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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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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곡미술관서 사진인화가 ‘데이비드 아담슨’ 展

    세계 최고의 디지털 사진인화가인 데이비드 아담슨(54)은 ‘사진 인화도 예술’임을 보여준다. 누가 사진을 찍었는지에는 관심을 가져도 인화작업을 누가 했는지에는 도통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 하지만 이제 ‘숨어있는 예술가’에게도 관심을 가져야할 때가 왔다. 데이비드 아담슨이 내년 1월22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아담슨과 그의 친구들 전’을 위해 지난 30년간 인화한 멋진 사진 작품 52점을 들고 한국에 왔다. ●최고의 예술가와 작업 그의 명성은 그가 누구와 손잡고 일하는지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회화, 조각, 판화 팝아트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는 짐 다인, 거대한 초상화로 유명한 초상화가 척 클로스, 회화와 사진 등을 결합해 혼란스런 이미지를 표현하는 ‘콤바인 페인팅’의 선구자 로버트 라우센버그, 프랑스 최고의 사진가 프랑수아 마리 베니에 등이 모두 그의 고객이다.“창조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예술가들의 개성을 살려주고 그들이 원하는 최상의 이미지를 표현해내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그는 자신의 인화작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예술가들이 그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주고 아이디어를 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실제로 아담 퓨즈가 살아있는 번데기들을 찍을때 스캐너의 열기에 부화해 나비가 되어 버릴까봐 부엌의 냉동실에 번데기를 넣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또 도널드 술탄의 포착하기 어려운 담배 연기 고리를 카메라에 담아내 거대한 공기의 이미지로 인화해 내는데도 성공했다. ●디지털 인화세계는 무궁무진 그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색과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섬세한 표현을 하고, 망가지기 쉬운 형태의 윤곽을 진단하며 완벽한 예술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작가와 인화가의 관계와 관련해 “(찍고 난뒤 사진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인화에 달렸기에)어느 순간 작가는 약해지기 때문에 인화가가 목소리를 높이면 작업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인화가는 몸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과 컴퓨터에 대한 열정, 겸손함까지 갖춰 워싱턴 DC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는 그에게 직접 인화를 맡기고자 세계 최고의 예술가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그는 디지털 인화와 관련해 “아날로그에 비해 한 번에 몇 십개의 이미지를 볼 수 있어 시간 낭비를 줄이고, 수천가지의 색깔을 쉽게 써볼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사진 수명도 흑백은 300년, 컬러는 150년으로 아날로그 사진보다 몇배 길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신정아 학예연구실장은 “아담슨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한 디지털 프린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진정한 창작의 파트너로 승화시켰다.”며 “그는 ‘예술가를 위한 진정한 예술가’이다.”고 말했다.(02)737-765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대학,그 위기와 거듭나기/이해준 공주대 사학 교수

    지방대학들은 요즈음 신입생 충원과 재학생 유지 및 취업에 있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신입생 미충원율을 포함하여, 어렵게 모집한 신입생이 휴학하거나 지역간·학교간 이동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취업률 역시 수도권 대학에 비하여 취약하여 바야흐로 생존을 위한 획기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대학들은 과거처럼 ‘성장과 규모’의 지향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과감한 구조적 개혁과 질적 변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존립과 발전을 기약하는 화두로 특성화와 구조개혁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좋게 보면 제자들을 잘 되게(?) 하는 일인데 무슨 노력인들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이런 교육적 현실에 익숙할 수가 없다. 그리고 때로는 과연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는 근본적 회의에 빠질 때도 많다. 사실 이러한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난 10∼20년간의 방만한 대학정원 확대정책과 대학의 소극적 위기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현재의 대학 위기는 백화점식 양적 팽창에 주력해온 지난 대학정책의 필연적 결과이자, 자체 노력 없이 유지되어온 대학의 안전망이 경쟁력을 상실하게 한 까닭이기 때문이다. 좀더 비판적으로 말한다면 무임승차의 즐거움과 남 탓으로 일관하던 과거의 관행들이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크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대학들이 특성화에 사활을 걸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비교우위와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장만 서면 계획서를 들고 이리저리 쫓아다니거나 변신의 귀재가 되는 것도 대학의 본연의 모습은 결코 아니다. 특성화란 기본적으로 경쟁력 있다고 하는 일부 학과와 학문분야를 선택, 집중지원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대학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생에 관한 합의와 실천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비 특성화 학과(학부)의 재구조화와 학과·학문·계열간 연계체제 구축을 통한 중층적 종합적 학문구조의 생성 노력이 필요함이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통합이라든가, 외국어학과와 경영행정계열의 통합 연계, 철학·역사·심리학·국문학 등을 기초로 하여 예술과 창작·영상·애니메이션 등을 중층으로 구성하는 문화콘텐츠 개발 등과 같은 간 학문적인 통합 학문구조를 만들어 단위대학 전체의 학문적 재구조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 학문구분과 학과체제에 기초한 대학편제를 과감하게 재구조화하는 접근이며, 특히 지방 소규모 대학에서 효과가 있는 전략이 될 것이다. 한편 기초학문, 그리고 대학 본연의 기능인 교육과 연구의 상대적 소외와 부실도 매우 긴요한 현안문제이다. 기술의 진보나 지식의 축적은 경쟁을 통하여 보다 높은 수준으로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재편·발전시키는 아이디어는 오히려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가 주효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인문사회분야나 기초과학분야의 성장과 발전이 없는 경영효율은 마치 불만만 터트리는 입(口)을 무시하다가 온 몸이 굳어버리게 된 ‘이솝우화’를 연상케 한다. 그런 점에서 대전의 한 대학이 산업대학으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문화예술관을 건립하여 수준 높은 경쟁력과 창의력의 원천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은 참으로 신선하고 선도적인 것이라 여겨진다. 한편 특성화나 경쟁력의 강조가 자칫 교육활동의 강화와 내실화에 역행하게 된다면 이 역시 주요한 경계 대상이다. 대학 특성화나 경쟁력 강화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육활동에 기반을 두지 못하는 연구 활동은 취약하게 되어 있고, 연구결과의 피드백이 없는 교육활동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경쟁력과 특성화가 더욱 강조될수록 교육활동의 내실화와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해준 공주대 사학 교수
  • 구청·보건소가 안방으로 들어왔다

    “생활 정보, 이젠 TV로 본다.” 디지털은 세상을 향한 문이다. 인터넷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떠다닌다.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는 이젠 필수품이 됐을 정도다. 기술의 진보는 생활 정보를 안방에까지 가져오고 있다. 최근 양천구(구청장 추재엽)에서 시작된 TV공공서비스가 그 주역이다.TV를 통해 각종 지역 정보와 날씨 등을 알 수 있다. 문화강좌 신청은 물론 생일만 입력하면 아이들 예방접종일도 자동으로 알려주는 등 양방향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리모컨 하나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생활 정보, 이젠 TV로 본다.” 디지털은 세상을 향한 문이다. 인터넷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떠다닌다.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는 이젠 필수품이 됐을 정도다. 기술의 진보는 생활 정보를 안방에까지 가져오고 있다. 최근 양천구(구청장 추재엽)에서 시작된 TV공공서비스가 그 주역이다.TV를 통해 각종 지역 정보와 날씨 등을 알 수 있다. 문화강좌 신청은 물론 생일만 입력하면 아이들 예방접종일도 자동으로 알려주는 등 양방향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리모컨 하나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양천 전국 최초로 시작 TV공공서비스는 TV를 통해 다양한 생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뜻한다. 디지털TV의 양방향 방송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인터넷의 전자정부서비스와 TV를 접목했다.TV로 정보를 접하는 동시에 정보를 입력할 수도 있다. 양천구가 TV공공서비스를 추진한 것은 지난 3월. 제주도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로는 첫 사례다. 디지털 기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방송위원회에서 8억 7000여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고,CJ케이블넷을 주관방송국으로 선정해 함께 개발해왔다.8개월 만인 지난 3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관공서가 그동안 행정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은 주로 인터넷이었다. 그러나 고령층 등 인터넷에 친숙하지 못한 계층은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양천구에서 국내 최초로 가장 친숙한 미디어인 TV가 구민과 구청과의 양방향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된 셈이다. 방송위는 앞으로 이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강좌 신청도 TV로 ‘OK’ 제공되는 정보의 종류도 다양하다. 먼저 ‘양천구청’ 코너에서는 다양한 구정 새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문화·교육 행사 참여 등을 직접 신청하거나 예약할 수 있다. 또한 자원봉사 신청, 푸드마켓 기부 등도 TV로 가능하다. ‘양천구보건소’ 코너는 가족의 ‘건강도우미’다. 무료 건강검진, 건강프로그램 등을 리모컨으로 빠르고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아이의 예방접종기간을 알려주는 알리미 서비스도 갖췄다. 요가, 워킹, 아령교실 등의 건강프로그램은 ‘기본 사양’이다. ‘날씨와 생활’은 날씨 정보를 한눈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생활·여행정보를 알려준다. 이밖에 ‘언제나 우리집’은 태풍·홍수경보 등의 기상특보와 재난속보를 제공한다. 양천구 TV 공공서비스는 CJ케이블넷의 디지털방송인 ‘Hello D’ 채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셋톱박스를 갖추고 디지털 방송을 신청하면 볼 수 있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Hello D 채널에 가서 양천구청 등 큰 항목을 선택한 뒤, 필요에 맞게 작은 항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사용 요금은 월 2만 2000원. 디지털 방송 일반가입 요금인 1만 5000원보다 약간 비싸다. 그러나 벌써 1만가구가 넘게 신청할 정도로 인기다. 신청 방법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인 케이블TV를 디지털로 바꿔야 한다. 위성방송 가입자는 이를 해지하고 디지털TV를 신청하면 된다. 또 디지털방송에 필수적인 셋톱박스는 월 5000원에 대여할 수 있다. 전화(02-2600-1000) 한 통화로 가입할 수 있다. 양천구 관계자는 “앞으로 구청 홈페이지 내용을 채널에 자동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전용 서버를 마련하는 등 정보의 질과 양의 수준을 높이겠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실전논술] 두 글의 공통된 역사관과 타당성 여부

