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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미래는 금융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이 지난 10년간 급격히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 직접투자 등 국경간 자금 흐름이 2005년에 6조 4000억달러(5912조원)로 10년 새 3배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올해 예산 240조원의 25배다. 선진국의 경우 노령화로 인한 연금 등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이 가진 돈이 53조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저금리 때문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고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미국의 경우 2001년 2조 3000억달러였던 해외투자가 2005년 4조 6000억달러로 두배로 늘어났다. 신흥시장도 가세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신흥시장국가가 가진 외환보유고는 9조달러다. 외환보유고, 고유가로 벌어들인 오일달러 등에 기반한 국부(國富) 펀드가 국제 금융시장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국부펀드다. ●강력해지고 다양해지는 돈의 힘 투자대상은 돈이 벌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한우·와인·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오는 것과 같다. 명품 기업에만 투자하거나, 물·농업 관련 기업, 이산화탄소배출권 등 투자처가 세분화되고 있다. 금융의 윤리·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사회적 책임투자(SRI)펀드가 그 예다. 환경보전, 생명 구조에 관련된 사업 외에도 노동착취를 하지 않는 기업 등에 투자, 윤리펀드라고도 불린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SRI펀드 규모는 2조 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불어난 돈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사모펀드(PEF)에 의한 인수·합병(M&A)이다.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으고, 자금 속성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만 684개 PEF가 활동,4320억달러의 자금(약정액 포함)을 모았다. 그동안 PEF는 벤처기업이나 중소형 기업의 기업공개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PEF인 서버러스가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를 사들이는 등 수백억달러가 필요한 M&A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 세계적 M&A의 23%가 PEF에 의해 이뤄졌다.LG경제연구원 진석용 책임연구원은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압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4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 투자은행(IB)도 PEF에 자기자본과 고객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헤지펀드를 위한 대출, 투자자 관리, 사무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도 주요 수익원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단골 모델로 등장하는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29조원이다. 국내 4대 증권사 평균 1조 5000억원의 20배 규모다.2006회계연도 순익은 전년보다 70% 늘어난 94억 4000만달러(약 8조 7000억원)다.4년전인 2002년의 5배 수준이며 4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2006회계연도에 거둔 수익 2조 6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고 이것이 다양한 상품과 결합,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 3대 IB로 꼽히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의 본사는 뉴욕에 있다. 자본의 국제화가 ‘미국화’라는 지적은 이같은 까닭이다. 미국이 기록하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메울 정도로 IB들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깊어지는 금융감독기관의 고민 모든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시장 위축으로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의 파산위기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지난해 9월에는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했던 헤지펀드 아마란스가 파산했다. 헤지펀드는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차입하는 경우가 많다. 즉 레버리지(leverage) 투자를 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파산은 다른 금융기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금융시장이 국제화하면서 다른 나라 금융기관의 동향이 자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IMF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는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금융혁신과 세계화는 금융감독기관의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권 ‘2차 빅뱅’ 어떻게 정부가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산업은행의 투자업무(IB) 부분과 합쳐 세계적 IB로 키우기로 하자 대우증권의 매각을 기다리던 시중은행들은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에 희소식도 있다. 지난 5일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증권사의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위해 신규 증권사 설립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금융권의 ‘2차 빅뱅’은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빠르면 올해 말 교보증권을 필두로 한 생명보험사의 상장 등으로 이미 예고돼 왔다.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금융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진행됐던 구조조정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자율적이다. 은행과 은행이, 은행이 증권을, 보험이 증권을 서로 합치면서 몸집을 불리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자본확충을 위한 대형화, 글로벌 경쟁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은행은 외환은행,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가 있다. 기업은행 민영화, 농협의 ‘신용, 경제분리’도 ‘은행권 2차 빅뱅’의 흐름 안에 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국민연금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너무 덩치가 커서 국내에서 살 만한 자본이 마땅치 않아 국민연금이 나서거나 금산분리를 완화해 산업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씨티,SC제일 등 6개가 있는데 “리딩뱅크는 2∼3개가 적당하다.”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은행들이 서로 통합해 대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시장 M&A의 백미는 증권회사의 통합이다. 우선 증권사를 소유하지 못한 은행, 즉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인수에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소형증권사의 프리미엄이 너무 높을 경우 신규 설립을,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도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 솔로몬저축은행은 KGI증권 인수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강국 모범사례는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가 얼마 전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금융선진국’ 미국의 대표적인 관문인 존 F 케네디 공항의 출국장을 나오면서 그날따라 유독 광고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UBS의 국적은 어디일까. 미국이나 영국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사 합병을 통한 금융강국 도약의 해외 모범사례로 UBS를 꼽는다.1997년 12월 초. 전 세계 금융시장의 눈길은 온통 스위스로 쏠렸다. 스위스의 양대 은행이던 스위스유니언뱅크(UBS)와 스위스뱅크(SBC)의 합병이 이뤄졌기 때문. 자산 규모 6630억달러의 유럽 최대 IB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두 회사는 미국계 IB회사들의 공격적인 경영에 대처하기 위해 ‘몸집 늘리기’를 꾸준히 지속했다. 영국 최대 증권사인 SG워버그, 뉴욕의 인수·합병(M&A) 전문 투자은행 딜런리드를 매입했다. 합병 이후에도 미국의 PB회사인 페인웨버를 사들이면서 주식 등 IB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규모의 경쟁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다. 금융 강국으로 도약한 또 다른 모범 사례는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홍콩 등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실물 경제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 그러나 IB 업무 인프라 확충과 환경 조성을 통해 국제적인 금융 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 도시에는 국제적인 로펌이나 금융 컨설팅사 등이 다 몰려 있다. 법률·금융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병원, 학교 등 최적의 문화 생활을 보장한다. 금융 전문가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주말이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완비돼 있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투자은행(IB) 지향…은행·증권사 “이젠 해외시장” # 상황 1 얼마 전 모 은행이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연봉인 수십억원대와 스톡옵션을 제시했으나, 돌아온 반응은 냉랭했다. 홍콩의 전문가는 “내가 여기서 받는 연봉이 제시한 연봉의 3∼4배”라면서 “한국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고 매력적이라고 해도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 상황 2 미국에서 학위를 한 금융 전문가가 환태평양 국가의 은행·감독당국·중앙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에서 파견된 딜러와 한 팀이 됐다. 파생상품 딜링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데 싱가포르 출신의 딜러는 선물 등 파생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30∼60초안에 가격을 결정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훈련된 전문성이 도드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금융 선진국과 최소 20년 벌어져 있는 경험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간의 칸막이를 없앤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산업의 법적·제도적 인프라는 나름대로 구축된 것이다. 때문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너도나도 투자은행(IB)에 뛰어들어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가겠다고 한다. 은행은 최근 수년간 한 해 국내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인 10조원대의 이익을 냈다. 더 이상 좁은 국내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처럼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선진금융기법 도입만이 살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5일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 ▲우수한 인력보강 ▲회계기준 선진화와 기업경영의 투명성 등 3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 200조원대의 한국 은행들이 세계 100대 은행에 4개가 올라 있지만, 자본 규모나 인력 측면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2조원대의 국내 대형 증권사도 30조원 규모의 외국계 IB와 비교하면 ‘꼬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인재는 선진 금융기법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자본확충 과정은 별개로 하더라도 최근 금융기관들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우수 금융인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현재는 국제적 수준의 영업이나 리스크 관리는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축적된 금융기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상품을 보면서, 역으로 추론해 비슷한 ‘짝퉁’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형편”이라며 선진 금융기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은행들은 신입 행원들의 구성을 경영·경제·무역학 등 상경계열 위주에서 다양한 전공자들로 바꾸고 있다. 이른바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전공자 스카우트 경쟁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143명의 신입행원 중 37%를 철학과 심리학과 디자인학과 등 비상경계열 출신으로 채웠다. 기업은행도 신입행원 210명 중 상당수를 이공계·어문계 출신으로 뽑았다. 남기명 우리은행 IB본부 투자금융팀 부장은 “IB업무는 인력의 질과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사람 장사’인 만큼 IB업무 인력의 30%를 외부에서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이자 IB를 지향하는 산업은행은 “M&A전문가, 금융공학, 컨설팅, 리스크 관리 등 핵심분야에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현재 전 직원의 1.6%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인력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입행원들도 최근 4∼5년간 해외 토목공학석사, 도시공학전공, 변리사, 음대 피아노 전공자, 수학전공자, 동시통역사, 보험계리사 등 다양한 경력·전공자를 뽑았다. 비교적 능력별 임금체계에 거부감이 덜한 증권사들의 인력 스카우트도 활발하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베트남사무소 지점장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했던 정성문 삼성물산 베트남지점장을 스카우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사업부 IB1본부에 넥스트벤처투자에서 벤처투자 및 IPO 업무를 담당했던 김구헌 차장을 영입했다. 또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로 한영회계법인에서 M&A와 PI를 담당했던 최명록 차장을 영입했다. 삼성증권도 올 하반기 배호원 사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MBA와 경력직 면접을 통해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30여명 수준인 자산운용인력을 내년까지 대형 자산운용사 수준인 6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증권도 6월 사장이 직접 출장가 런던·뉴욕 MBA 출신 전문인력 14명을 채용했다. 우리증권도 올해 해외 MBA과정을 마친 직원 2명을 채용해 IPO팀,M&A팀에 배치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박사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금융인력 확충과 관련해 “해외 MBA 출신도 좋지만 국제적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팀단위로 거액을 주더라도 데려와 함께 일하면서 선진금융기법을 배우는 것이, 국내에서 차근차근 육성하는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소영 전경하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세계의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모두 투자은행(IB)을 지향하겠다고 하자, 한 국책은행 은행장은 불쑥 일본의 ‘노무라 증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도 1990년대 말 IB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면서 “세계 경제의 2인자인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실패한 일을 교역수준 11위인 우리나라 은행·증권사가 하겠다고 나선 만큼 웬만한 각오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선언만 한다고 저절로 제대로 된 IB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전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는 기본이고, 이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정확하게 경기를 전망하고 신용 위험을 분산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IB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내 금융인들은 ‘자유로운 영어 구사력’을 가장 먼저 꼽는다. 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더라도 영어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지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경험을 쌓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학벌만 좋을 뿐 선진금융기법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세계적 IB들의 아시아본부가 위치한 홍콩과 싱가포르의 본부장들의 영어실력은 대단히 세련됐다는 평가다. 둘째, 입사 연차에 따른 조직문화의 개선이다. 즉 보상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수백억달러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할 경우 이에 걸맞은 거액의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강성 금융노조가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직원들간의 위화감을 내세워 거액 연봉자의 영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 IB는 연봉이 전체 보수의 40% 수준이고 성과에 따라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입사 연수에 따라 호봉이 산정되고 월급을 받는 현재의 은행 보수체계로는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은행의 경우 IB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최대 3배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계 금융사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산업은행은 경직된 임금체계 탓에 자체 육성한 고급인력들이 매년 10여명씩 외국계 IB로 떠나면서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금융사 사장에 재정경제부 고위간부가 ‘낙하산’으로 오는 것도 문제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증권사들이 장기적으로 금융 리스크를 안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다든지, 리스크보다 안정을 추구해 규제 일변도로 나가면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대마진과 주식매매 수수료가 이익의 70∼80%를 차지하는 현재의 은행·증권사 수익구조로는 세계적 IB로의 전환이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국제적 신인도도 높아져야 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잡지 ‘아시아 리스크’에 2년 연속 ‘아시아 10대 파생금융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파생상품거래가 허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파생상품 등의 거래에서 세계적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금융상품 가격을 정확하게 매기고, 위험을 분산·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외국계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교육·금융·부동산 등의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고 한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무한경쟁 시험대 오른 현대·기아차] (상) 英·美 ‘타산지석’ 삼아라

