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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美중간선거 개입”… 시진핑 “무역전쟁, 자력갱생 촉진”

    트럼프 “中, 美중간선거 개입”… 시진핑 “무역전쟁, 자력갱생 촉진”

    아이오와주 신문의 中언론 광고가 발단 왕이 “中, 내정간섭 안 해” 즉각 반박 시진핑 “보호무역, 나쁜 것만은 아냐”“정직하게 말하자면 시진핑 주석은 더이상 내 친구가 아니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VS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중국이 자력갱생의 길을 가도록 촉진하고 있어 나쁜 것만은 아니다.”(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국이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에 공화당이 불리하도록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수차례 ‘중국 책임론’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이 중간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폭발력 강한 주장을 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주제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난데없이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곧바로 반격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어떤 나라의 국내 문제에도 개입한 적이 없고 개입하지도 않을 것이며 중국에 대한 부적절한 비난을 반대한다”고 날 선 해명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선거 개입 증거로 제시한 건 공화당의 텃밭인 아이오와주의 지역 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에 중국 관영언론인 차이나데일리가 실은 4면짜리 증보판이었다. 증보판에 담긴 주요 내용은 미·중 간 상호무역의 이익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것이었다. 외국 정부가 미국 언론을 이용해 자국의 입장을 전하는 건 일반적인 행위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증거 없이 섣부른 의혹을 제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디모인 레지스터의 캐롤 헌터 편집장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우리 신문은 아이오와주 최대 발행부수 언론이고 이 지역 농부들은 중국에 대한 관세로 악영향을 받기 때문에 차이나데일리 광고처럼 중국의 입장을 전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인정을 주저해 온 과거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헤이룽장성 시찰에 나선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무역전쟁 와중에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국제적으로 선진기술과 핵심기술의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상승하여 우리에게 자력갱생의 길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4월 우한 반도체 공창 시찰 때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ZTE가 미국의 제재로 파산 위험에 시달리자 핵심기술은 동냥으로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중국은 11월 1일부터 기계와 섬유 등 1585개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중국이 올 들어 인하한 관세를 모두 합하면 소비자와 기업의 세금 부담은 600억 위안(약 9조 7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수 진작과 개방 확대를 통해 경제적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극단적으로 압력을 가해서는 중국 경제를 무너뜨릴 수 없다”며 무역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분열과 쏠림… 금융위기 10년, 양 극단으로 치닫는 미국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분열과 쏠림… 금융위기 10년, 양 극단으로 치닫는 미국

    9월 15일은 10년 전 미국의 4대 투자은행 중 한 곳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한 날이다. 미국과 영국 언론, 싱크탱크들은 9월 초부터 분석 기사와 전문가 칼럼으로 금융위기가 바꿔 놓은 미국의 경제와 정치를 다뤄 오고 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미국 경제와 금융산업에 미친 영향 못지않게 사회와 정치에 미친 파장에 주목한다. 한국 사회를 1997년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는 것처럼 미국도 2008년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기성체제 전반에 대한 불신과 양 극단으로의 쏠림 현상, 양극화 심화는 우려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미국은 금융위기가 터지자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국제공조 등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해 경제 위기를 수습해 갔다. 그 덕에 2010년부터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미국 경제와 증시는 유례가 드물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실업률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4% 아래로 떨어졌다. 10년째 제자리걸음이던 임금도 지난달부터 소폭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그동안 풀었던 천문학적인 돈을 거둬들이고 있고 기준금리도 본격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 자본들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금리 상승에 달러화 강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대외 채무가 많은 신흥국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금융위기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다. 급격히 늘어난 국가 부채가 새로운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10년 만에 ‘반성문’ 낸 버냉키 “그 누구도 위기 자체가 얼마나 광벙위하고 파괴적일지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금융위기 10주년을 맞아 지난 13일(현지시간)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자신이 펠로로 활동하고 있는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금융위기 10주년 세미나에 맞춰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아보는 소논문을 발간하면서 자신과 정책 당국자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당시 당국자들이 위기 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과소평가하는 결정적인 잘못을 저질렀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버냉키에 앞서 도널드 콘 당시 연준 부의장도 같은 취지의 과오를 인정했다. 잘못된 판단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는 않았지만,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놓은 10년 만의 반성문은 곱씹어 보게 한다. 버냉키 전 의장은 앞서 지난 7일자 뉴욕타임스에 금융위기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헨리 폴슨과 후임인 티머시 가이트너와 공동으로 기고문도 실었다. 은행권의 자본을 확충하고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개혁 조치들이 이뤄졌지만, 앞으로 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당국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 수단들을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 의회는 연준 등 정부가 금융기관들에 직접 긴급 지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법을 손질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긴급을 요하는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한번 거둬들인 권한을 의회가 선뜻 내줄지는 불투명하다. ●“포퓰리즘·고용의 질 악화·세계화 문제 제기” 칼럼과 분석 기사들을 보면 새로운 경제위기보다 금융위기가 촉발한 사회적·정치적 변화에 대한 우려가 더 많이 읽힌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금융위기는 포퓰리즘의 전면 부상과 함께 소득불균형, 고용의 질적 악화, 세계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금융위기가 초래한 가장 극단적인 결과로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을 꼽았다. 금융위기에 대한 책 ‘대마불사’의 저자 앤드루 로스 솔킨은 지난 10일자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금융위기는 부자들과 일반인들 사이의 사회적 계약을 파기했다. 금융위기는 금융기관들과 정부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이른바 전문가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까지 무너뜨렸다”고 파장을 분석했다. 지식인과 기득권층에 대한 일반인들의 뿌리 깊은 불신과 반발을 가장 심각한 후폭풍으로 지적했다. 솔킨은 10년 전 책을 쓸 때만 해도 금융위기가 월가와 미국 경제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했지만, 정치적 환경의 획기적인 변화는 간과했다고 고백했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정치적 계산이 앞서는 세상이다.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는 무엇이 촉발한 것일까. 수백만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은행 대출로 어렵게 마련한 집은 가격이 폭락해 애물단지가 됐다. 원리금을 제때 내지 못해 주택을 압류당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퇴직연금도 쪼그라들어 노후가 막막해진 사람들이 속출했다. 신용도가 낮고 변변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은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반면 부자들은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벌었고, 저금리로 대출받은 돈으로 더 큰 부를 축적했다. 세금으로 위기를 넘긴 초대형 금융기관들은 흥청망청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 일반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 건 이 어마어마한 경제적 피해를 준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나 감독을 게을리한 정부 고위 관료 중에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1990년대 미 저축대부조합 사태 당시 미 법무부가 1000여명의 저축은행 책임자들을 기소했던 것과 대비된다. 정부와 금융기관, 부자들에 대한 분노가 보수 성향은 ‘티파티 운동’으로, 진보 성향은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로 이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티파티 운동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월가 반대 시위는 월가로 대변되는 부자들의 탐욕에 대한 반발이 각각 원동력이 됐다. 이 분위기는 정치 지형에 변화를 가져왔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좌우로 한 클릭씩 옮겨 갔고, 중도 성향의 중간 계층은 점점 설 땅을 잃어 갔다.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보수와 진보의 선명성 경쟁에 치여 중도 성향의 무당파 소리가 제대로 반영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신흥국 등 과도한 국가부채 해결 과제 중간이 사라지는 현상은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영국도,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미국과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금융기관 CEO들의 연봉 한도를 정하고, 부실 운영 관련 임원들은 해고했다. 금융기관들에 대한 정부 자금지원의 고삐를 바짝 조였고, 대출 기준도 강화했다. 가시적인 조치들이 취해졌지만, 경제 침체와 상대적 박탈감, 분노는 결국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예상 밖 결과를 낳았다. 세계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트럼프의 미국 일방주의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극우 또는 포퓰리즘적 성향의 지도자와 정당들이 늘어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부정적 결과가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금융 시스템이 촘촘해지고 안정화됐다고 해서 제2, 제3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각국의 국가 부채, 특히 신흥국의 부채가 문제다. 버냉키 전 의장 등 경제 전문가들이 잇따라 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인간의 탐욕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와 기업,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 회복이 관건이다. 정치지도자들이 분열을 봉합하고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런 철학을 가진 지도자가 몇이나 될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 우리나 다른 나라들이 처한 현실이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금융위기 10년] 아마존, 고객 중심주의 사업 재편…파산 전망 뒤집고 시총 2위 ‘우뚝’

    [금융위기 10년] 아마존, 고객 중심주의 사업 재편…파산 전망 뒤집고 시총 2위 ‘우뚝’

