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기어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디저트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865
  • 영화 대 영화 - 한국좀비와 외국좀비

    영화 대 영화 - 한국좀비와 외국좀비

    #오프닝 여기 한국산 좀비영화가 있다. 4명의 감독이 6편의 이야기로 엮어낸 옴니버스 영화 ‘이웃집 좀비’다. ‘틈사이’와 ‘도망가자’(오영두 감독), ‘뼈를 깎는 사랑’과 ‘페인킬러’(홍영근), ‘백신의 시대’(류훈), ‘그 이후…미안해요’(장윤정), 이렇게 6편이다. ‘좀비 바이러스’가 전역에 퍼지자 정부가 즉각 계엄령을 선포, 좀비 감염자를 제거한다는 내용이다. 좀비영화 황무지나 다름없는 우리 영화계에서 이웃집 좀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외국의 ‘잘 됐다는’ 유명 좀비영화와 ‘영화 대 영화’ 형식으로 비교해 풀어 본다. ●좀비의 탄생 : 이웃집 좀비 vs 28일후 1960~70년대 좀비의 탄생이 ‘악령’에 기인하는 주술적 특성을 보였다면 최근 좀비영화는 바이러스와 같은 과학에 근거를 둔다.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나 조류독감 등의 바이러스 공포를 경험한 현대인에게 더욱 설득력 있는 설정이다. 데니 보일 감독의 ‘28일후’(2002)는 영장류 연구시설에 무단 잠입한 동물 권리 운동가들이 우리에 갇혀 있는 침팬지를 풀어주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침팬지는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고 여기서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나간다. 이웃집 좀비도 비슷하다. 에이즈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소수 민족에게 생체실험을 강행한 제약회사 브렌델의 한국계 과학자 데이비드 박. 백신은 이내 좀비 바이러스로 변이된다. 두 영화 모두 좀비의 존재가 인간 외부의 영역에서 온 게 아닌, 인간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욕망에 냉철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 분모다. ●드라마 : 이웃집 좀비 vs 새벽의 황당한 저주 좀비 영화가 무조건 공포스러운 것은 아니다. 코미디 영역도 흡수, 뼈 있는 웃음을 선사한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가 대표적이다. 주인공 숀은 처음에는 좀비에게 무감각하다. 공포스러운 대상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모습이 재치 있다. 타인에게 무관심한 현대인의 단상을 풍자한 코드다. 퀸의 음악에 맞춰 좀비를 처치하는 모습,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좀비들 앞에서 좀비 성대모사를 하는 장면도 압권이다. 이웃집 좀비도 마찬가지. ‘도망가자’에서 여자가 튀어나온 남자의 눈알을 한 손에 잡고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이나 ‘뼈를 깍는 사랑’에서 손가락을 자르려는 여자를 향해 “아프니까 채혈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찰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온다. 팽팽한 긴장감과 기발한 유머가 혼합된다. 여기에 드라마도 있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좀비 감염자에게 복수하는 여자, 좀비가 된 엄마를 위해 자신의 손을 잘라 던져주는 딸, 좀비가 된 남자친구를 위해 스스로 좀비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여인의 모습은 감동을 염두에 뒀다. “그냥 순수하고 싶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좀비의 관계에 포커스를 두고 싶었다. 좀비영화라고 부모와 자식의 사랑, 남녀의 로맨스를 피해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오영두 감독의 말이다. ●현실비판 : 이웃집 좀비 vs 다이어리 오브 데드 좀비 영화는 사회적 의미도 담아낸다. 징그러운 게 다가 아니다. 좀비가 출현한 공황 상태에서 인간과 사회는 어떻게 변하는지를 파헤친다. 좀비영화는 좀비를 통해 인간과 사회, 본연의 모습을 캐내려는 일련의 ‘사유실험’인 셈이다. 조지 로메로 감독의 ‘다이어리 오브 데드’(2007)는 미디어 권력을 비틀어 비판한다. 좀비가 사람들을 공격하는 기괴한 상황을 ‘일가족의 비극’이라는 내용으로 미디어가 축소, 조작하는 장면은 거대 미디어 권력에 대한 비판이 숨겨져 있다. 살아남은 인간들이 좀비를 총과녁으로 쓰는 장면도 인간의 야만성에 대한 냉소다. 이웃집 좀비는 다국적 제약회사를 겨냥했다. 좀비 바이러스가 만들어진 곳도, 좀비 백신을 개발해 파는 곳도 제약회사다. 결과적으로 병 주고 약 주던 제약회사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다. 영화의 마무리도 마찬가지.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병이 나아도 죄인이 된다. 취직도 못한다. 소외계층을 바라보는 군중의 광기어린 시선을 보여주는 듯하다. #엔딩 국내 좀비영화 역사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이웃집 좀비는 기념비적이다. 제작비 2000만원의 저예산으로 제작했다는 사실도 대단하다. 강범구 감독의 ‘괴시’(1981)나 김정민 감독의 ‘죽음의 숲’(2006)이 있긴 했지만 흥행성이나 작품성 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아쉬움도 있다. 앞서 언급한 코미디적 요소나 현실 비판 메시지는 이미 좀비영화에서 너무나 많이 쓰였던 진부한 해석이다. 오 감독의 말처럼 좀비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도 그다지 신선하진 않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도 좀비가 돼 가는 엄마에 대한 주인공의 고뇌를 담아냈다. “코미디, 로맨스, 현실비판 가운데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낸 게 없다. 그냥 좀비를 이용한 드라마다. 좀비가 나올 뿐, 다를 게 없다. 인간과 좀비와의 공존을 유쾌하게 그린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같이 깔끔한 마무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까.” 이용철 영화평론가의 말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용어클릭] ●좀비영화 좀비를 다룬 공포영화다. 좀비(zombie)는 부활한 시체를 뜻한다. 특수분장, 컴퓨터그래픽(CG) 등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특성을 보인다. 1970~80년대에는 주술적 특성을 보였지만 1990년대 들어 사회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야만성을 드러내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 “무릎으로 기어!”…中공기관 경비원 위세

    진정 공공기관에서 일어난 일일까. 우리나라로 치면 동사무소 정도로 볼 수 있는 쓰촨성 충칭시 카이센 위원회의 경비원들이 중년 여성을 무릎을 꿀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게다가 이런 굴욕을 준 이유가 사진 속 여성의 초라한 행색 때문이라는 목격담이 흘러나오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인 티티 몹 닷컴(tt.mop.com)에 문제의 사진 3장이 올랐다. 지난달 13일 찍힌 것으로 전해진 사진에는카이센 위원회 앞에서 한 여성이 경비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찬 바닥을 기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겼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네티즌은 “3층에서 이와 같은 광경이 벌어지고 있는 걸 보고 바로 내려와 사진을 찍었다.”면서 “경비원이 어머니뻘 되는 여성에게 무릎을 꿇도록 한 뒤 발밑을 기어가도록 시켰다.”고 말했다. 현지 네티즌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건 일부 목격자들이 이 여성이 초라한 행색을 하고 있어 이런 홀대를 받았다고 증언했기 때문. 실제로 사진에 말쑥한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입구를 지나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네티즌들은 “공공기관에서 이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흥분했으나 해당 기관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프로배구] 대한항공 팀최다 10연승 날았다

    [프로배구] 대한항공 팀최다 10연승 날았다

    2일 프로배구 4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확연히 열세였다.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부터 이제까지 상대 전적은 8승26패. 승률은 24%에도 못 미쳤다. 그나마 승수를 챙긴 것도 2008년부터. 0-3 완패는 부지기수였다. 그런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다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대한항공의 꿈은 상대의 안방에서 이루어졌다. 3-0 완승, 10연승째였다. 대한항공이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10프로배구 V-리그 원정경기에서 토종 공격수 김학민(23점)·신영수(13점)가 펄펄 날며 삼성화재를 완파했다. 쾌조의 10연승으로 팀 최다 연승 기록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22일 KEPCO45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후 무패 행진. 앞서 지난달 9일 3-2 역전승에 이어 삼성화재에 연승을 거뒀고, 시즌 상대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더욱이 용병 밀류셰프를 1세트 외에는 쓰지 않고 일궈낸 완벽한 승리. 신영철 감독은 부임 이후 14승1패라는, 자신도 믿기 어려운 성적을 냈다. 이제 대한항공은 2위 싸움이 아니라 선두 다툼으로 시즌 목표를 바꿔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18승6패로 삼성화재(20승4패)에 두 경기 차로 추격했다. 그동안 겨울 배구 코트에서는 20점 이후 승부에서 삼성화재를 당할 팀이 없었다. 종반 승부처에서 삼성화재의 조직력과 집중력은 10년이 넘도록 최강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날은 대한항공의 집중력이 훨씬 더 무서웠다. 1세트 센터 조승목의 기습 속공으로 가볍게 출발한 삼성은 21-19까지 리드, 세트를 마무리할 준비를 했지만 대한항공은 신영수가 시간차 활로를 뚫은 데 이어 김학민이 만든 세트포인트를 강동진(10점)이 엔드라인에 떨어지는 연타로 마무리했다. 2세트도 거의 비슷했다. 삼성이 21-19까지 앞서 갔지만 대한항공은 다시 김학민, 신영수의 연속 강타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고, 이어 다시 김학민이 만든 세트포인트를 가빈을 상대로 한 신영수의 블로킹으로 매조지했다. 3세트는 쉬웠다. 여유있게 리드하던 대한항공은 김학민이 숨막히는 듀스 랠리에서 연달아 시간차를 성공시키고, 힘에 부친 가빈이 마지막 서브와 공격에서 실수해 31-29로 마침표를 찍었다. 천안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신협상무를 3-0으로 완파했다. LIG도 수원에서 KEPCO45를 3-0으로 눌렀다. 여자부 KT&G는 흥국생명을 3-1로 제압,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을 7연패로 밀어넣었다. 흥국생명은 3위 GS칼텍스와 2.5경기 차이로 벌어져 3강 플레이오프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케니를 앞세운 현대건설은 수원에서 도로공사를 3-0으로 완파, 부동의 선두를 굳게 지켰다. 대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버스 화물칸에 ‘쏙’…초미니 자동차 눈길

