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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남관 검사는?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 파헤쳐…盧 전 대통령 보좌”

    조남관 검사는?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 파헤쳐…盧 전 대통령 보좌”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에 조남관(52·사법연수원 24기) 서울고검 검사가 내정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청와대가 국정원 내부 감찰과 인사에 관여하는 핵심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힌 것은 강도 높은 개혁·쇄신 작업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정원의 ‘빅5’ 요직 중 하나인 감찰실장은 내부 조직 감찰과 직원 징계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조 검사는 검찰에서 국정원 파견 형식으로 일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그는 1995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조 검사는 2000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1과장을 맡았다. 그는 1973년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 숨진 최종길 전 서울대 법대 교수의 의문사 사건을 파헤쳤다. 참여정부 후반인 2006∼2008년에는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고 근무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2013년 수원지검 안양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할 당시에는 중·고교·대학 축구부 감독에 심판까지 연루된 ‘축구 체육특기생 입시비리’를 적발했다. 이 밖에 조 검사는 광주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법무부 인권조사과장과 인권구조과장,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 광주지검 순천지청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산에 벌 4만마리 방사, 알고보니...

    남산에 벌 4만마리 방사, 알고보니...

    서울 남산공원에 솔잎혹파리먹좀벌 4만 마리가 방사된다. 남산의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솔잎혹파리를 박멸하기위해서다. 서울시는 5일 남산공원 남측 사면 2㏊에 솔잎혹파리먹좀벌 4만여 마리를 방사한다고 밝혔다. 솔잎혹파리먹좀벌은 솔잎혹파리의 천적이다. 솔잎혹파리 유충은 솔잎에 들어가 벌레혹을 만들고 수액을 빨아먹어 솔잎 생장을 중지시킨다. 2∼3년간 피해가 지속되면 소나무를 고사시킬 정도로 치명적인 해충이다. 해당 지역은 재작년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으로 2년마다 예방주사를 놓고 있다. 여기에다 농약을 추가로 살포할 경우 시민들의 불편과 소나무 고사 등 피해가 우려돼 시는 대책마련에 고심했었다. 서울시는 솔잎혹파리의 천적인 솔잎혹파리먹좀벌을 사육하는 경상북도에 무상분양을 긴급 요청했다. 몸길이가 1.38㎜ 안팎에 불과한 솔잎혹파리먹좀벌은 솔잎혹파리 유충이나 알에 자기 알을 낳아 기생해 유충을 죽게 한다. 벌침도 없어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솔잎혹파리먹좀벌을 인공사육중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의 상징인 소나무를 해충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경상북도에 감사드린다”며 “남산을 쾌적하게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새벽 귀가… ‘崔게이트’ 재수사 차질 불가피

    정유라 새벽 귀가… ‘崔게이트’ 재수사 차질 불가피

    법원 “구속사유·필요성 인정 어렵다” “난 몰라·엄마 책임” 전략 통한 듯 법원이 3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강제송환된 정씨는 즉각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서울중앙지법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영장전담 판사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가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정씨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강 판사는 “영장 청구된 범죄사실에 따른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화여대에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하고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고도 정상 학점을 취득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았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의 부탁으로 당시 최경희 총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이대 핵심 보직 교수들이 주도해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씨를 체육 특기생으로 합격시키고, 출석하지 않고 과제물도 내지 않은 정씨에게 학점을 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청담고 재학 당시 승마협회 명의로 허위 공문을 내 공결 처리를 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정씨는 이대 부정 입학과 학사 비리, 청담고 허위 공문 제출 등 혐의와 관련해 어머니가 주도적으로 벌인 일로 자신은 전혀 사정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어머니 최씨나 기소된 이대 관계자들과 공모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영장 기각으로 ‘이대 비리’ 피고인들과 부정 입학·학사 비리를 공모한 적이 없다는 정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밖에도 검찰은 정씨를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했지만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는 이런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인인도의 근거가 된 체포영장에는 업무방해, 위계 공무집행방해,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란 3가지 혐의가 적시됐는데 인도 당시와 달리 추가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려면 덴마크 정부의 추가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2015년 12월과 2016년 1월 강원도 평창 땅과 최씨 예금을 담보로 당시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총 38만 5000유로를 대출받아 독일 슈미텐의 주택을 사는 등의 용도로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장 기각으로 검찰은 앞으로 최장 20일 더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삼성 승마 지원금을 정상적인 재산으로 둔갑시키려고 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뇌물수수 공모 여부 등을 추가로 수사하려던 검찰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필요성을 피력한 가운데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전면 재수사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영장 기각으로 재수사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영장 기각 사유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거나 정씨를 불구속 기소할 전망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정유라 영장심사 공방…“최순실과 공모” VS “나는 몰랐다”

