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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종호 춤추게 한 ‘아빠 리더십’

    이광종호 춤추게 한 ‘아빠 리더십’

    초라하게 떠났던 어린 태극전사들이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돌아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이광종호가 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30년 만의 4강 진출은 아쉽게 놓쳤지만 토너먼트를 거치며 보여준 비장한 투혼과 근성은 환호를 받기에 충분했다. A대표팀이 투박한 ‘뻥축구’와 불화설로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아우들의 투지는 시원한 청량제로 다가왔다. 뚜렷한 스타플레이어 없이 끈끈한 조직력으로 일군 성과라 더 값졌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이광종 리더십’이다.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이광종 빠돌이’를 자처했다. 따뜻한 카리스마와 현미경 분석에 감탄하면서 “내년 아시안게임과 2016년 올림픽까지 쭉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광훈(포항)은 “훈련 때는 엄하신데 평소엔 아빠같이 푸근하다”면서 “개개인의 단점을 고칠 수 있도록 콕 집어 말해주시는 게 최고 장점”이라고 말했다. 심상민(중앙대)은 “정말 세심하고 꼼꼼한 스타일”이라면서 “선수들이 쉴 때 우리팀, 상대팀의 경기비디오를 3~4번씩 보신다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주장 이창근(부산)은 “세트피스로 골을 먹는 데도 감독님이 인상 한 번 안 쓰셨다”면서 “‘하던 대로, 편하게 하라’는 말에 마음이 아파서 더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정작 이 감독은 “주어진 역할을 그저 묵묵히 했을 뿐”이라며 쑥스러워했다. 모든 공(功)을 선수에게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주문한 대로 잘 따라와줘서 30년 만의 4강행을 노릴 수 있었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세계와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유럽·남미의 빠르고 기술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도전하는 입장’이었는데, 부족함을 느꼈다”고 아쉬움도 털어놨다. 이 감독은 “멀리 내다보는 일본과 달리 우리 학원스포츠는 눈앞의 성적만 좇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을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장기적으로 바꿔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감독은 10년 넘게 유소년 축구라는 한 우물만 판 ‘명조련사’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가 뽑은 유소년 지도자 1기로 시작해 U-15 감독, U-20 수석코치 등 차곡차곡 계단을 밟았다. 2007년부터 U-17대표팀을 맡아 이듬해 아시아U-16선수권대회 준우승으로 토대를 다지더니 2009년 나이지리아 U-17월드컵 8강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U-19선수권에서 8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왔고, 이번 U-20월드컵에서는 8강의 굵직한 역사를 썼다. 중·고교 축구부 중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어린 선수들을 빈틈없이 검증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개개인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했기 때문에 꼼꼼한 가르침도, 흐름에 맞는 선수교체도 가능했다. 특히 이라크와의 8강전은 교체로 들어간 이광훈과 정현철(동국대)이 잇달아 골을 터뜨려 ‘신들린 용병술’이란 극찬을 들었다. 이 감독은 “강상우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광훈이를 일찍 넣었고, 현철이는 키가 크니까 연장 막판에 헤딩골을 넣을까 싶어 투입했는데 잘 통했다”면서 “벤치에서 보는 나도 짜릿하더라”고 웃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은 감독에게 ‘아이들’이다”면서 “지도자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을 밝혔다. 이 감독은 내년 아시안게임, 멀리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끌고 갈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 감독은 “선택해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짧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 감독은 21명의 선수와 일일이 포옹하며 ‘한여름밤의 꿈’ 같았던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8강에 진출한 선수단에게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액수는 정하지 않았지만 2009년 이집트대회에서 8강에 올랐던 ‘홍명보호’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당시 축구협회는 출전 여부나 기여도와 관계없이 선수 전원에게 일괄적으로 200만원을, 감독에게는 500만원을 지급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R&D의 경제성장 기여율 2017년 40%로

    R&D의 경제성장 기여율 2017년 40%로

    “우리 경제가 처한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을 극복하고 ‘경제 부흥과 국민행복’을 구현하는 창조경제의 중심에 과학기술이 있다.”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를 주재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5년 동안 92조 40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은 3차 과학기술 기본계획을 확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국과심의 전신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장관급 위원장을 둔 행정·심의위원회였던 데 비해 국과심은 총리급 위원장을 둔 심의위원회로 발족했다. 정 총리를 비롯해 13개 부처 장관과 민간위원 10명 등 모두 24명이 국과심 위원으로 위촉됐다. 총리급 격상과 함께 국과심이 이날 확정한 3차 계획은 이공계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 취임 뒤 이어진 과학기술의 역할 확대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학기술 자체와 인력 양성에 집중했던 1, 2차 계획의 틀을 확장해 일자리 창출과 국민소득 3만 달러 증진을 화두로 올렸기 때문이다. 1차는 국민의 정부, 2차는 참여정부 때 수립됐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는 ‘577이니셔티브’를 만들어 2차 계획을 대체했다. 2002년 말 수립된 1차 계획에서 강조했던 ‘6T 산업’은 10여년 만에 수립된 3차 계획에서 변형, 계승됐다. 정보통신 기술(IT)은 5G 차세대 유무선 통신 기술과 첨단 소재기술,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시간 만에 주파하는 첨단철도 기술 개발 등 ‘IT융합 신산업 분야’로, 우주항공 기술(ST)은 우주발사체 기술 등 ‘미래성장동력 확충 분야’로 변모했다. 또 환경공학 기술(ET)은 수질·대기 등 오염물질 처리기술, 고효율 에너지 빌딩 기술 등 ‘깨끗한 환경 조성 분야’로, 생명공학 기술(BT)은 맞춤형 신약기술, 질병진단 바이오칩 기술 등 ‘건강 장수시대 구현 분야’로, 문화콘텐츠 기술(CT)은 사회적 재난 예측·대응 기술, 식품 안전성 평가·향상 기술 등 걱정 없는 ‘안전사회 구축 분야’로 각각 변모했다. 이 같은 5대 분야의 중점기술(30개)에 정부가 예산을 집중 투입할 방침인데 6T 가운데 하나였던 나노 기술(NT)에 대한 언급은 3차 계획의 중점기술 목록에서 빠졌다. 나노 분야 연구자는 “계획을 주도한 미래창조과학부가 IT 관련 부처를 흡수하며 당장 써먹을 수 있는 IT 중심으로만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3차 기본계획 실행을 통해 1981~2010년 35.4%이던 R&D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2017년까지 40%로, 과학기술혁신역량(COSTII) 지수를 지난해 9위에서 2017년 7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과학계는 지난 5년에 비해 36% 가까이 예산을 증액한 이번 기본계획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목표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기류도 있다. 앞서 ‘577이니셔티브’ 발표 당시에도 ‘사상 최대 규모 R&D 예산 확보’를 선전하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집계 기술경쟁력 순위를 2007년 6위에서 2012년 5위 이내로 끌어올리겠다고 단언했지만 오히려 순위가 하락해 2008~2012년 14~18위를 맴돌았던 선례가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CJ 비상체제 출범… 경영위원장에 손경식 회장

