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기업 구조조정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현대그룹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구속기소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신민아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안테나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117
  • ‘대마불사’ 인텔의 마지막 희망은 바로 ‘이것’ [고든 정의 TECH+]

    ‘대마불사’ 인텔의 마지막 희망은 바로 ‘이것’ [고든 정의 TECH+]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둑에서 여러 개의 돌로 이뤄진 대마는 쉽게 죽지 않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격언입니다. 돌이 많은 만큼 활로를 뚫을 방향이 많을 뿐 아니라 대마가 죽으면 바둑에서 지는 것이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해 살리려고 하는 만큼 쉽게 죽지 않습니다. 이 말은 종종 큰 사업이나 기업에도 적용됩니다. 절대 안 망하는 건 아니지만, 큰 기업은 쉽게 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망하기엔 너무 커도 다시 회복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의 인텔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인텔의 위기는 사실 최근의 일이 아니라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6년 이후 강력한 경쟁자였던 AMD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텔은 CPU 시장을 안정적으로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대신 현재에 안주하면서 반도체 미세공정과 CPU 성능 모두 답보 상태를 유지했던 것이 지금 위기의 원인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 2015년 출시된 스카이레이크(6세대 코어 프로세서) CPU는 출시 당시에는 준수한 성능을 지녔으나 이후 10세대까지 큰 변화 없는 아키텍처와 동일한 14nm 미세 공정으로 코어 숫자만 늘려 새로운 경쟁자인 AMD의 라이젠에 대항했습니다. 일찌감치 반도체 생산시설을 팔아버린 AMD는 TSMC의 최신 미세 공정을 사용해 인텔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습니다. 그 결과 인텔은 과거처럼 높은 가격으로 CPU 많이 팔 수 없게 되면서 점차 어려움이 빠지게 됐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일시적으로 컴퓨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잠시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이후 수요가 다시 감소하면서 지난 2024년 2분기 인텔은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024년 2분기 인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정도 감소한 128억 달러였지만, 순이익은 15억 달러 흑자에서 16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지 않았는데도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수백억 달러를 들여 건설 중인 새로운 반도체 팹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결국 인텔은 독일 마데부르크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시설을 2년 정도 연기하기로 발표했습니다. 팻 겔싱어 CEO는 TSMC나 삼성보다 뒤처진 반도체 미세 공정을 따라잡기 위해 4년 동안 5개의 새로운 공정을 개발하고 팹을 건설하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으나 기존의 사업이 어려움에 빠지고 최신 반도체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 현금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애리조나, 오리건, 뉴멕시코, 오하이오 등 미국 내 건설하는 공장과 관련 시설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곧 다가올 미국 대선의 영향과 함께 인텔이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이미 85억 달러를 받기로 되어 있어 미국 내 공장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텔이 공격적인 반도체 생산 시설 확장을 시도한 데는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한 몫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반도체 기업에 많은 보조금과 금융 지원을 약속했는데, 당연히 미국 내 유일한 종합 반도체 회사인 인텔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위기에 빠지고 TSMC가 파운드리 세상의 천하통일을 이룩할 상황이 되자 미국 정치권도 큰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시장 경제의 논리에 따르면 경쟁력이 없는 반도체 제조시설은 매각하고 경쟁력 있는 프로세서 개발 및 판매 부분에 집중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대만 TSMC가 반도체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상황이 되어 국가 안보에도 위험할 뿐 아니라 미국 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인 것입니다. 결국 미국 정부는 이미 발표한 85억 달러에 더해 미 국방부 주도로 30억 달러의 추가 자금을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미국 국방부의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 프로그램이 그것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지는 아직 기밀이지만, 군사 목적의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거나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1만 50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100억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안 등 자구 노력에도, 인텔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 발표한 파운드리 분사 소식에 결국 파운드리를 매각하고 반도체 생산 시설을 포기하지 않겠냐는 오래된 루머가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텔이 앞서 호언장담한 새로운 미세 공정도 제대로 양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텔은 최근 공개한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인 루나 레이크와 곧 공개할 데스크탑 프로세서인 애로우 레이크 모두 본래 적용한다고 발표했던 인텔 18A나 20A가 아닌 TSMC의 3nm 공정을 적용했습니다. 사실상 100% 외주를 준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으로 팹리스 회사인 AMD와 별 차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공정인 18A까지 실패하면 결국 팹리스 회사로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인텔은 최근 20A를 포기하고 18A 공정에 집중하면서 아마존 웹서비스(AWS) 같은 주요 고객사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이는 마지막 보루인 18A 최신 미세 공정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고 고객사도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18A 공정이 예상만큼 수율과 성능을 내고 인텔이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내년이 되면 알게 될 것입니다. 인텔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나 대마불사라는 말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 “파운드리 포기 없다” 승부수 띄운 인텔…삼성과 차별화로 2위 노리나

    “파운드리 포기 없다” 승부수 띄운 인텔…삼성과 차별화로 2위 노리나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매각이 아닌 ‘분사’ 카드를 내놓으면서 삼성이 공 들이는 파운드리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인텔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상위권 순위 다툼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로 반도체 제조(파운드리)와 칩 설계 분리 운영 방안을 밝혔다.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의 재무 실적을 별도로 발표해 왔는데 앞으로는 완전히 분리해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게 인텔 측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두 사업부 간 분리를 확대하면 제조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이날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들어가는 AI 맞춤형 칩을 생산한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칩 생산은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가 맡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텔은 또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 달러의 추가 보조금을 따냈다고 했다. 과거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 살리기를 위해 미국 정부, 기업들이 함께 뛰는 형국이다. 인텔 주가는 구조조정안 발표 직후 직전 거래일 대비 6.36% 오르며 20달러선을 회복했고 이튿날인 17일(현지시간)에도 2.68% 상승한 21.47달러에 장 마감했다. 인텔의 자구책에 대해 시장은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인 셈이다. CNBC 방송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별도의 상장 회사로 만들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서버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시장 성장TSMC 점유율 62.3%로 ‘1강 체제’ 구축2위 삼성전자, 인텔과도 경쟁해야 될 판인텔은 겔싱어 CEO가 취임한 이후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했으며 지난 2년간 쏟아부은 투자금액만 250억 달러(약 33조 3000억원)에 이른다. 이미 강력한 1인자인 대만 TSMC가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인텔이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철수가 아닌 육성을 택한 건 그만큼 이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10대 파운드리 기업의 2분기 합산 매출은 319억 62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9.6% 증가했다. 파운드리 매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지목됐다. AI 서버 관련 고성능컴퓨팅(HPC) 칩 수요가 크게 늘면서 1위 업체인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2.3%로 전 분기 대비 0.6%포인트 늘었다. 2위 삼성전자 점유율은 11.5%로 TSMC와의 격차가 50.8%포인트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에서 1위를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던 삼성전자로서는 TSMC를 추격하기도 버거운데 이제는 인텔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인텔, 분사 효과로 “독립성 우려 완화” 업계에선 삼성도 파운드리 분사 의견현재 삼성은 ‘종합 반도체 기업’ 강조고객사 관계 정립, 생태계 확장 한계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파운드리 사업부가 벌어들인 수익만으로는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고객사 대상으로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등 여러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고객사와의 관계 정립, 생태계 확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텔이 파운드리 분사의 이유로 독립성 우려 불식을 강조한 것도 삼성과의 차별화 포인트로 읽힌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저서 ‘반도체 삼국지’에서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수요가 고도화될 글로벌 반도체 위탁 제조사업 모델을 고려했을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장기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이 분사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 제치겠다” 도발하다 적자 ‘7조원’…인텔, 결국 파운드리 분사

