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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무더위 피할수있다면 ‘노숙도 불사’

    [포토] 무더위 피할수있다면 ‘노숙도 불사’

    강원 강릉시 아침 최저기온이 28.1도를 기록하는 등 동해안 지역에 열대야가 이어진 22일 오전 강원 평창군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광장에서 더위를 피해 온 시민들이 잠을 청하고 있다. 이곳은 이날 아침 기온이 20도를 밑돌아 비교적 서늘한 날씨를 보였다. 연합뉴스
  • 폭염 속 차량에 갇힌 대형견…주인은 ‘나 몰라라’

    폭염 속 차량에 갇힌 대형견…주인은 ‘나 몰라라’

    폭염 속 아동이 차량에 갇혀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동물들 역시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외부온도가 29℃에 달했던 19일(현지시간) 오후, 잉글랜드 남부 월트셔 카운티 스윈든의 경찰은 대형견인 시베리안 허스키가 차량 안에 갇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출동했다. 당시 외부보다 훨씬 기온이 높아진 차량 뒷좌석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는 채 누워 있는 상태였다. 주차장에 남겨진 주차기록을 확인한 결과, 해당 차량은 오전 10시 47분에 주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약 2시간 후인 12시 35분 현장에 도착했고, 신속하게 개를 구조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35분이었으며, 차량 옆 유리를 파손시키고 개를 차 밖으로 꺼냈다. 내부온도가 약 40℃ 까지 치솟은 차량 안에서 2시간이 넘도록 갇혀 있었던 개는 구조된 후에도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경찰이 탈수를 우려해 물을 가져다 줬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삼키지 못한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얼마 뒤 차량과 개의 주인이 나타났고, 자신의 차가 파손된 것을 본 뒤 매우 분노했다. 경찰이 반려견을 당장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받게 하라고 했지만 경찰의 이러한 충고도 그 자리에서 묵살했다. 결국 경찰은 해당 주인이 반려동물을 학대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강제로 그의 개를 압수해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대형견인 시베리안 허스키가 좁고 뜨거운 차 안에 갇혔다가 구조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해당 차량 및 개 주인에게 비난을 쏟아냈으며, 허스키와 같이 털이 두껍고 많은 개가 그 환경에서 살아남은 것은 기적과도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현지 경찰은 “뜨거운 날씨에 동물만 차 안에 둔 채 자리를 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부 온도가 빠르게 올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기 전역 폭염경보… 이천·양평 낮 최고 36도

    열흘째 폭염이 계속되는 경기지역의 21일 낮 최고기온이 곳에 따라 36도까지 오르겠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 30분 현재 기온은 고양 24.4도,광주·여주 23.1도,수원·성남 24.4도,안산 23.9도,포천 21.8도,평택 24.0도 등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안성,이천,양평이 36도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오전 11시를 기해 화성,김포,시흥,안산에 발령된 폭염주의보를 경보로 격상했다. 이로써 경기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할 때 발령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과 습도가 높은 찜통더위가 열흘째 지속하고 있으므로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특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와우! 과학] 백해무익 스모그? 일부 식물 성장에는 도움 (연구)

    [와우! 과학] 백해무익 스모그? 일부 식물 성장에는 도움 (연구)

    백해무익할 것으로 여겨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 스모그가 일부 식물의 성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과학원 소속 식물학연구소 류링리 박사 연구진이 2012~2015년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스모그가 더욱 짙게 깔리는 시기일수록 나무가 더 빠르고 강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베이징 대기는 근래보다 스모그 등 대기 오염이 훨씬 심각했던 시기다. 연구진이 당시와 현재의 나무 성장 속도를 비교한 결과, 강력한 환경 정책으로 스모그가 훨씬 줄어든 근래의 나무 성장 속도가 2012~2015년에 비해 더 느려진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기체 중에 분산되어 떠도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인 에어로졸은 대기의 오염물질과 화학반응을 통해 스모그를 만들고, 빛을 산란 또는 반사하고 흡수해 기온을 올라가게 하거나 떨어지게 한다. 이렇게 발생한 스모그와 미세먼지는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반대로 나무에게는 광합성을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에어로졸로 인해 발생한 스모그가 대기에 깔리면 광합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빛이 널리 분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것이 나무들의 광합성을 더욱 용이하게 해 성장을 돕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공기 중의 에어로졸은 나무와 같은 식물 주변의 습도를 높이는데, 이때 나무 등 식물의 기공(식물의 잎과 줄기에 있는 숨구멍)이 열리면서 수분을 더욱 원활하게 흡수해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식물은 일생동안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끌어들이고 산소를 내뱉으며 수분을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리고 주변 습도가 올라갔을 때 과감히 기공을 확장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나무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는 에어로졸 농도가 감소할 경우 성장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면서 “이것은 대기오염에 대비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훨씬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의 유명 인문학 출판사인 ‘와일리’가 발간하는 학술지 ‘글로벌 생물학 변화’(Global Change Biology) 6월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통학차량 여아 사망’ 교사, 결석 알고도 연락 안 해

    ‘통학차량 여아 사망’ 교사, 결석 알고도 연락 안 해

    폭염 속에 4살 아이가 통학차량에 갇혀 사망한 동두천시 어린이집 담임교사가 사실은 통학차량이 도착한 직후 아이가 등원하지 않은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담임교사 김모씨가 경찰에 “17일 오전 9시 40분경 숨진 A양(4)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외부 손님 때문에 정신이 없어 잊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린이집에 오지 않은 사실을 학부모와 출결 담당 교사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A양은 지난 17일 9시 40분쯤 다른 원생들과 통원 차량을 타고 어린이집에 왔지만,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의 운전사도 어린이집 교사도 아이가 내리지 않은 사실을 모른 채 차문을 잠가버린 것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 32도로 차 안은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해당 교사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부모에게 “아이가 왜 등원하지 않았냐”며 연락을 취했고, “정상 등원했다”는 부모의 연락을 받고 뒤늦게 A양의 부재를 인지했다. 이후 A양을 차량에서 발견한 때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20일 어린이집 담임교사와 인솔교사, 원장, 운전기사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다음 주초 이들 중 원장을 제외한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 창녕, 낮 기온 39.3도 올해 최고 기록.

