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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필’, ‘비건’…착하게 산다

    ‘리필’, ‘비건’…착하게 산다

    넷플릭스 미국 시트콤 ‘굿플레이스’는 굿플레이스(천국)와 배드플레이스(지옥)의 모습을 현대적인 감각과 윤리학적 사유를 토대로 재구성한 수작이다. 한 에피소드에서 주인공들은 ‘왜 현대사회에서 굿플레이스에 입성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적어지는지’ 분석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현대인의 일상이 너무 복잡해져서다. 장미꽃을 주문해 할머니에게 선물한 현대인 A씨. 일반적으로는 선행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굿플레이스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감점을 받았다. 알고 보니 그가 산 장미꽃은 환경에 유해한 살충제가 뿌려졌으며 학대받은 노동자가 꺾어서 생산한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동력을 착취해 만든 휴대전화로 장미꽃을 주문했고, 이것을 배송하느라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에 탄소발자국도 남겼다. 그렇게 판매된 장미꽃 값은 탐욕스러운 자본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삶이 편해질수록 착한 사람이 되기 어려워지는 현대사회의 역설을 잘 보여 준다. 최근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인간들은 지속가능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착한 소비’에 주목하게 된 이유다. 작은 것을 사더라도 환경을 생각하는 것. 내가 사용한 뒤에는 어떻게 쓰일지, 혹시 하나뿐인 지구에 부담을 주진 않는지 살피는 것.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니 자연히 관련 제품도 많아진다. ●필(必)환경에 ‘리필’은 기본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에 ‘리필 스테이션’①을 열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용기에 샴푸 등 15개 제품 중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만 담아 갈 수 있는 곳이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위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조한 뒤 100일 이내 내용물만 사용하고 용기도 리필하기 전 자외선으로 소독한다. 이마트도 비슷한 시도를 했다. 친환경 세제업체 ‘슈가버블’과 손잡고 이마트 내 ‘에코리필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전용 용기를 가지고 오면 세탁세제·섬유유연제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담아 갈 수 있다. 현재 성수점, 트레이더스 안성점 2곳에서만 운영 중이지만 앞으로 더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빨대 파스타’를 선보였다. 플라스틱, 종이를 넘어 ‘먹을 수 있는’ 빨대다. 영국기업 ‘스트루들즈’의 제품을 들여온 것이다. 차가운 음료에서도 1시간 동안 단단한 형태를 유지한다. 금방 흐물거리는 종이 빨대보단 낫다. 사용한 뒤 소금물에 넣고 10분간 끓이면 쫄깃한 파스타로 재탄생한다. 아워홈은 전국 800여곳 점포에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최근 도입했다. 썩지 않는 비닐봉투와 달리 매립하면 6개월 이내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다.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지양하는 삶의 태도 ‘비건’은 업계의 유행이 된 지 오래다. 그동안 동물실험으로 논란을 빚은 화장품 업계에서 적극적인 반성이 이뤄지고 있다. 씨티케이코스메틱스는 지난달 비건 전문 브랜드 ‘슈어베이스’②를 론칭했다. 동물성 원료 등을 첨가하지 않는다는 뜻인 ‘노노리스트’를 구축하고 이를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성분으로 대체한 제품을 내놓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스킨케어 브랜드 ‘컴포트존’의 국내 판권을 최근 획득했다.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이 철학인 이 브랜드는 모든 제품에서 동물성 원료 사용을 배제하고 자연 유리 성분 함량을 극대화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효과적인 성분 배합을 찾는다. 용기, 패키지를 제작할 때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등 ‘탄소 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곳도 있다. 석유·화학 사업은 태생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그래도 ‘최소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이달 한 달간 자사 제품 ‘지크 제로’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캠핑박스를 1000원에 판매한다. 지크 제로는 초저점도 윤활유로 유해물질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주는 제품이다. 심지어 제품 용기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SK 관계자는 “회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기획한 활동”이라고 했다. ●패션도 명품도 친환경이 대세 패션업계도 최근 이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H&M은 영국의 앨런맥아더재단과 손잡고 ‘리디자인 데님 컬렉션’③을 출시했다. 오가닉, 리사이클 코튼으로 제작됐으며 청바지에 들어가는 염료도 일반 제품 대비 물·에너지 낭비가 덜하다. 금속이 들어가는 부분에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세심함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 고객의 헌 옷을 새 옷으로 탈바꿈해 주는 ‘리사이클 시스템 루프’도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 운동가인 제인 구달, 기후 운동가 빅 배럿 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④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오리털 패딩과는 달리 이 브랜드 제품은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는 대신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신소재로 오리털의 보온성과 가벼움을 재현한 ‘플룸테크’를 충전재로 쓴다고 내세운다. 거의 무조건 세탁소에 맡겨야 하는 오리털 패딩과 달리 집에서 물세탁도 가능하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도 친환경 리사이클 원단으로 제작한 가방 ‘에코 플래닛백’⑤을 출시했다. 네파는 일회용 비닐우산커버를 재사용이 가능한 방수 원단으로 대체하는 ‘레인트리 캠페인’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콧대 높은 명품도 흐름에 편승했다. 프라다는 세계 각지에서 수거한 폐기물로 만든 나일론으로 제품을 만드는 ‘리나일론 프로젝트’ 관련 신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버버리도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리버버리 에디트’ 컬렉션을 내놨고 루이비통도 스카프를 만들고 남은 실크를 활용한 ‘비 마인드풀’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알렉산더 매퀸도 이전 패션쇼에서 사용하고 남은 원단을 재가공한 제품을 내놓으며 관심을 끌었다. 착한 소비의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그릇도 친환경 제품이 있다. 핀란드 프리미엄 그릇 브랜드 이딸라는 최근 세계 최초로 재활용한 유리만을 사용한 ‘100% 리사이클 에디션’을 출시했다. 화병·캔들홀더·텀블러 등을 재활용한 유리로 만든다.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하는 기포를 그대로 살린다. 원재료에 따라서 색상도 다양하다. 제품을 감싸는 포장재도 플라스틱이 아닌 재활용할 수 있는 판지다.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⑥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성장 전략이 ‘지속가능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구를 제작할 때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며 고객이 사용한 이케아 가구를 매입한 뒤 이를 다시 판매하는 ‘바이백 서비스’, 가구를 배송할 때도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기차 배송 서비스’도 앞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제품의 순환 과정에 집중하는 사회공헌도 눈길을 끈다. 커피 브랜드 네슬레는 커피 농가에 고품질 커피 묘목을 제공하고 농업 기술을 교육했다. 이렇게 생산한 원두를 직접 구매해 농가 소득을 보전했다. 사회적 책임 경영으로 유명한 프랑스 식품 기업 다논은 프랑스에서 독일로 가는 운송 방식을 트럭에서 철도로 전환해 연료 사용량을 대폭 줄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이상직 ‘훈수’에 트로트 부른 정의당(종합)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이상직 ‘훈수’에 트로트 부른 정의당(종합)

    정의당 대변인이 국회에서 가수 영탁의 노래 ‘니(네)가 왜 거기서 나와’를 무반주로 부르며 이상직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비판했다. 이상직 의원이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 문제를 거론하며 ‘먹튀’ 운운한 것에 대해 그럴 자격이 없다고 비꼰 것이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 의원을 지목해 논평하다가 “근데! 니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먹튀를 하지 말라고 훈수를 둔다고. 그래 너 그래 너야 너.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며 무반주 노래를 불렀다. 당 대변인이 논평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흔치 않다. ‘쌍용차 훈수’ 둔 이상직 “매각하지 마라…먹튀하니까” 앞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은 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부별심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하지 마시라. 먹튀하니까”라며 쌍용차가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쌍용차 노노사 합의를 통해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했는데 상하이차, 마힌드라에 이어 매각이 불투명하다. (한 가지) 제안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쌍용차는)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한 다음 인적분할을 하시라. 그 근로자들 보면 퇴직금에 충당금, 자사주도 있는데 인적분할을 해서 생산전문회사로 가야한다”며 “쌍용차가 생산하는 내연차는 그대로 생산하고, 기술 독립한 (전기차) 회사들한테 주문을 받아야 한다. 테슬라 못지않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많다. 재벌·대기업이 OEM 주는 시대는 끝났다. 쌍용차가 살길은 그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개별기업의 투자유치라든가 처리문제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자 정치권은 물론 업계 안팎에서도 “부실경영과 노동자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상직 의원이 홍 부총리에게 훈수를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윤리감찰단 회부…민주당 탈당 앞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임직원 대량해고 통보와 임금체불 문제로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됐고, 지난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정의당은 지난달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이 의원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 의원은 불응했다. 이에 정의당은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면 이스타 항공 집단해고 사태에 꼬리자르기식이 아닌 단호한 선 긋기를 해야한다”며 이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촉구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디지털네이션스 10개국 장관회의 3~4일 비대면 개최

