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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의 책상]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단상/최종구 금융위원장

    [장관의 책상]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단상/최종구 금융위원장

    최근 지인의 추천으로 워싱턴포스트 에이미 골드스타인 기자가 쓴 ‘제인스빌’(Janesville)을 읽었다. 이 책은 2008년 GM 조립공장 폐쇄 이후 미국 중서부 러스트 벨트의 소도시인 제인스빌 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상세히 보여 주고 있다. 직원들은 멀리 인디애나주 등 다른 주의 GM 공장으로 전환배치됐고 실질임금이 줄어 주부, 아이들까지 일자리를 구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최근 있었던 우리나라의 현안기업 구조조정 과정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중견 조선사와 금호타이어에 이어 지난 5월 10일 한국GM에 대한 처리 방안이 결정되면서, 최근 현안이 돼 왔던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일단락됐다.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는 기업 구조조정 특성상 어떤 처리 방안도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는 다음 세 가지 측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려고 노력했다. 첫 번째, 무엇보다 해당 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고려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부실화의 주요 원인인 중국 사업의 정상화 없이는 근본적인 회생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중국사업을 조기 정상화할 수 있는 중국 자본의 유치가 불가피했다. 중견 조선사의 경우 STX조선과 달리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한 것은 회사의 경쟁력과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성동조선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로 산업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균형 있게 고려하고자 노력했다. 중견조선사의 경우 기존 재무실사 이외에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 컨설팅 결과까지 감안해 처리 방향을 최종 결정했다. 또한 한국GM의 처리 방안은 단지 한국GM만이 아니라 3000여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와 15만 6000명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련된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이라는 기업 구조조정의 대원칙을 지키되, 설득과 합의를 통해 구조조정 과정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예를 들어 STX조선의 경우 일방적 인력 감축이 아니라 고용을 유지하되 일자리를 나누는 방식의 새로운 인력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앞으로의 기업 구조조정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기업 구조조정 결과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들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효과적 기업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던 주력 산업의 성장성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부실기업을 적시 구조조정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시스템의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 미국발 금리 인상 추세가 진행됨에 따라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문제가 추가로 대두될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기존 채권은행 중심의 사후적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시장 중심의 상시적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를 활성화해 자본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강화하고 부실 징후 기업이 조기 발견될 수 있도록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얼마 전 조선업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했다. 전 세계 조선업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적정 생산능력과 경쟁력을 회복한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성공을 이어 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년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작은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제인스빌 주민들이 정신적 충격과 생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 경제와 산업에도 기업 구조조정의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고 희망의 새 살이 돋기를 기대해 본다.
  • 청년고용 특별자금 오늘부터 신청하세요

    금리 혜택… 소상공인 자금난 해소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확보된 청년 고용 특별자금에 대한 소상공인 신청이 4일부터 전국 59개 소상공인센터에서 가능하다. 청년고용 특별자금은 우수한 사업성과 발전 가능성은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청년 소상공인 경영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조성됐다. 올 초 2000억원 규모로 시작됐으나 수요가 많아 지난달 이미 소진됐고 추경을 통해 2000억원이 추가 확보됐다. 만 39세 이하 청년 소상공인 또는 상시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청년이거나 최근 1년 안에 청년 1명 이상을 고용한 소상공인이면 신청할 수 있다. 이 자금은 기업당 2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으로 0.2% 포인트 우대 금리에 받을 수 있다. 한도는 1억원이다. 이번 추경 자금 집행 때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청년 고용 소상공인에게 0.2∼0.4% 포인트 추가 금리 혜택을 주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또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고용과 산업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9곳의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규모를 1500억원으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군산, 통영, 고성, 거제, 창원 진해구, 울산 동구, 목포, 영암, 해남 등 9곳에 기업당 7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 자금은 2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에 0.4% 포인트 우대 금리로 지원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일자리 창출 등 지금이 ‘골든타임’… 확장적 재정 투입 필요”

    김태년 “지출 증가율 큰 폭 올려야” 김광두 “재직근로자 교육 확대를” 박능후 “고령화 대책 본격 고심을” 김영주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8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지금을 일자리 창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응할 ‘골든타임’으로 보고 전폭적인 재정 투입을 주문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평시로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구조적이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출 증가율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당 제3정책조정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빈곤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 근로장려 세제를 확대하고 기초연금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련 부처 장관들은 맞춤형 재정 확대를 제안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추가 지출이 있더라도 저출산 문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 고령화 대책 마련을 본격적으로 고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신혼부부 주거 문제와 관련해 “주거의 수요·공급 불일치를 중재할 수 있는 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선제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신혼부부 전형으로 (주택을) 설계를 하고 육아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을 만들어 더 과감하게 하되 체감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하다. 중소기업 등 사각지대는 육아휴직도 어렵다”며 “거점형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의 실효성에 대한 발언도 잇따랐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잠재성장률을 높여 나가는 것”이라며 “가계소득 비중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소득분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방법”이라며 재직근로자 교육훈련 확대 등을 제안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소득 1분위(소득하위 20%)의 소득이 감소한 원인으로 경직적인 노동력 구조, 급속한 노령화, 임시 일용직과 자영업자 비중이 큰 점을 들고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만큼 “새 정부 5년간 중기 재정에 대한 판단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다시 설정하는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재정 확대 제안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해나가면서 재정을 확대한다고 할 때 비로소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출에 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증세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너무 인간적인”… 사람 마음까지 경영한 ‘보통 사람’

