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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폰서검사 특검 합의… 새달 가동

    여야가 ‘스폰서 검사’ 특검 도입에 합의하고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는 ‘검찰고위간부 박기준·한승철 등의 불법자금 및 향응수수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따른 수사를 담당할 특별검사의 임명 추천권을 대법원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발효되면 9번째 특검이 된다. 특검법이 통과되면 특별검사는 늦어도 다음달 중순쯤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일의 준비기간 동안 특검보 임명, 검사·특별수사관 충원, 사무실 마련 등 인적·물적 구성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특검은 7월 중순에서 8월 초쯤 가동될 전망이다. 특별검사는 대법원장이 추천한다.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것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BBK 특검에 이어 3번째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하는 것은 “국가기관도 아닌 직능단체 대표가 특검을 추천하는 것은 문제 있다.”는 지적에 따라 대법원장 추천으로 바꿨다. 특검의 수사범위는 MBC PD수첩이 4월20일과 6월8일 방송을 통해 제기한 의혹으로 공소시효와는 관계가 없다. 활동시한은 준비기간 20일, 1차 수사기한 35일, 1차에 한해 20일 연장을 포함해 모두 75일이다. 여야는 PD수첩이 제기한 의혹 전체를 특검 수사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했으나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부분에 한해서만 기소권을 인정키로 했다. 기소를 전제로 설치되는 특검이 공소시효가 지난 부분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국민적 의혹 해소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기소도 하지 못할 것에 대해 수사를 하는 것은 검찰에 대한 흠집내기이자 법리 논쟁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수사 대상을 공소시효가 남은 부분으로 제한하면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한 뒤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부분은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서울중앙지검 한 부장검사는 ”진상규명위가 두 달 넘게 조사를 해왔는데 특검을 임명해 다시 조사하는 것에 대해 반대도 있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던 성낙인 서울대 교수는 “진상조사단이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던 부분까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홍성규·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檢 기소독점권 찔끔 떼어주고 개혁 생색내나

    ‘스폰서 검사’ 파문으로 환골탈태를 요구받아 온 검찰이 어제 자체 개혁안을 내놓았다. 우선 고질적인 스폰서 문화와 무소불위 권력의 원인인 기소독점권을 시민 배심원단에 맡기는 ‘기소배심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각계 인사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를 두어 뇌물·정치자금·부정부패 등 중요 사건의 기소 여부를 심의토록 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감찰본부’를 만들어 검사의 위법·탈선을 철저히 차단하고, 검사의 범죄를 ‘특임검사’가 독립적으로 수사토록 한다는 것이다. 윤리강령을 강화해 향응·금품수수 등에 대해서는 대가성에 관계없이 중징계·형사처벌로 대응하겠다고 한다. 검찰은 나름대로 초고강도의 처방전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운용을 엉터리로 하면 무용지물이다. 검찰은 최근 10여년간 수차례 개혁을 외쳤지만 모두 시늉에 그쳤다. 이번 개혁안도 진정성에 회의가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1998년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했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 2007년 윤리강령을 만들어 사건 관계인과 사적(私的) 접촉을 금지했으나 허사였다. 2008년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법무부 감찰관을 외부인사로 충원하겠다던 약속도 헌신짝으로 만들었다. 기소배심원제 도입 후에 검찰이 기소권을 주도하고 배심원들은 들러리가 된다면 권한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법률지식이 부족한 배심원들이 기계적으로 기소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기에 하는 말이다. 검사의 범죄를 특임검사가 수사하는 문제도 그렇다.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지만 내 식구 감싸기가 어디 한두 번이었나. 윤리강령도 휴지조각이었다. 범법 검사도 봐주는데 강령쯤 어겼다고 중징계 하리라고 믿을 수 있는가. 검찰의 개혁 의지에 신뢰를 갖지 못하는 것은 실속을 차리면서 생색만 낸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우리는 일전에 검찰에 차관급(검사장)이 50명이나 있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 권력이나 직급 중 하나는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대폭 축소를 권고했다. 제 살을 도려내는 고통이 없는 개혁은 또 구두선이 될 공산이 높다. 검찰의 실천 의지를 지켜보겠다.
  • 검찰시민委 운영 어떻게 되나

    검찰시민委 운영 어떻게 되나

    11일 발표한 검찰 개혁의 핵심은 사회 각계의 추천을 받은 시민 9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검사가 뇌물·불법정치자금·부정부패 사건에서 심의를 요청하면 검찰시민위가 ‘기소 적정’ 또는 ‘불기소 상당’ 등 의견을 제시하고, 담당 검사가 그 결과를 존중해 사건을 처리한다. 미국 대배심(大陪審)과 일본 검찰심사회를 한국식으로 반영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차이점이 분명하다. 미국과 일본은 선거권자 중 임의로 시민을 뽑아 배심원이나 심사회원을 구성하지만, 우리는 검찰이 자기 손으로 구성원을 선정한다.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친검찰’ 인사로 구성되면 기소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생색을 내면서도 검찰이 실질 권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도입된 수사심의위원회와 항고심사회에서 그러한 가능성이 읽힌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수사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고 지검별로 설치됐는데 회의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항고심사회는 불기소처분에 대한 항고를 다루는데 사건은 많고 시간이 짧아서 검사의 의견에 끌려다니는 형편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일본 검찰심사회는 11명 중 3분의2(8명) 이상이 두 차례 연속으로 기소 의견을 내면 자동 기소된다. 미국 대배심원도 기소 평결을 내려면 검찰이 따라야 한다. 반면 우리는 검사가 검찰시민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뿐이다. 이 같은 한계를 검찰은 ‘미국식’ 기소배심제를 입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기소배심은 16~23명으로 구성되며, 과반수가 찬성하면 기소로 결정된다. 불기소 결정되면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수사를 계속해 새로운 혐의를 발견하면 다시 기소할 수 있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적용되지 않는다. 증인이나 피고인도 기소배심원이 소환조사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기소배심제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국민참여재판(배심재판)’의 전면 확대를 내세웠다. 2008년 도입된 배심재판은 대상사건을 살인, 강도, 강간 등으로 제한하고 배심원 평결을 판사가 반드시 따를 필요가 없도록 규정했다. 이런 제한을 둔 것은 ‘위헌성 논란’ 때문이다.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하고 평결이 구속력까지 지니면 법관에 의해 재판 받을 헌법상 권리(헌법 제27조)가 침해된다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배심재판 전면 도입은 헌법을 개정해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검찰은 헌법이나 법원을 핑계삼아 기소대배심 도입을 그때까지 늦출 수 있다. 참여연대는 “국민 참여로 검찰 기소권을 견제하려고 한다면 즉각 기소대배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검찰, 고강도 자체 개혁안 살펴보니

