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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0억 지원해 대학 공학계열 키운다

    6000억 지원해 대학 공학계열 키운다

    21개大 전체 11% 정원 이동 순천향대만 인문 126명 늘려 입학생 충분한 ‘SKY’는 불참 입시전형도 급변… 혼란 불가피 교육부가 ‘프라임 사업’을 통해 대학에 3년간 6000억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키로 한 것은 현재의 대학 학과 및 정원 구조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어렵고, 이것이 청년 실업 심화를 부채질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학 사회에 아무리 구조조정을 독려해도 교수 사회의 반발, 학생들의 혼란 등을 이유로 미적거리자 결국 큰돈을 쏟아부어 이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오는 9월부터 2017학년도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을 상대로 계열별 정원을 조정해 학교 현장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게 됐다는 지적이 불가피하게 됐다. 75개 프라임 사업 신청 대학 중 ‘입학정원의 10% 또는 200명 이상’을 이동하는 ‘대형 유형’(연 150억원 지원) 9개 대학, ‘입학정원의 5% 또는 100명 이상’을 이동하는 ‘소형 유형’(연 50억원 지원) 12개 대학이 3일 선정됐다. 21개 대학은 올해 입시부터 학과를 구조조정해 모두 5351명에 이르는 정원을 이동하게 된다. 이는 해당 대학 전체 입학 정원인 4만 8805명의 약 11%에 해당한다. 대학의 정원을 줄이는 구조조정과 달리 대학 전체 정원은 그대로 두되 계열별로 정원을 조정했다. ‘산업 연계’를 주목적으로 하는 것인 만큼 공학 계열 정원이 대폭 늘었다. 기존 학과를 합치거나 신규 학과를 만드는 식으로 21개 대학에서 정원이 4429명 증가한다. 대형 유형에 선정된 9개 대학 중 인문사회 계열 정원을 늘리는 곳은 한국문화콘텐츠학과 등에 126명을 늘리겠다는 순천향대가 유일했다. 정부가 계열별로 적정 구조조정 인원 등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고 대학들에서 계획을 받아 정원 조정을 진행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향후 산업계의 변화 등을 예측조차 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정원 조정을 한다는 것이다. 백성기 프라임평가위원장 겸 사업관리위원장은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융합학문과 새로운 과학 분야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해 만에 수천명의 정원 구조가 뒤바뀌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도 불가피하다. 대규모 학과 조정으로 21개 대학은 지난해 4월 말 확정했던 입시전형을 이달 안에 급하게 바꿔야 한다. 특히 인문사회 계열이 대폭 줄어들면서 문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이 이미 편성된 상황인 데다가 사업 일정도 늦어지면서 다소 서두르게 된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임 사업에 서울 주요 대학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은 아예 신청을 하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서울의 한 대학 기획처장은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은 지금의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입학생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이런 식이면 프라임 사업으로 대학별 불균형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구조조정 추진] 지준금 총액 50조… 지준율 1%P 낮춰도 年 5조 부담 줄어

    [단독] [구조조정 추진] 지준금 총액 50조… 지준율 1%P 낮춰도 年 5조 부담 줄어

    돈 맡기는 고객 늘고 대출 감소 부동자금도 요구불예금에 몰려 은행 체감 지준율 부담 더 커져 지급준비금 ‘이자 지급’ 요청도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에 지급준비금비율(지준율) 인하를 건의하고 나선 것은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체력 고갈 사태를 우려해서다. 은행권 체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쏟아지는 부실기업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급준비금 등 다른 부담을 최대한 줄여 구조조정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게다가 시장의 ‘돈맥경화’(돈이 돌지 않는 현상)도 심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 등에만 몰리고 있는데 요구불예금에 대한 지준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한국판 양적완화’와 관련해 정부 협공을 받고 있는 한은은 시중은행들까지 지준율 인하를 들고 나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은행들은 지준율이 마지막으로 조정된 2006년과 비교해 금융시장 여건이 크게 변한 점을 강력히 환기시킨다. 당시 통화 증가율은 12.5%였던 반면 지금은 8%대 초반이다. 대출 증가율도 같은 기간 13.9%에서 지난해 연말 절반 수준(7.7%)까지 떨어졌다. 은행이 체감하는 지준율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돈을 맡기는 고객은 늘었는데 대출 증가세가 꺾여서다. 지난해 연말까지 시중은행이 한은에 맡긴 지급준비금 총액은 약 50조원이다. 이 중 요구불예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약 37조원이다. 지준율을 1% 포인트만 낮춰도 연간 5조원의 부담이 줄어든다. 돈맥경화도 지급준비금 부담을 키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의 유효자금이 은행 요구불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예금 회전율이 크게 둔화되면서 돈맥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요구불예금의 연평균 회전율은 34.8%였다. 지난해 말에는 24.3%, 올해 2월에는 20.4%까지 뚝 떨어졌다. 은행에 지급준비금은 ‘무수익 자산’이다. 한은에 맡겨도 이자 한 푼 받지 못한다. 이번에 지준율 인하를 건의하면서 ‘이자 지급’도 요청하고 나섰다. 은행연합회 측은 “선진국 사례를 조사해 보니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예치금에 정책금리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은이 최소한 기준금리 수준(1.5%)의 이자는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은 연간 7500억원의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 전체 당기순이익 3조 5000억원의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시중은행 재무담당 임원은 “해운·조선업을 비롯해 은행권 전체 기업(대기업, 중소기업) 여신 중 석 달 넘게 이자를 받지 못한 부실채권 규모만 30조원”이라며 “앞으로 충당금을 얼마나 더 쌓아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데 몇십조원이 한은에 묶여 있는 것은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은행들 요구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내부적으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과거 통화량으로 통화정책을 펴던 시절에는 지준율이 중요한 수단이었지만 ‘금리’로 바뀐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카드라는 것이다. 지준율은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 게다가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 곳간은 불어나지만 한은 재정은 쪼그라들게 된다. 하지만 한은이 “구조조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마냥 거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은행들 “충당금, 몇십조원 묶여 있는 건 낭비”… 한은은 ‘곤혹’

    [단독]은행들 “충당금, 몇십조원 묶여 있는 건 낭비”… 한은은 ‘곤혹’

