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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툰 당신의 개, 강동으로 모여라

    서울 강동구청에서 일하는 한 주무관은 수시로 반려견 관련 민원 전화를 받는다. 강아지들이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 일상생활을 못 한다는 구민들의 불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어 곤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일회성으로 진행했던 ‘반려견 행동교정 상담 교육’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강동구가 올해부터 반려견 행동교정 교육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프로그램 이름은 ‘반려동물 강동서당’으로 지었다. ‘서당’은 서툰 당신의 개라는 뜻을 담았다. 참가자는 이날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구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이 증가하는 만큼 이로 인한 이웃 간 마찰도 증폭되고 있어 해결 방안을 찾고자 반려견 및 소유자를 대상으로 반려견 ‘강동서당’을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은 4~5월, 9~10월 총 4기수로 진행한다. 기수별로 30명씩이다. 한 달에 한 기수씩 가정견 기초소양 교육부터 짖는 행위, 배변 장애 등 문제행동 교정교육을 전문가들로부터 배운다. 일대일 상담으로 반려견 문제점을 진단하고 질의응답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첫 교육은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 교정이 필요한 반려견 주인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별도의 교육비는 없고 등록 시 간식 및 교재비 2만원만 내면 된다. 신청은 ㈔유기견없는 도시 홈페이지(www.clearcity.kr)나 전화(031-481-8599)로 가능하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반려동물과의 올바른 관계는 행복한 삶과 연결되며 때로는 삶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면서 “앞으로도 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정미 재판관 오늘 퇴임…“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이젠 화합·상생”

    이정미 재판관 오늘 퇴임…“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이젠 화합·상생”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했다. 이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헌재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는 이번 결정을 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 했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행은 중국 고전 ‘한비자’ 중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는 뜻의 ‘법지위도전고이장리(法之爲道前苦而長利)’라는 소절을 인용하며 법치주의 실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며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헌법재판관이 됐다. 2014년 12월 선고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을 맡았고,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후 권한대행을 맡아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했다. 8명의 재판관 중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지만 부드러우면서도 때로는 과감한 재판 지휘로 중대하고도 어려운 역사적 사건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행은 이날 퇴임으로 1987년 판사로 임관한 이래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직체험] 마취총마저 비웃는 멧돼지… 사냥개 풀고 ‘새벽의 혈투’가 시작됐다

    [공직체험] 마취총마저 비웃는 멧돼지… 사냥개 풀고 ‘새벽의 혈투’가 시작됐다

    겨울의 끝자락을 알리는 싸라기눈이 강원 지역을 덮은 지난달 말. 춘천소방서 운동장 한쪽에서 119구조대 3팀이 추위를 이기며 유해동물 퇴치 훈련을 하고 있었다. 소총 모양의 마취건과 긴 대롱처럼 생긴 ‘블로건’(입으로 불어서 침이나 작은 화살을 날리는 도구), 덫, 올무, 뜰채, 그물 등을 펼쳐놓고 구조대 김영필(51) 팀장이 겨울철 골칫거리인 멧돼지 퇴치 기법을 팀원에게 설명했다. 그는 매뉴얼에 따라 약제를 섞어 마취액을 만든 뒤 마취침에 넣었다. 이윽고 4~5m쯤 떨어진 과녁을 지그시 바라보며 블로건을 ‘훅’ 하고 불자 침이 ‘슉’ 하며 날아가 정중앙에 ‘딱’ 하니 꽂혔다. 팀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박수를 치자 김 팀장은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소방관이 된 지 한 달이 됐다는 구조팀 막내 송현진(29) 소방사는 “소방학교(소방관 입직 전 거치는 6개월 업무 교육 과정)에서도 배우지 못한 실전 노하우를 배우게 돼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달에 한번꼴 멧돼지와의 전쟁 겨울이 되면 춘천소방서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 퇴치로 ‘홍역’을 치른다. 지난 3년(2014~2016년)간 이 지역에만 멧돼지가 39차례 출몰했다. 한 달에 한 번꼴이다. 강원 지역에 산이 많은 데다 춘천소방서가 인근 화천과 양구 지역까지 담당하다 보니 출동 범위가 넓은 탓도 있다. 먹을거리가 없어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는 양쪽의 하얗고 긴 이빨을 치켜세운 채 씩씩거리며 사람을 노려본다. 주민들은 도심을 겁없이 활보하는 맹수의 모습에 비명을 지르다 이빨에 들이받혀 다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멧돼지가 나타나면 119구조대(4~5명)뿐 아니라 경찰(2~3명), 포수(2~3명), 지자체 직원(1~2명),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등 10여명이 총동원돼 ‘전쟁’이 벌어진다.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타 마시던 김영필 팀장에게 기억에 남는 멧돼지 퇴치 사례를 묻자 얼마 전 한 초등학교에서 치렀다는 ‘새벽의 혈투’를 꺼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끔찍했던 기억이 되살아난 듯 미간을 찌뿌리며 혀를 찼다.단풍이 절정이던 지난해 10월 어느 새벽 2시 30분쯤. “멧돼지가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전화를 받고 119구조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현장에 출동했다. ‘추격자’를 눈치챈 멧돼지는 인근 초등학교 체육관에 들어가 배수진을 쳤다. 김 팀장이 ‘독 안에 든 쥐’가 된 멧돼지를 보며 여유 있게 마취총을 발사했다. 하지만 멧돼지 피부가 워낙 두껍고 단단해 여러 발을 쏴도 효과가 없었다. 30분 넘게 의미 없는 대치가 이어지자 동행한 포수 한 명이 엽총을 꺼냈다. 하지만 산탄이 체육관 시설을 부숴 학생이 다칠 수 있다는 우려 끝에 사용을 포기했다. 결국 ‘플랜B’로 훈련된 사냥개 세 마리를 체육관에 풀어넣었다. 멧돼지를 물어뜯어 제압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는 미끄러운 바닥이 문제였다. 왁스칠이 너무 잘 돼 있다 보니 사냥개가 서 있지 못하고 넘어지곤 했다. 1시간 넘게 멧돼지와 사냥개가 서로 엉켜 싸우자 체육관 바닥은 말 그대로 ‘피범벅’이 됐다. 양쪽 모두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기진맥진하자 또 다른 포수가 사냥용 칼을 꺼내 지쳐 쓰러진 멧돼지의 심장을 찔렀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새벽의 혈투는 이렇게 힘들게 마무리됐다.# 고라니·유기견·너구리·고삐풀린 소도 골치 겨울철 유해동물은 멧돼지만 있는 게 아니다. 고라니는 성질이 온순해 사람을 해치진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위험하다고 느끼면 주변 사물에 머리를 부딪치는 습성이 있어 내버려 두면 위험하다. 팀원 강민성(37) 소방장은 “고라니는 몸집이 크고 통제가 안 돼 ‘로드킬’이 발생하면 차량이 고라니에 튕겨져 도로벽이나 주변 차량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2차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야생화된 유기견과 너구리도 고민스러운 존재다. 사람이 물릴 경우 광견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기 때문이다. 고삐 풀린 소를 데려오는 일도 구조대원의 ‘웃픈’(웃긴데 슬픈) 업무 가운데 하나다. 시장에 내다 팔려고 끌고 온 소들 일부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주의가 소홀한 틈을 타 트럭에서 도망치기도 한다. 구조대가 흥분한 상태로 도로를 역주행하며 사람을 위협하는 소를 사살해도 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주인은 없다. 1000만원에 달하는 재산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날 죽이라”며 바닥에 앉아 울부짖는 농민도 있다 보니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서도 소가 다치지 않게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든 날뛰는 소의 목에 로프를 감아 멀지감치 떨어져 끌고 가는 수밖에 없는데, 스페인 투우를 연상케 하는 구조 과정을 펼치다 소뿔에 받혀 다치는 대원도 부지기수라고. # “숲에서 나물캐는 할머니가 제일 무서워” 이렇게 포획한 동물 가운데 살아 있는 개체는 동물보호단체에 넘겨 치료받게 한 뒤 자연에 돌려보낸다. 죽었을 경우에는 병원 등에 보내 해부·연구용으로 사용한다. ‘뱀이나 멧돼지를 잡으면 소방대원들이 구워 먹는다’는 소문이 사실이냐고 묻자 팀원 박현석(36) 소방교는 크게 웃은 뒤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그런 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유해동물 처리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고 말했다. 팀원 전수호(36) 소방장은 “몇 년 전 숲에서 나물 캐던 할머니를 동물로 오인해 마취총을 쏠 뻔한 적이 있어 지금도 아찔하다”며 겨울철 유해동물 퇴치의 애로를 전하기도 했다. 춘천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헤어롤 2개’ 이정미 헌법재판관, 내일 퇴임식

