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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역사의 종언인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역사의 종언인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1980년대 말 외견상 견고해 보였던 옛 소연방의 해체를 몰고 온 고르바초프의 한 연설문을 읽고 당시 미국 랜드연구소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소련정치 전문연구원은 ‘역사의 종언’을 고했다.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의 핵심이 경쟁에 있다는,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벗어나는 주장을 했고 그 연설문을 읽은 후쿠야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가 현대 사회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그 뒤 전 세계적으로 ‘역사’는 끝났다는 주장이 확산되었고 최근 한국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 1987년 민주주의 이행 뒤 한국의 사회는 이념적으로 보수에서 진보로 이동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과거에 비하여 자신을 진보로 규정하는 시민의 숫자가 증가하고 평균적인 이념지표가 중도보다 조금 더 왼쪽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2006년 초 어느 신문은 한국의 이념성향이 이른바 영문글자 ‘C’ 모양과 비슷한 곡선을 타고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또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운동한다는 것이다. 그 증거는 19세를 포함한 20,30대 젊은 유권자의 이념성향이 과거에 비하여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든다. 이른바 ‘386세대’도 이제 40줄을 넘으면서 보수화되었다. 이 정도라면 대세가 바뀐 것이다. 세계적 신자유주의 흐름과 더불어, 과거 10년간 진보세력이 집권하면서 실정에 대한 회의와 개혁 피로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보수화를 최근의 정설로 받아들이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2006년 11월과 12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령이나 정당소속감에 상관없이 응답자가 경제적으로 보수적인 것은 사실이다. 정부가 경제는 시장논리에 맡기고 기업의 경제활동에 관한 규제는 풀어야 한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연령과 정당소속감에 상관없이 정치영역에서는 응답자가 진보적인 대답을 많이 했다. 응답자는 정부가 사상의 자유를 포함하여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 정치적으로 더 진보적이었고, 한나라당 지지층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더 반대했다. 한국 사회의 전반적 보수화에 반대되는 증거이다. 한국보다 산업화가 진전된 국가라고 해서 사회가 그다지 보수적이지 않다. 사회의 이념적 색채는 진자의 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인권을 강조하지만 유약했던 민주당 출신 카터 대통령 뒤에 옛 소연방을 해체시킨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이 큰 인기를 모았다. ‘역사가 종언을 고한 뒤’ 다시 한 번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가 등장했지만 오래 못가 가장 자유주의적인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에 의하여 교체되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초기에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지만 지금은 공화당 상원의원에 의하여 탄핵이 시도되는 지경이다. 만약 최근 한국 사회에서 보수적인 물결이 형성되었다면 그것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과거 10년 진보 측이 집권하면서 비판적인 의견과 대안이 없다면 한국의 미래는 더 희망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또 세월이 지나 보수에 대한 건전한 대안도 다시 생기게 될 것이다. 사람이 두 발로 걷고 새가 두 날개로 날듯이 한국 사회에서 끊임없이 진보와 보수는 견제와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발표한 지 10년을 맞아 자신의 주장에 대한 ‘재고(Second Thoughts)’를 제출했다. 현대의 자유주의적 국가체제가 절정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역사는 끝날 수 없다고 수정했다. 한국 이념의 역사도 이처럼 길게 보아야 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씨줄날줄] FTA 대연정/이목희 논설위원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보수진영간 대연정 비슷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착시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일시적 정책동조는 가능할지 몰라도 대선까지 이어지는 연정, 연대는 불가능하다. 설령 노 대통령이 큰 그림을 그리더라도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받아들일 리 없다. 그보다는 중도를 향한 수싸움이 깔렸다고 분석하는 게 옳다.2002년 대선에서 경제는 큰 이슈가 아니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반미(反美)로 진보와 함께 중도표 일부를 흡수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경제를 떼놓고 중도를 설득하기 어렵다. 경제개발을 앞세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중도를 넘어 진보표까지 잠식하고 있다. 한·미 FTA 이니셔티브는 한나라당의 중도 독점을 깰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다운스는 산토끼·집토끼 이론을 실증적으로 정리했다. 정권교체가 빈번한 민주국가에서 중간좌표에 머물고 있는 유권자를 누가 더 잡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결판난다. 좌·우, 진보·보수 정당의 정책이 결국 비슷해지곤 하는 이유가 된다. 집토끼는 어차피 찍게 마련이니까, 집에 가까이 있는 산토끼를 끌어들여야 승산이 있다는 논리다.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변신도 산토끼용이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FTA에 반대하는 범여권 후보들에 비해 한수 위라고 본다. 정동영·김근태·천정배씨는 정보와 승부사 감각에서 대통령을 따라가지 못한다. 한·미 FTA의 후유증이 있더라도 그것은 다음 정권의 얘기다. 기대를 부풀린다면 범여권에게 꽃놀이패가 된다. 참여정부를 경제파탄의 주범이라고 몰아붙이기 힘든 국면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유력 주자간 중도표를 둘러싼 머리싸움이 치열해질 것이고, 대통령의 심중에 올라타는 이가 범여권의 대표주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회에는 위기가 따르는 법. 노 대통령이 중도·보수로 과도하게 기울면 집토끼가 도망간다. 청와대가 어제 개헌 발의 방침을 강조한 것은 집토끼 단속용이다. 큰 방향성을 지키며 중도를 잠식하는 정치기술이 필요하다. 최고 정치고수를 가리는 본무대가 드디어 펼쳐지고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한·미 FTA 손익계산서로 말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미 FTA 손익계산서로 말하라/우득정 논설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앞으로 1주일 후면 마침표를 찍는다.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의 ‘끝장 협상’이 대미를 장식한다. 최종 타결시점은 30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고위급 회담에서도 자동차, 섬유, 의약품, 지적 재산권, 시청각 서비스 부문 등 핵심 쟁점에서 양국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지만 1년 2개월의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딜 브레이커’(협상결렬 요인)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한·미 FTA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타결이 되더라도 협상보다 더 험준한 국회 비준이라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벌써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미국이 정한 시한인 이달말까지 타결할 생각이라면 “김근태를 밟고 가야 한다.”며 다음 정권으로 넘기라고 요구한다. 천정배·권오을 의원 등 적잖은 국회의원들은 협상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미 FTA를 극력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은 보름 이상 단식 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도 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거듭된 각성 촉구에도 불구하고 진보를 표방해온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이 ‘반(反)FTA’ 기치 아래 속속 몰려들고 있다. 한·미 FTA 협상 초기, 전문가들은 “대외 협상이 절반, 대내 설득이 나머지 절반”이라며 ‘투 트랙 접근법’을 제시했다. 국내 이해관계자 설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국내 설득의 필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지난해 가을 한·미 FTA체결지원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기껏해야 인터넷 홍보 수준에 맴돌고 있다. 그러나 이젠 ‘아웃 복싱’으로는 안 된다. 협상 때와는 달리 주고받을 것도 없는 반대론자들을 ‘맨입으로’ 설득해야 한다. 정부가 여론에서 우위에 서려면 무엇보다 먼저 한·미 FTA가 남는 장사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한·미 FTA 추진 선언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국가경쟁력 향상, 투명성 제고, 신기술과 선진기법 도입 등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되는지 소명해야 한다. 분야별 손익계산은 말할 것도 없고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올 피해와 혜택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협상팀에 주문한 ‘장사꾼의 논리’가 얼마나 관철됐는지를 수치로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계산서는 지난해 3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최장 10년간 대미 무역수지 47억달러 감소(쌀 개방시 73억달러)가 전부다. 반면 미국은 한·미 FTA로 얻게 될 잠재적 이익을 170억∼430억달러로 추정한다. 반대론자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예속될 것이라느니, 광우병 소가 몰려 온다는 식으로 반미 정서를 자극하는 반대론으로는 곤란하다. 협상 내용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미국에 몽땅 내줬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펼치는 반대론으로는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최대 피해액으로 부풀릴 게 아니라 플러스 효과에 비해 마이너스 효과가 얼마만큼 더 크므로 반대한다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미 FTA는 국내 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상을 초월한다. 맹목적 찬성이나 반대는 금물이다. 국익을 생각한다면 국회 비준 때까지 치열한 공방을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 얼치기 전문가들이 판을 좌지우지하게 해선 안 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위원회 없으면 정부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정부 위원회의 역할과 관련,“대통령 끗발이 많이 죽었지만 정부에선 말발이 선다. 윽박지르고 누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자리를 만들어 조정·통합하는 것이며, 위원회가 없으면 정부가 안 된다.”