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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 Y교회 오목사 실태 “미성년자 성착취 일삼아”

    안산 Y교회 오목사 실태 “미성년자 성착취 일삼아”

    미성년자를 교회에 감금하고 성적으로 착취했다는 ‘안산 Y교회’ 오목사 부부의 행각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천국이란 이름의 인간 농장 - 안산 Y교회의 비밀’이라는 부제로 안산 Y교회 사건이 공개됐다. 20대 여성 3명은 지난해 12월 성폭행 혐의로 안산 Y교회 오목사를 고소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단체 생활을 한 이들은 오목사 가족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적 에너지를 돕는다는 의미로 ‘영맥’으로 불리며 목사의 시중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목사는 음란죄 상담이라는 명목으로 이들에 대한 성착취를 하고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맥’ 역할을 했던 한 여성은 “알몸으로 개처럼 기어다니면서 사랑고백을 하라고 하고, 여자끼리 유사 성행위를 시키기도 했다”며 “모녀끼리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목사는 이를 거부하면 할 때까지 집요하게 요구했으며, 이를 영상으로 찍기도 했다. 이 여성은 “항상 목사님은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하게 해주세요, 하고 싶습니다’라는 대답을 요구한다”고도 말했다.오 목사 부부는 법적으로 아동에게 금지된 돈벌이까지 시켰다. 마스크팩 접기부터 쇼핑백 접기 등 온갖 부업을 하며 돈을 벌었던 것. 이들은 요양보호사처럼 목사의 수발을 들었고, 최소한의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초등학교 졸업도 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 오 목사 부부는 교회의 헌금과 공부방 등을 운영하며 부를 축적한 모습도 그려졌다. 오 목사 집에는 고급차와 값비싼 시계가 진열돼 있었다. 이같은 의혹에 교회 측은 오 목사가 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앓고 있어 성착취 등을 할만한 건강상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오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그는 유튜브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교육을 부탁해서 함께 생활했을 뿐 감금과 학대는 없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따르면,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10명이 넘었다. 경찰은 오 목사의 아내와 아들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나경원 “서울시장 당선되면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실 규명”

    나경원 “서울시장 당선되면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실 규명”

    “대대적 감사…민주당, 후보 내는 것 뻔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당선되면) 대대적 감사와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15일 밝혔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법원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일부 사실로 인정한 것을 언급하며 “그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법원 “박 전 시장, 피해자에 음란문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조성필)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가 동료 직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다른 사건 판결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겪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내가 아닌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때문’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반박하면서도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지난해 중순부터 병원에서 상담을 받으며 털어놓은 진술과 기록을 토대로 “박 전 시장 밑에서 근무한 지 1년째부터 ‘냄새를 맡고 싶다’, ‘사진을 보내 달라’는 식의 문자를 받았고, 2019년엔 ‘넌 남자를 모른다. 남자를 알아야 시집을 간다’며 성관계 과정을 얘기해 줬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성추행,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한 징계”나경원 전 의원은 “(여당은) 이를 보고도 기어이 후보를 내겠다는 것인가. 스스로 당헌·당규를 파기했고, 조직적인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았다”면서 “양심이 눈곱만큼이라도 있다면 피해자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뻔뻔함이 하늘을 찌른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나경원이 이끄는 서울시청에서는 이런 끔찍한 성범죄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와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적 연락과 부당한 업무 지시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성추행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한 징계를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이날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 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 “시장이 되면 아동학대 문제를 최우선에 두겠다”며 학대 인정 범위를 더 넓히고, 유관 기관들의 기록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관용 원칙으로 아동학대를 처벌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밑으로도 자치경찰권이 들어왔다. 경찰청과 보호기관 협조 시스템을 빨리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준우승 세 번… 2년차 징크스 끝났다, 최경주 키즈 정상 향해 강드라이브

    준우승 세 번… 2년차 징크스 끝났다, 최경주 키즈 정상 향해 강드라이브

    “세 번 준우승은 ‘2년차 징크스’로 돌리겠습니다. 데뷔 첫해 명출상(신인상), 지난해 덕춘상(최저타수상)까지 받았으니 올해는 대상을 노려봐야죠”.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최경주 키즈’ 이재경(22)의 목소리에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전남 강진 출생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그는 2014년 최경주재단의 골프 꿈나무 선발전에서 우승한 ‘유망주’ 출신이다. 혜성같이 나타나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던 그의 자신감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갑자기 ‘드라이브 입스’가 찾아온 것. 입스는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각종 불안 증세를 가리킨다. 이 탓에 2017년 프로 입문도 3부 투어로 시작했다. 이재경은 14일 “국가대표를 2년 이상 해야 시드전에 나설 수 있는데 ‘드라이브 입스’로 1년 6개월 만에 그만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3부 투어에서 2차례 우승으로 2부 투어에 오른 뒤 2018년에도 2승을 수확하며 상금 2위 자격으로 기어코 코리안투어 시드를 받아냈다. 19세 나이에 정규투어 프로 명찰을 달았다. 데뷔전 무대였던 그해 4월 DB프로미오픈 2라운드 8번홀(파3)에서 2019시즌 첫 홀인원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프로 데뷔 첫 홀인원이라 기억이 생생하다. 155m짜리 파3홀이었는데 8번 아이언으로 쳤다”고 돌아봤다. 데뷔 11번째 대회인 그해 부산경남오픈에서는 첫 승을 거둬 연말 평생에 한 번뿐인 신인왕(명출상)에 올랐다. 2020년은 뭔가 아쉬웠다. 10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한 번 없이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한 것.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6차례나 들었다. 여기에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순위는 모두 3위였다. 평균타수 69.4타로 1위, 평균 버디수는 4.4개로 2위였다. 이재경은 우승이 없었던 것에 대해 “‘2년차 징크스였나 보다”라며 웃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일찌감치 부산에 터를 잡고 동계훈련에 돌입한 그는 “체력 다지기에 땀을 쏟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피트니스클럽을 운영하는 사촌형까지 초빙했다”고 밝혔다. 이재경은 김한별과의 연장 승부 끝에 두 번째 준우승에 그친 지난해 8월 KPGA오픈을 떠올리면서 “당시 공이 워낙 잘 맞아서 우승을 의심치 않았다. 지난해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다”면서 “그래도 데뷔 첫해 신인상, 지난해에는 평균타수상까지 받았으니 올해는 지난해의 쓰렸던 경험을 디딤돌 삼아 (제네시스)대상을 목표로 힘차게 날아오르겠다”고 다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손혜원 작심하고 양정철 저격 “文대통령이 완전히 쳐낸 사람”

