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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의 나라’ 뜨겁게 달군 K팝 팬들…‘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멕시코’

    ‘태양의 나라’ 뜨겁게 달군 K팝 팬들…‘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멕시코’

    “우리가 멕시코를 대표하는 팀이 됐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멕시코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멕시코 우승팀 ‘젝케이’ 16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메트로폴리탄 대극장에서 K팝에 푹 빠진 멕시코 K팝 팬들의 대잔치 ‘2024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멕시코’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남녀 각각 4명씩으로 구성된 8인조 혼성팀 ‘젝케이’는 글로벌 톱 아이돌 ‘에이티즈(ATEEZ)’의 ‘미친 폼(Crazy Form)’ 커버 무대를 열정적으로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행사는 서울신문과 주멕시코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올케이팝, 블랙클로버, 펜타클이 후원하는 축제다. 이날 행사에는 멕시코 출신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사회자로 등장해 현지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크리스티안은 한국어와 스페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그동안 한국에서 갈고 닦은 진행 능력으로 축제를 매끄럽게 이끌었다. 한-멕 교류를 몸소 실천 중인 크리스티안은 “10년 전 멕시코를 떠나올 때만 해도 한국문화와 K팝이 지금의 모습으로 이렇게까지 커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멕시코의 한류 팬들이 응원하는 공연장에서 한국과 멕시코 문화교류를 위해 함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허태완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 대사는 축사에서 “K팝은 바쁜 일상 속 지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는 마법 같은 음악으로 세계 전역에서 사랑받고 있다”며 “향후 한-멕 양국 관계도 케이팝과 팬들의 관계처럼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별심사위원으로 참석한 K팝 안무가 제이 킴은 “예전 무대에 비해 참가자들의 정말 실력이 정말 많이 향상된 것을 느꼈다. 손에 꼽을 만큼 심사하기에 어려운 대회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의 K팝 온·오프라인 한류 팬 소통 프로그램으로, K팝을 넘어 한국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한류 팬들과 소통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류의 지속적인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양극화나 차별·혐오 등의 사회경제적 문제로 고통받는 전 세계의 젊은이를 위로하는 소중한 자리로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카를로스 라미레스 멕시코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 멕시코 보건부, 멕시코시티 청소년청 공무원들이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는 등 K팝에 대한 민관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 “국가 부르며 반성하는 도둑들” 사적 제재 참교육 영상 화제 [여기는 남미]

    “국가 부르며 반성하는 도둑들” 사적 제재 참교육 영상 화제 [여기는 남미]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이색적인 사적 제재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언론은 “도둑들이 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개돼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19일(현지시간) 관련 영상을 소개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비레이 델 피노 지역에서 도둑을 잡은 주민들이 촬영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한 영상에는 길바닥에 앉아 있는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아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남자들은 도둑질을 하려다 주민들에 붙잡힌 현행범들이었다. 남미에서 범죄자에 대한 사적 제재는 폭력을 동반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달랐다. 주민들은 “어렸을 때의 마음을 기억해보라. 범죄를 저지르면서 살고 싶었느냐”면서 도둑들에게 동요를 부르게 했다. 도둑들은 처음엔 주저하다가 결국엔 박수까지 치면서 동요를 부른다. 동요 다음으로 도둑들이 부른 노래는 국가였다. 주민들은 동요를 부른 도둑들에게 연이어 국가를 부르면서 죄를 반성하라고 했다. 도둑 중 한 명은 계속 노래를 부르기가 부끄러운지 “국가를 모른다”고 했지만 덩치가 큰 한 남자주민이 인상을 쓰자 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 여자주민은 국가를 부르는 도둑들에게 “이런 잘못(범죄)을 저지르면 망하고 만다는 걸 명심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주저하다가 국가를 부르기 시작한 도둑들은 진심으로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도둑 중 한 명은 손을 가슴에 얹고 국가를 불렀고 또 다른 도둑은 두 손을 들고 국가를 열창(?)했다. 영상이 SNS에 공유되자 네티즌들은 “이건 사적 제재가 아니라 참교육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 같다” “도둑들이 일생의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취재에 나선 현지 언론은 사적 제재 현장에 있던 한 남자주민을 만났다. 그는 “남자주민들이 몰매를 주려고 하는 등 처음에는 분위기가 험악했지만 한 여자주민이 폭력을 말렸다”면서 “대신 노래를 부르게 하자고 제안해 주민들이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다시는 우리 동네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한 후 도둑들을 놓아줬다고 한다. 한편 이에 앞서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알미란테 브라운에선 목에 줄을 감고 무릎으로 길을 걷는 도둑들의 모습이 담긴 또 다른 사적 제재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도둑들은 이 동네에서 최소한 3회 이상 도둑질을 해 얼굴이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주의 시작[한ZOOM]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주의 시작[한ZOOM]

    1271년 칭기즈 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Kublai Khan·1215~1294)이 원나라 초대 황제에 즉위했다. 그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오랫동안 준비한 일본 정벌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1274년과 1281년 두 차례에 걸친 일본정벌은 바다태풍의 영향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일본 정벌 당시 몽골군과 고려군은 제주와 안동에 주둔하고 있었다. 제주는 목초가 많고 맹수가 없어 말을 키우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제주에는 일본정벌에 필요한 군마(軍馬)를 키우기 위한 목장이 설치되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오랫동안 지금의 제주말이 전통 제주말과 당시 몽골군이 데려온 몽골말(조랑말)과의 교잡종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유전체 연구를 통해 제주말은 몽골말과 섞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진화한 품종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제주에서 몽골말이 전해지는 동안 내륙에 있는 경북 안동에서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소주가 전해지고 있었다.소주의 시작 소주를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전통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소주의 시작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저 멀리 지금의 이란(Iran) 영토에 있었던 페르시아 제국(Persian Empire)이었다. 당시 페르시아에서는 위장약으로 증류주를 만들었다는데 이 증류주를 ‘아라크(Arak)’라고 불렀다. 아라크는 아랍어로 ‘땀’이라는 의미인데, 증류기에서 증기가 떨어지는 모양을 땀이 흘러내리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몽골이 서방원정을 통해 페르시아를 점령하면서 증류주인 아라크가 몽골에 전해졌다. 그리고 몽골이 일본정벌을 위해 안동에 주둔하면서 아라크가 고려에 전해졌다. 고려에서는 아라크를 아랄길(阿剌吉)이라고 불렀는데, 고려사람들은 아랄길의 높은 도수에 처음에는 거부감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그 독한 맛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불사를 소(燒)자를 붙여 아랄길을 소주(燒酒)라고 부르게 되었다. 소주의 높은 도수 때문에 마셨을 때 온 몸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앞에서 소주의 시작은 페르시아 위장약인 ‘아라크’라고 설명한 바 있다. 술을 마신 다음 날 해장을 위해 ‘해장술’로 속을 달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소주에 위장약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다시는 소주를 해장술로 마시는 일은 없을 것이다.소주의 시련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의 전통소주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서만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주세령(酒稅令)을 발표했다. 이어 우리의 전통누룩이 아닌 일본누룩(흑국)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전통소주는 맛과 품질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해방 이후 전통소주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일제시대 소주 제조방식은 계속 이어졌다. 여기에 한국전쟁으로 곡물부족 현상까지 겹치면서 쌀과 누룩을 사용하는 전통소주는 되살아나지 못했다. 결정적인 타격은 1965년 박정희 정부의 ‘양곡관리법’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당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쌀로 술을 만들지 못하게 하면서 전통소주는 사실상 맥(脈)이 끊어져 버렸다. 다행히 안동소주가 은밀히 제조기법을 지켜온 덕분에 전통소주의 명맥이 간신히 살아날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소주는 증류식 전통소주가 아닌 주정을 물로 희석한 ‘희석식 소주’이다. 양곡관리법 때문에 쌀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밀, 보리, 고구마 등을 재료로 사용했고, 원가절감을 위해 낮은 품질의 알코올을 사용하면서 소주는 맛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맛을 살리기 위해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Aspartame)’과 같은 화학성분을 넣어 지금의 희석식 소주가 탄생한 것이다. 아쉽게도 희석식 소주에 첨가된 화학성분은 우리 몸이 분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주를 마신 다음 날에는 숙취가 심해지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희석식 소주는 제조기법이 고도화되고 소주회사들이 재료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 예전의 희석식 소주와는 맛과 향, 그리고 품질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외국에서 우리나라 소주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면서 K-Culture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소주의 친구, 막걸리 소주와 함께 마시기는 너무 부담스럽지만 우리 전통술이라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름은 누가 뭐라해도 ‘막걸리’이다. 막걸리의 공식이름은 흐를 탁(濁)을 붙여 만든 ‘탁주(濁酒)’이다. 탁주는 곡물을 발표시킨 다음 이름대로 탁하게 걸러내는 방식의 술이다. 막걸리와 동동주를 같은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동동주는 술이 익고 나서 떠오르는 밥알까지 그대로 띄워낸 막걸리이다. 삼국시대 문헌에 막걸리로 추정되는 술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막걸리는 한반도 농경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막걸리 역시 소주와 마찬가지로 양곡관리법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기도 했지만, 1990년대 들어 쌀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다시 쌀막걸리가 부상하게 되고, 2000년대 들어 비만예방, 피부개선, 항암예방, 심혈관계 개선 등 막걸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막걸리가 재평가되고 소비량도 늘어났다. 막걸리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어릴 적 기억들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 심부름으로 막걸리 한 병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조금씩 빨아먹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막걸리 뚜껑에 효모를 위한 숨구멍 같은 것이 있어 그쪽으로 막걸리 맛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아들을 혼내지 않으셨다. 그저 웃으면서 다음부터 두 병을 사오라고 하셨다.
  • 서울국제도서전 26일부터 코엑스서 닷새간