    다음 두 글은 역사를 보는 공통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두 글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역사관의 내용이 무엇인지 간략히 요약한 다음, 그러한 역사관이 타당한지에 대하여 자신의 입장을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할 것.) (가)창조적 인물이 나타날 때에는 다행히 뜻을 같이하는 동지를 몇 사람은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언제나 그는 타성적이고 비창조적인 대중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사회적 창조의 행위는 창조적 인물 개개인의 노력이거나 아무리 많아도 창조적 소수의 노력이다. 그러므로 잇따른 전진이 있을 때마다, 그 사회 구성원의 절대 다수는 뒤떨어지게 된다. 오늘날 세계에 현존하고 있는 위대한 종교들, 즉 크리스트교, 이슬람교, 힌두교를 보면 우리는 이름만 신자인 대다수의 사람이 입술로만 고백하는 신조가 아무리 고매하다 할지라도 종교에 관한 한 순전한 이교 정신과 별로 멀지 않은 정신적 분위기 속에 아직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현대 물질 문명의 업적도 마찬가지이다. 서구 사회의 과학 지식과 그것을 응용하는 기술은 위험할 만큼 밀교적(密敎的)이다. 민주주의와 산업주의라는 새로운 사회의 위대한 흐름은 극소수의 창조적 소수가 일으킨 것이고, 인류의 대다수는 아직도 이 거대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기 이전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지적 중간점, 도덕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실 ‘땅의 소금’을 자처하는 서구 세계가 왜 오늘날 그 맛을 잃어버리려는 위험에 처하고 있느냐 하는 주요한 이유는 서구 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인간들은 아직도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명의 성장은 창조적 개인들이나 혹은 창조적 소수의 세력에 의해 성취된다는 사실은, 선구자들이 열성적으로 전진할 때 그 게으른 후위 부대를 같이 이끌고 가는 어떤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이 비창조적 다수는 뒤떨어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생각하게 될 때 우리는 지금까지 연구한 문명 사회와 원시 사회의 차이에 대한 정의를 수정할 필요를 느낀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원시 사회들은 정지 상태에 있는 데 반해 문명들은-발육 정지 문명은 제외하고-동적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문명들은 그 사회 내부에서 창조적 개인의 동적 운동이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정지 상태의 원시 사회와 다르다고 고쳐 말해야 되겠다. 그리고 이 창조적 인물들은 아무리 그 수가 많은 경우라도 결코 적은 소수를 넘지 못한다고 덧붙여 말해야 되겠다. 어떠한 성장기의 문명에 있어서도 거기 관여하는 개인의 대다수는 정지한 원시 사회의 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침체된 정지 상태에 있다. 그리고 또 성장기의 문명에 관여한 대다수는 교육이라는 겉치장을 지워 버리면 원시인과 마찬가지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성을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격언의 진리성을 발견한다. 탁월한 인격들, 천재들, 신비가들 혹은 초인들-무엇이라고 부르든 간에-이란 평범한 인간성의 덩어리 속에 있는 누룩 이상이 아니다.(중략) 창조적 힘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불붙이는 것은 틀림없이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전적으로 거기에 의지한다는 것은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이다. 비창조적인 일반 대중에게 창조적 선각자들과 동일한 행동을 취하도록 하는 문제는 순전한 모방(mimesis)의 능력-인간성에 별로 고귀하지 않은 능력의 하나로서 영감보다는 훈련에 의해서 길러지는-을 활동시키지 않고는 실제 사회적 규모로 해결될 수는 없다. 어쨌든 ‘모방’은 미개한 인간이라도 누구나 가지고 있는 통상적 능력의 하나이기 때문에,‘모방’을 하는 것은 당장의 목적을 위하여 불가결하다. 우리는 앞서 ‘모방’은 원시 사회에서나 문명 사회에서나 공통된 사회 생활의 일반적 특징이지만 그것은 이 두 종류의 사회에서 각각 다른 양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정지 상태의 원시 사회에서는 ‘모방’은 살아 있는 사회 구성원 중의 연장자와 사자(死者)를 대상으로 하지만, 문명이 발전되는 역사 과정에서는 ‘모방’의 능력이 새로운 흐름을 시작한 창조적 인물들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능력은 동일한 것이지만 향하는 방향은 반대이다. (나)여기서 우리는 잠시 동안 위인들에 대하여, 그리고 그들이 이 세상사에 등장한 방식에 대하여, 또한 위인들이 세계사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이루었으며, 사람들이 위인들을 어떻게 생각하였으며, 위인들은 어떠한 일들을 하였는가 등등에 대하여 말하도록 하겠다. 즉, 영웅과 그가 받은 대우 및 그들의 공적, 그리고 이른바 영웅 숭배와 인간사에서의 영웅적인 것에 대하여 말하도록 하겠다. 물론 이것은 큰 주제로서 우리가 여기서 시도할 수 있는 접근 방식과는 아주 다른 접근 방식이 마땅히 필요한 주제라는 점은 너무도 분명하다. 이 주제는 큰 주제로서, 정말로 제한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를 가진 주제이며, 보편적 역사 자체만큼이나 광범위한 주제이다. 왜냐하면 내가 보기에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무엇을 이루어 놓았는지를 기록하고 있는 보편적 역사는 근본적으로는 이 세상에서 활동한 위인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인들이야말로 인류의 지도자였다. 이 위대한 사람들은 일반 대중이 이루고자 했거나 얻고자 했던 것의 모델을 제시하는 사람이자, 모형이자, 넓은 의미에서는 창조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세계 속에 성취되어 있는 모든 것은 바로 세상에 나왔던 위인들이 품고 있던 사상이 외적으로 드러난 물질적 결과이며, 실천적으로 실현되고 구현된 것이다. 따라서 전 세계 역사의 진수는 바로 위인들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것이 여기서 충분히 다루어질 수 있는 주제임은 너무나도 명백한 일이다. ● 지문의 분석 (가)는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12권 중 한 부분이다. 역사가 토인비의 필생의 작업이 담겨있는 책으로 독특한 역사관을 제시하고 있는데,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에 발표되자마자 서구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복잡하고 오랜 인류 역사에 대해 단순한 해석에 끝나지 않고, 그 해석에 기초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현재를 위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이 책에서 토인비는 우선 민족이나 국가가 아닌 문명을 역사 연구의 주요 단위로 설정한다. 그런데 문명은 계속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의 과정을 겪는다. 토인비는 ‘문명의 순환적 반복’을 ‘도전과 응전’이라는 틀로 개념화한다.‘도전과 응전’이라는 틀이야말로 ‘역사의 연구’에서 제시되는 핵심 개념이다. 토인비는 바로 ‘도전과 응전’이란 틀에 의해 문명의 발생과 몰락을 설명한다. 그는 문명이 특별히 좋은 조건으로부터 저절로 발생한다는 관점을 비판한다. 문명은 자연 환경이나 앞선 문명의 해체에서 오는 자연적, 사회적 도전에 대해 응전함으로써 발생하고 성장한다. 그런데 이때 응전의 주체로 ‘창조적 소수’가 설정된다. 토인비는 창조적 소수와 비창조적 다수를 구분한다. 문명이 한참 성장할 때에는 비창조적 다수가 창조적 소수를 기꺼이 따르고 모방함으로써 일체감이 형성되어 문명은 통일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창조적 소수의 창조성이 약화되고 이에 따라 지도력이 결핍되어 사회의 통일성이 깨어지면, 다수와 소수의 조화의 상실은 곧 문명의 좌절로 이어진다. 따라서 새로운 도전에 응전할 수 있는 새로운 창조적 소수가 끊임없이 등장할 때에만 문명은 유지될 수 있다. (나)는 칼라일의 ‘Worship and the Heroic in History’로 자유의 힘이나 자연 과학의 성과를 중요시하는 계몽주의의 역사 서술에 대한 반발로 등장하는 낭만주의적 역사 서술의 기본 관점을 보여 주고 있다. 칼라일의 주장에 따르면, 사회는 현명한 자가 지배하고 무지한 대중이 여기에 복종할 때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독재자도 현명하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인정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 서술에서도 정치적, 사회적 문제보다는 현명하고 강력한 개인, 즉 위인이나 영웅의 특징적인 성격을 묘사하는 개인 전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 출제의도 역사 발전의 주체가 엘리트인가 대중인가 하는 물음은 그 자체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전적 논쟁거리이다. 이 문제의 경우, 논의가 추상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수 엘리트를 역사의 주체로 보는 입장을 제시문으로 주고 이에 대한 찬반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점은 둘째 요구 사항에 모아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요구 사항은 핵심만 짚으면 간략히 처리하면 된다. ● 생각하기 이 문제처럼 제시문에 대하여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을 제시해 보라는 ‘입장 선택형’ 문제의 경우, 일반적으로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충실히 따져 보아야 한다. 첫째, 절충적인 대답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입장 선택형 문제라고 해서 반드시 양자 택일의 논지만 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경우 두 제시문은 역사 발전의 주체는 영웅이나 창조적 소수이고 다수 대중은 소수를 모방해야 할 종속 변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정반대 논지는 문명 성장의 주체는 다수 대중이지 소수의 천재들은 실제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제3의 논지도 가능하다. 즉, 소수의 엘리트와 다수 대중에 서로를 자극하면서 유기체적인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야만 사회 발전이 가능하다는 논지도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제시문의 입장을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더라도 정반대의 논지를 펼 것이지 제3의 절충적 논지를 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둘째, 입장 선택형 문제는 논증력을 측정하는 것이 주안점이기 때문에 이 문제의 경우도 가능하면 답안을 논쟁적으로 구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논쟁적인 답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입장에 대한 적절한 근거도 제시해야 하지만, 특히 상대 입장에 대한 효과적인 반론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입 논술처럼 비교적 짧은 글에서는 결정적인 반례를 제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제시문에 찬성할 경우에는 다수 대중이 가진 부정적 성격을 부각하여야 할 것이고, 정반대의 논지를 택할 경우에도 엘리트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여야 할 것이다. 제3의 절충적 논지를 택할 경우에는 엘리트와 다수 대중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보는 입장이 가진 문제점을 분명히 지적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이 문제의 경우 제시문을 요약하는 요구 사항 때문에 좀 복잡해질 수 있지만, 답안 구성에서 미괄식과 두괄식 중 어느 쪽이 효과적인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입장 선택형 문제의 경우 두괄식 구성을 통해 첫 단락에서 자신의 입장을 미리 밝혀주는 것이 훨씬 더 명료한 글이 될 확률이 높다. 채점자가 우선 궁금한 것이 바로 학생의 결론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문제나 답안의 성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미괄식으로 구성하는 타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어떻게 쓸까 이 문제의 논의의 주제는 개략 역사의 주체로서의 엘리트 정도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시된 글의 논점을 추출해 논의를 전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제문은 대중을 이끄는 개방적인 창조적 엘리트야말로 역사 발전의 주체라는 정도로 잡으면 될 것이다. 서론 부분에서는 문제의 조건에 충실하게 논의의 방향과 화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제시문을 정확하게 요약하는 것이 초점이 된다.(가)에서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이란 틀에 의해 문명이 발생하고 몰락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문명은 자연적, 사회적 도전에 대해 응전함으로써 발생하고 성장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창조적 소수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새로운 도전에 응전할 수 있는 새로운 창조적 소수가 끊임없이 등장할 때에만 문명은 유지될 수 있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나)에서는 사회는 현명한 자가 지배하고 무지한 대중이 여기에 복종할 때 발전할 수 있다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을 요약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면 된다. 즉, 소수의 엘리트를 역사의 주체로 보는 두 제시문의 공통된 관점은 타당하다는 정도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에서는 그러한 논의의 방향과 관련해 핵심적인 논의를 전개하면 된다. 특히 그러한 논의의 근거로 대중이 지니고 있는 한계와 사회 발전을 위한 엘리트의 역할에 대해 핵심적으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결론 부분에서는 논의를 요약하면서 마무리를 하되, 본론 부분에서 논의한 내용에 대한 제한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마무리를 하면 논의가 완결되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석혹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혁신 공기업탐방(27)]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27)]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

    대한주택공사가 변하고 있다. 단순히 서민주택 공급 전문 공기업이 아닌 주거복지 실천 전담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취임 1주년을 앞둔 한행수(60) 주공 사장은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주공은 단순히 집 짓는 회사가 아니다.”면서 “쾌적하고 편리한 도시를 개발하는 전문 기업인 동시에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판교 신도시를 파주 신도시와 함께 ‘U(유비쿼터스)-CITY(도시)’ 시범도시로 개발, 쾌적하고 편리한 신도시 모델로 만들겠다.”며 “주거복지를 실천하는 차원에서 다가구 매입임대, 전세주택 임대사업 등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 미래 모습과 관련해서는 “판교는 전체 주택 2만 9000여가구 가운데 주공이 2만여가구를 공급해 사실상 ‘주공시(市)’나 다름없다.”며 “기존 신도시와 달리 명실상부한 유비쿼터스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비쳤다.U-CITY는 단순히 아파트 내부 홈네트워크 수준을 벗어나 도시 전체를 첨단정보통신기술로 묶는 것으로, 홈네트워크와 도시네트워크가 통합구축된 미래도시라고 할 수 있다. #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 건설 ▶판교 신도시 개발안이 거의 확정 단계다. 어떤 식으로 개발할 것인지. -개발 구상은 U-CITY다. 택지를 공급하고 도시의 틀을 짜는 데는 토공, 경기도와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 주택 공급부터는 공영개발이 적용돼 사실상 주공이 주도해야 한다. 가장 편리하고 쾌적한 신도시로 조성할 것이다. 세계적인 신도시 개발 모델이 될 것이다. 첨단 인프라를 깔아 신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IT(정보통신)기술과 접목된다. 주거·업무·교통·문화·행정 기능이 네트워크화돼 지금보다 훨씬 진보된 도시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도시 전역에 유·무선 통신망을 깔아 언제, 어디서, 누구나 다양한 IT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도시 경쟁력도 한층 커진다. 앞으로 주공이 건설하는 신도시나 대단지 공영개발에는 U-CITY 개념이 적용될 계획이다. ▶주택건설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더 이상 밋밋한 아파트 단지는 자제해야 한다. 단지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미래 도시개발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21세기는 50% 이상이 재택근무를 할 것으로 본다. 결국 도시 전체를 첨단 정보통신기술로 묶어야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재택근무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대안이 바로 U-CITY라고 본다. 이미 파주 신도시를 U-CITY 시범도시로 선정, 추진하던 중이었다. 때마침 판교 신도시 개발에서 주공이 차지하는 역할이 커져 파주와 동시에 판교도 U-CITY로 개발할 계획이다. # 주거복지 기관으로 자리매김 ▶‘그룹홈’ 사업을 활발히 펼치겠다고 했는데. 의의와 확대 계획은. -주택건설이라는 종래의 주공 고유 업무에 대한 일대 혁신이다. 주거복지 실천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서민 주택만 많이 공급한다고 주거복지가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좀더 소프트한 부분을 주공이 직접 챙겨주는 정책을 펼 생각이다. 그룹홈은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가정과 같은 주거환경에서 가족적인 보호를 통해 지역사회에 적응하고 자립과 사회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주공이 주관이 돼 사회단체 등과 손잡고 소외계층에 삶의 터전을 제공한 뒤 이들을 돌보는 사업이다. 그룹홈 대상을 정신지체 장애인에서 취약 계층 아동, 노인, 미혼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다가구 4350가구를 사들여 그룹홈 임대사업으로 내놓고, 오는 2015년까지 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주택을 전세로 계약한 뒤 이를 저소득층에게 다시 공급하는 전세임대도 2015년까지 1만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주공이 벌이는 주거복지 사업이 지자체와 중첩되지 않는지. -주공이 벌이는 주거복지는 기업성만 따진다면 손을 댈 수 없는 사업이다. 돈 남기자고 하는 사업이 아니다. 지자체가 주택공급이라는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없는 데 비해 주공은 다양한 수단으로 집을 내놓을 수 있다. 여기에 복지 서비스만 더하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주공이 사업을 펼치는 것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년소녀가장 전세지원 사업이 좋은 예다. 지난해 지자체가 수행할 때는 전국에서 고작 9건에 그쳤는데, 올해 주공이 시작하자마자 1100건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말까지 목표를 1500건으로 다시 수정할 정도다. 부도 임대주택 임차인 지원사업, 소년소녀가장 등에 대한 전세주택 지원사업 등 주거약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인주택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올해 시범사업 2곳을 추진하고 있다. # 공급대책 핵심은 공영개발 확대 ▶‘8·31대책’이후 주공의 역할이 커졌는데. -주택공급 측면에서 주공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책임도 느낀다. 공급 대책의 핵심은 공공영개발 확대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라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주공은 공영개발의 성공이 이번 대책의 성패를 가름하는 상징성이 있다고 보고 사운을 걸었다. 민간업체와 국민들에게 꼭 부탁드릴 것이 있다. 공영개발은 주공 단독으로 수행하는 사업이 아니다. 민간 기업의 협력이 바탕돼야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민간의 창의성과 다양성, 주공의 주택건설 노하우를 접목시켜 사업을 추진이다. 주공아파트 품질이 민간아파트에 비해 뒤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주공이 주로 저소득층을 위한 소형 주택만 짓다 보니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막연히 주공아파트는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공영개발, 주거복지사업 등으로 조직과 인원 보강이 필요하고 주공 조직의 비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주공 주택건설 물량이 10만가구이다. 웬만한 대기업 10여개 업체의 1년 건설 물량과 맞먹는다. 인원·조직보강 수요가 따르고 있으나 현재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규 업무를 감안, 본부 단위의 임원 1명 정도는 최소한 보강돼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바깥에서 걱정하는 조직의 급격한 비대화는 없을 것이다. # 투명경영으로 ‘비리´ 추방 ▶임직원들이 아직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행동으로 사회적인 비난을 받은 적도 많았다. 투명 경영을 위한 혁신 방안은. -부패방지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가 얼굴을 들지 못했다. 지난해 청렴도 측정에서 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어렵게 입사, 사회적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공기업 직원으로서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직원들을 다그쳐서 많이 바뀌었다고 평가한다.18개 공기업이 참여하는 ‘공기업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초대 의장을 맡았다. 주공은 비리가 드러나면 ‘징계’가 아니라 바로 ‘도태’시킨다. 직원들도 잘 따라주고 있다. 주공이 국민에게 당당하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은 투명하고 깨끗한 경영에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직원 청렴도 제고 ‘CZ’운동 주공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크다.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주공의 혁신 방향은 고객만족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청렴도 평가라는 잣대로 보면 주공은 아직도 고객들로부터 비리의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한행수 사장은 ‘비리 발견 즉시 퇴출’이라는 엄명을 내렸다. 이를 위한 투명경영 실천 프로그램이 바로 ‘CZ’이다. CZ(Corruption Zero·부패 제로)는 직원 모두가 함께 부패를 파멸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패의 뿌리가 깊고 끈질기면 척결(剔抉·뼈를 발라내고 긁어낸다)하는 수밖에 없다. 조직 경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고객만족 경영을 저해하는 관행과 문화는 모조리 날려버리는 운동이다. 그래서 감사실에 CZ팀을 두어 청렴도 제고 및 부패 방지를 전담토록 했다. 이 운동에는 예외가 없다.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도 동참하고 있다. 감사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상임감사에게 감사인의 승진·전보권을 부여했다. 윗물 맑기운동 차원에서 간부 청렴도 평가를 실시한다. 자율적인 반부패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내부경영평가점수 상향 조정, 청렴도 우수 사원·부서 포상 등을 실시 중이다. 부조리 징계 관련 승진 제한, 내부 공익신고 포상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변화·혁신’ 이끄는 한행수 사장 한행수 사장은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처음 공기업 CEO로 왔을 때는 가치관의 혼란도 많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하지만 주공 사장 취임 1년만에 그는 주공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파악했다고 한다. 강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고, 참여정부와 ‘코드’도 잘 맞는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사장에게 “주공이 짓는 중형 임대아파트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정도다. 주공에 와서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자는 것이었다.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안주하지 말자며 주공 경영의 방향타를 주거복지로 돌렸다. 변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빼고는 모두 다 바꾸자는 ‘삼성식’ 경영을 도입, 실천에 옮기는 중이다. 1945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부산상고·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에 공채 11기로 입사했다. 삼성전자 관리본부장, 삼성건설 주택사업본부 부사장,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삼성라이온즈 대표이사, 삼성홈 E&C 회장, 열린우리당 재정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 아시아근대5종·바이애슬론연맹 회장을 겸하고 있다.
  • [코드로 읽는책] 문화부족의 사회… /이동연 지음

