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기술 진보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산유량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부산 KCC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4선 도전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암 투병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37
  • [사고] ‘열린세상’ 필진 바뀝니다

    7월 1일부터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의 고정 칼럼 ‘열린세상’의 필진이 바뀝니다.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여성 등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28명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6개월간 지면을 꾸며 나갈 것입니다.서울신문은 합리적 중도 개혁노선을 이념적 좌표로 삼아 신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오피니언면만큼은 다양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진보·보수 성향 할 것 없이 개방적으로 운영합니다.그것이 공존과 수평의 시대를 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우리 사회는 지금 격변기에 놓여 있습니다.정치·사회적 변동과 함께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있습니다.다양한 시각에 의한 현실 진단과 처방,세계의 변화를 ‘열린세상’에서 만나 보십시오.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바랍니다. ■분야별 필진 명단 ●정치·외교·행정 김영호(성신여대 교수·정치외교학) 신율(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 도중만(목원대 교수·사학) 강형기(충북대 교수·행정학) 이종수(연세대 교수·행정학) 임춘웅(언론인) ●국방·남북관계 이근(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현인택(고려대 교수·국제정치학) 박영호(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통일안보) ●경제·과학 이영선(연세대 국제학 대학원장·경제학) 김정남(성균관대 교수·경영학) 현오석(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경제학) 송종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이공주(이화여대 교수·생물리화학) ●사회·법학·의학 임현진(서울대 교수·사회학) 박상기(연세대 법대학장·법학) 김장호(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노동경제)이정옥(대구가톨릭대 교수·사회학) 이성규(서울시립대 교수·사회정책학) 유중원(변호사) 신의진(연세대 교수·소아정신과) ●문화·언론·여성 도정일(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 심영희(한양대 교수·사회학) 김민숙(소설가) 이영호(인하대 교수·한국사) 이덕일(역사평론가) 김정기(한양대 교수·신문방송학)김진석(인하대 교수·철학)˝
  • [논술비타민] 뚝배기보다 장맛이다

    아래 (가)와 (나)의 지문(지난 22일字와 같음)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 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사오정은 요즘 새로운 취미 생활에 푹 빠져 있다.모형 비행기 만들기! 재료들을 사다가 조립을 하고 알록달록 색깔을 멋있게 칠하면 근사하기 그지없다.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만든 뒤 자랑삼아 저팔계에게 전화를 했다.“팔계야, 내가 모형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한번 볼래?”“그래 삼장 선생님 집 앞 공원에서 만나자.”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들고 신나게 공원으로 달려갔다.공원에 가보니 저팔계만이 아니라 삼장 선생도 나와 있었다.“선생님 어쩐 일이셔요?”“네가 비행기를 만들었다기에 얼마나 잘 만들었나 보러 왔단다.어디 보자.정말 멋있구나.색칠을 화려하게 해서 보기가 아주 좋다.어디 한번 날려 보렴.얼마나 잘 날아가나 보자.”사오정은 프로펠러를 감고 힘차게 날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힘차게 날린 비행기가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하고 그만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만 것 아닌가.“색깔만 화려할 뿐 잘 날지는 못하는구나.”삼장 선생은 비행기를 집어들더니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어허! 이것 때문이구나.네가 조립을 잘못 했구나.여기 부속을 거꾸로 끼웠으니 제대로 날 수가 없지.이따 고쳐서 다시 한번 날려보자꾸나.자! 그건 그렇고 논술 답안 좀 보자.”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제출한 논술 답변 내용을 읽다가 사오정을 보면서 말했다.“논술 답안이 네가 만든 비행기와 똑같구나!”사오정은 놀란 표정으로 삼장 선생을 바라보았다.삼장 선생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2.저팔계 도움말 주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답안을 유심히 살폈다.“무슨 소리지? 왜 내 답안지가 비행기와 같다고 하신 거지?”“글쎄….” 저팔계도 고개를 갸웃거렸다.“사오정,그러고 보니 너 문장을 아주 멋있게 쓰는구나.부럽다.”사오정의 답안을 유심히 살피던 저팔계가 뜬금없는 칭찬을 했다.사오정은 속으로는 우쭐하면서도 “야,멋있게 문장 쓰면 뭐하냐? 삼장 선생님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그래도 이런 멋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게 어디야? 너 따로 연습하니?” 사오정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응.사실 유명한 글을 읽고 멋있는 표현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낱말을 조금 바꾸어서 쓰면 멋있게 표현할 수 있어.”저팔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구나.나도 그렇게 해 봐야지.그나저나 뭐가 문제지?”사오정과 저팔계는 계속 답안을 꼼꼼히 읽어봤지만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3.삼장,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사오정과 저팔계는 곤혹스러운 표정만 지었다.“멋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오히려 딴 때보다 잘 쓴 거 같은데요.”저팔계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물었다.“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말해 보렴.” 저팔계는 다시 사오정의 답안을 살폈다.“어? 그러고 보니 주제가 무엇인지 분명치가 않네.너무 추상적이어서 무슨 소리인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구나.”저팔계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슴프레 느낄 수 있었다.“이번엔 글을 직접 쓴 사오정이 답해 보려무나.”“사이버 공간의 폐해에 대해서 쓴 것인데요.” 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다시 물었다.“사오정의 글 속에 그런 주제가 나타나느냐?”“글쎄요? 비슷한 얘기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삼장 선생은 사오정과 저팔계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바로 그게 문제란다.멋있는 표현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해야 할 내용은 간 곳이 없고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서술이 되고 만 것이다.속빈 강정과 다름이 없다.내가 왜 비행기와 논술 답안이 똑같다고 표현했는지 알겠느냐? 비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아가는 것이다.그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지.그런데 사오정은 비행기의 겉은 화려하게 색칠했지만 실제 날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내부 구조에는 신경을 덜 써서 비행기가 날아가지도 못하고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논술 답안의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 선명성이다.화려한 수사나 멋있는 표현은 차후의 일이다.그런데 멋있는 표현을 하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나 내용은 소홀하니 제대로 논술이 될 리가 있겠느냐? 이러니 네가 쓴 논술 답안과 비행기는 똑같다고 할 수밖에.내 말이 이해가 되느냐?” “네.” 사오정은 멋있는 표현을 잘 한다는 저팔계의 칭찬에 우쭐대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그건 그렇고 사오정아,너는 왜 이렇게 멋있게 쓰려고 하느냐? 그리고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어디서 배웠느냐?”“글을 잘 쓰는 척하고 싶어서 유명한 책을 보면서 흉내를 낸 거여요.”삼장 선생은 “그럴 줄 알았다.글쓰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이니라.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거라.” 4.삼장,핵심을 찌르다 만약에 좋은 진공청소기를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네가 하는 방법은 진공청소기를 파는 곳에 가서 구경을 하고 흉내를 내는 격이다.그런데 네 눈에 진공청소기의 기능에 필수적인 부품이나 구조가 보이겠느냐? 네 눈에 보이는 것은 외형적인 디자인밖에 없다.당연히 너는 외형만 멋있는 진공청소기밖에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는 만들어 봤자 무용지물이다.네가 훌륭한 문필가의 화려한 문장이나 표현을 따르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를 만드는 것과 똑같은 일이란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나름대로 연습하고 응용하려는 너의 생각과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배우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배워야 한다.정작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않고 화려한 수사 방식만 배우려고 하는 것이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이니라.그 화려한 수사 속에 숨어 있는 글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우선 배워야 하는데,그걸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문필가는 뼈를 깎는 습작 시절을 거친단다.어떤 소설가는 습작 시절에 방안에 주전자 하나를 놓고 원고지 1500∼2000매를 썼다는 일화도 있단다.말이 원고지 1500∼2000매지 거의 책 1권의 분량을 주전자 하나를 놓고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이렇게 어렵고 힘든 습작 경험을 통하면서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나 방법을 완벽하게 습득한 이후에 자신만의 독특한 수사나 화려한 문체를 개발한 것이다.그런데 너는 글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요소나 방식은 배우기 전에 화려한 수사만을 본뜨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기초 공사가 튼튼해야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글쓰기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정말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란다.뚝배기보다 장맛이란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무나.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5.사오정,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삼장 선생의 말에 화려한 문장과 표현을 즐겨 쓰고,그걸 보면서 “참 멋있는 표현이다.”라며 흐뭇해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제가 아주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군요.글을 쓸 때는 왠지 멋있게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아 쉽게 쓸 수 있는 말도 화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잘못된 습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오정은 이어 저팔계를 보더니 “팔계야,너 아까 내가 멋있는 표현을 잘한다고 부러워했었지?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속담이야.얼른 비행기 고쳐서 다시 날려 보자.”하며 얼른 비행기를 집어 들었다.사오정의 능청스러운 말에 삼장 선생과 저팔계는 웃음을 터뜨렸다. 다음주에는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제로 본론쓰기 두 번째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 [논술비타민] 뚝배기보다 장맛이다