    10년새 리먼브러더스 등 금융기업 추락 애플 등 IT 상위권…삼성전자 19위로↑“이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극히 약하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무능력하다. 또 한번 자금 조달의 마술을 부리지 않으면 다음 4분기에는 현금이 고갈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신호탄이 됐던 당시 세계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는 2000년 아마존을 이렇게 혹평했다. 사실상 파산을 전망한 것이다. 이후에도 아마존이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를 공개하지 않는 관행 때문에 회계 현금 잔고가 왜곡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도 아마존을 조사했다.아마존 주가는 폭락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금융계 평가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하면서도 철저한 고객 중심주의로 사업을 재편했다. 무료 배송 서비스 등도 이때 나왔다. ‘닷컴 버블(거품)’이 꺼져 갔지만 아마존은 2003년 실적을 개선했다. 반면 리먼브러더스는 2008년 9월 15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했다. 2008년 세계 시가총액 100위권에 들지 못했던 아마존은 2018년 애플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 페이스북이나 알파벳 등 정보기술(IT) 기업처럼 시총 상위권으로 올라선 기업들이 적지 않다. 40위권이던 애플은 1위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10위로 진입했다. 80위에 머물던 삼성전자도 19위로 뛰었다. 반면 2008년에 100위 안에 들었던 BNP파리바와 골드만삭스 등 금융기업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재 상위권 기업들도 계속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반성과 혁신이 필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부진하고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에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가 빠지고 ‘MAGA’(MS·아마존·구글·애플)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미·중 무역 갈등을 계기로 내수시장을 겨냥한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시총 부동의 1위는 삼성전자다. 국민은행이나 신한지주 등 금융기업이 2008년 코스피 시총 10권에 포진했으나 순위가 밀렸다. 그 빈자리를 네이버를 비롯한 IT,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채웠다. 다만 바이오 기업들은 자산으로 처리하던 연구개발비를 뒤늦게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무형자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치 평가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금융위기 후 10년’ 한국경제 역동성이 없다

    외환보유 2배↑…고용 악화·성장 부진 “미래 먹거리 없어 제3 위기 직면 우려” “미국에선 구글과 같은 기업이 판을 흔들지만 한국 경제는 반도체와 자동차, 20년째 같은 먹거리다.”(주원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 “한국 금융의 외형만 놓고 보면 건실해졌지만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이 나올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선 낙제점이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2008년 9월 15일 세계 4위의 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1998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자신감에 차 있던 한국 경제는 또 휘청거렸다. 그리고 10년. 한국 경제는 순항하는 듯 보인다. 2008년 12월 2004억 달러였던 외환 보유액은 지난 8월 말 4011억 달러로 2배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 7월까지 384억 달러로 이미 2008년(31억 달러)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20만~30만명 대를 오르내리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5000명, 3000명에 그치는 ‘고용 참사’가 빚어졌다. 우리는 이미 3.0%에서 2.9%로 낮춘 올해 성장률 목표마저 버거워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세계 경제 위기로 죽기보다,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지난 10년 동안 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 역동성을 잃었다는 의미다. 2010년 전체 수출액의 10.9%를 차지했던 반도체가 지난달에는 무려 22.5%를 책임졌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막을 내리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에 이은 세 번째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금융위기 10년]리먼이 파산 예고한 아마존은 시총 2위…무엇이 기업 운명 갈랐나

    [금융위기 10년]리먼이 파산 예고한 아마존은 시총 2위…무엇이 기업 운명 갈랐나

    “이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극히 약하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무능력하다. 또 한번 자금조달의 마술을 부리지 않으면 다음 4분기에는 현금이 고갈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신호탄이 됐던 당시 세계 4위 투자은행(IB) 리먼 브라더스는 2000년 아마존을 이렇게 혹평했다. 사실상 파산을 전망한 것이다. 이후에도 아마존이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를 공개하지 않는 관행 때문에 회계 현금 잔고가 왜곡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도 아마존을 조사했다. 아마존 주가는 폭락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금융계 평가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하면서도 철저한 고객 중심주의로 사업을 재편했다. 무료 배송서비스 등도 이때 나왔다. 닷컴 버블이 꺼져갔지만 아마존은 2003년 실적을 개선했다. 반면 리먼 브라더스는 2008년 9월 15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했다. 2008년 세계 시가총액 100위권에 들지 못했던 아마존은 2018년 애플에 이어 시총 2위로 올라섰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 페이스북이나 알파벳 등 정보기술(IT) 기업처럼 시총 상위권으로 올라선 기업들이 적지 않다. 40위권이던 애플은 1위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10위로 진입했다. 80위에 머물던 삼성전자도 19위로 뛰었다. 반면 2008년에 100위 안에 들었던 BNP파리바와 골드만삭스 등 금융 기업은 10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현재 상위권 기업들도 계속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반성과 혁신이 필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부진하고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에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가 빠지고 ‘MAGA’(MS·아마존·구글·애플)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을 계기로 내수 시장을 겨냥한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시총 부동의 1위는 삼성전자다. 국민은행이나 신한지주 등 금융기업이 2008년 코스피 시총 10권에 포진했으나 순위가 밀렸다. 그 빈자리를 네이버 등 IT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채웠다. 다만 바이오 기업들은 자산으로 처리하던 연구개발비를 뒤늦게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무형자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치 평가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금융위기 10년]2008년 vs 2018년 한국경제 혁신하셨나요

    [금융위기 10년]2008년 vs 2018년 한국경제 혁신하셨나요

    “반도체와 자동차, 한국경제는 20년째 같은 것으로 먹고 살고 있죠. 미국에선 구글 같은 기업들이 판을 흔들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너무 움직이지를 않아요.”(주원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 “2008년 이후 한국금융의 외형은 상당히 건실해졌죠. 하지만 체계적인 금융감독시스템을 만들지 못했고,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이 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선 낙제점이라고 봅니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2008년 9월 15일. 세계 4위 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뉴욕 월가의 지진은 세계 경제를 강타했고, 1998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뒤 자신감에 차 있던 한국경제는 또 휘청거렸다. 그리고 10년. 세계 경제기조에 발맞춰 저금리와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한국 경제는 순항했으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2008년 12월 2004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4011억 달러로 두 배로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 7월까지 384억 달러로 이미 2008년(31억 달러)과 2009년(335억 달러) 수준을 웃돈다. 하지만 지난 7월 취업자 수가 5000명, 8월은 3000명이 늘어나는 ‘고용참사’ 수준이다. 미국이 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한단계 낮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9%마저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0년간 안정성이 강화되는 대신, 역동성을 잃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를 “세계 경제 위기로 죽기 보다, 고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하며 그 이유를 지난 10년간 혁신하지 않고 이미 열린 과실만 따먹은 것에서 찾고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낸 2010년 전체 수출액에서 10.9%(507억 700만 달러)를 차지했던 반도체는 지난달 수출액의 22.5%를 책임져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2010년 19.8%에서 지난해 18.5%로 낮아졌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막을 내리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세번째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실패 박람회 열고, 부담 덜어주고… 재창업·재도전 지원한다

    실패 박람회 열고, 부담 덜어주고… 재창업·재도전 지원한다

    정책금융기관 보유 채권 3조 3000억원 2021년까지 정리… 8만명 채무조정 도와 재기 중소기업인 조세특례제도 3년 연장 2020년부터 폐업한 구직 영세업자 지원정부가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 3조 3000억원을 정리해 2021년까지 8만여명의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이들의 재도전을 돕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노사정이 처음 합의한 실업부조를 2020년 도입할 방침이다. ●연대보증 22조 성실 경영자 5년간 단계 면제 정부는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기술재창업 활성화 방안’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지출혁신 2.0 추진 방향과 과제안’을 발표했다. 우선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정책금융기관이 보유한 회수 가능성이 작고 오래된 채권 3조 3000억원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단계적으로 판다는 계획이다. 캠코는 사들인 채권에 대해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심사해 30~90%까지 채무를 조정한다. 캠코에 팔기 전이라도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최대 90%까지 원금을 감면해준다. 이전에는 이자만 감면했으나, 이번에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감면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금융의 독버섯’으로 불리는 연대보증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기부 산하 정책금융기관이 보유한 12만여건, 22조원 규모의 기존 연대보증도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면제(법 위반·불성실 경영자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성실한 기업인이 실패하더라도 신용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규정을 손질한다. 현재는 기업이 빚을 갚지 못했을 경우 과점주주이거나 최다출자자인 기업인은 한국신용정보원에 ‘관련인’으로 등록됐다. 이렇게 되면 해당 기업인의 정보가 금융회사 등에 공유돼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연대보증을 면제받고 투명경영이행약정을 준수한 기업인에 한해 관련인 등록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성실한 기업인 실패해도 신용불이익 없게 개선 방안에는 밀린 조세를 재기 후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재기 중소기업인 조세특례 제도를 2021년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개인 파산 시 압류하지 않는 재산 범위가 900만원에서 1140만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2021년까지 재창업 예산을 1조원 규모로 늘리고 900억원 규모의 ‘재도전 특별자금·보증’을 지원한다.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기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이 신용 회복과 재창업을 함께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이와 함께 개인·사업의 좌절과 실패 경험을 나누고 재창업과 재도전을 지원하는 ‘2018 실패박람회’가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다. 행정안전부와 중기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정책토론, 재도전 지원, 문화공연과 전시·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중기부 이동원 재기지원과장은 “실패 기업인이 직면한 경영 애로를 발굴하고 대책을 보완·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업부조는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청년구직활동지원금 등 현행 구직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노사정은 영세 자영업자가 폐업하고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 소득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고용 불안정 상태의 근로자에게 일정액의 소득을 보장하는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을 2020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 운용의 모든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치솟는 의료비·과도한 주택담보대출에… 파산하는 노인들

