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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원구 “아주 특별한 룸메이트 구해요”

    서울 노원구가 주거공간에 여유가 있는 어르신과 주거난을 겪는 지방출신 대학생을 연결해 방을 나눠쓰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노원구는 어르신-대학생 주거공유 프로그램인 ‘룸 셰어링’ 참여자를 연중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 노원 지역 내 광운대, 인덕대, 삼육대, 서울여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성서대 가운데 2곳엔 기숙사가 아예 없고, 4곳은 기숙사 수용률이 6.2∼12.6%로 낮다. 반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데다 지역 내 1인 거주 노인 1만 2782명 가운데 4144명이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관계자는 “주택을 보유한 1인 노인 가구 가운데 1384가구(33.4%)는 주택면적이 61∼84㎡, 16.14%인 669가구는 85㎡ 이상이어서 대학생과 함께 거주하기에 적합하다”며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한 결과 ‘룸 셰어링’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룸 셰어링에는 68세 이상 어르신 중 대학생에 임대 가능한 별도의 방을 소유한 경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 노원구 소재 6개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은 어르신과 함께 살면서 청소, 장보기, 스마트 기기 학습 등 생활편의를 제공하면 된다. 임대료는 어르신과 대학생의 협의에 따라 시세의 50% 선에서 결정된다. 추가로 발생하는 전기료, 수도료 등은 서로 합의해 부담한다. 임대기간은 6개월이다. 상호 합의로 주거 공유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구는 올해 1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한 뒤 성과에 따라 확대할 방침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주거공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세대 간 소통으로 조손 1, 3세대 간 통합을 이뤄 마을공동체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울산 세계 최대 수소타운 완공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타운이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들어섰다. 울산시는 9일 LS니꼬동제련 사택에서 ‘수소연료전지타운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타운은 지난해 8월 사업비 88억원(국비 52억원, 시비 19억원, 민간 17억원)을 들여 착공했다. 수소타운 사업은 산업체의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전용 배관을 통해 가정이나 공용시설 등 수요처로 보낸 뒤 연료전지로 비축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번에 조성된 수소타운은 LS니꼬동제련 사택 140가구와 체육관 및 기숙사, 온산읍사무소, 홍보관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비피화학이 수소를 생산하고 SPG산업을 통해 각 수요처에 공급된다. 이렇게 공급된 수소를 에너지로 만드는 수소연료전지는 LS니꼬동제련 사택에 1㎾짜리 1개씩(140개), 체육관에 10㎾짜리 1개, 기숙사에 5㎾짜리 6개가 설치됐다. 온산읍사무소와 홍보관에는 5㎾짜리 1개씩이 보급됐다. 울산시는 수소타운 가동으로 연간 263만㎾h의 에너지 생산과 어린 잣나무 38만 그루 식재, 이산화탄소 991t 발생 억제 등의 환경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는 가정의 경우 일반 전기를 사용했을 때보다 3분의2가량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월 300㎾h의 전기를 사용하는 주민은 월 4만원, 연간 48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전소를 빼고 시설 규모와 에너지 생산량 면에서 세계 최대다. 시는 수소연료전지의 약점인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연료전지, 공급 배관, 가스 차단 시스템 등의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수소 공급 전문 업체인 SPG산업에 대한 정기 안전점검과 4개 연료전지 제조사에 대한 모니터링 등 사후 관리도 철저히 하기로 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문병권 중랑구청장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문병권 중랑구청장

    “동북부의 중심도시임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 같아 뿌듯합니다.” 임기 1년을 남긴 문병권 중랑구청장의 얼굴엔 정말 뿌듯함이 넘쳤다. 그는 3선 구청장이다. 그러니까 11년간 구청장으로 봉사했다. 마주 앉으니 옛일들이 떠오르는 모양이었다. 가장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달라고 했다. “바로 ‘상습침수지역’이란 꼬리표를 뗀 겁니다. 중랑천이 범람했네, 침수 피해가 얼마네 이런 얘기들이 신문, TV에 자꾸 나오니까 의기소침해하던 주민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이제 그런 소리 안 들으니까 너무들 좋다고 하시지요.” 2001년 1만 970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복구비로만 175억원이 들었다. 2003년에는 1108가구가 침수되고 13억원의 복구비를 들였다. 이 악순환을 끊고 싶었다. 온몸을 던졌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예산 1518억원을 따내 수해방지 항구대책 사업을 벌였다. 중화동 빗물펌프장, 면목빗물펌프장, 봉우재길과 용마산길에 대형 하수암거 설치 사업을 했다. 덕분에 2003년 이후 중랑천에 늘 따라다니던 범람이니 침수피해니 하는 단어가 사라졌다. 사라진 걸 넘어 중랑천 부근을 개발해 인라인스케이트장, 농구장 같은 걸 만들고 100만송이 장미가 터널을 이루는 장관까지 엮어냈다. 그다음으로 심혈을 기울인 건 교육문제였다. 물 피해는 없어졌다지만 주민들은 슬금슬금 빠져나갔다. 왜냐고 물었더니 공부 때문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있어야 지역 소비가 있고 그래야 경제가 돌아가는 법인데, 왜 뜨느냐 물어보니 다들 교육 때문이래요. 붙잡을 수도 없잖아요. 묘수를 내야겠다 싶었지요.” 과감한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가운데 성적 2% 내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중랑구에 있는 고교를 택하면 3년 동안 등록금을 대신 내줬다. 고등학교에서 우수학생들에게 별도의 과외지도를 하면 학원비에 상응하는 비용을 학교에다 지원했다. 가정에는 학원비 부담을 주지 않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더 열심히 가르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면목고에는 아예 기숙사를 제공했다. 서울시립대 학생들과 자매결연을 통해 고교생들에게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울시에서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다. 2005년 자치구 가운데 중랑구가 교육만족도에서 25위였습니다. 처참했죠. 그게 2011년에는 9위로 뛰었어요. 최소한 교육에 있어서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뉴타운 문제 등에서 보듯이 대규모 개발 사업이 많이 후퇴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건 그거대로 이해를 하더라도 중랑구처럼 상대적으로 낙후한 곳은 오히려 개발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남은 임기에 상봉, 중화 재개발촉진지구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경춘선 지하화와 역세권 개발 같은 사업들은 꼭 한번쯤 더 들여다봤으면 하는 사업입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공릉동 공공기숙사 ‘공공의 벗’