    검찰, 고강도 자체 개혁안 살펴보니

    검찰은 11일 ‘스폰서 문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기소독점권의 국민적 통제를 가하는 등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며 스스로 메스를 댔다. 검찰은 시민이 중요사건의 기소 여부를 직접 심의하는 기소배심제도를 도입,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배심원의 평결에 따라 기소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또 현직 검사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특임검사에게 맡길 방침이다. 아울러 대검찰청에 감찰부 대신 감찰본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감찰본부장은 고검장급 이상으로 지위를 격상해 외부에서 영입키로 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오전 전국 1700여명의 검사와 화상회의를 갖고 이 같은 개혁안을 논의, 확정했다. 김 총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너무 크고, 과거의 일이라고 변명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심려끼쳐 드린데 마음속 깊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제 검찰은 잘못된 낡은 방식과 사고방식을 모두 버리고 문화를 개선하는 등 확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앞으로 검찰권 행사는 제도를 통해 국민의 통제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각오나 다짐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미국식의 기소배심제의 입법화에 앞서 사회 각계의 추천을 받은 시민 9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를 전국 검찰청에 즉시 설치, 뇌물·정치자금·부정부패 등 중요사건의 기소 여부를 직접 심의하게 할 방침이다. 검찰의 본질적 기능인 기소권을 견제하겠다는 의미에서 예상 밖의 고강도 개혁안이다. 검찰시민위원회의 경우 입법화되기까지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기소권 견제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검찰심사회도 지난해부터 법적 강제력을 부여하면서 나름의 효과를 보고 있다. 감찰담당 최고책임자를 외부 민간인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2008년부터 나왔던 것이다. 지금도 대검 감찰부장은 외부 영입을 원칙으로 하지만 이제껏 검찰 내부인사가 도맡았다. 그만큼 검찰의 조직을 잘 이해하고 있는 외부 인사가 없기 때문이다. 또 민간인으로 구성된 감찰위원회를 구성해 감찰업무 총괄기능을 부여키로 했지만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의 사례에서 보여줬듯이 검찰과 검찰 업무에 대한 이해가 낮아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임검사의 경우도 검찰은 “검찰 안의 특별검사”라고 강조하지만 특임검사의 보직 및 인사권을 검찰총장이 가져 ‘독립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 자체 정화를 강조한 셈이다. 이 밖에도 검찰은 직무 대가성 여부와 상관 없이 검사와 검찰직원이 금품·향응을 받으면 파면이나 해임 등 엄단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지만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검찰개혁 진단과 해법] 상설 특별검사제 장·단점

    검찰개혁의 한 방안으로 제기되는 ‘상설 특별검사제’는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견제하고 공직 부패를 깊이 있게 수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헌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 상설 특검제는 국회가 수사 대상에 대해 매번 입법 절차를 거치는 현행 특검과 달리 법에 정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특검이 가동되는 제도다. 세계적으로 미국이 유일하게 1978~1999년 ‘법률상 특별검사(Independent Counsel)’라는 이름으로 운영한 적이 있다. 상설 특검제의 큰 장점은 불필요한 정쟁(政爭)을 줄이고, 특검의 수사력과 조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특검은 기간이 100일 남짓에 불과해 사실상 깊이 있는 수사를 하기 어렵다. 그러나 상설 특검제가 도입되면 장기간 한 사건에 대해 낱낱이 비리를 파헤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상설 특검은 3~5년간 수사를 한 적도 있다. 상설 특검제는 또 공직 부패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검찰에 집중된 수사권과 기소권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검찰 역시 상설 특검이 설치되면 정치적 사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특별검사 상설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상설 특검제를 무턱대고 도입하는 것은 여러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가장 큰 우려는 성과에 비해 예산 낭비가 심하다는 것이다. 2007년 있었던 ‘삼성 특검’의 경우 23억원이 지출되는 등 우리나라의 총 8차례 특검에는 모두 107억원의 예산이 쓰였다. 하지만 성과에 비해 국민 부담이 컸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경우 상설 특검이 운영된 20여년간 20차례에 걸쳐 수사가 진행됐지만, 관련자 기소 등 처벌에 이른 경우는 고작 4건에 불과했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화이트 워터 게이트 특검’에서는 5년간 4000만달러가 지출돼 거센 비난이 일었다. 상설 특검은 또 위헌 논란 등 법적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 우리나라 헌법 제66조는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검찰권은 행정권의 일부로 입법·사법부에 의해 견제를 받는다. 그런데 상설 특검이라는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이 검찰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상 권력 배분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종덕 계명대 법학부 교수는 “상설 특검을 설치하더라도 독립성을 보장해 줘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이 진행 중일 때는 특별 수당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일반 공무원과 같은 봉급만 주는 등의 방식으로 예산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 개혁, 포퓰리즘을 경계한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개혁, 포퓰리즘을 경계한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부산발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검찰의 권위와 위신이 끝없이 추락했다. 의혹 자체만으로도 ‘공익의 대표자’로 불려온 검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배반당했다. 아무리 어려운 시험을 뚫고 임용됐어도, 황금색 검찰 배지가 아무리 찬란하게 빛나도,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겠다.’는 검사선서가 아무리 울컥해도, 며칠씩 날밤을 새우며 초췌한 얼굴로 수사에 아무리 매달렸어도 국민적 상실감은 보상받을 수가 없다. 검사의 명예와 사명을 술 몇 잔, 밥 몇 그릇과 바꿔 먹으리라고는 젊은 검사 대부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선배 검사들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그들의 믿음은 배신당했다. 간부급 선배 검사들은 그간 후배들에게 입버릇처럼 “처신 잘하라.”고 되뇌어 왔다. 젊은 검사들은 검찰 전체가 매도당하는 데 얼굴을 들지 못한다. 그래도 그들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야 국가의 미래가 밝다. 강직하고 패기가 살아 있는 검사들은 당당히 고개를 들고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를 내라. 검찰을 모든 악의 근원처럼 몰아붙이는 것도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검찰 수장은 매몰차야 한다. 내부 비리는 무자비하고 몰인정하다고 할 정도로 잘라내야 한다. 일벌백계로, 열린 자세로 비난의 화살을 감내해야 한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애정과 기대가 살아 있기 때문에 오는 화살이다. 검찰은 이참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 논의 중인 검찰개혁 방안이 백가쟁명식이다. 진정성 없이 6·2 지방선거와 맞물린 포퓰리즘적 발상도 적지 않다. 실례로 정치권은 툭하면 주장하는 특별검사제를 이번에도 들이댔다. 지금까지 파업유도 발언, 옷 로비 등 8차례 특검이 실시됐다. 기존의 수사결과를 뒤엎을 정도의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검 원조 미국은 1978년 10월 도입했던 특검제를 20년 만인 1999년 폐기했다. 권한남용과 예산낭비, 비효율적 수사 등의 문제 때문이었다. 대표적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부동산 사기사건에서 출발한 특검을 들 수 있다. 케네스 스타 특검은 사기사건 수사가 부진하자 결국 1998년 9월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파헤쳤다. 스타 특검은 5년간 4000만달러를 썼지만 무용론을 촉발시켰다. 실패가 입증된 특검을 상설화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를 창설하자는 법안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됐다. 취지는 그럴듯하다. 대통령의 친·인척, 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판·검사 등의 비리를 척결하자는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고비처는 입법부·사법부·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기관으로 수사권과 기소권도 부여된다. 고비처장과 이를 맡은 검사는 대법원장이 추천하고,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고비처장은 국무회의 및 국회 출석 발언권과 국무회의에 의안제출 권한도 부여돼 있다. 검찰과의 상호 경쟁으로 견제 작용을 할 것이라는 게 주요 주장이다. 하지만 뜯어보면 문제점들이 제법 발견된다. 고비처장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핵심 권한을 보유한다. 기존의 3부 외에 고비처는 ‘제4부’에 해당한다. 이는 삼권분립을 채택한 우리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시비에 시달릴 우려가 높다. 위헌 논란에 휘말리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 프랑스의 법무부 산하 부패방지위원회에 부여된 조사권 규정은 “개인의 자유와 소유권을 부당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1993년 자국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았다. 사회적 계층에 따라 수사를 차별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 소지도 있다. 그렇다고 검찰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현재 검찰의 문제점은 피의사실공표죄를 비롯한 내부 비리를 단죄하지 못하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소신껏 수사하지 못하는 데 있다. 열린 자세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해결하려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때다. chuli@seoul.co.kr
  • [검찰개혁 진단과 해법] (4) 견제장치가 절실하다