    [무한경쟁 시험대 오른 현대·기아차] (상) 英·美 ‘타산지석’ 삼아라

    현대·기아차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외 종업원 11만명에 공장 27개를 포함, 전 세계 900개의 사업장이 있다.190개국에서 차가 팔린다. 하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비상과 낙오의 갈림길에서 현대·기아차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MG로버 파산으로 英 토종업계 ‘멸종´ 영국과 미국은 현대·기아차에 살아있는 교훈이다. 영국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2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었다. 수출 규모는 세계 최고였다. 특히 롤스로이스·벤틀리·재규어·랜드로버 등 명차의 본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업체들의 생산기지로 전락해 있다. 쟁쟁한 업체들이 차례로 BMW, 포드, 폴크스바겐 등 외국회사에 넘어갔다.2005년 4월 MG로버의 파산으로 영국 토종 자동차 기업은 ‘멸종’했다.60년대 이후 노사분규, 노·노 갈등, 신차개발 지연 등이 원인이었다. 밝은 얘기보다는 주로 구조조정·매각 등으로 뉴스를 타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너럴모터스(GM)는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가까스로 정상화의 가닥을 찾았지만 그 사이 일본 도요타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부실기업 크라이슬러를 인수했던 독일 다임러-벤츠는 끝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고 지난 5월 크라이슬러를 재매각했다. 포드도 최근 대주주의 지분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본·유럽의 우수한 차들이 안방에 침투하는 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무능력과 함께 ‘전미자동차노조’(UAW)에 끌려다니며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엮어가지 못한 데 주된 원인이 있다. 영국과 미국의 사례는 국내 최대이자 유일의 토종 자동차 회사 현대·기아차의 현주소와 미래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타산지석’이다. 현재 놓여있는 상황 자체도 결코 녹록지 않다. 치열해지는 미래 신차개발 등 기술경쟁, 갈수록 불리해지는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턱밑에 다다른 신흥 자동차 생산국의 추격, 여전히 비생산적인 노사관계 등 숱한 난제에 직면해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수기반이 전 세계 어떤 회사보다도 탄탄하다. 지난해 두 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현대·기아·GM대우·르노삼성·쌍용 5개사 기준으로 무려 74%(현대 51%, 기아 23%)에 달했다. 해외에서의 평가도 급상승하고 있다.JD파워·스트래티직 비전·컨슈머 리포트 등의 찬사가 이어지자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는 뜻에서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中 저가공세 등 영향 해외 판매 부진 하지만 다른 여건들은 어둡다. 해외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다. 미국·유럽 시장 자체가 위축된 데 더해 원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고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차 시장에 선진업체들이 대거 진입해 경쟁이 심해졌다. 중국업체들은 저가 물량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그나마 현대차가 연초의 부진을 떨쳐내고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5만대가량을 팔았다는 게 위안거리다.86년 미국시장 진출 이후 최대의 월간 실적이다. 그러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지난달 판매는 경쟁업체들의 가격인하 경쟁으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22%나 줄었다. 전월 대비로도 18%가 감소했다. 기아차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전년동기보다 4.2%가 줄었다. ●“프리미엄급 시장 개척해야” 많은 전문가들은 영국과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선진화 외에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차종의 고급화·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가톨릭대 경영학부 김기찬 교수는 “현대차의 생산성은 일본기업의 60%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오랜 ‘저비용·저품질’에서 벗어나 ‘저비용·고품질’을 달성해 급성장했지만 생산성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지금은 ‘고비용·고품질’이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이제는 3만∼4만달러짜리 고가모델을 세계시장에 내놓아야 할 때”라면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프리미엄급 시장을 개척해야 지금의 한계를 탈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 美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또 부실 공포

    美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또 부실 공포

    국제적인 신용평가 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비우량주택담보(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 신용등급 하향 경고가 주택경기 경착륙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미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S&P가 120억달러에 달하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신용등급을 대거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S&P는 이미 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RMBS) 612개를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미국 주택시장의 하향세가 지속돼 부동산 가치가 2008년까지 8%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를 두고 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경고는 미국 경제 전반에 빨간불을 켜고 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미국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투자자들이 적극 달러화 매도에 나서 미국 달러화는 사상 최약세권을 맴돌았다. 또한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신용등급 하락 경고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국제 유가 상승 우려에 맞물려 뉴욕 증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어 다우존스, 나스닥 등 각종 주가지수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편 9일 더타임스는 S&P와 무디스를 포함한 국제적 신용평가기관들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채권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하이오주 검찰에 의해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마크 댄 오하이오주 검찰총장은 최근 뉴욕 금융계의 전문 분석가를 고용, 신용평가기관들이 부실채권에 실제보다 높은 등급을 매기는 바람에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RMBS) 중개기관이 주택담보대출자의 주택을 파산 위험에 대비, 회수한 후 신용평가기관의 심의를 거쳐 증권화해 시중에 유통시키는 것. 자산소유자가 직접 발행한 채권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 [Seoul Law] 개정 변호사법 ‘헌재 심판’ 받는다

