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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상의 이끄는 최태원호… ‘정치의 벽’ 넘을까

    대한상의 이끄는 최태원호… ‘정치의 벽’ 넘을까

    崔 “매우 어려운 시기… 견마지로 다할 것”재계 전반으로 ‘ESG 경영’ 확대시킬 듯집단소송제·징벌적 손배제 대응 시험대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공식 선출되며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됐다. 최근 기업규제 법안들이 추진되는 입법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최 회장의 상의 회장 취임 이후에는 재계가 ‘정치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상의는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24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최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다음달 24일 대한상의 의총에서 회장에 공식 선출된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이런 일을 맡은 데 대해 상당한 망설임과 여러 생각, 고초가 있었지만, 나름 무거운 중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견마지로(犬馬之勞·윗사람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낮추어 가리키는 말)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신임 상의 회장 선출은 최근 예고된 경제단체 리더십 교체의 첫 출발을 의미한다. 특히 현 정부 들어 대한상의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제치고 재계의 대표 창구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최 회장은 이제 정부에 재계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정보기술(IT)·스타트업·금융계 젊은 기업인들을 서울상의 회장단에 대거 참여시키며 자신의 색깔을 보여 준 최 회장은 그동안 강조해 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외연을 재계 전체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재계 안팎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최 회장이 마주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제단체들은 앞서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의 국회 통과 과정 등에서 사실상 배제되며 역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재계 3위 그룹 총수인 최 회장에게 상의 수장을 맡긴 배경에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경제단체의 중량감을 키워야 한다는 안팎의 여론이 있는 것이기도 하다. 전임 박용만 회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그 정도 규모의 총수가 들어오면 대변하는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에 대한 대응은 ‘최태원호 대한상의’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대한상의 내부의 조율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적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방 상의 회원들만 한 번씩 만나 보면 상의 회장직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알게 된다”면서 “회원사들에 ESG를 강조하기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 회장에 이어 24일에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장에 공식 선출되고, 26일에는 전경련이 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을 논의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젊은피·민간 수장… 경제단체 ‘新바람’

    젊은피·민간 수장… 경제단체 ‘新바람’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의 수장이 대거 교체되며 재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관(官)’이 도맡던 자리가 ‘민(民)’으로 바뀌고, ‘젊은 피’가 수혈되는 등 경제단체들이 바쁘게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직에 오를 예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단에 정보기술(IT)·게임·스타트업·금융업계의 젊은 기업인들을 속속 합류시켰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박지원 두산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이 부회장으로 활동한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는 것은 최 회장이 첫 사례이고, 전통적인 제조업을 넘어 혁신 기업 수장들이 대거 들어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명예직 성격이 강하고 피곤하기만 하다’는 인식 때문에 주요 기업 수장들은 경제단체 회장직 자리를 고사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들의 결정은 이례적이다. 김범수 의장과 김택진 대표는 앞서 다른 경제단체에 합류시키려던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함께 이끌자고 제안하며 이들을 상의로 끌어들였다. 최 회장이 앞으로 상의을 통해 국내 기업에 ESG 경영을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지만, 전국에 있는 18만 회원사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이에 한목소리로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한국무역협회도 전날 임시 회장단회의에서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며 리더십 교체를 예고했다. 이번 추대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재계 출신 무역협회장이 15년만에 나왔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장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전 회장이 2006년 취임한 후 현 김영주 회장까지 26~30대(연임 포함) 모두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었다. 다시 기업인 출신 회장이 나온 배경에는 무역협회가 정부를 상대로 수출기업의 이해관계를 적극 대변하고 중대재해법 등 국회발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주기를 바라는 업계의 바람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구 회장의 부친 고 구평회 회장도 1994~1999년 무역협회장을 지낸 바 있어 부자가 무역협회장을 맡는 기록도 만들어진다. 이같은 세대교체 바람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 전국경제인연합회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2011년부터 10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전경련은 오는 26일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 후임을 자처하는 인물이 없어 허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다른 경제단체들의 잇따른 수장 교체를 마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손경식 현 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긴 상황이다. 최근 김용근 상근부회장이 정치권의 기업규제 강화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한 뒤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이 후임 부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역대 가장 무능한 정부”…원희룡, 정부 고용정책 비판

    “역대 가장 무능한 정부”…원희룡, 정부 고용정책 비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정부의 고용정책을 비판했다. 원 지사는 16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고용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고용 위기상황’임을 인정하고 ‘역대급 고용위기’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고용 쇼크’를 넘어 ‘고용 참사’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1년 새 41만 7000명 늘어난 157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6% 급등한 5.7%로 21년 만에 5% 선을 뚫었다. 전 연령대에서 일자리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22년 만의 일”이라 지적했다. 이어 원 지사는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며 지난 4년 동안 100조 원 이상의 일자리 예산을 퍼붓고도 가장 나쁜 일자리 실적을 올린 것은 그동안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경제정책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명백한 증거”라 덧붙였다. 그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무리한 정규직 전환, ‘네가 가라, 그 일자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 관제 일자리 양산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만 100만 명 가까이 증가했을 뿐 일자리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고용정책만 놓고 보자면, 역대 가장 무능한 정부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한 원 지사는 “최근 조사에 의하면, 무리하게 추진한 기업규제 3법의 영향으로 “고용, 투자 줄이고 해외 이전”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전체 기업의 86%에 이르고, 국내기업 중 40%는 “올해 국내 직원 줄일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용정책의 실패와 무리한 기업규제로 민간 일자리는 씨가 말라가고 있다. 기업 때리기로 투자와 고용은 위축시킨 채, 고령층 공공 알바 등 관제 일자리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도 됐다”고 전했다. 끝으로 원 지사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민간이고 기업이다. 특단의 고용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만 할 일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간기업의 고용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고용정책의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종인 경기도의원, 양평군 기업규제현장 방문