    정유라 영장심사 공방…“최순실과 공모” VS “나는 몰랐다”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정씨 측이 구속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심문은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오후 2시부터 5시 37분쯤까지 세 시간 가량 열렸다. 319호는 지난해 11월 3일 최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법정이다. 외국 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검찰에서 조사받던 중 체포됐던 최씨는 이곳에서 흐느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구치감에 대기하다 오후 1시 30분쯤 법원으로 이동해 법정에 출석했다. 옷차림은 지난 이틀과 같았지만, 머리카락을 한 가닥으로 묶은 모습이 달라졌다. 검찰 측에서는 정씨 관련 주요 사건을 담당하는 중앙지검 특수1부 이원석 부장검사 등 3명이, 정씨 측에서는 최씨를 변호하는 이경재 변호사와 권영광·오태희 변호사가 입회했다. 앞서 정씨를 체포 상태에서 조사하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0시 25분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에게는 청담고 재학 시절 허위 서류를 제출해 봉사활동 실적이나 출석을 인정받은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이화여대에 체육특기생으로 부정하게 입학하고 학점 특혜를 받은 혐의(업무방해) 등이 적용됐다. 독일에서 부동산을 사고 유럽에서 생활하는 동안 외화를 지출하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도 포함됐다. 정씨는 각종 혐의에 대해 자신은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을 줄곧 펼쳤다. 그러나 검찰은 최씨와 공모한 정황이 있으며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정씨가 국외 도피 생활을 했다는 점 등을 들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씨 측은 각종 혐의가 최씨 주도로 이뤄졌으며, 알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덴마크에서 송환 불복 항소심을 포기하고 사실상 자진 입국했다는 점 등을 들어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다. 심문을 마친 정씨는 중앙지검으로 돌아와 결과를 기다린다. 올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결정했던 강부영 판사는 이날 밤늦게 또는 다음 날 새벽쯤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중앙지법 312호 법정에서는 최씨의 직권남용 등 혐의 속행공판이 열렸다. 이 재판은 오전 서류증거 조사만 진행돼 모녀가 같은 시간에 법원에 있진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송환] 딸 체포된 날, 최순실 징역 7년 구형 “유라 나쁜 아이 아니다… 용서해 달라”

    [정유라 송환] 딸 체포된 날, 최순실 징역 7년 구형 “유라 나쁜 아이 아니다… 용서해 달라”

    정유라(21)씨가 오랜 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그의 모친 최순실(61)씨는 법정에서 “국민과 재판부가 딸을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최씨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의 심리로 진행된 자신과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딸이 오늘 어려운 귀국길에 올라 가슴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딸이 사춘기에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아 심하게 말한 것이지 나쁜 아이는 아니다”라며 “딸이 정치적 상황으로 승마를 포기해야 해 이대에 특별히 부탁할 이유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최씨는 “딸이 5살부터 승마를 했고 오로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권력과 재력으로 대학에 들어갔다고 쓴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딸이 남은 생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국민과 재판장이 딸을 용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최씨와 최 전 총장에 대해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다른 법정에서도 재판을 받고 있는 최씨는 이대 입시·학사 비리와 관련해서는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사문서위조미수 등 4개 혐의로, 최 전 총장은 업무방해 및 국회 위증 등 2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업무방해 및 위증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남궁곤(56) 전 이대 입학처장에 대해 징역 4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하정희(40) 순천향대 교수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자신의 퇴진을 앞장서 요구했던 김혜숙 신임 총장의 취임식 날 구형을 받았다. 박충근 특검보는 이대 재학생들이 작성한 대자보 등을 인용하며 “이 사건은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회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공평성을 침해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른 체육 특기생의 경우에도 정씨만큼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정유라 “돈도 실력,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 원망해”…촛불민심 도화선