    대형 버스의 화물칸에 ‘쏙’ 들어가는 초미니 자동차가 판매 사이트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957년 영국에서 설립된 BMC(British Motor Corporation)사가 만든 ‘오스틴 미니’는 1969년산으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초소형 승용차다. 미니 자동차를 전문으로 팔고 개조하는 한 판매 사이트는 “버스 화물칸에 들어갈 만큼 작으며, 4단 기어가 장착돼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타이어와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새로 교체하고 낡은 와이퍼를 제거해 새차 같은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가장 특별한 점은 미니카를 싣고 다닐 수 있는 레저용 버스를 함께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스틴 미니는 캠핑카로 활용이 가능한 이 버스의 화물칸에 ‘안성맞춤’이어서, 언제 어디서든 자유로운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버스와 미니카를 합친 가격은 5만5000달러(약 6400만원)이며, 오스틴 미니 한 대는 7500달러(약 870만원) 선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치질은 선홍색 피… 직장암은 검은색

    항문 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치핵과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다. 이 경우 보통 선홍색 피가 휴지에 묻어나거나 똑똑 떨어지기도 하며, 드물게는 주사기로 쏘듯 솟구치기도 한다. 또 다른 출혈 원인은 직장 염증으로, 이 때는 콧물 같은 점액에 피가 섞여 나온다. 직장암도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직장암에 의한 출혈은 피가 다소 검고 찐득하며, 역겨운 비린내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김도선 원장은 “피의 특성만으로 섣불리 질환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따라서 출혈이 있으면 자가진단보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항문 출혈은 치질뿐 아니라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출혈이 있어도 병원 가기를 꺼린다. 그러나 치질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에게 많아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으며, 치료를 미룰수록 증상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치질 수술이 고통스럽다는 공포심도 옛말이다. 김 원장은 “예전에는 수술 후 병원에서 기어 나온다고 말하곤 했으나 지금은 적절한 지혈책에다 무통분만 약제를 사용해 수술에 따른 고통이 예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줄었다.”고 소개했다. 재발이 잦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김 원장은 “사실, 치칠 치료에 특단의 비책은 없다.”며 “이런 사술에 현혹되면 완치도 안 될 뿐더러 재발이 잦으므로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통해 완벽하게 질환의 뿌리를 뽑는 치료를 받아야 재발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깔깔깔]

    ●인사부장 아주 차갑고 비정한 악명 높은 인사부장이 있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가차없이 지방 발령을 내든가 허접한 부서로 발령을 내버리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거래처 직원이 물었다. “자네 회사 인사부장은 피도 눈물도 없다며? ” “물론이죠, 자기 맘에 안 들면 아마 사장이라도 전근시켜 버릴 겁니다. ” ●얼빠진 사자 어느 서커스단에서 사자 조련사가 두 명 필요해서 공고를 냈다. 두 사람이 지원서를 내고 찾아왔다. 한 명은 보통 청년이었고, 또 한 사람은 빨강머리 미녀였다. 서커스 매니저는 여자부터 시험했다. 여자는 채찍을 밖에 던져 둔 채 우리로 들어갔다. 사자는 울부짖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막 덤벼들 무렵 여자가 코트를 활짝 열어 알몸을 드러냈다. 그러자 사자는 동작을 멈추더니 기어와서 그녀의 발앞에 멈추었다. 매니저는 화색이 만면해서 청년을 보고, “저보다 낫게 할 수 있겠어?” 하고 물었다. 매니저의 물음에 청년은 대답했다. “물론이죠. 저 얼빠진 사자부터 내보내 주세요!”
  • [깔깔깔]

    ●대단한 인내력 한 중년남자가 새 직장에 입사원서를 내고 인사부장을 만났다. “어떤 특기나 특별한 능력이 있나요? ” “뭐 내세울 만한 것은 아니지만, 인내력만큼은 자신이 있습니다.” “호, 그래요?” “전번 회사에 근무할 때 거래처 사람과 한여름에 밖에서 만나기로 한 적이 있는데 그가 오지 않아 계속 서있다가 병이 난 적도 있었지요.” “저런 일사병이군요.” “아니요, 눈보라와 추위 때문에 감기에 걸렸습니다.” ●구두와 고기 어떤 레스토랑에서 손님이 웨이터를 불러 따졌다. “고기가 왜 이 모양이지? 너무 질겨서 마치 구두를 씹는 것 같군. ” 그러자 웨이터가 반문했다. “아니! 손님은 구두를 씹어 보신 적이 있으세요? ”
  • ‘호주판 김여사’…주차장 벽 뚫고 돌진

    호주 시드니 북서부 파라마타에서 자동차가 주차장의 벽을 뚫고 나오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뉴사우스웨일즈 소방소에 응급전화가 걸려온 시간은 19일 오전11시(현지시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주차장 벽을 뚫고 반쯤 나온 자동차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전석에는 50대의 여성이 갇혀 있는 상태였다. 자동차가 뚫고 나온 앞 건물은 고등학교의 간이교실로 사용되고 있어 자동차가 교실을 덮쳤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졌을 상황. 1시간에 걸쳐 자동차는 다시 주차장 안으로 끌어 당겨졌고, 운전을 했던 여성은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파라마타 경찰서 스티브 그림몬드는 “이 여성은 후진기어를 넣었다고 생각하며 악셀레이터를 밟았으나 자동차는 전진상태로 주차장의 벽을 향해 돌진했다.”고 밝혔다. 응급실로 실려간 여성은 다행히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으나 정신적인 쇼크상태로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형태 tvbodaga@hanmail.net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교육칼럼]영어 말문 트이려면…

    우리나라 일반적인 성인이 영어 공부에 할애한 시간을 단순하게 계산해 보자. 중·고등학교 6년 동안 의무적으로 1주일에 4~5시간 이상씩 수업시간에 영어를 배웠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취업을 위해 토익·텝스·오픽 등 다양한 영어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이 정도로 공부했으면 발음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적어도 영어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이 되고, 하고자 하는 말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할텐데, 토익 점수만 높을 뿐 실제로 영어로 말 한마디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우리는 영어공부에 그렇게 공력을 쏟고도 말하기를 못하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공부한 영어들이 머릿속에 영단어·영문법·생활영어 등으로 각기 따로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언어가 아니라 학습과목으로 여겼던 데서 문제가 시작된다. 자, 여러분은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 어떻게 하는가. 먼저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기어를 조작하고 액셀레이터를 밟으면 일단 차는 움직인다. 그 후에 속도조절이랄지, 교통신호에 따른 자동차 내부 버튼 조작법 등을 배우면 된다. 자동차 운전을 배우기 위해 보닛을 열고 자동차 엔진을 열어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운전을 하면 아마 10년이 지나도 자동차 부품의 이름만 알 뿐 운전은 절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영어교육은 “자, 영어를 배워보자.”라고 하고는 마치 자동차 엔진의 원리와 개별 부속품의 이름과 역할 등을 배우는 격으로 온갖 영문법과 단어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기본원리는 제쳐둔 채 계속 영어부품 외우기만 한다. 그러니 10년이 지나도 우리 머릿속에 영단어나 영문법과 같은 영어 부품들이 따로따로 떨어져 언어로서의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자연적 언어발달 단계를 무시한 무조건적인 예문암기 때문이다. 우리 말을 배우는 아이들을 보라. 태어나서 1년은 듣기만 한다. 돌 지나서야 옹알이도 하고 ‘엄마’와 ‘아빠’ 등 단어를 말할 수 있다. 3살이 넘으면 짧은 문장 연결이 가능하고, 5살 정도면 의사소통은 충분해진다. 이것이 바로 한 언어를 배울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습득 단계이다. 이 과정을 영어 공부에 접목시켜 보자. 처음에는 듣기 위주로, 다음에는 하나 둘씩 단어를 배우고, 이후에는 그 단어들을 엮어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다가 아는 단어가 많아지면 문장을 말하기 시작하는데 이 때 사용하는 어순은 모국어 순서로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콩글리쉬’라는 표현으로 기를 죽이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자연스러운 단계이다. 이 단계를 극복하지 않으면 이후 보다 자연스러운 영어 문장으로 넘어갈 수가 없다. 기존 우리 영어 학습현장에서는 이런 자연스러운 단계를 무시하고 곧바로 완벽한 영어를 가르치려고 했다. 그것이 한 번에 잘 될 리가 없는 것임에도. 세 번째 이유는 의사소통을 통해 영어를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는 언어다. 영어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지 시험과목이 아니다. 언어는 사람끼리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자연스레 익혀지는 것이다. 강제로 외운 것은 결국 머릿속에 따로따로 있을 뿐 하나로 연결되어 언어로 구실하지 못한다. 앞의 두 번째 이유에서 설명했던 자연적인 언어발달 단계는 실제로 의사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공부할 때 거치게 되는 단계이다. 미국에서건 한국에서건 영어를 배우려면 영어로 하는 의사소통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정 철 정철인터랩 이사장
  • [오늘의 눈]그렇게 흥분할 일인가/조태성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그렇게 흥분할 일인가/조태성 사회부 기자

