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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동반자 기업인수도 특혜?

    골프동반자 기업인수도 특혜?

    이해찬 국무총리가 철도노조가 파업한 지난 1일 골프를 쳐서 생긴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잇따라 제기된 의혹은 대부분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대부분 “연관성이 없다.”고 부인하거나,“우연의 일치”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교직원공제회의 주식 매입 의문 교직원공제회 김평수 이사장과 전임 이사장인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이 지난해 수차례 골프회동을 가진 사실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들의 친분관계가 공제회의 영남제분 주식 매입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9일 “지난해 5∼10월 중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 주식을 집중 매입한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의 거래처인 S식품의 지분을 대거 인수해 84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을 밀어주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골프 동반 기업인 ‘불황은 없다’ 이 총리의 3·1절 골프에 참석한 부산지역 기업인들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는 데도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골프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P회장이 운영하는 S건설은 부산지역 중소규모 업체에서 참여정부 들어 전국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S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002년에 291억원으로 도급순위 293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3년에는 345억원으로 268위,2004년에는 864억원으로 143위, 지난해는 1497억원으로 109위 등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S건설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2월 이후 관급공사 수주액만 5000억원으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동안 관급공사 수주액 700억원보다 7배나 늘었다. 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에도 참여,241억원의 관급공사를 수주했다. ●관급공사 대량 수주 어떻게? S건설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에 잡힌 매출액 중에는 국민의 정부 당시 결정된 것도 많고, 참여정부 들어 지방 관급공사에 지역기업 참여가 의무화했기 때문에 매출액이 늘어난 것”이라면서 “해외 수주 건도 해외시장 개척 등 전략적 차원에서 시도한 것이며,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P회장은 3ㆍ1절 골프 동반자인 K회장,S회장 등과 함께 2003년 2월 옛 S그룹의 모기업인 S주식회사를 820억원에 공동 인수했다. 이들은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으로부터 총 부채 5000억원의 30%인 1500억원을 탕감받아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S주식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고 구조조정도 하지 않아 직원들도 반발이 없었으며 회사 경영도 순조로운 편”이라며 “채무탕감은 적법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세훈 이유종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이기우 차관 커넥션도 밝혀야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회동의 핵심 멤버인 R씨가 회장인 영남제분에 대한 한국교직원공제회의 대량 주식매입 관련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 지나면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는, 그야말로 양파껍질 벗기기 식의 의혹 투성이다.R회장은 밀가루 가격담합으로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영남제분의 소유주이면서 주가조작 혐의로 실형까지 산 부도덕 기업인의 전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교직원공제회가 그런 회사의 주식을 지난해 5∼11월 집중 매입한 것은 은밀한 뒷거래 가능성을 시사한다. 엊그제 전임 공제회 이사장인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R회장, 김평수 공제회 이사장이 지난해 말 수차례 골프회동을 가진 것으로 밝혀진 데 이어 어제는 영남제분 투자과정에서 미공개 정보에 의한 내부자 거래 의혹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우리는 이번 사안을 이기우-R회장-김평수 3인의 관계를 축으로 한 커넥션이라고 판단한다. 이 커넥션이 결국은 부적절한 기업인들이 함께 한 3·1절 골프파문과, 이 총리의 사조직 격인 이른바 ‘27회’를 관통하고 있다고 본다. 이 차관과 김 이사장은 교육부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통했다고 한다. 이 차관이 2004년 7월 총리 비서실장으로 옮기면서 공제회 이사장을 김 이사장에게 넘겨줬을 정도다.R회장과 두 사람의 관계도 이 차관과 김 이사장의 말이 서로 다르지만 막역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우리는 ‘이기우 커넥션’이 한점 의혹 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 자칫 하다간 권력형 비리로 번질 공산은 얼마든지 있다.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빠른 시일내에 본격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커넥션의 중심에 있는 이 차관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 [염주영 칼럼] 소비자의 인내심은 미덕인가

    [염주영 칼럼] 소비자의 인내심은 미덕인가

    한국의 소비자들은 참으로 잘 참는다. 자신들의 권리가 무참히 짓밟히고 재산을 갈취당해도 묵묵히 참는다. 그들의 인내심은 미덕일까. 최근 미국에서 우리 기업들이 가담한 반도체 담합 사건이 터졌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서로 짜고 소비자들에게 D램반도체의 값을 올려 받았다가 적발된 것이다. 사건이 터지자 미국의 소비자들은 벌떼처럼 일어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두 기업은 소비자들과 타협해 모두 2270억원(삼성전자 1600억원, 하이닉스 670억원)을 물어주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의 사법당국은 우리 기업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4820억원(삼성전자 3000억원, 하이닉스 1820억원)의 벌금을 물렸다. 여기에 더해 담합에 가담한 하이닉스의 임직원 4명은 미국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아야 한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밀가루 담합 사건이 일어났다. 밀가루를 만드는 8개 기업이 담합해 소비자들에게 밀가루값을 올려 받은 사건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으로 소비자들이 4000억원 정도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공정위는 관련 기업들에 대해 434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일부 가담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정작 피해 당사자인 소비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꾹 참기로 한 모양이다.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소비자보호원도 있고, 소비자 권익보호를 내세우는 수많은 NGO단체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들도 피해구제를 위해 나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 권익보호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도 소비자의 편에 서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밀가루 담합에 관련된 5명의 기업인들이 고발돼 있지만 과거의 예로 보건대 답은 뻔하다.‘기업활동의 위축’을 우려하면서 ‘개전의 정’과 ‘정상 참작’을 들먹인 뒤 관용을 베풀 것이다. 피해자들의 인자한 성품과 인내심은 법의 집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정말 4000억원 정도의 피해는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공정위는 지난 해 21건의 기업 담합행위를 적발했다. 소비자들은 이로 인해 997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 역시 공정위 추산이다. 실제로 적발되지 않은 경우가 적발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므로 기업들의 담합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더욱이 기업들이 담합을 했다가 당국에 적발된 건수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그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담합의 해악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심각하다. 담합은 수많은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허락 없이 돈을 꺼내 가는 것과 같다. 사업자들이 서로 짜고 값을 정상가 이상으로 올려 소비자들을 등쳐먹는 것이다. 경쟁을 회피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싼 값에 보다 나은 품질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그래서 담합이 성행하면 우량기업은 사라지고 불량기업들만 득시글거리게 된다. 담합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갈취와 같고, 사회와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시장경제를 파괴하는 중대범죄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담합을 하는 기업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떤 기업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내 지갑을 훔치고 있을지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알 길이 없다. 정부나 법원이나 소비자단체들 모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이젠 소비자들이 연대해 스스로 나서야 한다. 시장경제의 주권자로서 권리와 책임을 실천해야 한다. 그때까지 소비자는 왕이 아니라 봉으로 남을 것이다. 수석 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이번엔 골프두둔 구설수

