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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 양적완화 뜨거운 논쟁] “경제 비상상황 마지막 수단… 추경·공적자금 검토를”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9일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이미 반대 입장을 밝혔던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두 야당이 양적완화 반대로 입장이 정해진 모양새다. 안 대표는 이날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비전통적 통화정책’, ‘정도(正道)가 아니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양적완화는 경제 비상상황에서나 동원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게 반대 논리다. 정부는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기에 앞서 추경 편성, 공적자금 투입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경제가 위기라면 정부는 A부터 Z까지의 수단에 대해서 논의하고 국회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A, B, C, D를 생략하고 Z(양적완화)만 꺼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선제적으로 꺼내며 경제 이슈 주도권 잡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한은 발권력을 동원할 경우 정부와 부실 대기업에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당내 ‘경제통’인 채이배 비례대표 당선자는 “중앙은행의 발권으로 돈을 쥐어주는 것은 정부와 부실 대기업에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며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에서 양적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이런 식의 해법 제시는 대통령이 양적완화로 입장을 정했으니 국회가 따라와야 한다는 일방통행식 통보”라며 “지금이라도 국회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20대 국회에서 펼쳐지는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민주는 양적완화 정책을 근본적으로 정부와 대기업의 ‘부적절한 유착’으로 보는 모습이다. 구조조정은 일차적으로 주주와 채권단이 부담해야 할 손실 규모와 해결책을 먼저 마련하는 게 순서이지, 정부가 돈을 푸는 것은 일종의 ‘관치’라는 것이다. 박광온 대변인은 “구조조정에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문제와 한국은행의 독립성 훼손 문제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부실기업에 돈을 풀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총선 당시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양적완화 발언의 진원지였던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에 대해 “새누리당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한국판 양적완화 뜨거운 논쟁] 양적완화 하면 좋지만… 강제땐 중앙銀 독립성 흔들려 ‘고민중’

    [한국판 양적완화 뜨거운 논쟁] 양적완화 하면 좋지만… 강제땐 중앙銀 독립성 흔들려 ‘고민중’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거칠게 표현하면 ‘하면 좋지만, 안 해도 할 수 없다’로 요약된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채권을 인수함으로써 구조조정 재원을 확충해주는 것인데, 이걸 정부가 추진하거나 강제하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뒤흔드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한국판 양적완화를 들고 나오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의 선거 공약은 아니라 생각된다”며 강봉균 전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개인적 소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돌렸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의 고유업무라는 판단과 함께 국민 부담으로 부실기업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정치적 논란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선 뒤 곧바로 협의체가 본격 가동되는 등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정부는 입장을 바꿔 한국판 양적완화가 실행될 경우의 시나리오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일단 정부는 안이한 운영으로 자기자본비율(BIS)을 깎아먹은 산은과 수은의 인력·조직 개편 및 자회사 정리 등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요구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적정 규모의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 한은이 새로 돈을 찍어 출자나 채권 인수 등의 형식으로 지원해주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큰 규모의 재정 투입을 위해서는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추가경정예산편성(추경)과 달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로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회를 방문한 유 부총리는 “중국 성장률이 5% 이하로 갑자기 뚝 떨어진다든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수준으로 가서 수주가 안된다든가, 해외 건설도 하나도 안되고 이러면 경기하강 요인이 될 수 있고 추경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은 그런 게 보이진 않고, 조선업 구조조정 때문에 경기가 대폭 침체될 것이라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추경이 필요하다면 죽어도 못한다든가 그것은 아니다”면서도 “법을 지켜야 하니까 추경 요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 산업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해선 넉넉한 ‘실탄’(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정부가 국책은행에 현물·현금을 출자하는 것만으로는 구조개혁 과정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충분치 않을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과 통화(한국판 양적완화)가 함께 가면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 측에서 추진하거나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예보, 첫 ‘성과연봉제’ 금융권 급속 확산될 듯

