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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경제 ‘불황의굴레’] 유로존 ‘침체 늪’에 판로 막혀 獨 마이너스 성장 공포

    유럽 경제를 주도해 온 독일이 휘청거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독일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데 이어 독일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무더기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의 독일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국가부채 및 중앙은행의 대외지급 보증비율이 높은 독일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가 심화되면서 산업생산이 부진해진 데다 대외 수출마저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의 기업활동이 지난 6개월 연속 위축되고 있으며, 독일 경제도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될 우려마저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독일의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43.3을 기록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며 심각한 경기상황을 반영했다. 덴마크 단스케방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이 2분기에는 침체를 피했으나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게 분명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좋은 시절은 갔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그동안 유로화 도입으로 유리해진 환율에 따른 수출 급증, 빚에 기댄 투자와 소비 증가로 인한 성장 등의 과실을 챙겼다. 하지만 유로존이 침체의 늪에 빠지자 독일은 물건을 팔 곳을 잃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5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6.6% 하락하고 수출증가율도 0.5% 꺾인 데 이어 PMI가 6개월 연속 위축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동작, 사회적기업 전시·판매장 운영

    동작구에 전국 최초로 사회적기업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복합판매장’이 들어선다. 구는 다음 달 1일 오전 10시 사당동 사당취업개발센터에서 사회적기업 복합판매장인 ‘스토어 36.5’ 개소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문충실 구청장을 비롯해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 김재구 사회적기업진흥원장, 지역 국회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다. 사회적기업 육성의 산실이 될 복합판매장은 식품류와 생활용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전시판매장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을 돕기 위한 스터디룸과 미팅룸을 갖췄다. 구와 협약을 체결한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사업비 2억 5000만원을 전액 지원했다. 동작구 관내 사회적기업은 한국씨니어연합노인복지센터 등 15개에 이르지만 열악한 재정 탓으로 판로망 확보와 제품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복합판매장이 들어섬에 따라 재정 지원은 물론 정책·행정적 지원이 활성화돼 사회적기업 제품에 대한 인식 제고와 판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사회적기업진흥원 주최 복합판매장 조성사업 공모를 거쳐 지난 5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동작구가 선정됐다. 문충실 구청장은 “복합판매장 조성으로 사회적기업 제품 홍보와 판매를 촉진해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내 1호인 만큼 동작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도지사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발표

    부산시는 자립기반이 필요한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에 공무원 150명을 후원인으로 지정, 제품 우선구매 등 기업활동을 도와주고 있다. 광주시는 골목상권에서 영업 중인 도소매업 등에 3% 저리로 자금을 지원 중이다. 충청북도는 쓰지 않는 비닐하우스를 염전으로 활용해 연간 70여t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5일 대전시 통계교육원에서 열린 시·도지사협의회와 시·도 부단체장 회의에서 발표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경제활성화 우수 시책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포함한 정부 정책 수립시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지자체와 공유하고 협력할 정책현안 등에 대한 보고와 협의,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노력과 향후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강원도는 감자TV 개국, 수도권 직거래장터 운영 등 지역상품 판로 확대를 추진하는 사례를 발표했다. 경상남도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항공분야 400억원, 기계분야 200억원에 대해 2~3%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전남지역 소재 우수시업 제품을 선정, 지역 일간지에 무료 홍보를 해주고 있다. 회의를 주재한 김동연 재정부 제2차관은 자유무역협정(FTA) 수혜를 지역 소재 기업들이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개인정보보호법 중소업자엔 탄력 적용을/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개인정보보호법 중소업자엔 탄력 적용을/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해 9월 30일 발효된 개인정보보호법을 바로 적용할 경우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정부는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두었다. 이제 계도기간이 끝나고 개인정보보호법이 실제 적용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정부와 국민 모두는 인식을 같이한다. 다만 법의 취지에 맞게 법규정을 엄격하게 집행해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상론적 주장과 법의 기계적 집행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과 저항을 줄이기 위해 법규범의 준수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법집행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으로 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수가 양적으로 급속히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이전에도 공공기관을 규율하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과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적용되는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각각 있었다. 특히 호텔, 학원 등과 같이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면서 회원제나 그와 유사한 형태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사업자를 ‘준용사업자’라고 해 이들 역시 정보통신망법상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고 있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에 따라 새롭게 법적용 대상이 된 자는 제조업, 비디오대여점, 택배사, 1인 사업자, 직능단체, 동창회 등 주로 오프라인에서 영업을 하는 중소사업자나 단체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개인정보의 수집동의, 안전한 관리, 파기, 유출 통지 등과 같은 개인정보보호법상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음식배달 주문기록을 배달 후 즉시 파기했는지, 주문자정보를 보관하기 위해서 별도의 동의를 얻었는지, 고객정보를 컴퓨터에 기록, 저장하면서 보안성 조치를 취했는지 등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이 지금의 행정력으로 가능하고, 또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 개인정보보호법의 집행을 느슨하게 해 법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한다면 이 또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정부의 소극적 단속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정보주체의 반발과 국민들의 질책도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이러한 진퇴양난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해법은 바로 ‘인식의 공유’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중소사업자를 규제하고 괴롭히기 위해 제정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와 고객이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약속’이라는 인식의 공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면 단속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기업의 당연한 의무라고 인식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지침서이고 매뉴얼이다. 법의 규정과 단속만으로는 오랜 관행과 습관을 일거에 바꿀 수 없다. 중소사업자 스스로가 그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정부 역시 중소사업자가 스스로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규제자’보다는 ‘조력자’로서 단속보다는 지원과 지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행정안전부 역시 문제를 정확히 인식해 개인정보보호법 표준지침과 해설서를 발간하고, ‘개인정보 기술지원 센터’를 통해 중소·영세사업자에게 취약점 원격진단, 암호화 솔루션 보급, 온라인 전문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이 기업활동과 국민의 일상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 때문이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됐다는 자체만으로도 개인정보보호의 문화가 서서히 정착돼 가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악의적으로 개인정보를 침해, 유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하게 대처하지만 법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생업에 바빠 법의 준수에 필요한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중소사업자들에게는 처벌보다는 지원과 지도를 우선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법이 범법자를 양산하는 악법이 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성전(聖典)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권익위, 공신법 조기 정착 팔 걷었다