    정유라 “돈도 실력,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 원망해”…촛불민심 도화선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31일 한국으로 강제송환됐다. 정씨는 2014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와중인 지난해 9월쯤 한 시민에 의해 이 글이 온라인을 타고 세상에 알려졌다. 이 글은 삽시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퍼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글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적 지위와 계급을 결정하는 시대상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금수저·흙수저’론이 광범위하게 회자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국민적 분노를 자극했다. 연령과 계층을 넘어 ‘촛불 민심’이 불타오르는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씨는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라는 모친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학창 시절 각종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교육 농단’의 중심인물로 거론된 배경이다. 정씨는 승마 특기생으로 서울 청담고에 재학하던 시절 수업시간에 출석하지 않고 수행평가에 참여하지도 않았지만, 체육교과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일부 교사는 정씨의 대학 진학에 유리하도록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허위 기록하기도 했다. 학사·출결관리, 성적처리, 수상 등 전방위적인 특혜가 주어졌다. 이화여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2015학년도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 승마 종목에 지원한 정씨는 규정을 어기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면접을 봤다. 그는 전체 면접자 가운데 최고 점수를 받아 합격했다. 입학 이후에는 수업을 빼먹고 시험을 치르지도 않았는데 학점을 취득하는 특혜가 이어졌다. 여기에는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해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대학 고위층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박영수 특별수사팀 수사에서 드러났다. 대통령의 권세를 등에 업은 최순실씨가 딸을 위해 이들을 움직인 정황도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정씨가 사실상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장본인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최씨 등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대한승마협회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들을 좌천시킨 것도, 삼성그룹을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에 눌러 앉혀 거액의 승마훈련비를 지원하도록 한 것도 그 중심에는 정씨가 있었다. 국정농단이 딸에 대한 최씨의 모성애에서 비롯됐다는 일각의 분석도 이런 정황에 터 잡은 것이다. 배경이야 어찌 됐든 정씨는 승마 종목 최초의 한국인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어릴 적 꿈을 접고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구속 여부를 떠나 어쨌건 재판에 넘겨져 모친인 최씨와 함께 법정에서 얼굴을 맞대야 하는 참담한 순간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부터 정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도 정씨의 처벌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세균조차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세균조차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우리는 살면서 꽤 많은 사람을 만난다. 출퇴근 버스와 지하철 안, 오가는 거리에서 그리고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와 닮은 사람을 보면 신기해한다. 왜냐하면 지구상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외모, 성격, 태도, 가치관 등이 똑같은 경우는 없다.비슷할 것 같은 부모 형제도 다르다. 물론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는 예외이지만. 동물이나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개나 고양이, 다양한 종류의 가축들, 더 나아가 야생의 동물들은 물론 대다수의 식물, 심지어 곰팡이와 버섯까지 같은 종이라도 동일한 개체는 없다. 세균이나 단세포 진핵생물은 제외하더라도 매우 많은 종류의 생물들은 모두 조금씩이라도 다르다.왜 그럴까. 정답은 생물들의 유성생식 때문이다. 유성생식을 하면 생물 개체들은 다양한 특징을 나타내게 된다. 반면 무성생식을 하는 세균이나 단세포 진핵생물은 복제품처럼 똑같은 개체가 존재한다. 유성생식은 암컷의 난자와 수컷의 정자가 수정돼 자손이 태어나는 번식 방법이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면서 부모의 염색체(유전물질)가 자손에게 전달된다. 사람은 아버지로부터 가장 큰 염색체인 1번에서 가장 작은 염색체인 22번까지, 그리고 성염색체를 포함해 23종 23개 염색체가 전달되고 어머니에게서도 마찬가지로 23종류 23개 염색체가 전달된다. 23개 염색체에는 약 2만 1000개의 유전자를 비롯한 모든 유전정보가 담겨 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돼 태어난 아기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전부 23종류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게 된다. 아이는 나중에 배우자와 만나 자손을 낳을 때 23종류 23개의 염색체를 전달한다. 이 아이가 태어날 때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1번 염색체 중에서 1개가 선택되고 2번 염색체 중에서 1개가 선택되는 등 이렇게 23번 염색체까지 선택이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자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염색체의 조합은 2의 23제곱개로 약 840만 가지의 생식세포가 생길 수 있다. 여기에다 배우자도 같은 수의 생식세포가 생길 수 있으니까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긴 자손의 유전적 다양성은 적어도 70조(840만×840만) 가지가 된다. 그러니까 형제자매라도 유전적으로 동일할 가능성은 많아야 70조분의1로 사실상 0에 가깝다. 유성생식 과정을 통해 이렇게 다양한 유전적 조성을 갖게 되면 생물들은 다양한 환경에 대비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기생생물과의 싸움이다. 사람을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은 많은 종의 세균과 미생물이 서식하는 숙주이다. 이 기생생물들은 매우 빠르게 다양한 변이를 만들어 낸다. 이에 대응해 숙주인 동식물이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면역 관련 세포를 만들 유전적 다양성이 필요하다. 남미의 한 양서류는 기생충이 창궐하면 유성생식, 기생충이 잦아들면 무성생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유성생식을 통해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유전자를 가진 자손은 자연 도태됨으로써 생존에 부적합한 유전자를 솎아 내는 효과도 있다. 이런 이점 때문인지 무성생식을 하는 동물인 담륜충도 외부의 유전자를 몸 내부로 받아들여 자신의 유전적 조성을 다양하게 만든다. 또한 세균도 다른 세균과 활발하게 유전자를 교환해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역사 국정교과서가 폐지됐다. 순전히 생명과학의 관점, 즉 생물의 존속에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반추해 보면 이는 타당한 것 같다. 왜냐하면 다양성은 강한 콘텐츠를 만드는 유용한 수단이고 그것이 교과서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기 때문이다.
  • [글로벌 인사이트] 신종 바이러스 공포…인간이 자초한 역습