    서울국제도서전 26일부터 코엑스서 닷새간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도서전 주제는 ‘후이늠’(Houyhnhnm)으로 1726년 조너선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 4부에 나오는 말들의 나라를 가리킨다. 서울국제도서전 측은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간이 만들어 내는 ‘세계의 비참’을 줄이고, ‘미래의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모색하고자 주제를 정했다”고 밝혔다. ‘후이늠’을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탐구하고 통찰해 볼 강연·전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특히 도서전 첫날인 26일에는 김연수 소설가가 다시 쓰고, 강혜숙 작가가 그림을 더한 ‘걸리버 유람기’를 처음 선보인다. 육당 최남선이 1909년 번역·번안한 ‘걸리버 유람기’의 문체를 그대로 쓰고, 육당이 번역하지 않은 3부 ‘라퓨타’와 4부 ‘후이늠’을 더했다. 올해 66회를 맞이한 도서전에는 19개국 452개사(국내 330·외국 122)가 참가한다. 전시, 부대행사, 강연 및 세미나, 현장 이벤트 등 450여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오는 27일 ‘H마트에서 울다’의 저자이자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리드보컬인 미셸 자우너가 ‘기억으로 이어지는 레시피’를, 29일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사라져 가는 아름다움, 생태적 감수성’을 주제로 무대에 나선다. 30일에는 2019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자인 오만의 소설가 조카 알하르티와 은희경 작가, 허희 문학평론가의 북토크가 진행된다.
  • AI 활용 간단 혈액 검사로… 파킨슨병 발병 7년 전 예측[과학계는 지금]

    AI 활용 간단 혈액 검사로… 파킨슨병 발병 7년 전 예측[과학계는 지금]

    영국 런던대 아동보건연구소·퀸스퀘어신경학연구소, 국립 신경학·신경외과병원, 독일 괴팅겐대 메디컬센터, 괴팅겐신경면역학연구소, 마르부르크필리프대, 이탈리아 볼로냐대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파킨슨병이 발병하기 7년 전에 이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6월 19일자에 실렸다. 운동을 조절하는 중뇌의 흑질이라는 뇌 신경세포가 죽거나 감소하면 뇌세포 사이의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과다하게 축적된다. 이렇게 되면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능력이 사라지면서 파킨슨병이 생긴다.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전 세계 약 1000만명이 앓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비정상적 떨림과 움직임, 기억력 둔화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 전에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겪는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99명, 렘수면 행동장애는 있지만 파킨슨병과 관련된 운동 증상이 없는 72명, 건강한 성인 남녀 36명을 대상으로 10년 동안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 환자의 혈액에서 조절장애를 일으키는 염증 단백질 23개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8가지 단백질로 파킨슨병 환자를 100% 식별할 수 있음을 AI를 통해 확인했다. 이번 기술로 렘수면 행동장애를 겪는 이들 중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람을 7년 전에 79%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
  •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얼차려’ 사망 훈련병 분향소 찾은 군 장병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얼차려’ 사망 훈련병 분향소 찾은 군 장병

    “왜 그런 명령도 따를 수밖에 없는지 너무 잘 알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올 수밖에 없었어요.” 지난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사망한 박모 훈련병을 추모하는 시민 분향소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꾸려졌다. 이날은 박 훈련병의 수료식이 예정된 날이다. 이른 아침부터 분향소에는 휴가를 나온 군인과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 등 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군복을 입고 온 한 장병은 “휴가 복귀 중인데 분향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군인으로서 너무도 미안하다”고 했다. 분향소 한쪽에 붙은 메모지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너무나도 억울한 심정 이해한다’, ‘군인들이 고통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등의 추모글이 가득 붙었다. 분향소를 찾은 이모(29)씨는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박 훈련병이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던 분위기가 어땠을지 너무도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아울러 군인권센터는 이날 박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도 공개했다. 편지에는 “신병으로 9일 동안 지내면서 겨우 친해진 옆 전우와 취침 시간에 말을 조금 했다고 한다. 나중에 알아보니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이라고 한다”며 “그게 그렇게 죽을죄냐”는 외침이 담겼다. 또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해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라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아들의 안전은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느냐’고 전하고 싶다”며 “오늘 수료생 215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다 죽임당한 아들이 보고 싶다”고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곳 분향소를 운영한다. 오후 6시부터는 박 훈련병의 어머니가 직접 분향소를 찾아 추모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 K9 자주포 등 화력기동 분야의 거목…홍석균 박사 “연구인력 유지 중요”

    K9 자주포 등 화력기동 분야의 거목…홍석균 박사 “연구인력 유지 중요”

