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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지지율 1%차’ 박빙의 독일 총선 D-4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승부수가 성공을 거둘까. 예정보다 1년 앞당겨 18일 실시되는 조기 총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슈뢰더 총리의 정치 생명을 건 승부수란 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정책을 둘러싼 독일 국민들의 심판과 선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거가 무게를 더한다. 게다가 보수-진보간의 연합정권, 독일 첫 여성총리 탄생 여부 등도 관심거리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이달 초까지만 해도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SPD)은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인 기민련에 정권을 넘겨줘야 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좌파진영의 지지율 합계가 보수 우파의 지지율을 1%포인트 앞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어느 정당도 단독정부를 구성할 의석 확보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민-기민련 대연정’ 구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슈뢰더 “이번에도 역전승” 지난 2002년 총선에서 막판 뒤집기로 재집권에 성공한 사민당-녹색당 연립정권(적·녹 연정)은 사회복지를 축소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 프로그램 ‘어젠다 2010’을 제시했고 복지 축소는 유권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경제 부진과 대량 실업까지 겹쳐 집권당의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에서 실시된 주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슈뢰더 총리와 사민당 지도부는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국면전환의 결단을 내렸었다. 1년 앞당겨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개혁정책 추진 여부도 국민의 뜻에 맡기겠다는 것이 조기 총선의 이유다. 사민당 지도부는 대다수 국민들이 개혁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슈뢰더 총리 개인에 대한 인기가 앙겔라 메르켈 기민당 당수를 훨씬 앞지른다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대대로 선거 판세는 막판에 이르러 사민당에 유리한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4일 슈뢰더와 메르켈 두 총리후보 간 TV토론은 여론의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12일 포르사(Forsa)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 지지율은 35%, 녹색당 7%, 좌파연합(Linkspartei) 7%로 좌파진영이 49%를 차지했다. 반면 기민당-기사당 연합에 대한 지지율은 42%, 자민당(FDP)은 6%로 보수연합이 48%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좌우 이념넘어 대연정 가능성 급부상 선거를 나흘 앞둔 현재 보수연정 구성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반면 좌파진영의 경우 좌파연합을 끌어안고 ‘적·적·녹 연정’을 구성한다면 정권 재창출을 기대할 수도 있다. 좌파 연합은 오스카 라퐁텐 전 사민당 당수가 탈당해 동독의 옛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과 손잡고 만든 정당. 슈뢰더 총리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비난하면서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같은 방침이 총선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사민당이 정부 구성을 위해선 기민당-기사당과의 ‘이념’을 뛰어넘는 진보-보수간의 ‘대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의 대연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연정이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36%로 지난 조사보다 3%포인트 증가한 반면, 보수 연정에 대한 지지율은 29%로 6%포인트 감소했다. 슈뢰더 2기 내각이 제시한 ‘어젠다 2010’이 기민련 정책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도 대연정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독일 최초의 여성총리 탄생? 전문가들은 총선 이후 연정 가능성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어찌됐든 사민당이 제 1당의 자리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슈뢰더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메르켈 기민당 당수가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한다. 독일인들은 집권 사민당의 개혁정책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슈뢰더 총리에 대한 호감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메르켈 당수에 대해서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탓이다. 공영 ARD방송이 8일 실시한 두 총리 후보의 지지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만약 직접선거로 총리를 선출할 경우 슈뢰더가 54%, 메르켈이 35%의 지지를 얻을 것 ㅍ으로 나타났다. 이전 조사에서 8%였던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4일 조사에서 14%로 늘어난 데 이어 이날 조사에선 19%까지 벌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정당별 지지율이 역전되고, 슈뢰더 총리와 메르켈 당수의 인기도는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유럽과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lotus@seoul.co.kr ●게르하르트 슈뢰더(61) 지난 98년 총선에서 헬무트 콜을 물리치면서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듬직하고 준수한 용모와 뛰어난 언변 등 미디어 시대의 정치인으로서 면모를 두루 갖췄다. 이라크전 반대를 강력하게 전개, 인권을 높였다. 북부 항구도시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나치 병사였던 아버지가 루마니아에서 전사한 뒤 편모 슬하에서 4형제와 함께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17세부터 상점 견습생으로 일하며 야간학교를 다녔고 명문 괴팅겐 법대에 입학해 76년 변호사 자격증을 따냈다. 야간학교에 재학 중이던 19세(63년) 때 사민당에 가입, 정열적인 활동력과 탁월한 화술로 78년 사민당 청년조직 의장에 선출됐다. 급진 좌파를 자처하고 한때 적군파를 옹호하기도 했던 그는 80년 연방 하원의원,86년 니더작센 주의회 원내총무,90년 주총리 등을 거치며 사민당 내 온건파 지도자로 떠올랐다. 집권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강력한 범죄대책을 주장, 우파에 가깝다는 비판도 받았다. ●앙겔라 메르켈(50) 어눌한 이미지에 잦은 말 실수를 하지만 끈기와 과감한 결단력 등 뛰어난 정치적 수완으로 ‘독일판 철의 여성’으로 불린다. 54년 서독지역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목사인 아버지의 임지인 베를린 북쪽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마을 템플린으로 이주했다. 라이프치히대를 나와 78∼90년 동베를린 물리화학 연구소 연구원으로 동독에서 생활해왔다. 통독 직전인 1989년 동독민주화운동 단체 ‘민주적 변혁’에 가입, 정치활동에 발을 들여놓았다. 90년 3월 동독 과도정부 대변인 서리를 거쳐 그해 동서독 통일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94년 환경부 장관에 오르고 98년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2000년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다.2002년 당수로 재선출되고 원내총무 선거에서도 승리하면서 당권을 다졌다. ■ 총선 쟁점 및 각 정당 정책 |파리 함혜리특파원| 총선의 최대 쟁점은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가.’이다. 수출 호조로 거시 지표는 회복세지만 내수세가 살아나지 않아 체감 경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경기침체 하에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실업자가 500만명을 넘고 실업률은 11.4%나 된다. 집권 사민당(SPD)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혁정책의 완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정책의 지속성을 위해 사민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면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인 기민련의 선거 구호는 단순명쾌하다. 경제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기업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경제규모를 키우고, 그럼으로써 고용을 늘리는 자본주의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제개혁 사민당과 녹색당의 ‘적·녹 연정’은 연소득 25만유로(부부합산 소득 50만유로) 이상의 고소득 계층에 대해 3%의 추가 특별소득세를 거두는 이른바 부유세 신설을 공약했다. 기민련은 16%인 부가가치세를 18%로 인상하는 공약을 채택했다. 부가세 인상 대신 실업보험료를 임금의 6.5%에서 4.5%로 2%포인트 낮춰 근로자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여야 모두 법인세 인하를 약속했다. ●노동정책 사민당은 기존의 노동시장 개혁정책(하르츠Ⅳ)을 계속 밀고나갈 방침이다. 실업수당 수혜 자격을 강화한다는 내용. 사민당은 해고방지를 위한 보호장치 완화, 노동시간 연장, 임금교섭의 자율성에 대한 간섭 등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해 반대다. 기민련은 고용주에게 부담을 주는 근로자 권리의 제한을 주장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꾀하고 있어 기업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대외정책 여야 정당 모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노력을 천명하고 있다.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문제에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사민당은 터키의 EU 가입을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기민련은 터키가 EU 정회원국이 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해외 석학들이 보는 한국경제