    이종인 경기도의원, 양평군 기업규제현장 방문

    경기도의회 이종인 의원(더불어민주당·양평)과 박성훈 의원(민주당·남양주4)이 29일 양평군 강상면에 소재한 식품 생산 공장을 방문하여 기업규제 해결을 위한 현장정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경기도와 양평군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서 이종인 의원과 박성훈 의원은 기업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듣고 경기도 규제개혁담당관과 함께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정담회에서 식품 생산 공장 관계자는 “커피를 만드는 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로써 공장부지에 직원기숙사를 신축하고 공장을 증설 하려고 하나 현재 이곳이 보전관리지역의 건축 제한으로 인해 공장 증설을 할 수 없다”며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이런 내용을 들은 이종인 도의원은 “각종 규제로 공장 증설이 되지 않아 양평군의 공장을 강원도로 이전한 사례로 ‘지평막걸리’ 회사가 있다”면서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양평의 경제와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규제합리화를 통해 기업 운영에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일자리가 넘치는 경기도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라며 “앞으로도 찾아가는 기업현장 상담반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 더 늦어” 숨진 택배노동자에 울컥…한정애 “공정3법 꼭 통과”

    “오늘 더 늦어” 숨진 택배노동자에 울컥…한정애 “공정3법 꼭 통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13일 공정경제 3법과 관련해 “법안 심의과정에서 기업계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야당과 논의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의장은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일부에서 기업규제 3법이라고 폄훼하는데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라며 “기업계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야당과도 논의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추정 사고와 관련 “경제계는 경제 부담만 이야기할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라고 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라고 하는 노동을 통해 기업이 취하는 이익을 생각하고 노동자의 사회안전망을 어떻게할지 같이 이야기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 의장은 숨진 택배 노동자의 “오늘은 어제보다 좀 늦을 것 같다”는 생전 발언을 인용하면서 울컥한 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그는 “택배 노동자 대부분은 산재 보험에 가입이 안 돼 있고 고용보험은 당연히 가입돼 있지 않다”며 “전국민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성욱 “공정경제 3법, 기업 옥죈다는 말 동의 안 해”

    조성욱 “공정경제 3법, 기업 옥죈다는 말 동의 안 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쇼핑·동영상 분야에서 검색 알고리즘을 임의로 조정해 제재를 받은 네이버와 관련, “다른 분야에서도 (알고리즘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 쇼핑과 동영상에서 알고리즘 조작이 있었는데, 다른 분야에서도 조작이 가능한가”라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다만 조 위원장은 “다른 자사 서비스가 있는 경우 알고리즘 조정·변경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고, 쇼핑·동영상 외에 공정위가 살펴본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정위는 네이버가 수년간 쇼핑·동영상 분야에서 검색서비스 우선 노출 알고리즘을 임의로 조정해 자사에 유리하게 만들었다며 총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날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비롯한 ‘공정경제 3법’을 둘러싼 공방도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일각에선 공정경제 3법을 기업규제 3법이라 부른다”고 말했고,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도 “담합 조사는 대부분 리니언시(자진 신고 시 처벌 감경)를 통해 이뤄지는데,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검찰의 ‘별건 수사’ 두려움에 자진 신고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엔 가격담합·입찰담합·공급제한 등 소비자 피해가 큰 ‘경성담합’에 한해선 전속고발권을 폐지해 누구나 검찰에 고발하고, 검찰도 자체 판단으로 수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이에 조 위원장은 “기업을 옥죈다는 프레임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는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추구하는 것은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2018년 여러 번 간담회를 통해 기업 의견을 수렴했고 입법 예고 과정에서도 기업과 협회의 의견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전속고발권 폐지로 검찰 수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검찰이 별건 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약속이 이행되도록 외부로부터의 감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설] 공정경제3법 개정안, 이해관계자 재계 우려 고려해야