    [글로벌 인사이트] 신종 바이러스 공포…인간이 자초한 역습

    종식 선언 1년 만에…전염병 에볼라 민주콩고에서 다시 발생…글로벌 안보 위협으로 급부상 도시화·지구온난화 여파…3만년 전 지층서 ‘몰리바이러스’ 발견…바이러스 대공항 경고 ●“전염병 시대 막을 내리게 될 것” 허언인 셈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2일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전염병 에볼라가 다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WHO가 에볼라 종식 선언을 한 지 1년여 만이다. 지난 27일 현재 확인된 환자 40여명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에볼라는 2014년 초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인접국으로 확산됐다. 당시 2만 8616명이 감염되고, 이 중 1만 1310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해당국 정부들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었다. WHO는 이 지역에서 에볼라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일 경우 최근 개발된 테스트 백신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전 세계가 사람과 사물 및 공간이 인터넷을 매개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100년 전보다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에 더 취약한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에볼라 이외에도 지카바이러스, 메르스, 조류독감 등 세계적으로 대륙을 넘나드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바이러스 대공황’이 언제든 닥칠 수 있다는 의미다. 1918년 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으로 최소 5000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희생자 수보다 많다. 타임에 따르면 1980년 이후로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 발생 건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50년간 세계 인구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전염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 곳곳에서 전염병 발병은 이제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2015년부터 임신부가 걸리면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세계 84개국으로 퍼져 지난해 2월 WHO가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1969년 월리엄 스튜어트 당시 미국 공중위생국장은 당시 다양한 항생제 개발을 근거로 “전염병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이 예측은 허언이 된 셈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기 감염 우려가 적은 에이즈나 에볼라보다 2013년 중국에서 시작된 A형 조류독감(H7N9)이 세계적인 바이러스 대공황을 일으킬 우려가 더 크다고 분석한다. 조류독감은 그동안 조류와 조류 사이에서 감염을 일으켰으나 이제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대개 폐렴 증상을 보이고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치사율이 41%에 이르는 H7N9를 이대로 놔둔다면 더 강력하게 진화해 사망자가 수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NHK 방송은 지난 1월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도쿄 시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조류독감 환자 1명이 발생했을 경우 2주 동안 전국으로 퍼져 35만명이 감염되고 수개월 안에 최대 64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과거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최근 자주 출현하는 것은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다. 라누 딜런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3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를 통해 “도시화, 해외 여행의 활성화 등으로 전염병 유행이 과거보다 더욱 빈발하고 있다”면서 “WHO의 위상이 약화되고 미국의 과학연구 투자, 유엔의 해외 원조 규모가 축소되면서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은 동물로부터 유래한다. 원래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안에서만 증식할 수 있으며 숙주가 죽으면 바이러스도 생존할 수 없다. 숙주를 죽일 만큼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숙주와 공멸하기 때문에 널리 퍼지기가 쉽지 않다. 바이러스의 유행이 계속되려면 숙주 집단 크기가 어느 정도 규모를 넘어야 한다. 특히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는 이른바 ‘스필오버’ 현상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와 철도, 항로의 발달로 그동안 인간과 접촉이 없었던 숲속 야생동물이 일반 가축을 통해서, 또는 직접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이 모두 그런 사례다. 특히 사스와 메르스의 전염원으로 꼽히는 박쥐는 수백만 마리가 한 동굴에 서식하며, 포유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비행할 수 있어 짧은 기간에 바이러스를 광범위한 지역에 퍼뜨릴 수 있다. 조류와 조류 간 감염을 일으키던 조류독감도 계속 진화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늘어난 육고기 소비에 맞춰 공장형 축산이 많아진 것도 조류독감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선진국 백신 개발 소홀… 트럼프는 복지부 예산 뚝 지구온난화도 전염병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지난해 브라질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고 이후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으로 퍼지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카바이러스의 전염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의 서식지가 그만큼 확산됐고 인류 운송 수단의 발전으로 대륙을 넘나들게 된 것이다. 이집트숲모기는 아직 동북아시아에 서식하지는 않지만 ‘사촌뻘’인 흰줄숲모기는 한국과 일본 등에도 나타나 언제든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 NHK는 북극,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에서 이상 기온 현상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중 하나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등이 2015년 3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한 몰리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아메바에 기생하는데 증식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인후편도염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연구진은 몰리바이러스뿐 아니라 온난화로 인해 나타날 미증유의 바이러스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들이 전염병에 대처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1976년 처음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이 40여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개발을 앞두게 된 것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치료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캐나다 연구팀이 이미 2004년 동물실험에서 에볼라 백신의 효과를 입증했지만 대형 제약회사들은 시장성이 없다며 개발에 소극적이었다”고 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CDC 센터장을 아직 지명하지 않고 있고 보건복지 관련 예산을 151억 달러 삭감했다. 이 예산 삭감분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 있는 전염병 연구 기관으로 알려진 미국 국립보건원(NIH) 운영 자금도 포함돼 있다. 이 밖에 미국 국무부와 산하기관의 대외 원조 예산은 380억 달러에서 271억 달러로 28% 이상 삭감돼 그만큼 외국의 질병 예방에 투입되는 예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타임은 우려했다.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같은 독지가들이 팔을 걷고 나서게 됐다. 게이츠가 주도하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영국의 웰컴 트러스트 자선단체 등과 손잡고 지난 1월 ‘전염병 대비 혁신 연합’(CEPI)을 출범시켰다. 초기 지원금으로 4억 6000만 달러를 지원받게 된 이 기관은 전염병 백신을 개발하고 비축하는 것이 목표다. 게이츠는 타임 기고문을 통해 “미국인들은 후진국에서 발생하는 전염병 예방에 대한 투자가 세금 낭비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결국 이러한 투자가 전염병이 미국으로 확산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대 첫 직선제 총장 김혜숙 “정유라 사태 공식 사과할 것”

    이대 첫 직선제 총장 김혜숙 “정유라 사태 공식 사과할 것”