    CJ 비상체제 출범… 경영위원장에 손경식 회장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CJ그룹이 이재현 회장 구속 하루 만에 비상경영체제를 출범시켰다. 이 회장은 이관훈 CJ 대표를 통해 “내 안위와 상관없이 임직원과 가족을 위해 그룹을 지속 발전시켜달라”고 당부했다. CJ그룹은 이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5명의 경영진으로 구성된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한다고 2일 밝혔다. 이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주요 의사를 결정할 경영위원회는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이끈다. 손 회장은 이날 위원회 첫 회의에서 책임 경영과 그룹 경영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원활한 위원회 운영과 함께 그룹이 연초 발표한 목표 달성을 부탁한 뒤 “임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손 회장은 8년 만에 현직에 복귀하게 됐다. 올해 74세인 손 회장은 삼성화재 사장, 부회장을 지냈다. CJ가 삼성과 분리된 이후인 1995년부터는 CJ그룹 회장직을 맡아 왔다. 손 회장과 함께 이 회장을 대신할 인물로 거론되던 이미경 부회장은 경영위원으로 참여한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 부회장은 CJ E&M을 중심으로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어 왔으나 앞으로 그룹 전반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주요계열사 전문경영인 3명도 경영위에 참여한다. CJ가 이 회장 구속을 계기로 사실상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면서 각 계열사는 이사회와 CEO를 중심으로 책임경영이 한층 강화된다. CJ 그룹 관계자는 “주요 현안에 대한 그룹의 의사결정은 위원회에서 심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요 심의사항으로는 그룹의 경영안정과 중장기발전전략, 그룹 경영의 신뢰성 향상 방안, 그룹의 사회기여도 제고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 회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이날 그룹 주력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상승세를 탔다. 이 회장에 대한 신병처리가 결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CJ제일제당이 전날보다 5.88%가 오른 27만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그룹 지주사인 CJ㈜는 2.14% 오른 11만 9500원에 장을 마쳤다. CJ대한통운(3.36%), CJ씨푸드(1.90%), CJ E&M(2.41%) 등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그룹 주 9개 중 CJ프레시웨이(-1.05%), CJ오쇼핑(-0.37%)만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그동안 검찰 수사로 CJ 그룹주 주가는 내리막이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재벌 총수가 구속되면 지주뿐만 아니라 계열사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영향이 컸다가 시간이 지나면 점차 기업 본질에 관심을 보이며 주가가 회복되는 형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주류언론, 고질적인 뉴스생산 관행 버려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주류언론, 고질적인 뉴스생산 관행 버려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권력과 언론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관계이다. 어떤 이는 이들의 관계를 샴쌍둥이로 표현하기도 한다. 언론은 국가 정책 집행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권력을 지닌 취재원에 의존한다. 이 과정에서 권력 취재원은 독점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현실을 묘사하게 하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국가정보원이 2급 기밀문서인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정보위에 공개하고 의원들이 이를 국회 출입기자에게 제공해 뉴스로 생산하게 한 현실은 권력과 언론의 공생관계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뉴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그들의 정치적 주장이 공공 의제로 전환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언론은 특정 이슈를 강조해 보도함으로써 공중의 논의 주제를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로 하여금 언론이 강조한 이슈와 관련된 개념이나 용어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정치적 판단이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 새누리당이 제기한 ‘전직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가장 논쟁적인 국가적 이슈가 되었고, 유권자들은 ‘참여정부’, ‘노무현’, ‘국가안보’와 같은 관련 개념을 기준으로 특정 정치세력과 그들의 정책을 평가한다. 일반 시민들은 뉴스를 토대로 공적 사건에 대한 인상을 형성한다. 남북정상회담은 일반인이 경험할 수 없는 정치적 사건이다. 이러한 국가안보 사안에 대해 독자가 가지는 감정은 뉴스 생산에 기여도가 큰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가 떠오르게 만드는 심상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NLL 포기 발언’ 이슈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문은 취재원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한다. 맥락 파악이 가능한 전문을 읽은 유권자와 탈맥락화된 발췌록 혹은 발췌록을 인용한 언론보도를 접한 독자가 갖는 감정은 결코 같을 수 없다. 권력자들은 시민의 일상생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그들은 독점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극대화하고 정책결정 과정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언론의 정치권력 ‘감시견’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첫째, 정책집행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언론은 공식적 취재원에게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취재원의 권력이 클수록 언론은 더 주목하고 보다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한다. 이렇게 생산된 뉴스는 정보제공자의 입장만을 반영해 ‘객관적’ 현실을 구성할 수 없다. 저널리즘 학자들은 공식적 취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을수록 좋은 뉴스라고 평가한다. 둘째, 언론은 정확성이나 타당성보다 뉴스가치 판단을 더 중요시한다. 신문과 방송은 상식보다 언론계의 논리, 즉 기사에 주목하는 수용자 규모에 더 관심을 갖는다. 탈맥락화된 발췌본이 공개되기 이전부터 언론은 ‘NLL 포기 발언’이라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하고, 공격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발언을 발췌하고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희의록 전문이 공개된 이후 방송과 일부 신문을 제외한 많은 언론들은 ‘NLL 포기 발언’을 문건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전한다. 정치인의 주장을 발췌해 인용하는 기사 작성법은 사실 왜곡의 가능성이 높은 가장 낮은 수준의 저널리즘 실천이다. 왜 언론은 회의록 전문을 보도하지 않는 것일까. 여론시장에서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류 언론의 영향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길 이외엔 대안이 없다. 정확성보다는 속보성을 중시하고, 현장 취재 없이 정보원의 입에 의존하고, 보도자료 내용을 발췌해 인용하는 고질적인 뉴스 생산 관행을 버려야만 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조세회피처 공동 취재의 파트너로 주류 언론을 배제했다. 고질적인 뉴스 생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의 저널리즘 실천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이다. 언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주류 언론은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대법 “재산보다 빚 많아도 이혼 때 재산분할 청구 가능”

