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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리 때문에 죽는 줄…” 김수로, 공연 중 무슨 일 있었길래?

    “이효리 때문에 죽는 줄…” 김수로, 공연 중 무슨 일 있었길래?

    배우 김수로가 이효리 때문에 연극 무대에서 당황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6일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에는 오는 9일부터 상연되는 연극 ‘시련’의 배우 겸 총괄 프로듀서 김수로와 출연 배우 진지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영상에서 김용만은 진지희에게 “연극, 뮤지컬 등 무대에 오르면서 기억에 남는 실수 같은 게 있냐”고 물었다. 진지희는 “꿈을 꾼다. 무대 위에서 갑자기 대사가 안 나온다. 무대에서 관객들이 나만 쳐다보고 있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는 꿈을 꾸곤 한다. 너무 잘하고 싶다 보니까 대사가 생각나는데 입이 안 열리는 느낌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수로도 “연극 ‘이기동 체육관’에 출연하던 때였다. 무대로 나갔는데 이효리가 맨 앞줄에서 보고 있었다. ‘패밀리가 떴다’ 할 때니까 이효리가 온 것이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김수로는 “그런데 왜 맨 앞에 앉냐고”라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이효리가 관객석 맨 앞에 앉아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너 김수로 잘해봐. 내가 볼게’라고 하는 것 같더라”라며 당시 느꼈던 부담을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대사가 말려서 죽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에 김용만도 “맞다. 그러면 심리적으로 말린다고 하더라”라며 호응했다. 김수로는 “그 이후로 이효리가 연극에 안 왔다. 그때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김수로와 진지희가 출연하는 연극 ‘시련’은 오는 9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 ‘탄핵 찬성’ 與 김상욱, 尹 파면에 감격해 ‘울컥’

    ‘탄핵 찬성’ 與 김상욱, 尹 파면에 감격해 ‘울컥’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이후 “시민들이 기어이 피로 만들어진 소중한 대한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은 대한의 민주주의가 바로 서고 실질적 법치가 회복되며 세계에 대한 국민의 위대함을 알린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오늘 성취는 단순히 대한의 것만이 아니다”라며 “민주주의 위기의 시대, 갈등과 분열 대립의 시대, 세계에 민주주의와 실질적 법치의 위대함을 모범 보였다. 대한은 세계의 민주주의 모범국가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다시 도약해야 한다. 산적한 위기와 갈등의 상처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폭력은 안 된다. 언어와 행동의 폭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절대 명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실질적 법치의 소중함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주주의 기념일을 국경일로 제정해야 한다. 또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자를 엄벌하고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선 시민들을 포상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해제 요구안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22분 8명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했다.
  • 슬픔은 여행이 될 수 있을까, 아픔을 찾아나서는 ‘다크투어’ [세책길]

    슬픔은 여행이 될 수 있을까, 아픔을 찾아나서는 ‘다크투어’ [세책길]

    대학 졸업여행을 제주도로 갔다. 제주도는 처음이었다. 여러 곳을 둘러보고 구경했는데, 지금도 가장 많이 기억나는 건 제주도 남서쪽 대정읍에 있는 알뜨르 비행장이었다. 사실 알뜨르 비행장에는 별로 볼만한 게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크게 틀린 말도 아니다. 주민들이 무심하게 밭일을 하는 너른 평지가 이어지고 그 너머 남해바다가 보이는 다소 심심한 풍경 뿐이기 때문이다. 딱 한가지, 콘크리트로 뭉뚝하게 지은, 건물인지 창고인지 알 수 없는 게 띄엄띄엄 보일 뿐이다. 알뜨르 비행장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미군에 맞서기 위해 건설한 공군비행장이고, 정체모를 콘크리트는 전투기 격납고였다. 우리가 서 있었던 평지는 사실 활주로였다. 근처 바닷가에 있는 송악산에 있는 포진지와 지하동굴까지 함께 연결시키면 뭔가 서늘한 생각이 든다. 일본을 향해 전진하던 미군은 오키나와에서 일본군과 몇 달에 걸친 격렬한 전투를 치렀는데, 생각해보면 오키나와가 겪은 비극이 제주도 몫이 될 수도 있었다. 사실 그게 일본군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아니었을까 싶다. 알뜨르 비행장을 둘러본 다음에 제주4·3평화공원과 기념관에 가보면 제주도가 겪었던 비극이 어떤 연속선 속에 존재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평화공원에 길게 늘어선 희생자 추모비를 봤을 때였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망날짜가 이어지는데, 어느 순간 똑같은 이름이 연달아 나오는 게 눈에 띄어서 유심히 살펴봤다. “김계생의 자 1, 4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김계생의 자 2, 3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김계생의 자 3, 3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김계생의 자 4. 1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내게 4·3이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죽어야 했던 아이들, 그리고 같은 날 세상을 떠난 네 아들의 어머니로 남았다. 여행이란 즐거운 것이다. 혹은 즐거움을 위해 여행가방을 챙긴다. 어떤 이들은 슬픔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 슬픔을 되새기고 그 슬픔 속에서 삶의 희망을 되짚는 여행을 찾아 나선다. 이름하여 ‘다크 투어’다. 이름도 없이 같은 날 죽어야 했던 아기 4형제얄궂은 노릇이다. 제주는 여행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좋은 경치와 맛있는 먹거리도 많지만 다크 투어를 위한 재료도 차고 넘친다. 알뜨르비행장이나 제주4·3평화공원을 비롯해 마을 곳곳에 양민학살 흔적이 자리잡고 있다. 작심하고 다크 투어를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민단체까지 있을 정도니 할 말 다했다. ‘제주 다크투어’라는 곳이다. 어쩌다 보니 아는 사람이 얼마전에 이 단체 대표가 됐다. 김잔디 대표는 참여연대에서 처음 만났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일하는 활동가였는데 사회복지사 출신이라고 했다. 보건복지 관련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여러 차례 의견을 물어보고 사회복지관 시절 경험담을 들었다. 몇 해 뒤에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변신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실력 발휘를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뒤 이번엔 제주도다. 서울 토박이가 어쩌다 제주도까지 가게 된 걸까.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이 4·3을 알리기 위해 이 단체를 처음 만들었는데 처음 얼마간 후원회원을 했단다. 그러다가 “사람을 뽑는다는 얘기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자원했다”고 했다. 그렇게 일하다보니 어느덧 4년차 제주도민이 되었고, 올해 초에는 아예 새 대표로 승진(?)까지 했다. 김 대표는 “여행이라는 활동을 통해서,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고 현재를 고민하자는 게 단체의 설립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만을 전달하기보다는, 현재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뭔지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주로 4.3과 관련한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대만이나 오키나와처럼 제주도와 유사한 역사를 공유하는 곳까지도 찾아가고, 그 곳에서도 제주도를 찾게 하는 다양한 국제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슬픔을 찾아 뚜벅뚜벅 걷는다는 것다크 투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는 여행”이라고 대답해주고 싶다. 물론 처음 다크투어를 알게 해준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라는 책에 나오는 표현이다. 인권운동단체인 인권연대에선 해마다 ‘올해의 인권책’을 선정하는데 2021년에 선정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다크 투어>는 당시 후보작이었다. 저자는 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하다 이 책을 쓸 당시엔 서울 용산구에서 카페를 운영했다. 카페에서 일하며 알게 된 동네 할머니들의 한국전쟁 기억을 다룬 <그해 여름>으로 2020년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이 책 <다크 투어>로 2020년 제28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도 수상했다. 목포형무소에 수감됐다 행방불명돼 버린 오빠를 평생 그리워했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저자는 그 오빠의 흔적을 찾아 목포에서 장흥까지 걷는다. 그 길을 따라가며 숱한 양민학살과 전쟁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비극을 직시하기로 결심하면서 저자의 ‘다크 투어’가 시작된다. “할머니의 오빠를 찾기 위해서 걷는 길은 할머니가 나에게 내민 삶의 초대장이었다… 여행의 종착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오빠처럼 국가 권력에 의해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47쪽).” 그렇게 저자는 1965년 대학살이 벌어졌던 인도네시아, 1948년 바탕칼리 학살의 현장인 말레이시아, 1947년 2.28 사건이 휩쓸었던 타이완을 찾아가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그렇게 돌고 돌아 저자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다시, 제주도다. 토벌대에 아버지를 잃고 열두살에 가장이 돼 버렸다는 김평담 할아버지가 길벗이다. “그는 가매기 모른식게(까마귀도 모를 정도로 비밀리에 지내는 제사) 드리던 시절, 귤 따는 것도 내팽개치고 매일 성산의 마을들을 돌면서 4.3사건의 유족들을 만났다. 그는 매일 밤 피해자의 이름과 학살 장소를 기록하면서 억울하게 학살당한 조부와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는 성산4·3유족회를 만들고 진실규명을 위해 나서기도 했다. 돈을 모아 위령비를 세우고, 성산에서 학살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돌비석에 이름을 깊이 새겨 넣었다(161~162쪽).” 그러고 보면, 2018년 세상을 떠났다는 김평담 할아버지는 저자와 함께 ‘다크 투어’를 했던 것이리라. 잊지 않기 위해서, 아픈 역사를 잊어버리는 순간 비극은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나도 되뇌어 본다. “김계생의 첫째 아들 4세, 김계생의 둘째 아들 3세, 김계생의 셋째 아들 3세, 김계생의 넷째 아들 1세.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 민주당, 최상목 탄핵안 법사위 회부 왜?