    히피와 보보스, 몸짱과 웰빙족, 엄지족과 폐인…. 이들중 한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아니면 이들과는 별 상관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최근 한 방송 음악프로그램에서 인디밴드의 ‘알몸노출사건’ 이후 인디문화와 홍대문화, 청년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당신은 이들 문화를 퇴폐와 향락의 대명사로 보는가, 아니면 또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이해하는가? 진보적인 문화평론가 이동연씨가 쓴 ‘문화부족의 사회, 히피에서 폐인까지’(책세상 펴냄)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수많은 문화주체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모았다. 저자는 히피와 보보스, 프리타, 블로거, 키덜트족 등 각각 공통의 문화적 취향과 지향점을 가진 주체들을 ‘문화부족’이라고 표현한다. 이들 문화부족은 기존 사고의 틀이나 통념으로는 파악되지 않는 문화현상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 출현한 펑크족, 붉은악마, 온라인노마드, 엄지족, 폐인족, 플래시몹 등은 문화적 자유와 권리를 욕망하고 경직된 경제적·정치적 인간으로부터의 이탈을 꿈꾼다. 그러나 이들 집단은 때로는 청년 하위문화로, 때로는 소비문화로 맥락에 따라 제각각 해석돼왔다. 저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들 주체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용어인 문화부족을 통해 사회적 에너지를 새롭게 해석한다. 문화부족의 역사는 1950년대 서구사회의 청년문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공주의를 거부한 비트족, 자유공동체를 꿈꾼 히피, 청년 노동자에 의한 모드족과 테디보이, 스킨헤드와 펑크, 글램족 등은 자신만의 문화적 세력을 형성했다가 80년대 들어 소비자본주의와 신보수주의를 만나 새롭게 변신했다. 주말을 즐기는 직장인 여피, 문화잡종 보보스 등이 출현한 것. 이들은 개인화·다원화를 통해 하나의 세력을 이뤄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청년문화는 기성세대에 의해 일방적으로 재단돼 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후 신세대,P세대, 인디세대 등은 세대담론에서 실체를 상실한 채 유령으로 존재했다. 다행인 것은, 디지털 기술혁명이 청년문화에 자율적 주체로서의 지위를 불어넣고 있다는 것. 디지털 문화부족은 블로그와 커뮤니티, 채팅과 메신저 등을 통해 자유로운 소통을 확장하고 현실을 풍자한다. 물론 청년 문화부족에 저항과 새로운 문화 생산자의 면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리타족, 스노캣족, 키덜트족, 웰빙족, 폐인족 등은 문화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의 위치에 서는 ‘프로슈머’로 각광받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붉은악마’를 기억하는가? 이들의 응원에는 청년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든 국민과 시대상이 존재했다. 저자는 저항·일탈·퇴폐가 아니라 자유·소통·대안이 청년 문화부족의 실체라고 강조한다. 세대별·계급별 장벽을 넘어 상대방과 소통하고, 우리 스스로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괴짜의 시대/라이언 매튜스·와츠 와커 지음

    괴짜의 시대/라이언 매튜스·와츠 와커 지음

    청년시절 리눅스를 개발한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즈. 그는 반자본주의자의 전형적인 인물로 꼽히는 괴짜 중의 괴짜로 통한다. 컴퓨터 제품 관련 행사장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흰색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흰색 양말에 샌들을 신고 다니는 그는 그러나 ‘에스콰이어’지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천재 리스트에 아인슈타인 다음에 이름이 올라 있다. 리눅스가 서버컴퓨터 운영체제의 30%를 차지한다는 사실로 볼 때 그는 엄청난 부자가 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는 못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즐거움 때문에 리눅스 개발에 매달렸기 때문. 리눅스 개발 후 그는 이를 곧장 인터넷에 공개해버렸다. 그는 현재 크랜스메타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의 엔지니어로 취직해 차세대 하드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창조의 세계에 살고 있는 괴짜들이 어디 토발즈뿐이겠는가. 사막의 작은 마을인 라스베이거스를 꿈의 장소로 바꾼 벅시 시걸. 레코드 가게에서 시작하여 200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린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의사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정열을 바쳐온 안철수 등. ‘괴짜의 시대’(라이언 매튜스·와츠 와커 지음, 구자룡·김원호 옮김, 더난출판 펴냄)는 이같은 별종들의 상상력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대량시장을 창출했는지를 다룬다. 책은 괴짜가 성장과 혁신의 근원이라고 단정짓는다. 괴짜들은 상상력의 원천이며, 끊임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없다면 예술도, 과학의 발전도, 기술의 진보도, 심지어는 육체적인 진화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 책은 이같은 괴짜들의 아이디어, 즉 변방의 괴짜가 사회의 중심으로 들어서는 경로를 추적한다. 여기엔 일정한 흐름이 있다. 이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선 저자들이 만든 신조어 ‘디복스’(Devox)를 이해해야 한다. 디복스는 ‘Voice of Divience’를 합성한 단어.‘괴짜들의 소리’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괴짜들, 그들의 아이디어, 그들의 제품 등이 내는 목소리와 정신, 기타 형상화된 무엇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다. 이들은 기존의 규칙을 깨기보다는 자신들의 규칙을 새로 만들어나가며 사회의 중심으로 자리잡는다. 저자들은 묻는다. 고전하고 있는 크라이슬러가 만일 몇년 전쯤 힙합 음악인을 불러 자사 자동차 디자이너와 의견을 나누게 했다면 지금쯤 지프 시장 판도가 어떻게 됐을까 하고. 또 1960년대에 날씬했던 리바이스 청바지 주 소비층이 이제 배불뚝이 70대 노인이 되었고, 자녀들은 부모들이 입는 옷은 입지 않는다는 사실을 리바이스 회사가 좀더 일찍 간파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까 하고 말이다. 이는 곧 기업 경영과 마케팅이 지금까지 표준화되어 있는, 사회 중심부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데서 벗어나 변두리에 존재하는 사람, 즉 괴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경영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일깨워주는 예다. 괴짜들은 처음엔 길들여지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채 변두리에 머물러 있지만, 어느 순간 사회의 중심에 모습을 드러내 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괴짜들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책에 의하면 우선 사회 중심보다는 주변에 머물러 있는 아웃사이더들이 괴짜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사업방향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 다음,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널리스트가 그 가능성이 높다. 스페셜리스트는 외부로부터 압박을 받으면 자신이 알고 있는 전문지식 속으로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급변하는 상황에선 기존의 경영진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충고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국가에 위기상황이 닥치면 참주를 뽑아 국정의 전권을 맏겨 위기 극복에 나선 것과 같이 리더 발탁이 중요하다는 것. 괴짜라고 기피하던 인물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1만 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실전 논술] 과학과 예술

