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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 출신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와 비운의 왕비 앙투아네트 죽음의 비밀 [한ZOOM]

    오스트리아 출신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와 비운의 왕비 앙투아네트 죽음의 비밀 [한ZOOM]

    오스트리아 빈(Vienna)은 지난 24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경제분석기관 EIU의 ‘세계 살기 좋은 도시 지수’(The Global Liveability Index 2023)에서 전세계 172개 도시 중 가장 살기 좋은 도시에 선정됐다. 빈은 이 조사에서 최근 5년 간 4번이나 1위를 기록했다. 오스트리아는 미술, 건축, 문화 등 다방면으로 발달한 매력적인 도시이자, 프랑스 파리와 견줄 수 있는 예술의 도시다. 오스트리아는 고전주의 음악의 신동(神童)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와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Marie-Antoinette·1755~1793)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모차르트와 앙투아네트의 흔적을 찾아 빈을 돌아봤다.   앙투아네트를 사랑했던 어린시절 모차르트 역사적으로 빈은 신성로마제국의 제위를 이어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중부 유럽의 패권을 가진 합스부르크 가문의 거점 도시였다. 오스트리아 제국은 오늘날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모든 지역과 우크라이나, 폴란드, 루마니아, 세르비아, 이탈리아의 일부까지 포함한 대제국이었다. 모차르트는 어린시절 합스부르크 가문의 유일한 여왕이었던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1717~1780) 앞에서 연주를 한 뒤 소원을 묻는 왕비에게 그녀의 막내딸 앙투아네트와 결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 … 불행했던 말년과 사라진 시신 위대한 음악가는 그 이름 앞에 수식어가 붙는다.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 그리고 베토벤은 ‘악성’(樂聖)을 붙여 성인에 비유한다. 그런데 모차르트의 이름 앞에는 ‘신동’이라는 독특한 수식어가 붙는다. 다시 말해 그는 음악의 천재였다는 말이다. 서양음악사는 모차르트를 불후의 천재 작곡가로 기억한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인 모차르트는 3살떄부터 피아노를 치고 5살때부터 작곡을 한 천재였다. 그는 35년 동안 오페라,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곡, 종교음악, 가곡에 이르기까지 성악과 기악 모든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명작을 남겼다. 모차르트는 1782년 빈의 중심에 있는 성 슈테판 대성당(St. Stephen's Cathedral)에서 콘스탄체(Constanze, 1762~1842)와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불행히도 모차르트는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곳과 같은 장소에서 장례식을 치르게 된다.모차르트는 천재 작곡가였지만 그의 생애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모차르트는 말년에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며 살았다. 모차르트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다. 그 가설 중에 하나는 모차르트가 당시 심각한 전염병인 악성 장티푸스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장례식은 그가 결혼식을 올린 성 슈테판 대성당에서 치뤄졌다. 장례식이 끝난 후 모차르트의 시신은 전염병으로 죽은 다른 시신들과 함께 어디론가 실려갔다. 당시 전염병으로 죽은 모차르트의 시신을 거두기 위해 끝까지 따라간 사람은 없었다. 빈 외곽에는 중앙묘지가 있다. 이 곳에는 약 30만개가 넘는 비석들이 놓여 있다.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스트라우스 등 빈에서 활동한 유명한 음악가들이 이 곳에 잠들어 있다. 모차르트도 이 곳에 있지만 그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비석이 아닌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그 기념비는 베토벤과 슈베르트 사이에 놓여있다. 루이 16세와 정략 결혼을 한 합스부르크 가문의 막내딸 앙투아네트  빈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쇤부른 궁전(Schloss Schönbrunn)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유일한 여왕이었던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1717~1780)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과 같은 화려한 궁전을 갖고 싶은 야심에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은 궁전 앞쪽에 있지만, 쇤부른 궁전의 정원은 궁전 뒤쪽에 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되었던 쇤부른 궁전에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귀여운 막내 딸 마리 앙투아네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방이 남아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왕위에 올랐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주변의 많은 국가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프로이센을 견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앙숙인 프랑스 부르봉 가문과 동맹을 맺는다. 이 동맹을 위해 마리아 테레지아는 막내 딸을 프랑스 왕세자와 정략결혼을 시킨다. 앙투아네트와 결혼한 프랑스 왕세자가 바로 루이 16세이다. 루이 16세는 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열쇠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는 좋아하는 열쇠를 만드느라 밤을 세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국왕회의에서 졸기만 했던 무책임하고 무능한 왕이었다.  프랑스 혁명의 희생양이 된 오스트리아 출신 왕비 당시 프랑스 시민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태양왕으로 잘 알려진 루이 14세의 정복전쟁 때문에 국가재정은 파탄이 났다. 그런데도 베르사유 궁전을 짓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을 공사에 동원하고 강제로 세금을 거둬들였다. 시민들의 분노는 점점 차오르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공동의 적이 필요했다. 프랑스와 앙숙이었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왕비가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와 허영으로 가득한 왕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부패와 타락, 국가재정 파탄 그리고 모든 사소한 문제들은 앙투아네트 때문이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분노한 시민들은 혁명을 일으켰다. 혁명정부는 사치와 허영, 부패와 타락의 원흉인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머나먼 나라 오스트리아에서 정치적 이유로 프랑스 왕비가 된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렇게 사치와 허영으로 가득한 왕비가 되어 죽임을 당했다. 후대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1881~1942), 영국 안토니아 프레이저(Antonia M.C. Fraser·1932~) 등 많은 학자들에 의하면 앙투아네트는 사치와 허영으로 가득한 그런 왕비가 아니었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늘 겸손했으며,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검소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앙투아네트 때문이라고 알려진 프랑스 국가재정 파탄은 그녀의 사치 때문이 아니었다. 루이 14세부터 시작한 왕실 적자와 오랜 전쟁 그리고 남편 루이 16세의 무능함과 귀족들의 부패 때문이었다. 하지만 분노는 편견이 되고, 편견은 다시 칼날이 되어 그녀를 비운의 왕비로 만들었다.
  • 좋은 기억이 떠오른다… 김주형 로켓 모기지 클래식 출격