    상법과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일명 ‘공정경제3법’으로 불리는 이 법들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찬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그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관련 법안을 기업측 이야기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일사천리로 정치권에서 합의하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기업규제3법’의 통과가 불가피하다면 예외 조항이라도 마련해 달라는 입장이다. 재계가 가장 반발하는 내용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다중 대표 소송이 담긴 상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감사위원 중 한 명 이상을 다른 이사들과 따로 뽑고, 대주주 의결권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3%로 제한하고 있다. 이 경우 경영에 간섭하려는 투기 자본이 3%씩 지분을 쪼개 이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 사외이사에 현대차 경쟁사의 대표를 대거 추천했지만 실패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이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이 제도를 도입한 나라는 없다. 다중 대표 소송은 지분 1%(상장사 0.01%)를 보유한 모(母)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안은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가진 모회사의 주주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자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로 제한해 놓았다. 정부가 그동안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지주회사 도입을 장려해 왔는데, 이 제도가 도입되고 지주회사 지분 1%가 투기세력에 넘어가면 자회사들이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 경제3법 개정안은 불공정 거래 개선, 소액주주 보호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이해관계자인 재계의 문제 제기도 충분히 듣고 이들을 설득하거나, 또는 문제 제기를 일부라도 반영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자칫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는 탓이다. 정쟁을 일삼는 현재 여야를 보면 요원해 보이기도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 차단 장치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서울광장] 역병보다 더 두려운 것/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역병보다 더 두려운 것/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지난주 집앞 사거리 약국 앞. 평일 이른 시간인데도 70m 넘게 줄이 길게 이어져 있다. 20년째 살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다. 마스크 5부제, 배급제의 생활화다. 그래봤자 잘해야 일주일에 마스크 두 개를 얻는다. 하지만 이마저도 재고가 금방 동이 나서 허탕을 치기 일쑤다. 두 달 전 국내에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그때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비정상은 일상이 됐다. 약을 조제해야 할 약사는 마스크를 파는 사람이 됐다. 1961년 이후 처음으로 4월로 개학이 미뤄진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집에서 공부를 한다. 회사원들도 회사 대신 집에서 일한다. 코로나19가 완벽하게 뒤집어 놓은 생활상이다.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정부의 무능은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 역병(疫病)을 막으려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초기에 펼쳐야 했지만 자화자찬, 뒷북대응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사태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코로나19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2월 13일)이라는 섣부른 예단으로 자충수를 두더니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것”(3월 8일)이라고 말만 앞세웠다. 그러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자 그제서야 대통령은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모두들 지치지 말아야겠다”(3월 12일)고 한발 물러섰다. 첫 사망자가 발생한 날(2월 20일)에는 ‘기생충팀’을 청와대 오찬에 불러 대통령 내외가 ‘파안대소’한다. 이 사진은 그대로 언론에 보도됐다. 청와대의 정무감각에 구멍이 나 있음을 보여 준다. “대구ㆍ경북은 봉쇄조치”(여당 수석대변인), “코로나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복지부 장관)이라는 핵심 당정인사들의 얼토당토하지 않은 실언은 폭발 직전인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무능의 민낯이 도드라지게 드러난 것은 마스크정책이다.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지 못했다. 국내에도 물량이 모자랄 판인데 중국 수출을 한동안 방치했다. 결국 마스크값 폭등과 품귀현상을 자초했다. 처음엔 “마스크 물량이 충분하다”고 했다가 뒤늦게야 “부족하다”고 말을 바꿨다. 또 “일회용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말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재사용해도 된다”고 해서 국민들을 헷갈리게 했다. 정부가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질질 끌자 대통령이 대로했다고 하는데 정작 울고 싶은 건 국민들이다.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어설픈 대처를 보면 답답해진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발(發) 경제위기가 시작되는 문턱에 서 있다. 연일 글로벌 주가, 금리, 기름값이 폭락하는 암담한 현실을 접하면서 국민들이 사용할 마스크 하나 제때 못 구해 주는 실력으로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대통령 앞에서 “경기가 거지같다”라는 말을 한 사람도 있었지만 경기는 말 그대로 이미 바닥이다. 식당을 하는 사람들은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아우성이다.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명동거리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하다. 상가의 휴·폐업이 이어지고 있고 그나마 영업을 하는 곳도 손님이 없어 점심시간이 돼서야 뒤늦게 문을 연다. 여행사는 하루 한 개꼴로 폐업을 하고 있다. 이런 미증유의 경제위기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당정청은 불협화음만 내고 있다. 아무리 추경 증액이 급하다지만 야당 대표도 아닌 여당 대표가 경제부총리를 해임할 수 있다고 겁박한다. 희한한 일이다. 1인당 50만원이 될지 100만원이 될지는 나중에 봐야겠지만 재난기본소득의 도입을 놓고도 당장 표가 아쉬운 ‘당청’(黨靑)과 나라 곳간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정부가 서로 맞선다. 말로만 ‘비상시국’임을 외칠 게 아니라 위기를 돌파하려면 경제팀부터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다음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때처럼 경제부총리가 사령탑이 돼서 리더십을 보여 줘야 관료들도 움직인다. 지금처럼 경제부총리가 허울뿐인 컨트롤타워 역할만 한다면 말발이 먹힐 리 없다. 팀워크를 갖춘 뒤엔 과감한 양적완화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기업규제완화 조치와 함께 주52시간 제도의 탄력 적용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 지원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경제 문제를 어설픈 정치논리로 풀면 안 된다. 실패하면 그 폐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방역대책도 그렇지만 경제위기도 때를 놓치면 큰 낭패를 본다. sskim@seoul.co.kr
  • 기업 65% “현재 장기형 불황”…절반은 “내년 긴축경영”