    [특파원 생생리포트] 치솟는 의료비·과도한 주택담보대출에… 파산하는 노인들

    미국 버지니아주의 리암 테일러(72)는 자신과 아내의 병원비를 끝내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산보호 신청을 위해 변호사를 찾았다. 테일러는 “몇 푼 안 되는 연금으로 나와 아내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작은 집마저 은행에 넘어가고 이제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20여년간 근무했던 테일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병원비와 남아 있던 주택담보대출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돌려막기에 나섰다가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노인빈곤’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년층 파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데보라 손 아이다호주립대학 교수팀의 ‘미국 파산의 고령화’ 논문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16년 사이 65세 이상 인구의 파산보호 신청률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의 파산은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65세 이상 인구의 파산만 증가했고 고령일수록 그 증가율이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1991년 1000명당 1.2건이었던 65~74세의 파산보호 신청은 2016년 1000명당 3.6건으로 치솟았으며, 75세 이상은 0.3건에서 1.3건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1991년 전체 파산보호 신청자 가운데 2.1%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에는 12.2%까지 크게 늘었다. 노인층의 주된 파산 원인은 치솟는 의료비용과 연금의 소멸, 부적절한 은퇴자금 관리 등이다. 이 중에서도 의료비 부담 증가가 두드러진 이유로 분석됐다. 연구팀의 설문조사에서 파산보호 신청자 중 약 60%가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과도한 주택담보대출과 자녀의 학자금 대출도 노인층 파산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 싱크탱크 도시문제연구소에 의하면 개인 파산자의 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1%로, 1989년(21%)의 약 두 배나 된다. 안정된 직장을 믿고 20~30년 상환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50대 후반 조기 퇴직 등으로 수입이 줄면서 결국 파산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전통적 연금의 소멸 등 사회안전망 축소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은퇴 이후 생활의 재정적 책임 주체가 정부에서 기업으로, 다시 기업에서 개별 주체인 개인으로 옮겨오면서 스스로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인구가 가파르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한 변호사는 “연금에 대한 개인 부담 비율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층에 합류하면서 파산보호 신청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면서 “거리로 내몰리는 노인층이 없도록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산 콩 25% 보복관세가 부메랑…中, 美와 무역전쟁 딜레마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산 콩 25% 보복관세가 부메랑…中, 美와 무역전쟁 딜레마