    “삼성 제치겠다” 도발하다 적자 ‘7조원’…인텔, 결국 파운드리 분사

    인텔, 파운드리 분사해 독립 자회사로“상장도 검토”…매각은 거론하지 않아독일·폴란드 공장 건설 프로젝트 중단파운드리 분사 등 구조조정안에 주가 상승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인텔이 5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인텔 파운드리의 누적 적자는 53억 달러(약 7조 2800억원)에 이른다. 2021년부터 파운드리 재건에 나선 인텔은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업계 2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막대한 손실만 입고 3년 만에 두 손을 들었다. 인텔은 16일(현지시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의 하나로 반도체 제조(파운드리)와 설계를 분리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 별도의 재무 실적을 발표해 왔는데 이를 완전히 분리해 독립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CNBC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외부 자금 조달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별도의 상장 회사로 만들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두 사업부 간 분리를 확대하면 제조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분석가와 투자자들이 인텔에 파운드리를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권장했지만,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겔싱어 CEO가 수장에 오른 이후 파운드리 사업의 본격 재진출을 선언하며 투자해 왔다. 지난 2년간 투자된 자금만 250억 달러(33조 3000억원)로, 공장 건설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수익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인텔은 대규모 사무공간을 줄이는 한편 독일과 폴란드의 공장 프로젝트를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의 제조 프로젝트도 보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반도체) 생산업체인 알테라 지분 일부도 매각하기로 했다. 알테라는 인텔이 2015년 인수한 기업으로 반도체 칩을 다양한 용도로 맞춤 제작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인텔은 또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연장하고 AWS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용 맞춤형 칩을 생산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인텔 칩을 이용하는 큰 고객으로, 인텔의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제온’도 구매하게 된다. 거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수십 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텔은 또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 달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시큐어 엔클레이브’로 불리는 이 기밀 계획은 군사와 정보 분야에 사용할 첨단 반도체의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는 인텔이 지난 3월 미 반도체 산업 활성화와 아시아 국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반도체법에 따라 지원받기로 한 85억 달러와는 별개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월가의 전망치를 밑돌았고 3분기 실적 또한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텔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28억 3000만 달러(17조 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000만 달러 감소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14억 8100만 달러(1조 9700억원) 흑자에서 올해 16억 1000만 달러(2조 140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서만 28억 달러(약 3조 8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전 분기보다 더 커졌다. 이에 주가가 폭락, 20달러 아래까지 떨어지며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 인텔은 2분기 실적 발표일에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기로 했다. 또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한 바 있다. 한편 파운드리 분사 등 구조조정 방안 발표에 16일(현지시각)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인텔 주가는 6.36% 올라 20.91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도 8.27% 올랐다.
  • ‘1990년대 일본’ 같은 중국, 한국의 길을 따라 ‘잃어버린 10년’ 피해야

    ‘1990년대 일본’ 같은 중국, 한국의 길을 따라 ‘잃어버린 10년’ 피해야

    최근 중국 경제는 일본의 버블경제 시대 이후 ‘잃어버린 10년’ 직전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중국이 거의 20년 만에 기업과 가계의 은행 대출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중국의 물가지수는 5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어 1990년대 이후 가장 긴 디플레이션을 기록 중이다. 중국에 장기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 본토와 홍콩 거래소에서 거래된 주식 시장의 가치는 지난 3년 동안 5조 달러(약 6700조원) 규모가 증발했다. 장기 침체에 들어선 중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제2의 일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부동산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은 일본이 거품 경제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맞았을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한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맞아 경제 체질을 완전히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정보기술(IT)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한국의 경제 체질을 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일본은 인터넷의 광범위한 확산과 같은 1990년대의 주요 기술 발전 기회를 포착하지 못했다.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상쇄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다. 한국은 IT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아 위기에서 탈출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한국은 재무적 측면에서는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좀비 기업들을 방치했고, 좀비 기업들은 일본의 생산성을 갉아먹었다. 또 소비자와 기업이 지출과 투자보다 부채 상환을 우선시하여 성장을 억제하는 경향 역시 장기 침체를 부채질했다.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부소장인 얀쿤은 중국의 장기 경제 성장률이 4%에서 6% 사이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며, 이는 일본보다 훨씬 더 나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2위 경제 대국인 일본은 2000년 이후 평균 0.8%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비슷한 운명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거의 10년 전에 ‘중국 제조 2025’란 국가 발전 청사진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차세대 산업이 국가적 우선순위로 지정되어 있다. 얀은 “전기차와 같은 분야에서 중국의 지도자들은 선견지명을 발휘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한국의 경제 규모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맥커리 그룹의 중국 경제 책임자인 래리 허는 “세계가 한국이 부상하는 것은 용인하지만, 중국의 성장을 바라만 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대금 미지급’ 티메프, 당장 파산은 면했다

    ‘대금 미지급’ 티메프, 당장 파산은 면했다

    ‘티메프’ 대표 대신 제3자가 경영… 12월 말까지 회생안 제출해야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티메프)가 당장 파산을 면하고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법원이 선임한 제3자 관리인이 기존 경영진을 대신해 두 회사를 경영하게 되고 오는 12월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권자(피해자)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회생이 확정된다. 피해자들은 다음달 24일까지 티메프로부터 받을 돈이 있다고 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부장 김호춘·양민호)는 10일 티메프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두 회사의 경영을 대신할 제3자 관리인으로 동양그룹 회생 사건의 제3자 관리인을 맡은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선임했다.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대신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채권자협의회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다. 회생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법원은 티메프가 지고 있는 채무(빚)를 확정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채권자의 경우 다음달 24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온라인과 우편 등으로 채권 신고를 해야 한다. 채권이 신고되지 않으면 해당 채권은 회생계획에서 제외된다. 다만 두 회사가 다음달 10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해야 하는데 여기에 포함돼 있다면 채권이 신고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채권자가 별도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재판부는 “채권자들이 신고를 이행하지 않아 권리를 상실하지 않도록 티메프에 채권자 목록을 빠짐없이 잘 제출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 확정 작업을 거친 두 회사는 오는 12월 2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이 기업존속가치와 청산가치 등을 산정해 조사보고서를 내면 두 회사가 이를 토대로 계획안을 작성한다. 회생계획안이 채권자와 담보권자의 동의 등 인가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법원은 계획을 인가한다. 두 회사는 회생계획에 따라 법원의 관리하에 채무 일부를 탕감받고 나머지 채무는 정해진 기간 갚아 나가며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피해자들은 일부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지 못하거나 법원이 중간에 회생절차를 폐지하면 두 회사는 파산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파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경우 기업의 남은 자산을 현금화해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데 두 회사의 자산이 적은 상황이어서 채권자들이 먼저 변제받기 위해 줄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법원이 회생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두 회사가 인수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 티메프에 관심을 보인 일부 투자자는 기업의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가능한 ‘회생계획 인가 전 M&A 절차’가 실행될 경우 투자를 검토할 의향을 표명했다고 법원 측이 밝힌 바 있다.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대해 신정권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 연합(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절차가 불발되고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진 점은 유감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회사가 채권액을 갚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원에서 진행하는 절차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 티메프 회생 절차 개시… 당장 파산 면했다

