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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제시 새해 투자리스크 No. 5

    주택경기 하락과 이로 인한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 신용위기 등으로 올 한 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다. 내년에는 어떤 위험요소들이 장애물로 등장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2008년 유의해야 할 5가지 리스크를 소개했다. (1) 경기 침체 금융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미국의 경기침체다. 최근의 소비지출 지표는 예상외로 견조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과 고용시장 증가세의 둔화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2) 만연한 거품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미국 주식을 제외한 뮤추얼펀드의 자금 순유입 규모는 2730억달러에 달한 반면 미국의 펀드는 97억 7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MSCI 바라 지수를 보면 중국과 인도의 주가지수는 5년간 연평균 40%씩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이들 시장의 주가가 고평가돼 있고 하락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3) 주가 급락 증시가 타격을 받았을 때 저가에 매수세가 나타나지만 주가가 바닥에서 반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또는 하락을 지속할 수도 있다. 기술주 거품이 꺼지던 2001년과 2002년에 발생했던 이런 상황이 2008년에도 재연될 수 있다. (4) 애그플레이션 위험 가뭄이 옥수수와 밀 가격을 급등시켰고, 에탄올 연료에 대한 관심도 농산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 식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8% 상승해 1990년 이후 최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중앙은행의 노력을 어렵게 할 수 있다. (5) 변동성 증가 미국 기업들의 이익증가률은 14분기 연속 10% 이상을 기록했다. 경제 성장률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16분기 연속 1% 이상 성장했다. 증시도 이런 성장세의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호시절을 더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기회도 있겠지만 2008년에는 스스로 끈을 조일 필요가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증시 “야호! 산타 랠리”

    주식시장에 산타랠리가 나타났다.24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19%(41.15포인트) 오른 1919.47에 마감됐다. 지난 13일 (1915.90) 이후 열흘 만의 1900대 진입이다. 코스닥지수는 0.18%(1.27포인트) 오른 698.73에 마감,700 돌파에는 실패했다. 신흥시장이 돈을 댄, 미국발 훈풍이 주 원인이다. 지난 주말 미국 내 다국적 기업의 실적 호조와 투자은행(IB)인 메릴린치가 싱가포르 국영 투자기업인 테마섹으로부터 50억달러 자금유치를 진행중인 소식에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55%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4% 상승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위원은 “다국적 기업의 장사가 잘된다는 것은 미국 이외 지역, 특히 아시아의 성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근 선진국 IB들이 아시아·중동 국부펀드에서 자금을 유치하는 계획이 계속 발표됐다. 씨티그룹이 중동 아부다비투자청에서,UBS는 싱가포르투자청, 모건스탠리는 중국투자공사, 바클레이스는 중국의 중앙후이진 등에서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중국과 중동의 넘쳐나는 자본이 유동성이 부족한 미국에 공급된다면 글로벌 자본의 선순환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말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도 많다.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을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윈도 드레싱 효과’, 배당을 겨냥하고 들어온 자금 유입 등이다.12월 결산법인의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26일까지 주식을 사야 한다. 현대증권 배성영 선임 연구원은 “차기 정부의 정책이 기업 친화적인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연말 상승은 아니더라도 스몰 랠리(small rally) 정도는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미국발 블랙먼데이 코스피지수 55P↓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아시아 주식시장이 ‘블랙 먼데이’가 됐다.17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91%(55.23포인트) 떨어진 1839.82에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는 3.18%(23.04포인트)나 떨어진 702.49를 기록,7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팔자 행진을 벌였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11월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2005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3%나 올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과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물가마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14일(현지시간)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3% 내렸다. 17일 타이완 가권지수는 3.54%, 일본 닛케이 종합지수도 1.71%씩 떨어졌다. 한편 달러당 원화가격은 지난 주말에 비해 3.50원이 급등한 933.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코스피 67P↓

    미국발 한파로 12일 아시아 주요증시가 폭락했다. 지난달 22일에 이어 3주만의 블랙 먼데이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36%(67.05포인트) 내린 1923.42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4.43%나 떨어지기도 했다. 하루만에 125.91포인트가 떨어진 지난 8월16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닥지수는 3.12%(24.31포인트) 하락한 754.73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만 ‘팔자’세를 보였다. 이같은 하락으로 시가총액은 35조 9357억원이 줄어든 1066조 3457억원이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투자한 금융기관들의 추가 부실이 확인되면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69% 떨어진 1만 3042.7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52%,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1.43%씩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추가긴축 가능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1.54%, 홍콩 항셍지수는 3.88%, 국내 중국 펀드가 많이 투자하고 있는 홍콩 H지수는 5.91%씩 빠졌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급등 부담 털기…“장기상승은 유효”

    급등 부담 털기…“장기상승은 유효”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진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 가고 있다. 고유가에 중국 정부의 긴축 움직임까지 더해져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것에 대한 반작용이기는 하지만 변동폭이 큰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증시가 선방해왔고 이에 대한 여파로 우리 주식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라앉지 않는 서비프라임모기지 충격 서브프라임모기지에 투자한 미국 투자은행들은 4·4분기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은행은 9일(현지시간) 4분기 대출 관련 손실로 5억∼6억달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에 대한 불신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고 있다. 그동안 선전해왔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지난 주말 2.52% 떨어졌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위원은 “미국 최대 소비시즌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미시간대의 11월 소비자태도지수는 75로 2005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중국 정부의 추가긴축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1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오는 26일부터 현재의 13.0%에서 13.5%로 올린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돌고 있다. ●산타 랠리는… 연말이 되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들이 많다. 기관이 펀드수익률 관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소 유보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은 “올 2∼3분기에 주가가 많이 올라 올해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래도 장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이 많다.12일 폭락장에서도 1차 지지선인 1920을 지켜낸 것이 그 예다.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미국 다우지수가 1980년대에 보여줬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내년 전망치로 2500∼2600을 내놨다. 기대수익률을 낮추면 아직도 주식시장은 매력적이라는 지적이다. ●“변동성 클 땐 눈높이 낮추고 분산 투자” 그동안 잠재돼있던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주식시장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올들어 코스피지수는 하루에 평균 1.40% 움직였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오르는 폭은 작은 반면 하락폭이 2∼3% 수준이다. 올해 주식시장의 악재로 거론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중국의 추가긴축 가능성,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 등은 내년에도 주식시장을 억누르는 악재로 작용해 변동폭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스크(위험)는 줄이고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투자전략팀장은 “상관관계가 낮은 시장에 투자할수록 분산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로 분산투자하거나, 소비재·인프라 주식 등 여러 섹터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주식에 투자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도 꾸준히 증가, 지난 9일 기준 주식형펀드가 100조 32억원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기를 투자기회로 인식한 듯 이날 하루동안에만 1조원에 가까운 9194억원이 늘어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인터넷 황제주’ 구글 사상 첫 600달러 돌파

    ‘인터넷 황제주’ 구글 사상 첫 600달러 돌파

    인터넷 황제주 구글의 주가가 8일(이하 현지시간) 사상 처음 600달러(약 55만원)를 돌파해 600달러 클럽에 합류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구글의 선전에 힘입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다우존스,S&P500 지수가 나란히 하락한 것과 대조적으로 0.3% 상승했다. 구글은 오는 18일 3·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8일 나스닥에서 종가 609.62달러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610.26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날 대비 15.57달러(2.6%) 상승했다. 구글 주가는 지난 12거래일 동안 사상 최고치를 여섯 차례나 경신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구글의 주가가 2004년 8월 공모가인 주당 85달러와 비교해 3년 만에 무려 7배 이상 뛰어올랐다고 9일 보도했다. 시가총액도 1900억달러로 불어나면서 월마트, 코카콜라, 휴렛패커드(HP),IBM 등을 제쳤다. 지난 한달 동안에만 시가총액은 250억달러가 늘어났다. 지금까지 주가 600달러 이상을 기록한 종목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시보드,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워싱턴포스트 등 6개에 불과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글의 주가가 지난 1년간 무려 40%나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주당 700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구글 주가는 불과 10개월 만에 500달러에서 600달러를 돌파했다. 그 전에 400달러에서 500달러를 넘어서는 데는 1년 이상 걸렸다. 이에 따라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각각 200억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모아 주가 급등의 최고 수혜자로 떠올랐다.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미트가 보유한 구글의 주식 가치도 수십억달러에 이른다. 구글 직원 수백명 역시 주가 고공행진 덕택에 백만장자 반열에 올라섰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지구촌 증시 후끈