    좋은 기억이 떠오른다… 김주형 로켓 모기지 클래식 출격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총상금 880만 달러)에 나선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7370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과 총상금 2000만 달러의 특급 대회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직후 열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비롯해 톱 랭커는 대거 결장한다. 이번 대회 출전자 중 세계랭킹과 페덱스컵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맥스 호마(미국·세계랭킹 9위·페덱스컵 3위)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한국 선수로는 임성재와 김주형, 김성현, 안병훈이 출전한다. 임성재는 2021년 이 대회에서 공동 8위, 김주형은 지난해 7위를 차지하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PGA 투어 특별 임시 회원이던 김주형은 이 대회 선전에 힘입어 2022~23시즌 PGA 투어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고, 기세를 몰아 직후 열린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며 스타가 됐다. 김주형과 임성재는 PGA 투어 홈페이지가 꼽은 이번 대회 ‘파워 랭킹’에서 각각 4위, 9위에 이름을 올려 기대르 받고 있다. 세계랭킹 14위 토니 피나우(미국)는 타이틀 방어와 함께 올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 “산 정상서 가장 행복” 줄리안 샌즈 사망 확인

    “산 정상서 가장 행복” 줄리안 샌즈 사망 확인

    5개월 전 실종됐던 영국 출신 배우 줄리언 샌즈가 끝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65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카운티 보안관국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동쪽으로 80㎞ 떨어진 샌게이브리얼 산악지대의 볼디산에서 발견된 유해의 신원이 샌즈로 확인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샌즈는 지난 1월 13일 집을 떠났는데, 일주일 넘게 귀가하지 않자 노스할리우드에 거주하던 가족이 실종 신고를 했다. 당국은 헬기와 드론을 동원한 대대적인 수색을 줄곧 벌였지만, 겨우내 악천후와 눈사태 위험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4일 한 등산객이 시체를 발견해 보안관 사무소에 신고하면서 진척을 봤다. 샌즈는 40년간 영화·드라마 150여편에 출연했다. 1985년 영국 로맨스 영화 ‘전망 좋은 방’ 주연으로 이름을 알린 뒤 미국에서 주로 활동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1993),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니벨룽겐의 반지’(2004), ‘블러드 앤 본’(2009), ‘더 헌터’(2010), ‘비뚤어진 집’(2019) 등이 있다. 그는 평소 “눈부시게 추운 아침 산 정상에 다가갔을 때 가장 행복하다”며 “마칼루 같은 히말라야의 높은 산 정상에 오르는 꿈을 꾼다”고 말할 정도로 등산을 즐겼다. 유족으론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1987년 결별한 전처과 그 사이에 아들 1명, 미국 출생 언론인으로 1990년 재혼한 아내와 그 사이에 딸 둘을 남겼다. 유족들은 유해 발견 며칠 전 성명을 내고 수색을 벌여온 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사실상 샌즈의 사망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우리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남편, 탐험가,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독창적이고 협력적인 연기자로서 줄리안에 대한 빛나는 기억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산에서 실종 다섯 달 만에 사망 확인된 英 배우 줄리안 샌즈 [메멘토 모리]

    산에서 실종 다섯 달 만에 사망 확인된 英 배우 줄리안 샌즈 [메멘토 모리]

    실종된 지 5개월 만에 ‘전망 좋은 방’(1985)으로 영원히 기억되는 영국 배우 줄리안 샌즈(65)의 사망이 확인됐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게이브리얼 산악지대의 볼디 산에서 발견된 유해의 신원이 27일 샌즈로 공식 확인됐다. 그는 지난 1월 13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동쪽으로 80㎞ 떨어진 이 산에서 산행하던 중 실종됐다. 당국은 곧바로 수색에 나섰지만 악천후와 눈사태 위험 등으로 샌즈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가 실종된 1월 말에 형 닉은 줄리안이 이미 숨졌다고 보고 작별 인사를 하기도 했다. 닉은 “줄리안이 숨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줄리안은 산을 무척 좋아했다. 친구이자 산행 파트너였던 케빈 라이언은 고인이 산에 진정한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며 “그는 내가 아는 가장 앞선 하이커였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2020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눈부시게 추운 아침 산 정상에 가까이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자신의 가장 큰 꿈은 “마칼루 같은 히말라야의 높은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등산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1990년대 초 안데스산맥에서 끔찍한 폭풍에 휩쓸린 적이 있는데, 당시 그의 일행 근처에 있던 3명이 살아남지 못했고 자신은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족은 그의 유해가 발견되기 며칠 전 성명을 통해 당시 수색을 벌이던 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우리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남편, 탐험가,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독창적이고 협력적인 연기자로서 줄리언에 대한 빛나는 기억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크셔주 오틀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닉을 비롯한 세 형제와 어린 시절을 지냈으며, 햄프셔주에 있는 로드 완즈워스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았다. ‘킬링 필즈’ 같은 영화들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의 첫 발을 뗐다. 그러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눈에 띄어 EM 포스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전망 좋은 방’에 주연으로 발탁됐다. 에드워드 왕조 시절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그는 루시 허니처치(헬레나 본햄 카터)를 연모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조지 에머슨을 연기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하기 전에 켄 러셀 감독의 심리 스릴러 ‘고딕’에서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셰 셀리를 연기하기도 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른 고인은 ‘워락’(1989), ‘아라크네의 비밀’(1991),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1993),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등 많은 영화에 얼굴을 내밀었다. TV 드라마에는 키퍼 서덜랜드 주연의 ‘24’(2006)에서의 러시아 테러리스트 역할, ‘스몰빌’(2009)에서의 슈퍼맨 친부 역할 등이 각인돼 있다. 친구이자 동료 배우인 존 말코비치가 아내이자 작가 에브게니아 시트코비츠를 소개해 재혼한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두 자녀를 낳아 노스 할리우드에 함께 살고 있었다. 첫 번째 결혼은 BBC 라디오4의 투데이 편집자였던 사라와 했으며 그와의 사이에 아들 하나가 있다.
  • [길섶에서] 저녁 예불/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저녁 예불/서동철 논설위원

    승무(僧舞)가 여성춤이거나 여성스러운 춤이라는 인상이 굳어진 건 조지훈 시인 탓이다. 교과서에도 나왔으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승무’의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발레라’는 첫머리부터 그렇다.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에 이르면 절정에 이른다. 선이 아름다운 춤사위가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보다. 불교에서는 승려들의 춤을 법무(法舞)라고 부른다고 한다. 승무는 불교춤에서 힌트를 얻기는 했지만 공연용으로 구성한 민속춤이라는 것이다. 승무와 만날 때마다 춤도 춤이지만 법고(法鼓)의 울림에서 희열을 경험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때로 강력하고 때로는 절제된 남성다운 승무에 더 마음이 간다. 여행지 사찰은 잠시 둘러볼 뿐이지만, 친구들에게는 저녁 예불까지 있어 보라고 한다. 낮시간, 기능이 정지된 듯했던 절집이 해질 무렵 법고 소리가 울리면서 본연의 종교적 공간으로 깨어나는 느낌이 든다. 영주 부석사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부채가 된 식물들/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부채가 된 식물들/식물세밀화가

