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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희 아빠 사망 전날에도…“딸 현수막 만들 돈 없어 걱정이다”

    송혜희 아빠 사망 전날에도…“딸 현수막 만들 돈 없어 걱정이다”

    “딸 찾는 데 평생을 바친 딸바보, 최고의 아빠였다.” ‘실종된 송혜희를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전국에 붙이며 25년간 딸을 찾아다녔던 고(故) 송길용(71)씨를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은 이렇게 기억했다. 송씨는 끝내 딸을 만나지 못하고 교통사고로 지난달 26일 숨졌다. 나주봉 ‘전국 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은 지난달 30일 ‘YTN24’와 인터뷰에서 “(송씨가) 얼마 전에 심장이 병이 생겨서 급성심근경색증 시술을 받고 퇴원했는데, 트럭을 가지고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지난 26일 교통사고로 운명했다”며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씨의 딸 송혜희씨는 1999년 2월 13일 오후 10시 10분 경기 평택의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이후 행방불명됐다. 송씨는 딸이 실종된 직후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설치하고 전국에 있는 아동 보호 시설도 수소문하며 딸을 애타게 찾았다. 나 회장은 “송혜희씨가 실종되고 나서 송씨 부부는 생업을 포기한 채 전국을 누볐다”며 “(송혜희씨) 엄마는 먼저 작고했고 혼자 남은 아버지는 현수막과 전단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폐지와 폐품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송씨는 이렇게 모은 돈으로 딸을 찾는 현수막을 만들어 전국을 돌아다녔다. 나 회장은 송씨가 숨지기 하루 전날까지 ‘딸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송씨가 사망하기 하루 전에 전화가 와서 현수막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걱정하는 이야기를 하셨다”면서 “그리고 연락이 없었는데 유족에게 부고 연락을 받은 현수막 업체 사장님이 내게 송씨의 사고 소식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송씨는 생전 나 회장에게 ‘내가 먼저 죽으면 회장님이 우리 혜희를 꼭 찾아달라’는 부탁도 남겼다고 했다. 나 회장은 “2~3주에 한 번 식사를 하면서 농담처럼 그런 말씀을 자주 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나한테 남기는 유언이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회장은 “송씨는 평소에 즐기던 술, 담배 모두 끊고 ‘혜희를 못 찾으면 못 죽는다’고 (했다). 딸 찾는 데 그야말로 평생을 바친 딸바보, 최고의 아빠라고 부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짝짓기 후 잡아먹는 ‘검은 과부’…순식간에 ‘1억 3천’ 잃었다

    짝짓기 후 잡아먹는 ‘검은 과부’…순식간에 ‘1억 3천’ 잃었다

    “‘검은 과부’를 조심하세요.” ‘검은 과부’는 매력적인 젊은 여성 한 명이나 두 명이 SNS나 나이트클럽 혹은 길거리에서 남성을 유혹한 다음, 피해자의 집에 가서 수면제나 마약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피해자가 잠이 들면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칭하는 단어이다. 이들을 ‘검은 과부’라고 부르는 이유는 ‘검은과부거미’가 짝짓기 후에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대사관은 최근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자국민과 현지를 방문하는 자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검은 과부’ 주의보를 발동했다. 미국대사관은 ‘검은 과부’의 범죄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혹은 데이트앱으로 만난 잘 모르는 사람들과 단독으로 행동하지 말고, 이들이 권하는 음료나 음식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주 ‘검은 과부’ 전과를 가진 40세 여성 바네사 레나인은 당시 공범인 다른 여성과 함께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수면제를 먹은 73세 피해자가 잠에서 깬 뒤 소리치자 술병으로 머리를 때렸다. 피해자는 손과 발이 묶이고 얼굴이 피에 범벅이 된 채 발견돼 현지 사회에 충격을 줬다. 언론은 “국적·나이를 막론하고 미인계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이 수법에 대해 조심하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에는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검은 과부’가 피해자의 돈 10만 달러(약 1억 3000만원)를 공범과 훔친 경우도 있었다. 당시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61세 남성은 틴더(Tinder)라는 데이트앱을 통해 한 여성을 알게 됐고, 사건 당일 저녁에 여성을 집으로 초대했다. 이 여성은 얼굴을 가리는 큰 마스크를 사용했는데, 이미 마스크 사용이 해제된 아르헨티나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이 남성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둘은 아파트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여성이 가지고 온 와인을 마셨는데, 피해 남성은 이때 정신을 잃었고 12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어났다. 심한 두통과 신체 통증을 느끼며 깨어난 이 남성은 엉망이 된 집에서 본인의 휴대전화와 10만 달러 상당의 현금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됐고, 아파트 보안 담당관을 통해 아들에게 연락했다. 피해자의 아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현재 일부 기억상실을 겪고 있으며, 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와인에서 클로나제팜이라는 항경련제와 수면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 외에도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 관광객이 두 명의 20대 초반 ‘검은 과부들’에게 피해를 당해 전자기기는 물론 현금, 신발까지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외국 관광객 또한 ‘검은 과부들’을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숙소로 초대했으며, 이 관광객은 수면제를 탄 와인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검은 과부’의 피해자들은 혼자 사는 중년 이상의 남성들이었는데 근래에는 현지에 단기 여행 온 젊은 남성 관광객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사건이 알려지는 걸 꺼리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101년이 지나도 기억해야 할 간토대학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101년이 지나도 기억해야 할 간토대학살