    지구촌 증시 후끈

    지구촌 증권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과 브라질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도 1%가 넘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과 타이완 등 아시아 증시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다우 283P 급등… 52개월만에 최고 12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는 283.86(2.09%)포인트 올라 1만 3861.7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도 28.98포인트(1.91%) 오른 1547.70으로 장을 끝내 한달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증시의 이번 급등은 월마트 등의 매출 호조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칸의 인수 합병 소식과 2분기 실적 기대감 등의 호재로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우지수가 230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은 2003년 3월 이후 4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렇게 다우 지수가 1만 3900선에 근접하면서 지수 1만 4000시대를 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54포인트 오른 1만 8238.95로 거래를 마감했다. 도시바·소니 등 주요 종목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1.5% 오른 타이완 증시는 반도체와 LCD 관련 주들이 끌어올렸다. 이날 유럽의 주요 증시도 일제히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원자재와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 FTSE100지수는 6697.70으로 장을 마감해 전날보다 82.60포인트(1.25%) 올랐다. 독일 DAX 지수도 154.89포인트(1.96%) 올랐고 프랑스 CAC40지수도 101.96포인트(1.07%) 상승했다. ●다우지수 1만4000시대 기대감 ‘솔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 거래액은 올들어 하루 평균치인 40억헤알(1조 9527억원)을 크게 웃도는 56억헤알(2조 7338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구촌 증시의 동반 상승은 미국 경제가 고유가와 주택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주식 시가총액 1000兆 넘었다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이 1000조원을 넘어섰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2%(32.91포인트) 오른 1838.41을 기록했다. 거래일 11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0.92%(7.31포인트) 상승한 804.02에 마감됐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909조 7826억원, 코스닥시장은 104조 3741억원으로 우리나라 증시의 시가총액은 1014조 1567억원이 됐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7월 들어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 한 원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이틀 연속 매수세를 보였다. 전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2644.95로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정보기술(IT) 주의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은 “일주일에 1조원 가까이 들어오는 주식형 펀드로 주식시장 수급이 너무 좋다.”고 평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뉴욕증시, 엔화강세로 이틀째 하락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120.24포인트(0.98%) 하락한 12114.10에 거래를 마감했다.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6.21포인트(1.51%) 내린 2368.00을,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6.00포인트(1.14%) 떨어진 1387.17을 기록했다. 각각 2400선과 1400선이 붕괴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번 주에만 4.3% 빠져 2003년 3월 이후 주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나스닥종합지수와 S&P 500 지수도 각각 5.8%와 4.4% 하락했다. 한편 지난주 ‘차이나 쇼크’ 이후에도 중국 증시는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타오둥(陶冬)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중국 증시 충격 때문이라고만 할 수 없으며 시장의 과도한 유동성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변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번 증시 폭락에 대해 세계 증시의 조정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뉴욕·상하이 연합뉴스
  • [세계는 지금 부동산 전쟁] 美·英 금리인상…日주택대출 총량규제

    [세계는 지금 부동산 전쟁] 美·英 금리인상…日주택대출 총량규제

    최근 몇년간의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는 세계적인 집값 폭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부동산 버블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최근 국내 부동산 쟁점을 중심으로 각국에서 벌어지는 집값 전쟁의 실태와 대처방안을 긴급 진단한다. ■ 미국-주택 실수요자에게 양도세 감면 혜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도 2000년 이후 전국적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평균 주택 판매가격이 2001년 24만달러(약 2억 300만원)에서 지난해 51만 7500달러로 두배 넘게 오르는 등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네바다, 버지니아 등에서 급격한 집값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사상 유례 없는 저금리로 유동성 과잉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집값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져 일부에서는 폭락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미부동산업협회(NAR)는 내년에도 미 주택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들어 주택 시장이 가라앉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금리의 인상이다.FRB는 지난 2004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간 연방기금 금리를 17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5.25%까지 인상했다.FRB의 금리 인상이 집값을 잡기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주택 수요를 줄여 집값을 하락시킨 것이다. 버지니아 주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김은주씨는 “지난 2000년 이후 워싱턴에서 가까운 버지니아 북부의 주택가격은 최저 30%에서 최고 100%까지 올랐다가 최근들어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택가격이 오를 때 주택건설업자들이 공급을 크게 늘린 것도 집값 하락의 중요한 요인이었다.NAR에 따르면 2000년 157만가구였던 미국의 연간 주택 착공 물량은 지난해에 200만가구를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주택 실수요자들에게는 다양한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실거주한 부부에게는 50만달러(5억원 정도)까지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dawn@seoul.co.kr ■ 중국-‘팡누<집의 노예>’ 신드롬… 국민주택 70% 의무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4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국가통계국(NBS)의 공동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10월 신규 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상승했다. 베이징은 10.7%로 전국 1위였다.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지난 3년간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무색케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현상은 “‘반드시 더 오른다.’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서 비롯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상들이 1차,2차,3차 분양을 진행할 때마다 매번 분양가를 30% 이상씩 올려도 아파트가 날개 돋친듯 팔리는 이유다. 중국의 공실률은 26%를 초과한다. 수요·공급자간 생각의 일치가 ‘부동산 불패’에 대한 신념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분양방법은 한국보다 자율화돼 있어 부동산 개발상들의 ‘활동 공간’이 그만큼 넓다. 개발상이 층별·향별로 얼마든지 가격을 따로 책정해 팔 수가 있고,8층 같은 로열층은 가격이 오를 때를 기다렸다가 분양할 수도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대출 상환금액이 월 소득의 50% 이상인 주택 구입자가 10명 중 3명꼴이다.‘팡누(房奴·집의 노예)’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제한’ 등 극단적인 정책 수단을 내놓았다. 지난 6월 이후 신규 허가 및 착공되는 분양 아파트에 대해 90㎡ 이하 규모의 국민주택을 70% 이상 짓도록 의무화했다. jj@seoul.co.kr ■ 일본-집 소유개념 사라져… 자가 거주율 40%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1980년대 부동산 거품이 현재는 최고가의 20% 안팎까지 꺼져버렸다. 도쿄·나고야·오사카 등 3대 도시권 일부가 올해 16년만에 겨우 미미한 상승세로 반전됐다지만 대세는 아니다.90% 이상의 지역은 아직도 지가하락이 계속되고 있다.1984년부터 90년까지 일본의 연평균 지가상승률은 27.7%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응해 80년대 말 토지거래허가제도 강화, 양도세 중과세 등 규제정책을 가동했다.90년 ‘부동산관련융자 총량규제’까지 실시되자 부동산거품은 꺼지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 6대 도시 지가는 91∼98년 중 연평균 16.4% 하락했다.90년 100원짜리 땅값이 최근엔 20원 안팎까지 폭락한 셈이다. 일본은 특히 거품붕괴와 95년 고베지진을 계기로 “집은 재산이 아니라 사는 곳”으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집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 가기 편하고, 쇼핑이나 교육, 문화생활을 누리기 좋은 곳이 인기가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도심회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택보유율도 낮아 도쿄의 경우 자가거주율은 40%선에 그친다. 일본은 부동산시장이 빙하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장기차지법’ 등 각종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5년 전부터 가동했다. 맨션을 지을 수 있는 넓은 땅을 50년동안 빌릴 수 있게 하고, 사설 부동산펀드의 설립도 쉽게 했다. 분양제도는 선·후분양의 중간을 택했다. 분양가는 자율화돼 있으며, 땅을 제외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싸게 집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세금제도는 매우 복잡하지만 실수요자는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거래세는 낮은 편이다. taein@seoul.co.kr ■ 프랑스-佛 공공임대 알짜땅에 건설… 슬림화 차단 |파리 이종수특파원|경제지 이코노미스트와 프랑스 통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집값은 올 9월 현재 6.6%가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6.3%보다 조금 상승했다. 프랑스는 올 1·4분기 기준으로 14.3% 올랐다. 최근 10년 동안 정체·하락 상태였던 독일도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택에 대한 인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영국은 지난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와 연금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자산 증식 수단으로 떠올랐다. 프랑스인들에겐 ‘주거용’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연합중앙은행(ECB) 등이 주도한 저금리 정책을 공통적으로 꼽는다. 가격변동 사이클에 따른 인상, 수요·공급 불균형도 원인으로 제기된다.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나라별로 다양한 정책을 실시한다. 영국은 2003년 11월5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비롯,9개월 동안 5차례에 걸쳐 15.4%까지 인상했다. 금리인상은 한동안 효과를 거두었으나 최근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등 대부분의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의 통화정책은 ECB가 관리한다. 따라서 프랑스는 금리 인상 대신에 서민용 공공임대주택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 800개 기관이 400만호의 임대주택을 관리하는데, 매년 1500호를 건설·매입한다. 파리의 경우 1차 주거지 116만호 가운데 16%가 임대주택이다. 임대주택이 슬럼화되는 후유증을 막기 위해 최근에는 주거환경이 좋은 곳에 건설하는 등 특혜를 준다. 파리는 임대주택 90%가 시내에 있다. vielee@seoul.co.kr
  • 증시·IT ‘好’ FTA ‘惡’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한국의 주식·채권 시장과 IT업종 등에는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부문을 중심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승리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북핵 리스크’가 줄고 미국 경제 둔화에 따른 한국 경제 둔화 가능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 등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증시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수혜업종 차원에서 기술주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IT업종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재정흑자 기조를 선호하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국채 발행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미국 채권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되고 이는 또 국내 채권시장에도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미국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건전한 재정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재정적자가 급증,2006회계연도(2005년 10월∼2006년 9월) 2477억달러(232조원)에 달했다. 공 연구원은 “기업 친화적 정서를 가진 공화당이 패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대체 투자처인 채권시장이 주목을 받는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노동조합을 지지기반으로 강한 보호주의 색채를 띠고 있어 한국의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한·미 FTA협상에서 자동차·섬유 등 제조업 분야의 미국측 노조의 입김이 강화되면서 우리측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배상근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소득·분배’에 관심이 많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향후 한·미FTA협상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됐다.”면서 “향후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하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6) 기술과 기능의 양면성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6) 기술과 기능의 양면성