    기업 65% “현재 장기형 불황”…절반은 “내년 긴축경영”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현재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절반가량은 내년에 ‘긴축경영’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8일 발표한 ‘2020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64.6%가 ‘장기형 불황’이라고 답했다. ‘일정 기간 경기저점을 유지한 뒤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은 19.2%, ‘경기 고점 통과 후 점차 하락’이라는 답은 13.1%였다. ‘경기 저점 통과 뒤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답은 2.4%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29일 경총 회원사와 주요 기업 206곳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300인 미만 기업이 162곳으로 78.6%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예상한 내년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GDP) 기준)은 평균 1.9%로 집계됐다. 응답 기업 중 가장 많은 43.9%가 ‘1.5∼2.0%’, 이어 38.0%가 ‘2.0∼2.5%’로 전망했고, 17.1%는 ‘1.5% 이하’를, 1.0%는 ‘2.5% 초과’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절반 가까운 기업이 투자를 축소하고 인력을 조정하는 등 긴축경영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주된 경영계획 기조로는 가장 많은 47.4%가 ‘긴축경영’이라고 답했고, ‘현상 유지’는 34.1%, ‘확대 경영’은 18.5%로 각각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은 50.0%, 300인 미만 기업은 46.5%가 긴축경영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연도별 경영계획 기조 추이를 보면 2016~2017년 긴축경영에서 2018년 현상 유지로 바뀌었다가 올해 다시 긴축경영으로 돌아섰으며 내년에도 긴축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긴축경영의 구체적 조치로 ‘전사적 원가 절감’(29.0%)과 ‘인력 부문 경영합리화’(25.0%)를 계획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신규투자 축소’(15.3%)와 ‘사업 부문 구조조정’(13.7%)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 투자계획도 ‘축소’가 39.4%로 가장 많았다. ‘금년 수준’은 38.6%, ‘확대’는 22.0%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 투자계획은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금년 수준’이 39.8%로 가장 많았지만, 300인 이상 기업은 ‘축소’가 44.1%로 가장 많아 대기업이 더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채용계획은 45.2%가 ‘금년 수준’이라고 딥했으며,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35.6%, 확대하겠다는 곳은 19.3%였다. 내년 경영환경의 주된 애로 요인으로는 노동정책 부담(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을 꼽은 응답자가 33.4%로 가장 많았다. 내수 부진(29.1%), 대외여건 불확실성(16.8%), 기업규제 강화(10.3%)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 영업이익(실적)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5.2%에 그쳤고, 감소할 것이라는 답이 48.5%에 달했다. 36.3%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안양시,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고로 꼽혔다.

    안양시,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고로 꼽혔다.

    경기도 안양시는 ‘제2회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이번 경진대회는 국민생활 불편해소,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규제를 혁신으로 이끈 우수사례를 전파하기 위해 마련했다. 경진대회 본선에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와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제출해 예선을 통과한 17건의 우수사례가 경합을 벌였다. 안양시는 지난 3년 동안 원천기술 의약품 주입펌프의 시장 진입 규제를 100여 차례가 넘는 적극 행정을 통해 개선(19년 8월)했다. 이로써 시는 기업이 13조에 이르는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도록 도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내 한 기업체는 세계 최초 원천기술 의약품주입펌프를 2010년 개발해 특허를 취득, 2015년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했다. 주입량 오차, 감염 위험성 등 기존 제품의 치명적 단점을 극복한 제품이다. 하지만 품목 신설과 별도 급여 산정 불가로 국내 및 해외 시장 진입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시는 2017년 9월부터 10차례의 중앙부처 건의와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 절차의 전 과정 밀착 지원을 했다. 이를 통해 5단계에 걸쳐 기업규제를 개선했다. 방대한 전문자료 검색과 200여 차례 관계 기관과의 만남으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도왔다. 해당 기업은 이 덕분에 세계 유일 기술로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25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에 독점 진출할 수 있었다. 기존 제품의 치명적 단점으로 인한 연 5만 건이 넘는 의료사고 예방도 기대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대구 동구, 행정안전부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대구 동구는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하는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기업규제민원 현장지원단 운영의 적극행정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재정인센티브 6000만 원을 받았다. 대구 동구가 발표한 우수사례는 ‘기업규제민원 현장지원단’운영으로 수요자 중심의 적극적 법령해석을 통하여 상하수도 과납요금을 환급하는 것이다. 또 이와 연계해 상하수도 요금체계 개선을 하고 기업의 애로 건의사항을 해결한 사례다. ‘동구 기업규제민원 현장지원단’은 기업체감도 설문조사, 납세자보호관 세무상담, 신속처리제, 전문가단 컨설팅, 주민모니터단 등의 시행으로 규제혁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혁신도시 의료기업 102개소를 직접 찾아가서 규제를 해결하는 적극행정을 펼쳐 좋은 받은을 얻었다.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여 기업현장 방문을 통한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결한 좋은 사례로, 앞으로도 주민과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산재 예방’ 기업 자율에 맡겼더니… 안전·보건관리자 유명무실