    티메프 회생 절차 개시… 당장 파산 면했다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티메프)가 당장 파산을 면하고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법원이 선임한 제3자 관리인이 기존 경영진을 대신해 두 회사를 경영하게 되고 오는 12월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권자(피해자)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회생이 확정된다. 피해자들은 다음달 24일까지 티메프로부터 받을 돈이 있다고 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다만 티메프가 다음달 법원에 제출할 채권자 목록에 포함돼 있다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부장 김호춘·양민호)는 10일 티메프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두 회사의 경영을 대신할 제3자 관리인으로 동양그룹 회생 사건의 제3자 관리인을 맡은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선임했다.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대신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채권자협의회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다. 회생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법원은 티메프가 지고 있는 채무(빚)를 확정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채권자의 경우 다음달 24일까지 채권 신고를 해야 한다. 법원에 채권이 신고되지 않으면 해당 채권은 회생계획에서 제외된다. 다만 두 회사가 다음달 10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해야 하는데 여기에 포함돼 있다면 채권이 신고된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채권자가 별도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재판부는 “채권자들이 신고를 이행하지 않아 권리를 상실하지 않도록 티메프에 채권자 목록을 빠짐없이 잘 제출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 확정 작업을 거친 두 회사는 오는 12월 2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이 기업존속가치와 청산가치 등을 산정해 조사보고서를 내면 두 회사가 이를 토대로 계획안을 작성한다. 회생계획안이 채권자와 담보권자의 동의 등 인가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법원은 계획을 인가한다. 두 회사는 회생계획에 따라 법원의 관리하에 채무 일부를 탕감받고 나머지 채무는 정해진 기간 갚아 나가며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한 판매자 등 채권자들은 일부 대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지 못하거나 법원이 중간에 회생절차를 폐지하면 두 회사는 파산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파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경우 기업의 남은 자산을 현금화해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데 두 회사의 자산이 적은 상황이어서 채권자들이 먼저 변제받기 위해 줄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법원이 회생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두 회사가 인수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 티메프에 관심을 보인 일부 투자자는 기업의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가능한 ‘회생계획 인가 전 M&A 절차’가 실행될 경우 투자를 검토할 의향을 표명했다고 법원 측이 밝힌 바 있다.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대해 신정권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 연합(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절차가 불발되고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진 점은 유감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회사가 채권액을 갚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원에서 진행하는 절차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 20A 포기하고 18A 올인…위기의 인텔, 승부수 던졌다[고든 정의 TECH+]

    20A 포기하고 18A 올인…위기의 인텔, 승부수 던졌다[고든 정의 TECH+]

    지난 2021년 인텔 CEO로 취임한 펫 겔싱어는 업계에서 상당한 이력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그는 80486 (486 프로세서) 개발 같은 초기 CPU 개발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인텔 개발자 포럼(IDF)을 설립하고 Wi-Fi 표준이나 USB 표준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2012년 VMware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30년을 인텔에서 일한 ‘인텔맨’이었기 때문에 당시 위기에 처한 인텔로 다시 자리를 옮겼을 때 새 CEO로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펫 겔싱어는 취임한 후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반도체 팹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확장해 다른 회사의 제품까지 제조하는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AMD처럼 반도체 생산 시설을 매각한 후 팹리스 회사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5개의 공정 (인텔 7, 인텔 4, 인텔 3, 20A, 18A)을 도입해 경쟁자인 삼성이나 TSMC보다 뒤처진 미세 공정을 따라잡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실 이런 결정에는 과거 10nm 공정에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인텔은 14nm 공정에서 10nm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려다가 오히려 기술적 문제가 자꾸 생기는 바람에 오랜 세월 14nm 공정에 의지했고, 결국 이것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됐습니다. 따라서 겔싱어 CEO는 여러 단계에 걸쳐 미세 공정을 개선하기로 하고 통상 2년에 한 번 정도였던 새로운 공정 도입을 4년에 5번으로 쪼갰습니다. 만약 이런 계획들이 순조롭게만 진행됐다면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그렇지 못합니다. 처음 의도와 달리 너무 짧은 시간에 다수의 공정이 개발되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따라잡아야 할 경쟁자인 TSMC의 도움을 받는 비중은 더 커졌습니다. 그 징조는 메테오 레이크 (코어 울트라 1세대)부터 나타났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메테오 레이크는 CPU 코어 부분인 컴퓨트 타일만 인텔4 공정으로 제조하고 나머지 그래픽, SoC, IO 타일은 모두 TSMC가 제조해 사실상 TSMC가 제조하는 부분이 더 큰 프로세서가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등장한 루나 레이크 (코어 울트라 2세대)는 컴퓨트 타일마저 TSMC의 N3B 공정으로 제조되어 인텔이 제조하는 부분은 타일을 올리는 기본 타일인 포베로스 인터포저 베이스 타일 (Foveros interposer base tile) 밖에 없게 됐습니다. 사실상 TSMC에 모두 외주를 준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는 본래 계획에는 없었던 일입니다. 과거 공개한 인텔 로드맵에는 루나 레이크가 20A 공정 컴퓨트 타일을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따라서 20A 공정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인텔은 최근 20A 공정을 건너뛰고 18A 공정에 집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역시 20A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었던 데스크톱 버전의 애로우 레이크 역시 외부 파운드리를 사용한다고 밝혀 TSMC의 N3B를 사용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AMD와 인텔 양사의 소비자용 x86 CPU가 사상 최초로 TSMC에 의해 전량 제조되는 셈입니다. 인텔은 이 상황에 대해 18A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20A 공정에서 자체 GAA 기술인 리본펫 (Ribbon FET)이나 후면 전력 공급 기술인 파워비아(PowerVia)를 성공적으로 검증해 다음 공정으로 진행하게 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20A를 포기하고 20A의 개량형인 18A에 집중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텔은 매우 부진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15,0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고 10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아마 절감하는 인력 중 상당수는 본래 20A 공정에 투입하려던 인력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올해 초부터 애로우 레이크에 외부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다는 루머가 돌았고 실제 프로세서에 적용하기 위해서 1년 정도는 먼저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루나 레이크와 애로우 레이크 모두 TSMC에 외주를 맡긴다는 결정이 생각보다 오래 전 이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텔의 주장대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막대한 비용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원인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18A마저 성공하지 못하면 사실 기술적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 되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인텔은 이미 18A 파운드리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나 미 국방부 같은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라 이번엔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차세대 프로세서인 팬서 레이크와 서버 프로세서인 클리어워터 포레스트 역시 18A 공정으로 제조됩니다. 인텔에 따르면 18A의 개발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2025년 중반 양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만약 18A가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내고 양산에도 성공한다면 인텔은 종합 반도체 회사로써 미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성공하지 못하면 먼저 팹리스 회사로 전환된 AMD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TSMC는 점유율이 더 늘어나 반도체 미세 공정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점 기업이 될 것입니다. 파운드리 제조 비용을 더 높여도 견제할 기업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팹리스 반도체 제조사와 최종 소비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건 물론이고 미국의 국가 안보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런 만큼 18A에 올인한 인텔의 마지막 승부수가 통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인텔 구조조정 앞두고 온갖 시나리오…“퀄컴, 칩 설계 사업 지분 매입 검토”