    지난해 9월 시행된 공익신고자보호법(공신법)의 정착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기업 관리’에 팔소매를 걷었다. 공신법이 민간부문의 부패·비리 등 공익침해 예방과 단속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도 정작 이해관계가 큰 기업쪽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 참여가 공신법 성패 관건 공신법은 불량식품 제조, 폐수 무단방류 등 민간부문을 포함한 공익침해 행위를 알게 된 사람은 누구든 권익위 등 행정기관이나 수사기관, 기업 등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한 제도. 덧붙여 공익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나 징계 등 불이익을 받더라도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규정한 장치다. 권익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공익신고 제도가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편견을 갖고 있어 제도의 긍정적인 면모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기업이 행정·수사 기관들에 비해 공신법 관련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 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표준조례안 마련 최근 전국 244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는 우수기업에 혜택을 주는 표준조례안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권익위는 공익신고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는 등록세, 재산세 등 지방세를 감면해 주고 세무조사 유예와 조달계약 우대 등 특혜도 주는 지자체 표준조례안을 마련했다. 공익심사정책과 강희은 과장은 “공신법에 대해 개별 지자체가 기업의 적극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요 자치단체와 학계 등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익신고자보호에 적극 참여하는 우수기업을 지정하는 등의 심의작업을 맡는 공익신고자보호지원위원회도 각 지자체에 설치하게 했다. 지역기업과 경제단체 등과의 협의체 구성도 조례안에 넣었다. 또 신고자보호뿐만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공익침해 행위를 하지 않도록 가이드를 만들어 이달 말까지 배포한다. 자세한 안내가 될 수 있도록 기업의 업종과 규모에 따라 가이드를 세분해 내놓을 예정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포스코, 신세계, LG 등 몇몇 대기업들은 내부 공익신고 체계가 비교적 잘 정비된 곳들이다. 포스코와 신세계는 연평균 400~500건의 내부공익신고를 받아 처리하고 있다는 통계다. 권익위는 “신세계의 경우는 기명뿐만 아니라 무기명 신고도 접수·처리하고 있는데다 신고내용은 CEO에게까지 보고되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신고자를 보호하거나 보상하는 장치는 미흡해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CEO·임원 등 대상 지속 교육 권익위는 대한상공회의소나 벤처기업협회 등과 협력해 기업 CEO 및 임원 대상 교육도 꾸준히 실시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 중 공직유관단체 및 중앙행정기관에도 공신법 활성화를 위한 표준지침을 마련해 제공할 방침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⑧동아제약(東亞製藥) 강중희(姜重熙)씨