    일본 간토(관동)대지진으로 수많은 조선인이 유언비어로 학살당한 지 101년이 된 1일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이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어리석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추도식이 도쿄에서 열렸다. 이날 도쿄도 신주쿠구 요쓰야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제101주년 관동대지진 한국인 순난자(국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의롭게 목숨을 바친 사람) 추념식’이 개최됐다. 제10호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재일교포와 일본 정치권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다. 매년 주일본 대한민국민단(민단) 측이 소규모로 추도식을 열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일 한국대사관 및 재외동포청의 후원으로 대규모로 진행됐다.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일본 수도권인 도쿄·가나가와·지바 등에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10만 5000여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조선인 희생자만 독립신문 조사 기준 6661명에 달했다. 2008년 일본 내각부 중앙방재회의가 작성한 보고서는 “대지진 당시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각지에서 결성된 자경단이 일본도와 도끼, 쇠갈고리 등으로 무장한 채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심문하고 폭행을 가해 살해했다”고 밝혔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는 추도사에서 “지난해 관동대지진 발생 100주년을 계기로 그간 잊혀 가던 관동대지진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들이 한일 양국에서 재조명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본 언론, 학계, 정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도 당시 많은 한국인이 무고하게 희생된 사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그대로의 역사와 정직하게 마주해야 한다는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어줬다”고 덧붙였다. 박 대사는 “많은 분께서 지적해주신 것처럼 이와 같은 불행한 참상은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여야 정치인들도 추도식에 참석해 헛소문에 희생된 조선인들을 추도했다. 자민당 소속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나가시마 아키히사 일한의원연맹 안보·외교위원장, 아오야기 요이치로 입헌민주당 국제국장 대리, 고이케 아키라 일본공산당 서기국장, 시오무라 아야카 입헌민주당 일한우호의원연맹 사무국장, 다니노 사쿠타로 전 주중 일본대사 등이 참석해 고인들을 기리며 헌화했다. 특히 자민당에서 전직 총리가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후쿠다 전 총리는 추도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추도식이 있다는 연락을 받아 이번에 처음 오게 됐다”며 “일본 사람들은 아쉽게도 (간토대학살에 대해) 사실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 일은 아픔은 아픔으로써 여기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한일 모두 그걸 제대로 생각하고 협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간토대학살의 진실에 대해 한일 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역사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조사는 필요하다”며 “그것만이 아니라 다른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의원과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각각 근조화환을 추도식에 보냈다. 지난해 100주년 추도식에 직접 참석했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101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을 맡았던 재일교포 2세 음악가 양방언씨의 추모 공연도 이어졌다. ‘더 밸리 오브 어 스완’, ‘세레나데’ 두 곡을 피아노 연주한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간토대지진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그때 희생당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모 공연 후 이어진 헌화에서는 요코하마시 쓰루미구 쓰루미 경찰서의 오오카와 쓰네키치 서장의 유족도 함께했다. 간토대지진 당시 쓰루미 경찰서에서 한국인과 중국인 약 300명을 보호하고 있었는데 당시 오오카와 서장은 이들을 죽이려는 일본인 폭도를 막았던 인물이다. 한창 헌화가 이뤄지던 중 오전 11시 58분 101년 전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그 시간이 되자 참석자들은 헌화를 멈추고 모두 묵념했다.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이 벌어진 건 분명한 역사적 사실임에도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여전히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는 매년 시민단체 등에 의한 추도식이 열리는데 우익 성향의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추도식 실행위원회가 요청한 조선인 희생자에 대한 추도문을 올해로 8년째 거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난 3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조선인 학살 사실 조사 여부와 관련된 질문에 “정부 내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할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30일 사설에서 고이케 지사와 일본 정부에 대해 “잘못된 역사를 왜 외면하는가”라며 “사실을 직시하고 교훈으로 삼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쿄신문은 “요코아미초공원 실행위는 ‘고이케 지사는 자연재해로 죽은 사람과 사람의 손에 목숨을 빼앗긴 사람을 한 데 섞어버리면서 희생자에 대한 존엄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임성재, 355억 돈방석에 15타 차 밀려…투어 챔피언십 3R 공동 10위

    임성재, 355억 돈방석에 15타 차 밀려…투어 챔피언십 3R 공동 10위

    임성재가 2024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억 달러) 셋째 날 선두에 15타 차 공동 10위를 달렸다. 임성재는 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1·7490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11언더파가 된 임성재는 전날에 이어 공동 10위를 유지했다. 우승하면 페덱스컵 챔피언이 되어 보너스 2500만 달러(약 335억원)를 받는다. 페덱스컵 순위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PO 2차전 BMW 챔피언십 결과까지 반영된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차등을 둔 보너스 타수를 안고 대회를 시작한다. 세계 1위이자 페덱스컵 1위인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10언더파, 2위 잰더 쇼플리(미국)는 8언더파로 경기를 시작하는 식이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11위로 3언더파로 경기를 시작해 1라운드 2타,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선 3타씩 줄였다. 최초 7타였던 셰플러와의 간격은 15타로 벌어졌다. 이날 첫 홀(파4)에서 약 4m 버디 퍼트를 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임성재는 5번 홀(파4) 보기를 써냈으나 8번 홀(파3)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전반 한 타를 줄였다. 후반에는 마지막 18번 홀(파5) 3번째 벙커 샷을 홀에 바짝 붙여 버디를 추가하는 등 2타를 줄였다. 가장 많은 보너스 타수를 받고 대회를 시작한 셰플러는 중간 합계 26언더파로 선두를 유지했다. 셰플러는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페덱스컵 1위로 투어 챔피언십을 시작하고도 챔피언을 놓친 아픈 기억을 날려버릴 태세다. 셰플러는 이날 첫 홀 보기를 저질렀으나 16~18번 홀 3연속 등 버디 6개를 뽑아내며 5타를 줄여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에 5타 앞섰다. 한편, 투어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한 안병훈은 2타를 줄여 공동 19위(6언더파)에 자리했다.
  • 김동연, “의료대란 등 모든 문제 해결은 尹 대통령이 바뀌는 것”