    아래 (가)와 (나)의 지문(지난 22일字와 같음)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 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사오정은 요즘 새로운 취미 생활에 푹 빠져 있다.모형 비행기 만들기! 재료들을 사다가 조립을 하고 알록달록 색깔을 멋있게 칠하면 근사하기 그지없다.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만든 뒤 자랑삼아 저팔계에게 전화를 했다.“팔계야, 내가 모형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한번 볼래?”“그래 삼장 선생님 집 앞 공원에서 만나자.”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들고 신나게 공원으로 달려갔다.공원에 가보니 저팔계만이 아니라 삼장 선생도 나와 있었다.“선생님 어쩐 일이셔요?”“네가 비행기를 만들었다기에 얼마나 잘 만들었나 보러 왔단다.어디 보자.정말 멋있구나.색칠을 화려하게 해서 보기가 아주 좋다.어디 한번 날려 보렴.얼마나 잘 날아가나 보자.”사오정은 프로펠러를 감고 힘차게 날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힘차게 날린 비행기가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하고 그만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만 것 아닌가.“색깔만 화려할 뿐 잘 날지는 못하는구나.”삼장 선생은 비행기를 집어들더니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어허! 이것 때문이구나.네가 조립을 잘못 했구나.여기 부속을 거꾸로 끼웠으니 제대로 날 수가 없지.이따 고쳐서 다시 한번 날려보자꾸나.자! 그건 그렇고 논술 답안 좀 보자.”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제출한 논술 답변 내용을 읽다가 사오정을 보면서 말했다.“논술 답안이 네가 만든 비행기와 똑같구나!”사오정은 놀란 표정으로 삼장 선생을 바라보았다.삼장 선생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2.저팔계 도움말 주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답안을 유심히 살폈다.“무슨 소리지? 왜 내 답안지가 비행기와 같다고 하신 거지?”“글쎄….” 저팔계도 고개를 갸웃거렸다.“사오정,그러고 보니 너 문장을 아주 멋있게 쓰는구나.부럽다.”사오정의 답안을 유심히 살피던 저팔계가 뜬금없는 칭찬을 했다.사오정은 속으로는 우쭐하면서도 “야,멋있게 문장 쓰면 뭐하냐? 삼장 선생님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그래도 이런 멋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게 어디야? 너 따로 연습하니?” 사오정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응.사실 유명한 글을 읽고 멋있는 표현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낱말을 조금 바꾸어서 쓰면 멋있게 표현할 수 있어.”저팔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구나.나도 그렇게 해 봐야지.그나저나 뭐가 문제지?”사오정과 저팔계는 계속 답안을 꼼꼼히 읽어봤지만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3.삼장,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사오정과 저팔계는 곤혹스러운 표정만 지었다.“멋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오히려 딴 때보다 잘 쓴 거 같은데요.”저팔계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물었다.“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말해 보렴.” 저팔계는 다시 사오정의 답안을 살폈다.“어? 그러고 보니 주제가 무엇인지 분명치가 않네.너무 추상적이어서 무슨 소리인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구나.”저팔계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슴프레 느낄 수 있었다.“이번엔 글을 직접 쓴 사오정이 답해 보려무나.”“사이버 공간의 폐해에 대해서 쓴 것인데요.” 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다시 물었다.“사오정의 글 속에 그런 주제가 나타나느냐?”“글쎄요? 비슷한 얘기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삼장 선생은 사오정과 저팔계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바로 그게 문제란다.멋있는 표현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해야 할 내용은 간 곳이 없고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서술이 되고 만 것이다.속빈 강정과 다름이 없다.내가 왜 비행기와 논술 답안이 똑같다고 표현했는지 알겠느냐? 비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아가는 것이다.그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지.그런데 사오정은 비행기의 겉은 화려하게 색칠했지만 실제 날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내부 구조에는 신경을 덜 써서 비행기가 날아가지도 못하고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논술 답안의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 선명성이다.화려한 수사나 멋있는 표현은 차후의 일이다.그런데 멋있는 표현을 하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나 내용은 소홀하니 제대로 논술이 될 리가 있겠느냐? 이러니 네가 쓴 논술 답안과 비행기는 똑같다고 할 수밖에.내 말이 이해가 되느냐?” “네.” 사오정은 멋있는 표현을 잘 한다는 저팔계의 칭찬에 우쭐대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그건 그렇고 사오정아,너는 왜 이렇게 멋있게 쓰려고 하느냐? 그리고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어디서 배웠느냐?”“글을 잘 쓰는 척하고 싶어서 유명한 책을 보면서 흉내를 낸 거여요.”삼장 선생은 “그럴 줄 알았다.글쓰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이니라.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거라.” 4.삼장,핵심을 찌르다 만약에 좋은 진공청소기를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네가 하는 방법은 진공청소기를 파는 곳에 가서 구경을 하고 흉내를 내는 격이다.그런데 네 눈에 진공청소기의 기능에 필수적인 부품이나 구조가 보이겠느냐? 네 눈에 보이는 것은 외형적인 디자인밖에 없다.당연히 너는 외형만 멋있는 진공청소기밖에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는 만들어 봤자 무용지물이다.네가 훌륭한 문필가의 화려한 문장이나 표현을 따르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를 만드는 것과 똑같은 일이란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나름대로 연습하고 응용하려는 너의 생각과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배우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배워야 한다.정작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않고 화려한 수사 방식만 배우려고 하는 것이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이니라.그 화려한 수사 속에 숨어 있는 글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우선 배워야 하는데,그걸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문필가는 뼈를 깎는 습작 시절을 거친단다.어떤 소설가는 습작 시절에 방안에 주전자 하나를 놓고 원고지 1500∼2000매를 썼다는 일화도 있단다.말이 원고지 1500∼2000매지 거의 책 1권의 분량을 주전자 하나를 놓고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이렇게 어렵고 힘든 습작 경험을 통하면서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나 방법을 완벽하게 습득한 이후에 자신만의 독특한 수사나 화려한 문체를 개발한 것이다.그런데 너는 글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요소나 방식은 배우기 전에 화려한 수사만을 본뜨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기초 공사가 튼튼해야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글쓰기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정말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란다.뚝배기보다 장맛이란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무나.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5.사오정,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삼장 선생의 말에 화려한 문장과 표현을 즐겨 쓰고,그걸 보면서 “참 멋있는 표현이다.”라며 흐뭇해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제가 아주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군요.글을 쓸 때는 왠지 멋있게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아 쉽게 쓸 수 있는 말도 화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잘못된 습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오정은 이어 저팔계를 보더니 “팔계야,너 아까 내가 멋있는 표현을 잘한다고 부러워했었지?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속담이야.얼른 비행기 고쳐서 다시 날려 보자.”하며 얼른 비행기를 집어 들었다.사오정의 능청스러운 말에 삼장 선생과 저팔계는 웃음을 터뜨렸다. 다음주에는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제로 본론쓰기 두 번째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시론] 자, 공부 합시다/양길현 제주대 교수 · 명예논설위원