    손혜원 작심하고 양정철 저격 “文대통령이 완전히 쳐낸 사람”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한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해 “문 대통령이 완전히 쳐낸 사람이기에 속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의원은 지난 13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문 대통령이 이미 2017년 5월 연을 끊었다”며 “그 뒤로 한 번도 그를 곁에 두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걸로 안다”고 밝혔다. 손 전 의원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던 양 전 원장이 미국행을 자진했다는 보도와 관련, “2017년에도 자진해서 떠난다면서 들락날락 숱하게 했던 게 기억난다”며 “당시 마지막 총무비서관이 지명될 때까지 그 이름이 나오지 않자, 자기가 모든 자리를 고사한 거라고 생쇼를 했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이 미국행을 택한 것에 대해선 “자의반 타의반이 아니라 순전히 자의로 가는 것이고, 조용히 있다가 다시 스멀스멀 기어들어 올 것”이라며 “늑대소년이 또 대중을 속이고 있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대선 초기 캠프를 주도했던 양 전 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도 민주당 선거 전략 수립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양 전 원장은 여권 지지자들의 비례대표 표가 열린민주당으로 갈 것을 우려해 완전히 선을 긋는 전략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나와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을 창당했던 손 전 의원은 당시에도 양 전 원장에 대해 독설을 퍼부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 전 원장에 대한 손 전 의원의 비난이 숙명여중·고 동기인 김정숙 여사와의 친분과도 관련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손 전 의원은 유튜브에서 “(김 여사와) 절친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제가 영부인을 통해 정보라도 얻는 듯 생각하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양정철 저격한 손혜원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연을 끊었다”

    양정철 저격한 손혜원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연을 끊었다”

    손혜원 전 의원, 양정철에 독설“모든 자리를 고사한 거라고 생쇼…스멀스멀 들어올 것”“너무 교활하게 언론플레이…깨부숴야”열린민주당을 창당한 손혜원 전 의원이 최근 미국행을 결정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2017년 5월 연을 끊었다”며 “그 뒤로 한 번도 그를 곁에 두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걸로 안다”고 밝혔다. 손 전 의원은 지난 13일 밤 유튜브 채널 ‘손혜원TV’에 ‘문재인 대통령은 언제 양정철을 버렸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손 전 의원은 영상에서 “문 대통령이 그를 비서로 선택하지 않은 것은 지난주도, 작년도 아니고, 2017년 대통령이 되자마자 그렇게 결심한 거라 생각한다”며 “저는 당시 문 대통령이 그를 청와대에 데리고 갈 줄 알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버리는 걸 보고, 아마 주변에서 많이 조언했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는 양 전 원장이 미국행을 자진했다는 최근 보도와 관련 “2017년에도 자진해서 떠난다면서 들락날락 숱하게 했던 게 기억난다”며 “당시 마지막 총무비서관이 지명될 때까지 그 이름이 나오지 않자, 자기가 모든 자리를 고사한 거라고 생쇼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전 의원은 “이 사람이 미국에 간다면 ‘자의 반 타의 반’이 아니라 순전히 ‘자의’로 가는 것이고, 조용히 있다가 다시 스멀스멀 기어들어 올 것”이라며 “늑대 소년이 또 대중을 속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 전 의원은 이런 언급 배경에 “그가 너무 교활하게 언론플레이 하는 걸 보면서 누군가는 이걸 깨부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대통령을 얼마나 팔고 다녔는지 할 말이 너무 많다. 나중에 시리즈로 하나씩 공개하겠다”고 주장했다. 양 전 원장은 지난해 총선 때 후보 공천과 선거 전략을 지휘할 당시 정봉주, 손혜원 전 의원이 열린민주당을 만들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정치를 하면서 탈당·분당한 적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손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친분설과 관련해 “절친이 아니다”며 “사람들은 제가 영부인을 통해 정보라도 얻는 듯 생각하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 손 전 의원은 김 여사와 숙명여중·고 동기동창이다. 손 전 의원 “저는 국회의원 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임기 중에는 (김정숙 여사와) 통화조차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된 뒤 단 한 번도 통화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중, 여고 6년을 같이 다녔지만, 고3 때 단 한번 같은 반을 했고, 반장, 부반장에 과외를 같이해서 좀 친해졌던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손혜원 “양정철은 ‘늑대소년’…문 대통령에 임기초 버림받아”

    손혜원 “양정철은 ‘늑대소년’…문 대통령에 임기초 버림받아”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문 대통령은 언제 양정철을 버렸나?’란 제목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교활하다고 비판했다. 양 전 원장이 미국행을 앞두고 지난 5일 김태년 원내대표, 최재성 정무수석과 술을 마신 장면의 보도 및 노영민 전 실장의 사의 표명 이후 차기 청와대 비서실장 물망에 오른다는 기사는 모두 그가 ‘작업’을 한 것이라고 손 전 의원은 지적했다. 손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꿈에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들일 생각이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손 전 의원은 이른바 3철(양정절·이호철·전해철),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리며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양 전 원장에 대해 “양정철은 문재인 대통령이 완전히 쳐 낸 사람이기에 속으면 안 된다”고 폭로했다. 손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과 동시에 양 전 원장과 과감하게 연을 끊었다, 대통령이 신뢰하는 사람 안에는 양 비서는 없다, 마치 자신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기 싫어 떠난다는 ‘쇼’를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쪽으로 기울었다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손 전 의원은 김정숙 영부인과 ‘절친’이라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김 여사와 여중, 여고 6년을 같이 다녔지만 3학년때 같은 반에다 잠깐 영어 과외를 함께 해 친해졌을 뿐”이라며 “대통령 부부의 결혼식에도 안 갔다”면서 여고 동창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의원은 “대통령은 2017년 5월 양정철과의 연을 끊었다”며 “그 뒤로 한번도 그를 곁에 두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이어 “대통령이 사람을 잘 버리지 않기에 양정철을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 갈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버리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이 옆에 두지 말라고 조언을 했구나 싶어 높이 평가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 전 의원은 대통령 취임 무렵 “양정철은 청와대 총무 비서관까지 기다렸지만 이름이 나오지 않으니까 마치 자신이 모든 자리를 고사하고 대통령에 멀리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며 뉴질랜드로 가는 생쇼를 했다”며 “이는 눈물을 흘리며 사랑하니까 떠난다는 부부처럼 쇼를 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손 전 의원은 “총선에서 양정철이 어떻게 했는지 아는데 (문 대통령이) 양정철을 부르겠나”며 “대통령은 정직하게 민의를 전달할 사람을 택한다”라는 말로 21대 총선 민주당 전략을 짰던 양 전 원장을 겨냥했다. 당시 양 비서는 민주연구원장으로 있으면서 손 전 의원이 주축이 된 열린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 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 선거 전략을 짰고 압승을 거뒀다. 이에 대해 손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에도 그가 설칠 때 ‘이게 대통령이 원하는 바는 아니다’라는 지적에 ‘대통령이 총선하냐, 당이 치르지’라고 했던 사람”이라고 폭로했다. 노영민 실장 후임으로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해 진 뒤 미국으로 떠난 양 전 원장에 대해 손 전 의원은 “조용히 있다가 다시 스멀스멀 기어들어 올 것이다”며 “온갖 속임수로 자기 사익을 위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 주도권 잡으면서 자기 실익을 위해 일하지 않을까”라고 경고했다. 양 전 원장은 이달 중 미국 보수 성향의 외교 전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 선임연구원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속타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속터지는’ 현실