    [검찰개혁 진단과 해법] (4) 견제장치가 절실하다

    지난해 7월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28억원에 구입하면서 기업인 박모씨에게서 15억 5000만원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곧이어 2004년 8월 박씨와 해외 골프여행을 가고, 천 후보자의 부인과 박씨가 2008년 2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3000달러짜리 명품 핸드백을 똑같이 구입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천 후보자의 부인이 건설업체가 리스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치권은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며 ‘포괄적 뇌물죄’라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천 후보자는 그러나, 검사복을 벗고 변호사로 변신했다. 검찰이 천 후보자를 수사하지 않고,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수사·기소독점권의 폐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시민단체는 10년 전부터 검찰권을 견제할 독립적인 사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6년 11월 참여연대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를 입법청원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12월 선거공약으로 받아들였다. 2004년 6월 부패방지위원회 주도로 기소권 없는 공수처 설치가 정부안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백지화를 촉구하며 반대했고 결국 공수처 설치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최근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검찰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공수처 신설이 다시 대안으로 떠오른다. 대한변협 이병철 사업이사(변호사)는 ‘검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마련이고, 누구도 자신의 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행정각부의 장·차관,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 본인과 그 친인척이고, 대상 범죄는 공무원 관련 범죄와 정치자금법, 변호사법 등이다. 대통령 등 정치권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도록 소속기관을 명시하지 않는 독립기구로 설치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검찰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광범위한 범죄정보 수집, 감시 및 수사권 등을 갖지만 견제장치가 없어 무소불위의 사찰기관이 탄생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비리사건 수사·기소를 국민이 불신할 때 다른 나라에서도 공직자 비리 수사기관이 신설됐다. 영국은 1970~80년대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자 형사법 개정을 검토했다. 1987년 영국중대비리조사처가 신설돼 ‘중대하고 복잡한 비리사건’을 조사하고 기소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 스웨덴은 옴부즈맨 제도로 행정기관을 견제한다. 1809년 헌법 규정에 따라 시민 누구든지 정부 당국이나 공무원에게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옴부즈맨에 서면으로 신고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檢, 기소·수사권 독점… 제식구 공격땐 ‘반격’

    1999년 1월 현직 판·검사 등 300여명이 검사 출신 변호사의 사건 수임을 도와주고 소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터졌다. 이른바 ‘대전 법조 비리사건’이다. 검사 25명이 명절 떡값, 전별금, 휴가비, 회식비 등으로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사장 2명을 포함한 검사 6명이 사표를 냈고, 7명은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소낙비’가 지나가자 검찰이 반격을 시작했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대전 MBC 기자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고, 검사 21명이 MBC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수임비리’ 사건을 보도해 해당 변호사와 일반 검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MBC는 법조계의 문제점을 지적해 자정을 촉구했을 뿐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고 맞섰다. 법원은 “검사들이 변호사와 뒷거래해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증거가 없어 일부 보도가 허위”라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또 검사에게 900만~15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도 판결했다. ‘법조 비리’ 사건이 터지면 검찰은 의혹의 당사자인 ‘제식구’가 아니라 의혹을 제기한 ‘고발자’를 향해 칼을 뽑아든다.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안기부 X파일’을 인용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며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녹취록에는 금품 전달 계획만 있을 뿐 검사가 삼성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를 단정적으로 표현했다고 검찰이 기소한 것이다. 앞서 검찰은 위법한 자료여서 X파일을 수사자료로 삼을 수 없다며 떡값 검사들을 무혐의 처분했다. 1심 재판부는 노 전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합리성과 이성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녹취록의 대화 내용대로 삼성이 검사들에게 금품을 지급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검사가 금품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게을리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산발 ‘스폰서 검사’ 의혹을 조사하면서도 검찰은 제보자 정모(51)씨를 압박했다. 접대 자금원을 찾겠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정씨와 그 가족의 계좌를 추적했다. 정씨는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검사와의 대질신문을 거부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소권을 장악한 검찰은 눈앞에 드러난 자신의 허물에 눈감고 엉뚱한 곳에 칼을 휘두를 수 있다.”면서 “법조비리 사건으로 ‘검사 비리를 고발하면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스폰서 문화’ 안영욱 변호사 - 박주선 의원 지상대담

    ‘스폰서 문화’ 안영욱 변호사 - 박주선 의원 지상대담

    검찰개혁은 해마다 등장한다. 1999년 대전 법조 비리사건에서부터 2010년 ‘스폰서 검사’까지 금품과 접대를 받은 검사들이 줄줄이 사퇴하고 검찰이 강도 높은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되돌아 보면 달라진 것이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검찰개혁이 제자리를 맴도는 이유와 해법을 4회로 분석했다. 검찰개혁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을 ‘30년 검사’ 안영욱(55·사법시험 19회) 변호사와 ‘세번 구속·세번 무죄’ 박주선(61·사시 16회) 민주당 의원의 지상대담에서 담았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의 안영욱 변호사와 국회 검찰개혁소위원장인 박주선 민주당 의원의 검찰 개혁을 바라보는 시선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스폰서검사 의혹’ 사건의 명칭은 물론 원인 분석과 해법까지 두 사람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들의 시선에서 개혁의 칼을 든 정치권과 방패로 맞선 검찰의 ‘동상이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안 변호사는 “‘스폰서문화’를 ‘검찰의 문화’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부산 사태’라고 표현했다. 반면 박 의원은 이를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로 규정했다. 원인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절대권력을 지닌 검찰의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한 반면, 안 변호사는 검사들의 자기관리 부족을 꼽았다. 해결책도 판이했다. 안 변호사는 검찰의 회식문화를 바꾸고, 구습의 잔재를 도려내라고 주문했다. 검찰 권력을 분산·견제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신설을 주장하는 박 의원과의 사이에는 좁히기 어려운 간극이 있었다. →특별검사법이 제정되는데…. 안영욱 변호사(이하 안)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수사 대상이 검사인데,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한다고 국민이 의혹을 품으니 불가피하게 특검이 필요하게 됐다. 박주선 의원(이하 박) 이제라도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검찰개혁에 나서겠다니 환영할 일이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수사권이 없어 실효성도 없고 위법하며, 검사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신빙성·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어 불가피한 일이었다. →수사·기소권을 독점한 현 제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박 현행법상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원, 헌재 등은 모두 사후적, 간접적 견제기관일 뿐이다. 피의사실 공표죄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5년간 피의사실 공표로 고소 등이 이뤄진 사건이 116건이지만 한 건도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형법 규정을 사문화시킨 것이다. 안 현행 검찰제도는 일관성 있는 국가 공소권의 행사로, 법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부패 등 각종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권한 남용 등 권력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현재 검찰에 대한 비판은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운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고 본다. →상설특검제, 공수처, 검찰심사회 등을 대안으로 보는가. 안 ‘부산 사태’와 같은 일이 생겼다고 공수처, 상설특검제를 하자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바른 방법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특검은 검찰 내부인사 관련사건 등 검찰 수사의 공정성 확보가 곤란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제도다. 그런데 상설특검은 수사 대상자나 대상 범죄가 명확하지 못해 대상자의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고 정쟁의 수단으로 남용될 수도 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을 마련해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공직 청렴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그 전제조건으로 현재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수사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검찰보다 더 나은 수사 체제와 인력, 장비를 갖추고 정치적 중립성 및 공정성도 검찰 이상으로 공수처가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검찰심사회, 대배심제 등은 검찰의 기소권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만 외국의 시행 사례에서 나타난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투입되는 시간 비용 등 효율성과 함께 기소권 행사의 공정성 명확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박 특히 공수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검제는 구체적 사건 발생 후 처리만을 담당할 뿐, 범죄 예방활동을 할 수 없고, 검찰 수사요원의 사용으로 사실상 검찰수사의 연장에 불과하다. 공수처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위공직자 부패에 대한 일반적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비리사건이 포착되었을 때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다. 자체 실무조직을 보유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검찰에 대한 실질적 견제 역할이 가능하다. 공수처를 국가인권위원회처럼 검찰과 완전히 인적으로 분리된 조직으로 신설해 고위 공직자 감시와 정보수집 등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찰심사회는 공소권 행사에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고 부당한 불기소처분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요구와 부합한다. 그러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고 본다. →과거의 검찰 개혁을 어떻게 평가하나. 박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 ‘검찰의 도덕성과 청렴성 제고’라는 큰 틀에서 검찰 개혁이 이뤄졌지만 검사 비리의혹이 터져나오는 악순환은 멈추지 않고 있다. 2007년엔 검사가 사건 관계인과 골프·식사·여행 등으로 접촉하는 행위를 금지한 ‘검사윤리강령’을 제정했지만 스폰서 검사 관행은 여전하다. 결국 검찰개혁은 자체적으로 이뤄내는 미봉책 수준에 불과한 개선만으로는 의미도, 효과도 없다는 것이 그 동안의 사례가 보여준 교훈이다. 안 주로 검찰권한의 통제와 수사·재판과정에서의 인권보장,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이 있었다. 공판중심주의 강화, 재정신청 확대, 검찰조서의 증거능력 제한 등으로 검찰 영역을 제한하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검찰은 검찰의 범죄 수사 및 대응능력의 약화를 초래한 것이라며 참고인구인제, 영장항고제 등 보완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법질서 확립과 인권보장을 위해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고, 특히 검찰 내부의 청렴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방향은. 박 검찰의 비대한 권한을 분산시켜 견제하는 게 중요하다. 검찰은 말로는 수없이 개혁을 외쳤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이제 검찰을 다시 ‘국민을 위한 검찰’로, ‘공익의 대변자’로 돌려놓아야 한다.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을 견제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국민의 검찰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국회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검찰을 반드시 개혁할 것이다. 안 검찰의 권한 분산과 견제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검찰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고쳐나갈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검찰 회식문화부터 바꾸고, 구습의 잔재를 과감히 도려낼 수 있는 감찰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검찰 수사의 효율성, 공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검찰권한의 오·남용을 방지할 견제방안 등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스폰서 검사’ 의혹 사건의 원인은. 안 검사로서 엄격한 자기관리나 처신이 부족했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국민들의 의식과 검찰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데 일부 검찰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박 검사 개인의 자질과 도덕성의 문제도 크지만, 검찰의 구조가 근본적 문제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 인신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제약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절대권력을 지닌 검사에게 ‘유혹의 손길’이나 ‘비리의 손길’이 뻗쳐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아닌가. →‘스폰서 문화’의 실체는. 박 윤리적 문제를 넘어 명백한 불법행위다. 평상시에 일상적으로 금품과 향응이 오가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두면 구체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따로 로비를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사건 제보자 정모씨도 이를 ‘보험’이라 불렀다. ‘포괄적 뇌물수수’에 해당한다. 안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지만 ‘스폰서’를 검찰 문화라고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다. 대다수 검사는 스폰서와는 무관하다. 모든 공무원이 아는 사람으로부터 밥 얻어먹어도 뇌물죄가 안 되듯 검사도 마찬가지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검사는 더 높은 청렴성을 유지해야 된다. 정리 김지훈·사진 안주영 김태웅기자 kjh@seoul.co.kr
  • “검찰만큼 깨끗한 데 어디있나” 金총장, 공수처 등 사실상 거부