    ‘헤어롤 2개’ 이정미 헌법재판관, 내일 퇴임식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식을 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재판에서 전원 일치 파면 결정을 이끈 지 불과 3일 만이다. 이 대행은 8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재판관으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후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재판관 중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다. 하지만 부드러우면서도 때론 과감한 지휘로 헌재 ‘8인 체제’에서의 선고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행은 법원 판사 시절 그리 튀는 인물은 아니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판결을 내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조용하면서도 항상 검소하고 겸손한 스타일이었다”며 “우리 사회 소수자들을 위한 판결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기억했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으며,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이어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여성으로는 전효숙 전 재판관에 이어 두 번째였지만, 이 대행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언론 인터뷰 등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2014년 12월 선고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의 주심을 맡았고,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위헌 결정이 난 간통죄에 대해서는 “간통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합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대행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헌재로 넘어오면서 운명을 쥔 재판관 중 1명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어 1월 31일 박 전 소장 퇴임으로 권한대행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으며, 2013년에 이어 두 차례 소장 권한대행만 하는 진기록을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박 전 소장의 5기 헌재 재판부는 정당해산심판과 탄핵심판을 모두 처리한 유일한 재판부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이 대행은 뜻밖에 ‘헤어롤’ 2개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탄핵심판 선고 당일 깜빡 잊고 ‘헤어롤’ 2개를 머리에 꽂고 출근했다 언론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이 대행은 직접 결정문을 낭독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면서 ‘헤어롤’은 인터넷 등에서도 더욱 화제가 됐다. AP통신 등 외신도 이를 놓치지 않고 소개했다. 외신들은 “한국에서는 자주 여성의 외모로 농담한다”며 “그러나 우스워 보일 수 있는 이 모습을 지적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제 퇴임식만을 남겨 둔 이 대행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할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탄핵심판으로 갈라졌던 국론이 이제는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행은 결정문에서도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늘 탄핵심판 선고…박 대통령 운명 결정할 ‘8인의 재판관’ 성향은?

    오늘 탄핵심판 선고…박 대통령 운명 결정할 ‘8인의 재판관’ 성향은?