    [Seoul Law] 개정 변호사법 ‘헌재 심판’ 받는다

    매년 수임 건수와 수임액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하도록 한 개정 변호사법에 대해 변호사들이 헌법 소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인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법 개정에 대해 변호사들이 이처럼 정면으로 반기를 들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개정 변호사법, 무슨 내용 담았기에? 3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방두원(48)·권오영(49)·마영설(40) 변호사 등 3명은 최근 변호사법 28조 2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의 보고’ 내용에 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이 조항은 지난 3월 법 개정 당시에 신설된 것이다. 수임장부에 수임일, 위임인 등의 인적사항 및 수임한 법률사건·사무의 내용과 함께 수임액도 신고하도록 했다. 이는 변호사가 제출하는 과세자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모든 변호사와 법무법인, 법무조합은 매년 1월 말까지 전년도에 처리한 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 등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오는 27일 발효될 예정인 변호사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수임 건수와 수임액 외에도 ‘당사자 및 상대방의 인적사항과 수임사건의 취급기관·사건번호 및 사건명, 처리결과’도 기재하도록 했다. ●“과잉 금지, 평등의 원칙 위배” 방 변호사 등은 변호사법 28조 2의 내용이 헌법상 규정된 ▲영업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변론권-변호인으로서 조력할 권리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청구서에서 “수임액을 과세관청도 아닌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하는 것은 과세자료 제출의 투명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과세의 투명성은 세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기 때문에 28조 2는 기본권을 과도하게 규제,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한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청구서는 “변호사가 어떤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하고 있고 수임액이 얼마인지는 중요한 영업비밀로 이를 제3자인 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하는 것은 직업 수행의 자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동시에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수임사건 수와 수임액이 곧 변호사의 능력처럼 이해되는 만큼 수임액이 적은 경우에는 무능력한 변호사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의뢰인이 제공한 비밀이 공개될 경우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깨지게 되고, 그러면 변호인으로서 충분한 조력도 불가능해진다.”면서 “다른 납세의무자나 전문직 종사자들과 달리 유독 변호사에게만 의뢰인과의 신뢰관계에 있어 가장 주요한 부분을 외부에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내부 검토 뒤 의견서 제출” 법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임 건수와 수임액 신고는 변호사 개인에게는 영업상의 비밀이고, 의뢰인에 대해서는 사생활 침해의 여지도 있는 민감한 부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법조계에 대한 불신이 워낙 많기 때문에 처방 또한 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헌법 소원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뒤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지역 법원 더 늘어나나 법률 수요의 증가 등으로 각 지역에 법원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각 지역구를 위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기우 의원 등 44명은 지난달 수원에 경기고등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 등은 발의안에서 “서울고법 산하 관할 인구 가운데 경기 인구가 전체의 41.0%이며, 서울고법 재판 건수 가운데 수원지법 관할 구역 사건이 14.1%를 차지한다.”면서 “인구·소송사건의 수와 관할 면적, 교통사정 등의 지표를 고려할 때 수원지법을 관할하는 독립적인 고등법원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발의안은 경기고법 설치에 2012년까지 518억 51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기우 의원 측은 3일 “정기 국회 통과를 목표로 서명운동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 등 10명도 지난 5월 천안지법 신설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양 의원 등은 “대전과 충남이 분리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충남지역에는 대전지법 외에 다른 지법이 없는 실정”이라면서 “천안지청 관내 인구는 2001년 이후 15%나 증가했으며, 이 속도라면 2010년에는 관내 인구가 83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천안지법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천안지법 신설에는 2012년까지 279억 41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 등 11명은 춘천지법 본원에서만 관할하고 있는 파산 재판을 강릉지원에서도 가능하게 해달라며 법원 기능의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등 14명이 마산에 창원지법 마산지원을 설치해 달라며 발의한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 지난 3월에 공포됐다.2011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3개 로펌 가입 추진 5위권 내의 대형 로펌을 비롯한 3개 로펌이 변호사 손해보상 책임보험 가입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로펌과 개인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변호사 보험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보험은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에 보상해 주는 보험상품이다. ●법정 상고기간 놓치면 보상 불가피 대한변협 관계자는 3일 “3개 로펌이 변호사 보험 가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변협 윤상일 공보이사는 “불변기간을 넘겨 상고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에는 손해보상의 대상이 된다.”면서 “개인변호사들이 많은 사건을 동시에 맡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불변기간은 민·형사소송법상의 항소기간·상고기간·즉시항고기간처럼 정해진 법정기간이다. 그는 “로펌이 기업으로부터 법적 자문을 받으면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기업이 보고서를 토대로 일을 추진하다 손해를 입었다면 보상을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변호사와 로펌 모두 손해보상 책임의 대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한 합동법률사무소는 의뢰인 A씨에게 760만원을 물어야 했다. 법률사무소는 A씨로부터 돈을 받으려는 대여금 소송을 의뢰받았으나 법적 대응이 미흡했다며 오히려 A씨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법원은 재산상 손해액 660만원과 위자료 등 760만원을 A씨에게 물어 주라고 판결했다. ●보험 도입 5년간 가입자 400여명 불과 변호사보험이 도입된 지는 5년 지났지만 보험 가입 변호사는 400여명에 불과하다. 변호사들이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변호사 수임료가 불투명해 보험료율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LIG보험의 관계자는 “5년 전에 변호사배상책임보험 상품이 나왔을 때만 해도 서울 서초동에서 세미나를 열고 가입을 유도했다.”면서 “하지만 변호사들은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억원 배상 한도의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연간 36만여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한달 평균 3만원선이다. 변협 관계자는 “외국로펌과 변호사들은 모두 보험에 가입해 있는데 우리도 시장개방을 앞두고 변호사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로펌과 변호사들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로펌들이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율은 내려가고 결국 개인변호사들의 보험가입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들 인식전환 중요 한편 대한변협은 보험확대와 공제회 설립 등의 두가지 방안을 검토했으나 공제회 설립방안을 백지화했다. 변협 관계자는 “공제회 설립을 검토했으나 어려운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도 공제회를 두고 있으나 공제회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보험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제회를 만들면 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가며,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기금 고갈의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한국 등 외자기업 타격 클듯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노동계약법(勞動合同法)이 29일 전인대에서 통과돼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중국에 진출한 한국 등 외자기업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기업들로서는 인건비 상승은 물론, 노조와의 협상 업무 및 노동분쟁 증가로 노무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법안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법안의 가장 큰 특색은 ‘고용의 경직성’이다.10년 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해서나 3회 연속 근로계약을 맺을 때는 정년을 보장토록 했다.1년짜리 단기계약이 2차례 종료돼 3번째 계약할 때는 1년계약이 아닌 정년까지 보장되는 근로 계약인 셈이다. 또 파견노동자를 고용할 경우에도 최소 2년 이상 고용토록 해 장기고용을 보장했다. 파견노동자도 노조원과 동등한 지위여서, 노조와 협의없이는 해고나 임금 결정 등이 불가능해졌다. 해고를 하려면 노조에 통보한 뒤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20명 이상 또는 직원의 10% 이상을 감원할 때는 지역 노동국에 보고해 인가를 얻어야 한다.15년 이상 일한 근로자는 해고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용자가 고용과 관련해 법을 어기면 임금의 2배를 배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사용 1개월∼1년 이내 서면으로 노동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2배의 임금을 지불하는 식이다. 다만 외국계 기업들이 크게 반발했던 퇴직금제도 도입은 법안 표결 직전에 보류됐다. 기존 심의안은 ‘계약만료시 경제보상금(퇴직금)을 지급한다.’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임금지급을 미루거나 계약 미준수에 따라 노동자가 퇴사할 때, 계약 만료전 회사가 퇴직을 요구할 때, 근로자가 아파서 일을 할 수 없을 때, 정리해고가 실시될 때, 기업이 파산할 때 등에는 퇴직금을 지급토록 했다. 근로기간 1년에 1개월치를 기준으로 최대 12년까지 가산된다. 중국 공산당은 노동쟁의의 급증이 사회적 불안정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이같은 법안을 준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외국계뿐 아니라 자국 기업으로부터도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 코트라 다롄무역관 이평복 관장은 “법안이 시행되면 노사간의 사소한 분쟁에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등 노무관리 비용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단체협상이 강화되고 해고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짜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jj@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선고 받으면 대표이사 못하나요

    Q중소기업의 대표이사입니다.IMF환란 이전 계열사에 연대보증을 서면서 약 500억원의 채무를 가졌습니다. 주채무자는 회사정리절차로 채무가 모두 면책되었으나 보증채무가 남았는데, 여러 차례 양도를 거쳐 취득한 최종 양수인은 파산신청을 통해 대표이사 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더니 며칠 전 저를 상대로 파산신청을 하였습니다. 저의 재산은 IMF 때 다 날아갔고, 매월 12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지만 채권자 몇 명이 급여 절반을 압류해둔 상태입니다. 파산 선고를 받으면 대표이사를 하지 못하게 될까봐 겁이 납니다. - 김형진(가명·55) A금융기관은 기업여신을 할 때 대주주와 핵심 임원에 대하여 기업채무 연대보증을 요구합니다. 기업인은 기업과 운명을 같이 하라는 것인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금융기관이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업주가 사업에 실패하면 천문학적인 채무를 지게 되니 마치 기관총 사수의 발목을 쇠사슬로 진지에 묶어 놓는 것처럼 비인도적인 면이 있습니다. 이같은 불합리함은 파산제도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파산제도에 의하면, 정직하지만 불운한 채무자라면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것을 모두 내 놓고 나머지 채무는 면책받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습니다. 파산제도의 이같은 효과 때문에 대부분의 신청은 채무자 자신이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채권자들은 잘 신청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기업인에게도 적용됩니다. 원래 파산제도는 생활능력이 곤란한 사람보다는 기업인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소비자에게 확산돼 최근에는 소비자 파산이 더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은 기업인이라도 고용과 생산을 늘려 국가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려던 사람이므로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는 실패한 기업인을 감싸 줘야 고용이 늘어나고 경제가 발전한다는 인식이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파탄의 위기에 직면해 회생제도를 통해 재건될 때 연대보증을 한 대표이사 개인은 개인파산을 신청해 자신의 개인재산을 모두 내 놓고 나머지 채무를 면제 받으면 기업은 기업대로, 기업인은 기업인대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기업인들의 인식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업인의 헌신으로 몇 년 동안 회사정리계획을 전부 이행해 회사는 정상화되었는데, 김형진씨와 같이 기업인 자신이 채무 독촉에 시달리는 사례가 흔히 있습니다. 어쨌든 300억원의 채무에 대하여는 연체이자만해도 매월 수억원이 발생할 것이니만큼 월 1200만원의 급여로는 갚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므로 파산 상태인 것은 분명하고 채권자의 파산신청은 받아들여질 것이고, 과거 개인재산을 따로 감춰 채권자들을 해롭게 한 적이 없다면 김형진씨도 면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채권자가 파산신청을 하는 상황은 어찌 보면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다는 속담처럼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신청한 사건에서도 채무자는 파산선고를 받은 후 바로 면책신청을 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다른 비위가 발견되지 않으면 채무자는 면책을 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나서서 파산신청을 한 이유는 김형진씨가 대표이사 직을 잃게 될까봐 겁이 나서 조금이라도 변제하기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만, 파산선고를 받으면 회사의 대표이사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대표이사와 회사의 관계가 위임에 해당하고 이같은 위임은 수임인 즉 위임을 받은 사람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종료하는 것으로 민법에 기재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이 민법 규정은 당사자의 의사로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을 아는 사람을 회사가 대표이사로 채용하는데 어떠한 제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회사에 대표이사 직을 내 놓으라고 할 의도가 있지 않은 한 대표이사 직의 수행에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또 파산법원이 회사에 대표이사에 대한 파산 선고 사실을 통지하지 않기에 실무상으로는 거의 문제되지 않습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美 주택시장 끝없는 추락