    김동연, “의료대란 등 모든 문제 해결은 尹 대통령이 바뀌는 것”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1일 “올 때마다 대통령님을 향한 그리움을, 그리고 그분께서 꿈꾸셨던 나라를 실천에 옮기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올린 글을 통해 “9월 1일, 노무현 대통령님의 79번째 생신을 앞두고 봉하마을을 찾았다. 올해만 세 번째 봉하”라고 글을 시작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오늘은 노무현재단 초청으로 ‘김대중과 노무현,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 특별 대담에 함께했다. 두 분 대통령의 길을 다시금 떠올려본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진보한다’ 말씀하셨던 김대중 대통령님,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고 하셨던 노무현 대통령님. 시곗바늘을 거꾸로 되돌리는 퇴행의 뉴스들만 들려오지만, 두 분의 삶과 말씀처럼 저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의 힘을 믿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지사는 “권양숙 여사님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여사님께서 주신 큰 선물 감사하다. 마음 깊이 기억하겠다”며 “봉하음악회를 가득 메운 노란 물결이 유독 마음에 남는 밤”이라고 마무리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재단 주최로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과 가진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이라는 주제의 특별 대담에서 “윤석열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국민의 불만과 분노 지수가 점점 올라가고, 어느 수준에서 임계점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대란이라든지 외교와 남북문제, 산업정책, 인사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인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지 않으면 해결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실제로 저희는 일부 분야에 있어서 지금 윤석열 정부를 망명 정부라고 생각한다. 기후위기 대응에 중앙정부는 퇴행적으로 하고 있다. 경기도가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건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이야기다. 중앙정부는 재정정책을 긴축재정으로 해서 어려운 경제 위기에 민생을 돌보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가장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쓰고 있다. 역주행하는 정부에 경기도는 정주행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 중앙정부도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의료 대란’과 관련해서는 하루 전날 아주대병원을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굉장히 심각하다. 응급실에 의사가 계속해서 그만두고 있어 다음 주부터 1주일에 한 번은 응급실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다”라며 “가서 상황을 보니까 아주 심각하더라. 앞으로 다가올 추석 때가 되면 환자가 평소보다 두 배나 늘어난다고 하는데, 지역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필요한 조치를 하고 다행히 1주일에 한 번 문 닫는 걸 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 의료대란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다. 더 실망스러운 건 며칠 전 대통령이 브리핑하는데 현실에 대해서 다른 세상 사람 같이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놀라기도 하고 너무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라며 “국민은 신음하고 있고 응급실 앞에서 치료를 못 받거나 돌아가시고 있는데 저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달나라 대통령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그 임계점을 넘어가면 대한민국 헌정사에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경고하는 것”이라며 “의료 대란뿐이겠느냐. 여러 가지 면에서 그렇다. 병원은 문은 닫고 의사는 옷을 벗고 나가는 사람이 속출해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다면 국민께서 그동안 쌓아온 분노에 불을 붙이는, 임계점을 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나는 마지막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었다”고 한 말을 떠올린 김 지사는 “역사를 믿었다는 말은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확신이고, 대한민국은 잘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우리 국민의 잠재력과 능력, 그것이 합쳐졌을 때 나오는 것이 세계 1등이다. 우리 국민은 산업화를 넘어서 민주화를 이루었고, 만약에 (윤석열 대통령처럼) 이런 식으로 해서 임계점을 넘는 그런 일이 있다면 우리가 잘 아는 말처럼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어떤 식으로 나올 수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임계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한 경고를 그렇게 정부에 한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잘 돌아간다고 믿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김 지사는 “답답하다. 사실 병원에 안 가 본다고 모르느냐. 주변에 아픈 분들이 없느냐. 언론에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대통령이 계획이 짜여진 데 말고 불시에 가보시면 좋겠다. 물론 가본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들이 어디 병원뿐이냐. 시장 가서 사진 찍고 그럴 것이 아니고 지금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에서 얼마나 고통받고 있느냐. 산업 현장에 가보면 단박에 알 수 있는 일들을, 현실을 부인하거나 모르거나 한다면 국가 지도자감이 아니다. 제대로 된 현실을 인식하고 대책이 나와야 되는데 대책도 그렇고 현실 인식조차 안 되기 때문에 절망스러운 상황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 지사는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있다. 독립기념관 문제도 있고. 이런 문제의 첫걸음은 (결정권을 가진)대통령이 바뀌는 것이다”라며 “대통령 자체가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문제가 관련해서는 “그건 절망적인 것 같다”라며 “인사를 보면서 구제불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기가 막혀서 말을 못 할 정도인데, 바꿔야 한다. 국가관과 역사관 자체를 송두리째 부정 내지는 부인하고 있다. 광복이 연합군의 전쟁 승리로 이겼다고 이야기하면서 순국선열들을 완전히 폄훼하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임명된 인사들을 보면 대통령의 사고방식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처럼 살고 있는 것 같고, 또 어떻게 보면 확신범들의 오기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라며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인식, 사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라며 “지금 이 문제는 대통령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저는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련해, 김 지사는 “지금의 윤석열 정권을 종식시키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민주당이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명제이고, 또 한편 이렇게 돌이켜보면 윤석열 정부가 이렇게 무도하고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데 민주당에 대한 지지권도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도 한번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라며 “정권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짧게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중도층 확장이 필요하겠다. 중도층 확장을 위해서는 유능한 진보, 경제에서 유능한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경제 해결사가 필요하고, 민주당이 지금의 경제 문제 해결할 수 있고 민생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음 대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김 지사는 “정권 교체를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한다. 이렇게 무도한 정권을 우리가 지속하게 해서야 되겠느냐. 정권 교체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우리 민주 정권, 진보 정권이 제대로 된 나라를 위한 거라면 헌신적으로 제 몸을 던져서 하겠다”라고 대답했다. 김 지사는 특별 대담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목표를 분명히 잡고 길게 가자’, 사람사는 세상의 꿈 더 크게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올림픽 스타 사격 김예지, 파격적인 화보 사진 공개됐다

    올림픽 스타 사격 김예지, 파격적인 화보 사진 공개됐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사격 은메달을 받은 김예지(임실군청) 선수가 세계적인 명품 루이비통의 화보 모델로 매력을 발산했다. 패션 매거진 더블유(W) 코리아는 지난달 31일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예지의 첫 화보를 단독으로 공개했다. 화보에서 김예진은 루이비통의 여러 의상을 입고 사격 자세를 취하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더블유가 처음 김예지 선수에게 전화했던 날, 그는 “‘왜 나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다른 금메달리스트도 있는데 왜 나일까? 일론 머스크는 왜 날 언급했을까?’ 지금도 궁금하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총을 쏴 왔고 늘 똑같은데 말이다”고 했다. 김예지는 “대중이 올림픽 스타들을 기억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더라. 그래서 제가 매체에 많이 나올수록 사격을 떠올리실 것 같았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총 잘 쏘는 김예지’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김예지는 지난 7월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전 세계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렸으며, 미국 방송 NBC가 선정한 2024 파리 올림픽의 10대 주목받는 스타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 세월 흘러도 오빠는 여전히 오빠…그때 그 시절 추억의 ‘어떤가요’

    세월 흘러도 오빠는 여전히 오빠…그때 그 시절 추억의 ‘어떤가요’

