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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재 예방’ 기업 자율에 맡겼더니… 안전·보건관리자 유명무실

    ‘산재 예방’ 기업 자율에 맡겼더니… 안전·보건관리자 유명무실

    경영진 ‘하는 일 없이 노는 사람’ 잘못 인식 전문직 뽑아놓고도 다른 잡무 맡기기 일쑤 “보건관리자, 투입비의 1.43배 편익 발생” ‘안전관리자 겸직 허용 폐지’ 법안 발의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 안전관리자로 근무하는 정문호(29·가명)씨는 입사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작업 현장을 관리하고 안전사고 예방 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회사는 정씨에게 건물 청소나 안전과 관계없는 행정 잡무을 맡겼다. 산업안전기사와 소방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정씨로서는 업무에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안전관리자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산업재해 사고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현장의 안전관리자들이 엉뚱한 일을 하고 있으니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 안전관리를 추가비용으로 여겨 문제 기업이 자체적으로 산재 사고를 예방하도록 도입한 안전·보건 관리자 제도가 현장에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활동에 제약이 많다는 우려로 안전·보건 관리자에게 다른 업무의 겸직을 허용한 탓이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제조업·서비스업·건설업 등은 안전·보건 업무만을 전담할 관리자를 채용해야 한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시근로자 50~500인 제조업·광업 사업장 등에선 1명, 그 이상 사업장에선 2명 이상을 채용해야 한다.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취득할 수 있는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이 필요할 정도로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들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에선 안전관리자 명목으로 인력을 뽑지만 본업인 안전 관리엔 뒷전이고 다른 잡무를 할 때가 많아서다. 이는 기업들이 여전히 안전 관리를 추가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전관리자만 현장에 있으면 막을 산재 많아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경영진 관점에선 안전관리자들은 하는 일 없이 노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업무를 제대로 할수록 이익보다 손해가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잡무를 시킨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안전관리자인 B씨는 “법에서 정한 만큼만 투자하기 때문에 선임 관리자도 없고, 업무의 연속성도 없다”면서 “내가 제대로 일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고용부에서 안전 감찰이 나오면 위법 사항이 지적될까 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정치권도 이런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말 ‘기업규제완화법’에 담긴 안전관리자 고용 의무를 면제해 주고 겸직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안전관리자만 현장에 있어도 막을 수 있는 산재가 많다”고 밝혔다. 기업이 보건관리자를 채용하면 투입 비용 대비 1.43배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고용부의 연구용역 결과도 있다. 이는 기업이 안전·보건 분야에 투자하는 게 손실이 아니라 오히려 이익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산업안전 전문가는 “기업이 안전·보건 분야에 투자하지 않을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경영인들 사이에 싹트면 그때는 규제가 없어도 알아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아직은 산업 안전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과도기 사회’라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광장] 공무원 적극행정 실종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무원 적극행정 실종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는 원론적으로 협력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각론에서는 책임을 회피해 왔다. 영리병원을 안 하겠다는 얘기만 하지 외국인 투자와 일자리 문제는 제주도에서 할 일이라는데 책임 회피다.”(원희룡 제주지사가 최근 유튜브 채널인 원더풀TV에서) 원 지사는 공론조사위원회의 영리병원 불허 권고와 달리 녹지병원을 내국인 진료를 제외 조건으로 허가했다가 병원이 의료법상 90일 내 개원이라는 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개원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병원 측은 건물 공사비 778억원 등 약 85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개원 허가 취소 소송을 낸 상태다. 투자자국가분쟁(ISD) 제도를 통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할 가능성도 높다. “경찰은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방관했느냐. 범인이 주민들을 위협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여러 차례 보여 경찰서와 파출소에 신고하고 민원도 넣었다. 우리가 세 본 것만 10번도 넘는다.”(지난 18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해자 가족들이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5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을 입은 ‘진주 묻지마 사건’의 범인 안인득씨는 조현병 환자였다. 이런 병력을 법무부, 정신병원, 진주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기관도 중증 정신질환자를 관리하고,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알리지 않았다. 법무부 산하 충남 공주치료감호소는 2010년 폭행으로 구속된 안씨를 조현병 환자로 진단했다. 하지만 치료감호를 받지 않았다며 보건소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2015년 1월부터 다음해 7월까지 안씨의 조현병을 치료한 진주 정신병원은 범인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언급하며 ‘보건소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하자 알리지 않았다.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얻으려고 안씨가 낸 조현병 진단서를 받은 진주시도 이를 보건소에 알릴 생각은 못 했다. 경찰은 안씨의 조현병력을 몰라 주민 신고로 현장에 여러 차례 출동하고도 보건소에 안씨의 입원치료 등을 요청할 수 없었다. 제주 영리병원 허가 취소 논란이나 조현병 환자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는 공직사회 보신주의가 낳은 적극행정 마인드 부족과 연관이 있다. 영리병원 개원 반대 여론은 보건의료 노조 중심으로 허가 전부터 강했다. 이런 상태에서 제주도가 허가를 했다면 조건부 허가에 따른 개원 차질의 불가피성을 정당한 사유로 인정, 개설기한 연장 등 더 적극적인 해법을 모색할 순 없었나. 복지부도 도지사 권한이라며 팔짱만 낄 게 아니라 중재안을 제시할 순 없었나. 원 지사는 “소송한다면 이기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하지만, 대한민국 의료산업 활성화, 해외 투자나 일자리 창출 등의 기대효과는 사라지고 행정의 신뢰성과 일관성도 잃은 채 소송전만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진주 사건도 마찬가지다. 법무부가 안씨처럼 정신감정을 받은 환자의 정보를 보건소와 공유하는 방안을 강구했다면 이번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경찰도 동일인의 위협에 따른 주민 신고를 여러 차례 받았다면 한 번쯤 안씨의 정신건강 상태를 보건소와 논의해 볼 생각은 할 순 없었나. 각 기관이 법규에만 얽매인 동안 애꿎은 시민들만 날벼락을 당하니 정부의 국민 안전 강조 구호가 비아냥을 받는 게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탁상행정, 복지부동 등 공무원의 소극행정을 신고해 달라며 신고센터 운영에 나섰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서 행정 수요자인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에 불편이 생기고 권익을 침해받는 일을 접자는 것이다. 하지만 공직사회는 여전히 주눅이 든 분위기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정치권의 막말 퍼레이드와 달리 입은 닫고 몸 낮추기에 바쁘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그 원인으로 “열심히 일했는데 나중에 조직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한직으로 밀려나는 선배들을 보고 후배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 아니겠느냐”며 정부의 적폐청산에 따른 피로도를 거론했다. 감사원 특정감사도 한몫을 한다. 재무감사나 성과감사와 달리 특정감사는 4대강 사업 등 주요 정책의 적정성 여부와 그 문제점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져 공무원이 부담스러워하는 감사다. 이런 감사가 현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72건에서 지난해 123건으로 2년 새 70.8%가 늘었다. 공직사회가 ‘적극행정 면책’을 ‘적극행정 징계’로 알아듣는 일이 지속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불합리한 규제 개선이나 혁파도 이런 분위기에선 나오기 어렵다. 정치가 행정을 너무 옥죄는 것 아닌지 돌이켜볼 때다. eagleduo@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벌주는 감사에서 일 도와주는 감사로/최달영 감사원 적극행정지원단장

