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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골 국숫집 사라진다는 소식에 ‘16억’ 건물 산 배우

    단골 국숫집 사라진다는 소식에 ‘16억’ 건물 산 배우

    유명 대만 배우 오경이 남다른 스케일로 이목을 끌었다. 지난 7일 태국 매체인 타이난스타일은 오경이 어린 때부터 자주 방문하던 소고기 국숫집을 구하기 위해 16억원을 냈다고 보도했다. 타이난에 본사를 두며 50년 동안 영업을 이어오던 ‘라오탕’은 지난 2022년 문을 닫았다. 자신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잃고 싶지 않았던 오경은 건물 전체를 구입하고 유명한 건축가에게 리모델링을 맡겨 국숫집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수의 조리법을 구입하고 자신의 개인 요리사가 ‘추억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도록 원작자로부터의 비법을 배우게 했다. 오경은 “이 소고기 국숫집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 매장이 문을 닫고 과거의 일이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억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순자산 400억이 넘는 자산가의 면모를 보였다.
  • [최여정의 아침 산책] 예술가의 벗은 몸/작가

    [최여정의 아침 산책] 예술가의 벗은 몸/작가

    늙은 여자의 몸은 나지막한 언덕의 완만한 둔덕 같은 곡선을 이룬다. 시간이, 바람이, 비가, 돌처럼 단단한 땅을 두드리고 할퀴고 씻어 내려가 서서히 그 윤곽을 흐리게 한 것처럼. 마침내 당도한 대지. 푸석한 뒤꿈치를 끌어안는 보드랍고 검고 붉은 흙 위에서 눈에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수많은 생명이 태어났다. 하지만 이제 늙은 여자의 몸은, 아홉 달 동안 생명을 키워 냈던 텅 비어 버린 자궁은 외롭기만 하고, 아기의 보드라운 입술에 닿아 흰 젖을 뿜어냈던 가슴은 생일파티 뒤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쓸쓸하다. 배우 손숙의 연기 인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연극 ‘토카타’가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여든 살의 배우가 부드러운 조명 아래에서 옷을 벗고 서서 관객을 응시한다. 긴 여행을 끝내고 목적지에 도착한 듯한 편안한 얼굴로. 배우가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데 무대만 한 곳이 또 있을까. 연극은 손숙의 다리 부상으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신시컴퍼니 박명성 프로듀서의 기다림 속에서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 그리고 박정자와 윤석화 등 동료 배우들의 우정 출연으로 완성돼 마침내 관객과 만났다.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에서 유래했다는 ‘토카타’는 영어 단어로는 ‘접촉하다’, ‘손대다’라는 뜻의 ‘터치’(touch)를 의미한다. 연극은 코로나를 관통했던 관계의 단절과 죽음을 경험한 우리 모두의 슬픈 기억을 되살렸고, 한 늙은 여자와 젊은 남자의 접촉 없는 관계의 방백은 한 편의 시를 읽는 듯 아름다웠다. 손숙과 연극의 첫 번째 접촉은 1962년 드라마센터에서 이해랑 연출로 초연된 유진 오닐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였다. 그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접촉은 그녀를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인 1963년 연극 ‘삼각모자’의 배우 데뷔로 이끌었고, 긴 연극 인생이 시작됐다. 2008년 ‘잘 자요, 엄마’의 홍보담당으로서 그녀를 접촉했던 내 기억 속의 손숙은 연습실 리허설도 관객 앞의 공연처럼 완성시키는 배우였다. 얼마 전 또 다른 늙은 예술가의 벗은 몸을 스크린을 통해 바라봤다. 중국 다큐멘터리 감독인 왕빙의 신작 ‘맨인블랙’의 주인공인 중국 고전음악 작곡가 왕시린이다. 중국 공산당 체제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의 칼날을 영화를 통해 기록해 온 왕빙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 반체제 예술가로 살아오면서 검열과 폭력, 협박, 고문에 시달린 86세의 늙은 예술가를 조명한다. 노출된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드러난 어두운 공간 속으로 풍화된 늙은 작곡가의 벗은 몸이 서서히 드러난다. 1876년에 지어진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의 숨결이 수호하듯 머무르는 유서 깊은 파리 뷔페뒤노르 극장에는 그랜드 피아노 한 대와 왕시린뿐. 그의 몸에 새겨진 목 뒤의 검붉은 멍 자국, 양 손을 뒤로 끌어 맨 끈 자국, 고문 도구로 뒤틀렸던 굽은 뼈들. 늙은 작곡가의 상처 입은 육체와 영혼에 남긴 문화대혁명의 트라우마는 결코 지울 수 없지만, 그 기억은 음악으로 남았다. 늙은 예술가는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 골라 쓰고 버리듯 떠나는가. 재처럼 사그라든 육체의 빈자리에 예술은 영원하다.
  • 국내 최장수 패션쇼 ‘대구컬렉션’ 오늘부터 런웨이

    국내 최장수 패션쇼 ‘대구컬렉션’ 오늘부터 런웨이

    국내 최장수 패션쇼인 대구컬렉션이 11∼13일 대구 북구 산격동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열린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1989년 처음 개최돼 올해 34회째를 맞는 대구컬렉션은 앙드레 김과 전상진, 김우종, 박동준, 김선자, 이응도 등 유명 패션디자인너들이 거쳐 간 패션행사다. 올해 패션쇼에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내외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3일 동안 총 9회의 패션쇼를 선보인다. 내년 시즌 패션 흐름과 해외 패션 디자이너들의 최근 경향을 알아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11일 오프닝 패션쇼는 정경어패럴의 구정일 디자이너가 맡았다. 천상두 디자이너는 ‘어머니의 옷장’을 주제로 한 레트로의 현대적 재해석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선보인다. 천 디자이너는 “과거 어머니 옷장에 대한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레트로를 현대적인 재해석했다”며 “미래 지향적인 트렌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작품과 함께 인플루언서 ‘박세정’과 모델테이너 ‘하나령’의 협업을 통한 한류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패션쇼를 준비했다. 중국 다롄 패션복장협회와 일본 오사카 간사이패션협회도 최신 트렌드 패션 작품을 보여준다. 중국 챵샤오취 디자이너는 “코로나19가 끝나고 3년 만에 다시 대구컬렉션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중국 전통문화와 현대의 융합을 주제로 운영 중인 3개 브랜드의 연합쇼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컬렉션을 통해서 많은 한국 고객에게 중국 패션문화의 다양성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용익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은 “지역 패션 브랜드의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대구컬렉션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컬렉션으로서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인간 방패’ 삼은 하마스, 최소 4명 살해… 가족들 “아이·노인 석방을”

    ‘인간 방패’ 삼은 하마스, 최소 4명 살해… 가족들 “아이·노인 석방을”