    美 주택시장 끝없는 추락

    버지니아주 헌던에 사는 존 구스는 지난해 9월 집을 처분하려다 충격을 받았다. 그는 플로리다에 은퇴 후 거주할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방 5개짜리 주택을 110만달러(약 10억원)에 내놓았다. 올해 5월 주택 가격을 89만달러까지 내렸지만 구매자는 없었다. 구스는 결국 집을 경매 처분했다. 바닥을 헤매고 있는 미국의 주택 시장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발언에도 침체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폴슨 재무장관이 “미국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한 발언을 전했다. 지난 5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 활성화로 올해 첫 3개월동안 0.6%에 머문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엔 3%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그러나 폴슨의 바람과 달리 미 주택시장은 한동안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주택 신축 물량 작년보다 24% 줄어 금리 인상은 주택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저금리 보호막’이 걷히면서 금리 인상으로 기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개인과 기업들이 주택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주택 압류가 18만건에 달했다. 주택 신축 물량도 1년전보다 24% 이상 줄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담보 금리는 지난 5주동안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금리를 기준으로 6.74%를 기록,0.6%포인트 이상 뛰어올라 주택 구입의 여력도 줄었다.2004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담보 금리가 인상된 것이다. 위기의 주범격인 금리 인상은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각종 경제 지표들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고 정부도 더이상 저금리를 고수할 수 없게 됐다. ●무디스, 13개 서브프라임모기지 신용등급 내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은 주택시장에서 붕괴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5일 13개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담보대출) 채권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1년새 발행된 247개의 모기지 채권 신용등급도 내릴 예정이다.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신용도 저하 여파가 다른 부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억달러(18조 5400억원) 이상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담보 채권을 운용한 베어스턴스 헤지펀드는 파산 위기에 처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찰스 디어벨 분석가는 “베어스턴스 사태로 모든 투자자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아이언 셰퍼드슨은 “주택시장 불안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며 장기화를 예상했다. ●일본식 거품경제 붕괴 재현 우려 커져 미국 주택시장에서 일본 경제의 거품 붕괴가 재현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의 침체로 소비자 이자 연체가 빈발해진 데다 채권 가격의 급락을 우려한 은행들이 담보물을 일시에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부동산 가격 급락이 기업 이익 악화와 은행의 몰락으로 이어져 10년동안 경제 불황에 시달렸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총련건물 매각’ 日 정계 뜨거운 감자로

    |도쿄 박홍기특파원|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중앙본부 건물 매각을 놓고 일본 검찰과 ‘거물급’ 변호사들이 맞붙은 상황이다. 특히 매각에 연루된 변호사들이 조총련을 두둔하고 나섬에 따라 일본 정부측의 반응은 훨씬 민감해졌다. 때문에 매각 과정의 위법 여부를 떠나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검찰은 매각 사실이 밝혀진 다음날인 13일 이례적으로 등기서류의 부실 기재에 대한 의혹 제기와 함께 신속하게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수사는 아베 신조 총리가 건물을 매입한 투자고문회사의 대표인 오가타 시게다케(73) 전 공안조사청 장관을 겨냥,“이전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반면 건물을 매입한 투자고문회사의 대표인 오가타 시게다케의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에 “정치적 의도를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물론 “매각 거래에는 실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총련 측의 대리인으로 알려진 전 일본변호사협회장 쓰치야 고우겐(84) 변호사도 “부정을 저지르려고 했던 것처럼 만들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오가타와 쓰치야 변호사는 1955년 검사에 함께 임관된 사법시험 동기로 오랜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쓰치야 변호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국교를 회복하면 의혹도 위협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북한 옹호론을 폈다.또 중앙본부의 압류를 의식,“어떻게 해서든지 본거지는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라며 매각의 배경을 설명했다. 쓰치야 변호사는 평화헌법의 유지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산케이신문은 15일 중앙본부의 매각 과정에서 도쿄 부동산회사의 전 사장(73)이 조총련과 투자고문회사간의 중개 역할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총련 오사카부 본부가 입주해 있는 오사카조선회관은 토지·건물 소유주인 조총련계 기업 ‘공영상사’가 지난달 30일 채무관계로 법원에 파산을 신청, 사무실에서 쫓겨날 상황에 놓였다.hkpark@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이자 지출 많아 골프장 운영 힘들어

    Q지방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법인의 대주주입니다. 초기 투자비용으로 은행에서 수백억원을 빌렸지만 영업이 잘돼 이자 상환에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어 이자상환액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신규 차입을 하려니 주거래은행에서는 적용하는 이자율을 1%포인트 올리면서 원금 20%를 먼저 갚으라고 합니다. 매출이 나아질 전망이 크지 않은데 은행의 요구에 따르려면 불리한 조건의 사채를 쓰든지 종업원 인건비와 세금을 연체해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꾸준히 돈을 버는데도 망할 것 같습니다. -이상훈(가명·56) A사정 모르는 일반인들은 영업이 잘되는데 망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빚이 많은 기업이라면 매달 나가는 이자가 많고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돈을 빌리다 보면 빚이 늘어나 망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주거래은행이 이자율을 올리고 일부라도 원금 상환을 요구한다는 것은 곧 도산할 가능성을 예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주거래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채권자들도 늘 주시하고 있다가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싶으면, 경쟁적으로 대출을 회수해 갑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노리고 불리한 조건의 신규대출을 강요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러면 영업이 잘되는 기업인데도 부도를 내게 되고 눈치가 빠르지 못한 일반 채권자와 종업원, 지역사회가 손해 보는 일이 생깁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고 기업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생제도입니다. 회생제도는 채권자들이 집단적으로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파산제도의 한 형태이지만, 채무자의 재산을 팔아서 우선순위와 채권금액에 따라 모든 채권자에게 배당하는 절차를 생략하는 점에서 파산제도와 기술적으로 구별됩니다. 가장 필요한 조건은 앞으로 영업이익이 발생하느냐입니다. 영업이익이 발생할 전망이 없으면 청산하게 됩니다. 영업이익을 채권자와 주주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채권자의 채권액을 조정하고, 주주의 주식을 소각하며 필요하면 신규 차입과 출자를 받아 지나친 이자 지출을 줄여주는 것이 회생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생절차는 주된 영업소가 있는 지방법원 본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 보증인과 같은 공동채무자가 있는 지역의 법원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제주에 있어도 회사채무의 연대보증인인 대주주가 서울에 있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을 받은 법원은 곧바로 회사의 운영을 압박하는 채무 상환을 막고 당분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도록 보전처분을 내립니다. 물론 영업은 계속합니다. 최근 미국의 델타항공이 회생제도를 통해 재조직됐지만 비행기는 파산절차 중에도 이상 없이 날아다녔고, 일본에서도 많은 골프장과 호텔, 테마공원들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회생제도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했습니다. 과거 회사정리법 시절의 속칭 법정관리 제도에서는 기존 경영진을 퇴진시키고 법정관리인을 두는 한편 기업인 개인의 보증채무를 면제해주는 데 인색해 기업인들이 이용을 꺼려했지만, 요즘은 횡령 같은 비리가 없는 이상 회생절차 중에도 기존의 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기고 있습니다. 경영이 안정된 상태에서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결국 채권자일반의 이익에 부합하기에 집합적인 권리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파산제도가 바라는 바이기 때문입니다.
  • 지방공사 ‘특수채권’ 인정 논란

    지방공사 ‘특수채권’ 인정 논란

    지방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의 인정 범위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재정경제부 등이 맞붙었다. 행자부와 16개 광역자치단체, 국회는 최근 개정된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지방공사 채권의 ‘특수채’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국가공기업과 달리 지방공사의 채권에 대해선 신뢰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21일 재경부가 증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비롯됐다. 이 개정안은 불과 4일전인 17일 공포된 지방공기업법의 개정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했기 때문이다. ●의원입법안 4일만에 원위치 법률 개정안은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 등이 발의해 국회에서 반대없이 통과됐다. 지방공기업법은 도시개발공사와 지하철공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증권거래법상에서 국가공기업의 채권과 동일한 특수채의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증권거래법 시행령은 특수채에서 제외되는 채권에 ‘지방공사가 발행하는 채권’을 새로 추가했다. 즉 지방공기업은 발행채권의 신뢰성을 인정받았다가 4일만에 불신을 받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방공기업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국회가 법률 개정안을 압도적인 찬성(202표·기권 2표)으로 통과시켰는데 재경부가 하위법령을 바꿔 취지를 퇴색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 15명은 지난 3일 재경부 장관에게 질의서를 발송했다. SH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공사 채권의 신인도 추락, 서민을 위한 공공사업의 재원조달 비용 상승, 부동산 시장의 혼란 등이 우려된다.”면서 특수채 지위의 회복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방공기업 노조원들의 연명부를 작성, 항의 방문과 거리집회를 갖기로 했다. ●“채권 규모 너무 커 투자자 보호 필요” SH공사, 대구지하철공사 등 23개 지방공기업은 법률 개정에 따라 주택·지하철 건설사업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도 “지방재정 역량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를 주도할 지평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특수채는 공사채와 비교해 ▲공시의무가 없으면서 ▲채권 수익률(금리)이 최고 1.06%p 낮고 ▲유가증권발행 분담금(발행액의 0.09%)도 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공기업은 3년동안 발행할 채권의 규모가 7조 2039억원이라고 밝혔다. 금리인하 등의 효과로 1656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특수채의 신용등급은 국가등급과 같은 ‘AAA’로 3년물 금리가 7일 기준으로 연 5.44%에 그친다. 반면 지방공사채나 회사채로 발행한다면 5.60(AA+)∼6.50%(BBB)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방공사가 발행할 7조여원의 규모가 너무 커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면서 “상당수 지방공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보증을 선 지방자치단체도 파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택사업 차질 불가피” 지방공기업 채권은 과거부터 특수채로 인정받다가 2005년 재경부의 문제 제기로 특수채 지위를 잃었다. 이 때문에 경기지방공사가 광교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토지소유주들에게 지급하려던 8000억원대 보상채권의 발행이 연기되고 있다.SH공사가 추진중인 우면동, 세곡동, 마천지구 주택개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송태경 정책실장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원가공개를 거부하는 대한주택공사 채권은 인정받고 ‘절반 아파트’를 공급하려는 서울시 SH공사 채권은 불량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하면 취직도 어렵다는데…