    이해찬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이 총리에게 거듭된 골프 구설수를 빗대 ‘3진 아웃제’를 적용하라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계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을 주도하고 국회의장, 대법원장도 행사에 참석해서 만세삼창을 불렀으나 총리는 그 시간 기업인들과 ‘굿샷, 나이스샷, 오케이 삼창’을 외치고 있었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 총리냐.”고 성토했다.또 “이 총리는 위기 관리를 해야 할 때마다 세번(산불, 홍수,3·1절)이나 푸른 잔디 위에서 골프채를 휘둘렀다. 삼진 아웃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철도 파업이 일어나 모든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전국적으로 3·1절 기념행사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총리가 상공인들과 골프를 친 것만으로도 사과하고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자기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얼버무리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이중적 잣대를 대는 것은 이 정권의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등산을 하면 아무도 시비 안 하는데 왜 골프를 치면 반드시 문제가 될까.”라고 이 총리를 두둔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부총리의 답변을 듣고 더 놀랐다.”면서 “철도파업으로 물류대란이 일어날 경우 골프나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총리가 상황실에 가서 민생에 불편없도록 하는 게 임무”라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에서도 이 총리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공직자와 여당 의원들에게 ‘자숙’을 주문, 이 총리의 ‘3·1절 골프’를 사실상 에둘러 비판했다.안민석 의원도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광원 의원의 헛발질과 국무총리의 골프질은 어처구니없는 실책”이라며 이 총리에게 골프채를 창고로 보내라고 주문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브로커 천국’ 코리아] 걸리면 ‘브로커’ 안걸리면 ‘실력자’

    브로커는 수사기관 등에 적발되면 이리저리 오가며 돈을 챙기는 그야말로 ‘브로커’로 처벌받지만 그전까지는 정치인, 검찰 등 권력 실세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실력자’로 통한다. 윤상림씨도 지금은 온갖 이권에 개입하고 강원랜드에서 돈을 날린 초라한 ‘브로커’ 신세가 됐지만 수사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현직 총리와 ‘친한 사이’라고 떠벌렸고, 내로라하는 정치인·법조인·기업인들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화려한’ 인맥을 자랑했다. 김대중 정부 말기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이었던 최규선씨 역시 수사로 실체가 드러났다. 최씨는 DJ 3남 홍걸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사업 등에 개입해 돈을 챙겼지만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막강한 위세를 과시했다. 공기업 회장을 수시로 만나고, 국방부장관 등도 그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웬만한 검찰 간부들은 ‘동 OOO, 서 윤상림’이라는 말을 알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는 윤상림, 영남 지역에서는 OOO씨가 브로커로 유명하다는 얘기다.OOO씨는 영남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브로커로 알려져 있지만 한 번도 처벌받지 않았다. 지역의 실력자로 행세하는 데다 ‘신분세탁’도 확실하게 해놓았기 때문이다.윤씨가 무차별적으로 돈을 긁어 모은 것과는 달리 그는 절대로 문제있는 돈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그를 내사한 적이 있는 모 검사는 “OOO는 철저히 신분을 위장하고 있다. 브로커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진행했지만 어찌나 철저히 대비를 했던지 결국 내사단계에서 중단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실제 브로커들은 보통 여러 단체나 기업 임원 직함이 적힌 명함을 갖고 다닌다. 이런 직함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실력자’임을 과시하는 것과 동시에 적발됐을 경우에는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구실이 되어 주기도 한다. 회사의 정식 직함을 갖고 로비를 하면 ‘정상적 업무의 일환’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씨도 자신의 명함에 모 투자회사 대표, 한국관광호텔업협회 회장, 자유총연맹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모 건설업체 회장 등의 직함을 새겨 놓았다.‘굿모닝시티 사건’으로 처벌된 윤모씨도 ‘업계’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지만 무술단체 회장, 베이징대 객좌교수, 사설 경제연구소 이사장 등 6∼7개의 직함을 내세웠다.법조팀 newworld@seoul.cok.kr
  • 日 정·재계 인맥지도 바뀌나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오는 9월에, 오쿠다 히로시 게이단렌 회장은 5월에 각각 물러나 일본의 정·재계 인맥지도가 올해 크게 바뀔 전망이다. 5년 반 만에 물러나는 고이즈미 총리는 게이오대 출신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동안 게이오대 인맥의 젖줄 역할을 했다. 고이즈미 개혁의 전도사 역할을 해 온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은 게이오대 교수 출신(히토쓰바시대 졸업)이다. 고사카 겐지 문부과학상, 가와사키 지로 후생노동상도 게이오대 출신. 게이오대의 최고의사 결정기관인 평의회 위원(30명)에는 현재 일본을 주름잡는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20일 “일본의 청계천 복원공사로 불리는 니혼바시 복원에도 고이즈미 총리가 게이오대 출신 건설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게이오인맥은 5년간 전성기를 누렸다.”면서 “고이즈미 총리가 물러나면 ‘미타회’로 통칭되는 게이오인맥의 약화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대신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들의 인맥이 주목을 끈다.1960년대를 전후해 일본의 최고명문고였던 아자부고등학교 출신들이 시선을 끈다.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 등 유력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만 2명이다.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에 이어 아자부 전성시대를 노린다. 가장 유력한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인맥도 주목을 끈다. 그가 총리직을 따내면 고이즈미 정권 하에서도 일본 재계와 정계를 연결하는 파이프역을 했던 우시오 지로 우시오전기 회장이 더욱 주목된다. 우시오 회장의 장녀가 아베 장관의 형수이기 때문에 인척관계이다. 4년 만에 물러날 오쿠다 회장은 히토쓰바시대 출신이다. 오쿠다 회장이 물러나면 히토쓰바시대 인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간 다이아몬드 등 일본 언론들은 예상했다. 히토스바시대 인맥은 오쿠다 회장을 정점으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 등이 축이 돼 미키타니 라쿠텐 회장 등 히토쓰바시 출신의 젊은 기업인들의 약진을 이끌었다.주오대학 법학부 출신인 미타라이 후지오 차기 게이단렌 회장은 그동안 재계활동이 미약, 재계인맥은 약한 편이다.taein@seoul.co.kr
  • [사설] ‘기업파업’ 경총회장 발언 무책임하다

    경영자총협회 이수영 회장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엊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가 노동계 편만 들면 기업들도 스트라이크(파업)를 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 파업 등으로 비정규법안이 너무 노동계쪽으로 편향되면 기업인들도 파업을 할 것이며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국내 공장을 접고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로 가는 등 파업이 진행중이라고 했다. 표류하는 비정규직법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밀려 답한 것이라지만 사회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우리도 실력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은 대국민 협박처럼 들린다. 물론 정치권과 노동계에 노사관계법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을 전해 1년 남짓 표류하고 있는 비정규직법안을 매듭짓고 싶다는 전략적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온 김대환 전임 노동부 장관과 달리 대화와 타협을 앞세우는 이상수 장관에게 경제계의 분위기를 전하려는 마음도 읽혀진다. 그러나 공장의 해외이전을 빗대 파업이라고 표현했지만 아무래도 ‘파업불사’발언은 귀에 거슬린다. 경총은 평소 국민들과 어려움을 함께하고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해오지 않았는가. 그런데 수 틀리면 파업하겠다니 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경총은 노사문제에 있어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정부와 함께 노사, 노사정 대화를 통해 주5일제 등 각종 현안에 머리를 맞대왔다. 이런 입장의 경총 회장이 노동계를 몰아붙이면 노사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 당장 한국노총이 성명을 통해 “이번 발언은 대화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반발, 노사관계의 경색을 예고했다.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가뜩이나 취약한 노사관계가 소모적인 대립관계로 변모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 그렇지만 민생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정규직법, 노사관계 선진화법 등은 표를 의식하지 말고 다뤄달라는 경총의 주문은 경청할 만하다. 경총의 보다 성숙한 자세와 함께 정부와 정치권의 소신있는 입법활동과 정책을 기대한다.
  • “민노총 파업땐 공장 해외로” 경총회장의 ‘압박’