    “검찰만큼 깨끗한 데 어디있나” 金총장, 공수처 등 사실상 거부

    김준규 검찰총장은 12일 “검찰의 권한과 권력을 나누거나, 새로운 권력으로 입히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청와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상설 특별검사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논의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검찰·경찰 개혁방안 마련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 검·경개혁 TF 첫 회의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검찰의 권한이 많으니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검찰)권력을 나눈다든가 새 권력을 입히든지 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견제는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고, 지금 수행하는 (검찰의) 권력과 권한에 국민의 견제가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검찰 권한 나누는 것 답 아니다” 이는 공수처와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이나 상설 특검제처럼 기소권을 가지는 또 다른 기관 설치에는 반대하지만 일본의 검찰심사회나 미국의 연방대배심처럼 일반 국민이 검찰권을 견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총장은 ‘스폰서 검사’ 파문과 관련, “추한 모습이 비춰진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도 “검찰만큼 깨끗한 데가 어디있느냐.”고 강한 톤으로 반문했다. 김 총장은 “검찰이 힘이 있다 보니 나무가 크고 넝쿨과 잡초가 많이 끼었다.”며 “나무를 고사시키는 단계까지 왔는데 방법은 넝쿨 밑둥만 잘라 버리면 된다.”고 자정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검찰총장 취임 후 변모(transform)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다시 태어난다(reborn)고 해야겠다.”면서 “(검사들이) 문화개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고 주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정부에서 발표한 검·경개혁 관련 태스크포스팀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논의 중인 공수처, 상설 특검제는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면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의 한 과정이므로 총장이 반대 의사를 피력할 수 있고, 향후 정부·국회·검찰이 모두 이 문제에 대해 토의를 해나가야 한다.”며 즉각적인 대응을 피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검찰총장은 청와대가 추진하는 검찰제도개혁안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자신이 지휘하는 부하들의 향응 접대에 전 국민이 분노하는데 조직 보호를 위해 검찰개혁을 거부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우 대변인은 “즉각 공수처 설치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며, 미리 어떤 식으로 검찰개혁의 방향을 잡아놓은 것은 아니다.”면서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는 권태신 국무총리 실장 주재로 차관급 ‘검·경 개혁 태스크포스(TF) 실무협의회’가 처음 열렸다. 회의에는 법무부·행정안전부 차관,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참석해 장관급 TF를 구성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 등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홍준표 “檢 간부가 파마나 하고…” 질타

    여야는 검찰 권한에 대한 견제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선 김준규 검찰총장의 발언을 놓고 온도차를 보였다. 한나라당 홍준표 전 원내대표는 12일 “검찰을 올바른 검찰로 만드는 게 검찰개혁”이라면서 “검찰의 힘을 빼거나 권한을 줄이거나 하는 것은 검찰개혁이 아닌 견제”라고 말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관련,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들어 놓으면 오히려 중립성 시비가 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홍 전 원내대표는 “스폰서 검사 파문의 본질은 제도상의 문제가 아니고 검사의 자질과 소명의식의 문제”라면서 “검찰간부가 파마했니 안 했니 그게 신문에 나오니까 국민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느냐. 검찰간부들이 검찰간부답게 행동하지 않으니까 정치권에서 질타를 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파마’는 김 총장을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검사장 출신인 같은 당 이한성 의원은 “최근 상설특검 도입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비용이 드는 상설 특검보다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이 문제되는 경우에 개별적으로 특검을 운영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만 “검찰도 인권 보호 측면에서만큼은 강화된 견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며 압수영장 요건 강화 등을 예로 들었다. 반면, 민주당 김희철 의원은 “온 국민이 스폰서 검사 문제로 검찰에 대한 신뢰와 개혁을 촉구하고 있는 마당에 검찰총장의 발언은 굉장히 우려스럽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해 수사개시권과 진행권은 경찰에 맡기는 권한 분립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pen@seoul.co.kr
  • 檢개혁, 수사·기소권 빼고?… 역풍 예고

    檢개혁, 수사·기소권 빼고?… 역풍 예고

    김준규 검찰총장의 12일 사법연수원 발언은 예상보다 반발 수위가 높았다.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검찰이 궁지에 몰려 있는 가운데 검찰 수장은 “검찰의 권력을 나눌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외부에서 논의되는 ‘검찰 개혁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처음 표명했다. 김 총장의 발언이 검찰 개혁에 찬물을 끼얹으며 오히려 거센 역풍에 휘말릴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의 개혁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고, 여야 정치권이 공수처 설치와 검찰 기소독점주의 완화, 상설 특별검사제 도입 등에 대해 논의에 착수한 터라 김 총장의 이같은 발언이 정부 및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조직보호 생리가 강한 검찰의 총수로서 내부의 불만을 다스리고, 외부의 개혁론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발언의 배경으로 꼽힌다. 스폰서 논란으로 위상이 추락한 상황에서 검찰이 배제된 채 나오는 ‘검찰 개혁론’에 대한 위기 의식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총장은 사법연수원 강의에서 “국민의 통제를 받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 의한 검찰 견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돼 ‘국민 대표성’을 지닌 대통령과 국회가 정당성을 가지고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점은 김 총장이 스스로 말한 ‘국민에 의한 검찰통제’와 배치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이 검찰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그 방법이 국민에 의한 견제를 말한 것”이라고 설명해 일본의 검찰심사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검찰심의회는 근본적 개혁을 피하는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움켜쥔 채 개혁하겠다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김 총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법조계와 시민단체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는 반응이다. 황희석 민주시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변인은 “김 총장의 발언은 국민의 검찰개혁 요구를 좌절시키려는 변명”이라며 “이미 검찰의 자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검찰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뼈를 깎는 각오로 개혁하겠다.’고 했지만 한 번도 제대로 해결한 적이 없다.”며 “이참에 국가검찰제도 자체를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김 총장이 ‘검찰만큼 깨끗한 조직이 없다.’고 말했지만 검찰의 비리는 고질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장은 강연에서 ‘자바섬 원숭이 생포법’을 예로 들며 강연을 마쳤다. 그는 “땅콩을 한움큼 쥔 원숭이는 결국 이를 놓지 못해 생포되고 만다.”면서 연수원생들에게 사법시험 합격이란 땅콩을 내려놓을 것을 주문했다. 일각에선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이란 땅콩을 내놓지 않으려다 개혁 대상이 됐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檢 기소독점권 폐기여부가 관건

