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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산포 죽전골목에 스민 詩心…나해철 시인 북콘서트

    영산포 죽전골목에 스민 詩心…나해철 시인 북콘서트

    나주시 영산포의 100년 골목, 죽전(竹田)길에 시(詩)의 울림이 퍼진다. 오는 18일 금요일 오후 7시, 나주시 영산2길 23 1층에 자리한 ‘책방 타강’에서 나해철(羅海哲) 시인을 초청한 ‘타강 인문학 북콘서트’가 열린다. 영산강의 기억과 어머니, 그리고 우리말의 뿌리를 오래 천착해 온 시인의 육성을 가까이에서 듣는 자리다. 55아트센터와 책방 타강, 입체교육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며, 좌석은 선착순 30명으로 제한된다. 이번 무대는 나 시인의 신작 시집 『엄니 옴마 어무니 말씀』에 담긴 어머니의 의미를 조명하고, 시인이 간직해 온 고향 영산포의 옛 풍경과 미래 비전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17일 서울신문은 북콘서트에 앞서 나 시인을 만나 시집의 집필 배경과 어머니에 대한 사유, 영산포의 문화적 재탄생 방안을 들었다. ― 신작 시집 『엄니 옴마 어무니 말씀』을 펴낸 배경이 궁금하다. “내 시 작업은 우리 사회의 아픔과 공동체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공동체의 의미를 깊이 곱씹었고, 하루 한 편씩 시를 써 시집 『영원한 죄 영원한 슬픔』으로 묶어냈다. 이후 관심은 공동체의 본래 정신과 가치로 뻗어 갔고, 그 연장선에서 신화시집 『물방울에서 신시(神市)까지』를 펴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우리말의 뿌리와 고대사에 눈을 돌리게 됐다. 산스크리트어를 비롯한 고대 언어와의 연관성에 주목해 탐구한 결실이 바로 이번 시집이다.” ― ‘어머니는 마고(麻姑)’라는 정의가 인상 깊다. 시인에게 어머니란 어떤 존재인가. “우리 신화 속 마고 여신은 세계 만물을 창조한 존재다. 어머니가 나를 있게 하셨고, 내가 있음으로 해서 세계의 모든 물상(物象)이 존재한다. 나를 있게 하신 일이 곧 세계를 있게 하신 일이다.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어머니는 가장 오래된 종교의 대상이며, 생명을 낳고 세계를 열어 주는 근원적 존재다.” ― 고향 영산포에 대한 남다른 기억과 앞으로의 모습을 들려 달라. “어린 시절 기억 속 영산포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포구에 배가 들고, 집 앞 또랑에서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장면이 지금도 선연하다. 과거와 같은 교통·물류·산업 여건을 되돌리기 어려운 지금, 영산포는 문화산업에 새롭게 눈을 떠야 한다. 영산강의 자연 자원과 마한(馬韓)의 역사, 이 땅에 쌓여 온 이야기들을 문화 콘텐츠로 길어 올리고, 각지의 문화예술인을 불러들인다면 전남권을 대표하는 ‘문화마을’로 자라날 수 있다. 사람들이 다시 모여 기쁨을 나누는 마을이 되기를 꿈꾼다.” 이번 행사가 열리는 책방 타강은 영산포의 오래된 죽전골목 한 자락에 둥지를 틀고, 책과 문학·공연·지역의 이야기를 잇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 오고 있다. 책방 타강 홍은영 대표는 “영산포가 품은 영산강과 포구, 홍어, 마한의 역사, 오래된 골목과 사람들의 이야기 자체가 훌륭한 문화 콘텐츠”라며 “영산포 출신 나해철 시인의 문학을 통해 지역의 기억을 다시 발견하고, 책방 타강이 작지만 지속 가능한 문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서인영, 쥬얼리 시절 ‘행사비 폭로’…“뭘 해도 100만원…어려서 몰랐다”

    서인영, 쥬얼리 시절 ‘행사비 폭로’…“뭘 해도 100만원…어려서 몰랐다”

    그룹 ‘쥬얼리’ 출신 서인영이 전성기 시절 활동 당시 행사비를 폭로했다.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에는 ‘드디어 행사 뛰러간 걸그룹 쥬얼리 최초공개 (+서인영 행사비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쥬얼리’ 멤버들이 완전체로 한자리에 모여 과거 활동 시절을 회상했다. 이날 서인영은 활동 당시를 떠올리며 “우리 무슨 행사를 해도 100만 원 받았잖아”라며 과거 턱없이 낮았던 행사비 수준을 언급했다. 이어 “고생 많이 했다. 절까지 가서 스님들 앞에서 웨이브도 했다”며 “그런데 우린 무슨 행사를 뛰어도 100만 원인 거냐”며 당시 불합리하게 느꼈던 심정을 토로했다. 박정아는 과거 행사비에 불만을 품었던 서인영이 미국 공연 방문 당시 소속사 대표의 카드로 명품 가방을 구매했던 일화를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박정아는 “그때 진짜 얼마나 열 받았냐면 미국에 갔는데 인영이가 갑자기 대표님한테 ‘카드 내놔’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그 카드를 들고 나가서 얘랑 둘이 명품점에 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인영이가 ‘언니, 그냥 하나 사’라고 했다”며 두 사람이 실제 명품 가방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에 또다시 서인영이 이해할 수 없었던 수준의 행사비를 되뇌자 조민아는 “그때는 우리가 어려서 잘 몰랐다”고 말했다. 서인영도 “행사비가 얼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고, 이지현 역시 “우리가 너무 순수했다”고 거들었다. 열악했던 당시의 활동 환경에 대한 기억도 이어졌다. 조민아는 “우리는 정말 목숨을 걸고 활동했다”고 오토바이 뒤에 타고 스케줄을 이동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지현은 “일단 오토바이에 매달려 살아남아야 했다”며 “무대 의상이 아주 짧았지만 그게 보이고 안 보이고가 문제가 아니었다”고 위험천만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서인영을 비롯한 박정아, 이지현, 조민아는 20년 만에 ‘쥬얼리’로 뭉쳐 지난 12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무대에 올랐다.
  • “銀·銅 다 따봤다, 이젠 金”… 럭비 대표팀 힘찬 트라이