며 위원회의 정책 조정·통합 역할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천 남동산업단지공단 경인지역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중소기업 정책분야 업무보고에서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힌 뒤 “감히 단언하건대 중요 위원회 몇몇을 묶어버리고, 손발을 잘라버리면 통합적 정책이라는 기능은 마비될 수 있다.”면서 “위원회를 호의적으로 봐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참여정부는 위원회 공화국’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 개의치 않겠다는 노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교육비 경감 대책, 저소득층 유아 육아비 지원 등의 정책이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 나와 ‘위원회 공화국’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비전 2030의 사상적 핵심은 보통사람, 뒤떨어진 사람을 포함해서 전 국민의 역량을 세계 최고로 밀어올리겠다는 것”이라며 “한국의 과학기술 진보의 혁신 수준이 굉장히 좋은 상태이지만, 문제는 첨단만 이렇게 갈 것이 아니라 전 국민 역량이 이렇게 가야 진정한 의미의 강국이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가장 똑똑한 사람의 자원도 인적자원이지만 가장 뒤처지는 사람의 역량도 인적자원이며, 전체 국민을 인적 자원으로 보고 이에 맞춰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언어논리 1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언어논리> ☞[PSAT 실전강좌] 언어논리1 (이론 및 예제, 실전문제) 바로가기 ※ 본문에 나타난 인과관계 또는 선후관계가 선택지에서 잘못 진술되는 것에 유의한다. 옳지 않은 선택지를 고르는 문제에서 정답에 해당하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① A로 인한 B를 B로 인한 A로 변형한다.(사례 : ‘철수는 우등상을 받았으므로 열심히 공부했음에 틀림없다. 따라서 영희에게 우등상을 주면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부지런한 농부들은 모두 많은 소를 갖고 있다. 이제 이 마을의 게으른 농부들에게 소를 많이 주어 부지런한 농부가 되게 하자.’) ② A로 인하여 B와 C의 두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B와 C를 인과관계로 잘못 설정한다.(사례 : ‘아기들이 홍역을 앓을 때마다, 그들의 몸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또한 아기들의 체온이 높이 올라간다. 고열 때문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것이 분명하다.’) ③ 원인이 아닌 것을 결과보다 선행됐다는 이유만으로 원인으로 간주하여 진술한다.(사례 : ‘나는 이전에 빨간 옷을 입고서 수학 시험을 보았는데 만점을 받았다. 나는 내일 수학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 위하여 빨간 옷을 입을 것이다.’) ④ 연쇄적 인과관계(A ⇒ B ⇒ C ⇒ D ⇒ E)인 경우에 근본적 원인, 직접적 원인, 간접적 원인을 잘못 지적한다.(사례 : A는 근본적 원인, B는 D의 간접적 원인, D는 E의 직접적 원인에 해당한다.) ⑤ A현상(행위)이 먼저 발생하고 그 다음에 B현상(행위)이 발생한 상황에서 발생 순서를 전도시킨다. (예제1) 다음 글의 중심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서로 공유하고 있는 이익의 영역이 확대되면 적국을 뚜렷이 가려내기가 어려워진다. 고도로 상호 작용하는 세계에서 한 국가의 적국은 동시에 그 국가의 협력국이 되기도 한다. 한 예로 소련 정부는 미국을 적국으로 다루는 데 있어서 양면성을 보였다. 그 이유는 소련이 미국을 무역 협력국이자 첨단 기술의 원천으로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만일 중복되는 국가 이익의 영역이 계속 증가하게 되면 결국에 한 국가의 이익과 다른 국가의 이익이 같아질까? 그건 아니다. 고도로 상호 작용하는 세계에서 이익과 이익의 충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수정되고 변형될 뿐이다. 이익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일은 상호 의존과 진보된 기술로부터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유토피아란 상호 작용 또는 기술 연속체를 한없이 따라가더라도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공유된 이익의 영역이 확장될 수는 있겠지만, 가치와 우선순위의 차이와 중요한 상황적 차이 때문에 이익 갈등은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다. ① 주요 국가들 간의 상호 의존적 국가 이익은 미래에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② 국가 간에 공유된 이익의 확장은 이익 갈등을 변화시키기는 하지만 완전히 소멸시키지는 못한다. ③ 국가 이익은 기술적 진보의 차이와 상호 작용의 한계를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는 실현 불가능할 것이다. ④ 세계 경제가 발전해 가면서 더 많은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국가 이익들은 자연스럽게 조화된다. ⑤ 국가 이익이 보다 광범위하게 정의됨에 따라, 한 국가의 이익은 점차 다른 국가들이 넓혀 놓았던 이익과 충돌하게 될 것이다. ※ 주제문은 맨 마지막 문장이다. 즉, 공유된 이익의 영역이 확장될 수는 있겠지만 가치와 우선순위의 차이와 중요한 상황적 차이 때문에 이익 갈등은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다.(인과 관계 유의) ③, ④‘이익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일’은 상호의존과 진보된 기술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⑤ ‘가치와 우선순위의 차이와 중요한 상황적 차이 때문에’ 이익 갈등은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다. 정답 : ② (예제2) 다음 글로부터 알 수 있는 진술을 모두 고르면? 조선의 소중화사상도 그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성장한 것이다. 소중화사상은 원래 두 가지 모순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 하나는 중화에 대한 사대적․모화적 발상이고, 다른 하나는 유교문화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중화와 질적으로 동등하다는 긍지에서이다. 화이사상은 원래 한족 중심의 세계관이었으며, 명․청 시대에는 동아시아의 폐쇄적 국제관계가 전개됨에 따라, ‘外夷’는 각기 독자적으로 華를 추구하고 다른 국가에는 夷로서 멸시하였다. 조선의 소중화의식도 그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성장한 국가의식 내지 민족의식의 표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화인 명과 이인 청의 교체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재편과 함께 세계관의 변화를 가져왔다. 조선은 두 차례의 호란과 명·청 교체를 경험하면서, 그 소중화 의식에도 반청존명의 모화감정이 치열해졌다. 宋時烈을 위시한 북벌론자들의 경우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으며, 그러한 북벌론적 소화의식이 당시 사상계의 저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러한 치열한 반청감정은 일시적 현상이었으며, 뒤이어 나온 실학자들에 이르러서는 華夷一也的 소중화 의식으로 바뀌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조선의 소중화의식이 원래 갖고 있던 두 가지 모순되는 성질, 즉 사대적 모화와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 가운데서 후자에 속하는 우월의식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변화에 대응하여 실학자들에 이르러 합리적으로 해석된 것이다. 일본은 명․청 교체를 華夷變態로서 환영하는 뜻을 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과 명의 경우와는 판이한 태도다. 임진왜란으로 무력을 한껏 과시한 그들은 덕천막부 체제에서 쇄국정책으로 일관하였으나, 지방의 領主들로 하여금 서양과의 일정한 교섭관계를 맺게 하면서 그들 나름의 세계관을 형성하였다. 그들의 무력을 바탕으로 하는 우월의식에서 천황을 중국의 황제와 동일시하고, 그 밖의 외국은 한 단계 낮춰 보는 이른바 일본형 화이관을 형성하였다. ㄱ. 조선의 소중화 의식을 실학자들은 전면부인하고 조선의 문화에 대한 우월성을 합리적으로 주장하였다. ㄴ. 국가별 세계관은 상대주의적 성향을 띤다. ㄷ. 중화가 여러 나라의 민족주의를 불러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ㄹ. 국가들의 세계관 변화는 국제질서의 재편을 초래한다. ㅁ. 통상적으로 과거 동아시아의 국제관계는 폐쇄성으로 일관하였다. ① ㄱ, ㄴ, ㅁ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ㄹ, ㅁ ㄱ. 사대적 모화와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 가운데서 후자에 속하는 우월의식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변화에 대응하여 실학자들에 이르러 합리적으로 해석된 것이다. ㄴ. ‘外夷는 각기 독자적으로 華를 추구하고 다른 국가에는 夷로서 멸시하였다’, ‘일본은 명․청 교체를 華夷變態로서 환영하는 뜻을 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과 명의 경우와는 판이한 태도다’ ㄷ. ‘外夷’는 각기 독자적으로 華를 추구하고 다른 국가에는 夷로서 멸시하였고 조선의 소중화의식도 그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성장한 국가의식 내지 민족의식의 표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ㄹ. ‘화인 명과 이인 청의 교체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재편과 함께 세계관의 변화를 가져왔다’라는 진술로부터 국제질서의 재편과 세계관 변화 간의 인과관계는 확실하게 도출할 수 없다. ㅁ. ‘명·청 시대에는 동아시아의 폐쇄적 국제관계가 전개’, ‘덕천막부 체제에서 쇄국정책으로 일관’으로부터 전체적 차원에서 폐쇄적 국제관계의 일관성은 잘못되었거나 알 수 없다. 정답 : ③
  • “대통령은 독선 버리고 조정능력 갖춰야 포퓰리즘 혁신없인 정부실패 반복될것”

    ‘바람직한 한국 대통령의 리더십은 무엇인가.’ 한국정치학회와 관훈클럽이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 대통령 리더십 학술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분석, 평가하면서 “독선을 버리고 조정 능력을 갖춰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차기대통령, 국민통합으로 리더십 위기 극복해야 고려대 함성득 교수는 “앞으로의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동안 악화된 경제적 상황을 일자리 창출을 통해 완화하고, 이념과 지역, 그리고 세대별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해 정치적으로 ‘다수파 대통령’이 되어 현재의 ‘대통령 리더십의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정치상황은 ‘안정과 개혁’ 또는 ‘보수와 진보’와 같은 타협이 어려운 ‘정치의 양극화 현상’을 낳고 있다.”면서 “이들간 갈등을 어떻게 해소해 조화시켜 나아가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대통령의 바람직한 리더십의 형성과 발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 교수는 실패한 미국 대통령 리더십의 특징으로 ▲명확한 국정비전의 결여 ▲타협능력의 결여 ▲미숙한 정치적 기술 ▲소통능력의 결여 ▲부정직성 ▲인격의 결여 등을 꼽으면서, 실패한 리더십에서 벗어나기 위해 ‘입법적이고 관리적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입법적·관리적 리더십과 함께 대통령 자신의 성숙된 인격, 또는 정신적 성숙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후 파격적인 발언과 행동은 탈권위주의에는 도움이 됐으나 보수층의 실망감과 경멸감을 높이고 국민통합을 위한 대통령 자신의 권위를 실추시켜 부정적인 소수파 대통령으로 남게 돼 사회불안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올 대선, 후보자 품위와 경륜 선호될 듯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2007년 대선은 이전의 대통령 선거와 비교할 때 후보자의 개인적 특성이 강조되는 선거로, 사회적 균열과 같은 구조적 요인보다 후보자의 개인적 속성이 중요하다.”며 숭실대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진보적 성향’‘품위와 위엄’‘안정적 인물’‘여론 중시하는 민주적 리더십’‘산업화에 공헌’‘도덕성보다 능력’‘경륜 있는 인물’ 등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았다. 