    공릉동 공공기숙사 ‘공공의 벗’

    노원구 공릉동 대학생 공공기숙사 건물 1층에 북카페 ‘다락’이 들어선다. 노원구는 4700만원을 들여 34.74㎡ 규모에 주방, 화장실, 창고 등의 시설을 갖춘 복층 구조의 북카페 다락을 개관해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6일 오전 공릉동 북카페 옆 오솔길에서 김성환 구청장, 구의원, 공릉동 북카페 준비위원 등 지역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북카페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개관식을 연다. 구는 지난해 10월 삼육대학교 원격평생교육원과 사회복지사 학위 및 사회복지사 자격증 2급 취득 과정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전체 매출의 10%를 도서로 기부할 것을 협약해 책 384권을 기증받은 데 이어 이웃들로부터 영어책을 기부받아 어린이들을 위한 1000여권의 장서를 비치했다. 지역 주민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손바느질 모임, 청소년 모임, 인문학 공부 모임 등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구의 역점 사업인 ‘마을이 학교다 ’사업도 병행 추진한다. 김 구청장은 “공릉동 북카페가 지역 주민들의 문화공간,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부영, 부산남고에 기숙사 기증

    부영그룹이 ‘나눔 경영’의 하나로 고등학교에 기숙사를 기증했다. 부영은 4일 부산 영도구에 있는 부산남고등학교에서 생활관과 다목적 기숙사인 ‘우정학사’ 신축·기증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우정학사는 이중근 회장의 아호인 ‘우정’(宇庭)에서 이름 붙여졌다. 지상 4층에 연면적 1340㎡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에는 4인용 기숙사 28실과 독서실, 샤워장 등 다양한 교육 및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장성욱 부산남고등학교장과 교사, 학생, 학부모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사설] 공공장소 음주금지 현실성 잘 따져보라

    정부가 대학 캠퍼스와 의료기관 등 공공장소에서 술 판매와 음주를 금지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어 찬반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음주로 인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오래된 숙제다. 그 폐해가 적잖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은 실효성이 중요하다.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 되지 않도록 잘 따져보고 결정하기 바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초·중등·대학교와 청소년 수련시설, 의료기관에서의 주류 판매 및 음주를 금지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부처 간 이견과 이해당사자의 반발로 입법이 중단됐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은 연간 24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폭력 사건 10건 중 3~4건은 주취(酒醉)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복지부는 법 개정안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다른 여러 부처들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금지 장소에 대해서는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국무총리실의 정책조정 능력이 기대된다. 공공장소에서의 금주 조치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정부도 어려움이 적잖을 것이다. 지난해에도 대학에서의 금주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면학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쪽과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으로 갈렸다. 법 개정안에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공공장소에서도 음주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수욕장, 공원 등이 예다. 해수욕장이나 대학 기숙사에 술을 반입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지역 상인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대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 외국도 의료시설이나 학교, 공연장, 박물관, 경기장 등에서 음주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다만 방식은 다양하다. 장소에 따라 자발적 규제를 하거나 권고 또는 지침으로 규제하기도 한다. 지난 3월부터 강화된 경범죄처벌법이 시행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소란이나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을 부리면 벌금이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건전한 음주 문화를 정착하는 등 국민들의 생활의식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 [씨줄날줄] 수능 로또 베트남어/박현갑 논설위원

    1226년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된 한 외국인이 황해도 옹진군 화산에 도착한다. 베트남 최초의 독립국가를 세운 리(Ly) 왕조의 왕자인 이용상(Ly Long Tuong)이다. 외척 진(Tran)의 쿠데타로 고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옹진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상은 당시 몽골의 침입을 받은 고려를 도와 몽골군과 싸워 공을 세운다. 고려왕으로부터 화산군(花山君)에 봉해진 그는 고려 여인과 결혼해 정착한다. 베트남 정부는 리 왕조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감안해 해마다 리 왕조 건국일인 3월 15일 제사를 지내는데 이때 화산 이씨 종친회장이 참석한다고 한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다. 같은 한자문화권으로 유교, 불교 등 문화와 풍습이 비슷하다. 36년간 일제 지배를 받았던 우리처럼 베트남은 87년간(1858~1945) 프랑스 통치 아래 있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한국인과 베트남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를 지칭하는 ‘라이따이한’은 우리가 가해자가 된 경우다. 1964∼1973년 파병된 한국군, 기술자와 현지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따이한 1만여명은 ‘버려진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다. 양국은 수교 이후 활발한 경제협력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국제결혼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국제결혼 이민관을 베트남에 파견할 정도로 우리나라 남성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도 적지 않다. 언어 또한 비슷하다. 베트남어는 한자처럼 상형문자가 아니라 우리말처럼 발음원칙에 따라 형성된 문자다. 음의 높낮이와 굴절을 뜻하는 성조가 있어 힘든 점도 있으나 베트남어 어원의 상당수가 중국 한자어에서 유래돼 발음을 들어보면 사전을 뒤지지 않고도 뜻을 알 수 있는 단어가 많다. 베트남어로 중국은 ‘쭝꾸옥’, 미국은 ‘미꾸옥’, 기숙사는 ‘끼뚝싸’, 음악은 ‘엄냑’이라고 한다. 201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제2 외국어·한문 영역에서 베트남어를 택한 수험생이 15.8%로 일본어(22.3%), 중국어(17.3%) 다음으로 많았다.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곳은 전국에서 충남외고 한 곳뿐이다. 지난해 아랍어 인기에서 드러났듯 단기간 공부해도 상위등급을 받기가 쉽다는 점을 노린 ‘로또 수험생’이 많기 때문일까.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학원도 성황이란다. 교육부가 2011년 베트남어를 교육과정에 포함시킨 것은 늘어나는 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배려에서였다. 베트남어를 선택한 수험생들이 이를 계기로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면 다문화시대에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중국 기발한 더위 대책 ‘물병 침대’ 화제

