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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여기] 세종시 새댁, 그리고 서울 기자/이현정 정치부 기자

    [지금&여기] 세종시 새댁, 그리고 서울 기자/이현정 정치부 기자

    “청년들은 톱밥같이 쓸쓸해 보인다. 조치원이라 쓴 네온 간판 밑을 사내가 통과하고 있다.”(기형도의 시 조치원 중에서) 천안과 대전 사이, 영화관이 생긴지도 1년이 안 된 충청남도 연기군의 작은 읍(邑) 조치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저 대도시인 대전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기억하거나, 잠시 들르더라도 도시도, 시골도 아닌 특색 없는 그 어중간한 정체성 때문에 기억에서 금새 잊혀지곤 한다. 조치원은 아침이면 자욱하게 밀려온 안개로 ‘하얀 어둠’이 내리는 곳이며, 경부선·호남선·전라선 열차가 모두 정차하는 철도 요충지라 사람의 이동이 잦은 곳이다. 토박이 만큼 뜨내기도 많은, 그래서 기형도 시인의 시 처럼 ‘톱밥같이 쓸쓸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이 곳에 이방인 처럼 산지 벌써 4년째. 나는 매일 아침 조치원 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서울 기자’이고, 이전까진 조치원으로 시집을 간 ‘조치원댁’이라고 불렸으나 조치원이 세종시로 편입되니 이제는 ‘세종댁’ 쯤 되겠다. 막 신혼살림을 차렸을 때 조치원은 적막한 곳이었다. 지금은 연기군 남면 쪽에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가 들어서고 인구가 늘면서 제법 차가 막히는 정도가 됐다. 투기 열풍이 불면서 부동산 침체는 옛말이 됐고, 어느 곳을 가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아파트 분양 얘기를 한다. 세상은 세종시가 4·11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자 다시 한번 이 곳을 주목했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와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의 격돌로 주민들은 또다시 정치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정치인들이 재래시장을 찾아 악수를 청했고, 주민들은 이 ‘촌동네’에도 거물급 정치인이 나온다며 설레여했다. 조치원을 세종시로 만든 정부와, 뱃지를 놓고 격돌을 벌인 정치인들은 이 곳을 어떻게 기억할까. 정치적 ‘무대’로만 생각하는 건 아닐까. 소외받으며 살아온 이 지역의 지난 날과 앞날에 대한 주민들의 설레임도 모두 알고 있을까. 안개가 아름다운 조치원, 세종시의 봄·여름·가을·겨울을 모두 알고 있을까.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씨줄날줄] 강철 서신/구본영 논설위원

    5공 정권 때인 1980년대 중반.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원에 적을 걸고 늦깎이로 대학가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매캐한 최루탄 냄새야 곧 익숙해졌지만, 대자보 속 ‘위수동’ ‘친지동’이란 용어는 참 낯설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가리키는 ‘위대한 수령 동지’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약어임을 알게 될 때까지는. 유신체제하에서 대학을 다녔던 기자는 운동권의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12·12사태와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거치면서 반미 자주파가 운동권의 주류로 자리잡았음을 실감했다. 하지만 운동권 헤게모니 교체의 주역이 누구인지는 당시엔 몰랐다. 강철이란 필명으로 대학가에 주체사상을 퍼뜨린 김영환이 ‘강철 서신’의 주인공임을 스스로 고백하기 전까진 말이다. ‘원조 주사파’ 격인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49일째 억류 중이라는 소식이다. 그는 주체사상의 고향인 북한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전향한 뒤 북한 인권운동에 전념해 왔다. 탈북자를 돕다가 체포됐다는 소문이지만, 중국이 그에게 국가안전 위해죄라는 죄목을 씌우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평소 북한정권의 체제 전환을 주장해온 그인지라 북한 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그는 1999년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사상전향서를 쓰고 풀려났다. 그런 그가 중국에서 고초를 겪고 있다니 여간 안쓰럽지 않다. 하지만 더욱 딱한 쪽은 우리 사회 내에서 아직도 주체사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일 듯싶다. 1991년 밀입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난 청년 김영환은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정작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기야 주체사상 이론가인 황장엽 북한노동당 비서도 탈북했으니….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요할 게다. 더욱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이루는 데 젊음의 열정이 큰 구실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대 때 마르크시스트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40대까지 그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까닭에 대학가 운동권 일각에서 원조 주사파마저 오래전에 버린 주체사상을 아직도 붙들고 있다면 시대착오 그 자체가 아닐까. 최근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 청년들의 폭력 사태를 보면서 새삼 느끼는 소회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이정희 “이석기만 중복 IP 투표 조사했다”

    이정희 “이석기만 중복 IP 투표 조사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당권파가 8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재검증하는 공청회를 단독으로 강행했다. 당권파 지지자 150여명만이 참석한 ‘반쪽짜리’였다. 조준호 조사위원장 등 비당권파는 “당이 아닌 이 대표의 일방적인 주장인 만큼 공청회 참석은 부적절하다.”며 참석을 거부했다. 공청회는 오는 12일 중앙위원회를 앞두고 당권파가 대표단 총사퇴를 저지할 명분을 확보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효과가 예상됐다. 예상대로 회의가 시작되고 당권파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75쪽 분량의 진상조사위 보고서 반박 자료도 배포됐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위원회가 동일 인터넷주소(IP)에 대해 당권파인 이석기 당선자에게만 편파적으로 중복 IP 투표를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후보자에 대해 중복투표됐음을 보여 주는 수치를 공개했다. 동일 IP 비율이 가장 높은 후보는 이 당선자가 아닌 나순자(65.3%) 후보였으며 이 당선자는 61.5%였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이석기 후보의 억울함을 입증하기 위해 대리투표 가능성을 암시하는 10개 이상 중복 IP 비율도 공개했다. 여기서 나순자 후보는 41.8%였지만, 이석기 당선자는 27.3%에 불과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동일 IP 조사를 하지 않았다. 1위 후보를 특정해서 조사한 것은 유령당원, 대리투표를 찾아내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위는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조사해야 하고, 비밀투표 원칙을 침해하면서 조사해서는 안 된다.”며 진상조사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당권파가 부정행위에 대한 해명이라고 첨부한 각종 소명서에는 다소 황당한 답변들이 많았다. 김승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기표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사례’와 관련, “기표 방법을 선관위 회의에서 정확히 논의해 정한 바가 없다. 어떤 기표 도구든 당원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고 밝혀 선거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작으로 의심되는 볼펜 서명 위 사인펜 중복 서명 등에 대해 지역 담당자는 “기억이 잘 안 난다.”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당권파인 김선동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투표용지 절취선을 절묘하게 잘라 계속 넣다 보면 풀이 다시 살아나 붙는 경우가 있다.”고 상식 밖의 주장을 늘어놓았다. 강주리·이범수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민주당 박지원 새 원내대표에 바란다