    Q사기를 당한 이후 5000만원의 빚만 졌습니다. 채권추심 전화 때문에 직장도 잃었습니다. 파산신청을 생각하고 주위에 물어보았는데, 파산은 신용 기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 금융거래나 취직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돈을 벌어 갚을 능력은 없고 답답합니다. 그래도 파산신청을 해야 할까요. -신해라(가명·29·여) A파산은 신용을 손상하기도 하고 개선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파산이라는 단어가 갖는 두 가지 의미를 잘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파산의 첫째 의미는 채무자가 지급을 하지 못하는 경제적인 상태를 가리킵니다. 흔히 기업이 부도나거나 개인이 연체자가 되었을 때 파산하였다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이처럼 파산은 부도, 연체 전에 있었던 신용에 안 좋은 영향을 줍니다. 파산의 또다른 의미는 첫째 의미의 파산을 정리하는 법적인 절차입니다. 채권자이든 채무자이든 법원에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은 채무자의 재산관계를 정리한 후 정직하지만 불운한 채무자를 면책합니다. 파산절차로 면책되면 연체를 한, 즉 첫째 의미의 파산을 한 채무자의 신용은 현저하게 좋아집니다. 첫번째 이유는 면책을 받으면 개인은 지급능력을 회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연체된 채무로부터 벗어나 있어 새로운 거래를 감당할 능력이 생깁니다. 둘째, 파산절차에 의한 면책은 7년 동안은 다시 받을 수 없습니다. 새로 파산신청으로 채무를 면할 수 없으므로 적어도 그 기간 동안은 금융채권자를 피할 수 없습니다. 연체 직전의 상황에서 버티는 채무자는 언제 파산신청으로 채무를 면할지 모르지만 면책을 받게 되면 파산신청을 할 가능성이 배제되므로 상환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영업에 적극적인 금융기관은 이 점에 주목하여 새로운 신용을 부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면책 이후 1년 만에 신용카드를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채권금융기관들은 개인이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된 개인에 대한 기록을 7년까지 보관합니다. 이른바 특수기록 코드 1201이라는 것이지요. 고객이 채무를 면한 사실을 기록해서 장차 그 고객에게 새롭게 신용을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참고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용을 평가하는 요소는 파산뿐만이 아닙니다. 파산을 선택하지 않아도 전반적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입사지원자의 신용이 좋지 않으면 채용을 거부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파산이라는 법적 절차를 취했는지 여부와는 별개입니다. 부도나 연체를 일으키면 현저히 신용을 잃기 때문입니다. 고용주가 지원자의 신용을 보는 이유는 무리한 채무상환 압력을 받는 종업원이 기업의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일탈행동을 하여 기업에 지장을 줄 가능성 때문입니다. 첫번째 의미의 파산은 확실히 지장을 주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두번째 의미의 파산은 과거의 채무를 취소함으로써 개인에게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해줍니다. 법률도 파산 절차를 이용한 사실을 이유로 고용에 있어서 사람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향이 있다면 그것은 법적 절차 때문이 아니고 과거의 연체사실 때문입니다. 많은 직장에서 종업원이 손해를 끼치는 상황에 대비하여 보증보험을 가입할 것을 요구합니다. 흔히 파산하면 보증보험 가입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첫번째 의미의 파산, 즉 연체를 한 상황에서는 거부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고를 냈을 때 구상에 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파산신청을 통하여 면책을 받은 사람에게는 일반적인 직장에 취업할 수 있는 보증보험이 발급되고 있습니다. 공적 자금의 보조를 받은 보증보험회사가 법이 금지하는 차별을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면책을 받은 사람은 신용이 훨씬 개선되기 때문입니다. 연체자에게 진정한 신용회복의 길은 파산입니다. 신용은 사람의 도덕지표가 아니라 상환능력을 뜻합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연락처 011-9730-7578
  • 구미공단 1만명 실직 위기

    경북 구미공단에 ‘실직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국내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생산능력 1위 업체인 한국합섬과 자회사 HK가 진원지다. 30일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한국합섬과 HK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들 회사의 파산으로 근로자 600여명이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게 됐다. 체불임금은 근로자 개인당 5000만∼6000만원에 이른다. 공단내 다른 업체도 원가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과 생산라인 축소를 하고 있어 연말까지 1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2년새 금강화섬, 한국전기초자,LS전선, 동국방직, 두산, 오리온전기, 코오롱,KEC 등 10여곳의 구미공단 기업체가 회사문을 닫거나 직원 구조조정을 했다. 4월 말 현재 공단 근로자는 7만 4000여명이다.2004년 6월 이후 최저치다.2005년 10월 최고치 8만여명보다 6000여명이 줄었다. 직장을 잃은 근로자가 쏟아지자 노동부 구미종합고용지원센터에는 올들어 4월 말까지 3576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타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48명보다 10%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생산시설을 베트남에 건설키로 한 데다 LG필립스 LCD가 업황 불안으로 신규 직원모집을 중단하고 있어 당분간 고용사정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공단 가동업체는 늘어나고 있지만 끊임없는 구조조정과 한계 기업 퇴출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구미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집 있으면 ‘파산’ 안 되나요