    ”공부 좀 하라.” 얼마전 민노당의 노회찬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보수·진보관을 질타하자,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이 노 의원에게 경제정책에 관해 공부를 더 하라고 일갈했다. 상대를 무식하다고 깎아내리면서 자기만 잘났다고 으스대는 언쟁이 보기에 썩 좋지는 않다.다만 서로 보수냐 개혁이냐,아니면 좌냐 우냐로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더 생산적이라는 생각이다.왜냐하면 20세기 이데올로기 시대에서 벗어나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정치가 더욱 많은 지식과 공부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보듯이 정치는 광장과 거리에서의 대중동원에서 벗어나 안방에서의 미디어정치로 전환되었다.안방정치는 정치인들로 하여금 과거보다 더 많이 공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그래서인지 17대 국회는 여러 형태의 공부 모임을 갖고 있어서 21세기 지식기반 정치의 향방을 보여준다. 지난날 중·고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서 조금하면 그 지식 갖고 평생을 우려먹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이제는 평생교육의 시대이고 지식정보의 시대이다.그래서 정치인들도 평소에 공부를 하면서 TV토론회와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자주 비전과 방책을 다듬어 나갈 것을 요구받는다.지식에 기반을 둔 백가쟁명의 정치를 전제로 하여 21세기 비전을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그렇지 않고 여야가 20세기의 옛 경험이나 아니면 서로가 다 아는 정보에만 기초하여 설전을 벌이게 되면,시간이 지날수록 비전 제시는 없고 상대방 말꼬리 잡기와 감정싸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세상사에 관한 지식·정보의 필요성은 꼭 정치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일반 국민에게도 해당된다.왜냐하면 정치인은 다름아닌 국민 가운데서 나온다는 의미에서도 그렇고,더욱 중요하게는 국민이 정치인을 리드해 나가는 21세기 지식기반 정치의 시대를 위해서도 그렇다.지식·정보를 갖춘 국민 앞에서 어느 정치인이 감히 허튼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세계화의 여파로 경제의 지식기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경제 살리기에서 첨단 기술과 숙련된 노하우 그리고 컴퓨터화한 작업시스템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얘기한다.타국과의 경쟁력 강화와 비교우위 확보를 외치면서 엄청난 재원이 투자되고 있다. 정치는 어떤가.탈냉전과 세계화의 21세기가 되어도 정치문화는 구태의연해 보인다.경제는 혁신역량을 강조하는 데 비해 정치는 여전히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경제는 재투자와 지식기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반해 정치는 냉소와 무관심으로 뒤덮여 있다.선거를 통해 정치인을 많이 물갈이한 것 같은데도 시대착오적인 법과 제도는 여전히 그대로이다.말로는 개혁을 외치지만 행동은 과거 답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듯싶다. 21세기 지식기반 정치를 위해서 우리 모두 시간을 내어 공부하자.21세기는 노동과 자본의 세기이던 20세기와는 다른 지식의 세기이지 않은가.인터넷과 이메일 그리고 휴대전화로 편한 세상에 살게 된 대신 그에 따른 자격 조건이 바로 평생 공부이다.국민이 지식에 기반하여 정치를 알고 참여할 때 비로소 정치인들은 과거와는 달리 유식한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서 변화하고 혁신될 것이다.21세기 지식기반 정치를 위한 국민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참여라는 삼위일체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의 공부로부터 출발한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 · 명예논설위원 ˝
  • [논술 비타민] 시작이 반인데…/노병곤 문학박사·’글과 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가)와 (나)의 지문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인문·자연계열 공통)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오늘은 저팔계가 사오정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기로 한 날.‘얼른 공부하고 놀아야지.’ 둘은 마음이 들떠 있었지만 대입 논술시험이 가까워진 터라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자리에서 먼저 일어난 사오정의 답안지를 읽어 내려가던 삼장 선생의 얼굴색이 변했다.“사오정! 너 정신이 딴 데 가 있구나.그러고보니 잔뜩 멋을 부리고 왔구나.무슨 일이냐.” 사오정은 소개팅을 하는 날이라 좀 멋을 부렸다고 했다.“허허! 이 녀석이….” 이어 저팔계의 답안을 받아 본 삼장 선생은 “사오정아,밖에 나가서 저팔계의 답안을 자세히 읽어 보고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라.” 2.저팔계,함께 고민하다 밖으로 나간 둘은 풀이 죽어 있었다.‘빨리 끝내고 가야 하는데….’ 저팔계가 한숨을 쉬었다.“삼장 선생님이 왜 화를 내셨는지 좀 보자.” 둘은 답안을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전체 방향이나 내용은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저팔계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아! 알 것 같다.서론 때문에 화가 나셨나 봐.왜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썼니? 본론에서 다룰 내용을 제시했네.” “왜? 할 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그 얘기를 하려는 거잖아.급한 마음에 할 얘기만 쓰자고 생각하기는 했지만,그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어차피 서론이나 결론은 형식적인 거잖아.” 사오정은 고개를 갸우뚱했다.“이러지 말고 삼장 선생님께 가서 여쭤 보자.” 팔을 잡아끄는 저팔계를 따라 사오정은 삼장 선생에게 갔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 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사오정과 저팔계는 서론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제대로 찾기는 했구나.사오정아! 네가 오늘 이렇게 멋을 낸 이유가 뭐지?” “여자친구에게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왜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하지?” “그야 첫인상이 좋아야 호감도 생기고,나중에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사오정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삼장 선생은 갑자기 껄껄 웃으면서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느냐? 사오정아! 네가 오늘 쓴 답안은 첫인상이 나쁜 답안이다.여자 친구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만큼이나 논술 답안도 첫인상이 중요하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논술의 첫인상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글씨를 잘 써야 하나요?” 다소 엉뚱한 사오정의 물음에 삼장 선생은 껄껄 웃으시면서 “이 녀석이 옷차림에 신경을 쓰더니 외적인 형식만 생각을 하는구나.하긴 네 말도 일리가 있구나.글씨도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하지만 역시 논술 답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부분은 서론이다.그런데 오늘 너의 서론은 좋은 인상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나쁜 인상을 주고 있으니 없느니만 못하다.서론은 눈에 가장 잘 띄는 답안의 첫 부분에 위치하고 있고 누구나 가장 먼저 읽어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참신하고 매력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네가 여자 친구에게 호감을 사고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려는 것처럼,서론도 네가 작성한 본론을 호감을 갖고 읽고 싶게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여자친구만 신경 쓰지 말고 네 논술의 첫인상을 좋게 하도록 해라.” 4.삼장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글의 서두는 독자의 주의를 끌어들이고,그 글의 내용을 예견하게 하며,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이다.특히 논술 답안에 국한시켜서 말하면 서론은 읽는 이의 관심이나 호기심을 논제로 모을 수 있도록 하고 글쓴이의 문제 의식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논술의 서론은 일반적으로 관심 유발,문제 설정,문제 제기의 3부분으로 구성하면 무난하다.서론의 첫 부분에서는 읽는 사람의 관심과 주의를 끌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하고,둘째 부분에서는 앞에 서술한 내용의 요점과 핵심을 추출하여 문제의 범위나 방향을 한정하고,셋째 부분에서는 앞 부분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논제나 쟁점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면 무난한 서론 구성이라 할 수 있다.물론 형식적으로 꼭 구분돼 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용적으로는 세 가지 면에서 모자란 점이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아래의 예를 보자. 사이버캐릭터,사이버머니,이른바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들이다.현대인들은 이러한 공간 속에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과학기술 발달의 절정 속에 컴퓨터가 개발되고 인터넷의 보급 등을 비롯해 새로운 공간으로 사이버 세계가 등장하였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새로운 영토에 집을 짓고 이웃과 교류하며 최대한 이용하게 됨으로써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거대한 영토확장을 이루어냈다.그렇다면 사이버공간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듯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그에 따르는 문제점은 없는지,사이버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 이 글은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에서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서론이다.앞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를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해 사이버 공간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제시하여 읽는 이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하였고,그 배경이 무엇인지,문제점은 없는지 등에 관한 문제의 설정 및 논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 부분의 최근 사이버 공간의 확대 양상이 다른 부분에 비해 길게 서술되고 있고,둘째와 셋째의 문제 설정과 방향 제시가 아우러져 제시되고 있는 경우이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서론이 갖춰야 할 성격을 어느 정도는 충족시킨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논술 답안이 되려면 위의 것보다도 더욱 매력적이고 참신하면서도 적절한 서론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위의 서론의 경우 첫 부분에서 좀더 흥미로우면서도 참신한 내용으로 작성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이버 세계나 사이버 공간이라고 하면 인터넷만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와는 다소 다른 관점인 사이버머니,사이버캐릭터 등을 제시한 것이 참신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문제의 설정 및 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와 같은 서술에서 볼 수 있듯이 논지가 모호하게 제시되고 있는 부분도 서론의 적절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서론 작성시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상투적이고 진부한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서론이 ‘관심 유발-문제 한정-문제 제기’의 성격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수험생들은 이런 이론적인 내용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문제를 보고 금방 떠올리게 되는 내용들은 남들도 다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답변을 작성한다면 내용이 남들과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따라서 예화나 속담 하나를 들더라도 남들이 잘 생각해 내지 못하는 참신한 예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저기에 서론을 쓰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데,중요한 것은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 서론 작성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든지 결과적으로 앞서 얘기했던 서론이 담당해야 할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충분한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임을 명심하도록 하려무나.알겠느냐? 5.사오정 깨닫다 “말씀을 듣고 보니 어떤 의미에서는 서론이 본론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제가 크게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오늘 잔뜩 멋을 부리고 왔으니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을 거야.그렇다고 논술 답안의 첫인상이 지닌 중요성을 잊어먹으면 안 된다.” 다음주에는 ‘뚝배기보다 장맛이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이어집니다.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논술 비타민] 시작이 반인데…/노병곤 문학박사·’글과 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논술 비타민] 시작이 반인데…/노병곤 문학박사·’글과 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가)와 (나)의 지문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인문·자연계열 공통)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오늘은 저팔계가 사오정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기로 한 날.‘얼른 공부하고 놀아야지.’ 둘은 마음이 들떠 있었지만 대입 논술시험이 가까워진 터라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자리에서 먼저 일어난 사오정의 답안지를 읽어 내려가던 삼장 선생의 얼굴색이 변했다.“사오정! 너 정신이 딴 데 가 있구나.그러고보니 잔뜩 멋을 부리고 왔구나.무슨 일이냐.” 사오정은 소개팅을 하는 날이라 좀 멋을 부렸다고 했다.“허허! 이 녀석이….” 이어 저팔계의 답안을 받아 본 삼장 선생은 “사오정아,밖에 나가서 저팔계의 답안을 자세히 읽어 보고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라.” 2.저팔계,함께 고민하다 밖으로 나간 둘은 풀이 죽어 있었다.‘빨리 끝내고 가야 하는데….’ 저팔계가 한숨을 쉬었다.“삼장 선생님이 왜 화를 내셨는지 좀 보자.” 둘은 답안을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전체 방향이나 내용은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저팔계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아! 알 것 같다.서론 때문에 화가 나셨나 봐.왜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썼니? 본론에서 다룰 내용을 제시했네.” “왜? 할 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그 얘기를 하려는 거잖아.급한 마음에 할 얘기만 쓰자고 생각하기는 했지만,그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어차피 서론이나 결론은 형식적인 거잖아.” 사오정은 고개를 갸우뚱했다.“이러지 말고 삼장 선생님께 가서 여쭤 보자.” 팔을 잡아끄는 저팔계를 따라 사오정은 삼장 선생에게 갔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 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사오정과 저팔계는 서론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제대로 찾기는 했구나.사오정아! 네가 오늘 이렇게 멋을 낸 이유가 뭐지?” “여자친구에게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왜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하지?” “그야 첫인상이 좋아야 호감도 생기고,나중에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사오정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삼장 선생은 갑자기 껄껄 웃으면서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느냐? 사오정아! 네가 오늘 쓴 답안은 첫인상이 나쁜 답안이다.여자 친구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만큼이나 논술 답안도 첫인상이 중요하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논술의 첫인상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글씨를 잘 써야 하나요?” 다소 엉뚱한 사오정의 물음에 삼장 선생은 껄껄 웃으시면서 “이 녀석이 옷차림에 신경을 쓰더니 외적인 형식만 생각을 하는구나.하긴 네 말도 일리가 있구나.글씨도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하지만 역시 논술 답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부분은 서론이다.그런데 오늘 너의 서론은 좋은 인상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나쁜 인상을 주고 있으니 없느니만 못하다.서론은 눈에 가장 잘 띄는 답안의 첫 부분에 위치하고 있고 누구나 가장 먼저 읽어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참신하고 매력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네가 여자 친구에게 호감을 사고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려는 것처럼,서론도 네가 작성한 본론을 호감을 갖고 읽고 싶게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여자친구만 신경 쓰지 말고 네 논술의 첫인상을 좋게 하도록 해라.” 4.삼장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글의 서두는 독자의 주의를 끌어들이고,그 글의 내용을 예견하게 하며,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이다.특히 논술 답안에 국한시켜서 말하면 서론은 읽는 이의 관심이나 호기심을 논제로 모을 수 있도록 하고 글쓴이의 문제 의식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논술의 서론은 일반적으로 관심 유발,문제 설정,문제 제기의 3부분으로 구성하면 무난하다.서론의 첫 부분에서는 읽는 사람의 관심과 주의를 끌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하고,둘째 부분에서는 앞에 서술한 내용의 요점과 핵심을 추출하여 문제의 범위나 방향을 한정하고,셋째 부분에서는 앞 부분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논제나 쟁점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면 무난한 서론 구성이라 할 수 있다.물론 형식적으로 꼭 구분돼 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용적으로는 세 가지 면에서 모자란 점이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아래의 예를 보자. 사이버캐릭터,사이버머니,이른바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들이다.현대인들은 이러한 공간 속에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과학기술 발달의 절정 속에 컴퓨터가 개발되고 인터넷의 보급 등을 비롯해 새로운 공간으로 사이버 세계가 등장하였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새로운 영토에 집을 짓고 이웃과 교류하며 최대한 이용하게 됨으로써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거대한 영토확장을 이루어냈다.그렇다면 사이버공간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듯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그에 따르는 문제점은 없는지,사이버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 이 글은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에서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서론이다.앞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를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해 사이버 공간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제시하여 읽는 이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하였고,그 배경이 무엇인지,문제점은 없는지 등에 관한 문제의 설정 및 논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 부분의 최근 사이버 공간의 확대 양상이 다른 부분에 비해 길게 서술되고 있고,둘째와 셋째의 문제 설정과 방향 제시가 아우러져 제시되고 있는 경우이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서론이 갖춰야 할 성격을 어느 정도는 충족시킨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논술 답안이 되려면 위의 것보다도 더욱 매력적이고 참신하면서도 적절한 서론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위의 서론의 경우 첫 부분에서 좀더 흥미로우면서도 참신한 내용으로 작성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이버 세계나 사이버 공간이라고 하면 인터넷만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와는 다소 다른 관점인 사이버머니,사이버캐릭터 등을 제시한 것이 참신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문제의 설정 및 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와 같은 서술에서 볼 수 있듯이 논지가 모호하게 제시되고 있는 부분도 서론의 적절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서론 작성시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상투적이고 진부한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서론이 ‘관심 유발-문제 한정-문제 제기’의 성격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수험생들은 이런 이론적인 내용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문제를 보고 금방 떠올리게 되는 내용들은 남들도 다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답변을 작성한다면 내용이 남들과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따라서 예화나 속담 하나를 들더라도 남들이 잘 생각해 내지 못하는 참신한 예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저기에 서론을 쓰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데,중요한 것은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 서론 작성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든지 결과적으로 앞서 얘기했던 서론이 담당해야 할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충분한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임을 명심하도록 하려무나.알겠느냐? 5.사오정 깨닫다 “말씀을 듣고 보니 어떤 의미에서는 서론이 본론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제가 크게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오늘 잔뜩 멋을 부리고 왔으니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을 거야.그렇다고 논술 답안의 첫인상이 지닌 중요성을 잊어먹으면 안 된다.” 다음주에는 ‘뚝배기보다 장맛이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이어집니다.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Doctor & Disease] 뇌정위 수술 국내 첫 도입 강남성모병원 김문찬 박사