    “銀·銅 다 따봤다, 이젠 金”… 럭비 대표팀 힘찬 트라이

    동메달도, 은메달도 따봤다. 이제는 금메달을 딸 차례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럭비가 금빛 트라이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에 나선다. 럭비 대표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 2023년 항저우 대회 은메달을 넘어 이번에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금메달을 따면 2002년 인천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지난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대표팀 맏형 김남욱(36·한국전력)은 “두 달 가까이 호흡을 맞춰보고 있는데 남은 시간 준비 더 잘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막내인 오동호(21·고려대) 역시 “해보니까 지겠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 저의 첫 아시안게임을 금메달로 시작해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7인제 럭비는 전후반 각 7분씩 치른다.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고 몸이 부서질 것처럼 부딪쳐 싸운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거친 몸싸움이 쉴 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구기종목 중에도 가장 격렬한 종목으로 꼽힌다. 경기장 역시 15인제와 같은 규격이라 쏟아붓는 에너지가 극한에 달한다. 종목 특성상 실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필요한데 한국은 이번에 패기 넘치는 새 얼굴을 대거 발탁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6년 전 한국 럭비 역사상 첫 올림픽 진출의 역사를 쓴 주역들이 빠진 자리에 다수의 젊은 피가 수혈됐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2026 아시아 럭비 에미레이츠 세븐스 시리즈(ARESS) 1차 대회를 거쳐 최종 13인을 선발했다. 이 가운데 7명이 첫 아시안게임이다. 유영남(43) 대표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형들과 경쟁하며 좋은 기회를 잡았다”면서 “최근 멤버 중에는 최상의 전력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13명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신구 조화를 이룬 덕에 럭비에 필요한 힘과 속도, 여기에 노련미까지 균형감 있게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대회 홍콩에 패하며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아픔을 기억하는 선수들은 후배들에게 금메달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 한두 발 더 못 뛰어서 패배한 기억은 고된 지옥훈련을 버티는 원동력이다. 에이스 장정민(32·한국전력)은 “저번에 아쉬움이 너무 컸어서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이전 대회들보다 더 책임감 있게 준비하고 있다. 다른 팀들도 워낙 잘하지만 특히 홍콩과 일본을 넘어서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 한국 럭비를 알리고 발전시키고 싶은 꿈이 있어서다. 럭비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대단하지만 한국은 실업팀 4개에 100명 내외의 선수들만 뛰는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유 감독은 “한국 럭비가 더 좋은 환경이 갖춰지고 더 많은 팀이 생길 수 있는 첫걸음이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럭비를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다. 선수들이 제일 높은 곳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동호도 “금메달 따서 럭비를 많이 알리고 싶다. 제가 조금 더 뛰어서 형들과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국민들께 꼭 보여드리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 평생 살과 싸운 의사의 처방… “덜 먹고 운동하면 빠진다고? 이 편견부터 빼야 병 고친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평생 살과 싸운 의사의 처방… “덜 먹고 운동하면 빠진다고? 이 편견부터 빼야 병 고친다”[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한때 118㎏, 78㎏됐지만 과체중부정맥까지 오니 죽겠다 싶더라위를 잘라내도 되돌아오는 체중약 맞고 쉽게 빠지니 배신감 들어격앙된 심정으로 쓴 책이 ‘비만록’비만은 만성질환, 의지 밖의 문제부작용보다 약효 없을까 걱정해야당뇨·고혈압처럼 건보 적용 필요합병증 위험 덜어 장기적 재정 도움살을 빼려면 덜 먹고 더 움직이면 된다고 흔히 말한다. 비만을 의지 부족이나 자기관리 실패의 결과로 보는 시선도 여전하다. 이런 통념에 반기를 든 의사가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다. 한때 118㎏의 고도비만 환자였던 그는 직접 겪은 다이어트와 치료 경험에 의학적 근거를 더해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한다. ‘비만록’ 출간 뒤 방송과 유튜브에서 비만인의 대변자로 떠오른 그를 만나 비만치료제와 다이어트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들어봤다. -‘비만록’ 출간 이후 유튜브와 방송에 자주 출연하고 있습니다. 직접 나서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너무 힘들어 봤잖아요. 아직 그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빠져나올 방법이 있다고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다이어트로 대중들을 현혹해 돈 버는 사람들에게 경고도 하고 싶고요. 저도 가끔 ‘제약회사에서 돈 한 푼 받은 것도 없는데 내가 왜 부탁도 안 받은 회사 매출을 이렇게 열심히 올려주고 있나’ 싶습니다(웃음). 그래도 정말 복음을 전파하는 심정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비만 전문의도 아닌데 책은 어떻게 쓰게 됐습니까. “비만 환자를 진료해 온 전문가는 아니지만 평생 비만 환자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비만치료제를 써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게 노력해도 안 빠지던 살이 너무 쉽게 빠지는 겁니다. ‘나는 평생 무슨 짓을 한 거지?’ 하는 배신감까지 들었어요. 그러고 나니 다이어트 광고가 꼴 보기 싫어졌습니다. 이건 알려야겠다 싶어 격앙된 심정으로 원고를 써 출판사에 보냈고, 그게 ‘비만록’이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비만이었습니까. “소아비만이었습니다. 체육 시간이 정말 싫었어요. 움직이는 게 힘들어 벤치에 앉아 있고 싶었죠. 최고 체중은 118㎏까지 갔습니다. 가족 가운데 고도비만은 저뿐이었지만 어머니가 살이 찔 소지가 있는 먹성을 갖고 계셨어요. 저는 그걸 ‘돼지끼’라고 부릅니다(웃음). 어머니는 아이스크림을 한 번에 4~5개, 저도 한때 6~7개는 기본이었습니다.”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갔을 때 몸 상태는 어땠습니까. “수면무호흡증이 심해 자다가 숨이 막혀 깨서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인 건 부정맥이었어요. 수면무호흡증은 양압기라도 쓸 수 있지만 부정맥이 생기니 ‘이러다 제명에 못 살겠구나’ 싶었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 정말 많은 방법을 해봤다고요. “셀 수도 없습니다. 덴마크 다이어트도, 케토 다이어트도 했고 결국 2020년에는 위소매절제술까지 받았습니다. 당시 116㎏에서 90㎏까지 내려갔어요. 그런데 4년쯤 지나니 다시 102㎏이 됐습니다. 위까지 잘라냈는데 몸이 돌아가는 겁니다. 정말 좌절했죠. 덴마크 다이어트도 2주에 16㎏ 가까이 빠졌지만 요요가 제일 빨랐어요.” -그렇게 다시 찌는 이유가 ‘체중 세트포인트’ 때문입니까. “쉽게 말하면 몸이 자기 체중을 기억하고 그쪽으로 돌아가려는 힘입니다. 고도비만 환자는 살을 못 빼는 게 아니라 빼고 유지하는 난이도가 다른 거예요. ‘원래 찌는 체질이니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의지만으로 상대하기 어려운 생물학적 힘이 있으니 치료하자는 겁니다.” -‘덜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말에는 왜 그렇게 비판적입니까. “일반인이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식습관을 관리하는 건 좋죠. 그런데 일반인에게 좋은 생활습관을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법처럼 말하면 안 됩니다. 그런 논쟁을 보면 이제 속으로 그래요. ‘알았어. 너희들끼리 싸워라. 잘들 있어. 나는 내 갈 길 간다(웃음).’ 운동은 근력과 체력을 키우고 기분도 좋게 합니다. 저도 살을 빼고 나니 운동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다만 큰 폭의 체중 감량을 운동만으로 설명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위고비는 언제 시작했습니까. “2024년 10월입니다. 미국에 나왔을 때부터 한국 출시를 손꼽아 기다렸고 관련 논문도 계속 찾아봤어요. 당시 102㎏에서 제힘으로 97㎏까지는 빼놓은 상태였는데 위고비를 시작하고 10개월 동안 16㎏ 정도 더 빠졌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은 마운자로를 쓰고 있고 78㎏ 정도입니다. 제 키에서 체질량지수(BMI) 23을 기준으로 하면 정상체중이 약 74㎏이니 아직 과체중이죠. 지금 체중은 마운자로가 끌어내리는 힘과 제 몸이 다시 비만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균형을 이룬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을 처음 맞고 가장 놀란 점은 무엇입니까. “배고픔이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늘 먹을 것을 생각했는데 음식 생각 자체가 줄었어요. ‘마른 사람들은 원래 이런 세상에서 살았던 건가’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한 끼에 1.5인분 정도 먹었는데 지금은 김밥 한 줄도 다 못 먹을 때가 있어요. 저는 샐러드 정말 싫어합니다(웃음). 좋아하는 걸 먹으면서도 양 자체가 줄어드니 먹는 문제에서 해방된 느낌입니다. 샤워하다 쇄골이 보이면 아직도 신기하고요.” -비만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봅니까. “저는 부작용보다 약효가 없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혹시 내가 약이 안 듣는 소수에 들어가면 어떡하지’ 그게 더 무서웠어요. 구역이나 구토, 소화불량 같은 부작용은 있을 수 있고 저도 급격히 살이 빠지면서 이석증을 겪었습니다. 다만 약을 맞은 5000명 가운데 몇 명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안 맞은 사람에게는 얼마나 생겼는지도 같이 봐야죠. 약의 위험만 떼어놓을 게 아니라 비만으로 계속 살아갈 위험과 비교해야 합니다. ‘내 생각에는’보다 증거가 먼저예요. 어떤 현상을 보고 자기 생각을 바꾸는 게 과학입니다.” -정상체중인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맞는 건 어떻게 봅니까. “몇 ㎏ 빼겠다고 맞았다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하면 제가 ‘아구통을 돌리고 싶다’고 농담한 적이 있습니다(웃음). 비만 환자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의 위험을 감수하는 겁니다. 정상체중자는 출발점이 다르죠. 다만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받고 알고도 선택한다면 국가가 일률적으로 못 맞게 해야 하느냐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약을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합니까. “비만은 만성질환에 가깝습니다. 고혈압약을 먹어 혈압이 내려갔다고 끊으면 다시 오르잖아요. 비만치료제도 끊으면 몸이 예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 약으로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좋은 약이 계속 나오면 비만 수술은 사라질까요.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30~40㎏씩 빼야 하는 심한 고도비만이라면 수술은 여전히 강력한 치료입니다. 저도 수술로 큰 효과를 봤지만 다시 체중이 늘어 약물치료를 하고 있잖아요. 앞으로는 ‘수술이냐 약이냐’가 아니라 어느 환자에게 언제 무엇을 쓰고 어떻게 조합할지가 중요해질 겁니다.” -비만 치료제가 더 널리 쓰이면 우리 생활도 많이 달라질까요. “그럴 겁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비만 치료제가 확산하면서 식료품 구매와 외식 지출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약을 맞으면 먹는 양 자체가 줄거든요. 외식업, 식품업, 주류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더 좋은 약이 계속 나올 겁니다. 비아그라가 나온 뒤 비과학적인 민간요법과 보조제 시장이 크게 바뀌었듯 다이어트 시장도 크게 재편될 거라고 봅니다.” -문제는 약값입니다. 일본에서 비만 치료제를 사 오는 사람도 있는데 왜 가격 차이가 납니까. “일본은 비만 치료제가 처음 들어올 때 후생성이 신약 가격을 굉장히 세게 낮춰서 시장에 들여왔습니다. 쉽게 말하면 약값을 엄청 후려친 거죠.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왜 그렇게 못 하는지 모르겠어요.” -비만 치료제에도 건강보험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당연합니다. 고혈압과 당뇨는 국가가 관리하면서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대부분 자기 돈으로 치료하라고 하는 게 이상하죠. 지금 비만수술은 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수면무호흡증 같은 합병증이 있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비만치료제도 이런 고위험 환자부터 급여를 적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비만을 줄이면 여러 합병증 위험을 한꺼번에 낮출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책과 방송 활동 이후 의료계 반응은 어땠습니까. “대한비만학회에서도 같이 해보자는 협업 제의를 받았습니다. 저는 비만 전문의는 아니지만 평생 비만 환자로 살았고 수술부터 약물치료까지 직접 겪었어요. 비만 환자가 무엇 때문에 힘들고 왜 치료를 망설이는지는 제 경험으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제 책을 해외에도 번역해 내고 싶습니다. 국내에서만 떠들 게 아니라 ‘비만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고 덜 먹고 운동하면 해결된다’는 고정관념 자체를 좀 깨 보고 싶어요.” ■장형우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흉부외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전임의, 세종병원 흉부외과 진료과장을 거쳐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로 심혈관외과 중환자 진료를 맡고 있다. 2019년 관상동맥외과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박상숙 논설위원
  • 힙한 한남동에서 레트로하게 놀아볼까