    돈 맡기는 고객 늘고 대출 감소 부동자금도 요구불예금에 몰려 은행 체감 지준율 부담 더 커져 지급준비금 ‘이자 지급’ 요구도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에 지급준비금비율(지준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체력 고갈 사태를 우려해서다. 은행권 체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쏟아지는 부실기업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급준비금 등 다른 부담을 최대한 줄여 구조조정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게다가 시장의 ‘돈맥경화’(돈이 돌지 않는 현상)도 심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 등에만 몰리고 있는데 요구불예금에 대한 지준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한국판 양적완화’와 관련해 정부 협공을 받고 있는 한은은 시중은행들까지 지준율 인하를 들고 나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은행들은 지준율이 마지막으로 조정된 2006년과 비교해 금융시장 여건이 크게 변한 점을 강력히 환기시킨다. 당시 통화 증가율은 12.5%였던 반면 지금은 8%대 초반이다. 대출 증가율도 같은 기간 13.9%에서 지난해 연말 절반 수준(7.7%)까지 떨어졌다. 은행이 체감하는 지준율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돈을 맡기는 고객은 늘었는데 대출 증가세가 꺾여서다. 지난해 연말까지 시중은행이 한은에 맡긴 지급준비금 총액은 약 50조원이다. 이 중 요구불예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약 37조원이다. 지준율을 1% 포인트만 낮춰도 연간 5조원의 부담이 줄어든다. 돈맥경화도 지급준비금 부담을 키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의 유효자금이 은행 요구불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예금 회전율이 크게 둔화되면서 돈맥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요구불예금의 연평균 회전율은 34.8%였다. 지난해 말에는 24.3%, 올해 2월에는 20.4%까지 뚝 떨어졌다. 은행에 지급준비금은 ‘무수익 자산’이다. 한은에 맡겨도 이자 한 푼 받지 못한다. 이번에 지준율 인하를 건의하면서 ‘이자 지급’도 요청하고 나섰다. 은행연합회 측은 “선진국 사례를 조사해 보니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예치금에 정책금리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은이 최소한 기준금리 수준(1.5%)의 이자는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은 연간 7500억원의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 전체 당기순이익 3조 5000억원의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시중은행 재무담당 임원은 “해운·조선업을 비롯해 은행권 전체 기업(대기업, 중소기업) 여신 중 석 달 넘게 이자를 받지 못한 부실채권 규모만 30조원”이라며 “앞으로 충당금을 얼마나 더 쌓아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데 몇십조원이 한은에 묶여 있는 것은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은행들 요구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내부적으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과거 통화량으로 통화정책을 펴던 시절에는 지준율이 중요한 수단이었지만 ‘금리’로 바뀐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카드라는 것이다. 지준율은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 게다가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 곳간은 불어나지만 한은 재정은 쪼그라들게 된다. 하지만 한은이 “구조조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마냥 거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부양 카드를 섣불리 꺼내 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에 손을 대는 것보다 지준율을 내린다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는 줄 수 있다”며 “기준금리 대신 지준율 인하를 적절히 활용한 중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들이 구조조정 지원이나 기업 대출을 늘리기보다는 (안전한) 가계 대출만 늘릴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은행들 “구조조정 실탄 필요… 지준율 낮춰 달라”

    [단독] 은행들 “구조조정 실탄 필요… 지준율 낮춰 달라”

    시중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지급준비금 비율’(지준율)을 내려 달라고 한국은행에 요구하고 나섰다. 지급준비금은 시중은행들이 고객에게 받은 예금 등을 지불하지 못할 사태(뱅크런) 등에 대비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쌓아 놓는 일정액을 말한다.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부실기업이 늘게 돼 은행의 충당금(기업 대출금 등을 떼일 것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쌓아 두는 돈) 부담이 늘게 된다. 은행의 체력이 고갈되면 구조조정이 원활치 않을 수 있으니 중앙은행에 내야 하는 지급준비금 부담을 덜어 달라는 게 은행권의 논리다. 정부 차원에서 논의 중인 국책은행 자본 확충과 별개로 시중은행도 구조조정 실탄 확보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장들은 지난달 25일 이주열 한은 총재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지준율 인하를 공동 건의했다. 지준율은 수시 입출금 통장인 요구불예금(7%)과 저축성 예금(만기가 있는 예금·2%), 특수목적성 장기예금(0%) 등 3가지 종류로 매겨진다. 이 중 지준율이 가장 높은 요구불예금을 내려 달라는 게 은행권의 요청 사항이다. 지준율이 마지막으로 조정된 것은 2006년 11월이다. 당시 집값 급등으로 통화량과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한은은 요구불예금의 경우 지준율을 5%에서 7%로 2% 포인트나 올렸다. 대신 장기예금은 1%에서 0%로 낮췄다. 이후 10년째 제자리다.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들이 한은에 쌓은 지급준비금은 약 51조원이다. 지준율이 1% 포인트만 내려가도 5조원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지난 한해 시중은행 전체가 벌어들인 순익(3조 5000억원)보다 많다. 한 시중은행장은 “조선·해운업을 시작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전방위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은행도 충당금 적립을 위한 재원 확보가 절실해진다”며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정부 차원에서 출자나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만 시중은행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만큼 지급준비금 부담이라도 덜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일단 “검토해 보겠다”는 태도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 정진석, 정책위의장 김광림… ‘친박계 물밑 지원說’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 정진석, 정책위의장 김광림… ‘친박계 물밑 지원說’

    새누리당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충청권 출신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이 3일 선출됐다. 정책위의장으로는 러닝메이트인 영남권 3선 김광림(경북 안동) 의원으로 결정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인 총회에서 진행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총 69ㅍ를 얻어 ‘나경원·김재경’(43)표와 ‘유기준·이명수’(7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초 정 당선인과 나 의원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와 달리 경선에서는 비교적 큰 표차로 승부가 갈려 결선투표를 하지 않았다. 정 당선인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향후 당·청 간 소통이 원할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당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표면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 당선인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집권여당은 청와대와 협의하고 야당과 타협해야 하는 협치의 중심”이라면서 “이 일을 위해서는 먼저 대통령과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당선인에게는 한국형 양적완화와 기업 구조조정, 국회 개혁 등 총선 이후 화두로 떠오른 정책 이슈와 함께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등 19대 국회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쟁점 법안 처리, 20대 국회를 앞둔 여야간 원(院) 구성 협상 등도 당면 과제다. 그는 이날 당선인사를 통해 “우리에게는 (차기 대선까지) 18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면서 “저는 새누리당의 마무리 투수 겸 선발투수가 되겠다. 우리가 다함께 고단한 여정을 함께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동단결해야 한다”며 단합을 호소했다. 이어 “협치와 혁신을 통해 우리의 새로운 활로를 열겠다”며 “의원 한분 한분이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집권여당의 공적 사명감으로 뭉쳐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광림 의원은 “시장주의와 실용주의의 원칙에 입각한 통합과 조정의 정치를 소통을 통해 이뤄가겠다”면서 “환골탈태한 당의 모습을 이루고 협치와 혁신의 정치를 일궈나가는 데 열심히 심부름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손 맞잡은 한·이란 정상, ‘제2 중동붐’ 기대 크다