    헌법재판소가 10일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 선고를 내린다. 박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8명의 헌법재판관에게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3명, 국회가 선출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며 임면권자는 대통령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38일 간 탄핵심판 좌장 역할을 맡은 이정미(55·16기) 재판관은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최연소 헌법재판관이 됐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호를 중요시하는 판결을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판관 중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지만 매끄럽게 심리를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6년의 임기를 마치고 13일 퇴임한다. 주심재판관으로 탄핵심판 중추 역할을 한 강일원(58·14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국회 선출(여야 합의)로 임명됐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사법정책실장,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판사 출신이다. 2014년 12월부터 베니스위원회 헌법재판공동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무 능력과 국제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냉철한 판단력으로 자칫 답보 상태에 빠질 수 있었던 탄핵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권한대행을 이어받는 김이수(65·9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국회 선출(야당 몫)로 임명됐다.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정당해산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는 등 헌재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특허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낸 판사 출신이다. 이진성(61·10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양승태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임명됐다. 법원행정처 차장과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법원 요직을 거친 판사 출신이다.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권한대행, 강 재판관과 함께 본격 변론에 앞서 쟁점 정리를 담당하는 준비절차 ‘수명재판관’으로 지정됐다. 김창종(60·12기) 재판관도 2012년 9월 20일 양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임명됐다. 대구·경북에서 주로 활동한 대표적인 지역법관이다. 1985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한 후 2012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될 때까지 27년간 줄곧 대구고법·대구지법 관할지역에서만 일했다. 경북 구미 출신이다. 안창호(60·14기) 재판관은 대전지검장과 광주고검장, 서울고검장을 지내다 2012년 9월 20일 국회의 선출(여당 몫)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법무부 특수법령과장,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 출신이지만 ‘합리적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용호(61·10기) 재판관과 서기석(63·11기) 재판관은 2013년 4월 19일 박 대통령이 임명했다. 충남 출신으로 건국대를 나온 조 재판관은 춘천지법원장과 서울남부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서울고법원장 등을 지낸 정통 법관 출신이다. 통진당 해산에 찬성하고 교원노조법 헌법소원 사건에서 합헌 의견을 내는 등 보수적 색채를 보였지만, 자발적 성매매 처벌 사건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진보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보수 성향인 서 재판관은 부장판사 시절에 헌재 연구부장으로 파견 근무한 경력이 있고 법원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통했다.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청주지법원장과 수원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냈고, 법원 재직 당시 업무량이 많고 업무 강도가 세기로 유명했다. 치밀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헌재는 13일 이 권한대행이 퇴임하면 김이수 재판관을 소장 권한대행으로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수, 매혹적인 레드립 메이크업 공개 ‘예쁨 주의’

    김기수, 매혹적인 레드립 메이크업 공개 ‘예쁨 주의’

    방송인 김기수의 근황이 공개돼 화제다. 9일 김기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광화문에 인터뷰 하러 왔어요. 좀 있다가 인터뷰 상황 유튜브 실시간 번개로 켤게요. 유튜브로 와요 구독자님들”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풀 메이크업을 한 김기수의 모습이 담겼다. 입술과 눈썹을 강조한 김기수는 귀걸이와 목걸이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한편, 김기수는 구독자 5만 명 이상을 보유한 뷰티 유튜버로 활약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법원, 판사들 ‘사법개혁 목소리’ 와해 의혹…전국 판사들 강력 항의

    대법원, 판사들 ‘사법개혁 목소리’ 와해 의혹…전국 판사들 강력 항의

    대법원장의 막강한 인사권 등으로 초래되는 ‘사법부의 관료화’, ‘제왕적 대법원장제’, ‘법관의 독립성 침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대법원이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법조계가 시끄럽다.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일선 판사들의 활동을 저지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거부한 판사가 석연치 않은 인사 조치를 당하자 법원 내부게시판에 판사들의 항의글이 잇따르고 있다. 판사들은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하는 등의 일련의 작업을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이 주도하고 있으며, 배후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8일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법원행정처는 느닷없이 공지를 올렸다. 전문분야 연구회에 2개 이상 가입한 사람은 이달 5일까지 스스로 정리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달 6일부터 1개만 남기고 강제 탈퇴시키겠다는 내용이다.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국장이 공지를 올렸는데, 이유는 연구회가 인터넷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공지가 올라온 시점을 보면 현직 법관 400명 정도가 회원으로 있는 연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전국 판사들을 상대로 사법부 개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작한 지 나흘째다. 또 임 차장이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된 A판사에게 설문조사 영향력 축소 등의 지시를 내린 무렵이다. 판사들은 A판사 상황까지는 몰랐지만, 대법원의 연구회 가입 강제정리 시도만으로도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당시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의 문항은 △법관 독립성 보장 △대법관 선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와 법관 이원화 △법원장 권한 등 각급 법원의 사법행정 △판사회의, 전보인사 주기 △전관예우 등 재판의 공정성 6가지를 주제로 총 31개(사법연수원 기수와 직책 묻는 2개 문항 포함)라고 세계일보가 최근 보도한 적이 있다. 논란의 공지가 올라온 이틀 뒤부터 법원 내부게시판에 판사들의 항의글이 잇따랐다. 이들은 법원행정처가 결사의 자유(헌법 21조)와 학문의 자유(헌법 22조)를 침해하지 말라고 했다. 한 판사는 항의글에서 “법관의 연구활동은 개인의 학문과 결사의 자유를 넘어 대국민 사법서비스 차원에서라도 적극 장려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국 2900여명 판사 가운데 2개 이상 연구회에 가입한 이는 2095명, 3개 이상은 1308명, 4개 이상은 631명에 이른다. 특히 법원행정처는 강제탈퇴를 공언하면서 “처음 가입한 학회만 남기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판사들은 “최근에 만들어진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설문조사 활동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소통을 강조하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평소 얘기와 모순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A판사의 상부 지시 거부와 사표 제출 사건이 벌어졌다. 결국 지난달 20일 임 차장은 A판사에 대한 인사 취소를 대법원장에게 재가받아 오전 11시쯤 통보하고, 11시 12분 ‘연구회 강제탈퇴 조치도 유예한다’고 내부게시판에 공지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전산정보국장이 서울중앙지법으로의 인사가 예고된 상태에서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내린 것은 자신의 판단이라기보다 조직의 판단과 명령”이라고 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계통상 법원행정처에는 차장 위에 처장(대법관)이 있지만, 대법원장은 차장에게 직접 보고를 받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빗길 코너 돌던 SUV 차량 두 마리 말과 충돌