    인텔 구조조정 앞두고 온갖 시나리오…“퀄컴, 칩 설계 사업 지분 매입 검토”

    과거 미국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의 구조조정 방안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분리 또는 매각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일부 확장 계획을 보류하는 등 자본 지출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다음주 이사회를 열고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 지분과 기업 네트워킹 부문,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온 프로그래밍 가능 칩 부문(programmable chip unit) 등의 매각과 독일 공장 건설 계획의 일시 또는 전면 중단을 포함해 다양한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래밍 가능 칩 부문은 반도체 칩을 다양한 용도에 맞게 제작하는 부서다. 인텔이 2015년 반도체 칩 생산업체 알테라를 인수 합병하면서 만든 조직이다. 인텔의 당초 계획은 이 부문을 따로 떼내 IPO를 추진하는 것이었는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매각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내용의 로이터통신 보도가 있었다. 5일(현지시간)에는 미 모바일 칩 제조업체 퀄컴이 인텔의 설계 사업 부문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퀄컴 경영진이 인텔 내 설계 사업부 중 클라이언트 PC 설계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퀄컴은 논평을 거부했다. 인텔 대변인은 퀄컴 측이 인수와 관련해 접촉해 온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전 세계 노트북과 데스크톱에 들어가는 칩을 제조하는 인텔의 PC 클라이언트 사업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293억 달러에 그쳤다. 인텔은 지난달 2일(현지시간)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50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3분기에는 순손실을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다. 이후에도 주가가 크게 회복되지 못했고 20달러선도 무너졌다. 5일 주가는 19.40달러로 직전 거래일 대비 0.15%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828억 달러로 1000억 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인텔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15%인 1만 5000명 이상을 감원하는가 하면,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 김용일 서울시의원 “청년 취업난 해소 위해 경제실 노력해야”

    김용일 서울시의원 “청년 취업난 해소 위해 경제실 노력해야”

    서울시의회 김용일 의원(서대문구 제4선거구·국민의힘)은 지난 3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26회 임시회 기획경제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이해우 경제실장을 상대로 경제실의 현안을 점검하고, 청년취업사관학교 등 서울시의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한 꾸준한 노력을 강조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신기술 인력 부족과 청년들의 구직난이라는 모순적인 일자리 비대칭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취업 의지가 있는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개발이나 디지털 전환(DT) 분야를 중심으로 실전형 교육을 실시하고, 취업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사업이다. 지난 2023년부터 1자치구 1청년취업사관학교 조성을 목표로, 현재까지 17개 자치구에 조성이 완료되었으며, 올 연말까지 20개 자치구에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청년취업사관학교가 서울런과 함께 서울시의 약자 동행 정책을 실현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하고, 양적인 확충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나 양질의 교육과정 운영 등 질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해우 경제실장은 도입 3년차를 맞아 지금까지의 운영성과를 보면서 향후 구조조정이나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일자리 비대칭 현상을 완화한다는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설립 목적에 따라 구직자의 어려움과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도록 힘쓰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김 의원은 대학이 밀집한 서대문구의 특성상 청년 취업과 대학 연계 마이스 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지역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경제실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 TSMC에 밀리고 엔비디아에 치이고… ‘반도체 공룡’ 인텔의 추락

    TSMC에 밀리고 엔비디아에 치이고… ‘반도체 공룡’ 인텔의 추락

    2위 삼성 넘겠다며 3년 전 재도전2조원 적자에 15% 감원·배당 중단CPU 성공 안주하면서 패권 ‘흔들’日 상폐된 도시바 ‘관료주의’ 재현삼성 수혜 기대감… 美 인수 가능성도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을 토대로 PC 중앙처리장치(CPU)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호령해 온 미국 종합반도체기업(IDM) 인텔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 데 이어 ‘반도체 왕국’ 재건을 위해 3년 전 재진출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문마저 분할·매각하는 등 종합적인 구조조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수십조원을 투입했던 사업을 최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택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인텔이 두 손을 들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지, TSMC의 독주가 강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프로그래머블칩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2분기 기준 TSMC가 점유율 62.3%로 2위 삼성전자(11.5%)를 크게 따돌리고 있는 분야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취임하면서 2018년 철수했던 파운드리 분야 재도전을 선언했다. 프로그래머블칩 사업부는 반도체를 다양한 용도로 맞춤 제작하는 조직으로 2015년 인텔이 칩 제조사 알테라를 167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8조 6000억원)에 인수하며 만든 사업부다. 인텔은 2010년대 초반까지 PC와 서버용 CPU 시장을 독점하며 종합반도체 판매 규모에서 1위 자리를 지켜 왔다. 하지만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PC 시장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고 경쟁사 AMD가 TSMC를 파트너로 삼아 급성장하면서 인텔 독점 구조에 균열을 일으켰다. 2017년 1분기 98.6%였던 인텔의 서버용 CPU 점유율은 올해 1분기에 76.4%로 떨어졌다. 이 기간 AMD의 점유율은 1.4%에서 23.6%로 상승했다. 특히 인텔의 최고기술자였다가 떠나 있은 지 12년 만인 2021년 2월 인텔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겔싱어 CEO가 ‘파운드리 사업 재건’을 외치며 단행한 투자는 회사 재무를 더 악화시켰다. TSMC와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경쟁을 하고 있는 파운드리는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 비용에 비해 안정적인 수율(제품 양품 비율) 확보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구조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의 시장 점유율은 자사 물량을 제외하면 1%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부는 올해 2분기 2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인공지능(AI) 시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로 패권이 넘어가고 주력인 CPU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현재의 위기 상황을 가중시켰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2분기 순손실 16억 1000만 달러(약 2조 2000억원)를 기록한 인텔은 전체 직원의 15% 감원을 결정했으며 1992년부터 시행해 온 배당도 4분기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해고 예정 임직원 규모는 1만 5000명에 달한다. 인텔의 추락은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지만 경영난 장기화로 지난해 12월 일본 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된 도시바 사례에 비견된다. 대형 투자 실패, 경직된 관료주의 문화, 뒤늦은 시장 변화 인지 등 도시바의 쇠락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이 인텔에서 고스란히 재현되면서다. 2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 발표 이후 사임한 립부 탄 전 인텔 이사는 “인텔이 위험 회피적이고 관료주의적인 문화에 빠져 있다”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철수를 결정할 경우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물량 일부를 삼성전자가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미국 기업의 인텔 파운드리 인수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 파운드리 물량이 크지 않다고 해도 TSMC 추격이 급한 삼성전자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 정부가 반도체 제조에 한국과 대만 의존 축소를 노리는 상황이어서 글로벌 파운드리와 같은 미국 기업이 인텔 파운드리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독립예술영화 4편 ‘한국 사회 민낯’ 드러내다