    지난 정권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사표’로 대응했던 조직이 검찰이다. 왜 그랬을까. 검사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꼽으라면 ‘법무부 외청인 대검찰청’이라는 표현일 게다. ‘준사법기관’으로 정의를 세운다는 자부심으로 갖은 고생을 감내하는 그들로서는 일개 외청 직원이라는 말처럼 치욕적인 표현이 따로 없다. 검찰이 일개 외청기관에서 준사법기관으로 올라설 수 있는 근거는 전문적 법률지식으로 공평무사하게 사건을 처리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을 일개 외청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치욕적이다. 송두율 교수를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하느냐 문제를 두고 ‘검찰에 대한 문민 통제’를 내건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표’로 대답했던 것은, 내용을 떠나 검찰권 독립차원에서 바람직한 일로 칭송받는다. 이번엔 강기갑 의원 무죄 판결을 두고 논란이다. 강 의원에게 무죄를 주면 다른 사건은 보나마나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기어코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이라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이 검찰권 독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처럼, 개개의 재판에 대해 대법원장이라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권 독립을 지키기 위한 법원의 불문율이다. 재판권 독립은 검찰권 독립만도 못한가. 물론 검찰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답답할 수 있다. 어떻게 두 눈으로 뻔히 보고 그럴 수 있겠느냐 싶을 수도 있다.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 몇몇 대목에서는 의문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워낙 많아서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게이트’처럼 무슨 큰 부패범죄도 아니다. 그동안 흔히 말하는 ‘튀는’ 판결들도 항소심으로 올라가면서 차츰차츰 바로잡혀갔다. 검찰이 크게 일을 벌이는 것보다 조용히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cho1904@seoul.co.kr
  • [아이티 강진 참사]수도는 거대한 시체 안치소… 폐허속 ‘아기 울음소리’도

    [아이티 강진 참사]수도는 거대한 시체 안치소… 폐허속 ‘아기 울음소리’도

    한순간에 아이티 전체를 생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지진 속에서도 새 생명은 폐허가 된 건물더미를 뚫고 싹을 틔운다. 눈물과 한숨 말고는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을 것 같은 절망을 이겨내고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작은 기적들이 희망을 부여잡을 힘을 준다. ●지진 발생 두시간만에 여아 출생 브라질 국영통신은 최악의 지진이 발생한 지 두 시간 뒤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브라질군 주둔지인 찰스 기지에서 극적으로 건강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모는 진통을 느끼던 중 지진이 발생하자 필사적으로 도움을 구하러 헤매다가 찰스 기지 차고에 설치된 임시 진료소에서 브라질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산모는 별다른 외상은 없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아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진료소 관계자는 전했다. 빌딩 5층에 있다가 건물이 무너진 속에서도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고 무사히 살아난 부부도 있다. 호주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조엘 호프맨과 그의 아내 레이첼은 인권보호활동을 위해 지난해 아이티에 왔다. 이들은 모두 절대적 평화주의를 지향하는 기독교 한 교파인 메노나이트 교단이 운영하는 인권단체 소속이었다. 공교롭게도 지진이 일어났을 때 빌딩 5층에 함께 있던 이들은 건물이 완전히 무너진 속에서도 잔해 더미 밖으로 기어나왔다. 함께 병원을 찾은 이들은 남편 조엘이 손을 다친 것을 빼곤 아무런 부상도 당하지 않았다. ●8시간 달려 아내 구해낸 남성 한 미국인 선교사가 지진이 발생한 곳으로 8시간을 차를 몰고 달려가 잔해에 깔린 아내를 손수 구해냈다. MSNBC에 따르면 지난 12일 포르토프랭스에서 160km 떨어진 산에 있던 프랭크 소프는 포르토프랭스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아내 질리언한테서 건물에 깔렸다는 전화를 받았다. 소프는 곧장 포르토프랭스로 향했다.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아내의 손을 찾을 수 있었다. 소프는 직접 잔해를 거둬내고 아내를 구해냈다. 질리언은 약간의 부상을 입긴 했지만 무사한 상태이며 남편과 함께 도미니카 공화국에 도착했다. 이들은 곧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사는 조안 프루돔과 남편 스티브는 지진 소식을 듣자마자 아이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딸 줄리가 살아있는지 걱정으로 가슴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짤막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고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휴대전화에는 “나는 무사해요(I‘m OK)”라고 써 있었다. 조안은 아이티에서 들려오는 단 한 문장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라며 “줄리가 보내준 한 문장은 모든 것을 말해줬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터미네이터?…차에 깔리고도 걷는 용자

    터미네이터?…차에 깔리고도 걷는 용자

    터미네이터인가? 연출된 영상인가? 주택가에서 발생한 차사고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피해 남성이 사고 직후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 지난 5일(현지시간)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 오른 이 영상에는 눈 쌓인 주택가에서 일어난 아찔한 사고 장면이 담겼다. 회색 티셔츠를 입은 젊은 남성이 길을 걷고 있는데 눈에 미끄러져 방향을 잃은 검은 승용차가 덮쳐 버렸고 급기야 이 남성을 매단 채 족히 3m는 돼 보이는 거리를 끌고 갔다. 피해 남성의 생명까지도 우려되는 아찔한 사고였으나 정작 이 남성은 차가 멈추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앞바퀴 쪽에서 기어 나온 뒤 제 갈길을 재촉했다. 다리를 약간 저는 듯했지만 피해 남성은 이내 화면에서 사라졌고 차 문을 열고 나온 운전자는 한동안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후 처리를 하지 않은 채 도망치듯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해당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길에서 일어난 기적”이라면서 “한 남성이 차에 치인 뒤 몇 미터를 끌려가는 사고를 당했지만 일어나 다시 걸었다. 다행히 멀쩡해 보였다.”고 짧게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이 없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영상을 본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이 “심각한 차사고에도 멀쩡한 걸 보면 터미네이터가 틀림 없다.”고 말해 공감을 산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연출한 스턴트 영상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사진=해당 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연극리뷰] ‘뷰티퀸’

    [연극리뷰] ‘뷰티퀸’

    “아마 엄마는 절대 죽지 않을거야. 날 괴롭히기 위해서.”(‘뷰티퀸’ 대사 중) 이 세상에 엄마와 딸처럼 복잡미묘한 관계가 또 있을까. 동성으로서의 연민과 혈연으로서의 애증이 뒤섞인 모녀 사이는 수많은 장르의 작품으로 극화돼왔다. 14일 개막한 연극 ‘뷰티퀸’의 외양은 흔하디흔한 어머니와 딸을 소재로 하지만, 인간 내면의 이기심과 욕망을 파헤친 수작이다. ‘포스트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천재작가 마틴 맥도나의 처녀작으로 1980년대 아일랜드의 외딴 농가가 배경이다. 미인대회 ‘뷰티퀸’ 출신이지만, 나이 마흔이 되도록 이렇다 할 데이트 없이 늙어가는 딸 모린과 신경과민에 방광염을 앓는 노모 매그는 허름한 집에서 하루하루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간다. 어머니 매그는 딸 모린이 남자라도 만나게 되면 늙고 병든 자신을 홀대하고 떠나버릴까봐 두려워 노심초사하고, 딸 모린은 그런 어머니를 다른 언니들처럼 떠나지 못하고, 삶의 굴레처럼 지고 살아간다. 모린에게 집은 ‘무덤’이고, 어머니는 쉽게 저버릴 수 없는 일상인 셈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 모녀에게 일대 ‘사건’이 벌어진다. 모린은 오래 전부터 감정을 키워온 파토를 셀레는 마음으로 집에 데려오지만, 어머니는 그 앞에서 딸의 정신 병력을 말해 둘의 관계를 훼방놓고, 얼마 뒤 파토가 모린에게 보낸 편지마저 가로채 불태워 버린다. 집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를 빼앗긴 모린은 엄마에게 잔인한 복수를 감행한다. ‘뷰티퀸’의 백미는 한편의 추리소설처럼 시간이 갈수록 긴장되고 광기어린 집착으로 변해가는 등장 인물들의 심리묘사다. 문과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전부인 폐쇄된 공간에서 서로를 옭아매다 파국을 맞는 인물들의 정신적 이상 변화는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밀도있게 표현된다. 극의 배경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원작의 촌철살인 같은 대사와 살아있는 캐릭터가 문화적 간극을 좁혀준다. 매그 역의 홍경연과 모린 역의 김선영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극이 산만하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엄마’ 연극들이 넘쳐나는 대학로에서 이 작품이 유독 두드러지는 것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모녀 관계를 통해 인간의 극단적인 이기심을 고발하기 때문이다. 이현정 연출가는 “사랑할 줄도 모르고 받을 줄도 몰라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극의 마지막, 자신이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하던 엄마가 앉아있던 의자에 조용히 앉는 딸의 모습은 우리가 탈출하고 싶어하는 일상의 의미를 되묻는다. 2월28일까지 서울 종로 두산아트센터 Space111. (02)744-4011.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속초 해양관광 인프라에 114억 투자