    빗길 코너 돌던 SUV 차량 두 마리 말과 충돌

    빗길에서 코너를 돌던 SUV 차량이 말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 3일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엘리에서 기수가 탄 말 2마리가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위참 승마 센터에서 나온 기수가 탄 말 2마리가 시골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 비로 인해 도로 노면이 젖은 상태. 빠르게 주행해오는 SUV 차량을 발견한 기수들이 말을 멈춘 뒤 코너에서 대기 중이다. 하지만 SUV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도로 한쪽에 비켜 서 있던 기수와 말들을 친다. 충돌로 인해 뒤따르던 말과 기수는 방향을 틀어 정면충돌은 피하지만 앞선 말의 기수가 공중으로 떠오른 뒤 도로에 추락한다. 현지 언론 케임브리지 뉴스는 “두 명의 기수와 말들은 놀란 상태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았다”며 “안정을 되찾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위참 승마 센터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수와 말을 걱정해주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에 매우 감사한다”면서 “(사고를 당한 말) 팻시와 플레르는 오늘 아침 여물을 찾을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사진·영상= cambridge-news.co.uk / TALKING FISH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공직체험] 일년 중 절반 아빠는 출장 중

    [공직체험] 일년 중 절반 아빠는 출장 중

    # 폼 나 보이지만, 대접받는 듯하지만… “연돌(배기가스 굴뚝)도 내진설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진 났을 때 가장 위험해 보이는데요. 건축물만 내진설계를 하고 배관 같은 설비 부분은 생략했다는 게 이해가 안 돼요.”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2층 회의실에선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서동원(37) 감사원 SOC시설안전감사단 제1과 감사관이 발전소 내진설계 담당자들과 인사를 나눌 때만 해도 화기애애했지만, 자료를 보고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서 감사관은 담당자들을 상대로 발전소 건물의 내진보강 사업이 잘됐는지, 공법은 적정했는지, 내진설계의 효과성과 경제성이 적정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물었다. 같은 조인 정윤금(29·여) 감사관도 상식과 어긋나는 점들을 조사했다. 발전소 측은 담당자를 비롯해 관계자 8명이 총출동했지만, 예리한 질문에 당황하기 일쑤였고 미처 숙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국가주요시설 재난대비실태’ 감사에 앞서 자료수집 중인 서 감사관은 “현장에서 사람들과 만나 자료를 수집하다 보면 업계의 고유한 특징과 관행들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자료에선 아직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현장에 있기 때문에 현장조사는 필수”라고 말했다. 감사관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간다. 서 감사관과 정 감사관이 이날 하루에만 이동한 거리는 100여km에 이른다. 또 감사가 시작되면 해당 감사기관에 상주해야 하는 만큼 일 년 중 절반가량을 출장 생활을 해야 한다. 겉으로는 폼나 보이고 어딜 가든 대접받는 듯하지만, 감사관이 된 이후부터 고생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럼에도 감사관들은 생활이 주는 고단함을 견디게 할 만큼 저마다 자부심과 보람이 있다고 했다.# 선배들은 워커홀릭… 깐깐? 꼼꼼! 감사관의 하루는 불규칙적이다. 자료수집→예비감사→실지감사→보고서 작성 등 감사 일정에 맞춰 출장과 내근을 오가기에 정해진 하루 일과가 없다. 보통 실지감사에 들어가면 오전엔 회의와 자료검토, 오후엔 현장점검을 하는 식이다. 자료수집 중이었던 서 감사관은 이날 오전엔 경기 시흥교육지원청과 송운초등학교를 방문했고, 오후엔 서인천화력발전소로 이동해 현장점검을 했다. 얼핏 보면 자유로워 보이지만, 감사 결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부담감은 큰 편이다. 감사원 내부에서 실적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모범생’으로 살아온 그들이 남보다 뒤처지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한다. 특히 후배 감사관이 감사 현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 선배 감사관들은 ‘조용한 비상’이 걸린다. 그러다 보니 ‘워커홀릭’이 되는 감사관들도 부지기수다. 게다가 설렁설렁 감사했다간 돌아오는 감사원 내·외부적 비판을 피할 수 없기에 꼼꼼한 성격이 되는 건 당연지사다. 생활이 고단한 건 무엇보다 출장이 잦은 까닭이다. 하루 4만원짜리 모텔에서 2~4주 지내다 보면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된다. 속옷이 없어 모텔 화장실에서 직접 빨아 입었다는 건 대대로 내려오는 얘기다.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도 부족하고, 주말 부부도 각오해야 한다. 육아 때문에 여성 감사관의 고충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김범식(44) 국토해양감사국 제3과 감사관은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 감사 때 지방 출장 도중 둘째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다”면서 “아내로부터 연락을 받고 병원에 급히 도착했지만, 이미 아이는 태어난 상태였고 그런 상황들이 때로는 힘들고 피곤하다”고 말했다.# 감사는 하나의 예술과 같다 감사 과정에서 힘든 점도 적지 않다. 감사마다 새로운 분야를 접하는 만큼 공부는 필수다. 서 감사관은 이번 감사를 진행하면서 전공 서적 한 권과 용역보고서 10권, 논문 10여 편을 찾아봤다. 단시간에 문제를 찾아내 대안을 제시해야 하기에 야근은 물론 주말을 반납하는 날도 많다. 대상기관의 자료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때 ‘봉인’ 제도를 활용하지만, 자신을 적대시하는 사람들과 매번 마주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감사관으로 산다는 건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이유도 제각각이다. 감사 대상기관 직원들과 치열한 논리 싸움을 벌이고, 감사 사안이 문제로 인정돼 정책에 반영되면, 그간 겪은 고생은 물거품처럼 사라진다고 한다. 서 감사관은 이를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돌린다’는 말로 정의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건설자재 품질관리 실태 감사에서 기준 미달의 건설기자재가 유통되는 악순환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면서 “근로자분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정희(39) 사회복지감사국 제1과 감사관은 “예전 선배들은 감사는 하나의 예술과 같다는 말을 했다”면서 “행정업무에 대한 문제점을 도출해 나가는 창작의 과정이라 생각하며, 감사자들의 고뇌와 아이디어를 담아 감사 보고서를 만들어 나가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문화마당] 세계에서 가장 아스트랄한 서점/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세계에서 가장 아스트랄한 서점/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질서 정연하게 제시된 소설을 그럴듯하게 여겨 현실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독자의 사고방식은 현실을 잊고자 하는 도피 의식일 뿐이다. 이 때문에 체제 쪽에서는 소설들이 잘 정돈된 이야기이기를 원하고 그러한 소설들이란 작가의 본의와는 달리 체제에 협조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것이 누보로망 작가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휴머니즘이라는 척도에서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운명을 살게 하고 그 속에 자신을 도피시키는 전통적인 소설 대신 시간과 공간의 단절(우리의 삶에서 보는 일화 하나하나가 이어져 있지 않은 것처럼)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마음 놓고 읽을 수 없도록, 즉 작품 속으로 도피할 수 없게 하여 자신의 현실로 끊임없이 되돌아오게 만드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누보로망의 기수 가운데 한 명이 나탈리 사로트다.갑자기 왜 이런 부담스런 얘기를 꺼냈냐면 얼마 전에 다녀온 서점의 이름이 전통적 형식과 결별하고 소설의 방법과 내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나탈리 사로트가 1939년에 출간한 책 ‘트로피슴’(tropismes)과 같았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트로피슴 서점은 네덜란드의 도미니카넌 서점만큼 웅장하거나 영국의 돈트 북스처럼 단아하진 않지만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유명한 브뤼셀의 명소다. 언젠가 ‘유럽의 명문 서점’에 실린 사진을 보고, 살아생전에 브뤼셀을 방문할 수 있다면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난데없이 ‘유럽 책방 떼거리 투어단’이 결성되는 바람에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을 관람하고 오줌싸개 소년 동상과 그랑 플라스 광장을 거들떠본 후에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 당일치기 브뤼셀 여행의 일정이었다. 유럽의 수많은 아케이드 쇼핑물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는 생튀베르 갤러리의 화려찬란한 초콜릿 상점들 앞에서 얼마간 헤맨 끝에 우리는 트로피슴 서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점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황금빛 천장과 벽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황금빛 천장과 벽을 뒤덮고 있는 거울이었다. 흡사 나이트클럽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혼란스럽다면 혼란스럽고 휘황찬란하다면 휘황찬란한 인테리어는 전통적 형식과 결별하고 소설의 방법과 내용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작가 사로트처럼 운영자가 수십 년에 걸쳐 이렇게도 바꿔 보고 저렇게도 바꿔 보던 와중에 귀결된 노력의 산물이다.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에 자리한 서점은 이처럼 독특한 인테리어 덕분에 유명해졌다. 지금은 이 서점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의 숫자도 상당하다고 들었다. 아담한 규모의 매장은 세 개 층으로 구분된다. 지하에는 철학과 심리학 서적이, 1층에는 문학과 역사책이, 2층에는 그림책과 아동서적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서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2층 난간에 서면 사방에 붙은 거울로 인해 10만권의 장서가 수십만권으로 늘어나 보인다. 거의 모든 방문자들이 사진기를 꺼내 드는 그곳에서 ‘마법의 공간’이라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 새삼 실감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스트랄한 서점’이라 칭해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을 듯하다. 작은 서점을 근사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서점 운영자라면 한번쯤 눈여겨봐도 좋을 텐데. 나처럼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모르는 독자가 가더라도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 온통 책으로 둘러싸인 풍경 속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이 칼럼에 사진을 함께 실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 싸다고 갱신형 보험 들면 갈수록 부담 돼요