    인류의 문명은 기술과 기능의 토대 위에 서 있다. 칸트가 그의 논문 ‘추측해 본 인류사의 기원’에서 금단의 열매를 먹은 구약 창세기의 사건이 인류에게 기술과 기능적 사고를 잉태한 출발점과 같다고 찬양했다. 즉 기술과 기능은 원죄의 토대 위에서 탄생됐다는 역설이 담겨 있다. 불교적 입장에서 봐도 무시 이래로 홀연히 인간에게 분별심이 생김으로써 인간에게 취사선택의 마음이 생겼다는 것을 마명(馬鳴)스님이 ‘대승기신론’에서 암시하고 있다. 이 분별심은 인간 무의식의 가장 깊은 아뢰야식에 자리잡고 있는 근본불각(根本不覺)으로서 부처가 되기 전에는 소멸되지 않는 근본무명과 같다. 기술과 기능적 사고를 잉태한 인간지성이 원죄나 근본불각의 소치라는 종교의 가르침은 기술과 기능을 사유하는 철학에 하나의 큰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단적으로 기술과 기능은 소유적 무의식의 소산과 같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인간 무의식의 욕망에는 본능적 욕망과 본성적 욕망이 함께 이웃하고 있다고 이미 ‘철학산책’의 시작(1·2·3회 글)에서 언급되었다. 전자는 소유론적 욕망이고, 후자는 존재론적 욕망에 해당한다. 전자는 자아중심으로 모든 것을 취득하려는 욕망이고, 후자는 자아중심이 없이 일체가 일체에 대하여 존재하도록 도와주려는 자비의 원력과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본능에 의한 생물학적 소유욕이 지능에 의한 사회학적 소유욕으로 환유법적인 자리이동을 하게 되었다는 것도 지적되었다.(11·12·18·31회 글) 기술과 기능은 지능에 의한 인간의 사회학적 무의식의 소유욕과 직결된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의 관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첫째로 인간의 무의식에서 소유적인 본능과 존재론적 본성의 차이가 너무 가까이 근접되어 있어서 인류는 그 차이를 뚜렷이 구분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본능과 본성은 다 마음의 자발적 기호(嗜好)와 같아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려는 욕망을 공통적으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20세기 프랑스의 언어학자 뱅베니스트가 그의 저서 ‘일반언어학의 제문제(I)’에서 기술했듯이, 인류는 동서를 막론하고 소유와 존재를 거의 혼동해서 사용해 왔다는 점이다. 한국어에 ‘가지고 있다’로 소유와 존재가 통용되어 쓰이듯이, 이런 현상은 범 지구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 것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치가 거의 없는 것처럼 여긴다. 이것이 프롤레타리아 의식이다.‘가지다’라는 소유동사가 타동사임에도 불구하고 존재동사처럼 수동형으로 쓰이지 않는 범 지구적 현상은 소유동사를 존재동사처럼 상태동사로 봤던 인류의 무의식이라고 뱅베니스트가 통찰했다. 둘째로 인간이 자연생활을 떠나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지능(지성=이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사고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 지능은 본능의 소유욕을 환유법적으로 장소 이동한 것이다. 지능이 사회적인 지도원리가 됨으로써 두 가지의 경향이 일어났다. 그 하나는 지능의 꾀로써 사회생활에서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물질적 경제적 이익을 낳으려는 경제기술주의의 욕망과, 또 다른 하나는 이기적 생존추구를 불의로 미워하면서 공동체의 정의를 추구하려는 사회도덕주의적 욕망이 생겼다. 동양의 순자철학은 전자의 성향을 대변하고, 맹자철학은 후자의 것을 상징한다. 서양에서 기술적 이성이라 불리는 형이하학과 도덕적 이성이라는 형이상학이 구분된 것도 같은 지능(지성=이성)의 두 가지 철학적 표현이라 하겠다. 상기의 두 가지 관점을 우리가 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본디 무의식적으로 소유와 존재가 아주 이웃해 있는데, 지성(지능=이성)의 철학이 경제기술적이든 사회도덕적이든 사회생활의 지도원리가 됨으로써 존재를 존재로 사유하지 못하고, 존재를 다만 소유의 정신화(은유화)로써 여기게 하는 장본인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성이 이끄는 사회도덕의 형이상학도 기실 경제기술과 같은 소유의 영역임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철학자가 하이데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이데거는 기술론이든 정신론(도덕론)이든 다 존재자(존재를 실체화한 것)의 철학이고, 그 존재자의 철학은 지성이 파악한 개념적 소유철학에 다름 아니라고 통찰했다. 명사적 개념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인류의 철학사가 존재를 소유의 정신화(은유화)인 양 착각하게 했다. 좌우간 재래의 자본주의적 기술론은 성공했으나, 사회주의적 정신론은 실패했다. 이제 21세기 철학적 사유의 과제는 자본주의적 기술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에 관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주의적 기술론의 본질은 인간생활을 편리하고 물질적으로 풍요하게 만드는 데 있다.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하게 하는 것을 우리는 기능이라 부른다. 기술론은 기능적 사고로 이어진다. 기능적 사고는 효능과 생산고로 집약된다. 효능과 생산고는 계산 가능한 이익의 목록을 만들게 하는 기준이고, 그 목록에 빠져 있는 것은 가치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르셀이 잘 지적했듯이, 기술적 가치만을 숭상하는 기능주의는 늙음과 병약함을 비기능적 몰가치로써 푸대접한다. 말하자면 비기능적 몰가치는 기능적 효율과 생산고의 증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과 같다. 늙음과 병약함은 노후 기계처럼 폐품처리 대상 리스트에 올라간다. 기능사회에 접어들면, 이미 노인과 병약한 환자들은 남들의 평가이전에 스스로 자신들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절망의 쓸쓸한 나락으로 떨어진다. 노인들은 스스로 안 늙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온갖 발버둥을 다 치지만, 그런 행태는 노인들의 절망을 재촉할 뿐이다. 그 경우에 죽음은 낡은 기계의 멈춤과 같다. 죽음은 소유활동의 끝일 뿐이다. 죽음은 모든 소유의 무상함을 넘어서 존재의 의미를 다시 찾게 해주는 신비로 이해되지 않는다. 죽음은 기계의 생명처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존재론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다른 차원의 존재방식의 시작임을 기능주의와 기술론은 전혀 이해 못한다. 죽음을 기다리는 어떤 사형수들의 얼굴이 왜 성자처럼 해맑아지는지 기능주의와 기술론은 이해 못한다. 편리함과 풍요함을 주는 기술과 기능은 다른 한편으로 인생에서 존재론을 폐지시키는 절망을 부채질한다. 하이데거의 철학이 이 기술론의 의미를 잘 분석해 놓았다. 그의 ‘강연과 논문집’에서 하이데거는 근대기술의 본질을 ‘도발로서의 탈은폐’(disconcealment as provocation)라고 정의하였다. 기술이란 낱말인 ‘테크닉’(technique)은 고대 그리스어의 ‘테크네’(techne)에서 파생되어 나왔는데, 테크네는 ‘현성으로서의 탈은적’(disconcealment as bearing-fruit)의 의미를 뜻한다. 같은 단어인 ‘disconcealment(Entbergen)’가 근대기술에서는 도발적인 ‘탈은폐’로, 고대 테크네에서는 현성(現成=저절로 피어남)으로서의 ‘탈은적’으로 하이데거가 사용하고 있는 것을 예사롭게 봐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이 ‘disconcealment’를 그냥 다 ‘탈은폐’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그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은폐와 은적의 한국어 뉘앙스가 다르다. 전자는 범인이 비밀스러운 것을 감추는 행위를 말하고, 후자는 스스로 사라지는 은자의 행위를 말한다. 이 구별은 하이데거의 기술론을 이해하는 핵심이 되기에, 재래의 번역처럼 일률적으로 옮기면 그를 오독하는 결과를 낳는다. 고대 그리스의 테크네는 자연이 스스로 현시하는 탈은적의 행위(꽃피기/열매맺기)를 인간이 도와주는 정도의 잔기술을 말하고, 근대의 테크닉은 자연이 스스로 자신을 현시하기 전에 인간이 강제로 자연의 속살을 드러내고 토해내도록 강요하는 거대기술을 말한다. 탈은폐는 자연이 인간의 소유와 이익에 필요한 것을 빨리 대량적으로 토해낼 것을 심문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근대기술은 자연이 은폐시켜 놓은 것을 인간이 강제적으로 탈은폐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근대기술의 탈은폐화 방식을 하이데거는 독특한 독일어로 ‘게슈텔(Ge-stell)’이라 불렀다. 본디 독일어로 ‘게슈텔’(Gestell)은 ‘발판 사각대’나 ‘받침대’처럼 테크네 정도에 맞는 잔일하는 소도구를 뜻하였으나, 이것이 근대 테크닉으로 이전하면서 하이데거가 그것을 ‘Ge-stell’이라고 띄어 썼다. 이 말은 피의자를 심문하고 때로는 주리를 틀면서 고문까지도 하는 심문대의 의미로 변한다. 더구나 ‘Ge-’는 ‘집단적’이란 의미의 뉘앙스를 풍기는 전철이므로 Ge-stell은 단독으로 하는 심문대가 아니라,‘집단 신문대’의 의미를 띤다. 인간이 자본의 축적과 집단적 이익과 편리를 추구하고자 자연에 대하여 주문사항들을 재빨리 토해내라고 집단 도발하는 그런 의미가 하이데거가 본 근대기술의 본질이다. 하이데거가 같은 단어를 고대 그리스적인 의미와 근대 기술론적 의미로 이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깊은 의미를 함의하는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는 여러 단어들을 그렇게 사용했다. 그가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같은 단어들을 이중적 의미로 썼다는 것은 내가 이 글의 시작에서 언급한 것처럼 본능의 소유와 본성의 존재가 인간의 무의식에서 종이 한 장의 차이로 이웃하고 있다는 인류사의 무의식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는 것 같다. 근대기술의 ‘집단심문대’(Ge-stell)의 방식은 단지 자연에 관한 인간의 도발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 도발적 심문의 사고방식이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다 잉태시켰다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집단심문적 탈은폐의 기술방식이 바로 인간 자유의 도발적 힘을 상징하는 의미로 해석했고, 사회주의는 집단심문적 탈은폐의 기술방식으로 인간사회의 평등을 이룩한다는 명분아래 인위적으로 사회성원들을 심문하고 주리를 틀었다. 하이데거는 기술자체가 위험하기보다 오히려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마음이 더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인간 마음의 위험성은 인간자아의 무한 의지와 그 소유욕의 위험성을 말한다. 마음의 무한 소유욕으로 인간이 존재를 완전히 망각하고, 죽음의 신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인간 두뇌의 사이버네틱스가 철학적 사유와 시를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을 그는 우려했다. 지구의 사막화 이전에 인간마음이 온전히 황폐화될 것임을 그는 예견했다. 그는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기 전에,‘무엇을 사유해야 하는가.’하고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대사상은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그는 사유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부고]

