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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지기’ 같은 날 2심…박근혜 25년, 최순실 20년

    ‘40년지기’ 같은 날 2심…박근혜 25년, 최순실 20년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박근혜(66)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인 ‘비선 실세’ 최순실(62) 씨는 24일 같은 법정에서 연달아 항소심 심판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24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의 판단을 깨고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 도중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내내 법정에 불출석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지자들이 재판장에 출석해 “이게 재판이냐, 김문석은 역적이다. 그렇게 법을 배웠느냐”라고 고함을 쳤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공범으로 기소된 최순실씨에겐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으로 별도 재판받은 점을 고려해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다만 벌금액수는 박 전 대통령과 같이 200억원으로 늘었다. 최씨는 선고를 듣고 방청석을 한번 둘러본 후 조용히 구치감으로 이동했다.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선고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후삼국 시대 궁예의 관심법이 21세기에 망령으로 되살아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부가 삼성·롯데·SK 등 그룹 총수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 청탁’을 했다고 인정한 것을 비판하며 “앞으로 합리적이고 철저한 제약 없이 묵시적 공모가 확대 적용되면 무고한 사람(죄인)을 많이 만들 것”이라며 “이를 배척하지 못한 것은 법리가 아닌 용기의 문제”라고 비판했다.재판부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겐 1심보다 1년 낮은 징역 5년과 벌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핵심쟁점이었던 삼성의 뇌물 제공 부분에서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영재센터 후원금도 뇌물로 인정했다. 삼성그룹 내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에 대한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고,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묵시적인 청탁이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대표적인 근거로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평가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1심처럼 뇌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다른 기업들처럼 불이익을 우려해 출연금을 냈을 뿐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승마 지원 부분에서도 1심과 일부 달리 판단했다. 1심은 삼성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지원금 213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적어도 당초 합의한 2018년 아시안게임 때까지는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을 목적으로 액수 미상의 뇌물을 수수하겠다는 확정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1심처럼 말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간 점도 인정했다. 다만 말 보험료 2억여원은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지원한 것도 1심처럼 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 재취득을 위한 뇌물로 인정했다. 명시적 청탁은 없었더라도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포스코, 현대차그룹, 롯데그룹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사건에서도 일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큰 틀에서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유무죄 판단을 마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도덕한 거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시장경제 질서를 왜곡시킨다”며 “이를 바라보는 국민에게 심각한 상실감과 함께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불신을 안겼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이 범행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를 맞았고 그 과정에서 국민과 사회가 입은 고통의 크기가 헤아리기 어려운데도,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최씨에게 속았다거나 수석들이 한 일이라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한 것도 따끔히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정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는 국민의 마지막 여망마저 철저히 외면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범인 최씨에 대해선 “피고인의 범행으로 국정질서가 큰 혼란에 빠지는 등 그 결과가 중대한데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국정농단 사건’이 기획된 것으로서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는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미 업무방해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확정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에게는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피고인은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이나 지시에 대해 직언을 하고 바로잡을 위치에 있었다”며 “단지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동빈 회장 ‘수감 생활’ 끝낼 수 있을까

    ‘최순실 사태’ 수감 총수 유일… 롯데 촉각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재판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신 회장이 수감 생활을 끝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법조계와 롯데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의 2심 재판은 22일에 있을 변론에 이어 오는 29일 최후 변론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다. 이후 다음달 말에서 10월초 쯤에는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 부재 사태를 겪고 있는 롯데로서는 최소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일단 신 회장이 옥중 생활을 청산하는 것이 절실한 만큼 재판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구속 수감 중인 기업 총수는 신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유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다른 기업 총수들도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출소했을 때 비판 여론이 쏟아진 것을 감안할 때 재판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관건은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70억원의 대가성 여부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재승인을 위해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판단이다. 반면 롯데 측은 대가성이 없는 기부라는 주장이다. 신 회장은 앞선 공판에서 “그동안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 외에도 창조경제센터, 평창동계올림픽, 스키협회, 부산오페라극장 등 다양한 곳에 기부했다”며 다른 기부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면세점 특혜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 당시 면세점은 이미 사실상 해결돼 대통령에게까지 청탁을 해야 하는 시급한 현안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구속 수감 중에도 지난 6월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이 부결되는 등 여전히 한·일 롯데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구속 기간이 길어질 경우 얼마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해 경영활동을 무리 없이 이어 가고 있지만, 신규 채용 계획이나 대규모 투자 등 신 회장 본인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시장질서 해치는 담합 근절… 불공정한 공정위에 극약 처방