    “너무 인간적인”… 사람 마음까지 경영한 ‘보통 사람’

    긴장한 승무원에 갑질은커녕 친근한 미소로 “개안타” 배려식당 종업원에도 지폐 쥐어줘몇 년 전 대한항공 비행기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랐다. ‘오너가(家)의 단체 갑질’로 유명한 회사다 보니, 다른 그룹일지라 해도 ‘왕 회장님’ 행차에 승무원들이 일동 긴장했다. 한 승무원이 꾸벅 탑승인사를 하니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한 미소에 “개안타”며 그가 지나갔다. 잠시 후 식사 여부를 물으니 “묵었다. 안 무거도 개안타”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후 대한항공 객실 직원들에게 구 회장은 마음으로 모시는 VIP가 됐다. 작은 음식점에 가도 종업원 손에 조그맣게 접힌 지폐를 쥐여 주던 평범한 노인. 생활 속에서 구 회장을 만난 평범한 시민들은 “그냥 좋은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수수한 이웃집 아저씨 같아서 재벌 오너라는 느낌이 없었다고 말한다. 2018년 5월 20일. 이렇게 사람의 마음까지 ‘경영’한 그가 타계했다. 재벌 오너도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고서.부하 직원은 그를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재계는 “편법 없는 정도 경영을 실천한 큰 별”이라고 칭한다. 국민들은 ‘최순실 관련 청문회’에서 “기업이 정부 요구에 돈 못 내게 국회가 입법으로 막아 달라”며 ‘사이다 발언’을 한 재벌 오너로도 기억한다. 그의 타계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단지 그가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탁월한 경영인이어서가 아니다. 그의 진가는 경영 성과 못지않게 ‘인재 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실천’에서 나타난다. “어렵다고 사람 자르지 마라”는 말은 직원을 아낀 구 회장의 철칙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규모 적자가 났을 때도 인위적 감원을 하지 않았다.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08년 LG그룹은 인적 구조조정 대신 다양한 혁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경기회복기 인력 감축 없이도 위기를 넘겼다. 2005년 고인이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잡음이나 분란 없이 허씨 일가와의 계열분리를 단행했던 일도 사람을 우선시한 까닭이다. 계열분리 과정에서도 정유·유통·건설 등 현금수입이 많은 사업을 양보해 ‘아름다운 이별’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구 회장이 제정한 ‘LG 의인상’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다. 그는 상을 주려고 개인 재산을 내놨다. 보통의 사재 출연은 흔히 부실기업의 대주주가 책임을 지려고 본인 돈을 내 놓는 경우라 더 눈길을 끌었다. 구 회장을 가까이서 접한 LG 인사들은 소탈함과 배려를 손에 꼽는다. 실제 행사장 앞이 복잡하면 차를 멀찌감치 대라고 한 뒤 수백미터를 걸어가거나 주말엔 장례식장 조문 때 비서 없이 홀로 빈소를 찾기도 했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구 회장은 평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봉책이나 편법을 동원하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서는 안 된다”(2001년 임원세미나) 같은 당부를 자주 했다. 정상국 전 LG그룹 부사장은 고인을 이렇게 기억했다. “칭찬받은 기억보다 야단맞은 기억이 훨씬 더 많지만 한번도 억울하다거나 이른바 ‘재벌의 갑질’이라는 식의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부하 직원에게라도 ‘혹시 내가 인간적으로 잘못하고 있지나 않은지’ 언제나 세심하게 신경 쓰고 걱정하시던, 인간적인, 그야말로 인간적인 분이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청년 창업에 8250억… 産團교통비 반 토막, 때아닌 도로 건설도