    ●배종일(서울신문 광고마케팅국 차장)씨 백부상 8일 충북 증평 계룡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43)838-1812 ●곽효석(전 코리아헤럴드 편집국장)씨 별세 순범(한국외환은행 여신심사부 팀장)순종(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여은(서울대 강사)씨 부친상 전상우(특허청장)씨 빙부상 8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072-2011 ●권호욱(경향신문 편집국 사진부 부장)씨 부친상 조헌철(동북고등학교 교사)여광모(대구 가톨릭대 교수)씨 장인상 9일 오후 8시 서울 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2)3010-2261 ●박준영(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준국(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씨 모친상 신길자(이화여대 의대 교수)전인자(화가)씨 시모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631 ●송위헌(서울산업대 명예교수)씨 별세 재균(신한은행 울산 성남동지점장)재종(MBC 선거방송 기획단장)씨 부친상 이우원(약사)씨 빙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410-6916 ●류근사(현대자동차 연구개발총괄본부 기술주임)씨 부친상 송삼달(육군 준위)이상국(우노디자인 실장)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63 ●유홍일(유비쿼스 전무이사)홍헌(제이앤스테크 대표)홍민(제이앤스 〃)미라씨 부친상 임승회(부천시청)씨 빙부상 박기매(전국관광)이미혜(서울여성의전화 상담소장)씨 시부상 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1일 오전 4시 (02)392-0299 ●박태일(전남공고 교사)태동(공정거래위원회 시장조사팀장)태숙(서울 충무초등학교 교사)씨 모친상 조권호(전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사무국장)고재영(공인중개사)이용철(산업자원부 가격조사과 서기관)김대응(광주 DC백화점 대표)씨 빙모상 8일 광주 보훈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30분 (062)973-9163 ●홍경표(사업)정표(하이마트 상무)양표(한국산업은행 부부장)구표(건축사)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010-2295 ●이태현(전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홍보부장)씨 모친상 9일 경남 진해시 은성종합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55)543-9603
  • 靑 “강남 부동산시장 90년말 벤처거품 닮아”

    청와대가 18일 “강남의 부동산 시장은 1990년대 말 벤처 거품을 닮았다.”며 주택 시장은 안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부동산 시장 전망-계속 오르기는 어렵다.’라는 제목의 특별기획 2편에서 한국과 미국의 증시에 비유,“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라며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1990년대 후반 ‘코스닥 열풍’을 타고 황제주로 불렸던 새롬기술은 한때 주가가 300만원을 넘어 시가 총액이 무려 2조에 달했다.”면서 “지금은 주식시세표에서 이름마저 사라졌다.”고 소개했다. 청와대는 특히 90년대 말 미국 증시의 ‘기술주 열풍’에 대해 ‘폰지게임’에 비유, 거품 붕괴를 주장한 로버츠 실러 예일대 교수의 경고를 내세워 강남 부동산을 전망했다.폰지게임은 미국에서 개발붐이 한창이던 1925년 플로리다에서 찰스 폰지라는 사업가가 막대한 배당금을 약속, 늦게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배당금을 지불하다가 투자가 끊기면서 들통난 사기극이다. 청와대는 “현재 서울 강남의 집값도 폰지게임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아무리 비싼 가격에 집을 사더라도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 게임은 지속되는데 더 이상 높은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최후에 구입한 사람은 이른바 ‘상투’를 잡게 되고, 게임은 아웃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강남 부동산 거품 붕괴의 근거로 부동산 세제 강화, 대출 규제 및 국내외적 금리 인상, 지역균형 발전에 따른 수도권 인구 감소, 강남권 주택 공급 확대를 제시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6) 가공기술로 고부가가치 창출