    이란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현지시간) 권력 서열 2위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권력 서열 1위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잇따라 만났다. 신정(神政)일치 국가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가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회동은 적지 않은 상징성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 협력을 가속화해 교역액을 3배로 늘린다는 데 합의했다. ‘북핵 반대’라는 성과도 이끌어 냈다. 서먹했던 두 나라 관계가 한 차례 정상외교로 당장 정상화될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비(非)무슬림 여성 정상으로는 처음 이란을 찾은 박 대통령이다.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이란식 히잡인 ‘루사리’를 착용하며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양국 관계 정상화의 속도를 높이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 한국과 이란이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2위의 자원 부국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지 않고는 더이상의 경제 발전을 바랄 수 없는 우리로서는 반드시 껴안고 가야 할 상대다. 여기에 8180만명의 인구를 가진 이란은 매력적인 소비재 상품 시장이기도 하다. 이란은 지난 1월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가 해제되자 연평균 8%의 고성장을 이루겠다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야심 차게 세웠다. 오랜 경제 제재로 낙후할 대로 낙후한 이란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토목·건설 등 전통적 인프라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과 보건·의료·환경 등 신기술은 우리에게 강점이 있다.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활짝 트인 협력의 물꼬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다. 두 나라는 정상회담이 끝나고 해운협정을 비롯한 19건의 협정과 59건의 경제 분야를 포함한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과학기술과 산업 인프라는 물론 해운·교통·에너지·금융·문화·교육 등 분야가 망라됐다. MOU 체결에 따른 수주 가능 금액은 철도·도로·수자원 관리가 121억 2000만 달러, 석유·가스·전력 재건이 316억 달러, 보건·의료가 18억 5000만 달러 등 최대 456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망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36개사 500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MOU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한국 경제는 핵심 산업 분야마저 구조조정이 논의될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1970년대 ‘중동붐’이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고 한다. ‘제2 중동붐’이 현실화한다면 우리 경제가 성장 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란과의 경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란을 두고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고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정상회담 결과에서 보듯 기대는 이란 쪽에서도 크다. 이란 일간신문도 ‘200억 달러의 방문’이라며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나라가 ‘윈윈’하는 실리외교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기 바란다.
  • “청계천 같은 사업하라고요? 이달 1000번째 어린이집…시민 삶 개선, 그게 내 행정”

    “청계천 같은 사업하라고요? 이달 1000번째 어린이집…시민 삶 개선, 그게 내 행정”

