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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석학들이 바라 본 4·19혁명은?...강북구, 국제학술회의 개최

    해외석학들이 바라 본 4·19혁명은?...강북구, 국제학술회의 개최

    해외 석학들이 ‘4·19혁명’을 한국 사회운동의 모범이자 역사의 전환점이 된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했다. 4·19혁명은 1960년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항의해 전국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일으킨 반독재 저항운동이다. 서울 강북구가 주최하는 ‘4·19혁명 국제학술회의’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회의에는 마리오란주 리베라산 파리7대학 교수와 미국 한반도문제센터 연구원인 프레드릭 케리어 시라큐스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날 리베라산 교수는 ‘과거혁명의 유산, 실패와 성공 사이 한국과 프랑스’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4·19 혁명은 프랑스의 68혁명처럼 정치 차원을 넘어선 사회 문화적 혁명”이라면서 “역사의 전환점이 됐고 젊은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학생, 노동자, 시민에 이르기까지 전반으로 퍼져나갔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68혁명은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학생과 근로자들이 일으킨 사회변혁운동으로 5월혁명이라고도 한다. 그는 4·19 혁명이 한국의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베라산 교수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87년 6월 항쟁은 모두 4·19혁명을 뿌리로 갖고 있다. 오늘날까지 혁명의 정신이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항쟁 모두가 민주주의와 정의를 목표로 추구했고, 잠재적으로 할아버지, 부모, 현재세대들이 공통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집단 기억은 한국사회의 통합요인이자 강력한 힘”이라고 평가했다.프레드릭 교수는 ‘한국 민주화의 문화적 근간’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조선왕조와 4·19혁명을 흥미롭게 비교했다. 그는 “4·19혁명이 남긴 가장 두드러진 유산은 시민사회가 행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쟁취해 낸 것”이라면서 “학생들은 이승만 정권의 부패와 압제에 항거해 조선왕조에서의 검열기관인 사간원의 기능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행사를 주관한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오늘 열린 국제학술회의가 4·19혁명이 영국명예혁명, 프랑스대혁명, 미국독립혁명과 함께 세계 4대 시민혁명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주말아빠 싫다”… 美공화 1인자 라이언 은퇴

    트럼프로 인한 좌절감 분석도 일각에선 대통령 출마설 제기 공화당 중간선거 위기감 커져 미국 공화당 폴 라이언(48) 하원의장이 정계 은퇴 선언을 하면서 워싱턴 정가가 술렁였다. 라이언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들에게 ‘주말 아버지’로만 기억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가족의 영향이 컸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라이언 의장의 은퇴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공화당 내 온건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경파 사이의 틈새가 벌어지면서 지도부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또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다수당 유지에 실패한다면 ‘책임론’에 시달릴 것을 우려한 라이언 의장은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 매체인 악시오스는 “라이언 의장의 은퇴 결정 이유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좌절감”이라고 분석했다. 또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메시지를 던지는 과정에서 공화당 지도부 등과의 논의를 배제하는 경향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분열이 아니라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포괄적이며 열망에 찬 정치를 강하게 지지한다”면서 “정체성 정치가 활개 치고 이런 극단화 때문에 이 나라에서 정치적 선의를 가지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정체성만을 강조하는 현재 미국 정치판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공화당은 비상이 걸렸다. 이미 현직 의원 중 43명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0명은 완전한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13명은 다른 공직 도전을 밝혔다. 여기에 1998년 이후 10선 하원의원을 지내면서 공화당 최고인사가 된 라이언 의장까지 가세하면서 중간선거의 위기감은 더욱 커진다. 라이언 의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대통령 출마설도 제기된다. 은퇴로 중간선거 패배 책임에서 비켜 난 뒤 공화당 재건을 명분으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언 의장은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출마한 적이 있다. 라이언 의장은 1998년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2015년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강경 보수파와의 갈등으로 돌연 정계를 은퇴한 이후 의장직을 맡았다. 2012년 대선에는 밋 롬니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등 40대 기수론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특히 2016년 대선 과정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히스패닉계·여성·성 소수자 등에 대한 숱한 막말 파문을 낳고, 유부녀를 희롱하는 내용의 ‘음담패설 녹음파일’까지 폭로되자 지원 유세를 중단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는 ‘오바마케어’ 폐지, 감세법안 처리 등 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에 협력하며 예상보다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퍼블릭 뷰] 맹모삼천의 지혜처럼… 강의실 밖 공직교육이 인재 키운다

    [퍼블릭 뷰] 맹모삼천의 지혜처럼… 강의실 밖 공직교육이 인재 키운다

    중국 산둥성은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대표적 명소로 공맹(孔孟)의 묘가 있다. 그 근처에 ‘맹모삼천’으로 잘 알려진 맹모묘도 있다. 공맹묘보다 맹모묘를 찾는 관광객이 더 많다. ‘한강의 기적’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높은 교육열의 원조 격인 맹모에 대한 존중의 의미일까.# 갈림길 선 공직사회… 뿌리까지 바뀌어야 산다 한국의 관료제를 보자. 사명감으로 무장한 관료, 효율화된 행정 시스템은 전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2018년에도 한국의 행정은 여전히 세계 최고인가? 작년 초 촛불정국이 암시하듯 국민이 원하는 국가와 정부 모습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뿌리까지 바뀌지 않으면 서서히 죽는다”는 경영학 격언처럼공직사회는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시대가 원하는 공직 인재상을 읽어 내고, 그에 적합한 국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국가인재개발원의 사명이다. 이삿짐을 꾸리는 수고보다는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했던 맹모의 희망이 위대한 사상을 잉태했듯이 다시 한번 공무원 교육이 나아갈 길을 묻는다. 초연결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는 통합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쏘아올린 작은 공이 우리 일상에 거대한 구덩이를 만든다. 행정 환경 변화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이해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만이 창의적 정책으로 결실을 맺는다. 각기 다른 생각이 존중받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은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만 비로소 봉합된다. 정책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여러 변수, 여러 집단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고도의 분석능력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 창의는 이불 밖에… 혁신의 현장서 변화 느껴야 공무원 교육도 창의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계절 변화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밖에 나가 바람을 쐬어 보는 것이다. 공무원 강의에서 연상되는 대규모 주입식 교육은 이제 교육 현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기술혁신 현장에 찾아가 변화의 온도차를 느껴 보고, 팀 단위 토론 학습을 통해 정답을 그려 나가는 것이 새로운 교육의 핵심이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시민의 손으로 만든 위대한 정치적 작품이다. 1987년이 시민 참여 원년이었다면, 2017년은 시민 주도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공공정책 영역은 더이상 공무원만의 아성이 아니다. 국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민 역량을 정책으로 활용하는 사회적 감수성이 필요하다. 사회적 감수성을 실천하기 위해 공무원 교육에서도 실험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부각되는 ‘사회혁신’은 시민을 정책 대상에서 정책 주체로 전환하는 사회문제 해결 방법론이다. 교육과정에서부터 시민과 함께 정책을 기획하는 연습을 거치면서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몸소 느끼는 새로운 시대 공직자로 거듭나게 하는 자양분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 앞날에 미지의 땅은 없었다. 선진국이 시행착오를 거쳐 개척한 국가 발전 시나리오를 그대로 받아들여 추격했고, 결과적으로 압축성장, 세계 경제 10위권 진입, 그리고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이란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제부터는 전례가 없는 사회 변화를 스스로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하는 장고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공직자들은 전인미답의 목표를 향해 배우고 나아갈 준비가 됐는가. # 맹자의 의지처럼 공무원 스스로 도전해야 제아무리 좋은 교육환경에 있었다 한들 어린 맹자가 글 공부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맹모의 애끓는 정은 그저 아낙네의 치맛바람에 불과했을 것이다. 공직사회가 새로운 감성으로 가슴이 설레고 파란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맹자의 의지, 맹모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문 대통령, “항구적 평화 ·인권 향한 4 ·3 열망 잠들지 않을 것”

    문 대통령, “항구적 평화 ·인권 향한 4 ·3 열망 잠들지 않을 것”