    [농업 희망을 쏜다] (6) 가공기술로 고부가가치 창출

    “원전 기술자가 감을 재배하겠다고 하니까 모두들 이상하게 보더군요. 그 좋은 직장을 왜 관두냐는 것이죠.”전남 함평군에 있는 감 가공업체 ‘감나루’의 백성준(49) 사장은 농삿일과는 인연이 멀어 보인다. 하얀색 와이셔츠를 걸친 모습은 영락없는 일반 회사원이다. 하지만 그가 일군 ‘감의 신화’는 과수농가의 희망이 됐다. 시중에서 1개에 300원하던 홍시를 3000원에서 1만 2000원까지 받게 한 ‘벤처농기업’의 대표주자다. 백 사장은 “농업은 미래산업이자 생명산업”이라고 강조한다. 감을 ‘벤처등록 1차 농산물’로 둔갑시킨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기술의 힘의 컸다. ●설계 엔지니어, 벤처농업의 CEO가 되다 백 사장이 감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4년.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소속으로 전남 영광 원전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있을 때다. 당시 백 사장의 부인은 영광에 있는 감 과수원을 샀다. 하지만 감이 열리지 않는 묘목 1년생인 줄도 모르고 시세의 4배를 줬다. 그만큼 농업에는 관심도 없는 문외한이었다. 이후 간간이 과수원을 일궜고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외환위기가 닥친 97년 직장을 그만두고 과수 농꾼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99년 감을 첫 수확해 도매상에 넘겼다. 하지만 감이 물러지면서 팔리지 않아 모두 반품 처리됐다.15년에 걸친 직장생활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도매 중개인들은 떫은 맛을 없애면 모두 사주겠다고 귀띔했다. 그게 자극이 됐을까. 대학에서 기계학을 전공한 백 사장은 그 때부터 ‘감 연구자’가 돼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감이 떨어질 때에는 당도가 높지만 상품화하기에는 너무 무르다. 미리 수확하면 떫은 맛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떫은 맛을 없애고 무르지 않으며 당도가 높은 감이 있다면 사시사철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쳤다. ●농업이 과학을 만나면 고부가가치가 탄생한다 백 사장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물질의 흐름과 관리를 기획하고 설계하던 경험을 살려 고분자화학과 기계설비를 농업에 적용했다. 감의 떫은 맛은 탄닌이라는 수용성 성분에서 나온다. 따라서 입안에서 탄닌 성분을 녹지 않게 하면 떫은 맛을 느끼지 못한다. 이후 건조로를 통해 떫은 감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압력과 온도를 맞춰 급랭했다가 해동하는 연구를 2년간 계속했다. 마침내 단단하면서도 떫은 맛이 사라진 전혀 새로운 감을 만들었다. “2001년 도매상인들을 쫓아다니며 맛을 보라고 했더니 신기해 하더군요.” 매출이 급증해 지난해에는 감 단일 품목으로 12억 68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원가 대비 순이익률이 무려 250%에 이른다. 사실 떫은 맛을 없애는 탈삽기술은 새로운 게 아니다. 기존의 기술로는 떫은 맛을 제거하는 데 20일이 걸리고 감이 물러져 상품화가 쉽지 않은 게 문제였다. 그러나 감나루는 24시간 이내에 떫은 맛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수확한 뒤 단단한 상태에서 단맛을 유지하는 홍시를 유통시킬 수 있게 됐다. 떫은 감을 무른 연시로 만드는데 사용된 기술이 과거 인체유해 논란에 휩싸이곤 했지만 감나루는 친환경 공법으로 특허를 받았다. ●홍시 아이스크림으로 대박 백 사장은 2003년부터 과수농원을 감나루란 기업으로 문패를 바꿨다. 이어 탈삽기술을 응용,‘아이스 홍시’와 연시와 곶감의 중간단계인 ‘반건시’도 잇따라 내놓았다. 아이스 홍시는 1개에 3000원, 반건시는 크기에 따라 달랐지만 백화점에서 최고 1만 2000원까지 받았다. 특히 아이스 홍시는 탈삽된 감을 영하 20도로 얼린 뒤 여름철에 껍질을 벗겨 판매하기 때문에 ‘홍시 아이스크림’으로도 불린다.‘감동’이라는 브랜드로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 지난해 8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서울과 대전 등에는 학교급식용으로 공급될 정도다. 백 사장은 “탈삽기술은 과일뿐 아니라 차와 모과, 채소 등에도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채소의 경우 엽록소를 파괴하지 않고 급냉·해동할 수 있어 유통혁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상추는 오뉴월에 1관(3.75㎏)짜리가 7000원 하지만 8월에는 4만원까지 가격이 뛴다. 하지만 감나루의 기술을 적용해 냉동저장하면 8월에도 1만원 이하로 채소를 팔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 ●감 단일품목으로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다 백 사장은 지난 9일 중국 산동성 쯔보(치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이스 홍시 공장 설립건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앞서 2004년에는 중국 북경시 1만평에 연산 1000t 규모의 아이스 홍시 생산공장 계약을 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70억원을 투자했다. 백 사장의 지분은 49%다. 백 사장은 “중국산 감이 세계 생산량의 75%를 차지하지만 90% 이상이 사료 등으로 쓰인다.”면서 “새로운 탈삽기술을 사용해 감을 상품화하면 감 소비가 늘 뿐 아니라 중국 농촌지역의 소득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효과를 노렸다. 중국에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농기업에 대한 투자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아쉬워했다. 오는 2008년 북경 올림픽의 공식빙과로 지정받아 시장을 세계로 넓힌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전남 함평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정부 인증 받아도 대출 기피 여전 감나루 백성준 사장이 중국에 진출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 과일과 채소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떫은 맛을 없앨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어도 국내에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정부가 기술을 인증했지만 금융기관은 자금을 대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다른 기업들은 로열티없이 기술을 공유하자고 달려드는 등 무임승차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때문에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는 줄 알면서도 중국 정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은 감나루에 국한된 게 아니다. 새싹채소를 재배하는 건강나라의 한경의 대표는 “정부가 사업성을 인정해 줘도 농협이나 금융기관은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담보부터 찾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작은 사업에도 수억원이 필요한데 땅이 전부인 농민들이 무슨 수로 수억원 어치의 담보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농기업대표들은 특히 농민이 만든 농협이 농민 위주로 생각하지 않으며 정책자금 지원의 주체를 농협에서 일반 금융기관으로 확대,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영생 연구위원은 “제조업처럼 농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모델이 개발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고서는 농기업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한 역할을 농협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 관계자는 “대출시 담보 위주에서 사업성이나 수익성 평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농업의 리스크가 커 농업 쪽으로 자금이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다만 농기업자금팀을 신설, 대출 관련 모델을 개발 중이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했다. 정책자금 지원을 일반 금융기관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농림부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농협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책자금 지원 잔액은 25조원에 이른다. 신한은행 여신심사 관계자는 “담보는 미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때 채권보전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이지 농업에만 차별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평가받는 쪽에서 피해의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1차산업의 리스크나 미래의 판매 예측은 제조업이나 IT쪽보다 쉽기 때문에 사업성만 좋다면 돈을 빌리는 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보다 농기업에 대한 지원이나 평가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농협이나 금융기관이 담보가치만 따질 게 아니라 미래의 수익구조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감나루’ 성공요인 분석 감은 사과 등 다른 과일보다 비타민 함유량이 훨씬 많은데도 떫은 맛 때문에 한철에만 소비되는 ‘비선호 과일군’으로 분류됐다. 카바이트를 사용한 기존의 홍시 가공법은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발생하고 폭발의 위험성마저 있는데다 감의 조직이 액체 상태로 바뀌어 유통과 저장에 어려움이 있었다. 더욱이 늦가을과 초겨울에 집중 출하돼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고 유해성분에 대한 우려는 소비자들의 웰빙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감나루의 탈삽기술은 이같은 문제점을 일시에 없앤 혁신적인 친환경공법이다. 또한 홍시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꿔 ‘단단한 홍시’라는 전혀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켰다. 냉동했다가 먹는 아이스 홍시는 ‘당도’와 ‘점도’가 아이스크림과 비슷하지만 설탕과 착색색소가 전혀 첨가되지 않아 시장에선 자연식 영양식품으로 인기를 끌게 했다. 가격이 3000원으로 비싼 게 흠이지만 1000원짜리 아이스 홍시로 다양화하는 전략도 세웠다. 감을 활용한 감주스, 감식초, 감조미료 등의 개발로 부가가치 창출의 맥을 이어갔다. 특히 감나루가 가공기술만으로 중국에 진출, 중국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 내 농업 분야도 기술과 경영능력만 뛰어나다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1차산업으로만 여겼던 농업의 외연을 확대시킬 수 있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우리 농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농업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농기업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신제품 개발이 요구된다. 김영생 농촌경제硏 연구위원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8)무(無)의 의미와 마음의 혁명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8)무(無)의 의미와 마음의 혁명