    ●다음은 과학과 예술을 비교하고 있는 글이다. 이 글을 토대로 하여 과학과 예술이 어떤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 구현 방식에서 어떤 유사성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과학 기술과 예술이라는 개념의 연합은 대체로 새로운 기술 공학을 조형 예술에 적용하는 방식과 연관하여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술과 과학의 상호 작용에 비해 예술과 기술 공학의 상호 작용이 좀 더 눈에 띈다는 점에서 이는 놀라운 일이 못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전자(前者)가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과학은 우리에게 세계에 관한 통찰력과 함께 세계와 관계 맺는 방법을 제공해 준다. 이러한 통찰력은 과학적 결과나 개념들 뿐 아니라 과학이 만들어지는 방법에 그 기초를 두기도 한다. 예술과 과학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직면 내지 파악하도록 해 준다. 따라서 이 둘이 그러한 가능성을 발휘하는 방법들을 비교해 보는 작업이 있음 직하다. 그 최종 결과가 예술 작품이든 과학이든, 창조 행위는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두 분야 간의 차이들은 이 둘의 본성에 관해 많은 것을 드러내 준다. 물론 예술가가 과학자의 마음속을 헤아리는 일은 과학자가 예술가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그러나 예술가와 과학자의 창조적인 직업에 대한 기술(記述)들, 다시 말해서 작업을 주도 또는 동반하는 생각과 감성에 대한 일차적인 설명은 두 분야의 실천자들에게 등불 구실을 할 수 있다. 나아가 과학적 개념들 자체가 예술의 어떤 국면들에 대한 이해를 기술하고 보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개념들은 과학의 제재 또는 작업의 기초로서 활용하는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촉발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이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넘어선 현실(예컨대, 아주 작은 것이거나 우주 또는 굉장히 빠른 속도 등)을 기술 또는 이해하고자 할 때, 그들은 우리의 일상적인 직관에 호소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상적인 직관이란 우리가 일상적 규모에서 대상들을 경험하는 동안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종종 수학적으로밖에는 정확히 표현될 수 없을 만한 새로운 개념들을 발견 또는 창안해 내기 위해, 아니면 과학에만 특수한 것은 아닐 터이지만 과학이 빛을 비춰 온 새로운 사고 방식들을 발견해 내기 위해 새로운 직관을 획득해야만 한다. 새로운 과학적 개념들은 그것들이 지닌 시적인 호소력에 덧붙여 예술가의 상상력과 예술적 어휘를 확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예술적 관심을 자동적으로 보증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천진한 생각이라 할 만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 공학의 활용이 첨단적인 예술 작품의 창조를 보증해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예술의 목적이 과학을 예시하는 것이 아님은 세잔의 사과가 원예학의 카탈로그를 예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예술가는 그의 (과학적) 경험을 그의 총체적인 인간적 체험을 일부로 포괄할 수도 있는데, 이 때 그는 고립된 과학적 개념들을 활용하는 대신 과학적 문화를 표현해 내는 것이다. 과학적 그리고 기술 공학적 세계 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 중세가 종교와 연관하여 예술을 자리매김했던 것처럼, 과학과 연관하여 예술을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으로 예술과 과학의 비교는 양자에 대한 좀 더 나은 이해를 이끌 수 있다. 물론 예술과 과학 또는 좀 더 일반화해서 인문학과 자연 과학이 서로 대립적인 문화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은 상당히 뿌리 깊다. 그러기에 좀 더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과 과학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몇몇 항목들을 좀 더 분석적으로 점검해 보도록 한다. 첫째, 예술에 적용된 것으로서의 창조의 개념과 과학에 적용된 것으로서의 발견의 개념이 직접적 관련이 별로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도 과학은, 콜럼버스가 미국을 발견했다고 가정되듯이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은 구성이요, 다른 말로 하면 창조이다. 예술가들이 형태들을 상상해 내고 ‘옳게 느껴질 때’까지 그것들을 수정해 가는 절차는 상징적인 실험들과 비슷하다. 왜냐하면, 모든 과학자들은 그들의 사고가 가장 깊은 수준에서는 비언어적임을 아마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생각에 적합하도록 재료를 결정하지만, 반대로 재료와의 연계가 그들의 생각을 수정한다. 대부분의 서양 화가들은 그림을 만들어 가고 있는 동안 그들의 회화적 생각이 진보한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들은 그 절차가 예술에만 특유한 것처럼 볼지 모른다. 그러나 재료와 생각 간의 이러한 투쟁은 과학에서 실험적 방법의 특색인 이론과 실험 사이의 투쟁과 원리상 다르지 않다. 그림을 제작하는 중에 예술가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가 자신의 회화적 생각에 들어맞도록 동화시키거나, 반대로 최초의 이론에 들어맞을 수 없는 실험적 사실에 맞추어 이론을 조정한다. 셋째, 동일시와 형상적 사고의 문제를 생각해 볼 만하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처럼 일부의 과학자들은 언어들로 생각하지 않고 정신적 형상들과 근육적 긴장들로 생각한다. 아인슈타인은 그의 과학적 생각들이 그에게 이러한 형식들로 다가오는 방법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이 형상들을 매우 진전된 추리 단계에까지 이용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언어와 공식으로 ‘번역’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곤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은 그 초기 단계에서 사고의 가장 충실한 표현인 셈이다. - 김문환, ‘과학과 예술의 비교´ ●지문의 배경 이해하기 과학과 예술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첫째, 예술과 과학에서의 창조적 과정의 유사성과 차이성에 주목하면서 분석하고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과학적 개념들에 비추어 예술을 점검하거나, 과학자들의 눈을 통해 예술과 과학이 대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술이 어떻게 과학적 속성들의 직관적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일 수도 있다. 셋째, 과학적 개념들이 예술을 촉발하거나 예술을 위해 필요한 구조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될 수도 있다. 또한, 그 반대로 예술이 과학적 탐구에 박차를 가하는 방법이 예시될 수 있다. 이런 여러 방법 중 이 글은 첫 번째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술과 과학은 우리에게 세계에 대한 통찰력과 함께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또한 언어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두 분야 모두 일상의 언어를 뛰어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글쓴이는 예술과 과학의 이러한 유사점과 함께 차이점을 보여 주기 위해 세 가지 측면을 대비하고 있다. 예술의 창조와 과학의 발견이 끊임없는 수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 그리고 두 분야가 다 인간 사고의 가장 초기 단계의 표출 방식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예술과 과학은 거의 유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동질성을 지니고 있음을 논증하고 있다. ●출제의도논술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가치 판단을 유도하는 논술이 있는가 하면, 유추 능력과 논리적 설명력을 평가하기 위한 논술 등이 있다. 이 문제는 후자에 속하는 유형으로서, 먼저 제시문을 잘 읽고 출제자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제자는 대개 자신의 의도를 제시문에 노출시켜 놓은 경우가 많으며, 이것이 부족할 때는 문제에서 그것을 다시 설명한다. 이 글에서도 그러한 점은 예외 없이 나타난다. 먼저 글을 쓰는 동기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보면,‘예술과 과학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직면 내지 파악하도록 해 준다.’,‘그 최종 결과가 예술 작품이든 과학이든, 창조 행위는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가 그것이다. 과학과 예술이 ‘창조 행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창조 행위의 유사성을 가리킨다는 점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창조 행위 과정 중 어떤 점이 유사한지를 찾아내야 한다. 또한, 과학이 현실을 뛰어넘는 세계를 보고자 할 때도 일상의 직관을 넘어서는 ‘새로운 직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예술의 세계와 상통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해야 한다. 즉, 창조와 새로운 직관이 둘 사이의 유사성을 이어 주는 단서라고 할 수 있다. 또, 상호 보완이라는 측면에서는 ‘새로운 과학적 개념들이 예술가의 상상력과 예술적 어휘들을 확대시켜 주며’,‘예술가는 그의 (과학적) 경험을 그의 총체적인 인간적 체험의 일부로 포괄할 수도 있는데, 이 때 그는 고립된 과학적 개념들을 활용하는 대신 과학적 문화를 표현해 낸다.’는 표현에서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 생각하기 (1)먼저 이 글을 쓰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2)다양하고 특수한 과학적 방법론이나 매우 제한적인 예술적 형태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일반적인 의미의 과학이나 예술을 대상으로 함을 밝힌다. (3)과학과 예술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과학과 예술이 인간에게 어떤 기여를 해 왔으며, 그 속에서 서로 상통하는 점은 무엇이었는지를 밝혀야 주장이 정당성을 지닐 수 있다. 또한, 과학의 기능과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비교하여 이 둘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4)특정한 예술적 분야, 예를 들면 조형 예술 분야의 특성이나 과학 분야의 연구 방식 등을 비교하여 둘 사이에서 유사성을 찾아낸다. 논증은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므로 항상 실제적인 예를 들어 논증해 나가는 것이 좋다. 예술에서 사용하는 표현 방식,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절차 등과 과학적 발명 또는 발견의 방법이나 절차가 어떠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5)유사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른 점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 과학이 한꺼번에 많은 인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지만 예술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으며, 반면에 과학은 인간의 실질적인 고통을 줄여 주지만 예술은 심리적인 위안만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설명함으로써 이 둘의 관계가 상호 보완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6)상호 보완적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이나 과학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결여에 대해서 밝히고, 이러한 결점이 상대 영역에 의해 어떻게 보완될 수 있는지 검토한다. ●어떻게 쓸까이 문제는 예술과 과학이 어떤 점에서 상호 보완적인지를 밝히고 구현 방식에서 어떤 유사성이 있는지를 묻고 있으므로 예술과 과학이 어떻게 유사하고 상호 보완성을 지니는지에 주제의 방향을 맞추어야 한다. 즉, 예술과 과학이 서로의 존재 가치를 깊이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상호 보완해 나갈 때 인간의 삶은 더욱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로 주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서론은 주의를 환기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이므로 먼저 과학과 예술의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과학과 예술의 상호 결합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여 논의 전개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에서는 논의 전개를 위해 전제가 되는 과학과 예술의 목표를 전제로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하는 방식의 유사성을 살펴보면 된다. 과학과 예술이 완전 별개가 아니라 추구하는 태도는 다르다 할지라도 끊임없는 추구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과 인간 사고의 표출 결과가 그것이라는 점을 언급하여야 한다. 이러한 것을 실험 과학자와 조형 예술가들의 예를 들어 비교하면 논의가 한결 구체화된다. 또한 과학과 예술의 존재 방식 상 차이점을 지닌다는 점도 언급하면 좋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이 글의 결론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과학과 예술은 완전히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상호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논의 내용을 마무리하면 된다. 이석록 서울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청계천 개통 D-1] 이명박 서울시장 인터뷰

    [청계천 개통 D-1] 이명박 서울시장 인터뷰

    청계천이 다시 흐른다. 역사적인 청계천 복원을 앞두고 이를 진두지휘한 이명박 서울시장을 29일 만나 그 애환과 의미를 들어봤다. 이 시장은 “제가 한 일은 전체 공정의 10%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90%는 공사에 참여한 모든 이들과 시민들의 공로”라고 말했다. ▶먼저 성공적인 청계천 복원을 끝낸 소감은. -그동안 강남지역에 중심의 자리를 내줬던 4대문안 도심이 다시 서울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되찾게 됐다. 지난 40년간 오물과 악취로 죽어 있던 청계천을 생태하천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은 감히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제 능력보다는 ‘저 사람이라면 어렵더라도 해낼 것이다.’라며 지지해준 시민들의 신뢰가 가장 큰 힘이 됐다. ▶청계천 복원사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든다면. -시장 선거기간 자문을 해줬던 전문가들조차도 막상 시장이 되니 복원계획만 세우다 말라고 충고할 정도로 어려운 사업이었다. 교통문제, 복잡한 이해관계 등도 어려웠지만 청계천 주변 22만명의 상인들과 1500명의 노점상들과의 갈등이 가장 어려웠다. 이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지만 보상 없이 구두로 약속할 수밖에 없어 합의도출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무려 4200회 이상 상인들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했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이 최우수 시행자상을 수상했던 이유가 바로 사업시행 동안의 사회갈등 해소였다. ▶청계천 가운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청계천은 각 구간마다 특색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 구간을 다 돌아보는 것이 좋다. 굳이 몇 곳을 추천하자면 시점부인 청계광장과 모전교·광통교 등의 옛다리, 정조대왕 능행반차도 등을 권하고 싶다. ▶청계천 복원이 대체로 잘 됐다는 평가지만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수표교 등 문화유적 복원이 미흡했던 점이 아쉬운 점이다. 문화재청과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으며 세심하게 준비를 했지만 본의 아니게 문화재가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수표교와 오간수문을 원래 위치에 복원한다는 기본방향을 정했지만 현재 여건상 장애요인이 많아 장기적 추진이 불가피했다. 추후 관계전문가와 문화재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후속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강 개발계획이나 또 다른 도심하천 복원 계획도 있는가. -한강 개발은 이를 제한하는 법이 너무 많아 나무를 심거나 편의시설 설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관련법이 홍수대비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최신 기술정보(IT)기법을 활용하면 완벽한 홍수대비를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나 프랑스 센 강변처럼 멋진 한강을 만들어갈 수 있다. 또 불광천 홍제천 등 서울의 건천을 복원하는 계획도 거의 용역이 마무리 단계다. 한강∼청계천∼건천 복원 등을 연계하면 서울을 수변도시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도 늘고 서울의 이미지도 보다 좋아질 것이다. ▶공약했던 역점사업 대부분이 마무리되고 있다. 혹시 새롭게 펼칠 사업이 있다면. -청계천 외에도 뉴타운사업·대중교통체계 개편·서울숲 조성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왔다. 서울을 보다 매력적이고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서울의 미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해 보겠다. 또 잠실 제2 롯데월드와 상암동 DMC 개발을 임기내에 착공해 강·남북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도록 초현대식 건물을 짓도록 할 계획이다. 사회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원천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청사 신축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가. 설계공모에서 당선된 작품들이 주변 건물 및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 측면이 있던데. -시청사 건립문제는 지난 80년대 이후 역대 시장들이 반복적으로 검토해오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현재 전담팀을 꾸려 관련 업무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주변 건물과 문화재·환경 등과 잘 어울리면서도 역사성·상징성을 가질 수 있도록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10월중 공사를 발주해 내년 4월에 착공, 오는 2008년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를 문화도시로 만들기로 하고 올해를 문화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청사진은. -향후 10년간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서울이 국제도시가 되려면 마지막은 문화도시로 귀착되어야만 한다. 업무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과 그 가족들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분위기가 있어야만 동북아 허브가 구축될 수 있다. 현재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정명훈씨를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자로 영입했지만 싱가포르 등 다른 도시에 비해 조금 늦은 셈이다. 문화적 상징을 만들기 위한 다른 도시들의 움직임이 우리보다 한 걸음 빠른 것이 사실이다. 10월 말쯤 문화도시를 위한 10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야간공연을 활성화하고 청소년들에게 공연관람료를 대폭 할인해준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젊은이들과 청소년이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지 않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국가로 가는 초석을 만들 것이다. 아울러 건전한 야간문화 정착을 위한 ‘절주 캠페인’을 벌이면서 매주 월요일을 ‘절주의 날’로 지정해 건전한 음주문화 만들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갈 계획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정책 주도권 다툼으로 부동산 대책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느 특정지역만 규제를 하겠다고 하다 보니 나오는 부작용이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야만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현재 주택거래는 거주 목적이라기보다는 투기 목적이 강한 데다 강남의 집값 상승은 강북·강서지역의 교육생활 여건이 낙후함에 따른 반사이익적인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수도권 신도시 추가개발 등 공급확대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뉴타운 사업처럼 녹지·문화·교육시설 등 종합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주거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자족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비롯, 강북 지역의 낡은 학교시설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뉴타운 지역에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유치하는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새로 신설되는 문화시설도 뉴타운 지역을 비롯한 강북지역에 우선적으로 확충한다.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대권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는데. 향후 일정은 무엇인지. -청계천 복원 자체가 워낙 큰 규모의 사업이고 성공적인 평가를 받아 그런 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 서울시정에만 전념하기도 바쁜 실정이다. 서울시장으로 임기만료일까지 시정에만 충실할 생각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모든 것을 정치논리로만 따지는 경향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이제 경제·문화논리로 변하고 있다. 시장 임기를 마친 뒤라도 대선까지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어 임기를 마친 뒤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정치철학과 시정철학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힌다면.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텐데. -세상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후자다. 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시대가 원하는 사명을 다하고자 변화를 주도하며 살아왔다.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돕는다는 것이 곧 나의 소신이다. 정치에 대한 생각도 이런 내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치는 적어도 국민들에게 일자리와 잠자리는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즉 정치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실용주의적 사고와 행동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 대 보수, 민주 대 반민주라는 식의 이분법적·대립적 구도에서 벗어나 국민이 진정 바라는 것에 매진하는 것이 정치가의 임무다. 내수침체·지역갈등·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어려움을 누가,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루빨리 갈등에서 벗어나 통합의 정치를 이뤄야 한다. 정리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이명박 시장 프로필 ▲ 1941 경북 포항 출생 ▲ 1960 동지상업고등학교 야간 졸업 ▲ 1964 6·3 시위로 옥고 ▲ 1965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현대건설 입사 ▲ 1977∼1992 현대건설·인천제철 등 8개사 대표이사 사장·현대건설 회장 역임 ▲ 1992 제14대 국회의원 ▲ 2002 제32대 서울시장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 (10) 한국 인권의 갈길-좌담회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 (10) 한국 인권의 갈길-좌담회