    민주당, 최상목 탄핵안 법사위 회부 왜?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다시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탄핵소추안의 법제사법위원회로의 회부 동의의 건’을 재석 188인 중 찬성 179인, 반대 6인, 기권 3인으로 가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야당이 주도한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은 지난달 21일 민주당의 주도로 발의돼 지난 2일 본회의에서 보고됐다.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은 5일 오후까지 처리가 돼야 하는데, 야당이 이를 다시 법사위로 돌려보낸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보고뒤 25시간 이후 72시간 내 표결하거나 법사위에 회부해 관련 사안을 조사할 수 있도록 돼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비상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소추안을) 오늘 표결하자는 의견도 있고 조금 유보해 놓고 한 번 더 바뀐 정세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며 “그런 자연스러운 논의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가 잡힌 이후부터 계속돼 왔다”고 답했다. 당내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최 부총리는) 헌법을 수호해야 할 고위공직자로서 헌법이 정한 국회의 헌법재판소 구성 권한을 침해하는 위헌을 저질렀으므로 즉시 그 직무를 정지하고 헌재로 하여금 심판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헌재가 전원일치로 확인한 사안을 국회가 추가 조사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민주당이 최 부총리 탄핵안 표결 처리 대신 법사위 회부를 택한 건 대여 압박에 대한 역풍 등을 고려한 속도 조절로 풀이된다. 노 원내대변인은 “그만큼 찬반 주장의 논거가 탄탄하고, 숙고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의미”라며 “법사위에 회부하면 조사 절차, 청문회 등도 열게 되는데 당사자의 입장을 들어보는 절차를 통해 신중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회 ‘12·3 비상계엄 해제 대국민 감사문’ 채택야당은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저지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도 의결했다. 국회가 국민에게 보내는 감사문을 채택한 것은 1960년 4.19 혁명 이후 65년 만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제안설명에서 “윤석열이 중무장 군대를 동원해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짓밟은지 123일째 되는 오늘 윤석열이 파면됐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대표 기관인 대한민국 국회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불굴의 의지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국민께 무한한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위대한 국민 승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대민 국회가 12·3 계엄 저지한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을 채택해달라”고 했다.
  • 日언론 “윤석열 파면·실직”…전 세계 언론 ‘尹탄핵’ 일제히 타전

    日언론 “윤석열 파면·실직”…전 세계 언론 ‘尹탄핵’ 일제히 타전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은 이를 일제히 주요 기사로 신속히 보도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입법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겠다며 좌절된 계엄 시도로 국회에 군대를 보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지 4개월 만에 파면됐다”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에 수십 년 사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한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면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넘어서는 힘을 사용해 의무를 위반했고, 그 결과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민주주의 안전장치의 시험대를 넘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길이 열렸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국민의 저항과 국회의 표결에 이어 사법부도 윤 대통령이 행한 민주화 이후 최초의 계엄 시도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공포가 파면으로 해소됐다”며 “이 역사적인 결정은 한국 민주주의가 걷는 여정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는 이날 오전 11시 45분 현재 ‘윤석열 파면, 대통령직 상실’이 검색어 1위에 올랐고 2위는 ‘한국 60일 이내 대선’이었다. 웨이보에서도 ‘윤석열 파면, 대통령직 상실’이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인기 검색어 상위 10위 가운데 4개가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단어였다. 현재 주요 외신 홈페이지의 최상단에는 윤 대통령 파면과 관련한 소식이 배치돼 있다. 미국 CNN과 일본 NHK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또는 재판에 출석한 윤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섬네일로 선택했다. 영국 가디언과 BBC는 윤 대통령 파면 소식에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가장 위에 배치했다. 일본 NHK는 윤 대통령의 사진에 큰 크기의 글자로 ‘파면·실직’(罷免·失職) 네 단어를 적어넣기도 했다. 외신이 전망한 윤 대통령 파면 이후의 한국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비상계엄 이후 4개월 동안의 탄핵 정국이 일단락 됐으나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AP는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시위가 격화하는 등 국가적 분열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고,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선고로 윤 대통령의 짧은 정치 경력은 끝났지만 수 개월간 한국이 겪은 혼란의 종말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던 정치적 위기가 이날 선고로 마침표를 찍었다”면서도 “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난맥상이 완화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AFP는 “한국은 리더십 공백 와중에 역사상 최악의 산불과 항공기 사고를 겪었고, 핵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는 25%의 관세를 얻어맞았다”고 전했다.
  • 박노해 시인 나눔문화 “빛의 혁명 승리의 날…윤 즉각 재구속”

    박노해 시인 나눔문화 “빛의 혁명 승리의 날…윤 즉각 재구속”

    박노해 시인이 이사로 있는 나눔문화재단은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해 “오늘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새 역사, ‘빛의 혁명’ 승리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파면된 윤 대통령에 대해 “즉각 재구속과 법대로 최고형을 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눔문화재단은 4일 성명을 통해“우리는 끝없이 분노하고 인내하고, 불면의 날들과 상처를 견뎌내고, 광장과 거리와 저마다의 자리에서 빛을 밝히며, 또다시 나라를 구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헌재는 명백한 위헌임에도 최장기 심리로 시간을 끌며 나라를 위태롭게 했지만, 우리 국민은 추락한 국격과 정의를 다시금 세계 앞에 빛냈습니다”고 했다. 이어 “파면은 대통령직 박탈일 뿐, 단죄와 처벌은 이제부터”라며 “반드시 윤석열·김건희를 체포, 구속해 법대로 ‘최고형’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전두환·노태우부터 이명박·박근혜까지, 제대로 단죄하지 않은 역사가 오늘의 윤석열을 만들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겨울 내내 눈발과 추위를 뚫고, 내란 세력의 무법 무도를 인내하며, ‘계엄의 겨울’을 ‘봄의 승리’로 이뤄낸 한 분 한 분께 존경과 사랑을 전한다”며 “나라와 내 삶을 새롭게 빛내는 ‘빛의 혁명’의 완성을 향해, 우리 함께 강인한 걸음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 [포착] “윤석열 파면·실직” 日언론 메인 눈길… 외신별 속보 사진 모아보니