    대통령으로는 현직 두 번째로 제주4 ·3 추념식 참석“국가권력 폭력·희생, 반드시 진상규명 ·명예회복” 약속문재인 대통령은 3일 “저는 오늘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며 “더는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일 추념사에서 이같이 말한 뒤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4·3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참석 이후 1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제주도민께 사과했다”며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유족과 생존·희생자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고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난다”며 “이제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한다”며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보수든 진보든 어떤 깃발이든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그러면서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그것이 오늘 제주의 오름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이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70년 전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고,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거지·대문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당했다”며 “4·3은 제주의 모든 곳에 서려 있는 고통이었지만 제주는 살아남기 위해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섬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60년 4월 27일 관덕정 광장에서 ‘잊어라, 가만히 있어라’ 강요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제주의 청년 학생들이 일어섰고, 수많은 4·3 단체들이 기억의 바깥에 있던 4·3을 끊임없이 불러냈다”며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 이산하 시인의 장편서사시 ‘한라산’, 3년간 50편의 ‘4·3연작’을 완성했던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 4.3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조성봉 감독의 ‘레드헌트’,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임흥순 감독의 ‘비념’과 김동만 감독의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 고(故) 김경률 감독의 ‘끝나지 않는 세월’, 가수 안치환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등을 일일이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때로는 체포와 투옥으로 이어졌던 예술인들의 노력은 4·3이 단지 과거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알려줬다”며 “드디어 우리는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금 제주는 그 모든 아픔을 딛고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부활하고 있다”며 “우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리는 오늘 4·3 영령들 앞에서 평화와 상생은 이념이 아닌 오직 진실 위에서만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좌우의 극렬한 대립이 참혹한 역사의 비극을 낳았지만 4·3 희생자와 제주도민은 이념이 만든 불신과 증오를 뛰어 넘어섰다”며 “고 오창기님은 4·3 당시 군경에게 총상을 입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해병대 3기로 자원입대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고, 아내·부모·장모·처제를 모두 잃었던 고 김태생님은 애국의 혈서를 쓰고 군대에 지원했다. 4·3에서 ‘빨갱이’로 몰렸던 청년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조국을 지켰다. 이념은 단지 학살을 정당화하는 명분에 불과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 하귀리에는 호국영령비와 4·3희생자 위령비를 한자리에 모아 위령단을 만들었다. ‘모두 희생자이기에 모두 용서한다는 뜻’으로 비를 세웠다”며 “제주도민이 시작한 화해의 손길은 이제 전 국민의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3의 진상규명은 지역을 넘어 불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되찾는 일”이라며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는 깊은 상흔 속에서도 지난 70년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외쳐왔고, 이제 그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고 인류 전체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질 것”이라며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을 향한 4·3의 열망은 결코 잠들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대통령인 제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4·3 70주년 추념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4·3 70주년 추념사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입니다.    여러분이 4.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습니다.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습니다.    1948년 11월 17일 제주도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중산간 마을을 중심으로 ‘초토화 작전’이 전개되었습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없으면  ‘도피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중산간 마을의 95% 이상이 불타 없어졌고,  마을 주민 전체가 학살당한 곳도 있습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1, 3만 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념이 그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학살터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한꺼번에 가족을 잃고도  ‘폭도의 가족’이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숨죽이며 살아야 했습니다.    고통은 연좌제로 대물림되기도 했습니다.  군인이 되고, 공무원이 되어 나라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자식들의 열망을  제주의 부모들은 스스로 꺾어야만 했습니다.    4.3은 제주의 모든 곳에 서려있는 고통이었지만,  제주는 살아남기 위해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말 못할 세월동안  제주도민들의 마음속에서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4.3을 역사의 자리에 바로 세우기 위한 눈물어린 노력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1960년 4월 27일 관덕정 광장에서,  “잊어라, 가만히 있어라” 강요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제주의 청년학생들이 일어섰습니다.  제주의 중고등학생 1천500명이  3.15 부정선거 규탄과 함께 4.3의 진실을 외쳤습니다.    그해, 4월의 봄은 얼마 못가  5.16 군부세력에 의해 꺾였지만,  진실을 알리려는 용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4.3 단체들이  기억의 바깥에 있던 4.3을 끊임없이 불러냈습니다.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등  많은 단체들이 4.3을 보듬었습니다.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  이산하 시인의 장편서사시 ‘한라산’.  3년간 50편의 ‘4.3연작’을 완성했던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  4.3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조성봉 감독의 ‘레드헌트’.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임흥순 감독의 ‘비념’과 김동만 감독의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  故 김경률 감독의 ‘끝나지 않는 세월’.  가수 안치환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때로는 체포와 투옥으로 이어졌던 예술인들의 노력은  4.3이 단지 과거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알려 주었습니다.    드디어 우리는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민과 함께 오래도록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알려준 분들이 있었기에 4.3은 깨어났습니다.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께 사과했습니다.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습니다.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습니다.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입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지금 제주는 그 모든 아픔을 딛고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4.3 영령들 앞에서  평화와 상생은 이념이 아닌,  오직 진실 위에서만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좌와 우의 극렬한 대립이  참혹한 역사의 비극을 낳았지만  4.3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은  이념이 만든 불신과 증오를 뛰어 넘어섰습니다.    고 오창기님은 4.3 당시 군경에게 총상을 입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해병대 3기’로 자원입대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습니다.  아내와 부모, 장모와 처제를 모두 잃었던 고 김태생님은  애국의 혈서를 쓰고 군대에 지원했습니다.    4.3에서 ‘빨갱이’로 몰렸던 청년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조국을 지켰습니다.    이념은 단지 학살을 정당화하는 명분에 불과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화해와 용서로  이념이 만든 비극을 이겨냈습니다.    제주 하귀리에는  호국영령비와 4.3희생자 위령비를 한자리에 모아  위령단을 만들었습니다.  “모두 희생자이기에 모두 용서한다는 뜻”으로 비를 세웠습니다.  2013년에는 가장 갈등이 컸던 4.3유족회와 제주경우회가  조건 없는 화해를 선언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이 시작한 화해의 손길은  이제 전 국민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납니다.    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만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도 4.3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합니다.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보수든 진보든,  어떤 깃발이든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이것이 오늘 제주의 오름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4.3의 진상규명은 지역을 넘어  불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되찾는 일입니다.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제주는 깊은 상흔 속에서도  지난 70년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외쳐왔습니다.  이제 그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고,  인류 전체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질 것입니다.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을 향한 4.3의 열망은  결코 잠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대통령인 제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추념식이  4.3영령들과 희생자들에게 위안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겐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되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4월 3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 ‘성추행 의혹‘ 정봉주, 눈물의 서울시장 출사표···“감옥 아닌 지옥도 간다” 무소속 가능성도

    ‘성추행 의혹‘ 정봉주, 눈물의 서울시장 출사표···“감옥 아닌 지옥도 간다” 무소속 가능성도

    성추행 의혹으로 6월 지방선거 전 더불어민주당 복당이 사실상 어려워진 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 파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단지 관리만 하고 현상유지만 하는 시정, 이제는 안 된다”면서 “서울특별시는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대해 “박원순 시장 2기, 그 4년은 뭔가 부족하고 허전하다는 느낌”이라며 “‘잿빛 서울, 서울 탈출’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자리 청년 부시장 신설 ▲청년 일자리 창출 연간 목표 제시·달성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소재 대학교가 강북 출신 학생을 더 많이 뽑도록 협의 ▲4대 간선도로 지중화 등 ‘젊은 서울’ 공약을 제시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난 7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고 했으나, 기자회견 직전에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이 성추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그는 애초 민주당에 복당해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은 복당을 보류키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민주당 당원자격심사위는 정 전 의원에 대한 복당 보류 방침을 19일 최고위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이 이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도 민주당에 대한 압박 차원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그는 출마선언문 낭독 중 “민주당을 위해 헌신한 정봉주를 기억해달라”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 자신을 “안철수와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후보”라고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후보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경쟁력을 강조했다.그는 출마선언문 낭독에 앞서 “2007 대선 때 이명박(MB) 전 대통령 BBK 폭로로 1년간 감옥에 갔고 10년간 피선거권을 잃었다”면서 “MB는 주가 조작 주범이고 도곡동 땅과 다스 실소유주로 처벌받을 것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MB는 곧 구속될 운명이며 저는 그러면 사면복권이 아닌 무죄가 되는 것”이라면서 “제가 당원자격이 정지된 것은 BBK 때문이므로 MB의 구속 시점인 지금 저의 당원자격은 복원돼야 한다. 저는 복당 심사대상이 아니며 당원자격은 자연히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복당 보류 기류와 관련, “민주당으로부터 내침을 당할 위기”라면서도 “하지만 저는 온갖 음해와 모함을 뚫고 제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선언 직후 ‘민주당 복당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전진한다. 회군할 일 없다”면서 “정봉주는 대의와 명분이 있다면 감옥이 아니라 지옥이라도 쫓아간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19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을 방문해 고(故) 문익환 목사,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의 묘를 참배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주는 교훈/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In&Out]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주는 교훈/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만들어 낸 초대형 쓰나미 때문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후쿠시마 사고는 우리 국민의 원전 안전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꿨다. 에너지 정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고의 교훈을 되새기는 것은 원전뿐만 아니라 후진국형 사고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도 필요한 과정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한 진동과 정전은 이겨냈지만 높이 15m의 쓰나미를 견디지 못해 원자로 냉각 기능을 잃었다. 그 결과 원자로 내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수소가스 폭발로 원자로 건물이 파손돼 방사성물질이 대량 누출됐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침수, 건물 붕괴, 화재 등으로 2만명에 가까운 사망, 실종자가 발생했지만 정작 원전 방사선이 직접 원인인 사망자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경제적 파장은 원전사고가 훨씬 더 크고 오래 지속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후쿠시마 사고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해 교훈을 도출하고 이를 원전 운영과 설비 개선, 새로운 원전 개발 등에 적용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과 교훈은 복합적이지만 안전신화에 매몰돼 과학기술 지식에 기반한 실체적 안전성 확보에 소홀했던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역사적으로 15m 이상의 쓰나미가 발생했던 지역에 상당수 원전이 있었음에도 설계기준은 모두 10m 이하였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은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사고 시 방사능 누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비개선을 적극 추진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고 회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한편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확대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강화했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비상대응요원이 상주하며 사고에 대응하도록 원전 본부별로 건설되는 비상대응거점시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런 후쿠시마 사고 후속조치들은 국내 원전의 실체적 안전성을 크게 강화할 것이다. 원전 안전에는 사업자와 규제기관, 연구자의 노력이 모두 중요하다. 특히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후쿠시마 사고 후속조치들이 안전성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확인ㆍ보완해 나가야 한다. 새로 설치된 안전설비들을 비상운전절차에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원전 운영인력과 사고대응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해 통합 관점에서 안전성 향상을 꾀해야 한다. 원안위를 비롯한 정부의 규제감독과 지원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안전 규제에서는 독립성, 공개성, 투명성, 전문성, 명확성, 공정성, 신뢰성, 실효성, 효율성 등 국제적으로 확립된 핵심 가치들이 더 잘 구현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연구기관과 학계의 안전 연구는 원전의 실체적 안전성에 직접 기여하는 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연재해 대응 능력 확인과 향상, 원전 집중지에 대한 사고 관리, 방사성물질 대량 방출사고 시나리오 연구 등이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다. 원전 안전은 과학기술에 기반한 우수한 시설과 실력 있고 책임감 있는 종사자, 안전을 우선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정부 정책, 정부 정책과 전문가를 신뢰하는 국민이 삼위일체를 이룰 때 달성된다. 종사자들의 노력이 우선이지만, 이들이 전문가적 양식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원전 안전을 위해 투입되는 소중한 국가적 자원이 실체적 안전성 향상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되려면 과학적 근거가 존중되는 국가 문화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원전 안전을 비롯한 모든 안전 문제에서는 무엇보다 실체적 안전이 중요하다. 이것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이다.
  • 민국파는 누구?…문재인 지지 놓고 갈라선 정봉주 팬클럽 카페지기