    힙한 한남동에서 레트로하게 놀아볼까

    서울 용산구가 16일부터 18일까지 한남동 주민센터 앞 광장에서 주민 주도형 특화사업인 ‘바이(Bye)! 한남, 하이(Hi)! 한남’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재개발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한남동의 옛 모습을 돌아보고, 새롭게 달라질 한남동의 미래를 맞이하자는 취지의 행사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 기간 한남3구역 등 재개발로 하나씩 사라져가는 옛 골목과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담은 사진전 ‘한남, 기억을 걷다’가 열린다. 네온 조명이 설치된 전시장인터라 야간에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18일에는 복고풍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옛 교복을 입고 필름 사진을 찍거나 공기놀이와 딱지치기 등 추억의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새마을부녀회 바자회와 연계해 떡볶이를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도 선보인다. 주민자치 프로그램 수강생들이 클래식 기타 연주를 비롯해 저글링, 마임, 어쿠스틱 밴드 공연도 뽐낼 예정이다. 김경대 구청장은 “‘바이! 한남, 하이! 한남’ 행사가 옛 한남동의 추억을 간직한 주민들과 레트로(복고풍) 감성을 즐기는 청년, 외국인 관광객까지 많은 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세대와 지역을 잇는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길섶에서] AI 상담사

    [길섶에서] AI 상담사

    “고객님, 인공지능(AI) 상담사입니다.” 금융사의 마케팅 전화를 받았다. 그냥 흔한 ARS 스팸전화인데 ‘인공지능 상담사’라는 소개가 귀에 걸렸다. AI가 가장 먼저 사람 대신 자리를 꿰찬 쪽이 콜센터인 듯싶은데, AI랑 통화하며 일이 시원하게 풀렸던 기억이 별로 없다. AI와의 통화는 안내에 따라 버튼을 누르거나 음성으로 답하며 흘러간다. 예전에 ‘엘리제를 위하여’ 연결음을 세 번쯤 들으며 멍하니 기다리던 시간이 이제 AI의 질문에 응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답을 다한 뒤엔 보통 세 갈래 중 하나로 끝난다. AI가 제시한 보기 중 딱 맞는 항목이 없어 결국 상담사 연결로 이어지거나, AI가 전송한 링크를 눌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 아니면 AI의 질문에 음성으로 대답했다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답을 들으며 스스로의 발음을 점검한다. 이런 경험들이 쌓인 탓인지 해외에선 AI 상담사를 밀었다가 사람을 다시 뽑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람 흉내 낸 목소리 대신 수화기를 댄 귀가 뜨거워질 때까지 들리던 ‘엘리제를 위하여’가 그리운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 치매 넘어선 송파 어르신들의 감동 연극