    오늘은 철학사상에서 무(無)가 어떤 뜻을 지니는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동양의 불교와 노장사상에서 그 무를 매우 귀하게 여기는데, 전통 서양사상의 주류에서 정반대로 그 무를 별로 달갑지 않은 것으로 여겨 왔다. 서양의 전통사상에서 무는 제조적 기술적 사고의 출발점으로서만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지식과 기술을 쌓아서 물건을 제조해 나가는데 임의적 출발의 가정으로서 제로(zero)점을 상상한다. 이것이 서양철학이 무를 이해하는 기본적 태도였다. 실제로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철학자로서 제조적 기술적 사고를 싫어한 베르그송마저 그런 생각을 견지했다. 무는 지식과 기술의 축적이 없는 결핍의 상태와 같다. 전통적 서양의 신학은 정신주의적이라서 기술적 제조의 사고를 멀리한 것 같지만, 기실 신의 창조론도 인간의 제조적 생산론과 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신이 이 세상을 무로부터 창조했다는 것은 인간이 제조적 기술을 무로부터 쌓아 나간다는 축적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이데거가 서양 신학은 서양 기술제조철학의 모태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것은 탁월한 통찰력이겠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한 16세기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의 말은 당당하게 기술철학을 공개적으로 세상에 선포한 사건에 해당한다. 기술적 무지와 경제적 빈곤의 탈피가 경제기술주의의 이념이다. 그런데 그 당당한 이념은 몇 가지의 철학적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자아가 이 세상의 중심이고 만물의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자연과 세상의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고, 극단적으로 자아를 위해서 존재하는 한에서만 가치가 있다는 인간중심주의를 정당화하는 결과를 빚는다. 인간중심주의와 이기주의는 종이 한 장의 차이밖에 안 된다. 비록 서양철학이 인간을 이기적인 심리에서 보기보다 논리적 보편적 인간관에서 선양하려고 애썼지만, 보편적 자아는 심리적 자아의 이기심을 살짝 가리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융이 이것을 잘 꿰뚫어 보았다. 경제적 제조적 사고가 필연적으로 낳는 이기심의 소유욕을 제지하기 위하여 서양사상은 또 다른 차원의 도덕적 제조적 사고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이른바 사회주의적 마르크시즘의 운동이다. 이 운동은 사회도덕적 인간중심주의의 이념으로 이기주의를 척결하려는 사회적 제조론에 다름 아니다. 무를 철저히 배제한 사상이다. 무는 세상의 실천적 혁명의지를 둔화시키는 허무적 도피주의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서양의 사상은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다 무를 이해하지 못했고 또 오해했다. 그 동안 서양의 전통철학은 경제적이든 도덕적이든 제조적 기술의 철학을 일구어 왔었다. 제조적 기술(경제적/도덕적)의 철학은 결국 인간의식이 진리를 제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에서 소유론의 철학이다. 그러나 서양 전통적 철학사상의 적자인 자본주의가 경제기술적 풍요와 편리를 가져 왔으나 탐욕의 병을 낳았다. 사회주의가 그것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사회주의의 실패는 인간의 자연적 성향에 맞지 않는 당위의 법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자연의 모든 성향은 이익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자연의 존재방식은 좋은 것을 찾지, 옳은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래서 자연의 존재방식을 욕망이라고 우리가 불렀다(1·16회 글). 인간도 무의식적으로 자연이므로 자연적 성향을 거슬리는 것을 인간이 수용하지 않는다. 사회주의의 도덕제조론을 인간이 자연스럽게 수용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이익의 선이 없기 때문이다. 옳음의 선만 주장했지 좋음의 선을 보여 주지 못했다. 이익은 옳음이 아니고 좋음의 편에 서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더 자연스러운 것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경제제조론은 소유론적 탐욕의 병을 뿌린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무의식에는 본능이 좋아하는 소유론적 이익과 본성이 좋아하는 존재론적 이익이 있다고 앞에서 수차 거론되었다(1·15·16·17회 글). 소유론적 이익은 이기배타적이고, 존재론적 이익은 자리이타적이다. 존재론적 이익을 통하여 경제와 도덕을 다 생겨나게 하는 제삼의 길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본성(자성=불성=신성)의 무의식이 되살아나야 한다고 나는 앞에서 여러 번 강조했다. 마음이 무를 익혀서 무의 마음을 활용하는 것이 제삼의 길이겠다. 미국의 동물인류학자인 홀이 그의 ‘감춰진 차원’에서 언급한 것은 여기서 매우 긴요한 자료가 된다. 무의 빈 공간이 거의 없이 빽빽하게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비정상적 변태적 성행위를 자행하고 서로 싸우면서 약한 자들을 왕따시키고, 약한 자들은 자살하거나 밤에 몰래 도망가는 이상한 짓들을 자행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죽은 동물들이 먹거리가 부족해서 그런 줄로 알았는데, 나중에 시체들을 해부해 보니까 영양상태가 아주 좋았다는 것이다. 무의 빈 공간이 부족하면, 동물들도 심리적 이상행위를 자행하고 집단생활의 붕괴조짐이 야기된다는 보고다. 무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로 하여금 심리의 평정을 유지케 하여 여유를 누리게 하는 안 보이는 구조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노자가 말한 바와 같이 무는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인위적인 작동은 없으나 자연적 작용은 있음)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인간의 사회생활도 동물의 군서생활처럼 여유를 느끼게 하는 무의 빈 공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사회생활이 너무 촘촘해서 서로 부딪칠 것 같은 생활분위기는 인간들의 마음을 서로 공격적으로 변화시켜 강한 소유욕으로 남을 제거시키거나 지배하려는 탐욕의 도가니로 변하게 한다. 더구나 한국처럼 인구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나라들에 속하는 경우에 무의 생활공간이 필수적이다. 비어 있음을 생활 안에서 찾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여백의 공간을 생활세계에 창조하는 것은 한국인의 마음을 공격적 소유의 탐욕에서 존재론적인 이타적 사유를 생활 속에 배어들게 하는데 중요한 몫을 한다 하겠다. 기술의 철학이 소유론으로 미끄러지게 하지 않게끔 방지하는 길에서도 무의 공간적 활용에 못지않게 마음의 무를 익히고 닦는 무의 정신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공공의 교육에서 당위적 의무만 강조하는 도덕교육의 폐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를 닮는 마음의 교육은 마음을 고요히 진정시키는 참선과 명상을 생활화해야 한다. 무의 비어 있음이 주는 고요와 평정과 너그러움을 우리는 마음에 새겨야 한다. 지금과 같은 기술과 자본의 시대에 어떻게 이것들을 적대시하는 반(反)기술과 반(反)자본의 시대에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는가? 그런 철학은 또 하나의 공상적 이상주의에 불과할 뿐이겠다. 그러나 경제기술의 이익을 존중하되 사람들의 마음이 소유적 탐욕에 빠지지 않고, 존재론적 이익으로 남들에게 복락을 주는 것을 즐거워하는 정신문화를 가꾸어야 하겠다. 그렇게만 되면 경제적 행위는 바로 도덕적 행위와 다르지 않게 된다. 또 재래의 제조적 경제기술처럼 자연에 주리를 틀고 심문하여 어떤 정보를 자연으로부터 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허공이 뭇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생명의 비를 저장하여 보시하면 중생들이 제 각기의 근기에 따라 자량(資糧)을 얻어간다고 말한 7세기 신라 의상(義湘) 대사의 ‘화엄법계도’의 구절처럼 ‘일반경제’(general economy)의 실현을 위한 마음의 혁명이 필요하다. 일반경제는 20세기 프랑스의 해체철학자 바타이유가 남긴 사상인데, 그것은 제한적인 몇 사람들만의 이기심을 채우는 재래의 ‘제한경제’(restricted economy) 대신에 아낌없이 주는 태양의 기(氣)가 모든 생명을 살리듯이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넉넉하게 가꾸겠다는 경제기술사상의 대 전환을 가리킨다. 그것은 당위의 도덕적 명령이 아니라, 본성이 좋아서 하는 자발적 기호다. 남의 것을 장악하는 이기적 이익에서부터 스스로 자기가 꽃피운 열매를 남들에게 즐겁게 주는 자리적 이익으로 방향전환을 하게 하는 마음의 혁명 이외에 무슨 희망이 인류에게 또 있을 수 있나? 마음의 혁명은 기업가가 곧 자선가가 되는 길이다. 한 사회가 다 기업가의 덕택으로 가난의 고통을 벗어나 모두 부자가 되고, 부자가 되니 여유가 생겨 정신문화도 상승하고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주고 그래서 세계가 한국인을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한국인의 높은 품격과 함께 한국상품들을 선호하게 되면, 결국 부자가 되는 길은 탐욕에서가 아니라, 보시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기업가가 자선가가 되는 길은 오직 마음의 활용에 달렸다(11회 글). 불가의 말에 돈은 관세음보살이기도 하고 마군이기도 하다고 한다. 마음의 활용에 따라 갈라진다는 것이겠다. 기업가는 돈버는 재주를 선천적으로 타고나 그 길을 간 사람이다. 돈을 모았다는 것은 자리의 열매다. 그 열매를 이타적으로 쓰면, 그것이 자선가의 길이 아닌가? 본능의 탐욕을 본성의 원력으로 바꾸면 그렇게 된다. 그러기 위하여 마음이 무를 닮아야 한다. 아무 것도 없는 빈 허공은 모든 것들을 소유하지 않고 그대로 다 포괄하면서 존재케 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자연의 필연법이다. 이 법을 어기면 재앙을 받는다. 흔히 천벌이라 부른다. 그래서 중국의 3대 조사인 6세기 승찬(僧璨)대사가 ‘신심명’에서 “유(有)가 곧 무(無)요, 무가 곧 유”라고 말했다. 유는 나의 소유가 아니라 인색하지 않는 무의 것이고, 무한히 관대한 무는 유를 통해 안 보이는 자신을 보도록 암시한다. 그러나 무는 유가 자신의 것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간다. 무로부터 와서 무로 되돌아간다. 유는 무가 잠시 자신을 만물의 형상으로 위탁한 것에 해당하겠다. 부자들이 돈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지 않고, 무가 ‘일반경제’를 시행하도록 빌려준 것이라고 여기는 데서 마음의 혁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혁명은 강제적 당위가 아니라, 마음의 본성이 원하는 자발적 기호이어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기업은 만인의 도움을 받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2) 이성을 넘어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2) 이성을 넘어서