    [월요 정책마당] 벌주는 감사에서 일 도와주는 감사로/최달영 감사원 적극행정지원단장

    정부에 인허가 등을 신청한 시민이나 기업 입장에서 가장 미운 사람은 제때 일처리를 안 해주고 질질 끄는 공무원이다. ‘도대체 왜 이러지, 뭘 바라는 것은 아닐까’라는 부정적 생각이 밀려든다. 어떤 담당 공무원은 정작 인허가를 내줘도 되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는지 우물쭈물하며 민원인들의 속통을 터지게 하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과거와 다른 새로운 유형 민원이거나 관련 규정이 최근 바뀐 경우 더 판단하기 힘들어한다. 민원인이 원하는 대로 처리했다가 나중에 책임질 상황을 상상하면 더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국민과 기업은 괴롭다. 4차 산업혁명, 규제개혁 등 거창한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 공무원들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세가 없으면 국가 발전은 불가능하다. 공무원들이 주저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감사원은 최근 ‘공직사회 활력 제고’를 최우선 운영 목표로 설정했다. 전담 부서인 ‘적극행정지원단’을 설치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적극행정 면책’ 제도는 공무원들이 공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일부 절차상 위반 사항이 있거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처음에는 면책 신청에 대해 감사원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면책 심의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하도록 개선했다. 또 면책 요건을 완화해 절차 위반이 중대한 경우에만 책임을 묻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적극행정을 한 공무원들이 감사에 시달리지 않도록 면책 여부를 감사 현장에서 결정하는 ‘현장 면책’ 제도도 도입했다. 이 제도가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우대받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지난 1월에는 ‘사전 컨설팅’ 제도도 도입했다. 규정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어 적극행정이 주저될 때 감사기관에 신청해 컨설팅을 받고, 컨설팅 내용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사후에 책임을 면제받는 제도다. 사후적인 면책 제도만으로는 적극행정을 주저하는 공무원들을 안심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사전적인 수단을 마련한 것이다. 감사원은 적극행정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감사원이 제때 의견을 주기 위해 신청하면 30일 이내에 회신해 주기로 했다. 감사원은 지난 2월 전국 6개 거점도시에 기업불편·부담 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소극행정·불공정 관행 등 기업들이 겪는 불편을 청취하고 신속히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감사원의 올해 감사 방향은 적극행정을 촉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규제개혁을 지원하기 위한 감사를 다각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경제 활동에 지장을 주는 소극행정 사례를 찾아내 이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감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감사 방식도 단편·미시적 지적보다 혁신성장과 적극행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감사는 그동안 회계 집행과 관리 위반 사례를 주로 지적하다 보니 회계질서 확립에 기여했는 데도 불구하고 연구 분위기 위축과 집행관리 부담 가중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는 창의적·도전적 연구 환경 조성과 연구성과 확보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복잡하고 급변하는 행정환경하에서 적극행정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공무원들의 실력과 의지, 용기가 필요하고 이를 장려하는 제도와 문화도 뒷받침돼야 한다. 감사원이 공무원들의 잘잘못을 적발해 벌주는 것으로만 그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감사는 업무수행에 부담이 되는 게 아니라 성과를 내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 [열린세상] 강화된 회계감사, 약인가 독인가/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강화된 회계감사, 약인가 독인가/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좋은 소식은 알리고, 나쁜 소식은 숨기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성공한 경영진은 과도한 자기 확신으로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기업 내부에 부정적 뉴스가 계속 은폐·축적되면 결국 임계점에서야 시장에 알려진다. 주가는 폭락한다. 반대로 회계는 좋은 뉴스는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고, 나쁜 뉴스는 신속히 인정할 것을 재촉한다. 비대칭적 검증 요구이고, 본성을 제어하는 인간 지혜의 산물이다. 지난 3월 22일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에 ‘한정’ 감사 의견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은 비로소 경영진이 감추어 온 재무 상태의 민낯을 보았다. 신뢰를 잃은 회사는 결국 시장의 매물로 전락했다. 회계감사가 제값을 한 경우다. ‘농자천하지대본’ 폐쇄경제의 전통 아래 우리는 자유로운 계약과 기업활동, 의무불이행에 대한 민사적 해결의 힘을 축적하지 못하고 새 나라를 시작했다. 자본시장 대신 국가가 선별적으로 지원해 세계화의 수혜를 받은 거대 기업이 성장했다. 사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지배주주에게 회계 투명성은 일반주주의 마이크 역할을 하는 귀찮은 진실이었다. 지배주주는 경영진과 이사회를 효과적으로 지배 통제해 왔다. 감사위원은 최저 감사보수 제시 감사인을 선정했다고 자랑하는 들러리 지배구조의 일부가 됐다. 지배주주는 감사인 자유수임제도의 근간인 감사인 차별화와 선별 효과에 무심했다. 회사와 감사가 갑을관계로 전락했다. 권수영·김효은의 2월 논문에 따르면 2004~2013년 한국의 감사의견 적정 비율은 99%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적정 비율은 미국 66%, 일본 72%, 중국도 96%였다. 한국 감사인의 독립성이 의심되는 통계다. 반면 한국의 감사보수는 미국, 일본, 중국 감사보수모형 추정치의 각각 11%, 31%, 61% 수준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6억 5000만원, 1억 8400만원, 5400만원 낮은 감사 보수다. 우리의 감사 노력과 품질이 의심되는 통계다. 시장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정책 당국이 회계시장에 직접 개입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외부감사법 개정안(신외감법)이 그것이다. 감사인의 부실감사 책임이 강화된다. 주기적 지정제와 표준감사 시간도 도입된다. 외국 학자들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이 감리제도 등이 한국을 회계의 갈라파고스, 흥미로운 회계 시험장으로 만든다고 평한다. 최저임금 1만원 논리가 부실하듯이 왜 6년 자유수임 후 3년 감사인을 지정해야 하는지, 왜 기업을 크기에 따라 11개로 나누고 감사 시간을 30% 혹은 50%까지 올리도록 했는지 외국 학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러나 어쩌랴, 자업자득이다. 강화된 회계감사는 약인가, 독인가? 언론은 기업, 회계법인, 감독기관과 관련한 손익계산만 보도한다. 기업은 감사 시간, 감사 보수, 비적정 의견, 감사 관련 갈등 증가에 비명을 지른다. 독이란다. 감사인은 대형, 소형 법인에 따라 이해타산이 다르다. 그래도 약이란다. 학계는 회계 인력 공급 증대, 기업의 회계역량 강화, 회계법인의 품질 관리 및 거버넌스 개선, 감리제도 개선, 상장 관련 규제 개선을 말한다. 그런데 강화된 회계감사가 약인지 독인지는 오직 하나의 주어에서만 유의미하다. 투자자, 오직 투자자다. 경제발전의 핵심은 자본시장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자금을 공여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을 골라 내는 능력이다. 자본시장 건전성의 핵심은 투자자 보호 능력이다. 투자자 보호의 근간은 투명한 회계 정보의 제공이다. 신외감법의 지정제와 표준시간은 투자자들에게 회계 투명성 제공을 위한 단기 극단 처방이다. 약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드레날린을 계속 맞는 운동선수는 결국 실패한다. 기초체력 보강이 근본 해답이다. 강화된 제도가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독인 이유다. 감사는 경험재다. 투자자가 투명한 회계제 품을 경험한다면 흑백 텔레비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정제와 표준시간 없이도 투자자들이 적정한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정상 과정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정책 당국의 성과 평과와 제도 개선은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정책 당국이 이익단체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을 핵심 고객으로 여기고 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 안양시, 2019년 청년오피스 입주기업 17개 팀 모집