    서울 송파구는 오는 21일 송파구청 대강당에서 치매 고위험군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는 통합예술치유 연극제 ‘기억의 향기, 예술로 품다’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송파구 치매안심센터는 어르신 치매 예방과 정서적 고립 해소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전문 예술단체 ‘경복궁아트홀’과 함께 치매 고위험군 13명을 대상으로 통합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21일 열리는 연극제는 고위험군 어르신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삶의 애환과 소중한 기억을 대사와 노래에 담아 관객 앞에 선보이는 ‘회상극’ 형식으로 열린다. 구는 이를 통해 치매에 대한 따뜻한 공감과 이해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어르신들은 20주 동안 대본을 외우고 동선을 맞추며 치매 예방은 물론 정서적 고립감을 털어내고 활기를 되찾았다. 서강석 구청장은 “어르신들께 치매 예방 효과는 물론 성취감을 안겨 드리고, 구민에게는 치매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따뜻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강신철 “철거민 특공은 정당… 동맹 강화되는 방향 전작권 전환”

    강신철 “철거민 특공은 정당… 동맹 강화되는 방향 전작권 전환”

    “천왕동 주소 옮긴 이유 기억 못 해사관학교 통합 의지… 보완 필요해”장남 7억 상가 매매엔 “간섭 어려워”‘4성 장군 아빠’ 카톡 프사 특혜 논란野 “아들 하나 간수 못하면서” 질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철거민 특별공급’ 의혹에 관해 “정부 시책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로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육사 출신인 강 후보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한미동맹간 신뢰에 기반한 적극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사관학교 통합 문제에는 “보완할 부분이 보인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강 후보자는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울 구로구) 천왕동은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고 그곳에 있던 집은 제가 살고자, 정말 실력도 없는 제가 설계해서 만든 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주소를 옮긴 이유에 대해 “아내와도 ‘우리 왜 주소를 그때 옮겼지’라고 이야기해 봤는데 아내도 기억을 못 한다”고 답했다. 그는 강원 화천 제7사단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구로구 천왕동 주택으로 주소를 옮겼다. 그후 20일 만에 교도소 신설 사업이 고시됐고, 7개월 만에 해당 주택이 수용되면서 강 후보자는 철거민 특별공급 자격으로 서울 서초동 아파트를 취득했다. 제주에 사는 부친 등 일가족 3명도 같은 방식으로 아파트를 취득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키웠다. 지난해 학군장교(ROTC) 복무를 마친 후보자의 장남(30)이 이모부와 이모에게 7억여원을 빌려 경기 성남시 분당 재건축 상가를 구매한 과정도 쟁점이 됐다. 강 후보자는 “30세 된 아들의 경제생활에 아버지로서 일일이 간섭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아들 하나 간수 못 하는데 어떻게 50만 대군을 지휘한다는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장남이 소위로 근무하던 중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4성 장군)으로 근무하던 강 후보자의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올린 사실도 지적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사진을 SNS에 띄우면 모든 부대원이 4성 장군 아들인 것을 알고 정말 특별관리하지 않았겠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저 부대에 가서 우리 아들이 어떻게 근무했는지 확인하십쇼”라고 반박했다. 강 후보자는 부친의 제주 농장 운영에 관해서도 “아버지도 부동산 투기를 전혀 모르시는 분”이라고 했다.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강 후보자는 “상호 신뢰가 보장돼서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방향의 전작권 전환이 되도록 (하겠다)” 면서 “이제 우리의 조건 충족도 상당히 보완이 됐고 여건도 마련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사관학교 통합에 대해서는 “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서도 “현재의 안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보인다”며 추가 검토 여지를 남겼다.
  • “한남동에서 즐기는 복고”…16∼18일 용산 한남동 주민 축제

    “한남동에서 즐기는 복고”…16∼18일 용산 한남동 주민 축제

    서울 용산구가 16일부터 18일까지 한남동 주민센터 앞 광장에서 주민 주도형 특화사업인 ‘바이(Bye)! 한남, 하이(Hi)! 한남’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재개발 등으로 변화하는 한남동의 옛 모습을 돌아보고, 새롭게 달라질 한남동의 미래를 맞이하자는 취지의 행사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주민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 기간에는 한남3구역 등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한남동의 옛 골목과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담은 사진전 ‘한남, 기억을 걷다’가 열린다. 네온 조명이 설치된 전시장에서는 야간에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18일에는 복고풍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옛 교복을 입고 필름 사진을 찍거나 공기놀이와 딱지치기 등 추억의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새마을부녀회 바자회와 연계해 떡볶이 등 먹거리도 선보인다. 주민자치 프로그램 수강생들이 클래식 기타 연주를 비롯해 저글링, 마임, 어쿠스틱 밴드 공연도 선보인다. 김경대 구청장은 “옛 한남동의 추억을 간직한 주민들과 레트로(복고풍) 감성을 즐기는 청년, 외국인 관광객까지 많은 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세대와 지역을 잇는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세훈은 간이 작아” 명태균 녹취 탄핵증거 채택…吳 반전 계기 만드나