    ‘속타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속터지는’ 현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격돌하는 여야가 진영별 후보단일화를 필승 카드로 꼽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오직 승리만을 위한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 염증이 커졌고 후보들 역시 자신이 양보해야 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필요성은 여당보다는 야당이 더욱 절실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야당의 승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단일화에서 멀어지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의 견제가 심화되자 독자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안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대표성은 결국 국민들께서 정해 주는 것”이라며 “어떤 정당 차원에서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부터 공유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해 달라는 게 야권 지지자들의 지상명령”이라며 “이러한 요구를 거부한다면 야권 지지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더이상 안철수 얘기를 하지 말라. 콩가루 집안 된다”고 불호령을 내린 이후 당내에서는 안 대표와의 협력을 말하는 목소리가 사라졌다. 당대당 통합을 주장했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조차 “(안 대표가)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이야기하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라며 “안 대표도 눈이 있으면 좀 보시라”고 말했다. 범여권의 단일화 논의는 험악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전날 각각 서울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두 후보 모두 당내 경선 통과조차 불투명하다. 선거 때만 되면 등장했던 민주당과 정의당 간 범진보 단일화도 이번에는 실현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위성 정당을 꾸려 비례대표 의석을 석권한 이후 정의당 내부에서는 민주당과의 단일화가 일종의 금기어가 됐다. 이날 김 의원이 “우리가 한명숙 후보 시절에 노회찬 후보께서 (득표수를) 가져가면서 단일화가 안 돼서 생겼던 문제, 아픔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뜻을 크게 같이했으면 좋겠다”며 2010년 지방선거 상황을 돌이키자 정의당이 즉각 “상식도 없고 무례하다”고 반발한 것이 범여권의 상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민주당은 출마 자체가 정당하지 못한 선거”라며 “그런 분들과의 단일화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글로벌 톱5… ‘임성재 클라쓰’

    글로벌 톱5… ‘임성재 클라쓰’

    ‘아이언맨’ 임성재(23)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이 참가하는 새해 첫 ‘왕중왕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7474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임성재는 잰더 쇼플리(미국)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25언더파 267타로 우승한 해리스 잉글리시(미국)에게는 4타 뒤졌다. 지난해 11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준우승 이후 2020~21시즌 들어 두 번째 ‘톱10’ 성적이다. 그는 지난해 3월 혼다클래식 우승자 자격으로 이 대회에 첫 출전, 상위권 성적을 신고하며 상큼한 2021년 출발을 했다. 임성재는 대회 직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와 같은 18위에 올랐다. 선두에게 4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임성재는 1번(파4)홀에 들어갈 뻔한 날카로운 두 번째 샷을 앞세워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2번∼3번홀 연속 보기로 기세를 잇지 못했다. 5번홀(파5) 버디로 잃은 타수를 만회했지만 전반홀에선 타수를 더이상 줄이지 못했다. 임성재는 13번홀(파4)에서 1.5m 남짓의 버디 퍼트를 떨궈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고 16번~18번홀 3개홀 연속 버디로 뒷심을 발휘해 기어코 순위를 ‘톱5’ 안쪽으로 끌어올렸다. 잉글리시는 호아킨 니만(칠레)과의 연장전 끝에 2013년 11월 OHL 클래식 이후 7년 넘게 이어진 우승 갈증을 풀었다. 볼 스피드 향상 실험에 나선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공동 7위(20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나라 빼앗긴 왕의 눈물 이슬되어 참새 발 적신 곳 ‘노작’의 꿋꿋함 이곳에