    中 돼지사료의 20%·식용유 주원료가 콩 수입 줄여 육류 생산 줄면 사회적 파장 中 관세 올리자 콩값 급등…식품값 들썩 콩 수입 3위 회사는 경영난에 파산 신청 내년 3월까지 콩 1500만t 美서 들여와야 美 콩 재배 줄면 中 축산업계 줄도산 우려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여긴 대두를 정조준해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했지만, 오히려 이를 다시 수입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속절없이 다가오는 것이다. ●미국콩 수입 50% 감소 전망 대두(大豆)는 돼지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육류인 돼지의 사료 성분 20%를 차지하고 식용유의 주원료로도 이용된다.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미국 대두 수확량의 3분의1을 수입했을 만큼 중국은 글로벌 대두업계의 큰손이다. 액수로 따지면 139억 5900만 달러(약 15조 6173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미국산 수입제품 가운데 보잉 여객기(370억 달러) 다음으로 액수가 많다. 이런 까닭에 미국산 대두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가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중국농업과학원은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이 50%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현지의 세계 최대 대두 가공업체 싱가포르 윌마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대두 관련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유기업 중량(中糧)그룹(COFCO)의 자회사 중국량유(糧油)지주(China Agri-Industries Holdings)도 4년래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산 대두를 가공하는 업체들의 수익 척도인 분쇄 마진은 12%나 증가해 3년 반 만에 가장 좋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대두 가격에 25%의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마진이 조금 줄겠지만 안정적인 흑자 유지는 가능하다. 이 점도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보복관세를 과감하게 부과하게 한 또 하나의 이유다. 중량그룹과 주싼량유궁예(九三糧油工業·Jiusan Oils & Grains Industries Group) 같은 중국 업체들은 한동안 마진 축소 또는 무마진이 되더라도 ‘애국적 의무를 수행한다’고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브라질 등 남미서 콩 공급량 줄어 대안 없어 그러나 중국은 지난달 6일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대두 수입을 추진해 왔지만 주요 대체지인 남미 대륙이 수출의 한계를 보이면서 대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지난 9일 보도했다. RFI는 “전 세계에서 중국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미국밖에 없다”면서 “중·미 양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중국은 수주 내에 다시 미국산 대두를 수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1500만t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등 남미 대륙의 대두 공급 감소로 중국 내 대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미국산 대두 수입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두 수입량을 떨어뜨리기 위해 억지로 돼지고기 생산을 줄이면 육류 가격 상승 등 파장이 커지는 만큼 이 선택 또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부 보조금을 올려 주요 대두 생산 지역인 헤이룽장(黑龍江)성과 지린(吉林)성 등지에서 대두 경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린·헤이룽장성 등서 콩 경작지 확대 추진 중국 상무부는 앞서 4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농민들에게 대두 농장의 규모를 늘릴 것을 지시했다. 지린성 창춘(長春) 당국이 발표한 긴급 공지에 따르면 모든 지구와 마을은 최우선적으로 대두 농장을 늘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일일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당국도 이와 비슷한 지침을 내려 농민들에게 더 많은 대두를 재배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해관(세관) 당국도 나서서 가축사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두 외의 다른 농산물 검역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입장에선 가공을 거친 두박(콩깻묵)을 수입해 대두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 두박 수입을 늘릴 경우 아르헨티나가 다시 미국산을 수입해 이를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미국산 대두 수입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된다고 RFI가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두 가격이 크게 올라 중국 축산업계가 타격을 받으면서 식료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두부와 두유로 대두를 접하고 있지만 대두 교역을 지배하고 있는 분야는 돼지고기 등 동물사료용이다. 동물사료용이 세계 대두 수확량 중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15~20%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생산 등에 사용된다. 중국은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거나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두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수입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 대두 수입의 85%를 미국과 브라질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남미 농민들이 내년 수확용 대두를 재배하느라 여념이 없는 겨울철에는 대두의 거의 전량을 미국산 수입 물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두유의 경우 식용유 시장에서 야자유와 유채유, 해바라기유 등과 비교적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만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대두의 대두분은 축산 농가에 압도적으로 차지하는 동물용 사료다. 대두분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곡물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대두분을 첨가한 사료로 가축을 사육하면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고 시장에서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동물사료에 단백질을 첨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대두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더군다나 중국인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육류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중국의 육류 시장은 확대일로에 있다. 미국 농민들이 대두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해 대두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 중국 축산업자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다. 이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대두 수입업체의 하나로 꼽히던 식용유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 산둥(山東)성 지방법원은 지난달 재정통지서를 통해 산둥성 천시(晨曦)그룹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파산 신청했다고 밝혔다. 천시그룹의 파산 신청은 중국 당국의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로 중국의 기업 대출이 급격히 위축돼 시장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중국재경보(財經報)가 분석했다.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 대두 가공업체의 경영난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中 관세폭탄에 콩 가공업체 경영난 가중 1999년 산둥성 르자오(日照)시에 설립된 천시그룹은 석유화학과 식용유, 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규모는 432억 위안(약 7조원)에 이른다. 이 중 60%를 대두 수입 등을 통해 벌어들인다. 대두 수입량으로 보면 중국내 3위 기업이다. 특히 2012년에는 551만t의 대두를 수입해 중국 수입 총량의 9.4%를 차지하며 최대의 대두 수입 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중국의 500대 민영기업 중 26위에 오른 천시그룹의 사오중이(邵仲毅) 회장은 지난해 130억 위안(약 2조 1222억원)의 자산으로 부호 순위에서 26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상황은 윌마 인터내셔널과 번지, 카길, 루이스 드레이퍼스 같은 글로벌 대두 가공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금요칼럼] 시원한 풍차 소리를 들으며/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시원한 풍차 소리를 들으며/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사람마다 좋아하는 나라가 있다. 나는 네덜란드를 으뜸으로 친다. 그곳에 가면 수백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큰 풍차 바퀴들이 아우성을 치며 잘도 돌아간다. 강가에 늘어선 풍차의 행렬을 바라보노라면 네덜란드를 향한 나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벌써 여러 번 그곳을 찾아갔다. 유럽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 402명). 땅도 좁고 자연조건도 순조롭지 않다. 네덜란드라는 이름이 말하듯 워낙 “저지”라서, 본래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었다. 암스테르담도, 스키폴 공항도 실은 해수면 아래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사람들은 댐을 쌓고 풍차를 돌려 바닷물을 뺐다. 무려 국토 4분의1을 바다에서 건져낸 것이다. 유럽에는 한 가지 흥미로운 속담이 있다. “신은 만물을 창조하셨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그 나라 사람들이 창조했다.” 쓸모없는 땅덩어리처럼 보여, 서양 중세의 가장 탐욕스런 성직자며 귀족들조차 이 나라를 외면했다. 덕분에 네덜란드는 용감한 평민의 나라가 됐다. 억센 평민들이 운하를 건설하고, 질척한 갯벌에 수백만 개의 나무기둥을 박아 도시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들의 이마에서 흐른 구슬땀이 한 뼘 한 뼘의 땅덩어리가 됐다. 네덜란드는 어떠한 악조건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인간 의지의 상징이요, 평민의 위대함이 아닌가. 17세기는 네덜란드의 시대였다. 그때 그들은 험한 파도를 이기고 동남아시아에 이르렀다. 유럽의 부자와 귀족들을 매혹시킨 향신료 무역의 최강자가 그들이었다. 네덜란드인들은 일본과도 수백 년 동안 교역했다. 1858년 일본이 미국과의 통상을 결정한 배경에는 네덜란드 정부의 진지한 충고가 있었다고 한다. 일본은 네덜란드 덕을 톡톡히 본 셈이지만, 우리는 그들과의 인연이 너무 엷었다. 현대 서구의 경제학자들은 네덜란드야말로 자본주의의 원산지라고 주장한다. 17세기 거기에서는 보험업, 운송업은 물론 증권시장도 고속으로 성장했다. 1637년에는 ‘튤립 파동’이란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튤립 알뿌리 한 개가 요즘 화폐로 환산해 1억 5000만원도 넘었다. 엄청난 투기의 거품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자 적잖은 수의 상인과 시민이 파산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시라. 네덜란드를 좋아하는 진정한 이유는 그깟 자본주의 때문이 아니다. 자유와 관용 때문이다. 이 두 가지야말로 네덜란드의 매력이다. 서양 중세를 지배한 교회의 권위를 그 뿌리에서부터 뒤흔든 이는 철학자 스피노자였다. 그로 말하면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이베리아반도를 떠나 암스테르담에 정착한 유대인 공동체 출신이었다. 그 무리에서도 이단자로 치부되던 스피노자는 고난에 가득한 실천적 삶을 통해 관용과 자유의 가치를 역사에 아로새겼다. 내가 좋아하는 나라, 네덜란드는 지금도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이고 자유로운 곳이다. 동성 간의 결혼도 가장 먼저 허용한 나라, 카페에서는 마리화나도 거리낌 없이 사서 피울 수 있는 곳, 연명치료의 허울에서 벗어나 안락사를 인간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하는 곳이 바로 네덜란드이다. 여전히 네덜란드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다. 그곳 사람들은 영어도, 불어도, 독일어도 잘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좁은 자기네 땅 안에서 복작거리며 심하게 다투지 않는다.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쑥쑥 뻗어 가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나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다. 독일처럼 명품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나라. 삼성과 현대처럼 거대한 재벌기업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 그래도 네덜란드인의 평균소득은 유럽의 최강국인 독일을 크게 앞선다. 2018년 현재 네덜란드 평균소득은 5만 5185유로로 독일 5만 841유로를 넘었다. 네덜란드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기분이 밝아진다. 불가능 따위는 결코 그곳에 없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두가 뭐기에…” 고민 깊어지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두가 뭐기에…” 고민 깊어지는 중국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여긴 대두를 정조준해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해 수입 장벽을 높였지만, 오히려 이를 다시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속절없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대두(大豆·콩)는 돼지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고기인 돼지의 사료성분 20%를 차지하고 식용유의 주원료로도 이용된다.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미국 대두 농가 수확량의 3분의 1을 수입했을 만큼 중국이 글로벌 대두업계의 큰 손이다. 액수로 따지면 139억 5900만 달러(약 15조 8300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미국산 수입제품 가운데 보잉 여객기 다음으로 액수가 많다. 이런 까닭에 미국산 대두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중국농업과학원은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이 5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 현지의 세계 최대 대두 가공업체 싱가포르 윌마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대두 관련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유기업 중량(中糧)그룹(Cofco)의 자회사 중국량유(糧油)지주(China Agri-Industries Hldings)도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호황을 구가했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산 대두의 가공업체들의 수익 척도인 분쇄 마진은 12%나 증가해 3년 반 만에 가장 좋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대두가격에 25%의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이 마진이 조금 줄어들겠지만 안정적인 흑자 유지는 가능하다. 아마 이 점도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보복관세 부과를 과감하게 감행하게 한 또 하나의 까닭이다. 중량그룹과 주싼량유궁예(九三糧油工業·Jiusan Oils & Grains Industries Group) 같은 자국 업체들은 한동안 마진 축소 또는 무마진이 되더라도 ‘애국적 의무를 수행한다’고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달 6일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대두 수입을 추진해왔지만 주요 대체지인 남미대륙이 수출의 한계를 보이면서 대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지난 9일 보도했다. RFI는 “전 세계에서 중국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밖에 없다”면서 “중·미 양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중국은 향후 수주 내에 다시 미국산 대두를 수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1500만t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등 남미 대륙의 대두 공급 감소로 중국 국내 대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미국산 대두 수입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두 수입량을 떨어뜨리기 위해 억지로 돼지고기 생산을 줄이면 육류가격 상승 등 파장이 커지는 만큼 이 선택 또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부 보조금을 올려 주요 대두 생산지역인 헤이룽장(黑龍江)성과 지린(吉林)성 등지에서 대두 경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지난 4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농민들에게 대두 농장의 규모를 늘릴 것을 지시했다. 지린성 창춘(長春)의 농업당국이 발표한 긴급 공지에 따르면 모든 지구와 마을은 최우선적으로 대두 농장을 늘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4월말 이후에 ‘일일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당국도 이와 비슷한 지침을 내려 농민들에게 더 많은 대두를 재배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해관(세관) 당국도 나서서 가축사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두 외의 다른 농산물 검역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입장에선 가공을 거친 두박(콩깻묵)을 수입해 대두를 대체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도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두박 수입을 늘릴 경우 아르헨티나가 다시 미국산을 수입해 이를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미국산 대두수입과 같은 효과를 내게된다고 RFI가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국 축산업계가 타격을 받았고 식료품 가격 마저 들썩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두부와 두유로 대두를 접하고 있지만 대두 교역을 지배하고 있는 분야는 돼지고기 등 동물사료용이다. 사료용이 세계 대두 수확량 중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15~20%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생산 등에 사용된다. 물론 중국은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자급 자족을 원칙으로 하거나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두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수입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 대두 수입의 85%를 미국과 브라질 두 나라에서 의존하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남미 농민들이 내년 수확용 대두를 재배하는 여념이 없는 겨울철에는 중국이 대두의 거의 전량을 미국산 수입 물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대두유의 경우 식용유 시장에서 야자유와 유채유, 해바라기유 등과 비교적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대두의 대두분은 축산 농가에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동물용 사료이다. 대두분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곡물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 이 덕분에 대두분을 첨가한 사료로 가축을 기르면 더 빠르게 기를 수 있고 시장에서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동물사료에 단백질을 첨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대두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더군다나 중국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육류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중국의 축산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일로에 있다. 미국 농민들이 대두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해 대두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 중국 축산업자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다. 이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대두 수입업체의 하나로 꼽히던 식용유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 산둥(山東)성 지방법원은 지난달 26일 재정통지서를 통해 산둥성 천시(晨曦)그룹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파산 구조조정안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천시그룹의 파산 신청은 중국 당국의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로 중국의 기업대출이 급격히 위축돼 시장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중국재경보(財經報)가 분석했다.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 대두 가공업체의 경영난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1999년 산둥성 르자오(日照)시에 설립된 천시그룹은 석유화학과 식용유, 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규모는 432억 위안(약 7조 1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60%를 대두 수입 등을 통해 벌어들인다. 대두 수입량으로 보면 중국내 3위 기업이다. 특히 2012년에는 551만t의 대두를 수입해 중국 수입 총량의 9.4%를 차지하며 중국 최대의 대두 수입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중국의 500대 민영기업 중 26위를 차지하고 있는 천시그룹의 사오중이(邵仲毅) 회장은 지난해 130억 위안의 자산으로 중국 부호 순위에서 26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윌마 인터내셔널과 번지, 카길, 루이스 드레이퍼스 같은 글로벌 대두 가공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올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우버, 뉴욕서 ‘브레이크’… 1년간 신규 등록 못한다

    美도시 중 처음으로 차량공유 규제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뉴욕시가 우버,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의 신규 등록을 제한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뉴욕 시의회는 8일(현지시간) 시내의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는 1년 동안 새로운 차량 공유 등록을 제한하는 조례를 의결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몇주 내에 이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시의회가 차량 공유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차량 공유 업체들의 난립으로 교통 혼잡이 가중되는 데다 택시 등 관련 업계 운전자들의 근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이라비 데사이 뉴욕택시근로자동맹 사무총장은 “우버나 리프트 같은 업체들이 전 세계에서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하고 삶을 파괴하는 것에 대한 선례를 만들었다”며 새 조례 도입을 반겼다. 반면 우버 등 차량 공유 업체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억지로 막을 경우 오히려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미국 내 최대 도시인 뉴욕의 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한해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우버와 리프트는 뉴욕 내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2015년 2만 5000대에 불과하던 뉴욕시의 공유 서비스 차량은 현재 8만대가 넘는다. 공유 서비스 차량들이 경쟁적으로 이용 요금을 인하하면서 뉴욕의 전통적인 택시인 옐로캡 운전자들은 큰 타격을 받았고 파산도 속출했다. 100만 달러(약 11억 1700만원)를 호가하던 옐로캡의 영업면허증 가격은 20만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에는 옐로캡 기사와 공유 서비스 차량 기사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WSJ은 우버가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뉴욕시의 이번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하이브리드 잔디, 하찮은 풀로 취급받는 잔디 보호하려 개발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하이브리드 잔디, 하찮은 풀로 취급받는 잔디 보호하려 개발했죠”