    강원 속초시가 114억원을 들여 해양관광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속초시는 올해 어업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고 해양 기후 변화에 대응한 연안어장의 생태환경 개선, 연안침식의 복원을 통한 해안선 중심의 해양관광벨트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어업인들 면세유 지원사업과 교동복지회관 신축사업 등 6개 사업에 8억 8000여만원을 투자한다. 외국인 선원 숙소 건립, 어업자원 자율관리 공동체 지원, 채낚기어선 러시아 입어경비 지원 등 11개 사업에도 18억 9000여만원을 들인다. 또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한 기반시설 확충과 수산자원 조성을 위해 21억원을 투자해 내물치 활어회센터 및 청호동 수산물 직판장시설 건립, 소규모 바다목장화사업, 지역특화 양식단지 등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해양관광 및 어업기반시설 확충, 지속가능한 어업생산기반 구축을 위한 어촌정주어항개발, 외옹치 파도유입방지시설, 영랑동 연안정비사업 등 7개 사업과 연근해 침적폐기물 수거사업 등 연안 환경정비 6개 사업에도 65억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터미네이터?…차에 깔린 뒤 걷는男 포착

    터미네이터의 발견인가. 연출된 영상인가. 주택가에서 발생한 차사고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피해 남성이 사고 직후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 지난 5일(현지시간)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 오른 이 영상에는 눈 쌓인 주택가에서 일어난 아찔한 사고 장면이 담겼다. 회색 티셔츠를 입은 젊은 남성이 길을 걷고 있는데 눈에 미끄러져 방향을 잃은 검은 승용차가 덮쳐 버렸고 급기야 이 남성을 매단 채 족히 3m는 돼 보이는 거리를 끌고 갔다. 피해 남성의 생명까지도 우려되는 아찔한 사고였으나 정작 이 남성은 차가 멈추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앞바퀴 쪽에서 기어 나온 뒤 제 갈길을 재촉했다. 다리를 약간 저는 듯했지만 피해 남성은 이내 화면에서 사라졌고 차 문을 열고 나온 운전자는 한동안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후 처리를 하지 않은 채 도망치듯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해당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길에서 일어난 기적”이라면서 “한 남성이 차에 치인 뒤 몇 미터를 끌려가는 사고를 당했지만 일어나 다시 걸었다. 다행히 멀쩡해 보였다.”고 짧게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이 없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영상을 본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이 “심각한 차사고에도 멀쩡한 걸 보면 터미네이터가 틀림 없다.”고 말해 공감을 산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연출한 스턴트 영상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사진=해당 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겨울방학특집 ‘과학콘서트’ 연다

    겨울방학특집 ‘과학콘서트’ 연다

    과학과 공연을 접목해 과학강연의 새지평을 연 겨울방학특집 ‘과학콘서트’가 12일부터 15일까지 KBS 1TV에서 오후 3시10분에 방영된다. ‘과학콘서트’는 로봇 댄싱팀, 재활용 퍼포먼스 등의 각종 공연과 국내 최고 스타과학자들의 친근한 이야기로 구성된 ‘학생 참여형 과학공연’으로 각광받았다. 12일 방영되는 1부 ‘외계 생명체를 찾아라!’에서는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사하는 SETI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인 연세대 천문대 책임연구원 이명현 박사가 과학자들이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 주목하는 외계 행성은 어떤 곳이며, 외계 지적 생명체가 있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강의한다. 2부 ‘바다 속 보물찾기, 심해탐사’에서는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자원연구본부 김웅서 본부장이 심해의 숨은 비밀을 전한다. 큰 눈을 가진 올빼미 물고기, 삼각대 모양 다리로 기어다니는 세 다리 물고기, 무시무시한 이빨을 지닌 독니고기 등 심해가 숨긴 생태계의 모습과 자원의 보고로 떠오르는 심해의 가치를 살핀다. 3부 ‘도시광산을 발견하다’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활용소재연구부 책임연구원 안지환 박사와 함께 지구 온난화를 늦출 방법을 알아본다. 국내 1호 여성자원공학박사인 안 박사가 재활용이 불가능해 보이는 쓰레기 소각재가 튼튼하고 빗물까지 투과되는 벽돌로 탈바꿈하기까지의 과정과 석회석으로 치약을 만들고 새하얀 종이를 만드는 신기한 실험을 한다. 마지막으로 4부 ‘세상을 바꾸는 3㎠, 반도체’에서는 울산과학기술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변영재 교수가 세계 1등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반도체의 저력은 무엇이며, 당면 과제는 무엇인지 전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GM, 젠트라 후속 ‘아베오 RS’ 공개

    GM, 젠트라 후속 ‘아베오 RS’ 공개

    젠트라 후속 모델로 자리할 GM의 차세대 글로벌 소형 콘셉트카 ‘시보레 아베오 RS’(Chevrolet Aveo RS)가 공개됐다. 11일 개막한 북미국제오토쇼에 공개된 시보레 아베오 RS는 GM과 GM대우차가 추구하는 차세대 미래형 소형차의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는 콘셉트카다. 외관은 램프의 커버를 없애 입체감을 살린 모터사이클 형상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낮은 루프 라인으로 날렵함과 안정감을 강조했다. 날렵한 옆모습과 차체 일체형 리어 스포일러, 19인치 대형 5-스포크 휠은 젊은 층을 겨냥한 디자인이다. 실내는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도어 패널, 기어 시프트, 핸드 브레이크 등에 외관 색상을 동일하게 적용해 디자인의 통일성을 유지했다. 시보레 아베오 RS는 1.4ℓ 에코텍 터보차저 DOHC 엔진과 6단 수동 변속기를 탑재해 138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짐 캠벨(Jim Campbell) 시보레 북미 총괄 사장은 “아베오는 시보레의 글로벌 소형차 라인업에서 매우 중요한 차”라며 “아베오 RS는 시보레의 차세대 소형차 디자인 방향을 제시해 소비자들에게 큰 만족감을 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정치연 자동차전문기자 chiyeon@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전 톡톡 다시 읽기](1)홍명희作 ‘임꺽정’

    [고전 톡톡 다시 읽기](1)홍명희作 ‘임꺽정’

    “너 어디 사느냐?” “양주 읍내 삽니다.” “나이 몇 살이냐?” “서른다섯살입니다.” “부모와 처자가 있느냐?” “아버지가 있고 처자도 있습니다.” “네 집에서는 농사하느냐?” “아닙니다. 아무 것도 안하고 놉니다.” “아무 것도 아니하고 놀아? 네 아비는 무엇하는 사람이냐?” “소 백정입니다.” (강조 필자, 3권 381쪽) 꺽정이는 직업이 없다. 아비가 백정이라 아주 가끔 백정일을 거들기는 하지만 그걸 ‘업’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다. 한마디로 ‘노는 남자’다. 비단 꺽정이만 그런 것도 아니다. 칠두령은 물론이려니와,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노는’ 남자들 혹은 ‘배우는’ 남자들 그럼 뭘 하고 노는가? 배우면서 논다. 꺽정이는 봉학이, 유복이와 더불어 서울 갖바치의 집에서 청년기를 보낸다. 갖바치는 당대 최고의 사상가이지만, 꺽정이에게는 집안 어른이자 스승이다. 꺽정이와 그의 친구들은 갖바치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면서 많은 걸 배운다. 물론 문자를 워낙 싫어하다 보니 배우는 게 주로 병법, 기예 같은 것들이다. 그럼, 배워서 뭐하지? 아무 이유 없다! -“대체 검술을 배워 무엇하니?”라고 묻자, 꺽정이의 대답. “그저 배워두었으면 좋으려니 생각할 뿐이지. 무엇하려는 작정은 없소.” 그냥 배운다. 놀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논다. 그리고 그게 일상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들은 소위 백수다. 그런데 자괴감에 찌들기는커녕 정규직들은 상상할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한다. 비정규직 800만,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에 대하소설 ‘임꺽정’에 필이 꽂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 위의 향연-배우고 사랑하고 싸운다 저자는 벽초 홍명희(1888~1968). 구한말 명망 높은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이광수, 최남선 등과 더불어 조선의 ‘3대 천재’로 꼽혔다. 1920년대 민족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통일전선’ 신간회를 이끈 지도자이기도 하다. ‘임꺽정’은 그의 유일한 작품이자, 20세기가 낳은 걸작이다. 남북한이 함께 자랑해마지 않는, 아주 드문 고전이기도 하다. 시대 배경은 명종 때. 당대를 주름잡던 화적패 ‘청석골 칠두령’을 밑그림으로 조선시대의 사화와 정쟁, 풍속과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작가의 야심 찬 선언대로 ‘순(純) 조선적’ 정조(情調)를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하여, 서구적 의미의 소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그만큼 구술문화의 입담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위에서 보다시피 꺽정이와 그의 친구들은 정착민이 아니다. 농사를 짓자니 땅이 없고, 장사를 하자니 밑천이 없다. 출신성분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유복이는 이름대로 유복자고, 봉학이는 기묘사화때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바람에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곽오주는 ‘임노동자’, 길막봉이는 소금장수고, 배돌석이는 떠돌이 룸펜이다. 천왕동이는 백두산에서 살다 제 누이가 꺽정이랑 혼인을 하는 바람에 꺽정이네 집에 와서 더부살이를 한다. 한마디로 결손가족에, 집에서 내놓은 자식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하나의 집단, 하나의 계급으로 묶기란 참, 곤란하다. 말하자면, 특정 범주로 포섭하기 어려운, 체제의 변경을 떠도는 ‘마이너’들인 셈. 그러니 이들의 인생역정은 대부분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예컨대, 유복이는 청년기를 앉은뱅이 신세로 지내는데, 하도 할 일이 없어 혼자 표창 연습을 하다 댓가지창의 명인이 된다.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냐 하면, 누워서 던져도 파리를 맞힐 수 있는 수준이다.(와우~) 그 인연으로 지나가는 이인을 만나 병을 고치고 차력사로 거듭난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다음, 관가의 추격을 피해 도주하다 얼떨결에 최영장군 사당에서 각시를 얻는다.(이게 웬 떡!) 마을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벌역 따위엔 아랑곳없이 각시를 데리고 튄다. 이렇듯 이들은 모두 천민이자 도망자들이지만 사랑과 성을 박탈당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화끈하게 누린다. 장군귀신의 마누라를 달고 튄 유복이의 사랑도 ‘대박’이지만, 백두산에서 꽃핀 꺽정이와 운총이의 ‘풋사랑’이나 귀신도 녹여버린 봉학이와 계월향이의 열애 등도 하나같이 다 ‘블록버스터’다. 이 사랑의 서사 속에 조선조 민중의 ‘인정물태’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녹아있다. ●청석골-움직이는 요새 이 작품이 리얼리즘이나 민중성, 계급성 등으로 포획되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청석골 칠두령’을 움직이는 건 도탄에 빠진 민을 구하겠다든가 혹은 썩어빠진 정치를 갈아엎겠다든가 하는 식의 명분이나 이념 따위가 아니다. 굳이 말한다면, 어떤 권위에도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자존심’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이들의 자존심은 ‘원초적 야생성’과 ‘치기어린 객기’ 사이에서 동요한다. 하여, 때론 눈부시고, 때론 위태롭다. 이 작품이 신비로운 영웅담이 아니라, 희비극을 오가는 ‘인생극장’처럼 느껴지는 건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므로 그들의 본거지인 청석골은 산중 깊숙한 곳에 있지만 결코 닫혀 있지 않다. 인근마을은 물론 서울 한복판까지 ‘한통속’으로 엮여 있다. 게다가 여차하면 요새를 버리고 튄다. 작품의 대미가 청석골을 버리고 자모산성으로 들어가는 장면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요컨대, 청석골은 길 위의 인생들에게 있어선 ‘움직이는 요새’이자 ‘자유의 새로운 시공간’이었던 것. 바야흐로 ‘집의 시대’가 지나가고 ‘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집으로 귀환했던 모든 의미들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길 위에서 어떻게 ‘공부와 밥과 우정’의 향연을 펼칠 것인가. 이 시대의 청년들에겐 그야말로 절실한 화두다. 이 화두와 정면으로 맞짱을 뜰 용기만 있다면, ‘임꺽정’은 그에 대한 아주 멋진 응답이 될 수 있으리라. 글 고미숙 ■ 고미숙은… 1960년 강원도 정선 출생. 고전평론가. 고려대학교에서 고전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그린비 펴냄),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그린비),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사계절) 등이 있다.
  • 짐승코드 KBS ‘추노’ 인기몰이