    시장질서 해치는 담합 근절… 불공정한 공정위에 극약 처방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제 폐지를 결정한 표면적인 이유로 가격담합 등 4대 담합 근절을 내세웠다. 담합에 가담한 기업은 이익을 독점하는 반면 시장질서를 지키는 건전한 기업과 소비자만 손해를 보는 중대한 불법행위에 대해 검찰 조사로 형사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불공정한 공정위’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그동안 공정위가 대기업과 유착돼 담합 등에 매기는 과징금을 깎아 주거나, 재벌 총수를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아서다. 공정위의 대기업 봐주기 논란은 지난해 불거졌던 삼성 특혜 의혹이 대표적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공정위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두 회사 주식을 모두 갖고 있던 삼성SDI에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1000만주 처분 결정을 내렸다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외압을 받고 절반인 500만주로 줄여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에서 공정위에 대한 삼성의 로비가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통렬하게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삼성 측이 처분해야 할 주식 수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인 904만 2758주로 변경했다.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공정위가 신세계와 신세계 총수인 이명희 회장의 주식 차명신고에 대해 경고 조치만 내렸고, 롯데그룹 소속 롯데푸드와 롯데물산 등 11개 계열사, 농협은행(농협지주) 등도 주식 허위 신고에 대해 경고 처분만 내린 점이 논란이 됐다. 2016년 11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같은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한 바 있어 특정 기업 봐주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검찰 수사에서 공정위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퇴직 간부 18명에게 고액 연봉을 주고 재취업시키도록 민간기업 16곳을 압박한 혐의가 드러난 것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도 전날 조직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공정위는 시장경제에서 경쟁과 공정의 원리를 구현해야 하는 기관임에도 법 집행 권한을 독점해 왔고 그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근본 이유”라면서 “전속고발제를 부분 폐지하고, 공정거래법 집행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분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와 법무부가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자진신고 감면제’(리니언시)도 사실상 공동 운영하기로 하면서 재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공정위뿐만 아니라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됨은 물론 담합 수사를 시작한 검찰이 다른 불법행위까지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앞으로는 담합을 자진 신고하면 검찰 수사도 받게 되는데 어떤 기업이 리니언시를 활용하겠나”라면서 “자진 신고가 대폭 줄어들고 담합은 더 음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기업하시는 분들의 걱정과 우려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서 “경성담합(가격담합, 공급조절, 시장분할, 입찰담합) 외의 기업 활동에 대해서는 전속고발제도를 현행처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당정은 담합과 시장 지배력 남용 등 불법행위에 매기는 과징금 최고 한도를 2배 올리기로 했다. 대기업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해 규제 대상도 확대한다. 현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이어야 규제를 받는데 상장사도 20%로 기준을 강화한다. 이들 기업이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킨다. 이러면 규제 대상 회사가 현재 203개에서 441개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이날 당정이 확정한 내용은 공정위가 이달 말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에 담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검찰도 가격담합 수사 가능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검찰도 가격담합 수사 가능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갖고 있던 전속고발권이 부분 폐지된다. 가격·입찰담합과 생산량 조절, 시장 분할 등 중대한 담합(경성담합)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찰이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담합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 관련 정보도 공정위가 검찰과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먼저 조사하지만 국민 경제에 심대한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거나 국민적 관심,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사건 등은 검찰이 우선 수사하기로 했다. 사실상 리니언시를 공정위와 검찰과 함께 운영하는 셈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폐지 관련 합의문’에 서명했다. 전속고발제는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 없이는 검찰이 기소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소송 남발로 기업 활동 위축을 막기 위해 불법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우선 행정조치를 통해 시정하고, 중대한 위반행위에 한해서 공정위가 고발하면 검찰이 수사하는 방식이다. 공정위와 법무부는 전속고발권 유지 문제를 오랜 기간 다퉈왔지만 두 기관이 명시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여러 행위 유형 중 위법성이 중대하고 명백한 경성담합에 한해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면서 “판매가격 공동 인상, 공급량 제한·축소, 입찰담합 등 소비자의 이익을 크게 해치고 재정 낭비를 초래하는 반사회적 행위인 경성담합에 엄정한 처벌이 필요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리니언시는 접수 창구는 기존 공정위 창구로 단일화 하되 관련 정보를 검찰과 실시간 공유한다. 검찰 수사를 위해 공정위가 자진신고 정보를 포함한 행정조사 자료를 제공하고, 검찰은 공정위 행정 처분을 위해 수사 자료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자진신고 사건은 공정위가 우선 조사하고 13개월 안에 조사를 마친 뒤 관련 자료 등을 검찰에 송부하는 방식이다. 재계 등 일각에서는 전속고발제 폐지에 대해 기업 활동과 시장의 자율성 위축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속고발제가 폐지되면 자진신고가 위축돼 은밀하게 진행되는 담합 행위를 적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장관은 “이를 감안해 자진신고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신고에 대해서는 과징금 등 행정처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도 감면하기로 하는 등 형벌 감면 기준을 명확히 해 자진신고자 보호 및 예측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자진신고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자진신고를 한 회사의 소속 임직원에 대해서도 조사·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경우 형사면책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법정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같은 날 공정거래법 개편 관련 당정 협의를 열고 전속고발제 폐지와 함께 담합 등에 매기는 과징금의 최고 한도를 2배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당정은 또 공정거래법 집행에 경쟁원리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집행 권한을 검찰, 법원 등으로 분산하고 집행수단을 다원화하기로 했다. 공적 집행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사적 구제수단도 강화한다.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위법행위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당정은 대기업집단 정책 개선안도 마련했다.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 사익 편취 행위의 규제 대상이 되는 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을 현행 상장 30%, 비상장 20% 이상에서 상장·비상장 모두 20% 이상으로 일원화했다. 이들 기업이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재벌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활용되는 순환출자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당정은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벤처지주회사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벤처지주회사 설립 자산총액 요건을 현행 5000억원에서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완화하고, 벤처기업 외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도 벤처자회사에 포함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권리 행사해 ‘제2 삼성 사태’ 막아야”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권리 행사해 ‘제2 삼성 사태’ 막아야”

    국민연금이 제4차 장기재정 추계결과와 제도개선안 발표를 계기로 ‘이번 기회에 재벌기업의 경영승계를 위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5년 7월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돕고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거수기’ 역할을 했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이 대기업집단에 소속된 계열사 주식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어 실현될 경우 재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는 4차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의결권 행사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현재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외이사제도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배주주를 위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터널링’ 행위가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터널링이란 회사의 지하에 터널을 뚫어 회사 재산을 빼돌린다는 뜻의 학술용어다. 터널링에는 총수 일가 소유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 뿐 아니라 횡령, 배임, 대출 보증 등도 해당된다. 터널링을 통한 사적 편취 행위는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 현재 국민연금이 상당한 주식을 보유한 회사 간에 이런 인수·합병·분할이 이뤄지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지배주주 이익을 위한 인수합병과 관련해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과거 삼성 합병에 찬성해 국민불신을 자초한 것과 같은 신뢰도 추락 사태를 다시 겪을 수 있다고 위원회는 우려했다. 따라서 위원회는 국민연금 신뢰 유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수합병 관련 의결권 행사의 경우 세부기준을 구체화하고, 불공정한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폭넓은 주주권 행사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달 말 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위임장 대결은 일단 배제했다. 하지만 불공정한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이를 조기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나아가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이 지배하는 계열회사 간 불공정한 인수·합병·분할과 관련해 법망을 피해가는 새로운 기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은산분리’ 산업자본 지분한도·총수기업 투자제한 장벽 넘나

    ‘은산분리’ 산업자본 지분한도·총수기업 투자제한 장벽 넘나

    산업자본 지분 4%→“최대 50%로” ‘25%로 제한’ 박영선 의원 발의 변수 재벌 사금고화 막을 안전장치 과제 ‘10조룰’ 유지 땐 ‘카뱅’ 자격에 문제 ICT 기업은 예외 등 여러 방안 논의8월 임시국회가 16일 개막한 가운데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 대주주의 자격 제한, 사금고화 방지 대책 등 쟁점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이날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주 중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은산분리 완화 관련 법안 심사에 돌입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를 강조하자 여야는 8월 임시국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처리에 합의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4%로 제한해 경영 참여를 막는 규제다. 특례법은 이를 34% 또는 50%로 올려 혁신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경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최근 규제 완화의 폭을 줄인 법안을 발의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박 의원의 법안은 지분 보유 한도를 25%로 높이되 상장 시 15%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34%를 ‘하한선’으로 간주하는 업계와 시각차를 드러낸 셈이다. 또 다른 쟁점은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다. 여당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재벌기업은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특례법에 ‘개인 총수가 있는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은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시작 시점에서 (규제 완화를) 너무 넓게 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정무위 관계자도 “인터넷 은행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 대주주 자격 심사를 꼼꼼하게 하고 대주주와 여신(대출) 거래를 차단하는 방안 등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김범수 의장이 총수로 지정돼 있는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얻기 어려워진다. 현재 자산이 8조 5000억원 규모이고 빠른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내년엔 1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후보로 꼽히는 네이버도 자산이 7조원대로 참여의 길이 막힐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무위 여야 간사단과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자격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와 같은 정보통신업 분류 기업은 예외로 두는 방안, 자산 기준을 10조원에서 더 올리는 방안, 기존 출자 기업들은 예외로 인정해 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5) ‘삼성가 장손’ CJ그룹 이재현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5) ‘삼성가 장손’ CJ그룹 이재현 회장