    중국 기발한 더위 대책 ‘물병 침대’ 화제

    중국 대학가에 더위를 이기는 기발한 ‘물병 침대’가 등장했다. 중국 우한(武汉)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에어컨이 없는 기숙사의 더위를 견디다 못해 물을 채운 페트병으로 침대를 만든 것. 최근 중국 런민왕(人民網) 보도에 따르면 이 학생은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과 함께 모아둔 페트병을 보고 “물을 채워서 깔아두면 시원하겠다”고 생각해 침대 제작을 구상했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 2.2ℓ들이의 페트병을 모아 물을 가득 채우고 이것을 침대 모양으로 쌓은 후 그 위에 돗자리를 깔았다. 이 학생은 “편하고 쾌적해서 잘 때 등이 시원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물침대를 이용해본 다른 학생들은 “등 쪽은 시원하지만, 다른 쪽은 변함없이 덥다”며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다. 후베이(湖北)성의 보건과 교수는 “물의 냉기가 등을 통해 직접 체내로 투입되면 뼈나 근육에 영향을 끼쳐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 물병 침대의 사용을 자제 할것을 권유했다. 사진=런민왕(人民網) 캡처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예순에 시작한 동양화, 예순 여덟에 꽃피우다

    예순에 시작한 동양화, 예순 여덟에 꽃피우다

    “출발이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해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겠습니다.” 나이 예순에 늦깎이 화가로 변신한 안창수(68) 화백이 네 번째 개인전을 열어 화제다. 30년간 수출입은행에서 일하던 그는 민간기업 고문을 거쳐 퇴임한 뒤 고향인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 처음 붓을 잡았다. 친구의 권유로 서예교실에 다녔고 우연히 동양화를 접했다. 이때부터 내면에 잠재된 미술에 대한 불씨가 되살아났다. 결국 나이 예순에 동양화로 유명한 중국 항저우의 미술대학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비행기를 타면 두 시간 남짓 거리. 하지만 중국에서 공부하던 2년간 단 한 번도 한국 땅을 밟지 않았다. 안 화백은 “금융인과 작가 사이에는 간극이 클 것이란 선입견이 컸다”면서 “구내 식당에서 세 끼를 해결하고 좁은 기숙사에서 새우잠을 자며 그림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유학 중 현지의 크고 작은 서화대전에서 입상한 그는 다시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안 화백은 일본 도쿄의 조형예술대학에서 6개월간 공부한 뒤 귀국해 2009년 12월 생애 첫 개인전을 서울 인사동에서 열었다. 붓을 든 지 불과 5년 만의 일이다. 그 사이 일본 전국수묵화수작전에서 입선하는 등 화력도 쌓았다. 작가는 호랑이와 용, 닭을 그리던 데서 벗어나 요즘 남종 문인화의 전통을 기반으로 꽃그림에 감각적인 채색을 더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수묵화 자체로도 멋들어지지만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담고 싶다”면서 “중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수묵화의 전통이 거의 단절돼 아쉽다”고 말했다. 안 화백의 개인전은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중아갤러리에서 이어진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제주 읍·면 고교생 교통비 지원

    제주도는 올해 2학기부터 부모가 농어업인인 읍·면 소재 고교 재학생에게 교통비를 지원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전국에서 제주도가 처음이다. 지원 대상 고교는 기숙사가 있는 제주외국어고를 제외한 대정고, 대정여고, 성산고, 세화고, 애월고, 표선고, 한국뷰티고, 한림고, 한림공고, 함덕고 등 10개교다. 이들 고교 재학생 5600여명 가운데 농어업인 자녀 2400여명이 혜택을 받는다. 지원액은 1인당 연간 30만원이며 출석 일수에 따라 변동이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공기업 탐방-강원랜드] 창조와 상생의 CEO 최흥집 사장을 만나다