    올 들어 처음으로 전국 내륙지방 전역에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20일 경남 창녕의 낮 기온이 39.3도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까지 올해 최고 기온은 지난 16일 경북 영천에서 기록한 38.3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주요 지역 기온은 영천 39.2도, 대구 38.5도, 광주 37.3도, 서울 34.6도까지 오르며 기록적인 폭염을 이어갔다. 7월 낮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한 지역도 속출했다. 20일 상주가 36.8도를 기록 2015년 7월 31일 36.3도의 극값을 경신했다. 순천 35.5, 장수 34.8도까지 오르며 새로운 극값을 기록했다. 전국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경북에서 폭염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김천에 사는 4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폭염에 의한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 같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예정됐던 축제도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는 20일 2018 허왕후신행길축제를 3일간 연기했다. 이에 앞서 하동군도 하동송림공원과 섬진강 일원에서 열려고 했던 제4회 알프스 하동 섬진강 재첩축제를 무기한 연기했다.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전기공급이 끊겨 폭염 속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사고도 발생했다. 20일 오전 5시 20분경 아파트의 자체 변전실 차단기에 이상이 생겨 470여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가 7시간 만에 재개됐다. 연일 무더위로 가축 폐사가 잇따르자 축사와 가축관리에 비상령이 걸렸다. 경북도는 관계자에 따르면 닭 12만 2100마리, 돼지 1879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전남 통역지역 어민들은 폭염으로 가두리양식장 수온이 올라 물고기가 대량 폐사할까 수온을 재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제10호 태풍 ‘암필’(AMPIL)이 대만 북동부 해상을 경유하여 중국 상해부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태풍에 동반된 뜨거운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무더위로 인한 불쾌지수가 상승하고 습도 증가에 의해 열대야 발생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동두천 어린이 참사···“기본조치 안한 탓”

    동두천에서 4살 여아가 어린이집 통원 차 안에 방치돼 숨진 사고는 보육교사들이 인원 파악 등 기본적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20일 사고가 발생한 어린이집 담임 보육교사 A(34)씨와 인솔교사 B(24)씨, 원장 C(36)씨를 불러 조사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운전기사 D(62)씨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진술에 따르면 인솔교사 B씨는 숨진 E(4)양 등 어린이 9명을 태우고 17일 오전 9시40분쯤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B씨는 “차에서 아이들이 서로 빨리 내리려다 부딪히며 울음을 터뜨려 정신없는 상황에서 뒷좌석에 앉아 있던 E양을 잊었다”고 진술했다. 담당 보육교사 A씨는 E양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원장에게 바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등원한 직후 인원을 확인해 결원이 있으면 원장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A씨가 이를 잊고 그대로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원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원감 선생이 E양이 보이지 않는다고 교사들에게 알렸고, 어린이집 측은 그제야 부모에게 연락했다. “아이가 정상 등원했다”는 부모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근처를 뒤져 어린이집 차 안에서 E양을 발견했지만 이미 E양은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 어린이집의 규모는 원생 97명에 반이 6개다. 교사는 총 11명이며, 정교사 8명과 보조교사 3명이다. A씨가 맡은 반의 어린이 수는 15명이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4시 50분쯤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4살 E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E양은 어린이집 통원 차량에서 미처 내리지 못하고 약 7시간 방치돼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벨트를 풀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동두천 낮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와우! 과학] 폭염은 예고된 일?…올해 상반기, 역대 세 번째 더웠다

    [와우! 과학] 폭염은 예고된 일?…올해 상반기, 역대 세 번째 더웠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 탓에 지구온난화가 진행된 지 오래다. 하지만 올해 역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매셔블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올해 상반기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지난 1880년부터 기록 측정을 시작한 이래 역대 세 번째 더운 시기였다. 이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연구소와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실린 내용이다. 최근 우리나라 역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올해가 매우 더운 한해임을 실감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물론 올해 만 유독 더운 것은 아니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의 상반기 기온은 역대 1위부터 4위에 오른 것이다. 단일 월이나 연도의 기록 경신도 유력한 증거가 되지만, 이런 장기적 추세는 과학적으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미시간공과대의 환경화학자인 사라 그린 박사는 매셔블과의 인터뷰에서 “기록이 한 번 깨지면 그건 요행이다. 그 일이 다시 일어나면 그건 우연”이라면서 “세 번 일어날 때는 그건 추세이지만, 매년 일어날 때는 그건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에 함께 공개된 기상 변화 예측 GISTEMP(GISS Surface Temperature Analysis) 세계 지도는 이런 추세가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전 세계의 기후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대기 중 온실가스에 크게 영향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린 박사 역시 “안정된 기후에서는 한곳이 평소보다 따뜻하면 다른 곳은 춥다. 이 지도는 이제 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거의 모든 곳이 더 뜨거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지구의 광대한 바다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바다는 암석 표면보다 훨씬 더 흡수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구에 축적되는 열의 90% 이상은 바다에 갇히게 된다. 그린 박사는 “특히 바다의 끊임없는 온도 상승이 우려된다. 땅 온도는 바람의 방향이나 구름의 변화 등에 따라 바뀌지만, 해수면의 온도 상승은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에 열이 점점 쌓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NASA 고다드우주연구소와 컬럼비아대 소속 마키코 사토 박사는 “전반적으로 지난 4년 동안의 상반기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약 1.1℃ 더 높았다”면서 “이는 실제로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진=NASA(위), 컬럼비아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포토] 무더위속 붉게 물든 지구