    ‘산재 예방’ 기업 자율에 맡겼더니… 안전·보건관리자 유명무실

    경영진 ‘하는 일 없이 노는 사람’ 잘못 인식 전문직 뽑아놓고도 다른 잡무 맡기기 일쑤 “보건관리자, 투입비의 1.43배 편익 발생” ‘안전관리자 겸직 허용 폐지’ 법안 발의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 안전관리자로 근무하는 정문호(29·가명)씨는 입사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작업 현장을 관리하고 안전사고 예방 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회사는 정씨에게 건물 청소나 안전과 관계없는 행정 잡무을 맡겼다. 산업안전기사와 소방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정씨로서는 업무에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안전관리자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산업재해 사고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현장의 안전관리자들이 엉뚱한 일을 하고 있으니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 안전관리를 추가비용으로 여겨 문제 기업이 자체적으로 산재 사고를 예방하도록 도입한 안전·보건 관리자 제도가 현장에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활동에 제약이 많다는 우려로 안전·보건 관리자에게 다른 업무의 겸직을 허용한 탓이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제조업·서비스업·건설업 등은 안전·보건 업무만을 전담할 관리자를 채용해야 한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시근로자 50~500인 제조업·광업 사업장 등에선 1명, 그 이상 사업장에선 2명 이상을 채용해야 한다.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취득할 수 있는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이 필요할 정도로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들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에선 안전관리자 명목으로 인력을 뽑지만 본업인 안전 관리엔 뒷전이고 다른 잡무를 할 때가 많아서다. 이는 기업들이 여전히 안전 관리를 추가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전관리자만 현장에 있으면 막을 산재 많아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경영진 관점에선 안전관리자들은 하는 일 없이 노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업무를 제대로 할수록 이익보다 손해가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잡무를 시킨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안전관리자인 B씨는 “법에서 정한 만큼만 투자하기 때문에 선임 관리자도 없고, 업무의 연속성도 없다”면서 “내가 제대로 일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고용부에서 안전 감찰이 나오면 위법 사항이 지적될까 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정치권도 이런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말 ‘기업규제완화법’에 담긴 안전관리자 고용 의무를 면제해 주고 겸직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안전관리자만 현장에 있어도 막을 수 있는 산재가 많다”고 밝혔다. 기업이 보건관리자를 채용하면 투입 비용 대비 1.43배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고용부의 연구용역 결과도 있다. 이는 기업이 안전·보건 분야에 투자하는 게 손실이 아니라 오히려 이익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산업안전 전문가는 “기업이 안전·보건 분야에 투자하지 않을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경영인들 사이에 싹트면 그때는 규제가 없어도 알아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아직은 산업 안전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과도기 사회’라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최저임금 1만원 집착은 금물… 점진적 인상, 예측 가능성 높여야

    최저임금 1만원 집착은 금물… 점진적 인상, 예측 가능성 높여야

    김동열(54) 중소기업연구원장은 26일 최저임금 논란과 관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정책처럼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베이비스텝(점진적 인상)을 밟는 두 가지 원칙을 활용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김 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중기연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더이상 ‘최저임금 1만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또 “중기연은 중소기업 정책의 효과나 성과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최근 고용 악화와 소득 격차 확대의 원인으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꼽기도 한다. “최저임금이 지난해 16.4%, 올해 10.9% 오르다보니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최저임금과 고용은 중립적인 관계라는 게 정설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힘든 게 최저임금만의 문제인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경제가 지난해 사상 최고의 호황에도 자영업은 예외였다. ‘리테일 아포칼립스’(소매업의 종말)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는 온라인 거래 활성화가 원인으로 꼽히는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2% 정도다. 우리나라는 이 비중이 3%로 더 높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통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물론 과당 경쟁, 온라인 쇼핑 활성화, 국내 경기 불황 등이 겹쳐서 생긴 문제다.”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횟수와 수위를 미리 제시하듯 최저임금 역시 예측가능성과 베이비스텝이라는 두 원칙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는 의미다. 실제 영국은 지난 20년 동안 최저임금을 연평균 4.2% 정도 올렸는데 고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5년 전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독일도 2년마다 4%가량을 올리고 있으며, 역시 고용이 증가했다. 최저임금을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올릴 경우 지금보다 더 큰 정책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도 중소기업에는 위협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다른 국가에 비해 낮지 않다. 문제는 시간당 노동생산성(32.9달러)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7.1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데 정책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정책이 중요하다. “중기연은 정부 정책을 평가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지난해에도 해외로 나간 중소기업을 국내로 복귀시키는 ‘리쇼어링’, 휴대전화를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벤처기업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 등을 정책 제안했다. 리쇼어링 정책의 경우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복귀 문턱을 낮추고 혜택은 늘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복귀를 돕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앞에서 휴대전화 간편결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 실제 ‘제로페이’로 현실화됐다. 벤처기업에 한정된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중기연이 추진할 주요 정책 현안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지역별 분화 변화를 분석하고, 영세 사업에서 고용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인수합병(M&A)을 통한 벤처투자생태계의 활성화 방안,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유통생태계 변화, 중소기업형 남북 경제협력 과제, 신산업 분야에서 중소기업 규제 부담 요인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정책 제안을 할 예정이다.” -중기연이 운영 중인 중소기업규제영향평가센터의 역할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규제는 ‘시멘트’와 같아서 굳어지기 전에는 부담에 대해 인식이 어렵고 굳은 후에는 걷어 낼 여력이 없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도입된 규제 차등화 제도는 매우 의미 있다. 규제를 신설·강화할 때는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 적용을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연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젊은층의 중소기업 취업과 관련해 사회는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지만 당사자들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2017년 기준 300인 미만 기업의 임금 수준이 대기업의 52.5%에 불과하다. 중소기업도 좋은 인재를 원한다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당장 현금 지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미래의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도 이러한 ‘미래성과공유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세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전체 중소기업 350만개 중 지난해 말 기준 1만 1763개가 참여하고 있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요구되는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 “글로벌 강소기업을 뜻하는 이른바 ‘고고(Go Global & Online) 클럽’이 돼야 한다. 대기업에 의존적인 사업 모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부담이 되는 관계다. 인터넷을 활용하면 쉽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국내 시장만 가지고 사업을 하기보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강태진의 코리아 4.0] 디지털 경제 탄생기에 규제는 유연해야