    “오세훈은 간이 작아” 명태균 녹취 탄핵증거 채택…吳 반전 계기 만드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관련 항소심 재판에서 오 시장에게 유리한 새 증거가 채택됐다. 오 시장이 1심에서 공직상실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녹취 파일이 항소심 판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구회근)는 16일 열린 오 시장,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김 씨가 제출한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명태균 씨의 진술 신빙성을 다투기 위한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며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측이 제출하는 탄핵 증거는 폭넓게 인정되며, 증거가 불법 취득이나 허위 조작 정황이 아직 없으니 채택하겠다”고 판단하면서 18분간 녹취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했다. 재생된 녹취파일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그해 3월 김 씨가 명 씨와 나눈 3차례 통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씨는 통화 중 “이 양반 돕고 싶어서 내가 일을 했잖아” “거기서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라고 명 씨에게 말했다. 명 씨는 “오세훈은 모른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 알아서 할게” “오세훈은 간이 작다” 등의 발언을 했다. 김 씨는 오 시장이 초선 의원 시절 입법을 주도한 정치자금법을 언급하며 “이런 거 해서 이름 날렸던 오세훈이라 사람 못 믿고 겁이 나서 그런지 깨끗해서 돈 안 받는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 측은 이런 발언이 김 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스스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이며,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인지했다는 특검의 공소사실에 정면 배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특검은 이 녹취파일이 1심 재판에서 공개되지 않았다가 항소심 재판부에 최근 제출된 것이고 일부 파일은 수정된 흔적이 있다면서 오염 가능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휴대전화를 바꾸는 과정에서 녹취 파일의 존재를 잊었다가 명 씨가 항소심 재판에서 허위 진술을 하는 모습을 보고 기억해냈다고 주장했다. 명 씨와의 통화를 녹취한 35개 파일 중 의미 있다고 판단한 3건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인 김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여론조사 5건에 대해 명 씨에게 의뢰하고 비용 2100만원을 대납하게 했다고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100만원을 명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결심 공판을 열게 되며 다음 달 말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 낯선 얼굴로 남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낯선 얼굴로 남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얼굴 그웬 존(1876~1939)의 ‘자화상’(1902)을 처음 보면 어딘가 이상하다. 젊은 여성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자신을 드러내려는 자화상처럼 보이지 않는다. 붉은 타탄 무늬 셔츠에 검은 숄을 걸치고 목에는 브로치 장식을 달았다. 그런데 화려한 색과 장식에도 얼굴에서는 좀처럼 감정이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자화상을 볼수록 오히려 그웬 존이라는 사람을 알기 어려워진다. 아무에게도 속을 내보이지 않을 듯한 그웬 존의 성격은 목 끝까지 채운 브로치 장식으로도 읽을 수 있다. 얼굴은 정면을 향하지만 어떤 정보도 내어주지 않는 이 침묵이야말로 이 그림을 오래 마주하게 만드는 낯섦의 정체다. 주로 이름 없는 여성들의 초상을 무채색 톤의 색채로 그려낸 그웬 존은 웨일스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대부분의 생애를 보냈다. 그녀는 화가 오거스터스 존의 누이였고, 훗날 로댕의 모델이자 연인이 되었지만, 생전에는 남동생의 그늘과 연인 로댕의 그늘에 가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만년에는 파리 근교 뫼동에 은둔하다시피 살았다. 이 1902년 ‘자화상’은 그녀가 슬레이드 미술 학교를 떠난 직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그리고 2년 뒤 그로부터 2년 뒤인 1904년, 그웬 존은 프랑스에 정착했고 오귀스트 로댕의 작업실을 찾았다. 1900년대 초 로댕은 이미 프랑스를 넘어 유럽 미술계의 국제적 거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로댕은 유럽과 미국에서 작품 주문과 전시 요청이 이어져 사실상 현대 조각의 가장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웬 존은 이미 슬레이드 미술 학교에서 교육받은 화가였지만, 파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델 일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로댕의 모델이 되었으나 두 사람은 작업실에서의 모델과 조각가 관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웬 존이 아버지뻘인 로댕에게 강렬한 애착을 갖게 되었고, 두 사람의 관계는 곧 연인 관계로 이어졌다. 1902년에는 그웬 존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그렸고, 2년 뒤에는 로댕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각했다. 같은 그웬 존이지만 시선의 주인이 달라진 것이다. 훗날 사람들은 그웬 존을 로댕의 모델과 연인으로 기억하기도 했지만, 로댕을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자신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던 독립적인 화가였다. 새삼스레 로댕이 그녀를 화가로 만들어준 것도 아니고, 그녀의 예술이 로댕에게서 시작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로댕과의 만남은 이미 존재하던 한 화가의 삶에 강렬하게 끼어든 일탈에 가까웠다. ●누구의 뮤즈도 아닌 바로 나 로댕과의 관계는 그웬 존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녀는 로댕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그웬 존을 로댕의 연인이나 모델이라는 이름으로만 기억한다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그녀는 여성과 아이, 실내의 인물을 반복해서 그리며 자신만의 조용하고 내밀한 회화 세계를 만들어간 한 화가다. 생전에 동생 오거스터스 존의 명성에 가려졌고, 로댕의 그늘 뒤에 가려져 있었지만 오늘날 그녀의 작품은 오히려 그 고요함과 독자적인 시선 때문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1902년 자화상을 다시 보면 이 얼굴은 아직 로댕의 뮤즈가 아니다. 누구의 연인도, 누구의 모델도 아니다. 유명 조각가가 바라보기 2년 전, 그웬 존이 먼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이 그림의 낯섦은 바로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훗날의 이야기를 알고 있지만, 그림 속 그녀는 아직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로댕이 발견하기 전부터 이 얼굴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웬 존은 끝내 누구의 뮤즈로만 남기에는 너무 강한 존재였다. 그림 속의 낯설고 조용한 얼굴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한 얼굴도, 유명 조각가의 뮤즈가 된 얼굴도 아니다. 그저 화가 그웬 존이 스스로 바라본 자기 자신의 얼굴이다.
  • “기억 깜빡임, 노화가 아닐지도 몰라요” 치매 예방 영화 ‘영식스티’공개

    “기억 깜빡임, 노화가 아닐지도 몰라요” 치매 예방 영화 ‘영식스티’공개

    오는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앞두고, 일상 속 작은 변화를 통해 치매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단편영화가 공개됐다. SK케미칼(대표 안재현)은 JTBC와 손잡고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단편영화 ‘영식스티’의 특별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GV) 행사를 16일 개최했다. 약 15분 분량의 이번 작품은 2056년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평범한 60대 남성 ‘영식’의 일상에 찾아온 미세한 인지기능 변화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스타 연출가 용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실제 부부인 배우 권해효와 조윤희가 주연을 맡아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대한치매학회의 전문적인 의학 감수와 자문이 더해져 완성도를 배가했다. 영화는 거창한 사건 대신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평범한 에피소드로 문을 연다. 주인공 영식은 카페에서 평소 잘 알던 디저트 ‘마들렌’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아 진땀을 흘리고, 집에 이미 구비되어 있는 LP 판을 중복해서 구매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점차 빈도와 강도를 더해간다. 늘 해오던 요리의 간을 맞추는 데 실패하고, 익숙한 도심 속에서 자신의 차를 찾지 못해 당황하는 등 언어, 판단, 시공간 인지 영역에서의 균열이 노출된다. 영화는 이러한 장면들을 특정한 질환 단계로 단정 짓기보다, 반복되는 일탈을 단순한 노화나 피로에 의한 실수로 치부해도 되는지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 김희진 교수(한양대 신경과)는 “평소와 다른 기억력이나 행동 변화가 반복된다면 단순 노화로 여기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해 현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진행을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다는 점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학회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 발견이 인지기능 유지의 핵심이라고 권고한다. 아울러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 치매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당뇨병·운동 부족 등 교정 가능한 위험 요인만 적절히 관리해도 전체 치매 발생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 결말부에서 영식은 자신의 변화를 외면하지 않고 아내에게 “나 내일 병원 가볼까 하는데, 같이 가줄래?”라며 손을 내민다. 아내의 따뜻한 동행 속에서 작품은 치매에 대한 공포나 막연한 두려움 대신, 조기 진료와 가족의 따뜻한 관심이 치매 극복의 가장 확실한 출발점임을 역설하며 막을 내린다. 이번 영화 제작은 SK케미칼이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치매 예방 캠페인 “건뇌하세요”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됐다. SK케미칼은 작년부터 치매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미디어 캠페인을 펼쳐왔으며,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현장 방문 교육 프로그램 ‘건뇌교실’을 운영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치매는 중증으로 악화될 경우 개인을 넘어 가족 전체의 일상과 경제 활동을 흔드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사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중의 인식을 바꿀 단편영화 ‘영식스티’ 본편은 18일 오후 6시 JTBC 공식 유튜브 채널 ‘드라마봐야지’를 통해 공개된다. 이어 19일 JTBC TV 채널을 비롯해 추석 연휴 기간 중 JTBC2와 JTBC4 등 주요 방송 플랫폼을 통해서도 순차적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 “의학은 의사가 아닌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2026 JW성천상에 김용민 교수

    “의학은 의사가 아닌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2026 JW성천상에 김용민 교수