강 교수는 “품위나 안정, 경륜 등을 선호하는 것을 볼 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차기 대통령의 원하는 리더십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역대 대통령 평가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다양한 리더십을 분석했다. 명지대 김도종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이 정부 수립과 한반도 안정 등 성과를 이뤘지만 출중한 능력이 독선과 오만으로 나타나 좌·우익 모두를 정적(政敵)으로 만들어 ‘실패한 지도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전주대 이강로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강력한 ‘경제 리더십’이 있었지만 부의 편중, 소외계층 양산 등으로 정치적 반대세력의 도전을 초래해 1970년대 이후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경남대 김용복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은 준비되고 전문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자신의 권력기반인 청와대와 호남 기반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한 것이 부정과 비리를 낳은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창원대 안병진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리더십을 현재의 민의(民意)보다 미래과제만 강조하는 ‘토플러주의’와 기득권층과 대립각을 세우는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질적인 혁신 없이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는 반복되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특파원 칼럼] 희망을 얘기하자/이춘규 도쿄특파원

    매주 토요일자에 세계의 흐름을 분석·진단하는 ‘특파원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춘규 도쿄 특파원,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이종수 파리 특파원,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이 현장의 시각을 담아 지구촌 쟁점과 현안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지구촌의 변화와 미래를 조망하는 유용한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일본에서 세번째 맞은 연말인 지난해 말 일본인들과의 망년회(송년회) 자리에서 “한국은 내전상태지요?”,“한국에 쿠데타가 일어난다지요?”라는 질문을 잇따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고건 전 총리와 전직 군 수뇌들을 비판, 예비역 장성 수십명이 집단성명을 낸 뒤의 일이다. 질문자들의 의도는 복합적이었겠지만 한국의 현주소와 세계속의 위상을 곰곰이 생각해 볼 수밖에 없게 했다. 마지막에는 대략 “일본 사람들은 혼네(속마음)로 사람을 대하지 않고, 다테마에(겉치레)로 대한다. 반면 한국인은 혼네로 사람을 대한다. 문제가 있으면 싸우듯이 토론하면서 해답을 찾아간다. 역동적인 한국인의 모습일 뿐”이라고 말해주면 질문자들은 수긍반, 의심반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고미야마 도쿄대 총장 등 만났던 일본 지도급 인사들은 한국의 역동성을 높이 평가했다. 여야가, 진보와 보수진영이 피를 튀기듯 다투고 대통령이 국민들을 놀라게 하는 등 정치권은 충격적이지만 한국 기업과 국민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했다. 기자도 세계속에 객관적으로 비쳐진 한국, 한국인은 더 이상 기죽을 필요없다는 걸 도쿄에서 확인했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한 일본학자는 한국정치도 치열한 갈등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진보 중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다. 한국은 경쟁국을 긴장시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외세력 공세가 예상되는 해’란 신년특집에서 삼성전자의 약진을 경계했다. 신문은 구미 기업을 제치고 특집면 머리에 삼성을 배치, 올 순익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취재 현장에서도 이탈리아, 일본 기자들로부터 한국업체 취재협조를 부탁받을 때는 우리의 바뀐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고무적인 소식도 많이 전해진다. 한국은 지난해 원고와 원자재값 상승, 북핵실험이란 악재속에서도 수출 3000억달러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세계 1위 분야도 매우 많다. 우선 인터넷보급률이나 각종 인터넷 관련 통계치가 그렇다. 삼성·LG전자는 지난해 세계 TV시장을 석권했다. 디스플레이분야서도 삼성·LG전자가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PDP) 제품에서 일본, 타이완 등 경쟁업체를 압도, 세계를 이끌었다. 조선업계도 ‘메이드인 코리아’가 세계를 휩쓸었다. 에어컨 시장점유율 세계1위는 LG전자다. 현대자동차도 세계시장을 질주했다. 한국인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도전정신은 미래를 밝게 한다. 세계의 심장부인 미국의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다. 지구촌의 재상인 유엔 사무총장에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취임해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자 프로골퍼들은 미국과 세계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고, 피겨스케이팅 김연아는 빼어난 기술과 우아함으로 세계를 매료시켰다. 이처럼 밖에서 보는 한국은 때로는 무질서하고, 정치과잉으로도 보이지만 이를 역동적으로 극복해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나라다. 국민들은 정쟁이나 북핵실험 등의 충격에 꿈쩍하지 않고 소임에 충실한 것으로 비쳐졌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적지 않은 문제도 안고 있지만 세계는 한국의 질주를 긴장의 눈으로 주시한다. 외국인들이 덕담하는 측면도 있지만 분명 한국, 한국인의 위상이 강해졌다는 것을 지난 3년간의 도쿄생활에서 재삼 확인했다. 그러니 새해에는 패배주의를 털어내자. 자학하지 말자. 서로 칭찬하자. 희망을 얘기하자. taein@seoul.co.kr
  •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가다] 핵융합연구센터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 ‘KSTAR’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가다] 핵융합연구센터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 ‘KSTAR’

    정해년 새해 우리나라를 미래의 에너지 종주국으로 이끌 ‘한국의 태양’이 대전에서 떠오른다.2007년 8월 한국기초과학기술지원연구원 부설기관인 핵융합연구센터에 들어설 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가 그것이다. 인류가 석유 등 화석연료 고갈 및 지구 온난화 극복을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나서면서 핵융합 에너지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21세기는 핵융합의 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10원으로 서울·부산 3번 왕복 중수소 추출 핵융합 에너지 기술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과 극한 첨단기술의 집합체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위상은 물론 관련 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성장엔진이다.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의 중심은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스마 상태이다. 초고온 플라스마에서는 가벼운 수소와 같은 원자핵이 서로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발생한다. 이때 감소한 질량만큼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것이 핵융합 에너지다. 즉 태양이 발생시키는 에너지를 생산해 활용한다는 프로젝트로 ‘인공태양’을 만드는 작업이 핵심이다. 무한·청정에너지이자 안전·평화에너지라는 점에서 차세대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1997년 EU가 만든 핵융합장치인 ‘JET’가 16㎿의 에너지를 방출한 데 이어 98년 일본의 ‘JT-60U’가 에너지분기점을 넘기면서 상용화 가능성이 인정됐다. 핵심기술은 크게 3개 분야이다.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생산하고, 가둬둘 수 있는 장치인 인공태양(토카막)이 필요하다.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는 연료의 개발도 수반된다. 인공태양은 이미 세계 각국이 핵융합장치를 개발 가동중이고, 연료는 지구에 상대적으로 풍부한 중수소와 3중수소를 사용할 수 있다. 중수소는 바닷물 1ℓ에서 0.03g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승용차가 서울과 부산을 3번 왕복할 수 있는 열량이다. 중수소 1g은 석유 8t과 같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럼에도 바닷물 1ℓ에서 중수소를 추출하는 비용은 10원에 불과하다.3중수소는 지구상에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 대신 1500만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리튬에서 추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 6번째로 ITER 가입 2006년 11월21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EU(25개국)와 미·러·일·중·인도와 우리나라 등 31개국이 ‘ITER 공동 이행협정식’에 서명했다.ITER는 대체에너지 개발의 심각성을 공감한 국가 공동체이자 2015년 프랑스 카다라쉬에 세워질 국제핵융합실험로의 이름이기도 하다. 우선 내년에 국제기구가 출범한다. 우리나라는 총건설비(50억 8000만유로)의 9.09%(4억 6200만유로)를 부담한다. 우리나라가 6번째 국가로 참여한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치열한 에너지 패권 확보 움직임 속에서 에너지 종주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호주와 캐나다가 기술력 부족으로 가입하지 못한 것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볼 만하다. ITER 계획에 의하면 2020년 핵융합발전을 통한 전력생산이 이뤄지고 2030년에는 핵융합발전소 건설이 진행된다. 화석에너지에서 본격적인 수소경제사회로 전환되는 것이다. 참여국은 성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가 넘는 우리나라가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뿐 아니라 수출국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자금만 부담하는 것으로 우리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현금분담은 9.09%의 22%에 불과하고 기술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파트 3000가구분의 시멘트로 지은 연구소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핵융합연구센터에서는 한국의 태양으로 불리는 ‘KSTAR’에 초전도 자석 조립과 급저온장치 부착 등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KSTAR는 내년 8월 완공돼 2008년 6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신재인 소장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물질을 가장 차가운 용기에 저장시키는 장치”라고 소개했다. KSTAR는 플라스마 온도가 초기 1억도에서 최종 3억도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냉각기는 영하 260도이다. KSTAR 연구실 내에는 기둥을 찾아볼 수 없고 벽의 두께가 무려 1.5m에 이른다. 아파트 3000가구를 지을 수 있는 시멘트가 사용됐고 천장에는 150t을 옮길 수 있는 크레인이 설치, 가동되고 있다. KSTAR는 ITER와 동일한 초전도자석을 사용하는 가장 진보된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 연구장치이다. 