    경기도 안양시는 2019년 청년기업 액셀러레이팅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예비창업자와 5년이하 창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청년오피스’ 입주기업을 모집한다. 이 사업은 사업화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액셀러레이터와 함께 청년기업,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팀별 사업화 진단과 역량강화 세미나, 기업활동(IR)컨설팅, 총 1억원의 사업화자금 등을 지원하고 돕는다. 액셀러레이터로 선정된 ‘더벤처스’는 12월 데모데이까지 청년기업을 육성한다. 데모데이, 액셀러레이팅 결과를 종합해 우수팀에게 1년 연장의 입주혜택을 준다. 청년오피스 멤버십이 이용 가능한 사무공간은 약 12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동안 청년오피스’에 10개팀, ‘만안 청년오피스’에 7개팀 총 17개팀을 선발한다. 선발된 팀별 성장단계와 입주희망 의견을 고려해 센터와 입주공간이 배정되며, 조기 졸업기업을 대비 예비입주자도 선정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스타트업 파크’ 조성을 통해 창업부터 입주공간, 멘토링, 마케팅, 컨설팅, 지식재산권 확보와 법률서비스 지원에 이르기까지 창업기업을 원스톱 지원하는 ‘창업지원 종합지원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생활화학제품 부실 검증…정부, 피해 알고도 3년간 책임 회피