    [서울포토] 무더위속 붉게 물든 지구

    미국 메인대학의 기후변화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오늘의 기후 지도’속 전 세계가 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다.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중부 사하라 사막 지역에 있는 중소도시 우아르글라는 지난 5일 기온이 51.3℃를 기록, 기상관측 이래 아프리카에서 최고치로 측정되는 등 전 세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8.7.20 [미국 메인대학 기부변화연구소 제공]
  • 폭염이 키운 ‘빈부격차’...밖으로 뛰쳐나온 쪽방촌 주민들

    폭염이 키운 ‘빈부격차’...밖으로 뛰쳐나온 쪽방촌 주민들

    “등이 뜨거워 방에 누워 있을 수가 없잖아.” 20일 낮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의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이 하나 둘씩 밖으로 뛰쳐 나왔다. 땡볕에서 농사 일을 하다 온 것처럼 땀이 범벅이 된 오모(69)씨는 대뜸 “마을에 목욕탕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욕탕이 들어섰으면 하는 장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기온이 섭씨 33도 이상 오르면서 방 안이 후끈후끈 달아오르자 머릿 속을 맴돌던 ‘본능적인’ 요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이렇듯 폭염은 가난한 이들에게 잔인했다. 더위를 이겨내는 것도 ‘빈익빈 부익부’ 법칙이 적용되는 것일까. 열기는 어느새 건물 사이 좁은 골목 틈새까지 스며들면서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그늘의 크기만큼 쉼터를 갖는 쪽방 사람들 이날 오후 쪽방촌의 그늘은 시시각각 변했다. 주민들은 햇빛의 각도에 따라 조금씩 움직였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나무 그늘은 이들의 유일한 쉼터였다. 늦잠을 자 뒤늦게 일어난 사람들도 밖으로 나서면 자연스레 이곳으로 모였다. 15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쪽방촌 건물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그늘로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일부는 윗옷을 벗어 던졌다.가파른 쪽방촌 뒤쪽은 높은 벽에 가로막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주민들은 낮 동안이라도 최대한 답답하지 않은 풍경을 담아두려는 듯 보였다. 그늘의 경계선에 자리한 사람들은 그늘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의자의 위치를 바꿨다. 쪽방촌에 찾아온 햇볕은 달갑지 않은 손님같았다. 주민들은 연신 “어유, 덥다”는 말만 내뱉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방 안에서 선풍기 한 대에 의존해 더위를 식히며 낮잠을 청했다. 술 한 잔에 무더위를 잊어보지만... 쪽방촌에 거주하는 이모(56)씨가 기자에게 자신의 방을 공개했다. 이씨의 한 평짜리 반지하 쪽방에 들어서자 낡은 선풍기와 작은 냉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벽에 걸어 놓은 두꺼운 점퍼는 좁은 방을 더 답답하게 했다. 작게 난 창문 밖으로는 바로 옆 건물의 회색 벽밖에 보이지 않았다. 선풍기에서는 이내 더운 바람이 나왔다.이씨는 “더워서 어찌 지내느냐”고 묻는 기자를 향해 “날이 더우니 자꾸 밖에 나간다. 밖이 그나마 더 시원하다”고 말했다. 쪽방촌 센터에서 일주일에 물을 10병씩 나눠주는데 이씨는 하루에 5병씩 마신다고 했다.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로 약을 복용하면서다. 이씨는 “약을 먹다 보니 독을 빼려고 많이 마신다”고 말했다. 부족한 물은 이웃 쪽방촌 사람들이 나눠준다고 했다. 선풍기만 없었다면 순간 계절을 착각할 정도로 방 안에는 이씨의 사계절 생필품이 모두 자리 잡고 있었다. 앉아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두꺼운 이불이 깔려 있는 이유를 묻자 이씨는 “몸이 아파서 푹신한 데 누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술 한 잔 먹고 자야겠다”며 술병을 찾았다. 이들에게 술은 한여름 쪽방촌에서 숨 막히는 무더위를 잊게 하는 수단이었다. 이씨의 방을 나서 쪽방촌 입구에 위치한 남대문 쪽방 상담소로 향했다. 600명가량 되는 쪽방촌 주민들을 관리하는 상담소 직원은 고작 5명뿐이었다. 직원들은 직접 동네 곳곳의 주민들을 상대하느라 하루에도 수십 번 상담소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린다고 했다. 이 곳에서 만난 정민수 사무국장은 “어르신들이 혼자 지내다 보니 외로움을 많이 호소한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사생활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더위를 이겨낼 마땅한 방법도 없는 서울의 한 쪽방촌은 그렇게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설] 폭염차량 아동 사망, 슬리핑 차일드 체크제 도입해야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시 어린이집 통원 차량에 7시간가량 방치된 김모(4)양이 숨진 사고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후진적 인재다. 이날 동두천시의 낮 최고기온은 32.2도였다. 똑같은 사고가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월 전북 군산시에서도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지 않은 채 2시간 가까이 갇혀 있던 4세아가 구조된 일이 있었다. 2년 전 여름 광주에서 유치원 버스에 8시간 방치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4세아는 지금도 의식불명 상태다. 폭염 차량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때마다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지만, 그때뿐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통과의례처럼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이는 현장 보호자의 인식이 부족해서 빚어지는 명백한 인재다. 교육부가 그제 사고 직후 어린이가 통학버스 안에 갇히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버스 위치 알림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8억 5000만원을 들여 유치원과 초·중학교, 특수학교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통학버스에 단말기 설치비와 통신비 등을 지원하겠다고도 부산을 떨었다. 이번에도 땜질식 대책이어서 과연 효과가 있을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교육부의 땜질식 처방보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정착된 ‘슬리핑 차일드 체크’(Sleeping Child Check) 제도에 더욱 눈길이 간다. 이 제도는 통학 차량의 제일 뒷자리에 버튼을 설치하고 운전기사가 이 버튼을 눌러야만 시동을 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오후 3시 30분 현재 6만 4558명이 동의한 상태다. 정부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길 바란다. 더 나아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챙기는 데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돌아봐야 한다.
  • 사이다 같은 축제… 배꼽 빠지는 축제가 시작됐다