    3일부터 이틀간 제7회 디지털네이션스 장관회의가 비대면으로 열린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디지털뉴딜과 코로나19 대응정책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2014년 한국과 영국이 주도해 만든 디지털네이션스는 공공분야 디지털화 방안과 디지털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협의체다. 뉴질랜드, 덴마크, 에스토니아, 캐나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캐나다가 주관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정부의 위기대처 능력과 회복력’을 주제로 디지털을 활용한 각국의 코로나19 대응정책을 공유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 디지털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한다. 창설 이후 처음으로 헌장을 전면 개정한다. 새로 체결되는 ‘2020 디지털네이션스 헌장’에는 디지털 격차 해소와 기술의 윤리적 활용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새롭게 체결하는 디지털네이션스 헌장을 디지털 정부 추진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디지털 정부를 만들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의 귀여운 소녀 카브야 솔란키는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3월 몸 속의 골수를 일곱 살 오빠에게 이식해줘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형제를 살리기 위해 제몸을 바친 미담으로도 여겨지지만 허술한 의료 규제를 틈타 어린 소녀에게 강요한 것이라 윤리적으로 온당하지 않은 일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오빠 압히짓은 지중해성 빈혈(Thalassemia)이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유전적 결함으로 적혈구의 산소를 조직으로 운반하는 혈액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피를 퍼나르지 못해 자주 수혈을 받아야 했다. 20~22일에 한 번씩 350~400ml 수혈을 받았다. 여섯 살이 됐을 때 이미 수혈 횟수가 80번이나 됐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아흐메다바드에 사는 아빠 사흐데브신은 영국 BBC 델리 주재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첫 딸에 이어 두 번째 얻은 압히짓이 “10개월 됐을 때 지중해성 빈혈이란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막막했다. 몸이 약했고, 면역이 안 돼 계속 앓았다. 치료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내 슬픔은 배가 됐다”고 말했다. 아들을 돕기 위해 문헌을 뒤져 치료 방법이 있는지 찾고, 의사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해서 골수를 이식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첫 딸과 가족 중에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2017년 ‘치료용 맞춤 아기(saviour siblings)’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전학적 선별검사를 통해 유전적으로 문제 없는 것이 확인된 배아만 시험관 시술을 통해 낳아 기른 뒤 수술이 가능한 나이가 됐을 때 장기나 세포, 골수 등을 이식하는 것이다. 궁금해진 그는 인도에서 최고의 임신 전문의로 꼽히는 마니시 뱅커 박사에게 지중해성 빈혈이 없는 태아를 낳게 해달라고 매달렸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한 병원은 그에게 미국에서 딱 맞는 골수 조직을 찾아주겠다며 유혹했는데 500만 ~1000만 루피가 든다고 하는 데다 성공 확률이 20~30%밖에 안 된다고 해 포기했다. 이렇게 6개월 이상 배아를 형성해 오빠 것과 일치하는지 살펴본 뒤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그 뒤 카브야가 세상에 태어나자 다시 16~18개월을 기다려 몸무게가 10~12㎏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지난 3월에 골수 이식을 마치고도 조직들이 잘 받아들이는지 지켜보느라 7개월을 다시 기다렸다.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 압히짓이 더 이상 수혈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아빠는 말했다. 최근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했더니 11을 넘겼다며 이렇게 되면 완치된 것이라고 의료진이 얘기했다는 것이다. 수술 직후 카브야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져 며칠 동안 상당히 통증이 심했지만 이제는 거의 나았다고도 했다. 아빠는 카브야가 태어난 것이 그들 모두의 인생을 구해줬다고 기꺼워했다. “우리 모두 그 아이를 다른 두 아이보다 사랑한답니다. 그녀는 단순히 우리 아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구세주예요. 우리는 영원히 그 아이에게 고마워할 겁니다.” 카브야가 세계 최초 사례는 아니다. 미국에서 20년 전에 태어난 애덤 내시는 ‘판코니 빈혈(Fanconi anaemia)’이란 희귀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난 여섯 살 누나에게 유전자를 기증하기 위해 태어났다. 당시에도 부모가 원해서 낳은 아이인지, 아니면 누나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인지 논쟁이 벌어졌다. 2010년 영국에서도 일종의 ‘디자인된 아기’가 태어나 또다시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유전자 편집의 윤리 전문가인 존 에반스 교수는 독일 철학자 에마뉘엘 칸트의 명언 ‘오로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예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면서 “우리는 부모의 동기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아픈 아이를 위해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일치되게 창조하겠다는 것이 아이를 갖는 단 하나의 이유였나?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의 없이 아이에게 그런 위험을 감수하도록 밀어붙인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앞으로 이런 방식을 널리 활용할 수 있을까. 에반스 교수는 “스펙트럼의 한 끝에는 아기 탯줄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방법, 다른 끝에는 장기를 적출하는 방법이 있다. 골수를 얻는 것은 그 중간쯤일 것이다.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증자에게 영구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장기를 적출하는 것 만큼 위험하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하는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린다고 했다.  그는 “아주 미끄러운 경사로여서 장벽을 세우기가 아주 어렵다. 골수만 채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변형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기자 겸 작가인 나미타 반다레는 “영국이라면 유전공학에 대해 까다로운 승인 절차가 있지만 인도는 허술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솔란키 가족 일에 판단하고 싶지 않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부모로서 나도 같은 일을 했을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규제가 필요하다. 최소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 아이는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고 잉태됐다. 레이더에 관측되지도 않은 채 이런 중요한 일이 진전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구자라트주 정부 관리인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판단하면 적절치 않을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들여다봐야 한다. 날 판단하기 전에 당신들을 내 상황에 들여놓아봐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원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좋게 하려는 데 비윤리적이란 것은 없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가업을 잇기 위해, 가문의 명예를 잇기 위해, 하나뿐인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려는 등 온갖 이유로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왜 내 이유를 탐문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뱅커 박사 역시 “기술을 이용해 질병이 없는 아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왜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고 되물은 뒤 “우리가 인도에서 살펴야 할 근본적인 물음들은 규제와 등록이다. 잠재적으로 누군가 그릇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후 다운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아보고 있지 않느냐며 유전자 제거는 다음 세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다음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압히짓의 기대 수명이 25~30세였는데 지금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며 동기가 정당함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당신이 환경에 부여하는 화폐가치는 얼마인가/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당신이 환경에 부여하는 화폐가치는 얼마인가/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말이면 아침 일찍 동네 뒷산의 둘레길을 산책한다. 늦잠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쁜 가을은 참 오랜만이다. 지저귀는 작은 새들과 길섶의 이름 모를 꽃들 모두가 즐거움이다. 여기에 반쯤 벌어진 밤송이가 내 앞으로 굴러 떨어져 내려오기라도 하면 나의 아침은 완벽해진다. 문득 지금 이 순간의 만족감을 화폐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질문해 본다. 갑자기 웬 뜬금없는 이야기냐 하겠지만 일종의 직업병이다. 환경가치의 다양한 개념, 환경가치의 형성 과정, 환경가치의 다학제적 측정 등이 나의 연구 분야이기 때문이다. 환경서비스가 시장을 통해 거래된다면 답은 간단하다. 환경서비스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균형가격이 결정되고, 가격은 해당 환경서비스의 교환가치를 의미한다. 그러나 나의 완벽한 아침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가격은 관찰할 수 없다. 나의 만족감을 측정, 특히 화폐로 측정해야 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환경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내가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최대 금액을 지불의사액(willingness to payㆍWTP)이라 한다. ‘가치’의 사전적 정의에는 교환, 효용 또는 만족감뿐만 아니라 중요성, 믿음, 원칙, 기준 등이 핵심단어로 등장한다. 중요성이나 믿음과 같은 단어로 특정 지어지는 가치는 개인에게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 것과 관련되고, 원칙이나 기준으로 특정 지어지는 가치는 윤리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것과 관련 있다. 학제적 관점에서 보면 환경서비스의 교환가치(가격) 또는 효용을 측정하는 것은 경제학의, 형평성 차원에서의 도덕적ㆍ윤리적 의무를 고민하는 것은 사회학 및 윤리학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나의 완벽한 아침에 대한 화폐가치로 돌아가 보자. 환경경제학에서는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서비스에 대한 지불의사액을 추정하는 방법론을 발전시켜 왔다. 전제는 환경서비스 또는 환경 질 개선에 대한 개인의 선호(preference)가 지불의사액을 통해 관찰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접근법으로서 환경서비스와 연관된 개인의 관찰된 행동에 근거해 간접적으로 지불의사액을 추정하는 현시선호접근법과 설문조사를 통해 환경서비스 개선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대안을 선택하게 하거나 또는 지불의사액을 직접 묻는 진술선호접근법이 그것이다. 더 머리 아파지기 전에 기술적인 설명은 이쯤에서 그만두자. 공공재인 환경서비스는 일단 서비스가 제공되면 다른 사람을 배제할 수도 없고 내가 소비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는 양이 줄지도 않는다. 나는 우리 동네 뒷산 둘레길에 다른 사람이 오지 못하도록 막을 수도 없고, 내가 이용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용 가능한 양이 줄지도 않는다. 나는 동네 뒷산 둘레길을 산책하며 커다란 행복감을 느끼지만 실제로 아무 대가도 지불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지불의사액은 0원인가? 아닐 것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서비스의 지불의사액을 왜 굳이 측정하려고 하는가일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환경서비스 수혜자의 지불의사액을 측정해 의사결정에 반영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 그 중요성에 관계없이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 뒷산 둘레길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예산이 투입됐을 것인데, 사업의 타당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사업으로 인한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편익 중의 가장 큰 부분은 나와 같은 이용자의 만족감일 것이고, 만족감의 화폐가치인 지불의사액이 편익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기대할 수 없다. 가격표를 붙이고 있지 않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성적 방법이든 정량적 방법이든 측정해야만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 당신이 2020년 가을의 청명함을 즐기고 있다면, 주말 아침 뜬금없는 나의 질문처럼 아무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누리고 있는 환경서비스에 얼마만큼의 화폐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 [사설] 한국연구재단의 해외 보고서 표절률 57%, 한심하다