    檢 기소독점권 폐기여부가 관건

    청와대가 검찰개혁을 연일 강도 높게 주문하면서 상설 특별검사제, 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견제할 대안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설 특검제란 특정 사안마다 국회가 특별법을 만드는 현재 특검과 달리 법에 규정된 요건만 충족되면 곧바로 특검이 개시되는 제도다. 지금까지 특검은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정치적 논란을 거쳐 특검을 임명해 조직력·수사력의 한계를 보여 왔다. 검찰이 한번 훑어본 사안을 특검이 다시 수사하다 보니 새로운 사실을 규명하는 데도 미흡했다. 상설 특검제는 특검의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한다. 상설 특검법이 규정한 사건이 발생하면 검찰 수사가 아니라 특검을 바로 가동하는 방식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었고, 한나라당과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적도 있다. 당시 법안은 수사 대상을 ‘대통령과 그 배우자 및 8촌 이내 친족과 인척, 대통령 비서실 1급 이상 공무원, 국무총리, 국회의원, 법관, 검사와 관련된 사건’으로 규정했다. 다만 국회 상임위원회나 국정조사위원회가 고발 또는 조사를 요구한 사건으로 제한했고, 반드시 국회 본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법안은 국회 심의 과정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법무부는 특검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헌법이 보장한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11일 법무부·행정안전부·청와대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기소독점권을 보완할 방안을 논의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기존 입장을 바꿔야 할 상황이다. 법무부 감찰국은 앞으로 대검찰청과 의견을 교환해 상설 특검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공수처를 검찰개혁안으로 제시한다. 공수처는 별도의 수사·기소권으로 권력형 비리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상설 특검제와 닮았지만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한 독자적인 조직, 자원을 지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수처는 시민단체의 입법청원으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논의됐지만, 법무부의 반대로 도입되지 못했다. 검찰과의 과도한 실적경쟁이나 옥상옥(屋上屋)이란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4123명)의 64%가 공수처 도입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일본의 검찰심사회나 미국의 대배심제, 독일의 피해자 사소(私訴) 등 일반인이 검찰의 기소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5조를 근거로 사형 또는 파렴치범의 경우 대배심이 기소해야 한다고 규정에 따라 기소권을 검사와 대배심이 공유한다. 일본은 검찰의 부당한 불기소 처분을 억제하기 위해 고소한 사람이 불복할 경우 일반인으로 구성된 검찰심사회가 검찰의 결정이 타당한지 심사한다. 지난달 27일 도쿄지검 특수부가 불기소 처분했던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 검찰심사회가 기소 의견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독일은 피해자의 기소가 가능하고, 일부 형사재판에서도 피해자가 검사와 함께 가해자 처벌을 구하도록 인정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연극리뷰]카프카 ‘심판’

    [연극리뷰]카프카 ‘심판’

    2층으로 꾸며진 무대 양쪽 벽면엔 규격화된 사각형 철제 서류함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사람의 살아 있는 말 대신, 그 말들이 죽어 시체로 변한 문자만이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세계다. 계단을 내려오면 1층에는 정면에 10개, 양쪽에 3개씩 모두 16개의 문이 달려 있다. 문과 벽 색깔은 탁하기 이를데 없고 군데군데 뚫린 조그만 빈틈 사이로 간간히 빛이 들어올 뿐이다. 시공간을 짐작키 어려운 미로의 세계다. 뮤지컬 군무 같은 연기를 선보이는 조연배우들은 때로는 가면으로, 때로는 긴 옷으로 얼굴과 몸을 가린 채 녹음된 음성으로 흘러나오는 똑같은 대사를 립싱크한다. 익명의 세계다. 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내린 ‘심판’(구태환 연출, 실험극단 제작)의 음울함은 상상 이상이었다. 실존주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원작을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와 천재 연출가로 꼽히는 장 루이 바로가 각색한 작품이다. 충분히 매혹적인 조건임에도 이런 음울함 때문에 무대에 자주 오르지 못한다. 2007년 공연 호평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무대에 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무대가 커지면서 배우들의 다양한 동선과 군무가 극을 더 생생하게 했다. 그러나 앞서 말한 이유로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진지한 연극팬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평범한 은행가 요셉 K는 어느날 체포된다. 누가, 무슨 죄로 체포했는지 알 길은 없다. 그러니 무죄를 주장할 방법이 없다. 웃긴 건, 체포는 됐는데 어디 가둬두지 않고 평소처럼 지내라고 한다. 요셉 K는 자신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예심판사에 줄을 대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결국 실패한다.(참고로 프랑스 등 유럽 일부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예심판사제는 예심판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수사기관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다.) 재판을 엉망으로 망친 뒤 신부를 만나지만, 종교적 구원을 상징하는 그마저도 “잊지 말게. 나도 법에 속한 사람이라네.”라며 요셉 K를 외면한다. 남은 건 개죽음뿐. 법조항 요건에 맞는 사실관계를 발굴할 뿐인 법률가들은 언제나 ‘실체적 진실’ 운운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지독한 실체적 진실은, 법률가들은 끊임없이 거악(巨惡) 척결을 외치지만 동시에 거악을 끊임없이 기획·생산해내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 아니던가. 더구나 요즘처럼 ‘하 수상한 시절’에는. “우리 시대, 산업화 사회에서 사람들은 제도, 특히 국가를 의인화하여 결국 국가와 제도라는 것을 갖고 하느님을 만들어내고 마는구나.” 형사처벌 폐지론자인 네덜란드 사상가 루크 훌스만의 한탄이다. 원제 ‘The Trial’.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검사와 스폰서 질긴 악연] (하) 수사지휘·기소독점권