    사이다 같은 축제… 배꼽 빠지는 축제가 시작됐다

    양구배꼽축제, DJ 페스타·맨손장어잡기 홍천선 먹거리 풍성한 찰옥수수축제 ‘한여름도 19도’ 태백선 야외영화제 화천 쪽배축제·토마토축제 등 다양“재밌고, 맛있고, 시원한 여름축제가 열리는 강원도로 오세요.” 무더위를 날려버릴 여름축제가 강원도 곳곳에서 열려 피서객들을 유혹한다. 19일 강원도 지자체들에 따르면 국토 정중앙 양구군에서는 오는 27~29일 3일간 양구읍 서천변 레포츠공원 일대에서 ‘배꼽축제’를 연다. ‘청춘들아 놀아보자’를 주제로 열리는 올 배꼽축제는 상설 이벤트, 홍보·전시행사, 판매행사, 체험행사, 투어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부터 새로 마련된 전국 규모의 배꼽가요제도 열린다. 개막식과 무대행사에는 대북 공연·퍼포먼스와 불꽃 하이라이트, 축하공연, 우정의 무대, 배꼽 DJ 페스타, 전국 배꼽가요제 등이 펼쳐진다. 상설 이벤트로는 배꼽 물난리 물총싸움과 맨손 장어잡기, 미니 워터파크, 수박 레크리에이션 게임이 열리며 워터파크와 청춘고래 수족관, 야외수영장이 운영된다. 판매행사는 양구 농·특산물코너와 향토음식점, 반합라면·햄버거·음료 등 군부대 병영음식 등이 운영된다. 이 밖에 백자박물관 전시 및 체험과 선사·근현대사박물관 전시 및 체험, 국토정중앙천문대 체험, 전통 물레 체험, 포토 머그컵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된다.홍천군 대표 여름축제인 ‘찰옥수수축제’도 같은 기간 홍천읍 토리숲에서 열린다. 22회째를 맞는 축제는 옥수수 빨리 먹기, 옥수수 투호, 찰옥수수 3종 경기, 옥수수 도넛 만들기 등 옥수수를 소재로 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올챙이국수, 옥수수 막걸리, 홍총떡, 홍천 잣 콩국수 등 향토음식도 맛볼 수 있다. 올해 생산된 찰옥수수는 예년보다 당도가 높고 식감도 뛰어나 축제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장에선 에어바운스, 어린이 물놀이장, 홍천강 카약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축제 기간 전국 민요경창대회 결선 무대와 전국 찰옥수수요리경연대회,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이 참여하는 세계옥수수요리경연대회가 펼쳐진다.고원의 도시 태백시에서는 한강·낙동강 발원지를 알리는 ‘시원(始原) 축제’가 2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황지연못, 검룡소 등에서 열리고, 고원구장에서는 21일부터 야외영화제인 ‘쿨 시네마축제’가 막을 올린다. 평균 해발 650m 고원도시 태백의 한여름 평균기온이 19도 안팎인 것을 이용해 한여름 밤 야외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도심 속 워터파크, 물놀이 난장, 워터 거리 퍼레이드, 수계도시 초청 공연, 발원지 잇기, 야생화 도보여행 등이 함께 열린다. 화천군은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북한강변 붕어섬에서 ‘수리수리(水利) 화천’을 슬로건으로 쪽배축제를 개최하고, 다음달 2~5일 사내면 문화마을에선 ‘토마토축제’를 연다. 토마토 월드존, 토마토피아존, 토마토 플레이존, 토마토 해피존, 토마토 마켓존, 상설 전시존 등 6개 테마구역에서 40여종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한여름 물속에서는 쪽배축제가 열리고 육지에서는 토마토축제가 열려 신나는 추억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구·홍천·태백·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땀 범벅 인형 탈·체감 70도 공사현장… “車보닛서 일하는 기분”

    땀 범벅 인형 탈·체감 70도 공사현장… “車보닛서 일하는 기분”