    보험 상품은 가입 후 중도 해지하면 원금조차 못 챙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또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갱신형 보험에 덜컥 가입했다가는 오른 보험료에 낭패를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28일 보험에 가입하기 전 가입자가 꼭 확인해야 하는 주요 체크 포인트를 안내했다. 우선 계약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보험은 대표적인 장기 상품이어서 초기 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매우 크다. 저축보험의 경우 2년 만에 해지해도 상품에 따라 원금의 90%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종신보험 등은 2년 환급률이 30% 안팎에 불과하다. 7년 환급률 역시 70% 중반대에 머문다.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도 점검해야 한다. 갱신형 상품은 초기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인상되는 구조다. 반대로 비갱신형은 초기 보험료는 좀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인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보험금이 지급되는 범위와 지급되지 않는 범위도 짚어 봐야 한다. 약관 내용이 복잡하고 방대해 이해하기 힘들면 쉽게 설명된 상품설명서를 참조하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 가입 목적이 위험 보장인지, 목돈 마련인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설계사에게 쉽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미국 ‘김정남 ‘VX 암살’ 계기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착수

    미국 ‘김정남 ‘VX 암살’ 계기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착수

    국제협약상 금지된 화학무기인 ‘VX’를 사용해 김정남(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을 암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북한에 대해 미국이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미 정부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한·미·일 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전했다. 일본 언론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안건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적은 있으나, 미 정부 인사가 한·미·일 3국 간 다자 협의 무대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4일 김정남(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피살에 신경성 독가스인 ‘VX’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독극물(에틸 S-2-디오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이트)은 몇 분 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신경작용제로,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 독성을 발휘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 암살에 현지 북한대사관 관계자와 고려항공 직원이 연루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북한 정부 차원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 이후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10월 부시 행정부와의 핵 검증 합의에 따라 해제됐다.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될 경우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고,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 수출관리법, 국제금융기관법, 대외원조법, 적성국교역법 등 5개 법률에 근거해 제재를 받게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사]