    해외 석학들이 보는 한국경제

    한국 경제가 침체를 딛고 재도약할 수 있을까.1960∼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다시 일궈내려면 우리 정부와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막한 ‘산업혁신포럼 2005’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제프리 페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위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으로부터 한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한국의 잠재력은 작은 사이즈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 경제의 자산을 이같이 꼽았다. 토플러는 최근 자신이 산 자동차에 딸린 계기판 단추가 49개, 매뉴얼 책자는 700쪽이나 됐다면서 이를 ‘잉여복잡성’ 또는 ‘초복잡성’으로 정의했다. 그는 “이 때문에 머지않아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들이 저항할 것”이라면서 “기업들이 개별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화가 아닌 탈세계화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 경제가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경제 및 산업 구조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한국의 잠재 저력은 작은 사이즈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국가 규모가 클수록 좋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유럽 25개 국가 가운데 잘 하는 국가는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와 같은 작은 국가들이다.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리라 본다. 우리는 산업화 시기와는 차원이 다른 ‘혁명경제’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는 다르고 각각의 국가는 차별화된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국은 일본의 산업 정책을 많이 쫓아온 것 같고, 어떤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도 일본처럼 버블 경제라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또 소수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졌다. 중소기업들을 더 진흥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혁신가’를 키워야 한다. 특히 혁명경제기에 부를 창출할 원동력은 교육이다. 현재 공교육은 공장과도 같다. 동질성이 아닌 이질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학생을 개인으로서 대우해야 혁신성과 창조성을 키울 수 있다. 학교가 산업훈련기관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미래 경제는 공장 근로자가 아닌 혁신가들이 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 사이즈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국가의 부가 국가의 면적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닌 도시 국가에 불과하지만 올바른 선택과 미래 지향적인 선택으로 성공했다. 정치 분권화를 통해서도 이런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이 미래에 주시해야 하는 경쟁상대는 큰 국가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작은 국가들이 특정한 기술이나 자산을 활용해 한국의 미래 경쟁국가로 떠오를 수도 있다. 다만 중국은 좀 다르다. 중국은 산업화 시기를 겪고 있어 큰 규모가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지나치게 높은 수출 의존도를 문제로 지적했는데 이같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략은. -비수출 활동을 증가시켜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비롯, 아직까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 분야의 창업을 늘려나가야 한다. 내수와 수출간에 조화를 찾아야 한다. 과거의 관행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수출을 줄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래에 닥칠 위험을 인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대안을 준비하려면 젊고 혁신적인 기업인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어느 산업에 집중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수출의 경우 제조품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지식을 수출해야 한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전세계적으로 깨끗한 물이 부족해 수백만명의 아이들이 이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것, 여기서 우리는 큰 시장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디지털에 이어 생명공학 분야에서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 선구자적인 견해를 가지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같은 자세가 유지돼야 한다. 경제적인 돌파구는 하나의 분야에서 하나의 기술이 아닌 여러 분야의 여러 기술을 통합해야 찾을 수 있다. 또 영화 수출을 많이 해야 한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한국 영화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주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소비자 저항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모두가 컴퓨터의 윈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윈도에 깔려 있는 기능 가운데 사용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가지 기능들을 하나로 엮어 큰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진정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들은 빠져 있다. 최적화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품 생산에 있어 복잡성은 필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진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복잡해야 하지만, 소비자들이 제품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은 복잡해서는 안 된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기능을 없애는 데 신경써야 한다. 대량 생산이 아니라 ‘개인의 맞춤화’가 필요한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제프리 페퍼 美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한국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직구조에서 벗어나고 권한과 의사결정을 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퍼 교수는 한국의 취약점으로는 적대적 노사관계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적대적 노사관계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지적 자본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직원이 있으면 경쟁에서 뒤진다. 자본과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한국 경제에 좋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또 한국이 너무 중국에 집착하는 것 같다. 법 체계와 노사관계, 금융시장 등 내부 문제를 해결하면 일본이나 중국과의 경쟁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한국 기업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한국은 자동차나 전자 등은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생산 시스템이나 품질 개선, 제품 혁신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도 있었다. 반면 한국 기업은 지나치게 수직 구조를 갖고 있다. 중앙 통제가 심하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이런 것은 혁신 및 지식기반기업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권한이나 의사결정을 분산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한국의 노사관계와 해법은. -특히 한국의 대기업은 노사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노사문제를 잘 푸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틀을 갖추고 그 안에서 파트너십을 갖고 있어 성공한다. 노동이나 자본이나 같이 망하고 같이 성공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노사 양측의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공동의 목표를 갖고 많은 접촉을 해야 한다. ▶2015년 미래 환경변화와 기업의 대응 전략은. -공공부문에서 할 일은 다양한 종류의 씨가 뿌리를 내려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조건은 인프라 투자다. 그리고 법치주의나 계약 중시, 독점 방지 등 사회적 인프라도 구축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위용딩 中 사회과학원 경제정치硏 소장 위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은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8% 이상의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한·중·일 3국의 경제공동체 설립 등 ‘개방된 지역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위 박사는 중국 인민은행 금융통화정책위원으로도 활동,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달러 킬러’로 불리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아시아 경제통합 가능성은. -한·중·일 3국의 경제협력 강화는 매우 중요하다. 동아시아는 유럽을 배워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개방된 지역주의를 제안한다.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위해서는 국가간 공동의 경제이익이 있어야 한다. 한·중 양국은 경제통합 수준이 높고 정치적인 문제가 없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고속성장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위안화 절상은 어느 정도 필요한가.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자신한다. 중국 금융체계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금융문제를 차츰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경제성장 전략을 좀더 다듬어야 하며, 위안화 문제는 여러가지 문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위안화 평가절상 및 달러화 폭락 가능성은. -현재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불균형이다. 미국의 저축률이 낮고 재정적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이 빚이 많은 것은 적절치 못하다.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올해에는 미국 경상수지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를 전망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달러화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경상수지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다른 나라 화폐가치의 절상을 요구하거나 미국에 대한 수출을 줄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중국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역할은. -중국은 지난 20년간 노력해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했다. 민간기업들의 GDP 기여도는 국영기업의 기여도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법적·제도적 보장을 통해 기업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2일까지 ‘서울 우먼비즈 페어’

    여성의 창업과 기업활동 활성화를 위한 박람회인 ‘서울 우먼비즈 페어 2005’가 2일까지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4회째 열리고 있는 이번 행사는 전국의 여성기업, 여성사회교육기관, 대학 학과 및 동아리, 창업보육센터 등이 참가한다.
  • LG - 서울대 ‘한국 전문기자’ 육성 나섰다

    LG상남언론재단은 22일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와 공동으로 해외 전략지역 한국 전문기자 육성 프로그램인 ‘서울대-LG 프레스 펠로십’을 개최했다.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이날 개회식에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과 안병훈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 유재천 한림과학원 원장, 추광영 서울대 교수, 이경형 서울신문 고문, 정상국 LG 부사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달 15일까지 4주간 진행되는 이번 ‘서울대-LG 프레스 펠로십’에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 베트남, 멕시코, 필리핀,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시장 잠재력이 큰 해외 전략지역 8개국에서 선발된 유력 언론사 기자 8명이 참가한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언론 관련 실무교육과 한국사회 및 경제·문화에 대한 강좌를 담당하고,LG상남언론재단은 한국의 기업활동 소개 및 참가자들의 개별 취재활동을 지원한다. 참가 기자들은 LG화학 대덕 기술연구원 및 여수공장,LG전자 구미공장내 PDP,LCD TV 생산라인, 창원공장 등도 방문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업 행정조사 최소화