    민주통합당이 19대 국회의 첫 원내대표로 박지원 의원을 선출했다. 경선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는 이해찬 당 대표 후보와 역할을 분담하기로 ‘담합’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동료 의원들 다수는 원 구성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그의 지략과 부지런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손쉬운 승리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것은 박 원내대표가 당의 화합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9일 선출되는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와 함께 개원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19대 국회는 이전과는 다른 국회가 될 것으로 많은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진통 끝에 지난 2일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개정안(일명 국회선진화법)이 어떻게 회의 진행에 적용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일부에서는 국회가 법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식물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헌정사상 처음 ‘여소야대’가 됐던 13대 국회에서 여야 원내총무 등의 타협으로 수많은 법률안과 정치 현안들이 타결됐던 전례도 있다. 박 원내대표와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도 단순히 몸싸움을 막겠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갖기보다 국회선진화법의 정신을 살려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회 운영을 해나가기 바란다. 19대 국회에서는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청문회와 특검 등이 예고돼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은 비전이 없는 정치 공세에는 지지표를 던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지난 총선을 통해서도 입증됐다는 것을 박 원내대표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게 된 박 원내대표는 다음 달 9일 임시 전당대회까지 당이 공정한 경선을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도록 관리하는 책임도 맡게 됐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선거운동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 과열, 혼탁 선거운동이 재발돼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특히 의욕만 앞섰던 모바일 경선처럼 민의나 당원의 뜻이 왜곡되는 부작용이 없는 경선을 치러내는 데도 박 원내대표는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광우병 파동] ‘2008 촛불’ 트라우마에 위기감 확산… 내부선 “검역중단” 목소리도

    청와대가 광우병 대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미국발(發) 광우병이 몰고 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2008년 봄 ‘촛불시위’의 트라우마도 여전하다. 잘못하다간 이명박 정권은 촛불로 시작해서 촛불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다. 때문에 청와대 내부에서도 미국산 소고기 검역중단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보·외교안보실선 “통상문제 우려” 반대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7일 “농림수산식품부 조치에 더해 전수조사부터 하고 (검역 때) 참관범위를 넓혀야 한다.”면서 “미국의 조사결과와 선진국이 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산 소고기 검역중단까지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의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건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내에서도 홍보·외교안보·경제수석실 쪽에서는 통상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산 소고기 검역중단을 반대하고 있다.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이 이날 “미국산 소고기 검역중단은 없다.”고 재차 밝힌 것이 정부의 공식입장으로, 청와대도 같은 생각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 검역중단 검토 보도는) 개인의 의견일 뿐으로, 내부에서 전체적으로 검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새달 2일 촛불시위 예고… 민심동요 ‘촉각’ 하지만 4년전 광우병 촛불시위가 처음 시작된 날을 기념해 5월 2일 대규모 촛불시위가 예정돼 있는 등 민심동요가 심각한 상황을 청와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역학조사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검역을 중단해야 한다.”고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특히 2008년 미국의 광우병 발생 시 소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정부가 일간지 광고까지 했는데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도 거세다.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해 “광고 문구는 생략되고 축약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갖고 약속을 어겼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반발만 불러일으켰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2008년 광우병 파문으로 인한 촛불시위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5월 2일 촛불시위를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긴장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총선 끝난지 얼마라고 또 오만의 정치인가

    여야가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 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을 친박이 독식하는 출처 불명의 명단이 나돈 뒤 뒤숭숭하다. 민주통합당은 이해찬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나눠 먹는 역할 분담을 대놓고 선언하자 거센 역풍이 일고 있다. 오만한 정당과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버림받고 만다는 4·11 총선의 교훈을 벌써 잊은 것인가. 국민의 눈을 따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당이 오십보백보다. 새누리당은 총선이 끝나면서 파워게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몽준·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 주자들이 경선 룰을 놓고 앞서 달리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견제구를 던지는 것은 그렇다손 치자. 친박 중심 ‘당 지도부 리스트’까지 나돌면서 친박끼리 미래 권력의 문고리를 서로 잡겠다고 암투를 벌이는 꼴사나운 모습도 드러냈다. 급기야 박 비대위원장이 “당이 온통 정쟁으로, 자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지만, 갈등이 쉽게 잦아들 것 같지는 않다. 민주당의 행보도 가관이다. 친노를 대표해 이해찬 상임고문이 당 대표를 맡는 대신, 호남 지분을 가진 박지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차지하는 시나리오를 묵계했다고 한다. 이런 담합 자체가 극히 비민주적 발상이다. 당장 내달 4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인사들이 “민주적이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은 담합” “패권주의적 발상”이라는 등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국민의 시선이다. 스포츠가 큰 감동을 주는 것은 각본 없는 드라마인 까닭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짜고 치는 듯한 전당대회로 지도부를 뽑는다면, 어느 국민이 감동하겠는가. 지난 총선에서 의석수로는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보수진영 대 진보진영의 득표율은 48대48이었다. 어느 당이든 차기 대선의 9부능선에 올랐다며 오만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될 이유다. 전당대회 절차든, 대선 룰을 만드는 일이든 각당은 민주적 방식과 국민 여론을 존중하는 겸허한 처신을 해야 한다. 여야의 당내 주류가 편법과 변칙으로 당과 대권가도의 주도권을 효율적으로 장악했다고 안도하는 순간, 국민은 조용히 등을 돌릴 채비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 벚꽃 명소 진해 여좌천을 걷다

