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바로선 나라로(이것부터 고치자:1)
◎질서와 맞바꾼 성장 ‘풍요속의 의식 빈곤’/교통신호 무시·쓰레기 투기 예사로/공연장서 휴대폰… 큰소리 통화까지/유원지 고성방가·길거리 침뱉기 일쑤
‘한국인에게는 공공의식이 없다’ 우리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고쳐야할 점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는 잘 알지 못한다.그런 면에서 외국인의 비판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다른 사람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자기본위주의.이런 공공의식의 결여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공공의식이 없는 우리 사회는 아주 하찮은 것부터 큰 것까지 고칠 것 투성이다. 고속성장을 구가하면서 우리는 최소한의 공중도덕마저 상실했다.부와 풍요를 얻은 대신,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
예의나 도덕을 논하는 사람들은 찾기 힘들다.이웃에 대한 도리보다는 자기 이익을 우선시한다.동방예의지국도 오래 전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볼 시점이 됐다.사소한 것부터 고쳐야 더 큰 잘못을 개선할 수 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잠들 때까지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는지 곱씹어 생각해야 한다.
보급속도가 빠른 이기(利器)일수록 사용 준칙이 없다.자동차보다 더 많이 보급된 휴대폰.공연장이나 극장 안에서 느닷없이 울려 분위기를 흐린다.그 자리에서 큰소리로 통화를 하는 사람도 있다.지하철이나 식당 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도 아랑곳 없이 울린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호출기도 마찬가지다.공공 장소에서는 적어도 소리가 나지 않게 조치해 놓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내가 통화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무질서 공화국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교통질서는 커녕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량은 예사다.횡단보도 정지선을 제대로 지키는 차량도 드물다.
캠페인도 여러차례 있었지만 그 때 뿐이다.불감증에 걸린 것이다.저마다 빨리 가려고 끼어들기를 마구하다보니 도로는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다.
경음기 소리로 운전자들은 귀가 따가울 정도다.접촉사고가 나면 교통정체는 신경을 쓰지 않고 대로 도로 한복판에서 싸우는 운전자들도 흔히 볼수 있다.이런 일들을 보통으로 하는 운전자들도 남들이 하면 욕을 해댄다.
쓰레기 문제는 환경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다.몰래 갖다 버리는 쓰레기로 우리의 자연은 중병을 앓고 있다.
남이 보지 않으면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사람도 많다.깊은 밤을 틈타 남의 집 앞에 쓰레기를 갖다 놓는다.자동차로 간선도로를 달리다 길가에 마구 버리기도 한다.귀성객들이 지나간 고속도로변에는 해마다 쓰레기가 가득차 막대한 돈을 들여 치운다.
관중이 빠져나간 경기장은 남기고 간 신문지며 쓰레기로 늘 어지럽다.지하철의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제대로 찾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담배꽁초를 다 마신 술병이나 깡통에 버린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다.식당에서는 밥그릇에도 담배를 끄는 우리들이다.
음식은 많이 시켜서 남기는게 미덕인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는 여전하다.옆자리 손님은 상관하지 않고 큰소리로 떠들며 음식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분위기가 좋다고 느낀다.
길거리에 침이나 가래를 뱉는 것은 다반사다.술을 마시면 급하기도 하겠지만노상방뇨쯤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빠져 나오기도 전에 밀치고 들어 가고 빨리 문이 닫히지 않는다고 버튼을 마구 눌러댄다.
유원지에서는 어떤가.음주에 고성방가는 보통이고 남이 보든 안보든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춤판을 벌이는 꼴불견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아무데서나 화투판도 벌인다.
맑은 물에 음식쓰레기를 버리거나 밥그릇을 씻어 물을 흐려 놓는다.잘자란 나무나 꽃을 꺾거나 파내어 가져가는 등산객들도 자주 눈에 띈다.
공공시설은 말할 것도 없다.공중전화 부스의 유리는 화풀이용으로 깨어지는 일이 흔하며 전화번호부는 낙서를 해대거나 아예 찢어가는 일도 잦아 너덜너덜하다.전화기를 내려쳐 부숴버리는 이들도 있다.
지하철 등의 공중화장실 문이나 벽은 낙서판이 되고 있으며 라이터불로 시커멓게 그을린 곳도 자주 볼 수 있다.공공도서관의 책은 찢거나 도려내 훼손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전화받는 예절도 문제다.모르는 사람이 전화를 걸면 퉁명스럽기 일쑤다.전화를 잘못 걸어 이것저것 묻다간 욕설을 듣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무례도 상대방이 나를 모르기 때문에 저질러진다.
제2의 건국운동은 거창한 게 아니다.누구나 공감하며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다.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공공의식의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다. 줄서기,침뱉지 않기 등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려면 이웃과 사회,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의 회복이 시급하다.2002년 월드컵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모두가 참여하는 의식혁명의 불꽃이 타오를 때가 됐다.
◎이선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 경제개혁분과 위원장/제2건국운동의 목표는 창조적 지식국가로의 전환
제 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경제개혁분과(제2분과)위원장인 李선 산업연구원장은 “제 2건국운동의 목표는 창조적 지식국가로의 전환”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제 2건국운동이 과거와의 단절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국가적 경험을 한차원 높은 단계로 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이선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제 2건국운동을 알기 쉽게 정의한다면.
▲20세기까지를 1단계라고 규정했을 때 21세기에 맞춰 2단계로 진입하자는 것이다.20세기가 ‘굴뚝산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기술,지식산업의 시대’이고 20세기의 표어가 ‘잘 살아보세’였다면 21세기는 ‘삶의 질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이런 것들이 바로 제 2건국의 목표다.국가의 모든 사회규범과 제도를 21세기 국제기준에 맞도록 바꾸자는 뜻이다.따라서 제 2건국의 목표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창조적 지식국가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제 2건국운동과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 설정은.
▲정부가 시민단체 지원법에 따라 재정지원을 하되,정부의 역할은 거기에 그친다.실제로 운동 방향은 시민사회단체가 자율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다.
청와대와 각 정부부처가 제 2건국운동에 개입하고 있고 그 조직도 방대해서 역대 대통령들이 하던 하향식 국민운동과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제 2건국운동은 국민의식 개혁과 생활 개혁,제도 개혁 등 세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이 가운데 생활,제도개혁은 당연히 정부 각부처가 개입해서 해결할 문제다. 그러나 국민의식개혁은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개별적,자율적으로 풀어나갈 문제라고 본다.
언제쯤 이 운동의 성과를 볼 수 있나.
▲생활·제도 개혁분야는 가급적 빠른 시기안에 성과를 봐야한다.연말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는 것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국민의식개혁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우리는 너무 과거의 고정관념에 젖어있다.이를 미래형 사고로 바꿔야 한다.그리고 방관자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인 참여의식과 고발정신도 필요하다.
또 군사문화의 ‘일사불란’때문에 다양성이 무시되는 사회풍토도 고쳐져야 한다.지역감정도 국민의식 캠페인에 포함돼 개선작업이 이뤄질 것이다.
제 2건국운동과 관련,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순수하게 지난 한세기의 고질병을 고치고 새로운 국가로 건설하자는 뜻이다.이 운동을 IMF위기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로 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