    나라 빼앗긴 왕의 눈물 이슬되어 참새 발 적신 곳 ‘노작’의 꿋꿋함 이곳에

    “할머니 산소 앞에 꽃 심으러 가던 한식날 아침에/ 어머니께서는 왕에게 하얀 옷을 입히시더이다/ 그러고 귀밑머리를 단단히 땋아 주시며 “오늘부터는 아무쪼록 울지 말아라.”/ 아-, 그때부터 눈물의 왕은!/ 어머니 몰래 남모르게 속 깊이 소리 없이 혼자 우는 그것이 버릇이 되었소이다//(중략)//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그러나 눈물의 왕!/ 이 세상 어느 곳에든지 설움 있는 땅은 모두 왕의 나라로소이다.” (홍사용,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 중에서) 세상 어느 곳이든 설움이 있는 땅은 모두 눈물의 왕이 사는 나라. 어머니께서 그토록 울지 마라 당부했지만 끝내 흐르는 눈물에 어머니와 나를 모두 가두어버린 시인이 사는 나라다. 그리하여 이곳은 여 리고 가여운 왕이자 시인이며 또 ‘나’인 사람이 기어코 흘리고 마는, 아침 이슬 같은 눈물에 다리가 젖어버린 참새의 터다. 빼앗긴 나라의 왕이자 시인인 ‘나’는 혼자 우는 버릇이 단단히 들린 채로 어머니의 당부마저 눈물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이 시를 지은 홍사용 시인은 노작(露雀), 소아(笑啞), 백우(白牛)라고 지은 여러 호들 중에서 ‘노작’을 주로 사용했다. ‘노작’은 이슬 로(露)에 참새 작(雀)자를 쓴다. 선생이 살던 시대는 그를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이면서 독립투사로 만들 수밖에 없던 일제강점기. 나라와 자신의 처지가 원통하여 밤새 흘린 눈물이 새벽이슬이 돼 가녀린 참새의 다리마저 젖게 한다는 뜻을 호로 삼을 수밖에 없던 이의 자리란 또 얼마나 외롭고 애달팠을 것인가.노작은 1900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사망 후 백부가 살고 있는 화성으로 이주해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며 자랐다. 서울 휘문의숙을 졸업한 1919년에 기미독립운동에 가담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휘문의숙 재학 시절에 교우들과 문집을 간행했고, 졸업 후에는 문예지 ‘백조’와 ‘흑조’ 등을 기획해 창간했다. 노작 외에도 박종화, 나도향, 현진건, 이상화, 김기진 등이 합류해 만든 ‘백조’는 3호까지 나왔다. 편집은 노작이 맡았지만 발행인은 일제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1호는 배재학당의 교장이었던 아펜젤러, 2호는 보이스 여사, 3호는 러시아에서 망명한 훼루훼로로 외국인들을 내세웠다.●박종화·나도향·이상 등과 ‘백조’ 발간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총독부에 의해 검열당한 채 간행된 문예지 ‘백조’ 곳곳에는 출판물에서 내용을 밝히지 않으려고 지운 자리에 ‘O’ 혹은 ‘X’로 표시한 복자(伏字)가 곳곳에 표시돼 있다. 작가의 사상과 문장을 검열한 뒤에 출간을 허가했던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 아픈 역사적 사료인 셈이다. 노작은 ‘백조’의 창간과 함께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이때 ‘나는 왕이로소이다’, ‘묘장’, ‘그것은 모두 꿈이었지마는’ 등의 시를 발표했다. 선생은 시뿐만 아니라 소설 ‘저승길’, ‘뺑덕이네’, ‘봉화가 켜질 때’ 등을 썼고 희곡으로 ‘할미꽃’, ‘출가’, ‘제석’ 등의 희곡이 있다. 수필과 여러 비평문도 발표하면서 다방면의 글쓰기 작업들을 하는 동시에 1923년에는 토월회(土月會)에 가담해 문예부장을 맡기도 했다.“현실에 토착해 있되 이상은 명월같이 높게 가져야 한다”며 발족한 연극문화운동단체 ‘토월회’는 도쿄에서 유학 중이던 김기진, 김복진 등이 매주 한 번씩 모여 시를 낭송하고 그림을 감상하며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십일월(十一月)에 결성됐다는 뜻으로 토월회라 부른다는 말도 있다. 당시 조선의 연극은 주로 신파극이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극단이 없이 여기저기서 파편화된 채 단발성 공연으로 진행되기 일쑤였다.●‘나는 왕이로소이다’ ‘묘장’ 등 시 발표 노작은 대중 속에 파고들어 깨우치는 데 연극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1927년엔 산유화회를 조직해 연극 부흥 운동을 일으켰다. 대중적인 연극을 통해 민족의 아픔과 정한을 표출하고자 한 선생의 의도가 시대의 필요와 맞아떨어지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일제 검열로 대본 전체가 삭제, 압수되고 공연의 막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선생은 조선총독부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끝내 연극운동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번역극과 다채로운 신극 운동을 전개해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토월회는 경영난으로 1931년에 해산하게 된다.노작은 일제에 항거하는 작품들을 활발히 썼지만 저돌적인 투사의 문장이 아닌 1920년대 초에 붐이 일었던 낭만주의운동에 힘입어 향토적 서정, 자전적 전기 등의 감상이 짙은 작품들을 주를 이뤘다. 대다수 낭만주의 시인들이 외국 풍조에 영향을 받은 시들을 쓸 때 선생은 민중의식이 깃든 민요에 관심을 갖고 민족적 서정성을 끝없이 탐구하고 형상화했다. 그런 이유로 민요시, 향토시로 분류되기도 하는 그의 시들은 주로 비애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어 ‘비애의식을 민족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시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통적인 맥락에서 시를 창작하고 민족적인 이념과 독립의 의지를 시와 희곡 및 소설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 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일제의 감시와 통제 속에서도 꿋꿋하게 독립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던 선생은 해방을 맞이해 근국청년당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러다 1947년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생전에는 책을 출판하지 않았다가 1976년에 와서야 유족들이 시와 산문을 모아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로부터 한참이 더 지난 2010년에는 유년기를 보내고 그의 묘지가 있기도 한 경기도 화성에 노작 홍사용 문학관이 개관되기에 이른다. ●오늘날 토월극장 이름 ‘토월회’서 비롯 나는 홍사용 시인을 고등학교 3학년 때 언어영역의 지문으로 나왔던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로만 알고 있었다. 사는 곳의 지척인 화성 동탄 신도시에 문학관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노작과 홍사용 그리고 시의 제목은 여전히 뇌리에서 각기 따로 놀았다. 그러다 몇 년 후에야 시와 시인, 문예지 ‘백조’와 지금의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이 ‘토월회’에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곳과 인연이 닿아 이 년 넘게 소설창작과 단편소설읽기 강좌를 진행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선생의 발자취에 대해 본격적으로 인지했다. 문학관의 지척에 살면서도 조금 더 빨리 선생의 자리에 대해 숙고하지 않은 것은 내 게으름의 탓일 것이다.오랜만에 그곳을 찾아가 보았다. 신도시의 유일한 문학관답게 문화적인 정취를 원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었다. 시와 연극, 소설로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자 했던 선생의 뜻에 걸맞게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노작 출판학교, 노작문학제, 노작 문예지 ‘백조’의 발간, 작가의 방 대관사업, 노작홍사용단막극제, 노작문학상 등을 비롯해 문예강좌, 청소년 문예교실, 우리동네 작은 영화관, 문학이 함께하는 음악회, 시인과 함께 걷는 시숲 길, 문학현장답사, 산유화극장 정기공연 등과 시민극단 연극동아리까지 시와 희곡, 수필과 소설을 아우르는 프로그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유튜브까지 진출해 온오프라인을 종횡무진하는 프로그램들의 목록을 보며 1920년대 초에 낭만주의 문학의 선두주자이며 문학사를 주름잡던 선생의 활동을 겹쳐 보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터. 현존하는 여러 문학관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가히 손꼽힐 정도로 체계적인 외향과 내실을 다져 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학관 곳곳에서 선생이 살다 간 발자취와 시대정신, 문학에 대한 열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시도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는 주변의 시민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홍사용’이라는 이름을 신도시의 문화거점으로 우뚝 서게 한 노력의 발로다. 문학관이 시민들과의 소통을 최우선하고 글자와 문장을 넘어서서 그것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손택수 관장의 의지가 특히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에 호응하듯이 주체적으로 문학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야말로 이 자리를 자리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문장’이 아닐까. 이 모든 일들이 한 세기 전에 노작이 행했던 시대정신과 민족의식에 대한 문학적인 물음에 대한 후대의 답임을 보여 주고 있는 공간이었다. 당대의 호명으로 박제된 이름만이 아니라 오로지 선생의 작품과 민족정신을 일깨우던 자리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생생하게 사람들 곁에서 살아 있는 문장으로 다가서는 그 이름. 그리고 그것을 일깨우는 여러 사람의 땀과 마음들. 나라를 빼앗긴 왕의 눈물이 이제는 동이 틀 무렵의 이슬이 돼 참새의 발을 씻어 주는 곳, 노작 홍사용 문학관이다.소설가 이은선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지난 1989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에 모여 민주화를 외친 학생 등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려는 명령을 유일하게 거부해 5년 동안 옥살이를 한 인민해방군 군단 사령관 쉬친셴(徐勤先) 장군이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톈안먼 사건 때 베이징으로 출동한 제38집단군 군장이던 쉬친셴 예비역 중장이 코로나19가 다시 급속히 번질 조짐을 보여 봉쇄 상태에 들어간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 소재 군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쉬친셴은 지난 몇년 동안 스자좡의 인민해방군 허핑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 왔는데 당국이 면회를 금지한 상황에 지난해는 언어 기능까지 상실했는데 이날 새벽 음식물이 목구멍에 막히는 바람에 질식사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31년 전 베이징에 인접한 허베이성 바오딩 시에 주둔하던 제38집단군을 지휘한 쉬친셴은 무력행사를 준비하라는 덩샤오핑(鄧小平) 중앙군사위원회 지도부의 명령에 반기를 들었다. 덩 주석의 구두 지시를 받은 강경파 양상쿤(楊尙昆)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전면에 나서 군을 동원해 유혈 진압을 지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1935년 후베이성 다우현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자원 입대했다. 한 차례 거부 당하자 먹지에 혈서를 써서 기어이 입대했다. 1980년 제1장갑 사단장이 됐으며 1984년 대규모 군사훈련 열병식에서 덩 주석에게 부대 설명을 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던 장군이었다. 1987년 우리의 성남에 해당하는 바오딩에 주둔한 제38 집단군 사령관에 올라 수도 베이징을 지키는 중책을 맡았다. 중국 인민지원권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만세군’이라고 칭찬할 정도로 인정 받았던 부대라 상장 승진이 유력했다. 그러나 쉬 중장은 시위가 정치적인 문제라며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상부에 진언했다. 20년 뒤 홍콩 빈과일보 기자가 어렵사리 그를 찾았을 때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로 되돌아가도 그렇게 하겠다. 죽는다고 해도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겠다(寧殺頭 不做歷史罪人)”는 기개 넘치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 뒤 쉬친셴은 악명 높은 친청(秦城) 감옥 등에서 5년 동안 복역하고 풀려난 뒤에도 사실상 가택연금 신세였으며 최근 와병 중이던 기간에도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빈과일보는 쉬 전 사령관의 장례를 위해 베이징에 있는 세 자녀가 스자좡을 찾는 것은 당국이 허용했지만, 친구들의 방문은 불허했다고 전했다. 또 ‘전 인민해방군 38군 사령관’이라는 표현을 묘비에 새기거나 장례식에서 언급하는 것도 불허했다고 덧붙였다. 톈안먼 학생 시위를 주도한 뒤 미국에 망명한 왕단(王丹)은 페이스북에 그의 말년 사진 두 장을 올리고 “양심을 지키기 위해 장군직과 자유를 미련 없이 버린 쉬친셴 장군을 당시 우리 학생들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2017년 11월 기밀 해제된 영국 외교문건을 보면 당시 사정에 정통한 중국 국무원 고위층 인사는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을 선양군구에 속한 제27집단군이 무력 진압해 학생, 민간인, 군인을 합쳐서 1만명에 육박한 희생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말 장쩌민 집권 시기 흘러나온 백악관 기밀문서도 중국 내부문건을 인용해 톈안먼 광장과 주변 창안제(長安街)에서 8726명이 죽었고, 시내 다른 곳에서도 1728명이 변을 당한 것으로 봐 희생자 수를 1만 454명으로 추정했다. 반면 유혈 진압 다음날(6월 5일) “사망자 1만명 육박”이란 전문을 타전했던 앨런 도널드 주중 영국 대사는 6월 22일 전문에다 사망자 수를 2700~3400명으로 추산하면서 시신 전부를 병원에 안치할 수 없어 지하보도에 쌓아놓았다고 본국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2017년 11월 영국 국가문서국이 비밀 분류를 푼 톈안먼 사건에 관한 외교문건 수천 쪽 가운데 나온다. 2018년 7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도널드 대사가 추정한 이 숫자가 ‘신빙성 있는 정보’에 근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톈안먼 유혈 진압 26주기인 2015년 6월 4일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 단체 ‘톈안먼 어머니’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현 지도부에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역사적 평가는 이미 이루어졌다며 당과 정부는 이를 폭란으로 규정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는 말을 처음으로 한 이는 톈안먼 사태 3년 뒤 1992년 10월 중국공산당 14차 전당대회 기간 내외신 기자회견에 임한 리펑(李鵬) 전 총리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후진국형 폭설 교통대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나.

