당초 전면 허용에서 단계적 허용으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 2월 전면허용 방침을 담아 입법예고했던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을수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10월 발표했던 조기유학전면 허용 방침에서 한걸음 물러난 것이다. 발표 당시만 해도 ‘17세 이하의 조기 유학자에 대한 국외여행 허가 제한규정’은 잘못이라는 법원의 판결과 경제 회복 등의 주변 여건이 맞물려 전면 허용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월 관련 단체 간담회,여론조사 등을 종합한 결과,‘조기유학은 시기상조’였다.특히 국내 경제 전망이 밝지 못한 상황에서 서둘러 조기유학을 전면 허용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상황이 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 3월로 잡았던 조기유학 전면 허용 시기를 미루고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전면 허용 ▲단계적 허용 ▲전면 유보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한 끝에 단계적 허용 쪽으로 내부방침을 정했다.절충안을 택한 것이다. 단계적 허용은 중학교 졸업자 이상의 조기유학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골자다.교육부 관계자는 “초·중학생까지 유학을 허용하면 국가관이나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아 자칫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경제적 상황 등이 호전되고 조기유학이 정착단계에 들어서면 초등학교졸업 이상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조기유학과 관련,단계적 허용 방침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국회 교육위와의 협의 과정이 남아있다.국회 교육위는 과외대책에 대한 입법 절차를마무리한 뒤 조기유학 문제를 풀어가자는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국회와의 협의는 빨라야 8월 중순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교육부 관계자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 조기유학과 관련해 혼선을 빚고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국회 교육위와 협의해 최종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성공 가능성 10%의 함축. 이른바 ‘나홀로 조기유학’은 10명 가운데 9명이 실패한다’고 한다. 교육부 조차 조기유학의 성공 가능성은 10%에 불과하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이다. 따라서 조기유학을 떠나기 전에는 ▲뚜렷한 목표 ▲수학 능력 ▲학비 조달능력 ▲충분한 준비 시간과 함께 유학정보 등을 갖출 것을 권한다. 다음은 자녀들을 조기유학 보내고 고충을 겪은 학부모들의 사례이다.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한 40대의 A씨(여)는 두 자녀만 일찍 유학보낸 것을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6년전 중학교 2학년인 아들(20)과 고교 1학년이었던 딸(22)이 조기유학을떠났다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결국 불량 학생들과어울리고 성적은 떨어졌다. 현재 전 가족이 이민을 가 아이들을 다잡은 끝에 간신히 현지 대학에 입학시켰다. 하지만 자식들이 기대에 못미치게 성장,‘차라리 한국에서 공부시켰으면…’이라며 뒤늦은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보스톤에서 대학을 다니는 B군(20)도 고교 1년때 당시 고교 3년생인누나(24),어머니와 함께 이민을 왔다.조기유학을 위해서였다. 아버지는 한국에서 대기업 간부로 근무한다.가족이 떨어져 사는 것이다.어머니 C씨는 1년중 절반 이상을 자녀들과 보낸다. C씨는 국내 친구들에게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한국인 유학생들과 어울려 학업은 뒷전이었다”면서 “아직 정체성이 완전히 형성되지않은 아이들을 혼자 내버려두는 것은 부모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학원의 한 관계자는 “확고한 목표가 없는데다 의지가 약한 자녀를 홀로내보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면서 “가능한 한 자녀들이 자신의 목표의식을 가지고 언어 등의 사전 준비를 어느 정도 갖춘 상태에서 유학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유학준비 어떻게 할까. 최근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인터넷을 이용,값진 유학정보를얻고 있다. 유학원을 통하면 수십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조금만 품을 들이면 저렴하고 쉽게 유학 길잡이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어학연수 및 유학 설계,수속,출국 등에 이르는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많은 ‘인터넷 유학원’이 존재한다. 특히 유학정보를 수시로 바꿔 줘 최신 정보가 가득하다. 지오넷(www.geonet.co.kr)은 미국·영국·캐나다의 중·고교에 입학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교육제도와 학교 선택시 유의점,입학 수속절차,사립학교정보도 담겨있다. 유학뱅크(www.yuhakbank.co.kr)는 초·중·고교 유학 정보 뿐만 아니라 예·체능계 학교 정보도 띄우고 있다.유학비자 발급방법과 국가별 생활비,수업료 할인 학교,기숙사생활도 알려준다. 유학넷(www.uhak.net)은 조기유학 전문 사이트로 중국·프랑스·독일·이태리 등의 유학정보가 돋보인다. 유학 관련 책과 학교별 유학생 장학금도 소개하고 있다. ‘스스로 준비하는 유학’이란 뜻의 DI유학(www.diyuhak.com)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의 조기유학 정보를 띄운다. 조기유학을 떠난 여고생 이세희양(17·myhome.naver.com/saehee17/)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궁금증을 남기면 유학 체험담 등을 들을 수 있다. 박홍기기자
  • 금리가 저공행진 어디까지 계속될까

    금리가 저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4일 3년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연 9.04%를 기록했다.지난 11일의 연중 최저치 9.03%를 갱신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8%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있다. 3년만기 국고채의 유통수익률도 이날 7.93%를 기록,지난 7일 7%대를 돌파한이래 계속 7%대를 지키고 있다.7일에는 연중 최저치(7.90%)도 갈아치웠다. JP모건은 최근 ‘한국시장분석’ 보고서에서 국고채의 연말 금리를 8.3%에서 7.9%로 하향조정했었다. 금리가 이렇듯 저공행진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우선 채권전용펀드의 ‘힘’을 꼽는다.하나은행 채권딜러는 “채권전용펀드가 조성되기 이전에는 회사채 유통물량이 500억원 안팎에 불과했으나 펀드조성후 발행 및 물량 매매가 크게 활발해졌다”고 밝혔다.6월의 회사채 발행물량은 2조원에 달했다. 또 정부가 채권전용펀드 출자분의 10%를 현물출자로 허용해줌에 따라 은행들이 금리의 추가하락을 예상하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 것도 금리 하락을부추겼다.이에 영향받아 국고채및 통안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시장의 단기유동성이 좋은 점 또한 금리를 계속해서 끌어내려 당분간 하락추세가 이어지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회의론도 적지 않다.우선 하락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통상 회사채의 적정금리는 ‘경제성장률(8∼9%)+소비자물가상승률(2%)+리스크 프리미엄(0.5∼1%)’이어서 10∼11%가 적정하다는 것.요즘 회사채금리가 ‘비정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파업 여파로 공적자금의 추가투입이 확실해지면서 서둘러 이익실현을하려는 세력도 늘고 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채권물량 공급이 늘어날 것을예상한 시장참가자들이 차익매물을 조금씩 내놓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회사채 물량을 강력하게 빨아들였던 프라이머리 CBO가 최근 삐그덕거리고있는 점도 금리의 추가하락을 붙잡는 요인이다. 안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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