    [강태진의 코리아 4.0] 디지털 경제 탄생기에 규제는 유연해야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플랫폼에 수백만, 수억 명의 사람이 몰려든다. 이 가상의 공간이 또 다른 생산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향후 스마트 지능정보사회로 이행됨으로써 인간의 삶이 혁명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 전개 방향과 속도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변화를 이끄는 혁신기술은 기존의 상식이나 제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것이다. 이러한 혁신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한 국가의 규제환경은 민첩하고 유연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 질서에 적용된 규제의 재설계와 선제적인 정비가 중요하다. 세계는 새로운 디지털 스마트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혁신기술이 촉발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잉규제가 경제와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기업규제의 75%를 없애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융·재정·성장의 세 가지 국가핵심 정책을 내걸었다. 성장정책에 규제완화와 구조개혁을 포함시켜 신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2018년 ‘국가전략특구법’의 개정안을 마련하여 특구 안에서 규제를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 미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혁신적인 공유경제가 확산되어 차량공유서비스(우버)와 공유숙박업(에어비앤비)이 지구인들의 생활 속에 깊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규제와 이해관계자의 갈등이 문제다. 국가의 규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 조정이다. 갈등을 중재하거나 조정하지 못해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개인정보 규제이다.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으나 활용은 미흡한 실정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21세기는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국가적 자원이 되는 디지털시대다. 미국은 빅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생태계 도입을 위해 의료 데이터의 수집과 공동 활용에 22조원의 인센티브를 병원과 의사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4년 뒤 900만명을 넘어서고 10년 후에는 의료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는 재택 건강관리가 필수적이고 디지털 병원·약국이 의료전달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보조의사에 의한 디지털 의료서비스가 생활화될 것이다. 진료 빅데이터를 기계학습하고 개개인의 DNA데이터와 연결해 개인별 맞춤형 치료법과 처방을 제시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새로운 디지털 스마트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의 실정법과 규제로는 실행이 불가능하다. 핀테크 산업은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금융서비스로 각광받는다. 그러나 우리의 금융규제는 업종 간 구분이 명확해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핀테크 산업 발전이 부진하다. 혁신경제의 축인 오픈이노베이션의 경우도 그렇다. 대기업은 혁신벤처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신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스타트업 기업은 투자금의 회수로 수익을 창출하여 시장을 활성화한다. 기업의 벤처투자(CVC)가 글로벌 대기업에서는 활발하지만, 국내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규제로 투자의 제한을 받는다. 금산분리 완화 등 규제완화가 대기업을 위한 혜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규제완화가 중소벤처기업에도 혜택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춰 규제시스템을 얼마나 잘 구축하는가에 따라 우리 기업과 사회, 국가경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신산업이나 하이텍 서비스산업에 관해서는 기존 규제의 적용 유예와 면제 등을 해 줄 수 있는 시범특구나 규제 샌드박스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기술발전이 촉발하는 산업과 사회의 혁신 속도에 맞춰 실질적 사전 허용·사후 규제 중심의 네거티브 규제체계로 유연하게 국가제도정책을 정착시켜야 한다. 새로운 디지털 스마트시대의 신산업과 하이테크 서비스산업은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기존의 가치와 이해 충돌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때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다.
  • 돌아왔다 부산항에… 기업유치 사상 최대

    돌아왔다 부산항에… 기업유치 사상 최대

    지난해 수도권에서 부산으로 옮겨온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인 더존ICT 그룹은 현재 부산에 70명이 일하고 있으며 연매출이 173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부산 센텀2지구에 새 사옥이 건립되면 근무인원은 600여명으로 늘어난다.이 회사 김영욱 부산본부장은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처음 부산시의 러브콜을 받았을 때는 망설였지만, 지금은 이전을 결정한 게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라며 “부산시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부산시는 이 회사에 부지 매입비와 시설비 등 일부를 지원했다. 부산은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도권과 경남 양산, 김해, 울산 등으로 기업들을 빼앗기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산시의 적극적인 유치 전략 등에 힘입어 대한민국 제2도시로서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20개의 역외기업을 유치해 투자액 5160억원, 고용인원 3495명의 성과를 냈다. 이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기업유치 37개사, 투자액 6790억원, 고용창출 5315명에 버금가는 실적이다. 부산시는 올 하반기에 외국회사 5개와 영상영화 관련 업체 등 30여개사를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어서 연말이면 사상 최대 투자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부산시 김기영 일자리경제본부장은 “부산시만의 특화된 기업 유치 전략 등에 힘입어 역외기업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부산시는 2012년부터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투자진흥기금을 조성해 유치 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투자금 500억원 이상, 고용인 300인 이상 투자하는 기업에 부지매입보조금 200억원, 설비투자비 100억원 등 최대 300억원을 지원하며 직원 이주비로 가족당 200만원을 보조하고 있다. 산업단지가 확충된 것도 유치 증가 요인이다. 2000년 이전만 하더라도 산업단지는 신평·장림단지 1곳에 불과했으나 이후 녹산, 미음, 센텀 등 21곳이 속속 완공됐고, 현재 국제산업물류단지 등 13곳이 건설되고 있다. 기업규제를 유연하게 푼 것도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다. 부산시는 한샘과 다이소아성산업에 대해 물류 운송이 가능하도록 업종을 변경해 줌으로써 국제산업물류단지에 둥지를 마련토록 했다. 부산경제진흥원 박재운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이전 업체들 대부분이 중견기업으로 투자액이 높아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마크롱 내각, 절반은 여성