    화려한 명예와 안락한 삶 대신, 총성과 가난이 머무는 세계 곳곳의 상처 난 현장을 택한 이가 있다. JW중외제약의 공익재단인 JW이종호재단(이사장 이경하 JW 회장)이 수여하는 ‘2026 JW성천상’의 주인공, 김용민 전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67)의 이야기다. JW성천상은 고 이종호 명예회장이 JW중외제약 창업자 성천 이기석 사장의 숭고한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2년 제정한 상으로, 매년 의료 현장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진정한 의료인을 발굴해 그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10월 21일 경기도 과천시 소재 JW사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김용민 교수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신념은 명확하다. “의학은 의사가 아닌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7년부터 충북대 의과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그가 이토록 깊은 인도주의적 소명에 눈뜨게 된 것은 젊은 시절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았던 경험 덕분이었다. 환자의 아픔을 온몸으로 마주했던 그 기억은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그의 마음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었다. 결국 김 교수는 2018년 의과대학 교수라는 안정되고 명예로운 자리를 과감히 내려놓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안락함을 뒤로한 채, 그가 향한 곳은 누구나 기피하는 지구촌의 가장 어두운 분쟁지역과 의료 취약지였다. 김 교수는 국제 의료구호단체 활동가로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에티오피아 감벨라, 남수단 아비에이 등 전쟁과 폭력이 삼킨 분쟁지역에 총 4차례 파견됐다. 의료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그는 총상, 외상, 감염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을 치료하며 삶의 희망을 지탱해 주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활동이 막혔던 시기에도 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국립경찰병원의 정형외과 지도전문의로 자원해 후학 양성과 환자 치료에 매진했으며, 2020년부터는 요셉의원과 라파엘클리닉을 찾아 우리 사회의 도시 빈민과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를 이어왔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긴급구호 현장은 물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과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등 국가적 행사의 의무지원 현장에도 그의 손길은 어김없이 닿아 있었다. 김 교수의 진정성이 더욱 깊게 빛나는 이유는 단발성 진료에 머물지 않고 현지의 ‘의료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부터 탄자니아와 우즈베키스탄의 의료 취약지를 홀로 찾아가 사비를 들여가며 척추 전방 도달 수술, 경추 탈구 정복술 등 고난도 수술을 직접 집도해 왔다. 그 뿐만 아니라 현지 의료진에게 직접 수술 술기와 환자 관리 노하우를 전수하며 역량 강화를 도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탄자니아 의사 2명의 국내 연수에 필요한 체류비를 전액 사비로 지원했으며, 오는 10월에도 현지 의사 3명의 국내 연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지 의사들이 스스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김 교수가 그리는 진정한 의료 구호의 완성이다. 김 교수의 헌신은 진료실과 오지를 넘어 후학들의 가슴에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충북의대 재직 시절 일본 기후의대와의 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주도했고, 강연과 유튜브 의학 채널 등을 통해 환자 중심 진료의 가치를 널리 전파해 왔다. 이성낙 JW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김용민 교수는 개인의 안위와 교수직을 내려놓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현장을 찾아간 참된 의료인”이라며 “단순한 진료를 넘어 현지 의료진 교육과 연수 지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립 기반을 마련해 온 점은 JW성천상이 지향하는 생명존중 정신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거창한 수식어나 화려한 명성 대신, 오직 환자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며 묵묵히 걸어온 길. 김용민 교수의 하얗고 깊은 발자국은 차가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류애가 무엇이며 의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가슴 뜨겁게 일깨워주고 있다.
  • 뇌 절반 없앤 생쥐에 사람의 미니 뇌 이식했더니…[사이언스 브런치]

    뇌 절반 없앤 생쥐에 사람의 미니 뇌 이식했더니…[사이언스 브런치]

    성인 인간의 뇌는 약 1.4㎏으로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섭취하는 에너지의 약 20%를 소모한다. 약 860억개의 신경세포가 시냅스를 통해 100조개 이상의 방대한 연결망을 형성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경험할 때마다 신경세포 간 연결이 새로 생성되거나 물리적으로 강화되는 신경가소성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작은 ‘소우주’인 사람의 뇌를 직접 실험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비슷해 뇌를 자유자재로 조작하고 관찰하기도 쉬운 생쥐로 실험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스탠퍼드대 정신의학·행동과학과, 생명공학과, 심리학과, 의대 신경외과, 병리학과, 스탠퍼드 신경과학 연구소 및 바이오-X, 스페인 바스크 인지·뇌·언어 연구센터, 바스크 과학 재단 공동 연구팀은 뇌의 절반 이상이 제거된 생쥐에게 인간 세포로 키운 3차원 뇌 유사 조직 ‘뇌 오가노이드’를 이식하자 대뇌 피질의 90% 이상이 인간 뇌 세포로 채워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9월 17일 자에 실렸다. 인간 뇌 발달 연구는 살아 있는 사람의 뇌 조직에 직접 접근하기 어렵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그래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뇌 오가노이드를 생쥐에 이식함으로써 인간 신경세포가 실제 생체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탐구할 수 있고 관련 질환과 잠재적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다. 문제는 머리뼈 안 공간이 작고 숙주인 생쥐의 뇌 신경세포가 이식된 인간 뇌 세포에 대해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발생 초기에 대뇌피질을 이루는 세포만 골라서 제거해 신피질과 해마가 대부분 사라지고 인간 세포를 이식했을 때도 거부 반응 없이 자랄 수 있는 면역결핍·대뇌피질 결손 생쥐 29마리를 만들었다. 이 생쥐들의 뇌는 일반 생쥐 뇌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생후 5~17일 된 면역결핍·대뇌피질 결손 생쥐에게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로 30~60일 키운 인간 대뇌피질 오가노이드를 이식했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단일핵 RNA 시퀀싱, 칼슘 이미징, 공간전사체 분석으로 이식 조직 전체의 신경 활동을 측정했다. 또 인공지능 기반 자발 행동 분석, 보행 분석, Y자 미로 작업기억 과제, 공포 조건화, 사회성 및 감각 검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 이식 조직은 29마리 중 86.2%에서 살아남았고 이식 3개월 뒤에는 생쥐 대뇌피질 조직의 91.9%를 인간 뇌 조직이 차지한 것이 확인됐다. 생쥐 뇌 곳곳에 연결됐고 척수까지 신경 돌기를 뻗었고 이식 조직에서는 임신 2분기 후반 태아 수준의 다양한 피질 세포가 나타났다. 특히 기존 이식법보다 ‘5층 투사 신경세포’가 3배 이상 많았고 ‘폰 에코노모 신경세포’와 유사한 세포도 발견됐다. 행동 검사에서 이식된 뇌 세포는 Y자 미로 작업기억 과제를 상당한 수준으로 수행했지만 공포 조건화 학습 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저산소 손상 뒤 일반 생쥐와 달리 이식 생쥐는 걸음걸이가 달라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세르지우 파슈카 스탠퍼드대 교수는 “소두증이나 발달 초기의 심각한 허혈성 손상에 대한 치료 방법 및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포착] 내 목숨 맡긴 버스 기사가 ‘꾸벅’…운전대서 손 놓더니 결국 ‘쾅’

    [포착] 내 목숨 맡긴 버스 기사가 ‘꾸벅’…운전대서 손 놓더니 결국 ‘쾅’