    예보, 첫 ‘성과연봉제’ 금융권 급속 확산될 듯

    예금보험공사 노사가 금융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했다. 쉽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의 첫 단추가 끼워지면서 성과주의 바람은 조만간 시중은행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기업 구조조정에, 금융권 성과주의 야당 반발 등 ‘사면초가’에 몰렸던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예금보험공사는 노동조합 집행부 간 논의 끝에 성과연봉제 확대를 최종 타결하고 곽범국 사장과 반광현 노조위원장이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예보 관계자는 “노조가 기업 구조조정 산적 등 엄중한 국가적 상황 속에서 금융개혁을 선도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통 큰 결단을 했다”면서 “앞으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열어 근로 복지 증진 방안, 평가 결과 공개, 이의 신청 절차 개선을 포함해 조직문화 개선 등 세부사항은 차차 성실히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1일 ‘금융 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안’을 발표한 뒤 금융 공기업이 노사 합의를 이룬 첫 사례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예보를 성과주의 문화 확산 선도기관으로 지정하며 “조기 도입하면 인센티브 준다”며 성과주의 확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예보를 포함한 대부분 금융공공기관에선 노조가 거세게 반발해 갈등만 커지는 상황이었다. 예보 노조가 역시 지난 27일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위한 성과제도 개편안을 두고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찬반 투표를 벌였지만 반대가 62.7%를 차지해 부결됐다. 그러나 구조조정 등 당면한 경제 현안 과제 앞에서 노사가 서로 한발 양보에 이르렀다는 것이 예보 측 설명이다. 예보 관계자는 “성과주의 도입은 88%가 넘는 지지 서명에서 보듯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시기의 문제라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시중은행은 물론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을 망라해 영향이 미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이번 합의는 2010년 간부직에 도입된 성과연봉제를 비간부직(4급 이상)까지 확대하는 게 골자다. 성과연봉이 전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0%, 2017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각각 최저와 최고 등급을 받을 경우 연봉의 격차는 20(비간부)~30%(간부직) 이상 벌어진다. 예컨대 지난해 연봉 1억원을 똑같이 받던 간부가 내년에는 한 사람은 9000만원, 또 다른 이는 1억 2000만원으로 3000만원 이상 급여 차이가 나게 된다. 단 성과연봉제를 조기도입한 예보는 정부가 약속한 20%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성과주의 연봉제를 4월 안에 도입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약속한 인센티브는 정부 경영평가 가점 1점을 비롯해 기본급 20%(공기업 50%, 준정부기관 20%)를 1회 지급 등이다. 만약 금융공기업 노사가 동참하지 않을 경우 ‘총인건비 인상률 삭감 또는 총인건비 동결’ 등 불이익(페널티)도 예고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구조조정 급한데… 양적완화 ‘입씨름’

    구조조정 급한데… 양적완화 ‘입씨름’

    안철수도 “국민·투자자 불안하게 해” 유일호 “구조조정 ‘실탄’ 마련 방법 무작정 돈 뿌리는 美·日과는 다르다” 한국은행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9일 한은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브리핑에서 “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면 그건 재정의 역할”이라면서 “한은이 발권력을 활용해서 재정의 역할을 대신하려면 국민적 합의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역할이 기준금리 조정 등 ‘통화정책’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한국판 양적완화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부총재보는 ‘구조조정이 시급해 재정이 역할을 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한은의 참여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급하더라도 국민적 합의 등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앙은행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때가 되면 얘기할 것”이라면서 “어쨌든 이야기를 하기로 했으니 해봐야지”라고 말했다. 이어 윤 부총재보가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한 한은의 발권력 동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을 반박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구조조정을 집도하는 국책은행의 지원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 이어 한국형 양적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한은의 반대에 부딪혔다. 한은 측은 그러나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재정의 역할을 원칙적인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국민들과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적완화는 전통적 경제정책이 효과가 없을 때 고려할 수 있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라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비상 상황이며 지금까지 정책은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추경 편성, 공적자금 투입 등 동원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판 양적완화는) 미국과 일본처럼 돈을 뿌리는 것은 아니고,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식으로 돈을 마련해서 푸는 것이어서 (미국·일본과) 다르다”면서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이라든지,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발권력 동원에는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의 발권력도 국민의 부담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결국은 혈세”라며 “한은의 발권력이 동원될 만큼 긴박한 상황인가에 대한 인식이 먼저 공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더 심각한 위기상황에 대비해 한은이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은 고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단독] 예보, 금융 공기업 처음으로 성과주의 노사합의 타결

     예금보험공사 노사가 금융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안에 합의했다. 이로써 진척없는 기업 구조조정에, 금융권 성과주의 야당 반발 등 사면초가에 몰렸던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조만간 시중은행 등으로 성과주의 바람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적용방안 현행 개선안 적용대상(전체 5급) 간부직(1~2급) 1~4급(기능직·최하위 제외) 기본연봉 간부 : 평균 2%P 누적 일반 : 호봉제 -호봉제 폐지 -최고-최저 인상률 격차 3%P 이상 유지 성과연봉 -연봉대비 비중 : 간부 28%, 일반 17%(평균) -차등폭 : 간부 2.1배, 일반 1.6배 -연봉대비 비중 30%(4급은 20%) -차등폭 : 간부·일반 2배 이상 전체 연봉 차등폭 간부 29%, 일반 14% 간부 30%, 일반 20% 시행 시기 2016년 말부터 시행(성과연봉 비중 30%는 2017년부터) 자료 :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는 노동조합 집행부 간 논의 끝에 성과연봉제 확대를 최종 타결하고 곽범국 사장과 반광현 노조위원장이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예보 관계자는 “노조가 기업 구조조정 산적 등 엄중한 국가적 상황 속에서 금융개혁을 선도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통 큰 결단을 했다”면서 “앞으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열어 평가 공개, 이의신청 절차 개선을 포함해 조직문화 개선 등 세부사항은 차차 성실히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1일 ‘금융 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안’을 발표한 뒤 금융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노사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대부분의 금융공공기관에서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민간 시중은행은 물론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을 망라해 파급력이 미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예보를 성과주의 문화 확산 선도기관으로 지정한 바 있다. 앞서 노조가 지난 27일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위한 성과제도 개편안을 두고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반대가 62.7%를 차지해 개편안이 부결됐다. 그러나 구조조정 등 당면한 경제 현안 과제 앞에서 한발 양보에 이르른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성과주의 도입은 88%가 넘는 지지 서명에서 보듯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시기의 문제라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는 2010년 간부직에 도입된 성과연봉제를 비간부직(4급 이상)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과연봉이 전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0%, 2017년 30%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에 따라 최저·최고 등급 간 전체 연봉도 20(비간부)~30%(간부직) 이상으로 벌어진다. 지난해 연봉 1억원을 똑같이 받던 간부가 내년에는 한 사람은 9000만원, 또 한 사람은 1억 2000만원으로 3000만원 이상 급여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임 위원장은 성과주의 도입을 4월 이내로 도입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은, “양적완화는 재정의 역할, 한은이 하려면 국민적 합의 필요”