    민국파는 누구?…문재인 지지 놓고 갈라선 정봉주 팬클럽 카페지기

    정봉주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자 정봉주 팬클럽 카페지기였던 ‘민국파’씨가 “2011년 12월 23일 정봉주 전 의원이 렉싱턴 호텔에 간 건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민국파’씨는 12일 프레시안을 통해 “2011년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잠자는 시간 빼고 정봉주 전 의원과 계속 같이 있었다”면서 “12월 23일 정봉주 전 의원의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에서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로 민변 관계자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오후 1~2시쯤 여의도 렉싱턴호텔을 들렀다”고 말했다. 그는 정봉주 전 의원이 렉싱턴 호텔에 30~40분쯤 머물렀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정봉주 전 의원은 “당일 오후 1시 넘어 어머니 병실에 갔고, 오후 2시 30분에 홍대 쪽에서 명진 스님을 만났다”면서 “시간상 맞지 않는다”고 재반박했다. 진실 공방이 뜨거워지자 ‘당일 렉싱턴 호텔에 갔다’고 주장한 ‘민국파’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민국파’씨는 회원 수 20만명에 달하는 정봉주 팬클럽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의 카페지기였다. 그는 정봉주 전 의원이 구속 수감 중이던 2012년 7월까지도 정봉주 전 의원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2년 7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봉주 전 의원의 광복절 특사 명단 포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국파’씨와 정봉주 전 의원은 2012년 8월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갈라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권스가 2012년 8월 19일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하자 다음날 정봉주 전 의원은 자필 편지를 통해 미권스의 결정을 반박한 것이다. 정봉주 전 의원이 ‘민국파’씨에게 카페지기를 그만둘 것을 요구했지만 ‘민국파’씨는 경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사임하지 않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민국파’씨는 정봉주 전 의원과 갈등 끝에 같은 해 9월 4일 카페지기에서 물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년 전, 그날의 마지막 퍼즐 혹은 실체

    1년 전, 그날의 마지막 퍼즐 혹은 실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지 꼭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당시 국정농단의 실체를 되돌아보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2016년 촛불 집회가 시작된 후 위기에 봉착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진단하고 통찰하는 책들을 내놓은 출판계가 대통령 파면 결정 1년을 맞아 내부고발자와 저널리스트의 목소리를 통해 국정농단 현상을 짚고 나섰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내부고발자였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출간한 ‘노승일의 정조준’(매직하우스)이다.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최순실 측근으로 보고 듣고 경험한 상황들을 세밀하게 복원한 ‘2년간의 일기’ 같은 책이다.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증권사에서 10년 넘게 재직해 온 저자는 2014년 최씨를 처음 만난 순간을 ‘인생을 바꾼 잔인한 만남’으로 회상한다. 시종일관 일방적 지시를 내리는 최씨의 고압적인 태도와 그 순간 노씨가 느낀 자괴감이 곳곳에 묻어난다. 노씨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내부고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을 2015년 8월로 꼽는다. 최씨의 집사처럼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회의감과 비인간적인 대우에서 촉발된 결심은 최씨의 국정농단 증거를 수집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최순실과 정유라의 관계, 그가 지시한 각종 대통령 관련 행사에 대한 기억을 원형대로 복원함으로써 국정농단이라는 실체를 환기시킨다.‘이렇게 시작되었다’(개마고원)는 TV조선 ‘퍼스트 펭귄팀’을 이끈 이진동 기자의 취재기다. 저자는 최순실, 윤전추 전 행정관, 이영선 전 경호관이 등장하는 그 유명한 의상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2014년 말 입수하고도 2년이 지난 2016년 10월 보도하게 된 경위를 해명한다. 아울러 권력형 비리의 실체에 다가서는 저간의 사정을 두루 전한다. 저자는 책 말미에 아직까지 풀지 못한 국정농단의 퍼즐로 정윤회의 국정 개입 여부, 미르·K스포츠재단을 만든 진짜 이유, 세월호 7시간의 행적, 박 전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의 관계 등을 꼽으며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뒀다. 진보적 태도를 견지해 온 학자들이 바라본 탄핵과 촛불혁명의 의미, 문재인 정부에 대한 조언을 담은 책들도 등장했다.역사학자인 이광수 부산외대 교수가 쓴 ‘정치인에게 안 속고 정치판 꿰뚫는 기술’(레디앙)은 한국 정치에 대한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스스로를 ‘비주류 잡놈’이라고 칭한 저자가 일찌감치 대통령 파면 등을 예언했던 근거들이 흥미롭다.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펴낸 ‘손호철의 사색’ 시리즈 중 12권째 책으로 ‘유신 공주와 촛불’(이매진)을 내놓았다. 박근혜가 가져온 ‘신(新)유신 시대’를 복기한다. ‘문제는 정치’라고 지적하는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을 강조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은 문학적 에너지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은 문학적 에너지

    지난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최근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적대적 무한대치 상황을 견고하게 유지해 오던 남북 관계가 여러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해방 이후 물리적, 이념적으로 남북을 강하게 규율하고 억압했던 분단체제는 그동안 갈등과 상쟁으로 우리 현대사를 숨 가쁘게 몰아왔던 터였다. 그러다가 우리는 6·15와 10·4공동선언을 통해 커다란 이행기를 맞이한 바 있고, 다시 이러저러한 맥락에 따라 관계가 경색됐다가 최근 새로운 해빙(解氷)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분단체제를 허물어뜨리고 민족 통합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은 매우 지속적으로 우리 현대사를 채워 왔다. 휴전 후 내내 분출됐던 평화통일의 열망이나 민족 동질성 회복 요구, 점증된 통일운동의 가속화와 그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간헐적인 정치적, 문화적 교류 등은 저마다 굵은 줄기를 형성하면서 분단체제를 허물어 가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흔적들이 쌓여 이산가족 방문단 상호교류, 남북 단일팀 구성, 문화예술 상호교류 등을 통해 이른바 탈(脫)분단의 분위기를 그 정점에 올려놓은 바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70년이 넘는 시간을 두루 관통해 왔던 뚜렷한 적의(敵意), 그리고 일상생활과 잠재의식까지 점령해 버린 레드 콤플렉스 같은 것들을 말끔히 씻어 내고 단시간에 새로운 상생적 제도와 관행을 구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의 의식이 일정한 시간의 흐름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에 비추더라도 이러한 과정은 적지 않은 시간의 경과 후에나 얻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특유의 냄비 기질을 반성하면서 이번에는 결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합리적으로 우리가 망각했던 유산들을 복원하고 평가해 새로운 남북 관계에 대비하는 의식과 관행을 마련해 가야 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남북 간의 화해와 상생은 역사적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분단은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 깊은 무의식의 심연에 가라앉아 있다. 따라서 우리의 무의식까지 철저하게 검열했던 냉전의식을 떨치고 탈분단의 도정을 지속해 가는 것이 우리 시대에 지워진 역사적 몫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분단에서 통일로 도약하는 급진적 관념보다는 ‘평화공존-상호교류’를 통한 오랜 점진적 화해라는 신중하고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요구된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 된다. 현대문학사에서 제국주의에 맞서 존재값을 지켰던 ‘저항문학’을 소중한 유산으로 기억하고 있듯이 이제 우리는 분단 극복의 정신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기념비적으로 간직해야 한다. 물론 우리 현대문학사는 거대한 분단의 벽과 씨름해 온 흔적으로 충일하다. 해방 후 펼쳐진 분단 극복의 문학적 성과들은 그 목록만으로도 이 지면을 채우고 남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남북한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한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 발표 60년을 앞둔 시점에서 분단의 비극성을 증언하고, 나아가 분단체제의 벽을 무너뜨리는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나 작품들에 대한 비평적 해석과 평가를 꼼꼼하고 열린 마음으로 진행해 가야 한다. 그 사례로 우리는 이번에 70주년을 맞는 제주 4·3사건을 형상화한 것들을 우선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제1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을 수상한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나 현기영의 ‘순이삼촌’ 이후의 지속적 성취 등은 일차적으로는 제주 역사의 사실 복원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화해와 상생을 통해 분단 극복을 추구하려 했던 문학적 에너지의 소산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순이삼촌’ 발표 40주년이 되기도 한다. 제주의 아름다운 봄 풍경처럼 어둑했던 상처의 기억을 건너 우리 역사에도 화해와 상생이라는 봄의 길목이 다가오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 본다.
  • ‘작은 신의 아이들’ 강지환X김옥빈, 첫 회부터 폭풍전개...‘神’ 장르물