    생활화학제품 부실 검증…정부, 피해 알고도 3년간 책임 회피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삼풍백화점이나 세월호 참사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닥친 재난이 아니다. 18년에 걸쳐 약한 아이들과 산모, 노인들이 서서히 다치고 죽어간 ‘슬로 디재스터’(느리게 진행된 참사)다. ‘내 집 안방’이라는 익숙한 공간이기에, 그래서 더 무서운 재앙이었다. 1994년 첫 제품 출시 후 2011년 사용이 금지될 때까지 모두 43개 제품 998만개가 팔려나갔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용 비율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수(5170만명)에 적용하였을 경우 350만~400만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고, 49만~56만명이 건강 이상 증상 등 피해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 28일 기준 정부에 신고된 피해자는 6309명으로 이 중 1386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만 드러난 셈이다. 서울신문은 사회적참사특조위원회 부위원장인 최예용(이하 최) 가습기살균제진상규명위원장(환경보건학 박사)과 이동규(이하 이)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정책학 박사)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이 안전 사고의 원인과 정부 책임 소지, 재발 방지책을 11일 살펴봤다.-사고의 원인과 피해가 커진 이유를 짚어본다면. 최 직접적인 원인은 제품안전 관리에 실패한 제조판매사와 정부에 있다. SK, 롯데, LG, 삼성, 신세계, GS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옥시RB, 테스코, 헨켈, 다이소 등 해외의 유명 다국적기업들도 앞다퉈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판매하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했을 때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거기에 화학물질과 생활화학제품의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정부 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술표준원, 환경부와 환경과학원 등 관계기관들의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해 유럽의 다국적기업들이 관련돼 있는데 정작 유럽에서는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살생물제(바이오사이드) 제품의 경우 제품 안전이 확인되지 않으면 판매하지 못하는 제도가 있다. 정작 유럽 회사들이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자국의 안전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이중 기준’의 행태를 보인 대표적인 사례다. 피해가 커진 데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생활화학제품의 남용과 안전불감증도 들 수 있다. 국내외 유명 회사들이 만든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조건적인 신뢰도 있다. TV와 신문, 잡지 등의 대대적인 제품광고와 대형 할인마트를 통한 대대적인 판촉 활동에 소비자들의 제품 안전의식이 마비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관련 전문가집단과 언론 및 소비자, 시민단체들의 감시 역할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이 우선 화학제품 유해성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던 행정부 구조와 안전성 검증을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예컨대 당시 독성물질은 환경부, 제품은 지식경제부,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구조였다. 이렇게 분산된 구조로는 유해성 검증을 한다 해도 제대로 공유할 수 없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했다. 더욱이 당시 가습기 살균제는 (식약청이 관리하는) 의약품이나 의약외품이 아니라 생활화학 가정용품으로 분류돼 기술표준원(지식경제부 산하)에 등록만 하면 공산품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 슬로 디재스터 상황에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이 아쉬운 점이다.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른 제품수거명령을 통해 제품 회수를 할 수 있었음에도 왜 2011년 11월이 되어서야 제품 회수명령을 내렸는지도 아쉬운 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유해물질 성분을 분석하는데 식약청과 소관 문제로 몇 주를 허비했다. 또 정부는 원료를 생산한 제조업체의 표준물질을 분석하는 역량에도 여러 제약과 한계를 보였다.-사고 당시 정부 대응(컨트롤타워)은. 최 2011년 8월 말 정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무총리실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피해대책과 재발방지를 공언했다. 그러나 방향제와 같이 호흡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제품 위주로 점검했을 뿐이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부 부처 간의 책임 회피도 비난받을 만하다. 사스와 같은 신종 독감인 줄 알고 역학조사에 나섰던 질본은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지자 소관 범위가 아니라며 피해대책 마련에서 빠졌다. 환경부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는 소비제품의 하자문제이지 환경문제가 아니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환경부에서 환경성질환 여부를 판단하는 환경보건위원회는 2013년 환경부의 뜻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환경성질환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피해구제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이에 기획재정부가 이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특별법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나서자 2014년 같은 구성원인 환경보건위원회가 입장을 번복했다(환경부는 “화학물질 관리 법률에는 새로운 용도가 확인되는 경우 이를 신고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PHMG와 PGH가 유해성심사 신청 당시의 용도와 달리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했고 소비자가 카펫 등 항균 처리된 제품을 사용할 때에는 흡입 노출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여 흡입독성 실험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가습기국조특위 평가를 요약하면 정부 책임은 부처별로 다 있다. 산업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세정제로 분류했지만, 살균제 성분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 유통된 이후 안전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지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관련 물질의 유해성 심사 시 기업 제출 자료에 의존해 ‘제출된 용도 외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고 심사했으며 PHMG의 경우 분무형태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도 흡입독성 실험요구, 관련 문헌 등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가 용도상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식약청의 사전심사 및 안전성 입증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겠지만 가습기 살균제가 결국 공산품으로 유통됐기에 사전 안전성 및 유효성 입증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신규 화학물질에 대하여 물질안정보건자료를 작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물질의 흡입독성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으며,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물질명도 가칭으로 공표하여 국민들이 물질의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았다.-사고 후 마련된 대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책임 회피 대상이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지만 그후로 1년 동안 진전은 없었다. 1년 뒤인 2018년 8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는 ‘환경부 성토의 장’이 됐다. 피해자 인정률이 박근혜 정부 때와 거의 다르지 않고 기업기금인 특별구제계정 지급도 10% 이하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비난이 이어져 그나마 현재는 정부인정자 798명, 기업기금대상자 2010명 등 전체 피해 신고자(6309명)의 44.6%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피해자들에게 여러 증상과 복합적 질환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정부는 개별 질환별로 판단하고 있고, 그나마 피해 인정자가 여전히 신고자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상황이다. 정부 인정자의 상당수인 기업기금대상자들은 정작 책임기업이 배상하지 않고 있다.-‘제2의 가습기 참사’를 막기 위해 보완해야 할 대책은. 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재발 방지제도 중 하나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처벌제도다. 특히 피해자가 모든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하는 현행 제도를 고쳐 가해자에게도 인과관계의 책임을 지우는 입증책임 전환도 이뤄져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은 피해 지원을 받기 위해 짧게는 7년 전, 길게는 25년 전에 발생한 제품구매와 병원 진료기록부, 영수증 등 건강피해를 증빙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병원 폐업, 영수증 분실 등으로 자료 제출이 어려울 경우 환경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업무협약에 따라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급여 지급 내역 등 자료를 요구할 수 있지만 번거롭고 절차가 복잡하다. 피해자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과학적, 의학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정작 가해 기업들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피해신고자가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주장하는 건강피해가 제품사용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반증의 의무를 가해자 또는 제조판매사들에게 지우고 반증되지 않으면 최소한의 긴급구제대상으로 포함하자는 것이다. 다음으로 모든 생활화학제품의 안전을 담당하는 곳을 환경부로 하고 환경부에는 환경보건문제 담당 제2차관제를 두고 관련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 특히 보건의료전문가 한 명 없는 환경과학원을 뜯어고쳐 국립환경보건원으로 탈바꿈하고 시민들이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면서 경험하는 각종 건강피해 문제를 즉각 상담하고 체계화해 큰 사고를 막아내는 국립독성센터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 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1200만종의 화학물질이 존재한다. 이 중 매년 2000여종의 새로운 화학물질이 개발돼 상품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예방-대응-재발 방지 및 피해 구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화학물질을 원료로 이용한 제품에 대한 감독 관할권을 갖는 산업부, 복지부 등 유관기관들이 안전성 검증 및 정보 공유에 관한 내용들을 환경부와 통합관리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적극적인 대응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화학물질안전원’의 기능 강화나 ‘생활화학안전인증원’, ‘생활화학위험평가원’ 신설도 고려해야 한다. 동시에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 원인을 조사하고 수집하는 한국형 화학물질 재난 프로파일링 조사 기법도 개발해야 한다. 현재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피해인정 판정을 위해 모든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정부가 피해신고에서 피해인정 판정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통합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고민도 필요하다. 또한 신속하고 정확한 피해조사·판정을 위해 ‘조사판정 병원’을 확대하고, 숙련된 피해구제 전문상담원과 피해자 판정 조사원의 양성,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 회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리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투자양해각서 체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21일 경북 영천시청에서 ㈜태강스틸, 미국 카텍(유), 경북도, 영천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는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고오선 ㈜태강스틸 대표, 김홍기 미국 카텍(유) 전무이사, 최기문 영천시장이 협약서에 공동서명 하였다. 태강스틸은 자동차부품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카텍(유)로부터 120만 달러를 유치하여,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 1만511㎡에 800만 달러 상당의 공장신축과 신규설비에 투자한다. 투자협약 체결로 태강스틸은 단순 코일 임가공업에서 프로젝션 용접을 추가하여 기업의 성장발판을 마련했으며 13명의 신규고용도 창출한다. 투자사인 카텍은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시에 소재한 자동차부품기업으로 금년 매출액 5400만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오펠라이카시는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지난해 1월 현지에서 직접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했으며 4월에는 오펠라이카시장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을 답방하는 등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인선 청장은??“태강스틸과 카텍의 MOU 체결로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외국기업 10개 사를 유치하게 됐다“면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입주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하는 등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여 원활한 기업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제주 투자 해외기업들, 영리병원 소송에 촉각

    제주 투자 해외기업들, 영리병원 소송에 촉각

    승소땐 개원… 패소땐 수백억대 손배소버자야도 JDC 상대 3000억대 소송 중 신화역사공원 하수시설 특혜 의혹 감사 “일관성 없는 정책 제주 미래 발목” 지적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내국인 진료 제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자 제주에 투자한 해외기업들이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제주특별법에 허용된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한 도의 기업 활동 제한 조치에 투자자가 첫 사법적 판단을 요구한 것이다. 투자기업들은 이번 소송이 투자기업의 적법한 기업활동을 보장할 것인지, 행정이 일방적으로 투자기업의 사업을 제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본다. 중국자본이 투자한 녹지국제병원은 승소하면 영리병원을 정식 개원할 전망이다. 패소하면 제주특별법상 내국인도 진료가 가능한 규정 등을 들어 도를 상대로 병원 건축 등에 투자한 8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에는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몰려오자 2008년부터 여래휴양형 주거단지, 제주 헬스케어타운, 신화역사공원 등 외국자본의 대규모 투자가 봇물을 이뤘다. 또 부동산 투자이민제로 1500여명의 중국인 등이 콘도 등에 투자했다.이들 가운데 말레이시아 자본인 버자야그룹은 휴양형 고급주거단지를 짓다가 뒤늦게 제주도의 인허가 행정절차가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 사업을 중도 포기했다. 버자야는 제주도와 투자유치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을 상대로 3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투자이민자들은 제주도의 중과세 조기 부과 방침에 반발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중국자본이 투자한 신화역사공원은 뒤늦게 하수시설 특혜 의혹 등으로 제주도의회가 감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의 한 외국인투자업체 관계자는 “영리병원의 내국인 진료 제한 조치는 투자기업의 적법한 사업 자체를 무력화한 것이어서 녹지 측이 소송으로 강력 대응한 것이며 앞으로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일관성 없는 투자 유치 정책은 결국 제주를 투자기피 지역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 전망은 엇갈린다. 투자기업들은 적법한 투자기업의 사업행위 제한은 투자자 보호 등 국제적인 투자환경에도 어긋나 법원이 손을 들어 줄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도는 제한적이지만 영리병원 개원을 허가했고 내국인 진료 제한 조치는 의료공공성 훼손 우려에 따른 불가피한 정책 결정이며 투자기업의 사업 자체를 원천 봉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영리병원이 논란을 빚자 지난달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외국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 제한을 명문화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국민연금 한진칼 제한적 경영참여 결정 바람직하다

