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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전 70년, 새로 쓰이는 보훈의 역사

    [사설] 정전 70년, 새로 쓰이는 보훈의 역사

    오늘은 6·25 전쟁의 포성을 멎게 한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국내외 참전용사의 희생 위에 국민들의 피와 땀을 쌓아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참전용사에 대한 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며 분단의 역사에서 성공의 역사를 펼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침략으로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으나 유엔군의 참전으로 불리하던 전세를 뒤집었다. 한국전에 미국 등 16개국 193만여명이 유엔연합군으로 참전해 4만여명이 숨졌다. 국군은 126만명이 참전해 15만여명이 전사했다.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해외 참전용사의 희생과 보훈에는 다소 등한시한 측면이 있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 들어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보훈 의지를 강조하면서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 등 국가를 위한 희생을 우리 사회가 존중하는 보훈정책이 탄력받고 있다. 보훈부는 이번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유엔 참전국 대표, 참전용사와 가족 등 370여명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3박4일의 공식 일정을 진행 중이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어제 저녁 부산에서 열린 유엔 참전국 감사 만찬에서 정부를 대표해 13명의 참전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직접 수여하고 영웅의 제복 전달과 영웅의 신발 착화식도 가졌다. 생판 보고 듣지 못했을 머나먼 타국을 위해 희생한 해외 참전용사와 가족들에게 메달과 제복을 전달하는 것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보훈정책은 대한민국의 뿌리를 굳건히 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다. 평화를 지켜 내는 데는 강력한 군사력을 넘어 보훈과 자유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더욱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한민국은 보훈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가고 있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주무 장관의 신념과 추진력, 다수 국민의 성원이 지난 70년간 보지 못했던 보훈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집권자의 의지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고 하겠다. 보훈은 단지 어제를 기억하는 일이 아니라 내일을 기약하는 일이다. 국격과 국민통합의 가치를 위해 지금의 보훈정책 기조는 마땅한 일일뿐더러 미래세대에게도 온전히 전수돼야 할 정책 방향이 아닐 수 없다.
  • [문화마당] 자개농의 기억/이은선 소설가

    [문화마당] 자개농의 기억/이은선 소설가

    할머니는 누워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필요한 물건들이 뜨개실로 이어져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니까요. / “이만하면 되겠다. 이제 홀가분하고 참 좋구나.” 할머니는 겨울 속으로 깊이깊이, 뿌리 내렸어요. / “할머니, 봄이 되어 다시 만나!”(‘할머니 나무’ 중) 자개장이라니. 한 신간의 표지에 오랫동안 눈과 마음이 붙들려 있었다. 표지에서 툭 불거진 자개의 질감과 무지갯빛은 또 어떻고. 석양정 작가의 책 ‘할머니 나무’다. 그러고 보니 우리 할머니 댁에도 얼마 전까지 자개장이 있었다. 45년 전에 엄마가 시집올 때 해 온, 할머니가 안방에 두고 쓰다가 최근에야 그 수명을 다해서 어디론가 사라진 육중한 장롱이었다. 내 눈에는 언제나 거기 있어서 흡사 벽화와도 같았다. 표지의 그림 한 폭이 불러온 나의 기억을 돌돌 휘감아 책장을 펼쳤더니 색색의 실들이 여기저기서 나풀댔다. 자개장 앞에 이불을 펼치고 누운 할머니 주변에 놓인 물건들이 모두 털실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노쇠한 할머니가 와식 생활을 하며 채 닿지 않는 물건들에 실을 매어 둔 거였다. 어쩌다 귀에서 빠져 농 밑으로 들어가 버린 보청기를 찾아내는 뜨개바늘과 필요한 물건들을 바로바로 끌어다 쓸 수 있게 달아 둔 여러 빛깔의 실타래라니. 할머니의 눈이 가장 많이 닿는 곳에는 가족들의 탄생, 입학, 졸업과 결혼 그리고 회갑과 칠순으로 이어지는 사진들이 도열해 있었다. 한 가족의 역사가 몇 컷 사진으로 남은 자리를 할머니는 셀 수도 없이 많이 올려다보았을 것이다. 먼저 간 자식들과 이제는 종종 이름마저 헷갈리곤 하는 손주들을 얼마나 부르고 또 불러 봤을까. 액자의 유리에 되비춘 은은한 자개빛 장롱 아래서 할머니는 겨우 기억과 숨을 이어 가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할머니가 직접 키운 손녀가 썼다. 육친의 정과 기억이 소멸해 가는 순간을 조개껍데기 안쪽에 스민 무지개에라도 비추는 마음일까. 할머니의 손길을 오랫동안 받은 손녀가 느낄 법한 특별한 감정의 무늬가 거기에 고여 있다. 할머니가 손수 짜서 가족들에게 입힌 스웨터, 목도리, 조끼와 장갑들이 실타래를 따라 장롱 앞에 줄지어 있다. 실을 뜨고 푸는 과정을 따라 마음과 뼈가 자라난 자식들이다. 술술 새어 나가는 할머니의 기억을 그러모아 하나의 실뭉치로 이어 둔 것 같다. 그 실을 모조리 풀어 두면 할머니의 몸과 마음에도 봄이 오려나. 할머니의 모습을 이렇게 기억해 두려는 손녀의 마음과 끝내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혼자서 물건들에 털실을 매달아 두는 마음이 겹쳤다. 그 모든 시간과 사랑이 자개장에 켜켜이 쌓였다. 이것은 할머니의 등 뒤를 오랫동안 쳐다본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이야기다. 패각류의 껍질처럼 울퉁불퉁하게 새겨진 상처와 해저의 풍랑과 물빛을 고스란히 등 뒤에 떠안은 조개들이 제각각의 모양과 색깔로 할머니와 손녀를 떠받친다. 그것을 일컬어 자개의 빛 혹은 자개장의 무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오늘은 나도 할머니에게 전화를 한 통 넣어야겠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잠시 짬을 내어 그래 보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목소리가 가닿은 어느 뿌리와 줄기들에서 잠시 생의 기운이 더 반짝할 수 있으니. 할머니들만의 고유한 빛으로.
  • 마을책방 만나고 ‘술’레길 맛보고… 더 머물고 싶은 ‘찐 제주’

    마을책방 만나고 ‘술’레길 맛보고… 더 머물고 싶은 ‘찐 제주’