    “민주노총이 파업을 한다면 기업인들도 ‘스트라이크(파업)’를 할 것이다.” 비정규직 법안, 노사관계 로드맵 등 노동입법을 둘러싸고 노사간 대치가 첨예한 가운데 ‘경영계 수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기업인들의 파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공장 이전’을 내세워 정치권과 노동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직 정부로부터 비정규직 법안을 공식 통보받은 바 없지만 현 정부안은 재계의 요구보다는 노동계의 의견을 많이 받아 들인 것”이라면서 “그것마저도 싫어 파업한다는 것은 경제시스템을 혼란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민노총 파업 등으로 비정규법안이 너무 노동계쪽으로 편향되면 기업인들도 파업을 할 것”이라면서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국내 공장을 접고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로 가는 등 파업이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노동계 못지 않게 정치권으로도 화살을 날렸다. 이 회장은 “민생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정규직법, 노사관계 선진화법 등은 표를 의식하지 말고 경제사회적인 측면만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中企廳 “쓴소리 듣겠다” 연찬회 참석기업 공모

    ●중기청,“당당히 매맞겠다” 12일로 개청 10주년을 맞는 중소기업청이 10∼11일 열리는 연찬회에 참석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인 50명을 신문 광고로 모집. 중소기업인들은 중소기업 정책의 낮은 인지도 및 정책만족도 등의 주제로 토론에 나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개선책을 제안할 예정.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인들의 쓴소리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모험”이라면서 “건의 내용을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내부 토의를 거쳐 고객 최우선을 다짐하는 ‘권리장전’을 선포할 계획”이라고 설명.●‘건교부-철도공사’ 냉기류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전철 등 각종 열차의 사고 및 지연을 조사하는 문제를 놓고 건설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사이에 찬바람. 건교부는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외부기관과 합동으로 13명의 별도 점검팀을 구성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 건교부는 여기에 지난 1일부터 3일까지는 감찰팀까지 투입해 열차지연 이유를 감사.●조달청, 민간쇼핑몰과 경쟁 선언 조달청이 공공기관의 구매 편의를 위해 기존 ‘나라장터’를 확대한 ‘종합쇼핑몰’을 7월 오픈할 계획. 현재 나라장터에는 7만 2000개 품목이 올라 있으나 연말까지 15만개, 내년에는 30만개로 늘려 공공기관의 물품선택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방침. 쇼핑몰에는 조달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은 소파나 찻잔에서부터 청소·경비·시설관리, 전산장비 유지보수와 국제회의, 해외연수 등 용역까지 포함.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월드 리포트] 사무라이 정신 부활 일본경제계 새 엔진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으로 일컬어지는 장기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조짐을 보이면서 각계에서 ‘사무라이’(무사)가 부활하고 있다. 사무라이 정신은 상호부조, 인내, 용기로 압축되며 ‘무사들은 가난 속에서도 정의를 지켰다.’는 중세 일본의 정신 문화를 대표한다. 이것이 오늘날에는 ‘이익이 줄면 고통을 나눠 사원은 해고하지 않는다.’는 상호부조적 종신고용, 이른바 ‘일본식 경영’으로 투영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돈으로 인간의 마음도 살 수 있다.”며 미국식 신자유주의와 황금만능주의의 상징이었던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전 사장이 구치소로 향하면서 사무라이 열풍은 더욱 도도하게 번지는 형국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 기업인들은 무사도가 ‘일본식 경영’의 정신적 기초라면서 그 우수성을 강조한다. 학자들은 사무라이 정신과 2차대전 수행의 정신인 ‘야마토혼’까지 그리워하기도 한다. 기업인의 사무라이 예찬론은 게이단렌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이 선두에 섰다. 그는 지난달 “일본이 장기불황을 극복한 동력은 사무라이 정신과도 통하는 ‘일본식 경영’이었다.”면서 “사원을 해고하려면 먼저 경영자가 할복하라 .”는 서늘한 발언도 했다. 차기 게이단렌 회장인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도 일본식 경영의 계속을 천명했다. 일본 자동차기술회의 한 이사도 강연에서 “자동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이 완벽한 협조로 생산성 혁신을 이뤘다.”며 “일본 이외 지역에서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사무라이 정신을 옹호했다. 이처럼 기업인들이 일본식의 사무라이 경영을 앞다퉈 칭송하는 데 대해 도쿄의 한 상사원은 “일본 기업에는 사무라이들이 앉아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소개했다.19세기 후반까지 600여년간 일본 사회의 중추였던 무사들이 오늘의 일본 기업들에서 부활, 세계제패를 꿈꾼다는 것이다. 요즘 일본에선 ‘국가의 품격’이란 책이 선풍적인 인기다. 이 책은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일본적 가치인 사무라이 정신을 강조해 3개월도 안돼 60만부나 팔려나갔다. 1899년 영어로 출판, 당시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수십권을 사 친구, 다른 국가 원수들에게 선물할 정도로 서구 사회에 사무라이 선풍을 일으켰던 니도베 이나조의 ‘무사도’ 일본어판도 사무라이 열풍에 힘입어 다시 서점들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1991년 이후 거품이 꺼지며 잔뜩 움츠러들었던 일본인들이 올들어 경기회복 징후가 뚜렷해지자 자신감을 회복,1980년대 이루려 했던 ‘세계경제 제패’의 꿈을 재현해 보겠다는 열망이 공전(空前)의 사무라이 열풍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춘규 도쿄특파원 taein@seoul.co.kr
  • 외국인 투자 ‘소프트’에 끌린다

    외국인 투자 ‘소프트’에 끌린다

    “뉴욕·런던은 지는 해, 토론토·상파울루는 뜨는 해.”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는 입지조건 가운데 건축물이나 문화, 기후 같은 ‘소프트’한 요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5일 런던에 본부를 둔 컨설팅 업체인 커뮤니케이션 그룹(CG)의 보고서를 인용,“외국인 직접투자의 수혜를 누려온 미국과 유럽의 거대도시들이 상파울루(브라질), 케이프타운(남아공), 도하(카타르) 같은 유망도시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신흥시장의 도시들이 빠르게 떠오른 이유는 도시들 사이의 ‘베끼기 효과’ 때문이다. 기업인들이 조세 조건과 임금 수준, 시장에 대한 접근도 등에 투자의 우선 가치를 두고 있긴 하지만, 후발도시들이 선발도시들의 강점을 경쟁적으로 모방함에 따라 도시간 차별성을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부차적 조건으로 간주됐던 도시경관이나 문화가 도시경쟁력의 주요 척도로 등장하게 됐다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실제 상파울루와 케이프타운 등은 온화한 기후와 식민지시대의 고풍스러운 건축물, 삼바축제 등의 문화이벤트를 무기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남아공에 외국인이 투자한 금액은 전년보다 무려 9배나 늘어났다. 슈로더스, 언스트앤영 등 세계적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인터뷰를 기초로 만들어진 보고서는 “해외투자로 재미를 본 사업가들은 쾌적한 기후와 독특한 문화적 전통, 특출난 건축물과 오락시설 등을 투자지역의 중요한 자산으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투자유치에 성공한 도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지식경제’에 있다는 통설도 반박했다. CG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헤이먼은 “수없이 언급된 ‘지식경제’ 같은 개념들은 ‘저비용 도시’의 도전에 대한 반작용이었을 뿐, 투자자들의 주의를 끌거나 기대했던 차별점들을 제공하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국가가 아닌 도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신흥국제도시로 떠오른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는 도시의 매력도를 높이려고 ‘똑같은 모양의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제외한 모든 건축규제를 철폐했을 정도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전 CEO 주디스 아이셔우드는 “문화시설들은 시민에게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도시를 위한 경제적 상징물이 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시설물 건립에 앞서 그것이 도시와 지역전체에 미치는 경제효과를 따져 보는 일은 필수적인 것이 됐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한·미 FTA] GDP 1.99% 늘고 농업생산 2조~8조 줄듯