    인형 탈 홍보, 5년째 여름철 최악 알바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 식히는 게 전부 주차요원들, 매연·소음·車열기 ‘3중고’ 1평짜리 휴게 공간엔 시원찮은 바람만 땡볕 공사 현장, 달궈진 철근에 화상도 “1시간에 15분 휴식? 이동조차 힘들어”‘폭염 아래 하루 노동/천근만근 그 새부터 짓눌러오네/이러케 살아야 쓰는 거시냐고 차라리 하루/포기해버리자고/주저앉다가 다시 일어서네’35년째 철근 노동자로 일하며 시를 쓰고 있는 김해화 시인이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새벽 세시’의 한 대목이다. 서울신문이 19일 만난 노동자들은 김 시인의 시처럼 무거운 노동을 어깨에 멘 채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낮 기온이 섭씨 35도에 이른 이날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복판에서는 고양이 모습의 인형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이 전단을 나눠주며 고양이들이 놀 수 있는 카페를 홍보하고 있었다. 인형은 마냥 웃고 있었지만, 인형 속 알바생의 얼굴은 땀에 흠뻑 젖어 일그러져 있을 게 뻔했다. 그는 아이스팩 3개를 가슴 쪽 주머니와 바지 양쪽 주머니에 하나씩 차고 다니며 견디기 힘들 때마다 꺼내 더위를 식혔다. 하지만 아이스팩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뜨근뜨근해졌다. “인형 안에서 땀으로 세수를 해요. 손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는 게 전부예요.” 또 다른 인형 탈 알바생은 “인형 속은 그야말로 사우나”라면서 “살은 뺄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5시간 일하고 4만원(시급 8000원)을 받는다”면서 “다른 매장에서 시급 1만원 이상 준다고 했지만, 이곳 사장님이 좋아 더워도 참고 일한다”고 덧붙였다. 알바 포털사이트인 알바몬이 지난달 29일 알바생 1488명을 대상으로 ‘여름철 최악의 아르바이트’를 설문한 결과 인형 탈 알바가 29.8%로 5년 연속 1위로 꼽혔다. 명동의 백화점 앞 주차관리 요원들도 햇볕에 노출된 채 일하고 있었다. 한 손에 무전기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쉼 없이 수신호를 하는 이들에겐 물 마실 시간조차 없었다. 한 20대 남성은 “땀이 주체할 수 없이 나지만 손님들을 맞이하는 일이다 보니 표정을 밝게 유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영 주차장에서 일하는 주차 요원들도 땡볕 아래에서 이리저리 뛰고 있었다. 마포구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낮 12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한다”면서 “휴게 공간은 있지만 1평도 채 안 되는 곳이고 에어컨도 신통치 않아 차라리 밖에 나와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매연을 고스란히 다 마시고, 소음도 견디기 힘듭니다. 차량 열기에 사람이 익을 지경이죠.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햇볕에 벌겋게 익은 얼굴로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현장 직원 김모(71)씨는 목에 두른 수건으로 줄줄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 내며 “아무리 더워도 일을 중단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열사병 예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폭염주의보(33도 이상), 폭염경보(35도 이상) 발동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간 휴식을 취해야 하고, 고용주 측은 음료수와 그늘막 등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이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씨는 “현장에서 1시간에 15분씩 쉬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휴식 장소가 있지만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의 노동자들은 “체감 온도는 70도가 넘는다”고 입을 모았다. 달궈진 철근에 화상을 입을 때도 있다고 한다. 한 노동자는 “뜨거운 자동차 보닛 위에서 일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야외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힘겹긴 마찬가지였다.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에서 범퍼카를 관리하는 서모(22·여)씨는 “야외 근무이기 때문에 더위를 온몸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휴대용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사건팀 dream@seoul.co.kr
  • 오늘 한증막 더위 절정…다음주도 비 소식 없다

    오늘 한증막 더위 절정…다음주도 비 소식 없다

    지난 11일 장마가 끝난 뒤 아흐레째 ‘한증막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금요일인 20일에는 장마 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더군다나 폭염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 배치가 변하지 않고 있어 무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기온은 더욱 상승해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19일 예보했다. 지역별 예상 낮 최고기온은 대구 38도, 광주 36도, 대전, 춘천, 울산 35도, 서울 34도, 부산 33도, 제주 32도 등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29일까지도 비 소식이 없다. 기상 전문가들은 폭염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올해가 가장 더운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때는 1942년 8월 1일로 대구에서 40도를 기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백해무익 스모그?…일부 식물 성장에는 도움준다 (연구)

    백해무익 스모그?…일부 식물 성장에는 도움준다 (연구)

    백해무익할 것으로 여겨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 스모그가 일부 식물의 성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과학원 소속 식물학연구소 류링리 박사 연구진이 2012~2015년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스모그가 더욱 짙게 깔리는 시기일수록 나무가 더 빠르고 강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베이징 대기는 근래보다 스모그 등 대기 오염이 훨씬 심각했던 시기다. 연구진이 당시와 현재의 나무 성장 속도를 비교한 결과, 강력한 환경 정책으로 스모그가 훨씬 줄어든 근래의 나무 성장 속도가 2012~2015년에 비해 더 느려진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기체 중에 분산되어 떠도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인 에어로졸은 대기의 오염물질과 화학반응을 통해 스모그를 만들고, 빛을 산란 또는 반사하고 흡수해 기온을 올라가게 하거나 떨어지게 한다. 이렇게 발생한 스모그와 미세먼지는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반대로 나무에게는 광합성을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에어로졸로 인해 발생한 스모그가 대기에 깔리면 광합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빛이 널리 분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것이 나무들의 광합성을 더욱 용이하게 해 성장을 돕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공기 중의 에어로졸은 나무와 같은 식물 주변의 습도를 높이는데, 이때 나무 등 식물의 기공(식물의 잎과 줄기에 있는 숨구멍)이 열리면서 수분을 더욱 원활하게 흡수해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식물은 일생동안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끌어들이고 산소를 내뱉으며 수분을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리고 주변 습도가 올라갔을 때 과감히 기공을 확장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나무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는 에어로졸 농도가 감소할 경우 성장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면서 “이것은 대기오염에 대비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훨씬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의 유명 인문학 출판사인 ‘와일리’가 발간하는 학술지 ‘글로벌 생물학 변화’(Global Change Biology) 6월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5살 아기, 팔도 틀어져 있었다” 어린이집 차량사고 유족 울분