    짐승코드 KBS ‘추노’ 인기몰이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추노’가 화려한 스타트를 끊었다. 시청률 수치만 봐도 6일 방송된 1회분이 전국시청률 22.9%(TNS미디어), 19.7%(AGB닐슨)로 첫 회부터 동시간대 1위를 장악, ‘포스트 아이리스’에 걸맞는 성적표를 보였다. 그런데 탄탄한 줄거리와 화려한 액션 신 못지않게 ‘추노’ 첫 회분에서는 그동안 사극에서 쉽게 다뤄지지 못했던 현대적인 트렌드를 담았다. 그 중에서 시청자들, 특히 여성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 요소가 있었으니 바로 연예계 전반에 걸쳐 화제어가 돼버린 ‘짐승코드’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 2PM이 가요계의 대표적인 ‘짐승남’이라면 ‘추노’에 등장하는 비중있는 남자 배우들은 거의 ‘짐승배우’에 가깝다. 주인공인 장혁부터가 그렇다. 노비 사냥꾼으로서 다이내믹한 액션 장면을 연출한 장혁은 탄탄한 몸매가 드러나는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다니며 광기어리고 남성적인 매력을 극에서 발산하고 있다. 특히 같은 추노꾼인 성동일 일당과 대결하는 장면에서는 이소룡의 ‘절권도’를 보여주는 듯한 거친 액션과 입담을 선보여 ‘사극판 짐승남’의 모델로 각인시켰다. 하지만 첫 회에서 나온 ‘추노’의 ‘짐승코드’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다. 장혁과 같은 추노꾼 무리에 속한 김지석(왕손 역)과 한정수(최장군 역)의 상반신 노출과 목욕 신이 그것. 김지석과 한정수는 드라마 곳곳에서 상반신을 노출한 채 거리를 돌아다니며 거침 남성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특히 주모로 나온 조미령이 김지석과 한정수의 목욕 장면을 훔쳐보는 신에서는 절정에 이르렀다. 식스팩의 ‘조각몸매’를 선보인 최장군 역의 한정수는 중요 부위만 아슬아슬하게 가린 채 전신을 과감히 노출시켜 여성 시청자들을 꽤나 애타게 했다. 극에서도 조미령은 이를 지켜보다 장혁에게 들켜 들고 있던 계란을 떨어뜨리기 까지 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추노’에서의 ‘짐승남들’. 장혁이 지난 2일 ‘해피투게더-시즌3’에서 “촬영 전 감독님이 영화 ‘300’의 몸을 만들어 오라 주문했다.”고 증언했듯, 어찌보면 미리 계획된 ’짐승코드’가 아닐까. 사진=KBS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할머니가 사라졌다. 노인정과 공판장을 지나 경찰서로 뛰어가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라고? 할머니가, 어디? 엄마, 잘 안 들려요! 모퉁이를 돌아서자 팀장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얼결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재빨리 칸막이를 닫았다. 어느새 전화가 끊어져 있었다. 아침 식사 시간 전부터 기숙사에 와 잔소리를 해대는 팀장과 이러저러한 일들이 겹쳐 오후 두 시가 다 되도록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했다. 내친김에 변기 위에 걸터앉아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옆구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가 울렸다. 곧 리허설을 시작하겠다는 팀장의 목소리였다. 그건 안 됩니다. 코끼리들 상태가 좋질 않아요. 오늘은 무조건 쉬게 해야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팀장은 무전기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장 달려오라고 했지만 당장은 가기 싫었다. 무전기의 전원을 끄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어디 가셨다는 거지? 몸도 안 좋으시면서.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삼촌의 이름이 전광판에 떴다. 울고 있던 가족들이 황망히 수골실로 내달렸다. 나는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삼촌의 유골은 대리석 탁자 위에 새카맣게 탄 못들과 뒤엉켜 있었다. ‘냉각’을 거쳤다고는 하나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유골이었다. 할머니가 탁자 모서리에 가슴을 짓찧었다. 망연히 서 있던 아버지가 서둘러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려 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작은 뼛조각 하나를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탁자 옆에 서 있던 나도 얼른 새카맣게 탄 못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도 못 본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고모들은 아예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내내 울음을 참던 아버지도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못을 내 몸에 박아두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쥐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공항에서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나를 데리러 온 사촌 동생의 차를 탈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도 어쩐지 집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례식장 앞에서 선뜻 안으로 들어서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나에게 둘째 고모가 내 몫의 상복을 내밀었다. 장례식장 안팎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삼촌이 왜 죽었을까 답답해했고 삼촌의 동료와 친구들은 경찰서를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당이라도 불러 알아볼 수 없을까? 사촌 동생이 불쑥 꺼낸 말이었다. 삼촌의 방에 널브러진 술병들, 불에 탄 이부자리, 종류가 다른 담배꽁초들. 어떤 추측은 가능할 테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날 밤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삼촌은 각기 다른 이유들로 죽고 또 죽었다. 효원 장례식장 국화실에 놓인 영정사진 속 삼촌은 너무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릎에 올려놓은 상복이 자꾸 무겁게 느껴졌다. 할머니는 삼촌의 죽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눈앞에서 삼촌의 시신을 보았다는데도. 거의 녹아내린 새카만 못과 유골을 분리하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뼈가 상하지 않게 하려는 아버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그만 잠에서 좀 깨어나라고 흔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런데 나는 어쩌려고 못을 집어든 것일까. 할머니가 두 주먹을 옹골차게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덩달아 나도 주먹에 힘을 주었다. 내 손이 못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원내 방송이 들려왔다. 잠깐 눈만 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재빨리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숫자를 거꾸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득달같이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달라는 방송은 계속 되었다. 운영실이 가까워질수록 방송이 더 자주 들려왔고, 느려터진 두 발은 점점 더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내가 도착하기만 하면 저 공손한 팀장의 말투는 야수로 변해 나에게 돌진할 것이었다. 그때 가로수 사이로 한 여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남색 기지바지와 연두색 스웨터, 복고풍의 파마머리까지. 혹시 할머니인가 싶어 가던 방향을 바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팀장이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두루마리 휴지가 창문 쪽으로 날아갔고, 내 가슴팍에 내리꽂힌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원내 방송 담당 아나운서가 시디 데크를 만지작거리는 게 보였다. 팀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사무실 안을 둘러보니 악단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악단장의 발치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나비넥타이가 떨어져 있었다. 기어이 팀장과 한바탕 한 것 같았다. 오전에 병원으로 실려 간 러시아 무용수는 응급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하혈이 심해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악단장과 팀장의 관계를 가장 잘 알고, 더듬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러시아 말을 할 줄 알았던 내가 그 ‘중요한’ 시기에 사라졌다는 것이 팀장이 화를 내는 이유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온 팀장의 손이 내 뺨을 향해 날아왔다. 그때 태국인 조련사 푸앙이 운영실 안으로 들어왔다. 푸앙은 코끼리들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퍼레이드를 취소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코끼리의 설사 따위는 팀장에게 먹혀들 만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나는 푸앙의 손을 잡아끌고 코끼리 우리로 갔다. 쏘냐는 계속 설사를 했고, 아프리카 산 일 년 생 코끼리 튀라는 쏘냐의 엉덩이 쪽에 대가리를 박고 누워 있었다. 제때 검사를 하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야생과는 달리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잔병치레가 잦았다. 그래서 예방 접종, 먹이, 변의 상태 등을 확인하여 제때 사료 혹은 건초 더미를 바꾸어 주는 것들은 무척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팀장은 번번이 동물원의 재정 상태를 운운하며 우리가 올리는 건의사항들을 묵살했다. 이하설, 오늘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너부터 자를 줄 알아!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팀장님, 직접 오셔서 코끼리들을 살펴보시란 말이에요! 무조건 데리고 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뭐야? 푸앙이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코끼리 나가지 마, 나 죽어. 푸앙,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어떻게 되겠어. 그러니 나한테 제발 좀 이러지 마! 그러나 푸앙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삼촌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내가 아는 한 삼촌은 아픈 동물은 절대로 퍼레이드에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외국인 조련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었고, 윗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선에 맞추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못을 만졌다. 잠깐이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울고 있는 푸앙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오늘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열리는 날이었다. ‘우리를 나온 동물들의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한 달 전부터 신문 및 지역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나날이 쇠락해가는 테마랜드의 혁신을 위해 팀장이 삼 개월 넘게 심혈을 기울인 행사였다. 만약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삼촌은 일급 코끼리 조련사이자 동물 쇼의 사회자였다. 공휴일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기 한 달 전이면 삼촌의 얼굴이 실린 포스터가 동네 곳곳에 나붙었다. 지역 방송국에서는 매일 테마 랜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또 어떤 쇼가 진행 중인지 보도해 주었다. 삼촌은 방송에도 자주 나왔다. 나도 삼촌에게 꽃을 건네는 어린이 중 한 명으로 텔레비전에 나온 적이 있었다. 십 년이 지나 스무 살이 된 나도 테마 랜드에 조련사 보조로 들어왔다. 