    [한·미 FTA] GDP 1.99% 늘고 농업생산 2조~8조 줄듯

    미국은 3일 새벽(한국시간)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다. 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한·미 두 나라는 워싱턴에서 통상장관회담을 갖고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날 협상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다. 포트먼 대표는 앞서 미 의회에 협상개시를 위한 설명을 갖고 3개월 뒤인 5월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200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을 지낸 김종훈 대사를 우리측 협상수석대표로 내정했다. 정부는 FTA협상에서 다른 현안들과 함께 적어도 투자와 관련된 기업인들의 비자면제 문제를 의제로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한·미간 FTA는 시장 규모나 경제적 효과를 감안할 때 그 ‘폭발력’이 파괴적이다. 칠레나 싱가포르와의 FTA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42∼1.99% 증가한다든가 곡물류 관세가 50%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부차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한·미 FTA는 우리 산업의 틀을 바꾸고 경제의 선진화를 이룰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가지 측면을 지니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을 ‘무혈입성’하고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제도개선 등으로 대외신인도는 높아질 수 있다.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으로 국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기회’이다. 정부가 스크린 쿼터(국내영화 상영의무일수) 축소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것도 이같은 측면을 중시해서다. 그러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만큼 정부가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유했느냐는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준비가 덜 됐으며 부처간 협력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관계자는 “FTA 협상이 맺어지면 지금까지 시장을 개방하는 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꿔야 하는데 서비스 분야에서 어떤 부문을 막아야 할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 선진화를 가속화할 모멘텀이지만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의 개방 전략과 국내 산업정책이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면 국가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해야 할 촉박한 일정속에 이해집단의 반발과 국내정치 상황에 밀려 협상이 좌초될 경우 한·미 관계 전반에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FTA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일본조차 한·미협상의 후폭풍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정도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7월 초특급 비즈니스 호텔 기대하세요”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오는 7월 롯데호텔 서울 신관을 별 여섯개짜리 초특급 비즈니스 호텔로 특화해 오픈할 계획입니다.” 롯데호텔 장경작(63) 사장은 18일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아무 질문도 하지 말고 식사만 하자고 주문을 해놓고 먼저 롯데호텔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계획을 밝히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호텔 이미지로는 세계 최고의 호텔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구미지역의 최고경영자나 기업인들이 찾는 비즈니스 호텔로 변신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신관을 단체관광객들이 주로 투숙하는 본관과는 별도의 출입문을 내는 등 신관뿐만 아니라 2008년 본관 리노베이션에 93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자금 조달 문제에 대해 “롯데쇼핑 상장 계획과 호텔 리노베이션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연차적으로 리노베이션을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6년째 매일 퇴근 후 ‘천수경’‘금강경’‘법화경’ 등 3개의 경전을 사경(불경을 필사하는 것)하는 독실한 불자다. 출장길 비행기 안에서도 사경을 할 정도로 그는 생활속에서 마음 수행을 하는 데 열심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월드이슈] 달러 약세 각국 반응