    인질 150여명 가자 터널 등 억류 미·러·중 등 외국인도 여럿 포함시신 영상 텔레그램에 올리기도협동농장 다섯 식구 모두 사라져3세 아이, 팔순 할머니도 끌려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간방패’로 삼은 인질은 150여명으로 알려졌다. 인질들이 살아 있기만을 바라는 가족들의 애타는 심경을 BBC, 뉴욕타임스(NYT) 등의 외신들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인을 포함해 러시아, 중국인 등 외국인도 여럿 포함된 인질들은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 등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 위험에도 노출된 상태다. CNN은 이날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민간인 가운데 최소 4명이 억류 중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인근 베에리 키부츠(협동농장)에서 4구의 시체를 촬영한 영상이 하마스와 연계된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 올라왔다. 요니 아셔는 가자지구 장벽과 가까운 친척 집에 머물던 아내와 두 딸 라즈(5), 아비브(3)가 인질로 끌려간 사실을 직접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알아냈다. 지난 7일 아침 마지막 통화에서 아내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집안에 들어왔다며 겁에 질려 있었다. 아셔는 가족들이 트럭 짐칸에 실려 납치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봤다. 그는 “그들이 얼마나 붙잡혀 있게 될지,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외교관들 사이에 협상 같은 게 있을 거라고 믿고 싶은데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가자지구 근처 니르 오즈 키부츠에 살던 하다스는 다섯 식구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자신은 방공호 안전실 문을 잠그고 숨어 있다 나와 보니 두 아들과 아이들의 아빠인 전남편, 조카딸, 80세 노모의 자취가 없었다. 텔아비브 근처에 사는 하다스의 사촌 이도 단은 하마스를 향해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풀어 달라. 전쟁에도 규칙과 윤리, 금도가 있다”며 절규했다. 영국에 거주 중인 노암 사기는 가자지구 장벽으로부터 불과 400m 거리에 사는 어머니(75)의 생일을 함께 보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병사들이 집을 찾았을 때 그의 어머니는 사라지고 없었다. 사기는 “어머니가 사망자와 부상자 명단에도 없다. 엉덩이를 다쳐 피난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전쟁에도 규칙이 있는 법”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어머니가 약 없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며 절망스러워했다. 샤론 리프시츠의 부모도 사기의 어머니와 같은 동네에 살았는데 하마스 대원들이 집에 불을 질렀다. 부모 모두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버지는 아랍어를 할 줄 알아 은퇴한 뒤 병원에 가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차로 데려다주는 일을 했다. 리프시츠는 “아버지는 인류애를 믿으셨다”며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갈라서게 하는 많은 힘이 있지만 양측 모두 상대가 인간이란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여행객 샤니 룩(22)의 어머니 리카다는 가자지구 장벽 근처 사막에서 이스라엘 최대 음악 축제를 즐기던 딸이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유린당하는 동영상을 봐야만 했다. 트럭 짐칸에 실려 의식을 잃은 채 반라 상태로 엎드려 있는 딸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상황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딸의 몸에 침을 뱉는 대원도 있었다. 리카다는 SNS에 딸의 생사를 알려 달라고 애원했다. 아드바 아다르는 밝고 긍정적인 할머니 야파 아다르(85)를 애타게 기다린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망연자실한 80대 할머니를 골프 카트에 태우고 가자 거리를 누비는 영상이 SNS에 퍼졌다. 아다르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연립정부의 원동력인 유대민족주의와 극렬 우파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평생 키부츠를 맨손으로 일군 할머니가 강경 정책에 희생됐다”고 치를 떨었다.
  • 6세 쌍둥이 딸과 4세 아들이…하마스에 살해된 일가족 [월드피플+]

    6세 쌍둥이 딸과 4세 아들이…하마스에 살해된 일가족 [월드피플+]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과정에서 이스라엘 일가족 5명이 무참히 살해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이스라엘 남부 가자 국경에서 약 3㎞도 떨어지지 않은 니르 오즈에 사는 케뎀 시만 토브 가족이 하마스에 의해 모두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이제는 화목한 가족 사진으로만 세상에 남은 토브 가족은 30대 부부와 6세 쌍둥이 딸과 4세 아들로, 이들은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모두 목숨을 잃었다. 보도에 따르면 토브 가족은 하마스의 공격 직후 집안 벙커로 피신해 화를 면했다. 이어 부인인 타마르(35)는 호주 시드니에 사는 지인에게 왓츠앱을 통해 자신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타마르는 '우리 모두 벙커에 들어왔으며 모두 괜찮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나 이것이 이들의 유언 아닌 유언이 됐다. 가족이 무사하다는 메시지를 받은 지 한 시간 후 연락이 뚝 끊긴 것.타마르의 친구인 시드니의 모르 라콥은 "(갑자기 연락이 끊겨) 정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면서 "계속 전화와 메시지를 보냈다"며 안타까워 했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토브 가족의 죽음이 확인되지는 않은 가운데, 이스라엘 언론과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들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외교관인 엘라드 스트로마이어는 "한 가족 전체가 하마스 테러리스트에 의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면서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달라"고 추모했다.한편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에 따르면 현재까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800명 이상, 부상자는 2600명 이상이다. 사망자와 인질 중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포함됐다. 또한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9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687명, 3726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발표를 합하면 사망자는 최소 1487명, 부상자 역시 최소 6326명에 달한다.    
  • “0.86명이죠”…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지적한 韓 저출산

    “0.86명이죠”…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지적한 韓 저출산

    “한국의 출산율은 0.86명에 불과하죠. 한국만큼 경제가 너무 빨리 발전하면 전통과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클로디아 골딘(77)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9일(현지 시각) 매사추세츠주 캐임브리지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 노동시장이 세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골딘 교수가 0.86명이라는 한국의 지난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그만큼 국내 저출산 문제가 세계 경제학계에서도 유례없는 상황이라는 방증이다. 그는 남녀 임금 격차 등 여성과 가족 관련한 경제 연구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학자다. 골딘 교수는 “20세기 후반 한국만큼 빠른 경제 변화를 겪은 나라도 드물 것”이라면서 “미국은 훨씬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이 같은 변화를 겪으면서 이전 세대가 신규 세대가 가져온 변화에 적응할 수 있었지만 한국과 일본의 경우 이렇게 적응할 수 있는 여력이 적었다”고 말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진출이 증가했지만 사회 제도나 문화가 뒤따라가지 못하면서 저출생 문제가 심화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가족과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직장의 문제로 직장들은 사회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저출산의 원인으로 한국의 기업 문화를 꼽기도 했다. 골딘 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성세대와 남성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는) 여러 가지가 얽혀 있어서 답을 내기 매우 어렵고 단시간에 변화를 이뤄내기도 힘들다”면서 “사회의 기성세대, 특히 그들의 딸보다는 아들에게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른들을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교육과 정책적 노력을 통해 사회·문화적 인식을 점진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골딘 교수는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에 대한 인식을 높인 공로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에 선정됐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골딘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를 인정해 상을 수여하게 됐다”며 “그는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의 핵심 동인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여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2009년 엘리너 오스트롬, 2019년 에스테르 뒤플로에 이어 세 번째다.
  • [하마스가 끌고 간 사람들 2] “인류애 강조한 아버지가, 그들도 사람이란 것 믿어”