    우리 인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모색해 본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시리즈를 마친다. 마지막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곽노현(사진 왼쪽) 사무총장 및 아름다운재단 박원순(오른쪽) 상임이사와의 좌담을 마련했다. 서울신문 황성기 사회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인권전문가는 “인권 상황은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초보적 단계이며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제도·의식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 합의와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자 먼저 우리 사회의 인권 상황을 총체적으로 진단해 본다면. ●곽노현 사무총장 인권위 출범 이전에는 피해자와 인권단체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인권이 발전해 왔다면, 이후에는 인권단체들이 문제제기자로 활동하는 가운데 인권위를 중심으로 법제·관행의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얼마 전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우리나라의 인권수준을 세계 58위로 발표했다. 좀 박한 순위가 아닌가 싶지만 인권위 진정내용과 각종 실태조사를 통해 보는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그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다만 민주화의 진전과 활발한 시민사회, 인권위의 활동 등으로 빨리 개선될 수 있는 조건은 갖추고 있다. ●박원순 상임이사 과거의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침해, 정치적 억압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국제 순위로 58위 정도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 국가보안법과 사회보호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고, 검찰 조사 때 변호사 입회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 등 인권 침해가 온전히 일어날 가능성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경제적 권리로서의 인권이라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도세 못냈다고 갑자기 물이 끊어지고, 임대료 안낸다고 단전시키는 상황이다.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문제도 심각하다. 과거에 비하면 좋아졌지만 미래지향적 글로벌 스탠더드로 본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자 현재 우리 사회의 인권 현안으로 굵직하게 거론될 수 있는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곽 총장 극빈층의 생존권 문제, 비정규직 차별, 장애인의 이동·교육·노동권, 시설생활자의 인권, 사병 및 전·의경 인권, 학생인권, 양심적 병역거부 그리고 사상적으로는 국보법 문제가 있다. 이런 전통적인 문제들뿐만 아니라 생명윤리와 관련된 문제, 프라이버시 문제, 특히 정보수집기관의 도·감청 문제 등도 새롭게 대두되는 현안이다. ●박 이사 인권의 ‘목록’이 아직도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 정치적 권리나 시민적 자유 같은 것은 이미 보장됐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방심하면 언제든 날아가 버릴 수 있다.9·11 테러를 겪으면서 기본적 권리가 매우 퇴보하고 있는 미국이 좋은 예다. 충분히 확보되지도 않았지만,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다면 80년대 많은 이들이 피흘려 이룩한 자유마저 잃을 수 있다. 경제적 권리에 대해서는 국민과 정부 모두 박약한 것이 문제다.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을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고 헌법에 나와 있는데도, 법원이나 정부는 ‘예산이 있으면 주고 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헌법이 규정하는 것을 하위법이나 정부가 안 지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귀기울이지 않았던 소수자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예컨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총을 안들겠다는 것이지 병역을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복무를 시켜줘야 하는 것이 맞고, 이는 안보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다. 과거 우리의 ‘둔탁한’ 눈으로 보지 못했던, 매우 중요한 새로운 인권의 목록들이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예술적·문화적 요소들이나 환경권 역시 인권의 범주다. 인권 현안이란 몇가지로 말할 수 없고, 총체적인 문제이므로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곽 총장 사실 정보화·노령화·세계화·생명공학·대테러리즘 시대는 만만치 않은 구조적인 인권문제를 안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도·감청 기술도 발달하고 생명윤리 문제도 대두하는 식이다. 말하자면 기존의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고, 오히려 새로운 위협 요인들이 등장하는 시점이다. 인권의 기본개념인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여러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 필요한데, 이들은 서로 연결돼 있어 하나가 약해지면 다른 것도 위협을 받는다. 우리가 새로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인 상황에 대해 끊임없는 감시와 경계가 없으면 인권은 발전하기 어렵다. -사회자 효율성을 위해 최소한의 인권침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도청이나 CCTV(폐쇄회로) 문제가 그렇다. 이런 상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곽 총장 인권을 ‘공공복리’와 같이 추상적인 것들과 계량할 때 매우 신중하고 보수적이어야 한다. 인권은 한번 뒤집히면 회복이 매우 어려운 속성을 갖고 있다. 도청 문제를 보면, 국정원은 국가정보를 위해 기본권 침해를 업으로 하는 기관이지만, 또한 이를 위해 매우 엄격한 법적 통제가 있어야 한다.CCTV도 마찬가지다. 허용한다 해도 법적 통제가 있어야 한다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도시가 CCTV로 연결돼 있다면, 이것은 전자팔찌 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 이사 정보·수사기관이 도청이나 CCTV에 의존하는 것은 정보나 자료를 편리하게 얻고자 하는 의도다. 얼마든지 과학적이고 정당한 방법들이 있는데도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단지 ‘쉽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 고문으로 진술을 편하게 받으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예전에 사르트르가 ‘도시에 시한폭탄을 설치한 혁명가들을 고문해 그 위치를 밝혀 여러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으냐.’ 하는 철학적 문제를 던진 적이 있는데, 결론은 ‘그래도 고문은 안된다.’는 것이다. 쉽게 허용한다면 끊임없는 인권침해의 명분을 만들어 준다. 그것이 과거 역사에서 나타난다. 범죄를 예방하려면 모두에게 전자팔찌를 채우면 된다. 편의주의적 발상의 연속이다. -사회자 사형제·국가보안법 등을 둘러싼 보수·진보 진영간 시각차를 좀처럼 좁힐 수 없다. 해법이 없을까. ●박 이사 인권에 관한 한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없다고 본다. 보수라고 인권을 생각하지 않고 진보라고 국가안보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마주앉아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대립하는 듯 보이는 것이다. 우리가 사형이나 국보법 문제를 제대로 토론해 본 적이 있었나. 또한 국보법이 어떻게 이념의 문제인가. 진리의 문제이며 팩트의 문제다. ●곽 총장 인권은 최소한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고, 진보와 보수가 공유하는 공통의 가치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권이 인간관·사회관과 별도로 존재할 수는 없으므로,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치충돌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그 정도의 복잡 미묘한 주제들이 담겨져 있는지 의문이다. 비정규직이나 국보법 문제는 더 큰 공통의 언어로 볼 수 있다. 생명윤리 등 보다 복잡 미묘한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 거론되는 정도는 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박 이사 북한인권을 보는 차이는 이념의 문제보다는 불신의 문제다.‘왜 북한 인권에 침묵하느냐.’‘그동안 인권탄압에 침묵하더니, 북한 정권의 붕괴를 위한 정치적 목적 아니냐.’는 식으로 서로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다. 사실 과거에 인권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관심 없을 리 없는데, 의심과 적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사회자 아직 초보적인 인권 상황을 한 단계 끌어올려 인권선진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이사 우선 제도의 측면이 중요하다. 아직도 군사정권에서 만든 악법들이 여전히 존재하거나 개정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재심제도는 혁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사업이 실패한 사람은 재기할 수 있어도 사법의 심판을 잘못받은 사람들은 재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 하나만 봐도 여전히 끔찍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의식의 문제에서는 인권단체의 역할과 인권교육이 중요하다. 외국 대학의 법대에는 인권 관련 과목이 여럿 개설돼 있는데, 한국은 어떤가. 인권 전문가들이 많아져야 하고 지자체마다 인권담당관도 있어야 한다. ●곽 총장 인권교육의 제도화는 매우 시급하다. 법집행기관 종사자들, 검경, 군교관, 교사 등의 인권교육은 아직 매우 형식적이다. 기업 역시 고용차별이나 인권감수성과 같은 교육이 거의 안 돼 있다. 이런 것을 기획·조직·개선하는 것이 인권위의 중요한 책무다. 그러나 인권위는 4800만명의 인권을 위해 200명이 종사하고 있을 뿐이다. 인권이 중요하면 투자해야 한다. 연목구어(緣木求魚)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는 인권단체의 열정과 헌신성에 기대했지만, 인권은 본래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며, 우선순위를 놓고 인력과 재원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보장을 위한 투자 없이 법제개선이나 인권교육을 통한 의식변화 노력은 적지 않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리 이효용 나길회기자 utility@seoul.co.kr
  • 포기했던 남성 복원할 수 있습니다

    포기했던 남성 복원할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 비뇨기과는 고장난 비뇨기들의「메카」다. 수줍음 속에 하루에도 수백 명의「고장난 행렬」이 이 의학의 비경(秘境)을 순례한다. 비뇨기과는「생식기과」를 애써 좀 점잖게 표현한 것. 질환이 많기론 생식기 분야가 다른 병과보다 더하다. 남성 불임증과 정관복원수술이 우리 임상의학계에서 하나의「이슈」로 등장한 것은 불과 4, 5년 전부터의 일. 잃어버린「남성」을 찾는「인간복원공사」의「해머」소리는 따라서 수술실 속의「메스」소리일 수도 있다. 불임증 환자는 여자쪽이 더 많고, 정관수술 받기는 30만 명 우리나라 불임부부는 전체 가임부부의 10%. 이중 60%가 여자쪽에, 40%가 남자쪽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 최근의 통계로 밝혀졌다. 임신하는 데는 보통 ①생식가능연령의 부부여야 하고 ②부부 동서기간이 정상임신 분만성립에 충분해야 하며 ③임신 가능한 성행위가 반복되어야 하고 ④임신 중에 중절수술 같은 것을 하지 않아야 하는 등의 몇 가지 의학적 조건이 따른다. 이런 조건하에서 만 3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치 못하면 비로소 그 부부는 불임부부로 규정되는 것이다. 62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이 활기를 띤 이래 지금까지 약 30만 명의 남성이 정관절제수술을 받았다.「불임환자」를 자원하는 현대판 내시족이 미국에서는 연간 4만 5천명, 인도에서는 180만 명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이 보다 더 절박한 이유로「남성복권(復權)」을 원할 경우 시행되는 수술이「바소바소스토미」라는 이름의 정관문합(吻合)술. 바로 남성복원공사의 큰 역사(役事)다. 정관수술했으나 사정 달라져, 기능복원 원하는 사람도 □ 정관복원수술 남자의 생식기는 두 개의 큰 공장에 비유할 수 있다. 하나는 고환이라는 공장이며 여기서는 정자와 남성「호르몬」이 생산된다. 다른 하나는 부성기라는 공장이며 여기서는 정자의 젖이 되는 정액이 생산된다. 남성「호르몬」은 혈관을 통해 온 몸에 순환되어 남성으로서의 특성을 유지케 하며 정자는 정관이라는 수송로를 통해 창고에 운반되었다가 때가 오면 생명의 생산공장인 여성 생식기에 사정된다. 이와 같이 고환이라는 공장에서 정자가 만들어지는 데는 약 2개월이 걸리고 창고까지 수송되는 데는 자기 크기의 10만 배나 되는 7m의 거리를 20일 전후 걸려 운반되며 창고에서 생명 생산공장에 사정되는 데는 약 10초가 걸린다. 이때 이 세 가지의 통로를 전부 차단하면 거세(去勢)술이 되고 정자의 수송로인 정관만을 차단하면 남자 불임술인 정관절제술이 되는 것이다. 정관절제술을 받은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엔 부득이한 사정으로 정자의 통로를 다시 이어달라는 사람들이 대학병원 비뇨기과로 몰려들고 있다. 서울대병원서 복원수술 받은 사람, 5명은 다시 아들딸 낳아 즉 ①자녀의 사망 등으로 아기가 다시 필요하게 되었을 때 ②심경의 변화로 자녀가 현재 이상 더 필요하게 되었을 때 ③경제적 사정의 호전 또는 주위 환경의 변화가 왔을 때 ④재혼했을 때 ⑤정신적 장애가 심할 때, 보통 의사들은 정관복원수술을 감행한다. 지금까지 서울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정관문합수술은 모두 52례(例). 이중 정자가 출현한 성례는 36례로 밝혀졌으며, 5례가 자녀를 다시 출산하는 행운을 누렸다.「남성복권」이 문자 그대로 실현된 셈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정관문합수술은 지난 64년 서울대학병원 비뇨기과에서 실시되었다. 최초의 수술자인 최수명(가명·42)씨는 1남 2녀를 거느린 가장. 가족계획의 수단으로 정관절제를 했는데 외아들이 갑자기 병으로 죽었다. 면밀한 사전 검사를 거친 뒤 복원수술을 실시, 이듬해에 남자 아이를 분만했다. 국수올 만큼 가는 절단된 정관을 다시 잇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여기에 소모되는 재료들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얻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난점이 있다. 남자불임증 환자도 늘어가는 경향, 11년 동안 10배 이상으로 정관복원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요즘은 절제수술을 할 때 미리 복원에 편리하도록 처리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 각종 사고사(死)가 늘어남에 따라 복원수술을 해야 할「케이스」는 점차로 많아지고 있으며 그 성공률도 거의 세계수준만큼 높아져가고 있다고 서울의대 비뇨기과 교실에서는 밝히고 있다. ◇ 남성불임증 남성불임증 환자는 1955년의 경우 전체 비뇨기과 외래환자 중에서 1.72%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러던 것이 연차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60년엔 3.7%, 65년엔 18%로 늘었으며 66년엔 22%를 나타내어 55년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와 같은 남자불임증 환자의 증가경향은 일반적으로 남자불임증에 대한 사회적 계몽, 사회적 인습에서 탈피하려는 남성측의 자각, 경제적 생활수준의 향상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체 불임부부의 40%나 되는 남자불임증의 원인은 - 첫째, 정자형성기능에 장애가 생겨서 오는 조정(造精)기능장애. 둘째, 정자수송로에 폐색이 있어 생기는 수정(輸精)기능장애. 셋째, 정액성분에 이상이 있는 활정(活精)기능장애. 넷째, 사정기능에 장애가 있어 생기는 사정기능장애 등으로 대변된다. 가장 많은 것이 조정기능장애이며 원인불명도 전체의 30%나 되고 있다. 정액검사별로는 무정자증이 47.15%, 정자 감소증이 35.26%이며 정상 및 기타가 16.81%로 나타나고 있다. 요즘 갑자기 남성 불임증이 격증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중요한 것은 각종 성병 후유증으로 오는 것과 직업, 기호품 과잉섭취에서 오는 것 등이 있다. 용접공·벤진·납(鉛)다루는 사람에 출산기능 잃는 사람 많아 고열 하에서 전기 용접이나 기타의 일을 오래하는 사람, 유기물질,「벤진」,「톨루엔」, 납 등을 취급하는 직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고환기능의 파괴로 불임증에 걸리거나 유산을 경험하게 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밖에 남자불임증을 유발하는 기호품으로는 - ▲ 담배 =「니코틴」은 배아상피에 파괴를 가져오고 정자의 운동성을 약화시킨다. 동물실험에서는「니코틴」의 투여로 임신율이 2분의 1로 낮아졌다. 사람에서도 하루에 20개비 이상의 담배는 임신에 해롭다. 준가임남자 188명 중 76명이 과도한 끽연을 하고 있었음이 보고되었다. ▲ 코피 = 하루에 20잔 이상의「코피」를 마시면 전립선 기타 정로(精路)에 자극을 주고 긴장, 과로를 일으켜서 임신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 알코올 =「알코올」만성중독은 다른 종류의 중독 때와 같이 세정(細精)관에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고 흔히 음위(陰萎)가 된다. 이와는 반대로 적당량의 음주는 최음제가 되고 때로 조루증이나 냉감증 부인의 치료목적에서도 효과를 본다. 근래 의학계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남성불임증 가운데 면역성 불임증이란 게 있다. 부부가 비정상 성교인 음경흡철증으로 남자의 정액을 빨아먹음으로써 부인이「알레르기」가 생기고 불임이 된 예, 성교결과 질이나 자궁 등의 성기 점막에서 정액 성분이 흡수되어 항체가 생긴 결과 불임이 된 예 등이 보고되고 있다. 최경만(가명·54)씨는 전통사회에서 자란 소위 양반집 자손. 20세 때 결혼한 부인에게 애가 없었다. 그로부터 얻은 첩이 모두 다섯 명, 하나같이 이들도 임신을 못했다. 50이 넘어서야 자신에 결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학병원 비뇨기과를 찾았다. 정액검사 결과 정자 감소증으로 판명되었다. 불임증 극복엔 집에서 노력할 일도, 배란기 등 택해 조절해야 남자불임증의 치료는 원인불명이 30%나 된다는 점에서 어려운 때가 많다. 보통 일반요법, 내분비요법, 조사(照射)요법, 외과요법 및 인공수정 등으로 나뉘는데 어느 것이나 면밀한 검사와 인내로써 치료에 임해야 성공률이 높다. 일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 ▲ 방사조절 = 임신능력이 낮은 남자는 5일 이상 금욕했다가 부인의 배란기를 찾아서 24시간 이내에 2회 이상 집중 성교한다. 가급적 부부의 극치감을 일치시키는 게 좋다. ▲ 성교체위 = 성교가 끝나고 음경을 발거(拔去)하기 전에 부인은 양다리를 가슴쪽으로 구부려 정액이 후질궁륭부(後膣穹窿部)에 괴어 유실되지 않도록 하고 20분간은 기침, 대소(大笑), 재채기 등을 하지 않는다. ▲ 수욕(水浴) = 온도자극 및 기계적 자극을 일으킬 목적으로 각종 좌욕, 세척을 온수 혹은 냉수로 하여 성 중추나 성기에 자극을 가한다. ▲ 최음제 = 발기중추를 자극하고 성기의 충혈 및 그의 흥분을 도모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서울대학병원의 경우 월 평균 30건의 남성불임증 환자가 찾아오고 있는데 이들은 진보된 현대의학의 혜택으로 놀랄만한 성과를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정관복원수술도 한층 호전된 외과기술의 덕분으로 그 성공률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료제공 = 이희영(李熙永)교수(서울의대 비뇨기과) [ 선데이서울 69년 2/9 제2권 제6호 통권 제20호 ]
  • [데스크시각] ‘웰컴 투 방폐장’이 되려면/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어느 정부, 어떤 장관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방폐장) 건립 대신에 연구재단을 설치한다고 생뚱맞은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방폐장 건립의 가장 중요한 성패요인은 바로 정부의 신뢰도입니다. 즉 과거 여러차례 실패한 것은 국민의 불신을 씻어내지 못한 탓입니다.” 일전 방폐장 건립 주무부처인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관련법을 제정해 모든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추진방식은 이젠 통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사업자 주도방식으로 바꿔 국민에 대한 홍보와 설득을 있는 대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희범씨’ 말대로 이번 방폐장 건립과정이 확 변했다.15일 4개 시군이 방폐장 건립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 11월2일 주민투표를 통해 최종후보지가 결정되게 됐다. 지금까지 그 절차와 과정이 순조로운 편이다. 종전과 견줘 범부 눈에 비친, 크게 달라진 점은 세가지다. 이 장관이 언급한 바를 되짚어보면 된다. 이를 ‘웰컴 투 동막골’ 영화의 주체와 비교해봐도 괜찮을 듯하다. 정부를 한국군, 지역주민을 북한군, 지자체를 유엔군으로 보면 어떨까. 이번 작품은 ‘부안사태’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결과물이란 점에서 종전과 차별화된다. 부안 방폐장을 처리할 때와 비교해 보면 정부의 입장과 지역주민의 자세가 괄목상대할 정도로 바뀌었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방폐장 건설이라는 국책사업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에 대한 안전장치를 갖췄다. 또한 유치지역에 대한 재정·행정적 지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진정성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엄청 유연해지고, 그야말로 법과 제도를 따르되 주민정서에 부합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주민들 또한 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지역이기적 행태에서도 상당히 탈피하는 성숙함을 보여줬다.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들 지자체는 지역발전의 호기로 삼을 대형호재로 인식, 전력투구하고 있어 10년을 맞은 풀뿌리자치의 착근을 기대케 한다. 그러나 갈 갈은 아직 멀다. 세가지 변화와 차이 속에 넘어야 할 산 또한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방폐장의 안전성을 기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완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당국의 말을 종합하면 방폐장은 지하 5중벽으로 둘러싸이게 설치해 안전하다고 한다. 연간 나오는 방사선량도 X선 촬영시의 10분의1, 남녀 연애시 나오는 자연량의 절반에 지나지 않아 인체에 해롭지 않단다. 이러한 안전성은 그러나 지진 등 최악의 천재지변까지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면밀한 대책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에선 드문 지진보다는 방사선이 지하수에 오염되는 사태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지적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또 하나 민주적 절차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폐장 후보지는 4개 지역 주민들의 주민투표 찬성률로 결정된다. 탈락하는 3개 시군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을 것이냐에 고심해야 한다. 유치과정에서 벌어진 경북과 전북, 그리고 경주·울산, 군산·서천처럼 이웃 지자체와의 갈등과 대립의 간극을 여하히 메울지 지금부터 대처해야 할 대목이다. 특히 환경시민단체들의 일리있는 주장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이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방폐장 최종후보지에 대해 다른 지역이 승복하느냐도 관건이다. 가장 적은 유권자수에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였을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 주민수와 유권자수, 투표율, 찬성률을 둘러싼 결정방식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다행스러운 건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긴밀하게 협조해 무난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굵직굵직한 국책사업이 참여정부 들어 주춤거리는 모습을 자주 봐왔다. 더이상 방폐장 건립에 기회비용을 치를 여유가 없다. 주민과 정부, 지자체가 ‘웰컴 투 방폐장’을 이끌어내길 기대해 본다. 필요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나서 그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유효한 홍보수단임을 제언한다. 모쪼록 국민들은 영화가 끝난 뒤 마음이 따뜻해지는 방폐장을 보고 싶다. 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pshnoq@seoul.co.kr
  • [베이비붐 세대 ‘퇴직 쓰나미’] 기고-은퇴 최대한 늦춰야 가정·기업·국가 ‘相生’