    청년 창업에 8250억… 産團교통비 반 토막, 때아닌 도로 건설도

    두 달내 70% 2조 6800억 집행 소상공인·지역경제에 집중 배정 내일채움공제 528억으로 늘려 고용·산업위기 지역 인프라 지원 차·조선 업체 연구개발비 증액 산단교통비 10만→5만원으로 SOC 증액… “선심 예산” 지적도청년 실업 대책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위기 지역 지원을 두 축으로 하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달 6일 정부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45일 만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3985억원을 감액하고 3766억원을 증액하면서 당초 정부안(3조 8535억원)에서 219억원이 줄어들어 총규모는 3조 8317억원이다. 정부는 청년과 지역의 고용위기 문제가 시급한 만큼 일단 사전에 준비한 집행계획에 따라 2개월 안에 추경예산의 70% 이상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말까지 2조 6800억원 이상이 풀릴 것으로 관측된다.추경이 통과되면서 정부는 청년 실업에 따른 청년 일자리 확보, 조선업 침체 등 위기 지역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고용 위기나 산업 위기와 큰 상관이 없는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다음달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선심성 예산’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분야별로 보면 총지출 기준 SOC가 906억원, 보건·복지·고용은 817억원, 연구개발(R&D)은 588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교육이 425억원, 일반·지방행정 300억원, 환경 43억원, 외교통일은 14억원이 각각 줄었다. ‘청년 일자리·위기지역 대책’이라는 추경 취지에 걸맞게 청년내일채움공제가 528억원 증액됐다. 덕분에 신청자가 몰려 지난달 말 조기 마감됐던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다음달부터 신청 접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일정 기간 재직할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자산 형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다. 반면 이번 추경에선 당초 정부안에 없었던 SOC 관련 예산도 추가되면서 고용·산업 위기 지역의 도로·어항·환경 시설 등 지역 인프라 지원에 820억원이 증액됐다.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에 100억원, 광주~강진 고속도로 건설에 100억원, 압해~암태1 국도 건설에 60억원, 거제~마산 국도 건설에 20억원, 보성~임성리 철도 건설에 100억원, 새만금투자유치 지원에 272억원이 각각 증액됐다. 국토교통부 소관 추경 예산 5362억원(18개 사업) 가운데 청년 일자리 확대 및 주거복지 강화와 직결되는 예산은 총 4682억원이다. 주택도시기금 2247억원을 반영해 중소기업 신규 취업자와 청년 창업자에게 임차 보증금 융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예산은 20개 사업에서 총 3526억원으로 당초 정부안보다 593억원 증액됐다. 이번 국회 심사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 교통비 지원사업’은 당초 976억원에서 488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교통 여건이 취약해 출퇴근이 불편한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청년 10만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려던 교통비가 5만원으로 줄었고, 지급 기간도 9.5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한 청년의 연간 실질소득을 1000만원가량 늘려서 대기업 수준으로 높이려고 했던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도 몸집이 다소 줄었다. 반면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조선·자동차 업종의 협력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부품 기업과 조선산업부품 기자재 업체를 대상으로 한 위기 극복 지원 연구개발(R&D) 예산은 각각 212억 5000만원, 120억원이 증액됐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맞춰 에너지 절약 시설 설치 예산도 200억원 늘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예산은 전체의 41% 수준인 1조 5651억원이다. 이에 따라 중기부의 올해 예산은 10조 4212억원으로 늘었다. 중기부는 추경 예산을 크게 재직·취업 지원(1575억원), 창업·벤처 활성화(7116억원), 소상공인·전통시장(3704억원), 지역경제 등 기타(3256억원)로 나눠 배정했다. 창업기업자금, 긴급경영 안정자금 등 청년들과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한 각종 융자에 절반이 넘는 8250억원(중소기업 4800억원·소상공인 3450억원)이 사용된다. 보조·출연 등 경상사업에 4234억원, 출자에 2500억원, 기관출연에 667억원이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172억원), 인력 유입 인프라 조성(103억원) 등이 감액되면서 정부안(1조 5983억원)보다 총 332억원이 줄어들었다. 해양수산부 소관 예산은 8개 사업에서 총 587억원으로 정부안 대비 294억원이 증액됐다. 우선 부산 등 항만 지역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육상 전력공급 설비(AMP)를 설치하는 예산으로 90억원이 추가 반영됐다. 부산(4선석)과 인천(2선석), 광양(2선석)에 총 8선석을 설치한다. 현재는 선박이 항만에 접안할 때 벙커C유 등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공급해 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된다. 발전기 대신 육상에서 전기를 공급하면 미세먼지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경남 거제 외포와 능포, 고성 남포, 울산 방어진 등 4개항 국가어항 사업에도 75억원이 증액됐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잠재성장률 앞선 성장률 회복”vs “경기 하방 위험요인 크다”

    “잠재성장률 앞선 성장률 회복”vs “경기 하방 위험요인 크다”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을 둘러싸고 논쟁이 거세다. 경기침체 초기 국면과 경기 회복세라는 시각이 충돌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이끌어 가는 핵심인사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공개적으로 서로 다른 진단을 내놓으면서 논쟁에 불을 붙였다.논란은 김 부의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12일 기재부가 “경기는 회복 흐름”이라고 발표한 것을 두고 “믿어지지 않는다”고 썼다. 14일에는 “여러 지표로 봤을 때 경기는 오히려 침체국면 초입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총리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기자들한테서 질문을 받자 “최근 3, 4월 월별 통계를 갖고 판단하기엔 성급하다”고 반박했다. 김 부의장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김 부총리 발언에 대해 “경제를 볼 때는 현상과 구조를 동시에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재반박했다. 현재의 논쟁은 경기침체와 경기회복이라는 ‘흐름’과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의 두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선 경기 진단은 최근 산업생산동향과 고용동향 등 경기지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갈렸다. 기재부와 적잖은 전문가들이 경기침체라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잠재성장률이 2% 후반대인데 경제성장률은 3%대다. 거시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라는 건 회복과 침체라는 흐름 속에 존재한다. 현재 경기는 아주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경기가 나쁜 건 사실이지만 하반기에 더 나빠질 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회복’과 ‘침체’는 기재부 스스로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기재부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간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첫머리에 한국 경제가 ‘회복 흐름’이라고 썼지만 지난 11일 공개한 5월호에선 그 표현을 뺐다가 하향 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뒤늦게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란 내용을 추가했다. 올해 경기지표 전망 역시 해석이 엇갈린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올해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증가속도가 낮아질 것”이라면서 올해 성장률을 작년(3.1%)보다 다소 낮은 2.8%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수출과 투자 부문 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요인을 지목했다. 골드만삭스도 경기지표 부진과 수출 하방 리스크 우려를 지적했다. 반면 금융연구원은 최근 민간소비 확대와 수출 증가 기대감을 들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1%로 높여 잡았다. 지표가 아니라 구조 문제로 접근하면 얘기가 사뭇 달라진다. 수십년간 해 온 기존 방식으론 한계에 도달했으며 고부가가치산업을 발굴하는 등 선진국 경제로 도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오히려 기재부가 손에 쉽게 잡히는 각종 지표에 취해 구조적인 전환이라는 더 큰 과제를 놓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 악화 문제 역시 저출산 및 주력산업 구조조정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개월 연속 10만명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청년실업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 직후 국정기획위원회에 참여했던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당시 국정기획위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반도체 등의 수출호황 덕분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 교수는 “최근 거론되는 각종 문제들은 그동안 가려져 있던 한국경제의 구조적 모순이 터져나오는 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현안을 둘러싼 논쟁은 환영하지만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 총질’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 부의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졸속심사 논란’ 추경 오늘 처리 불투명