    본격적인 더위를 눈앞에 두고 나는 늘 그렇듯 식물을 보기 위해 숲을 찾는다. 도시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같은 전자기기가 더위를 빠르게 식혀 주지만 숲에서는 나무 그늘과 옅은 바람에 의지해 더위를 견뎌야 한다. 여름에 활동량이 많은 곤충으로 인해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숲을 누벼야 하는 나로서는 여름이란 계절이 조금 까다롭게도 느껴지지만,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형형색색의 꽃과 열매는 나를 자꾸만 에어컨이 있는 도시를 벗어나 숲으로 향하게 한다.내가 산에 갈 때 늘 들고 가는 조사 가방에는 작은 접이식 부채가 들어 있다. 몇 해 전 알게 된 일본의 젊은 전통 부채 작업자가 내게 준 것이다. 우리는 일본 다카마쓰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는 내가 식물 세밀화가인 걸 알게 되자 자신의 작업장으로 나를 데려가 부채를 만드는 데 쓰는 목재를 한 움큼 꺼내 보여 주었다. 그중엔 편백과 대나무가 있었다. 그는 편백과 대나무로 부채대와 손잡이를 만든다고 했다. 항균 작용을 하고 결이 단단해서 오래전부터 일본에서는 부채를 만들 때 이 두 목재를 가장 많이 활용했다고. 그러고는 덧붙이길, 이제 다들 에어컨 바람에 익숙해져 부채 제작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헤어지며 그는 내게 직접 만든 편백 부채를 주었고, 한국에 돌아온 나는 내가 그린 편백 그림을 액자에 넣어 그에게 보내주었다. 그이를 만난 후 얼마간은 모든 식물이 부채의 재료로 보였다. 인류가 부채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삼천여 년 전에는 종려나무와 소철로 부채를 만들었다는 걸 떠올리면, 모든 식물이 부채의 재료로 보이던 내 시선이 그리 이상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부채는 손으로 바람을 일으킨다는 의미의 ‘부’, 대나무와 도구를 가리키는 ‘채’의 합성어다. 부채는 더위를 식힐 때만 쓰여 온 것은 아니다. 햇빛을 가리고, 파리와 모기 같은 곤충을 쫓고, 바람을 일으켜 불을 피우고, 곡식의 티끌을 날리고, 들에서 깔고 앉는 깔판으로도 쓰며, 덮개로도 활용되었다. 최초의 부채는 새의 깃털, 동물의 가죽 그리고 식물의 잎으로 만들어졌다. 소철류, 종려나무처럼 잎이 넓은 활엽수가 그 주인공이었다. 시간이 지나 닥나무로 만든 종이부채가 발명되었다. 닥나무 종이는 질겨서 잘 찢어지지 않아 부채를 만드는 데에 제격이다. 종이부채의 발전으로 부채의 형태는 더욱 다양해졌다. 부채대와 손잡이에 대추나무, 회양목, 소나무 등의 식물을 활용했고 식물 형태를 빌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전통 부채 중에는 오동나무 잎 형태의 오엽선, 파초 잎 형태의 파초선이란 부채가 있다.부채와 식물의 사연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식물 중에는 이름에 ‘부채’가 들어간 종이 많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종만 해도 범부채와 대청부채 그리고 부채붓꽃 등이 있다. 이들은 잎이 나는 형태가 넓게 펼쳐진 부채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에 ‘부채’가 들어가진 않지만 미선나무의 ‘미선’은 이들 열매가 우리 전통 부채인 미선부채와 닮아 이름이 붙여졌다. 최근 초등학교 어린이들과의 수업에서 범부채와 대청부채에 관해 설명하던 중 부채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부채를 접할 기회가 자주 없다 보니 범부채와 대청부채 잎을 보고도 이들 형태가 어떤 점에서 부채와 닮았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해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선물로 부채를 주고받거나 부채를 증정품으로 제공하는 일이 흔했는데, 이제 부채는 옛 물건이 되어 버린 듯하다. 플라스틱 부채도 잘 볼 수 없게 되었다. 지금 도시에서 부채와 선풍기를 대신하는 에어컨은 오존층을 파괴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환경오염의 원인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최근에는 에너지를 덜 소비하고 안전한 냉매로 연료를 공급하는 에어컨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노동자들이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환경에서 짧은 시간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무더운 환경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일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지구의 온도는 점점 더 오를 것이며 그에 따라 인류의 에너지 소비 또한 늘어날 것이란 사실이다. 이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생물로서 내가 가진 환경 적응력을 믿고 신체가 무더위와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노력하는 것뿐이다. 나는 올해도 땀을 흘리며 산을 헤매다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주는 행복감으로, 산에서 내려와 시원한 물로 샤워한 후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즐거움으로 여름을 날 것이다.
  • 청년들, 안중근·윤동주 간 ‘길’ 걷는다

    200여명, 역사학자·작가 등 함께뤼순·하얼빈 등 발자취 돌아봐 청년 200여명이 국가보훈부 프로그램으로 다음달 중국에 있는 독립운동 사적지를 직접 찾는다. 27일 보훈부에 따르면 ‘역사를 걷다, 미래를 다지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3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단’은 5박 6일 동안 중국 뤼순, 룽징, 옌지, 하얼빈 등을 찾아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고귀한 정신을 되새긴다. 역사 여행 전문가인 박광일 작가, ‘뭉우리돌을 찾아서’의 김동우 작가, 역사학자 정재환 박사가 탐방을 함께한다. 28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발대식을 열고 사전 교육을 받는다. 참가자는 온라인 신청으로 선발된 19~34세 청년들이다. 1차는 7월 3~8일, 2차는 7월 10~15일 일정이다. 안중근 의사와 윤동주 시인, 항일무장투쟁 관련 사적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보훈부는 1994년부터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탐방으로 일부 전환되는 등 제한적으로 운영하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규모 국외 탐방으로 전면 재개한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이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선열들의 숭고한 생애와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이 존경받고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인생 그려”...‘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애스터 감독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인생 그려”...‘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애스터 감독