    지난 6일 저녁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은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심각한 관재(官災)였다. 눈이 많이 내리긴 했지만 그 정도 적설량으로 서울 시내가 마비된 것은 시계를 수십년 전으로 되돌린 것 같은 착각마저 안긴다. 당시 폭설로 도로가 미끄러워지면서 교통사고가 속출했고 평소 차로 10~20분 걸릴 거리를 엉금엉금 기어 몇시간 만에 귀가한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심지어는 10시간 넘게 운전해 집에 도착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운전 중 오도가도 못하는 차 안에서 연료가 다 떨어질까 마음을 졸이는가 하면 아예 귀가를 포기하고 직장 근처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시민들도 있었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이번 눈은 느닷없이 내린 게 아니다. 이틀 전부터 눈 예보가 있었다. 특히 기상청은 당일인 6일 오전 11시쯤 대설예비특보를 냈고 오후 1시 쯤에는 서울시에 제설 대비를 주지시켰다고 한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오후 5시에야 염화칼슘을 뿌리기 시작했다. 폭설을 막기엔 이미 늦은 때였다. 눈이 내린 뒤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도로가 얼어붙었고 이 때문에 다음날 출근길은 물론 8일까지도 이면 도로에는 눈이 녹지 않아 차들은 아슬아슬 거북이 운전을 해야 했다. 선진국에서는 폭설은 커녕 진눈깨비 같은 눈만 예보돼도 며칠 전부터 난리가 난다. 등교 취소는 물론이고 제설 작업에 만전을 기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예보된 눈에 늑장 대응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과 비용을 치렀다. 이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혈세로 부양하는 공무원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은 “1년에 눈이 몇번이나 온다고 이런 식으로 밖에 대응을 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재난 대비는 늘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이뤄져야 한다. 조금만 안이하게 상황을 판단해도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서울시가 과연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노심초사하며 부지런을 떨었는지 심히 의문이다. 이와 같은 후진국형 재난 대비를 다시 목도하지 않으려면 이번 늑장 대처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가 반드시 취해져야 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해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물쩡 넘어가면 이번과 같은 어이없는 재난은 물론 심각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씨줄날줄] 북극한파/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극한파/임병선 논설위원