    국민연금이 어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되, 대한항공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기금운용위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진칼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한다”면서 “(대한항공의 경우) 사안이 악화한다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도입한 이후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첫 경영참여 사례다. 횡령·배임,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첫 대상이 됐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결정이 엇갈린 것은 ‘10% 룰’이 배경이 됐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11.56%, 한진칼의 7.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회사 지분을 10% 이상 가진 투자자가 경영 참여를 할 경우, 6개월 이내의 단기 매매차익을 해당 회사에 반환해야 하는 만큼,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 참여를 하면 100억원 이상의 부담이 발생한다.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방법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하는 대신 정관 변경만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요구 수준에는 많이 떨어지지만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일은 아니다. 이사해임 등 적극적 경영참여에 반대한 기금운용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한 결과인데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시작됐다는 의미는 작지 않다. 재계와 보수층에서는 앞으로 정부가 연금을 수단으로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관치(官治)가 횡행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어제 “이번 결정이 선례로 작용해 경제계 전체로 확산하면 기업활동을 더욱 위축시켜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연금 사회주의’라는 색깔론도 등장한다. 그러나 스튜어드십 코드가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총수 일가의 불법·비리 행위 때문에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주주가 자기 몫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주총 거수기’ 역할만 한다면 이 것이야 말로 주주자본주의의 원칙에 맞지 않다. 재계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국민연금의 독립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겸임하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는 현 구조는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위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상설화하고 완전히 분리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연금이 정치적인 외압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당장 구조 개혁이 쉽지 않다면 해외처럼 외부 민간운용사나 위원회에 기금 운용을 맡기는 것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기준’ 개정

    신규 특허는 관리역량을, 갱신평가는 상생협력 비중이 확대되는 등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기준이 개정됐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서울세관에서 2019년 1차 회의를 열어 보세판매장 특허심사 평가기준 개선안을 의결했다. 특허심사 평가기준은 기획재정부 면세점 제도개선TF와 관세청의 관세행정 혁신TF의 개선 요구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문가 자문, 공청회 등을 거쳐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선안은 신규 특허와 갱신평가, 입·출국장 면세점과 시내면세점,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등 각 특성을 반영해 평가기준의 적합성을 강화했다. 신규 특허는 보세구역 관리역량의 배점을 높이는 대신 갱신평가는 상생협력분야 비중을 높여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공약이행률을 제고할 수 있도록 했다. 입·출국장 면세점은 관리역량과 경영능력, 사회 발전을 위한 기업활동 등이 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설관리권자의 평가결과 반영점수를 기존 500점에서 250점으로 낮췄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초기 투자비용 등 재무평가 비중을 높이고 관광 및 상생 분야의 배점을 축소해 기업 부담을 완화했다. 세부 항목에서는 소비자 보호 및 근로환경 개선 분야를 평가기준에 추가하는 대신 중복되거나 변별력이 떨어지는 중소·중견기업 제품 다양화 방안의 적정성 항목 등을 삭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평창군, 케이팝모터스(주)와 평창 K-Smart R&D Center’ 건립, 공동협력 업무협약 체결

    평창군, 케이팝모터스(주)와 평창 K-Smart R&D Center’ 건립, 공동협력 업무협약 체결

    평창군이 케이팝모터스(주)와 31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시설투자 및 지역산업 발전에 대한 공동협력 업무협약(이하 MOU)을 체결했다. 케이팝모터스는 스마트 모빌리티산업을 선도하기 위하여 57종류의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와 충전기 전문 제조업체다.이번 업무협약에는 ▴ K-Smart R&D센터 설립, 전기차 직업전문학교, E-mobility 생산공장 , 수소전기자동차,박막형 태양열전지 등 시설투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신규 일자리 창출 ▴ 투자기업 조기정착과 경영안전을 위해 행정·재정적 지원 ▴ 지역산업 발전 공동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은 이번 MOU를 계기로 신규 고용창출, 신성장 산업분야 투자확대 등 지역경제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제조업 및 서비스산업에 편향된 군 산업구조를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 신성장산업구조로 개편하기 위해 관련 산업분야 기업유치, 산업단지 조성 등 평창군의 경제지도를 바꿔나가는데 총력을 다 할 계획이다. 2014년에 설립된 케이팝모터스(주)는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와 전기자동차 충전기 전문 제조 및 판매회사로 미국, 중국,베트남, 캄보디아,홍콩 등에 현지법인 및 협력업체 13곳 을 두고 있다.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 까지 57종류의 스마트 전기차를 국내 및 전세계 239개국에 판매하는 준비를 완료한 상태에 있다. 케이팝모터스(주) 황요섭 회장은 “평창군을 유력지로 선정하게 된 이유는 평창군이 환경적인 청정지역은 물론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여 성공리에 마친 우수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평창이라는 브랜드가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어 케이팝모터스가 지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와 견줄 수 있는 훌륭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하였기에 평창을 유력지로 선택하였다”고 밝혔다. MOU 체결식에서 한왕기 평창군수는 황요섭 회장과 ‘평창 K-Smart R&D Center’ 조성을 위한 5개 분야 연구개발 및 관련분야 인재육성 방안 등을 논의하였으며, 향후 연구센터, 직업전문학교, 스마트 빌리지 등 시설투자를 위한 공동협력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평창 K-Smart R&D Center’는 동계올림픽 도시 평창의 글로벌 브랜드를 활용, 대관령면 일원에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자동차 연구개발을 통한 차별화된 특화단지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전기자동차,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전기차 수소연료전지배터리, 태양열 에너지(CIGS)」 5개분야의 연구개발을 통한 제조·생산, 직업전문학교를 통한 전기차분야 인재양성, 국제회의 개최를 위한 켄벤션센터 건립, 스마트 마을 조성 등 4차산업 중심사업인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평창군 관계자는 “새로운 평창, 젊은 평창을 만들기 위해 신성장 산업분야를 집중 육성하여야 할 시기로,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선도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기업이 지역에 정착하고 성장에 나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함으로써 평창군의 경제 성장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평창군은 올해를 적극적 기업유치를 통한 신성장 도약의 해로 삼아, 기업유치 전담조직을 신설하였으며 ▴맞춤형 투자유치 전략 수립 ▴행정적 지원체계 확립 ▴기업활동 여건 조성 ▴기업친화 이미지 조성을 기업유치 4대 핵심전략으로 수립하고, 타지자체 대비 최고수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위해 투자유치 촉진조례 전부개정, 투자유치 전과정에 대한 원스톱 행정지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찾아가는 기업유치단 운영, 전직원 투자유치 요원화, 투자유치 팸투어 등 세부추진 과제를 설정, 다각적인 기업유치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란 조끼에 질렸다”... 친마크롱 세력 등 ‘붉은 스카프’ 맞불집회