    한국연구재단의 ‘국외교육 훈련사업’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직원의 연구역량 강화 차원에서 실시된 이 사업에 제출한 연구 보고서 표절률이 무려 57%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국외교육 훈련사업’ 연구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였다. 국내 대학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논문 표절 검증 업체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제출된 연구 보고서 14건 중 8건이 표절률 15% 이상에 해당됐다고 한다. 국내외 학계에선 표절률이 15%를 넘으면 ‘표절 논문’으로 간주해 아예 논문 심사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는 상황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연구과제 3만여개를 선정해 매년 7조원가량의 정부 연구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과제 선정 시 내부 연구윤리지원센터를 통해 표절 여부를 엄격히 검증하는 주무 기관이라는 점에서 내부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로젝트는 2010년부터 구성원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으로 매년 임직원 3명에게 1인당 약 5500만원을 해외 유학비용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총 26명에게 14억 2600만원이 투입됐다. 지원된 액수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연구윤리의 문제다. 연구원의 역량 강화가 목적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해외 유학 프로그램에서 표절률이 70%에 달하는 논문이 3건(전체의 21%)이나 됐다는 것은 학문하는 자세에 맞지 않다. 국민 혈세를 퍼붓는 사업에 대상자들이 제출한 연구 보고서에 대해 표절 여부 등 기본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도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재단이 ‘세금으로 직원들 해외 여행을 보내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한국연구재단을 포함, 공공기관의 해외연수 사업에 대한 전면적 감사를 통해 혈세 낭비를 철저하게 막기를 당부한다.
  • 특허 빼돌리고 연구비 횡령하고…‘비리 온상’된 기초과학연구원(IBS)

    특허 빼돌리고 연구비 횡령하고…‘비리 온상’된 기초과학연구원(IBS)

    20일 정부출연연 국감서 더불어 민주당 이용빈 의원 지적 직무관련 개인 기업을 차려 특허를 빼돌리고 연구비를 횡령하는가하면 아들의 연구를 위해 후배 연구원을 동원하고……. 노벨상 수상 수준의 최고 연구를 지원하겠다며 연간 60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하는 국내 유일 기초과학연구기관이라고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은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IBS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16건의 징계처리가 있었으며 특히 연구단장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20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정부출연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2015년 이후 최근까지 감사결과에 따르면 연구단장들이 저지른 비위 사실에 대해 전체 21건의 지적사항이 있었는데 이중 15건은 완료됐고 6건은 진행 중이다. 이 중 3명은 검찰에 고발돼 파직, 해임 등으로 연구단을 퇴직했고 2명은 3개월 보직해임됐다 복귀한 상태이다. 이들의 비위 내용은 특허 빼돌리기, 상품권깡, 허위견적서 작성 등으로 수 억원 가량의 연구비를 횡령하고 인건비와 연구비를 불법 지원한 것이다. 심지어 대학교수 직위를 겸직하고 있는 한 연구단장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박사후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IBS 소속 연구원을 불법 파견하는 갑질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연구단장은 채용비리가 적발되면서 해외로 도주하는 사례도 있었다. IBS는 설립 당시 연구 자율성 확보를 이유로 연구단을 대표하는 단장이 인력구성, 운용, 관리, 연구비 편성, 배분, 집행, 관리까지 전권을 줬다. 이렇듯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비리에 대한 내부 감시나 제보가 쉽지 않아 상급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의 감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밝혀지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또 IBS 자체 징계위원회 역시 감사결과에 따른 징계요구에 대해 경고 등 약한 처분을 내림으로써 이런 비리 사실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고 있다. 실제로 비리로 퇴직한 단장들은 현재도 대학교수로 복귀해 활동하는 등 연구윤리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IBS에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면서 기초과학계의 불만은 이전부터 컸다. 기초과학 지원의 핵심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특정 연구분야에만 집중하면서 전체적인 기초과학 연구풍토가 척박해졌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용빈 의원은 “연구단장들의 비리 사안들을 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만큼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IBS는 더 이상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분기준을 강화하고 전체 31개 연구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조직 쇄신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국인 17%, 로봇 연인 사귈 수도 있다고 생각” (국제 연구)

    “한국인 17%, 로봇 연인 사귈 수도 있다고 생각” (국제 연구)

    최근 SF 드라마나 영화 소재로 자주 등장한 덕분일까. 한국인은 로봇과의 로맨스를 다른 나라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트벤테대(UT) 연구진이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시에나’( SIENNA)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사용해 로봇과 인공지능(AI) 분야 같은 최첨단 기술에 관한 윤리와 의견을 조사했다. 여기서 시에나는 사회경제적·인권적 영향이 큰 신기술에 관한 이해관계자의 정보윤리(Stakeholder-Informed Ethics for New technologies with high socio-ecoNomic and human rights impAct)의 약자를 말한다. 연구진은 네덜란드는 물론 프랑스부터 독일, 그리스, 폴란드, 스페인 그리고 스웨덴까지 같은 EU 국가 7개국 외에도 비 EU 국가로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한민국 그리고 미국 4개국을 더해 11개국에 사는 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사람들은 ‘로봇을 여자친구나 남자친구 또는 낭만적인 배우자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12%만이 전적으로 동의했으며 15%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72%는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하지만 이런 입장은 국가에 따라 편차가 컸다. 네덜란드에서는 9%가 전적으로, 21%가 대체로 로봇과의 로맨스를 받아들인다고 동의해 11개국 가운데 가장 수용력이 높은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이 나라 역시 중립적인 태도는 23%, 대체로 반대는 18%, 완전 반대는 27%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다음으로는 대한민국과 스웨덴이 로봇 애인에 대해 관대한 편이었다. 두 국가의 사람들은 똑같이 7%가 전적으로, 10%가 대체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중립적인 태도는 한국인의 경우 16%로 스웨덴인(24%)보다 다소 적다. 반면 반대 입장은 한국인이 66%로(이중 완전 반대가 46%) 스웨덴인의 경우인 57%(이중 완전 반대는 39%)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14%)과 남아프리카공화국(14%), 독일(13%)에서 10% 이상 찬성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브라질과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그리고 그리스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로봇 청소기부터 조명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 스피커 그리고 스마트폰 속 AI 비서 등 지능형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데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매일 몇백만 명의 사람이 시리나 알렉사 또는 구글에 숙제를 도와달라거나 날씨를 알려달라하고 또는 멋진 저녁을 위해 레스토랑을 예약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로봇과 AI가 지배하는 세상을 향한 발전과 변화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로봇의 도입으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0%는 20년 동안 로봇과 AI의 혁명이 나라를 크게 변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미만인 46%는 이런 로봇이 자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봤지만, 3분의 1인 30%는 가능성 있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질문에서는 네덜란드인(61%)과 한국인(55%)이 가장 긍정적이었지만, 프랑스인(31%)은 가장 덜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또 인공 생명체와 지능형 기계 그리고 사람과 닮은 로봇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절반 이상인 55%의 사람들은 이런 기술이 삶에 대한 통제력을 털어지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13%만이 통제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성생활과 별개로 직장에서 사람과 같은 로봇에 대한 우려도 나왔는데 절반 이상인 52%는 로봇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또 절반 이상인 52%는 직장이나 공공장소에서 로봇이 사람처럼 보이거나 행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분의 1 이하인 29%만이 사람처럼 보이고 행동해도 괜찮다고 답했다. 대다수 사람은 로봇과 AI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사람과 같은 특징을 지닌 로봇에 대한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 조사를 주도한 필립 브리 UT 기술철학과 교수는 설명했다. 브리 교수는 또 “우리는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것의 이점이 엄청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기술에 관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우리는 또한 우리의 자율성 일부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으로 기술에 접근하지 않는 한 불평등한 사회를 건설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개방형 정보 플랫폼 제노도(Zenodo) 25일자에 게재됐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대 “나경원, 아들 경진대회 참가 도와달라 부탁해”