    한은, “양적완화는 재정의 역할, 한은이 하려면 국민적 합의 필요”

     한국은행은 여당과 정부에서 추진 중인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나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이다.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29일 “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면 그건 재정의 역할”이라고 운을 뗐다. 윤 부총재보는 이어 “한은이 발권력을 활용해서 재정의 역할을 대신하려면 국민적 합의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시급한데 재정이 역할을 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한은의 참여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이 급하더라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앙은행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당한 절차란 국민적 합의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윤 부총재보는 “금융중개지원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은 약자인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것은 설비투자가 성장잠재력 확충에 중요하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투자 범위를 넓혔지만 그것도 중견기업까지만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는 한은은 구조개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안정적인 거시경제여건을 제공하는데도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금리 인하와 금융중개지원대출이 함께 실행될 수 있느냐느 질문에 대해서 윤 부총재보는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선택지가 아니라 병행선택이 가능하다”  구조조정에 따른 시장 불안에 대한 지원방안도 거론됐다. 윤 부총재보는 “정상적인 중소기업도 신용경색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금융중개지원을 활용하고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공개시장 운영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총재보는 “앞으로 상황 전개가 어떻게 될 지 몰라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안철수 “朴대통령 양적완화 카드, 무책임한 일”

    안철수 “朴대통령 양적완화 카드, 무책임한 일”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한국판 양적(量的)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적완화 카드는 우리 경제와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의 문제인식에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양적완화는 전통적 경제정책이 효과가 없을 때 고려할 수 있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라며 “대한민국 경제가 비상 상황이며 지금까지 정책은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돈을 쓰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내겠단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라며 “추경 편성, 공적자금 투입 등 동원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또 “이런 식의 해법 제시는 대통령이 양적완화로 입장을 정했으니 국회가 따라와야 한다는 일방통행식 통보”라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더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과 지혜를 구하고 국회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시론] 구조조정 지체되면 자본이탈 위기 시작된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구조조정 지체되면 자본이탈 위기 시작된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1997년 9월 산업은행은 국제금융시장을 통한 대규모 외환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당시는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한 11월을 불과 2개월 앞뒀던 시기다. 이미 상황은 악화됐고 그때까지 구조조정이 지연되던 기아자동차는 그해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같은 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그 무렵 ‘아시아를 떠나라’라는 미국 투자은행(IB)의 유명한 보고서가 발표됐고 국제금융 투자자들의 자본이탈은 가속화됐다. 외환위기와 뒤이은 금융위기의 시작이었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속 물가 하락)이 시작되던 2012년부터 수년 동안은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세를 저지하고 기업 수익성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지금은 실물경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올 1분기에는 성장률이 0.4%(전기 대비)까지 추락했다. 이런 실물경기 상황은 일부 필수 소비재를 제외한 주요 산업에서 부실 기업을 양산하며 채무불이행(디폴트) 또는 대규모 해고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부실 기업이 양산되는 가운데 제대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산업 내 재고 누적과 실적 부진이 심화되면 다른 기업에까지 문제를 확산시킨다. 이는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켜 자본이탈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최근 해외 주요 신용평가사를 포함한 국제금융 투자자들이 한국의 정치 일정에 따른 갈등 구조가 경제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는 것도 구조조정 지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제는 부실 기업 처리를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경기 낙관론을 펼치며 경기 부양에 적극적이지 않던 통화 당국과 재정 당국이 경기 부양보다 저항이 훨씬 강하고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구조조정에 적극적일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지금 실시돼야 하는 구조조정은 그것을 한다고 해서 경기 회복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경기를 회복시키지도 않을 구조조정을 왜 해야 하는가. 이렇게 하강한 경기 상황에서 구조조정 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이제는 기업 부실이 금융 부문으로 전이되고 자본이탈과 함께 한국 경제는 본격적인 위기에 휘말릴 것이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요청하는 목소리에 대한 반론 가운데 하나가 금리를 낮추면 자본이탈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국채 중심 채권시장에서는 그런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기업 부실이 가속화되면 그것은 금리 차이보다 훨씬 더 강하게 해외로의 자본유출을 심화시킨다. 금리 인하에 대해 은행권의 예대마진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곤 했다. 하지만 기업 부실로 인한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손실은 문제도 아니다. 그런 대규모 손실이 인식되기 시작하면 자본이탈은 더욱 불가피하다. 따라서 기업수익성 악화가 금융기관 손실로 인식되면서 국제금융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이탈하고 이에 따른 추가 부실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도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공적 자금을 투입하거나 정책금융기관 또는 공공기금이 의사를 결정해야 할 때는 구조조정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다.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지금 상태를 유지하려고 해서다. 이 때문에 명확한 원칙의 설정이 필요하다. 기업활동 자체를 통한 수익은 양호한데 부채 문제에 시달리는 것이라면 오히려 부실을 떨어 낼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으로 살리고, 기업 활동 자체에 따른 수익 자체가 이미 오랜 기간 어려워진 상태라면 오히려 사업 자체를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경기부양 지체가 구조조정의 불가피로 이르게 할 시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구조조정 지체는 국제금융투자자들의 자본이탈을 가져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설령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파산과 해고라는 경제 위기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은 생각보다 행동이 필요할 때다.
  • 역대 경제사령탑 “산업 구조조정 벌써 했어야”