    -대담 문소영 사회2부장 “행정은 균형과 정의와 공공성 등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엔 빈부 격차라든지 큰 불평등이 야기돼 있잖아요. 가난하고 힘들고 억울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균형이고 정의죠. 제가 대학서 법철학 배울 때 “각자의 것은 각자에게”라는 선문답 같은 이론에 감동받았는데 힘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힘을 더 보태주는 것, 이것이 정의이자 행정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서울시장실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행정’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 스스로 정치를 시작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불의에 대한 분노였다. 시민단체를 운영하던 그에게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이 있었다. 기업들이 무서워서 협찬을 안 하고, 강연하면 정보과에서 찾아왔다는 사실이 피드백이 됐다. 그는 “정치는 정의롭고 원칙적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뒤 “민주주의 대명천지에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이지만 ‘3선 서울시장’도 열어두었다고 했다. 그는 “대권, 3선을 고려하기 전에 위임받은 시민의 권력으로 서울시장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광장에서 집회가 끝난 뒤의 종이 쓰레기를 보고 “폐지 수거 노인 일자리 5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그의 꼼꼼함은 거대 담론 위주의 사회에서 단점이자 장점이다. →6년째 서울시장을 하고 있는데 서울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시민의 삶 속으로 스며든 변화라고 할까. “서울시장이 생각보다 일은 잘하네”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물량과 물질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추상과 거대 담론에서 꼼꼼한 정책으로 원칙을 세워 일한다. →‘박원순 업적’으로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시민 복지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일어났다.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는 청계천 같은 사업을 하나 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받았다. 하지만 시장은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라고 취임할 때부터 선언했다. 모두가 다 기억하는 건 없을지 몰라도 시민들은 자기 영역의 변화를 알 것이다. 청년은 은평의 혁신 파크나 청년수당과 같은 청년정책을 기억하리라 믿는다. 해외 도시도 서울시 ‘정책바라기’를 하고 있다. →원래 서울시 정책은 전국에서 따라 한다. 서울 구들도 청계천을 따라 했다. -청계천 따라 하다 충북 영동천, 순천 동천, 광주 광주천은 토목공사를 해 아름다운 하천을 다 버려놓았다. 서울 홍제천 상류의 경관을 해치는 콘크리트도 다 들어낼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채무 7조 8000억원을 갚는 대신 4조원을 복지에 투자했다. 강바닥에 갖다 버리지 않으니 시민 복지를 느끼지 않겠나. 복지단체들이 서울시 복지예산을 26%에서 30%로 올려달라 했는데, 내가 34%로 끌어올렸다. 이달에 서울에 1000번째 국공립 어린이집이 문을 연다. 서울시민 삶의 질이 엄청나게 개선된 거다.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추모시설을 철거하지 않는다고 보수 쪽의 불만이 많다. -행정은 균형과 정의와 공공성 등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하고 힘들고 억울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균형이고 정의다. “각자의 것은 각자에게”라는 법철학 이론에 감동받았다. 힘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힘을 더 보태주는 것, 이것이 정의이자 행정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지만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현대사는 세월호가 있기 전과 후로 시대가 구분될 것이다. 세월호 추모시설은 서울시 공무원이 시민의 안전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국가의 근본 목표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고, 서울시정의 최우선 순위도 안전이다. →20대 국회에서 세월호 관련 사항들이 어떻게 되어야 할 것 같나. -야당이 다수당이 됐으니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권한도 연장될 것이다. 예산도 배치해야 한다.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 기념관은 일본의 끔찍한 진주만 공습을 기억하고자 침몰한 군함 애리조나호를 인양하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 기념관을 세웠다. 배를 타고 바다에 가면 잠겨 있는 군함을 볼 수 있다. 제가 책임자라면 세월호를 인양해 3분의2 정도는 바다에 잠긴 상태에서 수상기념관을 만들고 싶다. →4·13 총선을 ‘사이다 선거’라고 평가했다. -민심은 참 위대하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심판을 했다. 국정 교과서 문제, 세월호 참사, 일본군 위안부 졸속 협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늑장 대응 등. 하나만 해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지지도가 꺼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잘못된 여론조사가 문제라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 야당에도 분명히 옐로카드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했다면 3분의2가 넘는 의석을 차지했을 것이다. 서울은 야당이 3분의2가 넘었지 않나. 공(功) 다툼을 하면 안 된다. →호남의 더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회복할 방법이 있을까. -광주·호남은 최근 현대사의 선거 과정에서 보면 가장 나침반 같은 역할을 늘 해왔다. 5·18 광주항쟁 이후 민주화를 주도해 왔고, 두 번의 민주정부를 만들어냈다. 민주당이 민주정부 수립 이후 광주·호남의 전폭적 지지에도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광주정신’의 지향을 제대로 실천했던가, 어버이연합 같은 사태가 비일비재한 일상이 왜 벌어지나, 이런 본질적인 질문에 야당이 답을 못 하면 회초리 드는 것이 당연하다.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방문하고, 민심을 다독여야 할까. -광주 시민은 ‘나한테 와서 엎드리면 봐준다’는 말초적인 반응이 아니다. 광주시민이 바라는 역사적 요구를 과연 수용하고 있는가라는 관점이 중요하다. 국민의당이 잘해서 선택한 것도 아니다. 더민주에 대한 불신·불만의 대안이었다.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 호남은 ‘현역 교체론’이 압도적이었다. 지금 국민의당은 당시 현역들이다. 광주·호남의 본질적 선택이 아니라는 거다. →지난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를 누르고 대통령 후보 지지도 1위에 올랐다. 박 시장은 5위다. -지지도는 뜬구름, 신기루 같다. 1년 전엔 나도 1등 했다. 지지도나 여론조사가 민심과 얼마나 다른지 이번 선거하면서 보지 않았나. 요즘 싱가포르의 명품행정에 관한 책 ‘역동적 거버넌스’를 읽고 있는데 참 감동이다. 미리보기, 돌아보기, 둘러보기 딱 세 가지로 설명한다. 6년 전 ‘말뫼의 눈물’로 유명한 스웨덴 항구도시 말뫼를 다녀왔다. 조선산업의 상징인 대형 크레인이 단 1유로에 2002년 현대중공업으로 팔렸다. 말뫼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도시재생과 대학과의 협업으로 완전히 새로운 창조산업을 일으켰다. 유럽에서 일본으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조선 산업의 흐름을 보면 구조조정도 미리 예측했을 수도 있다. 성찰을 위해 외국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프로젝트’를 보고 와서 더 낫게 영동권 국제교류 복합지구를 만들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을 못 믿고 시민단체 출신의 ‘어공’(어쩌다 공무원)만 신뢰한다는 비판이 있다. -시장이 되면 1만 7000명의 서울시 공무원과 개혁을 함께하는 것이 신념이었다. 공무원을 적으로 돌려 무엇을 성공할 것인가. 다만 공무원이 순환보직제라 전문성이 떨어지니 외부의 전문성과 혁신성을 들여온 것이다. 과장·국장에 개방형 공무원을 모두 채웠다. →최근 ‘어버이연합 사건’ 덕분에 2013년 ‘박원순 제압 문건’에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박원순 제압 문건’은 아무래도 국정원에서 만든 것 같다. 국정원 아니면 누가 그런 걸 만든단 말인가. 서울시장 출마의 직접적 계기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이었다. 기업들이 무서워서 협찬을 안 하고 강연하면 정보과에서 왔다 갔다고 피드백이 왔다. 정치를 왜 이렇게 하냐고 분노했다. 정치는 정당하고 정의롭고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 국정원 개혁은 정치개혁의 1순위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세계를 둘러보는 통찰력과 글로벌한 리더십, 국민과 소통하는 능력, 거버넌스를 구성할 수 있는 협치 능력 등이다. 정리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울산, 조선업 위기 극복 1650억 추경

    지자체가 위기에 처한 조선업을 살리려고 추경 예산을 긴급 편성하는 등 대책에 나섰다. 울산시는 2일 조선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1650억원의 추경예산을 긴급 편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선산업 위기 대응 10대 종합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종합 지원 대책에 따르면 시는 ▲긴급재정 운영으로 경제활성화 지원 ▲사내협력업체 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 ▲조선 관련 중소기업 지방세 징수 유예 및 세무조사 연기 ▲이화산업단지 부담금 조기 지급 ▲전직, 재취업 및 창업 지원 강화 ▲조선 기자재 기업 국내외 마케팅 지원 확대 ▲조선해양 분야 기술혁신 인프라 조기 구축 지원 등을 우선 과제로 추진한다. 시는 우선 경제활성화를 위해 오는 7월 1650억원 규모의 긴급 추경 예산을 편성해 일자리 창출과 조선해양산업에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또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에는 하반기 지급 예정인 조정교부금 93억원을 이달 중 전액 앞당겨 교부한다. 특별조정교부금 48억원도 동구에 지원한다. 경남 거제시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사들의 목소리를 들은 뒤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3, 4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협력사협의회를 잇달아 방문한다. 또 이날부터 ‘조선산업 위기 극복 종합대책본부’를 운영한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직접 타격을 받게 될 하청업체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육성자금 융자 지원 규모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하고 지방세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징수 유예할 방침이다. 시는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입하기로 한 3060억원을 될 수 있으면 다음달 말까지 모두 집행할 계획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특정기업 지원 WTO 제소 여지…정부 정교한 접근 필요”

    “특정기업 지원 WTO 제소 여지…정부 정교한 접근 필요”