    “노란 조끼에 질렸다”... 친마크롱 세력 등 ‘붉은 스카프’ 맞불집회

    ‘노란 조끼’의 폭력 집회에 지친 시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 등이 모여 ‘붉은 스카프’ 맞불 집회를 열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파리에는 경찰 추산 1만여명이 모여 노란 조끼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전날 파리에 모인 노란 조끼 4000여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수다. 이들은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EU)기를 흔들고 “민주주의는 좋지만 혁명은 싫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파리 도심의 나시옹 광장에서 바스티유 광장까지 행진했다. 한 참가자는 노란 조끼가 “언어적·물리적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집회참가자는 “노란 조끼 시위대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시위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붉은 스카프 주최 측은 프랑스 공영 국제라디오방송(RFI)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바리케이트에 질렸다”며 “(노란 조끼는) 기업활동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제시간에 학교에 가는 것조차 막는다”고 밝혔다. 붉은 스카프 일부는 마크롱 대통령 지지자인 것으로 보인다. 붉은 스카프 주최자 중 한 명인 로랑 술레는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하려고 페이스북에서 지지자들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경제4단체장 불러 놓고 ‘정부 경제정책’ 성토한 한국당

    기업활동 규제 해소 내용 건의서 제출 나경원 “文 정부 경제위기 인식 못 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4개 경제단체 대표가 국회를 찾아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 등에 우려를 쏟아냈다. 손 회장은 7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이 마련한 긴급간담회 ‘경제비상 극복, 무엇을 해야 하나’에 참석해 “올해 세계 경기가 둔화 국면이어서 더욱 걱정스럽다”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보완 문제는 시급히 개선방안을 찾아야 할 과제”라고 했다. 그는 1인당 국민소득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4번째라고 지적하며 “최저임금 결정구조도 공정하고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선 “계도기간 연장이 현장의 혼란을 해결하는 처방이 될 수는 없다”며 “국회에서 보완 입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상황이 쉽지 않은데 대립과 갈등이 상존해 안타깝다”며 “규제나 제도와 같은 플랫폼을 바꿔서 시장에서 기업이 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을 예로 들며 “신산업 관련 규제를 대폭 바꿀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 부회장 등은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보완’과 ‘효율적인 기업활동을 위한 규제해소’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한국당에 제출했다. 한국당은 지속적으로 기업과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친시장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경제가 IMF 때보다 더한 위기에 처해 있다. 정부가 경제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실험적 소득주도성장과 규제 일변도의 반기업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기업 투자하기 좋은 환경” 실천으로 성과 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신년사에서 올해를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첫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는 등 국민들이 실감할 수 있는 성과 도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신년사의 3분의2 이상을 경제 분야에 할애할 정도로 경제 활성화의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오며, 기업도 끊임없는 기술혁신·투자 없이는 성장이 있을 수 없다”면서 “기업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경제의 주요 주체인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어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가 정착되면 평화가 번영을 이끄는 한반도 시대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가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못지않게 혁신성장에도 정책의 방점을 찍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을 청산의 대상이 아닌 국가 경제의 동반자로 인정해 달라는 재계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바꿔 기업이 경제·사회적 효용을 창출하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고 요청한 건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취임 3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권은 한반도 평화기조 정착 등 대외정책은 높은 점수를 받지만, 경제 부문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올해(2018년) 소비는 지표상 좋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율은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했고, 서민들은 소득 감소에 따라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보인다. 내수뿐만 아니라 투자, 고용 등의 부진은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데다 ‘나 홀로 호황’을 보이던 수출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현 정부의 공정경제 정책에 따라 경제성장의 과실이 합리적으로 배분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기업들이 활발히 투자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혁신의 요인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빚어질 갈등을 조정하는 건 정부의 몫이다. 그래야 경제 활력을 살리고 민생도 개선될 수 있다.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실천을 기대한다.
  • 기후변화와 국제 에너지 산업 개편, 1997년 외환위기

    유럽의 전기가격은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네덜란드의 첨단 유리온실을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내 눈에 띈 것은 정부의 지원으로 설치한 지열시스템이었다. 지열시스템을 도입하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기료가 비싼 유럽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전환’에 동참하는 것은 개별 농가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국내 원예농가의 에너지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를 상상해 보았다. 저렴한 농업용 난방유와 전기를 사용하여 겨울철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을 사용하는 한국의 농가들은 대부분 적자로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다. 즉 한국 농가 수익의 원천은 낮은 에너지 비용인 셈이다. 1997년 외환위기 전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우리 금융계는 잠시 좋은 시절을 맞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발을 빼는 동안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외화를 차입하여 아시아채권의 고금리 투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우리 실력과 상관없이 외부환경 변화로 조성된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관치금융에 의존하는 허약한 체질, 금융권 부실을 우려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고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고 정치권의 갑론을박 속에 체질개선은 뒤로 미루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편입된 금융시장은 더 이상 관치금융으로 통제되지 않았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외환위기에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은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1997년 12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받기로 결정을 내릴 즈음 이웃나라 일본 교토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약, 교토의정서가 채택되었다 우리가 외부로부터 강제된 가혹한 구조조정을 시작할 무렵,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본격화된 셈이다. 그로부터 20년, 우리나라는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되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온실가스 배출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되었다. 1997년 안팎에 아시아 채권에 투자에 열을 올렸다가 외횐위기로 산업·금융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당한 한국은, 20여년 만에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석탄발전소 투자국가로 등극했다. 그리고 철강,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온실가스 배출이 크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이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산업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불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참여하였다. 1990년대 초반 우리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편입되었듯이 글로벌 기후변화 체계에 참여한 것이다. 요즘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하여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예사롭지 않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기존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RE100,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기업을 필두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천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은 이제 재생에너지 공급이 보장된 국가에 클라우드 센터를 세우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회사로부의 부품조달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구매하려 한다. 윤리적 활동으로만 보이는 이러한 기업활동은 엄밀히 말하면 민간 차원에서 벌어지는 교역과 투자 장벽에 다름이 아니다. EU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고 유럽 국가들은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디젤 및 가솔린 자동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영국정부는 화학비료 사용 농장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계획이다. 결국 한국의 간판 산업,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온실가스 규제가 느슨한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프리 라이더, 한쪽에서 온실가스 감축의 경제적 부담을 지는 동안,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려가며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국가와 산업에 대한 징벌적 무역-거래 장벽을 만들자는 주장은 이미 과거 수차례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론화된 바 있다. 20여년전 금융시장 체질개선을 놓고 그랬듯이 지금 우리나라는 다시 에너지 전환과 체질개선 문제를 놓고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그랬듯이 어쩌면 우리 의지와 상관 없이 글로벌 시장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강요된 체질개선은 혹독한 구조조정 밖에 없다. 중국과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상황. 우리나라와 정반대로 중국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투자로 파리 기후 협약을 충실히 준수하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적어도 지금까지 미국은 꾸준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왔다. 주요 산업국가 중 우리 편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대로 눌러앉아 우리나라의 농업과 산업이 현상유지라도 하기를 기약해야 할까? 아니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고 우리 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까?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글: 농업법인 성우대표
  • 대통령직속 일자리 위원회 워크숍서 “광명시형 일자리정책 성과·비전 전국 지자체가 주목”