최첨단 기술이 총망라된 우리 기술의 결정판이라는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나라는 고효율의 플라스마를 장시간 가동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KSTAR 운영 경험은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기술의 파급성에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상용 핵융합로 개발의 핵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약 3000억달러로 추산되는 핵융합발전소 건설의 한 축에 서게 됐다. 초전도·초고온·극저온·빔기술 등 핵융합 원천기술과 플라스마 같은 파생기술의 실용화를 통한 신산업 창출도 가능해졌다. 나아가 ITER 조달품목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출 및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ITER 비준안에 대한 국회 통과 여부이다. 신 소장은 “KSTAR는 ITER의 축소판으로 운영결과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핵융합 에너지는 최첨단 기술이 총망라된 결정체”라고 말했다. 이어 “2040년대에 진입하면 핵융합에너지가 현 원자력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우리나라가)도약하는 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노대통령, 정책기획위원 50명 새로 위촉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김병준)의 위원 95명과 함께한 오찬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론’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역사의 진보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권리가 확산되고 권력이 보통사람들에게 나뉘어지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다음 과제는 자율적·창조적이며, 상호 헌신과 관용에 기초한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책기획위의 신규 위원 50명에게 위촉장을 줬다. 신규 위원에는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황우석 사태’로 사퇴한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 등이 들어 있다. 또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여성 헤드헌터 1호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등도 포함됐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대선주자 24시] (5) 손학규 前 경기지사

    [대선주자 24시] (5) 손학규 前 경기지사

    #장면1 “할아버지, 시원하시죠. 물이 뜨거우면 뜨겁다고 말씀하세요. 아버지를 이렇게 목욕시켜 드리는 게 소원이었는데….”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오전 9시30분 안양 노인복지센터를 찾았다. 치매와 뇌졸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목욕시키기 위해서다. 지난 1996년 복지부 장관 재직 때부터 1년에 한두 차례 해온 봉사활동의 일환이다. 그는 노인들을 목욕시킬 때마다 자신이 3세때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을 떠올린다고 한다. 물론 부친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집안에 보관 중인 사진을 통해 아버지의 얼굴을 봤을 뿐이다. 손 지사의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7남매를 키웠다. 손 지사는 옆에서 같이 목욕 봉사를 하던 정용대 안양시 만안구 지구당 위원장이 “할아버지, 지금 목욕시키시는 분이 누구신지 아세요.”라고 묻자 손사래를 친다. 노인들한테 좋은 일 한답시고 “내가 누구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불경스러운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냥 봉사활동을 하러 왔으면 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그러나 손 지사는 목욕행사를 마친 뒤 이날따라 노인의 얼굴에서 아버지의 얼굴이 자꾸 아른거린다고 고백한다. 그는 “대통령을 꿈꾸는 번듯하게 큰 자식의 손으로 아버지의 몸을 꼭 씻겨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오늘따라 무척 간절했다.”며 혼잣말을 던지면서 목욕탕을 나왔다. #장면2 21일 밤 10시 강남역 근처 한 감자탕집. 손 전 지사가 젊은이 30명과 함께 호프 미팅을 가졌다. 이날 밤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강연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연합 회원들과의 자리였다. 그는 맥주와 소주가 두 순배쯤 돌자 영어를 섞어가며 대학생들과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던 유학시절 얘기도 들려줬다. 손 전 지사는 “이념·지역·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한나라당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야 한다.”며 “청년, 학생 등 다양한 세력을 영입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장면3 22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 위치한 동아시아 미래재단을 찾았다. 말이 연구소지 건물 입구에 ‘활어타운’이라고 큼지막하게 씌어진 간판이 새겨진 창고 같은 건물이다. 입구를 찾지 못해 한참동안 건물 주변을 헤매다 건물관리 직원의 도움을 받아 왼쪽으로 돌아서니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3층까지 숨가쁘게 걸어 올라갔다. 용을 쓰고 계단을 올라가서인지 손 지사와의 단독 인터뷰는 다소 도전적으로 시작됐다. 자리에 앉자마자 최근에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불쑥 내밀었다. 이중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3.6%인 모 방송국의 조사 결과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그는 의외로 웃음으로 화답했다. 손 전 지사는 “아직은 일러요. 본선 경쟁력에 대한 판단이 개입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후보들의 검증이 본격화되면 ‘손학규의 가치’가 훌쩍 올라갈 겁니다. 정말 본선에 가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되는지를 냉정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반드시 올 겁니다.”라고 짐짓 여유까지 보였다.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재차 물었다. 그는 “민주화 투쟁 때는 온몸을 던져 투쟁했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일했다.”며 “이후 경기지사를 하면서 ‘CEO도지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경제 건설상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진보와 보수, 지역간 갈등을 아우르며 갈 수 있는 지도자는 자신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또한 한나라당이 ‘환골탈태’를 해야 정권을 잡을 수 있다며 특유의 개혁론을 이어갔다. 그는 “노무현 정권이 실정을 하고, 엉망이라고 하더라도 자동으로 뭘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이 한나라당의 지지로 (일시적으로)왔을 뿐이어서 당이 진정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집권하지 못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상)의미·전망] 한국인 국제기구 진출 활기 띨듯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상)의미·전망] 한국인 국제기구 진출 활기 띨듯

    유엔평화대학(UPEACE) 아시아·태평양센터는 유엔의 유일한 학위 인정 대학으로 서울이 아·태지역 글로벌 인재 양성의 메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졸업자들에게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인턴십 기회가 부여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을 계기로 촉발된 한국인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하는 UPEACE 유치 추진 내용을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아·태지역 글로벌 인재 양성 메카 UPEACE는 한국인들의 부진한 국제기구 진출만큼이나 국내에는 생소한 국제 기구다. 현재 26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130여명의 재학생이 있지만 한국인은 졸업생 2명, 재학생 1명에 불과하다. UPEACE는 1980년 12월5일 유엔총회 결의안에 의거해 조약기구로 설립한 유엔 부설 대학이자 유엔총회가 결의하고,36개국의 국제조약을 획득한 국제 기구다.1973년 일본 도쿄에 설립된 유엔대학(UNU)이 있으나 이는 순수 학술연구기관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석사학위를 수여하는 UPEACE와는 차이가 있다. 코스타리카 본교는 1999년 설립이 추진돼 2003년부터 환경·평화·안보학과, 양성평등·평화연구 학과, 평화 및 갈등연구학과, 국제법 및 인권학과 등 4개 학과 9개 석사과정에서 지금까지 262명(여성 151명, 남성 1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69개국에서 온 학생 137명이 재학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15명이 명예위원으로 있다. UPEACE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당연직 명예총장이며, 세계보존기구 사무총장에 내정된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가 총장을 맡고 있다. 내년에는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과 함께 새로운 UPEACE 총장이 선임된다. 졸업생들은 현재 국제사법재판소(네덜란드)와 유럽FTA(벨기에),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기구(뉴욕),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곳곳에 포진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인 졸업생과 재학생은 최정훈 유엔 거버넌스센터 연구관과 유네스코 근무 후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권순정씨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근무중인 정연걸씨는 현재 재학 중이다. UPEACE 유치로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의 진보적 평화의지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외의 명문대학과 연계해 글로벌 리더십 교육으로 발전시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친한파’를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UPEACE 입학생의 절반가량은 유엔이나 국제기구, 국제 NGO, 각국 NGO 출신 등이며, 절반은 국제 기구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다. 유엔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가경쟁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유엔 분담금 등을 고려해 나라별로 쿼터가 제한돼 있으나 UPEACE를 졸업하면 이 자격시험 1차 전형(서류시험)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 진출을 위한 커다란 장점이다. 인턴십은 제네바 센터와 뉴욕 오피스 등 상시협력기관을 통해 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입학하려면 공통적으로 학사학위 이상, 국제기구 인사의 추천서, 국제기구 경험 등이 필요하다. 영어 사용국가에서 학부를 졸업한 사람은 영어시험이 면제되지만 비 영어권 졸업생은 토플(600점 이상)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 ●부설 국제학교 설립 등 부수 효과 양천구는 현재 건립 부지로 목동과 신정동 등 3곳을 검토하고 있다. 센터에는 협력 캠퍼스를 둬 특성화된 전공 학위를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UPEACE와 연계해 국제 중·고등학교를 설립하고,U-IT(정보기술) 미디어 센터 설립, 연중 영어캠프와 모의 유엔총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하는 세미나, 유소년 및 청소년, 대학생 등을 위한 외국어 교육도 진행된다. 지난 10월24일 양천구를 방문한 UPEACE 조지 차이 부총장은 양천구의 교통과 시설 등의 여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양천구는 인천국제공항 1시간, 김포공항 20분, 고속철도 역사 20분 거리에 위치해 도심을 통과하지 않아도 돼 중국과 일본, 러시아,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 각국에서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또 SBS와 CBS 등 방송사와 방송회관 등 미디어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으며, 대학병원과 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 함께 인근에 약 4000가구의 오피스텔이 있어 최적의 주거 요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 뒤따라야 UPEACE와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서울의 한 자치구가 추진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유치 합의가 끝난 이후 UPEACE 유치에 정부와 서울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UPEACE 유치에는 정부 차원의 UPEACE 헌장 가입과 부지 무상 제공을 위한 관련법 정비, 재정 후원금 문제 등 정부와 서울시 차원의 도움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UPEACE 본교의 재정은 지난해의 경우 총 수입 790만달러(약 75억원) 중 96%인 750만달러를 후원금과 교부금으로 충당했다. 조현석 유영규기자 hyun68@seoul.co.kr