    ‘작은 신의 아이들’ 강지환X김옥빈, 첫 회부터 폭풍전개...‘神’ 장르물

    ‘작은 신의 아이들’이 첫 회부터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첫 방영된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이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시청률 2.5%를 기록, 많은 관심 속에 첫 방송을 했다. 이날 ‘작은 신의 아이들’ 1회에서는 1994년으로 거슬러 간 이야기부터 복지원에서 대규모 공연 중 어린 김단(한서진 분)이 왕목사(장광 분)로부터 ‘귀신 쫓는 사역’을 받으며 섬뜩하게 외치는 장면 등이 그려졌다. 전대미문의 참사 현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어 현재로 돌아온 IQ 167 엘리트 형사 천재인(강지환 분)과 막내 형사로 성장한 성인 김단(김옥빈 분)의 흥미진진한 첫 만남도 전파를 탔다. 천재인을 범인으로 오해한 김단이 주먹을 내리치며 첫 만남을 시작한 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소속된 경찰청과 지구대에서 ‘채소윤 실종 사건’을 따로 수사해 나가다 또 한 번 현장에서 마주치게 됐다. 채소윤 사건이 연쇄 살인이라고 확신하며 과학적 추리로 수사를 진행해나간 천재인과 방울 소리와 함께 피해자의 죽음에 빙의돼 오로지 직감으로 탐문에 나선 김단이 피의자 한상구(김동영 분)의 집에서 만나 체포에 성공한다. 48시간 내로 한상구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탐문에 들어간 천재인은 한상구의 과거 트라우마를 자극하며 입을 열어보려 노력했지만, 채소윤의 유기 장소를 알아내는 데만 성공했을 뿐 혈흔과 DNA 등이 맞지 않아 결정적인 증거 확보에 실패했다. 피해자 죽음의 순간을 복기하던 김단은 한상구가 당시 채소윤에게 했던 말을 기억해 냈고, 경찰서에서 풀려나던 한상구에게 다가가 “널 구해주려는 거야, 널 구원해줄게”라는 말과 함께 성경 구절을 읊으며 한상구의 이상 행동을 목격했다. 입을 열지 않는 한상구 눈을 보던 김단은 또 한 번의 방울 소리를 들으며 새로운 죽음을 예감, 김단은 조사실을 걸어 나가는 한상구에게 총을 겨누며 “여기서 나가면 안 돼 절대, 죽여야 돼요. 안 그럼 또 죽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상구의 제압에 어쩔 수 없이 그를 놓아주게 됐다. 천재인의 동생 천수인(홍서영 분)이 한상구에게 살해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되면서 천재인은 동생을 잃은 충격으로 2년 후 노숙인이 된 채 살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은 천재인을 형사 김단이 도와주면서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했다. 사진=OC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혐한 한창일 때 만든 인권위…차별 발언 금지법 이끌어”

    “혐한 한창일 때 만든 인권위…차별 발언 금지법 이끌어”

    “민단이 없었더라면 헤이트스피치(특정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차별 발언) 금지법안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겁니다. 혐한 활동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2014년 민단 내부에 만든 인권위원회의 활동, 그리고 일본의 시민단체와 정치인 등의 협력이 더해지면서 2016년 관련 법률이 일본 국회에서 탄생한 것입니다.”오공태(71)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단장은 민단 활동의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22일 퇴임하는 그를 21일 일본 도쿄 아자부주반 민단 중앙본부에서 만났다. ▶6년 재임간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 말기부터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서 힘든 일이 더 많아졌다. 양국 관계가 나빠지면 재일한국인들의 삶이 먼저 고달파진다. 역사문제를 정치화시키지 말고, 물밑에서 조용히 풀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과거사 문제로 양국이 미래를 놓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의 말처럼 한·일이 손을 잡으면 둘이 아니라 셋, 넷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한·일 관계는 어떻다고 보나. -깊어진 불신 등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본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양측이 이를 표면화하지 않을 뿐이다. “북한은 납치를 일삼고, 사람을 죽이고, 한국은 약속(위안부 합의 등)을 지키지 않는 나라”란 식의 폄훼가 심해졌다. 표면적인 차별은 없지만, 폐쇄적인 일본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벽은 여전하다. ▶올해 72주년을 맞는 유서 깊은 민단도 교포 참여율이 떨어지며 약화되고 있다. -재일교포 1세대는 차별받고 살았고, 나 같은 2세대는 고생하는 아버지, 어머니 등을 바라보며 자랐다. 3세대부터는 그걸 모른다. 벌써 4~5세대가 나오고 있다. 정체성 유지를 위해서는 한국 학교를 더 만들어야 한다. 대기자가 줄을 서 있고, 우리말을 배우게 하려고, 아이들을 조총련계 조선학교에 보내기도 한다. 민단계열 학교는 4개뿐이고, 정원도 2100명인데, 조총련계 학교 학생은 6000명이 넘는다. ▶민단 활성화를 위한 묘책은 있나. -대통합이 답이다. 1960대 이후 일본에 와 정착한 ‘뉴커머’에 귀화자까지 참여하는 새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인회 조직들도 참여하고, 일본에 10만명이 넘는 조선족으로 불리는 중국 동포들도 다 안아야 한다. 49개 지방본부 등 전국 179개 지부를 돌아보고, 현장에서 교포들을 만난 결론이다. ▶민단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 화해 생각은 없나. -일본에 사는 한국인은 모두 다 같이 가야 한다. 조총련이 북한에 대한 맹종 자세를 버리고, 변화한다면 손을 잡을 것이다. 그들의 변화를 기대한다. ▶퇴임 후 계획은. -재일한국인들을 위해 계속 일하겠다. 현재 도쿄한국학교 이사장, 한일축제한마당 한국 측 대표 등도 맡고 있다. 소원이 있다면 재일동포들이 조국 근대화에 기여한 공로와 그 뜻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주일대사관 등 재일한국공관 9곳은 재일교포들이 마련해 모국에 기증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100억엔 모금, 1998년 외환위기 때 15억 달러 송금 등 우리의 마음은 늘 조국을 향해 있었다. 글ㆍ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무인책장 72곳’ 책 읽는 송파… “책이 날 바꿨듯 도시 품격 UP”

    ‘무인책장 72곳’ 책 읽는 송파… “책이 날 바꿨듯 도시 품격 UP”