    [하마스가 끌고 간 사람들 2] “인류애 강조한 아버지가, 그들도 사람이란 것 믿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의 보복 공습을 사흘째 받자 견디다 못해 민간인 주택을 파괴할 때마다 민간인 포로를 한 명씩 처형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위협했다. 사랑하는 이들이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의해 가자지구로 끌려간 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영국 BBC가 국내 언론에도 간간이 소개됐던 이들의 애타는 심경을 들어봤다.샤론 리프시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샤론 리프시츠도 런던에 살고 있는데 아다 사기와 같은 동네에 사는 양친 모두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들은 사람들을 겁주려고 집에 불까지 질렀다. 사람들은 대피소 밀실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모든 것을 태워 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아다처럼 리프시츠의 아버지도 아랍어를 할 줄 안다. 은퇴한 뒤 병원에 가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차로 데려다주는 일을 했다. “아버지는 인류애를 믿으셨고 모두와 함께 일하고 싶어하셨다.” 그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갈라서게 하는 “많은 힘들이” 있지만 양측 모두 상대가 인간이란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이니까 가자지구를 완전 봉쇄해 식량도 약품도 전기도 수도도 못 들어가게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리프시츠의 말에 귀기울였으면 한다. “나는 평화를 믿는다. 부모가 안전하게 돌아오길 희망한다.”딸이 의식잃은 채 무장대원 트럭에, 그걸 지켜본 어머니 독일 여행객 샤니 룩(22)은 장벽 근처 음악축제를 한껏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무장대원들에게 붙잡혔다. 어머니 리카다는 딸이 트럭 짐칸에 의식을 잃은 채 반라 상태로 엎드려 있는 동영상을 두 눈으로 지켜보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어머니는 SNS에 글을 올려 딸의 납치 사실을 알리며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함께 가자 지구를 돌아다니는 차 안에 의식을 잃은 채의 우리 딸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는 동영상을 받아 봤다. 여러분에게 어떤 도움이나 소식이라도 보내달라고 요청드린다. 감사하다”고 했다. 놀라운 자제력이다. 어머니가 딸을 알아본 것은 다리에 새긴 아주 색다른 문신 때문이었다. 룩만 아니라 다른 음악축제 참석자들도 납치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 태생의 이스라엘인 노아 아가마니도 포함돼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베이징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25세 여성이 무장대원의 오토바이 뒤에 강제로 태워져 “죽이지 말라!”고 외치며 끌려가는 동영상도 SNS에 나돌았다.골프 카트에 앉아 가자자구를 “할머니가 저기 나온다” 아드바 아다르에게 야파 아다르(85)는 매우 재미있는 할머니였다. “대단한 할머니다. 아주 긍정적인 분이며 아주 재미있는 여인이다.” 페이스북에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할머니를 골프 카트에 태우고 가자지구 거리들을 누비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아드바는 “우리 할머니가 저기 나온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네타냐후 연립정부를 출범시킨 원동력이 된 시온주의와 이를 극렬히 신봉하는 이들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평생 키부츠를 건설하기 위해 땀을 흘린 할머니가 그들의 강경 우파 정책 때문에 희생양이 됐다고 분개했다. 아드바는 스카이 뉴스 인터뷰를 통해 약도 없이 끌려간 할머니의 안위가 걱정된다면서 얼마나 견딜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털어놓았다. 태국 노동자도 끌려갔는데 관심도,사진 한 장 없다 가자 장벽 근처에서 일하던 태국 노동자들도 여럿이 끌려갔다. 태국 외무부는 11명의 자국민이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끌려갔다고 밝혔다. 와니다 마사 는 2년 가까이 아보카도 농장에서 일했던 남편 아누차 앙카에우가 인질 중의 한 명이라고 BBC 타이에 털어놓았다. 동영상을 보고 틀림없이 남편이 피랍됐다고 확신했다. “방콕 시간으로 오전 2시부터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 직전에 딸이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실종된 태국인 가운데 7명의 이름은 외무부에 의해 퐁사톤, 콤크릿 촘부아,키아티삭 파티, 마니 지라차트, 누타포른 오른카에우, 분톰 판콩(이상 남성), 사시완 판콩(여성)으로 확인됐다.
  • [열린세상] 미 공화당 강경파를 위한 변론/서정건 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미 공화당 강경파를 위한 변론/서정건 경희대 교수

    역사상 최초의 사건은 그 충격 때문에 그 전까지 일어났던 많은 사건들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게 만든다. 지난주 미국 하원의장 축출 사태를 되짚어 보자. 1980년대 후반부터 공화당 내부에는 중도파 대신 사회적 보수주의 의원들이 자리잡았고 안보와 무역을 중시하는 전통 보수 의원들과 함께 당을 이끌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시대에는 고졸 백인 유권자들이 공화당 편으로 대거 이동했고 오바마의 재정 지출을 공격하며 ‘티파티’가 공화당 계파로 탄생했다. 티파티의 후신이 현재의 ‘프리덤 코커스’라는 계파로 40여명의 공화당 하원 의원이 속해 있다. 지난 1월 새 하원이 개원할 때 평생을 의정 활동보다는 의장 자리에 공을 들여 왔던 케빈 매카시 후보는 프리덤 코커스의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같은 공화당에서 5명만 반대해도 하원의장이 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 요구 중 하나가 의원 한 명이 의장 퇴출 동의안을 발의하면 이틀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민주당 전원과 공화당 8명의 과반 찬성으로 매카시 의장이 물러나게 된 의회 규칙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자. 잘 알려진 대로 두 정당의 양극화 정도가 심각하지만 어떤 정당이 더 극단적 성향인가는 또 다른 얘기다. 진보 세력이 당을 장악한 민주당이지만 중도파가 건재할 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를 배출하고 있다. 클린턴, 오바마, 힐러리, 바이든이 그들이다. 또한 민주당은 적지 않은 입법 개혁 의제를 갖고 있다. 의료보험, 최저임금, 사회간접자본, 사법제도, 성평등과 다양성, 총기규제, 기후위기 등에 대해 의회의 힘으로 미국을 바꾸길 원한다. 반대로 공화당은 세금 인하를 제외하면 주로 민주당의 개혁 추진을 가로막는 반란군 역할에 몰입 중이다. 민주당 의도대로 나라가 변하지만 않으면 그것이 자신들의 성공인 것으로 정당 목표를 삼고 있다. 연방정부는 해결책이 아니라 골칫거리라는 주장으로 1980년 대선에서 승리한 로널드 레이건 이후 공화당은 무엇을 ‘하자’가 아니라 ‘하지 말자’는 정당이 된 듯하다. 흥미롭게도 공화당 내부에서 의회 권력으로 미국의 환부를 도려내자는 움직임이 생겼다. 프리덤 코커스는 종종 트럼프 말도 듣지 않을 만큼 고유한 목표를 추진 중이다. 정부의 방만한 재정 지출을 줄이고 정당 지도부의 권한을 축소하자는 것이다. 과격한 레토릭과 행동으로 미국 민주주의를 해친다고 비판받고 있지만 적어도 이들에게는 공통의 국가·정당 비전이 있다. 혈세를 더이상 낭비하지 말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자는 것, 지나치게 비대해진 정당 지도부를 견제하고 개별 의원들의 독립성을 보장하자는 것에 사활을 건다. 같은 당 동료 의원들의 입장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 시스템을 멈춰 세운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들 과반 이상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은 오락가락 입장을 바꾸는 같은 당 매카시 의장을 더이상 신뢰하기 어려웠다. 바이든 탄핵 추진으로 자신들의 비위를 맞추는 듯하다가 결국 민주당과 힘을 합쳐 정부 셧다운을 막은 매카시 대신 새 의장을 곧 뽑으면 그뿐이었다. 굳이 남의 나라 강경파를 애써 옹호하듯 설명한 이유는 간단하다. 정당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미국 민주당도 1970년대 민주당스터디그룹(DSG)이라는 신흥 계파가 온갖 비판과 견제에도 불구하고 당을 진보 성향으로 바꿔 놓은 결과다. 정당은 어떻게 변화할까. 정당 내부의 계파 간에 정책과 이념을 놓고 치열한 노선 투쟁을 벌인 결과여야 한다. 다만 우리처럼 대통령 혹은 대선 후보의 이름이 앞에 붙은 계파는 계파가 아니다. 그동안 소위 계파라 불린 그룹치고 기억나는 정책 목표가 있었던가. 정치 개혁의 출발점은 정당 내부에서 벌이는 새로운 아이디어 싸움이어야 한다.
  • 화폭 채운 일상, 자연, 행사… 선조들의 ‘아주 특별한 순간’