    “학교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서 안정화 작업을 해 나겠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처럼 학교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겠습니다.”김혜숙(63) 이화여대 신임 총장(철학과 교수)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법인행정동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쁜 마음보다 상당히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 24~25일 이화여대 개교 131년 만에 처음으로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해 치른 직선제 선거를 통해 선출됐다. 김 총장은 24일 첫 선거에서 7명의 후보 중에 33.9%로 1위를 했지만 선출 기준인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고, 25일 2위 득표자와 결선투표를 펼쳐 57.3%의 득표율로 선출됐다.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그를 제16대 총장으로 임명했다. 취임식은 오는 31일 이대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열린다. 김 총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서 저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학내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추스리고 신뢰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 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특혜 비리에 대해서는 “체육특기생 문제는 비단 이대뿐 아니라 전체 대학 사회의 틀 속에서 해결해 나가야 될 문제”라며 “체육학과 교수들과 상의해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 “(정씨 특혜 비리에 대해) 이사회와 상의해서 적절한 시점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지난해 평생교육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갈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본관 점거 사태와 정씨의 부정입학 의혹 제기 당시 최경희 전 총장의 반대편에서 교수 시위를 주도했다. 또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대 학생들의 학내 시위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김 총장 임명으로 지난해 10월 최 전 총장이 사퇴한 이후 7개월간 지속된 총장직무대행 체제는 끝났다. 앞서 학교 측은 갑론을박 끝에 지난 4월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모든 구성원이 참가하는 총장 직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선거권자 1명마다 교수는 1표, 직원 0.567표, 동창 0.025표, 학생 0.00481표로 환산됐다. 1990년 윤후정 전 총장 선출 당시에도 직선제를 시행했지만 당시에는 교수만 참여했다. 결선투표에는 선거권자 2만 4859명 가운데 1만 1270명(45.3%)이 참여했다. 학생의 95.4%(9384명)가 김 총장을 지지했고 교수(52.7%), 직원(69.7%), 동문(57.2%)들도 절반 이상이 표를 줬다. 이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김 총장은 미국 시카고 대학원에서 철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87년부터 모교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이화여대 관계자 다수는 김 총장에 대해 학내 적폐를 청산할 적임자라고 평가했지만 일각에선 이사회와 관계가 먼 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 총장은 “저는 반(反)재단이었던 적이 없고 우리 학교 재단의 소중함을 잘 안다”며 “잘 화합해서 여러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런웨이 조선] 한복의 섹시美 ‘하후상박’

    [런웨이 조선] 한복의 섹시美 ‘하후상박’