    뉴스에서는 대체로 미사일, 전투기, 항공모함 등 전략무기체계가 주로 다뤄지지만, 실제 지상전에서 쓰이는 주력 무기는 화포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화력기동 능력과 포탄 보급이 전황을 좌우하고 있다. 홍석균 박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우리 군의 화력기동 분야만 35년 동안 담당하며 대구경·중구경 화포체계 및 핵심기술 개발을 총괄했다. 105㎜ KH178·155㎜ KH179 견인곡사포 사거리 연장 사업, 105㎜ 전차포 KM68 포신 소재 개발 및 포마운트 국산화 개발 지원, K9 155㎜ 자주곡사포 개발, K2 전차 주포 개발 등 수많은 화포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화력무기체계 개발에는 서방 선진국들이 주축이 된 국제탄도협정 체결 내용을 적용해야 했다. 미국·영국 등 협정 당사국들은 탄약 호환성을 고려해 화포 체계 기준을 세웠는데, 이는 후발주자의 진입을 막고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는 효과도 고려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협정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국내 독자개발을 통해 무기체계 및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제탄도협정 기술 규격을 충족해 수출까지 가능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홍석균 박사는 “요구 성능에 도달할 때까지 노력을 거듭해 마침내 국내 독자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은 물론 비용 대비 효과도 탁월해 자주국방에 기여하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차기 전차 탐색 개발 단계에서 포신의 내구성을 위해 크롬 도금 처리를 하기로 했는데, 당시 국내 상용 기술 수준으로는 용량의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국내 독자 개발 계획을 수립해 승인을 받고자 했으나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해당 기술에 대해 ‘핵심기술이 아니라 제작업체가 확보해야 할 생산기술’이라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개발계획 자체가 보류될 위기에 처했지만 연구팀은 포기하지 않고 수십 차례에 걸쳐 연구소 내외를 설득해 결국 ‘포신 내마모 표면처리 기술개발’이라는 항목으로 예산을 반영할 수 있었다. 열악한 시험평가 환경은 수없이 겪었다. 홍석균 박사는 “아무런 계측시설도 없는 바닷가 허허벌판에서 모진 추위와 모기떼와 싸우면서 밤새도록 작업을 하고, 저온시험을 위해 비닐하우스를 치고 드라이아이스를 공수해 온 일, 격발 장치 뭉치가 포미 후방으로 날아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일, 개발 시험 착수를 알리는 첫발 사격 때 안경이 부서지고 이마에서 핏물이 흘렀는데도 아픔보다는 해결책 마련에 골몰했던 일, 생사의 운명을 달리할 수도 있었던 위기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떠올렸다. 홍석균 박사는 “화력기동은 모든 병기공학의 출발점으로 기술적 기반을 지속해서 유지·발전시켜야 하는데 아직도 생산만이 연구개발의 전부인 것처럼 알고 있는 단견으로 인해 기술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안고 있다”면서 “수많은 기술 자료와 경험들을 인수인계할 사람과 조직이 없기 때문에 40여년간 축적된 소중한 국가자산을 소각 처분했던 기억이 아프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연구개발 조직이 와해되고 관련 연구인력, 설비, 노하우 계승이나 발전은커녕 이전 전차 등에 대한 관리도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하려면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식이다. 공사판처럼 필요하면 사람 쓰고 필요 없으면 안 쓰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석균 박사는 “일반·기반 전력 분야에는 진행 중인 사업 유무와 관계없이 분야별로 일정 부분 경상 인력을 유지하고 신규사업 추진 시 사업 인력을 보강하는 절충형 PBS(연구과제중심제도)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기획·실행·평가(Plan-Do-See)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석균 박사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기획, 실행, 평가를 독식하고 백화점식 운영을 한다해서 국방과학연구소에는 Do의 일부만 수행토록 하고, 기획·평가 업무를 연구개발기관이 아닌 제3의 독립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다”면서 “연구개발을 모르는 다수의 비전문가 중심의 판단 및 주장에 의해 기획, 평가, 선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치는 행위가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개발을 하는 사람이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있고, 미래에 필요한 무기체계 및 관련 기술을 식별해 계획수립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Plan-Do-See’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과거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부 문제점이 있었다해도 지금처럼 ‘Plan-Do-See’의 수행주체를 분리시킨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어리석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 “책과 생필품 넣어 26㎏ 완전군장”…‘얼차려 사망’ 훈련병 母 분통

    “책과 생필품 넣어 26㎏ 완전군장”…‘얼차려 사망’ 훈련병 母 분통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쓰러져 숨진 박모 훈련병의 어머니가 “우리 아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이냐”며 정부와 군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19일 군인권센터는 박 훈련병의 어머니가 전해 온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날은 박 훈련병의 수료식이 예정돼 있던 날이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12사단에 입대하던 날 생애 최초로 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 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엄마 아빠를 안아주면서 ‘군생활 할만한 것 같다’며 ‘걱정 마시고 잘 내려가시라’던 아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아들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고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망나니 같은 부하가 명령 불복종으로 훈련병을 죽였다고 하실 것인가 아니면 아들 장례식에 오셔서 말씀하셨듯 ‘나는 그날 부대에 없었다’고 핑계를 대실 것인가, 아니면 ‘옷을 벗을 것 같습니다’라던 말씀이 책임의 전부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얼차려’를 받은 상황과 쓰러진 뒤 군대의 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군이 처음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에게 씌운 프레임은 ‘떠들다가 얼차려 받았다’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료와 나눈 말은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이었다고 한다. 자대배치를 염두에 두고 몇 마디 한 것일 뿐일 텐데 그렇게 죽을죄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군장을 다 보급받지도 않아서 내용물도 없는 상황에서 책과 생필품을 넣어 26㎏ 완전군장을 만들고 총을 땅에 안 닿게 손등에 올려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총을 떨어뜨리면 다시 시키고, 잔악한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겼느냐”고 지적했다.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박 훈련병이 명령에 따라 얼차려를 이행한 데 대해선 “괜히 잘못했다가는 자기 때문에 중대장이 화가 나 동료들까지 가중되는 벌을 받을까 무서웠을 것”이라며 “굳은 팔다리로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며 얕은 숨을 몰아쉬는 아들에게 중대장이 처음 한 명령은 ‘야 일어나. 너 때문에 뒤에 애들이 못 가고 있잖아’ 였다고 한다.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고 비통해했다. 숨진 아들에 대한 그리움도 편지 곳곳에 담겼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느냐’고 전하고 싶다”며 “오늘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다 죽임당한 아들이 보고 싶다”고 썼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이날 서울 용산역 광장에 차려지는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오후 6시부터 직접 시민을 맞이한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곳에서 분향소를 운영한다.한편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전날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6일 만이자, 지난 13일 첫 피의자 조사 이후 닷새 만이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을 실시하면서 군기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훈련병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 [길섶에서] H마트의 추억

    [길섶에서] H마트의 추억

    영국 런던에서 해외 연수를 한 지도 어언 7년이 다 돼 간다. 당시 가장 고역이었던 건 역시 음식이었다. 런던 한복판에 있는 한식당은 무척 비싸 자주 갈 형편이 안 됐다. 미국에서 시작된 한국계 유통기업 H마트가 소규모로 몇 군데 있긴 했는데, 제대로 된 식재료를 사려면 런던 외곽의 뉴몰덴이라는 한인타운 근처의 대형 H마트까지 가야 했다. 기차를 타고 20여분, 걸어서 다시 15분을 가야 하는 장거리 코스였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대형 H마트엔 한국 마트처럼 없는 게 없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K팝을 넘어 K푸드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즈음 오랜만에 H마트 소식이 들렸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라면이 5억개 넘게 팔렸다는데 미국 뉴욕타임스가 ‘K라면 신드롬’의 산실로 한국계 유통기업 ‘H마트’를 지목했단다. 해외 유학생들에게 한식의 그리움을 잊게 해주는 단비 같은 존재였던 H마트가 이젠 현지인들의 입맛까지 바꿨다는 소식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디테일을 알아볼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디테일을 알아볼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