    “제 영화가 어렵고 혼란스럽다고 하시는데, 저는 사실 이해가 안 갑니다.”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 홍보차 한국을 찾은 아리 애스터 감독이 27일 서울 용산구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웃으며 말했다. 영화는 사고로 죽은 엄마의 장례식에 가야 하는 남자 보가 여러 곳을 들르며 이상한 이들을 만나고,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환상과 마주하는 기이한 여정을 그렸다. 에스터 감독은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인생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한 뒤 “유머도 있고 관객들이 불안과 긴장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죄책감도 영화의 한 축”이라고 소개했다. 애스터 감독은 영화 ‘유전’(2018)과 ‘미드소마(2019)’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감독이 됐다. 신화를 축으로 기이한 스토리를 만들고, 독특한 화면으로 공포스럽게 그려내 단숨에 마니아층이 생겼다.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는 측면이 많아 여러 해석이 가능하고, 이 때문에 난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해 “특히 공들인 영화”라면서 “가장 아끼는 작품이기도 하고, 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다. 끝까지 만들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2년 전 원고를 처음 썼지만 여의찮아 서랍에 넣어뒀다고 한다. 그러나 ‘미드소마’ 이후 다시 꺼내어 1년 정도 대본을 다시 썼다. “오랜 과정을 거쳐 영화로 만드니 시원섭섭하고 공허하기도 하다”면서 “보의 세상에 애착이 많다. 영화를 만들고 보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 역시 앞선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죽음을 소재로 한다. 비정상적인 가족이 등장하는 점도 공통점이다. 애스터 감독은 “사람들이 죽음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다루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런 주제에 내가 왜 끌리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가족을 소재로 활용하는 것에는 “가족은 드라마의 원천이자 좋은 주제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가족 간 관계에 문제를 겪는 이가 많다. 기대감, 스트레스, 실망 등이 원인이 될 텐데, 스토리텔링으로 이를 한 꺼풀 벗겨낸다면 가족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주연으로는 영화 ‘조커’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펼치며 세계적인 배우 반열에 오른 호아킨 피닉스가 보 역을 맡았다. 태어나서부터 아버지를 잃고 대기업 CEO가 된 엄마에게 주눅 들어 살며 편집증 증세를 보이는 보를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연기한다. 그는 호아킨에 대해 “대본을 주기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영화의 비전을 공유했다. 우리끼리 너무 많이 이야기한 탓에 촬영할 때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조심했다”면서 “그러나 호아킨은 생생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 노력하는 배우”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애스터 감독은 이날도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김기영 감독의 팬”이라고 밝힌 그는 이어 “이창동 감독을 존경하고, 봉준호·박찬욱 감독 팬이다. 홍상수 감독 작품은 편안함과 위안을 주기 때문에 좋아한다. 장준환·나홍진 감독 등등 더 많이 있다”며 감독들의 이름을 줄줄이 거론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하거나 실험하는 점을 높이 샀다. “봉준호나 박찬욱, 나홍진 감독은 장르를 과감하고 해체하고, 본인의 입맛에 맞게 영화를 만든다”고 했다. 이창동 감독에 대해서는 “문학적인 가치가 뛰어나다. 영화라기보다 소설을 보는 듯하다. 인물이나 구조 다루는 방식에서 깊이가 크게 느껴진다. 미묘하고 복잡하고 유머도 있어 매료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감독과 영화 이야기는 밤새워 계속할 수 있다”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번 영화에 관해 “가장 관심 주제, 두려워하는 거, 흥미로운 것들을 깊이 파고들 수 있어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애초 극장 개봉에 초점 맞춘 영화라 다양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TV로 보면 이런 노력을 볼 수 없으니 극장에서 최적의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접근금지’ 아내, 대낮 길거리서 잔혹 살해한 가정폭력男…“우발” 주장

    ‘접근금지’ 아내, 대낮 길거리서 잔혹 살해한 가정폭력男…“우발” 주장

    가정폭력을 저질러 법원에서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대낮 길거리에서 흉기로 아내를 살해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5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가 27일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51·무직)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연 가운데 강씨 측은 “아내가 가정폭력 사건 합의를 거부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보복의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강씨가 ‘기억이 모호하다’ 등을 이유로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피고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5일 강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강씨는 지난해 10월 4일 오후 3시 16분쯤 충남 서산시 동문동 한 도로에서 별거 중인 아내 A(당시 44세·미용실 운영)씨를 가방에 미리 담아온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강씨가 흉기를 휘두르자 도심 골목으로 몸을 피했지만 참변을 피하지 못했다. A씨의 비명 소리에 행인 10여명이 몰려와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도 강씨는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마침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던 30대 후반 남성 2명이 차에서 내려 트렁크에 싣고 다니던 삽을 들고 강씨의 흉기 든 손과 어깨 등을 내리치며 대항했다. 강씨는 5분 동안 범행을 저지르다 결국 두 남성에게 제압 당해 경찰에 넘겨졌다. 흉기에 수차례 찔리고 찍힌 A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목숨을 잃었다. 강씨는 잦은 가정폭력 때문에 범행 보름 전인 지난해 9월 19일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 기간 중에 아내 A씨의 미용실을 찾아갔다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A씨는 남편 강씨의 가정폭력으로 9월 중순부터 별거에 들어간 뒤 인근 친정에서 자신의 미용실로 출퇴근하던 중이었다. 아내 A씨는 그동안 경찰에 “가정폭력을 당했다” “남편과 함께 있는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3차례 가정폭력을 신고했고, 접근금지 명령 후에도 강씨가 미용실을 계속 찾아오자 한 차례 더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잦은 가정폭력 신고에 경찰이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 3명의 자녀 중 당시 고3 첫째와 고1 둘째는 남편 강씨가, 만 6세 막내는 아내 A씨가 데리고 있었다.1심을 맡은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은)는 지난 4월 “강씨는 아내의 가정폭력 신고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흉기 2개를 준비해 범행을 저질렀다. 아내를 만나 범행을 저지르기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강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1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강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보다 아내를 탓하는 태도를 보인다. 앞으로 자녀는 아버지가 엄마를 살해했다는 충격을 견뎌낼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며 “범행 도구는 물론 살기 위해 도망가는 아내를 뒤쫓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방법 등을 살펴볼 때 처음부터 살인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재범 위험성 척도 검사 등을 보면 재범 위험성도 높다. 보복 살인은 엄벌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사건 후 강씨의 한 자녀는 대통령실 ‘국민제안’에 글을 올려 “아빠가 무기징역이 아닌 유기징역으로 출소하면 보복이 두려워 생활이 어려울 것 같다”고 엄벌을 요구했다. 자녀는 글에서 “우리 가족은 아빠의 폭력과 폭언으로 공포에 떨면서 생활했고, 엄마는 2004년부터 협박과 구타가 지속돼 이혼을 결심했다”며 그간의 참담한 가정폭력을 언급한 뒤 “어떠한 이유에서건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적었다.
  • 중등인강 밀크티, 최다 학습생이 선택한 ‘강혜진 영어강사’ 인터뷰 공개