    올여름 휴가철에 제주로 떠난다면 책도 ‘술술’ 읽히고 술도 ‘술술’ 넘어가는 제주의 찐(진짜) 속살 속으로 특별한 여행을 떠나 보자.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제주 마을 주민들이 직접 선정한 체류형 여행 콘텐츠 ‘제주 마을에 머물게 하는 것들 : 2023 제주 마을 책방 10선’을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마을 책방 10선은 제주의 체류형 마을 관광 통합 브랜드인 ‘카름스테이’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첫 번째 테마다. ▲주인이 나고 자란 고향 집을 책방으로 만드는 등 제주의 전통 가옥구조를 느낄 수 있는 ‘북타임’ ▲책장 너머로 한라산이 보이는 ‘취향의 섬 북앤띵즈’ ▲한 사람을 위한 작은 서점 프로젝트: 일일 서점 지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책은 선물’ ▲동네 아이들이 책을 읽어 오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문구점 책방인 ‘그리고 서점’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서귀포시 신시가지에서 구시가지로 넘어가기 전 서홍동 언덕 오른쪽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과수원에 소담스런 2층집에 보일 듯 말듯한 곳에 마을 책방 ‘북앤띵즈’가 있다. 독립서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책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고 그림엽서, 편집숍에서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기념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다.눈길을 끄는 것은 책 표지 위에 주인장이 깨알 같은 글씨로 직접 쓴 책 소개 글이다. “어떤 고운 손님께서 카운터로 오시더니 휴지를 좀 달라시는 거예요. 눈물을 흘리고 계셨어요. 이 책을 잠깐 펼쳤다가 그만… 그러셨대요. 그후 사실 저도 뒤늦게 이 책을 보다가 펑펑펑…. 바로 책 이름은 ‘우리가 글을 몰랏지 인생을 몰랐나’라는 순천 할매들의 그림일기였습니다.” 북카페가 많은 요즘 오롯이 책방으로만 승부를 걸고 있는 몇 안 되는 마을 책방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카름스테이 마을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핵심 관광 콘텐츠를 지역민들이 직접 선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이번에 기획한 사업의 핵심은 마을주민들과의 협업을 통해 색다른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알리는 것으로 공사는 향후 맛집, 풍경과 관련한 테마로까지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지에서 마시는 술은 여행의 기억과 설렘을 한층 더 돋워 준다.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담은 특색 있는 막걸리부터 전통 소주까지 맛을 비교하며 낭만에 취하는 로컬술 여행. 혼자여도 행복한 술꾼여행자들을 위한 제주 로컬술의 성지 ‘술’례길로 함께 떠나 보자.애월읍 소재 ‘제주샘주’는 과거 제주 사람들이 즐겨 마셨던 전통주를 재현함과 동시에 가장 핫한 전통주 트렌드를 만날 수 있는 양조장이다. 제주지역의 청정 원재료를 사용해 증류식 소주인 고소리술과 청주인 오메기술 등을 만들어 오고 있다. 제주 고유의 부재료(조릿대, 개똥쑥, 감초 등)를 찾아 많은 연구 끝에 원주인 오메기술을 안정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고도주이지만 목 넘김이 편하고 곡물의 단맛이 은은하게 이어지는 고소리술을 만들었다. 고소리술은 제주에서 나온 좁쌀과 누룩으로 빚은 오메기술을 고소리(소줏고리)라는 도기를 사용해 증류시킨 제주의 대표적인 전통주다. 고소리술과 오메기술 외에도 상큼한 감귤향의 니모메(너의 마음에), 제주 청귤과 꿀이 더해진 바띠란 술도 있어 가벼운 로컬술을 원하는 혼술러도 양조장에 들러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 외에 제주시 서문로 ‘제주수울’은 제주에서 직접 생산되는 70여개 전통주 로컬술과 양조장을 소개하며 덤으로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취하는 곳이다. 한경면 국밥집에서 태어나 일명 저지막걸리로 입소문을 탄 ‘서로생막걸리(마마돈)’, 사라져 버린 제주의 술을 복원하고 재해석한 대정읍 이시보양조장도 홈술러를 위한 특별한 제주여행지이다.
  • 174개 ‘일일방문 프로그램’ 개방… 청소년·성인 누구나 즐길 수 있다

    174개 ‘일일방문 프로그램’ 개방… 청소년·성인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세계 158개국에서 온 청소년 4만 3000여명이 다음달 1일 전북 새만금에 운집해 12일까지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주최하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즐긴다. ‘너의 꿈을 펼쳐라’(Draw your Dream)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25회 잼버리는 1991년 고성 잼버리 이후 32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한다. 전 세계 청소년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교류하는 행사이자 한국 청소년들이 축제의 호스트로서 각종 K문화의 면모를 소개하는 장이 될 예정이다. 잼버리는 원칙적으로 스카우트 청소년들의 행사다. 만 14~17세 이하 청소년만 대원으로 참가할 수 있고, 대학생 및 지도자는 스태프로 참여한다. 한국스카우트연맹에서 2년 이상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한 스카우트·벤처스카우트 대원에게만 참가자격을 줄 정도로 스카우트 내부에서 잼버리 참가 경쟁이 뜨겁다. 잼버리를 앞두고 이미 영국, 벨기에 청소년들은 국내에 입국해 있는데 선발 참가자격을 충족한 뒤에도 추첨과 같은 추가 선발과정을 통과한 뒤에야 이번 잼버리에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잼버리에선 선발되지 못한 청소년들을 비롯한 성인에게도 ‘일일방문 프로그램’을 마련해 문호를 개방했다. 텐트를 직접 치고 야영하는 잼버리의 진수를 맛볼 수는 없지만 8월 3~5일, 7~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잼버리의 다양한 프로그램 체험이 가능하다. 수상레저나 패러글라이딩, 드론·로봇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기술 체험뿐 아니라 주변 국립공원인 직소폭포에서의 패들링, 고찰 선운사의 템플스테이도 경험할 수 있다. 총 57종 174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잼버리 준비를 위해 여러 차례 새만금을 방문했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새만금 벌판에 운영국 텐트가 쳐져 있는 모습만 봐도 이미 장관이었다. 방문하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원들이 직접 텐트를 치고 교류하는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선선한 계절이면 더 좋으련만 잼버리는 늘 여름에 열린다. 청소년 축제인 만큼 학기를 피하기 위해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여름엔 해충, 폭우, 탈진 위험과 같이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극대화된다. 대원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일 역시 잼버리의 묘미로 여긴다. 잼버리에 참여할 예정인 권화이(18)양은 26일 “새만금이 넓어서 잼버리 기간 어떻게 걸어다닐지 걱정도 되지만, 고생보다 더 큰 가치들을 얻게 될 것이란 생각에 설렌다”며 눈을 반짝였다. 정부에선 여러 부처가 합심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폭우·폭염에 대비해 실내구호소 342개를 지정했고 안개 분사시설을 포함한 피서 시설인 ‘덩굴 터널’을 7.4㎞ 길이로 조성했다.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가 곳곳에 설치되었으며 다중인파 관리를 위해 완충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지점별로 500여명의 운영요원을 배치한다.
  • 믿음 살리고 어민 살리고… 수협 ‘수산물 챌린지’ 기업과 함께 뛴다