    산은 4조여원 대우조선 지원 관련 EU·日 등 우리 정부 해명 요구 보조금 결론 땐 관세·제소 등 불이익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 마찰’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에도 불구하고 채권단 주도 원칙을 재천명한 것도 자칫 정부의 관여가 통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국책은행을 지원하는 ‘한국판 양적완화’도 특정 기업·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켜 수출 확대를 노린다는 점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23일께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올해 첫 조선작업반회의가 열린다.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지난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원을 지원할 때 정부가 개입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직전 회의 때 유럽연합(EU)과 일본 정부는 국책은행인 산은의 대우조선 지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정부의 개입은 없었으며 순전히 산은의 ‘상업적 판단’에 따라 지원했음을 소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법학)는 “상업적 판단만으로는 설득이 어렵다”면서 “OECD 가이드라인의 수출 보조금(금지 보조금의 일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은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기여, 경제적 혜택 유무, 특정성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금지 보조금 또는 제소 가능 보조금 등으로 분류한다. 그간 선박, 항공기 등 기간산업 분쟁에서 WTO는 정부의 재정 및 세제 지원 조치에 대해 재정적 기여가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특정성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대부분 특정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법학)는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기여는 광범위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 “한은의 자금을 활용해도 출발점이 정부라면 통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채권단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채무 탕감, 출자전환 등은 채권단의 몫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분쟁에서 승소한 사례도 있다. 2002년 EU가 “한국 정부가 조선업에 대해 부당한 보조금을 제공했다”며 WTO에 제소했을 때 분쟁조정패널은 “정황 증거만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위임 및 지시가 있었는지 입증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 대한 채권단 지원에 대해 미국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WTO에 제소한 사건에서는 WTO 항소기구가 원심을 뒤집고 미국 손을 들어 줬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국판 양적완화’ 입장 바꾼 한은

    ‘한국판 양적완화’ 입장 바꾼 한은

    내일 국책銀 자본확충방안 윤곽 ‘한국판 양적완화’에 반대하고 나섰던 한국은행이 2일 입장을 바꿨다. 지난달 29일 처음 ‘반기’를 든 것부터 치면 사흘 만이다.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에 한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정부의 거듭된 요청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긴 했지만, 한은이 사실상 ‘백기투항’한 셈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로 떠나기 직전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같은 총회에 참석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 총재가 프랑크푸르트 현지에서 만나 한국판 양적완화 논란과 관련한 전격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지도 주목된다. 이 총재는 출국 직전 열린 집행간부회의에서 “기업구조조정은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TF)에 참여해 관계기관과 추진 방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특히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대외발언을 할 때는 관계기관이나 일반 국민이 오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한발짝 물러남에 따라 향후 정부와 한은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한국판 양적완화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한은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국책은행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재정과 중앙은행이 가진 정책 수단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한발 더 나아가 중앙은행이 상황에 따라 전통적 역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차관은 “정부든 중앙은행이든 상황 변화에 따라 전통적 역할이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충분히 고려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이나 정책 수단과 관련해 과거와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방안은 4일 기재부와 한은, 금융위원회 등의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TF 회의에서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기업 구조조정, 혹 떼려다 혹 붙인 임종룡 위원장

    [경제 블로그] 기업 구조조정, 혹 떼려다 혹 붙인 임종룡 위원장

    혹을 떼려다 되레 혹을 붙이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얘깁니다. 사연은 지난달 29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금융위는 이날 종합지와 경제지 등 주요 언론사 20곳 데스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간담회 하루 전에 언론사에 연락이 갈 만큼 긴박하게 자리가 마련됐죠.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 협조를 구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언론에 도움의 손길을 뻗칠 만큼 금융위 사정도 다급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임 위원장은 앞서 지난 26일 정부 차원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직후 구조조정 방안(3트랙)을 발표했습니다. 여러 업종 중 당장 눈앞에 부실이 심각한 조선·해운업 중심의 구조조정이 먼저 이뤄질 예정입니다. 문제는 국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 재원 마련이었죠. 기업을 살리든 죽이든 구조조정엔 실탄(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이 재원 마련 방식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가 각각 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은과 야당은 ‘국민적 합의’를 앞세우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그 절충안으로 ‘폴리시 믹스’(policy mix·정책 조합)를 꺼내들었습니다. 재정(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통화정책(한은 발권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얘긴데 결국은 한은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유관부처 마다 입장이 첨예하게 나뉘며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아직 출발선에서 한 발짝도 떼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들을 풀어보고자 금융위가 급히 마련한 것이 언론사 데스크 간담회입니다. 언론이 금융위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보도한다면 여론의 호응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었을 겁니다.그런데 그 방식이 문제가 됐습니다. 금융위 출입 등록된 100여개 매체 중 20곳만 ‘선별’해 초청해서였죠. 장관급 언론사 간담회에 특정 매체만 초청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로 여겨집니다. 뒤늦게 이날 간담회 소식을 접한 언론사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금융위는 부랴부랴 오는 4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35개 매체 데스크와 추가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사들이 간담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단단히 뿔이 나서죠. 아마도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조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의도치 않은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죠. 그런데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지점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3만 4000명이 일터를 잃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부양가족까지 따지면 약 13만 명이 생계를 잃게 되는 셈이죠.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란 얘기죠. 그만큼 주무부처인 금융위도 사회 각계각층과 시장, 여론의 소리에 바짝 귀를 세워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개 언론사 ‘선별’ 간담회가 더 아쉽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서울시의회 더민주 민생실천위 ‘정부 노동정책 반대’ 성명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위원장 박양숙 의원, 성동4)는 5. 1. 세계노동절 126주년을 맞아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은 최근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쉬운 해고지침’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2대 지침(‘공정인사지침’)을 발표한데 이어 ‘노동4법 개악’과 정부의 ‘반노동적 기업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에 대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전문] 정부는 최근 ‘쉬운 해고지침’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2대 지침 발표에 이어 노동4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파견근로자보호법) 개악과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반노동적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저성과자 해고지침을 공정인사 지침이란 표현으로 그럴싸하게 표현하려고 하지만 사용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대로 해고하고, 취업규칙마저도 노동자의 동의 없이도 개악할 수 있게 된다.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적 근거도 없이 강행 추진하는 정부지침은 엄연히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며 원천무효이다. 쉬운 해고지침은 정리해고·징계해고와 함께 사용자의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이로써, 노동자의 인권은 사라지고, 노동자는 명령에 복종하고 불의에도 순응해야만 하는 직장생활을 하게 될 것임이 불보듯하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지침은 노조파괴의 수단이자 지침이다. 정부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필요성과 내용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노동자의 동의 없이도 효력을 인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근로기준법 제4조에 명시된 ‘노사대등의 원칙’원칙을 훼손한 것이며,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내세워 노동조합의 교섭권과 단체협약의 효력까지 무력화하여 결국 노동조합의 존립 자체를 없애려는 의도이다. 또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동4법 개정안 중 파견법은 불법파견과 비정규직의 합법화와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지 고용불안을 야기하며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정책이어서는 안 된다. 나아가, 정부가 추진하는 조선과 해운산업 등 기업구조조정은 온갖 특혜 속에서 모럴해저드에 빠진 재벌기업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경영악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고통을 감내하며 열심히 일해 온 노동자에게는 대량감원과 임금삭감이라는 더 큰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경제위기와 부실경영의 책임자는 정부이자 재벌기업이다. 정부는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재벌기업은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한다. 총체적으로 현 정부는 노동자를 대화의 상대가 아닌 탄압의 상태로 바라보고 있다. 정부가 노동계의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2대지침의 강행과 노동4법 개악,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업구조조정 등을 강행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권력과 힘으로 노동자를 억압하는 야만의 시대나 있을 법한 일이다. 이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는 현장의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근로조건을 저해하는 정부의 양대 지침과 노동4법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탄압으로 규정하고 양대 지침 폐기와 노동4법 개악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는 노동자이자 서울시민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2대 지침은 무효임을 주장하고 노동4법 개악을 저지하여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연대해 나갈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반노동정책을 막고, 노동자를 살리기 위한 노동권과 생존권 보호를 위해 총력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2016. 5. 1.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
  • [김동수 민생프리즘] 20대 국회에 바란다