    [기획]최고경영자=⑧동아제약(東亞製藥) 강중희(姜重熙)씨

     1967년 연간 매상 17억원으로 제약업계의「톱·메이커」자리에 오른 동아(東亞)제약. 지난 해엔 76억원의 매상을 기록해 6년 동안 4, 5배의 놀라운 성장율(률)을 보여 주면서 여전히「톱·메이커」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동아(東亞)제약의 설립자이자 현 경영주인 강중희(姜重熙)씨(67)는 한학(漢學)만을 배운 독학파(獨學派). 그러나「근면」과「성실」을 자본으로 공칭자본금 10억원의 동아(東亞)제약에서 한해 10억원의 순익(純益)을 올리고 있다.  이제 원료생산 손댈 단계···올해 매상 목표는 1백억 『73년은 동아(東亞)제약이「매머드」기업으로 탈바꿈 하는 중요한 해입니다. 지금까지는 매약 위주로 경영을 해 왔지만 올해부턴 외국의 이름난 제약회사들처럼 원료 생산을 시작, 본격적인 제약업에 뛰어들 생각입니다』  71년 고액 납세자「랭킹」23위에 뛰어 오른 강(姜) 사장의 올해 포부는 사뭇 거창하다.  가장 주력을 쏟고 있는 항생물질 원료 생산공장은 벌써 경기 안양(安養)에 5만여평의 대지를 확보, 공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종합 항생물질 원료공장으론 우리나라 최초이며 또 최대 규모가 되리라는 귀띔.  현재 1백%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의료용 마약도 올해부턴 동아(東亞)제약서 생산해 내게 된다. 이미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 마약 공장은 우리나라선 처음이며 동남아(東南亞) 일대에선 일본(日本)의 3개「메이커」뿐.  다음은 각종 합성제품공장과 청량음료공장을 안양(安養)에 독립시켜 건설할 계획.  이 모든 계획이 이루어지면 올해 동아(東亞)제약은 1백억원의 매상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서당(書堂) 공부만 한 강(姜) 사장이지만 경영 합리화엔 누구보다 밝다.  『오랜 역사를 가진 유한(柳韓)양행을 제외하곤 제약업계서 제일 먼저 공개기업이 되었어요. 70년에 했지요』  전체 주식의 45%는 강(姜) 사장을 비롯한 중역들이, 10%는 종업원들이, 나머지 45%는 주식을 공개, 3천여 민간 주주들이 나누어 갖고 있다. 동아(東亞)제약주는 주식시장서도 상당히 인기가 있어 올해 25%의 배당(우선·보통주)에 10%의 무상주가 주어진다.  『기업공개가 총회꾼 등 여러 가지로 귀찮은 점도 많지만 하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우선 세무 관계 일이 복잡하지 않아서 좋아요』  강(姜) 사장은 주식공개의「아이디어」가 경영대학원을 나온 간부들에게서 나왔다며 인사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외판원으로 첫발을 디뎌···드링크제(劑)로 톱 메이커 돼 『경영 서적에 있는 인사관리 원칙은 모릅니다. 그저 내 나름대로죠』  강(姜) 사장의『내 나름』이란 철저한 공개채용 원칙과 다른 부문이나 다른 업체에 있던 종사자들을 중간 간부로 절대 쓰지 않는다는 것. 강(姜) 사장과 현재 전무로 있는 강(姜) 사장의 맏아들 신호(信浩)씨, 그리고 중역 1명을 제외하곤 모두 공개시험으로 뽑은 인재들이 동아(東亞)제약을 움직이고 있다.  다른 부문에서 일하던 사람을 안 쓰고 새 사람을 뽑아 길러 쓴다는 원칙은 강(姜) 사장 자신의 생활 신조. 23살에 제약회사에 들어간 게 인연이 되어 결국은 제약회사 사장이 된 자신의 체험에 밑바탕을 둔 신조다.  『중간에 직업을 바꾸는 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무언가 그 사람에게 결함이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서당에서 한문을 배우고 집에서 한약 공부를 한 강(姜) 사장이 청운의 뜻을 품고 서울에 올라온 것은 23세 때.  지금은 없어진「동양(東洋)제약」이란 회사에 취직, 외판원으로 제약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약 외판원 2년만에 제약회사가 문을 닫게 되어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약종상 허가를 맡아 약 도매상을 시작했다.  당시 약이래야『배 아프면 영신환, 고름 나오면 됴(趙)고약』이랄 정도로 영신환, 조고약 등 대부분이 한약 처방. 도매업과 함께 42년엔 제약 허가를 받아『생명수』등 5가지 약품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해방이 되고 나니까 미군(美軍)과 함께『만병통치 다이아진』을 비롯 약효가 좋은 미제의 약품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제 한약 처방의 매약은 팔리지 않게 되었다. 도매업을 그만 두고 제약「메이커」로 전환한 것도 바로 이 때문.  ”내나름”의 인사원칙 세워···새 사람 뽑아서 길러 쓰고  그러나 60년대 초 소위「드링크」제제가 나오기 이전까지의 동아(東亞)제약은 고작해야 2류「메이커」의 대열에 낄 정도. 이 동아(東亞)제약을「톱·메이커」자리에 끌어 올린 것이 바로「바카스·D」다.  조금 늦게「드링크」제 전쟁에 뛰어든「바카스」는 그 상표와 치밀한 광고 전략으로 불과 1년만에 20여종이 넘는 다른「드링크」제제를 물리치고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오늘의 동아(東亞)제약을 만들어 준 또 하나의 바탕은 제품 종류가 다양했던 것. 감기철이면「판피린」, 여름철 배탈 많을 땐「베스타제」, 그리고 각 병원에선「가나마이신」이 계속 팔려 나가 자금 회전을 원활히 해 주었다.  오랜 제약업계 생활로 직감적으로 제약업계 움직임을 아는 강(姜) 사장에겐 맏아들 신호(信浩·45)씨가 기업에 참가함으로써 더욱 큰 힘을 얻었다는 얘기다. 서독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얻고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신호(信浩)씨는 아버님의 직감에 근대적인 경영원칙과 과학적 기업활동을「플러스」해 주었다.  『중요한 결정은 내가 해 왔는데 이젠 슬슬 물려 주어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 기업 풍토도 근대화 되었으니 아들이 맡는 게 더 낫겠지요?』  강(姜) 사장은 동아(東亞)제약의 세대교체를 2~3년 안으로 잡는다.  「바카스」에 이어 동아(東亞)제약을 키워 준 것이 청량음료「오란·C」다.  『다른 사업가들과는 달리 전 무척 내성적입니다. 오직 부지런하고 절약하고 노력할 뿐이지요』  일주일에 2번 정도「골프」치는 게 유일한 건강 유지책. 아직도 30대 같은 혈색과 건강을 지니고 있는 것은 제약업에 종사한 탓(때문)일까? 슬하에 1남 4녀. 가까운 친구들과 어울리면 청주 반되쯤 무난히 치우는 주력(酒力)이다. <창(昌)>  ◎강중희(姜重熙)씨 약력◎  ■ 1907년 9월=경북 상주군(현 상주시) 은척면서 출생  ■ 1915년 3월=고향 한문서숙에 입학  ■ 1920년 4월=상주군 신광학원 입학  ■ 1925년 4월=신광학원 졸업  ■ 1930년 6월=서울 동양(東洋)제약 입사  ■ 1932년 12월=서울 종로구서 약종상업  ■ 1947년 8월=동아(東亞)약품 사장  ■ 1949년 8월=동아(東亞)제약 창설, 사장  ■ 1954년 7월=대한(大韓) 의약품공업협회장  ■ 1961년 11월=대한발명협회 이사  ■ 1964년 3월=동아(東亞)약품판매 회장  ■ 1964년 5월=상주(尙州)고등학교 이사장  ■ 1967년 8월=대한상의(大韓商議) 특별의원  ■ 1968년 3월=상주군(시) 상일중학교 이사장  ■ 1971년 3월=세계일주  ■ 1972년 1월=가족계획협회 이사  ■ 1972년 12월=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데이서울 73년 3월 4일 제6권 9호 통권 제229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삼성, 에너지 절감 추진