    전통시대의 유행은 상류층의 패션이 퍼져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8대 천민 중 하나인 기생이 조선의 복식을 선도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스타일은 ‘하후상박’(下厚上薄)이다. 하후상박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노출’이다. 복식에서의 노출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방법이고, 둘째는 얇게 비치는 옷감을 이용하여 시스루룩을 만드는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옷을 딱 달라붙게 입음으로써 신체를 드러낸다. 결과적으로는 섹시해 보이기 위한 것이 노출이지만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다르다.‘여자는 자고로 허리가 가늘어야 한다’고 한다. 여성미를 대표하는 것이 가는 허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나 가늘어야 아름다운 허리라고 할 수 있을까? 미의 여신 비너스의 허리둘레는 약 26인치이며,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의 평균 허리둘레는 25인치이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여주인공 비비안 리가 18인치의 허리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쓴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펑퍼짐한 한복 치마로 어떻게 섹시함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전통시대 여성들은 착장의 기술로 허리는 물론 가슴, 엉덩이, 손, 발을 섹시하게 표현하여 여성성을 극대화했다.조선시대 기생은 합법적으로 남성의 접근이 허용되었다. 미모와 재주도 뛰어나고 매혹적이었다. 그러나 한평생 남자의 노리개와 같은 인생을 살다가 가치가 없어지면 바로 버림을 받는 묘한 신분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기생들은 벼슬아치의 첩이 되어 일반인처럼 살기를 원했다. 그러나 조선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로 직업은 물론 음식, 주택, 복식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신분을 구분했다. ‘경국대전’과 ‘신보수교집록’에는 ‘사족의 부녀로서 수놓은 의상을 입는 자는 가장(家長)을 아울러 논죄하며, 사대부의 첩과 서자, 의원, 역관, 잡직 등에 있는 사람의 처로서 교자를 쓰는 자, 초피여모를 쓰는 자, 상한(常漢)의 계집으로서 사라능단을 착용하는 자도 이에 해당한다’고 하였으니, 돈이 아무리 많고 지체가 높아도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여기에 ‘의녀와 기생은 금하지 말라’는 예외 조항이 있었다. 특혜도 이만저만한 특혜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신분과 바꾼 복식의 자유를 어떻게 누렸을까. 기생의 옷은 일반 여성들의 복식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고리의 색상은 초록, 노랑, 분홍, 옥색, 흰색에 자주색 회장을 달고 소매 끝에는 남색의 끝동을 달거나 하얀 거들지를 달았다. 또 다홍색이나 남색의 안고름도 달았다. 치마 색은 남색과 옥색이 주를 이루었으며, 길이는 땅에 끌릴 정도로 길고 폭은 넓게 해서 주름을 많이 잡았다. 치마에는 넓은 치마말기를 달고 그 끝에 끈을 길게 달았다. 본격적인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저고리는 겨드랑이 살이 보일 정도로 길이를 짧게 줄이고, 앞가슴이 벌어질 정도로 품을 딱 맞게 줄였다. 