    버스정류장, 놀이터, 공원 등 서울 송파구 어느 곳이든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주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이른바 ‘무인책장’이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민선 5기부터 지난 7년여 동안 ‘책 읽는 문화 도시’ 송파를 표방해 온 결과다. 일각에서는 도서목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접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박 구청장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보다도 ‘책의 힘’을 깊이 알고 있다. 책이 나를 바꿨듯, 송파의 품격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젊은 시절 홍대 앞에서 분식집을 운영했던 박 구청장은 사법고시 도전 10년 끝에 최고령으로 합격한 뒤 서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기초자치단체의 장이 됐다. 꿈을 이루기 위한 그의 도전은 진행 중이다. 박 구청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책을 읽고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는 일상이 내가 꿈꾸는 송파의 미래” 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해 각오와 구정 운영 방향은. -민선 6기에 벌인 사업과 정책을 잘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두려고 한다. 무술년인 만큼 무슨 일이든 술술 잘 풀리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 15만㎡(약 4만 5375평) 규모의 중소·벤처기업 2000여곳이 입주하는 ‘미래형 업무단지’, ‘문정컬처밸리’ 등 상반기에 조성이 완료되는 사업이 산적하다. 시범 운영 중인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은 다음달 개관한다. 책박물관, 청소년문화의집 준공 시기도 올해다.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 일대에 대형 마이스(MICE) 단지를 만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도 시작했다. 개발이 많다 보니 쏟아지는 주민 민원에도 잘 대응해 진행 중인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주민들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다. ▶민선 5·6기 대표적인 성과를 뽑는다면. -민선 5기 공약으로 2014년 2월 문을 연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의 구립 산후조리원이 전국적으로 롤모델이 됐다. 아동과 여성에게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공공에서 앞장서 선보였단 평가를 받아 뿌듯하다. 2주에 190만원으로 저렴한 비용이지만, 각종 감염에 대비해 의사가 상주한다. 진료실, 초음파실, 채혈실 등 산모와 아기에게 필요한 의료 시설도 갖췄다. 일본, 중국, 베트남, 이라크 등 여러 국가 관계자도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다. 센터는 임신에서 출산, 육아까지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 읽는 송파 사업은 어느 정도 정착됐나. -놀이터, 공원, 버스정류장 등 72곳에 무인책장이 있다. 책만 놨기 때문에 몇 명이 책장을 이용했는지 추산은 안 되지만, 구립도서관 이용 인원은 지난해 249만 8000여명으로 사업 시작 전보다 2배 정도 늘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올림픽공원 안에 작은도서관인 ‘지샘터’를 개관했다.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 과정에서 805㎡(약 243.5평) 규모의 식문화 특화 도서관인 ‘가락몰 도서관’을 유치해 문을 열었다. 아울러 지난해 말에는 위례동복합청사에 구립공공도서관도 개관했다. 구립도서관은 12개가 됐다.▶올해 유난히 수상 실적이 많은데. -민선 6기 구정을 수행하면서 뜻깊은 열매를 많이 맺었다. 국내외 통틀어 279개 부문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는데, 특히 지난 한 해에만 90개의 상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스티브 어워드 중 하나인 ‘2017 세계 여성 기업인 대상’에서 여성혁신가 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받아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구민과 함께 열정을 갖고 한성백제문화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등 노력을 인정받아 세계축제협회로부터 6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칭찬을 많이 받을수록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한 마음으로 구정을 살피고 주민을 섬겨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구정을 수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얼마 전 주민으로부터 친필로 쓴 편지를 받았다. 지난달 초부터 진행 중인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했다가 목격한 일을 보며 감동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어느 동의 한 주민이 “인기 강좌를 신청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마치 일용직 근로자처럼 처량하다. 개선해 달라”고 성토한 적이 있다. 자꾸만 ‘일용직 근로자’라는 비유를 사용하시기에 두 번, 세 번 “그 말을 빼고 말씀해 달라”고 전했다. 편지를 써 주신 주민은 그날 제 모습을 보면서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마음을 느꼈다고 하더라. 7년 반 동안 진심으로 주민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생각하며 대해 왔는데, 그게 통한 것 같아 기뻤다.▶민선 6기 가장 아쉬운 점과 남은 과제는. -방이동 개발제한구역이 이번 정부 들어 공공주택지구 임대아파트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유치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친 구 입장에서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와 바로 인접한 부지는 46만㎡(약 13만 9150평)에 이른다. 한예종에서 통합형 캠퍼스로 요구하는 12만㎡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송파구는 지난해 2월부터 캠퍼스 유치팀을 신설해 전문가 자문도 구하고, 토지주 설명회도 열어 지지를 이끈 상태다. 또 학교가 들어설 경우 지역 문화시설과 연계·이용할 수 있도록 국민체육진흥공단,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 롯데문화재단 등 기관과 업무협약 체결도 마쳤다. 반드시 유치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 논의가 활발하다. 제언이 있다면. -개헌 논의는 애초에 부작용이 여러 가지로 나타난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권력 구조를 바로잡자는 데서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 본말이 전도된 양상이다. 지방분권 개헌만 강조되고, 통치·권력 구조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때도 보면 국회 개헌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기본권·지방분권만 손보는 방식의 원포인트 개헌을 하겠다고 했다. 통치·권력 구조가 국회에서 골고루 논의돼야 한다. 공청회 등을 통해 통치·권력 구조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이뤄진 뒤 지방분권 개헌도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에 바라는 점은. -고령화와 저출산 등 사회 변화에 맞춰 2008년 기초노령연금, 2012년 영·유아 무상보육, 학교무상급식 등이 도입됐다. 재정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지자체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 구는 취약 계층을 위한 선별적 복지는 물론 아동·청소년·노인·여성·장애인에 대한 보편적 복지 수요가 높다. 일반회계 중 사회복지 비용이 절반에 이른다. 기초자치단체가 지역 사회가 정말 필요한 복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서울시나 정부에서 새로운 복지시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지방재정 여건을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 복지 시책에 따라 수요는 계속 느는데, 턱없이 부족한 인력 탓에 복지 서비스가 절실한 구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 사회복지 인력 충원이나 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주민들께서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셔서 일하고 있다. 모든 게 빨리 변화하고, 그만큼 사회도 지나치게 양분화되는 양상이다. 주민 간 갈등도 자주 표출된다. 특정 연령, 계층에 집중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다 같이 잘 사는 지역 사회를 만드는 구정을 수행하겠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송파구는 어떤 곳 493년간 백제의 수도… ‘마이스 단지 추진’ 국제관광도시로 소나무가 많은 언덕이라고 해서 송파(松坡)라 불렸다. 백제 온조왕부터 21대 개로왕까지 약 493년간 백제의 수도 한성이 자리했던 지역이다. 경기 광주군에서 서울 성동구, 강남구, 강동구로 편입됐다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등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같은 해 1월 1일 송파구가 신설됐다. 지하철 5개 노선이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로 123층 높이 555m인 롯데월드타워가 개관한 데 이어 삼성동 코엑스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마이스(MICE) 단지 조성 사업이 추진되면서 국제관광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박춘희 구청장은 누구 10년 도전 끝에 2002년 44회 사법시험에 최고령인 49세로 합격했다. 사시 공부를 하기 전에는 홍대 앞에서 분식집을 운영한 경력이 있다. 변호사가 된 후로는 무료법률상담과 국선변호를 주로 맡았다. 2010년 지방선거 한나라당 클린공천감시단 위원을 거쳐 여성 전략 공천 지역인 송파구에서 민선 5기 구청장으로 당선됐다. 2014년 민선 6기 재선에 성공해 송파를 대한민국 대표 행복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구정을 이끌고 있다.
  • 단 ‘한 골 ’ 큰 감동

    단 ‘한 골 ’ 큰 감동

    예선 최종전서 日에 1-4로 져미국 명문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나와 듀크대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어 수재라는 말을 듣는다. 그럼에도 듀크대 휴학 뒤 어머니 나라를 위해 스틱을 잡은 랜디 희수 그리핀(30)의 샷이 일본 골리 다리 사이를 통과해 그물을 출렁였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이 터진 순간, 남과 북 선수들은 한데 뒤엉켜 감격을 나눴다. 지난달 25일 북측 선수단의 합류로 첫발을 떼 고작 20일을 맞은 팀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하나’였다. 관중석을 메운 남과 북 응원단도 ‘한마음’으로 한반도기를 흔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단일팀은 14일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B조 예선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1-4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앞서 치른 스위스와 스웨덴전에 비해 한층 향상된 경기력으로 세계랭킹 9위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남한은 22위, 북한은 25위다. 특히 감격적인 올림픽 첫 골을 기록해 역사에 기억될 경기로 남겼다. 단일팀은 우여곡절 속에 출범했다. 올림픽 개막을 불과 20여일 앞둔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남과 북 대표단이 합의하면서 탄생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진천선수촌을 찾아 선수들을 설득했다. 닷새 뒤 북측 선수단은 경의선 육로로 방남해 남측과 첫 만남을 가졌다. 어색했던 것도 잠시, 식사와 훈련을 하며 서서히 하나가 됐다. 남과 북이 쓰는 아이스하키 용어마저 달랐지만 한 민족, 한 핏줄 사이에는 그저 그런 문제였다. 이미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좌절된 터에 일본만은 꼭 꺾자며 한마음으로 링크에 올랐다. 경기 초반엔 몸이 덜 풀린 듯 어려움을 맞았다. 경기 시작 1분 7초 만에 구보 하나에에게 첫 골을 내줬다. 이어 그리핀이 2분간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린 사이 오노 소코에게 추가 골을 먹었다. 하지만 단일팀은 1피리어드 중반 박채린(30)이 첫 유효슈팅을 날린 뒤 제 모습을 되찾았다. 이진규(18)는 단독 돌파에 이은 슛으로 일본 골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덩달아 수비도 좋아졌다. 막내 엄수연(17)은 몸을 날려 골을 막았다. 2피리어드 들어서도 단일팀은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9분 31초 박윤정의 날카로운 패스가 일본 진영 깊숙한 왼쪽으로 전달됐고, 그리핀이 거침없이 샷을 날려 골문을 갈랐다. 3피리어드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골리 신소정은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일본 샷을 막았고, 단일팀의 매서운 공격도 연방 일본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고이케 시오리에게 추가 골을 내준 데 이어 종료 직전 골리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엠티 넷 플레이를 펼쳤다가 한 골을 더 허용했다. 세라 머리(30·캐나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단일팀 구성이 결정된 다음엔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팀으로 생각했다. 초반 2골을 먹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격려했다. 단일팀은 18일과 20일 순위결정전을 치른다. 역시 4강 PO에서 탈락한 일본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강릉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강릉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커버스토리] 저격수ㆍ종이학ㆍ송표범ㆍ돌부처… 장관들 별명 안에 업무 스타일 있다