    평화당 “5·18에 본회의 반대” 드루킹 특검 규모 등 이견 여전 불발땐 28일로 미뤄질 가능성 여야가 4조원에 육박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1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는 앞서 합의한 ‘18일 처리’에 우선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변수가 적지 않다. 예산결산위원회는 17일 소위원회를 열고 추경 증감액 작업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3조 9000억원 규모의 국민 혈세를 단 3일 만에 심사해야 하는 상황을 두고 ‘졸속 심사’ 논란은 계속됐다.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된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은 18일 강행 심사에 반발, 상임위 ‘보이콧’을 이어 갔다. 추경 내용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도 변수 가운데 하나다. 여당은 정부 원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일부 경제 위기 지역을 제외한 추경 예산의 대폭 삭감을 요구했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안 가운데 16개 사업(1조 4069억원)은 민주당 지방선거 공약”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 민주평화당은 18일까지 추경안을 제대로 심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는 당일 국회 본회의를 여는 것도 어렵다며 추경안 처리 시한을 21일 이후로 미루자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GM 군산공장과 관련한 내용을 추경에 포함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한다. 전북 군산 등을 지원하기 위한 1조원 규모의 구조조정지역 업종 대책 자금이 이미 포함돼 있지만, 추가로 수천억원의 군산공장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평화당의 주장이다. 특검 변수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날 여야는 원내수석 회동을 열고 조율에 나섰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것에 그쳤다. 여야는 드루킹 특검의 명칭과 추천 방식, 수사 대상은 합의했으나 특검 규모와 수사 시기 등 세부사항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단 여야 모두 18일 본회의를 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추경과 특검을 동시에 처리하기로 한 본회의가 36시간 남았다”며 “이번 추경은 예정된 대로 내일 처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수석 회동이 끝난 후 “기본적으로 내일(18일) 국회가 큰 틀에서 합의한 특검과 추경을 동시 처리하기로 한 합의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그렇게 합의해 놓고 또 결렬돼 국회 정상화가 깨지면 국민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18일 추경 처리를 못 하면 추경과 특검은 다음 본회의가 예정된 28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드루킹 특검 신경전…3조 9000억 추경 검토 못하고 처리할 판

    드루킹 특검 신경전…3조 9000억 추경 검토 못하고 처리할 판

    특검·추경 18일 처리 합의했지만 협의할 법사위 개최 일정 못 잡아 특검 범위·기간 놓고 충돌 가능성여야는 15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법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오는 18일에 동시 처리하기로 한 전날의 합의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국회는 정상화 국면에 들어갔지만, 특검의 수사 범위 등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가 여전히 커 18일 본회의까지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추경과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6일 청년 일자리 대책에 2조 9000억원, 구조조정 지역을 위한 지원대책에 1조원 등 모두 3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 법안 명칭에서 대통령과 민주당을 제외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루킹 사건에서 인지된 사실과 관련성이 확인된 일조차 제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드루킹 댓글 조작에 관련된 사람으로서 수사 대상에서 어느 누구도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법안 명칭에 ‘대통령 선거’ 등의 표현이 빠지며 대선 불복 특검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서도 여야는 특검 수사의 범위와 기간, 규모 등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특히 한국당 내에서도 대한변호사협회가 특검을 추천하기로 한 전날 여야 합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져 향후 각 당 추인 과정도 녹록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드루킹 특검의 구체적인 협의는 법사위에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직 일정이 잡힌 것도 없다”면서 “법사위원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경 심사가 시작됐지만, 민주평화당 등에서는 연기론을 제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각 상임위 추경 심사를 16일 오전 9시 30분까지 마쳐 달라는 공문을 해당 상임위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며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추경 예산 절반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관인데, 상임위에서 논의가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아직 의원들에게 검토 자료가 배포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여당 일각에서도 충실한 심사를 위해서는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총리는 시정연설에서 “이번 추경은 위기에 처한 청년 일자리,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역을 지원하는 ‘응급추경’인 동시에 ‘에코세대’(취업 연령에 들어선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의 대량 실업을 미연에 막기 위한 ‘예방추경’”이라고 강조했다. 총리가 추경과 관련해 대통령 시정연설문을 대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설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오너 갑질’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 때 페널티