    독립예술영화 4편 ‘한국 사회 민낯’ 드러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달군 독립 예술영화들이 다음달 잇따라 개봉한다. 소수자에 대한 이해, 장애아동 육아, 대가족 해체, 기업 구조조정의 민낯 등 현재 한국 사회를 그대로 보여 주는 문제들을 다루는 작품들로, 묵직한 주제 의식이 빛난다. 우선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는 밖에 나가 살던 딸이 동성 연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동성 커플로 살아가는 딸과 그의 친구, 그리고 세상에 부적합해 보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엄마 등 세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김혜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불편한 동거 속에서 둘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내치지도 못하는 엄마 역으로 배우 오민애가 열연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오는 11일에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 상연이 발달장애아의 엄마가 되면서 겪는 10년간 여정을 담은 ‘그녀에게’가 개봉한다. 상연은 오랜 노력 끝에 쌍둥이 남매를 낳지만, 둘째인 지우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으면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장애가 있는 자식과 자신, 단둘뿐인 세상에 갇힌 것만 같은 상연의 심정을 배우 김재화가 생생하게 살렸다. 기자 출신 류승연 작가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을 영화화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초청됐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같은 날 개봉하는 ‘장손’은 어느 대가족의 붕괴를 그린 작품이다. 가업으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대가족의 장손인 성진은 제삿날 “가업을 이어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이 과정에서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비밀도 서서히 밝혀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BS 독립영화상, 오로라미디어상, CGK 촬영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고,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넥스트링크상을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한국 현대사의 아픔까지 깊숙하게 들여오는 감독의 묵직한 배포”라고 평한 신예 오정민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 밖에 우상전·손숙 등 베테랑 배우부터 주인공 성진을 맡은 강승호 등 삼대에 걸친 여러 배우의 조화가 눈길을 끈다. 121분. 12세 이상 관람가. 9월 25일 개봉하는 ‘해야 할 일’은 동료를 해고하는 일을 맡은 준희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양중공업 4년차 대리인 그는 인사팀으로 발령받은 뒤 150명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수록 회사 입맛대로 해고 대상자가 추려지고, 준희는 급기야 선배와 친구 중 한 명의 이름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TV 시리즈 ‘신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화 ‘너의 결혼식’(2018) 등에서 주목받은 배우 장성범이 준희 역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다양한 인물 군상을 섬세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도 거머쥐었다.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 100조 ‘에너지 공룡’ 8부 능선… SK “주식 청구권도 문제없어”

    100조 ‘에너지 공룡’ 8부 능선… SK “주식 청구권도 문제없어”

    국민연금 반대에도 찬성률 85.7%논란 많던 합병비율 불만 잠재워매수청구금액 8000억 넘어도 감당재무 리스크 완화… 주가 상승 기대 SK그룹이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27일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합병안이 8부 능선을 넘으면서 오는 11월 1일 매출 88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의 탄생이 임박했다. 다만 합병 성사의 마지막 관문으로 반대 주주들이 행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남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 E&S와의 합병 계약 체결 승인 안건이 참석 주주 85.75%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비상장사인 SK E&S도 이날 주총에서 합병안을 승인했다. 최태원 회장이 최대 주주인 SK㈜가 SK이노베이션의 지분 36.2%, SK E&S 지분 90.0%를 가지고 있어 SK이노베이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6.2%)의 반대 선언에도 통과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합병안 찬성을 권고하면서 외국인 주주의 95%가 합병안에 찬성했다. 다만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예상 금액을 넘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날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진 비율은 13.61%, 주식으로는 총 824만 4399주로 합병안에 반대한 모든 주주가 전량 주식매수청구권(주식매수 예정가격 11만 1943원)을 행사한다고 극단적으로 가정하면 SK 측이 매수해야 하는 금액은 9229억원에 달한다. 합병 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8000억원을 초과하면 양사가 서면 합의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8000억원을 초과해도 양사 합병이 바로 무산되지는 않으며,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주식매수청구금액이 8000억원을) 초과하면 이사회와 협의해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금액이 지나치게 많으면 고민이 되긴 하겠지만 회사 내부에서 보유한 현금이 1조 4000억원 이상이어서 감당 못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28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다.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는 이 기간에 주가를 부양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이사회 합병 결의 이후 9만원대까지 하락했는데, 11만원대 이상으로 회복하면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의 이점이 떨어진다. 주총일인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0만 9800원에 마감됐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확보한 자사주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5년 안에 매각해야 하는 만큼 향후 합병 시너지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앞서 CJ그룹은 2018년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으로 획득한 자사주(5039억원어치) 가치가 합병 당시에 비해 70%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의 현금 흐름이 강화돼 재무적인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면서도 “(이번 합병을 촉발한) SK온의 조속한 정상화가 결국 추세적 주가 상승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전북자치도 내년 국가예산 3년 연속 9조원대 반영

    전북자치도 내년 국가예산 3년 연속 9조원대 반영

    전북특별자치도가 2025년 국가예산 정부안에 역대 최대 규모인 9조 600억여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예산이 3년 연속 9조원대를 넘어섰다. 새만금 관련 예산도 대폭 증가해 국제공항 등 숙원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천영평 전북자치도 기획조정실장은 27일 “정부의 건전 재정,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기조 속에서 9조 600억원 규모의 전북 예산이 국가 예산 정부안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전북도의 국가 예산은 9조 163억원 보다 430여억원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새만금 예산은 6660억이 확보돼 각종 SOC 사업이 정상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별로는 공항 건설이 632억원으로 올해 327억원보다 대폭폭 증가해 내년 초 착공이 가능하게 됐다. 인입 철도 건설 예산도 54억원이 들어가 새만금은 공항, 항만, 철도 등 트라이포트를 갖춘 물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4190억원이 확보돼 내년 말 이전 완공된다. 신항만 건설사업비는 10382억원이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이 기대된다. 새만금 내 기업 유치의 기반이 될 예산도 2161억원이 반영돼 새만금 내부 개발과 산업단지 용수 공동 관로 구축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무주 설천∼무풍 구간 국도 개량 사업과 호남고속도로(김제∼삼례) 확장 공사(총사업비 3372억원) 실시 설계비 반영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익산역 확장과 선상 주차장 조성을 위한 예산 10억원도 확보해 호남권 철도 교통의 거점인 익산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의 미래산업을 이끌 산업기반 구축, 연구개발(R&D) 예산도 세워졌다. 전북연구개발특구 첨단바이오 육성 R&D 지원, 이차전지 기반 구축· 고도화 사업, 탄소제품 생산기업 지원을 위한 R&D 등의 사업이 국가 예산에 포함됐다. 도민의 삶을 개선할 노후 상수관로 정비 사업, 재해 예방 사업과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힐 전주박물관 복합문화관 건립 사업도 새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올 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전주 노후거점산단 경쟁력강화 사업(총사업비 2843억원) 예산도 낸년 예산에 반영되어 2027년까지 산업단지의 디지털 대전환 혁신기지, 스마트그린 선도 산단 및 밸류체인 고도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국회 단계에서 추가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새만금 SOC 사업을 비롯하여 아직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거나 부족한 사업들에 대해 정치권 및 시·군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 부산영화제 화제의 독립예술영화들 온다…‘딸에 대하여’, ‘그녀에게’, ‘장손’, ‘해야 할 일’