    [포착] “윤석열 파면·실직” 日언론 메인 눈길… 외신별 속보 사진 모아보니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은 이를 일제히 주요 기사로 신속히 보도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입법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겠다며 좌절된 계엄 시도로 국회에 군대를 보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지 4개월 만에 파면됐다”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에 수십 년 사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한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면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넘어서는 힘을 사용해 의무를 위반했고, 그 결과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민주주의 안전장치의 시험대를 넘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길이 열렸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국민의 저항과 국회의 표결에 이어 사법부도 윤 대통령이 행한 민주화 이후 최초의 계엄 시도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공포가 파면으로 해소됐다”며 “이 역사적인 결정은 한국 민주주의가 걷는 여정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는 이날 오전 11시 45분 현재 ‘윤석열 파면, 대통령직 상실’이 검색어 1위에 올랐고 2위는 ‘한국 60일 이내 대선’이었다. 웨이보에서도 ‘윤석열 파면, 대통령직 상실’이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인기 검색어 상위 10위 가운데 4개가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단어였다. 현재 주요 외신 홈페이지의 최상단에는 윤 대통령 파면과 관련한 소식이 배치돼 있다. 미국 CNN과 일본 NHK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또는 재판에 출석한 윤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섬네일로 선택했다. 영국 가디언과 BBC는 윤 대통령 파면 소식에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가장 위에 배치했다. 일본 NHK는 윤 대통령의 사진에 큰 크기의 글자로 ‘파면·실직’(罷免·失職) 네 단어를 적어넣기도 했다. 외신이 전망한 윤 대통령 파면 이후의 한국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비상계엄 이후 4개월 동안의 탄핵 정국이 일단락 됐으나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AP는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시위가 격화하는 등 국가적 분열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고,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선고로 윤 대통령의 짧은 정치 경력은 끝났지만 수 개월간 한국이 겪은 혼란의 종말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던 정치적 위기가 이날 선고로 마침표를 찍었다”면서도 “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난맥상이 완화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AFP는 “한국은 리더십 공백 와중에 역사상 최악의 산불과 항공기 사고를 겪었고, 핵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는 25%의 관세를 얻어맞았다”고 전했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환영, 국민주권의 승리이자 헌정질서 회복의 출발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오늘(4일) 열린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전원 일치’로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한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논평 전문 오늘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 일치’로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기만과 겁박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원칙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성흠제, 은평1)은 헌법재판소의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 파면” 결정을 환영하며, 오늘을 국민주권의 승리이자 헌정질서 회복의 날로 선언하는 바이다. 지난 2022년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은 불공정과 몰상식의 정치로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일가친척의 비리를 비호하기 위해 권력을 사유화하고, 극우에 편향된 정치신념으로 국민을 갈라치기하며 갈등과 분열을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삼았다. 거부권을 남발하여 국정의 혼란을 초래하고, 국회와의 협치를 내팽개치며 제왕적 대통령의 구태를 답습한 윤석열은 기어코 반헌법적, 반민주적 12.3 불법 계엄을 일으켰다. 독단과 무능, 편향과 아집으로 점철된 윤석열의 파면은 당연한 결과이다.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국민을 위협하고 겁박했다. 언론과 국회를 탄압하고, 시민사회와 지방자치를 무력화시키고자 했다. 국가를 지켜야 할 군대를 동원해서 김건희를 지키고 독재정부를 만들고자 했던 윤석열의 파면이야말로 진정한 공정과 상식의 실현이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파렴치한 정권을 심판한 역사적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그동안 윤석열 불법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탄핵 기각을 외쳐온 일각의 내란동조 무리들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경고이자, 그들의 경거망동에 대한 국민의 탄핵으로 기억될 것이다. 윤석열의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제 우리는 극단으로 갈라져 있는 사회를 수습하고, 오랜 시간 고통받은 국민들의 일상을 다시 되돌려야 한다. 12.3불법 계엄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경제를 되살리고, 대내외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제고해야 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탄핵 인용을 전기로 삼아 민생회복과 훼손된 민주주의 재건, 천만 시민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성흠제
  • ‘진보’ 정계선·‘보수’ 김복형 고성 다툼? 금태섭 “그분들 잘 아는데…”

    ‘진보’ 정계선·‘보수’ 김복형 고성 다툼? 금태섭 “그분들 잘 아는데…”