    Q3년 전쯤 퇴직금 5000만원에 주택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받은 1억원을 합쳐 벤처기업을 설립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품 개발에 몰두했지만, 매출은 미미한데 개발비와 운영자금은 계속 들어가 결국 집을 전세 놓고 처가살이를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5000만원까지 회사 운영자금으로 투입했지만, 회사는 결국 5억원가량의 빚만 남기고 도산했습니다. 대표이사로서 보증을 선 저는 회사빚 5억원을 떠안았고, 개인빚 1억 5000만원도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파산신청을 하고 재기하고 싶지만, 제 명의의 주택이 있어 파산신청이 곤란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박성우(가명·45) A원래 파산은 사업에 실패한 기업인이 자신이 마지막까지 갖고 있던 모든 재산을 채권단에 넘겨 채권자들끼리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도록 하고, 대신 그것으로 빚을 갚을 책임을 채무자가 면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채무자에게 재산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채무자나 채권자가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은 이를 심사하고, 지급불능 사실이 인정되면 파산선고와 함께 파산관재인을 선정해 채권자 집회를 열어 채무자 재산을 돈으로 바꿔 나눠 주는 절차를 진행합니다. 이 절차를 거쳐 파산폐지가 되면 면책 여부를 심리합니다. 실무에서는 채무자에게 재산이 남아 있지 않아 파산관재인 선임이나 채권자 집회를 하지 않고 파산폐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채무자들이 절망적인 상태에서도 끝까지 채무를 이행하려고 노력하다가 재산을 소진한 뒤에야 파산 신청을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나라는 채권자가 실시하는 강제집행에서 남은 재산을 채권자들한테 공평하게 나눠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이미 실시한 강제집행이 있으면 파산절차가 개시돼도 그냥 지켜보는 게 법원의 실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채무자 재산이 남아 있다면, 일단 채권자 가운데 누구라도 강제집행을 해 그것이 제3자에게 넘어가게 하거나 채무자 스스로 빨리 처분해 채무자가 빈털터리가 된 다음에 파산신청을 하는 게 편합니다. 그래서 일반인이나 경험이 많지 않은 파산전문가들은 재산과 채무의 구성을 살펴보지 않고 박성우씨처럼 재산을 갖고 있으면 파산신청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채무자의 재산은 법적인 명의 여부와 상관없이 경제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파산절차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성우씨는 명의상 주택을 갖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가 1억 5000만원을 받고 팔아도 근저당권이 설정된 채무 1억원과 임대차보증금 5000만원을 반환하고 나면 남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근저당권이나 임차권은 파산절차가 진행돼도 소멸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이를 충족시키고 남는 재산이 없을 때에는 재산처분을 위해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파산폐지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집의 시가가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법원에 따라 실제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파산선고를 내리지 않고 다른 절차에 의해 개시된 강제집행이 종료될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당권 실행으로도 회수되지 않은 채권이 있다면 파산절차에서 채권자로 올려 면책을 부여하기 위해서입니다. 박성우씨의 경우에는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상담을 받기 바랍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하노이 국제공항에서 수도 하노이 시내에 이르는 탕롱노이바이 고속도로. 베트남에서 기자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다국적 기업들의 입간판이었다. 산요 파나소닉 LG 삼성 도요타 인텔 후지쓰 도시바 BMW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어림잡아 100개는 돼 보였다. 조금 더 지나자 입간판에서 본 기업들의 공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밤 중인데도 불을 켠 공장 사이로 곳곳에서 지게차가 열심히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김영웅 관장은 “최근 중국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철회하고 저부가가치 산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베트남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 성장…26년째 상승 베트남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브릭스’,‘VISTA’,‘TVT’,‘넥스트11’ 등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합성어) 이후 주목받는 나라를 가리키는 신조어는 모두 베트남을 포함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8.17% 증가,5년째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8년 동안 플러스 성장을 해온 중국에 이어 26년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64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2012년까지 12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도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월 304.23으로 출발한 호찌민시 증권거래소 지수(VN-Index)는 올 1월10일 1023을 넘어서면서 3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선출된 응우옌 민 찌엣 베트남 국가 주석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놓은 부패 척결과 인프라 건설도 착착 진행중이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전 녹 다오 부의장은 “수출은 매년 20% 이상 늘면서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곧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국가도 서방국으로까지 확대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2006년 외국인 투자액은 78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투자국도 타이완,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서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수출관련 법령이 정비된데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면서 불안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희완 베트남 경제연구소 소장은 “2007년은 베트남호가 WTO라는 돛을 달고 오대양으로 나가는 해다.1995년 아세안에 가입하면서 역내 경제에 편입됐고 지난해 11월 WTO에 가입하면서 이제 세계 경제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 베트남 법인의 이재성 법인장은 “1인당 GNP가 1000달러일 때 산업 수요는 배로 뛰는데 그 시기가 바로 2009년”이라면서 “그 때쯤이면 석유, 화학, 자동차 공장이 완성돼 베트남도 2차 중화학공업의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족…전기도 쉬 끊겨 베트남 경제가 넘어야할 산도 많다. 전력, 도로, 석유정제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부분 수력발전이어서 건기에는 호찌민 시내에서도 하루 한두번 전기가 끊기기도 한다. 또 산유국이지만 정제시설이 없어 원유를 수출해 재수입하느라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 신흥국가의 특징 중 하나인 빈부격차도 성장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다오 부의장은 “WTO 가입에 따라 세계표준에 맞는 법률제도 정비를 무엇보다 서두르고 있다.”면서 “인프라에 못지않게 인적 자원이 중요한 만큼 의무교육제도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now0@seoul.co.kr ■ 베트남 사람들은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전 녹 다오 호찌민시 상공회의소 부의장은 투자처로서 베트남의 강점으로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이점 ▲질 좋은 노동력 ▲안정된 정치사회 환경을 꼽았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중국과 가깝다. 중국 다음의 아시아 투자처로 베트남이 1순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다.3000㎞가 넘는 긴 바다도 수출입을 용이하게 하는 조건이다. 호찌민시의 사이공강은 수심이 12m나 돼 큰 배가 드나들기에도 좋다. 산유국인 베트남은 가스, 철, 마그네슘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또 인구가 8500만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으면서도 60% 이상이 26세 이하의 젊은이다. 손재주가 좋고 빨리 보고 배운다. 기본적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무척 부지런하다. 새벽 4∼5시만 되면 오토바이를 끌고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집앞을 쓰는 모습은 다른 동남아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교육열도 상당히 높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쯤에는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오토바이가 밀려든다. 이곳 고3생은 우리나라 고3 못지않은 공부량에 파묻혀 산다. 직장인 중에는 야간대학이나 학원을 다니면서 자기개발을 멈추지 않는다.1960∼70년대 한국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다른 동남아시아국가와 비교해 안정된 정치·사회적 배경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공산당 1당 체제로 쿠데타 등 정치적 위험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적고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외국인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기조는 유지된다.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화교나 군부세력이 전혀 힘을 못쓰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1994년부터 97년까지 삼성전자 베트남 지점장을 지낸 뒤 인도, 두바이 등 성장시장을 거쳐 올 2월 베트남으로 돌아온 삼성비나 박제형 법인장은 “왜 베트남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인구가 많아 내수시장으로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하고 인건비가 싸 수출기업으로서도 매력이 있습니다. 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데다 WTO가입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텐데 오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나라와 같은 유교문화권이라 사고방식도 비슷하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한국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한 나라”라는 호찌민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snow0@seoul.co.kr ■ “경제 막 걸음마 땐 수준이지만 제도·절차는 세계 기준에 맞춰” |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호찌민 경제대학 무역학과 학과장 보 탄 뚜교수는 현 베트남 경제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라고 비유했다. 뚜 교수는 “아기일 때는 몇달 만에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이지만 저처럼 쉰살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더이상 자라지 않고 성숙해 가죠.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안정적인 단계가 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뚜 교수와의 일문일답. ▶WTO 가입이 베트남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우선, 절차와 제도가 세계 기준에 따라 바뀌면서 간단해졌다. 둘째,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가속화돼 국내 기업이 많은 자극을 받을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베트남 기업의 외국진출 기회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베트남은 원료의 60∼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세율이 낮아지면 전체 제품의 가격도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절차가 간단해져 시간비용이 줄고 고질적인 뇌물관행도 사라질 것이다.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나? -WTO에 가입했지만 1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다. 그동안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을 것이다. 또 경험이 없고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미 파산한 사람들도 꽤 있다. 외국제품들의 시장 독점이 심해져 소규모 사업자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음료시장의 경우 80∼90%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차지하고 있다. 영화산업도 한국영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 금융, 건설·부동산 등으로 개방분야가 확대되면 베트남 토종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심해질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학자 입장에서 일정 부분 거품이 보이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컵에 맥주를 따르면 당연히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계속해서 거품을 최소화하고 맥주로만 잔을 채울 수 있도록 정부와 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snow0@seoul.co.kr
  • [‘e권력’포털 대해부] (6) 전문가 좌담