    “R.ef는 R만 왔는데 저희는 노이즈에서 노이까지는 왔어요.” 노이즈의 리더 홍종구의 재치 있는 입담에 객석에서는 웃음이 빵 터졌다. 노이즈는 홍종구와 한상일이 함께 왔으니 노이까지 왔고 R.ef는 이성욱만 혼자 왔으니 R만 왔다는 멘트였다. 그 시절 가요계를 주름잡던 이들의 세월은 한참이나 흘렀지만 그만큼 재치 있는 입담을 얻으면서 매력은 예전보다 더 깊어졌다. 세월이 흘러도 오빠는 여전히 오빠였다. 마포문화재단이 추억의 가수들을 무대 위로 소환하는 ‘어떤가요’가 30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렸다. 이번이 10번째 행사로 이날 공연에서는 R.ef의 이성욱, 노이즈의 홍종구와 한상일, 현진영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가장 먼저 이성욱이 등장했다. 1995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단번에 한국 가요계의 정상에 우뚝 선 R.ef의 노래가 그 시절을 지나온 관객들의 추억을 소환했다. 이성욱은 1집 수록곡이자 데뷔곡인 ‘고요속의 외침’과 같은 1집 수록곡인 ‘상심’, 그의 랩으로 유명한 2집의 ‘찬란한 사랑’을 불렀다. 이성욱은 ‘이별공식’으로 1집 대박을 터뜨린 후 ‘상심’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컴백홈’을 이겼다는 추억을 꺼내는 등 관객들과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났다. 팬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처지인지라 이성욱은 팬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무리하지 말라고 농담을 건네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별공식’, ‘네버 엔딩 스토리’, ‘마음속을 걸어가’를 연달아 부른 그는 2년 전 발표한 싱글 ‘시간은 추억을 부른다’도 부르며 R.ef 메인보컬의 노래 실력을 뽐냈다. 다음 나올 차례인 노이즈보다 R.ef가 더 잘나갔다는 자랑과 함께 그가 무대를 떠나자 곧이어 노이즈가 등장했다. 노이즈는 ‘너에게 원한 건’, ‘착각’, ‘이젠’, ‘성형미인’, ‘체념’, ‘어제와 다른 오늘’을 연달아 불렀다. 노이즈 역시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과시하며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노이즈는 이성욱의 말을 반박하며 가요톱10에서 5주 연속 1위 하면 주는 골든컵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자랑하는 등 역시나 관객들의 웃음보을 빵빵 터뜨렸다. 노이즈의 노래 중간 깜짝 손님이 등장해 객석을 놀래키기도 했다. 주인공은 바로 클론의 강원래.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그는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이라고 말하며 클론의 히트곡 ‘쿵따리샤바라’의 운을 띄웠고 구준엽과 자신의 인형 탈을 쓴 백댄서들과 함께 ‘쿵따리샤바라’를 불렀다. 이어 그는 ‘월드컵 송’을 부르며 객석을 순식간에 거리 응원 현장으로 만들었다. 노이즈는 ‘NOISE’라고 적힌 모자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 뒤 마지막 앙코르로 ‘상상 속의 너’를 부르며 무대를 떠났다. 홍종구는 직접 무대에 내려왔다가 다시 힘겹게 올라가는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웃음을 안겼고 이들의 무대가 끝난 이후 현진영이 등장했다. 현진영은 ‘소리쳐봐’, ‘현진영Go 진영Go’, ‘두근두근 쿵쿵’을 연달아 불렀다. 현진영은 지금 나이에 ‘현진영Go 진영Go’를 하기 민망하다고 말하거나 ‘두근두근 쿵쿵’을 부를 당시 마약 때문에 구속됐던 흑역사를 언급하는 등 솔직한 입담으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가수였지만 동시에 엄청난 노래 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편지’와 ‘바람기억’으로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KBS ‘살림하는 남자들’에 출연했던 그는 방송에서 볼 수 없던 아내와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동년배 남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웃음을 위해 아내를 흉보는 듯하면서도 “지금의 제3의 전성기다. 제2의 전성기는 아내와 결혼했을 때”라고 말하며 아내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1990년대 청소년들의 의상을 바꾼 전설적인 노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부르자 객석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현진영은 12월에 있을 재즈 콘서트를 홍보한 뒤 앙코르로 ‘슬픈 마네킹’을 부르며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슬픈 마네킹’은 우리나라 ‘뉴 잭 스윙’(미국 흑인 음악의 한 종류)를 연 곡으로서 요즘 뉴진스의 노래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의미가 있는 곡이다. 현진영은 “요즘 애들이 제 춤에 뉴진스의 노래를 입힌 영상이 유튜브에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소개하며 자랑하기도 했다. 지금은 푸근한 이웃집 삼촌 같은 이미지지만 노래할 때만큼은 그 시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모습 그대로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현진영 덕에 관객들은 제대로 추억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 ‘짧은 잠자리’ 훈련하는 日…“매일 30분, 업무 효율 향상”

    ‘짧은 잠자리’ 훈련하는 日…“매일 30분, 업무 효율 향상”

    “업무에 지속적인 집중이 필요한 사람들은 긴 수면보다 고품질 수면에서 더 많은 이점을 얻는다.” 일본의 한 기업가가 ‘짧은 잠자리 훈련 협회’를 설립, 수면시간을 줄이는 이점에 대해 알리고 있어 화제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효고현 출신 40세 다이스케 호리는 최소한의 수면으로 뇌와 신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훈련했으며 결코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호리는 매일 활동 시간을 늘리기 위해 12년 전부터 수면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는 “식사 1시간 전에 운동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 졸음을 막을 수 있다”라며 하루에 수면 시간을 30~45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2016년 ‘짧은 잠자리 훈련 협회’를 설립하고 21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짧은 잠을 자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TV는 3일 동안 그를 집중 관찰하는 리얼리티쇼를 진행했는데 실제로 호리는 단 26분만 자고 일어나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했다. 아침식사를 한 그는 직장으로 가기 전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 호리에게 짧은 수면법을 배웠다는 한 사람은 “훈련을 통해 수면 시간을 8시간에서 90분으로 줄이고 4년 동안 유지하고 있다”라며 “피부와 정신 건강도 좋은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짧은 수면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화중과학기술대학 셰허 선전 병원의 신경과 의사 궈 페이는 “성인은 매일 7~9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수면은 신체와 뇌가 회복하는 데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기억력 감퇴, 면역력 약화, 심혈관 질혼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근무 때 자고 순찰 안 돌고…하동 순찰차 뒷좌석 사망 이면에 ‘근무태만’ 있었다

    근무 때 자고 순찰 안 돌고…하동 순찰차 뒷좌석 사망 이면에 ‘근무태만’ 있었다

    지적장애가 있는 40대 여성이 경남 하동 진교파출소 순찰차 뒷좌석에 갇혀 숨지는 사건 이면에 경찰의 ‘근무 태만’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직·순찰 근무를 제대로 서지 않고 순찰차 점검·교대마저 부실하게 하면서 ‘목숨을 살릴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30일 경남경찰청 설명을 종합하면, 숨진 여성 A씨는 지난 16일 오전 2시 12분 진교파출소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순찰차 뒷좌석에 들어가기 전 파출소 현관 쪽에 왔다. 애초 그는 15일 오후 10시 10분쯤 집에서 나와 16일 오전 2시 11분쯤 진교파출초에 도착했는데, 1분 뒤 순찰차를 타기 전 파출소 현관 쪽으로 가 출입문을 세 차례가량 흔들었다. 이 시간 파출소에는 총 4명(상황근무 2명·대기근무 2명)이 있었다. 규정대로라면 상황근무인 2명은 이날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 파출소 1층에서 근무를 섰어야 했다. 그럼에도 당시 상황근무자들은 대기근무자인 다른 1명과 함께 2층 숙직실에서 취침 등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른 대기근무자 1명이 1층에 있었으나, 그 역시도 회의실에서 휴식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파출소 현관 쪽으로 왔을 때나 문을 잡고 흔들었을 때 ‘정상 근무’ 중인 직원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파출소 불은 켜져 있었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결국 A씨는 순찰차 쪽으로 갔고, 문이 열린 순찰차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다만 경남경찰청 측은 당시 파출소 출입문을 잠갔는지 등은 직원들 기억이 뚜렷하지 않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이후에도 그를 살릴 기회는 있었다.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가고 나서 숨진 채 발견된 17일 오후 2시까지 진교파출소 직원들은 해당 순찰차로 총 7회·8시간에 걸쳐 ‘순찰’을 해야 했지만 이를 한 번도 이행하지 않았다. A씨 사망 추정 시간인 16일 오후 2시 전만 보더라도 같은 날 오전 6시~7시, 오전 11시~오후 12시, 오후 2시~3시 순찰차를 운행하도록 규정돼 있었으나 지키지 않았다. 지정된 순찰 근무를 아무도 이행하지 않았지만, 파출소장을 비롯해 직원 누구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근무 교대 때 A씨를 발견할 수도 있었다. 규정대로라면 총 16명이 3·4명씩 조를 이뤄 2교대로 근무하는 진교파출소에서는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가고 난 뒤인 16일 오전 8시 30분 근무 교대 때 순찰차 주행 기록과 청결 상태 등을 살펴야 한다. 꼼꼼히 살폈더라면 순찰차 뒷좌석에 있는 A씨를 발견할 수 있었겠지만, 당시 근무 교대는 운전석 문을 열어 주행거리만 확인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16일 오후 8시, 17일 오전 8시 30분 교대근무도 마찬가지였다. 부실하고 형식적인 교대 탓에 A씨를 볼 수 없었고, 결국 그는 17일 오후 2시 9분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고체온증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고려된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경남경찰청은 하동 경찰서장과 범죄예방과장·계장, 진교파출소 직원 13명 등 총 16명을 인사 조처했다. 경찰은 추후 잘못에 대한 징계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김남희 경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당시 파출소 경찰관들이 기본근무를 규정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과오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피해자가 (파출소에) 방문한 16일 오전 2시쯤 파출소 내 상황 근무를 태만하게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 경찰에 대한 인식 전환 교육과 근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며 “반복 실종을 막고자 지자체와 협조해 배회감지기 등 보급을 확대하고 지문 사전등록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감찰을 별도로 계속 진행 중이다.
  • “男과 똑같이 통과” 머리도 1㎝로 싹둑…첫 여군 심해잠수사 탄생