    천연잔디 95%의 하이브리드 개발한 이효상 대표가 말하는 잔디 구장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로마의 신전,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전, 베이징의 자금성···, 이중 어느 곳에도 방문객들을 반기는 푸른 목초지는 없다. 개인의 집과 공공건물 입구에 잔디를 심는다는 생각은 중세 말 프랑스와 영국 귀족들의 저택에서 탄생했다. 대저택 입구에 깔린 정갈한 잔디는 누구도 위조할 수 없는 지위의 상징이었다. ‘나는 부자이고 힘이 있다. 그리고 이 푸르른 사치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땅과 농노를 소유하고 있다.’ (중략) 산업혁명으로 중산층의 폭이 넓어지고 잔디 깎는 기계와 자동 스프링클러가 발명되자, 갑자기 수백만 가구가 자기 집 마당에 잔디를 깔 수 있게 되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밭은 부자의 사치에서 중산층의 필수품으로 바뀌었다. -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발췌. ●‘푸르른 사치’ 잔디밭, 부와 권력의 상징 작은 잔디밭은 서울 도심의 공공건물 앞에도 있다. 여기에 꽂힌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지나는 사람들을 위협한다. 관리의 어려움에 공대 받으리라. 이런 잔디는 스포츠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축구나 골프, 크리켓과 럭비, 테니스 등의 경기는 파릇한 잔디밭에서 한다. 특히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기장 잔디는 훼손이 심하고, 관리에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잔디를 개발한 이효상(55) GSTG 대표는 “짓밟히고 하찮은 풀 정도만 알았던 잔디가 선수들을 보호하고 경기에 박진감을 더하죠. 이런 잔디를 귀중하게 보호해야겠더라고요.”라고 말했다.탄탄한 대기업에 다니던 그는 “비전을 찾지 못해서” 입사 5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1994년에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카펫과 쿠션, 산업자재 등을 수입해서 국내에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재난 수준의 폭양이 내리쬐던 지난 8일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안쪽 구석에 있는 그의 회사를 찾았다. 사무실로 올라가는 입구의 마당에는 푸르게 잔디가 깔려 있었다. ‘이런 폭염과 가뭄에도 잔디가 잘 자라나?’ 하고 자세히 보니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섞여 있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잔디로, 살짝 청량감을 주었다. - 러시아월드컵을 계기로 하이브리드 잔디가 많이 알려졌다.☞ 러시아월드컵의 12개 경기장 가운데 8개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렸지요. 이런 잔디를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대표 선수들이 축구화를 평소 경기 때보다 더 많은 10켤레를 준비했다더군요. 경기장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깐 것은 러시아가 마음대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엄격한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는 것이죠.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많은 구장이 하이브리드 잔디를 조성해 나가는 추세입니다. ●“유럽 명문 구단들,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까는 추세”- 유럽 어떤 구장에서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았나.☞ 우리 회사가 납품해 깐 대표적 구장으로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영국의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프랑스 생제르맹 등 명문 축구 클럽들입니다. 구단뿐 아니라 선수들이 만족해 해요. 크리켓과 럭비 등의 경기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과 일본 닛산 스타디움에도 했습니다.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해외 14개의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배했지요. 올해에는 15개 이상 설치할 것같습니다. 물론 외국 기업들이 납품해 깐 구장들이 더 많겠지만 정확히 조사가 되지 않아서···. - 이 정도면 인기가 급상승이네요. 하이브리드 잔디란.☞ 우리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를 최대한 살려주는 것입니다. 인조잔디가 천연잔디의 생장점 훼손을 방지하는, 말하자면 천연잔디를 보호하는 형태죠. 태클과 슬라이딩 등 거친 플레이에서 선수들도 보호해야죠. 우리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 95%, 인조잔디 5%로 구성됩니다. 천연잔디 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이지요. 그러면서 운동장을 균일하게 유지하구요. 음료수 병 뚜껑을 만드는 폴리에틸렌 성분으로 인조잔디를 매트 형태로 매우 듬성듬성하게 잔디판을 직조합니다. 인조잔디의 털 길이는 65mm로 맞추고요. 이 잔디판 위에 모래와 천연잔디 씨를 뿌려 40~45mm를 덮어두지요. 보름정도면 싹이 납니다. 오륙 개월 지나면 완벽한 경기장 여건이 되지요. 천연잔디가 지상으로 20mm 이상 촘촘하게 자라면서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어우러지지요. 보통 축구장에서는 잔디 길이가 20~25mm가 표준입니다. 이 하이브리드 잔디판은 10년 이상 사용 가능합니다. ●“하이브리드 잔디, 경기장 효율 3배 이상 높여”- 하이브리드 잔디의 인기 비결은.☞ 특히 축구 경기를 보면 골대 앞 잔디가 문드러져 흙이, 바닥이 드러난 경우를 왕왕 봅니다. 심할 경우 골프장의 디봇처럼 흙이 팬 곳도 보이고. ‘논두렁’이라고 하죠. 골대 앞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많고, 태클이나 슬라이딩이 많기 때문이죠. 태클이나 슬라이딩하다보면 잔디가 덩어리채 뜯겨 나오죠.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공의 불규칙 바운드로 선수들 경기력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는 균일해 이런 걱정이 없어요. 공의 리바운드와 충격흡수, 에너지 복원 등은 FIFA의 테스트를 통과했거든요. 관건은 선수들이 슬라이딩하거나 태클을 했을 때도 운동장 보호 뿐만 아니라 몸값이 엄청나게 비싼 선수들을 부상에서 보호해야 하지요. 여기에 기술적 노하우가 있습니다. 100% 천연잔디일 경우 30일밖에 사용 못 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일 경우 100일 사용 가능합니다. - 설치 비용이 비싸지 않나요.☞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설치하고 천연잔디 씨를 뿌려 키우면 ㎡당 45~50달러 정도 듭니다. 축구 운동장은 주변까지 하면 1만㎡이니 45만~50만 달러가 들죠. 천연잔디가 적정하게 자랄 때까지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죠. 반면 농장에서 하이브리드 잔디를 키워서 운동장에 설치했다가 잔디가 상하면 걷어내 다시 농장으로 보내 관리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에 85달러 정도 듭니다. 큰 행사가 있다면 D데이에 맞춰 최상의 상태로 행사를 치르는 식으로···. 이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의 비싼 땅을 놀리지 않고 거의 매일 운영할 수 있지요. 경기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린 여주에 잔디농장이 있습니다. 천연잔디 설치는 이보다 훨씬 싸죠. ㎡에 15달러 정도이지만 수시로 관리하고, 뜯겨 나간 잔디 부분을 보식하는 비용 등을 따지면 만만찮습니다. 2년 정도 지나면 하이브리드가 훨씬 경제적입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보통 10년은 가거든요.- 하이브리드 잔디 전망은.☞ 잔디는 사막의 땅 중동에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한편으론 하이브리드 잔디 월드컵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만큼 품질과 친환경 경쟁이 치열할 것입니다. 해외 보고서를 보면 현재 전 세계 잔디시장에서 천연잔디 65%, 인조잔디 30%, 하이브리드가 5% 비율로 추산됩니다. 이게 앞으로 천연잔디 시장을 잠식해 하이브리드가 40%로 늘고, 천연잔디가 30%로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는 학교 운동장에 많이 깔리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인조잔디의 매트인 고무 성분은 중금속 문제로 청소년들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지요. 몇 년 전부터 서울 서초구와 지방 도시의 학교에서 천연잔디를 심었다가 6~10개월 뒤에 싹 죽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학교 재정상 또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사토나 맨땅으로 두자니 1970~80년대의 운동장과 같기도 하고. 그래서 거의 무관리 시스템의 하이브리드 잔디를 개발해 보급할까 합니다. ●“2002년 후 잔디 한 번도 교체 안 한 경기장도도 있어”- 국내 축구장 잔디 관리 실태는.☞ 민간 골프장에도 잔디 공사를 많이 하였습니다만, 축구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 이후 한 번도 잔디 교체를 하지 않은 경기장도 있었고, 선수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축구장 전체를 인조잔디로 바꾼 곳도 있습디다. 일부에서는 하이브리드 잔디는커녕 잔디 교체도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스포츠에 천연잔디를 투자하는데 그동안 매우 인색했습니다. 요즘은 인식이 조금씩 바뀝니다. 오는 21일쯤에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양묘장 100㎡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품질확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또 다음달 20일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골대 앞 부분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식재할 계획입니다. 유럽 명문 구장에 비하면 한참 늦지요. - 하이브리드 잔디 개발 계기는.☞ 인조잔디 분야에는 2004년부터 뛰어들었지요. 중국에 공장을 만들어 인조잔디를 팔았지만 ‘저급’ 취급을 받았습니다. 4~5년하다 국내에서 제조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러면서 ‘왜 인조잔디는 인조잔디이고, 천연잔디는 천연잔디여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많았죠. 그때부터 하이브리드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2011년 처음으로 인조잔디 가운데 천연잔디가 자라나는 시스템 도입에 성공했죠, 골프장 그린 주변에 많이 보급했습니다. 지금도 많이 팔리는 효자 상품이죠. 이걸 더 개선시켜 천연잔디를 95%까지 확대한 것이 현재의 하이브리드입니다. 이를 국내외에 특허 출원 중입니다.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는 완전 친환경 하이브리드 개발 계획”- 사업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때는.☞ 4년 전에 동업하던 파트너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거죠. 20년간 같이 일했던 후배인 동업자랑 “내일 봅시다.”하고 저녁에 헤어졌는데 다음날 아침에 사망한 거죠. 그 후배는 40대 후반이었는데···. 노(老) 부부들이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겪는 심적 상실감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달았죠. 삶에 의욕도, 의미도 없고 회의감이 들어서 사업을 접으려고 했는데···, 여기에 생계를 매다는 직원 10여명이 뭐하냐 싶더라고요. 그런 슬럼프 극복에 직원들의 힘이 컸지요. 연매출 150억원이지만 이젠 직원들에게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일에 집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아픔을 극복했죠. - 사업의 큰 전환점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거치면서 였죠. 자고 나면 환율이 100원씩 올라 1달러에 2000원이 넘었지요, 직원이라고 딸랑 3명뿐이었죠. 주거래처였던 대만의 포모사가 많이 봐줬죠. 겨우 3~4년 거래한 포모사가 뭘 보고 우리를 도와준 것인지···. 고마움을 잊지 못합니다. IMF를 고비로 사업의 기반이 잡힌 거죠. 그때 경험으로 환차손, 환율 데미지를 대비해야 했어요. 수입 판매 뿐만 아니라 수출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제조를 시작한 겁니다. 처음 당했던 어려움은 독립해 나와서 3~4년쯤 지나서 1억 2900만원을 부도 맞았던 거죠. 어음 때문이었죠. 1억 2900만원은 30대 초반 맨주먹으로 시작한 우리에겐 정말 큰 돈이었습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미국에서 저렴한 자투리 카페트를 헐값에 수입해와서 짜집기를 해서 당구장에 팔아 파산 위기를 넘겼죠. 당시 국내 당구장 바닥에 깔린 얼룩덜룩한 카펫, 기억나시죠? 우리 손을 거친 것이죠. 어음 거래의 교훈을 얻었죠.- 더욱 친환경적 하이브리드가 필요해 보인다.☞ 하이브리드 제품을 더 연구해서 모두 분해되어서 땅으로 돌아가는 친환경적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그러면 별도로 긁어낼 필요가 없겠죠. 다른 회사 제품들과는 한 차원 더 높은 제품이 될 것입니다. 선수들이 슬라이딩했을 때 마찰열을 최소화하고자 폴리에틸렌을 썼지만 이것도 천연소재로 바꾸려고 여러 재료를 실험 중입니다. 지금까지 실험한 식물성 재료가 대체로 뻣뻣하더라고요. 분해 시점도 잔디 활착에 맞게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애플 ‘꿈의 시총’ 1조 달러 첫 돌파…미국 소재 상장회사 최초