    벚꽃 명소 진해 여좌천을 걷다

    그곳은 벚꽃의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경남 창원시로 통합된, 옛 마산에서 진해로 향하는 터널 끝자락에서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작은 터널 하나 지났을 뿐인데, 풍경은 전혀 차원이 달랐습니다. 벚꽃이 도시 풍경의 한 축이 되는 게 아닌, 벚꽃 스스로가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 듯했습니다. 벚꽃은 곧 집이었고, 길이었으며,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잣대로는 꽃이 만개했을 때 ‘절정’이라고 표현합니다. 한데 벚꽃의 경우에도 그럴까요. 동백이 그렇듯, 벚꽃도 떨어질 때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춘설처럼 분분히 날리는 벚꽃들이 여간 몽환적이지 않지요. 그렇다면 벚꽃의 경우, 꽃이 져 흩날릴 때라야 비로소 ‘절정’에 이른 것 아닐까요. 벚꽃의 만개 소식을 듣고 난 이후 진해를 찾은 것도 그런 까닭이었습니다. 진해는 일제 강점기에 건설된 군항 도시다. ‘세계 최대·최고의 전략적 군항 건설’을 기치로 내건 일제가 현 장복산 자락에 만든 계획 도시다. 당시 일제는 10만여 그루의 벚나무를 군항과 시내 거리에 심었다. 광복 뒤 일제 잔재라 해서 대부분 베어졌으나, 진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1976년부터 다시 벚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때 심은 벚꽃이 아직도 남아 있는 곳은 당시 ‘벚꽃장’이라 불렸던 현 해군교육사령부 통제부와 해군사관학교, 해군기지사령부 등 일부에 불과하다. 현재 진해의 벚나무는 대략 35만 그루로 추산된다. 18만여명(올해 1월 말 기준) 진해구민 숫자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길이 벚꽃이고 벚꽃이 곧 길인 곳 옛 마산에서 장복터널을 지나면 곧바로 진해다. 왼쪽은 장복산, 바로 앞은 여좌천 들머리다. 멀리는 벚꽃 모자 눌러쓴 대섬 등이 펼쳐진 진해 앞바다다. 단언컨대 바로 이곳부터 당신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져 나올 게다. 그리고 탄성은 진해를 돌아보는 내내 쉼 없이 이어진다. 진해의 벚꽃 명소는 여좌천 일대와 경화역 주변, 그리고 안민고개 등이 꼽힌다. 여좌천을 중심으로 3~4㎞ 이내에 몰려 있다.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기지사령부 등이 진해 벚꽃의 ‘원조’로 꼽히지만, 군사시설인 만큼 군항제 기간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여좌천은 그 가운데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벚꽃 명소다.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초입부터 진해여고 앞까지, 약 1.5㎞ 구간에 벚꽃 터널이 펼쳐져 있다. 미국 뉴스채널 CNN에서 운영하는 CNN Go가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으로 선정하면서 부쩍 이름이 높아졌다. 여좌천에 서면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바로 이런 것이란 생각을 단박에 갖게 된다. 노란 유채꽃 만발한 개천 위로 벚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 줄기 바람이라도 불면 하얀 꽃눈이 내린다. 여좌천 물길 위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잎 배들이 동동 떠다닌다. 여좌천 맞은편의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반드시 들를 것. 벚꽃 군락지로서보다는 작은 호수와 벚꽃, 그리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경화역은 진해역과 성주사역 사이에 있는 폐역이다. 경화역을 중심으로 경화 1건널목~세화여고 사이 800m에 걸쳐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경화역에선 열차도 쉬어간다. 보다 정확히는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 속도를 내지 못한다. ●이 길에서 경탄하지 않는 자, 사람이 아니리 안민고개는 경화역 위쪽의 장복산을 따라 펼쳐져 있다. 진해구 태백동에서 안민생태교까지 약 4㎞ 구간을 일컫는다. 말 그대로 ‘십리 벚꽃길’이다. 구간 전체에 나무 데크를 조성해 누구라도 쉽게 걸을 수 있게 했다. 길 전체에 펼쳐진 아치형의 벚꽃 터널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특히 길 중간중간 드러나는 진해 전경이 더없이 빼어나다. 차로도 오를 수 있다. ‘진해 드림로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트레킹 코스다. 장복 하늘마루 산길(3.8㎞), 천자봉 해오름길(9.9㎞), 백일 아침고요 산길(3.1㎞), 소사 생태길(7.6㎞) 등 네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외지인의 경우 천자봉 해오름길을 주로 걷는다. 안민고개 초입에서 3㎞ 정도 떨어진 전망대가 들머리다. 홍매화와 벚꽃 등이 평탄한 길을 따라 어우러져 있다. 진해 시가지보다 고도가 높아 벚꽃 개화도 다소 늦게 시작된다. 장복산(582m)도 진해 벚꽃 명소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여좌천 등에 견줘 다소 ‘올드 버전’인 것도 사실. 진해구민회관에서 옛 장복터널까지 산길을 따라 벚꽃길이 조성돼 있다. 이 길의 미덕은 편백나무와 벚꽃이 어우러져 그윽한 풍경을 선사한다는 것. 숲의 공기 청량하고 바람은 더없이 시원하다.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다. 장복산 중턱엔 기막힌 ‘전망대’가 또 하나 숨겨져 있다. 삼밀사(三密寺)다. 장복산 공원 옆 임도를 따라 오를 수 있다. 절집에 들면 ‘516 나한상’이 이방인을 반긴다. 표정과 자세가 제각각인 나한상 516개가 조각돼 있다. 등을 돌려 ‘516 나한상’과 시선을 나란히 하면 눈부신 진해 전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장복산 기슭에서 시작된 벚꽃의 행렬이 여좌천을 지나 진해 앞바다까지 ‘주르륵’ 이어져 있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렸네 벚꽃의 위세에 눌려서 그렇지, 진해 일대엔 다른 봄꽃들을 완상할 만한 곳이 많다. 특히 천주산(639m)은 진달래 명산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란 호방한 뜻의 산으로, 의창구 북면에 있다. 천주산의 으뜸 볼거리는 정상 못 미쳐 장쾌하게 펼쳐진 진달래 군락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로 시작되는 동요 ‘고향의 봄’을 기억하는지.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 선생이 어릴 적 천주산 일대에서 지냈던 기억을 바탕으로 가사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꽃 개화가 유난히 늦은 올해는 진달래 축제(15일)를 넘긴 이후 절정을 맞고 있다. 진해구 해군기지사령부 내 제11부두 주변엔 유채꽃 단지가 조성됐다. 올해 처음 조성돼 일반인에게 선보이는 지역이다. 면적은 5만㎡(1만 5000평). 단일 재배지역으로는 전국 최대라는 게 진해구의 설명이다. 전망대와 관람로, 포토존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앞서 진해군항제(1~10일) 기간 중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이상 기온으로 개화가 늦어지면서 공개도 늦춰졌다. 해군기지사령부는 진해 벚꽃의 ‘원조’쯤으로 여겨지는 곳. 평소 일반인 출입통제로 볼 수 없었던 우람한 벚꽃들의 자태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원로터리 옆 해군사관학교 출입로를 오는 22일까지 오전 8시 30분~오후 4시 30분 개방한다. 글 사진 창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수도권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끝까지 내려가 내서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서마산나들목에서 나간다. 2번 국도를 타고 부산·진해 방향으로 가다가 양곡나들목(마창대교 분기점), 장복터널을 지나 우회전해 진해구 여좌동으로 들어간다. ▶맛집:석동 제주복집(547-5555), 진해남부교회 부근 선학곰탕(543-6969), 제황산공원 입구 사공추어탕(546-0655) 등이 알려졌다. 추억의 간식 ‘진해콩’도 유명하다. 1915년부터 경화당제과에서 가내수공업 형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 곳:신라온천(299-9301)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굿스테이 업소다. 의창구 북면에 있다. 여좌천, 경화역 부근에도 저렴하고 깔끔한 모텔들이 많다.
  • 檢 ‘모르쇠’ 수원살해범 구속연장

