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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 후]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산다는 것/강국진 정치부 차장

    [마감 후]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산다는 것/강국진 정치부 차장

    풍수지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서울 동작구에 있는 서울현충원을 둘러보면 이런 곳을 명당이라고 부르는구나 하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 야트막한 산줄기가 넓게 펼쳐진 현충원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풍수지리에선 이런 땅을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으로 부른다. 현충원 정문에서 들어서 걸어가다 보면 현충문이 나온다. 현충문에서 오른쪽으로 난 오르막길을 오른 뒤 왼쪽으로 난 길을 쭉 따라 걸어가면 정자가 하나 보인다. 그 앞에 해병대 묘역이 있다. 21구역. 거기에 할아버지 묘가 있다. 해마다 현충일이나 그 즈음 주말엔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간단한 차례를 지내고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는다. 그맘땐 항상 날씨도 맑아 가족 소풍이나 다름없다. 서울현충원은 현충일 즈음해선 항상 사람이 북적거리지만 정작 할아버지가 묻힌 묘역 주변엔 세월이 흐를수록 찾는 사람이 줄어들어 쓸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묘비에는 할아버지가 1952년 10월에 장단지구에서 전사했으며, 당시 해병대 상등병이었다고 써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경기 파주시 장단지구에선 6·25전쟁 당시 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한다. 자세한 건 모른다. 아버지한테서 할아버지에 관한 얘기를 들어 본 기억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할아버지가 전사할 당시 아버지는 만 4세였다. 아버지도 별다르게 떠올릴 만한 추억이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 모습을 찍은 사진 한 장 변변하게 남아 있지 않다. 2대 독자라 가까운 친척도 없던 아버지는 무척이나 외로운 성장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이 지내시는 시골집 대문에는 ‘국가유공자의 집’이라는 자그마한 현판이 걸려 있다. 명예로운 건 틀림없지만 그 명예조차 아비의 부재를 대신할 만한 값어치가 있을까.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좀처럼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남과 북 모두 당장 마주 앉아 대화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한쪽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하면 다른 쪽에선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을 보여 주며 위협한다. 그러면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며 또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 댄다. 한미가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고 ‘전략자산’이라는 이름으로 최신 무기를 자랑하면 북한은 또 이에 질세라 미사일을 날리고 “바보”라느니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라느니 막말을 쏟아낸다. 그러면 또 “백배 천배 보복”처럼 국제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말이 버젓이 공식 석상에서 오르내린다. 국가보훈처가 오는 6월 국가보훈부로 승격해 새출발한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피와 땀을 흘린 이들을 기억하고 존중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국가유공자 예우보다 더 중요한 건 국가유공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군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존재라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관리해서 애초에 전몰군경을 슬퍼할 유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6·25전쟁라고 부르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없었다면 할아버지가 조그맣고 보드라운 어린 아들 손을 잡아 보고 싶어 하며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가 잠이 들 때마다 얼굴도 잘 떠오르지 않는 할아버지를 떠올리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
  • 한일 정상 작년 ‘조기 해결’ 공감대… 최악 관계서 출구 찾아

    한일 정상 작년 ‘조기 해결’ 공감대… 최악 관계서 출구 찾아

    정부가 6일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은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 당시부터 지금까지 60년 넘게 논란이 계속된 사안이다. 한국과 일본이 1965년 체결한 청구권 협정에는 일본이 무상 3억 달러와 차관 2억 달러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내용과 함께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확인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청구권 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이후 박정희 정부는 사망자와 재산 손해에 약 92억원을 지급했고, 노무현 정부도 2차 보상에 나서 사망자와 부상자 등에 약 6500억원을 지급했다. 일본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1990년부터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이 개인 청구권은 살아 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사법농단’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대법원은 2018년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당한 피해자들의 임금이나 보상금이 아닌 위자료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결의 골자였다. 일본 피고 기업은 배상 이행을 거부했고, 피해자들이 피고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 현금화를 추진하면서 한일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1+1’ 방안(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지급)과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발의한 ‘문희상안’(한일 양국 기업과 정부, 국민이 참여한 ‘기억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지급)을 마련했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국면 전환은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 조성됐다.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외교부는 지난해 7월 민관협의회를 출범시켜 의견 수렴에 나섰고 실무급·차관급·장관급 등 각급에서 속도감 있는 협상을 이어 갔다. 정부는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말 ‘조기 해결’에 공감대를 표시했고, 지난달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을 거치며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부터 해법 나오기까지...험난한 과정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부터 해법 나오기까지...험난한 과정

    정부가 6일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은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 당시부터 지금까지 60년 넘게 논란이 계속된 사안이다. 특히 2018년 한국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 배상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한국과 일본이 1965년 체결한 청구권 협정에는 일본이 무상 3억 달러와 차관 2억 달러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내용과 함께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확인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청구권 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이후 박정희 정부는 사망자와 재산 손해에 약 92억원을 지급했고, 노무현 정부도 2차 보상에 나서 사망자와 부상자 등에 약 6500억원을 지급했다.일본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1990년부터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2000년대부터 한국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역시 1·2심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이 개인 청구권은 살아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사법농단’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한국 대법원은 2018년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당한 피해자들의 임금이나 보상금이 아닌 위자료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결의 골자였다. 일본 피고 기업은 배상 이행을 거부했고, 피해자들이 피고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 현금화를 추진하면서 한일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이듬해 일본은 보복조치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섰고 한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검토로 맞대응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1+1’ 방안(한일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지급)과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발의한 ‘문희상안’(한일 양국 기업과 정부, 국민이 참여한 ‘기억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지급)을 마련했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국면 전환의 분위기는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 조성됐다.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외교부는 지난해 7월 민관협의회를 출범시켜 의견 수렴에 나섰고 실무급·차관급·장관급 등 각급에서 속도감 있는 협상을 이어갔다. 정부는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9월 광주를 찾아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만났고 양 할머니는 일본 가해 기업의 사죄와 배상 참여를 요구했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말 ‘조기 해결’에 공감대를 표시했고, 지난달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을 거치며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 강제동원 정부안 발표, ‘과거’ 딛고 ‘미래세대’ 지향…굴욕 해법인가 대승적 결단인가