    대법 “재산보다 빚 많아도 이혼 때 재산분할 청구 가능”

    부부가 이혼할 때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경우에도 재산분할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혼하는 부부가 진 빚이 재산보다 많을 경우 재산분할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바꾼 것으로 향후 이혼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0일 “남편의 선거자금과 생활비 등을 마련하느라 빚을 지게 된 만큼 재산분할로 2억원을 지급해 달라”며 오모(39)씨가 남편 허모(43)씨를 상대로 낸 재산분할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01년 결혼한 오씨는 정치에 뛰어든 남편의 활동비와 선거자금, 학원비, 생활비 등을 대느라 7년 동안 3억여원의 빚을 지게 됐다. 남편 뒷바라지에 지친 오씨는 2008년 ‘더 이상 도울 수 없다’고 했고, 남편은 집을 나가버렸다. 문제는 이혼 소송을 진행하면서 생겼다. 남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떠안았던 빚을 오씨 혼자 감당해야 된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남편이 위자료 5000만원을 오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3억여원의 빚을 갚는 책임에 대해서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들어 남편에게 면죄부를 줬다. 항소심에서도 재산분할 청구는 기각됐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기존 대법원 판례는 이혼 후 어느 한쪽이 빚을 모두 떠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부부의 총재산이 채무액보다 적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당사자의 경제적 능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해 이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면 구체적인 분담 방법 등을 정해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일반적인 재산분할의 경우처럼 재산형성 기여도 등을 바탕으로 일률적인 분할 비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좋은 교회’ 발굴해 시상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홍정길)이 건강한 교회와 신뢰받는 교회를 선정해 격려하는 ‘좋은 교회상’을 제정, 수여한다. 기윤실 사회복지위원회가 주관하고 (주)소망글로벌이 후원하는 ‘좋은 교회상’은 지난 10년간 기윤실이 진행해 온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상(지역사회 교회상)’을 확대 발전시킨 상. 올해부터는 기존 ‘지역사회 교회상’에 해당하는 사회봉사 부문과, 새로 추가한 국내선교 영역 등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사회봉사 부문에선 교회 3곳(대·중·소형 교회), 국내 선교 부문에선 개인 1명과 교회 1곳을 선정해 각각 상금 300만원씩과 ‘좋은 교회상’ 동판을 수여한다. 기윤실이 19일 우선 제시한 이 상의 공통 심사 기준은 ▲교회 재정의 투명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신뢰도다. 이 가운데 재정 투명성은 교회 재정의 공개성 정도와 전문적인 감사 여부 등이 중점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기여도와 신뢰도에선 교회 시설의 개방과 지역 기관과의 협력 정도, 지역민 등 외부인의 평판을 수렴해 평가한다. 오는 8월 30일까지 추천 및 신청 방식으로 대상자와 교회를 공모한 뒤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31일 최종적으로 수상 교회를 선발한다. 시상식은 12월 9일 있을 예정이다. 기윤실은 “이름 없이 드러나지 않게 건강한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를 발굴해 한국교회에 본이 되도록 하고자 상을 제정했다”며 “이 같은 좋은 교회 발굴 작업을 통해 성령의 새로운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윤실은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 앞으로 ‘좋은 교회상’의 대상 영역을 교회교육부문과 특수사역 부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관광공사의 인천공항면세점 운영 허용하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관광공사의 인천공항면세점 운영 허용하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나라마다 외래관광객 유치 전쟁이 한창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관광객 수는 이미 10억명을 넘어섰고, 관광 수입은 1000조원을 돌파했다. 2030년에는 국제관광객 수가 18억명에 이르고,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5억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우리나라에 온 외국관광객은 1114만명으로 우리 관광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으며, 관광 수입은 141억 달러를 기록하여 관광수지 적자 폭은 16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 그만큼 우리에게도 국제관광이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관광(觀光)은 말 그대로 그 나라의 빛, 곧 문화를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가 크게 높아진 데는 한류를 비롯한 문화의 힘과 실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관광산업은 이처럼 나라의 무형 자산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높은 외화 수입을 창출하는 효자산업이다.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 관광산업을 국가 17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여 지원하려 했고, 또 세계 각 나라가 다양한 관광산업 지원정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는 새 정부 들어 관광산업이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최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인천공항공사가가 벌이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의 인천공항 면세점 퇴출 작업이다. 지난 2월 26일 면세점 입찰을 공고하면서 공공기관 및 계열사를 신청 대상에서 제외시켜 50년 이상 면세점을 운영해 온 한국관광공사는 신청자격조차 얻지 못했다. 물론 이 같은 방침은 지난 정부의 이른바 공공선진화 정책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할 현 정부가 이를 시정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지금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가 한국관광공사에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도록 지원해야 할 이유 몇 가지만 들어보자. 첫째,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제대로 부합하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창출 등 6대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올해만 7조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전망이다. 관광산업이야말로 고용유발효과가 제조업의 거의 2배, 정보기술(IT) 산업의 5배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 산업이다. 이 같은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는 어차피 국가예산을 써야 한다.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수익으로 국민세금으로 운용되는 국가보조금 일부를 대체하는 것이 국민이나 정부에 더 나은 선택이다. 둘째, 수입의 많은 부분을 관광 관련 산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인천공항은 관광진흥을 위해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 인·아웃바운드 관광객을 합치면 거의 2500만명에 이른다. 이들 없이 인천공항은 존재할 수 없다. 50여 년 전 한국관광공사가 공항 면세점 운영을 맡았던 것도 일찍이 공항과 관광의 직접적 연관성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한국관광공사에 항상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셋째,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이다. 정부가 인천공항공사에 공항 관리의 독점운영권을 부여한 것은 수익성 못지않게 공적 기능을 잘 감당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공항 면세점에선 비싼 외국 제품만이 아니라 국산 제품이 많이 판매되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현재 입점 중인 롯데와 신라에 비해 거의 2~4배에 이르는 국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공적 기관으로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것은 이 같은 취지에도 부합한다. 넷째, 지난 50여년간 한국관광공사가 수행해온 공항 면세점 운영에 관한 기여도가 존중되어야 한다. 일반 시장에서도 이른바 권리금이라는 게 있다. 현재 인천공항의 면세점 운영은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같은 면세점의 명성은 그간 한국관광공사가 키워온 노하우와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일반 기업에 부여하는 조건과 다른 특별한 임대조건을 제시해 면세점을 운영토록 허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이달 말이면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운영이 끝난다고 한다. 머뭇거릴 시간도 이유도 없다. 관계당국은 당장 한국관광공사가 인천공항 면세점을 계속 운영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잘 운영해서 창조경제에 부응하는 관광 진흥에 기여하도록 더욱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새 음악저작권 신탁단체 선정 4파전