    수원의 20대 여성 살인사건 피의자 오원춘(42)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16일 수원지검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오씨는 살해 동기와 시간, 여죄 등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어 사건 당일 시간 흐름에 따른 사건 재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이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추궁하면 오씨는 “내 기억엔 그렇다. 나도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구체적으로 살해 시간을 놓고 검찰이 “잠을 자고 난 뒤 일어나서 살해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추궁하자 오씨는 “내 기억에는 그렇다.”고 말하는 등 경찰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오씨에 대한 구속기간을 열흘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경기경찰은 112 신고센터 운영개선 방침에 따라 지방청과 도내 모든 경찰서 112센터 및 상황실을 통합하고 경정(4명)·경감급(85명) 상황 전담요원 85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지방청과 경찰서 지령 요원 가운데 부적격자로 판단된 52명을 교체하고 우수 인력을 배치할 방침이다. 김병철·장충식기자 kbchul@seoul.co.kr
  • “112·119 통합… 민간전문요원 필요”

    “112·119 통합… 민간전문요원 필요”

    국내 대표적인 프로파일러이자 경찰대 5기인 표창원(46)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허술한 112신고 접수부터 미흡한 초동수사, 사건 은폐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 대응을 보인 수원 살인 사건과 관련해 112와 119 시스템 통합운영, 민간 신고접수 요원제 도입, 경찰 조직의 운영방식 개선 등을 제안했다. ‘경찰학 박사’ 1호인 표 교수는 1993~1998년 영국 엑서터대 대학원 유학 당시 경험을 토대로 수원 사건의 재발 방지책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 등을 전반적으로 짚었다. →경찰이 112신고센터 우수인력 배치와 인센티브 제공 등 상황실 운영체제 개편을 재발 방지책으로 내놨는데. -단순히 경험 많은 경찰관을 배치한다든가 계급을 올린다거나 하는 식의 대책은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순환 인사로 연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112와 119가 통합 운영되고 있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민간인들을 지속적으로 상주시켜 경찰관들의 업무를 지원한다. 네덜란드는 시각장애인들이 일부 업무를 맡았는데 청력이 발달한 덕에 신고자의 목소리의 톤, 배경음 파악도 가능하다. 이들은 신고가 들어오면 교육 받은 대로 상황에 맞게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긴급 지령을 내리고 있다. →해외의 대처는. -영국 엑서터 대학교 유학 시절인 1997년 마을에서 여고생 강간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그 지역에서 혼자 살던 30대 남성이었다. 결과는 이번 사건과 비슷했지만 과정은 달랐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바로 헬리콥터가 떠서 온 동네를 비추며 탐색했다. 경찰관들은 가가호호 방문, 탐문했다. 용의자 도주로도 차단했다. 사이렌과 확성기도 동원됐다. 주민들은 집안에 대기하며 목격한 상황을 진술했다. 4㎞ 반경 내 주민들의 DNA를 채취했는데 한국에 돌아온 내게도 연락이 왔다. 한국으로 올 테니 구강상피 세포를 채취하게 협조해 달라고 하더라. 빠른 대응도 인상적이었지만, 잠시의 인권침해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자신감 있는 경찰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 문제와 대안은. -인사와 성과 위주의 관행, 시험을 통한 승진 등으로 실무 경험보다 이론적 지식이 해박한 지휘관들이 위로 가는 구조도 하나의 문제다. 경찰청 위주로 돌아가는 관료주의 성향이 강한 탓에 사건을 두려워하고 보고를 꺼려 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경찰 교육과정에서도 외국과 달리 업무 관련 훈련보다 규정과 법에 대한 강의 중심의 교육을 지양해야 한다. 선진국은 이론 중심인 한국과 달리 실제 케이스를 주며 증거수집, 피해자 보호 등 모의사건 해결과 같은 실무 위주로 수업하고 있다. 결국 112와 119 분리 운영과 112신고센터의 전문성 하락 등 모든 것들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경기청장, 사건발생 6일만에 ‘녹취록’ 보고받아