    “5살 아기, 팔도 틀어져 있었다” 어린이집 차량사고 유족 울분

    폭염 속 어린이집 통원 차량에 방치된 4살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낮 최고기온 32도. 오랜시간 더위에 노출된 차 안은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김 양은 이날 오전 9시 40분 다른 원생들과 통원 차량을 타고 어린이집에 왔지만,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의 운전사도 어린이집 교사도 아이가 내리지 않은 사실을 모른채 차문을 잠가버린 것이다. 교사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부모에게 “아이가 왜 등원하지 않았느냐”며 연락을 했고, “정상 등원했다”는 부모의 연락을 받고 뒤늦게 A양이 없어진 걸 안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차 안에서 A양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피해 어린이의 외할머니는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5살 먹은 게 그 열기 속에 7시간을 그러고 있었다는 게 끔찍하다. 너무너무 불쌍하다. 아기 엄마는 거의 실신한 상태다”라고 침통한 심정을 전했다. 외할머니는 “아이가 소리를 질러도 어린이집 안까지 절대 들리지 않는다.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외진 곳이다”라며 “아이가 안전벨트도 안 풀고 맨 뒷좌석에 쓰러져 있었다더라. 그러니 지나가는 사람도 모르고 갔겠지만 도무지 말이 안 된다. 인솔자가 받아서 앉혀놨는데 어떻게 놓고 내릴 수가 있는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고통 속에 숨진 아이를 확인한 외할머니는 “아기가 막 데이고 시퍼렇고, 팔도 틀어져 있고.. 어른도 10분도 있기 힘든 그 7시간을 5살 먹은 애기가 거기서 있다가 저 혼자 발악을 했던 시간을 생각하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어 보지도 못하고 간 어린 생명. 차량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CCTV도, 블랙박스도 없었다. 유치원 내부 CCTV마저 꺼져 있었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숨진 어린이의 부검을 통해 사인을 조사하는 한편, 어린이집 교사와 운전기사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허억 교수는 통학 버스 사고가 반복되는 것과 관련 “어린이 안전을 위해서 부모님, 운전자, 시설장, 인솔 교사가 크로스 체킹하고 공유하는 교육 시스템이 일단 제일 중요하다”면서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와 동작 감지 센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란 잠들어 있는 아이를 점검하기 위해 통학버스 가장 끝 쪽에 체크 버튼을 설치해 놓고 운전자가 반드시 내리기 전에 체크 버튼을 누르고 내리라는 제도다.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체크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비상벨이 작동을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내일 날씨] 낮 최고 37도…밤에는 열대야

    [내일 날씨] 낮 최고 37도…밤에는 열대야

    목요일인 19일에도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르겠고,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20∼26도, 낮 최고기온은 31∼37도로 전날과 비슷하겠으며 이는 평년보다 4∼7도 높은 수준이다. 대구와 포항은 37도, 광주·구미·안동·상주는 36도, 수원·춘천·원주·영월·강릉·청주·충주·대전·세종·전주·정읍·남원·순천·울산·창원·진주·거창은 35도까지 기온이 오르겠다.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이 오래 이어지면서 기온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여 폭염 피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고기압 영향으로 전국이 대부분 맑겠으며 아침에 서해안과 일부 내륙에 안개가 끼겠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뉴스를부탁해]통학차량 질식사고 막을 수 없을까