  • [문화마당] 천년을 사는 기술/황현산 문학평론가 고려대 불문과 교수

    프랑스는 역시 유별난 나라다. 하릴없는 사람들이 모여 ‘새해 반대 전선’을 결성하고 거리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서, 해당 웹사이트를 찾아가 보았더니 과연 “2007년의 통과를 적극 저지하라”고 동참을 촉구하는 슬로건이 자못 거창하다. 어이없는 장난이라고 치부해버리면 그만이겠으나, 거기에 엄숙한 어조를 들이댄다면, 지난 시대의 삶과 이 시대의 삶이 공존하고 살인적인 경쟁과 넘쳐나는 정보로 혼란한 세계에서 개개인들이 더 이상 외부의 시간질서에 기대지 않고 자기 자신의 고유한 시간을 안고 살려 한다는 식의 철학적 해석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따지고 보면 헛된 해석이 아니다.‘느림’ 또는 ‘느린 삶’을 표방하는 이런저런 교훈적 주장들이 사실 이 철학을 울타리로 삼는다. 세상의 공적 시간 질서를 거부하고 자신의 개인적 시간 속에서 삶을 기획하려는 태도가 사회적 반항의 표지로 나타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벌써 한 세기 반 전에, 보들레르는 ‘악의 꽃’의 시 ‘키 작은 노파들’에서, 군인들이 군악을 연주하는 공원 한 구석에 떨어져 앉은 한 노파를 이렇게 예찬한다.“아직도 꼿꼿하고 늠름하고, 단정함이 무언지 아는 그 여자는/저 씩씩한 군가를 목마른 듯 들이마시니/그 눈은 이따금 늙은 수리의 눈처럼 열리고/그 대리석 이마는 월계관을 얹기에 알맞은 품새네!” 척추가 내려앉아 키가 작아진 노파들은 이미 자본주의가 삶의 거의 유일한 형식으로 자리잡은 시대에 그 치열한 경쟁을 더는 따라가지 못하고 줄밖으로 물러서 있지만, 그렇게 물러서 있기에 세상의 분주한 발걸음이,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진보의 신화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살펴볼 기회를 얻는다. 승리하는 것은 그녀들이라는 보들레르의 암시는 조금 과장된 것이겠으나, 그녀들은 적어도 자기를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전설 속의 인물들이나 역사가 희미해진 시대의 인물들은 그 수명으로도 우리를 놀라게 한다. 단군은 1908년을 살고 신선이 되었으며, 노아는 950세를 누렸고, 삼장을 도와 천축국에 경을 얻으러 갔던 손오공으로 말한다면 석가여래의 법력에 눌려 오악의 암괴 아래 갇혀 있던 세월만 해도 500년이다. 그들의 삶이 특별했다고 하기보다는 계산방식이 특별했다고 해야 할까. 이를테면, 생명과 정신의 윤회를 믿는다면, 그 윤회 속에서 전생의 기억이 오롯이 보존되기만 한다면, 우리 같은 범인들의 나이도 천 년의 세월로 계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저 긴 수명의 전설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모멘토’ 같은 우리 시대에 만들어낸 이야기에 비추어 볼 때 더 좋은 설명을 얻는 것이 아닐까. ‘모멘토’의 주인공은 자기 아내가 살해된 날 이후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이다. 그는 자신이 알게 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메모를 해야 하며, 심지어 자신의 몸에 문신을 새겨 기억을 대신하려 하나 그 기록들은 연결되지 않는다. 그에게 10분 저쪽의 시간은 이미 기억이 지워진 전생과 같다. 그가 50년을 살건 60년을 살건 그 자아의 일관성은 10분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그의 수명은 10분이다. 그러나 이 10분 사내의 삶은 우리들이 지금 영위하고 있는 삶의 알레고리일 뿐이다.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우리의 삶은 일주일전이 벌써 전생이다. 그러고 보면 윤회도 일종의 기술이다. 나의 먼 기억과 다른 사람들의 기억을 지금 이 삶에 끌어들이고 운동하게 하여 이 시간에 깊이와 넓이를 주는 어떤 기술. 이제 전시기간이 이틀쯤 남은 만 레이의 전시회도 찾아가 보고, 요네하라 마리의 가슴 아픈 논픽션 ‘프라하의 소녀시대’ 같은 책도 찾아 읽고, 가난한 먼 친척의 안부도 챙기고, 조류독감으로 키우던 가축을 죽여야 하는 사람들의 애달픔도 생각해 보고, 그렇게 해서 우리는 또 하나의 삶을 살고, 그렇게 해서 우리도 천 년을 산다.2007년이 온다고 겁날 것은 없다. 황현산 문학평론가 고려대 불문과 교수
  • 세상을 바꾸는 문화창조자들/폴 레이 등 지음

    사회적 지위보다는 자기실현, 외부의 평가보다는 내면적인 성장, 물질적인 만족보다는 창조적이고 정신적인 경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문화창조자’이다. 요즘으로 치면 ‘로하스(LOHASㆍ건강과 환경을 중요시하는 생활스타일)족’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폴 레이와 심리학자 셰리 루스 앤더슨 부부가 함께 쓴 ‘세상을 바꾸는 문화창조자들’(임정재 옮김, 한스컨텐츠 펴냄)은 이 같은 ‘성숙 중심’의 가치관을 강조하는 신인류, 즉 문화창조자들을 다룬 책이다. 저자들은 미국 사회에서 규범·권위·질서를 존중하는 전통주의자와 물질적인 가치·성장·기술진보를 우선시하는 현대주의자들이 극단적인 대결구도를 이뤄왔다고 지적한다. 문화창조자란 이런 두 문화의 충돌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며 대안문화를 가꿔온 사람들이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연말 대중가요 공연 ‘풍요속 빈곤’

    12월이 되면 으레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엔 시야를 가득 채우는 공연 현수막과 포스터가 차고 넘친다. 그 많은 공연이 한날 한시에 막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가수들의 공연이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 보면 ‘풍요속의 빈곤’이 여실히 드러난다.12월이 한해 중 가장 큰 공연호황기라는 이유 때문에 준비없이 대박을 노리는 일부 공연기획사들의 관행은 한탕주의와 제살 깎아먹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음반 판매가 부진하고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음원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 손쉽게 음악을 골라 듣는 편리성과 경제성까지도 시스템화됐다. 이런 가운데 공연 관람료는 호황을 누리던 지난 2000년에 비해 무려 40% 가까이 인상됐으니, 웬만큼 검증된 공연이 아니고서야 공연장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빠듯한 지갑에서 10여만원을 꺼내 공연장을 찾는 일. 가수에 대한 애정과 공연문화를 향한 열정도 뜨거워야겠지만 그렇더라도 경제적 여건이 발목을 잡을 것임은 묻지 않아도 알 일이다. 우리 대중음악 공연계의 메커니즘도 해마다 발전해 볼거리로 넘쳐난다. 그에 발맞춰 가수들의 개런티도 고공 행진을 거듭하며 공연기획사의 숨통을 죄고 있다. 우리 공연계의 하드웨어-음향, 조명, 특수효과 등의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그동안 투자에 박차를 가해 관객의 눈높이를 높여 놓았다. 응당 수천명의 유료 관객이 들지 않으면 공연은 투자비도 건지지 못하는 악순환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정작 하드웨어는 혁혁한 발전을 거듭했으나 가수들이 쏟아내는 소리는 기술의 진보 속도를 누르는 감동과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 대중가요 공연이 ‘풍요 속 빈곤’이라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시월에 눈내리는 마을’ ‘이문세-독창회’(좋은콘서트 제작) ‘박강성 세가지 소원’(라이브플러스 제작) 같은 공연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흥행까지 성공한 좋은 사례다. 양희은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30·40대 팬들의 예매율이 가장 높았다는 사실도 ‘현란한 무대’가 중심이 아니라 가수가 내뿜는 ‘소리의 깊이’가 관객을 부르는 큰 요소임을 증명해 보인다. 지난 92년이었던가.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는 200여명의 관객이 촘촘히 어깨를 기대고 보잘 것 없는 무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광석의 기타 소리에 얹어진 그의 울림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으랴.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www.writerkang.com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4)신실사구시(新實事求是)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4)신실사구시(新實事求是)

    동양사상에서 실사구시(實事求是)라는 말을 자주 쓴다. 사실에서 진리를 구한다는 말이 철학적 담론으로 성하게 된 것은 중국의 청대 말 고증학파가 등장하면서 문헌고증에 의거해서 확실한 진리를 구하려는 요구에서였다. 그런 고증학의 정신이 점차로 학문 일반의 이념으로 퍼지면서 현실생활의 이익에 이바지하지 않는 허학(虛學)을 배격하는 실학(實學)의 정신으로 실사구시의 의미가 정착되었다. 그래서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나라의 부국강병에 이바지하는 학문인 실학(기술학과 경세학 등)을 하지 않고, 오로지 과거시험에 합격하기 위하여 사장(詞章)에만 전념하는 학문을 경멸하였다. 다산 사상을 음미해 보면, 그는 단적으로 행사(行事=일함)의 철학으로 일관했다. 그는 자기 시대의 현실을 혁파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주자학의 사변(思辨)을 멀리하고, 현실의 비리와 부조리를 근절하는 원시 유학사상인 공맹학으로 되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일함의 정신을 강조하는 그의 행사학은 두 가지의 각도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지성적으로 과학기술적 사고를 권장하는 실용적 지성론과 또 다른 하나는 시대의 도덕적 해이와 타락을 극복하려는 도덕적 의지론을 그의 행사학(行事學)이 각각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관점이 그의 철학에서 세련되게 접목되어 있지 못하다. 그런데 이 글은 다산의 사상을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산의 행사학적 초점불일치가 실로 그간 인류의 실학사상의 이대조류를 대변하기에 언급된 것이다. 인류의 실학사상은 첫째로 경제기술적 지성의 강화로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어 가는 실용적 지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그와는 달리 사회도덕적 선의지의 칼날을 예리하게 해서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어가려는 도덕적 의지를 뜻하기도 한다. 서양철학에서 실학정신으로서의 실용적 지성이나 도덕적 의지는 다 근대화의 여명기에 서양에서 일어난 계몽주의적 진보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마도 동양의 실학과 실사구시론도 서양 과학기술문명의 밀물 앞에서 주자학적 사변학에 대한 자각된 반작용이 아닌가 여겨진다. 같은 계몽주의의 자식이면서 실용주의는 세상의 경제기술적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해결하는(solving) 도구적 지식으로서의 편리의 진리에 초점을 모았고, 도덕주의는 세상의 사회도덕적 불의를 영구히 해소하려는(resolving) 목적적 선의지인 정의의 진리에 그 이념을 두었다. 