    경기청장, 사건발생 6일만에 ‘녹취록’ 보고받아

    지난 1일 경기 수원시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 사건과 관련, 경찰이 관할 경찰서장을 비롯해 모두 10명의 경찰을 문책하기로 했다. 경기 남부권에서 통합 운영하던 112신고센터는 4대 권역별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112신고센터에 우수 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대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이 7분 36초나 되는 녹취록을 사건이 발생한 지 6일 만에 보고받는 등 조직적인 은폐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 청장은 8일 감찰 조사 결과 발표에서 “사건 처리 경위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한 결과 신고 접수와 지령 지휘, 현장 출동, 수색 활동 등에서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지휘·감독에 소홀한 감독자 5명과 신고 접수·지령을 미흡하게 처리한 경기경찰청 소속 112신고센터 관련자 5명 등 모두 10명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밝힌 문책 대상자는 수원중부경찰서장과 112신고센터를 총괄한 경기경찰청 생활안전과장 등 모두 10명이다. 문책 수위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다. 감찰 조사 결과 112 신고 접수 요령부터 잘못됐다. 경찰은 신고 접수 시 신고자의 위치와 주소를 반복해서 질문했다. 범행 장소가 ‘집 안’이라는 결정적인 내용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피해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등 사안이 급박함에도 순찰차들이 들을 수 있도록 신고 내용을 함께 듣는 것을 의미하는 ‘외부 공청’을 실시하지 않았다. 외부 공청을 실시했을 경우 범행 지역 지리에 밝은 경찰들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5명의 경찰이 탐문수색을 벌였다는 당초 경찰 발표에 대해서는 단계별 경력 투입 과정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 채 최종 인원만 답변하는 과정에서 생겼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112신고센터에 대해서는 상황실의 책임감과 112 지령 요원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112신고센터 및 상황실 근무체계 개선 방안’(표 참고)을 수립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외국인 범죄 예방과 단속 유관 기관과의 네트워크 조성, 체류 외국인 인권 보장 등을 포괄하는 종합 치안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표에도 조직적인 은폐 의혹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서 청장이 7분 36초나 되는 녹취록이 있다는 사실을 7일 오전에야 보고받았다는 점은 경찰 보고 체계에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사 초기에 신고 녹취록을 1분 20초에 불과한 것처럼 밝혔고 이어 112지령센터에는 4분이라고 하는 등 혼선을 빚었으며 이후 7분가량으로 정정했다. 이를 두고 전체 녹취록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발견했거나 고의적인 보고 누락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7분가량의 녹취록을 언제 보고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범인 우씨의 통화 내역 등을 조회해 다른 범죄 피해가 있었는지와 국내에 입국해 거주하던 곳 주변에서 발생한 실종 및 강력 미제 사건과의 관련성을 수사하기로 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4] “무소속 바람 막아라” 안방단속

    [선택 2012 총선 D-4] “무소속 바람 막아라” 안방단속

    “무소속 출마자들의 복당은 절대로 없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4·11 총선을 닷새 앞둔 6일 호남으로 달려가 표심 단속에 나섰다. 중진급 의원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무더기 출마하면서 민주당의 안방인 호남의 표심마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무소속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한 대표는 오전 전북 익산을 찾아 지원유세를 갖고 “공천 또는 경선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나간 사람들, 그리고 우리 당원 중 이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는 해당행위다. 징계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후보는 이춘석(익산갑)과 전정희(익산을)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 “호남에서 특히 익산에서 민주당 후보를 안정적으로,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주는 것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길”이라며 “호남에서의 민주당 후보 당선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있을 정권교체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에는 공천에서 탈락한 광주의 박주선(동구), 조영택(서갑), 김재균(북을), 전북의 조배숙(익산을), 신건(전주완산갑), 전남의 최인기(나주·화순), 김충조(여수갑)의원 등 쟁쟁한 현역 7명이 무더기로 출마했다. 나주·화순과 광주 서갑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추가 후보단일화가 이뤄져 야권표 분산을 막았지만, 나주·화순은 두 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최대 50.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무소속 최인기 후보의 벽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대표는 전주 유세를 마친 뒤 곧바로 화순을 찾아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와 함께 후보단일화 선포식을 갖고 단일후보로 결정된 배기운(나주·화순) 후보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호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통합당은 약해지고, 새누리당이 의회권력을 장악해 오만과 독선의 정치가 계속될 것”이라며 “야권단일후보는 배기운뿐이다. 기억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공동대표는 “호남에서도 새로운 정치가 양당의 결심으로 터져나오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당 출신 무소속 후보가 난립한 광주를 찾아 후보 합동유세에 참여, 이들이 진짜 민주당의 후보임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광주 서을에서는 이 공동대표와 함께 마이크를 잡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언급하며 호남의 결속과 야권단일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광주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6] 막말 파문 김용민 “부끄러운 과거 반성한다”

    [선택 2012 총선 D-6] 막말 파문 김용민 “부끄러운 과거 반성한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전 진행자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성희롱 막말’로 파문을 빚으면서 민주당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4일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 악재가 될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나 당 지도부에서도 ‘사과=공천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돼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공천 과정에서도 ‘나꼼수 편승’ 논란 등으로 한바탕 내홍을 겪었던 터라 민주당은 더욱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명숙 대표도 이날 오후 대전 유세에서 김 후보 파문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도 걱정”이라며 난감한 입장임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특히 지지층 내부에서마저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데 대해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지난달 김 후보에 대해 “성실하고 반듯해서 사위 삼고 싶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던 소설가 공지영씨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인간 김용민에게 무거운 사과를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김 후보의 후원회장인 조국 서울대 교수도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막말을 사과하는 동영상을 올려 “8년 전 기억도 못한 사건이지만 그 음성을 듣는 순간 제가 한 말인가를 의심할 정도로 당황스러웠다.”면서 “부끄러운 과거가 많이 있을 것이다. 있다면 모두 반성한다. 새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테러 대책으로) 유영철을 풀어서 부시, 럼즈펠드, 라이스를 아예 강간해서 죽이자.” “(저출산 대책으로) 지상파 텔레비전이 밤 12시에 무조건 X영화(성인영화)를 두세 시간씩 상영하자.”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 등의 발언을 했다. 새누리당 조윤선 대변인은 “김 후보의 저질 발언은 국민과 대한민국 언어에 대한 모욕이고 폭력”이라면서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표를 구할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SNS에는… “포르노에다 뱀떼·양아치까지”

    SNS에는… “포르노에다 뱀떼·양아치까지”