    [김동수 민생프리즘] 20대 국회에 바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16년 만의 여소야대로 귀결된 채 막을 내렸다. 한마디로 유권자들은 정부·여당에 대해 시베리아 벌판의 한겨울과도 같은 냉정한 정치적 심판을 선고한 셈이다. 그 결과로서 이달 말에 개원하는 20대 국회는 중국의 정사(正史)인 삼국지에 나오는 ‘천하3분지계’와도 같이 명실공히 3당 체제로 정립됐다. 이러한 신정치질서가 내년 대선을 포함해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그렇지만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위중한 경제적 상황에 비춰 볼 때 필자는 20대 국회가 그 어떤 문제보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일에 최우선적으로 천착해 주기를 기대한다. 선거 과정에서 3당이 내세웠던 경제 공약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니 방법론이나 우선순위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총론에 있어 여야 모두 경제를 살리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각자가 내세우고 있는 경제적 어젠다의 차별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최대공약수를 찾아 시행 가능한 정책들을 입법화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령, 경제활성화가 먼저냐 경제민주화가 먼저냐 하는 문제만 해도 그렇다. 기실 두 가지 의제 모두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화두다. 그러니 어떤 과제를 더 우선시해야 하느냐와 같은 이슈에 몰두하기보다는 두 영역에서 무리 없이 도입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무엇이 있는지 협의하면서 타협 가능한 정책들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 의미에서 법인세 인상과 같은 문제도 어느 정도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대기업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했지만 투자는 기대했던 만큼 늘지 않았고 오히려 정부의 세수 기반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있다. 정부와 가계 부문의 재정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는 데 반해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증가하는 현실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감안할 때 소비 여력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정부라도 나서야 하는데 넉넉지 않은 곳간 사정으로는 이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정 수준 법인세율을 환원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 기업들은 세액을 낮추기 위해 오히려 투자를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반대급부로 야당에는 국회에 계류된 노동개혁법안과 구조조정법안 등에서 상당한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 한편,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화와 로봇화가 진행되는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산업에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을 보면 이런저런 각종 규제로 서비스산업은 제자리걸음이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따라서 보건의료 분야 영리화에 대한 우려로 몇 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서도 적정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없다. 필요하다면 보건의료 분야를 기본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되 규제프리존과 같은 제한된 지역에서만 이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중소기업보호·육성과 관련해서도 납품 단가 후려치기 근절이나 대형유통업체들의 부당 반품 행위 금지는 경제활성화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당이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경험에 비춰 볼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과 상생이 오히려 경제활성화를 촉진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성과공유제는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실천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상생이 기업문화의 하나로 정착되도록 유인하는 것이 더 실효성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여야 그 어느 당에도 과반수 의석을 주지 않는 절묘한 선택을 한 취지는 소통과 타협을 통해 실행 가능한 대안을 찾으라는 뜻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국민의 뜻에 잘 부응하는 정당이 결국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도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되지 않겠는가.
  • [사설] 여야, 20대 국회 벼르지 말고 지금 민생 챙겨라

    19대 국회로서 마지막인 4월 임시국회가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이러다가 여야의 법안 협상이 표류하면서 대부분의 쟁점 법안들이 자동 폐기될 참이다. 각 상임위 현역 의원들이 4·13 총선에서 대거 낙마하면서 입법 동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차기 원내 사령탑을 뽑는 데 당력을 쏟고 있는 여야 모두 현 원내 대표단을 아예 버린 자식 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어제까지 19대 국회에서 처리한 법안은 7683건으로, 18대 국회의 1만 3913건에 비해 절반 남짓(55.2%)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도 핵심 경제활성화법들을 처리 못 한 채 빈손으로 끝내면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확실히 인증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에다 청년 실업, 저출산,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다. 여야가 당략에서 벗어나 청년이나 비정규직 등 가장 절박한 국민의 눈높이에서 타협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여야의 행태를 보면 싹수가 노랗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두 야당이 새누리당을 가운데 놓고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흥정하는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여야 3당 간엔 ‘노른자 상임위원장’을 서로 차지하려고 벌써 신경전이 한창이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는 격이다. 우리는 민생부터 돌보라는 게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라면 굳이 20대 국회 출범을 기다리지 말고 이를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본다. 3당은 민생 안건을 최우선 처리하기로 약속한 만큼 역지사지해 청년 일자리 법안들부터 절충해 내기 바란다. 예컨대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할당률을 현행 3%에서 5%로 올리고 이를 민간 기업에도 적용하도록 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보자. 현재 야권은 찬성이지만 여당이 기업 부담을 이유로 멈칫거리고 있다. 그러나 여당이 공기업에는 국민 혈세를 더 투입하는 결단을 내리고 야권도 조선·해운·철강 등 주력 대기업들조차 존폐의 기로에 선 현실을 인정한다면 절충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서비스산업 진흥 대상에 우리가 국제 경쟁력이 있는 의료 분야를 포함시킬지 여부가 관건인 서비스산업발전법도 마찬가지다. 이미 의료법에 의료 민영화를 막는 장치가 있는데, 야권은 언제까지 서비스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며 고장 난 유성기처럼 의료 공공성 후퇴 우려만 되뇌고 있을 건가.
  • [사설] 구조조정 골든타임 낭비할 수 없다