    [‘e권력’포털 대해부] (6) 전문가 좌담

    서울신문은 ‘e권력 포털대해부’ 시리즈를 마치면서 지난 4일 전문가들이 참석한 좌담회를 갖고 포털이 나갈 방향과 정부의 포털 정책을 짚어봤다. 좌담회에는 정부 쪽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김성만 독점감시팀장, 정보통신부 김종호 인터넷정책팀장이 참석했고, 학계에서 중앙대 성동규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나섰다. 포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계의 대표로 최내현 인터넷콘텐츠협회 회장, 포털의 대외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창민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 포털의 미디어적 영향력 ●성동규 교수 일부 언론이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는 기존 오프라인 언론과 달리 포털에서는 다양한 언론사의 기사와 논조를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게이트 키핑(뉴스 선택)인데, 포털에서는 이 기능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 필요한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했느냐도 심각하게 논의할 부분이다. ●한창민 사무국장 포털은 뉴스를 생산하지 않고 유통만 시킨다. 기사배치와 기사 제목을 일부 손질하는 정도의 편집행위를 하고는 있지만, 이를 두고 문제라고 하는 비판은 옳지 않다. ●최내현 회장 워낙 영향력이 크니까 포털의 미디어 기능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예로 들어 보자. 신문마다 논조가 다른데 포털에서는 가장 무난한 뉴스만 골라 띄운다. 사회적 의제설정 측면에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 ●성동규 포털은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언론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해야 한다. 막강해지고 지나치게 비대해진 것은 분명하다. ●김종호 팀장 포털의 1차적 기능은 정보매개다. 정통부의 시각은 포털이 객관적 정보 전달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만 팀장 공정위로서는 포털이 언론사업자든 인터넷사업자이든 중요하지 않다. 법 집행은 모든 사업 영역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성동규 기존 언론사의 반성이 전제가 돼야 한다. 붕어빵처럼 신문을 찍어낸 관행이 신문 산업의 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포털과 언론사간 불공정 계약은 시정돼야 한다. 소위 메이저라 불리는 언론사는 정당한 대가를 받지만 작은 언론사들에는 계약이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비판이 많다. ●한창민 조회수에 따른 계약 해지가 과연 불공정일지는 의문이다. 협회 차원에서 표준약관을 만들려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음악, 뉴스, 동영상 등 콘텐츠제작업체(CP)가 다양한데, 온라인신문협회나 콘텐츠협회가 공동으로 표준약관을 협의하는 것이다. 인터넷기업협회 이사회는 표준약관을 연구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최내현 언론의 특수성이 반영돼야 한다. 뉴스는 클릭수를 기준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 클릭수에만 매달리다 보면 기사가 연성화되고 선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 포털이 다양성을 훼손하는 건 사실이다. ●한창민 기사의 연성화는 기존 언론이 주도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층이 젊은층이다 보니 FTA보다 박지성이 골을 넣었냐, 보아가 무슨 옷을 입었냐가 더 중요하다. 시장기능에 충실한 것이다. 포털은 기사로 인한 피해를 적극 구제하고, 언론중재법 적용도 받을 생각을 하고 있다. ●김종호 포털을 기존 미디어와 동일하게 규제할 수는 없다. 정보전달의 도구로 포털을 본다면 독립적인 법제화는 가능하다고 본다. 기존 미디어 정보뿐만 아니라 누리꾼의 정보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전달하느냐는 룰이 만들어져야 한다. # 불공정거래 행위 논란 ●최내현 네이버와 야후의 차이점은 검색 결과를 어떻게 보여 주느냐에 있다. 개봉영화를 검색하면, 야후에선 자체 페이지와 다른 웹 페이지를 같은 비중으로 노출시킨다. 하지만 네이버에선 영화 소개, 배우 소개, 영화 예약까지 자사 페이지에서 다 되도록 해놨다. 정작 영화 관련 전문 사이트는 맨 밑에 있다. 전문 업체가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성만 기본적으로 포털은 새로운 수익구조를 가진 신산업이다. 어떤 사이트를 우선 띄우는가는 기본적인 수익창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걸 불공정 거래로 볼 수 있느냐는 더 따져봐야 한다. 전체 인터넷 시장을 놓고 볼 때 포털 때문에 다른 사업자들이 사업을 못하게 된다면 불공정행위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포털 산업에 대한 지나친 개입을 부를 수도 있다. 사실 포털 자체도 위태위태하다.1년 후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요소도 감안해야 한다. 고시나 특별법, 표준약관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표준약관은 기본적으로 사업자 단체나 관련 이익 단체에서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다. 고시는 어떤 행위가 불공정거래인지 구체적으로 예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시가 나을지 표준약관이 나을지는 내용을 봐야 한다. 다만 공정위는 기존 공정거래법으로도 2000년부터 디지털,IT분야의 공정거래, 경쟁 이슈를 놓고 계속 검토해 왔기 때문에 따로 법을 제정하는 건 아주 시급한 이슈가 아니다. 법 제정보다 기존 법 적용 의지가 문제다. ●한창민 포털을 백화점식 서비스 혹은 맞춤 서비스라고 한다. 좋은 물건, 잘 팔리는 물건을 배치해 파는 걸 비난할 수 없다. 그로 인해 중소업체가 죽어간다면 그건 사회적 문제다. 요즘 백화점을 보면 1층이 죄다 해외 명품이다. 포털도 그렇게 되지는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자(포털)만 남고 초식동물(CP)은 없어진다고 하는데, 그러면 결국 사자도 죽는다. ●김성만 공정거래법의 목적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다.‘포털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다.’라는 견해가 많다는 것은 공정위가 그 시장을 들여다 볼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시장점유율이 높다고 무조건 낮추라고 할 순 없다. 그러나 계약의 부당성과 우월적 지위 남용이 현실화되면 불공정 이슈로 봐야 한다. # 저작권 침해 논란 ●성동규 저작권은 위반 사례들이 축적돼서 사안별로 해결될 문제다. 디지털 기술 속성상 저작권이 느슨하게 적용되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하지만 포털에서 초기 화면부터 남의 저작물을 마구 올리는 것은 문제다. ●최내현 저작권 역시 검색결과로 인한 문제점이다. 검색을 하면 누리꾼이 퍼간 콘텐츠가 먼저 노출된다. 실제 저작권이 있는 사이트로 찾아가기 어렵다. 누리꾼을 자기 사이트에 잡아두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수익과도 연관된다. 포털마다 저작권 정책이란 게 있는데, 누리꾼이 올린 콘텐츠를 자기들이 수정, 배포, 변용, 편집 등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꼭 개선돼야 할 문제다. ●김종호 저작권은 개인적인 권리다. 디지털 환경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 권리만 주장할 게 아니라 가격을 내려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창민 UCC(손수제작물)와 관련해 방송사들은 호통만 친다.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건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격을 낮춰서 시장을 키우자든가 하는 협의가 필요하다. 특히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이 저작권만 주장하는 것도 문제다. 영국 BBC방송은 모든 콘텐츠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공유한다.UCC를 만드는데 자사 콘텐츠를 마음껏 활용하라는 거다. ●김종호 올 7월부터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실시되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익명성으로 유발되는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걸로 기대한다. 포털사업자가 파산하더라도 개인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이용자보호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음란물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은 규제를 강화하겠다. ●한창민 야후는 음란동영상 사태로 글로벌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청소년보호위원회로부터 2년 연속 상도 받은 기업인데, 어처구니 없는 일로 UCC 서비스 자체를 폐쇄하게 됐다. # 포털의 정치적 영향력 ●성동규 포털의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정치적 편파성 우려까지 나온다. 하지만 포털과 정치 권력을 연결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다. 대선에 영향력을 줄 거라고 하지만, 과연 기존 언론들이 그동안 대선 국면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포털도 따라할까?회의적이다. 다만, 과거에는 노출되지 않았을 특정 후보의 부정적 행위가 노출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한창민 포털 업계에선 대선 때문에 초긴장을 하고 있다. 동영상 한 건으로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포털은 태생적으로 정치중립적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시각을 갖춰야만 경쟁력을 갖는다. # 포털의 바람직한 미래 ●김종호 미국의 디지털 산업 경쟁력이 워낙 강해 구글이나 야후가 세계 시장을 점령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토종 포털이 자리를 잡았다. 언어·문화적 한계가 있지만 인터넷 게임은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한창민 포털 쪽에서는 정부가 구글의 한국 진출을 돕는 것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정부가 각종 혜택으로 구글에 리크루트 자금을 대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구글은 국내의 유능한 인재를 빼내서 연구개발 센터를 세울 것이다. 실적은 차차 지켜봐야 하겠지만 네이버 등이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김종호 ‘포털 2.0’이 되려면 포털들이 개방, 참여, 공유로 나아가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신화 속 공룡으로도 남을 수도 있다. ●김성만 기존 오프라인 기업과 달리 포털이 강력한 네트워크 영향력을 가졌고, 시장이 복잡하고 중첩된다고 하더라도 독과점 문제에 관해서는 공정위가 충분히 시장 획정을 할 수 있다. 포털이 지식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계속 향유하고 싶다면 하위 콘텐츠 제작업체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한다. ■ 시리즈를 마치며… 서울신문의 ‘e권력 포털대해부’ 시리즈 기사에 독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생활의 일부가 된 포털사이트에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얽혀 있는지 몰랐다.”는 반응에서부터 “편리한 포털을 왜 문제삼느냐.”는 비판까지 다양했다. 한 독자는 포털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는 지방 신문의 목록을 직접 조사해 보내 주기도 했다. 검색엔진최적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독자는 “유독 우리나라의 검색엔진만 광고,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 자사 데이터를 먼저 노출시킨다.”며 세계 표준에 맞는 검색을 주문했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포털 비판에 앞서 기존 언론의 반성이 필요하고, 이 시리즈가 신문업계의 공동 대응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왔다. 포털을 통해 자사 관련 기사를 모니터하는 대기업의 홍보담당자는 “더 늦어져 아무도 손대지 못할 지경에 이르기 전에 정부가 포털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하지만 포털은 기사를 애써 외면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에는 포털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적인 여론에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좌담회를 추진했다.3사 모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좌담회가 임박하자 ‘참석불가’ 입장을 알려왔다. 그래서 포털 3사가 참여하는 좌담회는 협회 대표자와 정부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어떤 포털도 ‘e권력 포털대해부’ 시리즈를 주요 뉴스로 다루지 않았다. 기사 선택권은 전적으로 포털에 있지만 시리즈 기사를 ‘대문’에 배치해 누리꾼들이 더 많은 토론을 벌일 기회를 가졌다면 포털 발전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정부의 ‘정책 부재’. 포털이 새로운 산업이라는 이유로, 너무 방대한 서비스를 해서 주무 부처를 정하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정부는 포털을 방치해 놓고 있다. 정부가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를 개혁해야 하지만 시장 질서를 지키는데 게을리해서 안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리즈를 계기로 정부가 포털업계의 시장질서를 확립하고, 불공정 행위로 피해보는 중소업체들이 나오지 않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이창구 강혜승기자 window2@seoul.co.kr ■글 실은 순서 1. 시장구조 왜곡 2. 통제되지 않는 언론 3. 대선 주무르는 ‘제5권력’ 4. 문화 텃밭 짓밟는 포털 5. 문어발 경영·불공정거래 횡포 6. 전문가 좌담
  • 우리은행장 박해춘씨 내정

    우리은행장 박해춘씨 내정

    우리은행 차기 수장으로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확정됐다. 그러나 우리은행 노동조합 등이 ‘낙하산 인사’라고 강력 반발,‘박해춘 호’의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차기 은행장 후보로 박 전 사장을 우리은행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행추위는 “박 행장 후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금융전문가로서 탁월한 경영능력과 다양한 금융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대비하고, 우리은행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등 은행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을 정상화시키고 2003년 5조 6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LG카드를 2년 연속 1조원대 수익을 내는 우량기업으로 회생시키면서 탁월한 구조조정 전문 경영자로 인정받고 있다. 박 후보는 23일 은행 이사회를 거쳐 26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선임된 뒤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박 후보는 “지난 10년간 파산 직전이던 금융기관에 몸을 던져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면서 “시스템이나 상품, 마케팅, 전략 등을 개선시키는 경제적 구조조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노사는 상당기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행추위와 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후보 추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우리은행 노조의 저지로 회견을 갖지 못하고 보도자료로 대신했다. 노조는 주총 저지, 출근 저지, 준법 투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노조 신하섭 부위원장은 “4월 초에 박 회장 내정자에 대해 취업제한 규정 위반을 근거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고, 예금보험공사와의 양해각서(MOU) 철폐 등을 내용으로 하는 노사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경영진이 우리은행의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쟁의조정신청 등을 거쳐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 1948년 충남 금산에서 출생, 대전고와 연세대 수학과를 거쳐 안국화재 이사, 삼성화재 마케팅 담당 상무이사 등을 거친 뒤 98년 서울보증보험 사장,2004년 LG카드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분식회계 한국법원 온정적”