    역대 경제사령탑 “산업 구조조정 벌써 했어야”

    “민간 구조조정 펀드도 활용해야” “여소야대 상황서 정치 역량도 필요” 柳, 오늘 국회 방문… 경제현안 논의 기획재정부가 28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역대 부총리·장관을 초청해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역대 경제 사령탑들의 현 경제팀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간담회는 4대 부문 구조개혁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 신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선배 부총리·장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자리였다. 간담회에는 이승윤·홍재형 전 부총리(경제기획원), 사공일·정영의·이용만·박재윤 전 장관(재무부), 강경식·임창열 전 부총리(재정경제원), 진념·김진표·한덕수 전 부총리(재정경제부), 강만수·윤증현·박재완 전 장관, 현오석·최경환 전 부총리(기재부) 등 18명이 참석했다. 역대 부총리·장관들 중에서 이승윤 전 부총리와 진념 전 부총리, 박재완 전 장관이 대표로 인사말을 했다. 이 전 부총리는 “미래 한국 경제의 운명이 유일호 경제팀의 구조개혁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 산업 구조조정은 벌써 해야 했다. 또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확보했어야 한다.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가 우리 경제를 옥죄어 온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구조조정 성공을 위해서는 충분한 대국민 설득이 있어야 한다”며 “유 부총리는 여러 이해집단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일에 매진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부총리는 “민간 구조조정 펀드의 역량도 활용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또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출산 문제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등 미래에 대한 투자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직 경제 수장들은 유 부총리에게 16년 만의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부총리는 29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3당 대표 및 정책위원장을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다음은 STX?… 불안한 채권단 6개월 만에 경영 재실사

    다음은 STX?… 불안한 채권단 6개월 만에 경영 재실사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 못해 노조 “지원금 빚만 갚아” 반발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다시 돋보기를 들이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실사에 착수했다. 정부가 조선·해운업 중심의 구조조정에 칼을 꺼내 들면서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3년간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 왔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사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노조가 그동안 고강도 자구노력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냉기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 채권단은 최근 이 회사의 재무와 경영상태에 대한 재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끝까지 채권단에 남아 있던 은행들은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 보자는 생각이지만 최근 (정부 등의) 구조조정 기류를 감안하면 법정관리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STX조선은 2013년 7월부터 채권단과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아 오고 있다. 이후 채권단은 4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STX조선은 자율협약 첫해 1조 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채권단은 지난해 말 4530억원의 지원을 추가 결의했다. 지원예정자금(4조 5000억원) 잔여분을 선박건조 용도로 변경해 지원하자는 내용이었다. 이에 우리(대출 잔액 3800억원)·하나(1000억원)·신한(900억원)은행 등 3곳이 손실을 그대로 떠안고 채권단에서 이탈했다. 현재는 산업은행(48%), 수출입은행(21%), 농협은행(18%) 등 국책·특수 은행만 남아 있다. 올 들어 STX조선의 경영 사정은 더 암울하다. 지난해 12월 이후 단 한 척도 새로 수주하지 못했다. 신규 수주 시 계약금 형태로 받던 선수금(총 납품가격의 20% 안팎)도 뚝 끊겼다. 조선사는 선수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현재 중형 탱커선 수주잔량 60척 건조(올해 40척 인도 예정)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안정적인 신규 수주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배를 건조하는 족족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 분위기도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지난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제3차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마친 뒤 “STX조선은 신규 수주 현황을 비롯한 대외여건 등을 감안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거나 회생 절차로 전환하는 등 채권단 손실 최소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노조와 채권단의 ‘시각차’도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STX조선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채권단이 지원한 자금 중 3조 7000억원이 채무 및 이자 상환 등에 쓰였다”며 “운영자금이 실제 기업 회생에 쓰이지 않고 채권단이나 관계인의 이윤을 충족하는 데 쓰였다는 얘기”라고 부진한 기업 회생 탓을 채권단에 돌렸다. 이에 맞서 채권단 일각에서는 “노조가 고강도 자구노력과 원가절감 노력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원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STX조선은 자율협약 후 지난해 10월까지 약 864명(24.4%)의 인력을 감축했다. 지난해 12월엔 추가로 930여명(34%)을 감축하기로 했다. 올 들어서는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오늘 밥값 1조원은 아니죠?” 이주열 총재 ‘웃픈’ 농담