    영국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1972년 내놓은 가이아(Gaia) 가설은 지구를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 가이아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섬기던 대지의 여신이다. 지구를 기체에 에워싸인 암석덩이로 보던 관점을 벗어나 생명체들과 대기권, 대양, 토양 등이 신성하고 지성적인 힘으로 상호 작용하며 스스로 진화, 변화한다고 보는 것이 가설의 핵심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 문제를 얘기할 때 가이아 가설이 자주 인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난 6일 밤부터 서울 등에 폭설이 쏟아진 뒤 체감온도가 영하 24도를 넘나드는 북극한파가 몰아쳐 퇴근 차량들이 도로를 엉금엉금 기어다녔다. 제설을 위한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은 탓이다. 다음날 출근길도 빙판으로 변하고 서울 지하철 1·4호선까지 고장나 지각자가 속출했다. 이번 한파의 원인은 북극 지방의 날씨가 엄청 따듯해져 바다얼음이 녹았기 때문이다. 2018년 그린란드는 24시간 영상의 기온을 경험할 정도였다. 북극 해빙(海氷)이 평년보다 많이 녹은 해에는 어김없이 한파가 찾아왔다. 분명 지구는 더워지는데 중위도 지역에는 북극한파가 자주 찾아온다. 더워진 만큼 기온을 낮추는 방향으로 지구가 안정을 찾는다는 것이 가이아 가설에 따른 분석이다. 국지적 한파의 요인은 북극진동 세기, 북유럽 기단 변화, 적도의 대류 현상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 2년 동안 한반도 한파는 북극진동의 세기 변화가 불러온 것으로 파악된다. 극지방이 따듯해져 시베리아에 폭설이 쏟아지고, 시베리아에 쌓인 눈이 차가운 극지방 공기를 막아 주는 제트기류의 ‘커튼 효과’를 떨어뜨린다. 최근에는 지역과 계절에 따른 온도 차이가 극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 기후 패턴은 당분간 여름은 더 뜨거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는 양극단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여름 역대 최장인 54일 장마가 이어진 것이나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와 따듯한 남쪽으로만 여겨지던 제주에 사상 처음 한파경보가 내려진 것이 모두 한 맥락이란 얘기다. 봄에 찾아오던 미세먼지가 겨울에도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한 연구에 따르면 2024년 수도권에서 2만명이 미세먼지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 있고, 12조원의 경제 손실이 우려된다고 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대 최저 기온은 1981년 1월 5일 경기도 양평에서 관측된 영하 32.6도였다. 역대 1~4위가 모두 같은 달, 같은 곳에서 작성됐다. 당시는 삼한사온(三寒四溫) 등 안정적인 기후였지만 지난해 겨울 이상고온과 올겨울 북극한파가 엇갈리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bsnim@seoul.co.kr
  • 유리창 깨고 최루탄·총격전… ‘전쟁터 美의회’ 세계가 지켜봤다

    유리창 깨고 최루탄·총격전… ‘전쟁터 美의회’ 세계가 지켜봤다

    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기 직전 백악관 남쪽 엘립스공원에 모인 시위대는 비교적 평화로운 상태였다. 이들 앞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의사당으로) 걸어갈 것이다. 공화당원에게 미국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자부심과 대담성을 줄 것”이라고 연설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찮아졌다. 대선 인증이 막 시작된 이날 오후 1시쯤 트럼프 연설에 자극받은 지지자 수백명이 미국 ‘민주주의 심장’으로 불리는 수도 워싱턴DC의 의사당으로 몰려갔다. 이들은 경찰 저지에도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고 의사당 담벼락을 기어올라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했다. 초유의 습격을 받은 의사당 안에선 총성이 울렸고, 최루탄이 터지며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2주 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선서를 할 장소인 의사당 서쪽 계단 발코니를 점령한 시위대는 성조기를 흔들며 대선 불복을 외쳤다. 각 주의 대선 표심 결과를 인증, 연방제인 미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실현하는 날로 예정됐던 이날은 이렇게 미국 역사에서 ‘민주주의가 유린된 날’로 기록됐다. 시위대는 의사당 곳곳을 휩쓸며 난장판을 벌였다. 연회장인 새터데이홀에 난입을 자축하는 깃발을 꽂았고, 상원의원 긴급 대피 30여분 만에 시위대는 “우리가 이겼다”며 상원의장석을 점거하는 한편 하원의장 집무실로 몰려들어 기물을 때려 부수는 등 쑥대밭을 만들었다. 의회 경비대가 하원 본회의장 밖에서 창문을 향해 총을 겨누는 긴박한 장면도 포착됐다. 경찰이 출동해 오후 5시 30분쯤 사태가 진정됐으나 결국 여성 한 명을 포함해 시위자 4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 26명 등 총 52명을 체포하고, 총기를 포함해 5개의 무기를 압수했다.의사당 습격이라는 무법천지 상황은 4시간 내내 TV 뉴스를 통해 생중계됐다. CNN은 “시위가 아닌 반란이자 폭동”이라고 했고, ABC방송은 ‘실패한 반란’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를 촉발한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이날 행동으로 증명했다. 그는 백악관 집무실이 아닌 개인 식당에서 의사당 난입 사태 방송중계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하원 의원들이 의사당 밖으로 대피하고 90여분이 지나서야 시위대에 진정을 촉구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AP통신은 “보좌진이 집요하게 호소한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이 영상을 올렸다”고 했다. 마지못해 올린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면서도 시위대를 “매우 특별하다. 애국자”라고 치켜세웠다. 시위 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주방위군 총동원령과 함께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시내 통금령을 내렸다. 주방위군 1100명과 비밀경호국 및 연방수사국(FBI)이 합류했고 인근 버지니아주 경찰관 200명도 워싱턴으로 긴급 이동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인 21일까지 워싱턴DC 전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뉴멕시코, 오리건, 미네소타, 조지아, 오클라호마, 유타, 오하이오, 캔자스주 등지에서도 주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대선 불복 시위를 벌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주의 회복’이란 숙제를 안게 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연설에서 “의회에서 벌어진 일은 진짜 미국을 반영하지 않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이들에게 물러나서 민주주의가 앞으로 작동하도록 용납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포토] 미 의사당 벽 기어오르는 트럼프 지지 시위대