    화폭 채운 일상, 자연, 행사… 선조들의 ‘아주 특별한 순간’

    연휴를 보내는 동안 남기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터.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오는 29일까지 하는 특별전 ‘아주 특별한 순간-그림으로 남기다’는 옛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선조들이 남긴 그림에는 저마다 간직하고 싶었던 다양한 일상이 펼쳐져 있다. 함께했던 만남, 쉽게 지나칠 수 없던 자연 풍경,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그린 그림 등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게 31건 83점의 그림이 준비됐다. 1부에서는 함께 모여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즐겼던 순간들이 기다린다. 이인문(1745~1821)이 경치 좋은 곳에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때를 그린 ‘누각아집도’ 등 사적인 모임을 추억한 그림들이 걸렸다. 2부에서는 멋진 자연 풍경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경치를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눈앞의 장면만 담는 게 아니라 그때의 감정과 사연까지 저장하는 일이다. 휴대전화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요즘과 달리 사진이 없던 과거에 추억을 더듬어 가며 붓을 들고 화폭을 채워 간 손길이 정성스럽게 다가온다. 3부에서는 국가와 개인이 행사가 있을 때 남겼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평안감사 부임식을 담은 ‘평안감사향연도’ 등 특별한 행사를 기록한 그림과 요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주문받아 그린 근대기 초상화들이 전시됐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북 출신의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평생도’다. 70세가 넘은 채용신은 과거를 돌아보며 찬란했던 시간을 떠올렸고 이 중 열 가지 순간을 꼽아 10폭의 병풍에 담았다. 채용신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남은 태조의 어진(왕의 초상화) 작업을 비롯해 그가 보여 주고 싶었던 특별한 순간들이 관람객에게 좋았던 날을 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맞춰 학생들이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됐다. 전시를 준비한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지금도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어’라고 하는데 그림으로 남겨 기억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유물을 보면서 평범한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가까운 지인과 가족들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며 특별한 하루를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삼성 넘어 모든 근로자 마음 어루만진다

    삼성 넘어 모든 근로자 마음 어루만진다

    “여러분이 직장에서 행복한 순간 3가지와 행복하지 않은 순간 3가지를 떠올려 종이에 써 주세요.”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단지 외곽에 자리한 삼성물산 경험혁신아카데미. 이곳에 삼성물산(리조트 부문)의 초청을 받은 기자들이 모여 저마다의 애환을 털어놓고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행복하지 않은 순간’에 대해 써 내려가는 참석자들의 손놀림은 거침이 없었지만 ‘행복한 순간’에서는 대부분 상당히 오랜 시간 펜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이었다. 삼성물산의 ‘비타민 캠프’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유현옥 프로는 “부정의 감정은 긍정의 감정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행복한 순간을 찾고 떠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이날 언론에 공개한 비타민 캠프는 삼성 서비스 직군 노동자의 감정 관리·강화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며 9일로 시행 10주년을 맞았다. 삼성물산은 에버랜드를 운영하며 쌓아 온 교육 노하우에 포레스트 캠프 등 자연 인프라를 접목한 비타민 캠프를 현행 서비스업 중심에서 모든 산업군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측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근로자들의 번아웃, 불안, 우울증 등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음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함에 따라 제조, IT(정보기술), 금융 등 모든 산업군으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타민 캠프는 현재 쌓여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나쁜 기억을 빨리 잊고 좋은 기억과 경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회복 탄력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심리학에서 회복 탄력성이란 스트레스와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으로 반복적인 긍정 훈련을 통해 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학 박사인 이유리 삼성물산 경험혁신아카데미 그룹장은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의 마음 근력을 키움으로써 전 국민의 비타민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마감 후] 최고가 맞습니까?/윤수경 산업부 기자

    [마감 후] 최고가 맞습니까?/윤수경 산업부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용산구 한남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주요 입지 정비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자주 거론된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아파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 고급화를 표방하며 등장했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DL이앤씨 ‘아크로’,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롯데건설 ‘르엘’, 대우건설 ‘써밋’, SK에코플랜트 ‘드파인’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건설사들은 이미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더샵, 롯데캐슬, 푸르지오, SK뷰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는 기존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 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에는 ‘높은’, ‘귀한’, ‘고급의’, ‘절대우위’, ‘가장 앞선’, ‘선망받는’, ‘진정한’, ‘유일한’, ‘단 하나의’, ‘완벽한’, ‘격이 다른’ 등의 뜻이 담겨 있다. 특히 희소성과 영속성이 강조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고 소비자에게 약속한다. 이런 약속은 정비사업 수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끼리 전쟁을 예고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를 내세웠다. 앞서 지난해 한남2구역(한남 써밋)에서도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각각 ‘써밋’과 ‘르엘’을 앞세워 맞붙은 바 있다. 8개 구역으로 나뉜 동작구 노량진뉴타운은 이미 상당수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꿰찬 상태다. SK에코플랜트는 노량진 2·7구역에 모두 ‘드파인’을 제안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5구역은 대우건설의 ‘써밋’, 8구역은 DL이앤씨의 ‘아크로’가 적용될 예정이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가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조합이 끊임없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청하지만 시공사가 입지, 상품성, 시공 품질 등을 고려해 거부하는 경우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공권이 박탈되기도 한다. 건설사 내부에서도 딜레마를 토로한다. 건설사의 영업 담당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최대한 많이 내세워 수주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반면 브랜드 담당은 우후죽순 수주에 난색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단지가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 고급 브랜드로 인식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건설사는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한강 주변만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이 가능하다는 기존 조건에서 벗어나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입지만 좋다면 꼭 서울이 아니어도 된다는 건설사도 있다. 이미 하이엔드에서 진화한 ‘하이퍼엔드’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하이엔드를 넘어서는 또 다른 브랜드가 나오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좋은’보다 ‘더 좋은’ 브랜드를 만들면 기존 브랜드는 저절로 ‘덜 좋은’의 자리에 놓이게 된다. 문제는 기존 브랜드 역시 소비자에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최고’가 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이다. ‘최고’는 말 그대로 가장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최고 중의 하나’ 혹은 ‘또 다른 최고’는 있을 수 없다. ‘더’, ‘좀더’라는 말 이전에 첫 브랜드에 담았던 최고의 약속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 우연의 미학·무한한 공간…K미술의 ‘새로운 시선’