    평소 걸어서 출퇴근만 하다 오래간만에 시내버스를 탔다.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한동안 잡을 일이 없던 버스 손잡이의 감촉이 새삼 낯설었다. 예전 기억엔 투박한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손에 걸리는 느낌 없이 편안하게 체중을 지탱해 주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새삼스러움을 느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스쳐 지나가고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구나. 어떻게 보면 우리는 디테일에 집착하는 강박증과 결벽증, 완벽주의자들이 만들어 낸 것들로 둘러싸인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공공연한 비밀인데 마감 직전이 되면 가끔 매장에 이웃한 위스키 바를 찾아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위스키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위스키가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는 조금 알 것 같다. 단 한 방울로도 혀와 코, 목구멍을 오가며 다채로운 감각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고, 메이커의 의도와 자연의 변수로 인해 완전히 똑같은 풍미를 내는 위스키는 없기에 디테일을 즐기는 술이라는 것이다. 위스키병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서 단 한잔의 위스키를 마시는 행위는 향과 맛의 작은 차이로 인해 마치 수백수천 명의 사람 중 한 명과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음식을 할 때도 디테일은 존재한다. 막상 남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대개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 한둘쯤은 있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신경증적인 강박일 수 있고 좋게 이야기하면 자신만의 신념 같은 것이라고 할까. 요리를 처음 배울 때 요리학교에서 위생에 관한 교육을 한 적이 있다. 요지는 식재료들과 음식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부패한다는 것이다. 단 몇 분 만에 수천에서 수만 배로 증식하는 박테리아의 사진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 때문인지 식재료나 만들어 낸 음식이 상온에 오래 있는 모습을 보면 견디기가 어렵다. 해산물이나 고기가 잠시라도 밖에 놓여 있는 걸 보면 특히 온몸이 쑤시고 불안해진다. 재료의 선도나 음식의 컨디션은 요리사라면 누구나 신경을 쓰는 부분이겠지만 유난스럽게 반응한다는 걸 다른 이들과 일하면서 깨달았다. 요리사들이 극도로 불편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손님들이 음식 사진을 찍느라 또는 대화에 열중하느라 음식이 식어 버리는 상황이다. 물론 때에 따라선 손님이 음식 사진을 안 찍으면 ‘플레이팅이 별로인가. 무언가 잘못 나갔나’ 싶은 생각이 들어 괜히 서운할 수도 있다. 내 손을 떠난 접시는 장성한 자녀나 헤어진 연인처럼 쿨하게 떠나보내야 하건만 음식을 입에 넣은 손님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봐야지만 존재 이유가 있는 게 바로 요리사들이다. 모든 음식은 요리사의 세심한 집착이 낳은 결과물이다. 파인다이닝이건 동네 술집이건 간에 그 세심함은 조리해서 접시에 담긴 순간부터 입안에 들어가는 시간까지 포함된다. 음식에도 골든타임이란 게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식사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모종의 이유로 완벽하게 나간 접시가 불어 터진 파스타와 차갑게 식은 스테이크 조각 따위로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아무리 숙련되고 오랜 경험이 있는 요리사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요리사들이 듣고 싶은 건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렸어요” 같은 말이 아닐까. 얼마 전 기대 없이 찾은 한 냉면집에서 놀랄 만한 경험을 했다. 보기엔 평범한 냉면처럼 보였지만 면의 굵기와 식감, 육수의 염도, 양념의 밸런스, 심지어 사이드로 나온 군만두의 튀겨진 상태와 맛은 기립박수를 보낼 만한 가치가 있었다. 단순히 ‘이 집 맛있다, 잘한다’를 떠나 누군가 세심하게 의도하고 기획한 결과물이 완벽한 상태로 내 앞에 다다를 때까지의 눈물겨운 여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한 경험은 오랜만이었다. 음식을 만들며 가장 보람되고 기분 좋은 순간을 꼽으라면 나만이 몰래 집착하고 있는 디테일과 신념을 누군가 알아봐 주는 때다. 의도한 맛의 조합, 페어링, 재료의 선도 등 음식뿐만 아니라 공간의 경험 같은 것들은 일일이 설명하기도 어렵고 들어 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공허한 말의 울림에 지나지 않는다. 디테일을 즐기는 기쁨은 디테일을 알아볼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다. 굳이 칭찬이나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아도 한 숟가락 먹어 보곤 요리사와 눈을 마주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자리를 빌려 버스 손잡이를 디자인한 분에게 전하고 싶다. 덕분에 기분 좋은 악수를 한 느낌을 받았노라고.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수원시 대표하는 ‘새빛’ 정책…혁신 주도했다

    수원시 대표하는 ‘새빛’ 정책…혁신 주도했다

    수원시가 민선8기 2년 차에 빚어낸 성과는 경제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었다.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라는 비전을 축약해 ‘새빛’이라는 이름을 단 정책들이 잇따라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다. 새빛민원실과 새빛톡톡, 새빛하우스, 새빛돌봄 등의 정책들이 수원시민들의 삶 속에 깊이 각인되고 있다. 수원시의 새빛 정책들은 시민의 만족도를 높이고, 필요도를 충족하며, 합리적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의 기록을 써 내려갔다. ■혁신 행정 시스템으로 빚어낸 시민 만족 수원시의 새빛 정책 시리즈 중 시민들로부터 가장 높은 호응을 얻은 것은 ‘새빛민원실’이다. 시민들의 복잡다단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20년 이상 경력의 팀장급 베테랑공무원을 최전선으로 전진 배치한 전국 최초의 혁신적인 민원실이다. 베테랑공무원들은 복합적이고 경계가 모호한 민원을 맡아 직접 발로 뛰며 1년간 1850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장애인 부부 세대가 운영하던 버스 매표소를 이전하거나, 학교 주변 지장물 이전을 앞당겨 통학로 안전을 확보하는 등 여러 기관이 얽힌 문제들도 앞장서 해결했다. 업무 핑퐁이 사라진 새빛민원실을 이용한 사람들은 지난해 말 만족도 조사에서 95점에 달하는 높은 점수를 매겼다. 새빛민원실은 행정안전부 적극행정 우수사례에 선정되는가 하면, 국토부 등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를 정도로 민원 행정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사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시정에 참여하는 방법을 손쉽게 만들어 더 많은 시민이 참여와 제안을 일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은 ‘새빛톡톡’이 구현했다. 새빛톡톡은 민선8기 2년 차의 출발점인 지난해 7월1일 정식 운영을 시작해 6만5천명이 가입하고, 누적 방문자 수가 50만을 넘었다. 1년 동안 410건의 시민제안이 접수됐고, 이 중 35건은 활발한 댓글 토론과 시민 공감을 얻어 담당 부서 검토까지 이뤄졌다. 2023년 시즌 기간 수원시를 연고로 한 프로스포츠 구단의 홈경기를 관람할 때 제공된 시민 할인 혜택은 수원시 정책으로 반영된 최초의 시민 제안이었다. 노인 외에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에게도 식사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사업도 시민 제안에서 출발했다. 수원시와 아주대학교 행정학과는 협력 수업을 개설해 새빛톡톡을 학생들을 위한 수업 도구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새빛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인 수원형 저층주거지 집수리 지원사업은 구도심 거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새빛하우스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집수리지원구역으로 지정된 21개 구역 내 20년 이상 된 단독·다가구·다중주택, 다세대·연립주택 등이 대상이다. 개발 여건이 미흡한 낡은 집의 성능이나 에너지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수리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305호에 이어 올해 699호를 선정했는데, 3배가 넘는 2200여호가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가려운 곳 먼저 찾아 긁어주는 복지 혁신 복지 분야에서도 새롭고 빛나는 수원은 한걸음씩 나아갔다. 복지 사각지대를 먼저 찾아내고 시민이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공공의 지원이 한층 강화됐다. 올해부터 수원시 전체 44개 동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수원새빛돌봄은 복지 분야 혁신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취약계층에게만 제공되던 돌봄서비스를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확대한 것이다. 덕분에 수원에서는 갑작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누구나 방문가사, 동행지원, 심리상담, 일시보호 등의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반려견 일시보호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원새빛돌봄은 지난해 7월1일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10개월간 6100여건의 상담과 신청이 이뤄졌고, 8500여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2월 수원시정연구원 조사에서 새빛돌봄 이용자 만족도가 90%가 넘고, 92.3%가 재이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나 새빛돌봄의 정책 효과도 입증했다. 사각지대를 먼저 찾아내 지원한 복지 혁신 사례는 더 있다. 지난해 무더위 기간에 수원시가 취약계층의 여름나기를 위해 지원한 ‘새빛냉방비’가 바로 그것이다.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관련 지원의 사각지대에 속한 차상위 계층 가구의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역 내 자격 대상 가구의 99.5%에 달하는 3800여가구에 냉방비 5만원씩을 지원해 소외감을 덜어줬다. 수원시에서 가장 많은 형태로 자리 잡은 1인 가구 지원도 체계화했다. 수원시는 전체 가구 중 34.4%를 차지하는 1인 가구를 위한 종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수십여 곳에 달하는 사업 부서와 유관기관의 사업과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1인 가구 맞춤형 온라인포털 ‘쏘옥’을 개설해 수원시의 모든 1인 가구 지원 사업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1인 가구 거점 공간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문화예술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종합정보 시스템 ‘새빛이음’을 구축하는 등 발달장애인들이 보통의 일상과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종합대책도 수립했다.■더 가까이, 시민이 주인인 도시로! 민선8기 수원시의 혁신은 시민을 중심으로 진화했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애환을 직접 해결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나가며, 수원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대안과 개선에도 힘을 보태는 과정이 더해졌다. 먼저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현장시장실을 열어 시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방법을 찾았다. 폭염이나 한파를 앞두고 취약계층을 위한 방안을 찾고, 광교산 통신대 군사도로 등 주요 현장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주요 현안이나 시민 불편이 있는 곳을 주민과 함께 찾아가 불편을 해소하며 행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지난해 12월 개정한 시민배심법정은 시민들의 중지를 모으는 기회였다. 시민배심법정은 ‘공동주택 흡연갈등 해소 방안 마련’을 안건으로 6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열띤 논의를 벌였다. 시민배심법정은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우수 운영사례를 선정하고, 운영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공동주택 대상 금연문화 조성 홍보 캠페인 등을 실시하는 내용의 평결을 도출하며 시민 공론화의 주요 사례로 눈길을 끌었다. 수원특례시의 특례 권한을 확보하는 노력도 지속하며 소기의 성과를 일궜다. 지난해 12월 ‘지방세 체납자 출국금지 요청기관 확대’와 올해 4월 ‘신기술창업집적지역 지정 협의 권한’ 등 2개 특례사무가 신규 시행되며 누적된 특례 사무는 10건으로 늘었다. 여기에 특례시 발전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고자 지난 1월 출범한 ‘특례시 발전 수원시민 포럼’에는 50여 명의 시민대표 및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 수원시의 혁신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밑바탕을 만들고자 규제 개혁을 위한 노력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조정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1982년 제정된 수정법 상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됨으로써 받고 있는 지방세 중과 등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규제 완화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국회 토론회와 대시민 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에 참여하는 등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제도 정비에 앞장서고 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새빛민원실은 민선 8기 수원시 혁신의 상징으로 지자체 민원 서비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행정의 존재 이유는 ‘시민 행복’임을 기억하며 시민을 섬기는 행정 표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뒤끝 긴 뭉크의 분풀이 [으른들의 미술사]