    “男과 똑같이 통과” 머리도 1㎝로 싹둑…첫 여군 심해잠수사 탄생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여군 심해잠수사가’ 탄생했다. 해군은 30일 경남 진해 해난구조전대(SSU) 해난구조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모두 64명의 교육생(장교 9, 부사관 24, 병 31명)이 수료하고 심해잠수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위 진급이 예정된 문희우(27) 해군 중위는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 휘장을 거머쥐었다. 이들 신입 심해잠수사는 12주간의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통해 해난구조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강인한 체력과 구조기술을 습득했다. 매일 약 7시간의 수영훈련과 주 차별 4~9㎞ 달리기를 시작으로 7주차부터는 매일 10㎞ 달리기, 해상 3해리(약 5.5㎞) 맨몸수영, 4해리(약 7.4㎞) 핀·마스크 수영, 130ft(약 39m) 잠수훈련 등으로 강도가 높아진다. 기본과정을 수료한 심해잠수사 중 장교와 부사관은 14주간 추가 교육을 통해 표면공급잠수(SSDS) 체계를 이용해 최대 91m까지 잠수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문 중위는 대학에서 체육학과 해양학을 전공하고 학사사관후보생 132기로 입대해 2022년 6월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호위함 대구함에서 항해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4월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지원했다. 문 중위는 심해잠수사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 시절부터 스쿠버다이빙과 인명구조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물과 친숙했고, 물에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실제 심해잠수사 과정에 지원하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했지만 문 중위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군인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지원서를 썼다.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여군은 단발머리로도 입교할 수 있다. 그러나 문 중위는 머리가 길면 수영 등 훈련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입교 전날 약 1㎝만 남기고 잘랐다. 그는 “교육과정 내내 머리 자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해서 계속 유지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군과 같은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친 뒤 기본과정에 입교했다. 입교 후에는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문 중위는 “장거리 바다 수영 도중 먹은 초코빵, 에너지바, 사탕이 기억난다”며 “바다에 떠서 바닷물과 달콤한 간식이 함께 입에 들어갈 때 ‘단짠단짠’의 느낌은 고급 디저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맛이었다”고 회상했다. SSU에 지원하기로 결심한 이후부터 약 1년간 체력 단련에 부단히 힘썼지만, 구조자 자신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인명구조 훈련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문 중위는 “인명구조 훈련은 뜀걸음, 체조, 수영, 중량물 착용 입영 등으로 체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시작된다”며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고 물도 많이 먹었다. 물속에서 눈앞이 노래지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훈련 후 신체 회복 속도가 더뎠던 것 같고 체력 훈련을 따라가는 데 애를 먹었지만,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남군과 같은 기준을 통과해 ‘여군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문 중위는 “나는 첫 여군 심해잠수사이자 새로운 도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일한 여군 심해잠수사일 것”이라며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 구호플러스, 가을 시즌 컬렉션 출시… 클래식에 ‘위트’ 더하다

    구호플러스, 가을 시즌 컬렉션 출시… 클래식에 ‘위트’ 더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하이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구호플러스(kuho plus)가 클래식에 위트를 더한 2024년 가을 시즌 컬렉션을 출시했다. 구호플러스는 이번 시즌 테마를 ‘마인드 컬렉터(Mind collector): 수집 미학’으로 정했다. 구호플러스 관계자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각자의 취향이 수집된 옷장에서 꺼낸 듯한 클래식 아이템에 레이어드, 재조합 등 트렌디한 변주를 가미해 브랜드만의 독특한 감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셔츠에 두 개의 니트와 재킷을 겹쳐 입는 더블 레이어링(Double layering)을 활용한 프레피룩을 비롯, 레더 패치(Leather patch) 등 포인트가 더해진 위트 있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애쉬그레이, 브라운 등 고급스러운 색상의 아우터에 프릴 디테일이 반영된 브이넥 블라우스, 미니스커트 등을 조합해 시크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룩을 완성했다. 또한 포멀룩부터 캐주얼룩까지 다양한 착장에 활용할 수 있는 아우터를 새롭게 출시했다. 시그니처 세미오버핏 재킷은 이번 시즌 블랙·카키, 잔잔한 체크 패턴이 더해진 애쉬그레이·베이지 색상으로 구성했다. 목과 포켓 부분에 배색 트리밍을 더한 쇼트재킷, 래글런 소매 라인과 코듀로이 소재의 칼라(Collar)가 매력적인 미디재킷, 미니멀한 무드에 탈착 가능한 레더 칼라로 포인트를 준 숏 트렌치코트 등이 대표 상품이다. 또 단독 착용은 물론 다양한 이너와 레이어드하기 좋은 아이템도 내놨다. 앞면 양쪽에 주름 디테일과 시그니처 자수가 돋보이는 플리츠 크롭 셔츠, 고급스러운 광택과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인 울 니트 카디건·풀오버, 시어한 소재의 롱 슬리브와 탄탄한 립 조직 슬리브리스가 레이어드된 저지 티셔츠 등이다.
  • 시민 구한 서울시 공무원 “필사적으로 CPR 했어요”

    시민 구한 서울시 공무원 “필사적으로 CPR 했어요”