    대통령직속 일자리 위원회 워크숍서 “광명시형 일자리정책 성과·비전 전국 지자체가 주목”

    경기 광명시 일자리 정책이 성공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광명시는 11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제2회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광명시 일자리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일자리 창출 비전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광주시 서구청과 함께 우수사례를 발표해 광명시의 일자리 성과와 비전을 전국적으로 공유하는 자리였다.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은 박승원 광명시장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경기도 행정2부지사를 비롯해 각급 기관장, 일자리 컨트롤타워 위원장과 관계자 등 40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2018년 일자리위원회 활동을 발표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중앙정부에 대한 일자리 정책 제안이 이뤄졌다. ●실적 연연지 않고 시민 삶을 바꾸는 일자리정책 펼 것 박 시장은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일자리 정책 목표’를 주제로 그동안 성과와 향후 일자리 창출비전을 제시하면서 “2022년까지 공공일자리 2만 5564명, 민간일자리 3만 740명 등 모두 5만 6304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일자리를 통해 시민의 삶을 바꾸고, 차별과 소외 없이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광명시를 만들어 나가는 한편, 실적에 연연하지 않는 진정한 사람 중심 일자리정책을 펴나겠다”고 밝혔다. 시는 청년 취·창업 문제 해결을 비롯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생애주기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하고, 광명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 특성에 맞는 청년 창업가를 육성해 지역에 정착하도록 유도하고, 생애주기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1월 20일 수원시에서 열린 ‘제2회 좋은 일자리 포럼’에서도 광명시 일자리 비전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이날 박 시장은 광명시의 일자리 현황과 목표, 삶을 바꾸는 일자리 실행 과제와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시민 삶을 바꾸는 일자리 정책에 행정력 집중 시는 민선7기 광명시 일자리 정책으로 저출산과 고령화를 대비한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일자리 정책에 행정력을 총집결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구직 희망자가 미취업 고통으로 꿈과 희망마저 잃지 않고 용기를 갖게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야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일자리 지키기’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양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시는 생산적인 일자리 사업은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되, 사업 효과나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일몰제’를 도입해 과감히 폐지하기로 했다. 이어 ‘일자리 만들기’ 사업으로는 내년부터 ‘광명1969 행복일자리 사업’을 시범 시행한다. 시 사업은 방과후 문화체육교실과 아동안심 귀가 서비스, 방문외국인 민원안내 도우미, 학교체육관 개방관리 등 10개 분야에 연 454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일자리 채우기’ 사업으로 소득기준을 완화해 ‘신·중년 공공일자리’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일자리 나누기’ 사업으로 공공시설을 활용해 구직자에게 일자리 공간을 제공하고, 전문자격 보유 퇴직자들을 활용해 ‘일자리 재능기부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공공일자리부터 안전한 공공 일터 조성 시는 안전한 공공일터를 만들어 차별 없는 공공일자리를 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외부전문기관인 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와 협조해 광명 공공일자리 사업 현장 안전점검을 해마다 한 차례 이상 실시하고 안전에 미흡한 점이 있거나 개선사항이 있으면 즉시 보완해 ‘사고 제로’ 공공일터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공공일자리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고충사항이나 불편·개선사항, 차별은 없는지 해마다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시는 앞으로 15~64세 고용률을 해마다 연간 1% 이상 달성하도록 목표로 삼고 있다. 2022년까지 4년간 공공일자리 2만 5564명과 민간일자리 3만 740명 등 총 5만 6304명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청년일자리 창출과 창업지원을 위해 창업 매뉴얼을 제공하고 창업계획 상담지원과 자기소개서 작성방법, 면접요령 등 취업지원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청년들이 쉽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창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광명시 창업지원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입법 추진하고 있다.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일자리’를 위해 광명시 생활임금을 2019년부터 1만원의 시급을 적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일자리 박람회는 ‘찾아가는 맞춤형 박람회’ 형태로 추진한다. ●민간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에 편안한 행정 지원 시는 기업체와 중소상인들이 편안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행정 규제를 최소화해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 기반조성과 4차산업 활성화 추진을 위해 3D 프린터와 드론사업 같은 4차산업 활성화를 육성 지원한다. 지식산업센터와 광명시흥테크로밸리 산업단지 내 청년과 여성 등을 위한 일자리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광명에 입주하는 신규업체 협조를 구해 광명시민들이 우선적으로 채용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0일 시장 직속 ‘광명시 일자리위원회’를 위촉해 광명맞춤형 일자리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다. 실무직원 일자리 경진대회로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박승원 시장은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일자리 정책을 중점 추진해 청년들이 미취업 고통에서 꿈과 희망마저 잃지 않도록 취업·창업과 교육 지원에 혼신을 다하겠다”면서 “구인·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치를 최소화하고 계층별 세밀한 맞춤 일자리 정책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기업들 작년 주력 사업 확장보다 축소 많아

    해외 자회사 7.5% 늘어 국외로 눈 돌려 주력 사업 줄인 기업의 절반이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통계 작성후 첫 순손실 지난해 경기 둔화와 비용 증가로 주력 사업을 축소한 기업이 확장한 기업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회사를 둔 기업들은 해외 자회사를 큰 폭으로 늘리면서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숙박·음식점업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순손실이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도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기업(1만 2579개) 가운데 지난 한 해 동안 주력 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는 기업은 543개(4.3%)였다. 이 중 주력 사업을 축소한 기업이 248개(45.7%)로 확장한 기업 206개(37.9%)보다 많았다. 주력 사업을 줄인 기업의 절반(123개)은 제조업 분야였다. 2016년 주력 사업 확장 기업(240개)이 축소 기업(181개)을 크게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또 조사 대상 기업 중 자회사를 운영하는 곳은 5501개(43.7%)였다. 이 중 해외에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은 3085개로 1년 전(2814개)보다 9.6% 증가했다. 해외 자회사 수는 8737개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국내 경기 불황과 맞물려 생산 비용이 증가하자 기업들이 해외 진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숙박·음식점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지난해 -6270억원이었다. 2016년 5290억원에서 1년 사이 순이익이 1조 1550억원 감소한 것이다.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숙박·음식점업 영업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고용 절벽] 한은 “수출 늘어도 노동수요 큰 영향 없다”

    고용을 늘리는 데는 ‘수출 증가’라는 양보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질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4일 발간한 BOK 경제연구 ‘수출입과 기업의 노동수요’ 보고서에서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수출 증가는 노동 수요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생산성이 높은 기업의 경우 노동 수요 창출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2006~2014년 통계청 기업활동 조사를 활용해 제조업 기업의 수출입이 상용근로자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수출이 노동 수요를 창출했다. 수출 증가에 따라 생산을 확대하면서 고용을 늘리기 때문이다. 반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업에선 수출 증가가 노동 수요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수출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오프쇼어링)은 노동 수요를 축소시키기도 했다. 국내 생산 비중이 줄면서 고용도 줄어드는 직접 효과가 나타나는 탓이다. 최근 수출 증가가 고용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에 오프쇼어링이 영향을 줬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수출의 고용 파급 효과 증대를 위해 “수출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가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에서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프쇼어링이 유발하는 노동 수요 감소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 등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비용 측면의 지원 정책보다는 자국에서의 생산 활동과 연구개발(R&D)이 연계되면서 혁신이 촉진되는 기술 개발 중심의 지원 정책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월드 Zoom in] ‘유럽 좌파 맏형’ 獨 사회민주당 몰락 왜?

