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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방선거,대선,그리고 정치이념/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5·31지방선거의 결과는 예상대로 한나라당의 압승, 열린우리당의 참패였다.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은 정당은 물론 열린우리당이다. 혹자는 열린우리당의 미래가 없다고 주장하며, 많은 전문가들이 조만간 대규모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선거 후 쏟아져 나온 다양한 주장과 전망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내년 대통령선거 결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암묵적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두 선거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방선거 결과를 가지고 대통령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데 과연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다른 특성을 가진다. 두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특성도 다를 뿐만 아니라, 두 선거에서 유권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도 다르며, 선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여론주도층 또한 다를 수 있다. 먼저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선거에서는 자발적 투표에 대비되는 소위 ‘동원된’ 투표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연령이 높을수록, 그리고 농촌 거주자일수록 이같은 동원 압력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결과 대통령선거에 비해 지방선거에서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유권자의 투표율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대도시보다는 농촌 거주 유권자의 투표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데, 이 모두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의 또 다른 차이점은 유권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에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이념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는 누가 뭐래도 지방 일꾼을 뽑는 행사이다. 따라서 정치이념과 같은 추상적 원리보다는 구체적인 정책과 성과가 유권자 선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국가의 최고 권력을 두고 경쟁하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진보-보수와 같은 정치이념이나 정치철학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렇다고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분명 노무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치이념에 대한 평가보다는 구체적인 정책과 업적에 대한 평가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유권자의 보수화를 반영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근거가 없다. 정치이념과 같은 근본적인 정치적 태도가 불과 몇년 사이에 크게 변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수 세력이 결집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보수층이 크게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진보적 이념 자체의 패배라기보다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업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근본적 가치와 이념의 충돌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유권자의 선거관심도가 높고 정치이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선거 분위기를 주도하는 여론주도층이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열정적이고 신념에 찬 소수의 젊은 정치 참여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새로운 여론주도층으로 등장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들의 역할이 미미했기 때문에 기존 여론주도층이 거의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서는 다시 새로운 여론주도층과 경쟁을 해야 할지 모른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와 구별되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들에 유의한다면, 한 선거 결과를 가지고 다른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자명해진다.2002년에도 지방선거가 끝나자 대부분의 언론과 관측자들이 그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점쳤으나, 예측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번 역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5·31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는 선거권 연령 인하로 1987년 6월1일 이전에 출생한 19세의 학생 등 61만명이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민주 시민으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 드립니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새로 편입된 젊은 유권자들의 사회·정치의식을 조사한 결과, 최대 관심사는 취업과 진학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실용주의적인 현실 인식으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현안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보다 분명하게 표현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과 투표 의향은 낮다고 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여러분을 철부지로 여기거나, 개인주의에 매몰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이 기우에 그친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분명한 정치적 의사를 표로써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고민하는 취업과 진학 문제를 우리 사회의 긴급한 의제로 만들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한국사회의 20대 여러분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관해 깊은 고뇌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대개 대학생·대학원생이거나 취업을 준비하거나 혹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새내기일 것입니다. 최근 몇년 새 대학생들의 재학 기간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해지자 어학 연수, 인턴십 등으로 각종 취업에 대비한 준비를 하느라 4년제 대학을 6년만에 졸업하는 것입니다. 요즘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취업준비생’이라고 한다지요.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freeter·free+arbeiter)족’이 늘어나고 특별한 목표 없이 학원 수강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도 꽤 많습니다. 설령 직장을 가졌다 해도 이젠 평생 직장 개념은 사라졌지요.100대 대기업의 평균 직원 근속 연수도 11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이 여러분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방황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각자의 미래를 펼쳐갈 일자리 선택, 직장 구하기가 그 주된 이유일 것입니다. 청년세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인 것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여야간에 ‘노 정권 중간 심판’‘지방권력 심판’이라고 서로 핏대를 올리지만 왠지 그들만의 정치판 같은 느낌입니다.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온 각종 잡음도 그렇고, 후보들이라고 나왔지만 세금 안 내고 전과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투표할 마음이 내키지 않겠지요.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첫해인 1995년에 68.4%,1998년 52.7%,2002년 48.8%로 점차 떨어졌고, 이번에도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표율은 대통령선거가 가장 높고, 다음이 국회의원 선거, 제일 낮은 것이 지방선거지요. 이처럼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한국 정치가 늘 중앙집권 정치, 대권 정치, 민주화·개혁 등 거대담론 정치가 정치의 전부인 것처럼 왜곡된 탓이 큽니다. 따져 보면 지방자치와 같은 생활 주변의 작은 정치들이 주민들의 이해에 더 직결되어 있습니다. 지역 개발, 환경, 상·하수도, 교통, 주택 문제들은 물론 지역의 일자리 창출 등도 지방자치 기능의 큰 몫입니다. 청년 여러분들의 힘은 한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19∼29세의 젊은 유권자들은 표로써 이념 과잉의 추상 정치를 민생 정치, 생활 현장 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공동체는 여러분들이 희망입니다. 무관심, 냉소주의로는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khlee@seoul.co.kr
  • 소통 부재 사회서 갈등하는 ‘어린 영혼들’

    소통 부재 사회서 갈등하는 ‘어린 영혼들’

    횟집에서 회가 나오기 전 밑반찬으로 차려지는 음식이 일명 ‘스끼다시’다. 스끼다시가 아무리 맛있다 한들 횟집의 주 요리는 어디까지나 회다. 스끼다시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인 들러리 음식’이란 얘기다. 여기, 스스로를 ‘스끼다시 인생’이라 부르는 아이들이 있다. 연예인을 꿈꾸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인터넷 중독에 빠져 소통을 거부하고, 심지어 선생님을 흉기로 살해하는 비행 청소년들. 임정연(39)의 첫 소설집 ‘스끼다시 내 인생’(문이당)의 주인공들이다. “지난 여름, 집 근처에서 대여섯명의 고교생이 한 학생을 집단폭행하는 걸 봤어요.TV뉴스에서만 봤지 눈으로 직접 목격한 건 처음이라 무척 놀랐어요. 말리지도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 왠지 모르게 수치심같은 게 일더군요.” 동거하던 세 명의 남녀학생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담임교사를 유인해 흉기로 살해하는 내용의 단편 ‘달빛’은 그때의 충격적인 경험에 자극받아 쓴 것이다. 이 소설은 30대 문학평론가들이 뽑은 ‘2006 젊은 소설’에 선정됐다. 표제작 ‘스끼다시 내 인생’의 ‘나’를 비롯해 소설속 주인공들은 일상과 윤리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욕망을 맘껏 발산하는 ‘자발적 불량 청소년’들이다. 기성세대들이 불편하고 난처하게 느낄 만큼 거친 말투와 은어가 난무한다. “아이들의 폭력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누가 아이들을 거리로 내모는지 궁금했다.”는 작가는 “아이들을 ‘괴물’로 길러낸 것은 결국 디지털 세대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폭력과 억압”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작가는 등단 전까지 7∼8년간 논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책에 실린 단편들이 비행 청소년들의 충격적 일탈을 고발하는 세태 소설이 아니라 소통 부재의 사회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어린 영혼들의 성장 소설로 읽히는 것은 오랫동안 아이들과 호흡해온 작가의 연민어린 시선 덕분이다.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고,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받은 작가는 “앞으로도 청소년 문제같은 사회 문제에 관한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배두나 원정출연 ‘린다 린다 린다’

    배두나 원정출연 ‘린다 린다 린다’

    배두나의 원정출연,‘돈텐생활’‘바보들의 배’‘리얼리즘의 숙소’ 등으로 일본에서 마니아층을 거느린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국내 첫 개봉작.13일 개봉하는 ‘린다 린다 린다’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나와 입소문을 먼저 탔던 일본 청춘드라마이다. 졸업을 앞두고 교내 문화제에 참가하려던 여고생 밴드에 문제가 생긴다. 멤버들의 부상과 탈퇴로 해체위기에 놓이자 급히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 송(배두나)을 보컬로 뽑았으나 노래실력이 영 형편없다. 언어소통조차 원활치 않은 한·일 여고생들의 우정과 에피소드들에 주목했다. 더러 갈등이 있긴 하되 고만고만하게 유쾌한 어조를 유지하는 영화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는데도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신통한 재주가 있다.10대 관객들이야 두말 할 필요없이 영화속 감수성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겠다. 청춘드라마를 선택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겠지만, 어렵게 발품을 팔 기성세대 관객들에게도 시종 은은한 미소를 선물해줄 맑은 영화이다. 시사회를 다녀온 지 2주가 지난 지금까지 기자도 극중 배두나가 고함치듯 불러제낀 “린다 린다∼”를 흥얼댄다. 청춘의 고민과 혼돈의 색깔을 부담스럽지 않게 밴드의 선율에다 버무린 영화는, 세대를 뛰어넘는 아련하고 풋풋한 청춘송가이다. 지난해 아사히 신문에 ‘일본영화 베스트 3’로 뽑혔다. 명동CQN과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상영되며,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의정부 부대찌개 중국에도 진출