    강제동원 정부안 발표, ‘과거’ 딛고 ‘미래세대’ 지향…굴욕 해법인가 대승적 결단인가

    외교부는 6일 강제동원 배상 해법 정부안 발표의 배경으로 ‘고령인 피해자들과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엄중한 국제정세 및 글로벌 복합 위기 속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꼽으며‘ 대승적 결단’으로 자평했다. 과거사 문제를 딛고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를 위해 앞으로 발을 내딛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그러나 일본 피고기업들 대신에 우리 기업들이 자발적 기금으로 판결금을 대신 갚아주고, 정부가 구상권 청구도 사실상 포기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굴욕적 해법’이라는 멍에 역시 지게 됐다. 외교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배상 주체가 되는 ‘제3자 변제안’에 대해 법적 검토를 끝냈다는 입장이나, 반발이 거센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점도 과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장기간 경색된 한일 관계를 방치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이번 해법이 한일 양국에 반목과 갈등을 넘어서 미래로 가는 새로운 역사의 기회의 창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기억해 미래 세대에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기 위해, 피해자 추모, 교육조사, 연구사업을 내실화하고 확대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피고기업의 참여가 없는 ‘반쪽 해법’ 비판에 대해 박 장관은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정부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소송 3건의 피해자 15명 중 13명의 피해자 및 유가족을 접촉해 의견을 청취했다. 나머지 2명은 연락처가 없어 아직 소통하지 못한 상태다. 향후 피해자 측 접촉은 재단이 맡게 되며, 15명이 받아야 할 배상금(1인당 1억 또는 1억 5000만원)은 지연이자까지 약 4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정부 발표를 설명드리고 판결금을 최대한 수령할 수 있도록 개별 소통하고 설득하며 정부의 진정성을 보이는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재단이 갖게 되는 구상권 청구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구상권 행사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민법상 소멸시효는 10년”이라고 했다. 이는 정부가 사실상 구상권을 포기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안에 동의하지 않는 피해자들의 채권을 정부 측에서 공탁 등으로 일방 소멸시키거나, 반대로 결국 피고기업 자산이 강제 매각되는 절차가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당국자는 공탁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한 분이라도 빠지지 않고 판결금을 수령토록 최대한 정부가 노력해 나가겠다는 것이 현재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업과 자발적 기여에 대해 논의하거나 접촉한 바 없다”며 “민간의 기여는 자발적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오늘부터 적법 절차에 따라 어떻게 (기업의) 자발적 기여를 받을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정부안에 대해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일본은 국제법 상 강제노역 금지조항을 위반했는데, 법리상 일본에 대한 면책안이나 다름 없다”면서 “헌법상 핵심 가치인 임시정부 정통성 그리고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외면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단이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서서 피해자에게 배상하고, 구상권 행사에 대한 위임을 받아 한일관계에 활용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지적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고기업 배상 참여 등 우리가 원하는 요구를 일본이 들어줄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한 상황에서 결국 ‘0 대 100’중 ‘51 대 49’의 싸움이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잘 보듬고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사업을 구상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 그 어떤 시간도 사라지지 않게… 영혼을 채우는 ‘예술의 유토피아’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그 어떤 시간도 사라지지 않게… 영혼을 채우는 ‘예술의 유토피아’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옛것 ‘알테’와 새로운 것 ‘노이에’현대 의미하는 ‘모데르네’ 등 3곳한 달에 한 번 단돈 1유로로 감상앤디 워홀 등 현대미술 걸작 즐비의자·車 등 디자인 역사도 한눈에고흐·고갱·클림트 명작 ‘오감 황홀’‘마음의 여유’ 가슴으로 이해한 곳비우는 순간 채워지는 마법 체험 어떻게 하면 이곳의 아름다움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대와 중세와 현대가 한곳에 자리잡은 예술의 유토피아, 영혼의 허기를 채워 주는 장소, 우리가 꿈꾸는 미술관의 모든 것. 이런 표현들이 즉각 떠오르지만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 그 어떤 시간도 사라지지 않는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인류가 보낸 그 모든 시간이 허공에 흩어지지 않고 오롯이 살아남은 느낌. 내게는 독일 뮌헨의 알테 피나코테크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알테, 노이에, 모데르네로 이어지는 뮌헨의 박물관 지구는 인류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소중하게 보존해 놓은 아름다움의 보물창고 같은 장소였다. 알테(alte)는 독일어로 오래된 것, 옛것을 의미하고, 노이에(neue)는 새로운 것을, 모데르네(moderne)는 현대를 의미하는데, 이 세 장소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하루 만에 탐험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얻는 셈이다.우리는 끊임없이 시간의 흔적이 사라지는 세계에 살고 있다. 리모델링, 재건축, 재개발, 신도시 이런 말들을 매일 사용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더욱 빠른 속도로 옛것이 사라져 간다. 너무 빨리 세상이 바뀌다 보니 사랑했던 장소들조차도 금세 사라져 간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뛰놀던 장소들, 설레는 마음으로 첫 데이트를 했던 장소, 첫사랑과 영원히 헤어진 장소, 온 가족이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던 장소 등등. 오래전 추억이 담긴 모든 장소들은 사라지거나, 상호가 바뀌거나, 흔적 자체를 알아볼 수 없이 변해 버렸다. 내가 오랜 시간의 흔적이 올올이 살아 있는 옛 도시들에 유난히 애착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옛 도시들은 문화재 보존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이 된 곳들이 대부분이기에 10년 전에 간 곳도, 20년 전에 간 곳도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보물단지라도 받은 듯한 ‘원유로 데이’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이 숨 막히는 자본의 압박 속에서 어떻게든 이 가쁜 숨을 몰아쉴 비상구가 필요하다. 나는 여행을 통해 그런 영혼의 비상구를 찾아 헤맨 것이었다. 뮌헨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오직 1유로’만으로 이 모든 박물관들을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날이 정해져 있다. 한 달에 하루 반짝 시간을 내면 이 모든 위대한 작품들을 1유로에 볼 수 있는 것이다. 처음 뮌헨에 갔을 때는 이런 달콤한 정보를 알지 못해 미술관마다 각각 요금을 지불했지만, 그 돈도 아깝지 않았다. 세 개의 미술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뮌헨에 갔을 때 운 좋게 ‘원유로 데이’에 우연히 맞출 수 있었는데, 그 기쁨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그 기쁨의 원천은 ‘일일 팔찌’에서 나왔다. 주최 측은 1유로만 내면 관람자들에게 알록달록한 종이팔찌를 만들어 주었다. 그저 종이팔찌일 뿐인데, 보물단지라도 받은 듯 뿌듯했다. 단돈 1유로로 지상낙원의 입장권을 얻은 기분이기에.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이 팔찌 하나만 있으면 각각의 미술관에서 줄을 서고 기다리는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하루 종일 세 개의 미술관을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1유로 종이팔찌는 마치 마법처럼 모든 기다림의 압박과 돈 계산의 스트레스를 단칼에 날려 주었다. 이런 과감한 정책은 ‘공공장소의 예술 체험’에 대한 행정가들의 깊은 이해 없이는 제대로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은 누구나 이토록 풍요로운 미적 체험을 허락해 주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가장 지혜롭게 쓰는 길이 아닐까.●설치미술·디자인 관련 작품도 가득 모데르네 피나코테크에서는 현대미술의 걸작들뿐 아니라 의자, 자동차, 전화기, 타자기 등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든 디자인의 역사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모데르네 피나코테크에는 케테 콜비츠와 로버트 마더웰, 안젤름 키퍼, 앤디 워홀 등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빚어낸 걸작들이 즐비하다. 설치미술과 디자인 관련 작품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아 오감이 황홀해진다. 노이에 피나코테크에는 놀라운 방이 하나 있다. 고흐와 고갱과 클림트의 걸작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방인데, 그 방은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아서 더욱 감동적이다. 그들의 걸작이 한 방에 모여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토록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마치 삼중창을 하듯 함께하고 있다. 이 걸작들을 한꺼번에 한국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뮌헨에서 나는 처음으로 마음의 여유가 무엇인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여유를 가져야지’ 생각만 하면서 항상 조급하고, 갈급하며, 뭔가 결정적인 것이 비어 있는 내 인생을 탓하고 있었던 나. 그런데 첫 번째 뮌헨 여행에서 그토록 감동을 받고 열심히 찍은 사진을 몽땅, 통째로 삭제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한 장만’ 삭제해야 하는데, ‘모두’를 잘못 누른 것이다. 너무 기가 막혀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지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답지 않은 생각이었다. “또 오지 뭐! 뮌헨이 좋다면서, 넌 또 올 거잖아.” 나는 혼자서 자문자답하며 그렇게 허탈함을 비워 냈다. 지금이라면 삭제된 파일을 복구할 방법을 찾았겠지만, 그때는 심각한 기계치였기에 복구할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처음으로 나답지 않은 내가 좋아졌다. 그때는 오롯이 혼자 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내 곁의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아쉬움을 대체할 수도 없었다. 휴대폰은 그저 통화 기능과 메시지 기능밖에 쓰지 않을 때였다.●‘온몸에 뮌헨의 아름다움을 새겨 넣자’ 그 작은 똑딱이 디지털카메라에 내 모든 여행의 추억이 담겨 있었다. 그야말로 혼자 떠난 여행의 추억이 몽땅 날아갔다. 하지만 나는 다짐했다. 사진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대신 온몸으로 기억하자. 사진으로 기록하지 못하는 대신 내 온몸에 뮌헨 여행의 아름다움을 새겨 넣자. 그렇게 마음먹으니 매 순간이 더 짜릿하고 눈부시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실수하고, 넘어지고, 아파하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으로 뭔가를 채우지 못한 결핍이 안타깝기보다는 뭔가를 비워 낼 줄 아는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통렬하게 깨달았다. 지금은 감동적인 순간에는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고 가만히 그 순간에 불현듯 머물러 보기도 한다. 때로는 사진보다 강렬한 언어를 발견하려 애쓰며, 감동의 그 순간을 오직 문장으로만 기록하기 위해 몸부림치기도 한다. 그렇게 사진을 찍지 않고 그 시공간 속에 오롯이 머물면 마치 내가 시간이라는 벤치에 걸터앉아 공간이라는 마법을 체험하고 있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 든다. 나조차도 알 수 없는 결핍감에 시달렸던 적이 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느낌. 아무리 배우고 또 배워도 채워지지 않는 갈망. 영혼의 허기일 수도 있고, 마음의 콤플렉스일 수도 있겠지만,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가 힘든 어떤 강렬한 결핍감이었다. 그 이해할 수 없는 정신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미친 듯이 여행을 다녔다. 평소에는 열심히 돈을 벌고, 돈이 조금만 모이면 그야말로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여행을 떠났다. 그 모든 여행의 시간은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아깝지 않았다. 가방을 통째로 도둑맞기도 하고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여행이 끝난 뒤 사흘만 지나면 ‘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그 모든 파란만장한 떠남의 기억들이 내 소중한 추억의 앨범 속에는 ‘결국 다 아름다운 것’으로 저장됐다. 그때 내 마음에서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 같다. 상품을 소비하는 삶이 아니라 경험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상품을 소비하는 기쁨은 금세 사라지지만 새로운 장소, 체험, 만남을 위해 쓴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때부터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다른 모든 소비를 제치고 ‘여행’이 가장 중요한 지출 항목이 된 것이다. 틈만 나면 ‘어떻게 하면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장소에 더 오래 머물 수 있을까’를 궁리하기 시작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도 해보고, 베를린이나 런던에서 한 달 살기도 해보며, 어떤 장소에서든 잘 버텨 내는 생존의 기술도 터득하고, 어떤 곳에서든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듣고 보고 배우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행이라는 일상의 비상구를 통해 ‘사랑하는 장소에 진정으로 거(居)하는 법’을 배웠다. 내 모든 여행지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시적 도피처가 아니었다. 나는 그 모든 장소의 눈부신 아우라와 향기로운 정취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길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어떤 장소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그 장소에 서서히 물들어 가는 사람, 그 장소를 닮은 향기를 늘 간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문학평론가·작가
  • 한밤 시장 돌며 10분 새 5곳 불 질러… 점포 55곳 잿더미