    검사 출신으로 제20대 국회의원과 개혁신당 최고위원을 지낸 금태섭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계선 헌법재판관과 김복형 재판관이 고성 다툼을 벌였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정 재판관은 진보 성향, 김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 전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같은 소문에 대해 “김 재판관은 나와 사법연수원 동기”라면서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김 재판관은 굉장히 바르고 성적이 좋고 본인의 견해를 밖에 드러내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김 재판관의 입장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보기에는 다 억측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또 “정 재판관은 학교(서울대 법대) 후배라서 알기는 안다”면서 “두분 다 헌법재판관으로서 가볍게 행동하실 분들은 아니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금 전 의원은 “특히 김 재판관은 싸움을 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 전 의원은 또 헌재가 8대0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전 의원은 “법리적으로 봤을 때 당연히 8대0이 나올 것이고, 그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헌재가 공통된 의견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리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각 의견을 쓰기 힘든 사건”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설령 윤 대통령이 파면되더라도 (재판관들 중에)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밝혀놔야 한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지난겨울도 힘들었수다, 폭싹 속았수다… 고단한 세월 버텨온 그대, 아픔 달래줍서[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지난겨울도 힘들었수다, 폭싹 속았수다… 고단한 세월 버텨온 그대, 아픔 달래줍서[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지나고 나면 알게 되는 진심들이 있습니다. 더러는 후회로 남고 더러는 미련을 떨치지 못해서 자꾸 뒤돌아보게 하지요. 봄날이 화사할수록 그리움은 깊어만 갑니다. 당신의 4월 이야기는 누구와 함께인가요? 그이에게 건네는 당신의 말은 연애편지인가요, 낙서인가요? 오늘은 봄날의 마음을 먼 남쪽 땅 제주로 유배 보냅니다. ‘폭싹 속았수다’ 보고 계신가요? 딸 금명(아이유)이 엄마 애순(문소리)과 전화하는 장면에서 눈물, 콧물 다 쏟고 말았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말입니다. 드라마의 제목으로 쓴 이유를 알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우리는 백 번, 천 번 고마워해야 할 이의 가슴은 낙서장처럼 쓰고, 어쩌다 한 번인 타인의 친절에는 연애편지처럼 관대하게 답하지요. 그럼에도 정제되지 않는 말들은 가까운 사이라 가능한 투정이겠습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있자니 자꾸만 잃어버린 얼굴들이 떠올라 가슴 한켠이 서걱거렸습니다. 그리고 제주의 봄이 그리워졌습니다. ●‘금명’처럼 사랑하는이에게 푸념하듯 저는 지금 제주 남서쪽 대정읍을 향하고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가 유배 살던 동네에 가려 합니다. 대정에는 그가 유배 시절 가장 오랜 시간 머문 집이 있고,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기념관이 있습니다. 유배가 무에 기념할 일일까 싶지만 추사의 일생을 두고 보면 제주 시절은 스스로 낮아지고 가벼워지는 시간이 아니었을까요. 그는 유배지에서 많은 편지를 썼습니다. 아내에게, 가족과 지인에게 고단함을 토로하곤 했지요. 저는 그가 글씨를 잘 쓴 사람이 아니라 편지를 자주 쓴 사람이어서 좋습니다. 편지 속에서 속내를 숨기지 않고 푸념하듯 뱉은 글들은 조선 최고의 명필 이전에 나 같고, ‘금명’ 같은 사람이었을 거라 믿게 합니다. “… 팔도의 다 있는 것이 여기 없으니… 북어 명태란 말을 듣지도 못하였사옵니다.” 명문가에서 태어나 탄탄대로를 걷던 그에게 유배 생활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적당히 연하고 무른 민어를 가려서 사 보내라거나, 겨자는 맛난 것을 넉넉히 보내라는 등 재촉하는 내용이 적잖습니다. ‘금명’이 ‘애순’에게 그랬듯 사랑하는 이여서 그랬겠지요. 꼬박꼬박 한글로 ‘~사옵니다’라고 존대해 적은 편지는 이를 짐작하게 합니다. 1842년 11월 14일, 그는 또 아내 예안 이씨에게 편지를 씁니다. 아내의 병환을 걱정하며, ‘소식을 자주 듣지 못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타는 듯하여 못 견디겠사옵니다’라고 적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습니다.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편지는 족히 몇 달이 걸렸고, 그 시차가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바다 같았겠습니다. 그래서 건축가 승효상은 제주추사관의 전시공간은 지하에, 진입로는 가파르게 설계해 추사의 절박함을 전하려 합니다. 제주추사관이 처음 지어졌을 때 마을 사람들은 ‘감자창고 같다’ 했다고 합니다. 단아한 1층 건물은 추사의 명성에 비하면 소박합니다. 계단 사이로 가파르게 난 갈지자(之)형 경사로를 지나 전시실로 내려갑니다. 먼저 두 개의 무량수각(無量壽閣) 현판 앞에 멈춥니다. ●세월의 풍상 견디며 뿌리내린 삶의 흔적 추사가 유배 오는 길(1840년)에 썼다는 해남 대흥사 무량수각과 유배 6년이 지나 예산 화암사에 보낸 무량수각 글씨입니다. 앞에 것은 힘차고 호쾌하며 뒤에 것은 여유롭고 담백합니다. 탁본일지라도 한 생의 증거를 이처럼 나란히 두고 마주할 기회는 많지 않을 겁니다. 저는 문 아래 사람이 지나는 듯한 화암사 현판의 ‘각’(閣) 자가 좋습니다. ‘각’(閣) 은 2층 이상의 큰 집에 붙이는 말인데 ‘문’(門)의 우측을 슬며시 기울여 썼습니다. 세월의 풍상을 견딘 문은 분명 그런 모양으로 점점 낮아지며 땅에 뿌리 내려 나이 먹었을 겁니다. 추사에게 제주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알겠습니다. 이 현판은 대흥사에 얽힌 전설 때문에 유명하지요. 추사는 유배 길에 대흥사에 들렀다가 원교 이광사의 현판을 떼고 자신의 글씨를 걸으라 했다고 하지요. 8년 3개월의 유배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는 후회하며 이를 돌려놓았고요. 추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또 한 사람이 동갑내기 친구 초의선사입니다. 그는 우리나라 ‘차의 성인’(茶聖)이라 불립니다. 추사에게 ‘제주화북진도’를 선물하며 ‘서로 사모하고 아끼는 도리를 잊지 않은’ 사이라 했을 만큼 각별한 벗입니다. 추사가 대흥사에 들른 것 역시 초의선사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전시장 한쪽에는 ‘명선’(茗禪)이란 큰 글씨가 보입니다. ‘차를 마시며 선의 경정에 들다’라는 뜻입니다. 추사가 초의선사에게 선물한 호입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는 ‘완당전집’, ‘여초의’, ‘벽해타운’ 등에 알려진 것만 무려 70여편에 달합니다. 막역하고 개구진 벗들의 대화가 웃음 짓게 합니다. 추사는 제주에서 처음 말을 타다 살갗이 벗겨진 초의선사에게 사슴 가죽을 얇게 펴 밥풀로 붙이라 하며 ‘스님의 살가죽이 사슴 가죽과 비교해 어떤지 보자’며 놀립니다. 편지는 제주 유배가 끝난 후에도 이어졌는데요. 그때도 추사는 초의선사의 치통을 ‘혼자서 좋은 차를 마셨’기 때문이라 타박합니다. 저는 누구에게 이런 ‘낙서’ 같은 편지를 건넬 수 있을까요. 철없다 느껴지던 추사의 편지들이 조금씩 부러워지는 건 왜일까요. ●힘든 세월 잘 견뎌 낸 이들에게 전할 말 당신이 떠올리는 추사체는 어떠한가요? 제주추사관의 마지막 전시실은 우리의 선입견을 깨뜨립니다. 전시실 벽에 걸린 ‘판전’(板殿)의 현판은 그가 71세 병중에 마지막 쓴 글씨입니다. 비례나 균형이 맞지 않고 삐뚤삐뚤해 서툴러 보이기까지 해요. 추사의 글씨라 믿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대가의 글씨를 이미 마주했던 터라, 그 떨림을 더 오래 명상하듯 바라보게 됩니다. 끝끝내 잘 쓴다는 것,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까지 번져갑니다. 전시실을 나서기 전에는 어둠 속에서 추사의 흉상을 마주합니다. 흉상의 시선은 판전(板殿) 현판 위 동그란 창에 이릅니다. 그 너머로 소나무가 어리네요. 소나무와 잣나무 사이에 원형의 창을 가진 집 한 채. 제주추사관은 동쪽에서 보면 ‘세한도’의 정경을 닮았습니다. 추사의 유배가 5년 차에 접어들 때쯤, 북경의 귀한 책을 구해 준 제자 이상적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한 그림입니다. 추사의 발문은 제자에게 전하는 편지이고, 댓글처럼 줄줄이 이어지는 20여명의 감상평은 후대의 사람들이 추사의 생에 바치는 헌사와 다름없겠습니다. 추사영실에서 길은 다시 건물 바깥의 추사적거지로 이어집니다. 적거지는 추사가 유배 시절 머물던 집으로 안채와 바깥채, 별채를 재현했습니다. 담장에는 제주말로 개탕쥐낭이라 불리는 탱자나무 울타리를 둘러 위리안치를 표현했고요. 가시덤불이 담장을 타고 올라갑니다. 아쉽게도 제주추사관에는 추사의 편지가 많지는 않습니다. 가족과 지인에게 건넨 편지 정도가 있지요. 그럼에도 추사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한 통 한 통에 깃든 마음은 대정이라서 한층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추사는 1848년, 8년 3개월의 유배를 마치고 돌아갑니다. 제주에 처음 다다랐을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겠지요. 추사체가 제주에서 비로소 얼개를 갖춘 것처럼 말입니다. 그는 점점이 멀어지는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잘 견뎌 낸 자신에게, 먼저 떠난 아내에게, 굳건한 벗이 되어 준 초의선사에게 그리고 자신의 생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 제주와 그 땅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폭싹 속았수다.’ ●곶자왈 숲이 보낸 생명의 소리 유배지의 날들은 외롭고 고된 세월이었을 겁니다. 늘 바쁜 우리는 정작 그 유배의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고요. 4월의 제주는 활짝 핀 유채꽃과 벚꽃도 좋겠습니다만 오늘은 당신에게 제주 숲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제주에는 곶자왈이 있습니다. ‘곶’은 숲이고 ‘자왈’은 돌과 나무들이 엉클어진 덤불을 뜻하지요. 곶자왈에는 열대 북방한계와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어울려 산다고 해요. 제주의 생태 콘텐츠 스타트업인 ‘더사운드벙커’의 ‘사운드 워킹’은 그 숲을 거닐며 가만히 제주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눈으로 좇고 혀끝으로 탐하던 제주를 귀로 맞아들이는 겁니다. 사운드 워킹은 제주추사관에서 멀지 않은 화순곶자왈에서 이뤄집니다. 전문가용 소형 녹음기와 헤드셋이 소리의 동반자입니다. 4월의 곶자왈은 초록이 한층 싱그럽게 피어납니다. 머리 위로 바람이 불고 나뭇가지와 잎들이 부딪쳐 웅성거릴 때 그것은 잔잔한 파도 소리처럼 들립니다. ‘호오~휘리릭’ 하는 섬휘파람새 소리도 들리네요. 새들의 소리가 구애의 ‘송’(song)과 신호의 ‘콜’(call)로 나뉜다는 걸 아시나요? 이것은 봄날의 섬휘파람새가 짝을 찾는 소리이므로 노래일 겁니다. 그리고 헤드폰을 벗는 순간 우리는 그 숲에 작은 생명들이 살아 숨 쉰다는 걸, 사람이 가늠할 수 없는 자연의 소리로 넘쳐난다는 걸, 때로는 귓가에 닿았으나 미처 알아채지 못한 공기 같은 소리가 있다는 걸 알아챕니다. 우리에게 여행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감각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지요. 사람과 자연은 글로는 소통할 수 없지만 그렇게 소리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갈 수 있다는 것도요. ●10년 지나 오는 ‘피그말리온 편지’ 다시 ‘폭싹 속았수다’입니다. 제주 푸른 바다가 눈물바다로 보이는 당신과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제주교육박물관은 ‘폭싹 속았수다’의 장면 장면이 겹쳐 흐르지요. 어린 금명이 등에 메고 인사하던 빨간 책가방, 시내버스 승차권, 구슬이나 딱지 같은 추억이 반짝입니다. 더구나 2층은 세트장이나 진배없습니다. 양은 도시락이 놓인 만화방,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이 된 양 옛 교복을 입어 볼 수 있는 교실 등에서 우리는 잠시 제주의 옛 시간을 살갑게 느껴 봅니다. “밥값. 시(詩) 써.”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딸 금명이 집을 떠나며 니베아 크림과 함께 엄마에게 엽서 같은 메모 한 장을 남깁니다. 저는 그 장면이 떠올라 2전시실 앞에서 한참 머물렀습니다. ‘어머님 보십시오’로 시작하는 1970년대 편지에는 어머니가 보내준 반찬거리에 ‘집의 냄새가 깃들여’ 있다 적혀 있습니다. 따라 스크랩해 붙인 편지였는데 제게는 어머니가 아들의 편지를 고이 간직했다는 증표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니 박물관을 쉬이 떠날 수 있을까요. 제주교육박물관에는 10년 후에 받아 보는 피그말리온 편지가 있습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절실히 바라는 마음이 이뤄진다는 걸 뜻하는 심리학 용어지요. 누군가는 가족의 평안을, 건강을, 어떤 간절한 믿음을 글로 써나갔겠습니다. 지난해에도 10년 전 제주를 다녀간 이들에게 512통의 편지가 발송되었습니다. 저는 10년 후의 봄날을 떠올려 몇 글자를 눌러 씁니다. 제주교육박물관을 나와서는 4㎞ 남짓한 거리의 제주목관아와 관덕정을 찾아갑니다. ‘폭싹 속았수다’의 백일장 장면 촬영지입니다. 시인이 되고픈 애순과 그런 애순을 사랑하는 관식이 시를 쓰는 장면에 나오지요. 애순은 ‘가슴속에 식지 않은 돌 하나’를 엄마에 비유해 쓰고, 관식은 애순을 향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을 ‘왱왱왱, 잉잉잉’이라고 표현하지요. 제주목관아는 탐라국 시절부터 제주 행정의 중심이었습니다. 제주목관아 앞 관덕정은 제주에서 가장 오랜 건물이고요. 신발을 벗고 관덕정에 오릅니다. 눈 앞에 오늘의 제주 거리가, 등 뒤로는 제주목관아의 옛 시간이 흐릅니다. 평화로운 한때입니다. 그러나 이맘때는 제주 4·3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제주에서 4월의 봄꽃은, ‘폭싹 속았수다’라는 말은 어쩌면 제주가 간직한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들에게, 그 시간을 견뎌 낸 당신들에게 건네는 위령의 말일지 모르겠습니다. ■ 여행수첩 ●제주추사관 -오전 9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월요일 휴관, www.jeju.go.kr/chusa ●제주교육박물관 -오전 9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월요일 휴관, www.jjemuseum.go.kr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정신응급, 누군가에겐 생명의 문제