    애플 ‘꿈의 시총’ 1조 달러 첫 돌파…미국 소재 상장회사 최초

    애플이 미국 뉴욕 증시에서 ‘꿈의 시총(시가총액)’인 1조 달러(1129조원)를 달성했다. 애플 주가는 1일 5.9%에 이어 2일 2.92%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207.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 17억 달러(약 1131조 4201억원)를 기록했다. 시총 1조 달러의 기준점이었던 주당 207.04달러를 돌파하며 ‘꿈의 시총’의 첫 고지를 밟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미국 소재 상장회사로서 사상 최초로 시총 1조 달러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22% 올랐다. 최근 1년새 32% 넘는 상승 폭이다. 애플의 시총 1조 달러 달성은 1976년 창업 이후 42년 만이다. 블룸버그와 AP통신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실리콘밸리에 있는 아버지의 차고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끊임없는 독창적 기술 개발 끝에 마침내 재정적 결실을 맺게 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1997년 한때 주식이 1달러 미만에 거래돼 파산 직전까지 몰린 적도 있다. 그러나 2007년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내놓은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키며 모바일 시장을 주도, 세계 최대 제조기업으로 올라섰다. 세계적으로는 중국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가 지난 2007년 한때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추락하면서 다시 시총 1조 달러를 고지를 밟지는 못했다. 앞서 애플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9732억 달러(약 1089조원)를 기록했다. 애플의 주가 총수 조정을 반영한 시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기고] 농식품벤처 창업 성공 신화를 기대한다/양일호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장

    [기고] 농식품벤처 창업 성공 신화를 기대한다/양일호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장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2대0으로 꺾었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한 베팅 업체는 한국이 2대0으로 이기는 것보다 독일이 7대0으로 이길 확률이 높다고 했고, 미국 ESPN은 한국이 이길 확률이 5%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 희박한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사실 벤처 창업엔 이와 비슷한 상황이 많다.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신념을 갖고 도전한 이들 중에는 놀라운 성취를 이뤄 내는 이들이 있다.최근 각종 규제완화 등 국가적인 창업 장려 분위기 속에 신설 법인 수가 9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7년 기준 대표자 연령이 30대 미만인 신설 법인이 2만 6526개 등록되는 등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농어업, 음식료품 분야 30대 미만 신설 법인은 1191개에 그치는 등 농식품 분야는 상대적으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농업은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도 올 초 국내의 한 포럼에 참가해 “농업에 희망이 있다”고 할 만큼 미래 성장 잠재력이 많은 분야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라 스마트팜을 비롯해 자동로봇, 농업용 드론 등 농업 분야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벤처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망 분야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농식품 분야의 창업을 독려하고자 투자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정부 자금으로 구축된 농식품모태펀드 주도하에 농식품투자조합(펀드)이 현재 58개, 9525억원 규모로 조성돼 있다. 또한 농식품모태펀드 관리 기관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은 농식품산업 예비 창업인부터 창업 후 성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창업 교육, 투자 준비, 투자자 모집, 국내외 마케팅 지원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전폭적인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실 창업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와의 만남이다. 이는 암벽등반에 비유하면 선등자와 후등자의 관계와 유사하다. 선등자는 용기 있게 암벽의 위험 지역을 극복해 나아가며, 후등자는 선등자가 추락해도 잡아 줄 수 있는 안전장치를 계속해서 준비하며 뒤를 따른다. 창업인이 선등자라면 안전과 변수를 고려해 든든한 지원을 해주는 후등자의 역할을 하는 투자자가 있어야만 새로운 영역을 정복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된 투자자를 만나게 될 경우 장기적인 기업 성장이나 성공보다는 단기적 수익만을 위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파산이란 위험이 잠재되어 있고, 때로는 오랜 인내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창업의 과정에서 농금원같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안정적인 투자 파트너와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 가능성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이 독일을 이겼듯이 작은 가능성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세계를 놀라게 할 승리를 얻을지도 모른다. 농식품모태펀드 투자관리 전문기관인 농금원 같은 충실한 파트너와 함께 농식품 벤처 창업의 성공 신화를 쓸 기업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자영업발 위기를 경계하라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자영업발 위기를 경계하라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함께 미국 금융시장을 흔들며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여러 가지 있지만, 주된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차입에 의존한 주택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이 늘어난 결과 부실 대출이 발생했다.부동산 부실이 확산되며 문제가 발생한 것은 2008년만의 경험은 아니고, 크고 작은 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이러한 부동산 부실이 금융위기로 번진 데에는 또 다른 요인도 있다. 금융기관이 대출자산을 유동화해 다른 투자자에게 팔아넘기는 거래가 활발해졌는데, 이러한 자산유동화가 부실 확산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즉 과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해 준 금융기관이 각각의 건에 대해 책임졌기 때문에 개별 대출의 부실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관리했지만, 이러한 대출을 묶어 하나의 금융자산으로 다른 금융기관에 넘기는 자산 유동화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그럴 필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결국 위기의 핵심에는 ‘부실대출’이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정이 어려워진 자영업자 중심으로 대출이 부실화되며 부동산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증가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자영업자의 개별 상황을 판단해 대출했다기보다는 부동산 담보 위주의 대출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장에 소속되지 않고 사업을 영위하는 영세자영업자가 우리나라에서 저렴하게 대출받는 유일한 방법은 주택담보대출이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은 사업·생계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택 등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았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의 사정이 악화된 가운데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특히 최근 들어 경기침체와 비용구조 악화 등으로 영세자영업자의 수익이 줄며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계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 가구에 비해 전체 일반가구의 소득 상황은 악화됐는데, 이는 자영업자와 실업자 중심으로 사정이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반영돼 자영업자들의 사업장인 상업 부동산의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다. 상권 활성화로 임대료가 상승하며 기존 업장을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 되는 지역도 있지만, 한국감정원 2018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공실률은 사무실 12.7%, 중대형 상가 10.4%, 소규모 상가 4.7%인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 포인트, 0.9% 포인트, 0.8%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는 경쟁력을 잃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업종으로 창업할 기회를 얻거나 괜찮은 기업에 취업해 일자리를 구하며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폐업으로 자영업자들이 강제로 시장에서 퇴출된다면 개인에게는 실업과 파산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자영업 비중이 27% 안팎인 우리로서는 경기침체 악화와 이에 따른 부실 대출 증가를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은 개별 자영업자들에 대한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규제를 강화해 위험 노출을 줄이고 책임을 덜 수는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 금융기관들이 자산 유동화를 통해 개별 부실대출 위험을 전가할 수 있었지만, 경제 전체로는 위험이 감소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도 경기 부진과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출금 회수나 고금리 압박에 처하게 되면 고위험 대출로 이동하며, 기존 대출은 오히려 부실화되면서 경제 전반의 상황도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상태에서 이들이 대출받으며 제공한 담보인 주택 및 부동산의 가격이 떨어지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영세업자 및 빈곤 계층은 정부재정으로 직접 지원해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되 이들에게 비용 증가를 야기하거나 담보 가치 하락을 유발할 정책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흔들리는 국제금융시장 속에서 ‘자영업발 위기’가 경제 위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개성공단은 작은 통일 이뤄지는 미니 실습장… 연내 재가동 가능”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개성공단은 작은 통일 이뤄지는 미니 실습장… 연내 재가동 가능”