    최근 몇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면서 한국이 고령화 속도면에서 가장 빠른 사회가 되었으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가까운 장래에 닥칠 더욱 심각한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문제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2차 대전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을 일컫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40대가 대부분이지만 노동력의 규모로 볼 때에는 30대까지 베이비붐 세대로 볼 수 있으며 우리 노동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세대가 10년 뒤인 오는 2015년에는 50대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퇴직을 준비하거나 은퇴하기 시작함으로써 매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데 있다. 선진국의 경우 2008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앞두고 연금 급여가 증가하는 등 사회보장 비용의 급증과 함께 노동력의 부족을 우려해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후 재고용을 보장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과거에 청·장년의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고령자의 조기 은퇴를 유도하였고, 이에 따라 복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담을 감수했다. 그러나 결과는 복지 비용만 늘어나고 실업은 해소되지 않았다. 따라서 근래에는 정년 연장이나 연령에 의한 강제퇴직 금지, 정년후 재고용 등 은퇴를 지연시킴으로써 복지 재정의 부담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복잡하다. 선진국은 은퇴후의 사회보장이 뒷받침되어 있지만 우리의 경우 퇴직후에 안정된 연금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계층은 일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은 부모를 봉양하는 의무를 지니는 동시에 자녀 교육에도 많은 돈을 투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녀로부터는 부양받기를 기대하기 어려워 개인적으로도 노후 준비가 취약하다. 이러한 점 외에도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 퇴직이 이어지면 기업은 엄청난 퇴직금 부담에 시달려야 하고, 실업급여나 연금지출이 급증할 것이다. 아울러 일을 중단함으로써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어 의료비 부담과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개인이나 가정을 불행 속으로 몰아넣을 뿐 아니라 국가의 복지 비용 증가를 요구할 것이다. 복지 비용은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로 충당해야 하므로 취업하고 있는 세대나 기업의 부담은 그만큼 힘겨울 수밖에 없다. 복지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복지 이외의 사회간접자본이나 국방,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사회적으로는 가장의 조기 퇴직은 가정에서의 지위를 무너뜨리고, 가정이 흔들리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그렇게 되면 국가 전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게 되고 생산성도 떨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은퇴 연령을 고령화 수준에 연동할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25세 이상을 취업가능인구로 간주하고 취업가능인구 중에서 은퇴인구를 20% 수준으로 유지하는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계산법에 따르면 2005년 현재의 은퇴연령은 60세가 되고 2020년에는 65세,2040년에는 75세가 된다. 물론 복잡한 기업 환경과 노동현실 속에서 이러한 사회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사회 구성원들간의 타협과 양보를 통해 이루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업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도록 양보하는 대신, 노동계는 정규직 임금을 연공서열형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생산성에 연동하는 임금체계로 전환하는 데 동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고용안정과 임금구조의 유연성 조치들이 이루어지면 고령자에 대한 연공급여식 고임금 부담이 줄어들고 가급적 정년을 보장하거나 정년후 재고용의 형태로 은퇴 연령을 연장할 수 있다. 특히 은퇴하는 나이를 늦추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의 진보에 따라 고령자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육아 휴직제도와 유사한 교육 휴직제도를 도입하고, 제도의 운영 비용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할 수 있는 생산적이고 참여하는 복지국가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기업과 근로자, 나아가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가져오리라 생각한다. 최병호 보건사회硏 연구위원
  • 美최대 산별노조연맹 와해위기

    미국 노동운동이 내리막길 속에 최대 노동단체인 산별노조 총연맹(AFL-CIO)의 내분으로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었다. AFL-CIO의 구성원인 일부 핵심 노조들이 현 위원장 퇴진과 개혁 등을 요구하며 이번주 열리는 연례총회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노조들은 “과감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탈퇴할 것”을 선언, 해체 위기마저 맞고 있다. AP통신은 25일 서비스노조 국제연맹(SEIU), 전미 트럭운전자조합(팀스터), 식품상업 연합노조(UFCW), 호텔·직물연합노조 등 4개 서비스·유통 노조가 ‘승리를 위한 개혁’이란 별도 조직을 구성하고 연례총회 불참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 4개 노조는 AFL-CIO 조합원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한다.AFL-CIO에는 56개 노조,1300만명이 참가해 있다. 내분은 ‘신경제’를 이끌고 있는 이들 핵심 노조가 존 스위니 현 위원장의 사퇴와 개혁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줄어드는 조합원과 기금, 조합과 조합원의 위상 추락 속에 현 지도부에 반감을 가진 세력들이 새로운 방향성 설정과 지도자를 요구하면서 내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스위니 위원장 취임 당시 6100만달러이던 조합기금은 절반 수준인 3100만달러로 급감했다. 현재 미국 노동자 가운데 조합원 비율은 12.5%. 이 숫자도 하락세로 노동계는 10%선의 붕괴마저 우려하고 있다.민간기업의 조합원 비율은 8%에도 못미친다. 지난 50년대 미국 노동자 3명 가운데 1명 꼴이던 조합원은 제조업의 해외 이전, 자동화, 정보기술(IT)산업 비중 증가 등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급감하면서 제조업 쪽에 기반을 둬 온 AFL-CIO와 미국의 노동운동의 쇠퇴를 부추기고 있다. 보수층에선 AFL-CIO의 분열이 노동운동의 다양화라고 환영하고 있지만 진보진영에선 노동운동이 기업과 정치인들에게 더욱 휘둘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자서전 팔아 테러희생자에 배상”

    20세기 가장 지적인 테러리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유나바머(Unabomber:대학과 폭탄테러범의 합성어)’ 디어도어 카진스키(62)의 자서전과 편지 등을 매각해 정부가 이를 테러 희생자들에게 배상하는 데 쓰라는 법원 명령이 내려졌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미시간대학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카진스키는 지난 1978∼1995년까지 폭탄이 든 소포를 대학 연구소 등에 보내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였다. 카진스키는 뉴욕 타임스 등에 보낸 편지에서 “기술 진보가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기술의 전횡으로 여겨지는 것들에 저항하기 위해 폭탄을 보낸다.”고 동기를 밝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창설 후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아부으며 검거에 나섰지만 결국 그는 형의 제보로 1996년 은거하고 있던 몬타나 숲의 오두막에서 체포됐다. 2년후 유죄를 인정한 카진스키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1일(현지시간) 카진스키의 저작물 등을 정부 소유로 묶어두려는 미국 정부의 청원을 만장일치로 기각하고 자서전 매각 대금은 희생자 유족 등에게 배상하는 데 쓰라고 판결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희생자 유족 등이 배상받을 금액이 1500만달러선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원고인 정부측은 그의 저작물을 매각하는 것은 범죄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행위이므로 허용돼선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초 카진스키는 자서전 등을 미시간대학에 기증하고 이 대학은 사회 저항행위를 연구하는 도서관에 그의 저작물을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생명복제’ 왜 희망인가] 복제기술 실용화 눈앞… ‘무병장수’ 현실로