    삼성그룹에서 분리 뒤 22년만에 CJ 20배 괄목성장선진적 기업문화로 취준생 ‘입사하고 싶은 기업1위’ 삼성가 장손인 이재현(58) 회장은 설탕과 밀가루 제조기업에 불과한 제일제당을 199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한 이후 적극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서 오늘날 CJ그룹으로 일군 ‘제2의 창업자’로 평가받는다. 분리 당시 1조 73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약 35조원을 기록하는 등 22년만에 CJ그룹을 엔터테인먼트, 홈쇼핑, 물류 등을 아우르는 종합생활문화그룹으로 키웠다. 이 회장은 어릴 때 할아버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각별한 사랑과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체격 등 외모, 사고나 행동방식까지 조부와 비슷해 ‘리틀 이병철’이라고도 불린다. 이 회장은 김만조 전 연세대 교수의 딸 김희재(58)씨와 결혼한 후에도 독립하지 않고 할머니 박두을씨가 2001년 1월 별세할 때까지 서울 장충동 집에서 모셨다. 지금도 모친 손복남(85) 고문을 모시고 산다. 경복고, 고려대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은 1983년 씨티은행에 취직, ‘탈 삼성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이 “장손인 재현이에게 왜 남의 집살이를 시키냐”는 불호령을 내려 1985년 제일제당 경리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기획관리부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대우, 제일제당 부사장, 부회장을 거쳐 2002년 마침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은 남들이 제조업과 수출에만 매달려 있던 20여년 전에 이미 문화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에 나섰다. 단기 적자에 연연하지 않고 큰 그림의 사업방향을 제시하며 그룹의 도약을 이끌었다. 1995년 미국 신생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에 3억 달러(약 3000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영화사업에서 철수할 때 문화사업을 뚝심있게 밀어부쳤다. 이 회장이 CJ그룹을 키운 데에는 시련도 함께 했다. 이 회장은 만성신부전증과 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알려진 CMT(샤르코-마리-투스)를 앓고 있는 등 몸이 편치 않다. 2013년에는 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그룹이 총수 부재의 위기상황을 맞기도 했다. 2017년 5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를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겠다는 것이고, 월드베스트 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그룹 지배구조를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으로 단순화했다. 인수합병과 매각 등을 통해 주요 계열사들을 정비하고 있다.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브라질 셀렉타, 러시아 라비올리, 베트남 민닷푸드 등을 인수했다. CJCGV는 러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 4D플렉스 상영관을 열었다. CJ대한통운도 2017년 아랍에미레이트 이브라콤, 인도 다슬로지스틱스를 사들인 데 이어 베트남 제마뎁과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올 들어 대대적인 내부 사업 재편에도 나서 지난 7월 CJ 오쇼핑과 CJ E&M의 합병 법인 ‘CJ ENM’을 출범시켜 국내 최초의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기업문화도 선진적으로 바꿨다. 2000년부터 말단직원에서부터 CEO에 이르기까지 직급에 관계없이 이름 석자에 ‘님’자만 붙여 부르는 호칭파괴와 복장자율화, 플렉서블 출퇴근제 등을 단행했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한달 동안 ‘자녀입학 돌봄휴가’를 낼 수 있다.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도 신설해 일시적으로 긴급하게 자녀를 돌봐야 할 상황이 생기면 하루에 2시간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남성의 출산휴가(배우자 출산)를 2주 유급으로 늘리는 등 임신과 출산 지원 역시 법정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이뤄진다. 이런 기업문화로 잡코리아에 따르면 CJ그룹은 2018년 취업준비생들이 상반기에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혔다. 2016년부터 3년 내리 취업준비생들이 꼽은 ‘직원 복지문화’가 제일 좋은 기업이기도 하다.이 회장은 부인 김희재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장녀 이경후(33) 상무는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2011년 7월 CJ주식회사 사업팀 대리로 입사했다. 지난해 11월 CJ 미국지역본부 상무로 승진한 뒤 지난 7월부터 CJ ENM의 브랜드전략담당으로 근무중이다. 남편 정종환(39) 상무는 CJ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미국 사업을 관할하고 있다. 아들 이선호(28)씨는 미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을 전공한뒤 2013년 CJ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룹의 모태인 제일제당에서 대리점 영업, 마케팅 등 현장경험을 쌓은 뒤 제일제당 BIO사업관리팀에서 일하고 있다.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79) 회장은 1995년 제일제당 회장에 취임한 이후 20년 넘게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경기도지사와 농림부 양정국장을 지낸 손영기씨가 부친이다. 이 회장의 어머니 손복남 고문이 친누이다. 손 회장은 경기고 2학년 재학 중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한 수재다. 안국화재 사장, 제일제당 부회장을 거치며 삼성그룹에서의 분리독립 등 위기때마다 이 회장을 도왔다. 손 회장은 대한상의회장을 거쳐 경영자총협회장을 맡고 있는등 경제계를 대표하는 원로 경영인이다.이 회장의 누이인 이미경(60) CJ그룹 부회장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서울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미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 지역연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푸단(復旦)대 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늘날 CJ 그룹이 글로벌 문화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동생인 이재현 회장을 도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개척해왔다. 지난해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신규회원으로 위촉됐다. 진보적인 영화를 제작·지원한다는 이유 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영일선 퇴진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년간 미국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둘째 남동생은 이재환(56) CJ파워캐스트 대표다. 이 대표는 최근 요트를 개인 용도로 구입해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있는 중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휴대품 대리운반 금지·세관장 확인 품목 확대… 갑질·안전 규제 강화하는 관세청