    의정부 부대찌개 중국에도 진출

    ‘부대찌개’는 전쟁과 빈곤의 상징에서 신세대의 퓨전요리로 진화했다. 이제는 전국적인 대중 메뉴지만 의정부의 부대째개만큼 전통의 맛을 내지는 못한다. 의정부에서도 가장 많은 부대고기 전문점이 밀집한 곳은 의정부 1동 ‘명물 의정부 찌개 거리’다. 그 중에서도 허기숙(75) 할머니가 지금도 손님을 맞는 ‘오뎅집’이 가장 오래됐다. 문을 연 지 47년째로 솥뚜껑을 뒤집어 냄비로 사용한다. ●20~30대에 시작, 60~70대된 할머니들의 깊은 손맛 국물 맛이 걸쭉하며 입에 감기는 뒷맛이 일품이다. 찌개 거리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집은 1972년 박용복(68) 할머니가 문을 연 ‘형네식당’이다. 이 집 부대찌개는 버터 냄새가 나면서도 상대적으로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부대찌개와 전골, 스테이크가 주 메뉴다. 박 할머니와 아들 임동혁(35)씨가 운영하는 본점에선 찌개와 전골, 딸 순혁(45)씨가 15년 동안 운영 중인 분점에선 찌개·전골외에 스테이크도 메뉴로 내와 소주를 즐기는 주당들이 많이 찾는다. 이 두 집 외에 찌개 거리엔 10여 곳의 부대찌개 전문점이 모여 있지만 집집마다 조금씩은 미묘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어 입 맛따라 단골들도 다르다.3대가 찾아오는 이들도 드물지 않고 때론 4대가 단골인 경우도 생기고 있다. 부대찌개의 주 재료는 원래 미군부대에서 나온 햄·소시지와 스테이크로 김치나 양배추 등과 섞어 만든다. 두부·당면·버섯을 다시마와 멸치를 우려낸 육수에 넣고 끓인다. 양념으로 고춧가루·양념장·후추·김치·파·마늘이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요즘엔 미군 부대가 축소되고, 신세대의 입맛도 옛날과 달라 부대에서 나오는 재료는 드물고 주로 수입 재료를 쓴다. 수년전만 해도 쇠고기외에 칠면조·고슴도치 고기까지 잡탕으로 섞어 버터 냄새가 물씬한 오리지널 부대고기를 맛 볼 수 있었다. 의정부 1동 찌개 거리가 수입 재료를 쓸 때도 가능동 지역 3곳의 부대고기 집은 부대에서 나오는 재료를 이용해 술안주로 제격인 볶음 요리 등을 찌개와 함께 내놨었다. ●오리지널에 가까운 맛 보려면 가능1동으로 가야 부대찌개의 본래 맛을 잊지 못하는 40∼50대 이상의 기성세대 중엔 의정부 1동의 현대화된 부대찌개를 상대적으로 일반 ‘김치찌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옛 맛의 향수를 토로하기도 한다. 가능1동 동사무소 옆에 45년째 한자리에서 영업하는 임순학(75)할머니의 ‘실비집’과 ‘정통부대고기(기사식당)’‘부산집’, 임 할머니의 딸이 의정부 2동 낙원웨딩부페 뒷 골목에 차린 ‘할머니 부대찌개’ 등이 ‘올드 부대고기’의 특징을 아직도 갖추고 있다. 부대찌개(초창기에는 ‘부대고기’라고 일컬었다.)는 한국전쟁 이후 주한 미군 전투부대인 미 2사단 사령부가 가능동에 주둔하면서 시내 곳곳에 예하 7개 부대를 포진시키면서 생겨났다. 부대찌개가 전쟁과 가난을 상징한다 해서 의정부시는 20년전 부터 공식적으로 ‘의정부 찌개’라고 부른다. 그러나 지금도 의정부 찌개라는 말보다 부대 찌개가 통용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월 공개한 ‘한국음식 메뉴 영문표기 지침서’에 부대찌개는 ‘Potluck stew with hotdogs & baked beans’다. 삶은 콩을 베이컨과 구워 소시지를 섞은 간단한 스튜요리를 뜻하지만 부대찌개보다 의정부 부대찌개 전문점에서 ‘스테이크’라는 이름으로 파는 요리쪽에 가깝다. ●신세대 즐겨찾는 퓨전요리로 ‘진화´ 전쟁의 피폐함 속에서 탄생한 부대찌개는 전쟁의 상흔이 아물어 갔어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았고 이제 신세대의 퓨전요리가 됐으며,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서울 신촌 연세대 주변엔 떡볶이와 부대찌개를 결합한 퓨전 음식점이 성업 중이고, 중국 베이징에도 부대찌개 전문점이 진출했다. 주한 외국인들도 버터맛과 한국의 전통 음식 찌개가 결합한 부대찌개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 부대찌개의 유래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고 정설이 없다.60년대 초 당시 존슨 미 대통령이 방한, 오산 기지를 방문하면서 들른 부대앞 식당에서 햄·소시지 등을 섞어 고추장을 풀어 만든 찌개를 내놔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존슨탕’으로 불리다가 미군이 주둔한 타 지역으로 전해져 부대찌개가 됐다고 한다. 의정부가 원조가 아니며 탄생 당시부터 외국인의 입맛에 맞았다는 얘기인데 확인하긴 어렵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이지나·LPG등 ‘제2의 장윤정’ 돌풍

    이지나·LPG등 ‘제2의 장윤정’ 돌풍

    ‘젊은 트로트를 들려주겠삼∼’ 트로트는 이제 현철 설운도 태진아 주현미 등의 목소리를 통해서만 들려지는 게 아니다. 또 더 이상 나이 지긋한 기성세대만 즐기는 장르가 아니다. 그만큼 트로트계에 신세대 바람이 거세다. ‘장윤정 효과’때문이다.2004년 장윤정이 ‘어머나’로 신구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얻었고, 트로트에 새 기운을 불어넣었다.2005년에는 ‘짠짜라’,2006년에는 ‘몰라 몰라’로 연이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젊은 세대가 부르는 것은 주로 트로트 댄스로 정통 트로트가 아니다.”라며 혹평하기도 한다. 또 한 명이 대박을 터뜨리면 이를 벤치마킹해 편승하려는 ‘깔때기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고인 물’로 쇠락해가는 장르였던 트로트에 신세대들이 도전하고 귀를 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좋은 징조다. 지난해부터 여성 트로트계에 신세대 돌풍이 거셌다. 오랜만에 2집을 낸 이지나(25)와 박주희(28), 노현정·정현(28) 쌍둥이 자매로 이뤄진 트로트 듀엣 뚜띠, 미스코리아·슈퍼모델 출신들로 이뤄진 여성 4인조 LPG, 여성 3인조 아이리스 등이 앞 다퉈 등장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01년 ‘나빠’라는 곡으로 국내 최초 트로트 댄스 가수로 이름을 남겼던 이지나는 로큰롤을 섞은 트로트 댄스 ‘사랑한다 말해’를 머릿곡으로 한 2집으로 장윤정 이후 트로트계 세대교체 선두주자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파워풀한 댄스와 이은하를 연상케 하는 허스키 보이스로 트로트계에서 한껏 주목받고 있는 것. 그녀는 KBS 전국노래자랑 등 공개방송과 기업 행사, 대학축제 등에 단골 초대 가수로 나서며 ‘트로트 쾌걸’이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이지나는 “편안하게 듣고, 즐겁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면서 “영원히 기억에 남는 실력 있는 트로트 가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세대교체 바람은 올해엔 남자 가수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각종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던 남성 트로트 듀오 바나나가 올해 초 1집 ‘검정가방’을 발매했다. 또 재미있는 가사와 코믹한 안무를 곁들인 트로트 댄스 ‘뽀뽀뽀’로 인기를 얻으며 ‘남자 장윤정’이라고 불려지고 있는 아이다(27)도 떠오르는 별. 지난달에는 펠리칸(34)이 록을 기본으로 한 트로트 ‘청춘’ 등 3곡을 담은 싱글 앨범을 내놓으며 한국복지재단과 함께 자선 행사를 겸한 전국 쇼케이스를 벌이고 있다. 개그맨 이홍렬이 노랫말을 쓴 것은 물론 제작에도 참여, 화제를 모았다. 고교시절 터보의 백댄서로 활약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남자 트로트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아이다는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같이 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면서 “그동안 트로트 음악이 엇비슷하게 들렸으나 ‘개성’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인간시대] 오덕만 위례문화역사연구회 회장