    인간이 얼마만큼 이성적일까? 보통 우리는 감정이 격해서 흥분한 사람에게 이성적(reasonable)으로 또는 합리적(rational)으로 행동하라는 말로 충고한다. 저 말은 감정의 흥분과 격정에 생각을 맡기는 것을 피하라는 말로 들린다.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빨리 흥분하고 격정적이어서 대국(大局)에서 실수를 잘하고 공동의 이익을 놓치는 어리석은 일을 감행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종종 걱정한다. 오기가 나면 이익도 팽개치고 다 엎어버리는 한국인의 충동적 행동을 나는 그 동안 세상을 살면서 여러 번 경험했다. 나는 감정적 흥분상태의 격정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이 이성적 또는 합리적 사고방식이라고 젊었을 적부터 꽤 오랫동안 생각해 왔었다. 한국인의 비이성적, 감정적 생활태도를 나는 비판적으로 보아왔다. 그런 나는 얼마만큼 이성적이었던가? 나 역시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쉽게 빨리 흥분하는 감정의 행태를 노출해 왔었다. 직업상 나는 학술세미나에 많이 참석해 왔었다. 학술세미나에서는 찬반 토론이 생기고 때로는 격렬한 주장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거의 예외없이 학술세미나에서 반대의견의 개진이 치열할 경우에 논리적으로 합리적 종결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는커녕, 감정상의 앙금이 남아서 가시돋친 말의 교환이 오가는 와중에 겉으로는 점잖아 보이지만 속으로 감정이 뒤틀어진 상처가 이성의 당위적 요구를 무색케 하는 현상을 나는 많이 목도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20세기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거장인 하버마스의 이성적 비판이론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사회를 교조와 통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목적으로서의 ‘이상적 담화의 상황’에 의하여 균형적 말의 교환을 방해하는 장벽을 헐고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대화하는 이성사회가 가능하겠는가 크게 의심하게 되었다. 단적으로 나는 그런 사회의 창조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나는 점차로 이성에 의한 인간의 해방은 불가능한 꿈을 꾸는 공상과 유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이성은 결코 무의식에 침전된 인간의 감정적 앙금을 씻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 길로 나아갔다. 그리고 인간을 이성적 동물로 규정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가 지니는 의미를 숙고하게 되었다. 과연 인간은 이성적 동물인가? 그 말의 뜻이 무엇일까? 앞글에서 여러 번 강조됐듯이, 인간의 본능은 동물의 본능처럼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지 못하고 희미해서 본능 대신 지능이 생존의 능력을 대행하게 되었다. 지능만이 인간이 이 세상에서 자연의 본능을 지배하고, 세상을 인간중심으로 개척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대본은 다 지능의 산물이다. 이성적 동물은 지능적 동물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이성은 도구적 이성을 뜻한다. 지능과 이성은 다 도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는 인간이 동물인데, 단지 동물과 다른 특이한 차이는 지능을 사용하는 동물이라는 뜻이겠다. 그 말이 옳다. 도구적 이성은 실용적인 편리의 진리를 추구한다. 그런데 지능은 동물적 본능의 대행이므로 본능이 지닌 자기생존의 우선권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개인적, 가족적, 국가적, 종족적, 종교적, 이데올로기적 자기생존의 우선권이 지금까지의 인류사에서 한 번도 포기된 적이 없었다. 그것이 포기된 상태는 곧 지능이 모자라는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세계를 지배한 나라는 그만큼 지능의 경쟁에서 승리한 나라라고 봐야 한다. 즉 도구적 이성의 사용이 왕성한 나라가 세상을 지배해 왔다. 그 도구적 이성의 승리는 늘 자아주의, 이기주의의 생존욕을 안으로 감추고 있다. 그런 생존투쟁을 비판하면서 도덕적 해방적 이성을 강조하는 반(反)도구적 이성주의의 사상이 반작용으로 존속해 왔다. 그것이 시대마다 다른 이름을 지었었지만, 좌우간 이기적 자아생존의 우선권이 늘 패배자의 슬픔을 밟고 있어 왔기에 불의의 역사를 심판하는 그런 기능을 비판적 이성이 담당해 왔었다. 동양에서 주자학적 도학주의나 대동(大同)이념에 입각한 성리적 사회사상, 서양의 각종 사회주의나 마르크시즘,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 등등은 다 도덕적 성리주의와, 또 도구적 이성을 비판하는 사회적 이성이나 해방적 이성의 신뢰에 근거해 있다고 봐도 괜찮겠다. 유가적 성리론(性理論)은 천명(天命)의 절대적 선의지를 인간의 사회에 대동적(大同的)으로 실현하려는 도덕주의를 말하고, 기독교적 메시아사상과 연관된 사회주의적 이성론(理性論)은 이기적 지능을 초월한 공동선 의지에 입각한 역사적 구원의 공동체를 이 세상에 실현하여 인간의 현실적 소외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이성(理性)의 개념은 서양어 ‘reason’의 번역어이나, 이미 동양에 있어 온 성리(性理)의 개념을 참작하여 살짝 바꿔 옮긴 것이겠다. 그래서 역사를 구원하는 해방적 이성론자들은 도구적 이성을 격하시키고, 보다 더 상위적인 구원적 이성을 지고선(至高善)의 이념과 동격으로 부상시켜 그런 구원적 이성이 인간의 모든 생각을 궁극적으로 통일하는 규정적 이념(regulative idea)이라고 여겼다. 지고선의 규정적 이념이 과연 인간의 모든 감정의 비이성적 앙금의 응어리를 씻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비이성적 감정의 앙금은 역시 이기적 지능의 자아우선주의와 직결된다. 자아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기에 그것이 감정의 앙금으로 남아 타자에 대한 공격성으로 은연중에 작용하고 있다. 그러면 자아에는 도구적 이성의 자아우선주의와 다른 해방적 이성으로서의 보편적 자아가 있다는 것인가? 나는 그런 보편적 자아가 현실적으로 실존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보편적 자아는 관념상의 추상적 자아로서 당위적으로 이기심이나 감정적 흥분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식상의 의지론이지, 그 의지론이 자아의 자연적 실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식의 각성은 무의식의 자연적 기호를 이기지 못한다. 모든 도덕주의나 사회주의가 실패한 기본원인은 그것이 무의식의 기호를 외면한 명분주의이기 때문이다. 의식이나 의지는 모두 자아에서 발원하고 있으므로 자아에서 발원하는 모든 현상은 자아우선적 이기심의 무의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해방적 이성이 그리는 보편적 자아가 도구적 이성이 낳는 이기적 자아를 능가할 것 같지만, 전자는 의식의 명분이고, 후자는 무의식의 자아우선의 기호를 대행하는 것이므로 의식의 명분이 무의식의 기호를 결코 이기지 못한다. 사회주의나 도덕주의가 실제로 시장주의와 기술주의를 능가하지 못하고 패배하는 이유는 바로 의식상의 명분이 무의식상의 이익을 조금도 부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성주의는 곧 지능의 사상이고, 그 생명은 20세기 미국의 철학자 듀이가 갈파한 도구주의적 이성(지성)의 영역을 넘지 않는다. 듀이는 해방적 이성같이 거창한 허구를 수용하지 않고, 착실한 현실적 문제해결의 가능한 영역에 이성의 기능을 제한시켰다고 하겠다. 도구적 이성의 진리는 곧 세상살이를 편리하게 만드는데 있다. 편리를 만들려는 자아우선주의는 본질적으로 자아중심의 소유주의적 속성을 경쟁적으로 띠고 있으므로, 나의 승리는 너의 패배요, 나의 기쁨은 너의 슬픔이 되게 마련이다. 이것이 도구적 이성주의의 빛과 그림자다. 도덕주의와 사회주의가 아니고 저 이성주의의 소유론적 자아우선주의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방법이 없을까? 우리는 여기서 공자가 ‘논어’(자한편)에서 말한 ‘절사’(絶四)의 뜻을 음미해 볼 필요를 느낀다.“공자가 네가지를 끊었는데, 곧 그것은 무의(毋意=자기 멋대로 함이 없음), 무필(毋必=기필코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없음), 무고(毋固=고집스러운 집착이 없음), 무아(毋我=자아우선의 욕심이 없음)이다.” 뒤에 우리가 공자의 사상을 다시 검토하는 기회를 갖겠지만, 단적으로 공자의 사상은 삼원체제(자연적 무위/도덕적 당위/기술적 유위)를 갖추고 있다. 오늘의 ‘절사’사상은 그 중 하나인 무위유학의 면모를 말한다. 이 면모는 불교와 노장사상과 유사한 대목을 지닌다. 장자(莊子)의 ‘대종사’편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인 ‘심재좌망(心齋坐忘)’이 여기에 속한다. 마음의 공허가 심재요, 좌망은 장자의 유명한 주석가인 3세기경 중국 위진시대의 곽상(郭象)의 표현처럼 ‘무심의 마음’,‘일신을 느끼지 못함’,‘천지를 알지 못함’ 등으로 이해된다. 의식의 생각을 온전히 비웠다는 것이 곧 심재좌망이겠다. 자아가 존속하는 한에서 경쟁의 세계에 살 수 밖에 없는데, 경쟁과 자아우선의 사고방식을 약화시키는 길은 그것을 억압하거나 지우려고 노력하는 도덕주의나 사회주의가 아니다. 억압의 길은 파행적 지능의 교활함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사회주의에서 시장이 봉쇄되면서 시장의 기능이 암시장으로 은폐되어 나라경제를 교란시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도덕주의는 명분지향의 한국사회처럼 앞뒤가 다른 위선의 풍토만을 조성할 뿐이다. 억압 대신에 자의식을 고요히 쉬게 하는 무심한 마음의 안정법을 익혀야 한다. 의식이 고요히 쉬면, 무의식에 숨어 있는 본성이 잠을 깨면서 이기적 본능의 탐욕이 자의식과 함께 누그러진다. 본성의 자발적 기호는 본능의 자발적 기호가 쉬면 드러난다. 이것이 열리면 지능의 이기적 분별심 대신에 본성의 지혜가 빛을 발하면서, 지능의 도구적 이성의 역할이 자리이타적 방향으로 발양하게 된다. 공자가 말한 심재좌망은 마음이 그냥 멍청하게 아무 생각 없는 무기(無記)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의 자기 생존욕을 잠재우고 본성이 자기 존재의 꽃을 피워 타인들에게 이익을 보시하려는 고요하면서 즐거운 채우기를 뜻한다. 자의식의 이기심은 도덕주의적 훈계나 사회주의적 권력계도로 사라지지 않는다. 자의식의 마음이 고요히 쉬게되면, 마음의 본성이 무의식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나면서 본능과 지능의 합작품을 본성과 지능의 합작품으로 돌린다. 마음의 본능을 억압하는 도덕과 정치보다 오히려 마음의 본성을 가까이 하는 방법을 미래교육의 화두로 삼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공무원 교육과정 확바꾸니 돈되네”

    “공무원 교육과정 확바꾸니 돈되네”

    중앙공무원교육원이 공직자와 공기업 직원교육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객맞춤형’ 혁신교육 프로그램을 개설, 민간 교육시설로 향하던 공직자들과 공기업 직원들의 발길을 돌려세우고 있다. 그동안 공무원 교육은 ‘시간 때우기’라는 고정관념의 틀도 바꿔놓고 있다. 그 결과 중앙공무원교육원은 지난해 교육을 통해 16억원을 벌어들이는 성과도 올렸다. ●히트상품 혁신교육 프로그램 공무원교육원의 ‘교육 히트상품’인 혁신교육 프로그램은 혁신의 가속화와 확산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실습과 토론,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이 중심이 된 참여교육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혁신교육 프로그램은 청와대 혁신관리비서관실, 행정자치부, 중앙인사위원회와 민간 컨설턴트 등의 자문을 받아 개발했다. 국장(기업의 임원)-과장(부장)-계장(과장) 등의 계층별 교육과 기관별 맞춤형 교육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이 교육 프로그램은 65회 진행돼 총 3100여명이 이 과정을 거쳤다. 행자부, 과학기술부와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한국관광공사 등 모두 109개 부처·기관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대부분은 삼성인력개발원이나 현대인재개발원 등 민간기업 교육시설에서 교육을 받았다. 공무원교육원도 고시합격자를 대상으로 신임리더과정,5급 승진 리더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공무원교육원이 다른 기관에서 볼 수 없는 계층별·맞춤형 프로그램을 내놓자 큰 인기를 끌었다.2박3일 합숙 교육비용도 다른 곳의 절반인 35만원으로 책정,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그 결과 민간기관에게 돌아갈 16억원의 수입이 공무원교육원으로 고스란히 들어왔다. ●올해 목표 4000명 교육생 배출 각 기관들의 교육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국가정보원 요원 200여명이 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앞으로 200여명이 추가로 프로그램을 거친다.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국정원의 외부교육은 창설 이후 처음이다. 이밖에도 건설교통부와 방위사업청, 금융감독원 등 11개 기관 2000여명이 7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교육을 받게 된다. 따라서 올해는 교육생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난 4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교육과정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지속 가능한 혁신동인 확보 ▲국민체감·국민신뢰 등의 성과 창출 ▲국민만족 달성 등 3개 과정이 계층 교육에 통합됐다. 극기훈련, 집단체험훈련 등의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중앙공무원교육원 박명재 원장은 “교육은 상품이라는 자세로 교육생들에게 최고의 강좌를 제공하고 교육프로그램도 명품 브랜드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삼성전자 올 매출 IBM 추월할 것”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과 주가가 세계 최대의 기술기업인 미국 IBM을 능가할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날 삼성전자 주식이 지난해 46%나 올랐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할 때 전 세계의 다른 기술주들에 비해 아직도 저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올해 수입 전망치에 따른 삼성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11로 반도체의 인텔이나 휴대전화의 노키아 등 다른 선두 기업들과 비교할 때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연합뉴스
  • [실전논술] 삶의 질 향상과 환경오염 문제