    구일역서 쓰러진 시민 생명 살려“몸이 기억할 정도로 연습한 덕분” ‘구일역/인천방향 3-4/남자 쓰러짐/의식무 호흡??/심폐소생술(CPR)로 호흡 돌아왔다 함.’ 평소 서울시 재난안전실 재난상황관리과에서 119에 접수된 신고를 모니터링하는 일을 하는 최한석(35) 주무관은 지난 23일 이런 신고의 ‘주인공’이 됐다. 퇴근길 쓰러진 시민에게 CPR을 실시해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기 전에 의식을 차리게 해서다. 29일 서울시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만난 최 주무관은 회식을 마친 뒤 재난안전실 동료 정익종(35) 주무관과 1호선을 타고 부천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구일역에서 출입문이 열렸는데 ‘쿵’ 소리가 나고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서 가 봤다.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얼굴을 바닥에 대고 쓰러져 있더라”면서 “정 주무관과 함께 남성을 바로 눕힌 뒤 호흡을 확인했더니 숨을 안 쉬고 있었고 목에 손을 대 보니 맥박도 안 느껴져 흉부 압박을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이 CPR을 하는 동안 정 주무관은 119에 신고를 했다. 최 주무관은 “사실 정신을 차려 보니 내가 CPR을 하고 있었고, 그제서야 ‘이분이 끝내 잘못되면 이 일이 평생 아픔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 주무관은 “필사적으로 CPR을 하는데 갑자기 남성의 옷이 젖을 정도로 몸에서 땀이 쫙 나더니 곧 의식이 돌아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 주무관은 “CPR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다만 지난 6월 재난안전실장 지시에 따라 이수한 응급처치 교육에서 몸이 기억할 정도로 충분히 연습한 덕분에 시민을 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 인간의 삶이 콘텐츠가 된 세상서 빚어낸 욕망의 끝, 야성을 길어 올리다

    인간의 삶이 콘텐츠가 된 세상서 빚어낸 욕망의 끝, 야성을 길어 올리다

    정유정(58) 작가가 돌아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삶이 콘텐츠가 되는 세상. 유발 하라리가 언급한, 진화 다음 단계 인간 ‘호모데우스’의 세상을 빚어낸 장편소설 ‘영원한 천국’을 통해서다. ●욕망 3부작의 두 번째 작품 악의 3부작이라고 불리는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에서 인간의 악과 대면했던 작가는 이제 인간의 욕망에 천착한다. 이번 소설은 이른바 욕망 3부작이라고 부르게 될 시리즈의 두 번째다. 욕망 3부작의 첫 책인 전작 ‘완전한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나의 행복이 부딪치는 순간 발생하는 잡음에 주목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욕망의 끝, 견디고 맞서고 끝내 이겨 내고자 하는 인간의 마지막 욕망, 야성을 그려 낸다. ‘정유정 스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압도적인 서사, 살아 있는 듯한 묘사, 치밀하고 정교하게 엮인 플롯은 여전하다. 작가가 만들어 낸 매력적인 세계는 독자를 단숨에 소설로 빠져들게 한다. 그 세계의 한 축에 삼애원이 있다. 삼애원은 서해의 제일 끄트머리에 있는 예인곶, 알코올 중독자 전력이 있는 노숙자들의 재활원이다. 유빙으로 둘러싸인 그 공간에서는 부서지는 쿵쿵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린다. 그곳에서는 ‘롤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유심을 찾으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도망치려는 자와 기다리는 자가 모여 ‘복마전’을 이룬다. 정 작가는 은행나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소설을 위해 일본 홋카이도 아바시리와 이집트 바하리아사막을 직접 오갔다”고 밝혔다. 거대한 유빙에 포위된 어둠의 바다와 메마른 대지의 한복판, 극한의 환경은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한 번씩 부딪칠 때마다 산산이 부서진 유빙 가루가 물보라처럼 솟구쳐 올랐다. 올려온 유빙들은 직소 퍼즐을 맞추듯 해안가 전역에 얼음 벌판을 형성하고 있었다. 영구 동토의 세계를 내려다보고 있는 기분이었다.”(116쪽) ●서사· 묘사·플롯… 역시 정유정 정 작가는 “유빙이 부서지는 소리는 자아가 분열되는 것을 상징한다”며 “외부에서 느닷없이 뭔가가 휘몰아쳐 들어와서 인생을 파괴할 때 그런 힘을 연상시키는 것이 유빙의 충돌 소리”라고 말했다. 롤라의 세계는 소설의 또 다른 한 축이다. ‘거대 네트워크이자 빅데이터이며 통합플랫폼’인 롤라에서는 게임과 커뮤니티와 영상 혹은 방송 채널이 무한대로 생성되고 소비된다. 가상의 세계도 있다. 가상세계는 또다시 ‘롤라 극장’과 ‘드림시어터’ 두 갈래로 나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주인공 시점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드림시어터는 개인 극장으로 의뢰인이 살았던 실제 삶을 토대로 미래가 설계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작가는 드림시어터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다. 인간은 영원 속에서도 유희를 찾는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나를 마주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 경주는 과거 삼애원 동료였던 제이의 연인이자 지금은 드림시어터를 설계하는 디자이너 해상에게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드림시어터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한다. 경주의 삶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이어 의료사고로 직장을 잃고 동생은 노숙자촌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이런 경주가 드림시어터를 설계하고자 하는 욕망은 의미심장하다. ●인간 최후의 욕망, 야성! 경주는 “과학은 후진이 불가능해. 그저 도착하기로 예정된 곳에 도착한 것 뿐이야”(320쪽)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하는 인물이며, “가슴에 칼이 박히는 찰나에 기어코 상대의 눈에 젓가락을 찔러 넣는”(523쪽) 인물이다. 작가는 그런 경주에게서 다름 아닌 ‘야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 최후의 욕망이라고 쓴다. “견디고 맞서고 끝내 이겨 내려는 욕망이었다. 나는 이 욕망에 야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어쩌면 신이 인간 본성에 부여한 특별한 성질일지도 몰랐다. 스스로 봉인을 풀고 깨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자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어떠한 운명의 설계로도 변질시킬 수 없는 항구적 기질이라는 점에서.”(519쪽)
  • 배꼽시계 비밀이 미분이었어?… 수포자였던 나, 수학이 재밌네