그러다 조련사가 되었지만 그 삼촌에 그 조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내내 업무에 허덕이다 시간이 되면 퇴근하기에만 급급한 나날이었다. 삼촌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그를 뛰어넘을 재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동물 구입 차 태국과 러시아에 출장을 간 사이 삼촌은 직원 기숙사 방문 손잡이에 목을 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삼촌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하루가 지난 뒤 실신한 채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실려 왔다. 어린이 날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바쁘게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래저래 악단장과 팀장 사이에 생긴 일들을 조율하고 동물원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별 탈 없이 생활을 했다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를 것이 없었다. 장례식 도중, 나는 삼촌이 행사를 진행할 때 입던 붉은색 조련복을 챙겨두었다. 팀장은 동물원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가 사육사들이 동물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구입의 명목으로 예산을 타갔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단란주점에서 여자애들과 놀아났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느 날에는 실내 경마장에서 누군가와 게임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건의서를 제출하면 가지고 있는 동물 관리나 잘하라며 번번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동물이 죽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후 사체처리비로 외유를 떠났다. 이사장이 바뀌고 줄을 잘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 후 악단의 인원이 대폭 감소되었다. 게다가 이러저러한 꼬투리를 잡아 악단장의 연봉도 삼십 퍼센트나 감봉시켰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연주자들은 불만을 표시할 수가 없었다. 곧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하나 둘, 동물원을 떠나는 연주자들이 늘자 참다못한 악단장이 팀장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악단장은 내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소주를 마시고, 매일 두 갑의 담배를 피웠다. 테마랜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든 짐승들과 관리되지 않은 채 잡풀이 번다한 식물원, 날만 흐리면 전기가 오르는 범퍼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놀이기구만 모아 놓은 부상 랜드였다. 사육조장에게선 늘 술 냄새가 났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이유로, 날이 더우면 덥다는 이유로, 동물들이 발정이 나면 수컷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늘 술을 마셨다. 나도 간간이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곤 했지만 어쩐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그는 술만 취하면 내게 삼촌의 이야기를 하려고 들었다. 삼촌의 성격과 그와의 관계, 동물들을 아끼던 마음, 은밀하게 나누곤 했던 농담들. 하지만 나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반쯤 마신 매실 주스에 소주를 타먹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오늘도 그는 코끼리 우리를 나오면서 빈 매실 주스 병 두 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엄마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없어진 할머니를 이곳에 있는 내가 어찌해 볼 도리는 없었다. 엄마,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요, 지금 좀 바빠! 통화를 끝내자마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조장님, 홍학 우리에 고양이가 들어와 새끼들을 물어뜯고 난동을 부렸어요. 뭐라고? 홍학 한 마리가 다리를 크게 다쳤어요. 알았어, 곧 갈게. 안 그래도 행사 준비 때문에 신경이 무척 곤두서 있는 홍학무리였다. 허겁지겁 바쁘게 뛰어가다 보니 남색 기지바지가 또 눈에 띄었다. 오늘은 동물원에 남색 기지바지가 유난히 많았다. 그 바지들은 여기서도 나타났고 저기로도 지나갔다. 동물원에 온 할머니들은 대부분 남색 기지바지 혹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모두들 엇비슷한 파마머리를 한 채 손차양으로 햇빛을 가리고 느릿느릿 걷거나 그늘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납골당은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치고 있는 공원을 지나 한참 더 올라가는 산 중턱의 후미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적한 공터인 줄 알았던 공원도 지나가며 살펴보니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었다. 그물이 벗겨진 하나밖에 없는 축구 골대, 녹슨 시소, 줄 끊어진 그네. 곳곳에 놓인 페인트칠이 벗겨진 벤치와 그곳에 누워 있는 사람들. 공원을 지나 한참을 걸었는데도 납골당이 나오질 않아 잘못 찾았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나와는 달리 할머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따름이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삼십여 분쯤 더 걸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분지 위에 지어 놓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우리는 곧장 유골 안치실로 들어갔다. 삼촌의 위패에 쓰여 있는 이름이 낯설었다. 이선빈이 아닌 고(故) 이선빈은 내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저쪽 세계의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것인가. 돌아갔으나, 되돌아 올 수는 없다는 낙인? 오늘만큼은 할머니가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퍽이나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할머니는 귀신같이 아들 있는 곳을 찾아냈다. 가져간 술과 포를 놓고 준비되어 있는 향을 피웠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에 혹시나 싶어 뒤돌아보니 할머니는 대꾼한 두 눈을 슴벅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계시라 해도 한사코 일어서서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술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잔을 쥐고 향 위에 세 번을 돌린 후 상에 올렸다. 두 뺨이 경련이 이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옆 칸에서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제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 보였다. 분향실의 향내에 짓눌려 있던 나는 생담배 타는 매캐한 냄새가 차라리 반가웠다. 우리도 한 대 필까, 삼촌? 부검 결과 별다른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악단장과 몇몇의 연주자들, 팀장에 대한 조사가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알지 못하던 우울증이 새로 생겨났으며,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알코올 중독이란 말이 덧붙여졌다. 추측성 발언들이었지만 조서에 쓰인 것들은 그대로 사인(死因)이 되었다. 분개한 가족들이 사건 수사를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곧바로 장례 일정이 잡혔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발인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발인 전날 신발도 신지 못하고 영안실로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납골당 쪽을 다시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저쪽의 삼촌을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할머니의 어깨가 잔뜩 내려앉아 있었다. 듬성듬성하던 머리칼은 그 사이 더 빠졌는지 머릿속이 훤히 다 보일 지경이었다. 올라오는 길을 잘 찾았던 할머니가 돌아가는 길을 헷갈렸다. 납골당에 들어서는 길은 우리가 걸어온 길 하나밖에 없는데도 할머니는 분향실에서부터 출구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맸다. 내가 앞장서 걸을 수도 있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렇게 이끌고 있는 것만 같아 가만히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지난 주말에 할머니와 내가 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납골당에 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내가 만약 그곳에 할머니를 모시고 간 것을 알면 크게 혼이 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의 기억에는 할머니가 한 번도 삼촌에게 다녀온 적이 없다는데, 처음이라는 할머니는 삼촌의 자리를 잘도 찾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홍학 우리 안의 소동이 잠잠해진 뒤였다. 고양이에게 물려 다리를 다친 홍학은 다행히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이 아니라 두 달 전에 알에서 깬 새끼였다. 놀란 홍학들을 진정시키느라 껍질 깐 호두와 아몬드를 두 자루나 뿌려주었다. 어느샌가 팀장도 홍학 우리 앞에 와 있었다. 그는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들을 좀 더 밝은 빨간색 형광 안료로 칠하라며 조련사들을 다그쳤다. 나는 홍학들에게 빨간 안료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보았지만 팀장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물끄러미 팀장과 조련사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제 여기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삼촌을 보내고도 꿋꿋하게 나오던 곳이고, 그가 하던 일만은 내 손으로 이어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조련사들이 빨간 형광 안료 통을 들고 사육실 안으로 들어갔다.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나는 옷장에서 삼촌의 조련복을 꺼내 입었다. 오랫동안 묵혀둔 것이라 혹시 곰팡이라도 슬었으면 어쩌나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가 의자 위에 놓아둔 전기 총을 집어 들자 푸앙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댔다. 미안해,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우리 얼른 끝내버리자. 나는 입을 앙다문 채 쏘냐의 뒷다리에 총을 쏘았다. 쏘냐가 움찔하며 왼쪽 다리를 들었다. 재빨리 엉덩이에도 총을 갖다 댔다. 한참 만에 쏘냐가 일어섰다. 푸앙이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다 울부짖으며 내 왼팔에 매달렸다. 쏘냐의 몸에 멋을 내느라 발라놓았던 노란색 형광안료가 설사에 섞여 줄줄 흘러내렸다. 바닥에 형광 선을 긋는 것 같았다. 무전기에서는 팀장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 무전기 소리를 무시하니 그 뜻 없는 말들은 점차 행진곡 풍으로 변해갔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괜찮다고, 얼른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호두를 쪼아 먹고 있던 홍학들이 코끼리 우리 앞에 나와 있었다. 온몸에 빨간색 형광 안료를 잔뜩 바른 홍학 무리였다. 등에 홍학을 둘씩 태운 코끼리들이 정문으로 출발했다. 붉고 노란 머리들이 공중에다 점을 찍었다. 휴대전화와 무전기에서 팀장과 사육조장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어차피 코끼리들이 도착하지 않으면 행렬을 완성할 수 없고 또 사회자인 내가 가지 않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 역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뺐다. 