    “검사는 성스러운 존재가 돼야 한다.” 대구고검장을 지내고 지난해 9월 퇴임한 이준보(57) 변호사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개혁-검찰관계법’ 공청회에서 “검사의 결정에 국민이 승복하려면 정치권이 검사의 성스러운 존재성을 유지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聖域 비판 높아 27년간 검사로 살아온 ‘노병(老兵)’의 고백은 당황스럽지만, 현실을 대변한다. 검찰은 그의 말처럼 침범할 수 없는 ‘성역(聖域)’이며,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조직이다. 이는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지휘권으로 경찰을 통제하지만, 검찰을 견제할 기관은 없다. 법무부가 수사지휘권을 지녔지만, 법무부도 주요 직책은 검사 또는 검사 출신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견제할 장치가 없으니 부실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무죄율도 높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수사한 대형 사건의 무죄율은 2008년 27.2%로 일반 형사사건 무죄율(1.5%)의 18배였다. 더 강한 권력은 기소독점권이다. 경찰, 국가정보원 등은 수사만 하고, 형사재판에 넘겨 처벌을 받게 할지는 검찰만이 결정한다. 이론상 어떤 범죄자라도 검찰이 형사처벌을 면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안이 중대해 무혐의로 처분하지 못하더라도 벌금형이 나오도록 ‘약식기소’로 낮춰 줄 수도 있다. 공개 재판과 달리 ‘비공개 수사실’에서 이뤄지는 결정이라 이 같은 위험성이 항상 맴돈다. 2008년 검찰의 불기소율은 48.7%였다. 스폰서는 검찰의 수사하지 않을 권리, 기소하지 않을 권리, 즉 ‘봐주는 권한’을 탐한다. “25년간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주장한 건설업체 전 대표 정모(51)씨는 “‘무슨 어려운 일 있다.’ 이러면 진짜 100% 봐준다.”고 ‘PD수첩’에서 밝혔다. 그리고 성매매·불법 오락실·게임업소 단속을 무마해 주겠다, 성폭력 피의자를 석방시켜 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받았다. 검사를 접대하며 ‘봐주는 권한’에 기생했던 것이다. 대안은? 민주당은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을 말한다. 홍콩의 염정공서(廉政公署)나 싱가포르의 부패행위조사국과 같은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할 특별사정기구를 두자는 것이다. 그래야 ‘성스러운 검사’도 수사해 스폰서를 끊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野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 제안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정신청 대상사건을 고발사건까지 전면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대형비리·부패사건은 시민단체 고발 등으로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검사가 이를 기소하지 않으면 견제할 수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사의 불기소 결정이 옳았는지 법원이 심사하는 재정신청은 현재 범죄 피해자가 고소한 사건에서만 가능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도마 오른 사법개혁] 단독판사경력 강화엔 사법부도 긍정적