    논란을 불러온 정부의 음악저작권 신탁단체 복수화<서울신문 4월 16일자 21면> 사업에 지상파 방송사와 대형 연예기획사, 음원 서비스 업체 등 4곳이 뛰어들었다. 방송사와 사기업의 음악저작권 신탁사업 진출을 반대해 온 일부 작곡가, 작사가 등 저작권자들의 반발이 더욱 드세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주 마감한 정부의 ‘음악저작권 제2신탁단체’ 접수에 모두 4곳이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문체부는 “신청서를 접수시킨 곳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으나 한국방송협회,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의 컨소시엄, 음원 서비스 업체인 모두컴 등이 접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그동안 저작권 신탁사업 진출을 위해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여 왔다. 방송협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주축이 돼 출자금 30억원 규모의 사단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20여년간 음악저작권 신탁을 독점해 온 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소송까지 벌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수익보다 음악 발전에 기여하려는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SM·YG·JYP 등 대형 기획사 3곳이 구성한 컨소시엄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SM·YG·JYP의 음원을 유통하던 KMP홀딩스 관계자 일부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두컴은 사용자나 유통자가 아닌 권리자로서 참여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만큼 신탁단체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자평한다. 나머지 1곳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CJ 등 애초 거론된 대기업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이달 말까지 심사를 거쳐 이들 중 1곳을 낙점할 예정이다. 연말 정식 허가를 거쳐 내년 초 본격적인 음악저작권 신탁사업 복수 체제가 가동된다. 심사의 배점 기준은 운영 전문성, 재정운영 투명성, 저작권 발전 기여도 등이다. 그러나 음저협 등 음악 업계에선 “방송사나 대형 기획사 등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집단이 신탁단체로 선정되는 것은 문제”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음저협이 거둬들인 저작권료는 1116억원으로, 저작권료 배분 및 사용 문제는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 이럴 수가… ‘가요무대’에도 밀리는 가요순위 프로