    기업에 대한 각종 행정조사가 최소화된다. 국무조정실은 3일 행정조사 정비 및 절차투명화 등을 골자로 한 행정조사기본법안을 마련,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시행될 이 법안의 골자는 행정기관이 기업을 상대로 실시하는 행정조사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 동일 기업에 대한 행정조사가 중복되지 않도록 가능한 기관 공동조사를 실시하고, 특히 기업이 공동조사를 요청할 경우 행정기관은 반드시 이에 응하도록 했다. 국조실 관계자는 “행정기관에서 조사 목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기업을 상대로 여러 차례 조사를 벌이는 데 대해 기업에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면서 “기업활동의 애로사항을 해소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장애인 창업·세제지원 확대

    장애인 창업 및 기업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6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장애인기업활동촉진법’이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데 이어 오는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그동안 장애인 정책은 생계와 의료·교육 등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생계형 지원방안이나 취업 지원책이 대부분으로, 창업이나 경영활동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시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중소기업정책의 대상에 ‘장애인 기업’을 포함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예상되고 생계형 자영업이 대부분인 창업형태도 보다 다양화할 전망이다. 법안은 우선 정부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창업을 촉진하는 종합지원대책을 추진해야 하고, 특히 중소기업청은 매년 초 장애인 기업활동 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원대상은 등록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상이자 등이다. 중소기업청내 장애인기업활동촉진위원회가 설립돼 기본 계획 및 주요사안을 심의하고 관계부처간 조정도 맡는다. 2년마다 실태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공표,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한국장애경제인협회도 설립된다. 자금 및 세제지원도 크게 확대된다. 창업 자금뿐 아니라 중소기업 자금 지원시 우대되고 조세특례제한법에 의한 세제 및 국·공유재산과 시설의 무상대부도 가능하다. 그러나 쟁점인 장애인 기업 제품의 공공구매 유지 등 단체수의계약 폐지에 따른 대책은 협의과정에서 빠졌다. 김흥빈 창업벤처정책과장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법 시행에 앞서 실태조사 및 협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기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은 145만명에 이르나 장애인 사업체는 19만개에 불과하고 대부분 자영업 형태의 영세기업으로 조사됐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대기업 46% “하반기 투자 늘리겠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대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24일 내놓은 ‘하반기 대기업 투자계획’에 따르면 응답 기업 212개사 가운데 하반기 투자를 상반기보다 늘리겠다는 업체가 45.8%(10% 이상 증액 32.1%,10% 미만 증액 13.7%)에 달했다. 하반기 투자를 상반기와 비슷하게 하겠다는 기업은 28.8%,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25.4%에 그쳤다. ●제조·서비스업 투자 양극화 누그러질 듯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44.1%, 서비스업의 51%가 각각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 제조업과 서비스업간의 투자 양극화 현상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투자 규모가 기업활동 등에 필요한 투자수준과 비교해 과소라는 응답이 23.5%로 과잉(6.1%)보다 많았고, 적정 규모라는 응답은 70.4%였다. 투자가 위축된 가장 큰 이유로는 내수부진 지속에 따른 향후 경제의 불확실성(44.9%)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64% “투자 추진 애로 겪었다” 또 응답 기업의 64.2%는 각종 규제와 지원제도 미흡 등으로 투자프로젝트 추진상 애로를 경험했으며, 유형별로는 수도권·토지이용 규제 등 각종 규제를 투자 저해 사례로 40.5%가 꼽았다. 특히 응답기업의 29.8%는 국내 투자환경이 개선되면 현재 계획된 해외 투자의 일부를 국내투자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과제로는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응답이 27.8%로 가장 많았다. 경기부양으로 투자수요 창출(27.5%), 투자 관련 금융. 세제 지원 확대(15.3%), 고임금·고지가 등 투자환경 개선(12.9%)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과제로는 신산업 등 투자처 발굴(50.0%), 매출 확대와 수익성 증진 노력 강화(34.1%), 단기업적 중심의 경영평가 지양(7.3%) 등을 꼽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혼란 부추기는 금리신호 엇박자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 핵심 금융정책당국이 미묘한 뉘앙스가 담긴 금리발언을 잇따라 쏟아내 시장이 시끄럽다. 한은은 지난달 말 “금리를 올려도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했다. 이어 재경부 차관도 “금리인상을 고민 중”이라고 한마디 했다. 이쯤 되자 본격적인 금리인상 신호로 여겨져 시장금리가 요동쳤다. 급기야 경제부총리가 나서 “금리인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히자 이번엔 한은이 ‘부총리 개인 생각’으로 몰아가고 있다. 헷갈리는 신호에 시장만 놀아나는 꼴이다. 금리는 올려도 걱정이요, 그냥 놓아 두어도 문제라서 경제전문가들조차 견해가 엇갈린다. 금리를 올리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잠재울 수 있고 국내·외 금리차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은 이자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다. 실로 딜레마 중의 딜레마다. 이런 예민한 시기에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듯한 한은의 태도도 경솔했고, 금리결정 권한이 없는 부총리의 단언도 공개 개입으로 비친다. 금리문제는 소비·지출·물가·투자 등 국민의 생활경제와 기업활동의 세밀한 부분까지 그 영향이 지대하고, 국가경제의 명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 금융전문가들로 구성된 금통위가 한달에 한 차례, 극도의 보안 속에 중립적 판단에 의해 콜금리를 결정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핵심 금융당국자들이 불과 며칠동안 이렇듯 중구난방으로 선제 발언을 한다면 나라경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오는 7일 금통위가 열린다. 금리결정권이 없는 관계자들은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메시지를 삼가주길 바란다.
  • [녹색공간] 지속가능하고 존경받는 기업/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상임정책위원

    1990년대 초반 나이키사는 파키스탄 공장에서 12세 소년이 노동하는 것이 시민단체에 의해 알려져 아동 노동을 착취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일본의 소니사는 2001년에 네덜란드로 수출하려던 게임기 내부의 전선 피복에서 카드뮴이 허용기준 이상 검출되어 수입금지 조치를 당해 총 1억 7000만달러(약 17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미국 화학업체인 몬산토는 2002년 앨라배마주 애니스턴 사 공장에서 상수원으로 독극물이 방출된 사건으로 인해 7억달러(약 7000억원)를 주민들에게 배상하라는 선고를 받았고, 이로 인해 회사의 주가도 주당 35달러에서 15달러로 하락하였다. 기업들은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서 기업활동이 환경·경제·사회 문제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고, 지속가능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실천 전략으로서 지속가능 경영을 선택하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체로 기업에 대한 신뢰를 기업이 소재한 지역사회로부터 얻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듀폰사는 지역사회와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기금을 조성하여, 지역사회 삶의 질 개선과 관련된 약 400건의 프로젝트를 지원하였다. 폴크스바겐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 경영의 특징도 ‘고용안정’과 ‘일자리 늘리기’를 통해 지역공동체와 공생을 꾀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영은 아직은 환경 부문에서만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환경보고서가 발간되었으며,2004년 4월 기준 37개 업체가 환경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 경영을 추구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들은 7곳 정도밖에 없는 상황이며,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대한 평가 및 벤치마킹 자료는 아직까지 나온 것이 없다. 지난 3월 대통령 등 3부 요인을 비롯하여 정계·재계·정부·사회단체 대표들이 ‘투명사회 협약’을 체결하였다. 투명사회 협약은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투명사회 협약이 실질적 의미에서 지속가능 경영의 출발점이 되려면, 명확하게 지속가능 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비전으로 천명하고 이 비전을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업 내부에 정착시켜야 한다. 즉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으로 뒷받침해야 하며, 여러가지 지표를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성과를 점검해야 한다. 물론 이 성과도 지역사회와 이해당사자들에게 공개하여, 잘된 것은 함께 결실을 나누고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 경영은 기업의 노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 정책 측면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정부는 1995년부터 ‘환경친화기업 지정제도’를 도입하여 2004년 현재 157개 업체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선진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영 프로그램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국내기업에 적용가능한 ‘지속가능 경영 전략’을 단계적으로 보급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은 분명 단기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선진국 문턱에서 주춤거리는 동시에 중국과 같은 강력한 도전자를 상대해야 할 상황에서, 지속가능 경영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진국에 진입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리스크를 방어하는 것이 지속가능 경영 전략일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공영역으로만 인식하고 등한시하였던 인권·환경 등의 문제를 기업이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지속가능 경영을 추진할 때, 의식있는 소비자들이나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하고 존경하는 기업을 가질 때가 되었다.
  • 제주 사실상 ‘자치共’ 된다