    [커버스토리] 저격수ㆍ종이학ㆍ송표범ㆍ돌부처… 장관들 별명 안에 업무 스타일 있다

    “저격수, 종이학, 송표범, 돌부처….” 누구나 학창 시절에 선생님에 대한 별명을 부르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별명의 주인공이 스스로 원해서 별명을 가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주변 인물들이 별명을 만들어 부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원치 않는 별명을 가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 주변에서는 당사자에게 ‘쉬쉬’하기도 한다. 공직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주로 젊은 공무원들이 고위직 공무원의 이미지 또는 업무 스타일 등과 연관지어 별명을 짓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들이 현직 장·차관 등 고위직 상사를 부르는 별명들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봤다.공직사회에서 상관에게 별명을 붙일 때는 주로 업무 스타일과 연관 짓는 일이 다반사다. 리더십이 출중하거나 부하 직원들의 고충을 잘 들어 준다거나 하면 칭송하는 별명이 붙는다. 반대로 부하 직원을 혹독하게 다룬다거나 독선적인 상관에게는 부정적이거나 이를 희화화하는 별명이 뒤따른다. 이런 경우 별명은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별명을 부르며 직원들끼리 동질감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 김상조 “난 부드러운 남자”… ‘저격수 ’는 지철호 부위원장에게 넘겨 취임 이후 재벌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저격수’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 중이다.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 때문에 직원들에게 다소 딱딱하고 준엄하기만 한 위원장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서다. 요즘 김 위원장이 직원들을 만나 밀고 있는 새 별명이 있다. ‘부드러운 남자’다. 김 위원장이 직원들에게 “나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예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알려졌다. 대신 재벌 저격수 이미지는 새로 취임한 지철호 부위원장에게 맡겼다. 지 부위원장은 경쟁정책국장, 기업협력국장, 카르텔조사국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소신 있는 업무 추진으로 공정위 안팎에서 ‘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10년 카르텔조사국장 재직 당시 6개 액화천연가스(LPG) 공급업체 담합을 적발해 사상 최대 과징금인 6000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은 백운규 장관을 삼국지의 ‘제갈공명’에 빗댄다. 덕장(德將)이나 용장(勇將)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전략가형 장관이라는 말이다. 한 산업부 직원은 “교수 출신 장관이어서 취임 초기에는 직원들이 장관이 전공 분야인 에너지 외의 산업 분야는 잘 모르면 어쩌나 걱정했다”면서 “하지만 교수 시절에 기술 개발 등으로 기업들과 많은 사업을 같이 한 경험이 있어서 산업 발전 전략 방향을 이끌어가고 기업과의 협력 수완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백 장관의 업무 스타일은 ‘나를 따르라 형’으로 꼽혔다. 그동안 백 장관이 에너지 전환, 혁신 성장 등 산업부가 추진하는 굵직한 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직접 제시해 와서다. # ‘주거복지 전도사 ’ 김현미… ‘수첩공주 ’ㆍ ‘원정출산 ’ 등 어록 제조기 국회의원 시절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하며 ‘4대강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은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주거복지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의원 시절부터 주거복지에 관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한 전력도 있다. 김 장관의 업무 유형은 ‘자율형’이라고 한다. 내부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업무 담당 부서와 실무진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한다.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끊임없이 시도한다. 기억력이 좋아 한번 본 직원들도 먼저 알아보고 말을 건다고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 장관은 틈나는 대로 직원을 만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듣는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특히 자신의 별명보다 다른 사람의 별명을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국회의원 시절 ‘수첩공주’, ‘원정출산’ 등의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국토부 장관 취임 후 부서 내에는 ‘김현미 어록’이 돌고 있다. 김 장관은 “줄은 화장실에서만 서자”는 말로 ‘줄서기 문화’가 만연한 공직사회의 변화를 주문했고, 최근 공직사회에서 성희롱 및 비리 문제가 대두되자 김 장관은 실국장급 회의에서 “잔돈과 인생을 바꾸지 말라”(사소한 실수도 조심하라는 뜻)고 했다고 한다. # 홍종학, 이름 비슷한 ‘종이학 ’… “날쌘 軍” 비전 낸 송영무는 ‘송표범 ’ 새로 생긴 중소벤처기업부 홍종학 장관의 별명은 ‘종이학’이다. 홍 장관이 중기부 인트라넷에 글을 올릴 때 사용하는 필명으로, 직원들도 평소에 홍 장관을 ‘종이학 장관’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홍 장관의 이름인 ‘종학’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종이학’이라는 필명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장관의 업무 스타일은 ‘자유토론’ 형에 가깝다. 간단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국장 이상 간부는 물론 실무자들과 수시로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의 별명에는 부처 특성이 반영되기도 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남북 고위급회담 수석대표로 나서 북측을 상대로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었다. 남북 회담 경험이 풍부한 조 장관은 군 출신인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상대로 옅은 미소를 지으며 동요하지 않는 태도로 담담하게 회담에 응했다. 별명과 다르게 조 장관은 신학을 공부하며 한때 종교활동에 매진했던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공룡같이 둔중한 군대를 표범처럼 날쌘 군대로 만들겠다”는 국방개혁 비전을 제시하며 ‘송표범’이라고 불린다. 송 장관은 또 ‘나를 따르라’ 식의 저돌적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동연 부총리ㆍ김영주 장관 ‘현장파 ’… 강경화 외교는 ‘NO! 야근파 ’ 특별한 별명이 없는 장관들의 업무 스타일은 어떨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쓸데없는 야근을 싫어해 이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덕분에 일만 제대로 해 놓으면 과장이나 국장 눈치를 보느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업무가 줄거나 일을 덜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심 업무에 더 집중하고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외부,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방송국에 녹화를 가도 ‘롤 모델’이라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스태프들이 많다”면서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하며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 최고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외교 전문가라는 점이 인기 비결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답은 현장에 있다”는 모토 아래 현장 방문 일정이 많은 걸로 유명하다. 부하 직원들이 일정을 챙기느라 바쁘긴 하지만 현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덜한 기재부의 특성상 현장과 정책의 괴리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이다. 국회의원 시절 ‘노동계의 마당발’로 불렸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현장 중시형 업무스타일을 취임 이후 계속해서 이어 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토론을 즐기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도 중시하지만 근로감독관과의 만남, 소상공인과의 만남, 산재 현장 방문 등 현장에 주로 찾아가는 것을 즐겨한다”고 전했다. # 강준석 해수부 차관, 갈치ㆍ가자미ㆍ명태 건배사 만들어 호응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해수부 업무 전반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해수부의 한 직원은 “장관이 단순한 정책 내용을 넘어서 국민들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보고를 할 때 예상치 못한 날카로운 질문을 자주 하신다”고 말했다. 강준석 해수부 차관은 각종 수산물의 이름을 딴 건배사를 개발해 직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갈치’(갈 데까지 가 보자, 치어스!)와 ‘가자미’(가자, 자신감을 갖고 미래로!), ‘명태’(명예롭고 태양처럼 빛나라) 등이 대표적이다. 평소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업무스타일은 한마디로 ‘통합형’이다. 다양한 실·국장들의 의견을 빼놓지 않고 귀기울여 듣는다. 업무를 추진할 때 다양한 의견들을 녹여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주로 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수렴해서 결론을 내린다고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마찰이 많은 부분도 무조건 주변에 의견을 물어보고 검토하고 최대한 많은 의견 속에서 결론을 내리려 한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영동대로 지상ㆍ지하공간 개발은 ‘글로벌도시 강남 ’ 도약 발판”

    “영동대로 지상ㆍ지하공간 개발은 ‘글로벌도시 강남 ’ 도약 발판”