    삼성그룹이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에 대비, 그룹 차원의 에너지절감대책 수립에 나섰다. 삼성은 또 시중에 증시 상장 소문이 돌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및 삼성SDS와 관련, “상장 계획이 없다.”며 이들 주식에 대한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삼성그룹은 7일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어 국가경제와 기업활동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국가적인 에너지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인용 부사장은 삼성사장단회의가 끝난 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상장 계획은 상당 기간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국민권익위원장 ‘부패방지 훈계’ 들은 대사들

    국민권익위원장 ‘부패방지 훈계’ 들은 대사들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3층 국제회의장. 이날 개막한 2012년도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한 대사 110여명의 표정은 숙연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업체인 CNK인터내셔널의 주가 조작 의혹에 외교부 본부·현지 대사가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대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CNK 사태 이후 대사의 역할을 바로 세우고 재발 방지 등을 위해 이날 특별 강사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을 초청, ‘기업활동 지원 관련 유의사항’이라는 주제로 1시간여 동안 비공개 특강을 진행했다. 공무원들의 부패·청렴 관련 업무를 맡는 권익위원장이 재외공관장회의에 초대돼 특강을 한 것은 처음이다. ●CNK여파 대사역할 바로세우기 중점 김 위원장은 특강을 통해 공관에서 기업을 지원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설명하고, 기업 관련 업무를 할 때 고려해야 할 부패·청탁 방지 등 청렴도 제고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익위원장으로서 본 외교부 이미지, 공관 민원업무 강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특강에 참석한 A대사는 “외교부가 기업 관련 업무를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간과해 온 사항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지킬 것은 지키면서도 기업 지원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대기업 시찰 대신 연탄배달 봉사 외교부는 CNK 사태 이후 실추된 대사들의 이미지를 의식해서인지 올해 공관장회의를 조촐하면서도 실질적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했다. 특히 23일에는 해마다 진행했던 대기업 등의 시찰 대신 연탄 배달 봉사에 참여하고, 하나원·이주민센터·경찰청 안심서비스센터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대구·계명대 ICT파크 임대갈등

    대구시와 계명대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운영하는 ICT파크(계명대 대명동캠퍼스)의 임대기간 연장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보여 학생과 입주업체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4월부터 20여차례 실무협상을 했지만 임대료, 임대면적 등에 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지난해 11월 10년간의 임대계약 만료시한을 넘겼다. 계명대는 대명동캠퍼스에 남은 패션대학, 미술대학 등의 학습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임대면적 3만 5745㎡ 중 1만 3000㎡ 반환과 함께 임대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계명대 측은 “ICT파크의 일부 공간이라도 반환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문화산업클러스터지구를 장기적인 플랜으로 이끌어가는 데는 서로 공감하는 사안이어서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을 타결하겠다.”고 말했다. 입주업체 측은 “대구시와 계명대가 기업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정부 - 한나라당 재벌개혁 엇박자 정리하라

    정치권이 앞다퉈 ‘재벌때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4·11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둔 최고의 선거전략인 듯하다. 지난해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보완 또는 부활,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침범 규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재벌세를 총선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재계가 반발하자 용어 선택을 자제하기로 한 상태다. 야당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정부와 한나라당이 재벌개혁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드러낸 것은 누가 봐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출총제를 둘러싼 주고받기식 공방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2009년)출총제를 폐지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용되는 면이 있기에 공정거래법을 강화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성장이 줄면 고용이 걱정되는데 기업들을 너무 위축시키면 투자와 고용을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동참했다. 김 위원장은 “출총제는 아날로그식 획일적인 규제로 경제에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대기업의 정상적 기업활동까지 마녀사냥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로 잘못됐다는 메시지다. 정부·여당이 한 사안에 대해 두 목소리를 내면 결과적으로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재벌들이 헷갈리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비대위가 출총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정부 측과 논의조차 하지 않고 보완의 필요성을 공식화한 것은 성급하다고 본다. 야당의 재벌 개혁 드라이브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 또는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출총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고 없어지는 악순환의 전철을 밟아 왔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부와 여당은 출총제를 단순하게 재벌을 혼내거나 족쇄를 채우려는 수단으로 삼을 게 아니라 재벌의 경영형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재벌의 중소기업 영역 침투와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라는 문제 해결에 적합한 정책을 마련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여당은 출총제에 버금가는 맞춤형 대안을 찾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 창원시·기장군·서울중구 경쟁력 ‘최고’

    창원시·기장군·서울중구 경쟁력 ‘최고’