    ■교육부 △서울특별시교육청 강성철 김화중 김승겸 나현균 이은정△대변인실 박중재△학교정책실 박종은 문진 김한승 이재복 이석 변영수 이대해 박수경 이인숙 김은옥 김보기 전성원 신일주△대구광역시교육청 최성보△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신주식 안희숙 이경영△전라남도교육청 정용호△한국선진학교 박무준△경기도교육청 장윤정△평생직업교육국 조성연 이상모 이윤하△교육안전정보국 배정철 안희철△교육부 유상범(키예프한국교육원 파견) 유삼목(고려대 파견) 하은경(한국교육방송공사 파견) 김일환(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파견) 장지훈(재외동포교육담당관실 지원근무) 김홍환(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파견)△중앙교육연수원 양미숙 강경탁(운영지원과 지원근무) 김다니엘 길호진△한국교원대학교 오경자 정금배△국립특수교육원 김종무 오영석△기획조정실 이종원 김태환△지방교육지원국 석광우 김길태 안상권 김혁연△국사편찬위원회 김현아 최창온△감사관실 안경찬 ■법무부 ◇검찰수사서기관△평택지청 사무과장 이상돈△부산지검 검사직무대리 구자승△부산서부지청 사무과장 신종근△부산서부지청 수사과장 변해근△통영지청 사무과장 기우전 ■관세청 △통관지원국장 주시경△인천세관 수출입통관국장 성태곤△광주세관장 양승권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황정환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대학원장 박종배△시스템종양생물학과장 이호 ■한국학중앙연구원 △비상임이사 이기수△비상임감사 한찬희 ■논객닷컴 △대표 겸 편집인 권혁찬 ■대구사이버대 △휴먼케어대학원장 김한양△기획조정실장 김영걸△교무처장 겸 미래교육연구소장 송인욱△학생처장 겸 장애학생지원센터장 이옥분△이러닝지원처장 겸 전자도서관장 이창희△원격교육연수원장 조정연△특수교육학과장 우정한△미술치료학과장 이흥표△행동치료학과장 조정연△상담심리학과장 전종국△사회복지학과장 원서진△재활상담학과장 박경순△복지행정학과장 백윤철△행정학과장 정성범△전자정보통신공학과장 김춘희△한국어다문화학과장 윤은경△휴먼케어대학원 미술상담학과장 전영숙 ■쌍용자동차 ◇임원 승진 <부사장>△인력/품질관리부문장 겸 인력/관리본부장 하광용△국내영업본부장 송영한<상무>△홍보담당 정무영△해외서비스담당 이종대<상무보>△인사담당 김재선△생관/물류담당 조진규△서울강남지역본부장 채규병△엔진구동개발담당안기환△차량설계담당 이원상 ■롯데그룹 ◇BU장 및 대표이사 단위조직장 승진△롯데월드 대표이사 부사장 박동기△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부사장 정승인△롯데루스 대표이사 부사장 양석△이비카드 대표이사 전무 이근재△엔씨에프 대표이사 상무 설풍진△롯데제이티비 전무 안규동◇대표이사 및 단위조직장 보임△롯데건설 대표이사 내정 부사장 하석주 ■호텔롯데 ◇승진△전무 장선윤△상무 박재홍 서정곤 임성복△상무보A 송중구 남재섭△상무보B 김송기 이효섭 김상민 ■롯데면세점 ◇승진△상무 이종환 박창영△상무보A 이승국△상무보B 이동대 박성훈 ■롯데월드 ◇승진△상무보A 권오상 김승욱△상무보B 고정락 ■부산롯데호텔 ◇승진△상무보B 김부현 ■롯데스카이힐C.C ◇승진△상무보A 김태홍 ■롯데글로벌로지스 ◇승진△상무 손현주 안대준△상무보B 정동욱 ■롯데건설 ◇승진△전무 김금용△상무 허진욱 안재홍 박영천 김종식 김정민 임영균 김병근 최용석 신치호 김범수△상무보A 박순전 변휘석 김지선 선우환호 김진 최광우 전구호△상무보B 전삼종 김상민 정재만 고용주 김태완 정세진 공성태 이병구 장지영 강우선 김충구 ■코리아세븐 ◇승진△상무보A 오재용△상무보B 이현세 김영혁 ■롯데알미늄 ◇승진△전무 엄임용 김정원△상무 이경돈△상무보A 이승련△상무보B 육명선 ■롯데리아 ◇승진△상무 이호우△상무보B 김치만 김상진 이민규 ■롯데렌탈 ◇승진△상무 김경우△상무보A 이승연 김좌일△상무보B 박주형 이강산 ■대홍기획 ◇승진△상무 추성호△상무보A 조운행 이상진△상무보B 권오승 김상진 안승준 강지은 ■롯데첨단소재 ◇승진△상무 김연섭 김홍규△상무보A 채상윤 김정만△상무보B 강수경 신현범 임종철 한명진 김성호 ■롯데닷컴 ◇승진△상무보A 임성묵△상무보B 오정훈 한백영 ■롯데네슬레코리아 ◇승진△상무 이선장 ■롯데제이티비 ◇승진△상무보A 박재영
  • 김기춘, 검찰총장 출신 김기수 변호사 선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첫 재판을 앞두고 검찰총장을 지낸 김기수(77·사법시험 2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 22일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에 선임계를 냈다. 이로써 김 전 실장의 변호인단은 총 11명이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단계에서 선임한 공안검사 출신 정동욱(68·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 등이다. 경남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온 김 변호사는 1989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시절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씨, 서경원 평화민주당 의원의 방북 사건 수사를 이끌었다. 검찰총장 시절인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등 비자금 사건을 총지휘했다. 이후 1997년 4월 한보그룹 비리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를 구속한 뒤 임기 1개월을 남기고 스스로 물러났다. 2004년에는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때 국회 소추위원 측으로 김 전 실장과 호흡을 맞췄다. 김 전 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첫 재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역량 강화 vs 젊음·도전 vs 전문가