    [백종우의 마음 의학] 정신응급, 누군가에겐 생명의 문제

    오늘(4일)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다. 주변 병원에 응급진료 대비를 요청하는 공문이 발송됐다고 한다. 정신응급 환자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신응급 상황은 누군가에게 생명이 달린 문제이며, 자살예방법에 따라 위기에 빠진 국민은 적절한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정신응급 상황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2018년 환자의 망상에 희생된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다. 1998년 정신과 1년 차 전공의를 시작했는데, 당시 당직실 침대 1층이 1년 차의 자리, 2층이 임세원의 자리였다. 흔히 정신과 진료를 생각하면 정신과 의사가 앉아서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 연상되지만 실제 정신응급 상황은 중증외상센터에 더 가깝다. 전공의 첫날 환청이 너무 괴로워 머리를 자해한 20세 여대생의 두피열상을 봉합했는데, 환자의 눈물이 아직 선하다. 몸이 아파서가 아니었을 것이다.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다음날은 무술 사범인 30대 조증 환자가 침대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당장 보호자를 데려오라며 고성을 질렀다. 발차기로 허공을 가를 때마다 ‘휙, 휙’ 바람 소리가 났다. 덜컥 겁이 났다. 그런 상황에서도 임세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환자를 설득했고, 결국 환자는 스스로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격리와 주사 처치를 받아들였다. 임세원은 정신응급의 결정적 시기에 정신과 의사와의 첫 만남이 중요하다며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우리의 태도가 한 사람의 생명과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스승 같은 친구였다. 정신응급 상황에선 환자가 다치고 행동 조절을 못 하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별도의 법과 제도가 적용된다. ‘비자의 입원’(가족 등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과 ‘격리와 강박’이 그것이다. 절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망상으로 타인을 공격하는 게 의학적 질환에 의한 것이라면 안전을 목적으로 하는 이런 처치엔 법적 정당성이 부여된다. 다만 이 과정은 환자에게 트라우마를 남길 수도 있다. 지난해 격리·강박 과정에서 환자가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관련 연구를 맡아 강박 경험이 있는 당사자 얘기를 듣게 됐다. 한 청년은 10년 전 트라우마 기억을 재경험하며 숨을 몰아쉬고 힘들어했다. 다른 청년은 병원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고 자주 살펴 줘 후유증이 남지 않았다고 했다.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가.’ 두 청년의 경험을 가른 결정적 차이였다. 정신응급상황에 처한 국민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 큰 상처를 입고 순식간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 피해는 자살로 이어지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긴다. 이때 적절히 훈련받고 경험을 갖춘 의료진을 만나는 건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하지만 지난해 보건복지부 실태조사 결과 25%의 정신의료기관은 인력 부족으로 야간에 간호사를 두지 못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이던 시기 장기 입원에 맞추어 디자인된 구시대 기준은 폐기되고 개선돼야 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장인홍 구로구청장 첫 행보는 경로당