    [인간시대] 오덕만 위례문화역사연구회 회장

    서울 송파구 오금동 위례문화역사연구회 오덕만(47) 회장은 ‘배워서 남 주자.’란 좌우명을 품고 역사를 가르친다. ●문화기행·국토 체험학습 등 역사 가르치기 온 힘 “지식은 칼과 비슷합니다. 어떤 이는 사람을 해치는 데, 어떤 이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사용합니다. 지식을 남에게 어떻게 줄 것인지 고민하며 배우는 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는 주중에는 40∼50대를, 주말에는 10대를 가프친다. 몽촌역사관 몽촌토성 백제고분 등 한성백제유적지에서 활동하는 문화재 해설사 50명이 모두 오 회장의 제자다.2002년부터 3년간 잠실5·6동에서 역사문화기행을 이끌었고, 송파문화원에서 6년째 역사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오 회장이 역사 강의를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 아들(20)과 딸(18)이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이다. 주말이면 아이들 손을 잡고 역사유적지를 찾아다녔다. 좀더 재미있고 풍부하게 가르쳐 주고자 역사책과 신문을 꼼꼼히 챙겼다. 아이들이 즐거워하자 친구들도 ‘역사탐방’에 끼워 달라고 졸라댔다. ●목사직도 뒤로하고 ‘현장 체험 주말학교´ 열어 그렇게 입소문을 타더니 현장체험 주말학교가 개교했다. 본업이던 목사직도 내놨다. 초·중·고생 300명이 역사탐구·탐방반, 생태·문화체험반 등으로 나뉘어 공부한다. 주말학교는 철저히 현장 중심이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문화유적지를 배우고, 직접 방문해 보고 느끼는 수업이다. 궁궐, 서대문형무소, 광화문 육조거리, 국립민속박물관 등 책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다. 방학 때는 국토체험학습인 ‘스스로 찾아가는 우리나라’가 6박 7일 동안 진행된다. 초등학생 5∼6명이 한팀을 이뤄 문화유적지 관련 과제를 해결하며 국토 남단에서부터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다. 학생들은 길잡이, 살림꾼, 기록장 등의 역할을 맡아 팀을 이끈다. 과제는 ‘동양척식주식회사가 현재 무슨 건물로 사용되는가.’ 등이다. 선생님이 동행하지만 절대 조언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엄청 싸웁니다.‘너는 걸음이 늦다.’‘왜 너만 몰래 사먹냐.’그러면서 서로 돕고 의지하는 법을 터득하죠.” 아이들은 친절한 지역주민들에게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것도 배운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길을 물으면 “고생한다.”며 고구마나 과일을 준다. 지도를 얻으러 군청을 방문하면 공무원 아저씨가 “밥 먹고 가라.”고 붙잡는다. 길을 잃어 택시를 타면 운전사 아저씨가 “여행 즐겁게 하라.”며 돈을 받지 않는다. “뉴스를 통해 본 세상은 참 무섭지 않습니까. 강도, 살인사건이 대부분이니까요. 하지만 직접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면 참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세상 속에서 자신감과 더불어 장래의 꿈을 발견한다. “확실한 동기가 있어야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아이들은 국토체험을 하며 자신의 장점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죠.” 아이들은 스스로 길을 찾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고 오 회장은 설명했다. “문제는 기성세대입니다.” ●“사회와 부딪치며 체득토록 유도하는 게 참교육” 기성세대는 그동안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단다. 그래서 남과 다른 것을 용납하질 못한다. 옆집 아이가 학원을 몇 개씩 다닌다고 하면, 우리 아이도 보내야 할 것 같아 안절부절 못한다. 소수로 남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질 못한다. 항상 끌어안고 자신이 닦아 놓은 길만 밟으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경험한 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처럼 가라고 가르치는 것은 소용 없습니다. 사회와 부딪치며 아이들이 몸으로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의 교육입니다.” 오 회장은 이러한 교육법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아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홈스쿨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중국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경주 굴불사에서 선무도 수련생활을 거쳤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는 시간이었다. 아들은 제주관광대학을 다니고 있다. 딸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작곡에 흥미를 느꼈다.6학년이 되자 창작 동요제에 작품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아이가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악보로 옮기는 방법만 가르쳤을 뿐입니다.” 딸은 작곡가의 꿈을 가꾸며 국악고등학교를 다닌다. 오 회장 덕분에 역사를 배워 남에게 나눠주는 새로운 세대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성장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 감성정치에 대한 변명/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최근 한국의 정치과정에 대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비판 중의 하나는 이성(理性)보다는 감성(感性)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위 ‘감성정치’ 비판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의 정치 행태를 우려하며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신중한 이성적 판단과 숙고 없이, 충동적인 느낌과 열정을 좇아 무모하게 행동한다는 비판이다. 정치 지도자의 능력과 정책을 검증하기보다는 단지 그 개인이 만들어낸 이미지에 빠져 맹목적으로 좇아다니는 ‘노사모’와 그 유사 모임의 회원들, 국가 이익에 대한 신중한 고려 없이 순간적 감정에 휩쓸려 거리로 나와 촛불시위를 벌이는 젊은 유권자들, 인터넷상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충동적으로 폭발해 버리는 젊은 네티즌들, 이들은 감성정치의 대표적인 행위자들이다. 이러한 비판이 적어도 논리적으로 타당성을 갖는 것은 틀림없다. 현대 민주정치에서 이성적 판단과 숙고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감성적 정치 행위자들이 정말로 아무런 이성적 판단 없이 감성에만 의존한다면, 이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과연 실제로 그러한가.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성과 감성을 상충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처럼 이성적인 사람은 감성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마릴린 몬로처럼 감성이 풍부한 사람은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단정해 버린다. 하지만 감성과 이성은 얼마든지 양립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실 이 둘의 구분은 우리 인간들의 추상화 노력의 산물이지 실제로 이 둘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함께 작동한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현대 인지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적 판단은 완전치 못하며, 따라서 사고 과정에서 감(感)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감성적 정치 행위자들이 감성적으로 행동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이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단정해 버리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젊은 유권자들이 보여준 감성과 열정은 한국 정치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민주정치에는 이성적 판단 못지 않게 감성과 열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소위 ‘투표의 역설’ 이론에 따르면, 모든 유권자가 이성만 가지고 판단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누구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참담한 결론이 도출된다. 자신의 한 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비롯한 다양한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동인(動因)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구성원에 대한 애정, 그리고 참여를 통해 자신이 느낄 수 있는 만족감과 즐거움, 바로 감성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감성에 바탕한 정치참여가 정치개혁과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이다. 서구 사회의 경우 이미 40여년전 탈(脫)물질주의적 가치관으로 무장된 젊은이들에 의한 폭발적인 정치참여로 인해 커다란 정치변동과 발전을 경험한 바 있다. 그동안 급속한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을 달성한 한국 사회도 이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 젊은 유권자가 아무런 생각 없이 충동적으로 무책임하게 행동함으로써,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모든 젊은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리고 설사 일부 너무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다 신중하고 사려 깊은 기성세대가 이를 견제하고 완충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성과 감성의 조화는 한 개인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한 사회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1㎞ 뛸 때마다 장학금 5000원 쌓여요”

    “우리 청소년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입니다. 그들이 밝은 마음과 건강한 정신으로 자랄 수 있도록 기성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뛰고 있지요.” 임채호(56)씨. 현재 법무부 범죄예방 부산광역시 연제지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임씨는 마라톤 완주 경험이 25회나 된다. 그냥 단순한 마니아가 아니다. 달려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뛰는 발걸음마다 불우 청소년을 위해 쓰여지는 장학금이 생기기 때문.1㎞ 구간마다 지인들로부터 5000원씩 통장에 입금된다. 이 돈은 연말에 모범 소년원생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지난해에는 마라톤을 통해 모두 176만원을 모았다.10회 가까이 완주하며 땀흘린 결과다. 비록 적은 금액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정성과 십시일반 돕는 자세로 부산 오륜 정보산업학교(교장 최찬) 등 어려운 학교에 돈을 전달, 훈훈한 화제가 됐다. 임씨는 지난 19일 낮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펼쳐진 ‘제2회 고구려 역사지키기 마라톤 대회’에서도 완주(3시간47분58초)를 해 장학금 21만원을 모았다. 올해는 15회 정도 완주해 300만원을 목표로 정했다. 주위에 안타까운 청소년들이 많아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돕겠다는 각오를 새삼 다졌던 것. 아울러 뛸 때에는 가슴과 등에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이라는 홍보문구를 꼭 붙인다. 임씨는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을 종주할 정도로 산행을 좋아한다. 그러던 2001년 5월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보스턴 마라톤, 서울 국제마라톤, 동아마라톤 등의 풀코스를 완주했고 100㎞ 울트라마라톤을 2회나 완주했다. 그러면서 부산시 교육청과 연계해 각 학교에 범죄예방 강연활동을 꾸준히 해왔으며, 교통비를 아껴 장학금에 보탰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 2003년 부산 시민의 날에 ‘자랑스러운 시민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때 받은 상금 500만원과 자비 20만원을 보태 부산 연제구 불우이웃 26가구에 20만원씩 전달하기도 했다.김문기자 km@seoul.co.kr
  • MBC 신설코미디 ‘개그야’는 웃길까