    기업 구조조정의 재원 마련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추진 의사를 밝힌 ‘한국판 양적완화’ 방안이 핵심 이슈가 됐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사실상 반대 의사를 피력했으나 금융위원회는 “필요하다면 산은법을 개정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야 역시 찬반이 갈려 기업 구조조정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 마련에서부터 난항에 직면한 형국이다. 한국형 양적완화의 본질은 산업은행이 발행한 산업금융채권(산금채)과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한국은행이 직접 인수한다는 것이다. 현행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은 유통시장에서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자금을 풀어야 하지만 국채는 발행시장에서 직접 인수할 수 있다. 한은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 조선·해운 등 일부 산업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려고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해 돈을 찍어내는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도 적지 않다. 정부 재정을 쓰지 않는 형식이라 재정건전성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키를 쥔 야권도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해 “국민과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우리의 재정 정책은 아직 여력이 남아 있다. 구조조정 자금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조성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구조조정 자금 지원은 한은 특별융자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 과거 건설사와 해운사 구조조정은 물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증권·종금사를 살려낸 것도 특융이었다. 중앙은행의 발권력 동원은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것이 순리다. 전체 경제에 영향을 주는 통화정책을 남발하면 대외 신인도에 악영향을 주고 경제 시스템의 왜곡도 우려된다. 한국형 양적완화가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 마련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불확실한 정책 대안으로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가용한 정책들로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한은, 채권단은 물론 정치권이 좌충우돌하는 사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 노조들이 어제 대규모 시위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대량 실업에 직면한 상황에서 노조의 결사반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산업 구조조정에 국가의 미래가 걸린 만큼 이번만큼은 유야무야로 끝내선 안 된다. 국내외 경제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4월 수출은 작년보다 11.2%나 줄어들면서 16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미국은 최근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는 등 내우외환이 겹친 형국이다. 구조조정을 위한 시간은 사실상 올해 연말까지 8개월도 안 남았다. 대선이 시작되는 내년에는 대량 실업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구조조정 자체가 어려워진다. 이런 골든 타임에 헛된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 현실 가능한 방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적기에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 현대重 “대우와 달라… 우리 스케줄대로”

    현대重 “대우와 달라… 우리 스케줄대로”

    “정부에 돈 받은 적 없어…1분기 흑자”권오갑 사장 재무개선 관리 반대 피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우리를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선상에서 보지 말아 달라”며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업계 ‘맏형’ 현대중공업에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을 통해 자구계획안을 요구하자 권 사장이 내심 서운함을 토로한 것이다. 2014년 10월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나선 권 사장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을 실시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013년 3분기 이후 첫 흑자다. 권 사장은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언론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10분기 만에 흑자를 내지 않았느냐”면서 “대우조선과 달리 정부 돈 한 푼 받은 적 없는 우리는 (우리의) 스케줄대로 간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서울 종로구 계동의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를 찾아 권 사장에게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다. 주채권은행의 재무개선 관리를 받지 않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현대중공업 부채 비율은 대우조선해양의 50분의1 정도로 건실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신용등급(한신평)은 A+로 대우조선해양(BB+)보다 6계단 높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까지 현대차, 포스코 지분을 매각해 1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단기 차입금을 갚거나 단기 차입금을 장기 차입금으로 대환하는 용도로 쓰였다. 현대중공업의 하나은행 대출 잔액은 3100억원(지난해 말 기준)까지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우리의 자구 노력에 대해 높게 평가해 왔다. 그런데 정부(금융위)의 한마디에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현대중공업의 자구안 제출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부실기업에 준하는 자구안을 요구받을 경우 순순히 끌려가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도 현대중공업이 정상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부실기업 관리부서인 본사 여신관리본부가 아닌 주요 그룹 여신취급부서인 CIB여신심사부가 담당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하나은행이 향후 여신 회수를 요구할 경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상장(기업공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가 에쓰오일 시가총액인 9조 8060억원(4월 29일 종가 기준)에 버금갈 것으로 추정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2018년까지 구조조정 계획을 다 세워 놓았다”면서 “내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올 구조조정 대기업 늘 듯… 금융위 “산은 코코본드 발행 가능”

    구조조정 재원 마련 TF 4일 출범 코코본드 위험성… 임시변통 불과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상시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 수도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 확충 태스크포스(TF)는 오는 4일 가동된다.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산업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하고 한국은행이 시장에서 이를 사주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한은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인수나 직접 출자 방식과 달리 법 개정이 필요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변통’이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주채무계열 대기업그룹 재무구조 평가를 늦어도 이달 중순 마무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 총 신용공여액 1조 3581억원 이상인 39개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이 기업군에 속한 소속 계열사 숫자는 4443개다. 평가 결과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부실 징후 기업으로 분류되면 상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평가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결과는 알 수 없다”면서도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 기업은 약정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주채무계열 평가와 별도로 최근 대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 평가에도 착수했다. 금감원은 7월까지 대기업 평가를, 10월까지 중소기업 평가를 해 ‘좀비기업’을 솎아낼 방침이다. A∼D 네 등급 가운데 C∼D등급을 받으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절차를 밟게 된다. 지난해는 대기업 54곳과 중소기업 175곳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됐다. 구조조정 재원 마련 논의도 본격화된다.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4일 열리는 첫 TF 회의에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은, 수출입은행이 참석한다. ‘한국판 양적완화’를 둘러싸고 정부와 한은의 견해차가 좀체 좁혀지지 않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또 다른 대안으로 코코본드를 들고 나왔다. 임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산은의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코본드는 국제 규정상 ‘자본’으로 인정돼 구조조정에 따른 산은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어느 정도 완충시켜 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도이치방크 사례에서 보듯 코코본드는 위험이 따르는 데다 ‘법 개정’까지의 기간을 버텨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맡고 있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도 재원 마련에 나선다. 유암코는 이달 중 약 1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3자 배정 방식)를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납입 자본금이 4860억원에서 6300억원대로 늘어 부실 기업 인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용어 클릭] ●코코본드(CoCo bond, contingent convertible bond) 유사시 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은 조건부 채권. 발행 조건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바젤Ⅲ에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커 이자가 높다.
  • 양적완화·추경… 국민의당 ‘열공’