    앞으로 제주도에는 법으로 명시된 규제를 조례로 완화하거나 폐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또한 제주도 특성에 맞게 관광·교육·의료산업 중심지로 개발된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윤성식)는 20일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하고 이상적 분권모델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구상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 내용은 이해찬 국무총리에게도 보고됐다. 윤성식 위원장은 이날 “제주도를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법적 지위와 권한을 부여해 홍콩·싱가포르와 경쟁할 수 있는 ‘분권 시범도’와 ‘국제자유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입법·재정·조직·인사 등 자치행정 전분야에 파격적인 자치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우선 올해 안에 ‘제주특별자치도 특례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규제를 대폭 완화키로 했다. 특별법에는 제주도에 한해 규제완화 조치가 필요한 사항을 열거하고 조례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도록 자치입법권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현행 법이 특별자치도 실현에 걸림돌로 작용될 경우 법률의 제·개정 및 폐지와 관련해 법률안 제출 요구권도 부여된다. 또한 재정자립을 위해 제주도에서 징수되는 세금은 전액 제주도에서 사용토록 하고 총액수준에서 현재보다 모자라면 정부가 추가 지원한다. 시행이 불투명한 교육자치 및 자치경찰제도도 우선 도입키로 했다. 모든 기구·정원에 대한 자율권을 확대하고 외국인 채용 등에 대한 특례가 인정된다. 스위스 등에서 운영 중인 재정주민투표제와 주민발안투표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주민참여 수단도 확대된다. 해외 기업들이 기업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고, 사람과 상품·자본의 이동제한도 풀린다. 각종 조세감면을 늘리고,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는 한편, 영어의 공용화 기반이 구축된다. 관광·교육·의료산업도 핵심산업으로 집중 육성된다. 국제회의 및 스포츠, 체험형 종합관광 휴양지 조성 등을 통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교육 인프라구축 강화를 통해 해외 유학생들을 적극 유치하고, 줄기세포치료병원을 세우는 등 선진의료제도 도입의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키로 했다. 한편 김태환 제주도 지사는 “제주도에 특별한 지위와 권한을 부여한 것은 국가발전을 제주도가 견인할 수 있도록 한 훌륭한 시책”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조덕현기자 chejukyj@seoul.co.kr
  • 복지부동 공무원 첫 무더기 징계

    복지부동 공무원 첫 무더기 징계

    복지부동 공무원 100여명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무더기 징계를 받게 됐다. 뇌물수수 등의 비리가 아닌 복지부동 행태로 공무원이 징계처리되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감사원은 16일 ‘자치단체 민원행정처리 실태’ 감사결과를 발표, 무사안일하게 민원을 처리한 지자체 공무원 104명을 문책하고 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43개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민원을 부당하게 처리한 행태를 집중 조사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공직자의 복지부동 행태에 쐐기를 박는 첫 감사로, 감사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복지부동 공무원에 대한 처벌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 “설거지를 하다 그릇을 깨는 것보다 설거지를 안 하는 것이 더 나쁘다.”는 ‘설거지론’을 강조해온 전윤철 감사원장도 “징계수위를 더욱 높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장도 주의조치 감사에서 적발된 105명 가운데 1명이 검찰에 고발됐고,29명이 징계대상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75명은 주의조치를 받는 선에 그쳤다. 복지부동 공무원을 적발해 처벌하는 것이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해 징계수위를 다소 낮췄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민원담당자뿐만 아니라 결재책임자에게까지 책임을 물었기 때문에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미치는 충격파는 상당할 것이라는 평이다. 대표적으로 부산시 모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는 예외적으로 엄중 주의조치를 받았다. 적법요건을 갖춘 관광호텔 착공신고를 이유 없이 거부하도록 지시해 공사 착공을 2개월 이상 지연시킨 것이다. 감사원 자치행정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민선 기관장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집행권한이 제한돼 있으나, 해당 구청장의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나서 민원을 거부하도록 지시하는 등 죄질이 나빠 문책했다.”고 설명했다. ●부당거부 중점 징계 이번 감사에서는 이처럼 이유 없이 민원을 거부해 기업활동을 저해한 사례들이 중점 징계대상이 됐다. 충남 모 군청은 전자부품 관련 업체의 공장설립신청을 받고도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승인해줘야 할 공장설립승인을 거부하다 행정심판까지 거친 뒤에야 민원을 받아들였다. 결국 5개월 이상 지연시켜 불필요한 민원을 야기한데다 기업 발목까지 잡은 셈이 됐다. 전주시는 아파트 건설 관련 민원을 처리하면서 건설교통부의 해석과 정반대로 처리해 기업체가 사업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부산시는 업체의 사업변경인가 신청을 뚜렷한 이유 없이 3차례 이상 거부하다 행정소송에서 지고서야 인가를 내줬다.70억원 이상을 투자했던 사업체측은 부산시의 부당한 행정처리로 2년 가까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 이들 관련 공무원은 모두 이번 감사에서 징계처분을 받았다. ●기업 상대 2700억원 부당징수 법적 근거도 없이 지자체가 기업으로부터 부담금 또는 시설비를 징수한 사례도 대거 적발됐다. 적발된 금액만 2703억원에 이른다. 건교부는 지난 2001년 6월 지자체에 업무편람을 시달하면서 광역교통시설부담금 징수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경우를 오히려 징수대상으로 분류했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잘못 걷힌 부담금 총액이 1359억원이나 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건교부의 근거 없는 지침으로 지자체가 70건이 넘는 행정소송에 휘말렸다.”면서 “소송경비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등 76개 지자체는 법률근거 없이 ‘도로손궤자부담금징수조례’를 만들어 업체들로부터 총 1125억원의 부담금을 챙겼다. 굴착작업 등으로 인해 파손된 도로를 원상복구시키도록 하는 도로법을 악용, 복구한 지 2년이 지난 도로 하자에 대해서도 보수비를 거둬들인 것이다. ●지위 악용 퇴직공무원 검찰고발 지위를 악용한 사례도 징계를 받았다. 경북 모 군청에서 군수비서실장을 지낸 이모씨는 재직 중이던 지난 2003년 공문서를 파기하면서까지 담당공무원에게 친인척의 민원처리를 강요했다. 자신의 누나가 상수원 수질보전 지역에 음식점을 열 수 있도록 허가가 금지된 일반음식점 진·입로 설치민원을 승인해주라고 담당 공무원들에게 청탁과 압력을 넣은 것이다. 감사원은 이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담당공무원 5명에 대해서도 정직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밖에 지자체 업무를 민원인에게 떠넘긴 공무원들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돼 행정자치부 등 관계기관이 시정권고를 받았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기업 발목잡는 민원공무원 없앤다