    ‘오너 갑질’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 때 페널티

    ‘사회적 물의’ 실적 부진 낳을 수도 횡령·배임·분식회계 등도 대상 재벌 집단 31개 주채무계열 선정 빚 1.5조 이상… 작년보다 5개↓앞으로 오너 일가가 갑질이나 불법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계열사가 분식회계 등을 저지른 대기업은 재무구조 평가 때 감점을 더 받게 된다. 평판 악화가 실적 부진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올해부터 대기업집단의 재무구조 평가 때 기업의 평판 리스크 반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영진의 횡령, 배임 등 위법행위, 갑질 등 도덕적 일탈 행위, 일감 몰아주기나 분식회계 등 시장질서 문란 행위 등이 평가 대상이다. 그동안 정성평가 때 중요도에 따라 최대 2점까지 감점을 했지만 올해부터는 최대 4점을 감점한다. 경영진의 일탈 행위로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오너 일가가 갑질 논란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진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휘말린 삼성 등이 평가제도 개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또 빚이 많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 평가를 받아야 하는 대기업집단 31개를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지난해보다 5개가 줄었다. 주채권은행이 재무구조 평가를 한 결과 미흡 판단을 받은 대기업집단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자구 계획 이행을 점검받는 등 신용 위험 관리를 받게 된다. 금감원은 전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의 0.075% 이상인 기업집단을 매년 주채무계열로 지정한다. 올해 선정 기준이 되는 신용공여액은 1조 5166억원으로 전년(1조 4514억원) 대비 652억원(4.5%)이 늘었다. 부채 절대 규모로 정하다 보니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SK 등 대기업은 대부분 주채무계열에 포함됐다. 주채무계열 수는 2014년(42곳) 이후 4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성동조선, 아주, 이랜드, 한라, 성우하이텍 등 5개 계열이 제외됐다. 31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 10개 기업집단의 주채권은행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업(9개), 하나(5개) 등의 순이었다. 31개 주채무계열 신용공여액은 240조 6000억원으로 전년도(270조 8000억원) 대비 11.2%(30조 2000억원)가 줄었다. 또한 대기업집단의 해외 진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평가 대상에 국내 계열사뿐 아니라 해외 사업도 포함된다. 31개 주채무계열에 소속된 기업체 4565개 중 국내법인은 1199개인 반면 해외법인은 3366개에 달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GM ‘먹튀’ 아니다”

    “GM ‘먹튀’ 아니다”