    경남 창원시와 부산 기장군, 서울 중구가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경쟁력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특히 자치구 평가에서는 서울지역 자치구들이 상위 1~6위를 차지하는 강세를 보였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은 전국 230개 지방자치단체(제주도 제외)를 대상으로 한 ‘2011년 한국지방자치경쟁력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원은 1996년부터 경영자원 및 기반분야 26개 항목과 경영활동부문 21개 항목, 경영성과부문 20개 항목을 토대로 지자체의 경쟁력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초시 단위에서 1위를 차지한 창원시는 전국 최고의 산업도시로 경제활동인구비율이 가장 높으며, 고용률과 대기업 및 기술집약적 사업체 등 산업경영 효율이 뛰어나고, 세입예산규모 등 도시기반과 지역경제력에서 다른 기초시에 비해 월등했다. 2~5위에는 경남 김해시와 충남 천안시, 전남 광양시, 경북 포항시가 각각 차지했다. 군단위 1위에 오른 기장군은 주민 1인 세출규모와 금융경쟁력이 높으며 풍부한 토지 등 물적자원을 활용한 개발사업이 다른 지역보다 활발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구 달성군과 강원 정선군 등이 뒤를 이었다. 자치구 단위에서는 서울 지역의 독주가 지속됐다. 서울 중구가 금융 및 기업활동의 중심지로 세수규모, 세수증가 등 지역경제력에서 최고 수준이며, 문화재와 호텔 등 문화관광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1위로 올랐다. 2위인 강남구는 경제활동인구, 세수 등 지역경제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로구도 기업경영 효율배분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4위에는 서초구, 5위에는 영등포구, 6위에는 용산구가 올라 상위 6위까지 모두 서울 자치구에 돌아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실패한 기업인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실패한 기업인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개인채무자가 파산하면 재산을 채권자에게 배당하고 나머지 채무는 면책된다. 불운과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부터 벗어나는 새 출발이니 발본적 신용회복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정책은 금융업자가 신용을 제공할 때 상환능력을 심사하고 사후에 고객의 행동을 감시하게 하여 과다한 신용 창출을 억제한다. 또 회사 채무에 대하여 기업인에게 보증책임의 굴레를 씌우는 것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한다. 조세 및 부양료 채무는 면책에서 제외되니 공익에도 부합하며 채무상환이라는 강제저축을 해소함으로써 내수를 진작하는 거시경제적 효과도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 발전되어 선진국에 정착된 이 제도를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도 시행하고 있는데, 2000년 329건에 불과하던 파산 신청이 2007년 15만 4039건으로 팽창하였고 초기 57%에 불과하던 면책률도 98% 이상으로 높아졌다. 가계와 기업이 국제적 무한경쟁에 적응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의 중심에서 엘리트 법관들이 내외의 반대를 극복하고 파산절차의 간소화와 신속성을 추구한 결과, 삶의 여백을 유린당한 빚의 노예가 해방되었고 투명인간처럼 제도 바깥을 떠돌던 낙오자들도 경제활동으로 돌아왔다. 채권자는 위협적 언동을 삼가게 되었고, 신용회복위원회는 변제조건을 현실적으로 조정해 주기 시작하였다. 순기능의 현저함에 남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는 일시적으로 억제될 수 있었다. 그런데 2008년 파산신청이 줄기 시작하여 2010년에는 7만 7728건, 2011년 11월까지 6만 3386건으로 떨어져 2007년의 절반 이하가 되었고 면책률도 85%까지 낮아졌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신용회복의 필요성이 줄이든 것은 아닐 테고 결국 원인은 파산신청을 심리적으로 억제해 왔기 때문으로 보아야 한다. 법원은 2007년 이후 제도 남용 방지를 명목으로 가족의 재산에 관한 사항도 명시를 요구하고 재산이 있는 경우 조사를 위한 파산관재인을 지정하고 있다. 그 주된 대상은 실패한 기업인과 의사 등 전문직업인이 되는데, 선별적 지정을 면책불허에 관한 법원의 의지로 생각하는 파산관재인의 지나친 활동은 많은 민원의 대상이 되었고, 당연히 가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파산 신청을 채무자는 주저하게 되었다. 심지어 민사법상 요구되는 엄격한 증명 없이 채무자가 가족의 명의로 기업을 설립하여 실제로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로 면책이 허용되지 않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이쯤 되면 가족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고위 공직자의 가족재산공개거부권에 비교하면 차별이다. 제도의 남용이 있다면 구체적인 경우를 가려 형사처벌 등으로 배제하면 될 일이다. 가족의 재산에 관한 사항의 진술은 법률상 요구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유지되고 있는 이러한 관행의 근저에는, 파산보호는 장래에도 갚을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시혜이고 고소득자는 제도를 이용할 적격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이것은 파산제도에 대한 오해이다. 파산제도는 인적 자본을 해방함으로써 높은 소득과 재산 축적을 통하여 다시 중산층과 부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실 서민은 파산제도로 얻을 것이 없다. 채무를 면하여 준들 그들이 저축하여 부자가 되겠는가. 다시 빚을 쓰고 영원히 빚을 갚는 것이 보통이다. 창업지원정책으로 기업활동에 가담할 수 있었던 사람들 대부분은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신용불량자가 된다. 이들의 재기 노력을 도덕 타락으로 비난하고 가족의 능력을 재산은닉이라고 강변한다면, 어느 누가 비난에서 자유롭겠는가. 인재가 넘쳐 흐르던 정보통신(IT)업계에서 사람을 못 구하고 공무원 학원에 애늙은이가 넘쳐나는 현실은 기업하다 실패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젊은이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안철수씨도 기업활동의 실패를 딛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말은 파산제도가 기업인들에게 차별 없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실패를 허용하는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굳건한 안전띠로서 파산제도가 기업인에게 차별 없이 적용될 때 그들은 실패를 과거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 “경제 악영향 최소화… 동요 없길”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산업계는 국내 경제에 미칠 불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재계의 맏형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내고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정부는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물론 우리 기업들도 이런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경영활동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정부와 군은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 북한의 어떠한 급변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와 7000만 민족의 안전을 위해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급변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처한 우리 사회가 혼란과 동요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정부는 예측 가능한 모든 사태에 만전을 기하고 정치권 역시 사회안정을 위해 정쟁을 지양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해 한층 더 노력을 다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은 김 위원장이 단순히 병사(病死)한 것이라면 기업활동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거시경제 환경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우려되고, 중장기적으로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LG그룹 관계자는 “현재 어떤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민감하게 나타날 수 있는 외부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김 위원장 사망이 철강 수요시장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해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관가 포커스] 공익신고자보호법 홍보 팔걷은 권익위