    부산영화제 화제의 독립예술영화들 온다…‘딸에 대하여’, ‘그녀에게’, ‘장손’, ‘해야 할 일’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달군 독립예술영화들이 다음 달 잇따라 개봉한다. 소수자에 대한 이해, 장애 아동 육아, 대가족 해체, 기업 구조조정의 민낯 등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다룬 영화들로, 묵직한 주제 의식이 빛나는 작품들이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이미랑 감독 ‘딸에 대하여’는 밖에 나가 살던 딸이 동성 연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동성 커플로 살아가는 딸과 그의 친구, 그리고 세상에 부적합해 보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엄마 등 세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았다.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김혜진 작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불편한 동거 속에서 둘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내치지도 못하는 엄마 역으로 배우 오민애가 열연하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11일에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 상연이 발달장애아의 엄마가 되면서 겪는 10년간 여정을 담은 ‘그녀에게’가 개봉한다. 상연은 오랜 노력 끝에 쌍둥이 남매를 낳지만, 둘째인 지우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으면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기자 출신 류승연 작가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을 영화화했다. 장애가 있는 자식과 자신, 단둘뿐인 세상에 갇힌 것만 같은 상연의 심정을 배우 김재화가 생생하게 살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초청됐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같은 날 개봉하는 ‘장손’은 어느 대가족의 붕괴를 그린 작품이다. 가업으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대가족의 장손인 성진은 제삿날 “가업을 이어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이 과정에서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비밀도 서서히 밝혀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BS 독립영화상, 오로라미디어상, CGK 촬영상의 3개 부문을 수상했고,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넥스트링크상을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한국 현대사의 아픔까지 깊숙하게 들여오는 감독의 묵직한 배포”라고 평한 신예 오정민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 밖에 우상전·손숙 등 베테랑 배우부터 주인공 성진을 맡은 강승호 등 삼대에 걸친 여러 배우의 앙상블을 주목할 만하다. 121분. 12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하는 ‘해야 할 일’은 동료를 해고하는 일을 맡은 준희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양중공업 4년차 대리인 그는 인사팀으로 발령받은 뒤 150명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수록 회사 입맛대로 해고 대상자가 추려지고, 준희는 급기야 선배와 친구 중 한 명의 이름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TV 시리즈 ‘신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화 ‘너의 결혼식’(2018) 등에서 주목받은 배우 장성범이 준희 역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다양한 인물 군상을 섬세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도 거머쥐었다.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 中서 덩치 줄이는 다국적기업… 아마존·인텔 이어 IBM도 구조조정

    다국적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 심화와 중국 경기침체 장기화로 시장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너도나도 조직에 칼을 대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IBM이 중국 내 연구개발(R&D) 작업을 중단하고 1000명 이상을 해고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다수 직원의 게시글을 보면 IBM은 지난 24일 내부 회의를 열고 감원을 공식 발표했다. 곧바로 중국 R&D 직원들의 사내 인터넷 시스템 접속을 차단했다. SCMP는 “미중 경쟁 심화로 세계적 업체들이 중국 본토 사업을 조정하는 가운데 IBM도 중국에서 발을 빼는 다국적 빅테크(거대 IT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에릭슨과 테슬라, 아마존, 인텔 등이 중국 내 감원이나 사업 축소 등에 나섰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21일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화장품 판매장 세포라가 중국에서 400명가량 감원한다고 전했다. 중국 전체 직원 4000명 가운데 10% 수준이다. 세포라는 2005년 첫 진출 이후 중국에서 매장을 300개까지 늘렸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저가 현지 브랜드 제품 구매에 몰려 어려움을 겪었다. 2022~2023년 세포라 중국 시장 손실 규모는 3억 3000만 위안(약 620억원)에 달한다. 같은 날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도 ‘중국 3대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하나인 징둥닷컴 주식 1억 4450만주를 37억 4000만 달러(약 4조 9900억원)에 매각했다. 2016년 월마트는 징둥닷컴 지분 5%를 인수해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고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을 9.4%까지 늘렸다. 월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 샘스클럽을 중국에 열고 징둥의 유통망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침체로 소비 시장 회복이 늦어지자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징둥 역시 중국 소비자들이 초저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판둬둬로 몰려 매출 성장이 정체됐다.
  • SK, 위기 돌파 위해 ‘최종현 리더십’ 재조명

    SK, 위기 돌파 위해 ‘최종현 리더십’ 재조명

    SK그룹이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26주기를 맞아 고인의 경영철학인 ‘SK 경영관리체계’(SKMS) 정신을 재조명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비롯한 대대적인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위해 강도 높은 조직 개편 및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 가고 있는 SK가 선대회장의 철학에서 위기 돌파를 위한 해법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의 기일인 26일을 앞두고 지난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가까운 가족이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참석자들은 선대회장의 업적을 되돌아보면서 고인의 리더십을 본받자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2018년 최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 행사를 마지막으로 그룹 차원의 행사는 따로 열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별도 행사는 없지만 선대회장의 철학을 사내 방송 등을 통해 구성원에게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3년 최종건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맡은 최 선대회장은 SK그룹이 위기 때마다 되새기는 고유 경영관리체계 SKMS를 만든 주인공이다. SKMS는 이후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됐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했을 때마다 SKMS가 위기를 극복하는 기업 문화의 근간 역할을 해 왔다는 설명이다. 최근 SK그룹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와 지난 21일 지식경영 플랫폼인 이천포럼에서도 SKMS의 정신을 잇달아 강조했다. 그룹은 최 선대회장이 수십 년 앞을 내다본 혜안으로 한국이 무자원 산유국,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970년대 말 석유 파동 때 중동 야마니 석유상과 협력해 국내 석유 공급을 정상화했고 황무지에 가깝던 통신 및 바이오 산업에 과감하게 선제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재계 관계자는 “변화의 시기마다 SKMS 정신이 그룹 통합의 버팀목이 된 만큼 기일 이후에도 SK는 선대회장의 정신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티몬 살아날까? 미정산 사태 한달 만에 독립경영체제 발표