    [월드이슈] 달러 약세 각국 반응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정책이 1·4분기에 거의 마무리되면서 올해 달러 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아 일본, 유럽, 중국 등은 벌써부터 비상이 걸린 상태다.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주요 국가의 입장 등을 점검한다. ■ 美 - 한국등 4개국에 ‘바이 달러’ 외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앨런 그린스펀 의장을 비롯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고위 인사들은 최근 한국과 중국, 일본, 타이완 등 달러화 대량 보유국의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반드시 이 말을 건넨다고 한다.“달러화를 계속 사라.(Keep Buying Dollar.)” 4개국 가운데 한 나라만 보유 외환을 다변화해도 달러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나라 모두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미국 정부의 채권 외에는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다고 워싱턴의 국제금융 전문가는 말했다. 실제로 FRB는 이달 첫째주 외국 중앙은행들의 FRB 예치 미 정부 채권(국채 및 정부기관채) 잔액이 121억 5000만달러 증가해 거래가 뜸했던 지난 연말 마지막 주의 12억 9000만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향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인가 약세를 나타낼 것인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린다. 두 가지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무역수지가 전월(681억달러)보다 줄어든 64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같은 적자 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662억달러 선에서 한참 낮아진 것이다. 또 재무부는 지난달 재정수지가 110억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가 재정 흑자를 기록한 것은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같은 지표 변화에 따라 달러화가 다소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무역적자가 소폭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계속 달러화와 금리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4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CSFB 뉴욕지점의 외환거래 전문가 라라 레임의 말을 인용, 여러 지표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만만찮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달 말 회의를 갖는 FRB 임원들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즉 금리의 단계적 인상을 중단한다는 당초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dawn@seoul.co.kr ■ EU - 유로화 강세 우려속 낙관론 우세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로권은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침체를 벗어나 겨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유럽 경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달러 약세의 반사효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여 수출과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올해 유로권의 경제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가 발표한 경기체감지수(ESI)에 따르면 유로존 기업인들의 경기 전망은 지난해 12월 0.6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익시스(Ixis) CIB는 올해 유럽 국내총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HSBC의 한 애널리스트는 “3년간 침체됐던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확실히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경제규모가 큰 독일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베를린 경제연구소(DIW)를 비롯해 독일의 6대 전문기관들은 올해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DIW는 2006년 경제성장 전망을 1.5%에서 1.7%로 높였으며 오는 25일 독일 정부가 발표하게 될 연간 경제 보고서에도 올해 성장률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의 이같은 긍정적인 경제 전망은 내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2007년 1월 실시될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상품을 앞당겨 구매하게 됨으로써 올해 국가 소비와 개인 소비가 현저히 증가할 전망이다.DIW는 올 경제 성장의 50%는 내수의 몫이라고 분석했다. 내수 외에도 수출은 여전히 독일 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며 세계경제가 호황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수출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전망은 유로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경우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유로 강세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하는 탓이다. 르몽드는 14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올해 유럽의 경기 전망은 무척 낙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는 경기 회복에 제동을 거는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otus@seoul.co.kr ■ 중 - 넘치는 외화 효율적사용 ‘고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연초의 급격한 달러 약세에는 중국의 엄청난 외환 보유고와 빠르게 늘고 있는 무역 흑자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국영은행이 자본 구성 조정을 통해 6000억달러를 매각했음에도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전년보다 34%가 늘어난 8189억달러를 기록, 세계 최대 보유국인 일본(8469억달러)에 바짝 따라붙었다. 홍콩의 1243억달러를 합치면 이미 일본을 앞지른 셈이며 지난 한해 동안 2089억달러가 늘어난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1조달러 돌파도 무난하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교역에서 부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정부의 절상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넘치는 외화가 위안화 추가 절상에 따른 부담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달러화에 대해 위안화를 2.1% 절상한 뒤 추가로 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주 말까지 위안화는 달러당 8.0698위안으로 0.52% 오르는 데 그쳤다. 여전히 달러화에 대한 하루 변동폭은 0.3%로 묶여 있다. 이처럼 중국의 외환이 넘쳐나는 것은 특히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흑자를 올려 달러와 경쟁국 통화들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 흑자는 1019억달러로 2004년 320억달러의 3배를 넘어섰다. 이달 초 베이징 외환당국은 “올해는 외환 보유고의 효율적 사용을 능동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밝혀 정부가 달러 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으나 중앙은행은 이를 부인했다. 당국자들도 중국 경제에 불안정성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 위안화 ‘자율화’가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어 당장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리먼브러더스 투자은행 도쿄지점의 롭 서바라만은 “초고속 성장과 팽창하는 외환 보유고는 중국을 ‘통화 전선’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BBC가 전했다. 신화통신 역시 “외환 당국은 엄청나게 늘어나는 외환 보유고를 여하히 통제해 나가느냐 하는 험난한 과제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jj@seoul.co.kr ■ 日 - 연초 엔고현상…수출전략 수정 |도쿄 이춘규특파원|연초부터 엔고(円高) 현상이 두드러지자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오를 경우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반 엔화는 달러당 101엔대의 강세를 나타냈으나 연말에는 한때 121엔으로 급격히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특히 하반기에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도쿄 외환당국은 이례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느긋하게 방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세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본 제조업체 대다수는 지난해 달러당 110엔 안팎을 상정, 경영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120엔대로 환율이 치솟자 콧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연초부터 몇 차례나 113엔까지 환율이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로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17일에는 114∼115엔대로 물러섰지만 엔화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을 105∼110엔으로 예상하고 있다.‘미스터 엔’으로 통하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게이오대 교수는 100엔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95엔대를 거론하는 이도 있다. 와코 주이치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올해는 일본의 금리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간단하게 엔저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100엔을 돌파하는 일은 없겠지만 110엔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당연히 엔화 약세를 전망, 경영 전략을 세웠던 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샤프와 오릭스, 캐논 모두 115엔대를 상정했다. 캐논측은 달러당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지면 이익이 약 70억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까 긴장하고 있다. 물론 여행업계나 수입업체는 엔고의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최대 여행업체 JTB는 달러당 118엔대의 경영 전략을 세웠지만, 엔고가 진행되면 해외 여행을 즐기는 일본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또 외화예금, 외채,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등 엔고 시대의 효율적인 재테크 안내도 성행하고 있다. 일본 제조업 전체로는 달러당 120엔이 되면 이익이 7.3% 늘어나는 반면,100엔이 되면 매출은 1.6% 줄고, 영업이익은 3.5% 줄어들 것으로 한 조사에서 분석됐다. taein@seoul.co.kr
  • [일본경제 재도약] (하) 바닥 경기는 ‘머나먼 봄날’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최근 화두는 ‘양극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의 명암이 엇갈린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지만 고전하는 기업과 개인이 적지 않다. 한국과 여러가지로 유사한 셈이다. 일본경제의 변수도 수두룩하다. 통화팽창정책의 해제, 감세정책의 축소 영향 등 내부변수는 물론 미국경제, 유가상승세 등 외부변수도 적지 않다. ●경영자 40%만, 회복지속 예상 주요대기업 경영자중 90% 이상이 올해 경기확장을 예상한다는 결과(산케이·도쿄신문 조사)가 나오지만 수적으로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포함한 조사에서는 회복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경영자는 40%에 그치고 있다. 데이고쿠 데이터뱅크가 9674개 기업의 경영인들을 상대로 조사,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회복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율은 39.9%에 그쳤다. 이 회사는 “예상보다 적었다. 지역·규모 등의 격차가 매우 커 회복기조는 아직 취약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사 의미를 설명했다. ‘회복기조가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6%,‘알 수 없다.’는 응답은 39%였다. 특히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경영자 중 62%는 불안요인으로 개인소비를 꼽았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정률감세 축소 등 증세국면 진입이 앞으로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 것이다. ●소리는 작지만, 주목되는 신중론 실제로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마에다 사장은 지난 5일 기업인들의 합동신년파티에서 “경기회복의 실감은 없다.”고 밝혔다. 증권투자분석가 가미야마 나오키는 “올해는 과잉투자 문제가 불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의 거품을 우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오는 9월에 퇴임하기로 예정돼 있어 정책의 일관성 유지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지통신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지지율이 50% 이하로 내려갔다. 레임덕 조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국이 차기경쟁에 돌입하면서 정률감세 축소, 노인의료비 증가, 연말정산공제 축소, 소비세 인상 논의 등이 본격화되면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로 이어지면서 “열리던 지갑이 다시 닫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아직도 썰렁 첨단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분명 경기회복의 온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기업은 여전히 봄이 멀다. 도쿄 오타구의 5000여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관장하는 오타구산업진흥협회 하마구치 가즈히코 기획홍보리더는 업체의 경기회복 실감 여부와 관련,“아직, 아직”을 연발했다. 택시업계의 불황은 심각하다.2002년 신규참여와 가격규제가 해제된 택시는 크게 늘어 오사카의 운전기사들의 연수입은 대부분 2500만원 이하로 조사됐다. 요금파격할인 등 ‘오사카의 택시전쟁’은 심각한 양상이다. 도쿄의 환락가인 신주쿠 가부키초는 퇴폐업소 단속이 강화되며 술집과 마작집 등 폐업이 속출,1000여개의 빈 영업점 때문에 밤이면 유령의 도시로 변해 거리활성화를 서두르고 있다. 환동해권경제연구소 ERINA의 나카지마 도모요시 연구주임은 “디플레이션이 끝나야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그 이후에야 생활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aein@seoul.co.kr
  • 김정일 이미 후진타오 만난듯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을 방문중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쳤다는 관측이 15일 제기됐다. 한 유력한 정보소식통은 이날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쯤 베이징 인근에 잠시 머물렀던 흔적이 포착됐다.”면서 “이 때 후 주석과의 면담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도 11일 후진타오 주석의 동정이 공표되지 않은 사실 등을 거론하며 “김 의원장이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로 가기 전에 이미 베이징에 들렀으며 후 주석과 접촉했을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후 주석이 지난 14일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 도착, 타이완기업 투자지구를 시찰하고 타이완 기업인들과 면담했다는 신화통신 등의 보도로 볼 때 샤먼에서 회동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교 전문가들은 “후 주석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관례와 달리 굳이 샤먼까지 갈 만한 이유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들른 광저우나 선전(深)에서 샤먼까지는 비행기로 50∼60분 걸린다. 정보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으며 지난 방중 때처럼 귀국길에 베이징에 들러 후 주석과 회동할 가능성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공보와 홍콩문회보 등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들은 김 위원장이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선전 경제특구의 하이테크 단지들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광저우와 선전이 중국 개혁·개방의 1번지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앞으로 북한 경제특구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의 NHK는 김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14일 오전 광저우 바이톈어(白天鵝)호텔을 떠나는 장면을 방송했다. 대만의 중앙통신은 홍콩 명보를 인용, 김 위원장은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광저우에 도착했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 일행의 광저우행에 장 전 주석의 핵심 측근인 리창춘 정치국 상무위원이 수행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장더장 광둥성 서기(정치국원)의 안내로 지난 13일 광저우 대학과 산업시설 등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주에는 광저우를 떠나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jj@seoul.co.kr
  • [일본경제 재도약(상)] 기업 투자확대 ‘메이드 인 재팬’ 부활