    한밤 시장 돌며 10분 새 5곳 불 질러… 점포 55곳 잿더미

    큰불이 난 인천 현대시장 화재의 원인이 방화로 드러났다.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된 40대 용의자는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화재로 전체 점포 212곳 중 55곳이 탄 현대시장의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시 당국은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을 논의 중이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이 6일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7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8분부터 10분가량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일대에서 그릇 가게와 소형 화물차 등 모두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현대시장 안에서 3곳에 먼저 불을 지른 뒤 시장 밖으로 나와 교회 앞 쓰레기 더미와 인근에 주차된 소형 화물차 짐칸에도 방화했다. 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힌 A씨는 범행 전후로 휘발유 등 인화물질을 손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라이터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CTV 영상을 토대로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내가 한 게 맞다”면서도 “왜 불을 질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앞서 경찰은 현대시장 주변 CCTV를 분석해 A씨를 용의자로 추정하고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자택에서 그를 검거했다. A씨가 현대시장 일대에 지른 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전체 점포 205곳 가운데 55곳이 탔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인근 소방서 5∼6곳의 소방관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끝에 2시간 50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화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나온 상인들은 생계 걱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장 주재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화재 발생 상황 보고 및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시는 화재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재난위기가정 지원사업 연계, 재해구호기금·재난안전 특별교부세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하고 지방세 감면 또는 유예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유 시장은 “신속한 화재 진압에 애써 준 소방과 경찰, 시장 상인, 지역주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로또 2등 103명’ 판매점 일요일 아침부터 북적…“어제도 샀는데 속 쓰려 잠 설쳐” “2등 되면 자식 줄 것”