    MBC 신설코미디 ‘개그야’는 웃길까

    MBC, 이번에는 웃기려나? MBC가 경쟁사인 KBS나 SBS에 비해 여전히 맥을 못추는 분야가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던 드라마는 최근들어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웃음 전쟁에서 움츠러들기만 했던 MBC가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다. 지난해 이경규, 김국진, 조혜련 등 올드 스타들을 투입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웃는 데이’의 간판을 4개월도 안돼 내렸고,‘개그야(夜)’를 신설했다. 본격적으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MBC로서는 처음이다. ‘웃는 데이’가 막을 내린 이유는 신선하지 않았기 때문. 스튜디오 녹화를 고집하며 경쟁사 공개 프로그램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도는 적중하지 못했다. 이제는 전문 MC로 자리를 굳힌 이경규 등은 세월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고, 식상한 패러디도 남발됐다. 시청률은 4∼5%에 머물렀다.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게 바로 ‘개그야’이다. 지상파 코미디프로그램의 쌍두마차 KBS ‘개그콘서트’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같은 형식의 공개 코미디 쇼. 잘 알려진 기성세대보다는 젊은 감각의 신인들을 등용, 추격전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KBS는 ‘개콘’ 외에도 ‘개그사냥’‘폭소클럽’을 꾸리며 신인 발굴에 앞장섰다.SBS도 젊은 피의 등용문이 될 프로그램 런칭을 고려하고 있다.MBC는 다소 늦은 셈. 지난 14일 열린 ‘개그야’ 공개녹화에서는 MBC 소속 개그맨과 틴틴패밀리 소속 개그맨 30여명을 투입,13개 코너를 찍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연기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개그야’를 위해 2년 만에 선발했던 신인 개그맨 9명 가운데에는 단 두 명이 출연하는 데 그쳤다. 연기력이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안해 안해’‘트로트 결사대’ 등이 눈에 띄었으나, 몇몇 코너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자아내기엔 어색한 점도 많았고, 아이디어가 쉽게 고갈될 것으로 보이는 코너도 있었다. 노창곡 PD는 “‘개그야’ 연기자들은 공개 무대에 있어서는 모두 신인이나 다름없다.”면서 “의욕은 앞서지만 경험 부족으로 떠는 모습을 보이는 등 아쉬운 점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첫 출발은 60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본이 탄탄하고 제작진이나 연기자들이나 목숨을 걸고 하고 있는 만큼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6일 오후 11시5분 첫 방송되는 ‘개그야’가 같은 시간대 최고 강자인 KBS ‘해피투게더-프렌즈’,SBS ‘웃찾사’와의 웃음 전쟁에서 선전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대가 주요대학 가운데 마지막으로 엊그제 정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함으로써 2006학년도 대학입시는 외견상 마무리됐다. 우리사회에서 초·중·고 교육의 목표는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가로 귀결되는 게 현실이기에 대학입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2006학년도 대학입시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느낀 점 몇가지를 간추렸다. 각 대학의 1차 합격자 선정이 끝났지만 많은 수험생에게 최종 입시는 정작 지금부터 시작된다. 중복지원에 따른 연쇄 대이동이 발동해 진학하는 대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대와 연세대에 중복합격한 학생이 서울대를 택하면 연세대에 빈 자리가 생기고, 이 자리로 서강대 합격자가 옮기면 다시 타대학 합격생이 서강대에 입학하게 되는 식이다. 연쇄이동의 전체 규모를 파악한 통계는 아직 없다. 그러나 학원가와 일선학교들의 경험치를 종합하면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정원의 0.5∼1.5배가 움직인다고 한다. 따라서 1차 합격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기번호’(추가합격 예비번호)를 받아둔 수험생들은 입학식을 코앞에 둔 3월 초까지 전화벨 울리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이같은 연쇄 대이동은 입시의 안정성을 해쳐 학생과 대학 양쪽에 모두 큰 피해를 준다. 그뿐이 아니다. 중복지원은 불공정 경쟁과 극심한 눈치작전의 원인이 된다. 수능시험 결과를 받아 이를 내신성적과 합산한 계산만으로 지원 대학·학과를 고른다면 이는 순진한 학생·학부모이다. 영악한 입시학원에서는 수년간의 통계치와 지원 경향을 분석해 A대학 B학과를 대기번호 몇번쯤으로 합격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이는 일반 학부모나 일선교사가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강남에서 이같은 입시 상담을 받으려면 보통 100만원이 넘게 든다고 한다. 올해는 눈치작전도 극심했다. 그 원인은 물론 재수에 대한 부담감에 있다.2008학년도 대입부터는 골간이 바뀌므로 내년 입시에서는 안전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여파가 이번 대입에까지 미쳐 재수를 기피하는 수험생들이 대거 하향·안전지원을 했고, 그 틈새에서 눈치작전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로또 입시’라는 비아냥이 유난히 유행했다. 눈치작전이야 한세대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성적과 지원 대학·학과의 합격선이 뒤엉킨 적은 없었다. 눈치작전을 배짱지원이라고도 하는데 순수하게 배짱만으로 지원대학을 고르는 수험생·학부모는 많지 않다. 이 역시 배짱 뒤에 돈으로 산 전문학원의 정교한 분석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명문대 입학은 아버지의 돈과 어머니의 정보력으로 결정된다.’는 속설이 다시금 위력을 떨친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얻은 학생이 원하는 데 가질 못하고 그 자리를 성적 떨어지는 학생이 차지한다면 이는 분명히 순리에 어긋난다. 성적이 좋은 순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끔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여학생의 교대 선호는 올해도 두드러졌다. 서울의 한 외고를 예로 들면 한반에서 연세대와 서울·경인 교대에 동시합격한 4명 가운데 3명이 교대를 택했다. 학원가에서는 이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본다. 우수한 인재가 2세 교육의 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은 박수 칠 일이다.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각 학문 분야에 고루 퍼지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원인이야 청년실업을 해소 못하는 기성세대에게 있지만, 취업을 보장하는 학교·학과로만 젊은 인재가 쏠리는 현상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열린세상] 사회생물학적으로 본 한국정치/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소위 민주정치를 한다는 국가 중에서 한국만큼 그 사회와 정치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지난 40여년간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토대로 현재 한국사회는 각 분야에서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정치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한국정치가 현재 경험하는 변화의 속도는 너무 빨라 때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있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언론 및 전문가 집단에서도 한국 정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조금 더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입장에서 한국정치를 바라본다면, 많은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사실 해외의 정치학자들은 대부분 한국이 그동안 이룩한 여러 정치발전의 성과를 보고 놀라며 부러워하고 있다. 민주화, 평화적 정권교체, 분권화와 같은 커다란 성과는 물론이고 경선제 도입을 통한 정당 민주화의 진척, 선거법 개정을 통한 1인2표제 도입, 개선되고 있는 정치 및 선거문화 등은 대표적인 부러움의 대상이다. 물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되어야 할 점은 많다.TV에서 보이는 의원들의 욕설과 몸싸움을 보고 치를 떨어보지 않은 국민은 드물 것이다. 타협보다는 극한 대결로 치닫는 노사 관계, 여야 관계 및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는 한국적인 대결주의 문화의 표출이다. 또 특정한 개인을 중심으로 뭉치는 정치인들의 행태와 그에 따른 정당 제도화의 어려움 등은 한국인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파벌주의와 연고주의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거시적으로 사회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한국정치가 나타내는 이러한 문제점도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하여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 보면, 개체들의 사회적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생태환경적 요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구 밀도는 이 개체들의 공격성향에 영향을 미치며, 음식이 부족한 정도는 개체의 사회적 네트워킹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은 우리나라에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이 상대적으로 격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오랫동안 먹을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연고주의가 발달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빈 공간도 많고 경제적으로 풍부한 스웨덴에서 발견되는 정치 스타일(노사간 혹은 여야간 정치적 타협, 개인적 연고에 바탕하지 않은 깨끗한 정치)을 한국에서 바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행히도 현재 한국사회 및 정치는 사회생물학적으로 볼 때 긍적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구증가율이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중요하게는 그간의 경제발전과 기술 발전 덕분에 경제적인 여유가 대폭 증가하였다. 물론 이러한 생태학적 환경 변화가 의식 및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그러나 조금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한국정치를 관찰한다면, 이러한 변화는 이미 감지할 수 있다. 요즘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있는 탈(脫)물질주의적 가치관의 부상과 확산은 좋은 예이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경제적 환경에서 자란 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매우 다른 형태의 정치문화와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설이 지나고, 이제 명실상부한 새해이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국민이 한국 정치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04일 TV 하이라이트]