    아! 이럴 수가… ‘가요무대’에도 밀리는 가요순위 프로

    방송 3사의 TV가요 프로그램들이 순위제 부활 등 눈물겨운 노력에도 여전히 바닥권 시청률을 헤어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스타들을 동원하는 방송 3사의 가요프로그램 시청률을 다 합해도 KBS ‘가요무대’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팬덤 경쟁만 부추겨 아이돌끼리 격돌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높이고 가요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취지에서 지난 3~4월 앞서거니 뒤서거니 TV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제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해 방송사들은 ‘죽을 맛’이다. 순위제 시행 전 3%대이던 시청률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은 아이돌 가수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도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이 순위제를 부활시킨 것은 각각 지난 3월과 4월. 2008년부터 K차트라는 순위제를 운영해 온 KBS ‘뮤직뱅크’도 경쟁 프로그램의 새 단장과 함께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시청률 조사업체 AGB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5월 마지막주 금·토·일요일에 방송된 KBS ´뮤직뱅크´의 시청률은 2.5%, MBC ‘쇼 음악중심’ 3.4%, SBS ‘인기가요’ 3.1%에 그쳤다. 세 프로그램을 다 합쳐도 시청률 10%를 넘기지 못하는 수준. 이는 중장년층 시청자를 대상으로 흘러간 노래를 들려주는 KBS ‘가요무대’의 시청률(지난 3일 9.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 방송관계자는 “매 주 초마다 매니저들이 가요프로그램에 소속 가수를 출연시키기 위해 방송사에 일렬로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을 감안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라고 꼬집었다. 아이돌 그룹(가수)들만 득을 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순위제 부활 이후 1위를 차지한 가수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절반 이상이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하거나 대형 기획사를 등에 업은 아이돌 그룹(가수)이었다. 최근 실제 가요시장에서는 아이돌이 급락세를 타는 것과 정반대의 아이러니다. ‘비아이돌’로 정상에 등극한 얼굴은 조용필과 싸이 정도다. ‘인기가요’의 경우 3월 셋째주부터 6월 첫째주까지의 총 11회 중 남성 아이돌 그룹이 3회(샤이니 1회, 인피니트 2회), 여성 아이돌 그룹이 2회(포미닛), 여성 솔로가수가 3회(이하이 2회, 이효리 1회), 남성 솔로가수가 3회(싸이) 각각 1위에 올랐다. 대형 기획사 소속 또는 아이돌 가수가 점령하다시피 하는 실정. ‘쇼! 음악중심’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4월 셋째주부터 6월 첫째주까지 총 7회 중 남성 아이돌 그룹이 4회(인피니트 1회, B1A4 1회, 신화 2회)나 정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순위제의 판세가 아이돌 그룹 위주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청자 투표 때문이다. ‘인기가요’의 사전투표와 실시간 투표, ‘쇼! 음악중심’과 ‘엠카운트다운’의 문자투표 점수는 팬덤을 거느린 남성 아이돌 그룹이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B1A4의 ‘이게 무슨 일이야’가 문자투표에서 2000점을 얻고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음원, 음반, 투표, SNS 등 순위제의 기준에 따라 대형기획사와 군소기획사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기획사가 음원과 음반을 사재기한다는 의혹이 여전한 데다 동영상 조회수는 유튜브와 제휴한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SNS 점수 역시 자체 SNS팀을 운영하거나 바이럴 마케팅 회사와 결합할 수 있는 대형 기획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순위제를 운영하는 방송사들이 공정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방송사별로 기준이 달라 1위도 제각각이지만 객관성이 떨어지는 기준은 여전히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뮤직뱅크’가 반영하는 방송횟수는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인기가요’는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야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의 참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지금대로라면 가요프로그램의 순위제는 앞으로도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 가요계 인사는 “팬클럽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대형 기획사, 스타 섭외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방송사들 사이에서 힘없는 군소 기획사와 가수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순위제가 꼭 필요하다면 아이돌 대 비아이돌 가수의 순위를 따로 매기는 등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도 “순위제는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가요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장치이지만 음원, 음반, 방송횟수 등의 산정 방식과 반영 비율 등을 과학적으로 재조정해야 공신력 있는 차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박근혜 정부의 키워드가 ‘창조경제’라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비전은 ‘녹색성장’이었다. 녹색성장은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2000년 1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언급한 뒤 다보스포럼 등을 통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했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명박 정부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녹색성장은 그러나 새 정부 들어 녹색성장위원회가 총리실 소속으로 격하되는 등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국내에서의 녹색성장의 명운과 별개로 녹색성장 개념 자체에 반기를 든 이들이 있다. 가장 급진적인 환경주의를 표방한 생태사회주의 그룹 ‘그린 레프트’(green left)다. 이들은 녹색과 자본주의적 성장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생산해야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생태 환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의 수석대변인 출신으로 2006년 녹색당 안에 그린 레프트를 발족시킨 저자는 이렇게 진단한다. “자본주의가 비록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증가율로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우리가 덜 소비하고 덜 생산한다면, 현재의 경제 체제는 위기로 치달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생태 위기를 겪는 핵심적인 이유다.”(27쪽) 생태사회주의는 계몽을 통해서 생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의 환경 운동과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위해 생태마저 상품화하는 녹색성장론의 문제점을 모두 비판한다. “생태사회주의와 많은 전통적인 생태학적, 사회주의적 정책 수립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사회주의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산업확장을 옹호해왔으며 파괴적 개발의 잠재 비용을 조사하는 데 실패했고, 녹색당들은 때때로 탄소 거래처럼 결함 있는 시장 기반 해법을 수용했다.” (77쪽)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의 진단 없이 추진되는 탄소배출권거래제 같은 처방은 환경을 위해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은행의 배만 불릴 뿐이다. 또한 탄소 상쇄는 배출 가스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죄책감을 상쇄하기 위해 사용될 뿐 실제로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는 성장 신화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수십 년 동안 석유회사들은 자신들의 반환경적인 행동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나무심기 행사를 열고, 환경 분야 NGO들을 후원해왔다. 친환경적 대안 연료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도 실상은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기후 파괴를 일으킨다. 심지어 콜롬비아의 경우 바이오연료 재배를 위한 토지 대부분을 현지 주민들로부터 강탈함으로써 인권유린마저 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까지도 자본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며,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한다고 해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통틀어 ‘기후변화 사기극’이라고 명명했다. 생태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따라서 명쾌하다. “가장 근본적으로 우리는 낭비 없는 번영이 사회의 목표가 되는 생태사회주의적 경제를 필요로 한다. 생산과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영원히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현재의 경제는 폭식과 비만에 기초하고 있다. 만족함(enough)이 더 많이(more)를 대체해야 한다.” (73쪽) 생태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 없이 생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환경을 중시하지 않는 사회주의는 무가치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태사회주의 이론의 기원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서 출발해 영국의 생태주의자 윌리엄 모리스, 미국의 아나키스트 머레이 북친, 미국 생태주의자 조엘 코벨, 케냐의 위대한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까지 이어지는 긴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책은 이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린 레프트 운동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의 생태환경 보존 활동을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개인의 재산권 대신 공유재에 기반한 생태사회주의가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6월에도 한여름 더위를 느끼는 요즘, 생태사회주의가 제기한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볍게 넘겨버려선 안 된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국공립대 교수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안된다

    국·공립대 교수들이 성과급적 연봉제에 반발하는 것은 세상의 변화를 거스르는 단견이다. 성과에 따라 임금 총액을 결정하는 것은 이미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사안이다. 교수사회만이 예외가 될 수 없다. 2011년부터 적용된 교수 성과급적 연봉제는 개인별 연구·교육·봉사 실적을 해마다 평가해 연간 보수 총액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국·공립대 교수들이 주장하는 대로 이 제도의 폐해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교수사회뿐 아니라 정부기관,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부작용을 노정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적 연봉제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성과급적 연봉제는 지난해에는 신규 임용 교수에만 적용됐지만 올해는 비정년 교수(부교수)를 포함해 5000여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정부는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2015년부터는 정년 교수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성과급적 연봉제는 상호 약탈적 연봉제”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교수에게 단기 성과를 강요하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교수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게 반대 논거다. 교수사회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교수사회의 건전한 경쟁 풍토를 조성해 궁극적으로 국·공립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조차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진외국의 대학들은 성과급적 연봉제보다 훨씬 더 엄격한 성과평가 제도로 교수의 점수를 매기고 그 결과를 연봉에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국·공립대 교수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연봉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선진국의 어느 대학이 한번 교수가 됐다고 연구 실적이 미미하고 국가나 지역사회에 대한 별다른 기여도 없는데 교수 자리를 영구히 보장하고 있는가. 교수사회에 통용되는 ‘글로벌 스탠더드’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 따져보기 바란다. 성과급적 연봉제는 차질없이 시행돼야 한다. 미비한 점이 있다면 시간을 두고 보완해 나가면 될 일이다. 교수집단부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대학의 미래가 있다.
  • [사설] 이제 대기업 총수들이 투자확대 다짐 지킬 때