    ‘로또 2등 103명’ 판매점 일요일 아침부터 북적…“어제도 샀는데 속 쓰려 잠 설쳐” “2등 되면 자식 줄 것”

    제1057회 로또 복권 추첨에서 2등 당첨자를 103명 배출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한 복권 판매점에는 일요일 아침부터 복권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게 밖에는 판매점 주인이 A4용지에 매직으로 급하게 쓴 ‘103명 동시 당첨, 국내 최초’ 등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노원구에서 온 심순연(69)씨는 5일 “아무래도 이렇게 운이 집중되는 곳에서는 저도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기대가 생겨서 휴대전화로 지도를 보며 일부러 찾아왔다”며 “나이가 있으니 1등까지는 바라지 않고 2등이라도 당첨돼 결혼한 자식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웃었다. 답십리에 살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두 번씩 이 곳을 들른다는 정병열(66)씨는 “어제도 복권을 사갔던 단골집인데 103명이나 2등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어젯밤 속이 쓰려서 잠을 설쳤다”며 “원래 5000원씩만 사는데 오늘은 혹시나 싶어 1만 5000원어치를 샀다. 좋은 기운을 받아 당첨이 되면 가족들과 시골에 내려가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곳 판매점 계산대 위에는 주인 전종역(86)씨가 직접 손으로 쓴 ‘복권에는 왕도가 없어요. 행운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어요’란 글귀가 적혀 있었다. 2002년 로또 1회 때부터 판매점을 운영해 왔다는 전씨는 “저도 매주 3000~5000원씩 복권을 사고 연구도 해봤는데 1·2등은 한번도 당첨된 적이 없어 행운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동안 1등 당첨자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어 애닳아했는데, 오늘 아침 ‘그곳이 2등 103명 나온 곳이 맞냐’는 전화를 받았다.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말했다.전날 당첨 번호 5개(8, 13, 19, 27, 40, 45)와 보너스 번호(12)를 맞춘 2등 당첨자는 전국 664명으로 집계됐다. 2등 당첨금은 총 7억 1027만 5640원이지만 664명이 모두 다른 사람일 경우 각자 약 690만원씩 나눠 갖는다. 그런데 103장이 청량리동의 전씨네 가게에서 나온 셈이다. 전씨는 “한 번에 기억에 남을 정도로 여러 장을 구입한 손님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저도 이번에 5000원어치를 구입했지만 낙첨됐고 평생 이렇게 많은 당첨자가 나온 적도 처음”이라며 갸우뚱했다. 로또는 45개의 번호 중 6개 번호를 임의로 부여(자동)받거나 스스로 선택(수동)해 추첨번호를 맞추는 복권이다. 45개 숫자 중 6개의 번호 조합이 선택될 확률은 814만분의 1이라고 한다. 2등 당첨 확률은 약 135만분의 1로 그보다는 높다. 믿기지 않는 우연의 일치에 의혹을 제기하는 손님도 있었다. 1등 당첨자가 나온 종로구의 복권 가게를 들렀다가 전씨의 가게로 왔다는 윤모(53)씨는 “똑같은 번호가 103개나 나왔다는 것은 우연일 수가 없다. 한 사람이 수동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 명이 10만원 이상은 구매할 수 없으니 당첨금을 찾을 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 10분간 5곳에 불 지른 현대시장 방화범 경찰 진술 “기억 안난다”

    10분간 5곳에 불 지른 현대시장 방화범 경찰 진술 “기억 안난다”

    한밤중 점포 55곳이 타버린 인천 현대시장 화재는 방화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모두 5곳에 불을 질렀는데,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전혀 안 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용의자 40대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8분쯤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내 가게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점포 212곳 중 55곳이 탔다.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인근 소방서 5∼6곳의 소방관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끝에 2시간 50여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경찰은 현대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5일 오전 9시 50분쯤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모두 5곳에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현대시장 내 그릇가게 등 3곳에 불을 냈고, 시장 밖으로 나와 길을 걸어가면서 교회 앞 쓰레기더미에도 불을 질렀다. 또 인근에 주차된 소형 화물차 짐칸에도 방화했다. 경찰은 그의 방화가 약 10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힌 A씨는 범행 전후로 휘발유 등 인화물질을 손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라이터를 이용해 연쇄적으로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시장에 간 기억도 없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 주변 CCTV를 추가로 분석하는 한편 조만간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간밤에 ‘불벼락’ 맞은 인천 현대시장, 40대 방화 용의자 범행 시인

    간밤에 ‘불벼락’ 맞은 인천 현대시장, 40대 방화 용의자 범행 시인

    인천 현대시장 점포 55곳을 태운 40대 방화범이 경찰의 추궁에 결국 혐의를 시인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한 40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이 오는 6일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7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8분부터 10분 가량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일대에서 그릇 가게와 소형 화물차 등 모두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현대시장 안에서 3곳에 먼저 불을 지른 뒤, 시장 밖으로 나와 교회 앞 쓰레기 더미와 인근에 주차된 소형 화물차 짐칸에도 방화했다. 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힌 A씨는 범행 전후로 휘발유 등 인화물질을 손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라이터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시장에 간 기억도 없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CTV 영상을 토대로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내가 한 게 맞다”면서도 “왜 불을 질렀는지는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A씨가 현대시장 일대에 지른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체 점포 205곳 가운데 55곳이 탔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인근 소방서 5∼6곳의 소방관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끝에 2시간 50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1960년대에 형성된 현대시장 부지는 1만 5738㎡로 이 중 반찬가게, 속옷 전문점, 그릇 가게 등 각종 상점이 들어선 매장 면적은 1만 266㎡다. 앞서 경찰은 현대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를 용의자로 추정하고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자택에 있는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소방과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장 주재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화재발생상황 보고 및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시는 화재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재난위기가정 지원사업 연계, 재해구호기금·재난안전 특별교부세 지원방안 등을 검토하고, 지방세 감면 또는 유예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유 시장은 “이러한 불행한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신속한 화재진압에 애써준 소방과 경찰, 시장 상인, 지역주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출소 하루만에 여학생 강제추행…시민이 찾아내 잡았다