    장인홍 구로구청장 첫 행보는 경로당

    “우리 구로에 경로당이 208개나 됩니다. 구 등록인구가 38만명인데 어르신 인구가 점점 늘고 있어요. 대한민국 최대 정당은 국민의힘도 아니고 민주당도 아니고 경로당입니다.”(장인홍 신임 구로구청장) 3일 서울 구로구 구로2동 화원어린이공원에 자리 잡은 화원경로당에 30여명의 어르신들이 빼곡히 둘러앉았다. 전날 보궐선거로 구로구정을 책임지게 된 장 구청장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새 구청장이 취임 첫 현장 행보로 경로당에 들어서자 어르신들은 “장인홍! 장인홍!”을 외치며 박수로 맞이했다. 장 구청장은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한 뒤 “어르신들 말씀을 잘 들어야 미래가 있다. 어르신들을 잘 모시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어르신들은 한목소리로 “그 많은 경로당 중에서 우리 경로당을 1번으로 찾아주셨다”며 반가워했다. 어르신들은 장 구청장을 다과상 앞으로 이끌어 앉힌 뒤 “우리 경로당 앞으로도 많이 좀 도와달라”고 연신 당부했다. 장 구청장도 “그럼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화답했다. 장 구청장은 자리에 앉아 어르신들 말씀을 한참 경청한 뒤 다음 일정이 임박했다는 직원의 귀띔을 듣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취임 첫날 장 구청장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보선으로 당선된 만큼 별도의 취임식은 없었다. 오전 8시 40분 구청 현관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일일이 맞이하며 악수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구청 국장단과 차담회를 가진 뒤, 구로구의회 의장실을 방문해 정대근 의장을 비롯한 구의회 의장단과 20여분가량 인사를 나눴다. 장 구청장은 오전 10시 30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2분기 직원 정례조례로 취임식을 갈음했다. 이 자리에서 취임사를 통해 ▲수도권 1호선 철도 지하화, 구로차량기지 이전▲재개발·재건축 민관 협력 추진 ▲학교 환경 개선비 증액, 평생학습관 설립 등 구로구 발전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장 구청장의 1호 결재는 ‘구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이었다. 구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민생을 중요한 과제로 삼겠다는 장 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첫날 현장 행보가 숨가쁘게 이어졌다. 화원경로당 방문을 시작으로 구로G밸리체육관, 세곡경로당, 온수근린공원 무장애길 조성지, KBS 송신소 부지 복합문화타운 등을 차례로 찾아 현안 파악에 주력했다. 장 구청장은 현장행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언제든 만날 수 있고, 말이 통하는 구청장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서울런’ 등 약자동행 우수정책 25건 발표

    서울시는 지난해 약자동행 가치 실현을 통해 시민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는 시·구, 투자·출연기관의 우수정책 사례 25건을 3일 선정·발표했다. 시는 다양한 영역에서 약자를 위해 추진 중인 정책이 실제 시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2023년 약자동행지수를 개발했으며, 전문가·시민 100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이를 기반으로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올해 우수사례는 ▲서울형 늘봄+(플러스) 프로그램 ▲쪽방주민 동행식당 ▲기억 품은 팜 카페 ▲서울런 ▲신혼부부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Ⅱ) ▲올빼미버스 등 25건이다. 서울형 늘봄 플러스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늘봄학교 조기 안착을 위해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시가 보유한 돌봄·문화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돌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와 시교육청이 협업해 학교 밖에서 늘봄교실을 시행한 전국 최초 사례기도 하다. 동행식당은 쪽방주민이 시가 지정한 식당에서 하루 한 끼 원하는 메뉴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쪽방주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이웃 간 상호교류를 통한 심리적 안정과 사회관계망 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서울시는 부연했다. 시는 앞으로도 정책·업무 프로세스 혁신, 규제철폐, 창의적 대응 등을 통해 약자동행 성과를 높이고, 정책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상훈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성과를 공유·확산해 더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말실수로 진급 물먹기 싫다면?… 신뢰도 높이는 우리말 사용법

    말실수로 진급 물먹기 싫다면?… 신뢰도 높이는 우리말 사용법

    누구나 한 번쯤 소리 나는 대로 썼을 뿐인데 맞춤법에 어긋나거나 마음 써서 말했다가 오히려 오해를 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상의 소통에서 적절한 단어가 생각 나지 않아 실수하거나 메신저 소통이 늘어나면서 잘못 쓴 말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는 일도 점점 늘고 있다. 서울신문 어문부장, 한국어문기자협회장 등을 거쳐 현재 미디어언어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한 끗 차이 때문에 헷갈리는 단어들의 뜻부터 상황과 상대에 맞춰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올바른 표현까지 쉽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어려웠던 시험을 치른 후 친구들과 정답지를 보며 답을 비교해 보는 것은 답을 ‘맞춰’ 보는 것일까, ‘맞혀’ 보는 것일까. 이때는 답을 ‘맞춰’ 보는 것이다. ‘맞히다’는 문제에 대한 답을 옳게 하는 것이고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거나 같게 한다는 것이다. ‘뵈요’와 ‘봬요’를 잘못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일 뵈요”, “다시 봬면 좋겠습니다”가 익숙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일 봬요”, “다시 뵈면 좋겠습니다”가 맞는 말이다. ‘뵈요’나 ‘봬다’는 없다고 생각하는 게 기억하기 편할 것이다. 저자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쓰이는 말의 차이도 꼼꼼하게 짚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인공’과 ‘장본인’이다. 이 두 단어를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은 정반대 표현이다. ‘승리를 안긴 주인공’, ‘인간 승리의 장본인’은 모두 한 사람을 치켜세우기 위해 쓰는 표현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연극, 영화, 소설 따위에서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을 말하고, 장본인은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이라는 뜻 외에도 ‘악인의 괴수’, ‘못된 일을 빚어 낸 주동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따라서 주인공이라는 말은 긍정적인 상황일 때만 쓰이고, 장본인은 부정적인 상황일 때만 쓰인다. 저자는 “상황에 어울리는 말을 선택해야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고, 기본적인 맞춤법은 지켜야 신뢰도가 높아진다”면서 “사소한 말 하나가 상황을 바꾸고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 [화제 인물 인터뷰]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를 만나다