    휴대품 대리운반 금지·세관장 확인 품목 확대… 갑질·안전 규제 강화하는 관세청

    조현준 효성 회장이 최근 해외에서 2000달러(약 226만원) 상당의 명품 옷을 사 갖고 들어오다 신고를 안 해 세관에 적발됐다. 예전엔 그냥 넘어가거나 총수 의전 혜택을 통해 손쉽게 통과될 수 있었지만 이번엔 강화된 세관 검사로 빠져나가지 못했다.●공항 상주직원 통로 실시간 모니터링 세관 당국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유착 논란과 밀수·탈세 의혹 등으로 관련 규제를 크게 강화했다. 공항과 항만에 재벌 총수의 과잉 의전을 제한하고 휴대품 대리운반 등을 불허했다. 또 무단 대리운반자를 세관구역에서 퇴출시키고 휴대품에 대해서는 100% 개장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밀수 통로 의혹을 받던 공항의 상주직원 통로에 대해서는 세관 감시상황실에서 실시간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유받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검사·관리가 미흡하다고 평가받은 항공사의 파우치와 플라이트백 등은 반입 내역 제출과 세관 검사 결과 등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국민 건강, 사회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세관장 확인’ 품목도 확대한다. 세관장 확인은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화학물질처럼 문제가 발생하면 원상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마약류·무기 등과 같이 사회적 비용(위험)이 큰 물품에 대해서는 통관 단계부터 세관장 확인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선 통관, 후 확인’을 받는 일반 물품과 달리 ‘선 확인, 후 통관’ 절차로, 불량·유해 물품 반입을 국경에서 적극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기업들의 불편과 통관 지연에 따른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국민안전 보호와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국민 안전 최우선 통관으로 전환” 현재 통관 요건을 확인받아야 하는 대상은 총 66개 법령에서 정하고 있다. 이 중 세관장 확인 대상은 46개(9개 중복) 법령이다. 문화재보호법을 포함한 수출법령 11개, 약사법·식물방역법 등에 적용되는 수입법령 35개다. 아예 품목 전체를 세관장 확인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수입량과 적발 실적 등 성과 분석을 통해 지정 실익이 낮거나 사후 관리가 가능한 품목을 정비할 수 있도록 ‘인&아웃’ 제도도 도입한다. 이나애 관세청 통관기획과 사무관은 “그동안 신속 통관에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국민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두는 통관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라면서 “불합리한 부분은 개선하되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한 규제는 강화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명품 밀반입 적발은 ‘복불복’… 시대 역행하는 관세 민낯

    명품 밀반입 적발은 ‘복불복’… 시대 역행하는 관세 민낯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으로 번지며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수십년간 해외 명품의류와 사치품, 식품, 가구 등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재벌과 세관이 유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졌다. 최근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까지 맞물려 대한민국 관세 행정의 신뢰가 바닥을 기고 있다. 현장 검사 직원의 ‘엑스레이 눈썰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체제가 이어진다면 제도를 악용하는 불법행위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누구나 반드시 지키지 않으면 안 되게끔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세금탈루 조양호 회장 일가는 부피가 있는 가구 등을 비행기 수리용품 등으로 허위 신고해 국내로 반입했다. 대한항공 해외지점과 항공기를 마치 자신들의 ‘개인 택배’ 지점처럼 이용해 온 것이다. 개인 여행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직적 범죄가 세관의 묵인 없이 가능했겠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관세청에 비판이 쏟아지는 대목이다. 관세청은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분기별 5000달러(약 570만원) 이상 사용한 여행자 명단을 통보받는다. 최근에는 기준을 대폭 강화해 600달러(약 68만원)가 넘는 금액을 해외에서 결제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면 실시간으로 통보받는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14일 “분기별 카드 사용내역은 세관에서 필요할 때 분석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며 “해외에서 고액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 범죄로 보기는 힘들다. 현지에서 선물용으로 활용하고 국내로 가져오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장모(32)씨는 “몇 년 전 신혼여행을 다녀오다가 면세점에서 예물을 산 것이 문제가 돼 공항에서 망신을 당했다. 일반 국민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힘 있는 자들은 관대하게 대우해 줬다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여행객 법인카드만 사용 땐 추적 어려워 여행자 통관감시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쏟아진다. 조 회장은 그간 해외를 오고 가는 과정에서 개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현금과 법인카드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한 감시가 전무한 상황이다. 조 회장 사례처럼 일부 여행객이 법인카드만 사용하면 추적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제도상 허점으로 지적된다. 여행자가 법인카드로 구매한 물품을 국내에 소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압수수색 말고는 방법이 없다. 현금을 들고 나가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법적 통제를 받지 않는 1만 달러(약 1140만원) 이하로 쓴다면 이 또한 확인이 쉽지 않다. 관세행정 곳곳에 허점이 노출돼 있다. 입국 때 세관에 신고를 하지 않고 명품 가방이나 명품 시계 등을 들여오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재수 없으면 걸린다’라는 평가는 관세행정의 민낯을 보여 준다. 엑스레이 검사 직원 개개인의 능력에 ‘관세 국경’을 맡겨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한진 일가와 같은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려면 해외 신용카드의 실시간 통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끄럽지만 바꾸겠다는 의지 천명 그동안 관세행정은 세금을 징수하고 위해 물품의 국내 반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업무의 막중함 때문에 경직됐다. 세관 따로, 기업 따로 방식이다 보니 분쟁도 끊이질 않는다. 관세 추징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제기한 행정심판 인용률이 2015년 43.9%, 2016년 33.8%, 지난해 45.1%로 치솟았다. 행정소송도 연간 100건씩 제기되는데 최근 3년간 관세청 패소율이 각각 19.6%, 15.8%, 24.0%였다. 잘못 부과되는 관세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수입업체와 해석이 엇갈린 세금 부과를 놓고 진행된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근거 규정이 미비해 벌어진 결과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기화(증발)와 리턴가스가 대표적이다. 세관은 운송 중 기화되는 LNG를 전체 수입량에 포함해 세금을 추징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수송선 탱크 압력 유지를 위해 남겨두는 리턴가스 역시 과세 대상으로 분리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 최성재 한국가스공사 과장은 “LNG는 승선부터 하역까지 전 과정에서 물량이 변화하는 특성이 있는데 그동안 세관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기업 불편 해소 차원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논의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저케이블은 길고 굵어 선박에 케이블을 감아 주는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수출지에 하역 후 국내로 다시 들여오는데 ‘재수입 면세’ 규정이 없어 혼란을 빚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종욱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은 “그동안 관세행정이 적발과 관세 추징 등 실적에 집중하면서 수요자에 대한 고려보다 규정에 얽매일 수밖에 없었다”며 “범법자를 양산하는 행정이 아닌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제도 선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공정위, ‘계열사 신고 누락’ 조양호 회장 고발