    [경제 블로그] “오늘 밥값 1조원은 아니죠?” 이주열 총재 ‘웃픈’ 농담

    ‘구조조정 실탄’ 한은 역할론 속 은행장 간담회 수은이 밥값 내자 “지원받고 이걸로 때우나” 웃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밥값’ 농담이 금융권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저녁 이 총재는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은행장들이 매달 갖는 간담회에 이 총재를 초대한 것이지요. 이 자리에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대부분의 행장들이 참석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조선·해운업 등의 구조조정에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습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실탄(자금) 마련을 위해 한은이 나서 줘야 한다는 ‘중앙은행 역할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침 이날 간담회 직전 시장에서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한은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 각각 1조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런데 하필 이날 밥값을 계산하는 순번이 이덕훈 수은 행장이었습니다. 이를 의식해 이 총재는 “오늘 밥값이 1조원은 아니지요?”라고 물었습니다. “나중에 1조원 받아 가고 오늘 밥 사준 걸로 때우려는 것 아니냐”고 하는 바람에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고 하네요. 모두들 웃었지만 속으로는 웃을 수만은 없었을 겁니다. 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한은이 (산은의 재원 조달에) 굳이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던 것이 불과 일주일 전(19일)입니다. 그런데 대통령까지 나서 한은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무척 부담스러운 눈치입니다. 법도 고쳐야 하는 데다 한은이 생래적으로 싫어하는 ‘발권력 동원’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찬성하는 쪽이든 반대하는 쪽이든 나름의 논리와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하게 경제성장 동력이 식어 가고 있는 마당에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피해 갈 수 없는 성장통입니다. 이번만큼은 정부와 한은, 정치권, 재계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 처방전을 찾았으면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금방 내년 대선에 직면하게 됩니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얘기를 또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전통시장 풍취 즐기며 지역 경제 살린다

    전통시장 풍취 즐기며 지역 경제 살린다

    도시민 철길로 지역문화 체험 지자체도 방문객 편의 최선… 올 16개 시장 60회 열차운행 주말인 지난 23일 오전 9시 55분 충북 제천역에 열차가 도착하자 조용하던 역이 들썩였다. 오전 6시 53분 수원역을 출발한 ‘팔도장터 관광열차’에서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차려입은 관광객 400여명이 쏟아져 나왔다. 역 출구에서 문화해설사와 제천시·상인회 관계자 등이 관광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열차에서 내린 이들은 주차장에 대기 중이던 8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청풍문화재단지로 향했다. 서울에서 지인들과 단체 관광을 온 김모(40)씨는 “단합대회 장소를 물색하다 전통시장 방문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관광과 휴식을 즐기며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제천역 바로 앞에 위치한 한마음시장 상인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장터열차와 관광버스를 이용해 제천을 찾은 관광객 850여명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날은 5일장이 열리는 날인 데다 주말까지 겹친 ‘대목’이었다. 한마음시장 내 80개 상설점포와 풍물시장 140개 점포가 낮에는 지역 주민, 오후 시간에는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상인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제천 한마음시장은 대표적인 전통시장 활성화 사례로 꼽힌다. 이곳은 2010년대 초반 옛 도심 공동화와 대형마트 진출로 상권이 위축돼 빈 점포가 속출하는 등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2013년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되고 상인들의 의식 개선 노력이 더해지면서 변화를 이뤄 냈다. 아케이드가 설치되는 등 시장 환경 개선에 맞춰 상인들 스스로 업종 구조조정에 나섰다. 풍물시장과 차별화하기 위해 20~30개 품목을 음식 및 음식과 연관된 업종으로 전환했다. 상인들이 직접 참여해 음식연구회와 방앗간·한방약초협동조합을 구성하고 곤드레컵밥과 도토리왕송편·약초양갱 등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가 늘어 배송 문의도 잇따르지만 일손이 달려 현장 판매만 한다. 시장에서 일정 금액을 사용한 관광객은 1만원에 ‘발마사지’도 받을 수 있다. 지역에서 활동 중인 봉사활동단체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시장과 인접한 상가 건물을 활용하고 있다. 정규남 한마음시장 상인회장은 “시장 매출이 불황 때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며 “빈 점포가 사라지고 시장 입주를 희망하는 대기자가 생겨날 정도”라고 소개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을 발 벗고 지원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제천시는 장터열차 방문객에게 관광버스와 문화해설사를 제공하고 있다. 버스를 이용해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이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버스 임대비(25만원)를 지원하는 ‘러브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제천을 방문해 시장을 다녀간 관광객이 7만명을 웃돈다. 또 모든 시내버스가 제천역을 거치도록 노선을 조정했다. 제천역을 지역 여행의 출발지로 재설계한 것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제천은 올해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홍영대 제천시 지역경제팀장은 “전통시장과 관광, 지역을 알리는 데 장터열차가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 “방문객이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늘고 지역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이 운영 중인 장터열차는 관광산업과 함께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역과 시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한몫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시장과 열차여행을 연계한 문화·관광 상품이다. 대도시 소비자의 시장 유입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2013년부터 중소기업청과 코레일이 협력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16개 시장을 대상으로 3월부터 11월까지 60회 운행한다. 장터열차 이용객에게는 철도 운임을 1만 5000원 할인해 주고 5000원짜리 온누리상품권을 지원한다. 수요자로서는 일반 관광열차보다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고 장터의 운치도 체험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13년 8곳을 시범 운영할 당시 8100명이던 이용객이 2014년 1만 6287명, 지난해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불구하고 1만 6440명에 달했다. 올해는 2만 1000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장터열차 이용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용객의 65%가 여성이었다. 특히 40~50대 여성 비중이 높았다. 1인당 시장에서 소비하는 금액은 2만 5000원으로 식사나 먹을거리 등의 구매가 많았다. 구미 새마을중앙시장에서는 ‘새마을 도시락’의 만족도가 높았고 제천은 약초, 안동은 빵, 남원은 지리산 나물 등이 인기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장터열차 만족도가 2014년 80.1%에서 2015년 89.6%로 상승했고, 재방문 의사는 86.4%에서 93.5%로 높아졌다. 장터열차 프로그램에 동참하려는 지자체와 시장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역과 시장이 인접해 있고 주변에 관광지가 있으며 지자체가 지원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지만, 지난해 22곳이던 신청 시장이 올해 25곳으로 늘었다. 조재연 중소기업청 시장상권과장은 “시장 활성화의 관건인 방문객 확대를 위해서는 숨어 있는 상품이나 시장의 매력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명품시장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외국인·가족 여행지, 학생 체험 활동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천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산은 “한은, 후순위채 인수·현금 지원 선호”