    출소 하루만에 여학생 강제추행…시민이 찾아내 잡았다

    교도소 출소 하루 만에 길거리에서 마주친 여학생을 강제추행하고 도주한 50대 남성이 시민의 눈썰미로 10여분 만에 붙잡혔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한 A(59)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0일 0시 7분쯤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에서 귀가 중이던 여학생을 쫓아가 껴안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학생이 거칠게 저항하자 A씨는 범행을 포기하고 도주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 신발 한 짝이 벗겨진 채로 도주한 A씨의 인상착의를 주변 행인들에게 알렸다. 사건 발생 13분 뒤인 0시 20분쯤 한 20대 시민이 신발 한 짝만 신은 채로 인근을 돌아다니던 남성을 발견, 그를 맨손으로 제압한 뒤 경찰에 인계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강도상해죄로 복역하다가 출소한 지 하루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경찰서는 A씨를 검거해 경찰에 인계한 시민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수여했다. 정경호 상당경찰서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피의자를 검거한 용감한 시민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 용인서 태어난 판다 키운 한국인 사육사, 중국서 인기 [여기는 중국]

    용인서 태어난 판다 키운 한국인 사육사, 중국서 인기 [여기는 중국]

    중국의 판다 외교에 찬반 논란이 뜨거워진 가운데 지난 2020년 한국 용인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소식이 중국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상위에 등장하는 등 관심이 쏠렸다. 중국 중국신문망이 운영하는 동영상 전문 플랫폼 중신스핀(中新视频)은 지난 3일 한국 용인 에버랜드에 사는 판다 푸바오와 전문 사육사인 강철원 씨의 영상을 공개하며 화제가 된 것. 이 영상 중반부에 강 사육사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푸바오를 중국어를 사용해 소개한 것에 중국 네티즌들이 큰 환호를 보내는 분위기다. 실제로 영상 속 강 사육자는 “러바오(수컷·2012년생), 아이바오(암컷·2013년생), 푸바오 가족이 ‘판다 월드’에서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쉬고 운동하며 관광객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푸바오는 어미보다 더 많이 먹으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소개가 담긴 영상은 매체를 통해 보도된 직후 곧장 큰 화제가 됐다. 현지 매체들은 강 사육사에게 ‘판다의 할아버지’라는 별칭을 지어 부르면서 친근함을 공개적으로 표현했다. 강 사육사는 이 영상에서 “온라인을 통해 중국에 있는 분들이 아이바오 판다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감사하다”고도 했다. 특히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난 시간은 물론, 태어났을 당시 무게와 태어난 지 며칠 째인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판다에게 강한 애정을 가졌다는 내용도 현지 매체들을 통해 소개됐다. 하지만 강 사육사가 담당하고 있는 푸바오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빠르면 2년 내에 중국으로 영구히 돌아가게 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한국에 있는 판다는 푸바오를 포함해 총 3마리인데, 2014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당시 판다 한 쌍을 보내줄 것을 약속하면서 한국에 도착한 아이바오(암컷)과 러바오(수컷), 그리고 그 사이에 태어난 푸바오다. 이 판다들은 각각 중국에서 선물로 보내줬거나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에 속한 것으로 한국에는 ‘임대 형식’으로 살고 있다. 중국이 1980년 대부터 모든 판다를 오로지 대여 형식으로만 해외에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협의가 필요하지만 푸바오 역시 4살이 되면 중국으로 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 사육사는 이른바 ‘판다 아빠’, ‘판다 할아버지’ 등으로 불린다. 국내 유일의 판다 부부인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물론이고 지난 1994년 한중수교 2주년 당시 국내에 들어왔다가 IMF 외환위기로 3년 만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 밍밍과 리리 역시 강 사육사가 돌봤다. 
  • 이란 반정부 시위대 희망의 상징이었던 치타 죽어 추모 열기

    이란 반정부 시위대 희망의 상징이었던 치타 죽어 추모 열기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에 희망을 안겼던 치타 새끼가 세상을 떠나 추모 열기가 일고 있다고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생으로는 이 나라에서 열두 마리 밖에 남지 않은 아시아 치타 피루즈(Pirouz, 승리란 뜻)가 지난달 테헤란의 한 동물병원에서 신장 이상으로 죽었다는 소식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추모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피루즈는 날 때부터 시련이 간단찮았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문에도 죽음의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겼다. 잘 버틴다는 소식이 들려오던 지난해 9월 한 여성의 죽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을 때 시위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상황과 피루즈의 시련을 같은 것으로 느끼기 시작해 응원하는 글들을 SNS에 올리고 공유했다. 당국도 야생 고양잇과 보호에 나름 최선을 다해 아시아 치타가 열두 마리라도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선전해 왔다. 치타는 사막이 많은 이 나라의 자부심을 상징해 왔다. 페르시아 시와 그림들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 상징으로 쓰여 속도와 힘을 자랑한다.피루즈는 독보적인 아이콘이 돼 권리를 누렸다. 어미 ‘이란’이 북서부 투란의 야생동물 보호센터로 옮겨져 수컷 ‘피루즈’와 짝을 맺어 피루즈를 낳았다. 지난해 5월 세 마리가 제왕절개로 태어났는데 어미가 돌보기를 거부했다. 파얌 모헤비 이란수의사협회 회장은 “이란은 본능적으로 새끼들을 아는 체하지 않고 밀어냈다”고 말했다. 다른 두 새끼는 영양실조와 장기 손상으로 며칠 만에 세상을 등졌다. 많은 이들이 당국이 방관한 탓이라고 분노했다. 이 때 환경운동가 알리레자 샤흐다리가 돌보겠다고 나섰다. 매일 밤 피루즈 옆에서 잠자며 아빠처럼 토닥였다. 이런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많은 이들을 감격시켰다. 생후 5개월 때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자 여러 합병증에도 생존해 “개선하는 이란의 아들”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시위 참가자들에겐 연대의 상징이 됐다. 뮤지션 셰르빈 하지푸르가 그래미상을 수상한 시위대 응원가 ‘라예(Baraye, 위하여란 뜻)’ 가사에도 나온다. “거리에서 춤추기 위해/ 입맞춤의 두려움을 위해/ 피루즈와 그가 스러질지 모르는 위험을 위해/ 여성과 삶, 자유를 위해” 결국 피루즈는 지난달 26일 샤흐다리의 팔에 안겨 눈을 감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헤비 박사는 “그녀석의 삶은 짧았지만 이름과 기억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란의 축구 레전드였으며 코치인 알리 카리미는 트위터에 “이슬람 공화국의 그늘 아래에선 동물도 사람도 안전하지 않다”고 적었다. BBC는 이란 환경부에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 “유아인 때문에 모두 물거품”…공개 비판한 배우