    ●버라이어티(EBS 오후 6시20분) 브루클린 출신의 팝 가수 배리 매닐로의 명곡을 들어본다. 한국인 애창곡 순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배리 매닐로의 곡은 편안한 멜로디와 드라마틱한 음성, 때로는 흥겨운 리듬으로 듣는 이를 흥분케 했고 그로 인해 매닐로를 70년대 후반 기성세대의 음악적 정서를 대변하는 팝 가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5분) 300만평 소양호를 따라 짜릿한 즐거움이 펼쳐지는 강원도 인제. 얼음을 지치며 손맛이 일품인 빙어낚시, 빙원 위를 뜨겁게 달리는 얼음썰매. 겨울 빙판위의 짜릿한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겨울 인제 100배 즐기는 법을 알아본다. 민족의 얼을 찾고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민족시인 만해 한용운 기념관도 소개한다.   ●행복주식회사(MBC 오후 5시) 만원의 행복 MC특집 송은이 VS 김인석. 동료 개그맨 김대희의 결혼식에 간 은이와 인석. 은이는 먼저 결혼하는 대희에게 요절복통 영상편지를 보내고, 인석과 함께 축의금을 낸다. 두 사람이 낸 축의금은 얼마나 될까.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는 두 사람에게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지켜보자.   ●하늘이시여(SBS 오후 8시45분) 자경과 전화 통화를 시도하던 왕모는 연결이 안 된다는 신호음에 휴대전화를 집어던진다. 잠시 후 왕모는 자경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역시 만날 수 없자 낙담하고 만다. 그때 예리는 배득에게 전화를 걸어 자경이 메이크업 일을 그만둔 사실을 말하고, 왕모에게도 자경이 전화번호를 바꾸고 집을 옮겼다는 말을 전한다.   ●서울 1945(KBS1 오후 9시30분) 총독부 법무국은 석경이 운혁의 신원보증을 서겠다고 한 것이 문자작의 뜻인지 물어본다. 문자작은 석경이 동우와의 혼인을 거부하고, 운혁의 신원보증을 서겠다고 고집부리는 것에 대해 심상치 않게 생각한다. 석경이 총독부를 찾아갔다는 얘기를 들은 운혁은 감사를 표하고, 석경은 답례로 데이트를 요구한다.   ●인생이여 고마워요(KBS2 오후 7시55분) 준이가 후두염으로 응급실에 실려오지만 소아병동에는 빈 병실이 없다. 인석은 밤늦은 시각임에도 달려와 내과병동에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들의 병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은 연경은 회복도 덜 된 상태에서 병간호에 매달리고, 인석은 어머니로서의 낯선 연경 모습을 확인하며 쓸쓸해진다.
  • [문화마당] ‘황혼에서 새벽까지’/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2002 한·일월드컵’의 즐거운 난장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왜 이 제목을 뽑았는지 알 것이다. 한국 축구가 포르투갈을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을 때, 그리고 기적같은 역전승으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을 때, 세종로 사거리는 밤부터 새벽까지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도심 속을 활보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어디 세종로뿐이랴. 전국의 모든 거리는 마치 브라질 ‘삼바축제’나 독일의 ‘러브퍼레이드’를 연상케 할 만큼 열정과 환희로 뜨거웠다. 4년 전 이탈리아전 승리를 경기장에서 지켜본 나는 그날 새벽까지 대전 시내를 관통하며, 광란의 질주를 벌이던 청년 폭주족들을 똑똑히 기억한다. 평상시 같으면 폭주하는 청소년들에게 손가락질하던 기성세대들도 그날만큼은 관용과 박수로 응답했다. 흔들리는 버스 위로 올라가 구호를 외치는 청년들, 다양한 태극 스타일을 뽐내는 여성들, 늦은 새벽까지 거리를 활보하는 10대들은 규범과 권위의 도시를 낭만과 자율의 도시로 바꾸어 버렸다.‘2002 한·일월드컵’의 시간과 공간은 러시아 문학비평가 미하일 바흐친의 말대로 서로 이질적인 주체들이 모여서 다성적인 목소리를 내는 카니발의 세계였다. 지구촌을 카니발의 세계로 만들 월드컵이 다시 4년 만에 찾아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6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고, 아드 보카트 체제 아래 세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할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기적은 경기장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4년 전 거리에서 벌어진 기적같은 응원의 열기, 우리는 이 카니발의 기적을 다시 기다리고 있다. 불행하게도 ‘2006 독일월드컵’은 시차 때문에 우리 시간으로 늦은 밤, 아니면 새벽에 한국 경기가 열리게 된다. 거리 응원의 환경은 최악이다. 과연 시민들은 시차의 난관을 딛고 6월 전설을 떠올리며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있을까? 사람들은 경기가 벌어지는 새벽까지 무엇을 하며 지낼까? 아니 새벽에 경기가 끝나고 난 후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다시 집으로 회사로 돌아가야 하나? 월드컵은 축구대회가 아닌 세계 모든 인종과 종족이 참여하는 문화축제이다. 문화축제로서 월드컵은 축구장에서만 벌어지는 이벤트가 아니라 거리로 확산되는 카니발이다. 현재 서울시와 정부 관계자들은 밤과 새벽에 벌어지게 될 한국경기의 거리 응원을 놓고 고심 중에 있다. 새벽에 벌어지는 토고와 프랑스와의 경기를 거리에서 응원하자면 적어도 늦은 밤부터 각종 문화이벤트를 열 수밖에 없고, 밤 11시에 벌어지는 스위스와의 마지막 경기 후에 시민들에게 거리를 어떻게 개방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안전과 교통문제를 생각해 거리응원을 포기하기에는 4년 전 마술같았던 거리응원의 유산들이 너무 아쉽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청계광장과 시청광장을 2006독일 월드컵 거리응원 장소로 지정하여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개최할 것을 고려 중에 있다. 벌써 몇몇 기업들은 이 곳에서 벌어질 응원문화의 마케팅 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쟁을 벌이고 있다.“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시청광장의 거리응원을 후원했던 SK Telecom은 당시 수천억원의 광고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독일월드컵 승리를 기원하는 거리응원은 시공간의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이제 6월이 되면 도심 거리는 치열한 문화전쟁의 장으로 바뀐다. 문제는 그 응원의 공간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거리응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과 시민들을 단합시키기 위해,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방송사가 자사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까? 아니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열정이 넘쳐나는 문화해방구가 될까? 경기 장소가 독일이든, 경기 시간이 새벽이든 거리응원의 주인은 시민들이다. 응원의 거리는 정부와 기업과 방송의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것이어야 한다. 사사로운 이익에서 벗어나, 잠시동안이라도 시민들에게 축제의 거리를 온전히 내어주는 미덕이 필요하다. 한국의 독일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새벽부터,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서 다시 마술같은 응원의 카니발이 재연되길 꿈꿔본다.“황혼에서 새벽까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58개띠들의 이야기/각계인사 27명 인생기록