    [공기업 탐방-강원랜드] 창조와 상생의 CEO 최흥집 사장을 만나다

    유월 초 정선 고한읍내의 허름한 식당에서 만난 최흥집(62) 강원랜드 사장은 겨우 맥주 반잔 마셨을 뿐인데 얼굴이 불콰했다. 그는 강원랜드에서 두 가지는 절대로 안 한다고 했다. 낮술과 하이원CC에서의 골프다. 해발 1136m의 하이원CC에서의 라운드는 골퍼에겐 로망이다. 골프깨나 치는 최 사장이 이곳에서 채를 휘둘렀다고 상상해보라. 그 숱한 민원에 배겨 나겠는가. 그만큼 그는 앞뒤 잴 줄 아는 ‘프로’였다. 5일 서울 마포에서 다시 만난 최 사장은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었다.(강원랜드의) 미래와 창조였다. →카지노를 확장했다고 들었다. 벌써부터 증권가 애널리스트 반응이 뜨겁다. -카지노 환경개선 사업이라고 말한다. 장소가 좁기 때문에 일어난 부작용을 개선했다. 전자테이블에서 기계 하나 놓고 46개 의자를 수치화 해서 대기시간이 단축됐다. 운영관리도 편해졌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전체적으로 게임 환경의 변화이면서 도박이라는 개념에서 멀어진 계기로 볼 수 있다. 카지노 환경개선으로 강원랜드가 복합리조트란 인식이 확산됐다. 기존의 카지노 흥망으로 주가를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리조트로서의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본다. →강원랜드 하면 카지노, 카지노 하면 도박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카지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계절 복합리조트로 바뀌었다. 복합리조트 안에 카지노라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 셈이다.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도 복합 리조트 개념이다. 호텔 안에 카지노뿐 아니라 각종 위락 시설물들이 있다. 강원랜드는 자연 속에 골프장, 스키장 등이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복합리조트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웰빙, 힐링과도 맞아 떨어진다. →죽은 탄광촌이 다시 살아난 느낌을 받았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의 경기 회생이라는 목적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단순한 회사경영이 아니라 회사경영을 통해 지역 경기 회생 등 지역발전과 연계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존재 의미가 없다. 모든 일은 지역과 상생을 기본으로 한다. 강원랜드 발전을 통해 지역이 살고 지역 발전을 통해 강원랜드가 성장하는 게 골자다. 지역 번영회나 단체들과 소통하고 협의한다.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폐광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다. 특히 노령인구가 많다. 노인 인구가 18.4%로 전국에서 제일 많다고 볼 수 있다. 강원랜드 내 하늘길·등산길 관리 등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를 1년에 250개 정도 만들었다. 교통 정리하고 쓰레기 치우는 일을 한다. 적은 임금이지만 소일거리 차원의 노인 일자리 만드는 것이 지역과 상생하는 것이다. 직원들과의 상생도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단순히 한달 봉급을 받으려고 일하지 말라고 교육하고 있다. 지역사회 봉사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일하라고 한다. 올해 초에 노조와 상생협약을 맺었다. ‘직원, 직원가족이 행복해야 한다’라는 노사 상생 선언을 했다. 지역과 상생뿐만 아니라 업종과의 상생도 추진하고 있다. 보광·용평리조트 등과 통합연계상품권을 개발하려고 한다. →한 해 매출액이 1조 300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그러니 레저세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닌가. -40%가 국세적 성격으로 나간다. 30% 정도가 직원 인건비 등 관리비이고 나머지 30% 정도가 순이익으로 주주 등에게 쓰인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 회생, 고용 창출을 위해 설립된 회사이기 때문에 발생되는 이익은 지역에 재환원돼야 한다. 새로운 세목이 정해지더라도 지금 내고 있는 세금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역을 위한 환원투자가 어렵다. 레저세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지방세 성격을 띤다면 찬성이다. 다만 강원랜드 설립목적과 관련된 역할을 할 수 없는 세제는 곤란하다. →사회공헌에 기여하는지 지켜보는 눈이 많을 것 같은데. -기업의 사회공헌은 당연한 의무이면서 책임이다. 연간 250억원 정도를 사회공헌에 쓴다. 사회공헌 사업의 유형은 교육환경 개선, 소외계층 지원 등이다. 예를 들어 하이원 원정대는 만들어서 청소년들에게 외국 체험 기회를 부여하고 실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의 문화유산 전승 및 다문화 가족을 위한 사업, 6·25 참전 보훈 가족에 집 지어주기 등도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개성공단 피해 기업을 지원했다. →창조경제가 화두다. 강원랜드는 어떤가 . -기업은 아이디어로 성장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협업관계 설정 없이는 안 되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협업을 통한 새로운 모델을 구사해 가는 과정에서 발전한다. 강원랜드는 서비스 업종이기 때문에 섬세한 관심과 섬세한 프로그램을 챙기다 보면 새로운 수요가 발생한다. 이를 통해 상품화와 마케팅으로 이어져 서비스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 고객의 입장에서 강원랜드에만 있는 것, 강원랜드에서 할 수 있는 것, 강원랜드이기에 느낄 수 있는 것 등을 제시하려고 한다. 이러한 관심을 통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낸다. 서비스 질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5월 국제스키연맹(FIS) 총회가 강원랜드에서 열렸다. 전 세계 110여국 1000여명의 외국사람들이 일주일 동안 한곳에서 먹고 자고 했던 사례가 많지 않다. 이들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 음식, 룸 배치, 전용 카페 마련 등 6개월 동안 꼼꼼하게 준비했다. 마지막 날에 직원들이 1000여명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자국으로 돌아간 뒤에 강원랜드에서 다시 개최하기를 바란다는 메일도 많이 받았다. 서비스 국제화를 위해 통역도 국내에서 모두 해결했다.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외국어 교육을 철저히 했다. 이렇듯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인적 자원 활용을 통해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46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에게 강원랜드가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 희망의 메시지 또한 창조경제다.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지금은 비록 사원이지만 앞으로 팀장, 실장, 전무, 사장이 될 수 있다고 전달했다. 직원들이 기숙사에서 개인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미래는 어떤 것인가. -강원랜드는 2025년까지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향후 강원랜드 외에도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2020년까지 1000만명 내방객 유치가 가능한 아시아 최대의 가족형 복합 리조트로 만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올해 워터파크 착공을 시작으로 테마가 있는 워터파크를 2015년 완공할 방침이다. 1000만㎥의 워터파크가 완성되면 그 안에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 타운, 명상이나 힐링 캠프장, 아웃렛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카지노도 스트레스를 푸는 의미에서는 힐링이라고 볼 수 있다. →카지노 중독자의 폐혜가 크다. -강원랜드가 생기고 4~5년간은 각종 폐해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문화사업으로 안착했다. 2011년 도박 중독 예방센터를 만들고 전문 상담사를 두고 운영 중이다. 도박 중독은 예방이 우선이다. 치유 과정을 거쳐야 하고 중독된 사람에게 재활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카지노장에 예상 모니터링제를 실시하고 있다. 중독과 연관된 사람들은 출입하지 못하게 하고 전문 상담사에게 치료받도록 하고 있다. 재활 프로그램의 예로 가수 김태원에게 재능기부를 받아서 음악을 가르치기도 했다. 지난해 희망밴드를 만들어서 중독자를 돕기도 하고 하이원베이커리를 통해 재빵기술을 교육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꿈이 있다면. -강원랜드 사장으로 취임한 뒤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두 가지다. 지역 및 직원에게 희망을 주는 강원랜드를 만드는 것과 강원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였다. 강원랜드는 향후 아시아 사람들이 즐겨 찾아야할 복합리조트인데, 아직도 카지노 도박장으로 아는 사람이 대다수다. 대외적으로 품격과 신뢰를 확보한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건전한 복합리조트 및 카지노라는 게임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리조트 관광 모델 사례로 꼽힐 수 있도록 하겠다. 대담 최용규 산업부장 정리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은 ▲1951년 강릉 출생 ▲강릉고· 관동대 경영학과 ▲강원도 산업경제국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강원도 정무부지사
  • [공기업 탐방-강원랜드] 폐광지역 주소지 지원자 우선 선발