이것이 도구주의와 목적주의의 철학사상을 가르는 분기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 실용주의가 경제기술적 편리의 측면에서 세상에 많은 이익을 주었으나, 또한 그 실용주의의 독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편리의 진리가 기능주의와 인간의 끝없는 상품화를 촉진시켜 소유를 위하여 존재를 마멸시키는 부작용을 필연적으로 낳는다는 점이다. 기능주의는 인간을 문제해결의 기능으로만 평가하고, 실용주의는 소유의 증대를 가져오는 성공만을 진리로 간주한다. 소유적 성공의 신화가 인간을 가장 비싼 기능적 상품으로 만들어 준다. 성공적이지 않는 상품은 기능적 가치가 없다. 늙은이와 연약한 이의 상품가치는 점점 줄어든다. 늙지 않게 보이려고 모두 안간힘을 쏟는다. 기능가치가 없는 것은 폐품처리된 쓰레기와 같다. 죽음은 기능이 완전 정지된 가치상실에 불과하다. 죽음에 어떤 존재론적 의미도 없다. 편리의 진리는 동시에 인생에서 소유적 기능과 성공만을 전부인 양 보게 한다. 편리의 진리는 인생에서 고요와 허심의 의미를 지워버리게 한다. 거기에 문명의 병이 생긴다. 다른 한편으로 도덕적 의지론으로 사회를 정의롭게 만들려는 정신적 실사구시는 실학적으로 성공했는가? 세계사에서 자유와 평등이 지배하는 정의사회를 이룩하려는 운동이 1789년에 일어났다. 이른바 프랑스 대혁명이다. 자유와 평등사회를 이룩하려는 사회정의의 이념은 많은 의식의 긍정적 변화를 수반해 온 게 사실이다. 인류사는 그 혁명 이후로 점진적으로 자유와 평등의 실현에서 큰 족적을 남긴 것은 틀림없다. 계급신분의 불평등 철폐, 성별에 의한 불평등의 폐지, 종교와 인종에 의한 불평등의 부정 등으로 인류가 후천적 억압과 불평등의 요소를 대폭 감소시키거나 제거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겠다. 그러나 자유의 선은 개인주의의 성역화와 함께 방종의 악을, 평등의 선은 사회적 공동체의 명분아래에 질투와 대등의식의 악을 필연적으로 초래했다. 나와 너는 사회생활에서 다르면서 서로 엮어지는 일체적 존재인데, 자유는 다르다는 것만을 강조하는 개별의식의 성채를 쌓고, 평등은 서로 상관적인 상응성을 동등성으로 오해하여 나보다 나은 것을 참지 못하여 시기하고 질투하는 대등의식으로 미끄러진다. 계몽주의 사상은 인류를 진보케 하는 자유-평등이 오로지 선의 진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는데, 실제로 인류의 역사에는 그런 일방적 낙관은 허상이고 반드시 좋은 가치에는 나쁜 반(反)가치가 필수적으로 동반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자유와 평등에 의한 정의의 가치도 이기적 방종과 한풀이와 같은 대등의식의 반가치를 동반하는 이 사실(史實)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정 실사구시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일까 하고 다시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기술적 실용적 지성과 사회정의적 도덕적 의지가 실학이고 실사구시라는 생각을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역사적 분기점에 우리가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동양사상에는 불교와 노장사상은 실학이 못되고, 현실도피적 허학으로 간주돼 왔다. 그래서 불교와 노장사상은 사회과학적으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불교와 노장사상이 진정한 실학이고, 새로운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읽혀져야 한다. 불교와 노장사상은 우선 세상을 판단하고 제조하려는 지성과 의지의 철학이 아니다. 인류는 그간 지성과 의지로 세상을 편리하게만 만들 수 있다거나 세상을 정의롭게만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다 계몽주의의 영향이다. 동양의 주자학도 이 점에서 계몽주의와 비슷하다. 그러나 불교와 노장사상은 세상이 일방적인 가치로 발전하지 않고, 늘 대대법(待對法)적인 상관적 관계로 얽혀지는 천짜기와 같다고 주장해 왔었다. 부처와 중생은 이중적이어서 중생이 없으면 부처가 실존하지 않고, 또 부처가 없다면 중생이 생기지도 않는다고 불교는 본다. 노장사상에서 선은 악에 대한 선이고, 악도 선에 대한 악이라서 선악이 항시 양가적으로 발생을 하지, 일방적으로 선의 승리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주 편리한 문명의 이기(利器)로서의 컴퓨터가 동시에 인성을 망가뜨리는 해기(害器)가 된다는 것과 같다. 편리와 정의는 다 지성의 소유론적 철학의 산물이다. 세상을 일시적 진리나 영구적 진리로 바꿔 보려는 의도를 소유론적 철학이 품어 왔었다. 세상에 진/선/미를 설치하고 위(僞)/악(惡)/추(醜)를 걷어 내겠다는 의도가 그 동안의 실학과 실사구시의 정신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안 된다. 문명의 이기가 동시에 문명의 해기가 되듯이, 선도 악과 별거하지 않는다. 이익과 선에 집착하면 그만큼 상실과 악도 거세게 덤벼든다. 불교의 아뢰야식(제8식)이 진망(眞妄)화합식으로서 여래종자와 중생종자가 동시에 있듯이(43회 글), 세상에는 늘 양가성이 공존한다는게 불교의 사실론이다. 이런 양가적 사실에 바탕해서 세상을 경영하는 것이 새 실학이고, 새 실사구시겠다. 서산대사(16세기)는 ‘선가귀감’에서 “중생심을 버리려 애쓰지 말고, 다만 스스로 자성을 더럽히지 말라. 정법을 구하는 것도 곧 삿(邪)됨”이라고 밝혔다. 진리를 구하려고 애쓰는 것도 또한 미망이라는 말과 같다. 진/선/미를 가려서 선택하면, 그와 동시에 세상에 위/악/추가 덩달아 함께 온다. 사람들은 전자를 좋아하고, 후자를 미워한다. 후자를 미워하는 것이 정의라고 착각한다. 미워한다고 후자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좋아하는 마음은 미워하는 마음을 곧 닮는다. 정의의 이름으로 수백만이 살상당했다. 현대사의 소련과 중공에서, 독일과 캄보디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불교는 이중적 세상사를 다 환영(幻影)으로 보라고 일렀고, 장자는 그것을 망량(罔兩)이라고 명명했다. 장자의 주석가인 위진(魏晉)시대의 곽상(郭象)은 망량을 ‘그림자를 둘러 싼 엷은 막’이라고 주해했지만, 그 엷은 막(罔)이 둘로 쪼개졌다(兩)는 것은 세상사가 대대법적으로 상반된 차이의 관계로 이루어졌다. 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도 괜찮지 않을까? 세상사를 환영이나 망량으로 본다는 것은 종래의 실학에 의하면 허탈하고 초연한 탈속적 심성으로 세상사를 대하는 은둔주의와 같다고 해석되었다. 그러나 세속을 위하여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하나를 필연적으로 잃게 되고, 선(善)을 생각하면 악(惡)이 불청객으로 따라오니, 재래의 실학적인 택일법의 철학은 결국 세상에 ‘이/해’(利/害)의 종자와 선악의 종자를 동시에 흩뿌리는 결과를 빚는다. 이것은 사실에서 진리를 찾는 실사구시의 길이 아니다. 오히려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는 혜능조사의 생각(43회 글)이 더 실학적이고 실사구시적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사실적으로 선악이 동거하고 있으므로, 선의 생각이 강렬하면 반드시 악의 생각도 그만큼 치열하게 일어난다. 선악의 동거나 동봉의 사실은 선악을 동시적인 이중긍정으로 다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 이중긍정은 바로 선악을 이원적인 실체로 보지 않고,‘환영’이나 갈라진 그림자로서의 ‘망량’으로 보는 사유와 다르지 않다. 이것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동일인물의 이중성으로 보는 것과 같다. 두 측면이 다 그림자이므로 환영의 이중긍정은 즉 이중성에 얽매이지 않기에 이중부정의 마음과 같다. 이중부정의 초탈한 마음이 새로운 실학과 실사구시의 참 뜻이겠다. 부처나 성인이 되기 위한 노력이 부처병이나 성인병을 자초한다. 중생의 번뇌를 버리려 애쓴다고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듯, 무선무악한 본성에로 되돌아가는 공부가 바로 가장 세상을 복되게 하고 세상을 크게 이익되게 하는 실학이다. 우리가 경제기술적으로 잘 살되 탐욕의 노예가 안되고, 우리가 불평등하지 않되 차이를 대등의 질투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유로운 회통으로 한마음의 일체감을 형성하도록 가는 길이 신 실사구시의 길이겠다. 그러기 위하여 마음닦기의 국민운동이 가장 빠른 실사구시운동이 아닌가?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공군 작통권 환수… 선거 정당 부적절”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MBC ‘특집 100분 토론’에 출연해 전시 작전통제권, 한·미 동맹, 정계개편 등 현안과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가진 토론은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손 교수의 집요한 공세에 “(작통권 때) 이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법이 어디 있느냐. 조금 논쟁식으로 한번 해봅시다.”,“(FTA 때) 자꾸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보고 질문하지 말고요.”라고 주문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한·미 동맹 ‘한·미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도 할 말은 하고 따질 건 따지고 그렇게 해가기 때문에 생기는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미 동맹은 이상없다. 한·미 관계는 미국의 대통령, 또 책임있는 장관들이 공식적으로 한·미 관계에 문제없다고 하면 그냥 문제없는 것으로 가는 거다. 이제 한·미 관계도, 국방도 좀 어른스럽게 하고, 미성년자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작통권(조건부 환수론과 관련) 작통권은 공군도 다 전환한다. 작통권은 의사 결정의 문제다. 한국이 다 가진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비행기가 서로 얽히지 않게 할 수 있는 기술적 메커니즘 운영을 미국 공군이 하느냐, 한국 공군이 하느냐에 대해 지금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방의 군대(미2사단)를 어떻게 인계철선이라고 표현할 수 있나. 우방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미 2사단 그 자리야말로 우리의 힘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의 피로서 지켜야지 그걸 왜 미국한테 맡겨 두나?작통권 문제와 핵실험 상황과 직접 관계있는 것은 아니다. 별개의 문제다. 작통권은 그냥 한국이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그럴 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전환을 하려는 것이다.●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비교적 절차적 접근에 관한 문제이다. 내용에 관한 것은 6자회담 테이블에 서면 이제 9·19로부터 다시 출발할 것이다. 포괄적 접근은 실질적인 내용에 관한 것은 별로 없다. 포괄적 접근방안을 정상 차원에서 공식화하자는 게 회담의 목적이었다. 단어는 짧지만 의미는 상당하다. 북한의 반응이 나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도 알고 있다. 이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아직 표명하지 않고 있다.(북한에 제안한 시기에 대해) 방미를 결정할 때부터 이와 같은 구상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해 왔기 때문에 제법 오래된 것이다.●정계개편 당에서 자율적으로 풀어 나갈 문제이다. 제가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어느 경우에라도 정책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는 당을 같이, 정책을 달리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서로 연합할 수 있으면, 타협할 수 있으면 당을 같이 할 수 있는데, 정책이 전혀 다른 사람은 따로하고, 그렇게 하는 게 원칙이다. 무조건 정치적 이해관계, 승리·패배, 여기에만 매몰돼 가지고 당을 만들고 깨고 하는 것은 좀 앞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 선거용 정당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당·정책 중심으로 하는 정당이 나왔으면 좋겠다.(여성 정치인이 대통령되는 데 대해) 중립이다. 누구가 하더라도 좋은 대통령이면 된다.●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사태 절차를 다시 다 보완했다. 이제 국회 쪽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절차가 부족해 반려하면 반려하는 대로, 표결해서 부결하면 부결하는 대로 국회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저의 처지다. 제가 코드인사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 인사는 코드인사는 아니다. 사법연수원의 동기일 뿐이다. 중도에서 약간 중도 진보의 성향이라도 갈 사람이 제가 지향하는 사람이다. 인기가 없어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에는 노무현답게 인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겠나?