    중등인강 밀크티, 최다 학습생이 선택한 ‘강혜진 영어강사’ 인터뷰 공개

    천재교육의 자회사 천재교과서가 만든 스마트 중등인강 ‘밀크T 중학’이 최근 강사 인터뷰를 진행해 화제다. 평소 강의로만 만나던 선생님의 모습과 진솔한 이야기를 밀크T중학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새로운 형식으로 풀어냈다. 그 첫번째 주인공은 바로 밀크T 최다 학습생이 선택한 영어과목의 강혜진 강사다. 28일 천재교육에 따르면 강혜진 강사는 대치 종로 클라스비에서 영어강사와 셀공클럽 대표를 지냈고, 수능 보카스페셜과 공무원 영어 501~503 시리즈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가진 강혜진 강사는 금번 인터뷰를 통해 많은 중학영어인강 브랜드 중 천재교과서 밀크티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교과서’라고 답했다. 그는 “시험의 토대가 되는 것은 교과서고, 학교의 교재인 교과서를 만드는 회사야 말로 공교육의 흐름과 시험의 판도를 꿰뚫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에서 많은 교과서를 만드는 회사가 제작하는 중학인강에 흥미를 느껴 밀크T를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역사가 오래된 회사인 만큼 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밀크T만의 강점”이라고 답했다. 강혜진 강사는 최신 자료와 트렌드를 접목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중학영어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3분이든, 5분이든 완전히 몰입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의 강의는 친절하지만 핵심을 꿰뚫는 매운맛이 있다며 한 마디로 ‘매운맛 젤리’라고 표현했다. 밀크T의 수많은 학습생들은 강혜진 강사의 강의 중 ‘시그니처 정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선생님은 정리를 잘해주는 선생님이라는 결과를 알게 됐다”며 “생각해보면 저도 학창시절 개념정리를 해주는 선생님이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념정리를 잘해야 공부한 내용이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고 꿀팁을 전했다. 요즘도 일본어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학습자의 입장에서 개선해야할 부분을 찾는다고 열정을 드러낸 강혜진 강사의 솔직한 인터뷰는 중등인강 천재교과서 밀크T중학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현재 밀크티 중학은 무료체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무료체험 신청 시 기말고사 대비를 위한 밀크T 전용 교재와 족보닷컴 쿠폰을 받을 수 있으며, 신청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 교육위, ‘킬러 문항 배제’ 두고 난타전…野 “교육계 초토화” 與 “사교육 카르텔”

    교육위, ‘킬러 문항 배제’ 두고 난타전…野 “교육계 초토화” 與 “사교육 카르텔”

    여야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정부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야당은 수험생들의 혼란을 이유로 정부를 질책했지만 여당은 사교육 카르텔 척결에 방점을 찍었다. 교육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교육부를 대상으로 현안질의를 가졌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장상윤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여야 위원들은 수능 킬러 문항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에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다는 점을 근거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윤대통령의 수능 발언에 대해 93.1%가 부적절했다고 답했고, 사교육비 절감 가능성에는 91%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전 교육위원장을 맡았던 유기홍 의원은 “교육 비전문가인 윤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교육계가 초토화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 대선 공약에 킬러 문항 얘기는 전혀 없다. 국정 과제에도 눈 씻고 봐도 없다. 준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계시 받았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이어 “저는 킬러문항 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며 “이동관 특보 아들 학폭 문제가 언론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슈로 이슈를 덮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영호 의원은 ‘대통령에게 입시에 대해 배운다’고 한 이주호 장관에 대해 ‘간신 발언’이라고 질타하며 “대통령은 전문가가 아니죠?”라고 거듭 물었다. 이 장관은 “아니다. 오해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답했다.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 때 사교육 카르텔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책임을 전 정부로 돌렸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2018년도 문재인 정부 평가원장이 ‘불수능’, ‘킬러 문항’에 대해서 사과하고 그랬던 것 기억하나”며 “경제적 지위와 배경 차이로 교육 기회 균등, 질적 균등 문제를 해친다. 불공정 수능을 과도한 사교육비가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병수 의원도 “문재인 정부 집권한 2017~2022년 5년 동안 사교육비가 50.9% 폭등하고 있다. 전 정부보다 3~8배”라며 “사교육을 방치하고 공교육을 죽인 결과 아니겠나”고 주장했다. 정경희 의원은 진보 인사들의 학원 운영 경력을 들어 “운동권이 사교육 정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또한 “킬러 문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킬링한다는 글이 있을 정도”라며 “킬러문항이 40만명의 수험생을 기만하고 있고, 배운 데서 평가하는 게 국민 상식이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아들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이동관 특보는 사과는커녕 가짜뉴스 때문에 관련 학생 정신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언론 탓, 남 탓만 하고 있다”면서 ‘학폭 진상규명 청문회’를 촉구했다. 한편 교육위는 이날 회의에서 학교 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교육 책임자의 조치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일명 ‘정순신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 “시간 아까워 생면만 드셨나” 아들 울린 주석중의 ‘라면 스프’

    “시간 아까워 생면만 드셨나” 아들 울린 주석중의 ‘라면 스프’

    지난 16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장남 현영씨가 최근 부친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사연들을 담아 추모객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주 교수의 아들 현영씨가 추모객들에게 전한 메시지를 27일 페이스북으로 공개했다. 주씨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저희와 함께해주신 덕분에 아버지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며 “많은 분이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었는지 얘기해주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줘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주씨는 장례를 마친 뒤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찾은 아버지의 연구실에서 다시 슬픈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책상 서랍 여기저기, 그리고 책상 아래 한쪽에 놓은 박스에 수도 없이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면서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환자 보는 일과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하고 당신 몸은 돌보지 않던 평소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가슴 아팠다”며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주 교수가 남긴 서류들 속에서 기도문도 발견됐다고 했다. “제가 환자의 치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but what can I do in the actual healing process? Absolutely nothing. It is all in God’s hands). 주 교수가 평소 사용하던 만년필로 직접 쓴 기도문들이었다. 주씨는 “정성을 다해 수술하고 환자를 돌보지만 내 힘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십사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을 그렇게 적어두신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 주 교수에게 치료받았던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진 사연도 소개했다. 주씨는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첫날 펑펑 울면서 찾아온 젊은 부부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대동맥 박리로 여러 병원을 전전했으나 어려운 수술이라며 모두 피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집도해 새로운 생명을 얻었노라며 너무나 안타까워하고 슬퍼했다”며 장례 당시 빈소를 찾은 추모객의 사연을 떠올렸다. 그는 “아무리 위험한 수술이라도 ‘내가 저 환자를 수술하지 않으면 저 환자는 죽는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감당해야지 어떡하겠냐’, ‘확률이나 데이터 같은 것이 무슨 대수냐’고 그랬던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서는 너무나 힘들고 긴장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심장 수술에 정성을 다해 도와주신 많은 분께 늘 고마워했다”며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데 능한 분이 아니어서 아버지의 진심이 전해지지 못했다면 이렇게나마 아버지의 뜻을 전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주씨는 “많은 분이 아버지를 누구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가슴을 지닌 사람으로 기억해줬다”며 “여러분이 기억해준 아버지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가슴에 새기고, 부족하지만 절반만이라도 아버지처럼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 청년 200명 중국 안중근 윤동주 유적 찾는다...보훈부 탐방단 발대식 28일 열려