    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하해 2.5%로 결정했다. 엊그제 국회를 통과한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과 함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두 가지 수단이 모두 마련된 셈이다. 기준금리와 추경의 정책 패키지가 시너지 효과를 거둬 경기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다 대기업들의 적극적 투자로 일자리가 창출되면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꺼리던 한은이 7개월 만에 인하에 나선 것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그만큼 악화됐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중국·호주·인도·브라질 등이 줄줄이 금리를 내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가히 글로벌 환율전쟁이 벌어진 셈이다. 미국과 일본의 무차별 통화 살포로 밀려드는 글로벌 자금에 맞서려면 불가피한 조치다. 그렇지 않아도 엔저 공습으로 국내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의 금리 인하는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 투자 부진, 고용 감소라는 3중고에 처해 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우리는 급속도로 빠른 속도로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1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5%나 줄었고, 3월의 20대 고용률은 55.8%로 전달보다 2.3% 포인트 감소한 역대 최저치다. 어느 때보다 대기업의 투자와 고용 창출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들과 첫 회동을 가진 상징적 의미는 적지 않다고 여겨진다. 박 대통령은 “대기업 여러분들이 경제 부흥의 주인공”이라며 “경제계의 맏형으로서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늘리는 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은 투자와 일자리를 최대한 더 늘려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다짐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규모인 48조원을 50조원대로 늘려 투자에 나설 것이고, 다른 기업들도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추경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0.1% 포인트밖에 되지 않는 한계를 극복하려면 기업의 투자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 투자가 없으면 일자리 창출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대기업 총수들은 박 대통령에게 했던 투자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기 바란다. 재계는 5년 전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을 당시에 30대 그룹 기준으로 전년 대비 투자를 23%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유야무야된 적이 있다. 투자를 꺼리면서 10대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23조원이나 쌓여 있지 않은가. 재계 총수들의 투자 약속이 임기 초 정권의 위세를 의식한 ‘공수표’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 농식품부 “피해 농가에 실질적 지원” 농민단체 “90% 기준 지나치게 엄격”

    농식품부 “피해 농가에 실질적 지원” 농민단체 “90% 기준 지나치게 엄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에 따른 피해 농가 보상이 관련 제도가 시행된 지 9년 만인 올해 처음 이뤄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FTA 피해 농가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하지만 농민단체 등은 “실질적 지원책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우 값이 한·미 FTA 발효 이전보다 60만원 가까이 떨어졌지만 지원금은 1만여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9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피해보전직불금 대상 품목으로 선정되려면 해당 품목의 총수입량과 협정상대국 수입량이 직전 5년 수입량 평균보다 많아야 하고, 평균 가격이 직전 5년 평균의 90%보다 낮아야 한다. 농민단체 등은 세 가지 요건에 동시에 해당돼야 하기 때문에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해 왔다. 가격 기준은 제도 도입 당시인 2004년에는 80%, 2011년 85%, 지난해에는 90%로 완화돼 왔다. 90%로의 기준 완화가 첫 지원의 결정적 원인이다. 이번 조치에 대한 농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한우 한 마리당 가격은 평년 가격보다 58만 8000원 떨어졌지만, 지원액은 최대 1만 3000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올 1분기 평균 한우 사육두수를 기준(21마리)으로 했을 때 피해액은 1229만원 정도지만 이에 대한 보상액은 27만 3000원이 전부인 셈이다. 가격 하락폭을 전부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FTA 이행에 따른 순수한 영향을 따로 떼어 계산한 ‘수입기여도’까지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농가가 사육 마릿수를 늘린 것이나 소비량이 바뀐 국내 요인까지 FTA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폐업 지원은 적정 한우 사육 마릿수 유지, 예산 규모, 폐업지원 우선 순위 등을 고려해 연차별로 지원될 수 있다. 농식품부는 피해보전직불금 대상으로 한우가 100만여 마리, 한우송아지가 20만~30만 마리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 세계무역기구가 정한 보조금 한도(AMS)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김 국장은 “AMS를 적용할지 최소허용보조(총 생산액의 10%까지 지원)를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농가 신청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부장은 “사료값 급등으로 2008년부터 매년 한우 농가는 생산비도 건질 수 없는 마이너스 경영을 해 왔다”면서 “생색내기가 아니라 농가·농민을 살리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미FTA 피해 한우농가 첫 보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업 피해가 처음으로 인정돼 보상 절차에 들어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FTA 이행에 따른 농업인 등 지원위원회’를 열고 한우와 한우송아지를 FTA 피해보전 직불금 지원 대상과 폐업 지원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2004년 한·칠레 FTA 발효 이후 피해보전제도가 도입된 지 9년 만의 첫 지원이다. 이에 따라 피해 농가는 기준(직전 5년 평균가의 90%) 대비 지난해 가격 하락분의 일정 금액을 보상받고, 아예 폐업한 농가는 앞으로 3년간 예상되는 순수익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날 FTA 지원위원회는 지난해 한우와 한우송아지 값 하락의 수입기여도를 각각 24.4%, 12.9%로 확정해 의결했다. 수입기여도란 FTA 이행에 따른 수입량 증대가 미친 영향으로 사육 마릿수 증가, 소비 변화에 따른 국내 요인 등은 제외됐다. 미국산 소고기 관세 인하로 국내 시장은 큰 영향을 받았다. 2012년 3월 한·미 FTA 발효로 소고기 관세율은 40%에서 37.25%로 2.75% 포인트 낮아졌다. 이어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8만 3813t으로 직전 5년(2007~2011년) 평균치보다 53.6% 급증했다. 이에 한우 한 마리(600㎏ 기준) 값은 이전보다 11.2%(525만원→466만 4000원), 6~7개월령 한우송아지 한 마리 값은 32.1%(223만→151만 7000원)씩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보상은 한우 한 마리당 1만 3000원, 한우송아지는 5만 7000원 정도로 추정한다. 다만 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에서 정해진 보조금 한도(올해 기준 1조 4900억여원)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보상금은 신청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 정부는 5월부터 해당 농가의 신청을 받아 지방자치단체의 조사·심사를 거쳐 늦어도 12월까지는 피해보전 직불금과 폐업 지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슈&이슈] 새만금 행정구역 획정싸고 4년째 치열한 다툼