    우연의 미학·무한한 공간…K미술의 ‘새로운 시선’

    호반문화재단이 한국 미술을 이끌 ‘새로운 시선’들을 발굴해 미술 생태계를 살찌운다. 올해 7회째를 맞은 전국 청년작가 미술공모전 ‘H-EAA’를 통해 신진 작가 10명을 선정하고 작품을 소개하며 지원에 나서면서다.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미디어 등 다양한 시각 예술 분야에서 588명의 작품이 치열한 경쟁을 치른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1·2차 심사로 골라낸 10명의 작품을 오는 11월 5일까지 서울 중구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만날 수 있다.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프랑스 파리 에펠탑 등 도시의 랜드마크를 캔버스에 담아 온 김지원 작가는 도시 공간을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두 가지 이상 이미지의 중첩, 무수한 직선의 분할, 다양한 색의 조합 등으로 화면에 무한한 공간감과 번짐, 퍼짐의 효과를 더했다. 도시를 거닐며 새긴 기억과 인상, 감정 등 잔상의 이미지들을 관람객과 나누기 위해 극대화한 시각적 효과인 셈이다.김현준 작가는 나무의 결, 나이테가 그대로 살아 있는 나무 조각에 혼자만의 시공간에 남겨진 인간을 담아냈다. 갈비뼈가 보일 만큼 메마른 육신, 태아처럼 웅크린 자세의 인간 조각은 고독, 외로움 등과 마주한 ‘나’의 본연의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앙상한 육체 위 싹을 틔워 올린 나뭇가지를 통해서는 종래에 응축된 에너지를 밖으로 펼쳐 보일 수 있다는 희망을 되새기게 한다. 일상에서 무심히 스치고 지나가는 이름 없는 땅에 깃든 자연의 묵묵한 순환, 아름다움을 새롭게 주목하게 하는 풍경화도 시선을 붙든다. 성필하 작가의 ‘없는 계절’, ‘수몰된 풍경’, ‘흐름 속성 연구’ 연작들이다. 멀리서 보면 흐릿한 사진처럼 보일 만큼 극도로 세밀한 표현으로 수면 위에 떨어진 버드나무 잎새, 황량한 땅을 질서 없이 잠식한 잡초들을 한 올 한 올 공들여 재현했다. 작가는 “야생의 존재를 세밀하게 재배열해 하나의 풍경을 만듦으로써 ‘풍경을 통해 무엇을 바라보았는가’가 아닌 ‘무엇을 보도록 이끌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또 다른 풍경의 이정표를 획득했다”고 말한다.전시장 안쪽 VIP룸에 들어가면 ‘우연이 빚어낸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마주하게 된다. 구리판을 캔버스로 삼아 칠보 유약을 발라 만든 박정근의 작품들은 고온의 가마 속을 수차례 드나드는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에 따라 혹은 작가가 손댈 수 없는 순간을 만나 의도하지 않은 채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색과 무늬가 신비롭다. 평면 작품과 곡선 작품의 제목이 각각 ‘의도한’과 ‘의도하지 않은’인 이유다. 재단은 이 가운데 사전 심사위원 평가와 전시 기간 관람객 투표 결과를 합해 대상 1명, 우수상 1명, 선정작가상 8명을 가릴 예정이다.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은 “재능 있는 작가의 마음과 손끝에서 피어난 예술은 아름다움과 힘을 함께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며 “공모전 시상으로 끝내지 않고 작가와 전문가 컨설팅, 전시회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작가들을 도와 우리 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옛 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엿보다… 전주박물관 ‘아주 특별한 순간’

    옛 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엿보다… 전주박물관 ‘아주 특별한 순간’

    연휴를 보내는 동안 남기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터.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오는 29일까지 하는 특별전 ‘아주 특별한 순간-그림으로 남기다’는 옛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선조들이 남긴 그림에는 평생 가슴에 남는 특별한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저마다 간직하고 싶어한 다양한 일상이 펼쳐져 있다. 함께했던 만남, 쉽게 지나칠 수 없던 자연 풍경,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그린 그림 등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춰 사연이 있는 31건 83점의 그림이 준비됐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유물 중 ‘문관초상’, ‘수하한담도’ 등 12건 31점도 포함됐다. 1부에서는 함께 모여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즐겼던 순간들이 기다린다. 조선시대에는 ‘아집’(雅集), ‘아회’(雅會)라는 이름으로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함께 즐겼던 문화가 있었다. 이인문(1745~1821)이 경치 좋은 곳에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때를 그린 ‘누각아집도’ 등 사적인 모임을 추억한 그림들을 1부에서 볼 수 있다.2부에서는 멋진 자연 풍경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강세황(1713~1791)은 아들이 회양 부사로 부임하자 아들을 따라가다 금강산 가는 길에 있던 피금정을 방문했던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다. 이인상(1710~1760)은 15년 전 지인과 함께 구경했던 금강산 구룡폭을 떠올리며 기억을 더듬어 다시 그리기도 했다. 경치를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눈앞의 장면만 담는 게 아니라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과 나눈 감정과 사연까지 저장하는 일이다. 휴대전화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요즘과 달리 사진이 없던 과거에 추억을 더듬어 가며 붓을 들고 화폭을 채워 간 손길이 정성스럽게 다가온다. 3부에서는 국가와 개인이 행사가 있을 때 남겼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왕세자가 탄생해 스승과 상견례하고 성균관에 입학하는 등 왕세자의 성장 과정이 담기는가 하면 평안감사 부임식을 담은 ‘평안감사향연도’ 등 특별한 행사를 그림으로 기록한 것을 보게 된다. 거대한 그림 속 미니어처 같이 묘사된 실존 인물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요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주문받아 그린 근대기 초상화들이 함께 전시됐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북 출신의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평생도’다. ‘석강실기’에는 70세가 넘은 채용신이 특별한 순간을 병풍에 담아 자손에게 보이고자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채용신은 과거를 돌아보며 찬란했던 시간을 떠올렸고 이 중 열 가지 순간을 꼽아 10폭의 병풍에 펼쳐냈다. 채용신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남은 태조의 어진(왕의 초상화) 작업을 비롯해 그가 보여 주고 싶었던 특별한 순간들이 관람객에게 좋았던 날을 돌아보게 한다.이번 전시는 지난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맞춰 학생들이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됐다. 전시를 준비한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지금도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어’라고 한다”면서 “평범한 모임도, 인생의 중요한 하루도 그림으로 남겨 기억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유물을 보면서 평범한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가까운 지인과 가족들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며 특별한 하루를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노벨문학상이 일으킨 때 아닌 희곡 열풍, 지만지 연휴에도 자체 제작