    4·11 총선이 다가오자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실상 ‘총선 게시판’으로 바뀌었다. 지난 2월 공직선거법의 개정으로 폴리터리안(Politterian, 정치인·트위터사용자의 합성어)들이 지지 후보의 당선을 위해 움직이면서부터다. 리트위트(Retweet·퍼나르기)를 이용한 조직적인 낙선운동도 본격화됐다. 3일 트위터에는 온통 선거 관련 글로 가득 찼다. 파워 폴리터리안들은 특정 후보 지지를, 후보자들은 ‘트친’(트위터 친구)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나는 꼼수다’ 패널인 김용민 서울 노원갑 야권단일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10% 포인트 정도 열세로 나타났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라고 띄웠다. 이 글은 822회나 리트위트되면서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전여옥 국민생각 비례대표 후보는 “보수의 불씨”,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트친님들이 주변분들 설득해 주세요. 별로 어렵지 않아요~.”라며 트위터로 선거운동을 폈다. 트위터를 통한 낙선운동도 벌어졌다. ‘세대별 노조’인 청년유니온은 “기억하자 찍지 말자 ‘청년5적’-청년유니온이 선정한 BIG5 낙선 대상! 홍준표/김종훈/이재오/차명진/김진표-무한RT(리트위트) 고고씽~!!”이라는 글로 네티즌들을 끌어들였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 등장한 변호사의 실제 모델인 박훈 변호사는 “단 한 사람만 낙선되기를 원한다면? 나라 팔아먹은 FTA 행동대장 김종훈!”이라는 주장을 쏟아내기도 했다. SNS 활용은 후보자들의 필수적인 선거운동 방식이다. 비용이 들지 않을뿐더러 범위나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선거 운동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트위터상에서 드러나는 정치적 견해가 한쪽으로 편향되게 보일 수 있지만 트위터 공간은 모든 후보자와 네티즌에게 똑같이 열려 있는 만큼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낙선을 목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비방하는 글을 올릴 경우가 문제다. 또 내용의 진위를 떠나 파급력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보수 쪽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김용민 후보를 겨냥해 “포르노배우 수준도 안 되는 정치 양아치”, 유시민 공동대표에게 “친노종북이 권력에 눈이 뒤집혀 궁금했는데 마치 화산폭발 앞두고 뱀떼가 설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진보 쪽인 한웅 촛불인권연대 변호사는 “의사가 수술을 위해 메스를 대는 것이 ‘참여정부의 공무원 직무감찰’이고, 조폭이 이권을 위해 칼부림하는 것이 ‘MB정권의 불법 민간인 사찰’이다. MB정권의 물타기는 마치 조폭이 의사에게 ‘너도 칼 썼잖아’ 하고 따지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관위 측은 “허위사실공표죄, 후보자비방죄 등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정도로 처벌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선거법상 문제가 되는 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비판과 비방 사이

    비판과 비방 사이

    4·11 총선이 다가오자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실상 ‘총선 게시판’으로 바뀌었다. 지난 2월 공직선거법의 개정으로 폴리터리안(Politterian, 정치인·트위터사용자의 합성어)들이 지지 후보의 당선을 위해 움직이면서부터다. 리트위트(Retweet·퍼나르기)를 이용한 조직적인 낙선운동도 본격화됐다. 3일 트위터에는 온통 선거 관련 글로 가득 찼다. 파워 폴리터리안들은 특정 후보 지지를, 후보자들은 ‘트친’(트위터 친구)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나는 꼼수다’ 패널인 김용민 서울 노원갑 야권단일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10% 포인트 정도 열세로 나타났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라고 띄웠다. 이 글은 822회나 리트위트되면서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전여옥 국민생각 비례대표 후보는 “보수의 불씨”,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트친님들이 주변분들 설득해 주세요. 별로 어렵지 않아요~.”라며 트위터로 선거운동을 폈다. 트위터를 통한 낙선운동도 벌어졌다. ‘세대별 노조’인 청년유니온은 “기억하자 찍지 말자 ‘청년5적’-청년유니온이 선정한 BIG5 낙선 대상! 홍준표/김종훈/이재오/차명진/김진표-무한RT(리트위트) 고고씽~!!”이라는 글로 네티즌들을 끌어들였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 등장한 변호사의 실제 모델인 박훈 변호사는 “단 한 사람만 낙선되기를 원한다면? 나라 팔아먹은 FTA 행동대장 김종훈!”이라는 주장을 쏟아내기도 했다. SNS 활용은 후보자들의 필수적인 선거운동 방식이다. 비용이 들지 않을뿐더러 범위나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선거 운동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트위터상에서 드러나는 정치적 견해가 한쪽으로 편향되게 보일 수 있지만 트위터 공간은 모든 후보자와 네티즌에게 똑같이 열려 있는 만큼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낙선을 목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비방하는 글을 올릴 경우가 문제다. 또 내용의 진위를 떠나 파급력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보수 쪽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김용민 후보를 겨냥해 “포르노배우 수준도 안 되는 정치 양아치”, 유시민 공동대표에게 “친노종북이 권력에 눈이 뒤집혀 궁금했는데 마치 화산폭발 앞두고 뱀떼가 설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진보 쪽인 한웅 촛불인권연대 변호사는 “의사가 수술을 위해 메스를 대는 것이 ‘참여정부의 공무원 직무감찰’이고, 조폭이 이권을 위해 칼부림하는 것이 ‘MB정권의 불법 민간인 사찰’이다. MB정권의 물타기는 마치 조폭이 의사에게 ‘너도 칼 썼잖아’ 하고 따지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관위 측은 “허위사실공표죄, 후보자비방죄 등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정도로 처벌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선거법상 문제가 되는 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4)경기 고양 일산서·덕양갑