    박 대통령 “국책銀 지원 여력 확충” 한은 ‘발권력 동원’ 여전히 신중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이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산업은행이 한국은행을 향해 후순위채 인수 등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언급했다. 한은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부행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정책기획부문 업무 설명회에서 “한은이 산은의 구조조정 ‘실탄’을 보강한다면 그 방안으로는 후순위채를 인수하거나 아예 자본금을 주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범위와 속도가 확산하고 빨라진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썼지만 산은이 한은 지원의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행장은 “해운산업만 보면 실탄 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조선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된다면 산은도 자본확충이 필요해질 수 있다. 단 언제, 얼마인지는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용 실탄 보급을 위해 한은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매입 ▲산은이 발행한 후순위채 인수 ▲자본금 확충 등 크게 3가지다. 이 중 산금채는 자금 조달 효과는 있지만 자기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아 산은 입장에선 꺼려지는 카드다. 또 굳이 한은이 나서지 않아도 시장에서 자체 소화가 가능하다. 반대로 한은이 후순위채를 인수하거나 자본금을 대준다면 이 돈은 고스란히 산은의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거듭 한국판 양적양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구조조정을 집도하는 국책은행의 지원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원은 미국 등 선진국의 무차별적인 돈 풀기가 아닌 선별적 양적완화를 통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국책은행 지원 방안을 논의할 수는 있지만 한은이 산은에 출자하는 것은 현재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도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지원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한은 소식지를 통해 “필요하면 단기적 정책 대응도 강구돼야겠지만 정책 시계와 궁극적인 정책 목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 주최 ‘제1회 광화문 라운지’… 한국 경제 ‘길’을 묻다