    노벨문학상이 일으킨 때 아닌 희곡 열풍, 지만지 연휴에도 자체 제작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때 아닌 희곡 열풍이 불고 있다. 포세의 대표 희곡으로 알려진 ‘가을날의 꿈 외’와 ‘이름/기타맨’은 5일 수상자로 선정된 다음날에만 700권의 주문이 밀려와 이들 책을 출간한 지식을만드는지식(대표 박영률)은 연휴에도 제작 인원을 모두 가동했다. 지만지는 자체 제작 시설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데 소설 ‘저 사람은 알레스’를 비롯해 국내 출판사 가운데 욘 포세의 작품을 가장 많이 출판한 지만지는 2019년부터 희곡전문 브랜드 지만지드라마를 운영하면서 모든 희곡집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지만지 관계자는 연휴 이후 주문이 크게 늘 것에 대비해 외주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9일 말했다. ‘가을날의 꿈 외’는 이날 현재 교보문고 예술/대중문화 부문 5위, ‘이름/기타맨’은 17위에 올라 있다. 그동안 국내 독자들의 희곡에 대한 관심도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열띤 반응이다. 지만지에서 출간한 욘 포세 작품은 모두 한국외대 정민영 교수가 번역해 원작의 수준 높은 감성을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에는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겨울’ 등 욘 포세의 희곡 세 편을 담았다. ‘어느 여름날’은 2000년 북유럽연극상을 수상했다. 1999년 작 ‘가을날의 꿈’은 포세의 극작 특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면서도 연극성이 뛰어나 연극의 정점에 이르렀다는 찬사를 받는다. ‘겨울’은 낯선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을 담담하게 그렸다. ‘이름/기타맨’은 포세의 전형적인 글쓰기 방식을 보여준다. 인물들은 우리 삶의 주변에서 항상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대부분 이름이 없고 특별한 성격이 없는 단순한 인물들이다.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상의 갈등과 평범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정신적 번민이 겉으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포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정체성이 분명한 인간 유형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다. 마치 현미경으로 포착하듯 사람들의 관계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포세의 작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저 사람은 알레스’는 희곡 ‘어느 여름날’의 연장으로도 읽힌다. 우리가 살면서 늘 만나게 되는, 답을 알 수 없고 따라서 이해하기 힘든 상실, 외로움, 불안 같은 문제를 독특한 형식에 담는다. 주인공인 싱네와 남편 어슬레는 피오르드 근처의 낡은 집에 살림을 꾸렸다. 하지만 어슬레는 언제나 집을 떠나 바다로 나갔고, 그날은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어슬레는 어김없이 바다를 향했고 생사도 불명인 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싱네의 회상은 어슬레의 고조모 알레스의 기억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알레스 또한 어린 손주를 바다에서 잃었고, 죽은 어슬레의 이름을 싱네의 남편 어슬레가 물려받았다. 상실의 경험이 대를 이어 거듭되고, 남은 이들의 외로움과 불안, 그리움도 이어진다. 자유를 갈망해 바다로 떠난 어슬레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채로 싱네의 삶을 이루는 부분이 된다. 과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싱네의 태도는 누구나 겪는 상실의 경험, 그로 인해 당면하게 되는 정서 또한 삶의 일부이자 피할 수 없는 삶의 본질임을 일깨운다.
  • 우연이 빚은 매혹, 이름 없는 땅의 새 풍경…K미술 이끌 ‘새로운 시선’

    우연이 빚은 매혹, 이름 없는 땅의 새 풍경…K미술 이끌 ‘새로운 시선’

    호반문화재단이 한국 미술을 이끌 ‘새로운 시선’들을 발굴해 미술 생태계를 살찌운다. 올해 7회째를 맞은 전국 청년작가 미술공모전 ‘H-EAA’를 통해 신진 작가 10명을 선정하고 작품을 소개하며 지원에 나서면서다.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미디어 등 다양한 시각 예술 분야에서 588명의 작품이 치열한 경쟁을 치른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1·2차 심사로 골라낸 10인의 작품은 오는 11월 5일까지 서울 중구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만날 수 있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파리 에펠탑 등 도시의 랜드마크를 캔버스에 담아온 김지원 작가는 도시 공간을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두 가지 이상의 이미지의 중첩, 무수한 직선의 분할, 다양한 색의 조합 등으로 화면에 무한한 공간감과 번짐과 퍼짐의 효과를 더했다. 도시를 거닐며 새긴 기억과 인상, 감정 등 잔상의 의미지들을 관람객과 공감하기 위해 극대화한 시각적 효과인 셈이다.김현준 작가는 나무의 결, 나이테까지 그대로 살아 있는 나무 조각에 혼자만의 시공간에 남겨진 인간을 담아냈다. 갈비뼈가 보일 만큼 메마른 육신, 태아처럼 웅크린 자세의 인간 조각은 고독, 외로움 등과 마주한 ‘나’의 본연의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앙상한 육체 위 싹을 틔워올린 나뭇가지를 통해서는 종래엔 응축된 에너지를 밖으로 펼쳐보일 수 있다는 희망을 되새기게 한다.일상에서 우리가 무심히 스치고 지나가는 이름 없는 땅에 깃든 자연의 묵묵한 순환, 아름다움을 새롭게 주목하게 하는 풍경화도 시선을 붙든다. 성필하 작가의 ‘없는 계절’, ‘수몰된 풍경’, ‘흐름 속성 연구’ 연작들이다. 멀리서 보면 흐릿한 사진처럼 보일 정도로 극도로 세밀한 표현으로 수면 위에 떨어진 버드나무 잎새, 황량한 땅을 질서없이 잠식한 잡초들을 한 올 한 올 공들여 재현했다. 작가는 “야생의 존재를 세밀하게 재배열해 하나의 풍경을 만듦으로써 ‘풍경을 통해 무엇을 바라보았는가’가 아닌 ‘무엇을 보도록 이끌었는가’란 질문을 던지며 또 다른 풍경의 이정표를 획득했다”고 말한다. 전시장 안쪽 VIP룸에 들어가면 ‘우연이 빚어낸 매혹’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마주하게 된다. 구리판을 캔버스로 삼아 칠보 유약을 발라 만든 박정근의 작품들은 고온의 가마 속을 수차례 드나드는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에 따라 혹은 작가가 손댈 수 없는 순간을 만나 의도하지 않은 채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색과 무늬가 신비롭다. 평면 작품과 곡선 작품 제목이 각각 ‘의도한’과 ‘의도하지 않은’인 이유다.재단은 이 가운데 사전 심사위원 평가와 전시 기간 관람객 투표 결과를 합해 대상 1명, 우수상 1명, 선정작가상 8명을 가릴 예정이다.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은 “재능 있는 작가의 마음과 손끝에서 피어난 예술은 아름다움과 힘을 함께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며 “공모전 시상으로 끝내지 않고 작가와 전문가 컨설팅, 전시회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 작가들을 도와 우리 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제대로 날 잡은 영화 ‘30일’…추석 연휴 이후 흥행 1위 ‘승승장구’

    제대로 날 잡은 영화 ‘30일’…추석 연휴 이후 흥행 1위 ‘승승장구’