    현대의학에서도 아직까지 뇌는 성역이다.그래서 뇌를 다루는 의료인들은 수술이든,시술이든 모든 치료행위에 임해 스스로 겸손하고 진지하지 않을 수 없다.“뇌는 어떤 예단도 허용하지 않으며,어떤 오만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료인들의 고백은 차라리 절박하다.이처럼 뇌를 신앙처럼 여기며,뇌에서 존재의 의미를 구하는 의료인 가운데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김문찬(57) 박사는 단연 우뚝하다.그가 뇌에서 구한 고뇌와 업적이 이를 증명한다.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뇌정위(定位) 방사선수술을 성공시켜 한국 의학의 위상을 바꿨다. “그 때가 지난 87년이었는데,뇌혈관 기형을 가진 환자가 대상이었습니다.이 수술의 성공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뇌질환을 치료하는 시발점이었다는 점,환자의 고통은 물론 심리·경제적 부담까지 덜었으며,치료 효과가 예전의 두개골을 열어 수술하던 때에 비해 놀랄 만큼 좋아졌다는 점에서도 획기적이었습니다.”그를 만나 ‘신의 영역’에 도전한 뇌정위 방사선수술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얘기했다. ●단1회 투사로 외과수술보다 효과 먼저,김 박사의 경력을 보면 ‘뇌정위 기능적 신경외과’라는 용어가 눈길을 끄는데…. ­정상적인 뇌는 기능적으로 억제와 항진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그런데 병변에 의해 이 균형이 깨지면 몸의 특정 부위가 떨리는 진전증,운동이상증,경직증,통증,간질처럼 기능항진 상태가 되거나,감각 및 운동마비,안면마비같은 기능저하 상태가 오게 된다.이럴 경우 병적으로 기능이 항진된 부위를 파괴하든가,기능을 억제하도록 신경계를 자극해 특정 증상을 치료하는 전문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런 병증에 적용하는 첨단 수술법이 바로 정위 방사선수술이라는 뜻인데,그 원리를 설명해 달라. ­이온화된 방사선의 세포 소멸효과를 이용한 치료법이다.방사선을 2∼6주에 걸쳐 병변 부위에 쏠 경우 복구가 가능한 손상을 입는 정상세포와 달리 종양세포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괴사한다.정위 방사선수술은 이런 일반적 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병변 부위에 고선량(高線量)의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아 1회 시술로 외과적 수술 이상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정위 방사선수술의 효용은 무엇인가.또 이 수술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어떤 것이 있나. ­1회 방사선 투사로 치료하며,기존 치료법과 달리 중요 장기의 병변에 최대한 접근할 수 있다.또 정상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반면 병변 세포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기존 방사선으로 치료가 어려운 종양에도 효과가 크다.악성 및 양성 뇌종양,뇌혈관 기형,간질 등 뇌의 기능성 장애 등이 치료 대상이다. ●뇌종양 진단·치료… 정신질환도 대상 치료 대상을 거론하자 김 박사는 “뇌의 기능항진이 초래하는 통증,운동이상증,경직증,간질,정신질환,신경내분비질환을 주요 대상으로 했으나 최근 정위수술법이 발달하면서 뇌종양의 진단 및 치료,뇌동맥류,뇌혈관 기형,뇌 속의 이물질 제거 등이 모두 치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그의 설명은 마치 맑은 물속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거침없었고,이 대목에서 정위 방사선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는가 하면 중증 신경병성 통증 환자에게 역시 국내 처음으로 ‘뇌운동 피질자극수술’을 성공시킨 그의 임상 이력이 돋보였다. 예를 들어,이 수술법을 이용한 간질 치료법을 소개하면 ­약물치료가 한계에 이른 환자의 경우 정위수술법으로 뇌 속에서 병변 부위를 찾은 뒤 이 부위를 제거해 항진된 신경흥분도를 정상화시키는 파괴술이나,소뇌피질 혹은 치상핵을 자극해 위축된 뇌의 억제기능을 활성화해 증상을 개선하는 자극술을 적용한다. 정신이상은 어떤가. ­정신이상은 사고,정서,행동에 관여하는 뇌 부위(변연계)의 기능항진이 초래하는 질병으로,주로 정위수술을 이용한 고주파 응고술을 적용하는데 갈수록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병증별로는 우울증,불안신경증,강박반응성 신경증은 예후가 좋은 반면 정신분열증은 그렇지 못하다. ●청력·시력장애 정복할 날 머잖아 김 박사는 지금까지 두개골을 열어 수술했던 방식과 달리 뇌정위 방법으로 각종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병증이 뇌의 깊은 곳에 있는 경우 3차원 방식에 의한 고주파 응고술을 이용하며,전극을 뇌의 특정 부위에 이식해 만성적으로 뇌를 자극,병증을 치료하는 심부뇌자극술도 적용할 수 있다.또 첨단 장비인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같은 정위적 방사선을 이용해서 뇌종양이나 파킨슨씨병 등을 치료한다.”이처럼 활용예가 다양한 정위적 방사선치료법은 별도의 마취없이 두개골에 작은 구멍 하나만 내면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뇌종양,뇌출혈이나 뇌경색 등 각종 뇌질환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크게 늘고 있다.서구화된 식습관과 다양화한 사회의 영향에다 병증을 찾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예전에는 뇌질환의 경우 미리 치료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미 그런 시대는 아니다.발병률도 높지만 치료율도 높다.완치는 별개로 하더라도 이제는 어떤 뇌질환이든 임상적으로 접근할 수는 있다.그것이 희망이다.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는 뇌질환 치료법의 한계와 이후의 가능성을 설명해 달라. ­어떤 치료법도 나름의 한계를 갖고 있다.따지고 보면 병증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정상의 한계를 일탈한 것 아닌가.그러나 의학기술의 진보도 눈부셔서 최근에는 청력이나 시력장애에 대해서도 미세전극을 감각중추에 이식해 치료하려는 시도가 진행중이다. 김 박사는 그러면서 “아마 기능적 신경외과 분야의 경우 섣불리 미래를 예측하는 일도 쉽지 않을 만큼 놀라운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뇌수술의 불모지였던 우리 의학계에 뇌정위 수술법을 알렸듯 이제는 또다른 신기원을 향해 가야 한다.”며 넉넉하게 웃었다. ■ 김문찬 박사는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영국버밍햄의대 뇌정위기능 신경외과 및 통증클리닉 senior-registrar▲대한뇌종양학회장▲대한 뇌정위기능 신경외과학회장▲대한 신경외과학회 학술상임위원장▲대한신경외과학회 WFNS 국제대표위원 등 역임▲현,대한 신경외과학회 국제교류 위원장▲가톨릭대 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대한신경외과학회 차기 이사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열린세상] 도식적 성장·분배론의 함정/김태기 단국대 노동경제학 교수