    배꼽시계 비밀이 미분이었어?… 수포자였던 나, 수학이 재밌네

    백신 효과 높이기·잠 잘자는 법 등김재경 교수가 경험과 엮어 해설미적분 수식 몰라도 머리에 쏙쏙읽다 보면 어느새 수학 매력에 푹 기자가 수십년 전 전공을 화학 계열로 선택했던 것은 순전히 ‘수학을 안 해도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고등학교 화학 수업을 기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과 오리엔테이션에서 필수 전공에 ‘공업 수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헛꿈인 것을 깨달았다.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배우면서 ‘수학의 쓸모없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다. 미적분과 거기서 파생된 미분방정식으로 배꼽시계라고 부르는 생체리듬의 원리, 불면의 밤을 줄일 수 있는 수면 패턴 찾기, 백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접종 시간 등 수학의 쓸모를 차분히 설명한다.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친 이승복처럼 ‘수학이 싫어요’를 목놓아 외쳤던 사람이라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내가 수학을 좋아했었나’라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다. 이런 마법을 부린 저자는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그룹 CI(Chief Investigator·그룹장)인 김재경(42) 박사다. 김 교수의 연구 분야는 요즘 ‘잘나가는’ 수리생물학이다. 의학과 생명과학 분야에 수학을 접목하는 수리생물학에서의 핵심 도구는 그렇게도 학생들을 괴롭혔던 미적분이다. 김 교수는 “미적분은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라며 “우리가 사칙연산에서 방정식, 함수, 도형 등을 배우는 것은 모두 미적분을 위한 빌드업”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미적분은 정말 중요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저자의 경험을 들려주며 독자 스스로 깨닫게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면 연구 사례다. 지하철에서 선 채로 잠들 정도로 수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김 교수는 수면 연구를 하던 중 수면다원검사 결과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실제로 김 교수처럼 국내 성인 절반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 같은 수면 장애를 겪는다. 보통 수면 장애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에 김 교수는 수면 의학자들과 공동 연구해 간단한 질문 9개만으로 수면다원검사 결과만큼 정확하게 수면 장애를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인터넷에 무료 공개했다. 이 수면 장애 측정 프로그램도 미적분과 미분방정식을 바탕으로 한다. 예전에 저자가 하는 강의를 들었는데 ‘수학을 저렇게 쉽게 설명한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 전공이 수학교육학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비결을 물어보니 김 교수가 “원래 가르치는 데 좀 소질이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강의만큼 쉽고 재미있게 씌어져 있다. 물론 학창 시절 트라우마를 부르는 미적분 수식이 군데군데 있긴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수식을 무시하고 읽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 말이다. 주의할 점 하나. 책을 다 읽고 나면 집안 어느 구석엔가 먼지 쌓인 ‘수학의 정석’을 찾아내 반드시 미적분을 공부하고 말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한 할아버지 삶에도 역사가 있었다

    한 할아버지 삶에도 역사가 있었다

    허홍무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충남 아산 영인면에 있는 천석꾼 집안 장손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조부가 황금광 열풍을 타고 금광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허홍무의 아버지는 1943년 가족을 데리고 부평으로 가 미쓰비시 군수품 공장에 취직해 일하다 해방 후 아산으로 돌아온다. 소농가로 전락한 집안 형편과 해방 정국의 혼란 속에서 허홍무는 중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한 채 서당을 다녀야 했고 6·25전쟁 시기엔 북한 인민군 점령 치하에서 부자가 함께 반동분자로 몰려 3개월간 숨죽여 지내기도 했다. 1954년 19세 허홍무는 운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지만 곧 군대에 징집되고 46개월 뒤인 1958년 제대한다. 그리고 이듬해 아버지가 정한 결혼 상대인 이채금과 혼인한다. 허홍무는 이 책을 쓴 이동해의 외할아버지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학부 2학년 때인 2016년 이름 모를 누군가의 경험이나 기억도 역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미시사와 구술사에 흥미를 느껴 할아버지의 구술을 채록했다. 하지만 그저 개인의 역사 기록으로 그치고 싶지 않았다. 구술이 지닌 기억의 왜곡과 신빙성 등 한계를 극복해 평범한 한 인물의 삶이 거대한 역사의 줄기와 어떻게 맞닿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할아버지가 얘기한 사건과 경험 이면에 어떤 시대적 배경이 있었는지 맥락을 찾고, 기억의 정확성에 대한 검증에 나서며, 구술 내용 중 불분명한 부분을 특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호적부’, ‘토지대장’, ‘학교생활기록부’, ‘병적 증명서’ 등 공문서를 열람하고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자료통합플랫폼’ 등을 통해 각종 사료 등을 치밀하게 조사했다. 탄생부터 결혼까지 허홍무 개인의 역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일제강점기, 해방 공간, 6·25전쟁, 전후 시기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 안에서 보다 생생하게 복원됐다. 큰 그물이 놓친 근현대사의 세밀한 현장 이야기가 읽는 맛을 더한다. 아울러 격동의 세월을 살아 낸 앞선 세대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흥미로운 역사서다.
  • ‘KBS 명퇴’ 황정민 아나, 눈물의 고별방송 “고맙고 행복했다”

    ‘KBS 명퇴’ 황정민 아나, 눈물의 고별방송 “고맙고 행복했다”

    황정민 아나운서가 ‘황정민의 뮤직쇼’ 마지막 생방송에서 눈물을 보였다. 29일 오후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에서는 황정민 아나운서가 프로그램 폐지와 퇴사를 앞두고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하는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이날 황 아나운서는 오프닝을 열면서 “가끔 제 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손이 참 짧다’, ‘너무 안 예쁘다’, ‘반지 껴도 안 어울리겠다’, ‘일복이 많게 생겼다’였다”라며 “실제로 일도 많았고 열심히 했다. 근데 저한테 일복만 있는 건 아니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저를 이 시간까지 올 수 있게 이끌어준 건 일을 통해서 만난 정말 좋은 사람들, 인복이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황 아나운서는 “오늘 마지막 생방송에 어떤 멋진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딱 이 마음이더라. 매일 수많은 청취자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라며 “황족(청취자 애칭)들이 저에게 가장 큰 복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방송을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이 저를 즐겁고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내 목소리 예쁜데 울면 안 되는데 처음부터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말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황 아나운서는 최근 KBS가 적자로 인한 경영 악화와 수신료 분리 징수 이후의 경영난에 대한 대책으로 진행한 제2차 특별명예퇴직 및 희망퇴직을 신청하며 오는 31일부로 KBS를 떠나게 됐다. 그의 퇴사로 ‘황정민의 뮤직쇼’는 9월 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한편 황정민 아나운서는 지난 1993년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31년간 KBS 아나운서실을 지켜왔다. KBS에서 다수의 뉴스에서 앵커를 맡으며 시청자들을 만났고 ‘도전 지구탐험대’, ‘FM대행진’, ‘VJ 특공대’ 등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 “정신 차려보니 내가 CPR 하고 있더라”… 시민 구한 서울시 공무원

    “정신 차려보니 내가 CPR 하고 있더라”… 시민 구한 서울시 공무원

    ‘구일역/인천방향 3-4/남자 쓰러짐/의식무 호흡??/심폐소생술(CPR)로 호흡 돌아왔다 함.’ 평소 서울시 재난안전실 재난상황관리과에서 119에 접수된 신고를 모니터링하는 일을 하는 최한석(35) 주무관은 지난 23일 이런 신고의 ‘주인공’이 됐다. 퇴근길 쓰러진 시민에게 CPR을 실시해,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기 전에 의식을 차리게 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시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만난 최 주무관은 사고 당시 회식을 마친 뒤 재난안전실 동료 정익종(35) 주무관과 1호선을 타고 부천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는 “구일역에서 출입문이 열렸는데 ‘쿵’소리가 나고, 사람들 비명 소리가 들려서 가 봤다”며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얼굴을 바닥에 대고 쓰러져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정 주무관과 함께 남성을 바로 눕힌 뒤 호흡을 확인했더니 숨을 안 쉬고 있었고, 목에 손을 대 보니 맥박도 안 느껴져 흉부 압박을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이 CPR을 실시하는 동안 정 주무관은 119에 신고를 했다. 최 주무관은 “사실 정신을 차려 보니 내가 CPR을 하고 있었고, 그제서야 ‘이 분이 끝내 잘못되면 이 일이 평생 아픔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가 필사적으로 CPR을 한 지 약 1분이 지나자, 남성은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이며 의식을 되찾았다. 최 주무관은 “CPR을 하는데 갑자기 남성의 옷이 젖을 정도로 몸에서 땀이 쫙 나더니 곧 의식이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최 주무관이 신속하게 CPR를 실시한 덕에 시민은 깨어난 채 병원으로 후송됐다. 최 주무관은 “CPR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다만 지난 6월 응급처치 교육을 받으며 몸이 기억할 정도로 충분히 연습할 수 있었던 덕분에 시민을 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성보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직원들에게 순번을 정해 동작구에 있는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재난체험교육과 응급처치교육을 모두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일 상반기 교육이 끝났고, 다음 달 3일부터 전입직원 67명이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 “2025년 산청으로” 산청 방문의 해 BI 선정·공개