    공정위, ‘계열사 신고 누락’ 조양호 회장 고발

    한진 “행정 착오… 재심의 신청할 것”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처남 소유인 납품업체를 계열사에서 제외하는 등 거짓 신고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대한항공에 납품하는 친족회사는 공정거래법상 한진 계열사에 속하는데도 이를 숨긴 채 내부거래를 한 혐의다. 공정위는 적발된 4개 회사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빠져 있던 기간에 벌어진 사익 편취나 부당지원 행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진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에서 처남 가족이 주식을 소유한 태일통상, 태일캐터링, 청원냉장, 세계혼재항공화물 등 4개 계열사와 62명의 친족을 누락했다. 이 가운데 태일통상과 태일캐터링은 대한항공 납품업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공정거래법은 총수가 친족(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과 합해 30% 이상 최다출자한 회사는 계열사로 규정한다. 조 회장이 기소된다면 법원 판단에 따라 최대 징역 2년 혹은 벌금 1억 5000만원을 선고받을 수 있다. 조 회장은 이미 500억원대 상속세 미납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일부 친인척 현황과 관련 회사를 누락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실무 담당자가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일부 내용이 누락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자료를 제출했다. 숨길 이유도 없고 전혀 고의도 아닌 행정 착오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정위에 재심의를 신청하고 과도한 처분임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기재부 엉터리 세수예측…상반기 국세수입 20조 가까이 늘어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당초 정부가 예측한 국세수입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는다. 올해 세수오차율(국세수입 전망과 실제 국세수입 차이)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 3000억원 늘어난 157조 2000억원이었다. 세수 진도율(목표 세수에 대비해 실제 걷힌 비율)은 1년 전보다 3.7%포인트 상승한 58.6%를 기록했다. 세수오차율이 이렇게 높게 나오는 건 애초에 기재부가 2018년도 국세수입을 지난해보다 2조 8000억원(1.1%) 늘어난 268조 2000억원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당장 기재부가 당초 전망한 경제성장률 3.0%보다도 못한 세수증가폭이다. 첫단추부터 잘못 꿴 예측이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국세수입 전망치가 이렇게 낮아지면 그에 맞춰 재정증가폭 역시 제약을 받는다는 점이다. 김 부총리는 기회 있을때마다 “적극적 재정정책”을 강조하지만 국세수입 추이만 보면 말과 실제의 괴리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재부가 세수예측을 지나치게 적게 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기재부는 당초 국세수입액을 241조 800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265조 4000억원이 걷히면서 세수오차율은 9.7%나 됐다. 2016년 19조 6000억원(8.8%)보다도 오차율이 더 커졌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개선방안 마련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게 됐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수 진도율이 모두 60%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소득세는 6조 4000억원 증가한 44조 3000억원 걷혔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양도소득세가 많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세수 진도율은 60.7%를 기록했다. 부자증세의 영향으로 일부 고소득 근로자의 원천징수세율이 상승한 점도 반영됐다. 법인세는 1년 전보다 7조 1000억원 증가한 40조 6000억원 걷혔다. 법인세의 세수 진도율은 64.4%에 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법인세는 작년 법인 실적을 바탕으로 걷는데, 작년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좋아서 많이 걷히게 됐다”면서 “대기업 증세의 영향은 내년부터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월까지 3조 5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5조 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각각 1조 4000억원 늘어났지만 이는 상반기 조기 집행 등 적극적 재정운용 때문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대한항공·아시아나 30여년 누려온 지방세 감면 없애… 갑질에 철퇴

    대한항공·아시아나 30여년 누려온 지방세 감면 없애… 갑질에 철퇴

    취득세 60%·재산세 50% 혜택 제외 작년기준 대한항공 289억·아시아나 50억 군산 등 고용·산업위기지역 중소기업 업종 전환 때 취득·재산세 절반으로 결혼 5년 이내 부부 생애 첫 주택 구입 내년 한시적으로 취득세 50% 깎아줘내년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방세(취득세·재산세) 감면 대상에서 빠진다. 감면 혜택을 누려온 지 각각 32년, 31년 만이다. 그간 두 회사의 총수 일가가 보인 ‘갑질’ 논란에 정부가 철퇴를 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용·산업 위기지역의 중소기업에 세금 감면(50%) 혜택이 주어지고 내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자에게도 한시적으로 취득세 50%를 깎아 준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토론회와 지방세 감면통합심사를 거쳐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세 관계법률 개정안’을 10일 입법 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항공운송 사업 등에 대한 지방세 감면 방안이다. 지금껏 취득세 60%, 재산세 50% 감면 혜택을 받았던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대형 항공사(FSC)들이 내년부터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자산은 23조 4231억원, 아시아나항공은 7조 1209억원이다. 지방세 감면액은 대한항공이 289억원, 아시아나항공이 50억원으로 모두 354억원이다. 두 항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저비용 항공사(LCC)에는 감면 혜택이 유지된다.행안부 관계자는 “30년 넘는 혜택을 제공해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면서 “저비용 항공사 등 국내 항공업계의 자생력을 키워 경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한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항공운송 순위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두 회사의 총수 일가가 약속이나 한 듯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정부가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조현민 전 부사장이 부하 직원에게 욕설을 하며 물컵에 담긴 물을 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도 박삼구 회장이 과거 직원들에게 성희롱·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른바 ‘기내식 대란’으로 혼란을 겪었다. 항공운송 업체에 대한 지방세 감면 혜택은 1987년 도입됐다. 대한항공은 32년 만에, 1988년 설립된 아시아나항공은 31년 만에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항공기를 구매할 때 취득세가 면제됐고 보유한 항공기의 재산세도 절반을 깎아 줬다. 2011년 지방세특례제한법이 발의되면서 특혜 중단 논의가 시작됐고 지난해에는 감면율을 100%에서 60%로 줄였다. 이번 지방세법 개정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내용도 담겼다. 우선 고용·산업 위기지역 내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혜택을 새로 만들었다. 군산·통영·울산·목포 등 지역 내 산업이 침체된 곳에서 중소기업 사업주가 업종을 전환하면 취득세와 재산세를 깎아 준다. 예컨대 군산에서 한국GM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가 전자 부품 제조로 업종을 바꾸면 취득세 50%를 깎아 주고 5년간 재산세 50%를 감면받는다. 현행법에서는 업종 전환이 창업에 해당하지 않아 업종을 바꾸면 감면 혜택 없이 과세액 전액을 내야 한다. 하지만 행안부가 지정하는 지역에서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종 전환을 독려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신혼부부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 50%를 감면해 준다. 혼인 3개월 전~혼인 뒤 5년 내 부부의 합산 소득이 7000만원(외벌이는 5000만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3억원(수도권 4억원) 이하의 주택(60㎡ 이하)을 구입할 때 취득세를 절반 깎아 준다. 예를 들어 부부가 수도권에 있는 3억 7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때 평소에는 370만원을 취득세로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185만원을 내면 된다. 내년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연내 감면 혜택이 마무리되는 감면액은 2조 5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서민 지원 등 핵심 국정과제와 관련이 있는 기존 혜택은 기한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청년 창업과 중소·벤처기업에 주어지던 취득세(75%) 혜택 등 2조 2000억원 규모의 혜택이 이어진다. 개정안은 오는 30일까지 예고 기간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필요하면 조정 과정을 거친다. 이후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다음달 하순쯤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광장]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이두걸 논설위원