    [도마 오른 사법개혁] 단독판사경력 강화엔 사법부도 긍정적

    도마에 오른 사법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은 동상이몽이다. 한나라당은 법관재임용제 및 재정합의부제 활성화, 단독재판부 경력 상향조정 등 법원견제를 주요 기치로 내걸었다. 반면 야당은 대검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검찰의 직권남용에 대한 가중처벌, 압수수색 요건 강화 등을 내세우며 검찰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법원·검찰도 이참에 필요한 부분은 고치자는 분위기다. 하지만 법원 검찰은 정치권에 떠밀리기 싫은 듯 자체적으로 개혁 논의가 무성하다. MBC ‘PD수첩’과 강기갑 의원 등에 대한 1심 무죄판결로 불거진 논쟁이 사법부 개혁으로 옮겨 붙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원 개혁 목소리가 높아지자 법원도 이에 호응하듯 개혁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사나 변호사 경력이 있는 법조인을 법관으로 임용하는 등의 안에 대해서는 법원도 수긍한다. 한나라당 역시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메스를 들었다. 큰 기류는 ‘법관 인사제도 개선’과 ‘재판제도 개선’ 두 갈래다. 한나라당은 사법제도에 타깃을 맞췄다. 재정합의제 활용과 사법행정권 강화 등을 주창하고 있다. 그러나 먼저 사법부 내부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법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게 이유다. 재정합의제는 단독판사들이 맡게될 사건 중 정치적·사회적으로 반향이 큰 사건을 합의부에 맡기거나 단독판사 3명이 합의부를 구성해 사건을 심리하게 하자는 것이다. 재판에 신중을 기하고, 정치적으로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예상된다. 또 재판배당권이나 사무분담권 등 사법행정권을 통해 법원장이 이념적 성향이 있거나 자질이 부족한 판사들을 특정 재판에서 배제시키자는 것이 도입하자는 쪽의 취지다. 법원장의 사법행정권 강화는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감자’다. 특히 재판배당권의 경우 지난해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시절 ‘촛불사건 재판개입’ 파문이 불거지면서 당시 일선 판사들이 재판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컴퓨터 추첨을 통한 사건배당을 요구했다. 이후 대법원이 이를 수용해 법원장의 재판배당권은 지금까지 행사되지 않았다. 신 대법관 사태 이후 재판 개입 논란을 우려해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다. 사무분담권 역시 특정 이념에 편향됐거나 자질이 떨어지는 판사들을 법원장이 직권으로 형사재판 등에서 배제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를 통해 법원장이 법관과 특정 재판을 통제하려 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과제로 남아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단독판사의 경력 강화와 법관재임용제 부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형사단독판사의 경우 현재 법관 경력 5년 이상부터 맡도록 돼 있는 것을 10년 이상으로 높이자고 줄곧 요구하고 있다. 경륜 있는 판사들에게 맡겨 ‘튀는 판결’을 막자는 게 한나라당의 단독판사 경력강화 취지다. 법원 역시 오래 전부터 단독판사들의 경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을 검토하고 있었다. 문제는 경력 10년 이상의 법관이 풍부하지 않다는 데 있다. 법관재임용제는 법관 임기 10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연임시킨 관행에서 벗어나 법관에 대한 엄격한 근무성적 평가로 재임용을 심사하기 위한 제도다. 법관 자질이 부족하면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것이 핵심.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판결 ▲상급심에서의 파기환송 비율 등을 냉정하게 평가해 법관재임용 규정을 철저히 시행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력법관제(법조일원화)에 대한 요구도 있지만 이는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사나 변호사 경력 5년 또는 재판연구관 경력 3년 이상인 법조인 가운데 법관으로 선발할 것을 전면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사법부도 긍정적이다. 2008년 21명, 지난해 27명을 임용했고, 올해 2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사법부는 앞으로 이 비중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하태훈 고려대 교수는 “거론되는 법원 개혁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제도”라면서도 “일련의 무죄판결로 인해 정치권이 사법부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검찰 개혁 방향·문제점 사법방해죄·참고인강제구인 “수사 효율성” 對 “인권 침해” 검찰은 한나라당이 제기한 사법부 통제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법부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법적 통제가 검찰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번 기회에 형사소송법 개정 등의 과정에서 검찰 수사권 강화라는 숙원을 해결할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황희철 법무부 차관과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25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방문, 사법개혁 방향에 대한 법무부의 견해를 밝혔다. 또 대검찰청은 ‘형사정책단’을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치권발(發) 기소권 남용 등의 비판에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수사권 강화를 위한 제도 도입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영장항고제·사법방해죄·사법 협조자 처벌 감면제(플리바게닝)·양형기준법·참고인 강제구인제 신설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항고제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을 때 검찰이 곧바로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영장전담 판사가 영장을 기각하면 보강수사를 한 뒤 영장을 재청구하는 것이어서 수사가 지연된다는 게 검찰의 추진 근거다. 영장실질심사제가 정착된 2000년 이후 법원에 대한 검찰의 반발은 주로 영장 문제에서 비롯됐다. 2002년 4월 광주지검 검사가 술을 마신 채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집무실을 찾아가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영장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신경전이 본격화됐다. 이후 2007년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등 수사에 공을 들인 사건이 법원 문턱에서 좌초될 때마다 검찰은 발끈해 왔다. 영장항고제를 통해 2008년 75.5%까지 떨어진 구속영장 발부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검찰의 복안이다. 사법방해죄는 수사단계에서 거짓말을 한 참고인을 처벌하는 것이고 참고인 강제구인제는 수사기관의 출석에 응하지 않는 중요 참고인을 강제로 데려올 수 있는 제도다. 검찰은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은 인권침해 가능성과 공판중심주의에 반한다는 이유에서 반대한다. 2008년 참고인의 불출석 및 소재 불명 등으로 미해결의 참고인 중지사건은 2만 1507건으로 전체 형사사건의 0.86%다. 플리바게닝은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뇌물 사건 등에서 제3자의 범행을 진술한 사람에 대해 처벌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200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현실적으로 인정받기 어렵게 되자 검찰은 이 제도의 도입을 주장했다. 갈수록 지능화·첨단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 하지만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관행은 인권침해 우려 이유에서 긍정과 부정이 교차한다. 배심제가 아닌 우리 사법체제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검찰이 추진하는 이런 제도들은 ‘검찰개혁’의 기치를 들었던 민주당의 취지와는 정반대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대검 중수부 폐지, 기소권 제한, 수사기록 공개 등 검찰권을 제한하려는 의도에서 검찰개혁을 주장해 왔다. 한나라당 역시 검찰 수사권 강화가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올 ‘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김선수 변호사는 “검찰 개혁은 기소권과 함께 검찰이 가진 수사권을 분리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검찰은 현재 사안과 무관하게 어떻게든 수사를 위한 모든 것을 장악, 칼자루를 더 쥐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1심 무죄 판결과 용산참사 재판부의 수사기록 공개 결정 등으로 촉발된 ‘법(法)-검(檢) 갈등’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특히 정치권 등이 개입하면서 법·검 갈등은 단순한 대립과 충돌을 넘어 이념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을 21일 만나 갈등의 원인과 해법 등을 들어 봤다.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뭐라고 보나. -하 법원은 증거 부족이다, 법리상 안 된다고 하지만 법원의 판결에 정치적 신념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검찰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소한 것은 아닌지, 정치적 사건에 섣불리 개입해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김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1심 판결에 대한 공격 때문이다. 일부 보수언론과 정치권이 판결을 법리적 시각이 아니라 이념적·정치적으로 규정,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다. 사법부가 좌편향적 판사에 의해 장악됐다는 것은 음모론적 시각이다. 사실 사법부 독립은 보수적 가치이고, 법원 자체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다. →PD수첩 무죄판결이 법·검 갈등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서울고법과 중앙지법의 판결도 다른데. -김 명예훼손의 요건이 되느냐 아니냐인데, 판결에 대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일반인들은 ‘법에는 정답이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법에는 사실 정답이 없다. 그래서 같은 합의부 재판부나 헌법재판소에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민사, 형사적 측면이 다르다. 법의 제정 목적과 효과, 개별제도의 고유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형벌을 가할 목적의 형법과 재산 부담을 지우는 민사는 엄연히 다르다. 미국의 유명한 O J 심슨 사건의 경우에도 형사에선 무죄였지만 민사에선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PD수첩의 판결이 잘됐다 잘못됐다가 아니라 공적 기능을 하는 언론사에 대한 명예훼손은 일반인의 명예훼손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기관에 대해 명예훼손을 일반인과 달리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하 PD수첩 판결이 고법의 판결하고 완전히 배치된다는 것은 판사의 개인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의 판사가 정치적 신념을 드러낸 것으로 국민의 눈에 비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이슈, 사건에서 1심 법원이 2심 법원의 사실관계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지는 납득이 안 된다. 물론 1심은 형사판결이고 2심은 정정보도 사건의 민사사안이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같다. 기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어서 1심 형사단독판사가 2심 고법의 합의부 판결을 완전히 뒤집는 것은 그 판사의 소신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2심에서 결정하면 1심 법원은 그대로 사실관계를 수용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민사, 형사 따로 진행돼도 마찬가지다. 최종심인 대법원이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 인정이 대법원에 가서 민사사건 다르고, 형사사건 다를 수가 없다. 대법원에서 하나로 통일된다. →법원의 판결도 판결이지만 검찰의 기소도 적절했는지에 대해 말이 많다. -김 검찰이 우리 사회의 자유화, 민주화, 인권신장 등에 역행하는 기소가 있었다. 정치, 공안사건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진전됐음에도 불구하고 형법의 잣대로 압박한 것이다. PD수첩, 강기갑 의원, 미네르바 사건 등이 대표적이었고, 용산사건의 경우 법원이 형사소송법에 의해 공개명령을 내렸지만, 법 집행기관인 검찰이 거부했다. 강 의원 판결의 경우 국회의 문제는 국회 내에서 해결해야 하고, 검찰권이 자제돼야 한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에서 일부 과잉이 있어도 행정부인 검찰권을 함부로 행사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네르바의 경우 40여년 동안 적용하지 않았던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했는데, 이를 적용한 검찰 기소 자체가 시대착오적이었다. -하 한때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던 이광범 판사도 있고 해서 그러는데 정치적 신념이 과도하게 개입돼서 나온 판결로 보인다. 강 의원 무죄는 판사의 정치적 성향이 많이 드러났다고 본다. 법원은 대체적으로 종전과 같은 증거에 의한 유죄는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이전 같았으면 조금 엄격한 증거가 아니라도 유죄로 인정했던 그런 사건들에 대해서 지금은 엄격한 증거를 요구한다. 유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법원의 판결 경향이 바뀌고 있다. 또 판사들이 정치적 사건 판결에 있어 소신이 상당히 강해졌다. 검찰도 법원을 비판하기 전에 수사시스템을 한번 더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 준규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정도로 가야 한다고 했다.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여권은 사법개혁을, 야권은 검찰개혁을 주장하는데. -김 이번 사태로 인한 정치적 접근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사법부나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 사법부의 경우 인사권이 대법원장에게 너무 집중돼 있다. 거의 모든 인사권을 쥐고 있다. 대법관 제청권도 갖고 있다. 사법 행정의 분권화를 위해 인사권을 지법원장에게 위임할 필요가 있다. 검찰 역시 무리한 기소를 하지 않고 수사권·기소권의 오용과 남용을 막기 위해 분권화돼야 한다. 검찰이 수직 계열화되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돼 있다. 검찰 역시 정치적 독립을 위해서는 각 지검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검찰의 기소권이 정권교체 때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게 문제다. -하 둘 다 개혁돼야 하지만 법원이 더 급하다. 사법부는 노무현 정권 때 사법개혁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개혁된 게 없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도 변화의 무풍지대가 대법원이다. 대법원은 이걸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법관 1인당 사건 수가 연간 2000건에 이른다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결정하라는 것과 똑같다. 대법관을 대폭 늘리든지, 대법원에 재판부를 두든지, 아니면 법률심에만 전념하든지 해야 한다. 법원 인사시스템도 개혁돼야 한다. 사법시험과 연수원 성적으로 인사를 한다.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법관은 재판 잘하는 판사가 유능한 판사이고, 재판 잘하는 판사한테 승진기회를 줘야 한다. 검찰은 아직도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자백에 의존한 진술에 기대는 경우가 많아서다. 심지어 부인했는데 마지막에 검사가 회유해서 관련자 진술을 억지로 받아냈다가 법원에서 무죄가 나는 경우도 많다. 검찰이 객관적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데 우리 검찰수사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국민의 불만과 불편이 많은데 사법개혁은 안 되고 있다. →정치권이 이용훈 대법원장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대법원장이 개입할 수 없다. 그걸 책임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다만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의 최고책임자여서 사법행정의 잘못은 책임져야 한다. 우리법연구회를 법원 내에 여태 방치한 것은 대법원장 책임이 크다. 일본도 사조직을 용인하지 않는다. 즉각 해체시켜야 하며 취임 후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대법원장의 책임이다. -김 정치적 시각에서 대법원장 책임론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대법원장 책임론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우리법연구회를 중용한다는 등 인신 공격적이다. 검찰이 총장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조직이라면 법원은 헌법에 의해 독립성이 보장받는 수평적 조직이다. 대법원장이나 상급자가 재판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침해하면 헌법 유린행위다. →좋든 싫든 우리법연구회가 도마에 올랐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하 당장 해체해야 한다. 법관은 양심대로 판결해야 하는데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은 자기 정치적 신념으로 판결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집단이 아직도 법원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강 의원 판결과 PD수첩 판결은 우리법연구회와는 관계가 없다.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판결이 좌편향적이라는 주장은 인과관계가 없다. 정치적·이념적 프레임에서 법원을 바라보고, 우리법연구회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주장이다. 법원 내에는 ‘사법제도비교연구회’ 등과 같은 수많은 사조직들이 있다. 회원 수 등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반면, 우리법연구회의 활동은 공개돼 있다. 색칠하는 것은 위험하고, 자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법·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나. -하 객관적,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형사소송법은 기형적이다. 법원과 검찰이 서로 권한을 안 뺏기려고 하는 다툼도 따지고 보면 여기서 비롯된다. 법원조직법, 검찰청법 등을 개정해서 선진화된 사법시스템에 담아야 한다. 그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 원론적이지만 헌법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검찰과 사법부의 제도개혁이 따라야 하고, 정치 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 법원이나 검찰이 권력을 오·남용하지 않았는지 서로 성찰해야 한다.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검사가 과연 한 식구인 검사를 수사해 단죄할 수 있을까? 형식상으로 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게 키워드로 떠오른 검찰개혁의 방향이다. 지난해 5월,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 수사팀 전원에 대해 ‘죄가 안됨’ 또는 무혐의로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당시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과 노 전 대통령 딸의 미국 주택구입 사실 등이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가 목적이어서 수사의 필요성도 없다고 봐 불기소 처분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내린 결론을 요약하면 범죄 혐의가 일부 발견됐지만 ‘죄가 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비판이 거세다. ‘1억원대 명품시계’ 발언과 같은 피의자의 인격을 모욕적으로 훼손하는 피의사실 공표까지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발표한 날, 모임에서 만났던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국민의 알 권리와 피의자 인권보호의 균형이 전혀 맞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미 예상했던 결론”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검찰 스스로 법이 규정한 피의사실 공표죄를 쓸모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형법 제126조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무를 통해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변호사는 “검찰이 자신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다면 피의사실 공표죄는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1억원대 명품시계 건을 누설한 ‘나쁜 빨대’는 찾아내지도 못했다. 검찰은 나쁜 빨대를 찾아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검찰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죄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검찰의 자의적 설명일 뿐이다. 죄가 되고 안 되고는 검찰이 예단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가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검찰이 검찰을 상대로 한 이같은 고소·고발 사건이 2008년 475건이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158건이었다. 그러나 단 한 건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런 데서 검찰에 대한 불신의 싹이 튼다. 일반인들이 색안경을 쓰고 검찰 수사를 ‘해석’하고, 정치인들은 철저하게 이를 활용한다. 지난 연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꼭 그렇다. 검찰 불신은 일반인에게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검찰 사정을 잘 아는 변호사 역시 대체로 검찰을 믿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선호·우윤근 의원 등의 설문조사 결과, 변호사 76.1%가 검찰 수사관행이 부적절하며, 68.9%는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태도가 비인간적인 경우 많다고 답했다. 검찰도 잘못할 수 있다. 이를 검찰도 인정해야 한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는다.”는 니체의 말처럼 검찰이 사회의 거악( 巨惡 )과 싸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악을 닮는다. 검찰의 오류를 좀 더 엄정한 시각에서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다. 수사권을 경찰에 나누는 것이나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을 검찰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검찰은 조직이 아니라 공익의 대표자가 돼야 한다.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이 수사하지 않으면 어떤 기관도 수사할 수가 없다. 또 재판에 부칠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소권도 검찰이 독점하고 있다. 지금 한국 검찰은 슈퍼맨과 같은 무소불위의 조직이다. 검찰엔 ‘크립톤’과 같은 약점도 없다. 이러니 암만 포청천 같은 검찰이라도 팔이 안으로 굽듯, 제식구를 감쌀 수밖에 없다. chul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질문은 기자의 힘이다/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옴부즈맨 칼럼] 질문은 기자의 힘이다/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지난 10월12일 월요일자 지면에서 서울신문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재오 위원장의 단독 인터뷰를 게재하였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며 가장 가까운 측근인 그가 총선 패배와 친박계의 견제로 인한 오랜 야인 생활을 접고 장관급 기관장으로 현실정치에 복귀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보도가치가 있는 인터뷰였다. 게다가 이 위원장이 새로 취임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장으로 남다른 포부를 보이며 의욕적 행보를 보이는 시점에서 인터뷰는 적절하였다고 본다. 인터뷰에서 그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패한 공무원은 고위직에 못 오르도록 해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을 거침없이 펼쳤다. 이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그러나 “‘공직자비리수사처’ 같은 반부패기구 설치에 대한 생각은”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권력기관에 있는 사람은 항상 청렴도를 검증해야 하고, 이를 위한 기구도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꼭 ‘공수처’라는 이름의 기구를 설치하는 것보다도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었다. 서울신문은 인터뷰 내용 중 바로 이 대목이 상당한 기사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인터뷰 기사가 실린 날 1면에 “공직자비리 수사기구 검토”라는 제목의 스트레이트기사를 실었다. 기사에서는 “필요하다면 검·경을 포함한 모든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부정부패 혐의를 수사할 수 있는 기구의 신설도 검토하겠다.”는 이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인용해 덧붙였다. 이 인터뷰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기사는 충분한 보도가치가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공직자비리수사처는 참여정부에서 도입하려 했으나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찰의 강력한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사안이다. 그러한 사안을 여권의 실세인 이 위원장이 언급하였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는 데다 사안의 성격상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기사는 많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우선 5면의 인터뷰 기사에서 이 위원장이 “꼭 공수처라는 이름의 기구를 설치하는 것보다도 이와 유사한 기능의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한 다음에 인터뷰를 맡은 두 기자가 ‘그러면 그러한 기구의 성격이 무엇인지?’, ‘그러한 기구가 이전에 거론되었던 공직자비리수사처와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그러한 기구에 대한 다른 부처, 특히 검찰의 반응에 대한 대응책은 있는지’, ‘그러한 방안이 청와대나 여당과 조율된 사항인지, 아니면 위원장 개인의 구상인지’등에 대한 후속질문이 없다. 이재오 위원장의 단독인터뷰를 근거로 1면에 게재된 스트레이트 기사에 인용된 “필요하다면 검·경을 포함한 모든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부정부패 혐의를 수사할 수 있는 기구의 신설도 검토하겠다.”는 발언도 같은 날짜 5면 인터뷰 기사엔 포함돼 있지 않다. 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민감한 사항에 대한 이 위원장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독자로서 알기 어렵다. 이 기사가 나간 다음날 이 위원장은 500여명의 공공기관 감사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기관별 청렴도의 순위도 공개하고 앞으로 고위공직자 개인의 청렴도 순위도 공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전날 서울신문에 보도된 공직자비리수사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렇다면 12일자 신문에 실린 이 위원장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새로 취임한 위원장의 의욕적 발언인가? 아니면 인터뷰 과정에서 다소 앞서나간 발언인가? 독자는 알 길이 없다. 질문은 기자의 특권이며 의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기사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한 후속질문이 없다. 질문은 기자의 힘이다. 질문이 누락된 기사는 그만큼 힘을 갖지 못한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사설] 공직 청렴 평가 객관성 확보 첫발 떼야