    [일본경제 재도약(상)] 기업 투자확대 ‘메이드 인 재팬’ 부활

    새해들면서 일본경제가 재가속되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넘치고 있다. 경제연구소나 기업인들은 짧아도 올해말, 길면 내년말까지 경기확장국면이 이어져 전후 최장기 호경기가 될 것으로 대부분 전망한다. 일부는 단기, 중기, 장기 등 경제순환이론상 ‘황금의 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고도 진단한다. 일본경제는 실제로 재비상하는 지를 3회에 걸쳐 긴급 점검해 본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일 오전 9시50분. 새해 첫 영업을 시작한 미쓰코시백화점 니혼바시점은 2만명이 넘는 고객이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사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자 예정(10시)을 10분 앞당겨 영업을 개시했다. 가죽코트·보석 등 고가품이 팔려나가 신정연휴 매출도 지난해보다 12% 늘었다. 이세탄·다카시마야·세이부 백화점 등도 연초에 대박이 터져 올 한해 순항을 예상했다. ●들썩거리는 일본경제, 예약난 속출 지금 일본경제는 백화점은 물론 곳곳이 들썩이고 있다. 도쿄도심을 1시간 정도에 순환하는 전철 JR야마노테센을 타고 가다보면 좌우에 거대한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도쿄역주변 마루노우치나 야에스 지역, 그리고 미나토구 시나가와역 인근은 수십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롯폰기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사무실과 주택건설이 이어지면서 고용을 확대,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골프장이나 식당의 예약이 어려워진 것도 눈에 띈다. 도쿄에 주재하는 한 상사원은 “연말연시 도쿄 근교의 골프장들은 예약대란을 겪었다.”면서 “일본 경제, 특히 소비가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긴자의 닛산 본사앞에 있는 M식당 등 1인당 30만원에 가까운 고급식당의 예약난은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간급 식당도 마찬가지다.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호텔의 점심 뷔페식당(1만원 후반대)도 이달초 “2월말까지 예약손님은 끝났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비교적 싼 음식점 상당수도 연말연시 송년·신년회 손님들로 넘쳐났다. ●확산되는 온기, 중소기업도 활기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기업이나 수출업체로 호경기가 한정됐다.”는 지적들이 많았으나 경제회복의 온기가 점차 확산되는 것이다. 초대형 평면유리연마기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인 M&S파인테크는 최근 도쿄 하마마쓰의 사무실을 30평에서 60평으로 늘렸다. 야마모토 세쓰오 사장은 “아주 좋아지고 있다.”고 즐겁게 말했다. 해외로 나갔던 공장들이 속속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이른바 ‘메이드 인 재팬’도 부활되며 일본경제 회복을 촉진시키고 있다. 마쓰시타전기는 지난 10일 효고현에 1조 5000여억원을 들여, 세계최대 PDP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샤프도 11일 평판TV용 액정패널 공장에 1조 7000여억원을 추가로 투자, 미에현에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도시바, 캐논, 후지사진필름 등도 각각 1조원 안팎의 설비투자에 나선다. 자동차업체도 일본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모두 경기확장과 고용확대 효과가 매우 큰 투자들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에 진출했던 업체 중 디지털가전과 자동차 업체 등이 고부가가치상품 생산을 위해 땅값이 대폭 떨어진 일본 내 대도시근교에 공장을 건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땅값이 대폭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첨단 고부가가치제품, 즉 ‘메이드 인 재팬’ 부활의 배경을 설명했다. ●밝아진 신년회, 밝아진 경기전망 신년회의 분위기도 크게 밝아졌다. 지난 11일 와타나베 오사무 일본무역진흥기구 이사장은 도쿄도심에서 가진 기자단과의 신년간담회에서 “2년 전보다 1년 전 산업계 분들의 얼굴이 밝아졌었다. 그런데 올해는 특히 밝아졌다. 경기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와타나베 이사장은 지난해 말만 해도 “좋은 신호들이 많다. 그러나 2006년에는 올해(2005년) 정도로 횡보할 것”이라고 다소 신중했었다. 그만큼 상황이 호전됐다는 얘기다. 지난 5일 도쿄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3개 경제단체의 합동 신년축하파티에서는 “올해는 계속 경기가 확장될 것”(미타라이 후지오 차기 게이단렌 회장 겸 캐논 사장),“적어도 올 한해 계속 경기회복이 지속될 것”(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자동차 사장) 등의 낙관론이 쏟아졌다. taei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민화인생 27년 여류작가 서공임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민화인생 27년 여류작가 서공임씨

    친근하고 정겹다. 해마다 이맘 때면 늘 든든하고 풍요롭게 다가온다. 원래 백성이 그렸다. 온 가족의 소망을 담았고 행운과 건강을 기원했다. 집안의 액운을 물리쳐 주고 무병장수를 염원했다. 맞다. 민화(民畵)라 한다. 좋은 일을 바라고 나쁜 일을 막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그려졌다. 한 해가 시작될 때, 액을 막고 복을 누리기 위해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다. 요즘 들어 전통 민화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국제대회의 휘장이나 행사장의 포스터 등만 하더라도 민화적 배경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IMF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자 기업인들은 사업번창을 위해 너도나도 민화를 찾는 경향이 부쩍 늘었다. 여기엔 맛깔스럽게 잘 버무려진 창작 민화의 발전이 한몫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여류 민화작가 서공임(47)씨. 특유의 정성과 섬세함으로 우리의 민화를 새롭게 창조해내고 있다. 고교 졸업 직후 스무살 처녀 때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꼭 27년째 전통 민화를 그려오는 셈. 특히 1998년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띠 그림전을 시작으로 매년 새해 초 어김없이 우리 일상과 반가운 ‘띠그림’ 전시를 열어 눈길을 끄는 작가다. 올해에도 그냥 있을 리 없다. 병술년의 개그림 민화 등을 포함, 서민들의 새해 소망과 벽사를 기원하는 뜻에서 길상화(吉祥畵) 49점을 선보이고 있다(2월5일까지·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일보갤러리). 지난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작업실에서 서씨를 만났다. 작업실이 독특했다. 전통 한옥에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현관 천장을 유리로 장식했다. 