    지난 주말부터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단어는 ‘삼성 투자 구걸’이다. 지난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의 만남에 앞서 김 부총리가 삼성 측에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요청했고, 이에 대해 청와대가 반대 입장을 내놨다는 게 요지다. 청와대와 김 부총리는 모두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구걸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일부 비서진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었을 수도 있다. 다만 우려가 나온 건 ‘팩트’에 가까워 보인다. 그게 아니면 청와대가 나서서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의견을 나눴다”고 해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의 ‘통 큰 투자’는 쌍수를 들고 반길 만하다. 그러나 이 정도면 청와대가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거나 김 부총리가 대통령 대신 재벌에 손을 벌리는 ‘악역’을 떠맡은 것처럼 보인다. 삼성의 결단을 이끌어 낸 주체는 김 부총리가 아닌 문 대통령 자신이기 때문이다. 뇌물공여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에서 문 대통령의 손에 이끌려 사실상 ‘복권’됐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기업이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든다. 정부는 발 벗고 나서 기업의 애로를 듣고 대못도 뽑아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 각국 지도자들이 기업인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다. 그에 맞춰 기업은 돈이 되면 투자를 하고, 돈이 안 되면 투자를 못 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의 외국인 지분 보유 비율은 모두 50% 안팎인 상황에서 손해가 날 사업에 투자를 한다면 주주에 대한 배임의 소지가 있다. 헤지펀드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직접 기업을 공격할 수도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친기업 정책을 펼쳤던 2012~2015년 대기업 투자가 110조원대에서 정체된 건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이 투자를 하도록 강요하고 읍소하는 순간 정부는 기업에 코가 꿰인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아닌가. 대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었다가 정권이 뒤바뀐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삼성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 매각, 반도체 공장 정보 공개 등 다양한 현안이 걸려 있다. 6일 간담회에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참석한 건 의미심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삼성 측이 김 부총리에게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약가를 높이거나 자유로운 가격 결정 권한을 달라며 규제완화를 요구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내 약가는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업체의 협상으로 결정된다. 바이오시밀러를 주로 만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오르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제약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암제인 허셉틴 하나만 가격이 올라도 연간 200억원 정도의 건보 재정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규제완화의 대가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소득주도성장론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J노믹스’의 3대 축이 흔들린다는 건 더 큰 문제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수출 일변도였던 우리 경제의 틀을 수출과 내수의 동반성장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내수는 소비 성향이 강한 서민 중산층의 소득이 느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서의 전제는 공정경제를 통해 재벌과 중소기업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혁신 기업들의 창업과 성장으로 혁신성장의 동력을 삼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경제가 어렵다고 대기업에 손을 벌리는 건 성과 조급증에 빠져 과거의 성장 모델로 회귀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의 성과가 온 사회에 퍼진다는 낙수효과(트리클다운)가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중소 상공인과 서민들의 피눈물이 더해져야 할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부터 재계와 갈등을 지속했다. 2003년 6월 서울 시내의 한 삼계탕 전문점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을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 전 대통령은 투자와 고용 확대를 부탁했고, 총수들은 투자 계획을 내놨다. 불과 6개월 만에 개혁 대신 성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도 옮겨 갔다. 이후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15년 전의 비판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douzirl@seoul.co.kr
  • [시론] 미·중 무역갈등 악화에 대비해야/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국제통상학)

    [시론] 미·중 무역갈등 악화에 대비해야/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국제통상학)