    서울대 “나경원, 아들 경진대회 참가 도와달라 부탁해”

    나경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 의원이 서울대 측에 아들 김모씨의 과학경진대회 참석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공개됐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연진위) 결정문’에 따르면 서울대는 김씨가 제4저자로 표기된 ‘비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가 ‘부당한 저자표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결정 이유에 대해 “논문을 마무리할 때 김씨가 데이터 검증을 도와주었으나 이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하지 않는 단순 작업”이라며 “저자로 포함될 정도의 기여라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김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 측정 가능성에 대한 연구’ 포스터에 대해서는 김씨가 연구를 직접 수행하고 결과를 분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서울대병원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는 해당 논문이 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 대상이었는데 심의를 받지 않았다며 ‘규정 미준수’라고 봤다. 김씨는미국 세인트폴 고교 재학 중이던 2015년 8월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의 지도로 미국 ‘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콘퍼런스’에 게시된 발표문 2건에 각각 제1저자와 제4저자로 등재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저자 등재 특혜 논란이 일어 서울대가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결정문에는 “피조사자인 서울대 의대 윤모 교수가 김씨의 어머니(나 전 의원)로부터 김씨의 엑스포(미국 고교생 대상 경진대회) 참가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의대 의공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게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서동용 의원은 “엄마 찬스가 아니었다면 나 전 의원 아들이 서울대 연구실에서 실험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연구물에 부당하게 공동 저자로 표기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서울대 시설 사적 사용의 부당성에 대한 서울대의 추가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엄마 찬스’라는 비난은 번지수부터 틀렸다”며 “아들이 연구실을 사용한 2014년 여름 저는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인이었다”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또 “저자 등재 여부는 아들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시 연구진과 담당 교수가 결정한 것”이며 “연진위에서 등재 자격을 인정받은 1저자로 이름을 올린 포스터가 있어 4저자로 포스터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대입 과정 등에 활용한 바 없다”고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노숙인 환자 동의 없이 뇌수술…사진 올린 전문의

    노숙인 환자 동의 없이 뇌수술…사진 올린 전문의

    노숙인 환자의 동의 없이 뇌 수술을 한 뒤 수술 영상을 SNS에 올린 국립의료원 소속 전문의에 대해 병원측이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환자 동의 없이 환자 38명의 뇌 수술을 하고 동의 없이 수술 영상을 SNS에 올린 국립의료원 소속 신경외과 의사에 대한 사후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느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결과적으로 국립의료원이 감봉 1개월 처분만 내리면서 면죄부를 줬다. 전문의가 수술 연습을 한 환자 38명 대부분은 노숙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환자 22명은 뇌사에 가까운 상태로 의료원에 왔으며, 보통 뇌 수술은 5~6시간이 걸리는데, 1시간 만에 수술을 끝낸 환자가 5명에 달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를 찍지 않은 환자도 17명에 달하는 등 비윤리적이고 반인권적인 사람에게 경징계를 하는 것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보건복지부도 자격정지를 할 수 있음에서 제 식구 감싸기가 가능한 대한의사협회에 판단을 구했다”고 지적했다.복지부는 의료법 66조1항에 따라 지난해 11월 의협에 이번 사안이 의료인 품위손상에 해당하는지 의뢰했다. 의협은 10개월 만인 2020년 9월 중순 ‘품위손상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최종적으로 복지부에 전달했다. 정 의원은 의료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수술 동의서에 무인날인한 행위는 의료기술 판단과 무관하게 복지부가 면허 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데도, 굳이 전문가평가단에 판단을 구해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아직 관련 사안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노벨상 120년 역사상 첫 여성과학자 2명 동시 수상...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개발

    노벨상 120년 역사상 첫 여성과학자 2명 동시 수상...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개발

    2020년 노벨화학상은 유전자 편집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프랑스와 미국 여성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이번 노벨화학상은 120년 노벨상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 2명만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출신 에마누엘 샤르팡티에(52)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교수,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유전자를 원하는대로 편집할 수 있는 첨단 생물학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생명과학 분야의 발전과 난치성 유전질환을 정복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유전자 가위기술은 말 그대로 가위를 이용해 DNA를 자르고 붙이는 편집을 가능케 하는 유전체 교정기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그동안 난치병으로 알려진 유전질환 치료는 물론 특정 병균에 강한 식물이나 동물 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마법 지팡이’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1세대, 2세대 유전자 가위는 비정상적 유전자만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유전자를 잘라내는 오류가 발생해 엉뚱한 유전질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2012년 ‘캐스9’이라는 단백질과 가이드RNA로 구성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만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캐스9 단백질은 그대로 두고 필요한 DNA 위치로 데려다 주는 가이드RNA를 교체하면서 특정 유전자를 오류 발생 없이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으며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해 진정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장점이 있다. 다우드나 교수는 또 다른 유전자 가위 전문가인 펑 장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가 이끄는 브로드연구소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의 특허권을 갖고 세기의 재판을 벌여 주목받기도 했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2018년 11월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허젠쿠이 교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에이즈에 걸리지 않도록 유전자 교정한 쌍둥이 맞춤형 아기를 만든 사건에 대해 다른 과학자, 윤리학자들과 함께 유전자 편집 기술을 규제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국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자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진수 서울대 화학과 교수는 “이번 수상자들은 3세대 유전자 가위의 작동원리를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유전자 가위를 활용할 수 있게 했으며 실제 치료에 활용됐다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을 업적”이라며 “이들 덕분에 동물이나 식물 세포에서 유전자 편집을 할 수 있게 되고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1901년 이후 185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6, 7번째 여성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 프랜시스 아널드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교수가 5번째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지 2년 만이다. 또 두 과학자는 전날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앤드리아 게즈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UCLA) 교수와 함께 노벨상 수상자 연령으로는 젊은 축에 속하는 50대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13억 510만원)가 주어지는데 두 사람이 각각 500만 스웨덴크로나씩 나눠 갖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매년 12월 10일 노벨의 기일에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성대하게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각국 대사관과 대학에서 상패와 상금을 전달하는 모습을 TV로 중계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도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정보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피인용 우수연구자’ 24명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 국내 언론들이 올해 화학상 유력후보로 지목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과방위 국감, 네이버에 野 화력 집중…“3대 갑질로 해악끼치는 흉기”

    과방위 국감, 네이버에 野 화력 집중…“3대 갑질로 해악끼치는 흉기”

    네이버 이해진 의장 등 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 의원들의 신경이 곤두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국정감사 첫날인 7일 한때 감사중지 사태를 빚는 등 20일 간의 혈투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네이버 임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국회 의원연구단체 디지털혁신연구포럼 발족에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가 관여했다며 ‘권포유착’을 주장했다. 박 의원은 “네이버가 주도하는 인기협이 국회 의원연구단체 설립을 사전에 연구하고 각본대로 실행했다는 정황이 있다”며 “네이버가 국회까지 손을 뻗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고, 권력과 포털의 유착, 권포유착의 한 단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단체는 윤 의원과 같은 당 이용우 의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아 지난 7월 출범했다. 여야 의원 35명과 인기협, 벤처기업협회 등이 참여한다. 박 의원은 지난 6월 2일 인기협이 작성한 ‘국회 디지털경제미래연구포럼 가칭 추진계획안’ 문건을 근거로 들며 “인기협 회장이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고, 실질적으로 (협회를) 좌지우지한다”며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 옮겼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 “인기협이 청부입법하고 국회 로비하고 그러지 않겠느냐”며 “참여한 의원들은 네이버가 주도하는 인기협이 이런 계획을 짰다는 것조차 모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네이버 이해진 의장의 증인 채택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데 대해서 “네이버 국회 농단 진상 규명해야 한다 본다”며 “규제기관이 국회를 뒤에서 배후조종하겠다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윤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박 의원의 주장에 강하게 항의했다. 윤 의원은 “네이버가 국회의원을 사주한다는 이런 모욕적 얘기까지 하면서 여당 의원뿐만 아니라 야당 동료의원까지 매도하는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또 “참여 연구단체들 한꺼번에 매도했다. 그 부분에 대해 분명히 사과발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민간기업이 야당 의원들, 여당 의원들을 휘둘러 포럼을 만들고 그걸 통해 국회를 접수하려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원의 정당한 의정 활동에 이렇게 모욕적 발언한 데 대해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두 사람의 발언 후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다 결국 감사가 1시간 30분가량 중지됐다. 박 의원은 회의 재개 후 “진의를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동료 의원들이 불편한 점이 있다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날 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감사에서는 야당의 화력이 네이버에 집중됐다. 전날 공정거래위원회가 쇼핑 검색 알고리즘 조작에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야당은 네이버의 포털뉴스 조작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네이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로 공공에 해악을 끼치는 흉기”라며 “공정거래 갑질, 뉴스 배열 언론 갑질, 검색어 조작 및 여론 조작 갑질 등 3대 갑질을 규명해서 불공정으로부터 대한민국을 혼탁하게 만든 책임을 묻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180석 여당보다 더 힘을 발휘하는 게 네이버인가. 당사자가 증인으로 오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겠나”라며 네이버 이해진 의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한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네이버 알고리즘의 편향성 논란에 대한 질의에 “중립적으로, 편향성 있지 않게 하는 건 지금 제정하고 있는 AI 윤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강제하는 건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알고리즘 공개도) 영업비밀 문제가 있어서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축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한일 글쟁이들이 써내려간 말과 글에 관한 사유