    “‘먹튀’는 공짜로 먹고 튀는 걸 가리키는 것 아닙니까. GM이 10년 뒤 철수하면 최소 36억 달러(약 3조 8000억원)의 손실이 납니다. ‘먹튀’로 볼 수 없습니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GM과 최종 합의한 한국GM 정상화 방안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먹튀’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이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GM이 한국GM에 투입하기로 한) 64억 달러(약 6조 8000억원)는 글로벌 기업이라도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먹튀’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GM은 한국GM에 기존 대출금 28억 달러를 우선주로 출자전환하고, 희망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으로 8억 달러를 대출한 뒤 올해 안에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또 향후 10년간 한국GM에 시설투자 용도로 20억 달러, 영업손실에 따른 운영자금 용도로 8억 달러를 각각 대출한다. 따라서 GM이 한국GM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64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맞춰 2대 주주인 산은도 우선주 형태로 7억 50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투자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GM이 정부 지원만 받고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우리가 (투자액인) 7억 5000만 달러 손실이 나면 GM도 최소한 (출자전환분인) 36억 달러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위험(리스크)을 걸고 뭘 먹고 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회장은 또 산업은행의 비토권(거부권), GM의 지분 유지 조건, 3조원 신규 설비투자 등 3가지가 GM을 10년간 묶어 두는 조건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중에서도 신규 설비투자가 가장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공장 설비투자가 2027년까지 매년 2000억∼3000억원씩 진행되는데, 이는 GM이 10년 뒤에도 한국에 남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한편 산은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7억 5000만 달러를 출자하겠다는 금융제공확약서(LOC)를 GM에 발급했다. 이어 오는 18일 GM과 기본계약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해 협상 절차를 종료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성장 약화·기업 부담” 비판 속 “장기적 구조조정 효과” 목소리 “남북 경협이 새 동력” 기대감도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바로 일자리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1년 동안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 2년 연속 3%대 경제성장과 12년 만의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진입 등이 점쳐지고 있지만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자리 문제에서 가장 큰 쟁점은 최저임금 인상(16.4%)이었다. 올 7월부터 대기업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것도 변수다. 일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근로시간 단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서비스업 취업자가 지난해 12월 3만 6000명 이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치거나 감소하면서 다양한 논쟁이 현재진행형이다. 한홍열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밝혔듯이 “역사가 오래된 정치적 현안이고, 어떤 분석 결과가 나와도 의견이 갈리게 돼 있다”고 꼬집을 정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부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최저임금 인상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자리를 줄이고 노동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갖는 구조조정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한홍열(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조차 줄 수 없을 정도의 한계 기업이라면 과감히 정리하고 혁신 기업 자원을 더 배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올리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장기적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인 소득주도 및 혁신성장 정책도 풍향계다. ‘공정과 상생’의 신(新)경제 패러다임과 혁신 성장을 접목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으로 이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진전된 경제민주화를 토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뛰어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상상력을 위한 기폭제가 돼야 한다는 주문과 같은 맥락이다. 조영철(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은 “가계소득이 늘어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면서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쪽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에너지산업 등을 중심으로 남북 경협이 확대될 경우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집권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1년간 경제 성적표는 어느 수준일까.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총론과 방향성에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세부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 등 분야에선 냉정한 평가도 많았다. 당장 보이는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집권 5년 동안의 청사진 속에서 지속적·구조적 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8일 서울신문이 10명의 경제학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8명이 “성적으로 치면 B학점”(B+ 2명 포함), 두 명은 A학점을 부여했다. 진보나 보수 같은 성향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양호한 경제성장률, 부동산시장 안정화, 양호한 세수전망 등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청년고용, 구조개혁 등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소야대라는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환경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장점(S), 약점(W), 기회(O), 위협(T)을 파악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이 활용하는 분석기법인 SWOT 분석을 적용한 결과 이들이 지적한 강점으로는 대체로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을, 약점으로는 빈부 격차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수출경쟁력 약화와 구조조정 지체를 지목했다. 대다수가 남북관계 진전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 부상을 기회로 꼽았고 미국이 촉발시킨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2명 ‘A’ 8명 ‘B’… 총점 양호, 각론은 글쎄 좋은 점수를 받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 건 전반적으로 양호한 거시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 성장이 확실해 보이는 데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유력하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으로 전체적으론 안정세다. 1·4분기 산업생산과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와 5.0% 증가했다. 지난 3월 경상수지 흑자가 52억 달러로 7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조영철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은 “탄핵 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 집권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성적표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억지로 경기부양을 한 결과라면 물가가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거시경제 지표상으로 볼 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공정거래라든지 노동자의 후생을 높이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은 총론 차원에선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평을 한다면 방향을 잘 잡은 걸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만 속도가 더디고 강도가 약하다. 경제상황 자체가 여러 가지 위협요인이 많아서 신중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나 혁신성장 모두 시대적 과제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구조개혁 측면에선 아쉬운 게 많다. 문재인 정부가 너무 신중한 게 아닌가 싶다. 좀더 속도를 내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방향에 있어서는 필요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현실적인 측면과 괴리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책의 기준을 효율성에서 일자리 창출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 자체는 진일보한 모습”이라면서도 규제 완화가 더딘 점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혼란 등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최저임금·일자리… 최대 아킬레스건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아킬레스건은 고용 문제다.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해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도 변함이 없다. 취약계층 소득 개선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악화일로였던 분배지표도 8분기 만에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당장 올 들어 서민들이 대다수인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18만개 넘게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13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서민 자영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업의 감소 폭이 약 2만명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 감소는 기저효과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이라며, 아직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용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반박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약점으로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진방 교수는 “경제가 너무 특정 소수기업·업종에 쏠려 있다”면서 “경제구조 자체도 약점이지만 동시에 소득분배 문제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자산 분배가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 그것이 불만이나 혼란, 개혁 요구 등으로 경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적자원·기술력 4차산업 도약 기회로 이번 심층 인터뷰에선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이 현재 한국 경제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여전히 노동과 자본 모두 질과 양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성태윤 교수 역시 “여전히 인적 자본이 갖는 충실성은 상당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4차 산업에서 잘 활용한다면 한국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무역구조 다변화(김진방 교수), 중소벤처기업 성장(정세은 교수)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부 요인에 주목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앞으로 북·미 간 협상이 잘돼서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게 된다”(김정식 교수)는 언급처럼 외국인투자 확대, 남북경협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 부상하는 것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외부 위협요인으로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나친 해외노출도”(하준경 교수)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산업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홍준표 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부상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성태윤 교수는 “한국 경제가 자유무역체제에서 성장했는데 보호무역이나 통상마찰 등으로 자유무역체제가 약화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상조 “중기에 부담 전가 대기업 직권 조사”

    김상조 “중기에 부담 전가 대기업 직권 조사”

    “경기침체·구조조정 등 피해 우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해소해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30일 “경기침체·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이 중소기업에 전가될 우려가 있는 분야에 대해 선제적으로 직권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대·중소기업 직원 사이의 임금 격차를 발생시키는 대·중소기업 양극화를 막기 위해 공정위가 성과 공유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김 위원장은 이날 공정위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하도급 거래 질서 확립과 연대임금 실현: 자동차 산업에서 새 길을 찾다’ 토론회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부터 해소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같은 회사 안에서 성별·고용 형태별로 임금 격차가 생기는 ‘기업 내 양극화’보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분배의 형평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분배 이전에 경제성장 자체를 제약하는 요인”이라면서 “기업 간 임금 격차가 크면 우수 인재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대기업 노동자보다 한계소비성향이 큰 중소기업 노동자에 대한 분배율이 낮아져 ‘소득주도 성장’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이 ‘일한 만큼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기업으로 하여금 하도급대금 결제 조건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납품 단가를 깎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영정보 요구 행위나 부당 특약의 유형을 고시하는 등 중소기업의 ‘하도급대금 제값 받기’를 위한 제도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통일 대통령, 그리고 춘풍추상/이두걸 금융부 차장