    뒤끝 긴 뭉크의 분풀이 [으른들의 미술사]

    노르웨이 오스가르스트란에 있는 뭉크의 집은 두 번의 총기 사고의 배경이다. 하나는 1902년 연인 툴라 라르센과의 총기 오발 사고였고 다른 하나는 1905년 친구 루드비 카르스텐과의 총기 사고였다. 카르스텐과 관련된 총기 사고는 말 그대로 급발진이었다. 카르스텐과 집에서 술을 마시던 뭉크는 이제 그에게 그만 가달라고 부탁했다. 취기가 오른 카르스텐은 장난스럽게 안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일단 카르스텐을 돌려보낸 뭉크는 곧장 침실로 가 잠을 청했다. 그러나 카르스텐은 정원에서 부스럭거리며 뭉크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환한 달빛 아래 카르스텐이 정원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화가 난 뭉크는 집안에서 총을 가져와 카르스텐을 향해 발사했다. 총알은 빗나갔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사람을 해칠 수도 있는 총을 발사하다니 뭉크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이 사건을 계기로 뭉크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로 결심했다. 30년 뒤에 그린 그림이날 뭉크가 저지른 사건은 30여 년 후 ‘초대받지 못한 손님’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식탁 위에 술병이 잔뜩 널려 있는 것으로 보아 뭉크는 이미 과음한 상태다. 사실 1930년대 뭉크는 술을 입에 대지 않았지만 이 작품은 1905년 술을 잔뜩 마신 어느 날에 관한 것이다. 뭉크는 창밖에 있는 사람을 향해 총을 들고 있다. 창밖에는 두 사람이 서 있다. 원래 뭉크의 기억에는 카르스텐 한 명뿐이었다. 그러나 카르스텐은 혼자 올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누군가를 데려 왔었다. 물론 카르스텐이 데려 온 인물들 대체로 비호감이라 뭉크의 기억에 크게 남지 않았다. 카르스텐의 장난기는 만화 캐릭터 같은 그의 모습에서 알 수 있다. 창 밖에서 장난치는 카르스텐은 허수아비처럼 아무 의미 없는 존재가 되었다. 다만 30년이 지난 기억임에도 뭉크는 그날 밤 불쾌했던 기억만은 또렷했다. 뭉크 인생은 늘 말싸움으로 시작해 몸싸움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뭉크는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사람들을 개구리, 두꺼비, 돼지 등의 동물로 그린 바 있다. 주먹다짐까지 했지만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뭉크는 상대방을 두꺼비나 돼지로 그려 저주했다. 작품 ‘초대받지 못한 손님’도 친구와의 언쟁의 결과였다.
  • 전교 1등 모범생 아들이 엄마를 살해한 이유