    청년 200여명이 국가보훈부 프로그램으로 다음 달 중국에 있는 독립운동 사적지를 직접 찾는다. 27일 보훈부에 따르면 ‘역사를 걷다, 미래를 다지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3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단’은 5박 6일 동안 중국 뤼순, 룽징, 옌지, 하얼빈 등을 찾아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고귀한 정신을 되새긴다. 역사 여행 전문가인 박광일 작가, ‘뭉우리돌을 찾아서’의 김동우 작가, 역사학자 정재환 박사가 탐방을 함께한다. 참가자들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발대식을 열어 사전 교육을 받는다. 참가자들은 온라인 신청으로 선발된 19∼34세 청년들이다. 1차는 7월 3∼8일, 2차는 7월 10∼15일 일정이다. 안중근 의사와 윤동주 시인, 항일무장투쟁 관련 사적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보훈부는 1994년부터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탐방으로 일부 전환되는 등 제한적으로 운영되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규모 국외 탐방으로 전면 재개한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이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선열들의 숭고한 생애와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이 존경받고 기억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총으로 경찰헬기 격추…브라질 마약카르텔 두목 ‘징역 225년’ [여기는 남미]

    총으로 경찰헬기 격추…브라질 마약카르텔 두목 ‘징역 225년’ [여기는 남미]

    브라질의 마약카르텔 두목에 2세기 넘는 징역이 선고됐다. 마약카르텔 두목에게 내려진 처분으론 전례를 찾기 힘든 중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사법부는 최근 열린 선고공판에서 경찰 헬기를 총으로 싸 격추한 혐의로 기소된 파비아누 아나타지우 다시우바에게 징역 225년을 선고했다. 다시우바는 자신이 헬기를 추락시킨 게 아니라 비상착륙을 하던 헬기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헬기에 타고 있던 경찰 3명은 전원 순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외에도 경찰 6명에 대한 살인미수,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시우바는 공판이 끝나고 퇴장하면서 “정말 웃기는 재판이자 처벌”이라고 사법부를 비꼬았다. 문제의 사건은 2009년 브라질 산타이사벨의 도스마카쿠스 파벨라에서 발생했다. 파벨라는 브라질의 빈민촌이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악명 높은 마약카르텔 ‘베르멜로’의 두목이던 다시우바는 중무장한 조직원 100여 명을 이끌고 도스마카쿠스 파벨라를 공격했다. 브라질에서 파벨라는 마약판매 등 범죄의 온상인 경우가 많다. 마약카르텔이나 범죄조직은 파벨라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다. 이런 이유로 파벨라는 마약카르텔의 영토로 간주된다. 관리하는 파벨라가 많을수록 마약카르텔은 위세를 떨친다. 다시우바가 공격한 도스마카쿠스 파벨라는 당시 ‘친구 중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마약카르텔이 장악하고 있었다. 다시우바가 전쟁용 무기로 무장한 조직원들을 이끌고 기습을 감행하고 ‘친구 중 친구’가 반격에 나서면서 파벨라는 전쟁터가 됐다. 현지 언론은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마약카르텔 간 충돌이 빚어지자 파벨라는 순식간에 진짜 전쟁터로 변했다”면서 “무고한 주민 여럿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파벨라에 전투경찰을 투입했다. 파벨라 위로 경찰헬기가 뜬 것도 그때였다. 다시우바는 부하들과 함께 출동한 경찰헬기에 총격을 퍼부었다. 경찰헬기는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추락했다. 헬기 조종사는 비상착륙을 시도했지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던 헬기는 결국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전투경찰의 출동으로 기습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다시우바는 현장을 빠져나가 도주행각을 벌이다 2012년 검거됐다. 현지 언론은 “이미 14년이 지난 사건이지만 단순한 총격사건이 아니라 테러로 기억되고 있다”면서 “당시 마약카르텔의 화력에 브라질 전국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삶도 죽음도 인간이 중심이었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삶도 죽음도 인간이 중심이었다/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손으로 빚은 토우(土偶)들이 가득한 전시장. 토우는 흙으로 만든 사람이나 동물의 상, 종교적·주술적 대상물, 부장품 등으로 주로 사용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주로 부장품이지만 전시장은 어두운 느낌이 없다. 배 모양, 집 모양, 다양한 동물과 등잔 모양, 짚신 모양, 상상의 동물들 그리고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기마인물형 토기까지 있다. 모양도 크기도 다 제각각이다. 그동안 전시장의 토우들은 대부분 뚜껑과 거의 분리돼 있었지만 이번엔 제자리를 찾은 것들이 많다. 경주 황남동에서 나온 97점은 토기 뚜껑에 여러 토기들이 함께한 모습으로 첫선을 보였다. 전시장의 토우들은 삶과 연결된 사물들이다. 삶에서 필요했던 것들과 그 기억들이 토우로 만들어져 있다. 죽은 영혼은 하늘로 간다지만, 이 토우들은 다음 세상에 가는 사람들과 함께했던 동행자들이었다.하늘로 영혼을 안내하는 토기들은 새 모양, 상상의 동물로 거북이 몸에 용의 머리를 한 모양, 신성한 뿔 모양들이다. 머나먼 길을 떠나는 데 도움을 주는 토기들은 말 모양, 배 모양, 수레 모양 토기들과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말 탄 사람 토기다. 그다음은 편안한 쉼을 주는 토기들인데 저세상에서도 따뜻하고 안락한 삶을 살라는 뜻의 집 모양과 등잔 모양의 토기가 있다. 죽음을 ‘헤어짐의 축제’로 만든 것은 의례나 행진하는 모양의 토기들이다. 춤을 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다. ‘함께한 모든 순간’ 속에서는 50종에 가까운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완성된 한 편의 이야기’ 공간에서는 국보로 지정된 토우 장식 긴 목 항아리 2점을 볼 수 있는데 제법 커다란 항아리다. 전시장에서는 투명 발광다이오드(OLED)와 애니메이션 영상을 사용, 전시의 이해도를 높였다. 죽음을 다룬 이 전시장에는 신이 없다. 그들이 가는 저세상은 삶의 연장선이다. 이승과 저승의 구분은 헤어짐이 아니라 죽은 이들과의 영원한 동행이다. 이 전시의 제목이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인 것은 죽음으로 떠난 사람들과 삶의 흔적인 토우들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신이 없던 시절 완벽한 인간 중심의 세계가 이곳에 펼쳐져 있다면 과장일까.
  • [마감 후] 모든 책임은 장관도 진다/안석 정치부 차장