    대한민국 국민치고 ‘58년 개띠’에 관한 ‘살벌한(!)유언비어’ 혹은 ‘눈물겨운 수난기’ 한 토막 들어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내가 말이야,58개띠인데’라거나 ‘그 사람,58개띠잖아’라는 말은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 마련이다. 십이간지에 태어난 해를 붙여부르는 이 전무후무한 58개띠의 기원은 어디서 출발한 걸까. 그리고 도대체 왜 58개띠가 화두가 되는 걸까. 술자리 야사로만 내려오던 58개띠의 인생역정을 당사자들 스스로가 낱낱이 밝힌 책이 나왔다. ‘58개띠들의 이야기’(화남)는 각계 각층의 인사 27명이 58개띠로서 살아온 인생보고서이자 난생 처음 우리 사회에 발언하는 집단의 목소리이다. MC 임백천, 국회의원 정병국, 김상철 공평아트센터 관장, 서홍관 국립암센터 의사, 시인 방남수·서애숙, 화가 류연복, 소설가 임영태·조명숙씨 등 필자들의 면면에서 보듯 가난, 반공, 유신, 뺑뺑이로 상징되던 58개띠들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추적인 세력으로 성장했다. ‘왜 58개띠인가’라는 질문에 시인 이재무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우리 세대 스스로가 붙인 수식어의 혐의가 더 짙다.”면서 “좋게 말하면 동료의식, 나쁘게 말하면 피해의식의 발로인 셈인데 다른 세대가 나서서 말하기전에 그들이 우리를 보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줄여보려는 것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했다. 58개띠의 설움은 중·고교 무시험 전형인 ‘뺑뺑이’의 첫 수혜자, 기성세대와 386세대사이의 이른바 ‘낀 세대’,IMF체제하의 명퇴바람을 고스란히 맞은 세대라는 기구한 역사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임백천씨는 “동문회 모임에 가서 ‘58년 뺑뺑이들은 저쪽 구석으로 가라’고 농담섞인 박대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으면 참으로 억울하기까지 하다.”고 털어놨다. 명리학 공부를 한 시인 정영희씨는 “무술생은 괴강살을 타고나 자기주장이 강하고, 여자는 남자보다 더 사나운 팔자”라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저녁 서울 충무로 음식점에서 열린 출판 자축연에서 이들은 그간의 설움과 억울함을 털어내며 이렇게 외쳤다.‘58개띠들에게 축배를!’.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상사 모두 만두 빚는 일과 같아”

    “세상사 모두 만두 빚는 일과 같아”

    ‘비둘기집 사람들’‘소수의 사랑’‘바람의 노래’등 세 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한 작가 은미희(46)가 첫 단편집 ‘만두빚는 여자’(이룸)를 펴냈다. 전남 광주에서 방송사 성우, 신문기자로 활동하다 1996년 전남매일,19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소설가로 전업한 작가는 지방의 허름한 여인숙에 깃든 하층민(비둘기집 사람들), 근친상간과 동성애(소수의 사랑), 떠돌이 엿장수 공연단(바람의 노래)같은 그늘진 인생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주는 작품을 주로 써왔다. 표제작 ‘만두빚는 여자’의 미례도 삶이라는 무대에서 한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주변부 인생이다. 미례는 아파트 단지 어귀의 다섯평 남짓한 만두가게에서 10년 넘게 만두를 빚고 있다. 치매걸린 노모와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그녀에게 삶은 까딱 잘못 손놀리면 터져버리는 만두피같은 것이다.‘미례는 생각했다. 세상사는 일도 만두 빚는 일과 동일하다고. 세상일을 싸잡아서 무리 없이 제 안으로 끌어안는 것. 조심하지 않고 조금만 힘을 줘도 여기저기 만두피가 찢어지고 내용물이 쏟아져서 먹음직스럽게 빚어지지 않듯 세상일도 그렇다고.’(66쪽) 외롭고 막막한 일상을 견딜 수 없는 그녀는 성질 고약한 뜨내기 남자 손님에게 몸과 마음을 주지만 남자는 노모를 핑계삼아 그녀와 그녀 뱃속의 아이를 버린다. 분노와 아픔, 슬픔을 만두소에 버무려넣은 그녀가 노모가 가출하자 새로운 남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결말은 아릿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어느덧 기성세대로 전락한 386세대의 쓸쓸한 자화상을 보여준다. 친구 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단지 ‘가진 자’라는 이유로 그를 경멸했던 20대 청년들은 그들 스스로도 결국 돈밖에 모르는 속물로 변했다. 나날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대학강사 성모(편린, 그 무늬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잊지 못하는 송 노인(나의 살던 고향은), 홀어머니를 모시는 문제로 갈등을 빚는 부부(갈대는 갈데가 없다)등 수록작의 등장인물들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힘있는 필체에 힘입어 우리 이웃들의 생생한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첫 창작집 출간에 대한 소감을 “기쁘다거나 설레지 않고 다만 무서워 숨고 싶을 따름”이라고 밝힌 작가는 “앞으로 인생의 밝은 부분을 그린 소설을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곧 서울로 거처를 옮겨 새로운 삶을 시작할 계획이다.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대마법사 멀린 1,2부(KBS2 오후 11시15분) 아서 왕 이야기는 국내에서도 각종 출판물이나 영상으로 널리 알려졌다. 아서 왕 하면 원탁의 기사, 엑스칼리버, 카멜롯 외에도 영원한 도우미 마법사 멀린이 떠오른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멀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TV용 영화이지만, 샘 닐, 이자벨라 로셀리니, 룻거 하우어, 헬레나 본햄 카터, 마틴 쇼트, 미랜다 리처드슨 등 국내에도 익숙한 인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판타지 영화를 제작해온 홀마크 엔터테인먼트가 1998년 만들었다.90분짜리 2편으로 이뤄진 작품을 KBS가 4편으로 나눠 2주 동안 방영한다. 1부 ‘악마의 후계자’와 2부 ‘아서 왕의 승리와 멀린의 복수’에서는 멀린의 성장기와 아서 왕과의 만남, 그리고 아서 왕의 죽음을 다룬다. 멀린(샘 닐)은 악의 여왕 맵(미랜다 리처드슨)이 어둠의 세계를 이끌어갈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 창조한 마법사다. 열일곱 살까지 평범한 인간으로 자란 멀린은 어느 날 니무에(이자벨라 로셀리니)를 구하려다 자신에게 마법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멀린은 자신에게 억지로 마법을 강요하는 맵과 갈등을 일으킨다. 멀린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맵이 지원하는 볼티건(룻거 하우어)에 맞서 유서 왕을 돕는다. 멀린은 유서 왕의 혈육인 아서(폴 커런)를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시키고 그에게 신검 엑스칼리버를 주며 브리튼의 왕위에 오르게 하는데…. ●호랑이를 구하라(EBS 오후 1시50분) 국내에서는 ‘록키’(1976)로 유명한 존 G 아빌드슨 감독이 연출했다. 또 유명한 코미디 배우 잭 레먼이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며 말론 브랜도, 알 파치노, 로버트 레드포드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당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몰락 위기에 처한 의류 사업가가 보내는 하루 반나절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반전 운동과 흑인 운동으로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격한 갈등을 겪었던 1970년대 미국의 자화상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직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가 해리 스토너(잭 레먼)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또 가족들과는 화목하지 못하고 2차 대전 당시 전우들은 모두 죽고 자기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거래처의 압박 등 숨막히는 현실은 덤이다. 해리는 우연히 만난 여인 마이라와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곧 냉혹한 현실로 돌아가게 된다. 그는 사업유지를 위해 보험금을 타려고 자신의 공장에 불을 지르려 하는데….1973년작.9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생각하는 영농 ‘대박 조건’

    생각하는 영농 ‘대박 조건’