어디서 본 듯한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갔더니 지난 96년 스페인의 카를로스 국왕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씨와 함께 찍은 사진. 당시 국왕 부부는 유럽에서 서씨의 명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터라 방한한 김에 서씨 작업실에 일부러 들렀다. 이 자리에서 소피아 왕비는 30분 동안이나 무릎을 꿇고 민화 감상을 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였고 서씨는 왕비에게 그림 한 점을 기증해 국내와 스페인 언론에도 소개됐다. 먼저 이번 전시회의 분위기를 물었더니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님 등 각계 어른들께서 많이 찾아주셨고 아무래도 새해 벽두이고 개가 우리와 친숙해서인지 일반 관람객들도 많네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개는 옛날부터 집을 지키고 사냥, 안내, 수호신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잡귀와 병도깨비, 요귀 등 재앙을 물리치는, 즉 재난을 경고·예방해 주는 것으로 믿어 왔지요.”라고 덧붙인다. 아울러 까치와 호랑이 그림을 비롯해 용, 해태, 닭, 모란, 봉황, 거북이, 사슴 등도 우리 길상화에 자주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띠그림으로 매년 전시회를 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 아니냐고 했다.“8년 전 호랑이 길상화전을 열면서 호랑이를 무려 100마리나 그렸지요. 이때 얻은 별명이 ‘호랑이 100마리를 키우는 여자’였어요.”라며 웃는다. 서씨의 좌우명은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를 맞는다.’는 것. 정말이지 27년 동안 연중무휴로 그림을 그려 왔기에 언제 어디서든 전시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화 인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뭐, 변변치 못해요.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는걸요.”라며 애써 겸손한 모습이다. 잠시 회상에 젖더니 “여든일곱 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지요. 원래 어머니가 보호자인 줄 알았는데 지난해 어머니가 (골다공증으로)쓰러지고 나서는 제가 보호자라는 걸 알았어요.”라고 했다. 인생의 한 깨달음을 느꼈을까. 이어 “어머니는 저를 안 낳으려고 무진 애를 썼어요. 그래서 덤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인내심이 저절로 강해지더군요. 아마 어머니를 보호해 드리려는 마음도 그런 데서 생겼나 봐요.”라고 말꼬리를 약간 흐린다. 서씨는 전북 김제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농사를 짓던 평범한 서씨 가족은 서씨가 중학교때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를 한다. 서씨는 어릴 적부터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동네 아이들의 미술 방학숙제를 죄다 해줄 정도로 타고났다. 취직을 해야 한다는 부모의 권유에 성남 제일실업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책가방에 갱지 노트를 넣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들판의 꽃과 나무를 그렸다. 수업이 끝나면 남한산성으로 어서 달려가 풍경화며 수채화를 그리기 일쑤였다.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해 4월 서울시내 화방에 미술재료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민화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접했다. 그 길로 곧장 찾아갔다. 말로만 듣던 민화공장이었다. 미군들을 상대로 파는 이른바 ‘쫑쫑이 그림’을 생산해 내는 곳. 처음에는 접시 닦고 걸레질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우직하게 7년을 버텼다. 불교화, 이발소 그림, 일본 수출용 그림 등 손을 안댄 그림이 없었다. 그러다 스물여섯 살에 개인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어 홍익대 미대의 송수남 교수한테 2년 동안 수묵화를 배웠다. 드디어 86년 한국민화 연우회전을 시작으로 세상에 명함을 내밀었다.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초대전을 가졌고 93년 이후에는 매년 단체전·초대전을 열면서 많은 팬들을 확보해 나갔다. 특히 9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갤러리에서 개최된 ‘서공임 민화 호랑이전’은 빅히트였다.IMF 외환위기 직후의 침울한 사회 분위기에 부자가 되는 ‘웰빙민화’를 떡하니 내놓아 인기폭발이었다. 이때부터 신문과 방송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올림픽을 치르고 난 후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흐름이 생겨났지요. 가구나 도자기 등에도 민화가 많이 응용됐어요.” 그의 그림은 어떤 사람이 소장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인, 언론인, 정치인 등은 대부분 소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외국인 초청 행사가 많은 부산 하야트호텔이나 제주 그랜드호텔 등에서도 장식용으로 민화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와 지난해 8월 열린 세계의료윤리학회에도 협찬출연하는 등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서씨는 아침 9시면 작업실로 출근해 밤 12시가 돼야 퇴근한다. 토·일요일도 쉬지 않는다. 스스로 일 중독증 환자란다. 동방대학원과 연세대·동국대 사회교육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다. 자신의 인생은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무(無)에서 유(有)도 생겼다. 명성과 덕, 마음의 부유함, 주위 친구들이다. 학연도 지연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해 오늘날 이 자리에 온 것만 해도 커다란 복이 아니냐고 했다. 또 하나의 커다란 유(有). 서씨의 민화가 올해 유니세프카드에 실려 세계 각국의 어린이 생명을 구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 이 카드에는 그동안 고흐·샤갈·피카소 등 세계적인 미술가의 명작들이 실렸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실명 민화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0년 전북 김제 출생 ▲79년 성남 제일실업고 졸업 ▲2000년 동국대 불교대학원 예술사학 수료 ■ 작품 활동 ▲86∼92년 한국 민화연우회전 ▲88년 한국일보 초대전 ▲93년 일본 다카시마 백화점 초대전 ▲94년 민화의 새 지평전(동호갤러리) ▲95년 한국 민화작가전(세종문화회관) ▲97년 한국 민화3인전(롯데화랑) ▲98년 무인년 호랑이 민화전(롯데화랑) ▲2000년 불멸의 신화 ‘용’ 전(삼성플라자갤러리) ▲02년 아트월드컵 대한민국 부채그림전(고양 꽃박람회 전시관) ▲05년 9회 개인전-서공임 민화 닭그림전(한국일보갤러리) ▲06년 1월 서공임 병술년 길상화전(한국일보갤러리)
  • [‘2006 日우경화 전망’ 특별인터뷰] “日 전쟁허용 개헌 시민운동으로 저지할 것”