    이재오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공직자비리수사기구 신설 검토 방침에 이어 수사 및 기소권이 없는 권익위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감사원,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과 함께 ‘5개 반부패 기관 연석회의’를 정례화하겠다는 구상을 그제 내놓았다. 특히 2급 이상 정부 고위공직자와 선출직 공무원 1500명, 공공기관 임원 1500명 등 모두 3000명을 대상으로 개인별 청렴도를 평가해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발언으로 공직사회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우리는 ‘반부패, 청렴’ 공직자를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으로 삼자는 이 위원장의 큰 그림에 공감한다. 권익위가 실시하고 있는 기관 청렴도 평가만으로는 공직사회가 꿈쩍도 않는 게 사실이다. 공무원의 최대 관심사인 진급 및 인사 관련 서류에는 ‘청렴성’이라는 항목이 항상 따라다니지만 이를 계량화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위원장의 구상대로 기관 청렴도에 순위를 매겨 연속 하위기관에 불이익을 주거나, 개인별 청렴도를 제대로 평가한다면 ‘깨끗한 나라’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문제는 평가방법이다. 아직 구체적인 복안은 없는 듯하다.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점수 계량화 방안을 용역 등을 통해 만들겠다는 얘기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성이 담보된 평가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평가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점수화된 청렴도의 확보는 모든 고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의 ‘생살여탈권’을 손에 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대상을 선출직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선출직의 평가는 투표로 이뤄진다. 방법이 정교하지 못해 실패한 정책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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