    믿음 살리고 어민 살리고… 수협 ‘수산물 챌린지’ 기업과 함께 뛴다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를 통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호반그룹 본사에서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 캠페인에 직접 나와 이같이 밝혔다. 수협중앙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위축된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캠페인을 시작했다. 수협이 기업과 협력해 수산물 시식회를 열고 임직원 등에게 구입 기회를 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첫 주자로 호반그룹이 나선 데 이어 다음달에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정식에 여름철 보양 수산물을 제공하는 등 다른 단체의 참여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노 회장은 이날 행사 전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호반그룹이 수협중앙회의 요청에 가장 먼저 흔쾌히 참여해 줬다”며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과 단체가 챌린지에 동참해 어려운 어민들을 도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쟁에 따른 국민 불안심리 조장을 꼽았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지금보다 1000배 넘게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물이 흘러나왔다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수산물에서 방사능 오염 물질이 검출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다만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정치적인 논리가 끼어들어 불안심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우병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괴담의 경험을 생각해 보라”면서 “2008년 광우병 괴담이 확산돼 고깃집 사장님들이 가게 문을 닫았고, 2016년 사드 괴담이 퍼지면서 성주군 참외 농가들이 밭을 갈아엎는 등 피눈물을 흘린 일을 국민은 기억한다.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세계적인 기관은 물론 많은 과학자들까지 안전하다고 검증했다. 2023년 대한민국에서 괴담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나도 오염수 방류에는 반대하지만 이제 방류를 앞두고 후속 조치를 준비해야 할 때다.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점을 여야가 한목소리로 국민에게 알려 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원전 사고 직후에도 수산물 안전괴담 등 불안심리 조장 그만둬야수협, 공인 방사능 검증기관 신청2100억 들여 어업인 지원책 마련호반그룹, 소비 챌린지 첫 주자로 임직원 1000여명 갈치·전복 특식시식회·판매부스로 소비 활성화진천선수촌 등 단체 참여 잇따라 수산물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철저한 검증 절차를 내세웠다. 그는“방류가 시작되면 당장 수산물 소비 급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협은 정부와 함께 철저한 검사 체계를 구축해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산물들은 전국 230여개 위판장을 거친 뒤 유통되는 만큼 모든 위판장에 검역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점을 보증해 국민을 안심시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수협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방사능 분야 공인 시험·검사 기관 지정을 신청해 놓았다. 노 회장은 또 “일본이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는 즉시 정부, 해양수산부와 합동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언론 등을 통해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아무 문제가 없음을 대대적으로 알리겠다”고도 했다. 다만 “벌써 소금값이 폭등하는 등 방류 초기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 외에도 각종 어민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장 수산물 소비 급감 사태에 대비해 약 2100억원의 자체 예산을 편성했다. 먼저 1000억원을 투입해 유사시 수산물 가격을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포획한 수산물이 제때 안 팔리면 공급 증가로 수산물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영난을 겪는 지역 수협을 지원하는 데 쓸 예산으로 1000억원을 마련했다. 지역 수협은 수산물 위판이나 가공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데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면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 소비 활성화 사업에도 100억여원을 쓴다. 수협은 하반기 예정된 지역 수산물 축제 30곳을 지원해 안전성이 입증된 수산물을 국민이 직접 접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어업인들이 쓰는 정책자금을 유예하고 이자를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금융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수산물 생산·유통·소비자 단체가 함께하는 ‘우리 수산물 지키기 운동본부’를 꾸렸다. 전국 91개 수협조합장 대표와 ‘수산물 안전 캠페인 대책위원회’도 만들었다. 노 회장은 대책위원들과 전국 어촌을 방문해 어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 21일 이미 부산을 방문했다. 추석 전까지 수협이 있는 전국 모든 지역을 찾아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에 추가 건의할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노 회장은 “모든 가정의 추석 식탁에 수산물이 오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협은 이날 호반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를 통해 임직원 1000여명에게 전복 버터구이, 갈치구이를 특식으로 제공했다. 또 사내 게시판과 현장 판매 부스에서 수산물을 소개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1954년생 ▲창신대 중국어학과, 창원대 행정대학원 졸업 ▲2015년 3월~2023년 1월 진해수협 조합장 ▲2023년 3월~ 수협중앙회장 ▲2023년 3월~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회장 ▲2023년 4월~ 수협재단 이사장 ▲2023년 6월~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분과위원장 ▲ 2023년 6월~ ICA 이사
  • 영웅 퍼레이드·아리랑의 위로… 함께 피 흘린 22개국과 ‘그날’ 기억[정전 70주년]

    영웅 퍼레이드·아리랑의 위로… 함께 피 흘린 22개국과 ‘그날’ 기억[정전 70주년]

    6·25전쟁 당시 3년 동안 임시 수도 구실을 했던 부산에서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그동안 정전협정 기념식은 대부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렸으며 부산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훈부는 정전협정 70주년을 맞는 27일 부산에서 유엔군 참전국 대표들과 함께 유엔기념공원을 합동 참배한 뒤 영화의 전당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유엔기념공원은 유엔군 소속 11개국 전몰장병 2320명이 묻혀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묘지다. 유엔 참전국 25개국 대표단 170여명을 비롯해 유엔군 참전용사와 후손, 6·25 참전유공자, 정부·군 주요 인사 등 4000여명이 참석하는 기념식에는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가 입장하고 방한한 유엔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의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영웅의 길’ 퍼레이드로 막을 연다. 기념식을 여는 공연 ‘그날의 기억’에서는 비행기가 행사장 천장을 따라 무대를 향해 날아와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화면에 도착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기념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이 6·25전쟁 시기 유엔군 비행장이었던 옛 수영비행장이었던 걸 감안해 당시 미군 ‘스미스 대대’가 유엔군 병력 가운데 최초로 부산 땅을 밟던 모습 등을 재연하는 것이다.정부는 18세에 기관총병으로 참전했던 도널드 리드(미국)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하고, 소총수로 참전했던 고(故) 토머스 콘론 파킨슨(호주)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추서한다. 또 기념공연에서는 2019년 영국의 대표적인 경연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89세에 우승해 최고령 기록을 세운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가 유엔평화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아리랑을 열창한다. 지난 24일 한국에 온 새커리는 “전우들과 무슨 의미의 노래인지도 모른 채 기회가 될 때마다 함께 불러 이제는 한국을 떠올릴 때마다 아리랑이 생각난다”며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들을 위해 아리랑을 부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훈부는 70주년 기념식 하루 전날인 이날 부산에서 22개 유엔군 참전국 정부 대표단과 함께 국제 보훈장관회의를 가졌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또 이날부터 27일까지 이틀간 맷 키오 호주 보훈장관, 파트리샤 미랄레스 프랑스 보훈담당 국무장관,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자페르 타륵다르오울루 튀르키예 가족사회부 차관 등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보훈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역시 유엔참전용사의 위대한 헌신과 고귀한 희생정신을 끝까지 기억할 것”이라며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헌신으로 이룬 대한민국 70년간의 번영과 자유 가치를 동맹과 공유함으로써 더욱 확고한 연대를 통해 미래 70년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정전 70주년 맞아 DMZ 수습유물 등 500여점 공개