    [포토] 미 의사당 벽 기어오르는 트럼프 지지 시위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AP 연합뉴스
  • 목숨 건 항해 끝에 미국 도착했는데…쿠바인 12명 강제송환 위기

    목숨 건 항해 끝에 미국 도착했는데…쿠바인 12명 강제송환 위기

    목숨을 건 항해 끝에 자유의 땅을 밟은 난민들이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 조각배를 타고 공산국가 쿠바를 탈출한 쿠바인 12명이 미국 국경수비대(USBP)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외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2명 쿠바인 플로리다 최남단 키웨스트에 도착했지만 상륙 후 바로 체포돼 연행됐다.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들이 언제 쿠바를 탈출했는지, 어떤 루트를 거쳐 미국 땅에 도착했는지는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2명이 목숨을 담보로 몸을 실은 선박은 비전문가가 손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USBP 관계자는 "매우 엉성하게 만든 작은 배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선박이었다"고 말했다. 작은 배에 12명이 한꺼번에 승선해 사고의 위험도 컸다. 쿠바인들이 탈출에 사용한 선박은 조악한 데다 크기도 작아 12명이 함께 타기엔 상당히 비좁았다. 관계자는 "12명이 쪼그리고 앉아 운신을 하지 못할 정도"라며 "해상사고라도 발생했더라면 불행한 결말이 났을 수 있다"고 했다. 쿠바인 12명은 도박 같은 탈출에 성공, 꿈에 그리던 미국 땅을 밟았지만 강제송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른바 '마른 발, 젖은 발'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주대륙의 유일한 공산국가인 쿠바와 전통적으로 적대적인 미국은 한때 국가와 국민을 분리해 미국으로 탈출하는 쿠바인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쿠바를 해상 탈출해 기어코 육지(미국 땅)를 밟은 쿠바인(마른 발)에겐 영주권을 주지만 상륙 전 해상에서 발견된 쿠바인(젖은 발)은 쿠바로 송환하는 '마른 발, 젖은 발' 은 이런 맥락에서 1995년부터 워싱턴이 시행한 정책이었다. 덕분에 그간 수많은 쿠바인이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타고 있던 비행기가 납치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미국 땅을 밟게 된 쿠바인들이 영주권을 받는 행운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쿠바인들에게 더 이상은 '마른 발, 젖은 발' 행운은 없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2017년 정책을 폐지한 때문이다. 외신들은 "쿠바 국민을 특별히 우대하던 이민정책이 이미 폐지돼 이번에 붙잡힌 12명은 꼼짝없이 쿠바로 송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월드피플+] 여객기 바퀴에 숨어 9000㎞ 비행하고도 생존한 남성의 사연

    [월드피플+] 여객기 바퀴에 숨어 9000㎞ 비행하고도 생존한 남성의 사연

    초대형 비행기에 불법으로 매달린 채 11시간을 비행하고도 살아남은 남성 사례가 뒤늦게 공개됐다. 영국 리버풀에코 등 현지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6월 18일, 템바 카베카라는 이름의 30세 남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의 바퀴 부분에 몰래 올라탔다. 당시 카베카와 함께 위험한 밀입국을 시도한 사람은 카를리토 발레라는 남성이었다. 두 사람은 고향인 남아공에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다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밀입국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영국항공의 보잉 747-400의 바퀴 사이로 기어 들어갔고, 비행기는 이내 고도를 높여 9000㎞ 떨어진 목적지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카베카와 그의 친구는 비행기가 고공을 비행하는 동안 추락을 피하기 위해 전기 케이블로 팔과 몸을 고정시켰지만 문제는 산소였다. 이륙직후 카베카는 산소 부족으로 정신을 잃었고, 이후 그는 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활주로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카베카는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6개월간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와 함께 밀입국을 시도한 또 다른 남성은 비행기에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카베카는 “이륙 직후 마지막 기억은 카를리토가 내게 ‘우리가 해냈다’고 한 말이었다”면서 “우리는 (비행기 바퀴에 몰래 숨어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 방법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알고 있었지만 기회를 잡아야 했다. 일단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아프리카를 떠나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비행기가 높은 곳까지 올라갔을 때 발아래에 사람과 차들이 작게 보였던 순간을 기억한다”면서 “나와 친구는 이전까지 단 한번도 비행기를 탄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망한 또 다른 밀입국자의 신원은 카베카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에야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는 이들의 목적지였던 히드로공항에서 불과 9.6㎞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사무실 부근에서 발견됐다. 사망자가 427m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극적으로 살아남은 카베카는 망명허가를 받고 이름을 ‘저스틴’으로 개명한 뒤 현재 영국 리버풀에서 거주 중이다. 그의 위험한 비행기 밀입국 스토리는 영국 채널4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비행기 밀항의 생존 가능성은 극희 희박한 ‘0’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대체로 이착륙 시 추락하거나 비행 중 사망하며, 때로는 착륙 시 움직이는 부품에 몸이 부딪히거나 끼이면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민의힘 공관위 첫 회의…나경원·윤희숙 선거판 변수될까

    국민의힘 공관위 첫 회의…나경원·윤희숙 선거판 변수될까

    국민의힘이 30일 내년 4·7 재보궐 선거에서 범야권 후보단일화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특히 “대의에 동의하는 사람은 함께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밖 연대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의원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재보궐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상견례와 함께 앞으로의 방향성을 공유했다. 공천관리위원장 정진석 의원은 “가장 승률이 높은 최선의 후보를 세우라는 것, 그것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키라는 게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는 범야권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폭정 종식이라는 대의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정권 심판을 원하는 국민의 분노를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누구라도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경선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외부 인사에게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자책 사유로 인한 선거에는 공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기어이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선거는 국민이 그 사실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결과는 결국 우리 국민의힘 쪽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안 대표와 금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범야권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국민의힘으로서도 이들로서도 승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는 현재까지 이종구·이혜훈·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 6명이 공식 출마 선언을 했고 오신환 전 의원도 조만간 출마 회견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기에 윤희숙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변수로 떠오를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과 최장시간 필리버스터의 주역인 윤 의원과 최근 자신과 자녀를 둘러싼 13건의 의혹을 모두 털어낸 나 전 의원은 출마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로 발생한 재보궐 선거인 만큼 파급력 있는 여성 후보가 나오면 선거판도가 흔들린 것이란 전망이다. 두 사람은 출마 의사를 표하지는 않았으나 연일 메시지를 내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랏일 하면서 ‘이건 내 인생에서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남을거야’라고 생각했던 게 박근혜 정권 마지막 해에 참여했던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었다”며 “집단의 결론이 이미 내려져 있으니 다른 의견이나 근거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박근혜 정부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스케일의 정책실패”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나 전 의원도 이날 “아무 문제없다, 걱정 없다던 정권이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서야 뒤늦게 움직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백신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지막 관문은 ‘접종 효과의 극대화’일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긴급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코로나19 백신 무료접종을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대만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판다, 마침내 일반 공개