    “유아인 때문에 모두 물거품”…공개 비판한 배우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의 차기작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넷플릭스 웹드라마 ‘종말의 바보’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김영웅이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김영웅은 최근 자신의 SNS에 ‘종말의 바보’ 티저 포스터 사진을 게재하고 “캐스팅 소식의 반가운 전화도, 가슴 설레던 첫 촬영의 기억도 모두 물거품이 되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무엇보다 인내와 희생을 감내하며 모인 밀알과도 같은 수 많은 스태프들, 또 각각의 캐릭터를 빛내기 위해 똘똘 뭉쳤던 배우들. 그리고 그 누구보다 간절했던 감독님. 또 투병 중에도 집필을 놓지 않았던 작가님. 그리고 제작을 맡아 끝까지 현장을 케어한 제작사”라며 드라마를 위해 힘썼던 이들을 떠올렸다. 김영웅은 유아인 마약 혐의에 대해 언급하며 “그의 잘못된 행동이 사실이라면 지탄의 대상임이 확실하다. 두둔하거나 옹호할 생각도 더군다나 없다. 당연히 대가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아인은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종말의 바보’를 비롯해 영화 ‘승부’ ‘하이파이브’ 등 공개를 앞뒀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마약 혐의로 차기작 공개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영웅은 “다만 그냥 못내 그렇게 수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탄생을 앞두고 있었던 ‘종말의 바보’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 할까봐 아쉬울 뿐”이라며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미약한 배우로서 어떤 모습으로 걸어갈 지 고민해본다”고 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과 대마 양성 반응 외에 코카인과 케타민 등 마약류 2종이 추가 검출됐다. 경찰은 다음 주 중 유아인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상습 투약 여부 및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스필버그 “30년대처럼 반유대 숨기지도 않아” 영화는 22일 개봉

    스필버그 “30년대처럼 반유대 숨기지도 않아” 영화는 22일 개봉

    할리우드 거장이며 유대인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930년대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 독일을 호령했던 것처럼 반(反)유대주의가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따르면 스필버그 감독은 전날 토크쇼 프로그램인 ‘스티븐 콜버트의 더 레이트 쇼’에 출연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유대인 혐오 발언 등이 급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30년대의 독일 이후 반유대주의가 남의 눈을 피해 더는 숨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면서 “마치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옆구리에 손을 얹고 거만하게 서 있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반유대주의 부상에 대해 “내 평생 이 나라(미국)에서 이런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며 “다수 인종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소외시키는 행태가 몇년 동안 우리를 향해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증오가 미국에서 일종의 클럽 회원이 됐고, 이 클럽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회원을 모았다”며 “증오와 반유대주의는 손을 잡고 함께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자전적 영화 ‘파벨만스’에서 반유대주의 문제를 다뤘고 관객에게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전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네 프랑크의 말을 인용하며 “프랑크는 대부분의 사람이 선하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이 옳다고 본다”며 “본질적으로 우리의 마음 속에는 선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자신의 부모를 연기했던 폴 다노와 미셸 윌리엄스가 처음 촬영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부모와 너무 똑같아 눈물이 쏟아졌다는 기억을 되살리기도 했다. 또 자신의 얘기인 만큼 각본을 공동 집필한 토니 커슈너에게 많은 것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작품은 오는 22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CJ ENM은 1차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하며 국내 개봉 일정을 2일 확정했다. 작품 표기를 ‘파벨만스’로 할지, ‘페이블스맨’으로 할지를 놓고 입씨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래 인터뷰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스필버그도 “페이블스맨”이라고 발음한다. 이 영화는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고, 오는 12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작품상·감독상 등 일곱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해외에서 이 영화를 먼저 봤다는 한 팬은 블로그에 “스필버그의 어린 시절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했기 때문에 그의 성장사를 모르는 상태라 고개를 갸우뚱한 장면이 여럿 있었다”며 스필버그의 어린 시절을 공부하고 영화를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대단히 좋았다는 평도 남겼다.
  • “尹=엄석대” 이준석에 홍준표 “민주당보다 더한 짓”

    “尹=엄석대” 이준석에 홍준표 “민주당보다 더한 짓”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3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일진 캐릭터 ‘엄석대’에 비유한 데 대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한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문열 선생을 모독해도 분수가 있지 어찌 우리 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나”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번에는 개고기에 비유하더니 이번에는 무뢰배에 비교하나”라며 “그럼 탄핵 때 박근혜를 팔아먹은 사람들은 무어라고 해야 하나. 그 사람들이 무뢰배 아닌가. 무뢰배 전력 있는 사람들은 반성하고 말조심해야지”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또한 “우리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건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라며 “그 소설까지 읽었다니 식자우환(識字憂患·글자를 아는 것이 되레 근심을 낳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마음이 급한 줄 알지만 이제 그만 자중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여당 내 당권 경쟁을 둘러싼 상황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내용에 빗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엄석대로, 친윤계 의원들을 엄석대에 동조하는 측근으로 묘사했다. 친이준석계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들은 엄석대에 저항한 주인공 한병태에, 국민은 담임선생님에 비유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소설에서 반장인 엄석대는 권력을 유지하려고 전학생 한병태에 대한 집단 괴롭힘을 주도한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이 바뀌자 엄석대의 ‘왕국’은 붕괴한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엄석대에 대한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나나. 엄석대의 권력을 떠받들면서,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하에서 누릴 것을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데 앞장서던 그들이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며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며 꾸짖지만, 그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린다”고 말했다. 이어 “6년 전 우리는 국민들에게 호되게 혼났던 집단이었다. 그때 왜 혼났는지도 다 기억할 것이다. 그때도 엄석대가 있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이 있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친박근혜 세력의 몰락을 상기시켰다.
  • 내밀한 방에서 색다르게 변신한 한국무용… 국립무용단 ‘더 룸’