    감사원이 지방자치단체의 민원 교육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특히 기업민원 담당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뿌리뽑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감사원은 기업민원처리 매뉴얼을 제작, 오는 6월 중순부터 16개 광역단체를 돌며 기업민원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지자체의 잘잘못을 가려온 감사원이 직접 교육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원해소 사례 등 담아 감사원은 우선 6월 초까지 ‘기업불편해소 백서’를 발간한다는 방침이다.1만부 정도 발간될 백서는 중앙행정기관과 각급 지자체를 비롯,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에도 배포할 예정이다. 백서에는 지난 1년간 감사원이 처리한 기업민원과 사례 등이 담긴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행태가 여전해 교육계획을 세웠다.”면서 “백서를 각급 지자체에 배포해 기업민원을 처리하는 데 매뉴얼로 삼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리 공무원뿐만 아니라 복지부동 공무원에 대해서도 징계한다는 감사원의 방침을 확실히 전달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2월부터 기업불편신고센터를 운영,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민원부당거부 사례를 조사해 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감사원 기업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모두 1578건으로 이중 36%에 달하는 570건이 공무원의 소극적 업무처리에 대한 불만사항이었다. 신고사항 가운데 인·허가 관련 신고가 전체 28%에 해당하는 4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입찰·계약 관련이 402건, 환경·복지 156건, 조세·금융 151건 등의 순이었다. 감사원에서도 인·허가 담당 공무원의 몸사림이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용인시는 D아파트 건설업체에 학교용지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아파트건설 사업을 승인해 놓고, 학교 용지 인근에 LPG충전소를 허가해 주는 오류를 범했다. 이후 용인시는 LPG충전소가 있다는 이유로 아파트의 사용검사 승인을 거부해 아파트 입주에 차질을 빚게 했다. 이같이 악의적인 민원거부로 기업활동을 저해한 사례에 대해서는 담당자를 엄중 문책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방침이다. ●‘왜 안 해줬냐’로 감사초점 옮겨 감사원 관계자는 “인·허가 담당 공무원들이 특히 감사에서 지적될 것을 핑계로 민원처리에 소극적인 성향을 보인다.”면서 “법규정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법해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감사초점이 과거에 ‘왜 해줬냐.’였다면 이제는 ‘왜 안 해줬냐.’로 바뀌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1) 단국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1) 단국대학교