    추석 연휴 막바지에 개봉한 영화 ‘30일’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추석 특수를 노리고 개봉한 영화들의 힘이 빠진 상태에서 적수 없이 6일째 승승장구 중이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보다 예매율도 높아 전망도 밝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3일 개봉한 ‘30일’은 8일 기준 누적 관객 수 61만 9000여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날 17만 1000여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하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을 비롯해 추석 연휴 개봉한 다른 영화의 오프닝 스코어를 모두 뛰어넘었다. 8일 관람객 역시 17만 3000여명으로, 6만 7000여명으로 2위를 차지한 ‘천박사’의 3배에 이른다. 추석을 노리고 개봉한 영화들이 힘을 쓰지 못한 상태를 잘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석 연휴 시작인 지난달 27일 개봉한 강동원 주연 ‘천박사’는 지금까지 170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같은 날 개봉한 하정우·임시완 주연 ‘1947 보스톤’은 82만 9000여명, 송강호 주연 ‘거미집’은 29만여명으로 추석 특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출혈 경쟁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예매율도 24.2%로 1위를 달리고 있어 흥행도 기대된다. 11일 개봉하는 엄정화 주연 ‘화사한 그녀’가 12.5%,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화란’은 11.1% 수준이다. 두 영화가 예상보다 힘을 못 쓴다면 흥행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영화는 기억을 잃은 채 눈뜨게 된 커플이 이혼하기 위해 법원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뒤 숙려 기간인 30일 동안 기억을 찾으려는 노력을 그린 좌충우돌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주연 정열을 맡은 배우 강하늘이 찌질하면서도 따뜻한 남자로 등장해 ‘한국의 짐 캐리’에 버금가는 코믹 연기를 펼친다. 능력 있는 나라를 연기한 배우 정소민은 술만 마시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반전의 똘끼를 발산한다. 배우 조민수·김선영·윤경호 등이 출연해 영화를 맛깔나게 만든다.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기존 코믹 영화에 등장했던 진부한 요소(클리셰)들을 깨면서 웃음을 던지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 2022 아시안게임 폐막식 ‘아듀 항저우’ [포토多이슈]

    2022 아시안게임 폐막식 ‘아듀 항저우’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일원 6개 도시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모든 일정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폐막식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이번 대회 주 경기장인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시작해 85분간 진행됐다.우리나라에서는 이번 대회 브레이킹 남자 은메달리스트인 ‘전설적 비보이’ 김홍열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입장했다. 뒤이어 브레이킹, 가라테, 수구 선수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항저우 조직위원회는 2026년 20회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일본 아이치·나고야 조직위원회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기와 성화 모형을 이양하고, 차기 조직위원회가 지역 문화를 소개하며 3년 후 방문을 환영한다는 홍보 공연을 펼쳤다.항저우를 영원히 기억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지원 인력이 작별 인사를 건넬 무렵 중국의 미남 수영 선수 왕순과 함께 개회식 성화 공동 점화자로 화제에 오른 ‘디지털 거인’이 다시 등장했다.47억 아시아인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는 오는 2026년 일본의 아이치현과 나고야에서 다시 열린다.
  • 그를 그리며, 기억하며… 56명의 후배들이 되새긴 허수경의 詩

    그를 그리며, 기억하며… 56명의 후배들이 되새긴 허수경의 詩

    허수경 시인의 5주기를 맞아 그의 시를 다시 음미하며 세상을 감각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56인의 후배 시인이 고른 고인의 시 83편과 추천의 말을 덧댄 시선집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문학과지성사)가 그것이다. 허 시인은 2018년 위암으로 54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시인의 산문을 묶은 유고집, 기존 책의 개정판 등이 여럿 나왔다. 이번 시선집에서 동시대 시인들은 시인이 남긴 6권의 시집 가운데 곁에 두고 오래 읽고 싶은 시편을 2편씩 골라 독자들에게 “함께 읽어 보자”고 제안한다. 작품들은 1988년 출간된 첫 시집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부터 마지막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2016)까지 차례로 배열돼 그의 시력 31년이 익어 가는 자취를 따라 걸어 볼 수 있다. 추천에 나선 이들은 2006년 등단한 이혜미 시인부터 올해 등단한 신원경 시인까지 현재 시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20~40대 시인들이다. 시인과 인연이 있거나 그의 시를 동경하며 시인의 꿈을 키워 온 젊은 시인들이 쓴 추천의 글은 ‘가장 낮은 언어로 가장 먼 곳에 닿는’ 허수경의 시로 들어가는 안내자가 돼 준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시는 6명이 선택한 ‘여름 내내’였다.‘낫을 가져다 내 허리를 찍어라/ 찍힌 허리로 이만큼 왔다 낫을/ 가져다 내 허리를 또 찍어라/ 또 찍힌 허리로 밥상을 챙긴다’ “내게 허수경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고아를 깨우는 노크 소리였다”는 안희연 시인은 “이 시는 형벌을 내리는 손과 선물을 건네는 손은 실은 같다고 말해 주었다”고 전한다. ‘눈동자’를 독자들에게 골라 준 임유영 시인은 “시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애인아, 하고 부를 때면 세상의 온갖 약한 존재가 한꺼번에 뒤돌아볼 것만 같다. 그 쓸쓸하지만 고고한 음성은 언제까지나 허수경의 것이다”라고 고인의 시 세계를 돌이킨다. ‘감꽃이 질 무렵 봄비는 적막처럼 내렸다// 감꽃 천지/ 군화 발자욱이 그 위를 덮친다// 집집마다 아픈 아이들/ 가위눌린 잠 속으로 감꽃은/ 폭풍처럼 휩쓸고 다닌다//(중략)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조용우 시인은 1980년대 엄혹한 상황을 은유한 시를 추천하며 이렇게 짚어 준다. “허수경의 시는 그 모든 일들, 우리를 덮치고 휩쓸었던 그 모든 미친 일들이 지나가고서 찾아오는 적막에 귀를 기울인다. 적막 깊은 곳에서 흐르는 폭력과 고통의 소리를 잊지 않으려 애쓴다.” 방원경 편집자는 “소박하고 질박한 언어로 쓰인 그의 시는 쉽게 읽히면서도 심원한 깊이로 문단과 독자 모두에게 가닿는다”며 “‘나’에서 출발해 독일로 건너간 이후 전쟁, 기아, 난민 등 확장된 세계를 감각하는 시인의 사유는 젊은 독자들에게도 울림이 클 것”이라고 했다.
  • “문화예술계 정부 입김서 자유롭게… 시민·기업 후원 대폭 확대해야”[최광숙의 Inside]

    “문화예술계 정부 입김서 자유롭게… 시민·기업 후원 대폭 확대해야”[최광숙의 Inside]