    [화제 인물 인터뷰]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를 만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열린 ‘ACC-지역작가초대전’에서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55) 작가가 자기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고향의 풍경과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이 작가를 만나 작품에 담긴 의미와 창작 과정을 들어봤다. - 이번 전시, 어떻게 기획했나. “전시는 하나의 극장과 같다. 우리가 극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에 공감하듯이,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고향을 추억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랐다.” - 주요 작품을 소개해 달라. “첫 번째 섹션에서는 이원수 시인의 ‘고향의 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선보였다. 벽면 세 곳에 펼쳐진 영상이 묻어둔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다. 또 거울과 두루마리를 활용해 관람객들이 각자의 고향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연출했다.” - 호남이 ‘예향(藝鄕)’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호남은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민들 자체가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적 토양을 지니고 있다.” -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작품이 있다고 들었다. “어머니가 생전에 유람하지 못한 산수를 사후에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머물기를 바라셨다. 그런 마음을 담아 거대한 두루마리 속에 산수를 펼쳐냈다. 작품에서는 폭포 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지도록 생동감을 더했다.” - 무엇에서 착안했나. “중국 전통 산수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조상들은 화첩을 통해 직접 가보지 못한 산수를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이러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도록 했다.” - 작품에 고향의 풍경을 담았는데... “전시를 준비하면서 병풍산과 담양의 대나무 숲이 떠올랐습니다. 스크린을 겹겹이 배치해 관람객들이 마치 고향의 자연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연출했다.” - 마지막 작품은 무엇인가. “조선시대 남종화 거장 소치 허련의 산수화를 모티브로 한 영상 작품이다. 영산강의 물빛과 노을을 담아 전시장을 나서는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 기존 미디어아트와 다른 점은. “AI 기술을 활용해 어머니의 모습을 산수 속에 재현했다. 가상 세계에서나마 어머니가 고향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산을 오르던 기억을 떠올리며, 긴 복도를 통해 그리움을 형상화했다.” - 이번 전시, 어떤 의미가 있나. “ACC와 오랜 기간 협업해 온 만큼, 이번 초대전은 더욱 뜻깊다고 생각한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저마다의 고향을 떠올리고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동백 동맹… 동백 동행… 슬픔의 꽃에서 희망의 꽃으로

    동백 동맹… 동백 동행… 슬픔의 꽃에서 희망의 꽃으로

    “유족 DNA 검사를 통한 행방불명인 신원 확인, 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4·3특별법 개정 등 핵심 과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3일 4·3생존희생자 및 유족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추념식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을 통해 4·3 해결을 향한 정부와 국회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지사는 이날 4·3의 완전한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며 4·3생존희생자 및 유족들과 함께 이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4·3생존희생자들의 무사안녕과 건강을 기원하고,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제주도정의 의지를 4·3생존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오 지사를 비롯, 김동연 경기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창범 4·3유족회장, 오인권 후유장애인협회장을 비롯한 4·3생존희생자 및 유족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해 유족들에게 큰 위로를 전해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제주도와 경기도, 광주시가 긴밀한 협력으로 공동 발전의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재작년 4·3 유가족들의 비무장지대(DMZ) 초청에 이어 현재까지 경기도 북부청과 남부청에서 4·3전시회를 진행하며 제주4·3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면서 “1420만 경기도민들과 함께 제주4·3의 뜻을 기리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제주4·3에 대한 진상 규명과 보상,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가 이뤄지면 제주4·3의 백비에도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이름이 새겨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광주의 5·18과 제주의 4·3이 함께 손잡고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4·3평화공원에 있는 행방불명인 표석 4064기 중 147명의 신원이 DNA 검사를 통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나, 아직도 3917기의 표석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추념식 현장에서는 DNA 채혈 부스가 2개 동으로 확대 운영됐다. 한편 이날 제주도와 서울시교육청이 제주4·3의 가치와 정신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평화·상생의 교육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 협력을 다짐하며 4·3평화공원에서 기념식수 행사를 마련했다. 4·3평화재단 이사를 지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제안으로 제주4·3을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심었다. 동백꽃은 4·3희생자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없이 스러져간 아픔을 담은 상징물로, 제주 역사의 상처를 기억하는 매개체다. 정근식 교육감은 “70여년 동안 제주4·3의 슬픔을 상징해온 동백꽃이 미래세대에게는 희망의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동백나무를 선택했다”면서 “이 자리가 서울시교육청과 제주도 간 영혼적 교감을 새롭게 다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무대서 ○○에 찔린 적 있다”…데뷔 37년차 가수의 충격 고백