    [총선 격전지를 가다] (4)경기 고양 일산서·덕양갑

    경기 고양시는 ‘바람의 승부처’다. 최근 선거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4개 선거구(덕양갑, 덕양을, 일산동구, 일산서구)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반면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고양시장 및 광역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전승 신화’를 썼다. 역동성이 큰 선거 결과는 지역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주민 중 상당수는 서울로 출퇴근한다. 그만큼 지역 이슈보다 정치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높은 교육열 탓에 학부모회 등 여성 유권자들의 힘도 막강한 편이다. 외지인 못지않게 원주민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듯 고양은 우리나라 정치 지형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산서, 목발투혼 vs 노상생활 여성 후보끼리 4년 만에 ‘리턴 매치’가 이뤄지는 일산서구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는 ‘목발 투혼’, 민주통합당 김현미 후보는 ‘노상 생활’ 중이다. 김영선 후보는 3주 전 발을 헛디뎌 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수술을 받고 깁스까지 했지만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대신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대화형 선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후보는 자칭 ‘거리의 천사’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시계를 ‘수천만원대 명품’이라고 주장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2010년 8월 복권된 이후 매일 거리를 누볐다고 한다. 그는 “스포츠동호회장을 맡아도 되겠다고 할 정도”라면서 “노동자, 주민들과 함께하는 게 진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김영선 후보는 “고양은 노상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평가가 좋은 거 같은 ‘착시현상’을 느낄 수 있다.”면서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후보는 “4선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비중이나 메시지가 없다.”면서 “김영선 후보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재벌경제에 앞장섰다면 저는 재벌개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반응은 엇갈린다. 강주성(45)씨는 “김영선 후보가 낫다. 김현미 후보는 공약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숙(50·여)씨는 “정권에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김현미 후보가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심, 투쟁적” vs “손, 시의원 수준” 덕양갑에서도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의 리턴 매치가 벌어지고 있다. 앞서 18대 총선에서는 손 후보가 43.5%의 득표율로 37.7%에 그친 심 후보를 눌렀다. 손 후보는 이른바 ‘일꾼론’을 통해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손 후보는 “18대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공약 이행률이 80%를 넘는다. 선거 전략 역시 공약 이행이다.”라면서 “난 말 많은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심 후보에 대해서는 “정치는 국민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인데 지나치게 투쟁적이고 중앙 정치만 신경쓸 뿐 지역을 돌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심 후보 역시 유권자 특성 등을 감안한 각기 다른 8종의 명함을 들고 표밭을 일구고 있다. 심 후보는 “정치가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는 주민들의 바람을 많이 느낀다.”면서 “민심이 변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후보에 대해 “지역구 일을 열심히 했다. 그러나 시의원 수준이다. 국회의원으로서는 기억에 남는 게 없다.”면서 “국회의원으로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 박종일(51)씨는 “손 후보는 공약을 잘 이행해 신뢰감을 주고 있다.”고, 김상진(37)씨는 “TV 토론회에 나온 심 후보를 보면 주민 의사도 잘 대변할 것 같다.”고 각각 평가했다. 송수연·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한명숙 서울·수도권서 첫 유세격돌] “MB·박근혜 아바타 저격” 은평을 등 5곳 집중공략

    [박근혜·한명숙 서울·수도권서 첫 유세격돌] “MB·박근혜 아바타 저격” 은평을 등 5곳 집중공략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9일 0시쯤 동대문 시장을 찾아 “이제 심판의 새벽이 열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른 아침 영등포 신길역 출구에서 신경민 후보와 함께 출근길 시민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이언주(경기 광명을) 후보의 지역구와 공략 지역구 4곳을 차례로 방문해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겨냥한 날 선 선거 유세를 이어갔다. 한 대표는 가는 곳마다 “우리가 한 번 속지 두 번 속겠나. 아무리 옷을 파랑에서 빨강으로 바꿔 입어도, 간판을 바꿔도 내용은 똑같다. 바꾸는 선거, 심판하는 선거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을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대권 주자임을 내세워 “정동영이면 할 수 있다. 바꿔야 강남도 살고 바꿔야 삶이 변한다. 서민 경제가 강남에서 함께 피는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주로 강남구청 주변에 좌판을 펴고 장사를 하는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쑥과 파 등을 구입하며 ‘서민 정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이어 동대문 장안사거리, 종로 통인시장, 은평구 불광시장을 방문하며 소상공인을 집중 공략했다. 한 대표는 종로에서 새누리당에 “4·11 총선까지 반값등록금 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야권 단일 후보인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이 출마한 은평을에서는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와 함께 지원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한 대표는 “새누리당이 말하는 맞춤형 복지는 가짜다. 야권 연대가 힘을 합쳐 진짜 복지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대표단과 통합진보당 대표단의 공동 유세 출정식도 오후 광화문에서 열렸다. 한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양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이들은 “야권 연대야말로 새누리당을 무너뜨릴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정권 심판을 다짐했다. 서로에게 각각 자기 당의 색깔인 노란색, 보라색 스카프를 매어 주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이재오(은평을), 김종훈(강남을), 홍준표(동대문을), 홍사덕(종로), 권영세(영등포을) 후보를 ‘MB(이명박 대통령) 아바타·박근혜 최측근 5인’으로 선정하고 이들 지역구를 공략하는 데 전력을 쏟았다. 민주당의 핵심 선거 프레임인 ‘MB·새누리당 심판론’을 첫날부터 앞세워 ‘MB 대 반(反)MB’ 구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한편 민주당은 공지영 작가, 조국 교수, 가수 이은미, 이창동 감독, 배우 김여진, 의사 정혜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시사만화가 박재동, 배우 권해효, 정지영 감독, 김용택 시인,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12명의 멘토단을 확정했다. 멘토단은 단일 후보를 홍보하고 ‘MB정권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현정·이범수기자 hjlee@seoul.co.kr
  • “이달곤 수석 거짓말 공천 끝난 뒤가 아닌 발표 전날 문자 보내”

    ‘그간 맘(마음) 고생 많았어요. 이애주, 한영실, 홍사중(홍사종)께 인사를. 사랑하시는 아기와 많은 대화를!!! ㅇㄷㄱ(이달곤)’(3월 8일 오후 6시 55분) ‘저는 김유정입니다. 문자 잘못 보내셨네요. 그리고 행안부 장관 이래로 첫 소식 주는 거니까 축하드립니다. 수석님’(3월 8일 오후 7시 8분) ‘네 오랜만입니다. 실수 죄송합니다. 부디 성취하시길. 이달곤 올림’(3월 8일 오후 8시 48분) ‘혹 선거 중에 제가 할 일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ㅇㄷㄱ 올림’(3월 8일 오후 8시 55분) 김유정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6일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일체를 공개하며 이 수석의 새누리당 공천 개입 의혹을 전날에 이어 추가 제기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수석이 “공천이 끝난 뒤 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문자는 3월 8일 오후에 받았고, 3월 9일 오후 4시에 발표될 공천 결과를 이 수석은 어떻게 미리 알고 여러 사람한테 보낸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수석이 “(문자를) 누구에게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문자를 보내기 전에 전화 통화까지 시도한 이 수석이 누구에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상돈 비대위원도 이날 이 수석의 공천 개입 논란에 대해 “비대위원들도 공천이 거의 확정됐을 때 결과를 안다. 저로서도 상당히 당혹스럽다.”면서 “청와대의 해명이 필요하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훈·이현정기자 shjang@seoul.co.kr
  • 이달곤 수석 ‘공천관련 문자’ 野의원에 잘못 보내…