    정부가 수출이 잘 되고 경제성장률도 양호하다고 말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그 이유는 국민들이 수출이나 경제성장의 혜택을 자신도 누릴 수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데 있는 것 같다.이웃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경제가 풀려도 취업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나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듯하다.선배 학번보다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장사가 안 된다는 이야기만 듣게 된다. 한국은 실제로 경제성장을 해도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한국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분배에 있어서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지금까지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높고 소득불평등도가 낮은 나라로 선망의 대상이었다.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에 사정은 정반대로 바뀌어 한국은 소득불평등도가 가장 심한 국가의 하나로 떠올랐다. 소득불평등이 심해진 주된 이유는 경제성장을 하더라도 서민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데 있다. 일자리 없는 경제성장의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경험했던 문제다.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경제성장의 단계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조기에 나타나고 있고 또한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앞으로 6%의 경제성장을 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만 할 뿐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정책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이 문제를 방치하면 절대빈곤층은 늘어나고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일자리 없는 경제성장의 주된 이유를 자동화 기술도입 등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에서 찾고 있다.자동화가 되면서 과거에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하게 되니까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었다. 특히 단순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는 자동화기계로 대체되는 폭이 더욱 커져 경제성장이 일자리파괴 현상을 수반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선진국과 달리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게 하고 있다.한국의 노동시장은 노동조합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소수의 대기업 부문과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부문으로 분단되어 있는데 두개 부문 모두 상반된 압력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 부문은 인건비가 빠르게 올라가게 되자 사용자가 투자를 억제하고 동시에 신규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또한 한국 중소기업의 70%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거나 중소기업의 재하청을 받고 있고 대기업은 하청단가 동결 등으로 인건비부담을 하청중소기업에 전가하고 있다.이러다 보니 중소기업이 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근로자들은 중소기업의 취업을 기피하게 된다. 결국 중소기업부문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을 하면서 동시에 분배구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한국사회에서는 경제성장을 주장하면 보수이고 분배를 중시하면 진보인 것처럼 인식되는 듯하다. 이러한 도식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은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할 정치권에서 퍼져있는 것 같다.경제성장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에게서 경제성장을 해도 일자리가 왜 만들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볼 수 없다.그뿐만 아니라 분배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에게서 하청질서를 개선하자는 주장조차 듣기 어렵다. 요즈음 개혁이라는 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여당도 그리고 야당도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제는 정말 국민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일에 전심전력해야 한다.핵심은 일자리문제에 있다.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의지는 있어도 정작 일자리를 만들기 힘든 노동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는 개혁에 여야 모두 나서야 할 때이다. 김태기 단국대 노동경제학 교수
  • 盧대통령 ‘U-코리아 보고회’

    盧대통령 ‘U-코리아 보고회’

    정보기술(IT)산업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데 최선봉에 서게 된다.정부가 추진 중인 10대 ‘IT 신성장동력’이 주축이 된다.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은 9일 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박제 필립스코리아 사장 등 국내외 IT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IT분야 신성장동력 U-코리아 전략 추진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를 통해 참여정부 임기인 2007년 안에 지금의 두 배인 1100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하고,IT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1인당 1500달러에서 3000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날 새롭게 밝힌 ‘IT839 전략’을 통해 목표를 조기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IT839 전략이란 8대 서비스,3대 인프라,9대 신성장동력이 서로 연계·발전토록 유도,시너지(상승) 효과를 창출하는 정통부의 IT산업 육성 계획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IT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 1위이며 IT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이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치하한다.”면서 “U-코리아 전략이 구체적 확신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정보화와 관련,노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IT화를 촉진하기 위해 세제지원 혜택이 필요한데 적절한 시기에 토론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중소기업 제품구매는) 기술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정부가 중기제품을 먼저 써보는 방법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말했다.노 대통령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앞으로 각 부처가 알아서 하도록 맡기려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혁신은 여러 부문에서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엔 여소야대 상황에서 추진이 어려웠지만 이젠 안정된 기반 위에서 추진하겠다.”면서 “싸움은 국회에서 하고 정부는 강력히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기홍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盧대통령 ‘U-코리아 보고회’

    정보기술(IT)산업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데 최선봉에 서게 된다.정부가 추진 중인 10대 ‘IT 신성장동력’이 주축이 된다.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은 9일 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박제 필립스코리아 사장 등 국내외 IT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IT분야 신성장동력 U-코리아 전략 추진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를 통해 참여정부 임기인 2007년 안에 지금의 두 배인 1100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하고,IT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1인당 1500달러에서 3000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날 새롭게 밝힌 ‘IT839 전략’을 통해 목표를 조기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IT839 전략이란 8대 서비스,3대 인프라,9대 신성장동력이 서로 연계·발전토록 유도,시너지(상승) 효과를 창출하는 정통부의 IT산업 육성 계획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IT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 1위이며 IT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이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치하한다.”면서 “U-코리아 전략이 구체적 확신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정보화와 관련,노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IT화를 촉진하기 위해 세제지원 혜택이 필요한데 적절한 시기에 토론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중소기업 제품구매는) 기술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정부가 중기제품을 먼저 써보는 방법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말했다.노 대통령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앞으로 각 부처가 알아서 하도록 맡기려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혁신은 여러 부문에서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엔 여소야대 상황에서 추진이 어려웠지만 이젠 안정된 기반 위에서 추진하겠다.”면서 “싸움은 국회에서 하고 정부는 강력히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기홍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발렌베리家와 이건희家/홍성추 산업부장

    발렌베리 가(家)와 삼성 이건희 가(家).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내려오는 스웨덴뿐 아니라 유럽 최대의 재벌 오너집안이며,이건희 가문은 명실상부한 한국 재벌의 상징이다. 발렌베리 가족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는 스톡홀름 증시 시가 총액의 40%이상을 차지하는 14개 대형 상장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국내에도 잘 알려진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자동차 회사 ‘사브’등이 이들 가문에서 운영하는 회사다. 그런데도 스웨덴 국민들은 ‘발렌베리 가문’을 타도의 대상이나 경영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지난 3월 방한한 스웨덴의 요란 페르손 총리도 “대기업 오너들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 투자하고,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어도 아이들은 학교를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말로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해 줬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시민사회단체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야 한다며 삼성 등 대기업의 지배권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집권 2기를 맞으면서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재계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어쩌면 총수들에겐 가장 예민한 부분일지 모른다.투자나 고용창출보다 ‘무리없이’경영권을 후대에게 물려주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유는 간단하다.스웨덴 국민들은 소유와 지배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첨단기술 개발로 국가의 기술경쟁력에 기여하며,열심히 벌어들인 돈을 국가와 사회 구현을 위해 내놓는 것을 더 큰 덕목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70년대 스웨덴 집권세력이 소위 진보라는 사회민주당이 집권했을 때도 ‘발렌베리 가’의 소유권은 인정했다.당시 집권세력은 국가경쟁력의 근본을 노동시장의 안정에서 찾았다.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경제가 잘 돼야 한다.”고 대답할 것이다.그것은 또 일자리 창출로 요약할 수 있다.청년 실업문제가 사회문제를 넘어 이제 국가적 화두가 된 셈이다. 최근의 한국 경제 문제점을 인천대 이찬근 교수는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지지부진한 실물투자,자신감을 상실한 제조업,안정을 찾치 못한 채 투기성만 높아진 금융시장,일자리 전망의 부재와 빈부격차의 심화가 옥죄고 있다.그런데도 보수는 기득권을 지키기에 연연하고,진보는 정치권 연구에 골몰해 삶의 문제와는 무관한 집단이고,시민사회단체는 변화된 조건을 읽지 못하고 초등학생식의 유치한 경제정의관에 빠져 있다.” 정곡을 찌르는 진단이 아닐 수 없다.그나마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대기업의 지배권을 인정해주는 대신 사회기금 갹출 등 사회적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렇다고 대기업 총수들의 부의 세습을 정당화하자는 것은 아니다.중국에선 효율성과 이익 창출이 우수한 기업을 ‘부(富)기업’라고 부르며,존경을 받는 기업을 ‘귀(貴)기업’라고 칭한다.따라서 ‘부귀(富貴)기업’은 효율성과 이익 창출 능력이 우수하며 또한 존경까지 받는 기업을 일컫는다. 우리 기업들도 ‘부귀기업’이 돼야 한다.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에선 70년대 권위주의 정부시절의 기업관으로 기업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기업들 역시 정경유착 등으로 손쉽게 현안을 해결하던 향수를 그리워해서도 안 된다. 위정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은 이제 소유와 경영 분리 등 진부한 문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분배 중심 경제개혁 추진”