    ‘농업, 거꾸로 보면 대박이 보인다!’ ‘어머나’의 가수 장윤정. 트로트가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며 성공을 일궈냈다.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과 적극적인 틈새시장 공략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같은 ‘블루오션’(경쟁이 없는 미개척 시장) 전략은 시장개방과 무역장벽 등 어려운 여건에 처한 요즘 한국 농업인들에게도 좋은 교과서가 된다. 농림부와 재정경제부가 3일 발간한 책 ‘농자천하지대박’(농촌정보문화센터 펴냄)은 ‘농업계 블루오션’ 전략을 담고 있다. 기업형 농업(농기업) 경영을 하는 10곳의 경영혁신 사례를 통해 성공의 비밀을 소개한다. 과연 ‘대박’과 쪽박’을 가르는 기준을 뭘까. ●발상의 전환, 블루 오션을 찾아라 ㈜감나루(대표 백성준)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감을 재료로 한 ‘천연 아이스 홍시’를 개발했다. 떫은 맛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과일로 취급받던 감을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꾀한 것.‘탈삽기술‘(떫은맛 제거 기술)을 이용,300원짜리 감을 3000원짜리로 고급화해 결실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6억원에 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신기술과 전문지식을 활용하라 ‘원예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제주종묘(대표 김태훈)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한 농법으로 성공 신화를 썼다. 김 대표는 21세기 세계 농업의 경쟁은 결국 ‘종자’에서 시작될 것으로 봤다. 식량 자급률이 30%인 국내 사정을 감안할 때, 신품종 개발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에 끊임 없이 지역 특성에 맞는 새품종 개발에 매진, 씨감자에 이어 당근의 새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허브 아일랜드(대표 임옥)는 농업과 문화를 접목시켰다.‘웰빙’시대의 흐름에 맞게 허브를 삶의 모든 분야에 적용,‘음식과 휴식’이라는 토털 문화체험 상품으로 개발했다. 직원들이 허브가공, 꽃꽂이, 세공 관련 28개 자격증을 습득, 해당 기술을 허브 관련 상품 개발에 적용,2000여종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장인정신과 경영마인드의 만남 ㈜건강나라(대표 한경희)와 ㈜바이오이숍(대표 이영춘)은 수십년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성공 경영을 일궈냈다. 15년의 다양한 채소 ‘양액재배’(토양 없이 작물 재배) 경험을 바탕으로 ‘새싹 채소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특히 특급호텔과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해, 상위소득 1% 계층을 겨냥하는 명품 이미지를 구축했다. 바이오이숍은 45년간의 도라지 연구와 15년간의 농사실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통상 3년인 도라지의 수명을 21년으로 연장한 장생도라지재배에 성공했다. ●생산·유통·판매과정의 수직 계열화 닭고기 브랜드의 선두인 ㈜하림(대표 김홍국·이문용)은 코스닥 등록기업이다. 양계장으로 시작해 육계산업을 선도하는 핵심기업으로 성장했다. 성공 요인은 체계적이고 철저한 계열화와 수직통합, 사육과 가공, 판매를 동시에 운영하는 통합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마련했다.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200여가지의 신선육 제품과 180여가지의 육가공제품을 개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막을 수 없다면 손 잡아라 전남 해남군의 ㈜참다래유통사업단(대표 정운천)은 농산물 시장개방을 앞둔 우리 농가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대상이다. 세계적 명성의 뉴질랜드산 키위를 누르고 성공적으로 국내시장을 지켜낸 이 회사의 성공 전략은 ‘제품 특화’다. 외국 기업과 손잡고 ‘키위’라는 외국산 농산물을 ‘참다래’라는 국산 과일로 바꿨다. 또 구황작물에 지나지 않던 고구마를 고급화해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라 ㈜해드림(대표 이종우)은 인터넷 쌀가게의 원조다. 온라인에 쌀가게를 개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유통구조를 구축했다. 주문후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신선한 쌀’이라는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로 20% 이상의 가격 상승효과를 얻었다. 지난 1990년 이천양동조합으로 출발, 현재 국내 돼지고기 생산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도드람’(조합장 진길부,CEO 원종섭)은 사료·양돈·가공의 계열화 전략을 썼다. 개별화된 농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경영체를 구성했다. ‘도드람 포크’라는 공동 브랜드로 출하, 경비를 절감하고 판매망을 확충,22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조합으로 성장했다. ㈜학사농장(대표 강용)도 소비자와의 직접 만남을 시도했다. 유통업체에 판매장을 개설해 직접 판매하고, 유통전문회사 ‘유기데이’를 통해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유기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안정적인 유통채널을 확보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세대·지역별 정체성 ●우리 사회의 정체성 세대·학력·소득별로 국가를 보는 시각은 현저히 다르다. 그 중에서도 세대는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변수로 작용한다.386세대로 일컬어지는 40대의 사회적 위치가 대표적 예이다. 현실적으로 개혁적 성향이 강한 40대를 빼고 우리 사회를 설명하기 어렵다. 분명 그들은 정치·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력·소득별 의견 차이는 정치적 부문에서 가시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경제 부문에선 성장에 힘을 모으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화해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라는 데 대해 65%가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성·연령·소득별로 따지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국가안보에 적극적이다. 남성의 동의율은 67.6%인 반면 여성은 63.0%이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은 67%대로 저소득층 60.2%와 비교가 된다.40대가 동의하는 비율은 다른 연령대와는 차이가 확연한 편이다.40대는 69.3%나 된다. 전적인 동의가 22.8%, 대체로 동의가 46.5%이다.30대는 67.7%,20대는 63.5%이다.50대 이상은 61.2%로 의외로 가장 낮다. 40대의 이러한 경향은 이른바 코호트 효과로서의 특징이다. 베이비 붐 세대인 40대는 사회·문화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독특한 경험을 가졌다. 이런 탓인지 삶에 있어 원칙과 믿음도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다. 친일문제·군부독재시절의 인권 침해 등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국가가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제대로 개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갈등이 아니라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두 가지 질의에서도 40대만의 특이점이 보였다.40대는 과거사 청산에 대해 61.4%, 개혁에 따른 국민통합에 대해 67.2%가 동의했다.30대는 과거사 문제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은 세대인 탓에 다소 이념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40대는 정작 과거사를 경험한 50대 이상의 51%보다 더 나선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40대의 코호트 효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대학 재학 이상과 월수입 300만원 이상인 응답자도 과거사 청산과 개혁에 적극적이다. 특이하게도 20대들의 63.5%가 과거사 청산에 적극 지지했다. 나아가 사회 일각에서 노무현 정부가 과거사 정리, 국가보안법 개정 등 국가의 근본을 뒤흔들면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비율이 40대는 21.5%로 가장 높았다.20대는 17.5%,30대는 17.6%이다. 대학 재학 이상의 21.8%,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18.8%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신지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이 57.1%, 강원도 22.0%가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66.4%는 동의하지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27.0%는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봤다. 반대 의견을 밝힌 17.1%의 정치적 성향이 전통적인 의미에서 쉽게 진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40대의 경우도 개혁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스스로 이념적 진보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진보라는 40대의 비율은 19.5%에 그치고 있다. 40대의 정치적 정체성의 구체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필요한 요소에서도 드러난다. 전체적으로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26.9%가 법과 질서의 확립,20.3%가 자유경쟁체제의 강화,16.8%가 사회약자에 대한 보호,11.5%가 기회균등보장,10.5%가 사회에 대한 책임성 강화,6.5%가 인권 보장을 들고 있다.30·40대가 꼽은 우선순위도 전체 응답자와 같다. 반면 20대는 법과 질서보다 자유경쟁체계 강화를 1순위로 꼽았다. 국민 1인당 GNP가 1만달러 선에서 주춤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 세대·학력·소득별로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개혁보다 성장이라는 경향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극복하려면 25.7%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주도형 성장 확산,24.9%가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내수 기반 확대,21.3%가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위한 경제환경 개선,10.6%가 재벌소유 완화 등 경제정의 실천을 제시했다. 남성들은 수출주도형 성장, 내수기반확대, 경제환경 개선 등의 순인 데 비해 여성들은 내수기반 확대, 수출주도형 성장, 경제환경개선 등을 꼽고 있다.50대들도 내수기반 확대에 우선순위를 뒀다. 종합해 보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10여년 동안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정권의 등장은 우연한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개혁적 흐름은 40대의 사회 진출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 또 고등교육을 본격적으로 받은 세대로 민주화, 탈냉전 시대를 거쳐 중년층으로 성장한 40대의 성향은 정치와 사회 각 분야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결국 그들도 기성세대가 되고 사회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20·30대가 앞으로 10년,20년 후 현재 40대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20·30대도 개혁적이지만 40대보다는 덜한 만큼 10년 후 한국 사회는 또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연령효과 ·코호트 효과 사회경제적 변수 중 세대, 학력, 소득은 응답자의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세대는 가장 핵심적인 배경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에서 세대에 대한 두 가지 논거가 있다. 세대의 ‘연령 효과(age effect)’와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집단)’가 그것이다. 연령효과는 사회적·생물학적 성숙과정에 따른 차이다. 일정한 시점에서 특정 연령층의 행동이나 태도들에서 관찰되는 변천들이 성장 및 노화라는 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된다라는 말도 이에 해당한다. 코호트 효과는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화 경험에 의해 빚어진 차이다. 코호트에 따른 성장 패턴의 차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러한 개념 틀로 보면 4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코호트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국가현안 “경제” 64%· “개혁” 6% 국민들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과제로 개혁이 아닌 성장을 꼽았다. 또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사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정치권의 움직임과 국민들의 요구가 엇박자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권 예비후보 가운데 국가 현안을 풀 능력을 가진 ‘적합 후보’로 이명박 서울시장을 들었다. 국민들의 64.3%는 경제발전에 치중하기를 원했다. 남녀노소, 소득, 직업, 지역, 학력, 이념 성향 등을 떠나 압도적이다. 반면 지속적인 개혁은 6.0%, 사회차별과 불평등 해소는 5.6%, 지역주의 청산은 3.9%에 그친 것도 경제발전에 대한 강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수치인 셈이다. 특히 사회의 이념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소인 안보 강화는 0.8%, 남북문제 해결은 2.9%로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국민통합만 가까스로 10%가 넘는 12.6%에 머물렀다. 시급한 국정과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과제 해결 적합 후보’에 대한 질문에서 이명박 후보의 꾸준한 상승 곡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 시장의 상승 추세는 지난해 3월 19.7%,6월 21.6%,12월 25.4%로 나타났다. 연령·학력·직업·소득 등의 영역에서 경쟁자를 크게 앞섰다. 다만 무응답 비율이 34.4%에 이른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고건 전 총리는 18.6%,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5.7%로 지난해 3월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6월 이후 약간 오르다 12월에는 12.0%로 떨어졌다. 박 대표의 경우,50대 이상의 지지가 15.3%로 가장 많고,40대가 10%,20대가 12.5%,30대가 9.2%였다. 경제발전 부문의 경우, 이 시장의 적합도 평가는 지난해 3월 25.2%,6월 28.5%,12월 28.8%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는 12월 현재 17.9%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지만 박 대표는 13.5%로 경제발전 영역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정 장관은 4.2%에 불과하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달라진 연말연시