    이달곤 수석 ‘공천관련 문자’ 野의원에 잘못 보내…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이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에게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한 문자 메시지를 잘못 보내 ‘청와대 공천 개입설’에 휘말리며 구설수에 올랐다. 김 대변인은 15일 이 정무수석이 지난 8일 저녁 자신에게 잘못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의 내용은 ‘그간 맘 고생 많았어요. 이애주, 한영실, 홍사중(홍사종의 오기인듯)께 인사를… 사랑하시는 아기와 많은 대화를’이다. 김 대변인은 “새누리당 공천위원들의 이름이 열거된 것으로 봐서 공천을 축하하는 메시지”라면서 “청와대가 얼마나 깊숙이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되어 있는지 보여 주는 것으로 선거개입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이달곤 정무수석이었다는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이 수석이 지난 9일 공천을 받은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려다 실수로 김유정 대변인에게 잘못 보낸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 수석은 이에 대해 “김희정 전 대변인에게 보낸 것은 아니며 누구에게 문자를 보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다만 문자를 보내기 전에 이미 공천이 결정된 분”이라면서 “흔들리는 차 안에서 문자를 보내 김유정 대변인에게 잘못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성수·이현정기자 sskim@seoul.co.kr
  • 靑 정무수석, 김유정에게 “사랑하는 아기와…”

    靑 정무수석, 김유정에게 “사랑하는 아기와…”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이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에게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한 문자를 잘못보내 ‘청와대공천 개입설’에 휘말리며 구설수에 올랐다. 김 대변인은 15일 이달곤 정무수석이 지난 8일 저녁에 자신에게 잘못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 메시지 내용은 ‘그간 맘 고생많았어요. 이애주, 한영실, 홍사중(홍사종의 오기인듯)께 인사를…사랑하시는 아기와 많은 대화를’이다. 김 대변인은 “새누리당 공심위원들의 이름이 열거된 것으로 봐서 공천을 축하하는 메시지”라면서 “청와대가 얼마나 깊숙이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되어 있는 지 보여주는 것으로, 선거개입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이달곤 정무수석이었다는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관련, 이 수석이 지난 9일 공천을 받은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축하메시지를 보내려다 실수로 김유정 대변인에게 문자를 잘못 보낸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이 수석은 이에 대해 “김희정 전 대변인에게 보낸 것은 아니며, 누구에게 문자를 보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다만, 문자를 보내기 전에 이미 공천이 결정된 분”이라면서 “흔들리는 차안에서 문자를 보내 김유정 대변인에게 잘못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수석은 이어 “그날(8일) 바로 전화가 와서 김 대변인에게 ‘미안하다. 문자를 잘못 보냈다.’고 얘기했었다.”면서 “일주일이나 지나 뒤늦게 이런 것을 놓고 (청와대의) 공천개입이라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성수·이현정 기자 sskim@seoul.co.kr
  • 민주, 노원갑 ‘나꼼수’ 김용민 공천에 찬반 논란

    민주, 노원갑 ‘나꼼수’ 김용민 공천에 찬반 논란

    민주통합당이 14일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인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를 서울 노원갑에 전략공천한 데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노원갑은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이 재기를 노리며 다져 온 지역구로, 이달 초 김씨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언급될 때부터 ‘지역구 세습’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날 김씨의 공천을 최종 결정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도부 간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나꼼수에서 이야기하면 공당이 다 들어 줘야 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적지 않았지만 ‘젊은 층이 공감하는 나꼼수 멤버를 공천하는 게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정 전 의원이 직접 김씨를 추천했다는 점과 주춤한 민주당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려면 나꼼수 지지층을 흡수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당 고위 관계자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10대부터 50대까지 나꼼수를 안 듣는 사람이 없다. 정치에 무관심한 2030세대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폭발력이 굉장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노원갑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서울신문이 직접 이 지역 주민들을 만나 본 결과 50대 이상은 김씨를 아는 사람이 적었고, 나꼼수를 한 번씩은 들어봤다는 20~40대도 나꼼수 멤버를 일일이 기억하진 못했다. 월계2동에 거주하는 박치현(20)씨는 “김씨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외부에서 전략공천해 당선되는 것보다 월계동에 대해 좀 더 아는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카센터를 운영하는 임종길(46)씨는 “나꼼수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는데 김씨를 여기에 공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지역에서 몇 년간 노력해 온 예비후보들을 사장시키고 전략 공천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예비후보들은 김씨의 전략공천 소식이 전해지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한 예비후보는 “정 전 의원이 사면복권되면 김씨를 사퇴시키고 보궐선거에서 복귀하겠다는 꼼수로 보인다.”며 “민주사회에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8일 민주당 중앙당사에 몰려가 “노원갑이 정봉주의 사유지냐.”며 항의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씨 스스로 정치인의 자질을 보여야 나꼼수의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공천을 받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폭로뿐만 아니라 대안도 제시해야 하는데 나꼼수는 그동안 폭로만 해 왔다.”며 “구체적인 정책 제시로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전문가는 “자신이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 논란은 꼬리를 물 것”이라면서도 “정 전 의원을 직접 공천해도 지역구 세습이다. ‘세습공천’ 논란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난 지금의 정치가 김용민보다 몇 배는 더 웃기다. 그의 출마를 지지한다.”며 “그가 자신의 것을 잃더라도 우리의 것을 얻게 해 주리라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김씨는 유권해석을 거쳐 나꼼수에 계속 참여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는 “문제가 안 된다면 나꼼수를 그만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현정·이범수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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