    ● 다음은 환경 오염 문제를 보는 관점을 기술하고 있다.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리는 어떤 입장을 지녀야 할지, 그리고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요즈음 우리는 ‘삶의 질’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 말은 아직 그 개념이 명확히 규정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성장’보다는 ‘복지’,‘돈’보다는 ‘여가’,‘물질적 소유가 증대되는 삶’보다는 ‘쾌적한 환경을 누리는 삶’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서 이 말은 이제까지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온 사람들의 삶에 대한 자세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차원에서 등장한 것이다. 프롬(E.Fromm)의 말을 빌리자면, 이제 ‘소유’보다는 ‘존재’의 차원에 눈을 돌리자는 말로 이해된다. 우리는 이제서야 주위를 둘러볼 만한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지난 몇십년 간 우리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가난을 떨쳐 버리기 위해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온 것이 사실이다.‘경제 발전’은 언제나 그 무엇보다 앞서는 가치였고,‘국토 개발과 건설’이라는 구호가 그 뒤를 따랐다. 우리는 ‘보다 좋은’ 것을 ‘보다 많이’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이제는 세계가 인정할 정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잃어버리는 것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환경’이다. 그래서 요즘은 자연 파괴를 막고 환경을 지키자는 생태주의적 환경론자들의 외침이 일반인들에게도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자연 환경을 보존하는 일은 굳이 생태계의 파괴가 야기할 재앙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경제적 이득이 된다. 왜냐하면 한정된 공간에 수많은 인구가 몰려 살다 보면 각종 공해와 그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지역은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되도록 현재의 상태에서 개발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는 것은 먼 미래를 생각할 때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환경 보호론의 논거가 경제적 투자 가치에만 근거한 것은 아니다. 이들의 주장들 중 우리가 또 하나 귀 기울일 만한 것은 인류학적 측면에서의 고찰이다. 인간은 수백만 년 전 지구상에 처음 출현했을 때부터 산업 혁명이 일어난 불과 일이백 년 전까지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왔다. 즉, 기본적으로 자연에 의지하고, 땅을 파 노동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진화 역시 그 환경의 변화에 따라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렇게 자연 보존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생태주의적 환경론에 대한 반론 또한 없지 않다. 그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우선 생태주의적 환경론자들이 내세우는 주장의 현실성을 의심한다. 즉, 생태주의적 환경론자들의 주장은 인간의 이기적 본성에 대해 너무 낭만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각종 매스컴에서는 지구 온난화 현상, 산성비, 오존층 파괴, 사막화는 물론이고 수많은 생물들의 멸종에 대해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남미 아마존 유역의 삼림이 개발됨으로써 지구 전체 생태계의 균형 파괴가 염려된다는 경고도 그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모든 환경 오염의 주된 원인을 제공했고 또 지금도 제공하고 있는 나라들은 바로 그러한 경고를 앞 다투어 내세우고 있는 선진국들이다. 자신들의 삶의 방식은 그대로 둔 채 개발 도상국들을 겨냥한 그러한 경고가 과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한편 공해 방지 시설이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는 공장이라 하더라도 그 시설 가동이 생산 비용을 증가시킨다면, 공장주는 은밀하게 공해 방지 시설을 가동시키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 국토를 더 이상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욱 큰 이익을 가져온다고 아무리 설득해도 ‘내일의 암탉보다는 오늘의 달걀’이라는 말처럼 먼 후세대의 복지보다 오늘 당장 나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것이 인간 심리의 실제 모습이다. 그러므로 생태계의 위기를 내세워 우리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삶의 방식을 바꾸라든지, 현대적인 기술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등의 방법으로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기술주의적 환경론자들의 생각이다. 이들에 따르면, 생태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가 이미 지구의 지배자가 된 오늘날 자연이란 항상 ‘인간화된’ 자연이요, 이미 작위(作爲)의 틀 안에 들어와 있는 자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과 기술을 잘못 사용하여 공해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해서 과학과 기술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은, 마치 불을 잘못 사용하면 화재를 일으키므로 아예 불이 없었던 원시 시대로 되돌아가자고 말하는 것처럼 잘못된 주장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오늘날 인류가 불 없이 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은 과학과 기술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단지 어떻게 보다 합리적으로, 보다 지혜롭게 그것을 사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것이다. ●지문의 분석 이 글은 인간의 삶의 질과 관련하여 ‘환경인가, 개발인가.’ 하는 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대인들이 과연 진정으로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경제 발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환경 문제에 대하여 무관심했던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달리 이제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제기되고 있는 생태주의적 환경론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고 있고, 이와 상반된 관점으로 기술주의적 환경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생태주의적 환경론자들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간다운 삶을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보고, 환경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즉,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을 가지고,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환경 보호를 위해 실천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주장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너무 가볍게 바라본 입장에서 논의를 전개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인간은 미래에 대하여 깊이 있게 대비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면에 집착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기술주의적 환경론자들은 생태주의적 환경론자들이 내세우는 주장의 현실성을 의심하며, 현대인이 과학과 기술을 떠나 살 수 없으므로 그것을 보다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글쓴이는 현대인은 과학과 기술을 떠나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것을 보다 지혜롭게 사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출제 의도와 생각하기 이 글은 환경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측면에서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인가에 대한 대립된 두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환경 보호를 위해 어떤 관점을 지녀야 할 것인지, 또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를 모색해 보도록 하는 것이 이 문제의 출제 의도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 오염의 주된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렇게 파악한 문제의 원인과 관련지어 문제 해결 방안을 환경 보호가 핵심이라는 생태주의적 입장에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개발 우선이라는 기술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먼저 생태주의적 입장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인간의 삶에 어떤 점에서 문제를 야기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물질적 성장만을 지향하는 입장은 궁극적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을 가지고 환경 보호가 곧 인간 보호라는 주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전개할 때 막연히 관념적인 입장에서만 논의를 전개해서는 안된다. 이에 반해 기술주의적 환경론자들의 입장에서는 생태주의적 환경론자들이 내세우는 자연 보존의 주장이 현실성이 없는 낭만적인 주장으로, 환경 문제는 과학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시할 수 있다. 즉, 생태계의 위기를 내세워 과학 기술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는 이상론적 시각이고, 오늘의 심각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논의를 전개할 수 있다. ●어떻게 쓸까 환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의 본질을 어떻게 파악하느냐 하는 관점 확립이 중요하다. 즉,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또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주어진 제시문과 연관해 생각해야 한다. 진정으로 인간의 삶의 질이 무엇이냐 하는 관점과 관련해 물질 위주의 가치관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생태주의적 세계관으로 가치관을 바꾸어야 하며 그에 따른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논제와 관련하여 이 논술문의 주제는 환경 문제를 위한 올바른 가치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태주의적 세계관을 지녀야 한다는 내용의 주제문을 내세워 전체 논술문을 이끌어 가면 자연스럽게 논술을 쓸 수 있다. 먼저 서론에서는 과학적 자연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하면 자연스럽다. 과학적 가치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각각의 특징을 간략히 언급하면 된다. 물론 이때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까운 예를 들어주면 그 문제 의식이 더욱 구체화된다. 본론의 첫 번째 단락에서는 인간 중심의 과학적 자연관에 따른 과학 기술의 폐해에 대해 논의를 전개하면 된다. 그러한 자연이 이용의 대상이라는 관점으로 인해 환경 문제가 유발되었다는 점을 언급하면 된다. 즉, 인간 중심적 사고 방식과 현대 과학 기술의 연관성에 대해서 논의를 전개하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본론의 둘째 단락은 그러한 가치관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으로서 생태학적 세계관을 제시하며 이것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가치관임을 강조하면 바람직하다. 물론 이러한 논의를 전개할 때 각각의 자연관이 무조건 최선이라는 식의 논의 전개보다는 이러한 문제점도 있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는 생태주의적 가치관이 바람직하다는 식으로 논의를 전개하면 된다. 결론 부분에서는 현재의 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관 전환의 불가피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논의를 요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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