    역량 강화 vs 젊음·도전 vs 전문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세력과 전략이다. 후보 개인의 역량과 철학, 비전도 중요하지만 인재를 최대한 그러모아 후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용인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우는 뛰어난 능력에도 유능한 인재를 쓰지 못해 패했고, 유방은 장량과 한신, 소하 등 조력자를 얻어 호족 출신이란 열세를 딛고 천하를 얻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현대판 장량, 한신, 소하를 얻으려는 대선주자들의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문재인, 유웅환 박사·호사카 교수 영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인재는 일종의 ‘보완재’다. 여권으로부터 ‘안보관이 불안하다’는 공격을 받자 이달 초 안보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영입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자 23일 인텔 수석매니저를 지낸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 유웅환 박사를 영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유 박사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등 외부 영입인사를 소개하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새로운 혁신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저의 의지를 유 박사 영입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고 밝혔다. 영입 인사를 문 전 대표가 직접 소개한 것은 처음이다. ●안희정, 대부분 30대 인물로 포진 ‘50대 기수론’을 내건 안희정 충남지사는 젊음과 도전을 대표하는 인물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안 지사 캠프 후원회장에는 스타트업 기업 CEO, 워킹맘 등이 포진했다. 1호 후원회장은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바둑대결로 화제를 모은 이세돌 9단이다. 안 지사 측은 “대부분 30대로, 안 지사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한 정철승 변호사 등 변호사 119명도 이날 안 지사 지지 선언을 했다. ●안철수, 700명 구성 ‘전문가 광장’ 발족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전문가 자문그룹인 ‘전문가 광장’을 발족했다.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가 상임대표를 맡고 김만수 예비역 공군 준장, 김태일 노동정치연대포럼 대표,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 등 700여명의 전문가가 포진했다. 문 전 대표가 지난해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을 발족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어 보인다. ●이재명 ‘흙수저·無수저’ 후원회 ‘노동자 대통령’을 자처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소위 ‘백’도 연줄도 없는 사람들로 ‘흙수저·무(無)수저’ 후원회를 꾸려 주목받았다. 전문성에 지명도까지 갖춘 인재는 한정적이다 보니 대선 주자 간 ‘인재 쟁탈전’이 벌어질 때도 있다. 최근 문 전 대표 측에 합류한 한 인사는 다른 대선 주자들도 영입하려고 애쓴 인물이다. 대선주자들이 직접 만나 설득하려고 했지만 결국 문 전 대표의 곁으로 가 허탈해했다는 후문이다. 애써 영입한 인재도 잘못 쓰면 ‘인재’(人災)가 되기도 한다. 문 전 대표가 깜짝 영입한 전 전 특전사령관은 배우자의 비리와 말실수로 구설에 올라 중도에 하차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우병우 영장’ 기각한 오민석 판사…영장업무 20일부터, 이번이 ‘신고식’

    ‘우병우 영장’ 기각한 오민석 판사…영장업무 20일부터, 이번이 ‘신고식’

    22일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오민석(48·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민석 부장판사는 고심 끝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오민석 부장판사는 전날 심문부터 ‘마라톤 검토’를 끝낸 뒤 이날 새벽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오민석 판사는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오 부장판사는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대학 후배로, 연수원 기수로는 6년 차가 난다. 오민석 판사는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민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수원지법에서 2년 간 행정 재판을 담당하다 이번달 법원 정기 인사 때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됐다.중앙지법 영장 업무는 20일부터 시작했지만 사실상 우병우 전 수석 사건으로 영장전담 판사로서의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이라 단시간 내에 기록을 검토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영장 업무에 적격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창원지법에 근무할 때 공보 업무를 맡아 정무적인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상한 통조림 속 치명적 毒 있다

    상한 통조림 속 치명적 毒 있다

    일명 ‘보톡스’ 보툴리누스톡신 한 스푼에 4000만명 살상 위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경우처럼 독살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2009년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방사성 동위원소 폴로늄210에 중독돼 사망했고,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야당후보였던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은 다이옥신에 중독돼 피부가 심하게 변형되기도 했다. 1995년 3월 사교집단인 일본 옴진리교 간부가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사망자 12명, 부상자 5500명에 이르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된 뒤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일반적으로 ‘독’은 위험하고 치명적이지만 ‘약’은 사람에게 이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독과 약은 모두 생체 활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 동전의 양면과 같다. 똑같은 화학물질이라도 어떻게,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고 약이 된다. 맹독성 식물인 투구꽃의 덩이뿌리를 말린 ‘부자’는 한방에서 강심제나 이뇨제로 쓴다. 물론 소량을 썼을 때 얘기다. 하지만 양을 잘못 맞추면 구토나 마비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현재까지 발견되거나 합성된 독은 매우 다양하다. 투구꽃이나 피마자 같은 식물에서 유래한 독, 독사나 복어 등 동물에게서 나온 독,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미생물이 만든 독, 납이나 수은 같은 광물에서 비롯된 독 등으로 분류된다. 비소나 청산가리처럼 화학적으로 합성된 독도 있다. ●작용 방식별 신경독·혈액독·세포독 또 독이 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신경독 ▲혈액독 ▲세포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신경독은 신경의 신호전달 시스템을 교란시켜 신경이나 근육에 마비를 일으킨다. 결국 호흡곤란, 심부전, 경련 같은 증상이 동반돼 사망에 이르게 한다. 복어독인 테트로도톡신이나 보툴리누스균, 전갈독,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등이 대표적이다. 살무사나 반시뱀의 독으로 대표되는 혈액독은 체내 침투 시 혈관과 조직이 파괴되고 적혈구가 깨지면서 피하출혈이 발생한다. 심한 통증과 함께 구역질과 부종이 생긴다. 탈리도마이드나 유기수은, 방사성 물질 등은 세포독으로 세포막을 파괴하거나 독소를 퍼트려 에너지 대사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고 DNA 변형을 유발시켜 암이나 태아 기형 등을 유발시킨다. 다른 독들에 비해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린 것이 특징이다. 독성의 강도는 일반적으로 ‘반수 치사량’(Lethal Dose 50%, LD50)으로 나타낸다. LD50은 투여 시 실험동물 절반을 죽게 만드는 양으로 보통 급성독성 물질을 평가할 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만들어진 생물 독이 화학물질이나 인공합성 독보다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치명적인 독은 상한 통조림 속에서 만들어지는 신경독 ‘보툴리누스톡신’이다. ‘보톡스’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진 바로 그 독이다. 보툴리누스톡신은 토양이나 바닷속에서도 존재하는 일종의 곰팡이균인데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활발하게 번식하는 혐기성 세균이다. 완전히 멸균되지 않은 음식물이 완전 밀봉돼 공기가 없는 통조림 속에 들어가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자연상태에서는 중독되기 쉽지 않지만 멸균이 덜 된 상태의 통조림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독이 발견된 것도 멸균이 덜 된 상태의 소시지 통조림에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완전 멸균 상태로 통조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통조림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의 LD50은 주사의 경우 1.3~2.1나노그램(ng)/㎏, 흡입할 경우는 10~13ng/㎏이다. 찻숟갈 하나에 해당하는 5g 정도로 4000만명을 죽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이를 희석해 신경장애나 근육경련 등을 치료하거나 주름이나 사각턱을 교정하는 등 의료나 미용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인공 합성독 ‘VX가스’ 독성 최강 인공적으로 합성된 독으로는 1988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을 학살하는 데 사용한 신경독인 VX가스의 독성이 가장 강하다. 이후 VX는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돼 생산이 전면 금지됐다. 류재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독물은 종류에 따라 피부와 호흡기, 구강, 피하 조직, 동맥과 정맥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흡수되며 흡수의 정도도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피부나 호흡기, 혈관을 통해 흡수될 경우 치명적인 독이 입으로 들어간 경우는 위산으로 분해되고 장에서도 흡수되지 않아 충분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건강보험 당기수지 2019년 다시 적자로