    [‘생명복제’ 왜 희망인가] 복제기술 실용화 눈앞… ‘무병장수’ 현실로

    생명복제의 일부인 줄기세포 연구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불치·난치병 환자들에게 구체적인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황우석 박사의 연구 성과가 공개되면서 처음 접하게 된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복제 기술이 실질적으로 질병 치료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의 기대는 막연한 것이다. 이런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황우석 교수의 강연 내용을 토대로 향후 10년을 전후해 줄기세포 연구를 포함한 생명복제 기술이 인류에게 안겨줄 희망의 근거와 분야별 연구의 진척도를 살펴본다. ●동물의 번식과 개량 유전적 진보를 얘기하려면 개체를 대량으로 번식시키는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젖소의 경우 형질이 우수한 젖소를 번식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개체를 대상으로 여러 대(代)를 거듭해 질병 감수성 등 특성 형질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우량형질 발굴 및 보존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가축 중에서 우량종을 가려낸 뒤 복제를 통해 능력 개량을 이룬다면 축산업의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이 같은 복제기술의 실용화는 3∼5년 후면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치료용 단백질 생산 질병 치료에 매우 중요한 치료용 단백질은 공급량이 태부족해 값이 비싸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혈액을 정제해 추출하기도 하나 역시 고비용과 2차 감염이 문제다. 이런 단백질을 형질전환 동물의 젖이나 오줌, 혈액에서 대량으로 얻을 수 있게 되는데, 여기에 적용되는 기술이 바로 체세포 핵이식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원하는 복제동물 실험군 확보가 가능해 치료용 단백질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세계적으로 화상이나 창상 치유에 연간 600t이나 소요되는 인간 혈청알부민의 경우 유전자적중(gene targeting) 기술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미국, 영국 등지에서 일부 성공사례가 발표됐으며, 국내에서도 10년 이내에 산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정 영양물질 생산 송아지에게는 이상적인 우유지만 인간에게는 모유보다 못하다. 이런 우유의 성분을 인간에게 적합하게 바꿀 수 있을까? 체세포 핵이식 기술과 유전자 적중기술은 이런 기대를 현실로 바꿀 수 있다. 우유를 개별 소비자군이 필요로 하는 영양상태로 바꿔 생산하는 것. 예컨대 우유의 특정 단백질에 면역반응을 보이거나 락토오스 같은 성분을 분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성분을 제거한 우유를 생산,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 역할은 형질전환 복제 젖소가 맡게 되는데, 역시 향후 10년 이내에 실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이식용 동물 생산 심장, 안구 등 절대적으로 부족한 장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려면 지금의 기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공 장기의 개발과 형질전환 기법에 의한 장기제공용 동물의 생산, 줄기세포 및 조직공학적 접근 등이 필수불가결하다. 특히 형질전환 동물에 의한 인간 장기의 대량생산은 면역 거부반응, 종(種)특이성, 미생물학적 감염 위험성 등의 난제가 있지만 이런 문제를 형질전환 및 체세포 복제술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동물에서 인간의 장기를 얻기 위해서는 동물과 인간 장기의 해부학적 유사성, 생리학적 적합성 및 대량 생산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여기에 부합하는 동물이 바로 돼지다. 돼지는 인간과 면역체계가 다르고, 병원성 미생물의 전파 가능성도 있어 당장 실용화하기는 어렵지만 돼지의 세포에서 인간에게 이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한 뒤 이를 복제하고, 여기에 미생물을 통제할 수 있는 사육시스템을 적용한다면 머잖아 인간이 필요로 하는 장기를 제공할 돼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줄기세포 치료) 백혈병, 파킨슨병, 당뇨병 등 세포성 질병에 세포이식치료가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은 면역 거부반응이라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환자 자신의 세포를 채취해 이를 원하는 치료용 세포로 만들어 이용한다면 치료효과는 훨씬 좋을 것이다. 여기에 적용되는 기술이 바로 인간배아 복제술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는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체세포 복제에 의한 배아 줄기세포 확립은 아직 세계적으로 성공 사례가 없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주목받는 것은 체세포 복제에 의한 배아 줄기세포 확립을 겨냥한 연구를 통해 그 직전 단계인 배반포 배양까지 성공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여기에서 얻어지는 난치·불치병 치료 효과는 그 범위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는 게 의학계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 도움말 :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취임1년 맞은 로플린 KAIST총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취임1년 맞은 로플린 KAIST총장

    인생의 진정한 본질은 무엇일까.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한 과학자에게 물었다.“회전목마에 가까이 다가가서 요요에 휘감겨버리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마음속에 두 가지의 서로 모순된 원초적 충동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사물을 본질적으로 단순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본질을 통해서 심오한 의미를 찾으려는 것이란다. 아울러 “우리가 우주의 주인이지만 우주가 우리의 주인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과학자는 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詩)라면서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누가 바람을 보았는가/당신이나 나는 보지 못했다/그러나 나무들이 고개를 숙이는 것은/바람이 지나가고 있다는 뜻이다.’-크리스티나 로세티(영국시인,1830∼94년) 지난주 굵은 비가 쏟아지던 날 대전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찾았다. 로버트 베츠 로플린(55) 총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199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플린 총장이 최근 한국생활 1년째를 맞이했다. KAIST 본관 2층 총장실. 통역을 맡은 총장실 수석비서 이현경씨가 배석했다. 총장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서류뭉치 몇개가 놓여 있을 뿐 생각보다는 단순하고 정리된 분위기였다. 로플린 총장은 때마침 일주일동안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후였다. 자연스레 휴가 얘기부터 나왔다.“초등학교 선생인 아내와 함께 하와이에서 모처럼 휴가를 즐겼다.”면서 좋은 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특유의 함박 웃음을 지어보였다. #KAIST개혁 추진·예산확보 순조 이어 취임 1년을 회고하면서 “처음보다 전체적으로 안정됐다.”며 “예산 확보나 개혁안 추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국민, 과학기술부,KAIST 안팎의 교수와 학생들과 만나면서 대학의 비전에 대한 얘기도 다 잘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어 실력이 궁금해졌다. 항상 ‘한국어 입문’ 책자를 들고 다닐 정도의 열정을 보여왔다.“아직 초보적 수준이다.(언어공부가)유소년 때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면서 비서나 기사한테도 많이 배우고 있단다. 또 지나가는 버스의 행선지나 도로의 간판글씨 등을 읽을 수는 있으나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언어를 배우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며 독일어를 별 어려움 없이 구사할 때에도 지금처럼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고 비유했다. #한국어 열심히 배우나 아직은 초보수준 한국의 정치와 생활문화에 대한 느낌을 묻자 망설임 없이 “(정치문화가)여타 다른 산업국가와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현재 여야가 제대로 형성화(form)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독재정권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 100%가 안 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진보성향의 열린우리당이 먼저 형성화됐고, 또 (보수와)융합도 나름대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의미를 두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야당의)길을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중을 위한, 인민을 위한, 가진 자들을 위한 정당 등은 고대부터 내려온 정당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생활문화와 관련,“가족중심의 성향이 매우 강한 문화”라면서 “미국이나 유럽, 중국보다도 가족 단결력이 훨씬 강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의 정체성이 다 형성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복잡한 일, 즉 중국과의 관계, 일본의 식민지배 등의 영향으로 현재 기성세대들은 한국적 정체성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의 젊은이들은 나름대로 개성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이 유럽의 문화를 도입하면서 미국적 개성을 만든 것과 비슷하다는 것. #한국문화, 가족단결력 강하지만 정체성 부족 “한국인들은 원래 안 좋은 얘기하는 것을 아주 꺼려하지요. 하지만 젊은이들은 추악함을 감추는 것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성세대와의 간격을 인지하면서도 (추악함에 대해)표현하려고 하지요.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겁을 먹지만 이는 나라가 발전하면서, 사회가 투명해짐에 따라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생활에서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전제한 뒤 “미국에서는 학생들만 가르치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행정까지 맡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특히 (KAIST내의)성문화된 법규나 연구기록, 원칙과 시행사항 등이 정비가 잘 안 돼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연구실적에 대한 평가나 더 나은 연구수준은 주도면밀한 기록풍토에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달말 국내 처음으로 전담변호사(General Counsel)제도를 두겠다고 밝혔다. 연구성과물 등 직무와 관련된 특허의 이익을 철저하게 연구자들에게 돌려 의욕을 북돋워주기 위해서라는 것. 전담 변호사의 자격 요건으로 ▲노동법 ▲지적소유권 ▲자산관리 ▲정부와의 관계 ▲관련법규 성문화 능력 등을 들었으며, 전문가 한 사람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팀제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럽과 미국의 대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행한 제도라고 귀띔했다. #더나은 연구 위해 전담변호사제 도입할 것 우리나라 과학교육 수준에 대해 “교육 자체는 뛰어나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는 왜 안 나오느냐고 할 때 교육투자만큼 결과가 부족하다.”면서 연구개발과 보상 등에 관해 성문화가 안 돼 있어 동기부여가 계속되지 않는 데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황우석 교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개인적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한다. 황 교수의 연구가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이에 따른 보상과 파생되는 윤리의 문제 등 법적 뒷받침이 선결돼야 한다. 법규가 좋게 정비된다면 미국보다 앞설 수 있는 분야”라고 대답했다. KAIST의 사립화 논란과 관련해서는 “논쟁은 이미 끝났다. 일부에서 고의로 부풀리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구조조정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정부에서 학생공급을 하는 것이 아닌 학부모들이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는 체질개선 작업”이라고 역설했다.“어떤 조직이나 개혁을 하고자 하면 반발세력이 나타나게 마련이며 갈등의 기간은 이미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정한 개혁은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중요하지 참모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일부 참모들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지난 4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실시한 혜성과의 충돌실험에 대해 “단지 물체를 쏴서 맞혔다는 것뿐이다.”고 더 이상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최근 그가 집필한 ‘새로운 우주’를 반쯤 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와 나’‘나와 우주’를 설명한 부분에 대해 불교사상이 담겨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연구신념은 종교적 충동과 비슷하다. 뭐든지 정형화된 것은 없고 또 변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고교시절엔 대부분 실험실서 보내 캘리포니아 출생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루는 변리사인 삼촌한테 우연히 레이저에 대한 얘기를 듣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고교 때에는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 학교공부에 대한 흥미보다는 대부분 실험실에서 틀어박혔다. 졸업무렵 그의 과학적 평가가 인정돼 버클리대학에 진학했다. 만약 학력고사로 평가받았으면 대학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해진다. 대학에서 수학전공을 한 뒤 79년 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공 외에도 박식하고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생활 1년 동안 교향곡 2곡을 작곡할 정도로 수준급의 피아노 실력. 앉아 있을 때에는 늘 뭔가를 기록하고 집필하는 버릇이 있다. 또 철학 문학 음악 미술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관련 서적을 읽는다. 그래서 ‘살아 있는 다빈치’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해킹방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낼 정도의 컴퓨터 솜씨 또한 뛰어나다. 학교에서 관사까지는 15분 거리로 늘 걸어서 출퇴근한다. 주말에는 KAIST 앞 갑천 둑길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즐긴다. 식사는 한국식이다. 비빔밥 불고기 된장찌개 등을 직접 요리까지 한다. 무거운 짐을 번쩍 들어올려 ‘천하장사’ 못지않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로플린 총장은 늘 새벽 4시에 일어나 미국에서 온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캘리포니아 출생 ▲72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수학과 졸업 ▲72∼74년 미 육군 포병 복무 ▲74∼79년 MIT 물리학 박사 ▲79∼81년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 ▲85∼89년 스탠퍼드대 부교수 ▲89∼2004년 스탠퍼드대 교수 ▲2004년.7월∼현재 KAIST총장 ▲상훈 IBM펠로(76∼78년),E O 로렌스물리학상(85년), 올리버 E 버클리상(86년), 프랭클린 물리 메달(97년), 노벨물리학상(98년, 분수 양자홀 효과 입증)
  • 반미 神權국가로 ‘U턴’

    지난 24일 실시된 이란 대통령선거에서 강경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48) 테헤란 시장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자 서방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핵 활동 재개 등 이란의 대외 행보가 더욱 강경해져 중동지역의 안정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또 중동지역에서 급진적인 이슬람 운동을 고양시키고 반미·반서방 감정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첫 기자회견을 갖고 새 정부는 “평화와 중용”을 추구할 것이며,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미국이 적대정책을 유지하는 한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아마디네자드는 이날 발표된 최종개표 결과 61.7%를 득표,35.9%를 얻은 실용주의파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다. 그의 승리로 강경 보수파가 비선출직 권력기구뿐 아니라 선출직 최고 권력까지 모두 장악했다.●반미·반서방 노선 회귀 우려 미국 등 서방세계는 이란이 강경보수파인 아마디네자드의 대통령 당선으로 반미·반서방 노선으로 되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당선자는 26일 기자회견에서 핵개발과 관련,“우리는 에너지와 의료 및 농업분야에서 이 기술이 필요해 이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와의 핵 협상은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이란이 평화적 핵 기술을 추구할 권리를 강조하면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진보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으나 이 길에서 미국과의 관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미국이 계속 이란에 적대정책을 견지하는 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개선 및 핵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개혁파 후퇴,‘신권정치’ 강화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현 대통령이 해왔던 종교지도자에 대한 견제와 개혁·개방 노력의 구심점이 사라지게 된 것도 보수·강경노선으로의 복귀를 우려하는 이유다. ‘이슬람 평등주의’와 ‘이슬람 통치’를 강조하는 ‘서민의 아들’ 아마디네자드의 당선은 이란의 보수적 종교지도자들의 ‘종교적 지배’, 즉 ‘신권정치’에 더욱 힘을 실어주게 됐다. 개혁파가 후퇴하고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의 종교적 근본주의 분위기로 회귀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아마디네자드는 당선 직후 국영 라디오방송을 통해 “나의 임무는 현대적이고 발전된, 강력한 이슬람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 조앤 무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향후 행동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이란 정권이 자국 국민의 합법적인 희망이나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있는지 회의적”이라 비난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현안은 3가지. 핵개발 및 테러 세력의 비호 중단, 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정책을 버리고, 미국 주도의 중동민주화 구상을 받아들이라는 주문이다. 아마디네자드의 당선으로 이 세가지 현안은 더욱 미국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미국의 중동전문가들이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워싱턴에 중요한 현안들이 궁극적으로 종교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손에 맡겨졌다.”고 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미국의 극단적 중동정책에 대한 ‘역풍’ 아마디네자드의 예상 밖 압승은 부정부패 척결과 민생고 해결에 대한 중산층 이하 유권자들의 지지에 기인한다. 여기에 이란 유권자의 미국에 대한 강한 거부 정서도 반영됐다. 미국이 중동에 요구해온 개혁·개방에 대한 일종의 ‘역풍’이라는 분석이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주변국가들을 점령한 미국에 대한 경각심도 작용했다. 더욱 힘이 세진 이란의 종교지도자들과 “테러를 확산시키는 ‘악의 축’의 타도”를 외치는 조지 W 부시 정부가 어떻게 공존의 틀을 마련해 나갈지가 강경보수파 대통령의 등장으로 다시 중동미래를 결정케 하는 현안이 됐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꼭꼭 숨어라 과학 보인다”