    [뉴스를부탁해]통학차량 질식사고 막을 수 없을까

    운전자·동승교사 하차 확인 의무도로교통법 어기면 범칙금 13만원솜방망이 처벌이 안전불감증 키워“슬리핑 차일드 체크 도입해달라”모든 차량 의무화시 약 270억 필요찜통 더위에 통학차량에 갇힌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어째서 매년 끔찍한 일이 되풀이되는 걸까요. 막을 방법이 없을까요.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에서 4살 A양이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9인승 스타렉스 차량 뒷좌석이었습니다. 운전기사와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A양이 차에서 내렸는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30도가 넘는 폭염 속 펄펄 끓는 차안에 7시간 방치된 A양은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어린이 통학차량 갇힘사고는 매년 되풀이됩니다. 지난 5월 23일 전북 군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통학차량에 4살 B양이 2시간 가량 방치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버스 안에 운전기사와 안전지도교사가 타고 있었지만 B양이 차 안에 남겨진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주차된 버스 옆을 지나던 시민이, 울며 소리치는 B양을 발견한 뒤에야 유치원 측은 사태를 파악했습니다.지난 2016년 7월에는 4살 C군이 광주광역시의 한 유치원 통학버스에 7시간 넘게 갇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인솔교사가 동승했지만 뒷자리까지 확인하지 않은 채 차량 문을 닫았습니다. 이날 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35도, 땡볕에 노출된 차량 내부는 70도에 육박했습니다. 발견 당시 체온이 42도가 넘었던 C군은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었습니다. 2년째 의식불명입니다.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와 동승교사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남겨진 어린이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제53조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 및 운영자 등의 의무’ 4항은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신설된 조항입니다. 이런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어떤 처벌이 내려질까요? 고작 범칙금 13만원, 벌점 30점입니다. 그나마도 처벌 규정이 없다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습니다. 동두천 A양 사망사건의 경우 운전자 등 유치원 관계자가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겠지만, 2시간 만에 구조된 B양 사건의 경우 경미한 범칙금과 벌점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큽니다.C군이 다녔던 유치원은 교육청의 폐쇄명령을 받았으나 처분이 너무 과도하다며 ‘폐쇄명령 무효 가처분 소송’을 냈고 이겼습니다. 지금도 유치원을 운영합니다. 사고 버스를 운전한 기사는 금고 6개월, 인솔교사는 금고 8개월의 형을 받은 뒤 유치원에서 해임됐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어린이를 차량에 방치할 경우 사안에 따라 살인에 준하는 강력범죄로 다룬다고 합니다. 어린이의 보호받을 권리를 지키고 보호자들의 안전불감증을 불식하기 위해섭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1월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기준을 명시한 이른바 ‘세림이법’을 시행했습니다. 2013년 청주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숨진 김세림양(당시 3살) 사건을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만 13세 미만 어린이들이 타는 통학차량(9인승 이상 버스·승합차)의 신고를 의무화하고, 운전자 외에 성인 동승자를 탑승하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린이 통학차량에 아이들이 방치되는 사고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화살은 정부를 향합니다.동두천 A양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를 도입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처럼 어린이 통학차량 제일 뒷좌석에 경보음이 울리는 버튼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해달라는 내용입니다. 이 청원에는 18일 오후 6시 기준 3만 7000여명이 동참했습니다. 실제 미국은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관리 기준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 조항을 넣어 운전자가 시동을 끄기 전, 차문을 닫기 전 아이들이 방치되기 쉬운 뒷좌석 버튼을 직접 누르지 않으면 비상경고음이 울리도록 제도를 운영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어린이가 혼자 통학차량에 남겨지는 사고를 막기 위한 기술적 장치들이 개발·보급되고 있습니다. 교통안전공단의 ‘어린이 통학버스 위치알림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2016년 처음 개발된 이 서비스는 어린이가 통학차량을 타고 내릴 때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줍니다. 아이들에게 동전 크기만한 휴대용 단말기를 각각 지급하고, 버스에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설치하면 교통안전공단에서 정보를 받아 자동으로 분석한 뒤 차량의 현재 위치, 속도, 승하차 정보를 알려주는 개념입니다.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이 서비스를 전국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통학버스 약 500대에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설치와 운영에 드는 돈은 차량 한대당 40만원, 어린이당 1만원 정도인데 특별교부금 8억 5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입니다.이 정책은 비용 부담이 있고, 어린이가 단말기를 휴대하지 않을 경우 승하차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민간업계도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기사와 동승교사의 스마트폰으로 어린이 갇힘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일단 차량 내부 뒷좌석과 차량 외부 앞과 뒤 등 총 3개의 NFC 태그장치를 설치합니다. 운전기사가 차량 운행이 끝난 후 5분 안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3곳에 태그하지 않으면 경고음이 계속 울리도록 설계했습니다. 태그 설치에 5만원, 차량 1대당 월 이용료가 1만원 정도로 책정될 예정입니다. 이 업체는 국비 1억원을 들여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용인시는 지난해 12월 1억원을 들여 해당 프로그램을 관내 65곳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시범 적용했습니다. 용인시에 등록된 어린이 통학차량의 20% 수준인 200대가 이 장치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결국 돈입니다. 이런 장치를 전국에서 운행 중인 모든 어린이 통학차량에 적용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4년 전국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학원, 어린이집 및 체육시설 등 5만 161개 기관을 전수 조사한 결과 9인승 이상 어린이 통학차량은 모두 6만 7363대였습니다. 1대당 비용을 5만원으로 잡으면 약 34억원, 40만원으로 잡으면 약 270억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매달 발생하는 관리비용은 별도입니다. 주무부처가 제각각인 점도 걸림돌입니다. 유치원은 교육부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관장합니다. 도로교통법은 경찰청, 자동차관리법은 국토교통부 소관입니다. 각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전 정부 차원의 문제인 겁니다. 갇힘사고 예방을 위해 신규 차량 뒷좌석에 경보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시동이 꺼진 차량의 문을 닫을 때 어린이나 돌봄이 필요한 승객이 차에 남아 있으면 이를 알려주는 경보장치를 설치해 자동차를 판매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냈습니다. 경보장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차량의 종류 등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습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 경우 대당 설치 비용이 1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신차 구매비용을 생각하면 큰 부담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법안은 무관심 속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정부도 보육기관도 믿을 수 없는 부모들은 불안함에 자구책을 강구합니다. 어린 자녀들에게 통학차량에 혼자 갇혔을 때의 행동요령을 직접 가르치는 겁니다. 인천의 유치원에 6살, 4살 남매를 보내는 김모(38)씨는 “아이들에게 버스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깼는데 아무도 없다면 당황하지 말고 운전석으로 가서 핸들 가운데 나팔이 그려진 부분을 힘껏 누르라고 단단히 일렀다”면서 “아이들이 힘이 약해 경적이 울리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럴 땐 핸들에 엉덩이로 주저 앉으라고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 안전연구센터장은 “당장 모든 차에 슬리핑 차일드 체킹 기능을 의무화하기에는 비용이 부담이다. 새로 출고되는 차량부터 이런 기능을 탑재하게 하고, 현재 운행 중인 어린이 통학차량은 국고 지원을 통해 설치를 장려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언제까지 어이 없는 사고로 어린 생명이 고통받아야 하나요. 관계부처가 빨리 해결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합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폭염 속 경찰관에게 한 운전자가 베푼 친절

    폭염 속 경찰관에게 한 운전자가 베푼 친절

    폭염 속 도로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경찰관에게 한 운전자가 베푼 작은 친절이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중국 CGTN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안후이성 화이난시의 한 도로에서 촬영된 영상을 소개했다.영상에는 신호대기로 잠시 정차 중인 차량에서 운전자가 내리더니 경찰관에게 물 한 병을 쥐여주고는 재빠르게 다시 차량에 올라타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기온은 40도 가까이 오르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였다고 CGTN은 전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운전자의 친절에 “감동적”이라며 칭찬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돼지도 경찰임무 투입!’ 최승열 경찰견 훈련소장