    미·중 무역갈등의 향방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 표명 이후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확전으로 인한 손익 계산이 길어질 수 있고,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이 1300억 달러에 불과하므로 관세 외 다른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미·중 무역갈등의 결말에 대해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중국의 양보로 갈등이 봉합되는 낙관적 시나리오와 상호 보복을 통해 확전되는 비관적 시나리오 모두 가능하고 어느 쪽이 우세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기업인들을 상대로 물어보면 전자가 우세하나 통상 전문가들의 의견은 반반으로 엇갈린다. 낙관적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양보할 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5년 전 대권을 잡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몽’과 ‘중국 굴기’를 내세웠고,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회(국회에 해당)에서 공산당 헌장을 고쳐 주석의 임기를 없애면서 강한 중국 건설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가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중국 국민에게 보여 줘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WTO) 또는 국제사회의 중재를 빌미로 미국에 양보할 수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WTO를 무력화시켰기에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무역전쟁의 피해를 예상할 수 있지만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실현될 것으로 확신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국내 사정을 보면 어느 쪽도 양보할 처지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게이트’ 등 국내 정치 스캔들에 대한 이목을 돌리기 위해 무역전쟁을 이슈화해야 하고 선거 공약을 지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보여 줘야 하므로 중국이 굴복할 때까지 밀어붙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무역보복의 판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관세전쟁이었고 대미 수입액이 1300억 달러로 작아 관세전쟁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찮은 중국은 비관세 장벽을 동원하는 무역전쟁으로 판을 바꿀 수 있다.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비관세 장벽은 많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당시 소방 안전 등을 이유로 롯데 매장을 폐쇄시킨 바 있고, 협회를 통한 한국으로의 단체관광객 모집을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미·중 갈등을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 통상 당국은 미·중 갈등이 양국 간 무역 문제로 국한되고 조만간 봉합될 것이므로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봤다. 미·중 갈등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통상 당국은 일부 연구기관에서 제시한 우리나라 피해액이 총수출의 0.1% 감소 정도로 별거 아니라는 분석을 믿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피해가 과연 적을까. 낙관적 시나리오와 비관적 시나리오 중간쯤이 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은 각종 비관세 조치로 대응하다가 위안화 평가절하(환율 인상)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사후적인 법적 공방을 피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기업에 비관세 조치를 적용할 것이다. 국유기업들의 과도한 부채와 그림자금융(제2금융권) 부실 문제가 누적되는 가운데 미·중 갈등으로 수출까지 부진해지면 중국 경제도 위험해질 수 있다. 만약 중국이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게 된다면 분명 우리나라의 대중 자본재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또 미국에 대한 수출을 줄이는 대신 제3국으로 수출을 늘리면서 해외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을 중국산으로 대체하게 될 것이다.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이 비교적 작을 것으로 예상한 낙관적인 시나리오하의 영향 분석에서는 이러한 점들이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입각한 현재의 국제분업 구조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쯤 되면 피해액 계산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통상 당국이 뒤늦게나마 대책을 세운다고 나섰지만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결국 개별 기업이 리스크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 GVC 타격이 덜한 지역으로의 설비 이동과 재수출 시장 다변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규제 완화, 구걸이라도 했으면…/김경두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규제 완화, 구걸이라도 했으면…/김경두 정책뉴스부장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역대 정부에서 늘 나오던 그림이 있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불러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부탁하고, 총수들은 많게는 수십조원대 투자와 수만명의 고용 창출을 약속한다.그런데 이번엔 좀 다른 것 같다. ‘경제 사령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6일 삼성전자를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구걸 논란’으로 번진 것을 보면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김 부총리의 행보가 마뜩잖은 모양이다. 갈 때마다 투자와 고용 확대 계획이 나오니 오해를 살 만했다. 사실 재벌들이 먹던 밥상에 수저나 몇 개 더 얹어 성의를 표시하는 그 이상, 이하도 아닌데 말이다. 재벌들이 대통령이나 부총리가 부탁한다고 예정에 없던 투자나 고용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여전히 닮은 것도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외치지만 이런저런 반발에 부딪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원격 진료 도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가 닷새 만에 접었다. 그는 “(원격 진료를) 전부 개방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거동 불편자, 장애인, 격·오지 거주자에 대한 진료를 커버할 수 있게 해 주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여당과 시민단체는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청와대도 ‘대통령 공약과 어긋난다’며 불편해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알맹이 부실로 한 차례 연기된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걱정이다. 이유 없는 규제는 단 하나도 없다. ‘대선 공약이어서 절대 안 된다’는 식이라면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그러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전봇대’를 뽑거나 ‘손톱 밑 가시’를 빼지 못한 것이다. 규제 완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이 정부 들어서 목소리가 커진 시민단체, 협치를 잊은 국회, 재량권을 움켜쥔 공무원, 정권의 철학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 뚫고 규제를 풀려면 기존과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 부총리가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기업을 찾은 것 이상으로 시민단체와 이익단체, 야당 의원들을 만나 소통하고 설득해야 한다. 김 부총리를 향해 어깃장을 놓은 청와대 일부 참모들도 공무원만 닦달하지 말고 직접 뛰었으면 좋겠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시민단체 출신이 적지 않으니 ‘친정’을 찾아 “지금은 원칙보다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라고 규제 완화 설득을 권하고 싶다. ‘고용 쇼크’와 내년 최저임금의 두 자릿수대 인상 여파 등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두 달도 안 돼 20% 포인트 가까이 빠졌는데 찬밥 더운밥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도 앞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김영배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콕 집어 질책한 것처럼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공무원에게만 맡겨 둬서는 안 된다. 여당도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박근혜 정부 시절 지금 야당이 발의한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전향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역시 이해관계자의 반발에도 힘겹게 도출한 규제 완화 법안이다. 정부도 ‘규제 부서’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서비스 부서’로 보내 버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앞으로 규제 법안을 만들 땐 가능하면 사후 규제를 원칙으로 삼는 것을 제안한다. 이 정부의 누구라도 규제 완화를 위해 참여연대나 야당, 양대 노총, 이해관계자들을 찾아 구걸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밥값 못 한다고 손가락질은커녕 박수받을 일 아닌가. golders@seoul.co.kr
  • [사설] 경제회복 시급한데 ‘삼성 구걸’ 논란 나와서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늘 경기 평택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지난해 12월 LG그룹을 시작으로 현대차(지난 1월)·SK(3월)·신세계(6월) 총수를 잇달아 면담한 데 이은 5번째 현장 방문이다. 김 경제부총리의 이 5번째 현장 방문을 두고 ‘청와대가 대기업에 고용과 투자를 구걸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김 부총리도 “투자나 고용 계획에 대한 의사 결정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이례적으로 내놓았다. 청와대와 경제부총리가 민생경제 회복에 온 힘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또다시 경제 운용으로 갈등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 김 부총리의 현장 방문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차에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누가 뭐래도 민생경제 회복이다. 일자리와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한 성장이다. 지난 3일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7주 연속 하락해 최저치인 60%를 기록했다.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38%)이 제일 높은 부정적 평가이유였다.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최고 과제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인도 방문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 고용·투자를 당부’하지 않았나. 소득주도성장은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운 문제다. 재벌이 편법과 탈법을 벌인다면 당연히 칼을 들이대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 시대에 구시대적인 규제로 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 경제부총리가 기업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것은 권장할 일이지 말릴 일이 아니다. 대기업 정책 방향에 문제가 있다면 국무회의나 2주에 한 번씩 한다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 부총리의 회동에서 정리하고 보완할 일이다. 의견 불일치를 드러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편협한 자세다. 또 청와대 비서실은 “비서는 입이 없다”는 금언을 새길 필요도 있다. 김 부총리도 오해를 살 만한 처신은 피해야 한다. 김 부총리가 앞서 방문한 LG그룹 등은 모두 만남 당일 기재부를 통해 대규모 투자와 고용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SK하이닉스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6일 “조만간 한 대기업에서 3조∼4조원 규모, 중기적으로 15조원 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직접 말했다. 기업의 고용과 투자 발표는 해당 기업이 하고 정부는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1) 삼성가(家)와 이재용 부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1) 삼성가(家)와 이재용 부회장