    국가재정·예산 등 초청 강연도 ‘군기반장’ 박지원 의원이 주도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열공 모드’에 돌입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공언한 ‘공부하는 정당,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일환이다. 1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당 초선 당선자들은 3일 국경복 전 국회예산정책처장으로부터 ‘국가재정의 이해’에 대한 강연을 듣는다. 이날 모임에는 공천헌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준영 당선자를 제외한 22명의 초선 당선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개원 전까지 구조조정, 추가경정예산, 양적완화 등 정치권 현안을 파악하기 위한 ‘공부 모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참여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현 정책위의장의 국가 예산의 심의·배분 과정에 대한 강의도 예정돼 있다. 국민의당 내 공부 모임은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지원 의원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초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국회 상임위원회와 지역구 활동에 관한 특강을 갖고 오찬을 함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대 국회에는 의원들의 본회의와 상임위 출결 상황을 회기가 끝날 때마다 공개할 예정”이라며 당내 ‘군기 반장’ 역할을 자임했다. 국민의당은 또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다음달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전체 의원들이 참석하는 아침 공부 모임을 갖고 경제·외교·안보 등 국정 현안에 대해 토론한다. 오는 4일에는 구조조정 이슈와 관련해 당선자 전원이 인천 남동공단의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 노동자들의 실태를 둘러볼 예정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열린세상]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한 제언/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한 제언/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구조조정이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차지한 지도 꽤 오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책 당국은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경기 부진의 주요인 중 하나가 수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지불하지 못하는 부실 기업에 있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유일호 부총리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현재 한국 경제에 정작 필요한 것은 금리 인하나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단기적인 처방이 아니라 경제의 잠재력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구조조정이라는 점을 수시로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4월 총선에서 여당은 한국형 양적완화를 통한 구조조정을 주장하기도 했다. 올 들어 잠시 잠잠했던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예상했던 대로 선거가 끝나자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된 것이다. 그간 논의된 여러 방안 중에서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을 눈여겨볼 만하다. 구조조정의 대상을 경기민감업종, 부실 대기업그룹 및 개별기업, 공급과잉 업종으로 나누고 각각에 맞는 주관 기관을 정한 후 자율협약,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기업활력제고법을 활용하는 세 개의 트랙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국책은행 자본 확충, 회사채시장 안정화, 그리고 고용지원 대책들도 추진한다고 한다. 특히 이 계획이 시선을 끄는 이유는 부실 징후 기업이나 업종 등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법적 제도를 통해 상시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준거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이런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우선은 정부 역할과 정치권 압력에 대한 우려다. 그동안 구조조정이 부진했던 주요인은 민간의 자율적 해결을 기대한 데 있었다. 금융위 계획에 따르면 경기민감업종인 조선업의 경우 주요 3사의 구조조정이 기업이나 주채권은행의 자구 계획에 기초하고 있다. 이 경우 기업이나 업종 특성에 맞는 융통성 있는 구조조정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상되는 부진한 경기와 경쟁력 상실, 공적인 구조조정 자금 등의 투입을 고려하면 당국 주도의 신속한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상존한다. 더욱이 후자는 당국의 여러 대안 마련에도 불구하고 관련 지역의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정치적인 압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야당은 강도 높은 실업대책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조건부로 인정하고 있다. 두 번째 우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분류된 54개 대기업과 175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언제 완료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에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 경제에 주어진 시간은 올해 남아 있는 8개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내년부터는 대선 정국이라 구조조정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이 같은 시간 제약하에서 구체적인 타임플랜이 없다면 추진돼야 할 구조조정의 총체적인 비용과 편익의 추산이 어려울 것이며, 결국은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약화시키고 필요한 재원의 조달 방법이나 규모 등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비용과 편익 분석에는 연관 기업과 업종, 경제 인프라 등을 고려하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부분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우려는 매끄럽지 않은 정책의 운용에 있다. 일부 선진국 상황과 달리 한국의 경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면에서 아직 추가적인 정책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정부의 부채 수준은 국내총생산의 40% 정도이며, 정책금리도 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과 같은 문제는 이 정도의 정부 부채 수준에서 정부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회의 반대로 그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 작금의 한국형 양적완화나 한국은행법 개정, 혹은 산은법 개정과 같은 논의도 기존의 여러 정책적 대안이나 조합을 시도한 후에 실행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불확실한 정책 대안으로 시간을 끌기보다는 가용한 정책들로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단기적인 거시경제 안정화에 대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경기 회복세가 약화된 가운데 구조조정이 추진되면 그 여파로 실업이나 생산의 차질, 투자는 더욱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한국판 양적완화 뜨거운 논쟁] 금리 인하·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 등 시나리오 준비

    [한국판 양적완화 뜨거운 논쟁] 금리 인하·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 등 시나리오 준비

    한국은행이 29일 발권력을 동원한 국책은행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양적완화´ 구상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을 위해 국책은행에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면 이는 재정의 역할”이라는 한은의 주장은 그간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기는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한국판 양적완화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대신 기업 구조조정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금리 인하, 금융중개지원대출, 공개시장 운영 등을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이날 내놓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는 구조개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안정적인 거시경제 여건을 제공하는 데도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더 내릴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이어 기업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신용경계감이 지나치게 확산돼 정상적인 중소기업까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거나 신규 대출을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은은 무역금융, 설비투자 지원 등을 위해 금융중개지원 프로그램을 25조원 한도로 운영 중이다. 한은이 시중은행에 연 0.5~0.75%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면 시중은행이 해당 요건에 맞는 중소·중견기업에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윤면식 부총재보는 “약자인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성장잠재력 확충에 중요한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금융중개지원 한도를 5조원 늘렸다. 금융시장 불안 시 금리 인하와 금융중개지원대출 증액이 함께 실행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윤 부총재보는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선택지가 아니라 병행 선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는 한은이 증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에 주력하게 된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단기시장금리가 급등하자 갖고 있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조건으로 팔고(환매조건부채권 매각) 은행이 한은에 예치하는 통화안정계정의 예치금 규모를 축소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윤 부총재보는 “앞으로 상황 전개가 어떻게 될지 몰라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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