    인도의 차기 총리로 19일(현지시간) 확정된 만모한 싱(71) 전 재무장관은 경제개혁은 지속하되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개혁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화답하듯 이날 인도 주식시장의 센섹스지수는 2.6%(1299.10포인트) 오른 5006.10을 기록했다.싱 전 장관은 22일 총리에 취임한다. ●경제발전 소외계층에 주력 싱 총리가 밝힌 ‘인간적 개혁’은 농민과 도시 빈민도 경제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경제개발속 개혁’을 선언,개발과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인도가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신흥시장으로 떠올랐지만 경제발전의 혜택은 중산층 이상에만 집중돼 왔다.이 점이 경제분야에 있어 ‘공통의 최소 프로그램’을 주장해온 국민회의당이 총선에서 이긴 이유다. 싱 총리는 또 다른 현안인 공기업의 민영화에 대해 ONGC(석유회사)와 GAIL(가스회사),국영은행 등은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 성격이 강해 민영화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고용창출의 효과가 큰 공기업을 민영화할 경우 “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상태로 내몰리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는 국민회의당과 함께 집권연정을 이룬 좌파연합과 공산당측 주장이기도 하다. 싱 총리는 개혁적이긴 하지만 경제 전체의 틀을 중시,전 정권의 개혁과는 모양새가 다를 전망이다.싱 총리는 그동안 정치가들이 능력은 무시한 채 ‘전기 공짜’ 같은 약속을 남발,재정과 경제에 해를 끼쳤다고 비판해 왔다. ●정치적 능력은 미지수 국민회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총 545석 중 14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다른 소수 정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하다.민주진보연합이라 불릴 연정에는 공산당과 좌파연합을 포함,총 17개 정당이 포함된다.이들의 차이를 극복,한데 묶어야 한다는 것이 싱 총리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 될 전망이다.정치인으로서 싱 총리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또 총리직을 고사해 지지자들의 존경을 더 받은 소냐 간디 당수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간디 당수는 총리 고사를 번복하라는 지지자들에게 “내가 어디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정치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
  • 한국역사민속학회 주강현 회장

    “우리 민중의 생활사와 풍속사,그리고 문화사에 대한 연구가 매우 부족합니다.역사기술이 파워 엘리트 중심으로 편향돼 있기 때문이지요.” 주강현(49) 한국민속문화연구소 소장은 최근 ‘한국역사민속학회’ 회장에 선임됐다.지난 90년 창립된 이 학회 역사상 비(非) 대학교수의 회장은 처음이어서 주목을 끈다.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서럽도록 외면되다시피 한 민중생활의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연구하는 ‘행동하는 민속학자’로 유명하다.민속학계에서는 그를 가리켜 ‘건강한 진보사관’의 소유자라고 일컫는다.그는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다.인터뷰 자리에서 불쑥 제주도의 한 촌락을 얘기했더니 무당이름까지 거론하며 민속적 특징을 막힘없이 줄줄 꿴다. 그는 “민초들의 삶과 역사는 대부분 구질구질하다는 이유로 기록되지 못했다.”면서 “위(상층부)에서 아래로가 아닌,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역사기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예를 들어 19∼20세기의 어민의 삶과 역사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록도 없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누가 이 일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위와 아래,내연과 외연으로 오고가는 그런 역사연구가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흔히 ‘인문학의 위기’라고 하는데 저는 ‘인문학자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청계천 사람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연구할 학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는 지난 97년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1,2편’을 발간하면서 민속학계에 뜨거운 불을 지폈다.이후 서점에서는 ‘민속학’ 관련 서적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그의 ‘우리 문화∼’는 30만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최근에는 신세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정판을 냈다.그의 장점은 철저한 ‘발품’에 있다.민속사의 현장을 직접 답사해 사진을 찍고 잊혀져가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깨알같이 기록한다.직접 촬영한 관련 사진만 해도 20만컷 이상 보관하고 있다.경기도 일산의 그의 집에는 2만여권의 관련 장서가 있어 귀중한 ‘정보창고’(정발학연)가 되고 있다.그는 “진정한 민속사는 깡촌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을 열심히 만나 구술하는 오럴 히스토리(Oral History)”라고 말했다. 그는 ‘두레연구’로 경희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또 최근에는 고려대에서 문화재학 박사까지 취득,왕성한 연구의욕을 보이고 있다.주 전공은 역사민속학으로 해양문화학,민속미술사,성풍속사,무형문화 등이 연구의 중심 축을 이룬다.지금까지 ‘조기에 관한 명상’‘굿의 사회사’‘마을로 간 미륵’‘개고기와 문화제국주의’ 등 3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객반위주(客反爲主),객이 주인행세를 한다는 것이지요.신자유주의의 패권적 확충이 절대화될수록 토종문화는 구닥다리로 내몰리기 마련이지요.그러나 인간 스스로의 삶을 위해서라도 문화적 종 다원성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생명 지속적인 발전/황진선 문화부장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2기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아마 지구가 존속하는 한,먼저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성장론자와 빈부격차 해소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분배론자의 입씨름은 계속될 것이다.그러나 지구촌의 발전 전략과 관련해 최근에 제시되는 대안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창비에서 3월 말에 낸 ‘21세기의 한반도 구상’은 그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필자 중 한 사람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에서 세계화가 무작정 지속될 수는 없고, 현재가 ‘전 지구적 근대’의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운다.주요 근거는 생태계의 위기이다.그리고 개발에 무게를 두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장기 전략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북돋는 일에 중심을 두면서 합당한 발전의 가능성을 찾는 ‘생명 지속적인 발전(life-sustaining development)’을 제시한다.그는 끊임없이 자본축적을 강제하는 경제성장은 자연환경을 파괴해 점점 더 인류가 생존하기 힘든 상태로 만든다고 본다.따라서 자본주의를 넘어 ‘생명’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세계적 석학 이즈쓰 도시히코(1914∼1993)도 ‘전 지구 사회화’ 과정이 인류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그는 최근 국내에 번역된 저서 ‘의미의 깊이(意味の深みヘ)’에서 지구촌의 ‘단일화’는 세계의 생활방식,가치관 등 일체의 존재양식에 획일화·평균화를 가져오지만,인간 내면이 무기력한 단일성에 지배되면서 인간 소외를 일으킨다고 얘기한다.아울러 ‘전 지구 사회화’는 단일화와 정반대로 부조화,불일치,투쟁으로 돌진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이미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간집단 사이에 정치적·경제적·종교적 갈등과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1979년 게이오대학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이 글은 요즘의 상황과 거의 일치한다.그 통찰력이 놀랍다.저자는 인간 소외와 집단간 대립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공시론적 통합’이라는 동양철학에서 찾는다.그는 지구 사회화를 위해서는 철학의 지구화가 첫 이정표라고 보았다. 스웨덴 출신의 여성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비슷한 이념과 논리들을 알기 쉽게 전해준다.1975년부터 인도의 오지인 라다크에서 16년 동안 살며 쓴 생생한 현장 보고서이자,인류 위기의 본질을 바로 보게 하는 현대의 고전이다.저자는 500여년 동안 정서적·심리적으로 안정과 평화를 누리며 살던 ‘오래된 미래’ 라다크가 서구식 개발에 휩싸이면서 그 생태계와 인간본성이 파괴되는 과정을 꼼꼼하게 살폈다.그리하여 수세기 동안 서구문화가 주도해온 직선적인 진보관과 과학기술의 패권적 지배에 근거한 산업문명이 본질적으로 폭력성과 파괴성을 내포하고 있으며,산업문화의 전 지구적 확산으로 인류의 대재앙이 임박했다고 결론짓는다.라다크사람들이 그동안 삶의 한방식으로 수용해온 티베트 불교의 연기(緣起)론이 ‘공시론적 통합’과 일맥상통하는 것은 흥미롭다. 물론,갈수록 빨라지는 삶의 속도와 익명성,경쟁,부(富)에 대한 욕구 등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인류에게 이런 얘기들이 설득력있게 들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또 백낙청 교수의 말대로 중·단기적으로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길을 찾는 작업도 계속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 지구적 근대’와 생태계의 종말이 가깝다는 가설을 근거 없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그것이 바로 ‘생명 지속적인 발전’이 우리의 담론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
  • 민노당·전경련 비공식 회동