팀장님, 지금이라도 리허설을 취소해 주세요. 뭐, 뭐야? 이대로 가단 코끼리들이 죽습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얼른 데리고 나와! 시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지켜보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니가 나한테, 대든 거냐? 쏘냐와 튀라는 절뚝이고 비틀거리면서도 앞만 보고 걸었다. 푸앙이 코끼리 배에 손을 얹고 함께 걸었다. 저렇게라도 가주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쏘냐는 설사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죽어. 나도 죽어. 푸앙이 울며 말했다.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잖아, 미안해! 니가 살려! 푸앙, 죽어가는 것들을 일으키고 이미 죽은 것도 살려낼 수만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니. 푸앙이 이를 악물고 우는 소리와 코끼리들의 거친 숨소리가 마치 한 덩이처럼 느껴졌다. 정문 쪽에 노란 나비넥타이를 한 악단장의 모습이 보였다. 전보다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잘 다려진 연미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심벌즈 연주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탬버린을 담당했던 사람이 심벌즈를 잡고 있었다. 다섯 명이던 작은 북 담당 연주자들은 둘밖에 없었고 심지어 트럼펫 연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행렬이라도 완성해야 한다는 팀장의 고집 때문에 음악은 녹음해둔 것으로 대체되었다. 연주자들이 항의했지만 오늘은 ‘리허설’ 날이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악단장의 말에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얼굴 표정은 괜찮아진 것 같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처지인데 악단장마저 번번이 자신들 앞에서 팀장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에 익지도 않은 악기를 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갔다. 악단장은 연신 나비넥타이만 고쳐 맸다. 동물원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직접 코끼리를 만지려고 다가갔다. 놀란 사육사들이 그들을 말리는 사이, 나는 희뿌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이었다. 눅눅한 공기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 동물들의 우는 소리들이 마구잡이로 내 가슴속에 맺혔다. 그 사이 ‘시’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정문 쪽으로 다가왔다. 행사를 하는 날도 아닌데 무슨 일로 온 거지? 팀장은 ‘시’ 사람들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시’ 사람들은 악단장에게도 다가갔다. 팀장이 활짝 웃으며 악단장의 오른팔을 잡아끌었다. 팀장에게 이끌린 악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그들과 악수를 했다.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악단장을 바라보는 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팀장은 악단장에게 당장 연주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악단장은 시디를 틀기로 되어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빨리 하라니까! 팀장 자신도 모르게 나온 큰 소리에 본인이 더 놀라고 있는 사이, 악단장이 뒤돌아섰다. 그러나 내내 굽실거리거나 팀장에게 할 말을 다 못하고 돌아서던 악단장의 얼굴이 아니었다. 악단장은 맨 앞줄의 연주자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을 넘겨받았다. 지휘봉을 연미복 허리춤에 찔러 넣은 악단장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축배의 노래였다. 멍한 얼굴의 팀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악단장의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다른 연주자들의 악기도 조금씩 리듬을 탔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당황한 팀장이 재빨리 ‘시’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나는 와중에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절정으로 향해 갔다. 어느새 굵어진 빗방울들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원숭이와 코알라, 나뭇가지에 걸쳐 놓은 채 들고 나온 나무늘보들을 적셨다. 문제는 코끼리 등 위에 빨간 형광 안료를 덕지덕지 바르고 올라 앉아 있는 홍학들이었다. 진회색의 코끼리 등에 붉은 물이 들어갔고,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열심히 연주를 하는 악단장과 ‘시’ 사람들을 서둘러 본관으로 끌고 가는 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바람이 거세지자 동물들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작은 소란이 일었다. 그때 푸앙이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홍학의 다리를 잡아챘다. 푸덕, 푸흐드덕! 홍학이 거센 날갯짓을 했지만 푸앙의 손아귀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푸앙이 정문과 반대쪽을 향해 뛰었다. 마치 홍학 연을 타기라도 한 것처럼 재빠른 속도였다. 홍학 한 마리가 사라지자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다른 홍학 네 마리도 푸앙이 사라진 쪽을 향해 날아갔다. 푸앙은 홍학의 습성도 잘 알았다. 아마도 어미를 데려갔을 거였다. 홍학이 날아가면 코끼리들은 그 자리에 앉아 무릎을 굽혀 반쯤 앉거나 선 채 왼발을 들어 쇼의 시작을 알리게끔 훈련되어 있었다. 내가 말려볼 틈도 없이 정문에서가 아니라 정문으로 가는 도중에 코끼리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붉은 꽃 한 송이를 등에 얹은 코끼리들이 추는 군무가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졌다. 그때까지도 정문 앞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어댔다. 쏘냐와 튀라는 설사를 좍좍 갈기면서도 춤을 추었다. 코를 양 옆으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대로 접고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며 엉덩이춤을 추었다. 코를 하늘 위로 높게 치켜세웠다가 쿵쿵 땅을 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왼쪽 오른쪽으로 두 차례씩 긴 코를 하늘로 들어올렸다. 빗줄기를 쏟아붓는 하늘을 향해 코를 쏘아 올리기라도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 번 쇼를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게 훈련된 코끼리들이었다. 홍학과 함께 한 군무가 오 분, 코끼리만 하는 쇼가 십오 분이었다. 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코끼리들 옆에 전기 총을 든 채 무력하게 서 있었다. 코끼리의 군무가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쯤 다시 축배의 노래가 들려왔다. 악단장은 마치 무한 반복이라도 할 것 같은 완강한 표정이었다. 코끼리들은 덜렁덜렁 코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차례대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후 푸앙이 쏘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커다란 횃불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푸앙이 없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홍학들은 왜 하나도 돌아오지 않는 거지? 본관으로 갔던 팀장이 호루라기를 불며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정문을 가로지르는 팀장의 뒤쪽으로 익숙한 남색 기지바지가 지나갔다. ……할머니? 축배의 노래에 맞춰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할머니였다. 나는 재빨리 할머니를 향해 뛰었다. 할머니, 할머니이! 그러나 할머니는 멈춰 서지 않았다. 내 등 뒤에서 악단장이 연주하고 있던 바이올린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뒤따라 전기 총을 쏘는 소리도 들려왔다. 코끼리들이 거세게 날뛰며 질러대는 울음과 구경하던 사람들의 비명이 뒤섞였다. 돌아서서 잠시 주춤하던 나는 다시 있는 힘껏 할머니 쪽을 향해 뛰어갔다. 빗물이 자꾸 눈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삼촌의 뼛조각을 손에 쥔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어서인가. 내 손은 자꾸만 할머니의 몸을 움켜쥐려고 했다. 아버지가 못을 골라내자 화장장 직원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삼촌의 뼈를 유골함에 넣어주었다. 고모들은 자신의 혈육이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막힌 듯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촉망받던 조련사였으며, 사람 좋던 막내 삼촌은 그렇게 몇 줌의 유골이 되었다. 옥색 유골함 위에는 삼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 삼촌은 옥함 겉면의 금박 이름으로만 남게 될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움켜쥐고 있던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크게 우시려는가 싶어 나는 고개를 돌려 유골함 쪽을 쳐다보았다.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주먹이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두 손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는 사이 할머니는 천천히 입을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수골실의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숙였다. 입 속의 것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가.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오랫동안 할머니 뒤쪽의 흰 벽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무엇을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가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지 말고, 동물원에 가보자. 집으로 돌아온 후 할머니가 우리들에게 처음으로 한 부탁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지만 그것은 분명 동물원이라는 말이었다. 아버지가 동물원에 데려다주지 않자 할머니는 살아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모든 행위들을 다시 거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기세와 할머니의 고집 사이에서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나는 밤마다 할머니 방으로 가서 할머니의 몸을 쓰다듬었다. 여기 어디쯤 삼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할머니의 몸이 무척 단단하게 느껴졌다. 삼촌은 할머니의 쇄골 위에 올라 있었다. 할머니가 들이쉬고 내쉬는 숨 속에서도 삼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엔가 삼촌은 할머니의 팔목을 그러쥔 채 죽이 담긴 숟가락을 할머니의 입 속으로 밀어 넣어주기도 했다. 먹은 음식이 어쩌다 얹히기라도 하면 조용히 할머니의 등을 쓸어주었다. 나는 삼촌이 그렇게라도 여기서 할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삼촌, 좋아? 나는 탄 못과 할머니의 무릎을 번갈아가며 만졌다. 할머니는 오래 울었다. 가족들 모두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할머니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물에 만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삼촌의 베개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어쩌다 밥상에 삼촌이 좋아하던 창란젓이라도 올라오면 그걸 바라보며 오래 울었다. 눕거나 앉거나 간신히 일어서거나 벽에 등을 기대거나. 