    [월드 Zoom in] ‘유럽 좌파 맏형’ 獨 사회민주당 몰락 왜?

    ‘극우 돌풍·反난민’ 등에 지지 기반 상실 길 잃은 중도지향 정책… 선명성도 잃어 메르켈 2021년 9월까지만 총리직 유지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이 28일(현지시간) 중부 헤센주 지방선거의 출구조사에서 득표율 27.4%로 가까스로 1위를 지켰다. 이는 2013년 선거 때의 득표율 38.3%보다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결과로 메르켈 정권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날 선거에서 기민당 못지않게 뼈아픈 정당은 기민당과 대연정을 하고 있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이다. 사민당도 지난 선거 때보다 10% 포인트가량 폭락한 19.6%를 득표해 녹색당(19.5%)과 2, 3위를 다투는 처지로 전락했다. 155년 전통의 독일 사민당은 독일을 사회민주주의 요람으로 키워 온 유럽 좌파 정당의 맏형으로 통했다. 하지만 세계화와 대량 난민 사태로 지지 기반을 점차 상실하고 있어 앞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평가했다. 연방의회의 원내 2당(153석)인 사민당의 저조한 득표율은 지난 9월 일부 여론조사에서 원내 3당(92석)인 극우 정당 AfD보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부터 예견됐다. 메르켈 총리가 2015년 시리아 난민을 대거 수용하면서 반(反)난민정서가 극심해졌지만 사민당은 여전히 난민에게 관대하기 때문이다. 사민당의 위기는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민당은 1998년 집권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당시부터 ‘신(新)중도 정책’을 표방하며 포괄적 국가 개입 반대, 기업활동 무대 확대 등의 정책을 잇달아 냈다. 특히 슈뢰더 정부는 2005년 당시 노동개혁법인 ‘하르츠4’를 통해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확대했다. 그러는 사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우파 기민당에 정권을 넘겨주게 된다. 사민당은 이후 독일 정계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해 2009~2013년을 제외하고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기사당 연합과의 대연정에 참여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탈(脫)원전, 최저임금제 도입, 난민 수용 등 사민당의 정책을 대거 수용해 중도지향적인 정책을 펼쳤고 아이러니하게도 사민당이 전통적 지지 기반을 잠식당했다. 녹색당이나 좌파당과 같은 다른 진보 정당들과의 선명성 경쟁에서도 밀리는 처지가 됐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은 29일 메르켈 총리가 2021년 9월까지인 이번 임기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차기 총선에는 불출마한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총리직에 올라 현재 네 번째 총리직을 맡고 있다. 이번 임기를 마치면 16년간 재임해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 최장수 총리가 된다. 메르켈 총리는 또 오는 12월을 끝으로 지난 18년간 수행해 온 기민당 당대표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원조 평양 ‘옥류관 1호점’ 경기도에 유치”

    “원조 평양 ‘옥류관 1호점’ 경기도에 유치”

    경기도와 북한 측이 2010년 5·24조치 이후 끊겼던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8년 만에 재개한다. 5·24조치는 천안함 피격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내린 대북 제재로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 교역 중단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가 골자다. 체육·문화·관광 등 상호 협력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양측은 특히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북한 옥류관 유치에 공을 들이기로 해 눈길을 끈다. 지난 4~6일 방북해 6개 교류협력사업의 합의를 이끌어낸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55)를 15일 만났다.→이번 방북 성과 중 이목을 끈 것은 북한 옥류관 유치인데 어느 쪽에서 먼저 제안했나.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의견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 지난 7월 평화부지사 취임 이후 중국에서 북측 고위 관계자와 만나 협의를 진행했다.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접촉했는데 이번 평양 방문에서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최종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북측과 소통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17대 국회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를 맡았다. 당시 북측 인사들과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그러면서 북측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10여년 지났는데 그들의 지위도 높아져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이 한결 수월해졌다. 과거에 맺은 인연이 꽃을 피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측이 경기도를 남한 옥류관 적지로 꼽은 이유는. -북한 옥류관 규모는 바닥 면적만 10만여평인데 서울에서는 1만평 구하기도 쉽지 않다. 경기도 인구 규모로 보아 사업성이 있고, 부지도 확보하기 쉽다고 여기는 것 같다. 특히 북측은 직영한다는 생각으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름만 빌려주는 프랜차이즈 방식 운영은 제맛을 낼 수 없다고 판단, 북측 요리사와 식재료 등을 내려보내 원조 평양 옥류관의 참맛을 보여 주고 싶어 한다.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은데. -많은 현금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대북 경제제재에 포함될 수밖에 없어 일단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북측과 합의했다. 대북 경제제재가 완화되면 본격 추진할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고양시는 벌써 유치전에 나섰고 통일부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옥류관을 유치하면 어떻게 운영할 건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북한’ 하면 ‘평양냉면’이 연상된다고 한다. 이제 평양냉면은 음식을 떠나 그 자체로 평화·화해·협력·교류의 상징이다. 이런 염원을 모아 남한 옥류관에 담아낼 것이다. 이산가족을 위한 공간을 꾸며 북한에 있는 가족과 화상 상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전시회, 합동 차례 등도 추진하겠다. 분단으로 한 맺힌 분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공간이 되는 셈이다. →북측에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 방안을 제안했는데. -남북은 9·19 평양공동선언 때 강원 철원 DMZ 내 궁예도성 복원에 합의했다. 북한도 DMZ 복원 및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를 계기로 파주와 개성을 아우르는 평화공원을 DMZ에 조성해 세계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 그곳에 머물며 돈을 쓸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연, 예술품 전시 등 콘텐츠를 심어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은 북한과 경기도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활동에도 도움되는 쪽으로 추진해야 한다. 일방주의는 안 된다. →이외에 어떤 합의를 이끌어냈나. -내년 평양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복싱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여하거나 개성·파주 평화마라톤 개최 등을 추진한다. 황해도 지역 1개 농장을 농림복합형 시범농장으로 지정해 경기도가 참여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조류독감(AI) 등 초국경 전염병과 결핵 예방 등 보건위생 방역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지사의 방북 계획은. -대북 협력사업에 대한 서면합의를 위해 연내 방북할 계획이다. 11월 중순 경기도 후원으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고 경기도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방북 날짜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도 진보 성향의 이 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기본소득제와 복지 강화 문제 등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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