    [공기업 탐방-강원랜드] 폐광지역 주소지 지원자 우선 선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랜드 직원 1인 평균 임금은 5997만원, 임원 평균 임금은 1억 4103억원이다. 연봉은 공기업 가운데 6위다. 하지만 호텔 같은 기숙사 등 복지 수준은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야말로 ‘신의 직장’이다. 지원자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이런 강원랜드의 취업문을 뚫기 위해서는 ‘깐깐한’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최흥집 사장은 “엄격한 입사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아카데미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직원이 될 수 없다. 카지노 딜러, 호텔 종사자, 레저, 일반직 등 직종에 따라 4단계의 하이원 아카데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입사자격을 얻으면 12주의 기본교육을 받고, 실습과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정식 직원이 된다. 특히 딜러의 경우 카지노·관광 등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한다. 폐광 지역에 주소를 둔 지원자를 우선 선발한다. 최 사장은 “전체 직원의 63% 정도가 폐광 지역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폐광 지역 지원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은 강원랜드가 폐광 지역의 경제 부흥을 위한 국가적 필요성에 의해 창립됐기 때문이다. 입사 지원자는 지역발전이라는 창립 이념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를 갖춰야 한다. 현재 강원랜드에는 3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하면 4500명이 넘는다. 올해엔 두 차례에 걸쳐 교육생 500여명을 뽑았다. 강원랜드는 카지노와 호텔, 스키장, 골프장, 컨벤션센터, 콘도미니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 사장은 “임직원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세계적 종합리조트를 개발하고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이징 대졸예정 22만명 중 취업 33%뿐… 경기 둔화 中의 ‘또 다른 고민’

    [주말 인사이드] 베이징 대졸예정 22만명 중 취업 33%뿐… 경기 둔화 中의 ‘또 다른 고민’