    신호를 놓쳤다가 안내음에 반응했지만, 졸음은 다시 찾아왔다. 미국에서 승객을 태운 버스 기사가 운전 중 졸다가 나무를 들이받았다. 최근 공개된 내부 영상에는 충돌 전부터 나타난 이상 징후와 도로를 이탈하는 과정이 담겼다. 15일(현지시간) CBS 계열 방송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7일 미국 조지아주 던우디의 노스섈로퍼드 도로에서 발생했다. 애틀랜타 대중교통 운영 기관 마르타(MARTA) 소속 버스가 차로를 가로질러 도로 밖으로 빠져나간 뒤 나무와 충돌했다. 버스에는 기사와 승객 2명이 타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다쳤으며 기사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졸음 운전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신호 놓쳤다가 안내음에 반응…잠시 뒤 또 고개 ‘툭’ 사고 전부터 졸음 징후가 나타났다. 현지 방송 WXIA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11시 7분쯤 기사는 녹색 회전 신호를 놓쳤다. 이후 자동 안내음이 나오자 잠에서 깬 듯 반응했다. 그러나 10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졸기 시작했다.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채 고개를 떨어뜨렸고, 버스는 불과 몇 초 만에 차로를 가로질러 도로 밖으로 향했다. 경찰에 따르면 기사는 뒤늦게 운전대를 잡고 방향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나무가 버스 앞유리를 뚫고 들어왔으며 주변에 주차한 차량 여러 대도 피해를 봤다. 애틀랜타뉴스퍼스트(ANF)가 인용한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기사는 얼굴과 왼팔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승객들은 각각 허리·엉덩이와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기사는 조사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버스가 이미 도로 아래 비탈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기사 운행 배제…한국은 운행 사이 휴식시간 보장 경찰은 기사에게 운전 부주의와 차로 유지 의무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마르타는 사고 직후 해당 기사를 운행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철저한 조사를 마칠 때까지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르타 측은 승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며 이번과 같은 사고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사가 사고 전 얼마나 일하고 쉬었는지, 졸음에 영향을 준 다른 요인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버스 운전자의 휴식은 법으로 보장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시내버스 사업자는 운전자에게 기점부터 종점까지 1회 운행을 마친 뒤 최소 10분의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 운행 시간이 2시간 이상이면 최소 15분, 4시간 이상이면 최소 30분을 보장해야 한다. 종점에서 쉬지 않고 회차하는 노선은 기점으로 돌아올 때까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 영상은 안내음에 한 차례 반응한 뒤에도 졸음이 다시 찾아와 사고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운전자가 잠깐 정신을 차린 것만으로 승객의 안전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 장면이다.
  • [속보] 윤석열, ‘계엄 국무회의 위증’ 항소심도 무죄

    [속보] 윤석열, ‘계엄 국무회의 위증’ 항소심도 무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에서 기소 내용 전부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16일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비상계엄 선포 당일 한 전 총리가 건의하기 전부터 국무회의를 개최할 계획이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무회의에 필요한 인원을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었냐는 재판부 질의에 “그렇다. 전 세계에 알리면서 계엄 선포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국무회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초 국무회의를 개최할 생각 없이 국무위원 6명만 호출했다가 한 전 총리의 건의를 듣고 국무회의 의사 정족수를 갖추기 위해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6명을 추가 소집했다고 보고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총리 건의와 무관하게 국무위원들을 추가 소집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윤 전 대통령)의 지위와 경력에 비춰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한 전 총리의 진술과 최 전 부총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그에게 전달할 문건이 준비돼 있었던 점 등에 비춰볼 때 한 전 총리의 건의로 인해 국무회의 소집 의사가 생겼다는 점에 관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다”며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특검의 항소를 기각했다.
  • 아내 성폭행범 모집한 남편…“20년간 약물 먹이고 범죄” 英 발칵 [핫이슈]

    아내 성폭행범 모집한 남편…“20년간 약물 먹이고 범죄” 英 발칵 [핫이슈]

    영국에서 아내에게 약물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다른 남성들이 성폭행하도록 꾸민 60대 남편이 45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스톡포트 출신의 60대 나성 A씨는 20년 동안 아내를 성적으로 학대한 45건의 혐의와 관련해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며 “이는 그가 이전에 인정했던 15건의 혐의에서 추가된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인 아내의 신원 보호를 위해 이름 등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A씨는 지난해 아내에게 약물을 먹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성폭행에 가담한 남성 12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A씨의 범행에 가담한 남성 12명은 29~74세로,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피해자를 성폭행하거나 학대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 축구 구단주, 구급대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남성들이다. 이 중 신원이 공개된 스코틀랜드 출신의 키스 포더링엄은 “피해자의 동의 없이 약물을 투여하고 성폭행하려 공모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중심 인물인 남편은 성폭행 7건, 약물 투여 관련 1건, 사적인 사진·영상 공유 1건 등 총 60건의 혐의로 기소됐고 이 중 45건이 최근 유죄로 인정됐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청 측은 “우리의 초점은 이번 수사를 통해 끔찍한 학대 행위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프랑스 여성 지젤 펠리코가 전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로부터 10여 년에 걸쳐 수십 명의 낯선 사람들에게 성폭행당한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았다. 당시 수사 결과 펠리코는 남편으로부터 의식을 잃는 약물을 건네받은 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남편뿐 아니라 얼굴을 알지 못하는 여러 남성들로부터 끔찍한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프랑스 사건은 전 세계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피해 여성인 지젤 펠리코는 용감하게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성폭력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영국 경찰청은 “약물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피해자들은 사건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명확하든 상관없이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 “양념통닭 참아볼라구 했는디” 막내딸 울린 93세 아버지의 부탁 [이슈픽]

    “양념통닭 참아볼라구 했는디” 막내딸 울린 93세 아버지의 부탁 [이슈픽]

    홀로 사는 93세 어르신이 자녀에게 양념치킨 주문을 부탁하며 “미안하다”고 말한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도 나서 ‘치킨 쿠폰’을 전달해 감동을 더했다. 지난 9일 누리꾼 A씨는 스레드를 통해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다”며 시골에 혼자 사는 아버지와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을 공유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당일 오후 4시 30분쯤 전화를 걸어 “막내냐. 네가 지난번에 사다 준 양념통닭 있지 않니. 그게 먹고 싶어서 자꾸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 참아볼라구 했는디 자꾸 생각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아버지, 금방 시켜드릴게요. 30분만 기다리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돌아온 아버지의 대답은 “미안허다”였다. A씨는 “치킨 주문하면서 펑펑 울었다”며 “그게 뭐라고 93세 우리 아버지는 얼마나 망설이다 전화를 하신 걸까”라고 전했다. A씨의 어머니는 15년 전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그때부터 6남매는 당번제를 도입해 매주 시골집에 갔고, 5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도 혼자 계시는 아버지를 챙기려 6남매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시골집을 찾고 있다.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아버지가 지난번 넘어지시고 입맛을 또 잃으셔서 6남매가 다양한 음식으로 골고루 챙겨 드리고 있었다”며 “워낙 자존심 강하시고 대쪽 같은 분이셔서 부탁 같은 걸 안 하시는데 ‘미안하다’며 치킨이 드시고 싶어서 자꾸 생각이 난다고 하는데 눈물을 못 참겠더라”라고 설명했다. A씨의 아버지가 먹고 싶다던 치킨은 페리카나의 양념치킨이었다. A씨 사연이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공유되자 페리카나도 답글을 통해 직접 감사 인사를 전했다. 페리카나 측은 “가족을 위해 평생 많은 것을 내어주셨을 아버님께서 치킨 한 마리가 드시고 싶어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거셨을 생각을 하니 저희도 마음이 뭉클했다”며 “괜찮으시다면 다음에 또 생각나실 때 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작은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누군가에게는 가족과 함께 먹던 추억으로, 누군가에게는 문득 다시 생각나는 맛으로 페리카나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그런 치킨으로 남겠다”고 했다. 페리카나는 A씨에게 우편으로 치킨 쿠폰을 전달할 예정이다. A씨는 시골집 인근에 사는 어르신들에게도 양념치킨을 한 마리씩 나눠 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하루하루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을 살고 계신 93세 우리 아버지께 이런 큰 이벤트가 생겨서 즐거워하실 생각을 하니 너무 기쁘다”며 “페리카나 관계자분 감사하다”고 전했다.
  •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파이프오르간, 악기의 왕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파이프오르간, 악기의 왕