    단국대 법대는 경기도 내 최고의 로스쿨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로 캠퍼스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단국대는 굳이 서울 캠퍼스에서 로스쿨 유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서울 캠퍼스와 천안 캠퍼스의 법대를 통합, 경기도 최고의 법대로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 서울내 대학이라는 타이틀보다 실속을 챙기겠다는 단국대의 ‘실리주의’다. ●기업법·환경법 특화 단대 법대는 기업법과 환경법을 집중 특화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라는 입지적 특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경기도의 도정목표를 먼저 들여다보면 단대 법대의 전략을 이해할 수 있다. 경기도의 캐치프레이즈는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다. 대규모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이 대거 들어서 있고, 외국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어느 지자체보다 활발하다. 이는 곧 경기도의 최대 고민이 기업불편사항을 해소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된다. 단대 법대가 기업법을 특화시키는 데는 경기도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동시에 단대 법대의 전문분야를 공고히 하겠다는 속내가 들어 있다. 단대 법대측은 “경기도 내의 기업관련 법률서비스 수요 만큼은 우리 법대가 선점하겠다.”면서 “이와 함께 환경법 분야의 특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활동에 따라 반대급부적으로 발생하는 환경문제 역시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업관련 법률서비스가 시장성이 강조된다면, 환경관련 법률서비스는 공적인 성격이 강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보겠다는 것이 단대 법대측의 전략이다. ●형식보다 내용으로 승부 이 같은 계획에 따라 학교측은 우선 기업소송 및 환경소송 분야의 전문가들을 실무교수진으로 충원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캠퍼스와 천안캠퍼스 법대 교수진은 총 18명. 올해 안에 실무경험을 갖춘 법조인 10명 정도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로스쿨 유치를 위한 공간 확보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학교측에 따르면, 수지 신캠퍼스에는 2개동의 로스쿨 전용건물이 신축된다. 모의법정, 국제회의장 등 첨단 교육시설을 갖춘 2000평 규모의 법학관과 1000평 규모의 전용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실 단대 법대의 행보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다른 대학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로스쿨 유치경쟁에 뛰어든 데 비해 단대는 지난 연말에야 비로소 로스쿨추진위원회를 가동시켰다. 단대 법대측은 “새 캠퍼스에 로스쿨 전용 건물과 법대 전용 도서관 신축을 추진하는 등 할 일이 많다.”고 털어놓는다. 새캠퍼스 이전 등 학내 사업으로 로스쿨 유치 계획을 서둘러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대 법대의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레 짐작하다간 큰코다친다. 속내용은 그 어느 명문법대 못지않게 알차다. 그것이 실속을 우선하는 단대 법대의 면모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김석현 법대학장 “로스쿨 유치경쟁이 내용보다 형식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 우려스럽습니다.” 단국대 김석현 법과대 학장은 최근 활발한 로스쿨 논의에서 정작 중요한 교육내용에 대한 고민이 배제되고 있다며 걱정스러워했다. 이 때문에 단대 법대는 교육의 질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접근하겠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학장은 8일 “현재 법조계에 진출하려는 학생들은 학부 4년과 학원 등의 개인교습 그리고 연수원 교육 등 최소 7∼8년 이상을 법률공부에 할애한다.”면서 “하지만 로스쿨이 도입되면 법률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 3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3년이라는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가에 로스쿨의 승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로스쿨을 위한 제반요건 즉, 시설과 교수진도 중요하지만 그 그릇에 담길 내용을 결정하는 데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단대 법대는 로스쿨 유치를 가정하고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김 학장은 “우선 1년은 기본법 교육에 집중하고 2년째 되는 해에는 학생들이 전문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실무교육은 마지막 3년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단대 법대는 또 기업법과 환경법을 특화할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과 내용은 교수진뿐만 아니라 법대 학생들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김 학장은 “5월 중순쯤 법대 재학생과 교수진간의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학교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학생들의 요구사항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눠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와 학생 그리고 동문들의 통합된 공감대를 이끌어 내 로스쿨을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박원순변호사등 법조인 140명 배출 단국대 법대는 크지 않은 규모에도 불구,140여명의 법조인을 배출했다.60년 전통의 저력을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이를 입증하듯 원로 법조인이 대거 포진해 있다. 지익표(60년 졸)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고시 사법과 9회인 지 변호사는 1990년 사할린동포법률구조회 회장을 지내면서 사할린 동포의 위자료청구소송을 맡기도 했다. 지 변호사는 법조계 원로로서 최근까지도 한·일 과거사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민건식(사법과 15회·58년 졸) 변호사는 검찰 내 기록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1990년 의정부지청장을 끝으로 퇴임한 민 변호사는 당시 검찰 사상 처음으로 평검사로 정년퇴직을 해 ‘소신있는 검사’로 주목을 받았다. 민 변호사는 퇴직 후 한국피해자학회 초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신태영(73학번) 변호사도 지난해 22년간의 검찰생활을 마쳤다. 사시 19회로 서울지검 제1차장검사, 의정부지청장, 서울고검 송무부장검사까지 지낸 신 변호사는 현재 모교인 단대 법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시민활동가로 잘 알려진 박원순(사시 22회) 변호사도 이 대학 출신이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한국여성의 전화 이사, 노동교육협회 이사, 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 위원, 한국외대 감사, 한국인권재단 이사, 세정혁신추진위 공동위원장,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 활동사항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벅찰 정도다. 법원에는 현재 김만오(75학번) 서울남부지원 부장판사, 정승규(84학번) 서울북부지원 판사, 이여진(91학번) 서울중앙지법 판사 등이 있다. 현직 검사로는 정현태(74학번) 대전고검 검사가 첫손에 꼽힌다. 지난 2002년 대선 직전 제기된 병풍사건의 수사를 총지휘했던 정 검사는 사시 20회로 서울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 대구지검 1차장, 서울지검 3차장, 광주고검, 서울고검 검사 등을 지냈다. 이 외에 원성준(73학번) 광주고검 검사, 박철준(76학번) 부천지청장, 김정필(76학번) 성남지청 부장검사, 김주선(79학번) 대전지검 부장검사, 이두식(81학번) 여주지청 부장 검사 등이 검찰 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中,反日시위 확산] 日, 장기화 우려… “통제된 폭도” 비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중국에서의 반일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충격과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갈등국 인상’ 부각으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의 국가적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것이다. 일본은 당초 중국의 반일시위에 대해 “중국정부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방조한다.”면서 중국의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요구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만국박람회 등 국제대회를 치를 자격이 있느냐고 경고했다.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17일 “기업에 대한 폭도의 습격은 법치국가라면 저지돼야 하는데 과연 법치국가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며 중국시위대를 “통제된 폭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도 “(폭력)방치행위는 법치국가로서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반일시위의 장기화로 일본의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며 “일본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국가이면서도 ‘일본이 그런 정도로 싫은 국가인가.’라는 인상을 세계 각국 사이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따라서 “반일시위 장기화는 일본에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제 1야당인 민주당 간부의 말을 전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도 불매운동 확산을 우려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활동에 대한 영향도 증가해 카시오계산기는 이달 말 상하이에서의 전자사전 신제품 발표회를 중지했으며, 기린맥주는 중국진출전략발표를 취소했다. 관광객, 수학여행단의 중국행 취소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taein@seoul.co.kr
  • ‘광기의 외교’ 에 국제 고립…日 뒤늦게 ‘허둥’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과 밀착, 한동안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일본외교가 역사교과서 왜곡파동과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 등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패전 60주년을 맞아 ‘힘의 외교’를 강화한 것이 “능력을 과신, 국제현실을 도외시했다.”는 반성론마저 나온다. 일본측은 중국의 반일시위 격화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지방에서 시작된 반일시위가 9일 수도 베이징으로 옮겨온데다 일본대사관 일부 기물파손 사태까지 발생하자 기업활동 타격 등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10일에도 광저우(廣州)·선전 등지에서 반일시위가 열려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10일 왕이(王毅)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대규모 반일시위는 ‘극히 유감’이라는 뜻을 전했다. 결국 일본 정부는 양국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17일 베이징에서 열릴 중ㆍ일 외무장관 회담을 관계회복의 실마리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정치권도 중국·한국과의 외교갈등 해소에 본격 나서는 기류다. 자민당 다케베, 공명당 후유시바 간사장 등 연립여당 간사장들이 이달말 중국과 한국을 연쇄방문, 관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회장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도 이달말쯤 방한, 냉각된 한·일관계 개선을 모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8일자에서 동아시아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본이 왜곡 역사교과서 승인을 중단하고 일제 점령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배상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러시아에 이어 믿었던 미국까지도 ‘관련국간 합의’를 강조하며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위 진출 노력에 찬물을 끼얹자 일본 외교관계자들은 “미국과의 비공식대화에서 들은 얘기”라고 애써 평가절하하면서도 허둥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미국측이 어떠한 사전 통보도 없었다는 점을 당혹해하고 있다. 이러다간 일본의 상임위 진출은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아울러 미국이 9일 중국과 차관급협의를 정기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미국이 일본 중시의 동아시아 외교정책을 수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해외진출 新분업전략에 활용해야/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수출입은행의 해외투자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중국에 투자한 건수가 2157건(해외 전체의 61%), 금액으로는 21억 8700만달러(전체의 38%)에 이르렀다. 수출입은행 통계는 신고된 금액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신고하지 않은 금액이 포함된 중국 상무부 자료에 의하면 통상 2배 이상이 된다.IMF이후 감소된 해외투자가 다시 회복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의 산업공동화 우려를 낳게 하는 대목이다. 한·중간에는, 중국은 노동집약 제품을 세계 및 한국에 수출하고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 및 자본재를 수출하는 분업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한국의 본사 기능을 종전처럼 유지하면서 단순한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여 한국과 제3국에 수출하거나(제품별 분업), 복잡한 제품까지 중국에서 생산하면서 한국에서는 R&D를 주로 하면서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출하는 형태(공정간 분업)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형태를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관건이다. 제품별 분업 형태에서 한국 본사 기능의 유지는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 기술격차를 통해 현지와의 제품별 분업이 제3국 시장 공략을 가능하게 했지만, 기술격차가 줄어들수록 비용절감 차원에서 또 점차 현지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현지에서 조달하지 않을 수 없다. 본사의 기술유지가 더이상 곤란하다면 진출기업은 글로벌 경영기업이 아니라 곧 현지기업이 되고 말 것이다. 기업과 한국이 모두 사는 법은 공정분업을 활용하는 것이다. 공정분업을 활용하여 가치사슬상 중국 등 투자 대상지역의 제조공정을 특화하고 한국은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개발·마케팅을 특화하며, 중국은 최종 재조립에, 한국은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를 특화하는 방향으로 분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중국을 통한 공정간 분업을 확대해 진정한 글로벌 경영에 나서야 한다. 공정분업은 모든 것을 하나의 기업내에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분업을 통해 기업간 관계를 활용하면서 기업경영을 글로벌하게 처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동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업활동의 글로벌화 특징은 생산활동의 단순한 재배치나 수평적 분업이 아니라 수직적 분업과 집적이익을 낳는 유기적 생산·유통네트워크가 구축된다는 점에 있다. 이 분업체계는 어느 한 국가에 집중하는 것보다 분산 입지를 강화하면서 기업경영을 글로벌화하고 있다. 기업조직과 기업간 관계에 효율화를 지향하는 이노베이션이야말로 국제분업이 산업수준이 아니라 세분된 공정수준에서 발생하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전자산업을 보면 글로벌 기업들은 동아시아 역내에서 세분된 공정으로 나뉜 분산입지를 통해 국제적인 생산·유통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기술혁신에 의해 일정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복수의 세분된 단계(생산블록)로 분할하는 프래그멘테이션(fragmentation)을 가속화하고 있다. 프래그멘테이션은 제품 생산의 모듈화에 기인한 바가 크다. 모듈화 진전으로 핵심 부품을 본국에서 만들고, 현지에서는 조립하여 수출하는 분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모듈화가 진전된 IT제품의 경우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을 지닌 중국의 대두로 아시아내 국가간 분산입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제간 거래비용 감소도 생산블록을 분산시켜 경영을 글로벌화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로지스틱스와 전자통신분야의 기술혁신이 활발해져, 생산블록 사이를 연결시키는 서비스 연계 코스트(수송·통신, 그밖의 조건 등에 소요되는)가 감소하고 있다. 기업간 거래비용이 감소하면 많은 활동을 자기 그룹 내에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타회사에 맡기는 편이 유리하다. 가전과 컴퓨터 제조에서 이제는 불가결한 방법이 된 OEM방식이나, 설계에서 부품조달·제조를 포괄적으로 대행하는 EMS기업의 대두 등 기업간 관계의 새로운 디자인 형성도 진행 중이다. 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 [실전 PSAT] 언어 논리 영역-논리적 오류 찾기