    “영동대로 지상·지하공간 개발 사업은 1970년대 계획 개발로 시작된 강남이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확신합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6일 “2023년 예정대로 사업이 완성되면 강남의 중심인 영동대로는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수직 상승시키는 세계 최고 반열의 인기 경제·관광대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올해 각오는. -화합과 협력, 그리고 부드럽지만 과감한 승부 근성을 100% 발휘해 58만 구민 만족을 목표로 하는 구정을 이어 가겠다. 앞서 강남구는 2016년 말 구(區)·동(洞) 전국 최우수 목표 사업 74개, 일반 주요 업무 244개 등 318개의 새해 업무계획을 확정했으며, 2017년 이 같은 목표를 초과 달성한 바 있다. ▶민선 5~6기를 돌아볼 때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 한 해는 ‘천지개벽 수준’의 강남 재도약을 가시화한 강남구 역사상 최고의 한 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동양 최대 크기의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영동대로 지상·지하공간 통합개발’ 사업이 있다. 1조원이 넘는 이 사업에 따르면 영동대로 위로는 서울광장(1만 3000㎡) 2.3배 크기의 국내 최대 차 없는 광장과 공원이 조성돼 서울과 강남의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그 밑으로는 7개 광역교통시설과 함께 기존의 지하철 2호선 삼성역, 9호선 봉은사역을 통합해 동양 최대 규모의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 영동대로를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로 탈바꿈시킨다. 인근에 우리나라 1조 달러 무역을 이끌고 있는 한국무역협회와 2021년 완공될 현대차그룹 사옥이자 국내 최고층 빌딩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쌍벽을 이루어 영동대로 일대는 1년 열두 달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여기에 영동대로에 인접해 있는 천년 사찰인 봉은사의 존재감까지 가세하면 영동대로는 멀지 않아 365일 세계에서 밀려오는 경제인과 관광객들로 붐빌 것이다. 이 외에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안이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지난 1월 고시돼 연내 착공을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세텍 부지 복합 개발, 구룡마을 현대화 개발 등 굵직한 개발 성과들이 적지 않다. 이 모든 성과는 58만 강남구민을 위해 강남구 직원들이 열심히 뛰어 준 덕분이다.▶영동대로 지상·지하공간 개발 사업은 어떻게 나왔나. -강남구는 2014년 9월 현대차그룹이 구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지 4개월 뒤인 2015년 1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청사진을 제시하고 관계 기관 설득에 나서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해당 부처 쪽에선 ‘영동대로 개발은 각 관계기관이 나누어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해 공사 기간만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 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국토교통부는 강남구의 건의를 받아들여 2015년 11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 개발 추진을 확정했다. 강남구는 영동대로 개발과 관련, 통합 역사 위 공간을 지상 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외부 공기와 햇빛이 지하 복합환승센터까지 유입되는 에코 스테이션 개념을 도입하고, 지하에 박물관과 같은 공공시설을 도입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같은 당시 요청 사항들이 대부분 반영됐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당선된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국제 현상 설계 공모작에 따르면 지하 4층까지 자연 빛을 보내기 위해 공원 중심부에 560m 길이의 ‘라이트 빔’을 설치하는 방안이 구체화돼 있다. 보람을 느낀다. ▶영동대로 코엑스 일대에 전국 제1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도 가동이 됐는데. -강남구는 2016년 12월 국내 제1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뒤 지난해 12월 20일 삼성동 코엑스·무역센터 일대에서 1호 미디어 운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압도적인 스케일의 화려한 미디어 영상이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감동을 주고 있다. 단계별 조성 계획에 따라 올해 미디어 조성 1단계 계획에서는 무역센터 주변 밀레니엄광장, 파르나스호텔,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총 10곳에 옥외광고물을 설치한다. 2020년부터 2단계 확장기에는 GBC, 영동대로 개발에 따른 랜드마크화, 2023년부터는 3단계 완성기로 대상지 전체에 미디어아트를 송출한다는 구상이다. 머지않아 아름다운 빛으로 이뤄진 ‘한국판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국내 최초로 영동대로에 완전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국내 1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잘 운영하기 위한 발전 방안 연구용역도 최근 착수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강남을 경제·문화 중심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연내 착공되는데. -서울 강남에서 상대적으로 낙후한 수서·세곡 일대가 2021년 업무·상업·주거시설 등이 조화된 미래형 복합도시로 새롭게 태어난다. 강남구가 2011년부터 추진한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지난 연말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지난 1월 고시되면서 연내 토지 보상 절차를 거쳐 공사가 본격 착공되는 것이다. 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익은 해당 지역의 기반시설 확충에 사용된다. 당장 밤고개로 6차선을 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된다. 수년간 방치된 세곡동 은곡마을 우체국 부지도 우정사업본부가 올 6월까지 매입해 우체국을 짓지 않을 경우 구가 수용해 각종 기반시설을 짓기로 했다. 주민 숙원인 지하철 문제도 강남구와 주민이 힘을 모아 순차적으로 풀어 나가겠다. ▶세텍 부지는 어떻게 개발되나. -세텍 부지는 강남구 영동대로 끝자락에 위치한 강남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고 할 수 있다. 세텍 부지를 동부도로사업소 부지와 연계해 전시·컨벤션과 호텔·상업·업무 및 문화·공연시설로 복합 개발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2019년 착공해 2023년 완공되면 ‘세텍·잠실·코엑스’를 연계한 글로벌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이는 세계적인 전시·컨벤션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다. ▶생활정책 부문에서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구민들의 골칫거리인 아파트 관리비 절감 방안을 구체화해 다른 구의 벤치마팅 대상이 된 점이 뜻깊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 한 해 성과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부끄러운 한 해였다. 지난해 초부터 거의 일년 내내 수사기관으로부터 내사와 수사를 받아 왔다. 매우 힘든 시간이었지만 구민들의 눈물겨운 격려에 용기백배하면서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매진할 수 있었다. 은퇴 후에도 공무원의 의무 중 청렴의무를 생이 다할 때까지 지키기로 결심한 바 있다. 구민 여러분의 걱정과 격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향후 계획은. -강남 재도약을 이끌 개발 사업들이 조기에 완공되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 영동대로 통합 개발 계획은 내년 5월 착공이 예정돼 있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착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하고, 현대차 GBC 빌딩도 올 상반기 중에 착공되도록 하겠다. 수서역세권 개발도 예정대로 2021년 완공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강남구의 ‘100만개+α’ 일자리 창출 계획은 14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현대차 GBC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청결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도 강도 높게 전개하겠다.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공사장에 대한 관리 강화, 자동차 배출가스 상설단속반 운영 등은 물론 전국 최초로 청소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정부에 건설기계 매연저감장치 부착 의무화를 건의하겠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신연희 구청장은 고려대 법과대학 행정학과 졸업 이후 1973년 서울시 7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서울시 행정국장, 여성정책보좌관 등을 거친 행정가 출신이다. 2010년 민선 5기에 당선돼 민선 6기로 재선됐다. 자유한국당 강남을지구당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 천년의 숲, 천년의 정원… 전라도 ‘부활 프로젝트’ 빛난다