    대만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판다, 마침내 일반 공개

    대만에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대왕판다가 건강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8일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은 29일부터 암컷 새끼 판다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중국어로 ‘소중한 보배 같은 새끼 (판다)’라는 뜻으로 위안바오(圓宝)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판다는 프레스 행사에 참가한 15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나무에 기어오르거나 톱밥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선보였다.생후 6개월 된 위안바오는 지난 6월 29일 위안위안(圓圓)이라는 이름의 어미에게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몸무게가 186g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3㎏가 넘을 만큼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비는 퇀퇀(團團)이라는 이름의 수컷 판다로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티타늄 치아를 갖게 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위안위안과 퇀퇀은 2008년 당시 중국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선물해 동물원에 온 뒤로 대만인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위안위안은 지난 2013년에도 암컷 새끼 판다를 출산했다. 위안위안의 새끼라는 뜻으로 위안자이(圓仔)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판다는 대만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로 기록됐다. 중국 정부는 보통 판다를 다른 나라에 보낼 때 빌려줄 뿐이고, 거기서 태어난 새끼 판다는 중국에 돌려줘야만 한다. 하지만 위안위안과 퇀퇀은 예외적으로 중국에서 선물로 줬기에 위안짜이는 물론 이번에 공개된 두 번째 새끼 판다 역시 대만에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만은 ‘친중파’로 여겨지는 중국국민당이 정권을 통치하고 있어 위안위안과 퇀퇀을 대만에 보내기로 한 중국 정부의 결정에도 상징적인 의도가 있었다. 두 마리 판다의 이름을 합치면 ‘퇀위안’(團圓)으로 중국어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다”는 통일을 상징하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 독립론을 주장하는 민진당에서는 중국의 통일 공작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판다 암수 한 쌍의 도착으로 대만에서는 판다 열풍이 일어났고 위안짜이의 탄생 이후 판다에 관한 관심이 더욱더 커졌다. 한편 판다는 주로 쓰촨성 지방을 중심으로 야생에서 1600마리도 채 남아 있지 않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30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강릉 해변 기어코 들어가 ‘찰칵’ 만족하십니까 [이슈픽]

    강릉 해변 기어코 들어가 ‘찰칵’ 만족하십니까 [이슈픽]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릉 정동진과 울산 간절곶, 포함 호미곶 등 해돋이 명소를 폐쇄하고 전면 통제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이를 무시하는 관광객의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강릉 시민은 27일 한 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들어가지 말라면 들어가지 마시고 강릉 좀 오지 마세요. 제발. 분위기 내러 오신 건 알겠는데 강릉은 지금 위기입니다”라고 호소했다. 사진에는 통제선을 비집고 들어가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담겼다. 강릉 시민들은 확진자수가 많은 서울·수도권의 인파가 몰려 방역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서울발 강릉행’ KTX 열차가 모두 매진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될 기미를 보이자 ‘해맞이 강릉행 KTX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1월 1일 서울에서 강릉 행 KTX가 모두 매진이다. 정동진, 포항 등 해돋이 명소인 동해안에 사람들이 붐빌 예정”이라며 “이러한 비상사태에 격리시설도 부족한 동해안에 해를 보러 오는 게 맞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청원인은 “KTX를 막지 못한다면 3단계는 물론 시행돼야 하고 우리 경제 또한 올 스톱이라고 생각한다. 동해안에 해돋이 보러 못 오게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해돋이를 보러 갔다가 확진이 된 뒤 본고장에 가서 전파시킬 가능성이 크다. 해돋이 지역에 사는 지역민들도 관광객들로 인해 확진 접촉이 이뤄지면 걷잡을 수 없이 사태는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말 꼭 일이 있어서 가야하는 분들이 아닌 단순 해돋이 관광 목적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막는 정부의 조치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해맞이는 제발 다음 기회에” 한국철도(코레일)의 열차표 예매 애플리케이션인 ‘코레일톡’에 다르면 31일 오후 1시부터 이날 자정가지 강릉행 KTX 표는 모두 매진 상태다. 코레일 측은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가지 기차여행상품 운영을 모두 중지했다. 또 승차권 발매를 열차당 4매로 제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기열차는 창가좌석만 50% 일부 운행하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3일 까지 정동진과 경포해변 등 해맞이 관광명소 8곳의 전면 통제에 들어간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지난 22일 긴급 호소문을 통해 “강릉시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으로 오는 24일 0시부터 새해 1월 3일 24시까지 주요 해변을 모두 폐쇄하고, 오죽헌을 비롯한 주요 관광시설도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소중한 직장을 잃은 한 시민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했듯 현재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시민들은 ‘해맞이 특수’가 아닌 ‘해맞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역학조사는 한계에 봉착하고, 의료체계가 붕괴할 것이다. 해맞이 명소를 찾는 발걸음을 다음 기회로 미루어 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왼발의 산타클로스’ 황의조, 일주일 만에 시즌 2호골 선물

    ‘왼발의 산타클로스’ 황의조, 일주일 만에 시즌 2호골 선물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1부리그) 지롱댕 보르도에서 뛰는 황의조(28)가 일주일 만에 시즌 2호 골을 쏘아 올렸다. 황의조는 24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랭스와의 2020~21 리그앙 17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만회골을 뽑아냈다. 그는 후반 6분 왼발 중거리 슈팅과 3분 뒤 맞은 또 한 차례의 득점 기회를 무위로 돌린 뒤 28분 벤 아르파가 밀어준 공을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차 기어코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7일 생테티엔과의 15라운드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뽑아낸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골이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서 83분을 소화하며 만회골을 터뜨린 황의조의 분전에도 보르도는 후반 43분 랭스에 추가골을 허용해 1-3으로 졌다. 승점 22로 13위. 이날 경기로 2020년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한 황의조는 내년 1월 7일 FC메스 원정경기를 기다린다. 윤일록이 선발 출전한 몽펠리에도 릴에 2-3으로 졌다. 지난 6일 파리 생제르맹과의 13라운드에서 시즌 첫 선발로 나섰던 윤일록은 이날 두 번째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73분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팀은 8위(승점 27)로 내려앉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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