    [이슈&이슈] 새만금 행정구역 획정싸고 4년째 치열한 다툼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쌓아 조성된 새만금 간척지.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4만 100㏊의 광활한 토지에 대한 행정구역 획정을 앞두고 전북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이 4년째 치열한 영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들 3개 시·군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바다가 육지로 변한 간척지를 국립지리원의 지형도상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을 정할 경우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구획 설정 기준을 기존 해상경계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제시와 부안군은 새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버텨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정부가 새만금 행정구역을 결정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방조제의 구간별 귀속지를 결정해 새만금 행정구역에 대한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3월 농림수산식품부가 낸 새만금 1∼2호 방조제 구간의 행정구역 결정신청을 공고했다. 안행부는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으로부터 의견을 받은 뒤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행정구역을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만금 지역 3개 시·군은 서로 다른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래에 노른자위 땅이 될 새만금지구를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이 정해질 경우 새만금 간척지가 대부분 군산시 몫이 돼 김제시와 부안군이 반발하고 있다. 해상경계선이 행정구역 획정의 기준으로 준용되면 새만금 전체 간척지의 71.1%는 군산시, 김제시와 부안군은 각각 15.7%와 13.2%를 차지하게 된다. 더구나 33㎞의 방조제는 94%인 28.3㎞가 군산시, 나머지 6%인 4.7㎞는 부안군 몫이고 김제시는 전혀 없다. 이 때문에 부안군과 김제시는 산업단지, 과학연구단지, 국제도시 등이 들어설 노른자위 지역이 모두 군산시 소유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한 행정구역 획정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제시는 새만금 간척지의 행정구역 획정 기준을 국제관례인 하천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제시는 새만금 간척지를 관통하는 만경강과 동진강을 따라 행정구역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 김제시 관계자는 “간척사업으로 바다가 이미 사라진 마당에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하자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새만금방조제 관할은 지리·법규·역사·국가적 측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제시는 동진·만경공구 방수제공사, 새만금지구 동서2축 간선도로 공사, 새만금 내부개발 계획 등을 고려하고 공사 목적을 달성하려면 새만금 2호 방조제를 거리상 가까운 김제가 관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7㎞의 해안선을 완전히 상실, 내륙도시로 전락하고 어민 3229명의 삶의 터전이 없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건식 김제시장은 “해상경계선은 일제 강점기 호남의 곡창지대 수탈을 목적으로 군산항에 유리하게 그어진 것으로 새만금 행정구역 획정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부안군 역시 “해상경계선의 합리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안군은 새만금 1, 2호 방조제 구간을 종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 모두 부안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정부에 냈다. 부안군은 지리적 여건, 주민 편의, 국토의 효율성, 역사성, 기여도, 지역 간 형평 등을 종합 고려해 1, 2호 방조제를 모두 부안군 행정구역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만금사업으로 환경 파괴, 날림먼지 발생, 변산 해변 침식, 어장 폐장 등의 피해를 떠안았고 새만금 어민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이에 대한 보상도 요구하고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새만금 전체의 행정구역 획정 방안이나 관리체계 마련 없이 방조제 행정구역만 결정하면 지자체 간 분쟁은 계속된다”며 양보와 종합적인 요인, 균형발전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산시는 김제시나 부안군과 달리 국토지리정보원이 간행한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을 획정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지자체의 행정구역 분쟁 사례마다 해상경계선을 적용해온 만큼 새만금지구도 이를 준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로 헌재는 2004년 9월 지자체의 관할구역에 바다를 포함하고 해상경계선을 관습법으로 인정한다는 결정 이후 지자체 간 경계 분쟁 때마다 이를 적용하고 있다. 군산시는 “새만금권 3개 지자체가 각자 유리한 주장과 논리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중앙분쟁위원회가 흔들림 없이 판례와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행안부(현 안행부)가 2011년 12월 새만금방조제 구간 중 3∼4호 방조제(길이 14㎞·면적 195㏊)의 행정구역 귀속지를 군산시로 결정했다. 이에 김제시와 부안군은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첫 변론을 진행했고 현장 검증을 통해 결정의 타당성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대법원 1부는 29일 새만금 다기능부지와 농업용지 등에 대해 현장검증을 하기로 했다. 대법원 재판부가 선거사건의 증거보전을 위한 검증 외에 사건 심리를 위해 현장검증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저작권… 방송사 것이냐, 제작사 것이냐

    저작권… 방송사 것이냐, 제작사 것이냐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표준계약서’ 도입을 놓고 정부와 방송관련 단체들이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0년부터 외주제작 표준계약서 제정을 추진해온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초안을 마련해 상반기까지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관련 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표준계약서 논란의 핵심은 외주제작사에 저작권자의 권리를 부여하느냐 여부이다. 문체부는 지난 2월 ‘방송프로그램의 외주제작 표준계약서(안)’를 마련한 뒤 지난 17일 이를 다시 수정·보완해 ‘방송프로그램 제작 표준계약서’와 ‘방송 프로그램 방영권 구매계약서’로 나누어 발표했다. 또 올 하반기부터 열악한 근로환경에 놓인 작가 등 방송 제작진의 불공정한 계약을 개선하기 위한 ‘방송스태프 표준계약서’와 탤런트·코미디언·MC·성우 등 실연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방송출연 표준계약서’를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불합리한 방송제작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문체부의 설명에도 KBS·MBC·SBS 등이 주축이 된 한국방송협회와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방송실연자협회 등의 반발은 예사롭지 않다. 표준계약서가 법적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에 불과하지만, 당사자 간 법적 분쟁이 발생할 때는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외주제작사를 중심에 둔 표준계약서가 “지상파방송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작가, 배우, 성우 등 관련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마저 훼손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문체부와 열 차례 가까운 회의와 의견서 교환을 통해 이견을 조율했지만 입장 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날 공개된 표준계약서에선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재산권은 방송사와 제작사 ‘각각의 기여도’에 따라 인정된다고 명기됐다. 다만 어느 일방으로 저작권 이용창구를 단일화할 수 있다는 예외를 뒀다. 애초 저작권을 외주제작사에 모두 귀속시킨다는 데서 문체부가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이는 방송사가 주로 가져왔던 저작권을 외주제작사도 확보할 수 있도록 창작 권리를 개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형평성을 고려한 듯 보이지만 관련 단체들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반발한다. 정부가 방송영상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해 지나친 독립 외주제작사 편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불합리한 방송제작 환경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그동안 방치해 놓은 외주제작환경에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방송제작 중단, 출연료 미지급 사태, 작가료와 출연료의 기형적 구조는 ‘외주제작 비율과 외주제작사 숫자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던 잘못된 외주정책에 원인이 있다”며 “문체부가 추진 중인 외주제작 표준계약서는 현재의 외주정책을 우선 개선한 뒤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제적으로 할당한 방송사의 외주제작 비율(최고 40%)을 낮추고, 부실 외주제작사를 솎아내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문체부는 외주제작사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막기 위한 ‘출연료 지급 보증’ 조항, 방송사의 외주제작사에 대한 ‘프로그램 수정 보완 요청’ 조항 등을 신설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방송시장 규모는 12조 8000억원(2011년 기준) 수준으로, 매출액 1억원 미만의 영세 독립제작사 비중은 전체 400여개 제작사 가운데 56.5%에 이른다. 방송협회는 문체부의 ‘표준계약서’가 ▲기여도에 따라 저작권을 배분하거나 어느 한 쪽이 저작권을 소유하도록 해 오히려 다툼을 높일 여지가 많고 ▲방송사가 외주제작사에 제작비와 장비를 전부 지급하더라도 방송사에 2회 방송권만 부여하는 모순을 드러내며 ▲외주제작사에는 적정수익을 보장하도록 한 반면 방송사에는 협찬 등 간접광고의 수익 배분 비율까지 강요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리스크가 큰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작품 실패의 모든 책임을 방송사가 감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실제 제작자인 방송사가 재방송권, 복제배포권 등 모든 권리를 가지지 못하도록 규정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가조작 근절대책] 내부기밀 ‘2차 수령자’에도 과징금 부과… 증권범죄 집단소송 허가요건 완화 계획