    내밀한 방에서 색다르게 변신한 한국무용… 국립무용단 ‘더 룸’

    때론 울고, 때론 웃고, 때론 소리 지르고, 때론 다 집어던지고, 때론 미친 듯 춤추기도 하고…. 사람들은 대개 밖에서 미처 할 수 없는 것들을 방에서 하곤 한다. 각자 가진 크기는 다르겠지만 방은 꾸미지 않은 진짜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내밀한 공간이다. 국립무용단의 ‘더 룸’은 방에서 풀어헤친 감정들을 몸짓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세계적 수준의 벨기에 ‘피핑 톰 무용단’에서 활약한 현대무용가 김설진이 연출을 맡았다. 2018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9.5%를 기록했던 흥행작으로 2~4일 재공연 역시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더 룸’은 방에 등장하는 8명의 무용수가 따로 또 같이 일상을 누비며 각자의 감정을 마주하고 충돌시킨다. 한국무용에 숙련된 무용수들이 연기와 무용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무용이 이렇게도 변신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 극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음악이다. 한국무용이라면 응당 있어야 할 국악 대신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의 ‘Go Slowly’ 등이 나오는데 곡에 따라 인물들의 몸짓과 감정 표현도 달라진다. 한국무용과 서양음악의 낯선 조합은 무용수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덕에 이질감이 사라지게 된다.‘더 룸’의 진짜 매력은 세밀한 몸의 표현력에 있다. 무용수들은 감정과 관련한 특정한 단어, 이를테면 ‘기쁨’, ‘슬픔’, ‘고독’, ‘절망’, ‘귀찮음’, ‘사랑’과 같은 것들을 몸으로 표현해낸다. 어떤 감정이 몰아칠 때 책에서 마음을 딱 대변해주는 구절을 만난 것처럼 무용수들의 몸짓은 감정의 실체를 제대로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가 안 가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겪은 일처럼 느끼게 된다. 공감의 교차는 무용수들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채집해 배합한 데서 온다. 각자의 사연에서 가져와 표현하다 보니 남의 일처럼 여겨지다가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감정에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이별 후 방에서 괴로워하는 일, 못된 상사에게 소리 지르고 싶었던 일, 청소하다 혼자 신나서 춤추고 하는 일처럼 살면서 누구에게나 지나쳤을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겹겹의 의상을 입고 유려한 날갯짓을 펼쳐 보이는 김현숙, 격정적인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하는 김미애, 권태로운 일상을 춤으로 승화한 윤성철, 능청스러운 막춤의 경지를 보여주는 김은영은 국립무용단 중견 무용수다운 장악력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퇴색해가는 사랑 앞에 흔들리는 문지애와 황용천, 곡예의 경지에 이른 독보적인 기량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긴 박소영과 최호종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단원들이 함께 있는 국립무용단의 장점을 제대로 살렸다. 배우들이 하나씩 나와 인사하고 물러가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커튼콜을 하는 순간까지도 작품의 연장선으로 활용한 점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작품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립됐던 지난 3년의 세월을 떠올리면 ‘방’이 주는 의미가 사뭇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면서 “내면의 기억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 호주 잡아야 미국 간다… 이강철 감독 결연한 출사표

    호주 잡아야 미국 간다… 이강철 감독 결연한 출사표

    호주를 잡아야 미국으로 간다. 오는 9일 정오 일본 도쿄돔에서 우리나라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첫 경기를 치르는 호주가 일본 미야자키현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WBC에서 목표를 4강으로 내세운 우리나라는 호주를 반드시 잡아야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호주는 중견수 에런 화이트필드(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내야수 로비 글렌디닝(캔자스시티 로열스), 투수 카일 글로고스키(신시내티 레즈) 등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 했지만, 실력이 빠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호주는 2019 프리미어12에서 선전 경험을 했다. 당시 호주는 C조 조별리그에서 우리나라에 0-5로 졌지만, 북미의 강호 캐나다를 3-1로 꺾으며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여기에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7회초까지 2-1로 앞섰다. 일본의 기습 번트에 무너져 2-3으로 역전패 했지만 간단치 않은 전력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호주대표팀은 3일 일본 도쿄도 후추시에서 치른 1차 훈련을 마치고 4∼7일 WBC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평가전을 치르고자 미야자키현으로 옮겼다. 호주는 지난달 23일 후추시에 도착해 8일간 적응 훈련을 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특히 일본 팀과 두 차례 비공식 연습 경기를 통해 수비, 번트, 중계 플레이 등에서 세기를 다듬었다. 한국, 일본, 중국, 체코와 B조에서 8강 진출을 다투는 호주는 당시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자 번트 수비 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우리대표팀으로서는 호주를 반드시 잡아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 할 수 있다. 일본이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유했다는 평가이기 때문에 호주에게 일격을 당하게 되면 조 2위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강철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도 호주를 경계하고 있다. 이강철 강독은 “(남반구의) 호주는 자국리그를 2월에 끝낸 뒤 잠깐 휴식 후 좋은 컨디션에서 WBC를 대비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정규리그를 앞두고 WBC를 치른다”며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이 감독은 WBC B조 본선 1라운드 출정을 앞두고 팬들에게 비장한 각오를 담은 출사표를 올렸다. 이 감독은 3일 KBO 사무국을 통해 발표한 출사표에서 “국가대표라는 무게, 국가대표팀이라는 명예와 자긍심, 국가대표팀 선수라는 영광,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무한한 책임을 새삼 절감한다”며 벅차오르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난달 미국에서의 첫 소집 훈련 이후, 저희 팀은 정신적, 육체적, 기술적으로 담금질했고, 팀워크를 다졌으며 스스로를 평가하고 상대 팀을 분석했다”며 “승리의 영예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을지에 고민하고 준비했다”고 지난 2주간의 대표팀 소집 훈련을 평가했다. 예전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의 유니폼이 갖는 엄중한 사명 의식은 저를 포함한 모든 선수, 코치진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 이런 일치감으로 그간의 염려를 넘어서서 최고의 팀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또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의 투지와 선전이 저희에게도 힘이 된다”면서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열정과 승부는 저희에게 다시 한번 태극마크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잊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은 “우리의 유니폼에는 승리의 경험이 새겨져 있다. 우리에게는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이라는 자랑스러운 경험이 있고, 어떠한 경우에도 함께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계신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짐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희망과 감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전사가 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 “김문기 몰랐다” 발언 두고…이재명·검찰, ‘사전적 의미’로 다퉈