    [데스크 시각] 통일 대통령, 그리고 춘풍추상/이두걸 금융부 차장

    역사에는 가정이 없을뿐더러 무의미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씩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원래대로 올 2월 24일까지 임기를 마쳤다면 어떠했을까 떠올린다. 아마도 지난해 초부터 걸핏하면 불거졌던 ‘북핵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모골이 송연한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박근혜 정부는 북폭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제거를 대놓고 언급하던 트럼프 행정부를 말리기는커녕 부추겼을 여지가 높다. 그런 면에서 2016년 촛불혁명의 최대 수혜자는 남북의 8000만 우리 민족이다. 오늘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민족이 맞게 될 ‘봄바람’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문재인 대통령이다. 대북 제재 강화 추세 속에서도 남북 대결 구도는 최소화하고, 결국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북ㆍ미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를 이끌어 낸 건 절반 이상 그의 공이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수많은 이들이 목놓아 외치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이 실현되는 희년(禧年)의 시작을, 꿈이 아닌 현실에서 접하게 되는 순간이다. 후세의 역사가들은 문 대통령을 한반도 평화 정착과 냉전의 사실상의 종언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 긴장 완화는 우리 경제에도 직접적인 호재다. 지정학적 위험을 중요 잣대로 삼는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향후 우리나라 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등급 상향은 조달금리 인하로 이어진다. 주가도 탄력을 받는다.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선진국 대비 40%, 신흥국 대비 27% 정도 할인 거래되는 ‘코리아 리스크’의 상당 부분이 해소되는 덕분이다. 문재인 정부의 다른 경제정책도 박한 점수를 줄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 면에서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소득주도 성장’은 우리가 언젠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안이다. 대기업과 수출 중심 경제 체제가 한계에 봉착한 만큼 서민 중산층의 구매력을 높여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로 개편하는 게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계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고, 경쟁 당국과 금융 당국의 ‘재벌 바로 세우기’ 작업 역시 더디지만 진전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측근 관련 문제 대응과 관련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여중생을 친구들과 공유했다’는 이(탁현민 행정관)를 곁에 두면서 어떻게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할 수 있을까.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를 했지만 사과는 없다. 양파처럼 들춰지는 드루킹 의혹과 명백한 초기 부실 수사에도 불구하고 특별검사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여당의 결정은 문 대통령의 의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드루킹 의혹을 빌미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야당을 옹호할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다. 하지만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한 청년 일자리 추경’(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보다는 지방선거와 정국 운영의 유불리를 더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공자는 ‘논어 위령공편’에서 “군자는 (잘못을) 스스로에게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월 청와대 비서관실에 액자를 돌린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는 부드럽게,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대한다)이란 글귀와 일맥상통한다. 춘풍추상의 뜻을 다시 떠올릴 때다. douzirl@seoul.co.kr
  • [사설] 파국 면한 한국GM, 경영 정상화에 노사 힘 모아야

    한국GM 노사가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기로에서 파국을 면했다. 노사는 법정관리 신청 ‘데드라인’인 어제 오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열어 극적으로 자구안에 합의했다. 지난 2월 7일 첫 상견례 이후 14차례 교섭을 가진 끝에 이뤄 낸 성과다. 일단 경영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그간 먼 길을 돌아왔는데 또다시 가야 할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하다. 노사는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무급휴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전환 배치와 희망퇴직에서 길을 찾기로 했다. 노조는 4년간 무급휴직이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다며 근로자 전원을 전환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사는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도 합의했다. 단협 개정을 통해 법정휴가, 상여금 지급 방법, 학자금 등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GM이 완전 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와 한국GM의 모기업인 GM의 지원 협상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GM의 한국GM에 대한 28억 달러(약 3조원) 규모 신규 투자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율(17%)만큼인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GM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전액의 출자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지만 GM 본사와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여야 한다. 정부는 한국GM 부평·창원 공장을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줄 것이라고 하나 다 망해 가는 기업에 또다시 혈세를 퍼부어야 하느냐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조에 끌려다니다 구조조정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본래 법정관리 시한이 지난 20일이었지만 노사 교섭이 결렬되자 23일로 연기했다. 그동안 ‘시간을 끌지 않고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산은이 지난 STX조선해양에 이어 이번에도 구조조정 원칙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노조에 내성(耐性)만 키워 줘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줬다는 비난을 들을 만하다. 재계에서 유사한 사건이 터졌을 때 STX조선이나 한국GM이 선례가 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남은 한국GM의 정상화 과정에서도 정치색을 뺀 원칙 있는 접근이 이뤄지길 바란다.
  • ‘CEO 자사주 매입’ 효과 미미… 은행株, 1분기 성적표 통할까

    “기초체력(펀더멘털)은 분명히 좋은데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네요.” 금리상승기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株)는 저평가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무색하게 하듯 지지부진한 흐름을 계속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가 잇달아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음에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은행들이 지난주 마무리 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주가도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27%(3200원) 오른 4만 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7월 25일(9.52%) 이후 1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1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1분기 671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동기 대비 36.4%나 증가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순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한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1월 12일 사상 최고치인 5만 6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채용비리 이슈 등으로 4만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6일 1500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보였으나, 실적 발표 전까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앞서 가계부문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과정에서 대손 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좋은 실적을 냈다”며 “다만 이런 실적이 유지되려면 부동산 시장 조정 환경에서 위험관리 능력을 보이고, 증권 및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과 함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우리은행 주가도 이날 3.59% 오른 1만 5850원에 마감하며 상승세를 탔다. 우리은행은 1분기 5897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시장 전망치보다 20%가량 많은 것이다.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인 우리은행은 저평가된 주가 때문에 고심이 크다. 이에 손태승 행장은 지난달부터 3차례나 자사주 매입(1만 5000주)을 단행했고, 임직원들도 동참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 주가도 각각 1.54%와 0.50% 상승 마감하는 등 이날 4대 은행 주가는 모두 강세를 보였다. 김진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권장하는 건 4대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유예기간이 있고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P플랜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의 장점을 결합한 사전회생계획제도(Pre-packaged plan)의 줄임말. 법원이 강제 채무 조정을 통해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채권단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조정 방식을 말한다.
  • “현대重, 5년내 매출 70조… 연내 순환출자 해소”