    정전 70주년 맞아 DMZ 수습유물 등 500여점 공개

    1953년 7월 27일 맺은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비무장지대(DMZ)에서 확보한 사진과 수습유물 등 500여점을 공개하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문화재청은 26일 경기도, 강원특별자치도와 함께 경기 용인 경기도박물관에서 ‘두 얼굴의 평화 DMZ’ 특별전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6·25전쟁의 참상과 정전협정의 결과로 만들어진 DMZ를 조명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다. 2020~2021년 DMZ 실태조사를 하면서 확보한 사진과 DMZ 내에서 수습한 유물이 전시됐다. 1부 ‘전쟁과 분단’, 2부 ‘두 얼굴의 DMZ’, 3부 ‘내일을 위한 기억’, 4부 ‘한반도 DMZ 실태조사 사진전’로 구성돼 DMZ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살펴볼 수 있다.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철원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에서 수습한 고지전 전투 희생자들의 유품과 잔해 등을 통해 참혹했던 전쟁의 역사와 상흔을 느끼게 된다. 70년간 보존돼온 DMZ의 모습과 함께 전쟁과 평화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문화재청은 “DMZ의 복합유산적 가치를 조명하고 지속가능한 평화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DMZ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발굴해 대표 국가유산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연구와 홍보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 “원주 아카데미극장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켜달라” 문화예술인 회견

    “원주 아카데미극장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켜달라” 문화예술인 회견

    강원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1963년 지어진 이래 지금까지 극장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단관 극장이다. 이곳은 모더니즘 건축물로서의 독특한 가치뿐만 아니라, 원주 시민들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문화시설로 시민들의 기억 속에 살아온 역사적, 문화적 공간이다. 문화연대와 아카데미의 친구 범시민 연대는 문화재청이 이 극장을 국가등록문화재로 직권 지정할 것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26일 원주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열었다. 두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1300여명의 문화예술인 요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한때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였으며, 또 누군가에겐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세상에 눈을 뜬 공간이었을 그곳이 낡았다는 이유로, 도시의 미관을 정화한다는 구실로,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주시는 최근 아카데미극장 보존 여부에 대한 찬반 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가 무산시키고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는 전시회, 영화 상영회 등을 통해 극장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활동들을 이어 왔고, 이런 결실을 인정받아 2021년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에 선정돼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 극장은 영화관 기능 뿐만 아니라 유명 가수의 리사이틀 등을 개최할 수 있는 무대장치를 갖추고 있어 여러 시대의 문화예술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건물이다. 또한 아카데미극장은 세계적으로도 널리 인정받는 한국 근대 영화산업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현장으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민선 8기 지방선거로 당선된 원강수 시장은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고 다목적 공연장과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주차난은 187면의 주차빌딩으로 해결할 수 있고, 전통시장 활성화는 눈비가 내리는 100일 동안 열리지 못하는 야외공연장보다 60년 역사의 아카데미극장이 더 적합하다고 두 단체는 지적했다.
  • “우리 수산물 안전”... 수협 수장, 어민 살리기 총력전

    “우리 수산물 안전”... 수협 수장, 어민 살리기 총력전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를 통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그룹 본사에서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 캠페인에 직접 나와 이같이 밝혔다. 수협중앙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위축된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캠페인을 시작했다. 수협이 기업과 협력해 수산물 시식회를 열고 임직원 등에게 구입 기회를 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첫 주자로 호반그룹이 나선 데 이어 다음달에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정식에 여름철 보양 수산물을 제공하는 등 다른 단체의 참여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후쿠시마 사고 땐 오염 수치 지금보다 1000배 높아 노 회장은 이날 행사 전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호반그룹이 수협중앙회의 요청에 가장 먼저 흔쾌히 참여해 줬다”며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과 단체가 챌린지에 동참해 어려운 어민들을 도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쟁에 따른 국민 불안심리 조장을 꼽았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지금보다 1000배 넘게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물이 흘러나왔다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수산물에서 방사능 오염 물질이 검출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다만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정치적인 논리가 끼어들어 불안심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우병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괴담의 경험을 생각해 보라”면서 “2008년 광우병 괴담이 확산돼 고깃집 사장님들이 가게 문을 닫았고, 2016년 사드 괴담이 퍼지면서 성주군 참외 농가들이 밭을 갈아엎는 등 피눈물을 흘린 일을 국민은 기억한다.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세계적인 기관은 물론 많은 과학자들까지 안전하다고 검증했다. 2023년 대한민국에서 괴담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도 오염수 방류에는 반대하지만 이제 방류를 앞두고 후속 조치를 준비해야 할 때다.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점을 여야가 한목소리로 국민에게 알려 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전국 230개 위판장에 방사능 검사 체계 구축 수산물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철저한 검증 절차를 내세웠다. 그는“방류가 시작되면 당장 수산물 소비 급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협은 정부와 함께 철저한 검사 체계를 구축해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산물들은 전국 230여개 위판장을 거친 뒤 유통되는 만큼 모든 위판장에 검역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점을 보증해 국민을 안심시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수협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방사능 분야 공인 시험·검사 기관 지정을 신청해 놓았다. 노 회장은 또 “일본이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는 즉시 정부, 해양수산부와 합동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언론 등을 통해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아무 문제가 없음을 대대적으로 알리겠다”고도 했다. 다만 “벌써 소금값이 폭등하는 등 방류 초기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 외에도 각종 어민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장 수산물 소비 급감 사태에 대비해 약 2100억원의 자체 예산을 편성했다. 먼저 1000억원을 투입해 유사시 수산물 가격을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포획한 수산물이 제때 안 팔리면 공급 증가로 수산물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영난을 겪는 지역 수협을 지원하는 데 쓸 예산으로 1000억원을 마련했다. 지역 수협은 수산물 위판이나 가공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데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면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 소비 활성화 사업에도 100억여원을 쓴다. 수협은 하반기 예정된 지역 수산물 축제 30곳을 지원해 안전성이 입증된 수산물을 국민이 직접 접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어업인들이 쓰는 정책자금을 유예하고 이자를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금융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반그룹, 어민 살리기 행사 1호 동참 그는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수산물 생산·유통·소비자 단체가 함께하는 ‘우리 수산물 지키기 운동본부’를 꾸렸다. 전국 91개 수협조합장 대표와 ‘수산물 안전 캠페인 대책위원회’도 만들었다. 노 회장은 대책위원들과 전국 어촌을 방문해 어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 21일 이미 부산을 방문했다. 추석 전까지 수협이 있는 전국 모든 지역을 찾아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에 추가 건의할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노 회장은 “모든 가정의 추석 식탁에 수산물이 오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협은 이날 호반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수산물 소비 활성화 챌린지’를 통해 임직원 1000여명에게 전복 버터구이, 갈치구이를 특식으로 제공했다. 또 사내 게시판과 현장 판매 부스에서 수산물을 소개했다.
  • [정전70주년]6·25 임시수도 부산에 4000여명 모인다...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6·25전쟁 당시 3년 동안 임시수도 구실을 했던 부산에서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그동안 정전협정 기념식은 대부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렸으며 부산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훈부는 정전협정 70주년을 맞는 27일 부산에서 유엔군 참전국 대표들과 함께 유엔기념공원을 합동참배한 뒤 영화의 전당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유엔기념공원은 유엔군 소속 11개국 전몰장병 2320명이 묻혀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묘지다. 유엔 참전국 25개국 대표단 170여명을 비롯해 유엔군 참전용사와 후손, 6·25 참전유공자, 정부·군 주요 인사 등 4000여명이 참석하는 기념식에는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가 입장하고 방한한 유엔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의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영웅의 길’ 퍼레이드로 막을 연다. 기념식을 여는 공연 ‘그날의 기억’에서는 비행기가 행사장 천장을 따라 무대를 향해 날아와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화면에 도착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기념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이 6·25전쟁 시기 유엔군 비행장이었던 옛 수영비행장이었던 걸 감안해 당시 미군 ‘스미스 대대’가 유엔군 병력 가운데 최초로 부산 땅을 밟던 모습 등을 재연하는 것이다. 정부는 18세에 기관총병으로 참전했던 도널드 리드(미국)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하고, 소총수로 참전했던 고(故) 토마스 콘론 파킨슨(호주)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추서한다. 또 기념공연에서는 2019년 영국의 대표적인 경연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89세에 우승해 최고령 기록을 세운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가 유엔평화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아리랑을 열창한다. 지난 24일 한국에 온 새커리는 “전우들과 무슨 의미의 노래인지도 모른 채 기회가 될 때마다 함께 불러 이제는 한국을 떠올릴 때마다 아리랑이 생각난다”며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들을 위해 아리랑을 부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훈부는 70주년 기념식 하루 전날인 이날 부산에서 22개 유엔군 참전국 정부 대표단과 함께 이날 국제 보훈장관회의를 주최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또 이날부터 27일까지 이틀간 맷 키오 호주 보훈장관, 패트리샤 미랄레스 프랑스 보훈담당 국무장관,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자페르 타륵다르오울루 튀르키예 가족사회부 차관 등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열고 보훈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역시 유엔참전용사의 위대한 헌신과 고귀한 희생정신을 끝까지 기억할 것”이라며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헌신으로 이룬 대한민국 70년간의 번영과 자유 가치를 동맹과 공유함으로써 더욱 확고한 연대를 통해 미래 70년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제발 잠 좀 잡시다