    “소득재분배와 성장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가 마치 철길처럼 끝없는 수평을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4일 서울 마포 한 호텔에서 전국경제인총연합회(전경련) 현명관 부회장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의 점심식사를 겸한 비공식 회동은 양측의 경제 상황 인식에 대한 큰 차이를 다시금 절감케 했다.노 총장은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을 애써 자제했지만 시각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대변인과 박권호 총무실장,전경련 김석중 상무이사가 배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양측은 전통적으로 첨예하게 맞섰던 내용들을 거의 대부분 짚었다. 전경련측이 법인세율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면,민주노동당측은 출자총액제한을 통한 대기업 소유구조 재편 문제로 반박하는 식이었다.이날 현 부회장은 “현재 국내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과 투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반면 노 총장은 “노총과 경총이 노사관계의 파트너로 있는 상황에서 ‘손배가압류’를 회원사에 지시하는 등 노사관계에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전경련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밖에도 부유세에 대한 양측의 엇갈린 입장은 물론,기술·원자재 등 심각한 불균형 공급으로 중소기업이 입는 피해 문제,공무원노조 불법화 현실 등 논의에서도 일치점을 찾기 어려웠다.특히 과거 불법정치자금 관행에 대한 양심고백의 필요성을 언급한 노 총장의 주문은 전경련측의 대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현 부회장을 따끔하게 만든 내용으로 풀이됐다. 양측 모두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하지만 ‘사회복지 확충 등 소득재분배를 통해 이뤄야 한다.(노 총장)’는 주장과 ‘파이를 키우면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다.(현 부회장)’는 등 각론에서는 시각의 차이가 뚜렷했다. 재벌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단체와 노동자 등의 이해 대변을 표방하는 진보정당의 커다란 시각차를 재확인했지만,만나서 합일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작은 수확인 정도였다.“앞으로 이런 의견 교환을 자주 하자.”고 말한 현 부회장에게 노 총장은 “다음번에는 우리가 초청해서 자리를 갖도록 하자.”고 말해 또 다른 회동의 가능성을 터뒀다는 사실이다. 김종철 대변인은 “사회적 절대 강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이 장기적으로 사용자의 대표단체로서 재편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이날 만남이 별 유익할 것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만남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듯 마치 ‘007작전’처럼 약속 장소를 여의도에서 마포로 변경하고 언론 비공개를 요구했다.대기업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전경련의 정책이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대비되며 더욱 두드러질 것에 대한 우려로 분석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경제 먹구름 걷으려면/우득정 논설위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만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투자와 소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총선만 끝나면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돼 투자와 소비 심리가 되살아 나리라던 기대는 일단 물 건너 간 듯한 인상이다.왜 그럴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총선 이후 경제정책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동물적인 본능(Animal Spirits)이 위험을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요약했다.구체적인 사례는 언급을 회피했지만 총선 이후 여권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기업들이 느끼는 위험 요인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먼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의 절반 이상이 ‘중도 진보’를 표방했다.기업들이 보기에는 여당의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좌로 일보’했다.‘분배’에 무게를 둔 개혁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를 확인시켜 주기라도 하듯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 강연에서 “이 시대의 역사적 과제는 개혁이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국민이 개혁을 계속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국정운영 패턴에 대해 시민들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 외에도 정부와 여권내 개혁론자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인들은 경제 살리기에 앞장섰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입지가 위축되고 개혁론자들에게 무게의 중심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6·5 재보선’을 비롯,올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재선거 국면에서도 여권이 표를 얻으려면 개혁의 기치를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결국 기업들이 요구했던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뉴욕 등 세계 금융시장에서 열린 한국 경제설명회(IR)에서 이 경제부총리가 설파한 ‘선(先) 성장-후(後) 구조조정’이라는 한국 경제정책 방향이 국내에서 그다지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지금의 형국이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초기와 다를 바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컨트롤 타워’가 없이 각개약진하면서 목소리가 큰 사람이 주도권을 휘두르는 모양새로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돈 주머니를 풀어 헤치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그래야만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1년여 동안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외쳤다.하지만 지난 3년 동안 규제는 도리어 700여건이나 늘었다고 한다.세계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마저도 최고의 인력과 기술,풍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장 한 곳을 증설하는 데 인허가에만 3년이나 걸렸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방향 설정이다.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사태 이후 국정을 무난히 끌고 왔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미(微)조정일 뿐이다.방향 결정은 대행의 몫이 아닌 것이다.그리고 그 방향이 시장 친화적이어야만 기업이 움직인다.그렇다고 무작정 기업 입맛에 맞추라는 뜻은 아니다.회계 투명성과 기업 지배구조의 선진화는 분배 우선과는 별개 차원에서 우리 경제가 반드시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대통령 탄핵심판 계류’라는 중요한 변수가 남아 있으나 여권으로서는 총선 승리를 통해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충분히 갖췄다.‘파이’를 키우기 위해 기업을 움직일 것인지,‘체질’부터 개선할 것인지 하루빨리 선택해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전쟁의 역사/버나드 로 몽고메리 지음

    ●전쟁으로 점철되어 온 인간의 역사 인류가 한자리에 모여 살면서부터 늘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다.전쟁과 화해의 되풀이는 지금까지 이어진다.그런 면에서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2차대전 때 독일의 로멜군대를 패퇴시키고 영국의 육군원수를 지낸 버나드 로 몽고메리(1877∼1976)의 ‘전쟁의 역사’(책세상 펴냄)도 “인간사는 전쟁으로 점철되어 왔다.”(79쪽)는 관점에서 서술한 전쟁사다. 사실 전쟁사를 쓰기란 쉽지 않다.전쟁을 알면 역사를 모르기 십상이고 역사가는 전쟁이 낯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그런 면에서 풍부한 실전 경험과 전쟁의 이론과 역사에 대한 책을 여러 차례 집필한 몽고메리가 전쟁사를 기술한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더욱이 단순한 전쟁사 서술에 그치지 않고 “전장에서뿐만 아니라 후방에서 남녀 인간들이 발휘한 각고의 노력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하면서 연구한 것이 돋보인다. ●전쟁은 경쟁집단간의 장기 무장충돌 저자는 먼저 전쟁의 본질에 대해 설명한다.그는 전쟁을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 집단 간의 장기 무장 충돌”(47쪽)이라고 정의한 뒤 항상 그 판결 형태가 정의보다 힘에 기초한 것이라고 규정한다.이어 전쟁의 역사에서 해군력의 중요성과 제너널십 즉,‘지휘의 과학’의 비중을 강조한다. 이후 고대-중세전쟁-유럽전쟁-동양전쟁-1·2차 세계대전 등 9000년 동안 이어진 세계 전쟁의 역사를 개괄한다.그 과정에서 풍부한 사례를 동원하여 고대 부족사회에서부터 현대,서양에서 동양의 전쟁까지 시공간을 넘나든다. 저자의 풍부한 실전 경험은 책의 곳곳에서 힘을 발휘한다.나토(NATO)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의 성격을 분석하는가 하면 2차대전 당시 동유럽 전선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히틀러의 치명적 실수가 러시아 공격에 있음을 논리적으로 지적하기도 한다.또 로멜과의 전투는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다. ●英 육군원수 경험 바탕 생생하게 분석 책의 전반에 걸쳐 저자는 전략과 전술,무기의 발달과 전쟁 방법,전쟁의 정치·사회적 요인 등을 중심으로 수많은 전투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낸다.특히 지도를 곁들인 출정·침입경로,전투 배치도,무기 그림,전투장면 사진과 컬러도판 등 350여장의 시각자료를 곁들여 박제된 여러 전쟁의 모습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저자가 서양인이라 그런지 서양 전쟁사 중심으로 서술한 게 아쉽다.그래서 5부 동양전쟁에서 두 장만 배당해 몽골-중국-일본과 인도 등의 전쟁을 간략히 정리한다.물론 저자는 “아시아 민족에 대한 이 짧은 연구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서구인들은 아시아의 힘을 결코 얕잡아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이순신·도요토미 비교 눈길 비록 지면은 적지만 그 속에는 이순신 장군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비교하는 대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일본은 뭍에서 성공을 거둔 반면,바다에서는 일대 타격을 받았다.(…)조선에는 이순신이라는 탁월한 뛰어난 장군이 있었다.이순신 장군은 전략가,전술가,탁월한 자질을 지닌 지도자였을 뿐만 아니라,기계 제작에도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며 거북선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661∼662쪽). 마지막 7부에서는 핵 시대의 전쟁에 대해 살펴보면서 평화의 메시지를 던진다.특히 저자는 ‘에필로그-평화라는 이상’에서 문명은 진보했지만 인류는 20세기에 가장 잔혹하고 혼란스러움을 경험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투는 안전과 평화를 안겨주지 못했다 “언제나 전투는 우리가 싸워 얻고자 한 안전이나 영구적인 평화를 안겨주지 않고 끝났다.”는 저자의 말을 입증하듯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그런 현실에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진다.“진정한 군인은 타인을 적으로 삼지 않고 인간 내면의 야수를 적으로 삼는다.”.문학평론가 승용조씨가 번역,95년에 출간한 것을 개정증보해 새로 내놓았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코엘류의 실패’ 그 이후/오병남 체육부장