    남북 관계가 정말 풀리긴 풀리려나 보다. 지난주 찾은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는 제법 활력이 느껴졌다. 개성공단 철수 후 2년 넘게 분노와 실의에 빠져 있었던 만큼 기업인들의 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 아닐까. 4·27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경협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신한용(58)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을 만났다. 신한물산 대표인 신 회장은 개성공단에서 200여명의 종업원들과 함께 어망과 통발 등 어구를 제조했다. 신 회장으로부터 개성공단 철수 이후 겪은 어려움과 재가동 준비 상황 등을 들어봤다.→판문점선언 이후 북·미 정상회담 발표와 취소, 재개 등 반전이 거듭됐다. 심정이 어떤가. -“밀당은 예상했지만 전격 취소될 거라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돌아오는 길에 (미국이) 북·미 회담을 취소했다. 등 뒤에서 총을 쏘는 거라고 느꼈다. 한데 하루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시 회담 가능성을 열었다. 트럼프답다. 비핵화 방식 등에서 조율이 부족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걸러지지 않겠나. 더 봐야겠지만, (취소 사태가)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산통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단에서 철수한 뒤 보상과 지원은 얼마나 이뤄졌나. -“협회가 추산한 실질 피해액의 3분의1 정도만 지원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철수 직후 240여개 기업이 1조 600억원 정도의 피해액을 신고했다. 건물과 기계장치 등 투자자산과 원부자재, 위약금, 영업손실, 영업권 상실 피해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2년 반이 지난 지금 기준으론 영업 정지에 따른 손실이 늘어나 피해액이 1조 50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원금액은 총 4800여억원에 불과하다. 그중 3000억원은 보험금이니까 실질적인 정부 지원은 1800억원 정도인 셈이다. 보험금은 개성공단 재가동 시 보험사에 뱉어내야 할 돈이다. ‘지원’이란 용어도 잘못됐다. 정부 조치에 의해 철수한 데 따른 응당 받아야 할 ‘보상’이 맞다. 마치 안 줘도 될 돈을 주는 양 시혜를 베푸는 듯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당시 개성공단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이제 이런 시각이 바뀔까.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돈으로 핵을 개발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2016년 2월 정부가 정보기관 문건을 토대로 그런 주장을 폈다. 하지만 그 근거는 누구도 대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통일부는 그 문건이 주로 탈북자들의 진술과 정황에 의해서 작성됐음을 털어놓았다. 개성공단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 구두 지시로 전면 중단됐다고 했다. 그 탓에 기업들의 고통이 극심했다. ‘빨갱이 기업’, ‘종북기업’이란 말까지 들으면서도 제대로 항변도 못 했다. 북·미 회담이 잘돼 핵·미사일이 폐기되더라도 이런 부정적 시각이 금방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북한의 변화 모습을 보면서 점차 희석될 것이다.” →개성공단이 북한에 어떤 도움을 줬다고 보나. -“북한 주민들에게 자본주의의 맛을 알게 해 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품질이나 계약 개념도 없이 자기 고집대로 하면 되는 줄 알면서 평생 살아온 사람들이다. 공단에서 일하면서 시장경제나 자본주의 방식이 자기들 체제보다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충분히 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공단의 하루하루가 작은 통일이 이뤄지는 미니 실습장이라고 얘기했다. 그런 점에선 말잔치나 일삼는 통일 전문가들에게 아쉬움이 많다. 통일 실험장인 개성공단 하나 지켜내지 못하지 않았나. 개성공단 전체 근로자가 5만명이 넘었다. 가족들까지 하면 20여만명이다. 공단이 10개만 생겨도 200만명이고 북한 전체 주민의 10분의1에 영향을 준다. 그런 점에서 비용 안 들이고 통일로 가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경협이다. 통일로 가는 지름길은 북한 주민들을 끌어내고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 →개성공단이 조만간 재가동되겠나. 준비는. -“북·미 회담이 잘 풀려야 재가동도 빨라질 것이다. 유엔 제재도 결국 미국 중심이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하는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제재 예외조항을 개성공단에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현금만 직접 북측에 넘어가지 않는다면 방법이 있을 것이다. 북·미 회담 한번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우리 정부가 어떻게 치고 나가느냐도 중요하다고 본다. 재가동하려면 최소한 2~3개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기계 파손 상황 등을 점검하고 전기·수도를 복구하는 등 준비할 게 적지 않다. 조만간 방북이 허용돼 준비를 서두른다면 연말까지 재가동될 수도 있다. 협회에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기업 차원에서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다.” →공단 철수 기업들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 -“124개 업체 중 60%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국내와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어 큰 어려움이 없지만 상당수는 근근이 유지만 하고 있다. 10여 군데는 아예 문을 닫고 사실상 폐업한 상태다. 폐업을 공식화하고 싶어도 금융권 부채 등의 문제가 남아 불가능하다. 일부 업체가 파산을 신청했지만, 개성에 자산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도 않고 있다. 그렇다고 금융권이 개성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지도 않는다.” →협회의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업체가 개성공단 재입주 의사를 보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대비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 근로자들의 노동의 질은 동남아 어느 국가보다 뛰어나다. 북 주민들의 잠재력은 우리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다른 해외 노동자들처럼 시키는 대로만 하지 않고 응용력을 발휘해 더 잘하려고 한다. 머리가 좋고 민첩한 데다 이직도 거의 없다.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개성공단에 재산을 그대로 두고 나왔기 때문이다. 재입주해야 공장을 계속 돌리든지, 아니면 팔고라도 나오든지 하지 않겠나. →대기업의 북한 공단 진출에 대한 의견은. 신규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들은 있나.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일부 개성공단 업체는 탐탁지 않아 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 대기업들도 진출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트럼프빌딩이 북한에 세워지고 맥도날드가 대동강변에 들어설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그래야 북한이 변화하고, 대한민국 위상도 올라간다. 언제까지 나홀로만 고집할 수는 없다. 현재 20여개 업체가 개성공단에 신규 참여 의사를 밝혔다. 공단 재가동이 가시화하면 늘어날 것이다.” →공단 철수 뒤 본인 회사는 어떻게 꾸려 왔나. -“20년 전 회사를 설립해 중국 산둥성에 공장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서 서해 공동어로구역 이야기가 나오자 ‘남북 공동의 바다에 어구를 뿌리겠다’는 꿈을 갖고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철수 뒤엔 충남 예산에 공장을 지어 어구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까지도 이젠 채산성이 맞지 않아 운영이 상당히 어렵다. 물가나 임금, 이직 문제 등 여건이 안 좋다. 북한은 중국이나 동남아를 대체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물론 안정성이 담보됐을 때 그렇다. 정부는 개성공단을 조성하면서 금융과 세금 우대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투자 기업을 모을 수 있었다. 한데 정권이 바뀌면서 그런 혜택들이 없어졌다. 남북한 정세 변화에 따라 공단이 위협받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와 함께 안정적인 정부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sdragon@seoul.co.kr
  •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정식 인가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정식 인가