    [‘2006 日우경화 전망’ 특별인터뷰] “日 전쟁허용 개헌 시민운동으로 저지할 것”

    |도쿄 이춘규특파원|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65)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 사무국장은 “일본 국민은 아직 정치가만큼은 우경화되지 않았다. 정치가의 헌법·역사인식과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면서 국민의 생각·정서와 정치인들의 의식 흐름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그런 일본 국민들의 의식에 따라 우익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10% 이상 채택률을 호언했지만 역사교과서는 0.39%, 공민교과서는 0.19%라는 저조한 채택에 그쳤다는 것이다. 새역모의 기세가 채택 직전까지 워낙 거세, 채택반대 시민운동 역량이 의심받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2005년 새역모가 집필한 후소샤판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의 1등 공신이었다. 그는 최근 네트21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통해 2009년 채택(4년마다 한번씩 검정)에 대비한 교과서 운동의 방향과 관련,“현장교원들의 목소리들이 역사교과서 채택에 반영되도록 제도 개선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006년은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일본을 변화시키려는 개악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운동 세력의 투쟁이 전개되고, 그 분기점이 되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사교과서 0.4%, 공민교과서 0.2%라는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에 만족하는가. -최종 채택률은 역사 0.39%, 공민이 0.19%다. 그렇게 만족하지는 않지만 상황이 알려진 것만큼 나쁘지도 않다. ▶아쉬움이 많다는 것인가. -그렇다. 도쿄도 스기나미구와 도치기현 오타와라시 등이 채택했다. 물론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보면 이런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 ▶후소샤 교과서 저지의 원동력은. -시민운동의 힘, 특히 한국·일본의 시민운동의 힘이 컸다. 중국에선 전문가들만 움직였다. ▶협박 등의 어려움은 없었는가. -(우익들의) 방해나 괴롭힘은 아주 많았다. 그러나 협박은 없었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교류는. -점점 연대가 강해질 것이다.(2005년) 12월 초 서울에서 한·중·일 대표가 모여 3국 공통역사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에 대해 협의했다. 오는 6∼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역사 관련 포럼에서도 이 문제를 협의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 마에하라 대표가 헌법 9조 2항(군대보유 금지) 개헌을 주장하는 등 정계의 보수화가 심화되고 있다. 교과서 운동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우리는 교과서만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 교육 전반과 헌법개정 등에 대한 감시운동도 우리가 하는 일 중 하나다.1990년대 중반 이후 우경화는 진행됐지만 특히 2002년 북한이 납치문제를 인정한 뒤 이같은 경향이 고조됐다. 하지만 우경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단언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9·11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했지만 소선거구 득표율은 50%에 못 미쳤다. 자민당은 소선거구에서 47.8%를 득표했지만 제도의 혜택으로 의석은 무려 73.0%나 획득했다. 헌법 9조 개헌에도 60% 이상의 국민이 반대한다. 마에하라는 원래 가장 극우적인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회원이다. 아베 신조(관방장관), 아소 다로(외상) 등 매파들이 모두 같은 모임의 멤버다. 마에하라는 아베와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나는 마에하라에게는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 민주당에도 마에하라 같은 이들이 많다. 그래서 대표가 됐다. 그러나 국민여론은 아직 정치가만큼은 우경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후소샤 교과서 채택이 저지된 것이다. 국민의식이 자민당·민주당 의원들의 수준과 같았다면 문제의 교과서에 대한 채택이 많았을 것이다. 일본 사회가 건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아직은 괜찮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총리가 되면 교과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나. -그렇다. 그는 지금도 새역모 활동을 지지하고 있다. 관방장관이 되고 나서도 안 바뀌었다. 그것이 그의 역사인식, 정치 자세 아닌가. ▶2008년 검정,2009년 중학 교과서 채택에 대비한 준비는. -하고 있다. 교과서 채택 제도를 개선하는 데 가장 힘을 집중하고 있다. 교육위원들의 투표로 교과서를 채택하는데 과반수 위원이 찬성하면 채택된다. 교육현장에 있는 교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선 이번에도 현장 목소리가 반영돼 문제의 교과서 채택을 저지할 수 있었다. ▶지금의 정치상황에서는 채택 확산을 막기 어렵지 않나. -문부성과 교육위원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 교육위원들이 지역주민 의견을 수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파동은 10년,20년 계속될 것으로 보나. -일본 정치상황, 사회분위기의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새역모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도 앞으로 채택을 변경할 수 있는가. -가능성은 낮다. 다만 시민 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스기나미구, 오타와라시에서 “이런 교과서로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불어넣는다. 학생이 위험하다.”는 서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새역모 교과서의 영향이 다른 교과서에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97년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각 출판사의 교과서 내용이 나빠지고 있어 문제다. 이 또한 제도 결함에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교육위원들이 결정권을 갖는 제도 아래서 출판사들이 전쟁문제나 식민지 시대 문제에 전향적 기술을 피하려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보면서 다른 출판사들도 (판매를 위해)우경화된 교육위원들이 싫어하는 내용은 피했다. 반드시 현장 교원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올해 일본 사회의 전망은. -헌법 개악이 시도되는 해가 될 것이다.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기본법 개악, 헌법개악 등을 시민운동을 통해 저지하려고 한다. 올 한 해는 개악과 저지투쟁이 전개되는 ‘분기점’의 해가 될 것이다. ▶한·일, 중·일 계속 불편할까. -정부 차원에서는 그렇다. 현재 상황에선 개선이 있을 수 없다. 일본이 역사 및 교과서 문제에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집권세력이 하는 것은 미국과의 일체화다. 전쟁을 할 수 있고 전쟁하는 나라로 만들려고 한다. 그 노선을 추진하는 이상 한국과 중국, 아시아 국가와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시민단체 차원에서는 우호가 강화될 것이다. ▶새역모가 중간에 활동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는가. -없다. 그들은 교육운동이 아니고 정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새역모는 그들의 판단이 아니라 자민당과 재계 판단에 따른다. 전쟁하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그들의 역할이 충분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자민당과 기업이 계속 지원할까. -그럴 것이다. 재계 인사 다수가 새역모를 지원한다. 올해 중국 등에서의 불매운동 영향으로 기업인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새역모가 2008년을 대비해 벌써 준비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있는데. -새역모 총회에도, 회보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내부 방침을 흘렸나 보다. ▶네트21 회원의 상황은. -매월 증가하고 있다.5550명이며 지역 네트워크도 50개나 된다. ▶‘미래를 여는 역사’라는 한·중·일 3국 공통역사교재 판매상황은. -한국이 5만부, 일본이 7만부, 중국 13만부 정도다. 일본에서는 5만부 정도를 생각했는데,7만부 팔린 것을 보면서 일본 사회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로운 공통교재도 만드는가. -막 시작된 공통교재의 개정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여러가지 채널에서 이러저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교과서를 본 적 있나. 문제는 없던가.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번역판을 봤는데. 자국 중심의 역사교과서였다. 어린이의 역사인식 형성을 위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3국 공통역사교재(미래를 여는 역사)를 만들었다. 그걸 참고해 그 나라의 교과서에 반영,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에도 자신의 교과서를 개선해야 한다는 자체 움직임이 시작됐다. ▶한국 시민단체도 역할이 있었나. -후소샤판 채택 저지에 한국 시민의 역할도 컸다. 한국 시민들이 이런저런 역할로 협력해 준 데 대해 마음으로부터 우러난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싶다. ▶한국 시민들의 구체적인 도움은.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교과서운동본부)가 앞장섰다. 대표단을 일본에 보내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해서 운동을 했다. 특히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자매관계인 한국 지자체 사람들이 편지도 보내고, 도움이 되는 많은 활동들을 해주었다. taein@seoul.co.kr ■ 다와라 요시후미 국장은 누구다와라 요시후미 사무국장은 1941년 1월 후쿠오카에서 11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독학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주경야독으로 주오대 법학부를 다녔다. 일본에서도 강하다는 ‘규슈 사나이’의 전형으로 통한다. 1960년 안보투쟁의 격랑 속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고 사회과학연구회에서 활동하며 마르크스와 노동법에 심취했다. 출판사 취직 후 노조 활동에 적극 참여,1988년 출판노련의 중앙집행위원이 돼 교과서 대책 활동 등 교과서 왜곡문제에 깊게 관여하기 시작했다. 98년 역사교과서 왜곡을 막기 위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을 조직했다.2001년 4월 2000명이던 회원 수는 현재는 5550명으로 늘었다.‘네트 21’은 회원이 내는 회비로 운영된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2001·2005년 자민당과 우익 인사들의 지원을 받는 새역모 교과서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불철주야 뛰어다녔다. 지역주민, 시민단체, 학부모들의 공감대를 넓히는 일도 주도했다. ‘역사검증 무엇이 문제인가’ ‘철저 검증-위험한 교과서’ ‘검증-15년전쟁과 중·고 역사교과서’ ‘다큐멘터리-위안부 문제와 교과서공격’ 등 저서가 30여권이나 된다.
  • [씨줄날줄] 형제간 소송/오풍연 논설위원

    배 고팠던 시절. 형제·자매간에도 잦은 다툼이 있었다. 고구마, 떡, 옥수수, 사탕 한 개를 놓고도 옥신각신했다. 어린 순이는 나중에 먹으려고 과자 몇 개를 다락방에 숨겨 놓는다. 이 같은 속셈을 뻔히 알고 있는 오빠와 언니는 곶감 빼먹듯 하나씩 슬쩍한다.1∼2개만 남아 있어도 그나마 다행. 착한 순이는 모두 없어진 것을 알고 한바탕 울음보를 터뜨린다. 오빠와 언니는 엄마로부터 “동생 것을 뺏어 먹으면 되느냐.”며 몇 대 쥐어 맞는다. 그것으로 끝이다. 순이는 금세 재롱을 피워댄다. 경제사정이 훨씬 나아진 지금 먹는 것 가지고는 다투지 않는다. 오히려 안 챙겨 먹는다고 성화들이다. 각종 개발 붐과 함께 땅값이 치솟으면서 가족간 재산 싸움을 종종 보게 된다.80대의 아버지가 다 장성한 50∼60대 아들을 고소까지 하는 형국이다. 부모의 재산을 탐내 살인을 저지르는 패륜행위도 가끔 눈에 띈다. 그 옛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가진 사람 주변의 얘기들이다. 상속도 꽤 많이 받은 지인에게서 “남동생이 없었으면 (부모)재산을 모두 물려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형제간 재산다툼으로 볼썽사나운 모습들을 연출하고 있다. 얼마 전 두산그룹 형제들이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고소·고발에다 소송을 하더니 이번에는 한진그룹마저 형제간 소송에 끼어들었다. 현대그룹 형제의 난도 재산에서 비롯됐었다. 대다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한마디로 짜증스럽다. 지도적 위치에 있는 기업인들의 재산타령을 누군들 곱게 보겠는가. 일말의 수치심이라도 있다면 소 취하 등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들 가족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강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없으면 아쉬운 게 재산이다. 돈이 없어 목숨을 던지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한 번 더 곱씹어보자. 그것 때문에 형제간 우애가 곧잘 금간다. 형제끼리 아예 발길을 끊고 사는 예도 많이 본다. 이 경우 재산은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다.“없이 살아야 우애라도 있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허언은 아닌 것 같다. 재산타령을 않고 사는 우리네가 더 부럽지 않겠는가.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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