    서울신문 주최 ‘제1회 광화문 라운지’… 한국 경제 ‘길’을 묻다

    서울신문은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회 광화문 라운지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경제와 중장기 재정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은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는 재계와 금융계, 공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임원 110여명이 참석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IoT·바이오 등 신산업 R & D 1000억 투자하면 세금 300억 빼준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사물인터넷(IoT),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카,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 및 시설에 투자하면 세법상 최고 수준의 지원을 받게 된다. R&D 투자금액의 30%, 시설 투자금액의 7%(중소기업은 10%)를 내야 할 세금에서 빼준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경제여건 평가 및 정책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신산업 분야 투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대폭 늘렸다. 이와 함께 신약과 인공지능(AI) 등 고위험 분야 신산업 투자 규모를 늘리고 리스크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신산업 육성 펀드’도 개설해 운영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문화·콘텐츠 등 10여개의 신성장 분야를 상반기 중 선정해 80조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 또 규제프리존 특별법의 입법을 서두르고 법안 통과와 무관한 개별 법령 개정은 6월 말까지 끝내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현재 R&D 시설, 생산성 향상 시설, 에너지 절약 시설 등의 투자에 한정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출연 시 세액공제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적용기한 또한 올해 말에서 2019년 말까지 연장한다. 협의체 가동으로 시동을 건 해운·조선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의 인력·조직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병에 따른 중복자산을 팔 때 주어지는 과세특례 혜택도 확대한다. 구조조정으로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금 마련을 위해 하반기에 6조 5000억원의 재정보강도 추진된다. 유 부총리는 “채권단, 기업, 정부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결단이 필요할 때 과감히 결단하는지 여부가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면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부채위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열린세상] 중국 부채위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최근 글로벌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중국 경제가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을 닮아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 21일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은 ‘중국 경제는 결코 소문에 사라질 경제가 아니다’(中???不是一唱就空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중국 기업의 부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부동산과 강철, 시멘트 등 전통 과잉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일뿐더러 이미 중국 은행들이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으며, 구조조정 전환기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대부분의 부채는 소비성이 아니라 투자에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자산으로 전환 가능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중국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려면 우선 금융부실 가능성을 분석해야 한다. 자산가격 버블이 존재하는지, 그에 따른 은행의 부실자산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 다음은 국제수지 악화 여부다. 마지막으로 통화위기 가능성이다. 이는 통화가치의 대폭 절하와 급속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때 발생한다. 1997년 말에 시작된 아시아 금융위기는 금융부실과 국제수지 적자, 통화가치 절하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종합적 위기였다. 당시 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특징을 보면 대량의 경상수지 적자와 자산가격 버블이 발생했고 외채, 특히 단기 외채 비중이 높았다. 또 은행 시스템이 취약한 동시에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되기 쉬웠고 자본시장까지 개방돼 자본 유출입도 자유로운 것이 큰 허점이었다. 중국은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았을뿐더러 환율도 관리변동환율제를 실행하고 있어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에 의한 통화위기는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국제수지가 아직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 외채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따라서 중국의 경우 자산가격 버블 존재 여부와 은행자산 부실 가능성만 점검하면 금융위기 발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중국 기업과 개인들의 자산 70%는 부동산 자산과 관련돼 있다. 현재 비금융 상장기업 중에서 부동산 관련 자산 비중이 42%나 차지하면서 부동산 경제의 경착륙 여부는 중국 경제 경착륙, 금융시장의 위기와 직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주요 도시의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 비율이 6배 이상이다. 대부분 3~5배 수준인 성숙한 시장보다 상당히 높으며, 선전은 24배가 넘고, 베이징과 상하이도 12배를 초과한다. 3선 도시의 경우에는 부동산 재고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추정되고 있는 부동산 재고 면적은 총 98억 3000만㎥이다. 과거 5년 연평균 부동산 판매 면적이 11억 5000만㎥인 점을 고려하면 약 8.5년의 시간을 들여야 팔 수 있다. 위기 발생의 경로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은 한계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디폴트가 증가하고, 이는 은행의 부실대출 증가로 이어지며 결국 리스크 프리미엄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초래돼 위기가 확대돼 가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경우 전체적으로 레버리지(차입투자) 비중이 일본이나 미국보다 높지 않지만, 직접 자본조달 시장인 자본시장이 덜 발달해 은행대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47%로 일본(144%)이나 미국(51%)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결국 자산버블이 존재하고 꺼질 경우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이 은행들이다. 중국식 금융위기는 은행 부실 위기에서 시작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곧 발표되는 중국계 은행들의 분기 이익 발표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직 중국계 은행들의 부실채권(NPL)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69%로 높지 않은 편이다. 농업은행은 2.48%로 비교적 높다. 또한 은행자산 중에서 예금의 비중이 높아 부실에 노출된 규모가 작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 국유기업의 파산이 발생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크게 경색되고 있다. 앞으로 신용 악화 우려가 커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치솟으면서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도 늘어나 중국 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가장 큰 걱정은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전체 중국 시장에 대한 신용위기 확산이다.
  • [꿈과 희망 주는 기업 특집] 낮은 곳으로, 사랑 나누고… 이웃 곁으로, 웃음 더하고

    [꿈과 희망 주는 기업 특집] 낮은 곳으로, 사랑 나누고… 이웃 곁으로, 웃음 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CSR)이 국내에 본격 도입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였다.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만이 기업의 생존을 지켜 준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됐다. 당시부터 약 20년 동안 기업들은 사회공헌 노하우를 쌓으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각 회사의 핵심가치와 특성을 고려해 연관성이 높은 사회공헌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인적자원을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단순 물적 기부를 압도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진화하는 추세이다. 기업의 윤리적 발달에는 5단계가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익의 극대화를 유일한 목표로 하는 1단계와 위법만 안 하면 비윤리적이지 않다고 인식하는 2단계를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졸업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3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일부 대기업은 윤리와 이익의 균형을 추구하는 4단계에 진입했으며 윤리가 항상 앞서는 경영을 추구하는 5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캐스팅보터’ 이끄는 협상의 달인… 與·野 벌써부터 구애 경쟁

    ‘캐스팅보터’ 이끄는 협상의 달인… 與·野 벌써부터 구애 경쟁

    18대 국회부터 20대까지 세번째 역임 다른 당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 줄 듯 4·13 총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캐스팅보터로 거듭난 국민의당이 여야 3당 중 가장 먼저 20대 국회 원내 지도부 진용 구축을 마쳤다. 27일 박지원 의원을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김성식 당선자를 정책위의장에 합의 추대하면서다. 국민의당이 경선을 치르지 않고 박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한 배경에는 그의 협상력이 자리잡고 있다. 박 의원은 18, 19대 국회에서 두 번이나 원내대표를 역임한 ‘백전노장’이다. 실제 원내대표 연임 의지를 보였던 주승용 의원은 “정치력이 신의 경지에 오른 분”이라며 도전을 포기했다. 경선을 주장했던 유성엽 의원도 “경륜과 경험을 갖춘 박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합의 추대에 동의했다. 이처럼 원내대표를 권력 다툼 없는 추대로 결정함에 따라 국민의당은 일사불란함을 과시하면서 총선 직후 순항하는 모양새를 띠게 됐다. 다른 당이 총선 후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지원 원내대표 카드’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그동안 당권·대권 도전 의사를 밝혀 왔었다. ‘정치 9단’인 박 의원이 제3당의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카운터파트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정치 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가 앞다퉈 박 의원에 대한 ‘구애’ 경쟁에 나서는 풍경도 연출됐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다선에 국정 경험이 풍부한 분으로서 민생 문제에서 야당이 발목 잡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알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도 “경륜 있는 원내대표라 많은 기대를 한다”면서 “더민주와 함께 여소야대 국회의 운영을 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취임 일성으로 ‘리딩파티’(leading party)를 선언했다. 그는 “정부와 충분히 대화해서 막힌 것은 뚫고 구부러진 것은 펴는 원내 활동을 하겠다”며 “선도 정당으로서 국회를 이끌겠다”고 했다. 이어 “경제 문제에 최대 역점을 두겠다”며 “19대 국회에서 가급적 기업 구조조정이나 노동개혁 문제도 과감하게 해 달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20대 국회를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차기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맡아야 할지에 대해 묻자 “제1당이 돼야 하는 게 민의이지만 대화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채권단 권한·책임 모호… 구조조정 사령탑이 없다