    “현대重, 5년내 매출 70조… 연내 순환출자 해소”

    “오일뱅크 상장 10월까지 매듭” 노조, 희망퇴직 반발 쟁의 돌입현대중공업그룹이 오는 2022년까지 매출 7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목표 37조원의 두 배 이상이다.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연내 모두 마무리한다. 현대오일뱅크 상장도 10월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16일 서울 율곡로 현대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매출액 70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3대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앞선 기술과 높은 품질로 존경받는 기업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신뢰받는 기업 ▲사회발전에 공헌하는 사랑받는 기업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달 초대 대표이사에 공식 부임한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는 2021년 입주를 목표로 경기 판교에 연구·개발(R&D)센터를 신축한다. 현대중공업지주 계열사들의 신사업 연구·개발을 위한 두뇌인 셈이다. 16만 5289㎡(연면적 5만평) 규모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및 엔진, 건설기계, 일렉트릭, 로봇 연구시설이 될 전망이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회사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연내 모두 해소하고 내년에 공정거래법 테두리에 맞는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를 오는 10월까지 상장 절차를 마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룹사회공헌협의회를 신설해 연간 1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활동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의 희망퇴직 구조조정에 반발해 투쟁 절차에 들어갔다. 쟁의행위 돌입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내부 논의를 거쳐 파업 돌입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29일까지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통상임금 기준 최대 20개월 임금과 자녀 장학금을 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동연 “고용부진, 최저임금 탓 아니다”

    김동연 “고용부진, 최저임금 탓 아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최근 고용 부진과 관련,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다. 고용 부진이 심화된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김 부총리가 직접 반론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4.5%로 3월을 기준으로 2001년 이래 가장 높았다. 청년실업률은 11.6%에 달했다.김 부총리는 “2~3월 고용 부진은 작년 같은 기간에 대한 기저효과와 조선, 자동차 등 업종별 구조조정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자영업의 경우 고용원이 없는 숫자는 줄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 같은 문제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서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 대책과 추경을 통한 정책 패키지로 에코세대의 추가실업 14만명을 방지하고 청년실업률을 1~2% 포인트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3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추경시정연설도 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김 부총리는 한국 제너럴모터스(GM) 사태에 대해서는 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독자생존 가능성 등 3가지 구조조정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한국GM 사태와 관련, “산업은행 중심으로 실사와 동시에 실무협상을 하고 정부는 외투기업 문제 등을 검토 중인데 원칙 아래에 빠른 시간 내에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뒤 김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환율 주권’이라는 단어를 다섯 차례나 반복하며 “환율은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쏠림에 대처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시장 개입 공개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과 수년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투명성을 올리는 방안으로 간다면 대외신인도나 환율보고서 등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공개 월례보고를 통해 다음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출장계획, 한국GM 사태 실사 신속 진행 상황 등을 보고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경제부총리가 매월 한 차례씩 대통령에게 비공개로 현안을 정례보고했고 이번이 세 번째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GM “출자전환 안 할 수도” 압박 강화

    GM “출자전환 안 할 수도” 압박 강화

    차등감자 수용 불가 입장 밝혀 ‘회생’보다 법정관리 결정 주목 제너럴모터스(GM)가 자구안을 통한 한국GM의 ‘회생’보다 사실상 파산 선언과 같은 ‘법정관리’ 준비에 들어가면서 한국GM 철수와 대대적 인력 구조조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GM은 한국GM에 대한 출자전환의 철회 가능성을 거론하며 다시금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다.15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은 지난 13일 산업은행을 방문, 한국GM 지원 방안을 논의하면서 “우리는 한국GM에 대출을, 산업은행은 투자를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한국GM의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약 3조원)를 출자전환하고 연간 2000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여 주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돌연 출자전환을 하지 않고 차입금 형태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출자전환은 대출금을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GM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출자전환이 대주주 지분을 소수주주 지분보다 더 많이 희석시키는 ‘차등감자’와 직결돼서다. GM이 받아야 할 돈 3조원을 주식으로 바꾸면 현재 17%인 산업은행의 한국GM 지분율이 1% 아래로 떨어진다. 이를 방지하는 게 차등감자다. 산은 요구대로 ‘20대1’의 차등감자를 할 바에야 기존에 발표한 한국GM 자구계획 중 출자전환을 아예 철회할 수 있다고 반격한 것이다. 또 GM의 신차 생산시설·연구개발(R&D) 신규투자 금액도 기존보다 줄어들었다. 법정관리 등 GM의 최후 결정이 임박했다는 사실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책임자인 엥글 사장의 동향과 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일 오후 방한한 엥글 사장은 일단 다음주까지 출국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현재 재무·인사·법무 관련 조직을 통해 법정관리 신청 실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금호타이어 같은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이 적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조조정 데드라인이 ‘20일’로 임박했다지만 한국GM이 사실상 외국계 기업인 데다 부실 책임 논란 등까지 겹쳐 있기 때문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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