언제 어디에서건 어떤 자세로든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게 속으로 울고 있었지만 나는 할머니가 울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어쩌면 울다 지쳐 손으로 몸을 짚기라도 하면 어디에서건 삼촌이 만져져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러는 것인지도 몰랐다. 살아 있는 유골함이 되는 일은 무척 힘겨워 보였다. 그래도 할머니는 식구들 앞에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고,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난 오늘 할머니는 혼자서 동물원에 온 거였다. 우리가 걸음을 멈춘 곳은 식물원 입구였다. 할머니를 막 따라잡으려다가 도대체 왜 동물원에 왔고 또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궁금해 뒤를 따랐던 참이었다. 할머니의 남색 기지바지 속에서 끊임없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원내 방송이 나왔다. 이하설 조장님,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식물원 뒤쪽에는 고사한 나무들이 즐비했다. 희귀한 꽃이나 과실수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팔려가거나 누군가가 빼돌린 뒤였다. 테마 랜드를 재정비한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도 여기였다. 할머니는 왜 하필 이곳으로 온 것일까. 마침내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단풍나무 둥치에 기대앉았다. 집에서 동물원까지 걸어왔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을 텐데……. 나는 천천히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집으로 모셔 갈 작정이었다. 그때 할머니가 손을 뻗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나뭇조각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 새끼손가락만 한 나뭇조각이었다. 주저할 새도 없이 할머니는 그것을 입에 넣은 후 가슴을 쳤다. 그러다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크으헉, 으흑. 그것은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울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다가가 말리지 않았다. 할머니도 얼마간은 큰 소리로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주먹으로 툭툭 땅을 쳤고, 나무 둥치에 등을 짓찧었다. 돌로 만든 조형물에 얼굴을 갖다 박았고 두 손으로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할머니는 그동안 속으로만 쌓였던 울음들을 모조리 뱉어내려는 것 같았다. 그때 식물원 어디선가 커다란 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푸앙? 그는 나에게 다른 한국인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향기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자기를 찾는 거라 여기고 또 달아나버리면 어떡하지? 푸드덕거리는 새소리와 할머니의 울음이 식물원 안을 가득 채웠다. 죽은 나무들도 잔잔한 바람을 타며 울음소리와 박자를 맞췄다. 나는 할머니가 울고, 푸앙이 새들과 함께 마음을 삭이고 있는 여기가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누군가에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눈물을 그친 할머니가 다시 걸었다. 나는 할머니를 뒤따라갔다. 할머니는 여전히 뒤에 있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참 동안 동물원 곳곳을 걷던 할머니는 코닥 필름 사진관 앞에서 멈춰 섰다. 우두커니 서서 문 닫힌 사진관의 창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코끼리 등에 올라 탄 삼촌이 붉은 조련복을 입고 활짝 웃는 사진이 붙어 있었다. 테마랜드 30년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된 사진들이었다. 오래되어 빛이 바랬을 뿐, 사진 속의 모든 것들은 충분히 식별이 가능했다. 할머니는 손을 뻗은 채로 창가에 바짝 다가섰다. 삼촌의 사진이 언제부터 저곳에 걸려 있었던 걸까. 테마랜드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저 사진을 그곳에 걸어 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할머니! 그제야 내가 큰소리로 할머니를 불렀지만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멀찍이 떨어져서 코끼리 등 위에 앉아 밝게 웃고 있는 삼촌과 그것을 향해 말 없이 손을 뻗는 여인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쓸쓸히 바라보았다. 내가 보고 있는 이 사진 속으로도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렸다. 정적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푸앙이 우는 소리였다. 푸앙은 팀장에게 멱살을 잡힌 채 이쪽으로 끌려오는 중이었다. 여전히 홍학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야, 이하설! 나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놀라 나도 모르게 할머니!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내내 그렇게 멈춰 있을 것만 같던 사진 속 초로의 여인이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여인의 핏발 선 두 눈이 멈춘 곳은 내가 입고 있는 삼촌의 조련복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단추를 달고 솔기를 여며준 이 옷을 할머니는 단번에 알아차린 것 같았다. 어느새 창틀에서 떼어 낸 삼촌의 사진을 안고 있는 할머니가 다른 한 손으로 내 옷을 가리키며 다가왔다. 팀장과 푸앙도 이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코끼리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쏘냐와 튀라는 우리로 돌아갔을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못을 꺼내 쥐었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했다. 누군가 먼저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것만 같았다. <끝> ■ 당선소감 -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타슈켄트 동물원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초원을 훑어야 할 우묵한 눈들이 녹슨 푸슈킨 동상을 바라보고 있지요.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코끼리 우리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늙고 병든 코끼리의 두툼하고 너덜너덜한 귓불을 한참 동안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 코끼리들이 저와 함께 아랄 해를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요즘 노인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계십니다. 손녀가 쓴 글을 읽겠다고 약속을 하셨어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글을 써나갈 작정이므로 할머니는 기필코 200세 장수하셔야 합니다.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도 기뻐해주신 ‘동인, 그 섬’의 대장 임철우 선생님(‘그 섬에 가고 싶다’를 필사하던 그 순간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잘 견디고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치열하고 엄중한 소설쓰기가 일상의 진부함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주신 최수철 선생님(선생님의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살고, 쓰겠습니다.), 검룡소에서 풀솜대를 뜯어주신 최두석 선생님(돌아가지 못하는 시의 자리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글 쓰는 손가락은 절대적으로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주신 서영채 선생님(밤새 꺼지지 않던 선생님 연구실의 불빛을 바라보며 술 취한 저는 도서관에서 잠들곤 했지요.),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신 주인석 선생님(아, 이제 오디오 튜닝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10년 전 홍성여고 문예반 수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이정록 선생님.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행운입니다. 그 운명을 결정지어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가 무너지려 할 때마다 옆에서 바로잡아주고 격려해준 권오영 시인께는 미처 다 갚을 수도 없는 마음들을 받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동안 내내 소설 쓰기의 치열함을 온몸으로 가르쳐주던 김도연 선배께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철없는 저를 뒤치다꺼리해 주느라 고생한, 제일 먼저 축하해준 이진희 시인. 정말 고맙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끝까지 손에 들고 계셨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같이 힘들어도 조금 더 기운을 낼 수 있는 뚝심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리보통(Ly-botong)’으로 달려가 그곳에 계신 분들과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약력 -본명:이미선. 1983년 충남 보령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소설전공 수료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 세계언어대학 한국어 강사 역임 ■ 심사평 - ‘현대인 삶의 축도’ 동물원… 상징적 압축미 탁월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열 편. 이 가운데 다시 세 편의 작품을 어렵게 추려 놓고 생각했다. 신춘문예가 필요로 하는 소설은 어떤 소설인가? 우리 소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단편소설은 산문 양식임에도 언어의 경제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 짧은 언어로는 ‘모든 것’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양식은 이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어떻게? 수사학, 즉 기교가 우리를 지상적인 삶에서 초월적 의미의 세계로 순간이동시켜 준다. 그러니 기교가 모든 것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도 있다. 상징적 깊이나 환유적 지시 체계를 갖추지 못한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일종의 형용모순과도 같다. 하이준씨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현대적 일상을 사건으로 만들어 가는 문체가 돋보였다. 강남의 한 미장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조그만 사건은, 일상의 소소함이 그 한계 내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만든 장점도 갖추었다. 김명진씨의 ‘뷰티플 원데이’는 베트남에서 온 아버지와 아버지의 젊은 여인과 ‘나’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나’의 내면의 섬세함이 다문화라는 문제를 사회성 이상의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의미를 구성하는 사건이 너무 희박하고, ‘뷰티플 원데이’는 사건을 보편적인 의미로 상승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이은선씨의 ‘붉은 코끼리’는 상징적 압축미가 뛰어나다. 동물원 코끼리 조련사의 이야기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 동물원이라는 배경 자체가 어떤 상징성을 띤, 현대인의 삶의 축도로 이해하게 한다. 여기서 동물원을 지배하는 어떤 메커니즘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세계의 어떤 축도와도 같다. 이 작품은 쓴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면서 독자에게 시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재능과 생각을 겸비한 이은선씨에게 축하의 말씀과 함께 정진을 당부 드린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