    제프리 존스(55)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 사법부의 ‘온정적 판결’에 대해 “인간적”이라는 표현을 섞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존스는 지난 1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법원 아카데미’ 강사로 나서 한국에서 분식회계를 한 기업인들이 미국의 기업인들에 비해 약한 형을 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사법부는 매우 우수하다.”면서 “내가 재판을 받는다면, 미국보다는 한국에서 받고 싶을 정도”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미국 ‘엔론 분식회계’ 사건을 예로 들며, 한국의 재판이 “아주 인간적”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분식회계가 드러나 파산한 에너지 대기업 엔론사의 전 최고경영자 제프리 스킬링에게 징역 24년4월이 선고됐다. 그는 기업인으로서 재기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김관기 채무상담실] 빚 다 갚긴 힘들어도 파산은 싫은데…

    Q5년 전에 금융권에서 5000만원을 빌렸습니다. 처음에는 이른바 돌려막기로 버티다가 막판에는 카드깡을 해서 마련한 돈 1000만원을 갖고 도피해 주민등록이 말소된 채 살았습니다. 언젠가는 빚을 모두 갚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저축했지만,1500만원 정도밖에 모으지 못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갚고 싶은 마음에 파산신청은 생각도 안해봤습니다. 카드깡을 했던 사람에게는 면책을 해주지 않는다고도 들었고요. 결국 채권자와 협의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갚고, 나머지를 면제받을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알아 보니 채권은 무슨 자산유동화회사라는 곳으로 전부 넘어갔고, 이들은 제게 원금의 반 이상을 갚으라고 합니다. 파산신청을 하기는 싫은데, 모두 갚을 능력도 안되니 고민입니다. -이영선·32세- A채권의 가치는 민사법이 인정하는 채권금액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아무리 채권 액면이 크다고 해도 재산이 없는 채무자가 갚을 의사마저 없다면, 이 채권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영선씨가 도피한 뒤 채권자들이 한 푼도 받지 못한 점을 기억하십시오. 채권금융기관은 장기간 회수되지 않는 불량채권을 액면가보다 아주 싼 값에 매각해 손실을 실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인세를 덜 내고 채권관리 비용을 절약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권을 매입하는 회사는 싼 값에 채권을 사들여 채무자에게 그 이상의 금액을 받고 팔아 그 초과부분을 이익으로 취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채권회사들은 이런 거래를 채무자 본인과 성립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선 채권사가 자발적으로 채무탕감에 동의한 바 있다는 사실이 다른 채무자들에게 알려지면 전체적으로 이와 비슷한 거래를 요구받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수익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면제라도 해주면 아예 상환을 포기했던 채무자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전반적으로 높은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하게 됩니다. 두번째로 개별 채권자는 다른 채권자를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채무 전체를 만족시키지 못하지만, 그래도 약간이라도 가진 게 있는 채무자라는 것을 알면 다른 채권자가 나서기 전에 개별행동으로 채권자를 적극 압박하고 설득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것을 전부 실현하려고 합니다. 이처럼 자발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거래를 강제로 성립시키는 게 파산 제도입니다. 즉 채무자가 현재 가진 것을 전부 내놓게 해서 파산재단을 구성, 채권자들이 나눠 갖는 것입니다. 파산 절차에서 개별적인 권리행사는 금지되며 재산을 전부 내놓은 정직한 채무자들에게는 면책이 부여됩니다. 물론 파산절차는 그 나름대로 법적 절차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영구히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보통의 채무자는 마지막까지 파산절차를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또 소비자가 카드 가맹점과 공모해 마치 고액의 물품을 구입한 것처럼 가장해 수수료를 뗀 현금을 받는 카드깡은 그 자체가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는 사유가 됩니다. 파산을 피하려고 하는 이영선씨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파산과 개인회생 이외에 채무자의 일부상환을 도와 주는 공적인 제도가 우리나라에는 없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이나 배드뱅크 같은 제도가 도입됐다고 하지만, 이들은 본질적으로 채권 금융기관이 후원하고 있어 채무자 이익을 대변하지 못해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빚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 채무자들도 어쩔 수 없이 파산이나 개인회생으로 밀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채권추심 방법을 규제함으로써 일부 상환을 원하는 채무자의 요구를 수용합니다. 즉 채무자가 채무상환에 관한 협상과 관련, 변호사 등 자격을 갖춘 대리인을 지정했을 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채권 추심인은 채무자에게 직접 채무 이행 독촉을 하지 못하고 이를 어기면 제재를 받고 손해배상을 해야 합니다. 채무자는 대리인에게 채권추심인과의 협상을 위임하고 자신은 번거로움을 피해 생업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채권 추심인과 채무자의 대리인이 협상해 확정된 금액을 전달함으로써 채무자는 면책을 얻고 채권자는 부실채권을 회수하는 거래가 이루어지기 쉽습니다. 우리도 이 제도를 도입한다면 아마도 불필요한 파산신청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 ul.co.kr)에서 받습니다.
  • [토요영화]

    ●박치기(MBC 밤 12시40분) 재일교포는 두 분류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진 후 한국과 북한의 미묘한 신경전 속에 일본 땅에 살던 그들도 남북으로 나뉘게 됐다.1968년 일본 교토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박치기’는 힘들게 살아가는 재일 조선인들의 이야기다. 혹시 영화가 무거울지도 모른다는 예감은 영화가 시작되면서 박치기 한 방에 사라진다. 조선고 패거리는 매일같이 일본인 학생들과 싸움을 한다. 이념보다는 자신의 생존과 존재를 위한 싸움이다. 경자(사와지리 에리카)에게 한눈에 반한 고스케(시오야 슈운)에게 일본인과 조선인의 구분은 의미없는 일. 고스케의 사랑은 얼핏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듯 보인다. 강물은 남으로 흐르고 물새들도 남으로 가건만, 분단된 조국에서 남으로 가지 못하는 심정을 담은 노래 ‘임진강’을 부르는 경자와 고스케의 모습은 가슴 뭉클한 무엇인가를 전해준다. 연일 치고받는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스케는 선생님의 명령으로 조선고에 친선 축구시합을 제안하러 가게 된다. 그곳에서 고스케는 플루트를 부는 청순한 경자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경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사카자키(오다기리 조)로부터 금지곡 ‘임진강’을 배우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고스케. 고스케가 용기를 내어 경자에게 한 발씩 다가서는 동안, 두 학교 학생들 간의 싸움은 더욱 격렬해진다. 조선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 사이에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까? 고스케는 경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뻔뻔한 딕앤제인(캐치온 오후 10시) 잘 나가는 IT기업의 홍보담당자 딕(짐 캐리)은 부사장으로 승진해 행복에 들떠 있다. 그러나 꿈을 이룬 순간, 불행이 닥친다. 딕이 승진하고 첫 출근한 바로 그날 회사가 파산한 것. 하루아침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딕과 제인은 빚더미에 오르고 재취업은 커녕 일용직도 하늘의 별따기다. 이제 뻔뻔해져야 한다고 다짐하는 딕과 제인. 처음엔 강도짓을 일삼던 두 사람은 차츰 대담해져 사상 최대의 뻔뻔한 복수극을 계획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씨줄날줄] 장관급 납세자/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은 고액 납세자들이 국민적 존경을 받는 나라다. 그러나 미국 부자들이 세금을 제대로 낸 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건 아니다. 미국이 개인소득세를 처음 도입한 것은 1913년. 우연하게도 한 해 전에 일어난 타이타닉호 침몰사건이 계기다. 당시 사고로 1500여명이 숨졌는데,1등실에 탔던 부자들은 대부분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3등실에 있던 승객들은 거의 사망했다. 이게 여론을 악화시켜 이듬해 도입된 게 바로 개인소득세다. 소득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국세청(IRS)과 부자들의 길고도 질긴 숨바꼭질은 시작된다. 여기에다 1930년대 공황기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부유세’를 만들었다. 그러자 부자들은 소득을 숨기려고 갖가지 묘안을 짜냈다. 철도재벌 밴더빌트는 탈세한 돈을 카리브해의 면세국(택스헤이븐)에 숨겨뒀다가 들통났다. 자동차재벌 포드의 자녀들은 유산 10억달러에 대해 91%의 상속세를 얻어맞기도 했다. 미국에서 성실납세가 정착되기까지 IRS의 역할이 컸다.IRS는 세원(稅源) 추적이 집요하고 ‘악명’ 또한 높기로 유명하다. 탈세하다 들키면 패가망신은 물론이고 기업은 파산을 각오해야 한다. 오죽하면 미국민들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게 ‘장례비 명세서’와 ‘세금고지서’라고 투덜댈까. 물론 일부 부자의 올바른 정신도 국민의 납세의식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는 세금을 얼마나 똑부러지게 냈던지 세금고지서를 발송한 IRS로부터 “우리의 세금계산이 잘못됐다.”는 사과편지를 받을 정도라고 한다. 우리 국세청이 고액납세자에 대한 예우를 넓혀가고 있다. 선진 납세문화 정착을 위해서란다. 연간 소득세 개인 1억원 이상, 법인 10억원 이상인 경우 일정기준을 통과한 성실납세자에게 공항 VIP로 예우해온 게 2년째다. 장관처럼 출·입국 전용심사대와 VIP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으니 ‘장관급 납세자’라 할 만하다. 의무를 이행했을 뿐이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는 납세자가 드물기에 시비 걸 일도 아니다. 하지만 세금을 많이, 정확하게 낸 납세자들에겐 그런 겉치레보다 사회적 존경이 가장 합당한 예우가 아닐까 싶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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