    중국의 ‘츠주잉신(辭舊迎新·연말연시)’이 뜨겁다. 서구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배척받던 크리스마스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축제로 탈바꿈하고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는 상혼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단제’(聖誕節)가 끼어있는 연말 연시는 춘제(春節·구정), 라오둥제(勞動節), 궈칭제(國慶節)와 함께 4대 명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 연시를 맞은 베이징(北京) 동북부 차오양취(朝陽區) 싼리툰(三里屯) 거리.‘오렌지족’들의 거리로 알려진 이곳은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저녁 6시가 넘어서면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200∼300m의 2차선 거리 양쪽에는 가로수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번쩍이고 울긋불긋한 네온사인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라이브 록음악이 정신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학생 왕한(王涵·21)은 “학점 경쟁과 취업 걱정으로 찌든 심신의 피로를 연말연시 때 풀지 않으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한 뒤 “친구들과 맥주파티를 하면서 신나는 록음악에 몸을 흔들고 나면 정신이 개운해 진다.”고 웃는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 역시 연말 연시를 맞아 화려하게 변모하고 있다.‘둥팡신톈디(東方新天地)’ 백화점의 경우 10만개의 수정구슬이 달린 7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압권이다. 직원들 역시 산타 복장으로 연말 연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2006년’ 신년을 코앞에 두고 베이징의 거리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백화점·상가마다 대대적인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세일이 한창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중심가와 대학가 주변은 새로운 연말연시 풍속도를 뽐내고 있다. 왕푸징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정징(鄭晶·24)은 “25일 성탄절부터 신년 휴가(1월1∼3일)는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라며 “춘절이나 노동절·국경절이 기성세대의 명절이라면 성탄절 등 연말연시는 젊은이들의 축제”라고 밝혔다. 최근 베이징일보(北京日報)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7%가 ‘선물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선물 대상도 연인이나 친구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는 적다. 다분히 상업적이다. 크리마스 만찬이란 이름의 식단이 각 호텔마다 상품화되고 ‘크리스마스 이브’는 ‘핑안예(平安夜)’로 불리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키스 경연대회’나 패션쇼가 펼쳐진다. 업계의 ‘연말연시 특수잡기’도 한창이다. 왕푸징(王府井)과 시단(西單), 차오양취(朝陽區)의 중심 상업가나 하이뎬취(海淀區)의 대학가 주변 상점들은 특유의 성탄 장식과 함께 각종 캐럴을 틀어 대며 고객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베이징의 웬만한 백화점들은 연말연시를 겨냥, 구입 금액 500위안(6만 5000원)이상이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여행 패키지와 디지털 카메라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에서는 한류(韓流)를 이용한 업계의 마케팅이 불을 뿜고 있다. 벨레노, 보시니 등 의류업체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집이나 DVD 등을 선물로 내놓고 고객을 붙잡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호텔의 ‘귀족 파티’ 마케팅도 인기가 높다. 상류층을 겨냥,1인당 비용 2500위안(32만 5000원) 안팎의 ‘연말연시 파티’가 날개돋친 듯 팔린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차이나월드호텔(中國大飯店) 등 차오양취의 중심 상업지구에 있는 고급 호텔들은 1인당 1500∼2000위안(약 21만 500∼26만원)에 식사와 주류, 각종 연예 공연 등을 포함한 성탄절 연회 패키지 상품을 출시, 초대권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1억명에 달하는 중산층 가운데 상당 수가 가정용 장식 나무나 외식, 선물 등에 가족당 평균 1000위안(13만원)을 이미 썼거나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올 연말연시 특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500억위안(6조 5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호텔, 전자상가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연말연시 대목을 겨냥, 파격적인 저가 전략과 각종 판매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쥔타이(君太)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화려한 성탄절(華禮聖誕) 판촉전을 개시, 올 연말까지 겨울 의류를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중유(中友)백화점 등 일부 백화점은 젊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성탄절 이브인 핑안예(平安夜)에 판촉행사를 겸한 철야 밤축제를 개최, 수천명이 몰려드는 대성공을 거뒀다. 전통적으로 대목 특수에 민감한 전자 유통상가들도 성탄절 상전(商戰)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궈메이(國美)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제품의 판매 마진을 30∼60%까지 낮춘 파격세일에 돌입했다. 주요 호텔 영업부에는 기업과 기관, 각 사회 단체들로부터 성탄절 행사를 위한 연회실 예약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연말연시 기간에 거래처와 합작선을 접대하려는 기업들의 연회실 수요가 많다.”고 소개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학생들 사이에서 ‘연인주택(情侶公寓)’이 인기다. 일명 ‘중뎬방(鐘点房·시간 임차방)’이라 불리는 이 연인주택은 일종의 ‘러브 호텔’로 성탄절 전후로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연인주택은 지난 10월 궈칭제(國慶節) 연휴 기간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크리스마스 전야에는 빈방이 없고 최소 3∼4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넓은 방과 에어컨,TV 완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80% 할인’ 등의 연인주택 광고 전단이 ‘대학가를 둘러쌌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연인주택은 대학교 부근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3∼4개, 많으면 5∼6개의 방이 있다. 주말에는 80(1만 2000원)∼100위안(1만 5000원)이지만 가난한 연인들을 위해 시간당 10(1500원)∼15위안(2250원)을 받기도 한다.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 특급호텔들이 크리스마스 만찬으로 한끼에 수천위안씩 하는 이벤트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며 ‘과소비’를 질타하고 있다. 보수적 중장년층도 젊은이들과 업계의 호들갑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신랑(新浪, Sina.com) 등 중국 언론들은 주로 젊은이들이 전통 명절인 구정보다 성탄절 열풍에 더 깊숙이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과도한 상업주의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개탄했다. 기독교 신자들이 많지 않은 중국에서 성탄 분위기에 이처럼 들뜨는 것은 맹목적으로 ‘서양 문화’를 추종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춘제 등 전통 명절을 멀리하고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같은 서양 축제일을 좇는 것은 문화적 주체성을 버리는 행위란 가시돋친 지적도 눈에 띄었다. 이에 맞서 서양문화를 무조건 배척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거나 성탄절 분위기에 젖는 자연스러운 조류를 억지로 거스르려는 것은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oilman@seoul.co.kr ■ 시간당 27000원 ‘1회용 애인’ 구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연시를 맞아 중국에서 ‘링레이 젠즈주’(類 兼職族·특별 아르바이트족)가 출현했다. 겨울 방학을 앞둔 요즘 대학가 주변 게시판에 ‘페이 광가오(陪廣告)’가 심심치 않게 나붙고 있다. 페이(陪)는 중국어로 동반 또는 함께 친구를 해 준다는 뜻으로 임시 연인이나 친구를 모집하는 광고다. ‘연인(情人)들의 계절’인 연말 연시에 심심하고 외로운 부자들과 놀아주는 여대생 페이주(陪族·동반족)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페이랴오(陪聊·채팅 동반)’,‘페이완(陪玩·놀이 동반)’, ‘페이창거(陪唱歌·가라오케 동반)’ 등 내용도 다양하다. 일부 대학교의 여학생 숙소 앞에는 ‘인생을 논할 수 있는 여학생 구함. 시간당 보수는 200위안’,‘충분한 보수 보장’ 등의 의미심장한 광고도 심심치 않다. 시간당 15(약 2000원)∼20위안(2600원)을 받는 가정교사나 5(680원)∼10위안(1300원) 안팎의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면 이러한 특별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엄청나다. 수요자들은 대부분 개혁·개방 후 ‘돈벼락’을 맞은 졸부들이다. 동반자의 조건으로 가장 먼저 쾌활한 성격과 외모를 따지지만 명문대 여대생을 더욱 선호한다. 현지 언론들은 졸부들이 연말연시 파티에 “누구의 동반자가 학력이 더 좋고 얼굴이 예쁜가?”를 서로 자랑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중국신문사는 “동반 아르바이트생의 ‘수고비’는 천차만별이지만 하루에 1000위안(13만원)까지 버는 학생들도 많다.”며 “이들이 봉건시대에나 존재했던 부자들의 ‘체(妾·첩)나 다름없다.”라고 질타했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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