    전교 1등 모범생 아들이 엄마를 살해한 이유

    2011년 11월.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고3 수험생이 그해 3월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그 시신을 8개월이나 내버려둔 사건이 드러나 세상에 충격을 안겼다. 학교에선 별 탈 없어 보이는 모범생이 패륜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어머니의 학대였다. 거의 사흘을 잠을 못 자게 하고 공부만을 강요했다. 어머니는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 밥이 고마운 줄 알아라”며 밥도 굶겼다. 책상 앞에 앉아 잠깐 졸았다는 이유로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9시간 동안 골프채로 200대를 맞았다. 당시 A군의 아버지는 5년 전 집을 나와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심각한 학대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A군은 결국 어머니를 살해했다. 잠든 엄마를 보고 화를 참지 못해 주방에서 칼을 가져와 어머니의 눈을 찔렀다. 잠에서 깨 아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A군의 어머니는 “이렇게 하면 넌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을 거야, 왜 이러는 거야?”라고 소리쳤다. 이에 A군은 “이대로 가면 엄마가 나를 죽일 것 같아서 그래. 지금 엄마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엄마 미안해”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A군은 전교 1등을 다투는 최상위권 학생이 아니었다. A군은 고1 때부터 성적이 떨어지자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을 어머니 몰래 고치기 시작했고 이를 어머니는 몰랐다. 실제로 내신 성적이 곤두박질쳤고 수능성적도 수리 7등급, 언어 4등급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군은 전 과목 100점에 전교 1등으로 성적표를 조작했고, 전국 순위도 60등 정도로 고쳤다. 이때문에 어머니에게 그는 최상위권 학생이었다. 하지만 이 성적에도 어머니가 만족하지 못하고 매의 강도와 빈도를 높이자 A군은 범행을 결심했다. 어머니를 살해한 후 A군은 시신을 내버려 둔 채 영화나 온라인 게임에 빠져들었다. 어머니 등쌀에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그전까지는 부른 적이 없는 친구들을 집에 불러 라면을 먹고 게임을 함께 했다. 친구들이 시신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안방 문틈을 공업용 본드로 밀폐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들과 연락이 안돼 집을 찾은 아버지의 신고로 밝혀졌다. A군은 재판 끝에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서 A군은 친구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냈다. “부모는 멀리 보라고 하지만 학부모는 앞만 보라고 한다. 부모는 함께 가라고 하지만 학부모는 앞서 가라고 한다. 부모는 꿈을 꾸라고 하지만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A군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그리고 17일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에 출연해 심경을 고백했다. 13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선 A군은 “우선 비난하는 분들이 있으실 거라는 생각이 확실히 있다. ‘잘 전달될 수 있을까?’하는 염려가 조금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A군은 “공부와 관련해서 기억나는 거 첫 번째는 초등학교 4학년, 쉬는 날 기준으로 11시간 정도 공부했다.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다. 공부하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점점 성적에 대한 압박이 심해졌고, 어머니의 체벌이 시작됐다. A군은 “중1 때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다. 기쁜 마음으로 소식을 전했는데 혼나면서 맞았다. 전교 2등으로 만족했다고, 올라갈 생각을 해야지 하시더라. 약간 억울했지만 다음 시험에서 1등 해서 기쁘게 갔는데 ‘전국 중학교가 5000개인데 넌 5000등으로 만족할 거냐’고 또 혼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웬만큼 어렸을 때 종아리를 회초리로 맞았다. 맞는 매가 변했다. 초4 때는 알루미늄 노가 찌그러지도록 맞았고, 5~6학년 때는 대걸레 봉으로 맞았다. 중학교 때는 나무로 된 야구 배트로 맞았다. 아버지가 집에 오면 (체벌이) 멈춰서 ‘언제 들어오시나’ 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 A군은 “태어났을 때 엄마가 20년 교육 플랜을 짜고 시작했다더라. 그걸 들었을 때 영화 ‘트루먼 쇼’ 주인공처럼 충격받고 섬뜩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별거 중이던 아버지가 외도로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자, 엄마의 공부 집착은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 A군은 공부도 싫어졌고, 외고 입시에도 떨어졌다. 그때부터 7번 아이언 골프채가 매로 변했다. A군은 “준비하라고 하면 바지를 갈아입었다. 맞을 때 입는 바지가 있었다. 엉덩이 부분이 피로 절여졌는데, 피 나면 빨아야 하는 게 감당이 안 돼서 빨지도 않고 계속 그걸 입고 맞았다”며 “기대고 자고, 엎드려서 자다 걸리면 혼났다. 시간을 재서 40분에 한 번씩 정산하듯이 맞았다”고 털어놨다.반항도, 가출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자포자기한 A군은 성적표를 위조하기 시작했다. 사건 발생 2개월 전, 아빠는 정식으로 이혼 통보를 했다. 엄마는 부쩍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사건 발생 3일 전, 밥과 잠이 금지되는 체벌이 추가됐다. 사건 당일, 밤새 9시간 동안 골프채로 몇백대를 맞은 A군은 고통을 참고 의자에 앉았다. 그는 “그때 탁상 달력이 눈에 들어왔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달력에 적힌) 학부모 입시 상담 날을 보고 모든 게 다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엄마한테 맞아 죽겠구나 싶었다. 너무 무서웠고 그다음으로 죽기 싫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렇게 엄마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A군은 “(어머니를 살해하고) 사람 같지 않게 살았다. 어머니를 옮긴다거나 숨긴다는 생각은 안 했다. 처음에는 (안방) 문도 안 닫았는데 시간이 지나 냄새가 나서 문을 닫고 거실 불을 켜고 살았다. 죄책감이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최고의 사랑을 주신 거다. 인생을 갈아 넣어서 저를 키워주셨다. 어머니께서 점점 더 힘들어하실 때, 점점 더 저한테 푸시했을 때, 이제야 해석되는 건 어머니께서 점점 더 불안하고 두려워지셨다는 거다. 어머니께 내가 아니어도 어머니는 대단하고, 귀한 사람이고,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위로해 드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 만약에 돌아갈 수 있다면, 어머니께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눈물을 쏟았다.
  • 심정지 이겨낸 강심장

    심정지 이겨낸 강심장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당한 심정지 사고조차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복귀전에서 선제골까지 터트리는 걸 막을 순 없었다. 에릭센은 17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1차전에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반 17분 선제골을 넣었다.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준 복귀전이었다. 덴마크는 후반 32분 슬로베니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지만 풀타임을 뛴 에릭센은 인상적인 활약으로 이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에릭센은 2021년 6월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로 2020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40분 공을 받으러 걸어가던 중 갑자기 심정지가 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즉시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된 뒤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까지 받았다. 다시는 프로축구선수로 뛰기 힘들 거라는 의사 소견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한 선수는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규정 때문에 소속팀 인터밀란을 떠나야 했던 에릭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로 이적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두 시즌 동안 72경기를 뛰며 건재를 과시한 끝에 유로 2024에 덴마크 대표팀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이날 유로 2024 조별리그 1차전은 에릭센으로선 1100일 만에 이뤄진 유로 복귀전이었다.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에릭센은 “골을 넣고서 매우 기뻤다. 내가 지금까지 유로 대회에서 골을 넣은 적이 없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며 “첫 골로 팀을 도울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과 비교했을 때 이번 유로에서 나의 이야기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내게 무척 큰일”이라며 “다시 경기하는 것에 자신감이 있었고 돌아와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릭센의 덴마크는 오는 21일 2차전에서 잉글랜드, 26일 3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해 16강 진출을 노린다.
  • 與 ‘위증교사 의혹’ 이재명 육성 공개… 野 “檢 나팔수 아니냐”

    與 ‘위증교사 의혹’ 이재명 육성 공개… 野 “檢 나팔수 아니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과 관련해 이 대표와 김진성(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씨의 대화를 녹음한 음성 자료를 공개하며 “명백한 위증교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있는 그대로 얘기해 달라는 것이 거짓 증언 강요냐”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의 나팔수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2018년 12월쯤 김씨와 세 차례 통화했던 내용을 담은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토론에서 과거 유죄를 확정받은 ‘2002년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 “누명을 썼다”고 발언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월 이 대표는 해당 녹취록에 대해 ‘검찰의 짜깁기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씨에게 “주로 내가 타깃이었던 것, 이게 지금 매우 정치적인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 주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또 “변론요지서를 하나 보내 주겠다. 우리 주장이었으니까 한번 기억도 되살려 보시고”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김씨에게 자신의 공직선거법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할 증언에 대해 부탁하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얘기해 주면 된다”고 위증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도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위증 증거가 녹취를 통해 분명히 확보됐다. 이 대표가 얼마나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는지 녹취를 통해 국민이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있는 대로 얘기해 달라는 것은 법률로 보호되는 방어권”이라고 반박했다.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다. 이어 이 수석대변인은 “초선 의원의 정치가 검찰의 나팔수 역할이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검찰이 흘려준 대로 받아 떠들었다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검찰의 대리인으로 불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향후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당사자이자 이 대표와 통화한 김씨의 변호인도 해당 녹음파일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증교사 사건 재판은 진행 속도가 빨라 이르면 연내에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생활의 일부가 된 희생정신과 봉사…‘일상 속 영웅’들을 기억하겠습니다[서울보훈대상]

    생활의 일부가 된 희생정신과 봉사…‘일상 속 영웅’들을 기억하겠습니다[서울보훈대상]