    마크롱 내각, 절반은 여성

    좌·우·중도 성향도 고루 안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새 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 실비 굴라르(52) 유럽의회 의원을 임명하고 우파 정치인 브뤼노 르메르(69)를 경제장관으로 기용하는 등 새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총 22명의 각료 중 절반이 여성으로 채워졌으며 좌·우·중도 등 출신 정당도 고루 안배됐다. 굴라르 신임 국방장관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 시절 미셸 알리오-마리에 이어 프랑스의 두 번째 여성 국방장관이다. 그는 중도정당인 민주운동당(MoDem) 출신으로 오랜 기간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왔으며 평소 강한 유럽연합(EU)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친(親)유럽파 정치인이다. 외무장관에는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국방장관을 지낸 사회당의 거물급 정치인 장이브 르드리앙(69)이 임명됐다.르드리앙 장관은 올랑드 정부 출범부터 종료 시까지 5년간 계속 국방장관을 지냈다. 재정경제부 장관은 에두아르 필리프(46) 총리와 같은 공화당 출신 브뤼노 르메르(48) 전 농무장관이 임명됐다. 우파 성향 정치인을 경제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노동 유연화,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감축 등 마크롱의 우파성향 경제공약들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법무장관은 마크롱 대통령과 대선 전 후보 단일화를 이룬 민주운동당의 프랑수아 바이루(65) 대표가, 내무장관은 사회당 상원의원이자 리옹 시장인 제라르 콜롱브(69)가 각각 임명됐다. 바이루 대표는 과거 여러 차례 대선에 출마한 프랑스 정계 중도파의 ‘대부’다. 제라르 콜롱브 신임 내무장관은 르드리앙 외무장관처럼 사회당의 중진이다. 니콜라 윌로 신임 환경장관은 자연과 환경보호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해온 언론인·작가 출신이다. 이날 발표된 18명의 대(大)부처 장관(국가장관) 중 여성은 굴라르 국방장관과 프랑수아즈 니신 문화장관, 뮈리엘 페니코 노동장관 등 정확히 절반인 9명이다. 4명의 하위부처장관(국가비서) 중 2명도 여성이다. 최연소 장관은 33세의 무니르 마주비 디지털담당 국가비서, 최연장자는 69세인 제라르 콜롱브 내무장관이며 전체 평균연령은 54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마크롱, 새 총리에 공화당 필리프 지명… 개혁 드라이브 박차

    마크롱, 새 총리에 공화당 필리프 지명… 개혁 드라이브 박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중도 우파성향 야당인 공화당 소속의 에두아르 필리프(46) 르아브르 시장을 새 정부의 국무총리로 지명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개혁성향의 야당 의원들을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로 끌어오기 위한 정계 개편의 첫걸음으로 평가된다.엘리제궁은 이날 오후 알렉시스 콜러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필리프 시장을 총리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콜러 실장은 필리프의 지명 사실만 간략히 발표하고 지명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필리프 신임 총리는 프랑스 서북부 르아브르 시장과 의원직을 겸직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필리프 총리는 노동 유연화와 기업규제 완화 등 마크롱 대통령과 경제·사회정책에 있어 의견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롱 대통령과는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국립행정학교(ENA) 동문이다. 필리프 총리는 공화당 내 온건중도 계파의 수장인 알랭 쥐페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앙마르슈 당원은 아니다. 그는 대선 레이스에서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이 세비횡령 스캔들과 관련해 ‘수사가 시작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하자 피용을 비난하며 캠프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필리프를 총리로 지명한 것은 앙마르슈의 외연 확장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총선 이후 공화당과의 연정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유럽연합(EU) 핵심 파트너인 독일과의 유대 강화에 나섰다. 이는 역대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직후 유럽의 맹주인 독일 정상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열어 온 전례에 따른 것이다. 친(親)유럽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EU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파를 극복하는 데 독일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독일이 유로존에서 과도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변화를 요구한 바 있어 양국은 경제 문제에 관련해 힘겨루기를 할 전망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프랑스 대선 오늘 1차 투표 시작

    프랑스 대선 오늘 1차 투표 시작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23일 오전 8시(현지시간) 시작된다. 이번 대선은 세계적으로는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가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불어닥친 반(反) 유럽연합(EU)과 보호무역주의 바람, 국내적으로는 잇따라 발생한 테러의 위협 속에 치러지는 것이다. 또한 1차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0일 저녁(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관들을 상대로 한 총격 테러까지 발생해 막판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별 예상 득표율은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직후 공표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는 2주일 뒤인 5월 7일 진행된다. 공식 선거운동이 끝난 지난 21일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들을 보면 강한 유럽연합 건설과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12만명 감축, 문화적 다양성 포용 등을 내건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가 23∼25% 가량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22∼24% 수준의 지지율로 마크롱을 근소한 격차로 뒤쫓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후보다. 3∼4위는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 급진좌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65)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피용이 조금 앞서는 형국이다. 투표 직전까지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은 29%가량(여론조사기관 BVA의 21일 발표치)으로 지난 대선들보다 높아 이들의 표를 막판에 누가 끌어모으느냐가 승패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투표소 주변에 5만명의 경찰을 배치하는 한편, 주요 인사들의 동선에 따라 경찰 특수부대와 저격수도 배치하는 등 테러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의 면세점] “면세점도 결국 수출산업… 기업규제 풀어야 산다”