    유럽 여행에선 성당(교회)에 들어갈 일이 많다. 운이 좋다면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파이프오르간 소리를 들을 기회도 있다. 종교가 무엇이건 천장 높은 곳에 울리는 음악을 들으면 신비로움과 황홀함을 느끼게 된다. 파이프오르간을 흔히 악기의 왕이라고 한다. 엄청난 크기와 이를 능가하는 소리 때문이다. 크기만큼이나 구조도 복잡하다. 보이는 것은 몇 단의 건반, 발로 밟는 페달, 좌우의 스톱과 큼지막한 파이프들뿐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많게는 수천 개의 파이프가 숨어 있고, 송풍기와 바람상자들, 그리고 거기에서 파이프로 바람을 불어넣는 복잡한 장치들이 있다. 건반을 누르면 밸브가 열리고, 미리 선택해 둔 스톱에 해당하는 파이프에 압축된 공기가 들어가 소리가 만들어진다. 파이프오르간은 볼륨도 엄청나지만 음역도 넓다. 대형 악기의 경우 저음은 가청 주파수 아래까지 내려가고 고음은 피콜로를 능가할 만큼 높다. 다양한 음색은 더 놀랍다. 기본적인 오르간 사운드에 더해 온갖 관악기와 현악기를 연상시키는 음색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또한 여러 악기의 소리를 섞어서 조합할 수 있다. 현대의 많은 파이프오르간은 이 조합을 기억시켜 둘 수 있기에 연주자는 곡에 따라 미리 세팅해 놓는다. 세종문화회관이 1978년 개관했을 때 동양 최대 파이프오르간을 보유했다는 것이 자랑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없기에 필요할 때에는 전자 오르간을 사용한다. 정확히 10년 전 롯데콘서트홀이 개관하면서 파이프오르간 애호가들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이후 부천아트센터와 부산콘서트홀에도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면서 오르간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이 늘었다. 바흐 등 바로크 작곡가나 프랑크, 비도르 등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의 독주곡도 많지만, 파이프오르간은 교향곡이나 관현악곡에서도 종종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말러는 교향곡 2번 ‘부활’에서는 절정의 클라이맥스에서, 교향곡 8번에서는 1부의 맨 처음 힘찬 합창 ‘오소서 창조주 성령이시여’가 나올 때와 2부의 피날레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등 가장 핵심적인 곳에서 오르간을 사용했다. 레스피기는 ‘로마의 소나무’ 중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에서 로마군이 멀리서부터 가까이 오는 행진을 묘사하는데, 오르간은 대군이 만들어 내는 땅의 진동을 느끼게 한다. 물론 생상스 교향곡 3번을 빼놓을 수는 없다. 1악장 후반부에 저역에서 조용하게 등장해 오케스트라의 아래를 떠받치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형성했던 오르간은 2악장 후반에서 다시 등장해 음악의 성격을 단숨에 바꾸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장대한 피날레를 만들어 낸다. 모든 음악은 실연으로 들어봐야 한다지만 파이프오르간 음악만큼 그 차이가 큰 것도 없다. 그러니 파이프오르간 음악을 들을 기회가 있다면 어디든 가 보기를 권한다. 공간이 악기가 되고, 진동도 음악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 서교림·김민솔, 누구든 우승하면 ‘상금 신기록’

    서교림·김민솔, 누구든 우승하면 ‘상금 신기록’

    2억 7000만원 더하면 첫 16억 돌파서 “우승했던 기억 있는 더헤븐CC”5승 땐 개인 타이틀 싹쓸이 다가서김, 4승 땐 다승 공동 선두·상금 1위대상 포인트 간격 좁혀 반전 시도이다연, 대회 2연패·시즌 2승 조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다승,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등 주요 개인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동갑내기 라이벌 서교림과 김민솔이 신기록 달성에 나란히 도전한다. 서교림과 김민솔은 17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안산시 더헤븐CC(파72)에서 열리는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 출전한다. 둘 중 누가 우승해도 박민지가 2021년에 세운 KLPGA투어 시즌 최다 상금 기록 15억 2137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 13억 8176만원의 상금을 벌어들인 서교림이나 13억 7502만원을 쌓은 김민솔은 우승 상금 2억 7000만원을 보태면 사상 최초로 시즌 상금 16억원 돌파라는 신기원을 이룬다. 둘 다 준우승해도 박민지의 기록은 넘어선다. 서교림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시즌 5승 고지에 오르며 개인 타이틀 싹쓸이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 다승,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에서 모두 2위인 김민솔과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어서다. 서교림은 최근 치른 4개 대회에서 우승-우승-5위-5위를 차지할 만큼 경기력이 물이 올랐다. 게다가 대회가 열리는 더헤븐CC는 서교림에게는 ‘약속의 땅’이다. 지난 6월 더헤븐CC에서 열린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스에서 이틀 연속 7타씩을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던 서교림은 더헤븐CC 공략에는 자신감이 차 있다. 서교림은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코스다. 코스의 특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무리하게 공략하기보다는 매 순간 상황에 맞춰 안정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승,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에서 모두 서교림에 이어 2위를 달리는 김민솔은 뒤집기를 노린다. 서교림에 1승 뒤진 3승을 올린 김민솔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르면서 상금 랭킹 1위도 탈환이 가능하다. 대상 포인트에서는 서교림에 역전할 순 없지만 다음 대회에서 뒤집을 수 있을 만큼 간격으로 좁힐 순 있다. 8월 한 달 동안 2차례 준우승과 3위 한 번 등 뛰어난 성적을 냈지만 두 번 준우승이 모두 서교림에 우승을 내준 것이라 분위기 반전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이다연은 대회 2연패와 시즌 2승을 노린다. 2023년에도 우승한 이다연은 8회째를 맞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유일하게 두 번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유난히 해외파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하나금융의 후원을 받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3승에 파리 올림픽 금메달까지 딴 최연소 명예의 전당 회원 리디아 고(뉴질랜드),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LPGA투어에서 11승을 올린 이민지(호주)는 올해도 어김없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PGA투어에서 각 1승씩 따낸 이와이 아키·치지 쌍둥이 자매(일본)도 처음으로 한국 대회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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