    6월이 오면 국가와 우리 사회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떠올라 가슴이 시리고 미어집니다. 보훈을 국가정책으로 시행하면서 우리는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모든 분을 기억하는 일이 정부 중심으로 돼 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정부가 하는 보훈은 최소한의 것이며, 사회와 개인들이 그 희생을 기억하고 기리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국가보훈부로 승격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처(處)에서 부(部)로 승격한 것은 국가가 보훈을 정부의 주요한 기능과 활동으로 인식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올해 보훈부는 ‘일상 속 살아 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을 호국보훈의 달의 주제로 삼고 ‘기억과 감사’, ‘보훈 문화 확산’, ‘미래세대 전승’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훈을 일상적인 삶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훈대상으로 더욱 기억해야 할 분들을 찾고 그분들의 공적을 헤아리고 있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희생과 노력을 감내하신 분들을 기려야 합니다. 올해에도 ‘서울보훈대상’ 수상자 선정을 위한 후보자들의 심사 서류들을 꼼꼼히 봤습니다. 서울보훈대상은 보훈부와 서울신문사가 함께 마련한 최소한의 기억입니다. 수상자를 선정하면서 사회에 공헌한 많은 사람, 특히 내 주변에 있는 분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국가의 독립과 안위를 위한 희생과 봉사를 한둘씩 헤아려 봤습니다. 그토록 많은 희생과 봉사를 우리가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앞섭니다. 1년 365일 언제나 마음속에 보훈대상을 품고 있어도 그 희생과 노력에 보답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매년 그랬듯이 보훈대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공동체를 위해 살아오신 분들을 헤아리고 추려 내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누구나 공동체를 위한 마음은 같습니다만 그래도 그 마음과 행동에서 보여 주신 것에 어렵게나마 순서를 매겼습니다. 우리는 보훈을 의무이자 권리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국가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보훈을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수상자들의 희생과 봉사를 다시 한번 기억하고자 합니다. 힘들게 살아오신 분들에 대한 기억과 예우는 우리의 권리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희생과 봉사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분들에 대한 기억, 제대로 해야 합니다. 서울보훈대상 수상자들의 희생과 봉사는 그분들의 삶 속에 녹아 있습니다. 삶의 대부분을 희생과 봉사 속에서 살아오신 분들을 우선 선정했습니다. 상이군경으로서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으셨던 분, 월남전 참전 이후에도 참전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봉사에 매진하셨던 분, 순직한 군인의 가족으로서 삶의 곤경을 헤쳐 나오신 분, 4·19혁명과 월남전 참전 등 국가와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봉사활동을 남다르게 해 오신 분, 특수임무 유공자로서 사회에 대한 봉사에 열과 성을 다하신 분 등을 선정하게 됐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다 소중히 모셔야 하는 분들로, 그들의 희생과 봉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보훈대상 수상자로 모시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입니다. 보훈은 일상의 활동 그리고 삶이 돼야 합니다. 보훈부도 삶과 문화 속에 보훈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보훈대상 수여를 통해 우리는 일상의 활동으로서 보훈을 만들어 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수많은 희생과 봉사 중에서도 우리가 기억하고 기억해야 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의 희생과 봉사를 기억하게 됩니다. 우리 세대의 철저한 보훈이 다음 세대의 충실한 보훈으로 이어집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 참전의 희생정신과 함께 계속해서 우러나는 봉사의 마음, 유공 단체를 통해 체계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봉사하겠다는 마음 등이 너무나도 곱게 느껴집니다. 가족과 자신을 희생하면서 살아온 삶을 우리는 기억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보훈하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성시경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
  • ‘참전용사’ 가족 배우 이영애, 천안함재단에 5천만원 기부

    ‘참전용사’ 가족 배우 이영애, 천안함재단에 5천만원 기부

    ‘6·25 전쟁 참전용사’ 가족인 배우 이영애가 재단법인 천안함재단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17일 천안함재단에 따르면 이씨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하며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기억하는 데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0년 국민 성금으로 설립된 천안함재단은 천안함 46용사 추모, 유가족 지원, 피격 당시 천안함 승조원들의 사회 정착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천안함재단 관계자는 “소중한 기부에 감사드린다”며 “천안함 용사를 기억하고, 유가족과 참전 장병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했다.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기부 천사’로 꼽히는 이씨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기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군인 집안 출신답게 ‘보훈’ 관련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그의 아버지와 시아버지 모두 6·25 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참전 용사’다. 이씨는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 사건으로 부상을 당한 김정원·하재헌 중사에게 위로금을 전달했다. 또 지난해 12월 한미동맹재단에 50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2017년 창설된 한미동맹재단은 주한미군 지원과 동맹 증진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0일 병원 치료가 시급한 취약계층 아동에게 써달라며 자녀와 함께 사단법인 굿네이버스에 5100만원을 기부했다.
  • 청년기 우울증, 중년 이후 기억력 문제 유발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청년기 우울증, 중년 이후 기억력 문제 유발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증, 우울장애는 의욕 저하,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을 힘들게 만들고 개인의 삶 전체를 뒤흔든다. 이 때문에 ‘마음의 감기’라며 가볍게 여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 노스웨스턴대, 미네소타대, 프랑스 보르도대 공동 연구팀은 청년기까지 장기간 우울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중년기 이후 사고력과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학’ 6월 12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CARDIA 연구에 참여한 이들 중 3117명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5년마다 우울증 증상에 대해 평가했다. CARDIA 연구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염분 섭취에 따른 혈압 변화, 혈압약 복용 유무에 따른 영향을 검토하는 장기 추적 연구 코호트다. 검사 때마다 식욕 변화, 수면 변화, 집중력 저하, 극도의 슬픔, 외로움 등을 경험했는지를 조사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증상을 겪었고, 우울 증상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 진행 정도에 따라 참가자들을 지속해 증상이 낮은 집단, 지속적으로 증상이 증가하는 집단, 증상이 급증하는 집단으로 구분했다. 20년 동안 우울증 추적 조사가 끝나고 5년이 더 지난 뒤 평균 연령이 55세가 됐을 때 사고력과 기억력 등을 검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나이, 신체 활동. 총콜레스테롤 등 요인을 보정한 뒤 젊은 시절 우울증이 나이가 들어서 인지능력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젊은 시절에 우울증 증상이 오래 가고, 심했던 사람이 중년 이후 언어 기억력, 정보 처리 속도, 실행 기능 등 인지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 인지 능력이 낮을수록 노년에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레슬리 그라셋 프랑스 보르도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치매로 이어지는 과정은 질병의 징후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젊은 시절 우울증은 주택과 소득 같은 사회경제적 자원의 불평등과 건강 관리 및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신당동은 신리단길이 아니라 왜 ‘힙당동’일까 [숨여들다]

    신당동은 신리단길이 아니라 왜 ‘힙당동’일까 [숨여들다]