    “이제 졸업까지 보름 남짓 남았는데 앞길이 막막합니다.” 9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중국 대학에선 6월쯤이면 사실상 취업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황옌페이(黃燕飛·여)는 이달 말 졸업을 코앞에 두고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했다. 그는 당초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취업난으로 대학원 응시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시험에 낙방한 뒤 지난 4월부터 뒤늦게 구직 행렬에 합류했다. 70여곳 넘는 회사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을 보라고 연락 온 곳은 10곳도 채 안 된다. 당장 오는 30일 학교 기숙사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취직을 못 하면 집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주변 친구들도 취업이 안 돼 사정이 딱하긴 마찬가지다. 전공과 상관없이 요즘 졸업 예정자들은 해삼 판촉직에도 지원할 만큼 처지가 절박하다. 5월 현재 베이징 소재 대학 졸업 예정자 22만 9000명 가운데 일자리가 확정된 학생은 33.6%다. 10년 전인 2003년 동기 취업률(89.7%)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취업난으로 올해 대학원 석사 과정에 응시한 학생은 전체 대졸자의 25.8% 수준인 18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60년 만의 최대 취업난’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취업난의 일차적 원인은 수요 공급의 문제다. 대졸자는 증가한 반면 경제성장은 둔화돼 일자리가 줄었다. 중국 교육부가 밝힌 올해 대졸자는 699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9만명 늘었다. 중국 대졸자 수는 2010년 630만명, 2011년 660만명, 2012년 680만명으로 매년 20만~3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해외 유학파들이 국내 취업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중국 국내 대졸자들의 취업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귀국한 해외파 대졸자는 총 27만 2900명으로 전년보다 9만명 늘었다. 반면 경제성장 둔화로 일자리는 줄고 있다. 올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로 지난해 4분기 7.9%보다 0.2%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500대 기업과 공공기관의 대졸자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15% 포인트 줄어들었지만 대졸자들이 느끼는 체감 수준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졸 취업난은 한국과 비교할 때 사회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베이징이공(北京理工)대 경제학과 후싱더우(胡星斗) 교수는 “중국의 실질적인 대학 진학률이 20%란 점을 감안하면 대졸자는 이 사회의 준엘리트 계층”이라면서 “이들이 7%대 경제성장률 속에서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상당히 많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민간 기업은 문을 닫는 사례가 많고, 정부 투자 중심으로 성장률을 지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의 경제체제 개혁이 더딘 데다 향후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대졸자 취업난은 사회 불안의 전조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관영 언론들은 취업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대졸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꼽는다. 올해부터 취업시장에 나오는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자들)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을 내세우는 성격이라거나 재능에 비해 좋은 일자리만 원한다는 식의 비판도 자주 한다. 중국의 지도층도 예비 대졸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9일 허베이(河北) 사범대학에서 취업난을 호소하는 예비 졸업생들과 만나 대학생들이 눈높이를 낮춰 농촌을 포함한 ‘기층’으로 눈을 돌릴 것을 요청했다. 리 총리는 당시 농촌인 고향으로 돌아가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한 여학생을 칭찬한 뒤 “아래로 내려가야 다시 올라올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달 톈진(天津)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장에서 예비 대졸자들에게 “고생스럽지만 용기를 내어 지방이나 사회 밑바닥에서 한 걸음씩 성실하게 인생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두 지도자 모두 예비 대졸자들에게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국영기업 자리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중서부 지역이나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라고 충고한 셈이다. 그러나 젊은이들 입장에서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대졸자들은 불경기란 점을 감안해 이미 눈높이를 상당히 낮춘 실정이다. 베이징 청년스트레스관리서비스센터가 최근 1만 6000명의 대졸 예정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대졸자들의 기대 초봉 금액이 2011년 5537위안에서 올해 3683위안으로 33.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자리에 상관없이 취업을 하겠다는 대졸자들의 의지를 대변하는 것이다. 더욱이 월 3000위안대 수준의 급여는 베이징에서 살기 위한 최소한의 생계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무리 싼 곳을 찾아도 한 달에 2000위안(36만원) 미만인 방을 구하기 어렵다. 베이징 외곽에 싼 월세 집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창핑(昌平)구의 톈퉁위안(天通苑)에 둥지를 틀려 해도 방 한칸에 1000위안 안팎의 돈이 필요하다. 대졸자들이 집세를 아끼기 위해 비좁은 방에 여럿이 모여 사는 일명 ‘개미족’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이유다. 최근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취업을 준비 중인 대졸자 40여명이 베이징 시내와 가까운 충원먼(崇文門)의 방 3칸짜리 50평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사회과학원이 최근 펴낸 ‘2013 중국청년발전보고’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약 16만명의 개미족이 있다. 상하이(上海) 등 다른 대도시까지 합하면 전국적으로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개미족 중 67.8% 정도는 10㎡ 이하의 주거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체 평균 주거 공간은 6.4㎡, 월 임대료는 518위안(약 9만 5300원)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도자들의 조언에 따라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야 경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베이징 이외 지역 대졸자들까지 기를 쓰고 상경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까지 딴 닝보원(寧博文)은 “베이징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습 자리를 얻었는데 보너스까지 합해도 월 급여는 2000위안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서 “집세로 월 800위안가량을 내고 이런저런 생활비를 쓰고 나면 오히려 적자 인생이지만 헤이룽장으로 돌아가더라도 베이징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을 수 있으니 베이징에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도시와 농촌 간 격차, 동부와 서부 간 격차가 중국 최대 사회문제인 점을 감안하면 고된 생활도 마다하지 않고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디려고 몸부림치는 졸업자들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도농 격차,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생각나눔] 나눔인가, 민폐인가… 저소득층 학생 위해 기숙사 비우라는 국립대

    ‘배려할 줄 모르는 학생들의 이기주의인가, 아니면 학교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인가’ 서울대 학생생활관은 최근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일부 재학생들에게 오는 18일까지 “방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방학 기간 이 곳에서 3주간 머물며 멘토링 수업을 받을 ‘삼성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저소득층 중학생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반면 서울대생들은 “누구를 위한 학교인지 모르겠다”며 학교 측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 드림클래스는 삼성이 지원하는 저소득층 가정의 중·고등학생 학습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8월 서울대에서 시범적으로 열렸던 여름방학 캠프가 호응을 얻자 방학 때마다 3주간의 합숙 캠프로 확대했다. 서울대는 이 기간 기숙사와 강의실 등 장소를 제공한다. 올해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에 참가하는 전국 4500여명의 중학생 중 200여명이 서울대에 머문다. 재학생들은 대학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등에 각종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한 학생은 “외부인에게 숙소를 주기 위해 우리가 시험 기간에 짐을 싸야 하느냐”면서 “학교의 방침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백명의 중학생들이 식당과 강의실 등을 이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1일 “지난해부터 이 문제에 대한 건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평소에도 캠퍼스 투어나 청소년 캠프 등으로 재학생들이 공부에 방해를 받는데 이를 학교가 묵인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에 다시 한 번 알리고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드림클래스를 진행하는 다른 대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이 같은 불만들이 제기되지 않아 서울대만 유별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학교 측은 “기숙사 문제만 볼 게 아니라 학교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멘토 역할을 하는 230여명의 대학생들도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대학생 강사에게는 1인당 250만원 안팎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지난해는 경쟁률이 10대1에 이를 정도로 참여율이 높았다. 김영오 서울대 학생부처장은 “계절학기 수업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잡았고, 식사 시간 등도 조절할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방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학생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진주의료원 해고자에 90일분 임금 지급”