    ‘극과 극은 통한다.’미술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온 계기로는 16세기 원근법 도입,19세기 카메라 발명,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 과학이론의 발달,20세기 후반 컴퓨터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즉 인간 감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미술작품이 이성의 산물인 과학기술과 맞물려 진보를 거듭한 셈이다. 세계적인 명작 속에 녹아있는 과학을 들여다본다. ●기하학을 모르면 화가도 아니다 15∼16세기 르네상스시대 초기에 활동한 화가 지오토의 ‘죄없는 학살’은 3차원적 깊이감, 즉 원근법을 살린 최초의 작품이다. 기존의 미술작품은 대다수 문맹자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돼 오로지 신에 대한 신앙심을 표현했을 뿐, 사실적인 묘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오토의 원근법은 초보적인 수준이었으며 자로 잰 듯한 수학적 원근법은 마사초에 의해 제시됐다. 이후 르네상스시대에는 원근법이나 비례법 등 기하학의 원리를 모르고는 화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을 크게 미쳤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이같은 기하학적 원리를 절묘하게 활용, 예수와 12명의 제자를 효과적으로 배치해 구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모나리자’에서는 기존의 정밀한 선을 활용한 원근법 대신 사물의 경계를 흐릿하게 처리해 원근감을 표현하는 공기원근법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모나리자의 신비감이 더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원리가 미술작품 전체를 지배한 것은 아니다. 수학적 원근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프란체스카의 ‘성스러운 대화’의 경우 그림 중간에 위치한 달걀이 원근법에 맞지 않게 크게 그려졌다. 이는 성모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됐다는 성스러운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즉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때론 과학을 희생시키기도 한 것이다. ●미술가의 눈은 곧 과학자의 눈 17세기 바로크시대에 접어들면서 화가들은 선과 색채 대신 빛과 어둠이 주는 광학적 효과를 작품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바로크의 거장 카라바조는 ‘의심하는 도마’ 등에서 빛을 극적으로 활용해 인간의 심리상태까지 묘사했다. 이어 램브란트의 ‘야간순찰’도 작품에 역동감을 불러오는 매개체로 빛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은 이 작품이 명작으로 손꼽히지만 당시에는 작품 외적인 요소 때문에 램브란트가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순찰대원들의 얼굴은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한 후원자들이었으나 그림이 완성된 후 얼굴이 어둠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자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소동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북유럽의 모나리자’라는 평가를 받는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도 빛이 들어오면서 뺨과 콧날의 선을 투명하게 처리해 해체함으로써 특별한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이처럼 빛을 포함한 외부세계에 대한 세심한 관찰은 18세기말 영국 풍경화에서 꽃을 피운다. 자연의 현장감을 살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과학자의 눈을 빌려 대기의 흐름까지 그림에 표현했다. 영국 풍경화의 대부 컨스터블과 영국 최고의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터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과학이 어려워지면 미술도 어려워진다 그러나 19세기 카메라의 발명은 이같은 화풍을 위기로 몰아넣었으며 동시에 인상주의를 비롯한 근·현대미술을 낳는 씨앗이 됐다. 마네의 ‘오페라 홀에서의 가면무도회’에서는 16세기 이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던 원근법이 파괴됐다. 이는 2차원적인 평면에 3차원의 공간을 표현할 수 없다는 회의에서 출발,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겠다는 의도였다. 모네는 ‘노적가리 연작’ 등의 작품을 통해 빛에 의해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모습을 그려냈다. 모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태와 색채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한 장소에 14개의 캔버스를 놓고 동시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또 세잔의 ‘생 박토아르 산’에서는 한쪽에서만 들어오는 빛, 한 지점에서만 바라보는 시점 등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미술에서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과 파괴 현상은 20세기 초반 각종 과학이론이 발표되면서 더욱 증가했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달리의 ‘기억의 고집’에서 등장하는 늘어진 모양의 시계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영향을 미쳤다. 즉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시간의 속성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또 입체주의 화가인 파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X-레이의 등장으로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해지자 사물을 기하학적으로 해체, 표현한 것이다. 특히 이처럼 과학의 영향을 받는 미술은 20세기 후반 컴퓨터 등 이미지를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과학과 미술의 경계가 사라지기도 했다. 광학적인 착시효과를 이용한 옵티컬아트의 경우 과학이 곧 미술이라는 사조도 만들어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아인슈타인처럼 새로운 과학적 비전을 제시하는 과학자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이 앞으로 예술가로 성장한다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 도움말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미술학부 겸임교수)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도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쿄 시내 시오도메의 덴쓰빌딩 47층 ‘지팡구’나 시내 한복판 도쿄돔호텔 4층의 ‘유교안’ 등 고급식당은 요즘 예약이 어려워졌다. 골프장의 부킹도 힘들어졌고, 할인요금은 사라졌다. 장기 불황시대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와 소비·생산·수출 등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장기불황의 터널 끝에 서 있는 일본이다. |특별취재팀|최근 1∼2년 사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고 있다. 도쿄 시내의 시오도메, 롯폰기, 시나가와 등에는 40층 안팎 초고층 빌딩들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으로 속속 들어섰다. 요즘은 도쿄역 부근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10∼20년 후를 대비한 상징적 모습으로 꼽힌다. 국회 주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정책의 결정판이라는 우정사업 개혁문제로 시끄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까지 시사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내 ‘우정족’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8명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1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자는 주장과 우정민영화 절충론이 9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집권 5년차로 들어선 ‘고이즈미 개혁’은 곳곳의 철밥통을 깨고 있다. 사법개혁, 도로공사 민영화, 연금개혁, 국립대학 등의 특수행정법인화, 기초자치단체의 대대적 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공무원들도 실적주의가 도입되고, 국회 직원 수도 대폭 축소된다. 그런 탓에 인사, 돈, 정보의 3대 축으로 이뤄지던 낡아빠진 파벌정치도 크게 약화됐다. 민간부문도 낡은 것을 벗어던지는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흥 인터넷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 등 30∼40대의 야심찬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등을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계 등 전 부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넘쳐난다. ●거품과 비효율이 제거된 10년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이즈반도 해안지대에 가면 폐업했거나 휴업 중인 중규모 호텔들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시절 과도한 접대비로 회사나 각종 단체의 연수, 회식 등의 ‘이벤트 손님’이 사라진 것이 이런 현상을 촉발한 것이다. 기업들도 대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기업들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체력을 강화한 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와코 주이치 수석연구원은 분석한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도 “지난 10여년간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거품붕괴는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통신사 특파원 출신의 자유기고가 도쿠모토 에이치로는 “학연이나 지연, 파벌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능력에 의해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특히 IT업체의 창업이 활발해지며 기득권적인 기업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싹이 보인다 일본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배달을 요청하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던 것은 옛말이다. 급행료를 내면 다음날 혹은 당일도 배달된다. 관청이나 기업, 은행 등도 민원을 신청하면 종전엔 1∼2주일가량 기다려야 했으나 지금은 빠르게 해결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 경영도 요즘 기업들의 화두다.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95년 사장 취임 때 “해외사업을 위해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 오늘의 초일류 자동차 기업을 일궈냈다. 한 발 앞서 문제점을 개선하고,1초도 아낀 부품조달 등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본인만에 의한 기업경영도 옛말이 됐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마쓰다 등 5대 자동차 업체 중 닛산 등의 3개사 최고경영자가 한동안 외국인이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소니도 22일 주주총회에서 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회장으로 정식 추대한다. 스피드 경영은 일본 최대 IT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온라인 쇼핑몰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등 신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거품붕괴 이후 위기경보 강화돼 요즘 마루젠이나 기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에 가면 ‘허구의 경기회복’,‘국가재정파탄’,‘희망격차사회’‘이극화 일본’ 등 향후 일본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서적들이 넘쳐난다. 거품붕괴 뒤 일본에선 ‘위기에 대한 경보’가 발달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거품경제 내내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일본의 장밋빛 미래만을 찬양하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그 반성으로, 사전 경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인 오노 게이코는 “지난해 시중에 경제가 좋다는 책들이 넘쳤는데 실제 GDP는 2분기나 마이너스였다. 반면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책들이 주류다. 그것은 경기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후유증, 그늘도 많이 남겼다 5월말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오이마치역 인근의 라면가게와 술집 밀집 골목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실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등의 서민들에게는 장기불황 후유증이 큰 것이다. 장기불황의 그늘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10여년 동안 고용을 기피,“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연구소도 91년 이후 신입사원 선발을 안한 곳이 많아 기술·기능 전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이상 된 사원이 오차 심부름을 하는 곳이 많다.”라고 환동해권 경제연구소 에리나의 미무라 미쓰히로 연구원은 우려했다. 글로벌화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에는 미국·중국 등 다국적 사원이 많다.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사원간 의사소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정사원, 계약사원, 촉탁사원, 파견사원 등 사원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 화합이 어려워진 것도 큰 숙제로 부상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회적 과제다. taein@seoul.co.kr ■ ”日은 대수술 막 끝낸 환자” 후카가와 도쿄대교수 인터뷰 |특별취재팀|“일본경제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 같은 상황이다. 연간 0∼2%의 성장을 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그나마 이전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이고 미국·중국 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일본 경제의 상태를 이같이 요약했다.10여년의 장기불황 기간 중 중반까지는 재정의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우왕좌왕했지만, 이후 실효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7년 정도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과 이후 기업·가계 부문의 의미있는 개혁들도 진행됐고, 제조업이나 은행 등의 부채 처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개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일본을 부정적으로 짓눌렀던 학벌지배 현상이 약화되는 등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오랫동안 도쿄대 법학부 출신들이 경제부처를 좌지우지했으나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경제분야 인재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부실기업과 구조조정이 늦어진 기업들이 망해도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법 정비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주가 저평가론을 부인했다. 나아가 지금까지는 시장을 공업기술이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스피드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며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성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일본의 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본은 ‘조용히, 천천히 성장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그러면서 환경기술에서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할 경우 제1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태풍 등 환경·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환경·기상기술 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750조엔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김상연기자의 “일본은 있었다”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쇼군은 군병의 일을 힘쓰지 아니하여 사람들이 포성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지난달 16일 특별취재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머릿속은 1636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과 인조(仁祖)의 대화로까지 달려 올라갔다. 일본 근대화의 배아를 잉태했던 그 도쿠가와 막부시대로부터, 근대화를 완성한 120년 전 김옥균(金玉均)의 황망한 도일과 40년 전 김종필(金鍾泌)의 다급한 방일, 그리고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현재진행형인 독도, 야스쿠니 등등…. 번잡한 상념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개별과 집단 사이… 도쿄시내 남쪽 시나가와역에서 처음 맞닥뜨린 거대한 인파는 이방인을 익사시킬 것만 같다. 바쁜 걸음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람의 물결은 윌리엄텔 서곡 2부의 리듬을 연상시킬 만큼 일관성 있게 빠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돌변한다. 식객의 주류는 혼자서 밥 먹는 사람들.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후다닥 먹고 서둘러 나간다. 전철역 인파를 보고 ‘일본은 있다.’고 하고, 식당안을 보고는 ‘일본은 없다.’고 하는 건가? 식당안의 그저그런 ‘나카무라’들이 고니시 유키나가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촉매’를 만나면 전철역의 위협적인 검은부대로 변신하는 건 아닐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아무리 붐벼도 열차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몸을 밀치며 올라타지 않는 사람들. 도로에선? 횡단보도를 밟고 선 자동차는 없다. 자로 잰 듯 정차해 있다가 일제히 평행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행렬. 각박함이 지배했을 법한 ‘잃어버린 10년’도 일본인의 소프트웨어 진보는 막지 못했다. 계층과 빈부를 막론하고 국민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질서의 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축적의 발현일 것이다. 그것이 메이지(明治)유신에서 발원한 전체주의적 교육의 소산이든,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두려워하는 일본인 특유의 DNA 때문이든. ●전통과 외래 사이… 서울보다 사람이 많다는 도쿄지만 식당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전통 일본풍이다. 그러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는 ‘자본주의의, 자본주의에 의한, 자본주의를 위한’ 일본의 다른 얼굴이다. 고층빌딩들의 앞면에 매달린 대형 광고전광판에서부터 바닥에 엎드린 소규모 상점들의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볼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소리를 누르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동원하는 메커니즘은 초기 자본주의의 원초적 경쟁을 연상시킨다. 전통과 외래가 자본이라는 동질의 목표를 향해 각개약진하는 모습은 불안하면서도 절묘하다. 인상적인 점은 억압보다는 방임으로 균형을 맞춰 가고 있다는 것. 여고생들이 미니스커트에 가까운 교복을 거리낌없이 입고 다니는 광경에서 전통과 외래의 절묘한 ‘팽창 시너지’가 느껴졌다. “그래, 일본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일본은 있었습니다. 언제든 계기가 주어지면 무섭게 뭉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였습니다. 방비를 게을리 하다간 장래에 큰 화가 다시 닥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carlos@seoul.co.kr ■ 도움 주신 분들 이번 한·일 수교 40주년 특별기획에 도움주신 분들을 2회에 걸쳐 싣습니다(무순입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중의원(부간사장) ▲구사노 다다요시(草野忠義)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 ▲다카하시 요시오(高橋由夫)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부국장 ▲구마가이 겐이치(熊谷謙一)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국제국장 ▲무쿠타 사토시(田哲史)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환경·기술본부장 ▲마스다 기요시(益田淸) 도요타자동차 이사 환경부장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자민당 참의원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민주당 중의원(역원실장)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민주당 중의원 ▲기타지마 가즈토시(北嶋一甫) ㈜기타지마 시보리 제작소 사장 ▲오이케 가즈오(尾池和夫) 교토대 총장 ▲사사키 미사오(佐佐木節)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 ▲나카무라 가즈야(中村一也) 교토대 총장 비서실장 ▲사고 노리치카(佐合紀親) 오사카대 우주물리학 박사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박사후 과정(오사카대 핵물리학 박사) ▲이시무라 시게이치(石村繁一) 남코(NAMCO) 사장 ▲히라이 아쓰오(平井淳生) 경제산업성 상무정보정책국 정보통신기기과 과장보좌 ▲나카지마 구니오(中島邦雄) 정책대학원대학 교수 ▲오카타 야스오(緖方靖夫)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국장, 참의원 의원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일본공산당기관지 新聞赤旗 외신부 기자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피스보트 공동대표 ▲다나카 쓰네유키(田中恒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노동정책본부 기획조사그룹장 ▲스즈키 아키히코(鈴木明彦)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 인사원 직원복지국제과 주임국제전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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