    ■ 문제 1 다음 중 K회장과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사람은? 모 재벌 그룹 K회장은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한 최후 변론에서 징역형이 구형되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K회장:억울하다. 다른 사람들도 다 뇌물을 받는데 왜 나만 잡고 이러는가. 우리 나라에서 기업활동하는 데 1000만원 정도도 안 먹고 한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1)A:자기네가 먹은 몇억은 그냥 기부금이고 그가 먹은 1000만원은 비리라니 말이 안된다. (2)B:그 조상이 나라를 팔아먹고 자기만 떵떵거리고 살더니만 분명 그도 나중에 나라를 팔아먹고 자기만 잘먹고 잘살 것이 분명하다. (3)C:한국 기업인들이 다 그렇지 뭐. (4)D:그래도 우리 나라가 이만큼이라도 살게 된 것이 저런 기업인들 때문이 아닐까 한다. (5)E:저 사람 학교를 졸업하고 월급 생활 7년과 창사 이후 27년 동안 단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다던데…. 아직 할 일도 많은데 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좀 선처해주는 것이 어떨까. ●풀이 및 정답 K회장,A:정황적 논증의 오류, 피장파장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두 사람 간의 논쟁에서 상대방이 그가 처한 정황 또는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자기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거나, 상대방도 자기와 마찬가지 상황이므로 자기의 입장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하는 오류이다. 특히 후자를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한다. 둘 다 상대방의 잘못을 근거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고 있다. B:발생학적 오류. 어떤 사람, 생각, 제도, 관행 등의 기원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도 그러한 특성을 지닐 것이라고 추론하는 오류다. C: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대표할 수 있는 사례들을 들어 일반화하는 경우는 일종의 귀납 논법으로, 우리가 지식을 축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대표하기 어려운 한 개 또는 몇 개 특수한 사례를 들어 전체가 그 사례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추론하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바로 ‘편견’을 낳게 된다. D:인과적 오류(원인 오판의 오류, 거짓 원인의 오류). 어떤 두 사건이 동시에 발생할 때 그 중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의 원인이라고 잘못 추론하거나, 한 사건이 다른 사건보다 단지 먼저 발생한 것을 가지고 전자가 곧 후자의 원인이라고 잘못 추론하는 오류를 말한다.‘인과성’이라는 개념을 둘러싸고 많은 난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두 개 사건이 시·공간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해서 그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E:연민(동정)에의 호소. 상대방에게 연민의 정 또는 동정심을 유발하여 자신의 입장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오류다. 정답은 (1). ●보충설명 그밖에 다음과 같은 오류들이 있다. (1)무지로부터의 논증 참이라고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에 거짓이라고 주장하거나, 거짓이라고 밝혀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참이라고 주장하는 오류이다. 어떤 명제가 참 혹은 거짓으로 증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가 그 명제를 증명하거나 혹은 반박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2)힘에의 호소 또는 위협에의 호소 힘에 호소하거나 위협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하는 오류로, 이 오류의 설득력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데 있다. (3)우물에 독약 치는 오류(원천봉쇄의 오류) 토론이나 논쟁을 하다가 자기 주장에 반대하면 불건전하거나 나쁜 생각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 주장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오류를 말한다. (4)인신 공격의 오류 상대방의 말에 대해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인격을 손상시켜 그의 신념이나 주장을 꺾으려고 할 때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주로 ‘욕설’을 이용하거나, 상대방의 인격적 환경을 인용하게 된다. 격렬한 논쟁에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 때 빠지기 쉬운 오류다. ●서울신문은 10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중앙PSAT연구소가 제공하는 공직적성평가(PSAT) 특강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중앙PSAT연구소는 중앙인사위원회가 개발한 공직자 선발제도인 PSAT에 대비해 만든 민간연구기관입니다. 석·박사급 연구원 10명으로 구성된 중앙PSAT연구소는 2년여 동안 개발한 적중도 높은 PSAT 실전문제를 언어논리영역, 자료해석영역, 상황판단영역 등 3개 영역별로 분류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 중앙PSAT연구소는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나 중앙PSAT연구소 홈페이지(www.psatlab.co.kr)를 통해 PSAT 개념과 출제경향 등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유한양행 차중근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유한양행 차중근 사장