    [최보기의 책보기] 제발 잠 좀 잡시다

    예부터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 말은 너무 당연해서 식상하다. 잘 먹는 일은 진수성찬이라기보다 몸에 좋은 식사습관, 식단관리 등을 말할 테니 사람이 노력하는 정도에 따라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잠은 그렇지 않다. 하루 24시간 중 7시간 정도 잠을 자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데 잠 자는 일만큼은 사람의 의지대로 되지 않으니 문제다. 자고 싶어도 잠 들지 않아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불면의 고통을 겪는 주변 사람이 의외로 많다. 동물의 모든 언행이 뇌의 지휘를 따르므로 잠 역시 뇌활동과 직결된다. 『왜 못 잘까』 저자 니시노 세이지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의학부 정신과 교수, 수면생체리듬연구소(SCN랩) 소장으로서 잠에 관한 연구에 일가견이 있다. 그의 연구 결과 다음 5개 증상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1. 아침에 일어날 때 눈을 쉽게 뜨지 못한다. 2. 잠을 자고 나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3. 낮에 멍한 상태로 집중이 안 된다. 4. 짜증을 잘 내는 경향이 있다. 5. 낮이나 초저녁에 졸리다. 잠은 몸을 쉬게 하고 뇌의 노폐물과 기억을 정리하며, 자율 신경과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등 머리와 몸이 재충전되는 유지보수 시간인데 위 5개의 증상은 유지보수가 제대로 안 돼 일어난다. 이게 오랫동안 지속되면 당연히 여러 심각한 질병과 연결이 된다. 그러므로 다이어트보다 엄중하게 불면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먼저 왜 잠이 들지 않는지, 잠을 잘 자도록 뇌를 다스리기 위해 (의학적으로) 몸과 마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먼저다. 가장 깊은 잠(비렘수면)은 잠든 직후 약 90분간인데 이를 ‘황금의 90분’이라 한다. 이 시간에 몸과 뇌의 복구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 비렘수면이 지나면 짧은 렘수면 상태가 되고 이 주기가 4~5번 반복되다가 새벽이 되면 렘수면 상태를 유지한다. 렘수면은 몸은 잠들었지만 뇌는 활동을 하는 ‘꿈꾸는 시간’이다. 렘수면이 반드시 얕은 수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면역력, 호르몬 등은 비렘수면 때 왕성하게 분출된다. 목욕은 잠자기 1시간 30분~2시간 전에 38~40℃의 미지근한 물에 15분 정도 몸을 담그는 것이 좋다. 심부체온을 낮추어 비렘수면(황금의 90분)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잠자기 직전이나 장시간 뜨거운 물에 하는 것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체온과 관련된 과학적 연구 결과다. 심리학을 응용해 수면에 나쁜 습관을 버리는 행동요법도 있다. 가장 나쁜 습관은 스마트폰을 들고 침대로 가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는 것은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수면장애는 심리적, 외적, 신체적 요인으로 발생하므로 어떠한 조치로 잠을 잘 잔 경험이 있다면 그 조치는 얼마든지 활용해도 된다. 잠은 결국 개인의 취향 문제니까.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가장 쉽게 대응하는 처방이 수면제다. 그런데 수면제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닐뿐더러 부작용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최선의 해결 방법은 역시 생활습관개선이다. 『왜 못 잘까』는 그 생활습관개선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한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쿠엔틴 타란티노 첫 소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이달말 출간

    쿠엔틴 타란티노 첫 소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이달말 출간

    할리우드 대작 영화 주인공들의 한국 방문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프로모션차 한국을 방문한 할리우드 배우가 연일 화제다. 영화 ‘바비’의 주인공 마고 로비다. 한국에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 퀸’으로 이름을 알린 마고 로비는 ‘역대급 태도’라는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프로모션을 마치고 지난 3일 출국했다.‘바비’의 마고 로비를 유명하게 만든 또 하나의 작품이 있다. 2019년 개봉해 개봉 당시 전 세계 28개국 박스오피스 1위라는 기염을 토했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아홉 번째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다. 이 작품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알 파치노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유명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수많은 대배우들을 제치고 “(마고 로비가) 절대적 (캐스팅) 1순위였으며, 이 배우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영화 자체를 못 만들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놀라운 외모 싱크로율과 함께, 도시적인 외모와 달리 순수하고 수줍음 많은, 그러면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던 샤론 테이트의 내면까지 완벽히 표현한 캐릭터 소화력 덕분이다. 샤론 테이트는 로만 폴란스키와 결혼해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던 1969년, ‘세기의 비극’으로 불리는 사건의 피해자로 생을 마감했다. 이 비극을 모티브로 한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복수극이다. 전체적으로 ‘응답하라 할리우드 1969’ 같다는 평을 받지만, 누가 뭐래도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현실에서 여배우를 잔혹하게 살해했던 범인들이 영화 주인공인 릭 달튼과 클리프 부스의 손에 통쾌하게 당하는 장면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샤론 테이트, 로만 폴란스키, 스티브 맥퀸, 찰스 맨슨, 이소룡 등 누구나가 아는 실존 인물들과 자신이 창조해 낸 가상의 인물들을 교묘히 교차시키며, 세기의 비극을 유쾌하고 노골적인 ‘복수’로 재창조해 냈다.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로만 기억되는 샤론 테이트에 대한 헌사를 담은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소설도 있다. 소설에서 타란티노는 더욱 더 섬세한 묘사를 통해 더 완벽한 모습의 ‘샤론 테이트’를 완성해 냈다. 아울러 그때 그 시절의 할리우드와 릭 달튼과 클리프 부스의 끈끈한 듯 무심한 우정과 복수를 화끈하게 그려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팬이라면‘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영화와 소설, 그리고 실제 사건을 비교하며 살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항상 영상으로 말하던 타란티노가 옛 할리우드의 풍경, 사람, 문화, 심지어 아침 라디오 소리까지, 글만으로 어떻게 정교하게 재현해 냈는지, ‘진짜’ 세계와 한물간 배우가 보여주는 상상의 세계를 어떻게 교차시켜 표현했는지는 그의 팬이라면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소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조동섭 옮김)은 세계사컨텐츠그룹이 7월말 출간해 국내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 “친강은 어디에”…中 외교부장 기록 삭제, 대중 기억까지 조작?