    티몬 살아날까? 미정산 사태 한달 만에 독립경영체제 발표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법원에 회생신청을 했던 티몬이 조직 구조개선에 나섰다. 사태가 발생한지 한 달만에 큐텐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다. 그동안 없었던 재무조직을 신설해 직접 관리하겠단 내용이 골자다. 다만 이같은 조직구조 개선으로 티몬이 진짜 살아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티몬은 23일 대표의 업무지휘 체계를 확립하고 독립경영체제를 갖춘다고 밝혔다. 우선 자금관리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재무·자금 조직을 신설했다. 티몬은 2022년 큐텐에 인수된 뒤 큐텐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에 재무 기능을 넘겨준 채 기형적 경영 형태를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재무건전성이 악화됨에도 이를 알지 못해 미정산 사태를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구매를 지원하는 결제 조직, 준법경영을 위한 법무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 전 쇼핑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상품본부도 신설했다. 상품본부는 류광진 티몬 대표가 직접 지휘하며 플랫폼 정상화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티몬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독자적 경영체제의 기틀을 마련하고 커머스 플랫폼 역량을 높여 서비스를 정상화하고 중소상공인과 동반성장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제3의 금융기관에 정산금을 예치하는 ‘에스크로’ 기반의 새로운 정산시스템도 가능한 빠르게 도입해 자금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시스템 도입 시 상품 발송 후 3일 안에 대금 정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티몬은 지난달 29일 위메프와 함께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현재 법원 결정에 따라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밟고 있다. ARS은 강제 회생 절차 개시를 보류하는 대신 기업과 채권자가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 13일 첫 협의회를 가졌고 오는 30일 2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류 대표는 “투자유치와 자본확충 등 정상화를 위한 방안들을 다각도로 추진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조직과 인사를 합리적으로 쇄신해 경영 투명성을 확립하고 대내외 신뢰 회복과 더불어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티몬의 바람대로 조직 개편을 통해 정상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신뢰를 잃은데다 이미 판매자들이 빠져나가버리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커머스 성장세가 더뎌 많은 기업들이 적자인 상황에서 출혈 경쟁 없이는 버티기도 쉽지 않다. 한편 티몬에 이어 기업회생을 신청한 큐텐그룹 계열사 인터파크커머스는 이날 법원에서 대표자심문을 받았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법원에 출석해 ”준비한 계획들 소상히 말씀드려서 피해자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매각 절차를 지금도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화약에서 출발, 바다·우주 향하는 한화… 뚝심 M&A가 키웠다[2024 재계 인맥 대탐구]

    화약에서 출발, 바다·우주 향하는 한화… 뚝심 M&A가 키웠다[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김승연 회장, 29세에 회장직 올라석유화학·유통·무역 등 영역 넓혀인수·합병·매각 때 ‘고용승계’ 고수대한생명 품어 100조원대 우량사로세계 1위 태양광, 북미지역서 입지‘한국의 록히드마틴’ K방산 대표로대우조선해양 인수, 한화오션 출범KDDX 선도함 수주 위해 총력전 김승연(72) 한화그룹 회장은 1981년 아버지 김종희(1922~1981)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29세에 한국화약 그룹을 물려받았다. 당시 재계는 김 회장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창업주 2세로 총수에 올랐던 김석원(1945~2023) 쌍용그룹 회장, 김준기(80) 동부그룹 회장, 최원석(1943~2023) 동아그룹 회장 등 30대 회장들과 함께 묶여 ‘온실 속 화초’ 취급을 받았다. 언론에선 재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재벌의 성을 이룩한 창업 1세와는 달리 2세 그룹 총수들은 온실에서만 자라 거대한 기업군을 이끌어 갈 경륜과 인간관계 등에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송이’ 취급을 당하는 게 싫어서였는지 김 회장은 ‘올백 머리’로 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면서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담배를 무는 등 다소 과장된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김 회장은 1980년부터 그룹관리본부장(부회장)으로 사실상 최고경영자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공식적으로 그룹의 수장이 되자마자 ‘공격 경영’으로 사세를 키워 갔다. ●43년 만에 자산 150배, 매출 80배 김 회장은 취임 당시 자산 7548억원, 매출 1조 600억원이었던 한화그룹을 43년 만에 자산 112조원, 매출 80조원의 재계 순위 7위까지 끌어올렸다. 김 회장이 이끈 한화그룹 성장은 부친이 일궈 낸 독점적 영역인 화약에만 머물지 않고 통찰력에 뚝심을 더한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기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인 1982년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한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 위축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한국다우케미칼과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을 전격 인수했다. 당시에는 주변에서 다 뜯어말렸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을 간파한 김 회장은 인수를 밀어붙였고, 석유화학을 우리나라 수출 효자 산업으로 키워 냈다. 1986년에는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을 인수해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1987년부터 기존 22개 계열사를 14개로 줄이고 분산돼 있던 계열사를 사업 부문별로 통합하는 등 전문화 전략을 구사했다. 계열 전문화로 그룹의 업종은 에너지를 포함한 종합화학과 방위산업, 기계의 중화학공업과 레저 및 유통의 소비재 산업으로 정리됐다. 김 회장은 1992년부터 상속재산을 두고 남동생인 김호연(69) 빙그레 회장과 3년 6개월 동안 31차례에 걸쳐 재판을 통해 재산 분쟁을 벌였다. 김호연 회장은 주요 계열사 경영에서 밀려난 것에 반발해 형 김승연 회장을 상대로 유산의 40%를 달라며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1981년 아버지 김종희 창업주가 갑자기 별세하면서 두 아들의 지분 분할에 대한 명확한 유언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인데, 두 형제는 1995년 재산 분할에 합의하고 소송도 모두 취하하면서 분쟁을 끝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한화의 M&A는 멈추지 않았다. 동양전자통신(통신)과 골든벨상사(무역), 덕산토건(토목) 등을 잇달아 인수, 신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마취 없이 폐 잘라내 듯” 구조조정 승승장구하던 한화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당시 한화는 1200% 수준 부채비율로 위기를 맞았고, 김 회장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그 결과 한화는 1997년 말 32개였던 계열사를 2000년 24개까지 줄였고, 같은 시기 부채비율을 130%대까지 낮췄다. 이때 김 회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계열사의 매각 대금을 덜 받더라도 사원들의 ‘고용승계’를 항상 우선 조건으로 내세워 관철하면서 한화의 사훈인 ‘신용과 의리’를 지켰다. 특히 1999년 대림산업과 한화종합화학 간 사업 부문 통합 및 맞교환, 한화에너지·한화에너지프라자 매각 등 ‘빅딜’에서도 김 회장의 ‘의리’는 빛났다. 대림산업과의 빅딜에선 양사 임직원 전원의 고용이 유지됐고, 한화에너지 706명과 한화에너지프라자 546명이 현대정유(현 HD현대오일뱅크)로 완전히 승계됐다. 하지만 외상(外傷)이 없을 수 없었다. 위기 첫해인 1997년에는 그룹 임원 30%와 직원 8%가 회사를 떠나야 했다. 당시 김 회장은 ‘마취 없이 폐를 잘라내는 심정’이라는 표현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형편이 어려워 계열사를 매각할 때 지켰던 원칙은 반대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2012년 독일 태양광 기업 큐셀(현 한화큐셀) 인수, 2014년부터 2021년까지 7년에 걸친 삼성과의 방산(삼성테크윈, 삼성텔레스) 및 화학(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부문 4개사 빅딜까지 한화는 고용승계 원칙을 고수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피인수사였던 삼성 계열 근로자들이 매각에 반대하며 파업했고, 한화오션의 하청 근로자들 또한 투쟁에 나서는 등 모든 과정이 이전처럼 매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끝내 고용승계의 원칙을 지키며 M&A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위장 계열사 3곳의 빚을 갚아주려고 3000여 억원의 회사 자산을 부당지원한 배임 혐의로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한화 등 당시 맡고 있던 7개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김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방대한 글로벌 인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민간 외교 활동이다. 김 회장은 2000년 6월 한미 협력을 위한 민간 채널로 출범한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추대돼 한미 관계의 증진을 위한 민간 사절 역할을 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김 회장은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공화당 인사까지 폭넓은 미국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이며 파워엘리트 집단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와는 40년에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공업과 유통 이외에도 한화는 2002년 IMF 외환위기 이후 적자를 거듭하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00조원이 넘는 우량 보험사로 키웠다. 한화큐셀은 세계 1위 태양광업체로 거듭나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과의 빅딜로 석유화학은 매출 20조원을 넘어서며 업계를 이끌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1952년 창업 당시 ‘화약’에서 출발한 한화가 지난 70여년 동안 축적한 경험과 혁신을 집약해 ‘K방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지상에선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이어 가고 있고,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와 차세대 우주 발사체 개발 등 우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화오션까지 거느리게 되면서 지상·우주·해양을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춰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날개를 펼치게 됐다. ●김동관 첫 시험대는 KDDX 한화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출범시켰는데, 이는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41) 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2022년 8월)한 뒤 처음 진행한 대형 기업 인수였다. 과거 세계 최고의 조선사였다가 ‘좀비 기업’으로 전락한 회사를 정상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김 부회장의 그룹 승계를 위한 경영능력 평가의 첫 시험대가 된 셈이다. 특히 2012년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했고, 2020년 기본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맡았던 총 7조 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선도함 건조는 한화오션을 해양 방산 진출의 중심 계열사로 내세운 한화 입장에서 반드시 수주해야 할 사업이 됐다. 방위사업관리규정에 따르면 KDDX 선도함은 방산물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본설계 수행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건조까지 수의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임원이 지시한 정황이 있다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수사는 8월 현재 진행 중인데, 만약 한화오션이 고발한 대로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방위사업청은 KDDX 선도함 상세설계 및 건조 업체를 경쟁입찰로 뽑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KDDX는 두 회사의 특수선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인 동시에 김 부회장과 정기선(42) HD현대 부회장, 두 그룹 3세의 자존심 대결의 장”이라며 “입찰 결과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등 다른 사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제2 티메프 우려”…쇼핑몰 알렛츠 돌연 영업종료·전 직원 퇴사