    <편집자 주> ‘트렌드의 격변지’라고 불리어지는 우리나라에서 반복적인 변화와 유사한 트렌드로 피로도가 높아졌다. ‘숨여들다’는 우리 사회에, 우리 지역에 스며들어 있는 일상 속의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F&B 등 모든 것들을 ‘왜?’로부터 관심을 가지며, 스토리 메이킹을 통해 이해하고, 공감하여, 삶에 한 ‘숨’을 깃들여 아름답고 유용하게 만들고자 한다.서울 용산의 ‘용리단길’, 경기 수원 행궁동의 ‘행리단길’, 부산 해운대의 ‘해리단길’, 강원 양양의 ‘양리단길’. 이른바 ‘~리단길’은 ‘핫플레이스’에 붙여지는 수식어다. 이런 핫플레이스 속에서 ‘힙(HIP)하다’라는 의미의 ‘힙’이 붙여진 지역은 신당동의 ‘힙당동’과 을지로의 ‘힙지로’ 뿐이다. 왜 신당동과 을지로는 신리단길, 을리단길이 아닌 ‘힙당동’, ‘힙지로’일까? 이 두 용어는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되지만, 그 본질과 의미에는 차이가 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신당동은 조선시대 마을에 신당이 많다고 하여 ‘신당동’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는 조선시대 때 광희문을 통해 죽은 이들을 도성 밖으로 옮기며 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무당집이 지금의 신당동 일대에 들어선 것에서 유래가 된다. 이후 떡볶이와 중고가구로 대표되던 추억의 ‘신당동’ 상권이 새로워졌다.‘레트로’가 더해진 SNS 인증샷 맛집 나이스지니데이타 외식 데이터 정보에 따르면 신당동 일대 가게의 매출은 2024년 기준 96억 9000만원으로 2021년 60억4000만원보다 36억 5000만원 이상 늘었다. 2022년부터 ‘힙당동’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서울 상업지구로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에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생겨나며 고정 수요가 뒷받침 되고 있다. ‘힙’은 주로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장소나 사람들을 지칭하는데, 패션, 예술,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트렌드를 앞서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힙한 지역이나 사람들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요소가 강한데, 힙한 장소는 주로 젊은 층이 많이 모이며 이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소비하는 데 적극적이다. 또한 ‘힙’이 붙여진 신당동과 을지로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레트로’(RETRO)함이다. 레트로함은 보통 신구의 조화가 어우러진 문화를 의미한다. 물론 신당동은 을지로와는 또 다른 유동인구 구성을 가진 도심에서 차이가 있지만, 눈 앞에 바로 보이는 높고 큰 빌딩들과 대비되게 옛날 건물을 부수지 않고 골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카페 및 음식점으로 탈바꿈한 매장들을 젊은 세대들은 ‘레트로하다’라고 표현한다. 주변 오래된 노포와 시장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바깥은 올드한데, 실내는 모던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이 젊은 세대에서는 ‘재밌다’고 표현을 하며, SNS에 인증샷을 불러일으킨다. 그에 반면 ‘~리단길‘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관광 명소로 자리잡는 상업지구를 의미한다. 양양의 ‘양리단길’의 경우 서핑 강습과 더불어 다양한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들이 몰려있는 핫플레이스로 화제가 되어 지역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이자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이렇게 ’~리단길‘과 ’힙‘은 비슷하지만 미세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신당동에서 힙당동이 되기까지, 신당동의 바이브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로컬맛집과 핫한맛집들을 모아봤다.신당동 떡볶이 원조 ‘마복림할머니떡볶이’ 마복림떡볶이는 서울에서 떡볶이의 역사를 새로 쓴 곳으로, 예전 고추장 CF의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 멘트로 유명한 곳이다. 필자는 수원에서 신당까지 오로지 마복림떡볶이를 먹으러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방문하는데, 이곳은 특유의 고추장 소스와 쫄깃한 밀떡의 조화가 예술이다. 고추장 소스는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강해 한 입 먹으면 단번에 입맛을 사로잡는다. 또한, 쫄깃한 떡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어묵, 계란, 야채 등이 더해져 풍부한 맛의 향연을 이룬다. 마복림떡볶이는 눈으로 먼저 맛보는 음식인데, 잘 조리된 떡볶이는 붉은 소스에 윤기가 흐르며,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한다. 또한, 매장 내부는 깔끔하고 아늑하며, 직원들은 친절하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이렇게 시각 후각 미각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는 마복림떡볶이는 떡볶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그 명성을 자랑하고 있으며, 마복림떡볶이는 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방문해 보아야 할 곳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50분까지다. 매달 2·4번째 월요일은 정기 휴무다.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 6년 연속 선정 ‘금돼지식당‘ 영국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다녀가 화제가 되었던 금돼지식당. 금돼지식당은 약수역에서 약 200m에 위치한 곳으로 신당동을 넘어 서울의 고기 애호가들 사이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고품질의 돼지고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곳의 대표메뉴는 갈빗대 주위의 삼겹살 부위로 갈비와 삼겹살 두 가지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본삼겹’과 눈꽃 모양의 마블링이 특징인 육즙이 풍부하고 쫀득한 ‘눈꽃목살’이다. 금돼지식당의 돼지고기는 신선하고 육즙이 가득한 것이 특징인데 그냥 맛있는 돼지가 아니라 요크셔, 버크셔, 듀록을 교배한 YBD 품종,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재단한 삼겹, 숙성에서 나오는 감칠맛을 늘 유지하고 있다. 금돼지식당은 고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석쇠에 굽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석쇠에 구워진 고기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상태로 제공된다. 또한, 숙련된 서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기 때문에 최적의 상태로 고기를 맛볼 수 있다으며 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해장하러 갔다가 술이 술술 생각나는 ‘하니칼국수‘ 신당동 중앙시장과 과거 쌀가게들이 모여있던 ‘싸전골목’에 위치한 하니칼국수는 전통적인 칼국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맛집이다. 이곳은 삼각지 우대 갈빗집 ‘몽탄’, 청담동 한우 전문점 ‘뜨락’, 앞서 소개한 ‘금돼지식당’을 운영하는 KMC(코리아 미트 클럽)의 매장으로 흡사 몇 십년은 영업 중일듯한 노포 스타일 외관은 오래된 골목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어우러진다. 시그니처 메뉴는 알곤이가 듬뿍 들어간 ‘알곤이 칼국수’다. 신선한 생선 알과 곤이가 푸짐하게 담겨져 있는 알곤이 칼국수는 사골이나 멸치 등으로 우려낸 국물은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으며, 면발은 쫄깃하고 부드럽다. 특히 다양한 토핑과 함께 제공되는 메뉴들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여 선택의 폭이 넓다. 소주 한 잔 곁들이기에도 좋고 해장으로도 제격이다. 예약 시스템이 따로 없기 때문에 방문 전에 참고할 것. 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다.낮에는 에스프레소, 밤에는 칵테일 ‘메일룸’ 신당동을 힙당동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중심역할을 한 ‘TDTD’ 장지호 대표의 세 번째 공간인 ‘메일룸’은 과거 손편지가 필수던 시절 우편함을 매일같이 들러도 설레던 것처럼, 고객들이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비슷한 감성을 느끼도록 매장을 구상했다. 메일룸은 이름처럼 우체국과 편지 테마로 꾸며져 있는데, 곳곳에 배치된 빈티지 우체통과 우편함, 편지봉투 등을 활용한 장식들은 신당동 일대 카페 중 가장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메일룸 카페는 은 들어가는 방법부터 픽업방식까지 독특한데, 2층으로 올라가려면 가구인줄만 알았던 우편함을 힘껏 밀고 들어가야된다. 마치 비밀의 공간에 입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직원들이 각 메일룸에 커피를 넣으면 고객들이 주문할 때 지급받은 열쇠로 메일룸에서 커피를 찾아가는 재미요소가 있다. 메일룸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곳을 넘어, 편지를 쓰고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매장 내에 비치된 다양한 엽서와 편지지를 이용해 직접 편지를 작성할 수 있으며, 이를 실제로 우체통에 넣어 발송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기며, 카페를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만든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 과거와 현재의 삶을 이어주는 특별한 곳 누군가에게는 고향일 곳, 과거를 추억하는 곳,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주는 신당동을 좋아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신당동은 빠르게 흘러가는 서울 중심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순간들은 우리 삶에 끊임없이 존재한다. 어떤 특별한 장소를 방문하거나 특정한 음악을 듣거나, 특정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과거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를 때가 있다. 그 순간들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바로 그 순간들이 우리에게 생동감을 불어넣고, 삶에 추억을 선사해준다. 다양한 경험과 기억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어우르는 순간들을 만들어가며 이를 통해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기억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 51년 만에… 이상민, 친동생 ‘상호’ 죽음 알게 됐다

    51년 만에… 이상민, 친동생 ‘상호’ 죽음 알게 됐다

    방송인 이상민(51)이 뒤늦게 친동생의 존재를 알게 됐다. 친동생은 태어난 지 얼마 안돼 세상을 떠났다. 이상민은 지난 16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외가 식구들과 생애 첫 가족 모임을 했다. 식구들은 이날 이상민의 가정사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외삼촌은 “상민이가 누나 호적에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고 했고, 이상민은 “아버지 호적에 올라가 있다. 태어나고 한 2년간 이름이 없었다. 날 호적에 안 올리고 부모님이 다툰 것 같다”고 밝혔다. 외삼촌은 “둘이 당시 사이가 안 좋았다. 누나가 (전 남편한테) 뺏기지 않고 싶어했다”고 부연했다. 이상민은 모친상 당시 처음으로 친동생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이모가 ‘네 동생 죽었을 때 수발을 다했다’고 했다. 나한테 동생이 있었나 싶었다”며 의아해했다. 외삼촌은 “너 대흥동 살 때 동생이 있었다. 이름은 이상호였는데 얼마 되지 않아 일찍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상민은 “나는 기억이 안 난다. 어렴풋이 그냥 엄마가 나를 안고 울던 기억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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