    “김문기 몰랐다” 발언 두고…이재명·검찰, ‘사전적 의미’로 다퉈

    20대 대선 당시 성남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해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공판에서 검찰 수사의 형평성을 지적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과 검찰은 ‘안다’, ‘모른다’, ‘기억’의 사전적 의미를 각각 제시하면서 팽팽하게 맞붙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몇 차례 만났더라도 그를 ‘알지 못했다’는 표현은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발언 내용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 처장을 몰랐다는 것’인데, ‘안다’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의식적으로 알거나 깨닫다’, ‘정보 지식을 갖춘다’ 등의 뜻이 있다”며 “경험 등 요인에 의해 형성된 의식의 상태를 의미하는 거라고 보여진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검찰의) 공소사실 전제는 ‘모른다’는 말 속에 김 처장과의 모든 행위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보좌받은 적 있다’, ‘골프친 적 있다’와 같은 행위를 부인해서 허위사실 공표라고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을 몇 번 이상 보면 안다고 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다”며 “어떤 사람을 아는지 여부는 경험한 내용과 횟수로만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한 번만 봤어도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번을 만났어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안다는 말은 사적인 친분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성남시 공무원만 약 2500명이고, 산하기관 임직원까지 더하면 4000명에 달한다. 김문기 씨와 같은 직급인 팀장만 600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와 김 처장이 함께 다녀온 출장을 두고 “피고인이 성남시장일 때 해외 출장을 16차례 갔고 한 번에 10여명이 함께 갔는데 이 가운데 한 출장에 같이 간 직원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한 것이 당선을 위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오후에 이어진 재판에서 이 대표가 ‘몰랐다’에서 ‘기억이 없다’로 주장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진술서를 보면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 처장을 몰랐다는 게 자신의 기억이란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김 처장이 하위 직원에 불과해 공적이나 사적 행위가 없었음을 발언하면서 기억 못한다고 했다”며 “최초에는 몰랐다고 단정적으로 해놓고 그 뒤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억’이란 건 과거 자신의 행위나 경험에 대한 언급”이라며 “국어사전에도 기억은 생각해낸단 의미이고,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본인 사이에 있던 과거의 행위나 경험을 재구성해낸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이 대표가 방송에서 김 처장과 함께한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가) 무엇을 숨기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대표가 (김 처장과의) 관계를 차단하면서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인허가권자로서 김 처장의 보고를 받았는지, 김 처장이 왜 사건 관련 수사를 받다 사망에 이르렀는지 등에 대한 후속질문을 차단했다”고 했다. 특히 “시청자는 전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없었고, 이 대표는 ‘모른다’고 선을 그어 후속질문을 받지 않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 대표가 본인의 경험 의미를 축소하고 왜곡했다는 것을 증거로 밝힐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과연 같이 간 사람을 기억 못할 정도로 격식있는 공무상 출장이었는지, 김씨가 단지 하위직원이었는지도 증거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법정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검찰의 기소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은 (이 대표 발언에) 대선 승리 목적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전에 재판에서 보여진 것처럼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를 몰랐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에 대해선 조사도 없이 각하했다”며 “김문기를 몰랐다는 이재명의 말에 대해선 압수수색을 했고, 그다음에 수십명의 소환 조사를 통해 기소했다. 이 부당함에 대해선 법원이 잘 밝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 변호인 “김문기 몇번 봤다고 ‘아는 사람’ 아냐”

    이재명 변호인 “김문기 몇번 봤다고 ‘아는 사람’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몇 차례 만났더라도 그를 ‘알지 못했다’는 표현은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어떤 사람을 몇 번 이상 보면 안다고 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다”며 “어떤 사람을 아는지 여부는 경험한 내용과 횟수로만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피고인의 발언 내용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문기 씨를 몰랐다’는 것인데, 이는 시간과 공간이 특정되는 구체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람을 안다’는 기준은 상대적이고 평가적인 요소가 있다”며 “한 번만 봤어도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번을 만났어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안다는 말은 사적인 친분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변호인은 “성남시 공무원만 약 2500명이고, 산하기관 임직원까지 더하면 4000명에 달한다”며 “김문기 씨와 같은 직급인 팀장만 600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와 김 처장이 함께 다녀온 출장을 두고 “피고인이 성남시장일 때 해외 출장을 16차례 갔고 한 번에 10여명이 함께 갔는데 이 가운데 한 출장에 같이 간 직원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2021년 10월 검찰 조사를 받던 김 처장은 그해 12월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김 전 처장과 교류한 만큼 그를 몰랐다는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 측은 혐의를 계속 부인해왔다. 이 대표는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처음 법정에 출석했으나 직접 자신의 입장을 말하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도 ‘김문기 전 처장을 몰랐다는 입장이 그대로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바로 재판정으로 향했다.
  • ‘윤석열=엄석대’ 비유한 이준석...“소설과 다른 결말 써달라”

    ‘윤석열=엄석대’ 비유한 이준석...“소설과 다른 결말 써달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꺼내 들고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소설은 한국의 현대사를 초등학교 학급이라는 작은 사회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7년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다”면서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굴종하면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 일체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소설 주인공은 시골 학교로 전학을 온 한병태와 반장인 엄석대다. 엄석대는 나름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됐지만 학급의 운영 방식은 엄석대가 만들어 놓은 질서대로 움직인다. 한병태는 이에 저항하지만 결국 엄석대 세력에 편입된다. 이 전 대표는 “이 정당은 국민 세금만 지원받고, 정작 국민 의사를 지도자 선출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민 다수의 선거권을 제한했다. 누군가가 자유롭게 출마를 결정하려고 할 때마다 커다란 손이 나타나 큰 채찍으로 때리고, 그걸 보고 달려든 하이에나들이 연판장으로 물어뜯으며 피선거권을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3·8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선거 불출마를 압박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와 친윤 인사들을 직격 한 것으로 해석된다.이어 이 전 대표는 “새로 온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고 꾸짖지만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린다. 지금의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인가.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인가”라고 반문하고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담임선생님은 바로 국민”이라고 했다. 그는 “6년 전 우리는 국민에게 호되게 혼났던 집단이었다. 그때 왜 혼났는지도 다 기억할 것”이라며 “그때도 엄석대가 있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이 있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친박(친박근혜) 세력의 몰락을 상기시켰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는 소설 속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충성하라는 충성 맹세를 거부한 이유로 엄석대의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받아들인 비겁자들에게 공격받는다”면서 “소설과 다른 결말을 당원 여러분께서 써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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