    “제2 티메프 우려”…쇼핑몰 알렛츠 돌연 영업종료·전 직원 퇴사

    가구·가전 제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알렛츠가 돌연 영업 종료를 공지하면서 미정산·환불 지연에 따른 ‘제2의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렛츠는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그동안 알렛츠를 이용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부득이한 경영상 사정으로 8월 31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음을 안내드린다’는 공지문을 게시했다. 알렛츠 측은 공지가 올라온 당일 직원 45명을 전원 퇴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알렛츠를 운영하는 인터스텔라는 2015년 설립돼 미디어 콘텐츠와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을 결합한 방식의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 판매금 미정산 등이 이어지면서 쇼핑몰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오픈채팅방이 개설돼 취소·환불 등 회사 대응에 대한 촉구를 하고 나섰다. 현재 약 100명이 가입했다. “투자 유치 최종 불발로 회사 운영 불가능” 피해자들이 공유한 인터스텔라 대표의 임직원 대상 발송 메일에는 “불과 2∼3일 전만 해도 어떻게든 잘 버티면서 티메프로 시작된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최근 논의됐던 마지막 투자 유치가 8월 15일 최종 불발되면서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품 주문 후 배송 중단을 통보받은 고객들은 카드 결제 취소 등 신속한 환불을 촉구하고 있다. 알렛츠 입점 판매자들은 16일이 중간 정산일이었는데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정산대금이 수 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알렛츠 운영 중단과 관련해 티메프 사태 후 우려되던 부실 e커머스의 여파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티몬·위메프 사태 후 각자 노선을 강조했던 인터파크커머스까지 지난 16일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형태의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사실상 큐텐그룹 산하 전체 계열사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 인터파크커머스도 못 버텼다…법원에 회생 신청 “채권자와 구조조정 협의”

    인터파크커머스도 못 버텼다…법원에 회생 신청 “채권자와 구조조정 협의”

    티몬·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도 16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형태의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ARS는 법원이 강제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기업과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9일 ARS 방식의 회생 절차를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프로그램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티몬·위메프는 다음달 2일까지 회생 절차를 멈추고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회의를 갖게 됐다. 이 기간은 최장 3개월까지 연장된다. 티몬과 위메프 사례에 비춰 인터파크커머스의 ARS 신청 역시 법원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법원 승인이 이뤄지면 구영배 대표의 큐텐그룹 산하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3사가 모두 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인터파크쇼핑과 AK몰 등을 운영하는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달 중순 티몬·위메프의 1조원대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터진 뒤 판매자와 고객이 연쇄 이탈하며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 또 지난달 말부터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일어났고, 이달 들어 일부 채권자가 가압류 조치를 하면서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처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판매자와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다수의 잠재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에서부터 기업 매각까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ARS 방식의 회생 절차를 통해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협의하고 지급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우선 인터파크커머스의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 명령을 한 뒤 ARS 승인 여부를 위한 심문기일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또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 등이 지급 보류하고 있는 판매대금을 확보하고자 법원에 판단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PG 업체가 묶어놓은 판매대금 80억원을 포함해 800억원대의 미수금을 갖고 있다. 미수금만 수령해도 미정산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날 현재 인터파크커머스가 정산하지 못했거나 앞으로 정산해야 할 판매대금은 약 550억원이며 채권자는 판매자를 포함해 5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와 마찬가지로 큐텐의 한국 전자상거래 자회사다. 큐텐이 지난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월간 거래액은 1000억원으로 티몬의 6분의1, 위메프의 4분의1 수준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해 3∼12월 기준 34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이 157억원에 이르렀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