    정부가 내놓은 주가 조작 근절 대책 가운데 주식 투자자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을 따로 뽑아 짚어 본다. →새롭게 과징금이 부여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Market Abuse)는 뭔가. -현행법상 규제를 받는 불공정거래는 미공개 정보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세 가지다. 여기에 속하지 않은 불공정거래를 말한다. 예컨대 A기업의 내부 기밀을 이용해 사장의 친동생과 그의 지인이 주식을 사 시세차익을 남겼다면 지금은 친동생만 ‘1차 수령자’로 처벌받았다. 동생의 지인인 ‘2차 수령자’도 시장질서 교란행위자로 간주해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주가 조작 사건을 중대사건, 중요사건, 일반사건으로 나누겠다고 했는데 기준이 뭔가. -명확한 기준은 없다. (패스트트랙으로 다루게 될) 중대사건은 주가조작범의 해외도피 우려가 농후하거나 거래소 심리결과만 놓고도 범죄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 →증권범죄 집단소송 요건을 완화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증권범죄 관련 집단소송의 허가 요건이 매우 엄격하다. 소송인이 반드시 50인 이상이어야 한다. 앞으로 이 요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아직 세부 기준은 나오지 않았다. 부실공시 위험을 집단소송 요건에 추가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어떤 경우에 신고 포상금을 20억원 받을 수 있나. -제보의 정확성과 주가조작범 적발 기여도 등을 따져 포상금 액수를 결정한다. 주가 조작에 따른 피해 규모나 작전 세력의 추정이익 등도 감안할 생각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中 소비·투자 저조… “경제 빨간불” 우려 속 반등 예상도

    中 소비·투자 저조… “경제 빨간불” 우려 속 반등 예상도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8%에 못 미치면서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2010년 4분기 9.8%를 기록한 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지난해 3분기까지 연속 내리막을 달리다가 4분기에야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3개월 만에 또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것은 성장을 견인하는 ‘3두마차’인 수출, 소비, 투자 가운데 소비와 투자가 저조한 탓이다. 제일창업증권 왕하오위(王晧宇) 연구원은 “당국은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전부터 소비를 강조해 왔지만 소비 진작의 정부 기여도가 최근 낮아졌고, 민간 소비도 저조하다”면서 “최근 잇따라 나온 부동산 억제책으로 3월 부동산 투자 성장률이 전달보다 5% 이상 하락한 점도 경기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실제 1분기 소매판매 증가율은 12.5%에 그쳐 지난해 4분기의 14.5%보다 둔화됐다. 산업생산 증가세도 둔화돼 전망치인 10.1%를 밑돌았다. 반면 대외 무역 상황이 여전히 좋은데다 투자가 강화될 전망이어서 중국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1분기 무역총액은 6조 1200억 위안(약 1100조원)으로 환율 요소 등을 제외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4% 증가했다. 수출은 18.4%, 수입은 8.4% 각각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중국 정부가 대규모 철도, 도로, 공항 등 기반 시설 투자를 확정하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투자 정책을 추진하고 나선 점도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리셴룽(李憲容)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보다 낮지만 경기 둔화의 터닝포인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외부와 내부 수요 모두 개선되고 있어 올해 8%대 성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탕젠웨이(唐建偉) 연구원도 “중앙과 지방 정부의 권력교체가 모두 끝나는 등 새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2분기부터 투자가 강화돼 경제 성장률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30대 그룹 올해 149兆 투자 ‘사상 최대’

    30대 그룹 올해 149兆 투자 ‘사상 최대’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규모인 148조 8000억원을 투자하고 12만 8000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투자는 지난해(138조 2000억원)보다 7.7%, 고용창출 역시 지난해(12만 6000명)보다 1.5% 각각 늘려 잡았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호텔에서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올해 투자 규모와 내용을 밝혔다. 하지만 그룹별로 구체적인 투자 예정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30대 그룹은 주로 경기 기여도가 높은 설비투자나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한다.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91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R&D 투자는 29조 4000억원으로 13.8%나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석유화학, 철강이 주요 투자 분야다. 자동차는 하이브리드ㆍ전기차 등 신차 R&D와 양산이 주요 과제고 반도체 사업에서는 차세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설비 증설 등이 추진된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 설비 투자, 롱텀에볼루션(LTE)망 구축·품질 개선,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시설 구축도 눈길을 끄는 사업이다. 올해 채용키로 한 12만 8000명 가운데 고졸 학력자 채용은 4만 7000여명으로 4000명(9.4%)이나 늘어날 전망이다. 윤 장관은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라면서 “대기업들의 투자·고용 계획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주미 대사 안호영 주중 대사 권영세 주일 대사 이병기

    주미 대사 안호영 주중 대사 권영세 주일 대사 이병기

    박근혜 대통령은 31일 주미 대사에 정통 외교관료 출신인 안호영(57) 전 외교부 제1차관을 내정했다. 주중 대사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기여도가 높은 권영세(54) 전 새누리당 의원을, 주일 대사에는 이병기(66)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고문을 각각 내정했다. 위성락(59) 주러시아 대사와 김숙(61) 주유엔대표부 대사는 유임됐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강 대사와 주유엔대표부 대사 임명을 계기로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지속되고 있는 ‘안보위기’ 속에 4강 외교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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