노무현답게 인사를 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서울광장] 미래세대여 단결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미래세대여 단결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인류 역사상 대한민국의 현세대만큼 이기주의적인 세대는 없을 겁니다.”복지 전문가의 단언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세대는 자신들의 노후를 담보해줄 국민연금의 부담을 끊임없이 미래세대에 떠넘기고 있다.2047년이면 기금이 고갈난다는 진단이 나왔음에도 ‘덜 내고 더 받는’ 지금의 수급구조를 고집한다. 자신들의 파이를 줄이지 않으려고 미래세대에게 소득의 30% 이상을 부담시킬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현세대는 이젠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산업화 세대의 땀과 노력의 과실을 향유하면서도 이들에 대해 나눠주기를 꺼린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의 노인세대는 사회안전망의 저편으로 쫓겨나 있다.417만명에 이르는 노인 인구 중 63만명의 저소득층 노인에게 지급하는 월 3만 1000∼5만원의 경로연금과 월 1만원 남짓한 교통비가 보상의 전부다. 그뿐만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말 미래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이에 소요되는 재원 1100조∼1600조원의 조달방안으로 기발한 ‘꼼수’를 동원했다.2010년까지는 세금을 올리지 않고 제도 개혁만으로 때우고 증세든 국채발행이든 추가 부담은 그 이후로 미룬다고 했다. 미래세대에게 덤터기를 씌운 꼴이다. 지난 20일 정부가 내놓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80만개 창출 계획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1조 16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을 예정이지만 세출구조 조정 등으로 현세대의 부담은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이후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세금을 올리겠다는 속셈이다.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간 10조원 규모의 민자유치사업(BTL)도 임대료는 미래세대 몫이다. 정부가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은 장밋빛 계획도, 내 임기 중에는 인기없는 정책을 뒤로 미루겠다는 님트(Not In My Term) 현상도 미래세대의 주머니를 터는 것을 전제로 한다. 조직화되지 않은 탓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미래세대가 현세대의 ‘봉’인 셈이다. 미래세대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 또 있다.2002년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땅값도 미래세대를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결혼 후 맞벌이를 하더라도 언제쯤 내집 마련이 가능한지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는다. 노동시장의 정규직 진입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술 발전과 산업구조 고도화가 직접적인 이유이지만 대기업 강성노조의 진입 문호 봉쇄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강성노조의 내몫 챙기기가 공장의 해외이전을 촉진하면서 미래세대의 몫인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세대간 갈등을 줄이는 방편으로 연금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높였다. 영국이나 일본이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수급 연령을 높인 것도 같은 이유다. 반면 개혁을 거부한 채 미래세대로 부담을 떠넘긴 이탈리아는 총체적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 사회는 전시작전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복지혜택 확대, 재벌정책 등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한치 양보없이 맞서고 있다. 미래세대 역시 이념 과잉에 함몰돼 제 발 밑이 허물어지고 있는 줄 모르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민연금의 8대 비밀’이라는 글이 인터넷에 오르면서 시한폭탄을 떠맡아야 하는 미래세대의 공분이 급속히 확산된 적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제 주머니를 지키기 위해 미래세대가 봉기할 때다. 그리고 현세대에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당신의 밥값은 당신이 부담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미디어 과잉의 사회 옳은가?

    뉴스는 현실의 거울인가, 구성된 현실인가. 똑같은 사건이 언론매체에 따라 전혀 다르게 요리되는 현상을 수도 없이 목격하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뉴스의 객관성 신화에 의문부호가 찍히기 시작한 것은 세계적으로는 60년대 후반부터. 토드 기틀린은 80년대 이후 ‘구성된 현실’로서 뉴스와 현실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 현상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 온 진보적 사회학자들 중의 하나다. ‘무한미디어-미디어 독재와 일상의 종말’(남재일 옮김, 휴먼&북스 펴냄)은 사회학자 기틀린에서 문화비평가 기틀린으로의 변모를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미디어에 대한 단편적인 분석과 주장보다는 TV, 인터넷, 모바일, 광고 등 미디어의 총체성은 무엇이며 이들이 쏟아놓는 이미지와 사운드에 포위돼 있는 인간의 존재는 무엇인지가 이 책의 관심사다. 저자는 빠른 속도와 중지의 패턴, 경박한 경향, 선정성, 다음 것을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점 등 미디어의 ‘급류’에는 공통적인 구조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감각의 만족, 재미, 편리, 안락 뒤에 숨겨진 의존, 무기력, 기만 등과 연관된다. 미디어 콘텐츠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순간적으로 흘러간다. 간혹 진지한 콘텐츠도 있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1회용 감정’을 파는 행위일 뿐이다. 미디어는 심지어 미디어가 없다면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되는 감정들을 인간에게 쏟아붓는다. 인간의 삶은 불필요한 것들로 포화상태가 되며 개인은 파편화되고 만다. 저자는 이러한 무제한적인 미디어의 기원을 화폐경제와 노동분업이 이뤄진 도시 산업사회에서 찾는다. 저자는 특히 생산과정의 지루함을 인공적 자극으로 풀었던 19세기 삶의 양식을 게오르크 지멜의 주지주의 개념을 빌려 풀어나간다. 또한 대중문화가 미국에서 만개하게 된 연유와 세계화의 공세도 분석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시되는 지식과 통찰이 간단치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인간을 단지 미미한 존재로 보지 않고 미디어의 급류를 헤쳐나갈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 비평가, 풍자가, 훼방꾼, 분리주의자, 폐지주의자 등의 전략을 하나하나 분석해 본 저자의 결론은 무제한적인 미디어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질서 자체를 논해야 한다는 것이다.‘기술적 진보의 심장부에서 거대한 노동분업을 그만둘 때만이 인간의 자유와 감각의 총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저자의 선언은 너무 야심적인가. 1만 8000원.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아베의 新 일본] (상) 정권출범 과제와 전망

    [아베의 新 일본] (상) 정권출범 과제와 전망

    강한 일본을 위해 ‘주장하는 외교’를 펴겠다고 공언해온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의 시대가 열렸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 등 서구에서도 ‘노골적인 민족주의자’로 지목되는 아베는 보수세력을 결집, 가장 먼저 헌법과 교육기본법을 개정하려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아베는 또 야스쿠니신사 참배나 역사문제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아시아 외교의 복원 전망은 불투명하다. 그래서 “총론은 있지만 각론과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아베 총재 시대의 개막에 따른 ‘신(新)) 일본’의 과제와 동북아질서 전망을 3회에 걸쳐 살펴 본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아베 신조 새 자민당 총재가 그리는 일본의 모습은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며, 국제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름다운 일본’‘강한 일본’을 외친다. 아베는 아름다운 일본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 일본의 진정한 독립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헌법이나 교육기본법 등 국가와 교육의 기본틀은 일본이 패전한 뒤 승전국 미국 주도의 연합군총사령부(GHQ)가 강요한 체제라며 여기서 벗어나려 한다.1954년생인 그는 전후세대로 전쟁에 책임이 없다는 인식에 근거, 지금까지 일본사회에서 금기시해 온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이른바 ‘금기 깨기’를 시도하려 들고 있다. ●군사재무장 통해 국제사회 발언강화 추진할듯 구체적으로 전쟁포기와 전투력 보유 금지가 핵심인 현행 평화헌법을 개정, 일본의 ‘자주적 헌법’을 갖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부드럽게 표현하면 보통 국가화를 추진하는 것이고, 강하게 표현하면 군사 재무장을 통한 국제사회의 발언력 및 영향력 강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개혁 추진도 헌법개정과 맥을 같이 한다. 교육기본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학교 교육을 통해 ‘애국심’을 가르쳐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GHQ가 우려한 군국주의 교육 부활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전반적인 개혁 정책과 관련, 아베 신정권은 고이즈미 개혁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총리관저 주도로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행정개혁과 공무원개혁을 실행하겠다고 강조한다. 보좌진 공모, 보좌관 증원, 내각홍보관의 정치인 임명 등은 개혁 의지의 표시다. 경제성장 전략이나 정보통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촉진 등 기본적인 개혁도 고이즈미 시대와 맥을 같이 한다. ●고이즈미때 심화된 빈부 양극화 시정 의지 하지만 고이즈미 개혁이 온전하게 계승되리라고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베가 ‘재도전 사회 실현’을 외치는 것은 고이즈미 시대에 심화된 양극화를 시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고이즈미는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지적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그의 측근 중 개혁에 소극적인 수구보수세력이 잔뜩 모여든 것도 대비된다. 아베는 미·일동맹 강화를 축으로 하는 외교를 펼치겠다며 총리관저에 외교·안보상황을 총지휘하는 국가안전보장회(NSC)의 신설 방침을 밝히고, 한국·중국과도 정상외교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야스쿠니신사 참배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애매한 입장으로 일관, 난관이 예상된다. 아베 정권이 풀어가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고이즈미가 남겨 놓은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즉 고이즈미 시대에 붕괴되다시피한 아시아 각국과의 외교를 시급히 복원시켜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높이는 유엔 등 국제무대 외교도 시급히 재건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무엇보다 아베 정권은 ‘균형(밸런스) 감각´의 유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아베 주변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파세력이 총집결해 있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오른쪽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진보적 인사를 보강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야스쿠니 신사참배등 ‘애매함´ 난관 예상 재정재건도 매우 힘겨운 과제이다. 