    [마감 후] 모든 책임은 장관도 진다/안석 정치부 차장

    A장관이 행사장 입구 로비에 들어서자 순간 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직원들의 얼굴은 A장관이 빠른 걸음으로 로비 게이트를 통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풀렸다. 어렴풋한 기억에 뒤에서 본 A장관의 걸음걸이는 무척이나 신경질적으로 보였다. “기사 좀 잘 써주세요”라는 한 직원의 말에 “참 고생하시네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지난해 말 한 일정에서 본 A장관과 해당 부처 직원들의 모습이다. A장관은 한동안 개각 뉴스가 나올 때마다 교체 대상으로 이름이 거론되던 인사다. 직접적 업무로 그를 만난 적은 없지만 당시 행사장에서 그를 보며 왜 때마다 교체 얘기가 나오는지 짐작이 갔다. 한 번 나타났다 하면 모든 걸 뒤집어 놓고 간다는 그의 업무 스타일을 누가 좋아할 수 있을까. 대통령실에서도 A장관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한 비서관은 어떤 업무를 두고 A장관과 크게 싸운 적이 있다고 한다. 너무 정색하고 말을 주고받은 게 민망했는지 이 비서관은 “나중에 비싼 밥 한 번 꼭 사시라”며 A장관을 달랬다고 한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A장관의 업무 스타일에 비위를 맞추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개각 뉴스를 보고 어떤 이들은 ‘인디언 기우제’ 같다고도 한다.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처럼 개각 뉴스도 장관이 결국 바뀔 때까지 나오는 모습을 보고 하는 얘기다. 그럴 때마다 대통령실은 “국면 전환용 개각은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개각 소문으로 어수선해진 관가 분위기를 다잡는다. 일부 부처에는 ‘안타까운 소식’일 수 있겠지만 대통령실은 일단 장관보다는 차관들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집권 2년차 국정 분위기를 바꿔 보려 하는 모습이다. 차관을 다수 바꾸는 방식으로도 개각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실 부처 업무는 차관이 다 하는 것 아니냐. 국무회의에 앞서 열리는 차관회의가 사실상 모든 결정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말한다. 거대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정치적 공격 도구로만 활용하려고 하니 개각을 마냥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고심도 이해는 간다. 조직 관리상 적절한 때 차관을 교체해야 후속 승진 인사 등으로 부처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차관을 바꿔 장관 교체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장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냐는 근본적 의문도 든다. ‘메기 차관’을 내려보내 복지부동하는 공직사회를 흔들어 놓을 수는 있겠지만 공무원 입장에서는 ‘장관 위에 차관’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아가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스타 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1년을 돌아보자. 부처 업무와 직원의 사기를 살피기보다는 오로지 대통령만을 바라보고, 대통령 일정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장관은 없는가. 부처 조직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장관은 없는가. 정책·정무적 판단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기를 몇 차례 거듭하게 한 장관은 없는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장관 역시 부처의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국정의 모든 책임을 지는 것처럼.
  • [세종로의 아침] 10년 만에 침몰한 스포츠 일등주의/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10년 만에 침몰한 스포츠 일등주의/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는 삼성스포츠단의 ‘심장’이다. 부상 선수들의 재활은 물론 흩어져 있던 훈련장과 합숙 시설을 한 군데로 통합해 삼성 특유의 전문성과 시스템으로 선수들을 지원하면서 ‘제3의 선수촌’으로도 불렸다. 2010년 1월 겨울. 배구 얘기를 나누려고 이곳에서 만난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배구팀 감독은 발목 수술 뒤 재활 중이던 당시 막내 세터 유광우와 러닝머신 위에서 1시간을 함께 뛰고 내려온 뒤 “삼성 선수들이라면 발목쯤이야 쌍꺼풀 수술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죠”라고 자랑삼아 말했다. 최고의 부상 복귀율을 자랑하는 STC는 프로 입단 2년 만에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끝나는 듯했던 유광우를 훌륭하게 재건시켰고, 그는 지금 대한항공에서 15년째 선수 생활을 잇고 있다. STC는 삼성스포츠단의 동맥이자 삼성이 부르짖었던 ‘일등주의’의 상징이었다. “역사는 1등만 기억한다”고 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인 일등주의는 스포츠단 운영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배구단 창단 이듬해인 1996년 신진식의 스카우트를 둘러싼 법정 소송을 잘 버텨 낸 삼성은 이후 종목을 막론하고 돈이 얼마나 들든 ‘특A급’ 선수들에겐 어김없이 푸른 유니폼을 입혔다. 신진식과 초대 신치용 감독이 달성했던 전설의 실업배구 77연승은 일등주의의 한 조각일 뿐이다. 그러나 이젠 까마득한 옛일이다. 지난 22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해 단독 꼴찌로 밀려났다. 7차례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기억이 무색하다. 그런데 ‘꼴찌 수모’는 야구에만 그치지 않았다. 4개 프로 전 종목이 최하위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이미 시즌 2승3무13패로 K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밑바닥을 전전한 지 제법 오래다. 여기에 지난봄 2022~23시즌을 마친 프로농구와 배구에서도 삼성은 약속이나 한 듯 최하위에 그쳤다. ‘꼴찌 그랜드슬램’이란 비아냥도 터져 나온다. ‘삼성스포츠’의 몰락은 관리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2014년 돈줄이 막히면서 시작됐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혈관에 공급되던 피가 갑자기 줄어드니 빈혈은 물론 손가락 발가락 말단이 저리고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마비가 이어졌다. 2014년 4월 가장 먼저 축구단이 제일기획에 편입됐고 9월에는 남녀 농구단이 뒤를 따랐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인 2015년 8월에는 배구단이, 2016년 1월에는 야구단 지분 67.5%까지 제일기획 소유가 됐다. 아마추어 종목과의 ‘손절’은 최근의 올림픽 메달 성적과도 무관치 않다. 이건희 회장이 그렇게나 아끼던 레슬링 후원을 끊고 테니스단과 럭비단도 해체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대 후원사’ 지위는 지금까지 그대로다. 스포츠를 통한 홍보·마케팅 전략의 지향점이 이미 국내를 떠났다는 방증이다. 삼성의 새파란 유니폼에 감동하고 환희했던 팬들의 절망은 이제 분노로 바뀐 지 오래다. 이들은 40년 넘도록 대를 이어 삼성의 야구를, 축구를, 배구와 농구를 아껴 주고 자랑하던 ‘찐팬’들이다. 삼성은 이들에 대한 배려는 제쳐 두고라도 예의마저 내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4월 수원 삼성이 한때 라이벌이었던 FC서울과의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패하자 팬들은 폐부를 찌르는 듯한 문구가 담긴 걸개 하나를 내걸어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역사에 남는 건 1등과 꼴찌뿐.’ 하지만 야구마저 주저앉은 지금 이런 항의도 이젠 소리 없는 메아리가 돼버렸다.
  • 美서 6·25 행사… ‘귀환 못한 용사’ 기린 빈 테이블