    최근 정율성 역사공원 이념 논쟁에 이은 임옥상 작가의 위안부 조형물 철거 논란과 관련, 예술 작품과 작가의 정치적 이념 및 개인사 간 연관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벌어졌다. 5선 국회의원 출신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을 최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만나 문화예술과 정치, 예술의 창작 자유를 위한 정부 역할, 문화예술 후원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 미술, 연극, 문학 등 순수예술 지원 사업을 하는 그의 사무실 벽에는 스웨덴어로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글이 적힌 포스터가 걸려 있다.-청바지가 잘 어울린다. 정치인 물이 쏙 빠진 것 같다. “예전 국회의원 할 때 양복만 입고 다녔는데 지금은 양복 입으면 너무 불편하다. 편하게 청바지에 캐주얼 재킷을 입고 다닌다.” -내년 총선 출마는. “생각 없다. 예술위에 와서 보니 할 일이 너무 많다. 국회에서 이전투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생산적이고 보람을 느낀다.” ●예술위 국회보다 생산적, 출마 뜻 없어 -예술위는 공공기관으로는 드물게 기관장을 임명하지 않고 선출하는데. “지난 1월 위원 12명의 호선으로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제가 국회 문방위원으로 있을 때 위원회 전신인 문예진흥원이 지나치게 정부 간섭을 받아 자율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위원회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정치인 출신 위원장은 처음이다. 정치인이니까 외풍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 문방위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냈는데. “국회에서 11년간 문방위에서 활동하면서 정부 문화정책을 감시·비판하고 장관으로 정책을 실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의 문화 정책 고객들에게 그 정책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점검하기 어려웠다. 순수 문화예술인들을 직접 만나고 정책이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국회의원이나 장관 때를 되돌아보게 된다.” -중공군과 북한군 국가를 만든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이 논란이 됐다.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은 국가가 아니라 광주광역시의 지원으로 추진됐다. 만약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안부 조각상을 만든 임옥상씨의 성추행 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그의 작품이 철거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를 기억하자는 작품을 성추행범 조각가가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서울시가 남산에 있는 그의 위안부 관련 작품을 철거했는데,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대다수 서울시민이 철거에 찬성한다면 철거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예술품·작가 삶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 -일각에서는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예술 작품과 작가의 삶이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은 작가의 영혼이 담긴 것 아닌가.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최종 소비자의 판단이지만, 누가 성추행범의 작품을 보려고 하겠나.” -요즘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 등을 거론하며 ‘이념’을 강조하고 있다. 문화계에 영향이 없을까.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 때 벌어진 사태를 바로잡으려는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보수 이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그런 언급은 없었다. 원칙을 가지고 문화행정을 펼치면 된다.” -예술위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제의 블랙리스트 집행기관이었다. 무슨 문제가 있었나. “문화예술 분야에서 보수·진보를 구별해 이념을 잣대로 차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창작의 자유가 있는 만큼 보수건 진보건 정부가 지원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 때 블랙리스트 문제가 있었는데 특정 예술인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명단이 있어서는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반대로 끼리끼리 편중되게 운영되는 화이트리스트도 있었다. 예술가들이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순수 창작 활동에 전념하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다.” -정부의 간섭이 없을 수 있겠나. “얼마 전 스웨덴 출장길에 미술관을 갔는데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포스터를 발견했다. 그 말에 공감한다.” -정권 교체 때마다 문화계의 이념 논쟁이 생기는 이유는 뭔가. “예술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예술단체 재원 조달 내역을 보면 공공지원금 80%, 자체 수입 20%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기부금은 2%대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공공지원금 10%, 자체 수입 90%이며 특히 기부금이 20%를 차지한다. 정부 지원금을 주는 문화 예술 공모사업에 응모한 예술가들은 정부 성향에 맞춰 제안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공모 당선율이 22%에 불과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정치적인 예술인들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든 작가든 정권 홍보 유혹 떨쳐야 -과거 문화 예술을 통한 정권 홍보도 있지 않았나. “어느 정권이든 그런 유혹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건 올드한 생각이고 별 실효성도 없다.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예술 작품은 관객들이 보지 않는다. 작가든 정부든 그런 유혹을 떨쳐야 예술이 길게 갈 수 있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일반 시민과 기업의 문화 예술 후원을 대폭 확대해야 정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요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문화예술 투자도 포함된다.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실적을 통계화해서 가칭 ‘문화지수’로 평가하고 소비자들은 그 문화지수를 근거로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판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낮다. “문화예술 후원 캠페인 ‘예술나무 운동’을 통해 후원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예술가들이 자체적으로 후원금을 유치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지난달 예술위 출범 50주년을 맞아 ‘아트 포레스트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도 후원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 문화예술의 가치와 후원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예술나무 운동’으로 후원 문화 확산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 고갈이 최대 현안인데, 대책은. “영화관·박물관 등의 입장 티켓에 부과되던 문화예술진흥기금 모금이 2003년 위헌 판정을 받은 이후 기금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기금이 고갈되면 지원은 축소된다. 지난해 900억원이던 기금 적립금을 올해 12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안정적 재원 조달을 위해 체육기금·복권기금 같은 공공재원, 기부금 등 민간 재원뿐 아니라 골프장 운영 수익 확대 같은 자체 수입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 K문화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과제는. “50년 전 배고팠던 시절 문화예술위를 출범시키고 기금을 조성했는데 그게 문화강국의 토대가 됐다. 그런데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은 문화 콘텐츠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문화 콘텐츠 산업 예산은 1조 4000억원인 반면 순수예술 분야는 1300억원에 그쳤다. 순수예술 기반이 없으면 콘텐츠 생산이 어렵다. 문화 콘텐츠 산업의 경우 정부는 인큐베이팅하는 데만 지원하면 되는데 많은 수익을 남기는 사업 분야까지 지원하는 건 문제가 있다. K문화의 인기로 제품 판매 증가 등 과실을 챙기는 기업들이 후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정병국 위원장은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정계에 입문한 상도동 막내다. 5선(16~20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당시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과 ‘남원정’으로 불리며 개혁 소장파로 활동했다. 국회 문화체육방송통신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문화정책통이다. 문화예술계 지원을 위한 문예진흥기금 확충과 사회적 후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 해낸다! ‘파리의 꿈’

    해낸다! ‘파리의 꿈’

    황선홍호가 일본에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첫 3연패를 이뤄 냈다. 24세 이하(U24)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서며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한껏 키웠다. 한국은 지난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에 2-1로 이겼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일본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해결사’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전반 27분 헤더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경기를 주도한 한국은 후반 11분 조영욱(김천)의 역전 결승골로 ‘난적’ 일본을 제압했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개최국 중국과의 8강전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과의 준결승, 일본과의 결승까지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지만 황선홍호는 27골을 넣고 단 3골만 내주며 7전 전승으로 깔끔하게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결승 한일전’에서 이겨 금메달을 따고 병역 특례라는 선물까지 받은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눈 뒤 한국 응원단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표팀 22명의 선수 중 병역을 이행했거나 면제 판정을 받은 2명(김정훈·이광연)을 제외한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20명은 병역 특례 대상이 됐다. 상병 계급장을 달고 김천 소속으로 뛰고 있는 조영욱은 조기 제대한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이게 끝이 아니고 내일이면 뭔가 또 갈망하게 될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황 감독은 이제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꾸려 2024 U23 아시안컵과 파리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8일 밝은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황 감독은 “(이)강인이에게 도장은 받지 않았지만 꼭 같이 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물음표’인 것 같다”며 “아직 확실한 대답은 안 해줬다. 비밀이라고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황 감독은 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그는 “A매치 기간은 당연하고 동계 훈련 시기 2∼3주만이라도 훈련할 기회가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이런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최다 득점(8골) 주인공 정우영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결승전 동점 골의 순간을 꼽았다. 정우영은 “너무 간절했던 상황에서 골을 넣어서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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