    문 대통령, 이 부회장 만남…정부-재계 관계회복 신호탄?삼성, 국내시가총액 31.2%, 수출액 23.7% 차지국내외 경제위기, 이 부회장 경영시험대에 올라 대자본을 가진 기업가들은 호불호를 떠나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세력이다. 우리 기업들은 국내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할 만큼 몸집이 커졌다. 서울신문은 2014년 9월 30일부터 2015년 7월까지 ‘재계인맥 대해부’ 시리즈를 연재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을 이끄는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진들을 집중 조명했다. 기업도 사람이 경영하고 이끄는 만큼 인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났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세월이다. 이 기간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기업 오너들이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돼 수감되는가 하면, 일부 기업 일가의 일탈로 오너들은 적폐의 대상이 됐다. 일부 기업의 갑질행태는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재계는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반(反) 대기업 기조를 유지했다.특히 국내 제1위 기업인 삼성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는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반기업 정책 탓인지 실물경제가 차갑게 얼어 붙어있다는 점이다. 국내 경제는 고용 악화, 투자 부진, 소비 위축 등으로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평균 31만 명 수준을 유지하던 월별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머물렀다. 6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9%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기업심리가 위축됐다. 급기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9%로 낮췄지만 이도 지켜질 지 불투명한 상태다. 내수 엔진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교역량이 감소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세도 주춤해지면 한국 수출도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이런 위기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7월 9일 인도 노이다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은 정부와 재계의 새로운 관계설정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문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처음으로 삼성행사에 참석하고, 국정농단사건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한층 힘을 싣겠다는 행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지만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강행했다. 이후 정부와 대기업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개선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움츠렸던 재계의 투자와 고용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전환기에 재계인맥 대해부 시리즈를 다시 시작한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현주소와 청사진을 조망하며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우리나라 기업중 삼성그룹을 제외하고 경제살리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우리나라 시가총액의 31.2%(514조원)를,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수출액의 23.7%(145조원)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TV, 휴대폰 등 주력 사업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39조 5800억원, 영업이익 53조 6500억원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런 삼성도 올해들어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호황’ 덕분에 버텨오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 58조 4800억원, 영업이익 14조 8700억원을 기록했다. 6분기동안 이어지던 영업이익 상승곡선이 꺾였고, 60조원대 매출 기록도 5분기 만에 멈췄다. 삼성전자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이대로 하강국면에 접어들지는 결국 ‘선장’인 이재용 부회장에 달렸있는 셈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을 그려 줄 과감한 경영행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뇌물죄 등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여서 소극적 경영행보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서울 경기초(1981년), 청운중(1984년), 경복고(1987년)를 졸업했다. 1995년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2001년 미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뛰어 든 때는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재입사하면서부터다. 2003년 상무, 2007년 전무로 승진했다. 2009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로 승진했을 때부터 삼성전자는 이재용 체제로 개편되기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2014년 5월부터는 실제로 삼성그룹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계열사 개편에 착수했다. 주력 핵심사업 위주로 회사를 재편하며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서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에 매각했다. 2015년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케미컬부문을 롯데에 팔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두 선대 회장이 일궈온 알토란 같은 기업들을 다른 기업들에 넘긴다”며 비판적이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회사를 판다고 얘기하지 않겠다. 다만 각 회사에 베스트 오너를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미래전략실은 회장 비서실(1959~1998년), 구조조정본부(1998~2008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을 잇는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였다.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고 장기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계의 청와대’라 불렸다. 하지만 그룹 총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직으로 쇄신대상으로 지목받자 지난해 58년만에 폐지했다. 기존 미래전략실의 기능은 모두 계열사로 이관해 자율경영이 시작됐다. 이사회의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 4월 10일 삼성SDI는 회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지분 2.11%)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7개에서 4개로 줄어들었다. 나머지 4개의 순환출자도 가급적 이른 시일내 해소해 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의 90여개 협력업체의 서비스 기사 등 직원 8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10년 이상 끌어온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 관련해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ICT업계 CEO들과 수시로 교류하면서 삼성의 사업확장에 앞장서왔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얼굴마담’ 역할만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실제 그는 인수·합병(M&A)과 오픈 이노베이션 최전선에서 활약해왔다. 2015년 2윌 미국 최고 인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인 ‘루프페이’를, 2016년 11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는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도전과 시련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산업의 패권을 둘러싼 양보할 수 없는 한판싸움을 벌이면서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부회장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완전한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는 것과 전장부품과 바이오의약품 등 그룹 차원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삼성을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애플 ‘꿈의 시총’ 1조 달러 첫 돌파…미국 소재 상장회사 최초

    애플 ‘꿈의 시총’ 1조 달러 첫 돌파…미국 소재 상장회사 최초

    애플이 미국 뉴욕 증시에서 ‘꿈의 시총(시가총액)’인 1조 달러(1129조원)를 달성했다. 애플 주가는 1일 5.9%에 이어 2일 2.92%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207.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 17억 달러(약 1131조 4201억원)를 기록했다. 시총 1조 달러의 기준점이었던 주당 207.04달러를 돌파하며 ‘꿈의 시총’의 첫 고지를 밟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미국 소재 상장회사로서 사상 최초로 시총 1조 달러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22% 올랐다. 최근 1년새 32% 넘는 상승 폭이다. 애플의 시총 1조 달러 달성은 1976년 창업 이후 42년 만이다. 블룸버그와 AP통신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실리콘밸리에 있는 아버지의 차고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끊임없는 독창적 기술 개발 끝에 마침내 재정적 결실을 맺게 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1997년 한때 주식이 1달러 미만에 거래돼 파산 직전까지 몰린 적도 있다. 그러나 2007년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내놓은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키며 모바일 시장을 주도, 세계 최대 제조기업으로 올라섰다. 세계적으로는 중국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가 지난 2007년 한때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추락하면서 다시 시총 1조 달러를 고지를 밟지는 못했다. 앞서 애플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9732억 달러(약 1089조원)를 기록했다. 애플의 주가 총수 조정을 반영한 시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스튜어드십 코드, 감시 기능 강화하되 독립성 보장해야

    국민의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리는 세계 3위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앞으로 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강화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 이로써 국민연금이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고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고, 동시에 기업 총수의 전횡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는 원칙적으로 배제됐지만, 기금운용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임원의 선임·해임, 합병·분할·분할합병 등 ‘제한적인’ 경영 참여를 허용했다. 의결권 행사는 위탁운용사에 위임했다. 국민연금은 또 기금수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해 이미 대한항공에 했듯이 기업 이름을 공개하고 공개 서한을 발송하는 등 주주권을 적극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지분의 5% 이상 보유한 상장기업은 300개, 10% 이상은 106곳이다. 국민연금이 1대 주주인 경우도 많지만, 여태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다.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재벌 사주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민감한 사안에서는 기권하거나 중립 의사를 밝히는 등 몸을 사리곤 한 탓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앞으로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로 오너 일가의 갑질 등 일탈행위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지원 행위를 한 회사 임원에게 해임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법적 정비 작업을 거치면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제도 도입에 대해 의구심이 여전하다. 지난 정부 때 국민연금이 정권의 의도대로 움직인 만큼 스튜어드십 코드가 자칫 기업들을 정부의 뜻대로 유도하는 ‘관치’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에 개입해 이런 우려를 증폭시킨 상태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 역할을 하려면 국민연금이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자금의 수익성을 높이고, 자본시장에서 규모에 걸맞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 대기업 계열사 24곳 일감 몰아주기 추가 규제

    대기업 계열사 24곳 일감 몰아주기 추가 규제

    총수 지분율 상장사 30%→20%로 강화 리니언시 정보 檢 제공… 전속고발 유지 이르면 내년부터 재벌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상장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총수 일가의 편법 경영 승계를 차단하기 위해 대기업 공익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의결권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가 이런 내용의 최종 개편 방안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특위 권고안을 토대로 다음달 중순쯤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면 개편은 법 제정 38년 만에 처음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를 비롯한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 대상 기준이 강화된다. 지금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경우만 규제 대상인데 상장사도 20%로 낮춘다. 대기업들이 규제의 턱밑인 29.9%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조정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과 글로비스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30% 사이인 24개사가 규제 대상에 추가된다. 또 공익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대상이다. 다만 임원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의결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재벌 규제 강화에는 가속도가 붙었지만 공정위 개혁 문제를 놓고는 어정쩡한 절충안이 만들어졌다. 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던 전속고발제를 폐지하는 대신 보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공정거래 분야 위반 행위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 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공정위가 ‘경제 검찰’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전속고발제 폐지를 공약했다. 다만 특위는 공정위에 담합 자진신고 감면제(리니언시) 정보를 검찰에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공정위는 검찰에 정보를 넘기면 다른 불법 행위까지 조사할 것을 우려해 기업이 자진신고를 꺼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검찰은 리니언시 정보를 모르면 자진신고 기업도 조사할 수 있어 기업 리스크가 커진다는 입장이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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