    美서 6·25 행사… ‘귀환 못한 용사’ 기린 빈 테이블

    “나는 외조부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지만 막내딸이었던 어머니는 항상 외조부의 유해를 찾기만을 바랐습니다.”(6·25전쟁 실종 장병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미 육군 전 대령) 6·25전쟁 73주년을 맞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주미대한민국대사관은 이날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기념공원과 미 육군국립박물관에서 참전비 헌화, 감사 오찬 등 기념행사를 열었다. 6·25 참전용사 및 유가족,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KWVMF) 등 한미 참전 단체, 켈리 매케이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조현동 주미대사가 기념공원에서 헌화와 참배를 하는 자리에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 제5공군 소속 존 레이먼드 러벌 공군 대령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육군 예비역 전 대령이 함께했다. 러벌 대령은 1950년 12월 4일 압록강에서 기밀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러시아 미그15기에 격추돼 포로가 됐다. 이후 ‘내가 당신의 도시를 폭격했다’는 팻말을 걸고 돌팔매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해는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조 대사는 추모의 벽 100번째에 있는 러벌 대령의 이름 위에 꽃을 올리고 딘 전 대령에게 외조부의 기념사진을 전달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딘 전 대령은 헌화하는 순간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여전히 휴전 중인 한국전쟁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조 대사는 환영사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으로 한국이 전쟁 폐허에서 일어섰고 우리 미래 세대가 평화, 번영, 민주주의의 열매를 누릴 것”이라고 감사했다. 전 주한미군사령관인 존 틸럴리 KWVMF 회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모두 피와 땀과 희생의 대가”라며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기억될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장 한켠에는 실종 장병들을 기리는 별도의 흰 테이블이 마련됐다. 테이블에는 주인 없는 의자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쓰라림을 상징하는 레몬 한 조각, 유족들의 눈물을 의미하는 소금, 내일의 건배를 기약하는 물잔 등이 함께 놓였다.
  • “저평가된 지역 전투사 재조명 필요”

    “저평가된 지역 전투사 재조명 필요”

    포항시가 주최하고 보훈단체협의회가 주관한 ‘포항 형산강권역 호국역사문화제’가 지난 25일 성황리에 종료됐다. 6·25전쟁 제73주년 행사와 함께 처음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선 지역의 크고 작은 전투와 숨어 있는 역사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포항의 호국정신을 기억하다’를 주제로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날 문화제는 역사특강과 호국음악제 등으로 꾸며졌다. 특히 트로트 가수 김연자씨의 공연은 1000석 규모의 대공연장이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역사특강은 ‘최후의 보루, 포항’을 주제로 역사학자 심용환 교수가 열강에 나서 큰 호응을 얻었다. 역사특강에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한 듯 많은 시민들이 자녀와 함께 가족 단위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질의응답 코너에서 한 시민은 “6·25전쟁에서 포항지역 전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게 됐다”며 “포항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문화제 개최 아이디어를 낸 이칠구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은 “국가적 사건 위주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저평가되고 있는 지역의 전투 등을 조사해 이를 지역 학생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한 이우근 학도의용군의 편지처럼 전쟁 속 번뇌와 휴머니티 등에 대한 가치를 다시 살펴본다면 타 지역 주민들도 지역 전투의 전쟁사적 의미를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숭고한 어린 목숨 하나하나가 포항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감사가 쌓인다”며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 뜻을 계승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 아름답게 떠난 ‘행복한 왕자’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 아름답게 떠난 ‘행복한 왕자’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이야기는 시대를 떠나 언제나 누구에게나 깊은 감동을 준다. 1888년 탄생한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가 여전히 오늘날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이유다. 동화를 원작으로 1인극 뮤지컬로 탄생한 ‘행복한 왕자’는 아름답고 처연한 이야기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지난 4월 개막해 두 달간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 ‘행복한 왕자’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국내 초연을 마쳤다. 보석과 황금으로 치장된 아름다운 왕자 동상에 어느 겨울날 제비가 찾아온다. 이집트로 가는 길에 잠시 쉬어가려던 제비는 물방울을 맞아 고개를 올려다 보니 왕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왕자는 제비에게 하룻밤만 머물러 자신을 대신해 몸에 박힌 보석을 떼어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부탁한다. 마지못해 부탁을 들어줬던 제비는 왕자의 선행을 계속 돕게 되고 결국 왕자와 운명을 함께하게 된다. 남을 위해 헌신하고 자신의 마지막 가진 것까지 내어주는 이야기가 오래된 소재지만 오늘날의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이번 공연은 3명의 배우가 돌아가며 각각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 왕자, 제비를 연기했다. 1인극이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여러 캐릭터를 혼자 연기하는 데 부족함이 없게족함이 없게 했다. 제목처럼 배우들도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했고, 또 관객들의 행복을 간절히 기원했다. 이휘종은 “‘행복한 왕자’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 그 자체였다”면서 “두렵기도 했지만 나를 믿고 지켜봐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행복했다. 작품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행복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승안은 “’행복한 왕자‘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굉장히 기뻤다”면서 “이 작품을 사랑해 주신 관객분들에게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꼭 남았으면 좋겠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맏형 양지원은 “‘행복한 왕자’는 ‘누군가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 준 작품”이라며 “나를 희생한다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 소중한 작품에 함께해서 정말 고맙고 사랑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큰 역할을 한 한승원 프로듀서는 “다양한 사랑, 희생,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많은 관객분께 위로를 드리고자 했고, 또 위로받는 공연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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