    한일 글쟁이들이 써내려간 말과 글에 관한 사유

    말과 글에 관한 관한 에세이 두 권이 출간됐다. 각각 소설가와 비평가이면서, 에세이로도 독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한국과 일본의 글쟁이들이 썼다. 그네들이 생각하는 읽고 쓰며, 듣고 말하는 일에 관한 철학과 삶이 간명한 필치로 드러난다. ●말하고 듣는 일은 ‘예의’, 읽고 쓰는 것은 ‘윤리’의 영역… 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장강명 작가의 신간 에세이 ‘책, 이게 뭐라고’(아르테)에서는 책을 매개로 읽고 쓰며 말하고 듣는 작가의 삶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타공인 독서가인 그는 그는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며 책에 관해 말하고 듣는 일에도 더욱 열중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작가가 얻은 중요한 깨달음 중 하나는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하는 읽고 듣는 세계의 원칙인 ‘윤리’와 달리, 맥락에 좌우되는 ‘예의’는 문화와 주관의 영역에 속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하고 듣는 일에서는 비판 의식보다는 상황에 필요한 적절한 감수성을 더욱 필요로 한다. 이는 온라인 독서토론의 장에서는 책에 대한 비판을 신랄히 적어놓고 팟캐스트 녹음 스튜디오에 부른 저자 앞에서는 쓴소리를 삼가는 작가의 모습과도 관련이 있다. ‘막 책을 낸 작가를 스튜디오로 불러서 얼굴을 마주보며 공개적인 대화를 하는 시공간이라면 진행자가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진행자의 예의가 정직한 서평이라는 윤리에 앞선다고 판단한다.’(136~137쪽) 읽고 쓰듯이 말하고 들으려 했던 작가의 전환이 흥미롭다. ●‘말 없는 말’에 대한 사유… 와카마쓰 에이스케 ‘말의 선물’‘말의 선물’(교유서가)은 현재 일본 문단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비평가 중 한 명인 와카마쓰 에이스케의 에세이다. 우리가 평소에는 거의 의식하지 않는 말의 본질과 의미, 말이 우리의 삶에 던지는 화두에 관한 성찰적인 글 스물네 편을 담았다. 동서고금의 고전에서 고른 글들과 작가 자신의 삶에서 길어올린 문장들이 빛난다. 말보다도 ‘침묵’의 의미에 대해 더욱 사유한 것이 와카마쓰 글의 특징이다. 그가 책에서 ‘언어’와 ‘말’을 구분해서 쓰는 것도, 말에는 침묵이나 무언의 시선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서다. 범람하는 말의 홍수 속에서 ‘말 없는 말’에 대해 저자는 숙고한다. ‘하나하나의 말은 작고, 때로는 무력하게 비친다. 하지만 인간이 일단 그것을 믿고 사랑하면 말 안에 불이 깃든다. 사람의 마음에 있으며 사라지지 않는 생명의 불꽃과, 말에 숨어 있는 불이 반향(反響)하는 것이다.’(22~23쪽) 수 년 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저자가 말하는 문장 작법도 재밌다. 기술이나 기법보다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문장에 깃드는 메시지에 주목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기술은 미숙해도 문학은 생겨날 수 있다. 오히려 기법이 문학의 생명을 가두기도 한다.’(54쪽) 자고로, 생명에 우선하는 기술이란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KCC, 글로벌 기업으로의 비전 담은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

    KCC, 글로벌 기업으로의 비전 담은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

    KCC가 경제·사회·환경 등에서의 경영 성과와 향후 비전을 주주와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2019/20 KCC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 KCC는 매년 국제 기준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ISO26000, UN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에 따라 지속가능성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첫 발간을 시작으로 올해가 여섯 번째다. 올해 발간한 보고서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1분기까지 KCC의 지속가능경영활동과 그 성과 및 주요 이슈들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번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는 KCC의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이하 모멘티브)’ 인수를 주요 이슈로 꼽았다. KCC는 지난해 5월 미국 글로벌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의 인수작업을 완료하고 올 1월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로 인해 KCC는 한국 기업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며 실리콘 제품 개발과 생산기술에서 경쟁력을 확보했고, 향후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으로 시장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보고서 서두에는 ‘Chairman’s Message’를 통해 모멘티브 인수를 기반으로 2020년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의지를 천명하는 한편 전 세계적인 생산, 영업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첨단 소재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지속가능보고서에는 연결재무상태표, 사업 현황 등 경영 일반 사항을 비롯해 KCC의 지속가능경영체계와 윤리∙준법경영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기업지배구조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KCC만의 지속가능경영의 주요 전략으로 선정한 △안전∙환경책임 강화 △인재 중시 △지속가능한 기술혁신 △고객과 시장 지향 △공유가치 창출 등 5가지 활동들을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됐다. 그중에서도 R&D 역량 및 기술관리능력 강화에 대한 성과가 눈에 띈다. KCC는 미래 기술 개발과 기술혁신을 이루기 위해 R&D 분야 투자 비용을 2017년부터 매년 늘리고 있으며 2019년 역시 전년 대비 22억 원 이상 증가했다. 통합 지식재산 관리체제 구축과 기술분야별 특허 전담 인력 운영으로 보유한 지식재산권 건수를 매년 200건 이상 증가시키며 사업 성장에 필요한 기술력과 관리능력을 키우고 있다. KCC 관계자는 “KCC는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혁신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과 기술력 향상에 모든 기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향후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신뢰와 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재 기업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KCC가 발간하고 있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2019년 9월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보고서상(Korea Readers’ Choice Awards)에서 제조업체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었으며, 2019년 11월 Spotlight Awards에서는 TOP 100보고서로 선정되어 높은 수준의 내용구성과 디자인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KCC는 한국경영인증원에서 ‘국내 100대 지속가능경영기업’으로 선정되어 향후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기사 제공 KCC
  • [사설] 박덕흠·윤창현 의원의 이해충돌, 관련법 조속히 제정하라

    21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이해충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2012년 국회에 입성한 뒤 국토교통위원회에서 6년간 활동하면서 가족 명의 건설사를 통해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 가족 건설사는 그의 아들 또는 친형이 대표이사라고 한다. 비상장 건설사의 최대주주인 박 의원은 관련 주식을 백지신탁했으나 매각도 안 됐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정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문제다. 윤 의원은 2012년부터 지난 4월 당선되기 직전까지 삼성물산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2015년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승계를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적극 옹호해 ‘합병의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금융 분야를 다루는 정무위는 삼성의 지배구조와 연결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심사하고, 삼성생명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은 LG유플러스 비상임 자문을 맡았다가 여론의 압박으로 사임했다. 이해충돌 논란은 야당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홍걸 의원은 남북 경협 관련 주식을 갖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에서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목포 도시 재생사업을 미리 파악한 뒤 부동산을 차명 매입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행태는 국회의원의 이해충돌이 일상이고,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에 그친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의 대표로 뽑혔다면 이해충돌의 가능성이 있다면 스스로 피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윤리다. 사실 이런 문제를 의원들의 도덕심에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3년 국회에 제출한 부정청탁금지법 원안의 핵심 조항은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들의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었다. 그러나 19대 국회는 핵심 사항을 뺀 ‘부정청탁금지법’을 2015년 제정했다. 이에 권익위는 20대 국회에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출했으나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21대 국회에도 해당 법이 제출돼 있다. 제정안은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회피, 직무상 비밀이용 금지 등 8가지의 구체적인 행위 기준을 담고 있다. 국회는 하루라도 빨리 이해충돌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불거진 이해충돌 논란에 대한 검경의 철저한 수사와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 [인사]