    “무대서 ○○에 찔린 적 있다”…데뷔 37년차 가수의 충격 고백

    가수 이은미(58)가 ‘맨발의 디바’라는 별명을 안고 무대에 서는 고충을 전했다. 2일 작곡가 윤일상(51)의 개인 유튜브 채널 ‘프로듀썰 윤일상’에는 이은미가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다. 윤일상은 이은미의 별명 ‘맨발의 디바’를 언급하며 “20대에 그 별명을 듣고 자의식이 강해졌을 듯하다”며 운을 띄웠다. 이은미는 맨발로 무대에 서는 모습으로 ‘맨발의 디바’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은미는 이 별명에 대해 “너무 부담스러웠다”면서, 맨발로 노래하는 건 “녹음하면서 생긴 버릇”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92년에) 솔로 1집 앨범을 내기 위해서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북미에서 가장 멋진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청바지 스치는 소리가 헤드폰으로 천둥소리처럼 들렸다”며 “캐나다 스태프가 쳐다보고 있어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이은미는 “첫날 (표제곡 ‘기억 속으로’) 녹음을 시도했는데 그날 노래를 망쳤다. 집중이 안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떻게 집중할지 (고민하다가) 카펫 밟는 소리에도 예민해져서 신발을 벗었다. (맨발로) 디디니까 안정감이 느껴졌다”라며 맨발로 노래하기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윤일상이 “(맨발에) 가시가 박힌 적은 없냐”고 묻자, 이은미는 “(그런 적이) 많다. 3년에 한 번 정도는 파상풍 주사를 맞는다”고 고백했다. 이은미는 “예전에 한 공연에서 내가 관객에게 ‘음악을 즐기면서 기쁘시면 야광봉을 무대 위로 다 던지고 싶어지실 것’이라고 말했다”며 “관객이 흥분하다가 야광봉을 (무대로) 던졌다. 그게 조명에 맞아서 조명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맨발로 바닥을 밟는 순간 ‘아, 이건 유리 조각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은미는 “왼쪽 발을 (유리에) 찔렸는데, 내가 지나간 자리마다 피가 떨어졌다”라며 충격을 안긴 한편 당시 자신의 걸음걸이를 재현해 웃음을 안겼다. 1989년 밴드 ‘신촌블루스’의 객원보컬로 데뷔한 이은미는 올해로 데뷔 37년 차를 맞았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4・3 왜곡 규탄, 제주 4・3 77주년 맞아 진실을 기억하고 정의를 외치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윤석열 정부가 12·3 비상계엄 문건에서 제주 4·3을 ‘제주폭동’으로 표기하며 폄훼한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임규호 대변인 논평 전문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의 배경인 제주의 눈부신 풍경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77년 전 오늘, 같은 하늘 아래에서 벌어진 제주 4・3의 비극은 수많은 이들의 삶을 산산이 부수었다. 그날의 아픔은 여전히 제주 곳곳에, 그리고 유가족들의 가슴 속에 깊은 상처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제주 4·3 77주년을 맞이하여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성흠제)은 희생되신 영령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더불어 아직 치유되지 않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과 제주도민들께도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 제주 4·3사건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된 비극적인 역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4·3을 ‘국가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으로 규정하고, 4・3 특별법 제정,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보고서 채택,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국가 차원의 배상 등 4・3의 진실규명과 피해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정부는 12·3 비상계엄 문건에서 제주 4·3을 ‘제주폭동’으로 표기하며 폄훼하고, 과거 군부 독재 시절의 왜곡된 시각을 되풀이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역사적 정의를 훼손하는 심각한 퇴행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제주 4·3의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4·3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는 4·3의 역사적 의미를 온전히 계승하고,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4·3특별법의 철저한 이행과 추가적인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임규호
  • 우원식 국회의장 “가슴에 단 동백꽃 배지, 제주의 아픔 기억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우원식 국회의장 “가슴에 단 동백꽃 배지, 제주의 아픔 기억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제77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한 유족 등 2만여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린 우원식 국회의장“한날한시 숨 죽여 흐느낀 제삿날이 수십년, 없는 죄가 대물림되며 삶을 옥죈 날이 또 수십년, ‘살민 살아진다’며 서로 의지해 버틴 날이 수십년, 그 긴 통곡의 세월을 견뎌 마침내 진실의 시간, 정의와 평화의 역사를 열어온 4·3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7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이 추념사를 할 때 객석에서 일부 “물러나라, 사과하라”하며 잠시 소동이 빚어졌던 것과 달리 우 의장이 추도사를 할 때는 2만여명의 참석자들이 숨죽이며 가슴을 울리는 추도사를 경청했다. 우 의장은 “4·3 특별법과 함께 국가 차원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적지 않다. 실종자 확인, 유해발굴, 재심재판, 합당한 보상 등 불행한 역사가 남긴 상흔을 온전히 치유하려면 해야 할 일들”이라며 “원통한 마음이 모두 풀리는 해원의 날까지 국회가 제주와 함께 그 길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가슴에 달린 동백꽃 배지가 그 약속이며 4·3영령들의 상징인 배지를 다는 것은 제주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이고 피맺힌 한을 함께 풀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 4·3이 묻는다. 국가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헌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잠시 목소리를 가다듬은 우 의장은 “4·3이 묻는다. 국가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제주의 무고한 국민은 정부가 내린 포고령과 계엄령 하에서 무참히 희생당했다”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헌법이 공포되고 석 달이 채 되지 않을 때였다”고 전했다. 이어 “군경의 총구가 국민을 향했고 민주공화국은 배반당했다”며 “4·19와 5·18의 불의한 권력이 다시 국민을 겨눴을 때 우리는 묻고 또 물었다. ‘국가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헌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나라를 바로 세웠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다시 4·3이 묻는다. 대한민국은 어떤 공동체로 나가야 하는가”라며 “4·3 가해자들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고 낙인찍어 제거하고 배제하고 차별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일어난 적대와 선동, 혐오와 폭력도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4·3 제주는 아픈 역사를 숨김없이 드러내 잘못은 밝히고 해결 과정을 통해 서로를 치유하고 화해하는 길, 진실에 발 디딘 그 자리에서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념의 이름으로 벌인 국가폭력과 이를 극복한 제주의 역사 세계인에 인권··평화 메시지로또한 그는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냉전과 분단의 틈에서 이념의 이름으로 벌인 국가폭력과 이를 극복한 제주의 역사가 세계인을 향한 인권과 평화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3이 세계인의 기억과 역사가 되는 그 길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한걸음 더 전진할 것”이라며 4·3수형인 직권재심 법정에서 재판부가 전원 무죄를 선고한 한 구절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피고인들은 극심한 이념대립속에 희생됐고 목숨마저 빼앗겼다. 피고인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은 서러워할 봄이라도 있지만 당신과 딱 한번의 봄이라도 살고 싶은 제주의 마음을 함께 4·3 영령의 안식을 빕니다. 억울함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소서.” 추념식을 앞두고 위령단에 하얀 국화를 내려놓으며 참배하던 유족 김창희(74)씨는 “1947년 할머니와 아버지(김만오·서귀포 서호리)가 군인이 쏜 총알 하나에 할머니는 다리가 다치고 아버지는 대퇴부를 맞아 후유장애로 한평생을 살다가 2017년 세상을 뜨셨다”는 사연을 얘기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 씨는 “아직도 4·3의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고 작별하지 못하고 있다”며 “4·3과 관련한 이념분쟁을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 미래로 나아가길”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 미래로 나아가길”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평화의 종’ 첫 타종으로 시작 2만여몀 참석 “제주 4·3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열린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이념과 세대,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을 넘어서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우며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를 주제로 열린 추모식에는 4·3생존희생자와 유족 등 약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한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형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추모의 뜻을 함께했다. 특히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앞둔 시점에서 제주4·3의 보편적 가치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의미 있는행사로 진행됐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제주 전역에 울린 묵념 사이렌과 함께 추념광장의 ‘평화의 종’ 타종으로 시작됐다. 4·3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유족들을 위로하고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담은 이번 타종은, 세계평화의 섬 선포 20주년을 맞아 4·3의 평화 메시지를 세계로 확산하는 뜻깊은 순간이 됐다. 4·3기간 7년과 77주년을 상징하는 7번의 타종은 오영훈 도지사, 이상봉 도의회의장, 김광수 교육감, 김창범 유족회장, 정영남 재향경우회장, 유족 문혜형 씨, 유족 김해나 양이 함께했다. 이들의 타종 장면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된 영상으로 상영됐다. #우원식 국회의장 “오늘 가슴에 달린 동백꽃 배지… 제주 아픔 기억하겠다는 다짐”이어 이어진 우원식 국회의장의 추도사는 2만여명의 가슴을 울렸다. 우 의장은 “한날한시 숨 죽여 흐느낀 제삿날이 수십년, 없는 죄가 대물림되며 삶을 옥죈 날이 또 수십년, ‘살민 살아진다’며 서로 의지해 버틴 날이 수십년, 그 긴 통곡의 세월을 견뎌 마침내 진실의 시간, 정의와 평화의 역사를 열어온 4·3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운을 뗀 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적지 않다. 실종자 확인, 유해발굴, 재심재판, 합당한 보상 등 불행한 역사가 남긴 상흔을 온전히 치유하려면 해야 할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통한 마음이 모두 풀리는 해원의 날까지 제주와 함께 그 길을 지키겠다”면서 “오늘 가슴에 달린 동백꽃 배지가 그 약속이며 4·3영령들의 상징인 배지를 다는 것은 제주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이고 피맺힌 한을 함께 풀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 오영훈 지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 진실화해위원회 반드시 출범해야”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1948년 4월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비극이 바로 이 땅 제주를 뒤덮었다”며 “그날 이후, 일흔일곱 번 해가 바뀌는 동안 우리는 침묵의 무게를 견디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평화와 상생을 향해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폭력의 실체를 바로잡기 위한 진실 규명과 광풍에 휩쓸린 억울한 이들의 명예 회복 두 개의 줄기로 시작된 제주4·3의 극복 과정은 과거사 해결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했고, 오늘날 전 세계를 선도하는 평화와 인권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으로 3기 진실화해위원회가 반드시 출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지사는 “육지에서 희생된 제주도민들의 유해를 찾는 노력이 중단되면 김천 돌고개, 전주 황방산 등지에서 희생된 분들을 찾아내는 컨트롤타워가 사라진다”며 유해 발굴과 유전자 대조 과정의 지속을 강력히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오 지사는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은 언제나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며 “4·3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헌법의 가치 위에 흔들리지 않는 정의와 꺼지지 않는 평화의 불빛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범 4·3희생자 유족회장은 “그동안 유족들은 가족이 학살당한 슬픔을 하소연할 곳도 없이 엄혹한 시절을 보냈으나, 유족과 도민의 노력으로 희생자 보상금 지급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렸다”며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성원과 유해 발굴을 위한 법적 토대 마련을 요청했다. 이어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반복된다”면서 “대한민국이 국민의 아픔을 보듬는 정의와 양심의 공동체로,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국가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추념식에서는 데옥시리보핵산(DNA) 검사로 7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희숙 희생자 가족의 사연이 소개됐다. 손자 김경현 씨는 지난해 여름 아버지를 위해 직접 나서 유가족 채혈을 했고, 그 결과 섯알오름이 아닌 제주공항에 묻혀 있던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었다. 증손녀 김해나 양은 “한강 작가님은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작별할 수 없는 아픔을 얘기했는데, 우리 가족은 이제 오랫동안의 아픔과 작별하고 이제는 증조할아버지를 잘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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