    “2025년 산청으로” 산청 방문의 해 BI 선정·공개

    경남 산청군이 ‘2025 산청 방문의 해’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군은 29일 산청 방문의 해 BI(브랜드 정체성)를 선정하고 공개했다. 앞서 산청군은 ‘산청, 당신의 힐링이 시작되는 곳’으로 2025 산청 방문의 해 관광슬로건을 선정했다. 이번에 공개한 BI는 사람 옆모습을 형상화하고 지리산 능선을 담았다. 천왕봉 표지석을 비롯해 천왕봉까지 최단 거리 등산코스도 표현했다. 사람 옆모습 중 이마 부분은 시원한 계곡과 하트 모양으로 표현해 산청을 향한 애정을 형상화했다. 또 4색 그라데이션의 BI 색상에는 산청의 아름다운 4계절을 담았다. 2025 산청 방문의 해 표기 중 ‘청’의 ‘ㅊ’은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 모양을 표현해 의미를 강조했다. 산청군은 공모를 거쳐 선정한 슬로건과 함께 BI를 2025 산청방문의 해 홍보활동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승화 산청군수는 “산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기억에 남는 여행을 만들 수 있는 2025 산청방문의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대체 무슨 성범죄길래” 멤버들 모두 언팔…K팝 팬덤 ‘충격’

    “대체 무슨 성범죄길래” 멤버들 모두 언팔…K팝 팬덤 ‘충격’

    SM엔터테인먼트가 성범죄 혐의로 피소된 소속 그룹 NCT 멤버 태일(30·본명 문태일)의 탈퇴를 발표하면서 K팝 팬덤이 충격에 빠졌다. 태일의 성범죄 피소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SM이 ‘매우 엄중하다’며 선제적으로 탈퇴 조치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29일 연예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8일 “태일이 성범죄 관련 형사사건에 피소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함을 인지해, 더이상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태일이 NCT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 사이 아이돌 그룹 멤버가 음주운전이나 과거 학교폭력, 사생활 논란 등으로 그룹을 탈퇴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통상 음주운전의 경우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소속사가 탈퇴를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폭력이나 사생활 논란의 경우 활동을 중단한 뒤 탈퇴로 이어지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태일의 경우 피소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거나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의혹이 제기되기도 전에 소속사가 먼저 탈퇴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SM이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못박았고, NCT 멤버 전원이 SNS에서 태일을 ‘언팔’한 것에 비춰보면 태일의 혐의가 소속사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겁다는 추측이 나온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팬들의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태일의 인스타그램에는 “멤버들이 이미 언팔했다”, “좋았던 기억과 트라우마에 감사한다”, “어머니와 여동생도 있는데 왜 그랬니”라며 그를 성토하는 팬들의 댓글이 달렸다. 한 팬은 TAEIL(태일)에서 첫 글자만 바꿔 “감옥(JAEIL)에나 가라”고 비꼬았다. SM의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M 주가는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5.46%까지 떨어졌다.
  •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전시회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전시회

    “어제 뭉크전을 인상 깊게 보고 왔습니다. 뭉크를 아는 데 도움이 잘 되도록 기획했더군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리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 다녀온 전직 장관 출신 지인이 보내온 문자를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 전시를 본 대다수 관람객들이 ‘뭉크의 재발견’이라며 호평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무더운 날씨 등 변수로 인해 아직 전시를 보러 가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특히 이번 전시가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의미 있는 뭉크 회고전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우선 전시된 작품이 유럽 밖 뭉크 전시 중 최대 규모인 140점에 이른다. 그동안 미국, 일본 등에서도 뭉크 회고전이 열렸지만 작품 수는 훨씬 적었고, 뭉크의 고향인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 있는 작품 일부를 옮겨와 전시를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르트 박사 부부가 기획을 맡아 뭉크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 23개 소장처에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들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들로, 특히 전체 140점 중 개인 소장작 126점이 한 전시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내용 면에선 ‘뭉크 전문가’로 꼽히는 부흐하르트 박사의 뭉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영감이 잘 반영된 전시다. 방대한 컬렉션을 섹션 14개로 나눠 모더니즘 미술의 주역이자 표현주의 선구자인 뭉크(1863~1944)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 다양하게 스토리텔링했다. 뭉크의 초년 시기를 시작으로 말년까지 자화상을 비롯해 가족과 연인, 지인의 초상화, 누드, 풍경 등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유화와 판화, 드로잉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제목이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를 ‘넘어’로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뭉크가 전념한 핵심 프로젝트인 ‘생의 프리즈’(섹션4)에 전시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품인 ‘절규’(1895) 채색판화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절규’ 채색판화는 전 세계에 단 두 점이 존재하는 희귀본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일각에서는 석판화 위 컬러 드로잉을 가미한 이 작품이 ‘절규’ 유화보다 의미가 더 있다는 평가도 한다. 전시 규모나 첫 전시라는 의미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뭉크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가로서의 면모와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와 누이가 잇달아 결핵으로 사망해 슬픔에 잠겼고,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며, 여러 명의 여성을 사귀었으나 결국 81세까지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나는 내 그림들 이외는 자식이 없다’는 어록을 남겼다. 그의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뱀파이어’ 등에서 보이는 머리카락에 대한 집착에서도 나타난다. 그렇게 공포와 외로움 속에서도 80세까지 자화상을 완성하는 등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정우철 도슨트는 “최근 연인과 헤어진 사람에게 이 전시를 추천하고 싶다. 이뤄지지 않은 사랑의 아픔이 느껴지는 전시”라며 “같은 어려움을 버텨 낸 뭉크에게서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자문을 맡은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는 최근 책 ‘뭉크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 “뭉크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았으며 새로운 세기에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며 “뭉크는 삶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고 간절했다. 그는 가장 강력하고 긍정적인 희망을 그린 화가로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이제 20일 남았다. 이번 전시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등 걸작 9점을 지원한 뭉크미술관 토네 한센 관장도 새달 방한해 다른 개인 소장작들을 보기 위해 전시를 찾는다고 한다. 전시회 보기 좋은 가을의 문턱, 더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팍팍한 삶에 힐링과 위안을 얻기를. 김미경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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