    ■교육부 ◇부이사관 전보 △교육부(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실무추진단 부단장 지원 근무) 오성배 ◇서기관 전보 △학교안전총괄과장 김태경△대학재정장학과장 최우성△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실무추진단 미래학교 추진팀장 배정익△교육시설안전팀장 김관영△고등교육정책실 강양은△교육복지정책국 허영기△교육부(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실무추진단 지원 근무) 정봉출△교육부(국외훈련) 이지은△한국교원대 이규열△충북대 양현오 ■행정안전부 ◇실장급 전보 △기획조정실장 고규창△정부혁신조직실장 한창섭△지방재정경제실장 박재민△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 이인재 ◇실장급 승진 △정부청사관리본부장 조소연 ◇국장급 전보 △정부혁신기획관 이정렬△조직정책관 김성중△공공서비스정책관 정구창 ■보건복지부 ◇실장급 △기획조정실장 양성일△사회복지정책실장 박인석△인구정책실장 고득영△보건의료정책실장 이기일 ◇국장급 △정책기획관 이강호△복지정책관 박민수△보육정책관 정호원△정신건강정책관 염민섭△첨단의료지원관 임을기 ◇과장급 △기획조정실 양자협력담당관 정혜은 ■고용노동부 ◇국장급 승진 △충북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은철 ◇3급 승진 △국제협력담당관 정해영△고용보험기획과장 임동희△공무원노사관계과장 권병희 ◇과장급 전보 △고객지원팀장 김소연△고용정책총괄과장 편도인△일자리정책평가과장 황효정△일학습병행정책과장 박희준 △임금근로시간과장 장현석 ■국토교통부 ◇국장급 승진 △자동차관리관 윤진환△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광역교통운영국장 이윤상 ◇과장급 전보 △운영지원과장 이명섭△혁신행정담당관 김석기△주택정책과장 장우철△물류정책과장 김배성△자동차정책과장 김정희△주거복지정책과장 김명준△미래전략일자리담당관 정진훈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공무원 전보 △국민소통실장 조현래△해외문화홍보원장 박정렬 ■인사혁신처 ◇국장급 승진 △공무원노사협력관 박용수 ◇과장급 전보 △공무원노사협력관 노사협력담당관 이홍균△윤리복무국 윤리정책과장 이은경 ■법제처 ◇고위공무원 승진 △행정법제국 법제심의관 박영욱 ◇부이사관 전보 △법제지원총괄과장 김은영 ◇서기관 전보 △법제조정법제관 김태현 ■질병관리청 ◇실장급 △차장 나성웅 ◇국장급 △기획조정관 배경택△감염병위기대응국장 임숙영△의료안전예방국장 양동교△위기대응분석관 이상원△감염병정책국장 박혜경△만성질환관리국 건강위해대응관 조은희△감염병진단분석국장 유천권△국립보건연구원 연구기획조정부장 김성곤△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장 박현영△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장 김성순△수도권질병대응센터장 강민규△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 김성수△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장 이주연 ◇과장급 <본청> △대변인 고재영△위기대응역량개발담당관 박찬수△역학조사분석담당관 박영준△운영지원과장 박종하△기획재정담당관 신재형△행정법무담당관 조우경△국제협력담당관 주수영△정보통계담당관 박재성△감염병정책총괄과장 최종희(부이사관)△감염병관리과장 이동한△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 박숙경△결핵정책과장 심은혜△검역정책과장 김금찬△의료대응지원과장 최종희(서기관)△신종감염병대응과장 곽진△감염병진단관리총괄과장 김갑정△세균분석과장 황규잠△바이러스분석과장 한명국△매개체분석과장 이희일△고위험병원체분석과장 이기은△신종병원체분석과장 김은진△예방접종관리과장 이선규△의료감염관리과장 이연경△항생제내성관리과장 이형민△백신수급과장 신혜경△의료방사선과장 이현구△생물안전평가과장 신행섭△만성질환관리과장 조경숙△만성질환예방과장 하진△희귀질환관리과장 안윤진△건강영양조사분석과장 오경원△건강위해대응과장 황호평△손상예방관리과장 권상희△미래질병대비과장 유효순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기획과장 송양수△연구지원과장 강차원△운영지원과장 송병일△바이오빅데이터과장 채희열△바이오뱅크과장 전재필△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장 김봉조△심혈관질환연구과장 김원호△뇌질환연구과장 고영호△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 박상익△호흡기·알레르기질환연구과장 이점규△난치성질환연구과장 김용우△재생의료안전관리과장 이광수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감염병연구기획총괄과장 정지원△신종바이러스·매개체연구과장 김경창△급성바이러스연구과장 류정상△만성바이러스연구과장 최병선△세균질환연구과장 김성한△약제내성연구과장 유정식△백신연구개발총괄과장 정경태△병원체자원관리과장 최영실 <수도권 질병대응센터> △운영지원과장 서명용△감염병대응과장 김미영△진단분석과장 남정구 <경남권 질병대응센터> △경남권질병대응센터장 김인기△운영지원과장 오재욱△감염병대응과장 정영숙△진단분석과장 강병학 <경북권 질병대응센터> △경북권질병대응센터장 이주현△감염병대응과장 손태종△진단분석과장 최우영 <충청권 질병대응센터> △충청권질병대응센터장 이은규△운영지원과장 이한기△감염병대응과장 최연화△진단분석과장 유재일 <호남권 질병대응센터> △호남권질병대응센터장 김주심△운영지원과장 송수진△감염병대응과장 이욱교△진단분석과장 정윤석 ■조달청 ◇과장급 전보 △혁신조달과장 임헌억 ■한국전기연구원 △인공지능연구센터장 김종문△에너지신산업연구센터장 정구형△강소특구기획실장 장석훈△기술사업화실장 오경연△기업총괄지원실장 우병철△총무복지실장 노병욱 ■중앙그룹 △중앙일보M&P 경영지원팀장 정희석△JTBC스튜디오 제작본부 제작4팀장 이해광 ■국민일보 △베이징특파원 권지혜△대외협력국 기획담당 부국장·논설위원 노석철
  •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지난 과오 바로잡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지난 과오 바로잡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김명수 대법원장은 11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을 맞아 “사법부가 지난 과오를 바로잡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헌법적 사명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제6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사에서 취임 이후 이어온 사법부 독립을 위한 노력을 설명하면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사법부 구성원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법원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열리지 않았다.김 대법원장은 기념사에서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운을 뗀 뒤 “어떤 상황에서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이야말로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사법부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법과 양심의 저울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동요할 리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법원의 보석 허가와 지난 8월 15일 일부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법원 결정을 두고 판사 개인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김 대법원장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아래는 김 대법원장의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올해 대한민국 법원의 날은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평온한 일상을 잃고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감염병의 확산 속에서도 의연한 모습으로 맡은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법원 가족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9월 13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은 우리나라 사법주권의 회복을 기념하는 날이자, 사법부 독립의 참된 의미와 사법부의 책임을 되새기는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매년 돌아오는 법원의 날이 우리에게 새삼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사법부 독립의 가치와 이를 지켜 내고 이어갈 사법부의 책임이 무겁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취임 이래, 사법부가 지난 과오를 바로잡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헌법적 사명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드려 왔습니다. 지난해 사법행정자문회의의 출범, 법원행정처 상근법관의 지속적 감축과 외부 전문인력의 등용은, 대법원장 한 사람이 아닌 수평적 회의체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전문가에 의해 책임 있게 구현되는 새로운 사법행정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사법부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사법부 관료화의 폐해를 방지하고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자 추진해 왔던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 폐지와 윤리감사관의 개방직화는, 올해 3월 법원조직법 중 일부가 개정됨으로써 우리의 의지가 입법으로 결실을 맺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법행정 구조의 전면적 개편은 결국 큰 폭의 법률 개정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대법원은 합의제 의사결정기구로서 사법행정회의 신설, 법원행정처 폐지 및 법원사무처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의견을 이미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사법행정은 오롯이 재판의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추호도 재판에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의지와 결단의 산물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사법부의 진심을 깊이 헤아려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사법의 본질은 재판에 있으므로 사법부의 사명은 근본적으로 ‘좋은 재판’을 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상고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나 전문법원의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모두 ‘좋은 재판’을 위한 것입니다. 