    [위기의 면세점] “면세점도 결국 수출산업… 기업규제 풀어야 산다”

    국내 면세점시장의 지속적인 부진이 점쳐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과도한 기업 규제 중심의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면세점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데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대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수출시장’이라는 것이다.변정우 경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5일 “전 세계 공항면세점의 대부분이 해외 업체들이 참여 가능한 공개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면세점산업은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닌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싸움”이라면서 “특히 대기업 신규 입점 허가 조건으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창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사업자 수 늘리기로 인한 출혈경쟁은 시장의 성장이 아닌 ‘관광브로커 배 불리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시장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대기업 3곳과 특화된 면세사업을 하는 중소업체 2곳 정도가 모여 모두 5개 업체 정도가 경쟁하는 게 바람직한 규모이며 소수 업체의 담합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특허권 재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도입돼 면세점 사업권을 5년마다 원점에서 재심사하는 ‘5년 한시법’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정재완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는 “당장 5년 뒤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험적인 투자를 감행하기 어렵고 다수의 실직 위험까지 있어 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한다”면서 “지난해 국회에 발의된 관세법 개정안대로 재심의 기한을 10년으로 연장하되, 원점에서 재심사하는 게 아닌 일정 요건이 맞으면 사업을 갱신하도록 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면세점을 일반 유통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면서 “이미 사업자가 13곳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소모적인 경쟁이 아닌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가려면 결국 정부차원에서의 관광객 유치를 통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워내는 방법뿐”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특허제를 등록제·경매제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유경쟁을 통해 역량을 갖춘 사업자만 시장에 남게 되면 자연히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가재정수입을 높이면서 효율적으로 사업자 선정을 하기 위해서는 경매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주파수와 같이 국가에서 국유자산의 이용권을 매각할 때는 일반적으로 경매 방식을 이용한다”면서 “면세사업권도 기술특허가 아닌 전매특허라는 점에서 경매를 통해 입찰가를 높게 써내는 곳에 사업권을 주면 국가에서는 특허에 맞는 수수료가 발생하고 업계도 경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업체 입장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 등을 진행했다가 막상 허가가 나지 않으면 타격이 상당하며, 이는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낭비”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면 면세점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 등록제로 바꿔 시장 자율성을 확보하되, 등록 요건을 법률과 시행령으로 정밀하게 규정하면 부적격 업체가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비즈 in 비즈] 회장단 회의 못 연 전경련 존폐 기로

    [비즈 in 비즈] 회장단 회의 못 연 전경련 존폐 기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진영이 싫어했을 법한 단체에 관한 이야기로 전경련의 지금을 짚어 봅니다. 박근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의해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해산 결정한 통합진보당입니다. 이석기 등 소속 인사들이 내란선동죄를 지은 여파로 통진당이 해산됐습니다. 헌재 대신 선거로, 종북 정당을 심판할 기회를 시민의 손에 줘야 한다는 소수의견은 빨리빨리 사태 매듭을 지으려던 정권의 의지와 다수 여론 앞에서 무색했습니다. 만일 9일 현재 전경련이 여론의 재판정에 선다면, 전경련도 통진당처럼 해산 결정을 받을 처지입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4~7일 성인 500명을 조사했더니 다섯 명 중 네 명꼴로 전경련 해체를 찬성했습니다. 네 명 중 세 명은 전경련의 회원사인 재벌을 최순실 게이트 공범으로 봤습니다. 회원사인 기업들의 거부감도 거세 급기야 10일 열려던 전경련 회장단 회의도 취소됐습니다. 매 홀수달마다 열리던 정기 일정인데 말입니다.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회장의 후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전경련은 비선 실세인 최씨 영향권 아래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700억원대 기업자금을 모금시켜 준 창구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시야를 확장시키면 낙수효과, 법인세 인하, 기업규제 완화, 글로벌화 촉진 등의 주장을 고수하며 몇십년 동안 사회적 자원을 가계가 아닌 대기업 쪽으로 몰아주는 데 일조한 곳이 전경련입니다. 그래서 전경련을 해산하면 ‘권력과 대기업의 핫라인’이란 전자의 행위를 단죄할 수 있겠지만, ‘대기업 위주 사회’에서 벗어나자는 관점에서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그나마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는 이들 중 그 유익함을 옹호하는 의견은 적고 “해산이 능사냐”라고 묻는 이가 많습니다. 전경련 해산 주장은 ‘전경련 체제가 고사(枯死)하는 사회’의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 첫걸음이란 방증입니다. 재계 순위 50위권인 한 그룹은 전경련 회장단에 들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미르 등 두 재단에 출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 그룹은 한때 자신들의 재계 순위였던 10위권 진입을 더이상 꿈꾸지 않습니다. 로비 자격을 얻어야 재계 순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전경련 체제’입니다. 시민으로서 이제 분노를 넘어 꽤 오랫동안 지속될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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