    [관가 포커스] 공익신고자보호법 홍보 팔걷은 권익위

    관가가 차분히 ‘결산 모드’에 들어간 1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오히려 더 부산해졌다. 9월 30일부터 시행된 공익신고자보호법 홍보 때문이다. 새로 도입된 법이 민간부문의 부패·비리 같은 공익침해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도 정작 기업체 등 당사자들의 이해도는 크게 낮다고 판단, 제도 홍보에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공을 가장 많이 들이는 홍보 대상은 기업체 쪽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공익침해 행위를 자체적으로 예방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기업들 자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임에도 대부분 기업들은 이 법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불량식품 제조, 폐수 무단방류 등 민간부문을 포함한 공익침해 행위를 알게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권익위를 비롯해 관계 행정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공익신고 행위 때문에 해고, 징계 등 불이익을 받더라도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규정한 장치다. 권익위가 기업체를 대상으로 제도홍보에 힘을 쏟는 이유는 또 있다. 신고를 접수하는 기관에 기업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같아서는 기업이 신고를 받더라도 법 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처리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는 게 권익위 측 설명이다. 올해 권익위의 역점 사업인 만큼 김영란 위원장도 발벗고 나섰다. 이달 말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마련하는 CEO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공익신고자보호법의 내용과 취지를 알릴 계획이다. 1만여 중소기업 회원을 둔 벤처기업협회 소식지에 손수 글을 싣기도 했다. 신고자 법적 보호에 방점이 찍힌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두달여만인 지난달 24일 현재 권익위에는 모두 218건의 공익신고가 접수됐다. 예상대로 의료법 등 건강 관련 신고가 65.1%(142건)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소비자 이익(34건, 15.6%)·공정경쟁(10건, 4.6%) 위반 사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권익위는 기업체뿐만 아니라 공직자와 시민단체 등을 두루 대상에 포함시킨 설명회도 이미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7일 제주도에 이어 강원(13일), 대구·경북(20일) 등 내년 2월까지 전국 릴레이 설명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총 쏴서라도 조폭과 전쟁 관용은 없다”

    “총 쏴서라도 조폭과 전쟁 관용은 없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25일 인천 장례식장에서 일어난 조직폭력배들의 유혈사태와 관련, 연말까지 조직폭력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또 “적어도 조폭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모든 장비·장구를 동원토록 하겠다.”면서 “총기도 과감하게 쓰겠다.”고 밝혔다. 조폭과의 전쟁에서는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겠다.”면서 “불관용”이라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인천에서 조직폭력배 사이에 칼부림이 나는 과정에서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두렵다고 꽁무니를 빼면 경찰이냐. 총은 뭐하러 들고 다니느냐.”고 질타한 뒤 “총기라도 과감하게 사용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깍두기’ 단체경례 경범죄 처벌 이어 “경찰이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찰이기를 스스로 포기하고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직원과는 함께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공공장소에서 깍두기 머리(조폭의 속칭)로 90도 경례해 선량한 시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도 경범죄로 처벌할 근거가 있다.”면서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매주 내부비리 척결회의 특히 “(관리 대상) 조폭 5451명이 생계 수단을 무엇으로 하는지도 철저하게 추적하겠다.”면서 “건축회사 등 기업활동을 하는 조폭의 배후도 파헤치겠다.”고 천명했다. 기업형 조폭도 수사대상인 것이다. 조 청장은 “경찰청 차장이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경찰청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내부 비리 척결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교통사고 처리나 장례식장, 각종 허가 과정에서 구조적인 비리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척결 못하는 곳 승진 줄일 것 그러면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실적을 지방청별로 따져 잘하지 못하는 곳에는 총경이나 경정 승진 할당량을 과감하게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지방시대] ‘마을 만들기’에 성공하려면/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마을 만들기’에 성공하려면/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전국에 ‘마을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낡은 마을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마을 만들기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위로부터의 마을 만들기라면, 이번의 것은 아래로부터의 마을 만들기다. 과연 이 마을 만들기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다양한 성공사례에서 우리는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을 만들기의 4주체 즉, 주민과 기업, 행정, 전문가 사이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첫째, 무엇보다 주민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주민의 참여 없이는 마을 만들기는 성공하기 어렵다. 주민이 없는 행정과 기업, 전문가만의 마을 만들기는 시설사업 혹은 전시사업의 관행적 추진으로 끝날 우려가 크다. 이런 주민 참여의 과제는 학습과 조직화이다. 끊임없이 상호학습을 하고 이를 통해 주민조직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진행되기 어렵다. 둘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기업은 일반적인 기업들도 있겠지만, 마을에 연고를 둔 상인·자영업자 등을 포함한다. 마을 만들기의 궁극적인 목표가 주민 삶의 질 제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마을경제를 활성화하는 핵심주체는 바로 기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요 과제는 기업활동이 공익적 측면과 수익의 측면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사회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즉, 마을 만들기에 참여하는 기업이 사회적 기업활동, 메세나 활동, 고용 활성화 등의 사회성을 지향할 때 가장 이상적인 참여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행정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마을 만들기를 위해 행정이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건 행정의 역할이 어디까지냐 하는 것이다. 행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적절한 거리에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유도하는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 당장 필요하다고 해서 예산과 인력 지원을 전적으로 감당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주민과 행정 사이의 거리 조절은 바로 마을 만들기의 또 다른 성공요건이다. 여기에서 과제는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과도한 욕구와 행정의 경직된 시스템을 담당자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일은 제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담당자들이 지혜롭고 부지런히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의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 행정과 주민 사이에서 서로 다른 언어와 욕구를 적절히 조정하고 중재하는 전문가의 역할은 윤활유와 같은 것이다. 주민과 행정, 주민과 기업이 바로 부딪치면 파열음이 나기 쉽다. 이때 다양한 경험을 가진 활동가나 전문가 및 전문단체의 역할은 주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과제는 과연 우리 마을에서 숙달되고, 현장에서 단련된 마을 만들기 전문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과제는 바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국가에서 도시로 발전 축이 옮겨왔듯이 이제 도시에서 마을로 발전 축이 이동하고 있다. 국가의 힘은 도시와 마을의 경쟁력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을 만들기의 4주체가 얼마만큼 다양하고 건강하게 관계를 맺느냐가 결국 마을 만들기 성공의 관건이다.
  • 美·中 ‘반덤핑 관세’ 태세… 무역전쟁 전조?