형사사건에서 전자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폭증하는 상고사건 속에서 상고심 기능의 정상화를 위해 상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왔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상고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미루어 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노동, 해사 등 전문적인 심리가 필요한 사건에 대하여는 해당 사건의 특수성, 사건 수, 전문 지식의 정도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전문법원 설치의 필요성과 우선 순위, 관할사건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형사전자소송은 형사기록의 전자사본화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등 법원이 선제적으로 도입을 준비해 왔던 것이기도 합니다. 형사재판에 전자소송이 도입되면 재판절차가 보다 투명해지고,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도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부의 노력이 비단 현재에 머물 수만은 없습니다. 올해 사법부가 차세대전자소송시스템과 미래등기시스템 구축사업에 착수한 것도 미래의 ‘좋은 재판’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대비한 사법부의 노력이 사법접근성의 획기적 향상과 사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로 실현될 수 있도록 각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좋은 재판’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재판제도와 함께 법원공무원 인사제도의 개선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시험 중심의 승진제도는 특정시기에 업무역량이 재판에 온전히 집중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이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춘 실질적 평정의 도입을 전제로 시험에 의한 승진을 폐지하고, ‘좋은 재판’을 위해 성심을 다한 사람이 높이 평가받는 구조로 인사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법원공무원 인사제도개선 분과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훌륭한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하지만 사법부의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과연 어떤 재판을 ‘좋은 재판’으로 평가할 것인가는 오로지 국민의 몫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건의 선고를 모두 생중계하고, 통합열람·검색시스템을 이용해 손쉽게 각급 법원 판결서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에서 나아가 그 공개 범위를 미확정 판결로까지 확대하려는 것도 책임 있는 자세로 재판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기 위함입니다. 변호사에 의한 법관평가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그 맥락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외부로부터의 평가가 당장은 낯설지 모르지만, 두려워 말고 오히려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는 성숙하고 겸허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이야말로 제아무리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사법부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법과 양심의 저울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그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동요할 리 없습니다. 판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비난이나 공격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으로 재판에 더욱 집중하여, 재판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가 수호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열린 마음으로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나가는 것도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합니다. 익숙함에 대한 과신을 경계하고, 어느새 스스로가 사회 현상과 조류에 둔감해져 있지는 않은지 항상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법부의 앞날을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이룬 작은 성취는 오히려 우리의 각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뿐입니다. 비록 더디고 힘든 길일지언정, 아직 가보지 않아 두려운 길일지언정 ‘좋은 재판’의 가치를 가슴속에 새기고, 사법부가 본래 있어야 할 자리를 향해 담대한 걸음을 내디딥시다. 우리의 간절한 노력으로 국민에게 존중과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 오랜 훗날 오늘을 기념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물려줍시다. 그것이야말로 사법부 독립의 가치와 그에 따른 책임의 무거움에 우리가 응답하는 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는 그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기꺼이 동행해 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겪는 고통과 희생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한마음으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습니다. 우리 법원의 재판업무도 코로나19로 많은 지장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주어진 기술과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여 노력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이나 재산권 보장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어 코로나19로 인한 역경을 이기고, 하루빨리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9. 11. 대법원장 김 명 수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금요칼럼] 하필 왜, 성리학 사회였을까/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하필 왜, 성리학 사회였을까/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조선은 유교적 도덕을 무척 중시한 사회였으나 후기에 부작용이 많아졌다. 그래서일 테지만 성리학이라는 낱말에도 갑갑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당연히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도대체 왜 선비들은 성리학 사회를 만들고자 했을까? 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세종 때 이야기를 해 보자. 대신 이순몽이 판서를 지낸 황상의 기생첩과 사랑을 나누다가 발각됐다. 그날 이순몽은 공무를 회피하고 그 기생을 만나러 갔단다. 화가 난 황상은 첩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심하게 폭행했다(실록, 세종 10년 10월 20일). 그런데 이순몽과 황상은 가까운 친구 사이였다. 이 사건을 조사한 의금부는 세 사람 모두에게 중형이 마땅하다고 했다. 그런데 왕은 황상과 그 첩은 중벌하고, 이순몽만은 왠지 가볍게 다루었다. 여론이 들끓었다. 대사헌 조계생 등이 상소를 올려 황상과 이순몽의 죄상을 고했다. 황상은 모친의 상중에도 몰래 창기를 데려다 간음한 사실이 있었다. 이순몽은 자신의 비행이 드러난 다음에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황상의 첩을 데려다가 함께 살았다고 했다. 사헌부는 두 사람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고 불평했다. 그 이튿날 의금부도 비슷한 요구를 하자 왕은 그들의 처벌 수위를 약간 높였다(세종 10년 10월 21일). 그런데 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왕은 뜻밖의 조치를 했다. 사헌부 관원 모두를 일시나마 의금부에 가두었던 것인데, 그들의 상소문에 못마땅한 부분이 있어서였다. 황상은 또 다른 기생을 첩으로 삼으려고 어떤 양반과 다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기생으로 말하면 나중에 태종이 궁궐로 데려다가 후궁으로 삼은 이였다. 사헌부는 황상의 방탕을 폭로하면서 태종의 후궁까지 문제 삼은 격이었다. 세종의 당혹감도 짐작할 만하지만, 15세기 조선은 이처럼 위아래가 뒤엉켜 도덕적 허물을 드러내기 일쑤였다. 그런 점에서 이순몽은 정말 표본적이었다. 그는 애첩을 10명도 넘게 거느렸으나 만족하지 못했다. 아내가 세상을 뜨자 젊고 아름다운 과부에게 다시 눈독을 들였다. 이름난 양반의 딸이자 아내였던 그이가 허락하지 않자, 이순몽은 역시 과부였던 그이의 어머니에게 새 장가를 들겠다며 생떼를 썼다. 결국에 젊은 과부는 이순몽과 재혼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그는 잔치를 열었고 마당에 손님이 가득하였다. 기쁨에 넘친 이순몽은 음식을 손에 들고 소리쳤다. 만일 신부가 나를 사랑하거든 이 음식을 받아먹으라고 했단다. 과부가 음식을 넙죽 받아먹자 손님들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스스로 눈을 가렸다. 이순몽은 영응대군의 수양아버지였다. 영응대군은 세종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었는데, 이순몽의 집에 머물며 전염병을 피한 적이 있었다. 그 인연으로 이순몽은 영응대군을 수양아들로 삼아, 생일마다 금은보배를 바쳤다. 금으로 소와 수레까지 만들어서 바쳤다. 또 비단과 면포를 환관과 궁녀들에게 선사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천하의 세종 임금도 인의 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었을까. 이순몽은 벼슬이 정1품에 이르렀는데, 그가 죄를 저질러도 왕은 너그럽게 용서했다. 후세가 기리는 세종 시대에도 이처럼 깜깜한 구석이 적지 않았다. 조선 사회에는 불의와 도덕적 타락이 만연했다. 그래서 뜻있는 선비들은 한 가지 사명을 발견했으니, 도덕과 윤리가 빛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훗날 조광조 같은 성리학 지상주의자가 출현한 것은 그래서였다. 윤리가 강조되자 허위와 위선이 판을 쳤으니, 선비들의 노력도 따지고 보면 ‘절반의 성공’에 그친 셈이었다. 그래도 무의미한 일은 아니었다. 상황이 크게 달라진 지금에도, 우리는 여전히 공정과 사회 정의라는 도덕에 목말라하지 않는가.
  • “전공의 파업에 멈추는 의료체계라니”…의사파업이 남긴 과제