현재 일본은 국가채무가 800조엔(약 6500조원)에 이를 정도로 재정상태가 심각하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6배에 이른다. 다른 선진국에 견줘볼 때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를 건전화하려 할 경우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아베는 자신만의 정책을 보여줘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나 소비세 인상 등에 대한 각론을 피하는 ‘애매함’은 앞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내는 물론 외교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알맹이 있는’ 정책을 보여줘야 할 책임을 떠안고 있다. taein@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8)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세계의 싱크탱크] (8)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연구의 질과 양식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가장 탁월한 싱크탱크가 국제경제연구소(IIE)이다.”(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 교수) “IIE는 워싱턴 최고의 국제경제 연구소다.”(워싱턴포스트) IIE는 국제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이다.IIE는 상무장관과 대통령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했던 피터 피터슨 블랙스톤 그룹 회장 등에 의해 1982년 설립됐다. 피터슨 회장은 지금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IIE는 국제경제 분야에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들을 미리 파악해 공공의 논쟁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연구소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버드 대학 총장을 지냈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정치인들의 의회 발언에는 싱크탱크의 연구 결과가 빈번하게 인용되며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기관이 IIE”라고 말한 바 있다. IIE가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과제는 국제 거시경제, 국제 자금과 금융, 무역, 투자, 그리고 기술의 발전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중국 ▲세계화 및 그에 대한 반작용 ▲아웃소싱 ▲국제금융기구 개편 ▲다자·양자·지역별 통상협상을 핵심 연구 과제로 선정했다. IIE의 연구 결과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국제경제 전문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미’가 지난해 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정치성향을 분석한 결과 IIE는 비당파적이며,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20대 주요 싱크탱크 가운데 이같은 평가를 받은 곳은 IIE와 전략국제연구소(CSIS)뿐이다. IIE는 매달 한 권 이상의 책과 장문의 정책 분석 논문, 짧은 정책 보고서 및 실무 정책 분석서를 발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의 매주 국제경제 이슈와 관련한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한다.IIE의 웹사이트는 매달 30만이 넘는 페이지 뷰를 기록 중이다. 주요 수입원은 각종 재단과 기업, 개인의 기부금(85%)이며 수입의 4분의3 정도가 연구비로 지출된다고 IIE는 밝혔다. dawn@seoul.co.kr ■ 한반도 전문가, 한·미FTA 연구 담당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경제연구소(IIE)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는 마르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이다. 놀란드 연구원은 한·미관계와 미·북관계, 남북관계, 그리고 한·미 경제통상 분야까지 연구의 관심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는 1993년부터 94년까지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의 선임 경제학자를 역임한 바 있다. 또 존스홉킨스대, 남가주대 등 미국의 대학뿐만 아니라 도쿄대 등 외국의 대학에서 초빙 연구원을 지내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방문 연구원을 지냈던 경험이 한반도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04년 발간한 ‘김정일 이후의 한국’은 북한의 붕괴와 한국의 흡수 통일 가능성을 제기해 관심을 모았다. 컬럼비아대와 듀크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서 경제·경영학을 강의했던 에드워드 그레이엄 선임연구원도 한국 문제에 정통하다. 그레이엄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국제투자국에서 국제경제연구원을 맡은 바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획평가담당관도 역임해 학문과 실무 모두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2003년에 ‘한국 재벌의 개혁’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IIE는 올해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바람직한 방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1982년 연구소 창립 때부터 소장을 맡아온 버그스텐은 미 재무부의 국제담당 차관보를 역임했으며,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의 국제경제 담당 보좌관도 지낸 바 있다. 버그스텐 소장은 현재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지역주의’라는 제목의 저서를 준비 중이다. 한·미 FTA 연구의 실질적 담당자는 제프리 쇼트 선임연구원이다. 쇼트 연구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우루과이라운드 등 국제 통상협상과, 미국의 양자 통상 협상 분야의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쇼트 연구원도 미 재무부에서 경제연구원을 지냈다.‘경제제재의 재고’라는 저서를 낸 바 있는 쇼트 연구원은 대북 제재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갖고 있다. IIE에는 지금까지 3명의 한국인을 초빙 연구원으로 받아들였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와 사공일 전 재무장관, 최인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처장 등이다. dawn@seoul.co.kr ■ “IMF개혁 유도등 국내외 영향 발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경제연구소(IIE)의 브래드포드 젠슨 부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IIE의 운영 방향 등을 설명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젠슨 부소장은 미 인구통계국(센서스) 경제연구센터 소장을 지냈으며, 카네기멜론 대학 센서스리서치데이터센터 소장도 역임했다. ▶IIE가 다른 싱크탱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IIE는 브루킹스나 미국기업연구소(AEI)와 같은 종합적인 연구소와 달리 국제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또 국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와 지역의 정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분야를 좁혔기 때문에 전문성이 강하다. 또 최고의 연구진이 포진했다는 것도 IIE의 강점이다. ▶연구원을 뽑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박사학위를 소유하고,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도 갖고 있는 인물을 선발한다. 박사학위는 지적으로 뛰어나며 훈련이 되어 있음을 말해주며 정부 경험은 그 분야에서 서비스하겠다는 정신과 현실감각을 알려주는 것이다. 박사학위가 없는 연구원의 경우에는 그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실적이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다. ▶연구의 주제는 연구소가 정하나, 연구원이 정하나. -두 가지의 결합이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연구원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 과제를 정하고 독자적으로 연구를 수행한다. 매주 금요일에 연구원들끼리 만나는 회의가 있다. 이 자리에서 연구원들은 자신이 수행중인 연구에 대해 보고를 한다. 그러면 해당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도 의견을 밝힌다. ▶IIE의 연구 성과가 실제로 국내외의 경제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지난 2004년 미 의회는 부시 행정부에 대외무역협상 권한을 계속 부여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무역자유화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어떤 이익과 불이익을 주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없었다. 그때 IIE의 연구진이 미 노동자들이 이익을 얻었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았고 부시 행정부는 협상권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또 IIE는 지난 10년 동안 국제금융기구의 개혁 문제를 집중연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의 구체적인 개혁 방안에 대해 중점적인 연구와 토론을 주도했다. 그 결과 IMF의 개혁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도 그에 따라 지분이 늘어나지 않았는가. ▶IIE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양쪽 다 아니다. 혹은 양쪽 모두라고도 할 수 있다.IIE의 이데올로기는 주류신고전경제주의라고 할 수 있다.IIE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싱크탱크이다. 선거에서 특정한 당이나 후보를 지원하지 않는다. ▶정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는가. -IIE는 정부로부터는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 독립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정부 관리들과 늘 접촉하면서 정책의 동향을 살핀다. 특히 재무부나 무역대표부(USTR)의 관리들은 수시로 우리 연구소를 찾아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미국에 훌륭한 싱크탱크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실질적인 것은 세금 제도라고 본다. 미국의 세제는 싱크탱크와 같은 비영리단체에 기부를 할 경우 그만큼 세금을 감면해준다. 따라서 부자들의 기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 ▶싱크탱크의 역할은 변한다고 보는가. -그렇다. 그러나 꼭 좋은 방향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 정부 부처들은 예산의 압박 때문에 기관 안에 연구소를 두기 어렵다. 그 때문에 필요한 연구를 외부의 전문 기관에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싱크탱크의 경우는 정부의 입맛에 맞춰 연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워싱턴에는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는 연구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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