    통상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의 주고받기식 ‘잽’이 일년여 만에 재연되고 있다. 위안화 환율절상을 겨냥한 미 의회의 ‘환율감독 개혁법안’ 입법 시도로 촉발된 양국 간 무역갈등이 고조될 조짐이다. 미국 내 최대의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가 19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태양광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상무부 등 관련 부처에 중국의 덤핑수출 여부에 대한 조사와 보복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독일 솔라월드AG의 미국 내 자회사인 솔라월드 인더스트리즈 아메리카 고든 브린저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미국 시장을 파괴하고 이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제소는 미국 내 6개 태양광 패널 업체들을 대표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에만 300억 달러(약 34조원) 이상의 자금을 대형 태양광 패널업체에 지원했다. ●美, “中인터넷 검열 WTO 제소”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문제삼았다. 론 커크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들의 자사 웹사이트에 대한 접근이 주기적으로 차단됨에 따라 기업활동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를 상대로 인터넷사이트 검열 정책의 세부사항에 대한 설명을 공식 요구했다. 커크 대표는 이번 요청이 국제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중국의 인터넷 검열 문제를 WTO로 끌고갈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4일 미국에서 수입되는 폴리우레탄 제품의 덤핑여부에 대한 조사개시 선언을 한 데 이어 18일에는 화학섬유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원료인 미국산 카프로락탐에 대해 향후 5년간 2.2~24.2%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키로 최종결정하는 등 미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진핑 방미 앞두고 갈등 봉합 가능성 중국 둥팡(東方)항공이 지난 17일 미 보잉사의 드림라이너 B787 계약을 취소하고 소형 항공기 구입으로 대체하는 한편 유럽 에어버스사의 A380 구매 계획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표면적으로는 항공기 인도가 늦어지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중국이 예전에도 항공기 구매를 무기 삼아 자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유럽과 미국을 ‘응징’해 왔다는 점에서 그 연장선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미·중 주지사포럼에 참석해 “경제문제의 정치화는 반드시 양국의 경제관계를 왜곡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미 상원이 환율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한 거부감의 표시이자 ‘무역전쟁’ 경고로 풀이된다. 양국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탐색전을 벌이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무역전쟁으로 비화할지는 불투명하다. 서로 제 코가 석자인 데다 전세계 경제를 수렁으로 몰고갈 수 있는 전면전으로 확산시키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방미가 임박했다는 점도 갈등 봉합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왕 부총리와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지난 18일 갑자기 전화를 연결해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한 것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두 금융수장, 5대 금융지주 회장과 회동

    두 금융수장, 5대 금융지주 회장과 회동

    금융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과 회동했다. 두 금융 수장은 금융불안 해소에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두 금융 수장이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공동으로 회동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두번째다. 이날 회동에는 어윤대 KB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참석했다. 이팔성 회장은 20억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을 확보하겠다고 화답했다. 커미티드 라인은 금융회사 간 거래를 통해 유사시 약정한도 안에서 외화를 꺼내다 쓸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단기 마이너스 대출이다. 김석동 위원장은 “시장이 불안하다고 해서 금융회사가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융회사는 우리 시장을 지키고, 실물경제를 흔들림 없이 지원해 나가는 것이 사명”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팔성회장 “20억弗 커미티드라인 확보” 김 위원장은 이어 “시장이 불안할 때일수록 실물경제의 버팀목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기업자금 공급 등 기업활동 지원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지주회사는 적극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도 기업이 자금 경색 등 어려움에 직면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보증 지원과 자금 공급 등 모든 정책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면서 자본시장 구조개선 방향과 관련, “증시투자자 구조를 개선하는 등 더욱 근본적이고 확고한 증시안정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투자자 비중을 확대하고,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회사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외화건전성과 관련, “미국이나 유럽 등에 지나치게 편중된 외화차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정부와 한국은행에 의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금융위기에 대해선 “주요국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제한돼 문제해결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금융회사들이 상반기에 상당한 수준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만큼 부실 발생이나 위험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회사는 실물경제 지원하는 게 사명” 권혁세 원장은 “현재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고배당 추진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금융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고, 2013년부터 금융지주사에도 적용되는 ‘바젤Ⅲ’ 기준에 맞추려면 배당보다는 자기자본 확충에 신경써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젤Ⅲ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늘리도록 하는 국제 기준으로,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의 바젤Ⅲ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13.5%다. 권 원장은 지난달 1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도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은 좀 따져봐야 한다.”며 “배당할 충분한 수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조남호 회장 “정리해고 철회 없다”