    ‘돼지도 경찰임무 투입!’ 최승열 경찰견 훈련소장

    기상청 발표기준 서울 33도, 대구 37도. 전국이 찜통 더위로 기승을 부린 지난 14일 경기도 포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이곳 기온도 32도까지 치솟았다. 본인 소유 훈련소에서 경찰견을 맹훈련 중인 경찰견 대부 최승열 소장을 만났다. 그는 일반인들이 맡긴 버릇없는 반려견도 그의 손에 들어오면 ‘반듯한’ 개로 ‘거듭’나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졌다. 또한 MBC 일일연속극 오로라와 tvN 식샤를 합시다에 각각 출연했던 연기견 ‘떡대’ 와 ‘바라’를 직접 훈련시켜 화면 속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도록 했다. 이렇듯 애견훈련과 연기견 출연료가 주요 수입원이다. 하지만 그의 주전공은 우수한 경찰견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그의 표현대로 현재까지 ‘경찰청 납품 경찰견’은 60마리 이상 된다.지난 2010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을 위해 경찰청의 요청으로 42마리의 경찰견을 납품했다. 경찰청 상대로 한 최초 납품이자 단일 납품수로 최대였다. 당시 경찰이 그에게 허락한 납품 기간은 2년이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전국 경찰견 훈련소와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 등을 통해 전라도 익산, 전주까지 우수한 개들을 ‘수배’ 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도록 돌아 다녔다. 결국 150마리의 개를 1억 원 넘는 돈을 들여 직접 눈으로 보고 사들였다. 그는 “셰퍼드, 말리노이즈,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으로 구성된 150마리의 개들 중 자신과의 피나는 훈련을 통과한 42마리만 경찰청 경찰특공대에 넘길 수 있었다”며 “비록 결과적으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한 셈이지만 큰 국가행사에 자신이 훈련시킨 경찰견들이 일정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꾸준히 매년 2~3마리의 경찰견을 훈련시켜 납품하고 있다. 훌륭한 경찰견을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핸들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속담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 않았던가. 경찰견도 태어난 후 2~3개월 정도 지나면 훌륭한 경찰견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공에 대한 소유욕, 소심하지 않는 대담한 성향, 소리·냄새에 대한 민감성, 이 세 가지가 ‘떡잎’의 판단 기준이다. 최소장은 “개에게 공과 음식은 사람으로 치면 돈과 같은 것”이라며 “개가 주인이 원하는 것을 잘했을 때 ‘개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공, 음식)을 주인에게 받을 수 있다’는 강한 욕구를 보이는 개를 선택한다”고 한다. 반대로 그런 욕구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개들은 종(種)에 관계없이 경찰견 될 ‘자격’이 없는 걸로 간주한다.셰퍼드처럼 범인을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커다란 종류의 개들만 경찰견으로 상징됐던 것도 점차 그 종(種에) 있어서 다양화, 소형화 되고 있다. 경찰견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사건들은 개의 탁월한 후각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최소장은 “경찰견도 소형화되고, 보기에 아름다운 개가 경찰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개들이 실제 임무를 수행할 때 대중들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푸들 종은 물론 심지어 돼지도 경찰 임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곳 훈련소엔 ‘옥자’라는 이름의 미니피그 한 마리가 있다. 돼지는 개들보다 후각이 더 발달돼 있다. 이날도 옥자는 장애물 넘기, 일어서고 앉기, 어두운 터널 통과하기, 심지어 무릎 꿇기 명령까지 완벽히 수행해 냈다. 최소장은 “후각이 개보다 더욱 발달된 돼지도 사체 수색 등으로 훈련시킬 수 있다. 하지만 돼지는 개와 달리 체력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험한 산 속 수색보다는 증거물 채취 관련 임무 등에 투입할 수 있다”고 한다.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토종견인 진돗개는 경찰견으로 훈련시키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진돗개는 주인과의 절대적인 신뢰와 친밀도가 중요하다. 따라서 주인 외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이 쉽지 않은 점이 약점이다. 최소장은 “진돗개는 사냥 욕구가 강해 산 속 실종 사체 수색 및 탐지견으로서의 역할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며 “시내 수색이나 폭발물 탐지견 등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실전 경찰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찰견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훈련은 주인과 밀착되게 걷는 보행훈련부터 훈련사의 지시에 따라 앉고 서는 동작 등을 훈련하는 ‘기본교육’이다. 기본교육을 통해 후각적으로 뛰어난 개인지, 추적에 적합한 개인지 혹은 수색에 뛰어난 개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철저한 기본교육과 응용교육을 통과한 훈련견들만이 실전교육으로 들어갈 수 있다. 최소장은 “실전교육시 100% 임무를 완수하기 전까진 실제 경찰업무에 투입될 수 없다”고 했다. 경찰훈련견 10마리 중 1마리만 ‘진짜 경찰견’이 될 수 있는 이유다.지난달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전남 강진 여고생 실종사건에서 시신을 찾은 것도 경찰견이었다. 최소장이 직접 훈련해서 납품한 경기북부경찰청 소속 ‘미르’도 당시 큰 몫을 했다. 이날도 미르의 후각 훈련이 실시됐다. 최소장은 냉동실에 보관됐던 2개의 원통 모양 물건을 가져왔다. 역한 사체 냄새가 베어있는 헝겊이 담겨진 통이다. 미르는 사각 통 속에 숨겨진 물건들을 정확히 찾아내 그 진가를 톡톡히 보여주었다.개 훈련용 사체냄새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눈물겹다. 본인의 피를 헝겊에 묻혀 며칠간 썩힌 후 콘크리트로 섞어 공모양으로 만들기도 하고, 역시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며칠간 나뒀다가 훈련용 재료로 보관하기도 한다. 간혹 사고현장에 달려가 피묻은 헝겊을 주워 온다든가 장의사가 염할 때 사용한 헝겊을 얻어 훈련 도구로 이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남다른 고충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경찰견 훈련사가 될 수 있었다. 각종 실종사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수색견의 중요성은 경찰 수사에 있어서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수색견이 단순히 실종자를 찾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범죄 증거물 채집에도 활용되는 등 그 범위가 매우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최소장은 “강진 여고생 사체를 굉장히 오랫동안 찾은 거다. 경찰견이 현재 너무 적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경찰견이 많았다면 보다 빠른 시간안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의 꿈과 바람을 묻는 질문에 “경찰견 훈련사로서 소형견들을 더 많이 훈련시켜 경찰임무에 투입했으며 좋겠고, 민간단체와 긴밀히 공조할 수 있는 ‘촉탁경찰견’ 활용이 제도화돼 실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임무에 함께 투입되는 방안이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촬영협조: 코리아 경찰견 훈련소 글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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