    경남도는 5일 진주의료원 폐업에 따라 해고된 직원들에게 해고 수당으로 30일분 통상임금을 주기로 했던 방침을 바꿔 단체협약 규정대로 90일분 평균임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또 폐업 뒤 남은 환자 3명 가운데 지난 3일 퇴원한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비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도는 해고 직원 70명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30일분 통상임금을 해고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날 홍준표 지사의 지시에 따라 단체협약 규정대로 90일분 평균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발표하면서 단체협약이 노조의 강압에 따라 체결됐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대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은 지난달 31일 경남도에 해고 직원들에게 해고 수당을 즉시 지급하라고 촉구하고 근로기준법보다 단체협약이 우선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경남도는 폐업한 뒤에도 의료원에 남은 환자 3명의 보호자를 상대로 진료비 청구소송을 냈으나 지난 3일 퇴원한 정모 환자에 대해서는 이날 소를 취하했다. 2명에 대해서는 휴업을 발표한 4월 2일 이전 체납 진료비와 3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 순수 진료비를 청구했다. 경남도는 진료비 청구소송 대상인 두 환자는 각각 1050만원과 633만원의 진료비가 밀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도는 마산의료원 직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50실(1인 1실) 규모의 기숙사를 내년 3월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男생도가 女생도 성폭행’ 육사 특별감찰 착수…사상 초유 사태

    ‘男생도가 女생도 성폭행’ 육사 특별감찰 착수…사상 초유 사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 사이에 ‘대낮 성폭행’ 사건이 벌어져 군 당국이 육사 특별감찰에 착수했다. 생도들 간 성폭행 사건으로 육사에 특별감찰이 착수된 것은 1998년 육사에 여생도 입교가 시행된 뒤 처음이다. 육군에 따르면 22일 육군사관학교 생도의 날 축제 행사 뒤 4학년 남자 생도 A(22)씨가 술에 취한 2학년 여자 생도 B(20)씨를 자신의 기숙사 방에 데려가 성폭행을 했다. 당시 이들을 포함해 전공 교수와 생도 등 20여명은 오전에 체육대회를 마친 뒤 학과 모임을 열어 육사 영내 잔디밭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들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나눠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2학년 여생도 B씨가 술을 이기지 못해 구토를 반복하다가 여자 기숙사로 돌아가다 술자리에서 B씨를 돌보던 A씨도 방까지 함께 따라갔다. A씨는 의식이 혼미한 여생도를 업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육군조사본부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행각은 행사 중 두 생도가 사라진 것을 안 동료 생도들이 남자 생도의 방을 찾아가는 바람에 드러났다. 육군 관계자는 “가해 생도를 구속 수사 중”이라면서 “교수 주관 행사 당시 품위에 어긋나는 지나친 음주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수사와 별개로 감찰과 헌병, 인사 등 3부 요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육사 특별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사에서는 생도의 음주가 금지돼 있지만 장성급 장교나 훈육관, 지도교수 등의 승인을 얻으면 생도도 술을 마실 수 있다. 현재 육사 여생도는 한 학년 정원 250여명 중 30명 안팎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낮 육사 기숙사서 성폭행… 軍, 여생도 보호한다며 ‘쉬쉬’

    육군사관학교에서 남자 상급생도가 여자 하급생도를 성폭행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해 육군이 특별감찰에 나섰다. 육사가 1998년 여자 생도를 선발하기 시작한 이후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으로 군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28일 육군과 육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육사 생도의 날 축제 당시 생도 20여명과 공학 전공 교수 한 명이 운동회를 마친 뒤 교정 잔디밭에서 즉석 파티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몇 차례 돌았고, 2학년 여생도 한 명이 술을 이기지 못해 구토를 계속했다. 함께 술을 마셨던 4학년 남자 생도가 구토를 하는 여생도의 등을 두드려주는 등 돌봐주다가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생도 2명이 사라진 것을 뒤늦게 안 동료 생도들이 남자 생도의 방을 찾아가면서 성폭행 사실이 발각됐다. 육군은 후배 여생도를 성폭행한 4학년 남자 생도를 성 군기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감찰과 헌병 요원 등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육사에 대한 특별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육사는 모든 생도의 외출 및 외박을 전면 금지했다. 육군 관계자는 교내 음주에 대해 “지도교수가 주관하는 행사에서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술을 마실 수는 있다”면서 “당시 과도하게 술을 마셨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육사내 성폭행 사건을 1주일 가까이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피해자 보호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한 학년당 250여명인 육사 정원에서 여생도는 학년별 30명 안팎으로 10%를 넘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문가에게 대안 검증 맡겨야…한전 보상안도 현실성 떨어져”

    “전문가에게 대안 검증 맡겨야…한전 보상안도 현실성 떨어져”