    조남호 회장 “정리해고 철회 없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지난해 12월 노조 파업 이후 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와 회사의 회생을 위해 모든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은 10일 부산시청에서 ‘한진중공업이 부산을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교착 상태에 빠진 노사협상 타결을 위한 퇴직자 지원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는 호소문에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산시민과 영도구민,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인적 구조조정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 책임자로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회사의 회생을 위해 모든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년 이내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회사를 떠나야 했던 가족을 다시 모셔올 것”이라면서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한 퇴직자 재고용을 약속했다. 또 “영도조선소 규모에 맞는 특수 선박을 수주해 특성화할 계획이며 연간 조립량이 14만~15만t이 된다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퇴직자 지원책과 관련, “희망퇴직자의 경우 자녀 2명까지 대학졸업 때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영도조선소 폐쇄 논란에 대해서는 “필리핀 수비크 진출은 한진중공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다.”면서 “영도조선소를 포기하거나 부산 영도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부의 정리해고 철회 주장과 관련해서는 회사 생존에 필수적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희망버스 등 외부세력 개입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 청문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해 증인으로 출석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조 회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해외 출장과 청문회 불참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노조와의 합의 내용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2007년 등에 합의한 대로 정리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1월 6일부터 영도조선소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조 회장의 호소문은 알맹이 없는 기만책일 뿐이다. 진정으로 호소하려면 정리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재계는 이날 조 회장이 청문회 출석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해당 기업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하면서도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 경영에 대해 정치권이 간섭을 하고, 이에 오너 등이 굴복하는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 단체들은 조 회장에 대한 정치권의 청문회 출석 요구에 대해 지난 6월 “정치권이 기업 노사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정치권이 기업활동과 관련해 오너 등을 공청회 등에 부르는 것은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다만 개별 기업이 (청문회 참석 등으로) 입장을 정한 것은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경총 관계자도 “국회 청문회가 기업을 압박해서 사태를 봉합하거나 구조조정을 철회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 이두걸·부산 박정훈기자 douzirl@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44개국 진출… 스페인 외교의 주연배우”

    [이제는 공공외교다] “44개국 진출… 스페인 외교의 주연배우”

    스페인 문화원인 세르반테스 인스티튜트의 카르멘 카파렐 원장에게 스페인 문화외교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대뜸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보다 우리가 훨씬 젊다.”고 답했다. 1991년 창립된 세르반테스 인스티튜트는 국가 차원의 문화외교를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후발주자답게 유럽 내 문화외교 강국들의 장점을 최대한 수렴하고 있는 스페인 모델은 한국으로서도 눈여겨봐야 할 대상이다. 카파렐 원장은 커뮤니케이션이론을 전공한 교수 출신으로, 2007년 7월 첫 여성 원장으로 취임했다. →세르반테스 인스티튜트의 역사와 창립취지는. -1991년 창립된 공공기관이다. 카를로스 국왕이 명예원장이고 사파테로 총리와 외교부, 문화교육부 등이 협력해서 운영한다. 스페인어와 스페인문화를 알리는 것이 주요 목표다. 중남미까지 포괄하는 문화외교를 벌이자는 것이 창립배경이다. 스페인어 보급과 함께 스페인-중남미 사이에 다리 구실을 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다. 처음 조직을 만들 때는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모델을 많이 참고했다. 하지만 굳이 범주를 나눈다면 스페인은 독일과 달리 정부주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원장을 지명하긴 하지만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해 원장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한국은 해외문화원 임기가 3년이라고 하자) 업무를 이해하는 데만 1년은 걸리는데 3년은 지나치게 짧다. 스페인은 4~5년 임기를 보장한다. →예산과 인력 규모 등 현황은. -예산은 국가재정 지원과 자체 수입 등으로 구성된다. 자체 수입은 스페인어 수업과 ‘델레’라고 부르는 스페인어 시험 수수료, 스페인어 교사 양성과정 등을 통해 충당한다. 공기업과 사기업 등에서 후원금도 받는다. 현재 44개국에 78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에서부터 문화원을 확장해 왔다. 그래서 전체 문화원의 3분의2 이상이 유럽에 있다. 중남미에선 브라질에 상대적으로 많다. 브라질이 중남미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스페인어를 쓰지 않고 있는 데다, 스페인어 수요가 많다는 점 때문이다. →스페인 문화외교에서 세르반테스 인스티튜트가 차지하는 위상은. -스페인 공공외교의 ‘주연배우’라고 할 수 있다. 그 자체가 열려 있는 공간이고 문화적 대화를 위한 장(場)이다. 근대 이미지와 전통 이미지를 함께 제공하는 공간이다. 또 각지에서 스페인 기업들을 간접적으로 많이 도와준다. 국가 이미지 향상을 통해 기업활동에 굉장한 메리트를 주고 있다. →재정악화가 문화외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우리도 걱정이다. 다행히 사파테로 총리는 세르반테스 인스티튜트를 높이 평가한다. 다른 정부 부처는 일괄해서 15%씩 예산이 삭감됐지만 세르반테스 인스티튜트는 0.6%만 줄었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세르반테스의 친구’ 협회에서 많이 후원해 준다. 마드리드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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