    “친강은 어디에”…中 외교부장 기록 삭제, 대중 기억까지 조작?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모습을 감춘 지 한 달 만에 전격 해임됐다. 미국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친 부장의 과거 경력 기록이 모두 삭제된 것을 두고 ‘친 부장이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않는 사람이 된 것과 같다’고 논평했다. 26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지난 25일 중국 정부가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4차 회의를 열고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해임하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외교부장에 복귀시켰지만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친강의 국무위원직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에 대한 후속 방침은 발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친 부장을 소개하는 정보란에는 ‘정보 업데이트 중’이라는 표시만 검색될 뿐 그와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찾을 수 없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 중국 분석 센터의 중국 정치 담당 연구원 닐 토마스는 친 부장에 대한 해임 조치는 곧 중국 최고지도부의 정치적 정적 제거용 조치였다는 설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시카고대 양다리(楊大利) 교수는 트위터에 “친강이 건강상의 이유로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친 부장을 해임할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사임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예우를 다 했어야 했다”면서 “친 부장 스스로 사임하는 것을 허용해 당 최고지도부가 당초 그를 임명했던 것에 대한 망신을 면했어야 맞는 이치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친 부장의 실종설을 집중 보도해왔던 뉴욕타임스의 마이크 포시더 기자는 이번 사건을 조지오웰의 고전 소설 ‘1984’와 대조하며 “현재 친강은 중국에서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라면서 “소설 1984 속의 정부가 모든 기록을 조작해 대중들의 기억까지 조작하려 시도하는데, 현재 중국의 모습이 그런 방식이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 6월 중국을 방문해 약 5시간 동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남을 가진 친 부장을 실제 취재했다고 밝힌 뉴욕타임스의 한 익명의 기자 역시 “과거 내가 목격했던 친 부장은 과거 우리의 기억에서도 완전히 사라져가는 중”이라면서 “그의 존재가 어떤 권력 세력에 의해 지워지고, 결국엔 우리 기억에서도 완전히 지워질 것”이라고 했다. 모리츠 루돌프 예일대 로스쿨 폴차이 차이나센터 연구원은 친 부장의 해임을 두고 “그가 중국 정부의 주장대로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 현장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면 이는 매우 일시적인 것이며 결국 언젠가는 그가 외교부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재 친 부장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이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오송지하차도 참사 유족들 “합동분향소 연장 운영해달라”

    오송지하차도 참사 유족들 “합동분향소 연장 운영해달라”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유족들이 합동분향소 연장 운영과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유가족협의회는 26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북도가 7일만에 합동분향소를 정리하려는 것은 빠른 흔적지우기”라며 “충북도청 내 합동분향소를 다음달 23일까지 연장 운영하고, 이후 장소를 이전해 진실규명까지 존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제방공사, 도로통제, 구조구난활동 등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가려야 한다”며 “유족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며 조사 및 수사과정을 정기적으로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자동통제시설 설치 등 참사 발생지역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마련, 유가족에 대한 심리치료 보완, 고인들을 기억할수 있는 추모탑 건립 등도 요구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의 적절한 구조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한 조사와 침수버스 내 블랙박스 영상 공개를 바라는 일부 유가족의 요구사항도 전했다. 그러나 충북도는 당초 예정보다 3일만 더 연장해 오는 29일까지만 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추모시설 마련, 지하차도 안전조치, 심리치료 보완 등은 수용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모든 행정력을 사고 진상규명과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유족측 입장을 전면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분향소 운영이 종료돼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시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송 참사현장과 합동분향소를 잇따라 찾았다. 이 장관은 “고인들 생각이 나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수 없다”며 “사고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쯤 발생했다.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며 강물이 지하차도를 덮쳐 14명이 숨지고 10명 다쳤다.
  • [기고] 재난안전관리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

    [기고] 재난안전관리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부가 ‘국가안전시스템’이라는 제도를 운영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이는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근거해 행정안전부가 총괄 및 조정을 통해 어떠한 재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제도의 기억’(institutional memory)이 부재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책임있는 조직과 기관이 예방이나 대응에 성공할 것 같았지만 여지없이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재난을 둘러싼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지금의 행안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행안부의 근간이 되는 국가안전시스템은 1948년 내무부 건설국에서 건설부로 이전되면서 건설행정으로 시작되었다. 1960~1970년대에는 ‘민방위기본법’, ‘농업재해대책법’ 등이 마련되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성수대교 붕괴사고, 충주호 유람선 화재,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여천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 화성 씨랜드 화재 등 각종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후 자연재난은 ‘자연재해대책법’으로, 사회재난에 대해서는 ‘재난관리법’으로 이원화하였지만 태풍 루사와 대구지하철 방화 사고 등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되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각종 재난에 있어 효율적 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재난안전관리에 대한 업무 전담에 기초한 재난안전법을 제정했다. 이후에도 다양한 재난을 경험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행정안전부와 안전행정부로 명칭 변경과 함께 역할의 재정립이 반복됐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통합 관리를 위해 국민안전처로 개편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민안전처가 조직 융합에 실패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재의 행정안전부로 되돌려놓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장기간의 코로나 사태와 이태원 참사, 그리고 국지성 호우 및 집중 호우 등에서 국민의 안전을 똑바로 수호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행정안전부의 국가안전시스템은 ‘재난관리’와 ‘안전관리’가 그 특성이 상당히 다름에도 하나의 종합계획 체계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현재 ‘재난안전법’의 안전에 대한 규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재난안전 담당자 입장에서 국가의 모든 안전과 재난 관련 내용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적용범위가 너무 넓다는 점이다. 따라서 법적 구속력(또는 영향력)과 실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재난에 대한 대응이 부처별로 개별법 위주로 이루어질 수 있어서 재난 현장에서 무질서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재난안전법’이 재난 및 안전에 관한 총괄·조정기능을 행안부에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의 서열 논리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감염병 및 전염병 확산, 원자력 재난, 정보통신 재난, 아파트 붕괴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행안부는 이러한 재난유형별 전문가 확보에 있어서도 관련 부처에 비해 우위에 있지 않다. 또한 행안부 내에서도 행정(조직), 자치에 비해 재난안전관리에 대한 예산 및 인력 확보 등이 후순위인 점도 짚어봐야 한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속하게 변경된 행안부 내에 재난안전관리본부의 직제와 조직도가 어떠한 재난 상황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치밀하게 설계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나아가 행안부가 민관협력체계가 수립되어 있지만 재난안전에 일차적인 부담과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시민과 현장의 실무자에 대한 의견을 제대로 제시하고 반영해 왔었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화법을 인용한다면, 현재의 국가안전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서 시대적 소명과 새로운 방식으로 온전히 재난안전관리 업무에만 매진할 전담 부처로 거듭날 때인 것이다. 이동규 동아대학교 재난관리학과 교수
  • “80대 할아버지에 주먹질”…30대 남성 ‘묻지마 폭행’