    3명이 게임을 시작했다. A가 돈을 잃었다. B와 C가 A에게 돈을 빌려줬다. 만회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A는 계속 잃기만 했다. 힘들고 지쳐 체력도 떨어졌고 승률도 점점 떨어졌다. 이 ‘승산 없는 게임’을 끝낼 수 있는 것은 돈을 꿔주며 동참한 B와 C일까. 아니면 게임장 문을 연 주인장일까. ●“주인 놔두고 플레이어더러 게임 말리라니…” 한 금융권 고위 임원은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구조조정 청사진을 보고 이렇게 비유했다. 수조원대 손실을 낸 조선·해운사와 여기에 계속 돈을 쏟아부은 국책은행 등 채권단이 게임을 끝내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는다. 하지만 게임장을 내려다보면서도 수수방관한 주인은 국책은행 대주주인 정부다. 이 임원은 “지금 형국은 정작 주인은 나서지 않고 플레이어더러 게임을 말리라고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채권단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조정 사령탑이 없다”고 우려한다. 3개 트랙(경로)으로 나눈 업종은 구분 기준도 애매하고 해법도 대동소이하다. 특히 정부가 “채권단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사실상 국책은행에 공을 넘겼지만 채권단이 다루기엔 환부가 온몸으로 너무 퍼져 있어 환자의 생명 자체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한 곳의 금융권 익스포저만 21조 7000억원이다. 이 중 18조 3000억원(84.3%)이 국책은행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충당금에 대손준비금까지 다 감당하고 퇴출, 합병을 결정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1만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조선업계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근로자, 채권자 문제 등 기존 이해관계를 모두 건드리는 사안이고 조선사와 해운사는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채권단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큰 틀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행법상 해고 등 인력 조정이 어렵지 않아 인건비 감축이 쉽지만 한국은 강성 노조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채권단의 권한과 책임도 모호하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너네가 주도하라고 했으면 ‘전권을 줄 테니 책임지고 구조조정을 하라’는 사인을 명확히 줘야 한다”면서 “하다 못해 부실 채권 가격 적정성 시비가 생기면 그때 가서 또 문제 삼을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살려야 할 기업도 있는데 채권단이 그런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조선·해운업은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없애거나 합치는 것은 전반적인 산업 관점에서 ‘사령탑’이 방향을 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야당이 선점한 이슈라 더 몸 사려” 분석도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이 먹히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 관계자가 너무 많고 채권단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만 해도 은행이 들고 있는 채권은 절반이고 나머지는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2013년부터 해운이 어려웠는데 그간 구조조정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온 것이 없고 자율협약 등도 제 역할을 못 하는 실정”이라면서 “채권단이 부담스러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수장들의 신호가 오락가락하다 보니 정부의 의지와 실행력이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내가 직접 (구조조정을) 챙기겠다”고 했지만 며칠 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단 주도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원래 구조조정이라는 게 손에 피 묻히는 작업인데 관료 특성상 누가 선뜻 총대를 메려 하겠느냐”면서 “더욱이 이번 구조조정은 야당이 먼저 선점한 이슈이다 보니 더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최태원·권오준·조양호·구자열… 최대 경제사절단 동행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1일 이란을 방문함에 따라 이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이란 경제사절단 규모는 역대 최대인 236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회장단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국내 대표 공기업과 여러 기관장이 동행한다. 이란 시장 진출에 대한 현지 눈도장을 제대로 찍겠다는 뜻이다. 대기업 38개사 외에 중소·중견기업 146개사, 공공기관·단체 50개사, 병원 2개사 등이 참여한다. 경제 재건을 위해 에너지, 교통 등 인프라 투자와 정유·철강 등 산업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는 이란은 구조조정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 해양플랜트 등 우리 중후장대 산업의 시설 유지·보수 시장에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란 해양플랜트 서비스 시장 진출 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란이 경제제재로 장기간 운영이 중단돼 시설이 노후화된 해양플랜트 시설을 조만간 개량, 유지·보수하는 프로젝트를 대거 발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원유와 가스 개발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까지 자국의 석유·가스산업 분야에 185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을 포함한 중동지역 해양플랜트 유지·보수 시장은 2019년까지 4년간 11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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