    NH투자증권이 30일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두 번째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업계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안을 의결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약관 심사가 10영업일(2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은 6월 말쯤 판매될 예정이다. 이로써 증권사 발행어음 시장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양분하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폭이 넓어진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로 지정된 지 6개월 만에 발행어음 사업권을 확보했다. NH투자증권이 후발 주자지만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쟁 상대다. 1분기(1~3월) 기준 자기자본을 보면 NH투자증권이 4조 7811억원으로 4조 2157억원의 한국투자증권보다 5000억원 이상 많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보다 자금 조달 능력이 1조원가량 많은 셈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NH투자증권이 어느 정도의 금리를 제시할지에 쏠린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운용 중인 1년 만기 기준 연 2.30% 상품과 유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평균 1.7~1.8%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단기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말까지 2조 2000억원의 발행어음을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한국투자증권과)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AA+인 점과 동일한 등급의 회사채 1년물 금리(2.1%)를 감안해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안에 1조 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판매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발행어음이 고객에게는 안정적인 고수익 단기 자금 운용 수단이 될 뿐 아니라 기업에는 기업금융 자금으로, 회사에는 새로운 수익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예금과 달리 발행어음은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은 게 흠이다. 우량 증권사에만 사업이 허용돼 가능성이 적긴 해도 증권사가 파산하면 원금과 이자 모두 돌려받을 수 없다. 또 최소 가입 금액도 100만원 이상으로 설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예금금리까지 덩달아 오를 경우 어음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아마존 공세에도 ‘폭풍 성장’ 글로벌 뷰티 산업

    [글로벌 인사이트] 아마존 공세에도 ‘폭풍 성장’ 글로벌 뷰티 산업

    美 최대 뷰티 축제 ‘뷰티콘’ 올해도 성황 8년 전 뷰티 유튜버 수십명 모여 시작해 힐러리 클린턴·패리스 힐튼 오는 행사로 亞 화장품 매출 6.4% 증가한 1490억弗“당신이 립스틱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립스틱이 당신을 필요로 하죠.(You don´t need listicks, listicks need you)”지난달 22일 미국 뉴욕 맨해튼 11번가 자비츠센터에서 미국 최대 뷰티 축제 ‘뷰티콘’이 열렸다. ‘립스틱이 당신을 필요로 한다’는 핑크빛 슬로건이 내걸린 수백개의 부스엔 주말 내내 화장품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2011년 수십명의 뷰티 관련 유튜버(유튜브 이용자) 모임에서 시작된 뷰티콘은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과 유명 유튜버, 기자, 연예인 등이 참여하는 뷰티 행사로 성장했다. 매년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댈러스에서 각각 개최된다. 패리스 힐튼과 킴 카다시안, 힐러리 클린턴 등이 게스트로 등장한 이번 뉴욕 행사에는 방문객 수만명이 몰렸고, 1인당 60~2000달러어치 제품을 구매하는 등 흥행과 매출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축제 기간 인스타그램에도 관련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들이 쏟아져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뷰티 행사임을 입증했다. 뉴욕 뷰티콘에서 방문객들이 소비한 금액은 제곱피트당 4600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 평균 소매점 연간 매출이 제곱피트당 325달러, 제품 단가가 훨씬 비싼 애플 스토어가 5546달러임을 비교해 보면 엄청난 수치다.●美 화장품 매출 860억불… 서유럽은 940억불 아마존의 등장 이후 오프라인 판매 위주의 기존 소비 시장 판도가 온라인 위주로 옮겨 가면서 수많은 상점들이 파산하고 문을 닫았지만,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을 다루는 매장만큼은 오히려 늘어나고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뉴욕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아시아시장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6.4% 증가한 1490억 달러(약 160조 532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소매점 가운데 뷰티 관련 소매점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미국 시장의 화장품 매출은 860억 달러이고, 서유럽은 940억 달러에 달했다. 잉크우드리서치에 따르면 4650억 달러인 글로벌 화장품 산업 규모는 2024년 75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뷰티콘의 모즈 마흐다라 최고경영자(CEO)는 “화장품 소매업은 엄청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자 뷰티 기획기사에서 뷰티 산업이 유통시장의 ‘공룡’인 아마존에 잠식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비결은 화장품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화장품을 비롯한 미용 제품 특유의 ‘찍어 발라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속성이다. 전 세계 여성 가운데 86%가 색조화장품을 구입하고 78%가 스킨케어 제품을 구입하는데, 이들은 지갑을 열기 전 먼저 립스틱을 입술에 발라 보고 수분크림의 질감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구매 욕구가 있는 일반 소비자들이 아마존 사이트부터 접속하는 것과 달리 뷰티 소비자들은 프랑스 LVMH그룹이 운영하는 화장품 소매 체인점 ‘세포라’나 ‘타깃’ 등의 매장을 우선 찾는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구매의 동기인 ‘경험’이 오프라인 판매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의 시메온 시에겔 애널리스트는 “화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찍어 발라 보는 흥분은 그 자체로 기쁨”이라며 “이것이 아마존의 공격에 방어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세포라, 얼타 같은 화장품 제조, 유통 기업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두 업체가 전체 미국의 화장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1.8%였으나 2017년 15.4%로 성장했다. 얼타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얼타는 올해 미국에서 매장 102개를 새로 열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뷰티 시장이 아마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화장품 매출의 온라인 비중도 덩달아 커진다. 미국에서 화장품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11년 5.6%에서 2017년 10.2%로 늘어났다. 아마존은 화장품 시장에서 5번째로 인기 있는 구매처로 꼽힌다.●유튜브 ‘독립 브랜드 시장’ 성장을 이끌다 두 번째 비결은 파워 유튜버들의 활약이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어서다. 유튜브에서 화장품 관련 동영상은 게임에 이어 두 번째로 조회 수가 높은 최고 인기 콘텐츠다. 특히 화장품의 주 구매층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는 기존 대기업 광고보다 유튜버들이 올린 영상을 통해 얻는 뷰티 관련 정보를 더욱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뷰티 관련 유튜브 영상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화장품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화장품 소비량은 2년 전보다 25% 증가했다. 일자리 부족 등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모든 소비재에 걸쳐 구매력이 한참 떨어진다는 특징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유튜브는 큰돈이 들어가는 광고 없이도 독립 브랜드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지도가 없는 회사의 제품이 파워 유튜버를 통해 알려지면 해당 제품들이 세포라 등 화장품 소매점에 유통되면서 유명해지고, 궁극적으로는 메이저 화장품 회사에 인수되는 식이다. 실제로 에스티로더는 유튜브를 통해 유명세를 탄 독립 브랜드 ‘투페이스드코스메틱스’를 2016년 15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뷰티 파워 유튜버인 재클린 힐이 사용한 뒤 20분 만에 2만 5000개가 팔려 나간 ‘로즈골드 하이라이터’를 만든 ‘베카 코스메틱스’를 최근 20억 달러에 샀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화장품 업계 특유의 소비 경향과 유튜브 등 새 콘텐츠 플랫폼의 발달로 뷰티 산업은 ‘아마존 프루프’(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산업) 위치를 계속 이어 나갈 전망이다. 투자자들도 뷰티 업계를 주목하고 있다. 투자은행 인트레피드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산업에서 일어난 글로벌 인수합병(M&A)은 3년 전보다 70%나 증가한 105건에 달했다. 스티브 데이비스 전무 이사는 “사모펀드는 화장품 산업과 사랑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사설] 한국GM, 파국 막을 마지막 기회 잃지 말아야

    한국GM 노사가 어제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했다. 자구안 마련 ‘데드라인’인 20일을 나흘 앞두고 노사 양측이 벌이는 사실상 마지막 교섭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은 지난달 “3월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데드라인은 4월 20일이 될 것”이라고 언론 등에 밝힌 바 있다. 기한이 임박하면서 한국GM은 최근 법정관리 신청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만큼 이번 교섭은 한국GM의 회생 여부를 판가름 짓는 중요한 자리다.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고, 회사 측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채권채무는 동결되겠지만, GM의 자금 지원이나 신차 배정은 물론 산업은행의 지원도 끊겨 한국GM은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게 정해진 수준이다. 수만 개의 일자리가 날아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GM과 노조, 산업은행, 우리 경제까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시나리오다.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노조가 그동안 전제조건으로 걸었던 군산공장 폐쇄 철회 요구에 대해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입장 변화 조짐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GM의 회생을 위해서는 노사 모두 더 큰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GM 노사의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만났으면 성과를 도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진지한 협상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 사측 임원이 신변 안전을 우려해 노조에 안전을 보장하는 각서를 요청하고, 파산 기로에 선 기업 노조가 10년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 GM도 산업은행의 차등 감자 요구를 피하려고 출자전환 대신 채권을 차입금 형태로 유지하겠다는 꼼수로는 노사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정부와 산업은행의 양보를 얻어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출자전환으로 지분이 17%에서 1%로 줄어드는 마당에 5000억원을 새로 쏟아부을 은행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은 협상 카드로 상대방을 압박하고, 반응을 떠볼 여유가 없다. 양측 다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정부도 노사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지방선거 등 정치적 고려나 한ㆍ미 통상 문제를 떠나 그동안 금호타이어나 성동조선에 적용해 왔던 회생 가능성이라는 잣대로 한국GM을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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