    “80대 할아버지에 주먹질”…30대 남성 ‘묻지마 폭행’

    제주도에서 일면식도 없는 길거리 행인들에게 상습적으로 ‘묻지마 폭행’을 가한 30대 남성이 폭행 및 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폭행 및 상해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낮 12시 50분쯤 제주시 화북동 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80대 남성의 머리 등을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으로 두세 차례 때려 쓰러지게 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50분 제주시 도련동 제주축산농협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70대 여성을 폭행해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도 입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해 지난 20일 A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A씨는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차별 폭행 이유 “서 있어서” 경찰은 A씨가 노인들을 아무 이유 없이 폭행한 것으로 봤으며 재범 우려가 있다고 판단,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해 구속 전날인 24일 발부받았다.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9일 제주시 건입동 모 마트 주차장에서 주차 시비가 붙은 30대 남성을 폭행했고, 12일에는 국립제주박물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앞에 서 있던 20대 관광객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폭행한 일이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수치심을 느낀 데다 보복이 두려워 곧바로 신고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A씨와 일면식 없는 사이로 A씨 앞에 서 있다가 위와 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노인 폭행 사건 피해자의 가족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할아버지가 횡단보도에 가만히 서 계시다가 안경이 날아갈 만큼 얼굴과 머리를 여러 번 맞았다”라며 “머리를 너무 맞아 정신을 잃을 것 같아 고가의 보호안경도 찾지 못하고 왔다”라고 피해 사실을 알렸다. 가족 측은 “할아버지의 머리를 그렇게 여러 대나 때린 이유는 횡단보도에 서 있어서 그랬다고 한다”라며 “(할아버지께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나가기 두려워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 한국전 참전·전 주한미사령관 세네월드 대장, 알링턴 국립묘지 영면

    한국전 참전·전 주한미사령관 세네월드 대장, 알링턴 국립묘지 영면

    한국전 참전 용사인 로버트 세네월드 전 한미연합사 및 주한미군 사령관의 장례식과 안장식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은 유가족과 옛 군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드채플에서 진행됐다. 육군 참모총장에 지명된 랜디 조지 육군 참모차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고 존 틸럴리·월터 샤프·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 사령관 등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가 조화를, 이종섭 국방부 장관·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정승조 한미동맹재단 명예회장(전 합참의장) 등은 조전을 각각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박 장관은 조전에서 “세네월드 장군은 진정한 영웅”이라며 “그의 업적과 한국에서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장식은 성조기가 덮인 고인의 관이 올드채플을 떠나 의장대의 인도 속에 운구된 뒤 국립묘지로 이동해 예포 발사, 성조기 전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1929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고인은 아이오와주립대 졸업 후 1951년 학생군사교육단(ROTC) 장교로 임관, 포병 관측 장교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고인은 이후 베트남전에도 참전했으며 1982~1984년 한미연합사 사령관 및 유엔군 사령관을 지낸 후 1986년 예편했다. 그는 2015년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KDVA) 창립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전역 후에도 한미동맹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 3월 17일 버지니아주 포트 벨보어에서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2010년 당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알링턴 한 호텔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한때 미국 내에서 한국을 인정하지 않고 한국의 위치조차 몰랐던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이제 미국은 한국의 뛰어난 업적을 인정하고, 오늘날 한국이 세계 경제에서 우뚝 서고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된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가진다”고 밝힌 바 있다.
  • 이승용변호사 살인 혐의 김씨 ‘무죄’… 결국 영원히 진실이 묻히나

    이승용변호사 살인 혐의 김씨 ‘무죄’… 결국 영원히 진실이 묻히나

    1999년 제주에서 발생한 ‘제주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이 진실이 뭔지도 모른 채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3형사부는 김모(57)씨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26일 무죄를 선고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정황증거만으로 김씨의 살인 고의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김씨에 대한 유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씨는 ‘갈매기’라 불리던 손씨와 함께 이승용 변호사 살인을 공모, 1999년 11월5일 새벽 제주시 관덕정 인근에서 실행에 옮긴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을 다룬 방송 제작진을 협박한 혐의(협박)도 받았다. 앞서 본지는 지난 22일자 온라인 기획 연재 보도(조폭 두목 “손 좀 봐라”, 검사출신 변호사 피살…)를 통해 사건을 재조명한 바 있다. 항소심 판결문 등에 따르면 이승용(당시 45세) 변호사는 24년 전인 1999년 11월 5일 오전 6시 20분쯤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교 인근 제주우편물류센터 골목에 세워진 쏘나타 승용차 운전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변호사는 가슴, 배, 왼팔 등 여섯 군데를 예리한 흉기에 찔려 옷과 차 안팎에 피가 낭자했고, 사인은 과다 출혈이었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형사는 물론 의경까지 동원해 현장 주위를 완벽히 차단한 뒤 증거물 찾기에 나섰지만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다. 사건은 범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미제 살인사건이 됐다. 미궁에 빠져 기억속에서 사라지던 이 사건은 2020년 조직폭력배 김씨가 그해 6월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주도 폭력조직 두목의 지시를 받고, 이 변호사의 청부 살인을 교사했다. 부산 출신으로 ‘갈매기’라고 불린 동갑내기 조직원 손모(당시 26세)씨를 시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알’ 방송이 나간 뒤 경찰은 재수사에 들어가 2021년 6월 캄보디아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된 김씨를 국내로 압송했다. 김씨는 2015년 7월 31일 이른바 ‘태완이법’ 시행으로 살인 공소시효가 폐지된 것을 모르고 방송에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에게 이 변호사 살해를 지시했다는 유탁파 두목 백모씨와 손씨는 병으로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김씨는 이때부터 진술을 번복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 후에 김씨를 이 변호사 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살인 혐의는 1심에서 무죄, 2심 유죄, 3심 무죄로 이어지면서 이날 파기환송심까지 이어졌다. 협박 혐의는 모든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6월형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앞서 지난 1월 대법원은 “김씨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살인 혐의를 인정하기에는 객관적 증거와 구체적인 정황 등이 부족하다. 정황 증거로 살인 및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2심의 징역 12년형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광주고법에 되돌려보낸 바 있다. 검찰은 파기환송심에 대한 재항고를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을 수도 있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한차례 판단됐기에 혐의를 입증할만한 추가 증거 제출 없이는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검찰이 재항고하지 않으면 김씨에 대한 살인 혐의 무죄 판결이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김씨는 무죄 판결에 대한 공시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가 받아 온 혐의와 무죄 판결 취지 등이 일간지 등을 통해 공시될 예정이다.
  • 순천대학교 10·19 연구소, ‘나는 아버지 얼굴을 몰라요’ 증언집 발간