    “팔순 넘은 노인들에게 인턴 채용 때 자녀를 우대하고, 서울에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지어 주겠다는 한국전력의 대책이 와닿겠느냐.” 경남 밀양의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공동 대표를 맡은 김준한(41) 신부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인국 한전 부사장이 오늘 밀양에 내려와 특별지원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그동안 약속한 13가지 보상안을 꼭 실현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대표는 “고압선로가 공중에 설치되면 주변 땅 1㎞가 팔리지 않는데 주변 94m까지만 보상을 해준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또 “새누리당과 정부가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송·변전 시설 지역 지원법을 최우선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이 지원법에 원칙적으로 찬성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보상이나 지원을 바라고 시위에 나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전 측이 제시한 보상 재원 마련 방안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민들이 낸 전기요금의 일부로 보상 재원을 충당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도 나랏돈을 일개 공기업의 사업을 위해 쓸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기획재정부에서 허가가 났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껏 주민들이 주장했듯공사를 일단 멈추고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지중화 문제 등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하자고 재차 밝혔다. 김 대표는 “고령의 주민들이 천막에서 찬밥에 거친 반찬을 먹으며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것을 보면 협상을 빨리 끝내고 싶다”면서도 “전문가들이 지중화 등을 포함해 주민들이 낸 대안을 검증하는 데 1~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협의체에서 주민들도 납득할 만한 합리적 결과가 나오면 받아들일 텐데, 한전 측은 기술적 검토조차 거부하며 공사를 강행해 주민과 충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밀양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 극단적 생각도”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 극단적 생각도”

    “죽어서라도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요. 우리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지금도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2011년 지방의 유명한 공립 기숙사 고등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A(45·여)씨는 입학 후 석달이 지나서야 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동성 간의 성추행은 물론 입에 담기 힘든 ‘갈X’라는 폭언에 아이는 반항조차 못했다. A씨는 학교의 책임 있는 처벌과 가해 학생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쉬쉬했다. 참다 못한 A씨가 경찰에 가해 학생을 신고하고 교육청 학교폭력담당센터를 찾아가자 그때서야 학교는 부랴부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가해·피해 학생의 학급을 분리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A씨는 홀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남들은 다 끝난 일이라며 A씨를 다독인다. 고3 수험생이 된 아들도 조금씩 학교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금도 우리 아이와 가해 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힌다”면서 “학교가 가해 학생을 전학시키도록 3년째 법정 공방을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에 멍든 엄마들이 방치되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이 아이를 잘 양육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왜 하필 우리 아이냐는 원망, 가해 학생에 대한 억한 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간이 흘러도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보듬어 줄 기관이 마땅히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수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3일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유착 관계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엄마들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죄책감과 분노가 커져 우울감에 빠지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학교나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데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학교폭력상담센터의 장학사는 “아이는 상처가 커도 의외로 잘 극복해 나가는 반면 부모의 상처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 보니 더 오래간다”고 지적했다. B(39·여)씨는 딸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딸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목과 손등, 팔 등에 멍과 상처를 입고 돌아왔다. B씨는 가해 학생이 누구냐고 채근했지만 딸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학교 측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피해 학생이 말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특정해 처벌하기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 결국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상황이 됐다. 몇번이나 옥상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B씨는 남편의 권유로 최근 자살예방센터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죄책감이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아이와 함께 엄마들도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지지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치료를 받거나 상담받는 일을 사치라고 생각한다”면서 “1차적으로 엄마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 인지시켜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피해자 엄마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면서 “집단 상담 등을 통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게 하고 공감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부실 공교육 틈새서 기생하는 미인가 대안학교

    공교육의 대안으로 그동안 관심을 끌어온 대안학교가 미인가 학교의 증가로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미인가 국제·종교 대안학교는 설립 취지와 달리 높은 금액의 학비를 받거나 또 다른 스펙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안학교는 공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탈피해 보다 자율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인가 대안학교를 관리의 사각지대에 남겨두지 말고 교육당국의 점검이 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어제 처음으로 초중등 대안학교 실태를 조사한 결과, 미인가 학교가 185개이며 모두 8526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설립 목적별로는 대안 교육이 74곳, 학교 부적응 학생 교육 58곳, 종교·선교 교육 30곳, 다문화·탈북학생 교육 8곳, 국제 교육이 6곳이었다. 한 해의 학비는 평균 600만원으로 적은 편이지만 1000만원이 넘는 곳도 31곳이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우 한 해 학비가 무려 2320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미인가 대안학교가 법적으로 학교로 인정받지 못하며, 유명 상급 학교나 유학을 가기 위한 편법 과정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유 토론과 역사탐방 등 인성 교육을 중시하는 경남 지리산의 간디청소년학교와 서울 마포 성미산대안학교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일반 학교나 인가 대안학교와 달리 교육의 질과 시설 안전점검 등에서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인가 대안학교의 경우 국어·사회과목 등을 일반 학교의 50%를 가르쳐야 하는 등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주기적인 학생 안전 지도도 이뤄진다. 교육당국은 이번 점검을 계기로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에 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교육 당국자가 밝힌 것처럼 일반 학원보다 관리하기가 어렵다면 문제는 분명 있다. 하지만 ‘사이비 대안학교’는 발 붙이지 못하게 하되 입시 일변도 교육에서 탈피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하려는 취지는 살리는 쪽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봉사 일념으로 교육 현장에 나선 일부 교사의 월급 하한선을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학부모와 현업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도 열어 발전적인 대안도 모색해야 한다. 지금이 그 적기라고 본다. 공교육의 부실을 틈타 미인가 대안학교가 활개를 친다면 교육의 본질은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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