    “전공의 파업에 멈추는 의료체계라니”…의사파업이 남긴 과제

    파업 끝났지만 의대생들 국시 거부 계속“파업한 선배 의사들이 의대생 설득해야”“정부 아닌 의료계가 결자해지할 문제” “전공의 1만 6000여명 중 약 80%가 진료를 거부하니까 한국 의료체계가 위협받는 이 현실은 결코 정상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지난달 21일부터 진료거부라는 집단행동에 돌입한 전공의들이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여당과 정부와 각각 서명한 합의문이 발표된 이후 지난 8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과 관련한 논의를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중단하기로 했고, 보건복지부는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집단행동을 한 의사들이 요구한 ‘원점 재논의’도 합의문에 명시됐다. 응급환자 진료를 거부하면서까지 실력행사에 나섰던 의사들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의사들의 이번 집단행동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9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정형준(재활의학과 전문의) 정책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짚어봤다. -이번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남긴 교훈과 과제는 무엇일까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의사 집단이 국민 건강에 당장 긴급한 영향을 주는 사안이 아닌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문제 때문에 당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전국 의사 수가 10만명이 넘는데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 1만 6000여명 중 약 80%가 진료를 거부하니까 한국 의료체계가 엄청난 타격을 받았습니다. 의사들의 부족한 직업윤리를 지적하는 것으로 그칠 문제가 아닙니다.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한국의 필수의료가 상당 부분 마비됐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공의의 강도 높은 노동에 의존하는 의료체계를 개편해야 합니다. 대학병원들이 현재 주 80시간을 넘는 전공의들의 노동시간을 최대 주 60시간으로 줄이고 그 공백을 전문의를 고용하여 메워야 합니다.”-비록 전공의들은 현장에 복귀했지만 의대생들의 ‘국시(의사국가시험) 거부’ 사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의협은 의대생들이 국시에 응시하지 못해 피해를 본다면 “합의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면서 단체행동을 시사했는데요.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로 발생하는 당장의 의료 공백을 메울 대안이 없습니다. 전공의 3000명이 부재하여 전체 전공의의 4분의1이 파업하는 것과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국민들의 건강권과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했을 때 의대생들이 국시를 응시하지 못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으나 다만 의대생 본인들이 시험을 보겠다고 해야 합니다. 국시에 응시하도록 의대생들을 설득하는 일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선배 의사들이 해야 합니다. 파업을 선동하고 주도한 선배 의사들이 의대생들을 설득해서 국시에 응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실력행사를 계속 하도록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 의료계가 결자해지할 문제이지요.” -정부와 의협이 서명한 합의문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합의문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전공의 수련 환경의 실질적 개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주요 의료현안을 의제로 하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한다. 보건복지부는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보건의료발전계획에 적극 반영하고 실행한다’는 문구가 있는데요. 정부가 의사들과 만나서 소통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런데 마치 의정협의가 보건의료정책을 추인하는 과정처럼 인식될 수 있는 내용이라 우려가 됩니다. 보건의료정책, 공공의료정책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어야지 정부와 의사만 협상해서 결론을 낼 문제가 아닙니다. 의협도 전체 사회의 구성원의 일부입니다.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는 세력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의정협의체를 의협이 마치 본인들의 이익 창출이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정책 추인 창구로 활용하면 절대 안 됩니다. 사실 이런 내용의 합의는 정부가 어떤 이해관계 당사자하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의 합의입니다.”-정부가 추진했던 의대 정원 확대안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전면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증원하는 400명 중 300명을 지역의사로 양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남은 100명 중 50명은 감염내과, 소아외과, 역학조사관 등 특수·전문부야 의사로 양성하고, 50명은 바이오·제약·의료기기 분야에서 일하는 의사로 선발한다는 것인데, 전 세계에서 민간기업에서 일할 의사를 정부가 이렇게 증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건 민간기업에서 알아서 할 일이에요. 이 부분은 당장 폐기해야 합니다. 또 지역의사제도의 본래 취지가 의료 취약지역에서 10년 동안 일하는 의사를 양성하여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것인데, 정부가 발표한 의무복무기간 10년 안에 수련기간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공의, 전임의 기간이 보통 7~8년 됩니다. 그러면 전문의가 돼서 남은 2~3년을 일한다는 것인데, 그 지역을 떠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10년을 전부 전문의 과정으로 한정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맞습니다. 전문의가 돼서 지역사회에서 10년 정도 일을 해야 그 지역에 정착해 환자들을 돌볼 것 아닙니까. 지방에 있는 사립대병원에 인턴·레지던트를 충원하려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건 아니잖아요.” -공공의대 설립안도 논란이 됐습니다. “의과대학(6년제)이 아닌 의학전문대학원(4년제·의전원)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의전원은 이미 실패한 보건의료정책입니다. 의전원이 남아 있는 대학도 건국대와 차의과학대학 뿐입니다. 의전원은 고비용 교육을 통해서 한국 사회에 많은 부담을 준 정책이고, 이번 의사파업을 주도한 본과 3·4학년 학생들, 그리고 전공의·전임의들이 전부 의전원 세대입니다. 그리고 의전원이 가진 또 다른 문제가 선발의 공정성 문제입니다. 대학 입학 때처럼 정해진 입시제도가 아니라 불투명한 선발로 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공공의대는 제대로 된 6년제 프로그램(의예과 2년, 의학과 4년)으로 운영해야 하고, 만일 기초 학문을 공부하는 예과(의예과) 학생들을 가르칠 교원 확보가 어려운 점이 있다면 다른 국공립대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합니다. 정부안은 그대로 추진돼서는 안 됩니다.”-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1차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되고 기술·치료의학이 극도로 발달하고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술·치료의학이 중심이 되다 보니 검사를 많이 하고 대학병원에서도 전공의들에게 기술의학만 계속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의대생들이나 전공의들도 기술자가 된 거예요. 기술자가 됐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지역 보건의료의 버팀목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공공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만일 교육과정이 1차 보건의료 중심이라고 한다면 의사가 지역사회에서 할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직접 환자 집을 방문해 진료도 하고, 제한된 장비 속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는 무엇일지 생각하고, 환자의 병력을 계속 관찰하고 추적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 등을 깨달을텐데 대학병원에서도 기술의학 위주로 가르치는 게 문제입니다.“ -1차 보건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1차 보건의료는 ‘관리’입니다. 의사가 지역사회에서 왕진 등을 통해 환자 질환을 예방·관리하고 추적관찰하며 재활을 책임지면 상급종합병원 입원 환자를 줄일 수 있고 이는 국민 건강 수준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와 당뇨 환자의 건강을 잘 관리하면 심혈관계 질환 또는 뇌경색 발생 비율이 떨어지니까 병원 입원이 줄겠죠. 주치의가 저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상담도 오래 하고, 제가 거동이 불편하면 주치의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1차 보건의료체계가 강화되면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1차 보건의료체계의 강화입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사] 안전보건공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충북도교육청

    ■ 안전보건공단 ◇ 상임이사 임명 △ 경영이사 송병춘 △ 교육문화이사 최성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 단장·센터장급 △ 뇌과학연구소 뇌과학기획단장 조일주 △ 뇌과학연구소 뇌과학운영단장 추현아 △ 청정신기술연구소 수소·연료전지연구단장 장종현 △ 청정신기술연구소 에너지소재연구단장 김동익 △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스핀융합연구단장 민병철 △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인공뇌융합연구단장 이수연 △ AI·로봇연구소 인공지능연구단장 임화섭 △ AI·로봇연구소 헬스케어로봇연구단장 이득희 △ 바이오·메디컬융합연구본부 바이오닉스연구센터장 김진석 △ 바이오·메디컬융합연구본부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장 김세훈 △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장 조소혜 △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나노포토닉스연구센터장 고형덕 △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극한소재기술연구센터장 문명운 △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장 김희숙 △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계산과학연구센터장 한상수 △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전자재료연구센터장 강종윤 △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청정에너지연구센터장 엄영순 △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차세대태양전지연구센터장 정증현 △ 연구자원·데이터지원본부 도핑콘트롤센터장 손정현 △ 연구자원·데이터지원본부 특성분석센터장 김낙균 △ 강릉분원 천연물소재연구센터장 정상훈 △ 강릉분원 천연물인포매틱스연구센터장 권학철 △ 강릉분원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 김형석 △ 전북분원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장 정용채 ◇ 실장급 △ 연구기획조정본부 연구개발실장 이태호 △ KIST 스쿨 인재개발실장 김영종 △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실장 박병수 △ 경영지원본부 홍보실장 원세환 △ 경영지원본부 윤리경영실장 정현진 △ 경영지원본부 인프라운영실장 방성욱 △ 정책기술연구소 정책실장 김현우 △ 기술사업전략본부 기술사업화실장 김태민 △ 기술사업전략본부 혁신기업사업화센터장 강대신 △ 강릉분원 연구지원부장 김용관 △ 강릉분원 혁신기업사업화센터장 최종상 △ 전북분원 혁신기업사업화센터장 강선준 ◇ 팀장급 △ 원장실(팀장급) 전서훈 △ 감사부 감사팀장 허은영 △ 연구기획조정본부 수탁사업운영팀장 염기홍 △ 연구기획조정본부 연구기획·분석팀장 최수영 △ 대외협력본부 글로벌협력팀장 안종승 △ KIST 스쿨 학연운영팀장 고미라 △ KIST 스쿨 사무국장 서보라 △ 경영지원본부 기획예산팀장 유희준 △ 경영지원본부 재무팀장 장인태 △ 경영지원본부 총무복지팀장 최정화 △ 경영지원본부 인사경영팀장 전정훈 △ 경영지원본부 구매·자산팀장 이경화 △ 경영지원본부 홍보팀장 한귀향 △ 경영지원본부 건설관리팀장 정종구 △ 경영지원본부 안전·보안팀장 김성영 △ 기술정책연구소 정책기획팀장 서덕록 △ 융합연구정책센터 융합정책팀장 백동수 △ 기술사업전략본부 연구성과확산팀장 이삼규 ■ 충북도교육청 ◇ 3급 승진 △ 행정국장 박승렬 ◇ 4급 승진 △ 재무과장 홍병욱 ◇ 4급 전보 △ 총무과장 안용모 ◇ 5급 전보 △ 청주교육지원청 총무과장 이의연 △ 청주교육지원청 재정과장 신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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