    2010년 후 흑자 행진 제동 전망 적립금 2020년 17조로 줄어들 듯 건강보험 재정이 최근 몇 년간 이어가던 당기흑자 행진을 멈추고 2019년부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중기 재정수지 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2010년 1조 2994억원 적자에서 2011년 600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흑자 규모는 2012년 3조 157억원, 2013년 3조 6446억원, 2014년 4조 5869억원으로 해마다 급상승했다. 그러나 암, 심장병,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 보장성을 확대하면서 건강보험 지출이 급격히 늘자 2015년 4조 1728억원, 지난해 3조 856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 폭이 줄었다. 건보공단은 2014년부터 내년까지 시행하는 ‘건강보험 중기 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연평균 약 1조 4000억원의 재정을 새로 투입하면서 올해 당기흑자는 6676억원, 내년은 4777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9년에는 당기수지가 1조 1898억원 적자로 돌아서고 2020년에는 2조 8459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기수지가 급감하면서 2016년 말 기준 20조 656억원에 이르는 누적적립금은 올해 20조 7332억원, 2018년 21조 2109억원으로 늘다가 2019년 20조 211원, 2020년에는 17조 1752억원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법률규정도 올해 12월 말 만료된다. 건보공단과 노조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 지원이 끊기면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의료비가 늘면서 장기적인 건보 재정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병우 영장 기각 결정한 오민석 판사 “소명 부족·다툼의 여지”

    우병우 영장 기각 결정한 오민석 판사 “소명 부족·다툼의 여지”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오민석(48·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가 고심 끝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오민석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우병우 전 수석은 부당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박 대통령의 정상적인 업무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민정수석실이 사정이나 인사 검증 업무를 광범위하게 수행하는 점을 고려할 때 그 권한을 과도하게 넘어섰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우병우 전 수석의 대학 후배로 연수원 기수로는 6년 차가 난다.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민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수원지법에서 2년 간 행정 재판을 담당하다 이번달 법원 정기 인사 때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됐다. 영장업무는 지난 20일부터 시작했지만 우병우 전 수석의 사건이 영장전담 판사로서 사실상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이라 단시간 내에 기록을 검토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영장 업무에 적격이라는 평이다.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 종료(이달 말)가 임박한 점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주말 또는 내주 초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할 전망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최순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부터 대법관·검·경 수장 ‘인사자료’ 수집

    최순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부터 대법관·검·경 수장 ‘인사자료’ 수집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인 2013년 1월 말 대법관,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후보군 19명을 자체 분류한 뒤 이들의 인사평을 수집해 자료로 정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이 후보군에 포함된 인사들 중 5명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법관 및 해당 기관 수장에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근 최씨의 측근 변호인으로 알려진 맹준호(53·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컴퓨터 등에서, 2013년 1월 29일 작성된 사법부 및 3대 사정기관(검찰, 경찰, 국세청) 최고위직 후보군 인사평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가 21일 보도했다. A4 3장 분량의 이 인사자료에는 맹 변호사가 후보군으로 자체 분류한 인사들의 사법연수원 기수, 행정고시·경찰대·간부후보 여부, 출신 지역, 조직 내 평가, 주요 보직 경험 유무, 정권 충성도, 이명박 정부 및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박근혜 정부 추진 정책과의 적합성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고 한다. 맹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대법관 후보 1명, 검찰총장 후보 8명, 국세청장 후보 5명, 경찰청장 후보 5명을 후보군에 올렸다고 한다. 특히 유일하게 ‘단수 추천’한 대법관 후보에 대해서는 “당선자(박 대통령) 성품과 비슷하다. 사법연수원 은사로 주변 모든 평가가 대법관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평가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유력한 경쟁자로 알려진 경쟁자를 제치고 대법관에 임명제청됐는데, 당시 법조계에서는 “뜻밖”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맹 변호사는 오랜 기간 최씨 일가의 소송을 도맡아온 ‘집사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맹 변호사 사무실에선 독일 도피 중이던 최씨의 부탁으로 대여금고에서 찾아둔 10억원짜리 수표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0월 30일 귀국한 최씨가 은신했던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함께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맹 변호사는 자신의 컴퓨터 등에서 발경된 인사자료에 대해 “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최씨가 식사 자리에서 당선인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좋은 사람 없냐’고 해서 인터넷 검색 내용 등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라면서 “최씨에게 실제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한겨레에 해명했다. 앞서 검찰이 확보한 최씨의 컴퓨터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작성 중이던 ‘행정부 조직도 및 인선안’, ‘국가정보원장 및 국정원 기조실장 인선안’, ‘13개 부처 차관 인선안’, ‘검찰총장 등 24개 외청장 인선안’ 등 초대 행정부 고위직 인선안 자료가 대거 발견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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