    순천대학교 10·19 연구소, ‘나는 아버지 얼굴을 몰라요’ 증언집 발간

    국립 순천대학교 10·19 연구소가 여순사건을 다룬 증언집 ‘나는 아버지 얼굴을 몰라요’을 발간했다. 지난 2019년도부터 해마다 발간하고 있는 증언집은 지난해에는 2권을 연달아 발간한 탓에 올해에 이르러 벌써 여섯 권째다. 지난 7일 출고한 증언집에는 10·19 당시 부모형제를 잃고 살아온 유족 열여덟 분의 통한의 세월이 담겨 있다. 이들 사연은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네 어르신들이 흔히 말하는 “내가 살아 온 사연을 소설로 쓰면 한 권으로는 택도 없어, 대하소설 정도는 각오해야 돼”라고 하는 한 서린 사연이 담겨 있다. 일반인이 겪는 보편적 삶의 정서를 넘어 상상할 수조차 없는 국가폭력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숭엄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이번 증언집에는 아버지에 관한 사연이 특히 많다. 보도연맹 사건으로 두 아들과 끌려간 이후 행적을 알 수 없는 권판옥 씨(권용렬 씨의 부친), 좌익으로 몰려 쫓겨 들어온 동생을 숨겨준 죄명으로 총살당한 김창길 씨(김귀암 씨의 부친), 산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박홍엽 씨(박근영 씨의 형)의 구슬픈 내용이 실려 있다. 또 동네 모임에 참석한 것을 빌미로 군경이 자수하면 살려준다고 회유해 한국전쟁 발발시 대구형무소에서 희생된 박인철 씨(박종영 씨의 부친), 반란군과 동조자라는 이유로 끌려가 총살당한 박종태 씨(박홍수 씨의 부친), 학생운동을 한 이력으로 끌려가 전주형무소에서 총살당한 송정용 씨(송택주 씨의 부친) 이야기도 눈물 젖게 한다. 큰아들이 좌익사상에 경도되는 바람에 작은아들과 끌려가 총살당한 신일용 씨(신영철 씨의 부친), 야학을 해 남로당원으로 몰려 총살당한 정춘식 씨(정병환 씨의 아버지), 젊다는 이유로 11명의 마을 젊은이들과 끌려가 희생당한 정우석 씨(정정애 씨의 아버지)도 있다. 느닷없이 잡혀가 애기섬에 수당된 최두성 씨(최쌍자 씨 아버지), 보도연맹에 가입하고 목포형무소에 수감된 이후 행방불명된 허만진 씨(허규구 씨 아버지)의 아픔도 생생하다 . 부모를 동시에 잃거나 일가족이 동시에 희생당한 경우도 있다. 최규명 씨는 좌익 활동을 하던 사람과 얽혀 아버지 최정행 씨가 산사람들에게 밥을 해주었다는 이유로 어머니 정야매 씨를 한꺼번에 잃었다. 최낙환 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3형제가 동시에 목숨을 잃은 뒤 할머니와 어머니가 남은 두 형제를 각각 맡아 키우면서 겪는 불행한 삶을 소개하는데 그의 사연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제시한다. 그 외 14연대 군인이었던 신민호 씨(신환식 씨의 작은아버지), 빨치산의 심부름을 해주었다는 혐의로 6명의 젊은 친구들과 집단 총살당한 김도암 씨(이세형 씨의 외할아버지), 이유없는 죽음을 당한 순천사범학교 학생이었던 전형선 씨(전창환 씨의 작은아버지)의 사연도 소개된다. 최관호(법학과 교수) 10·19연구소 소장은 발간사에서 “내 자식을 죽인 자들을 이 사회가 엄벌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내 자식, 내 부모님, 내 형제를 묻은 이 손으로 뺨이라도 때리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게 만든 국가가 그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최소한 가해자가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라도 밝혀줘야 한다”며 “그것이 끊어져서 떨어진 창자를 주워 들고서라도 살아야 했던 그들에 대한 이 사회의 최소한의 속죄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대학교 10·19연구소에서는 지난 14일 ‘10·19와 증언 기억 공감’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앞으로도 추념창작집 ‘해원의 노래’, 잡지‘시선 10·19’, 학술집‘진실과 공감’이 차례로 발간될 예정이다.
  • ‘멀티태스킹’으로 포장된 산만함, 괜찮을까

    ‘멀티태스킹’으로 포장된 산만함, 괜찮을까

    방학식은 한 달가량의 방학 시작이라는 즐거움도 주지만 한 학기 동안 학교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생활 통지표를 받기 때문에 긴장감 넘치는 날이기도 하다. 요즘은 주로 학업 성적만 표시되지만 과거에는 교사가 학생별로 학교생활 태도에 대해 평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된 단어가 ‘성실’, ‘품행 단정’ 또는 ‘주의 산만’이다. 주의 산만은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성적 나쁜 학생들에게 주로 붙여지는 이름표였다. 학창 시절 성실했던 학생들도 현대를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산만함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기기와 소셜미디어(SNS)다. ‘일상을 철학 하다’를 모토로 하는 철학 중심 인문학 계간지 ‘뉴필로소퍼’ 여름호(23호)는 ‘산만한 시대를 위한 변명’이라는 주제로 현대인이 겪는 산만함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시도했다. ‘산만’이란 뜻의 영어 단어 ‘distraction’의 사전적 의미는 ‘집중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의미와 함께 ‘머리를 식혀주는 것’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산만함은 제 의지로 자유를 실천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저지하는 낯선 힘”이라고 말하며 산만함이 성격이 아닌 외부에서 공격으로 봤다. 실제로 2000년대 말 아이폰이 처음 선보인 이후 2010년대에 스마트폰과 각종 스마트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산만함은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면서 인류 보편적 특성이 됐다. 끊임없이 울리는 메시지 도착음과 각종 SNS가 집중을 방해하고 심지어 동영상도 5분이 넘어가면 지루하다고 해서 1분이 넘지 않는 짧은 영상(숏폼)이 대세가 됐다.인지심리학자 스테판 판 데르 스틱켈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산만함의 긍정적 측면에 주목했다. 산만함은 ‘주의 환기’라는 이름으로 옷을 바꿔 입으며 주위를 살피지 않고 한 가지 행동에 몰두하다가 큰 사고를 당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뇌의 주의력 연결망을 느슨하게 풀어 주는 산만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틱켈 교수는 “하루 중 산만한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라면서 “산만한 시간이 있어야 주의력 연결망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스틱켈 교수를 비롯한 필자들은 “오랜 인류의 역사를 보면 한 인간과 이 세계를 발전하게 한 것은 집중하는 행위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궁극의 몰입과 집중력이 짧아진 스마트기기의 시대를 피할 수 없지만 짧더라도 각자의 노력으로 잠깐 플러그를 빼듯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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