    히딩크는 성공했는데 코엘류는 왜 실패했을까.알 것도 같은데,정작 잡히는 것이 별로 없는 의문을 풀기 위해 움베르투 코엘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19일 14개월만에 ‘중도하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조영증 부위원장에게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코엘류는 왜 실패한 것입니까?” “코엘류 감독이 명장이지만 한국선수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부족했고,자신의 축구철학을 확실히 접목시키지 못했다.”는 답이 되돌아 왔다.거스 히딩크 감독이 안정환 김병지 이천수 등 내로라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엔트리에서조차 제외하는 등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완전히 틀어쥐고 한계상황을 넘나드는 체력훈련을 강행해 결국은 2002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점을 되짚어보면 수긍이 가는 얘기다. 문득 히딩크 감독이 부임초에 “관중들의 응원이 너무 조용하고 얌전해 경기에 질 수밖에 없으니 응원 문화를 바꾸라.”고 요구해 팬들과 관계자들을 당황케 한 일화가 떠올랐다. “또 다른 문제는 없었나요?”라고 되묻자 “코엘류 감독은 선수들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팀을 운영하다 보니 여러모로 잘 안 맞은 것 같다.”며 “어릴때부터 무엇인가를 지적하는 지도자에 익숙해 있는 한국선수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팀의 정신력과 집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코엘류 감독이 적당한 때 ‘채찍’을 들지 않고,선수들의 심리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것이 상황을 더욱 꼬이게 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 부위원장의 말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특히 코엘류 감독이 어이없는 패배에 온국민이 낙담할 때마다 “시간과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항변만 했을 뿐 ‘승부수’를 띄우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하지만 코엘류 감독이 남긴 ‘쓴소리’도 곱씹어볼 만하다.수많은 팬들이 축구협회 홈페이지를 장식한 것처럼 그에 대한 지원은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히딩크 감독 시절에 견줘 미흡했던 것이 분명하다.체력코치 1명을 빼고는 외국인 스태프가 없었고,몇차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전담 비디오 분석관이 배치되지 않았으며,선수 소집도 이런저런 이유로 여의치 않았다. 또 정신적으로는 세계정상권에 진입했지만 기량은 뒷받침이 안 되는 상황에서 성취동기마저 잃어버려 일종의 ‘아노미(anomie)’에 빠진 선수들과 눈높이만 한껏 높아진 팬들,문제가 생겨야만 뒤늦게 땜질식 처방을 내민 협회의 안이한 행정 등도 코엘류 감독의 발목을 붙잡는 데 일조했다.모든 것이 낯선 외국인 감독으로서 짧은 기간에 극복하기에는 너무도 벅찼을 것이다. 실패학의 창시자인 하타무라 요타로는 “실패는 나쁜 것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이다.진정한 진보에는 반드시 실패가 따르며,또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그의 말처럼 이젠 코엘류 감독의 실패를 아쉬워만 할 것이 아니라 한국축구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자성하고,‘포스트 코엘류’를 준비할 때다. “언론과 팬들도 눈앞의 성적에만 연연해서 감독을 흔들고 비난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이제는 좀 인내심을 갖고 감독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몇번만 지면 믿어주지 않는 냄비근성을 버려야 한다.” 코엘류 감독이 귀국행 비행기를 탄 날 축구협회 게시판에 오른 한 축구팬의 글이다. 오병남 체육부장˝
  • [시론] “바보야, 이젠 경제야”/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우리나라의 경제상황도 92년 미국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총선 후 우리 정부의 정책 초점도 이념에 상관없이 경제살리기,좀 더 구체적으로는 투자활성화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어느 소설의 제목처럼 총선 잔치는 끝났다.이제는 경제다.오랜만에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끄는 경제팀은 앞으로도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일각의 관측처럼 분배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매체들은 연일 총선 후의 정책방향에 관한 여론조사에 다시 열을 올리고 있다.17대 국회 출범과 함께 분배와 형평 그리고 친(親)노사 정책의 재부상 가능성에 대한 국민의 여론을 사전에 듣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정책의 초점은 어디에다 맞추어야 할까.이 질문을 접할 때마다 지난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생각난다.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에 맞선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는 “바보야,이젠 경제야”(It’s economy,Stupid)라는 짧은 캠페인 문구로 경기침체로 실업을 우려하던 미국의 유권자들을 움직였다. 일약 40대의 아칸소 주지사가 미국의 42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것이다.그는 집권 후 사회보장 예산을 삭감하는 등 진보적인 민주당의 전통을 버리고 오히려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우려가 컸던 신자유주의 노선인 금융자율화(Financial Liberalization)정책을 적극 추진했다.이로 인해 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경제는 힘차게 부활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도 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다름 아니라 총선 후 우리 정부의 정책 초점도 이념에 상관없이 경제살리기,좀 더 구체적으로는 투자활성화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구조적인 축소 균형으로 급속히 전환되었다.올 들어 예상대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이러한 추세를 웅변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과거 같으면 수출 주도로 경기회복이 진행되면 기계류와 원자재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 무역수지의 적자폭이 확대되었다.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투자가 부진해 수입수요가 유발되지 않고 고용도 개선되지 못해 무역흑자폭만 필요 이상으로 누적되어 오히려 원화절상 압력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구조조정에 성공한 대기업들은 현금 확보에 주력하는 등 주가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다.미래의 새로운 성장산업을 찾아 선행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중소기업들은 높은 인건비 부담과 내수부진 그리고 자금경색의 ‘3중고’로 투자는커녕 생존에 급급한 실정이다. 다만,그동안에는 저금리를 바탕으로 1999년 이후 정보기술(IT)버블,2001년 이후 가계신용버블로 이러한 추세가 가려져 있었을 따름이다.더욱 우려되는 점은 중국의 급부상으로 국내 투자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지난해 말 경제개발이 시작된 1950년 이래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총 자본스톡이 감소하였고 제조업의 일자리 수도 줄어들었다.국민소득 2만달러 고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한가롭게 우리가 ‘분배가 먼저냐 성장이 먼저냐’라는 논쟁을 할 여유가 있겠는가.그럴 여유가 없다.하루빨리 정부는 미국 민주당의 전 클린턴 정부와 같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대안인 기업활력 회복에 매진해 고용을 증대하고 궁극적으로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 우리당 당선자 진보·보수 ‘백중’

    17대 국회 과반수를 점하게 된 열린우리당 의원들 개개인의 이념성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52명의 의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나라의 근간을 좌우할 법안들을 열린우리당 혼자 힘으로 없애거나 새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18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이념성향을 본인이 아닌 당내 제3자의 평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진보에서 보수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하게 나타났다.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신인이 상당수 진입하긴 했지만,전체적으로 보면 보수성향 당선자 규모가 진보성향 당선자 수에 밀리지 않았다. 이는 ‘왼쪽(진보)’이든 ‘오른쪽(보수)’이든 너무 급진적인 법안이나 의정활동은 당내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좌절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설사 관철되더라도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신문이 익명을 요구한 열린우리당 핵심및 중간 당직자 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정리한 평가를 종합한 결과,이념을 분석하기 힘든 24명을 제외한 128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69명이 중도보수 또는 보수적 이념을 갖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분류됐다. 경제관료와 지방자치단체 행정관료 출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또 재계와 과학기술 전문가 그룹도 대부분 보수성향으로 평가됐다.한 당직자는 “사실 중도보수를 넘어 보수성향이 뚜렷한 인물들도 상당수 있지만,한나라당이 아닌 열린우리당에 참여한 것 자체를 감안하면 전부 중도보수에 포함시켜도 무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진보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인물은 128명 가운데 59명에 달했다.이중 28명은 보다 선명한 ‘진보’로,나머지 31명은 비교적 온건한 ‘중도진보’로 분류됐다. 진보에는 이라크 추가파병에 반대해 단식농성을 벌였던 임종석 의원을 비롯,전대협 등 학생운동권 출신이 다수 포함돼 있다.중도진보에는 재야운동권 출신이면서도 상당기간 현실정치 역정을 거친 인물들이 대부분을 구성했다.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같은 성향 분류는 당선자들의 인생 궤적과 겉으로 드러난 활동을 토대로 추론한 것일 뿐,실제 이들이 의정단상에서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미지수다.또 이념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무(無)이념’에 가까운 당선자도 없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막상 민감한 법안 처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대세가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은 진보성향 쪽에 있다.아무래도 이라크파병 반대나,국가보안법 개정·폐지 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응집력 있는 목소리를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이들이 강력한 추동력을 무기로 여론몰이에 나설 경우 중도 위치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다수의 힘이 한쪽으로 확 쏠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는 점이 섣부른 예측을 불허하는 요인이다.실제 지난번 이라크 추가파병 표결 때 김근태 원내대표와 장영달 국방위원장 등 상당수 의원들이 개인소신(반대)에도 불구하고,찬성표를 던졌다.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때도 마찬가지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된 모 의원은 이날 “만일 초선의원들이 천방지축 개인 목소리를 낸다면 내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군기를 잡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과반수 1당이 됐다고 야당과 여론을 설득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한다면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보수성향으로 분류된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막상 들어와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념적으로 다양하고 온건하다.”면서 “만일 당이 어느 한쪽으로 쏠린다면 내가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