    ‘사회 환원, 윤리 경영, 노사 공동체….’ 요즘 들어 기업마다 부르짖는 ‘모토’지만 국내 기업 가운데 이를 충족시켜 주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의 양심과 경영 이념은 곧잘 눈앞의 이익에 밀려 뒷전인 탓이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80년간 이를 고지식하게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매출이 3000억원대에 불과한데도 수십조원 매출의 거대 재벌 못지않게 많은 관심과 부러움을 받고 있다. 또 대(代)를 이어가며 경영권을 세습하는 국내 기업 문화 현실에서 36년째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수해 소유구조 측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남들은 더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큰(Big) 회사보다 좋은(Good)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 임직원과 손잡고 한발 한발 전진하는 것이 기업 발전의 지름길입니다.” 유한양행만의 독특한 전통을 이어가는 차중근(59) 사장의 경영 철학이다. 그는 지난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 부문에서 43위를 차지했다. 차 사장은 1974년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2003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집안의 ‘복덩이’ 차 사장은 1945년 8월20일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출생 덕분에 가족은 친가인 평양에 돌아가지 않고 그 곳에서 터전을 잡았다. 이후 38선이 그어지고 한국전쟁이 터졌다. 그가 집안의 ‘복덩이’로 불린 연유다. “부모님이 갓난이인 저 때문에 객지인 횡성을 떠나지 못했어요. 당시 친가인 평양으로 돌아갔더라면 아마도 북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겠지요.” 그는 대학 졸업 후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군입대 문제로 학업을 중단했다. 당시 군 보직은 항공 통제 업무. “근무가 4교대로 이뤄지다 보니 점점 안일함과 나약함에 빠지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계속 이대로 시간을 보내다가는 아무것도 안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죠. 그래서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베트남전 지원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패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가 베트남에서 경험한 것은 순수한 인간의 마음이었다. 교수의 꿈을 접고 유한양행에 입사한 계기가 됐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터에서 부대원들은 지휘관의 통제를 철저히 따라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티 한 점 없이 순진무구해 보이는 베트남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아무 힘이 없지만 훗날에는 반드시 남을 돕는 일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회사의 ‘기둥’으로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CEO에 오르기까지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1974년 영업 사원으로 입사해 경남 마산에 배치를 받았다. 그의 성실과 정직함이 통했는지 당시에 생소했던 인센티브를 받고, 지점장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또 그를 눈여겨본 연만희 전 사장은 1988년 그를 본사 공장으로 발령냈다. 공장 업무는 특성상 물품을 제조하고, 납기일에 맞춰 물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근무시간 외에도 잔업이 적지 않았다. 특히 늘 납기일에 쫓기고, 직원들을 설득해 잔업을 진행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1989년 유한양행은 당시 소련에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컨테이너 10대 분량으로 금액으로는 30억원대 규모. 다만 4개월이라는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유한양행의 신용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는 프로젝트였다. 시간이 촉박한 데다 공장설비가 자동화되지 않은 탓에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루 8시간 근무에 익숙한 직원들을 설득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기일을 못 맞추면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은 기본이고,‘신용의 상징’인 유한양행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었죠. 덕분에 납기일을 겨우 맞출 수 있었습니다.” ●CEO로서의 첫 발 그가 사장 취임 직후 가진 첫 행보는 현장속으로였다. 이를 위해 종업원 중시, 현장 중시, 실천 중시를 강조하는 ‘100일 작전’을 진행했다. “현장을 모르고는 전략을 세울 수 없으며,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또 실천 경영을 위해 ‘균형성과 관리제’를 도입,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수치로 사원들을 평가토록 했다. 이와 함께 분기마다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1100여명 직원의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유한’이라는 울타리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을 하나로 만들어 내는 것이 사장으로서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도태되기 쉬울 뿐 아니라 생존조차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그는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CEO 혼자만 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 직원이 일치단결해 각자 세운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불태워야 합니다.CEO는 직원들에게 개인과 기업의 입장, 앞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유한양행은 노노(勞勞) 기업” 차 사장은 1주일에 한차례씩 노조위원장과 격의없이 대화를 나눈다. 각종 경영 현황과 목표에 대한 정보 등을 보고회에서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 직원들의 의사를 가감없이 전달하는 ‘사원운영위원회’를 가동, 공동운명체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노사합동연수회’와 성과급 분배 등은 유한양행이 ‘노사 기업’이 아닌 ‘노노 기업’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직한 기업활동, 건전한 기업 윤리,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 등 유한양행만의 전통은 노사 화합에서 출발합니다. 모든 사안이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라는 인식이 기업 문화에 깔려 있다고 봅니다.” 차 사장이 올해 힘을 쏟는 사업은 신약개발과 R&D(연구개발) 부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미 국내 시장을 상당 부문 잠식하는 상황에서 토종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해외시장 개척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한은 현재 궤양 치료제인 신약의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화성궤양 치료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4000억원 규모로 신약인 ‘레바넥스’가 출시되면 연간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매출액 대비 5∼6% 수준인 연구개발비를 앞으로는 10%까지 늘릴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생각입니다. 내부적으로는 2010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위해 80년간 외길을 달려온 유한양행. 그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차 사장은 “기업 규모가 크다고 해서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원과 주주, 소비자, 언론 등 모든 관계자들의 신뢰를 구축하고, 공동 운명체 관계로 ‘윈-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기업, 존경받는 기업’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유한양행은 어떤 회사 유한양행은 고 유일한 박사가 ‘건강한 국민만이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1926년 설립한 국내 대표적인 제약회사다. 전통에 걸맞게 ‘삐콤씨’,‘안티푸라민’ 등 국내 대표 의약품을 생산해 지금은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설립자인 고 유 박사는 기업 경영권을 자식이 아닌 사내 직원에게 넘겨 국내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도했다. 전 재산을 공익법인(유한재단)에 넘겨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에도 앞장섰다. 내년에 창사 80돌을 맞는 유한양행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완공 예정인 충북 오창산업단지의 신공장은 모든 공정이 국제적 품질기준인 ‘CGMP(의약품 제조 관리기준)’에 적합한 시설로 건설되고 있다. 경기도 기흥에는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인 연구소가 올 하반기에 문을 연다. 또 자체개발 신약인 소화성 궤양치료제 ‘레바넥스’는 이르면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에이즈 치료제 원료인 ‘FTC(항바이러스제)’의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앞선 기술력과 견실한 경영,80년간 지켜온 설립자의 기업이념을 기반으로 향후 생활용품과 건강기능식품, 원료의약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삶의 질을 높여주는 종합보건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2.6% 늘어난 3831억원, 영업이익은 1.2% 증가한 490억원으로 잡았다. ■ 차중근 사장은 ▲1946년 8월20일 출생 ▲64년 2월 숭문고등학교 졸업 ▲68년 2월 동국대 상학과 졸업 ▲74년 10월 유한양행 입사 ▲93년 1월 기획실 부장 ▲95년 1월 기획관리실 이사 ▲95년 3월 기획관리실장 겸 재정담당 이사 ▲96년 1월 총무담당 상무 ▲97년 3월 전무(기획관리본부장) ▲2002년 7월 부사장 ▲2003년 3월 유한양행 사장
  • 美 집단소송제한법 이르면 19일 발효

    기업에 대한 집단소송을 엄격히 제한하는 집단소송제 개정 법안이 17일(현지시간) 미 하원을 통과해 이르면 18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하원은 이날 부시 2기 행정부와 공화당이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집단소송제 개정 법안을 표결에 부쳐 279대149로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 10일 상원을 72대26으로 통과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법안 개정으로 사법제도를 개혁하고 일자리를 계속 늘리며,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이 크게 진전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법안은 집단소송의 남발 탓에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재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피해배상 청구액이 500만달러를 넘는 집단소송은 연방법원에서 관할하도록 했다. 또 원고와 피고의 3분의1 이상이 같은 주 출신인 사건만 주법원에서 다루고 그외의 사안은 연방법원에 넘기도록 규정했다. 연방법원은 전통적으로 집단소송에 대해 비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집단소송 변호사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자주 내린 주법원만 골라 소송을 제기하고, 막대한 수임료만 챙긴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2002년 한해 동안 미국 기업의 집단소송 배상액은 2400억달러(GDP의 2.2%)에 달했고 85개 석면관련 업체의 파산으로 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개정 법안은 또 집단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변호사에게 돌아가는 몫을 피해자의 배상금과 연계, 크게 축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원 민주당 대표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의원은 그러나 이 법안이 “소비자의 희생 속에 대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머크나 파이저 등 제약사와 월마트, 엔론 같은 대기업의 잘못을 덮으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의 집단소송 제한은 집단소송을 제조물과 환경 등으로 확대하려는 ‘집단소송법안’과 식품 분야에 도입하려는 ‘식품안전기본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국민93% “빈부격차 심각”

    국민93% “빈부격차 심각”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약 9명은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회·문화정책관계장관회의에서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모집단으로 실시한 ‘성장과 분배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10일까지 저소득층(월소득 300만원 이하), 중산층(300만∼500만원), 고소득층(500만원 이상)으로 나눠 실시됐다. 조사 결과 빈부 격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3.5%는 ‘매우 심각하다.’,29.5%는 ‘약간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별로 심각하지 않다.’와 ‘전혀 심각하지 않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각각 0.8%와 0.1%에 불과했고 ‘보통’이라는 응답자도 6.1%에 그쳤다. 국민 10명 가운데 약 9명이 빈부 격차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말의 생활수준이 나빠졌다는 응답자는 저소득층이 61.8%, 중산층이 45.5%, 고소득층이 39.1%로, 소득이 낮을수록 체감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빈곤층에 대한 지원과 복지서비스 확대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이 33.4%로 나타났다. 또 ‘기업의 경제규제 완화’(32.4%)와 ‘노사 안정을 통한 기업활동 보호’(21.5%) 등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경제가 우선적으로 활성화돼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현 정부가 성장과 분배정책의 균형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분배위주(35.9%), 성장위주(34.1%), 성장ㆍ분배의 균형유지(14.8%) 등의 순으로 평가했다. 향후 정책에 대해선 성장과 분배를 동시 진행(36.4%), 소득분배 우선 추진(33.7%), 성장정책 우선 추진(29.7%) 등을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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