    천년의 숲, 천년의 정원… 전라도 ‘부활 프로젝트’ 빛난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월 1일 0시 광주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김송일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천년맞이 타종식’을 갖고 ‘전라도 정도 1000년’을 선포했다. 이들은 ‘전라도, 천년을 품다. 새 천년을 날다’를 슬로건으로 선정하고, 다가오는 ‘천년 전라도’의 번영을 기원했다.올해는 ‘전라도’로 명명한 지 천년이 되는 해다.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전주 일원의 강남도와 나주 일대의 해양도를 통합한 뒤 전주와 나주의 첫 글자를 따서 전라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경상도(1314년, 고려 충숙왕), 충청도(1356년, 고려 공민왕) 등 국내 다른 행정구역 지명과 비교해 보면 ‘전라도’라는 이름이 가장 먼지 지어졌다. 이 명칭은 1896년(조선 고종 33년)까지 878년간 사용됐다. 전라도는 천년의 세월 동안 동북아 경제와 문화의 국제교류 중심지였다. 그러나 산업화에서 소외되면서 그 위상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낙후의 상징이 됐다.●2024년까지 기념사업에 4600억 투입 이에 따라 광주 등 호남 3개 시·도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올부터 대대적인 기념사업에 나섰다. 반세기의 낙후를 극복하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살리자는 구상이다. 이들 3개 시·도는 올부터 2024년까지 모두 4600억원을 들여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오는 10월 18일을 ‘전라도 천년 기념일’로 지정하고 조선조 전라감영이 설치됐던 전주에서 대대적인 이벤트 행사도 펼친다. 호남권 3개 지자체는 행정협의회 등을 통해 모두 7개 분야 30개 기념사업을 선정했다. 분야별로는 ▲전라도 이미지 개선 ▲전라도 천년 문화관광 활성화 ▲전라도 천년 기념식 ▲학술 및 문화행사 ▲문화유산 복원 ▲전라도 천년 랜드마크 조성 ▲전라도 천년 숲 조성 등이다.이들 3개 시·도는 전라도 이미지 개선의 핵심 과제인 전라도 천년사 편찬에 착수했다. 2022년까지 천년사를 편찬, 보급한다는 복안이다. 천년사에는 전라도 탄생과 고려의 멸망, 조선의 건국과 기축사옥(정여립의 난·선조 22년, 1589년), 기축사옥~동학농민혁명(1894년), 근현대의 전라도의 시기별 인문지리·사회·정치 등이 망라된다. 이미 구성된 편찬위원회는 올 안으로 자료수집을 마치고 내년부터 4년 동안 15~20권을 발간할 예정이다. ‘지나온 전라도의 발전상’과 ‘다가올 천년에 대한 기대’를 주제로 ‘전라도 천년 연중 캠페인’도 진행한다. 기념 슬로건과 엠블럼 제작 등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전라도를 대내외에 알린다. ●청소년 문화대탐험단, 역사·인문 체험 호남권 3개 지자체는 지난해 11월 2018년을 ‘전라도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지난 26일 SRT 종착역인 서울 수서역에서는 호남권관광진흥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차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전라도 관광 100선’ 등 전라도 방문의 해를 알리는 첫 홍보 활동이 펼쳐졌다. 홍보물 배포, 선물 증정, 특산품 전시 등도 이뤄졌다. 이를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평창동계올림픽, 3월에는 고속도로휴게소 등 비전라권에서의 아트&버스킹 공연 등 각종 이벤트를 갖고 ‘전라도행’ 붐을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청소년 문화대탐험단을 구성해 국내외 청소년들이 전라도의 역사·인문 등을 체험토록 한다. 수도권과 전국 관광지 등에서는 매달 ‘전라도 천년 아트&버스킹’을 열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국제관광콘퍼런스를 열어 아시아의 중심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전라도 역사를 재조명하는 학술·문화행사도 연중 내내 펼쳐진다.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천년의 꿈’을 비롯, ▲광주시립창극단 특별공연 ▲전라도 미래천년 프로그램 ▲전북도립미술관 전라 밀레니엄전 ▲전라도 미래천년 포럼 ▲전북도립국악원 ‘전라천년’ 특별공연 ▲국제수묵화 비엔날레 천년테마 특별전 ▲천년기념 해외 향우 고향 방문행사 ▲전라도 천년 국제관광콘퍼런스 등이다. 문화유산 복원 사업도 활발히 추진된다. 광주 희경루 중건, 전주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 나주목 관아 복원·나주읍성 재생 등이다.광주 희경루는 화재로 소실된 문화역사적 가치가 높은 광주시 대표 누정이다. 1541년(조선 문종 1년) 광주가 무진군에서 광주목으로 회복하자 ‘함께 기뻐하고 서로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희경루로 불렸다. 광주시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60억원을 들여 남구 구동 광주공원 안 부지 4911㎡에 전체면적 460㎡ 규모로 복원한다. 정면 5칸, 측면 4칸 팔작지붕의 중층 누각으로 재탄생한다. 전북도는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에 63억원을 들여 전라감영을 복원한다. 조선 초기에 설치된 전라감영은 1896년까지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통할하는 관청이었다. 내년까지 선화당, 관풍각, 내아, 연신당, 내삼문 등 5개 동과 실감형 콘텐츠 체험장이 조성된다.●나주목 관아·나주읍성 등 복원도 전남도도 오는 2024년까지 635억원을 들여 나주시 성북동·금남동 일원에 나주목 관아와 나주읍성 등을 복원한다. 사대문과 나주향교, 읍성공원, 성벽과 동헌 정비 등이 이뤄진다. 이와 연계한 다양한 전통도시 체험공간도 들어선다. 공원과 가로수길 등이 전라도 천년 랜드마크로 조성된다. 광주 구도심인 금남로·충장로·광주공원 등지에는 경관 문화관광 거점인 ‘천년의 빛 미디어 창의파크’가 들어선다. 2020년까지 440억원을 들여 상징 조형탑인 ‘천년의 빛’을 비롯해 빛의 숲, 빛의 길, 전망타워 등이 잇따라 건립된다. 전남 나주시 영산강 일원 5만㎡의 부지에는 테마별 ‘천년 정원’이 조성된다. 역사의 정원, 절의 정원, 뿌리정원, 문예정원, 미래정원 등이다. 전주시 구도심(전라감영 일대)에는 현대적인 밀레니엄 공간으로 ‘새천년 공원’이 들어선다. 2022년까지 450억원이 투입되며, 전라도 천년탑과 역사광장 등이 조성된다. 전라도 천년 숲 조성은 ▲무등산 남도피아 ▲국립 지덕권 산림 치유원 ▲전라도 천년 가로수길 등이 포함됐다. 무등산 남도피아는 무등산·광주호·가사문화 누정 등 전라도를 대표하는 자연과 역사문화자원을 보전·활용하는 방향으로 조성된다. 국립 지덕권 산림치유원은 힐링 생활문화공간을 목표로 진안군 백운면 일원에 들어선다. 가로수길은 전남 서남해안인 영광·함평~목포~해남·진도~여수·광양 등 16개 시·군에 걸쳐 522㎞의 해안을 따라 조성된다.●‘미래천년 포럼’ 등 천년 기념전 잇따라 올해 미래천년 포럼,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국제수묵화 비엔날레 특별전 등 10개 학술·문화행사도 잇따라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올 한 해 지역작가 발굴육성과 지역미술 아카이브 구축에 집중하는 가운데 다음달 중진작가초대전을 시작으로 ▲신소장품전(2~3월) ▲하정웅컬렉션 오일전(3~5월 하정웅미술관) ▲대한민국 명품전(3~6월) ▲2018 문화도시광주전(4월) ▲미디어아트 특별전(11월~2019년 2월) 등을 진행한다. 올해 10월부터 전남 목포 갓바위 일원에서는 수묵화 위주의 ‘전라도 천년 1018~2018 특별전’이 열린다. 9월 7일~11월 25일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전라 밀레니엄전’이 펼쳐진다. 회화·조각·영상·설치 등이 망라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라도 천년사업이 단순히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라도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와 관광활성화 등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최저임금과 영업이익/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월요 정책마당] 최저임금과 영업이익/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초등학교 시절 밤새는 줄 모르고 동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당시 권장도서 목록에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설이 19세기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쓴 ‘올리버 트위스트’다. 빈민구호소와 공장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던 아이가 ‘소공녀’처럼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는 데다 권선징악 교훈까지 덤으로 주는 이야기를 읽으며 어린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이가 들어 우연히 디킨스의 여러 작품들을 다시 읽을 기회가 있었다. 철이 들어 읽은 ‘올리버 트위스트’는 단순히 어린 시절의 향수 속 동화책이 아니었다. 불평등한 분배와 계층 간 빈부격차, 최소한의 생활수준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도시빈민의 삶 등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초기 산업자본주의의 어두운 실상을 용기 있게 고발한 명저였다. 당시 사회적 모순에 대한 작가의 분노와 저항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전 세계로 확산돼 여러 가지 형태로 제도화됐다. 최저임금제도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는 1953년 근로기준법에 해당 규정을 담았지만 시행되지 못하다가 1986년에야 ‘최저임금법’을 제정했다. 이후 해마다 사용자와 노동자, 정부 대표 등이 모이는 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을 정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소득 양극화 문제는 우리 사회 통합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서 최저임금 현실화는 더욱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의 사전적 의미는 노동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이다. 그래서 최저임금 현실화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취지에 공감한다. 하지만 연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세간의 논쟁이 뜨겁다. “최저임금 때문에 사업을 접게 생겼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단체 해고됐다”,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상여금 쪼개기 등 편법이 횡행한다”는 등 부정적 언론 기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썰’이 난무한다. 경비원을 해고하지 못하게 아파트 입주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어떤 편의점 본사는 오히려 이 시기에 고용을 늘리고 있다는 미담도 있지만 이는 소수다. 필자도 많은 분들과 간담회를 갖거나 자영업을 하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편의점과 이·미용실, 식당 등 소규모 사업을 하는 분들 가운데 일부는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직원 월급은커녕 내 소득조차 건사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털어놨다. 경쟁이 치열한 우리 현실에서 임대료와 대출원리금, 재료비 등을 빼면 정작 본인들 손에 들어오는 건 많지 않은데 이마저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더 줄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들 불안이나 걱정이 충분히 이해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 주려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지원 기간과 규모를 늘려 달라는 건의가 많았다. 그래서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전방위로 마련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3조원으로 크게 늘렸고,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도 1조원 넘게 지원한다. 고정비의 대부분인 임대료 부담도 낮출 수 있도록 보증금과 임대료 상한을 내리는 조치가 곧 시행된다.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세액공제도 늘려 여러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게 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에 사회보험료 지원이 더해지면 사업주들 부담은 줄어들고 소비성향이 높은 저임금 노동자 소득은 늘려 결과적으로 소상공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거창하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이나 정책상 ‘시차이론’을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당장 한두 달 인건비가 조금 더 나갈 수도 있겠지만 몇 달 안에 경기가 살아나 내 영업이익 상승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정부는 소상공인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인건비 등을 지원해 주는 정책도 꾸준히 추진할 것이다. 정부를 믿고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서두르는 것은 어떨까.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행복한 얼굴을 지켜보는 보람은 덤이다.
  • ‘댓글 공작’ 국정원 여직원 5년 만에 위증 혐의 재판

    전직 심리전단 요원도 재판에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공작 사건의 시작이 됐던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사건 5년여 만에 위증 혐의로 기소된다. 21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은 검찰 수사와 재판 등에서 자신의 선거 개입 정황을 거짓 진술한 혐의로 김씨를 이번주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김씨는 최근 검찰에 출석해 “상부의 지시에 따라 허위 진술을 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 김씨는 국정원 댓글 관련 재판에 나와 ‘선거 개입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형법 제152조는 법정 등에서 위증한 증인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휴직 상태인 김씨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강제 퇴직될 전망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지난 18대 대선을 일주일 앞둔 2012년 12월 11일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인 김씨가 ‘댓글공작’을 벌이던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을 급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김씨는 대선 개입 혐의로 고발됐지만 공소시효를 5일 남긴 2013년 6월 14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지난해 8월 파기환송심에서 대선 개입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이 선고됐다. 당시 김씨를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던 강기정·김현·문병호·이종걸 의원 등은 현재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국정원의 댓글공작 정황을 보여 주는 증거인 ‘425 지논’ 파일을 작성한 전직 심리전단 요원 김모씨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김씨의 이메일 계정에서 발견된 ‘425 지논’ 파일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로 유포할 ‘이슈와 논지’의 내용과 관련 기사 등이 담겼다. 김씨도 그동안 법정 등에서 자신은 파일을 작성한 기억이 없으며 선거 개입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장 최모씨를 위증 및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최씨와 함께 여론 조작 활동을 한 민간인 외곽팀장 차미숙씨 등 3명도 재판에 넘겼다. 차씨 등은 2010년 1월∼2012년 12월 원 전 원장 등과 공모해 인터넷 댓글 게시 등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한 대가로 1억 8000만∼4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외곽팀장 3명이 2년에 걸쳐 댓글 활동을 하고 받은 돈이 1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국정원 여직원’ 위증 혐의로 5년 만에 다시 재판

    ‘국정원 여직원’ 위증 혐의로 5년 만에 다시 재판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의혹의 중심에 섰던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5년여 만에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2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검찰 수사와 재판 등에서 자신의 선거 개입 가담을 거짓 진술한 혐의(위증)로 김씨를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김씨는 최근 검찰에 출석해 “상부의 지시에 따라 허위 진술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김씨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 개입’ 재판, 또 당시 김씨를 ‘감금’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던 국회의원들의 재판 등에 증인으로 나와 ‘선거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으로 활동하던 김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등이 후보에 나섰던 18대 대선 일주일 전인 2012년 12월 11일,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김씨가 ‘댓글 공작’을 벌이던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을 찾아내면서 세상에 존재가 알려졌다. 김씨는 대선 개입 혐의로 고발됐으나 공소시효를 5일 남긴 2013년 6월 14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처벌을 피했다. 오히려 김씨를 찾아갔다가 안에서 문을 걸어잠근 김씨를 ‘감금’했다는 혐의로 강기정·김현·문병호·이종걸 당시 의원이 기소됐다.그러나 이들 의원들은 현재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았다. 원세훈 전 원장 역시 지난해 8월 파기환송심에서 대선 개입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최근까지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도 국정원 심리전단과 민간인 외곽팀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 형법 제152조는 법정 등에서 위증한 증인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현재 휴직 상태인 김씨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강제 퇴직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국정원의 댓글 공작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인 ‘425 지논’ 파일을 작성한 또다른 전직 심리전단 요원 김모씨도 위증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김씨의 이메일 계정에서 발견된 ‘425 지논’ 파일은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로 유포할 ‘이슈와 논지’의 내용과 관련 기사 등이 담겨 있다. 김씨는 그 동안 법정 등에서 자신은 파일을 작성한 기억이 없으며 선거에 개입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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