팔뚝은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까지 줄였다. 치마는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이를 길게 만들었고, 폭은 최대한 넓게 만들었다. 이제 짧고 좁은 저고리와 함께 길고 풍성한 치마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진주 미인 산홍은 흰색의 치마말기 아래 잔주름을 잡은 치마를 그대로 늘어뜨려 입었다. 얌전하고 다소곳해 보인다. 앞으로 늘어뜨린 흰색의 치마끈과 살짝 빠져 나온 흰 버선발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서울 미인 홍랑은 한 손으로는 머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려 입었다. 그 속에 감춰져 있던 속옷과 작은 버선발이 보인다.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장성 미인 취선은 치맛자락을 걷어 올려 겨드랑이에 껴입었다. 길게 늘어진 치맛자락을 가슴 쪽으로 바짝 끌어당기자 엉덩이는 풍성해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다리는 홀쭉해 보인다. ‘춘향전’에 묘사된 ‘홍상자락을 에후루쳐 세류흉당의 딱 붙이고, 초마자락을 훨싱 추워다 턱 밋트 딱 붓치고’와 같은 모습이다. 이렇게 보니 완벽한 S라인이다.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니다. 평양미인 계월향은 주름 잡힌 치마를 앞가슴과 뒤 엉덩이 쪽이 볼록해지도록 걷어 올려 입었다. 가장 많은 속옷과 버선이 보이지만 계월향의 모습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손에 들고 있는 장도(粧刀)다. 장도는 여성의 순결을 상징하는 소품이다. 손바닥만 한 저고리 속에 감춰진 가슴, 크고 풍성한 치마로 드러난 허리와 엉덩이의 선, 과하지 않게 의도된 속옷과 버선의 노출. 모두가 한복으로 표현한 섹시함이다. 여기에 여성으로서의 자존심은 소품인 장도로 지켜냈으니, 착장 기술로 나타난 전통시대 여성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보면 지금 당장 런웨이에 올려놓아도 부족할 것이 없을 것이다.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 [역사속 공무원] 담배 피웠다 잘린 신하들 수두룩

    [역사속 공무원] 담배 피웠다 잘린 신하들 수두룩

    中 “밀무역 땐 참수” 대책 요구도 문재인 대통령이 담뱃값 인하 대신 저소득층 면세 담배를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애연가들은 ‘1호 공약 파기’라며 들끓고 있다. 담배는 조선시대 임금님들도 어쩔 수 없었을 만큼 중독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기호품이다.“오래 피운 자가 유해무익한 것을 알고 끊으려 하여도 끝내 끊지 못하니, 세상에서 요상한 풀이로구나.” 인조실록 37권 1683년 8월 4일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심양에 담배를 보내다 발각되어 힐책당했다는 내용으로 이를 보고하던 중 담배의 폐해에 대해 말한 것이다. 말한 사람을 명기하지 않아 임금의 탄식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담배를 물리치기 위해 조정이 얼마나 고심했는지 엿볼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담배가 처음 등장한 것은 광해 15년인 16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2월 15일자에는 동래 왜관(倭館) 화재사고에 대한 것으로 “왜인들이 담배를 즐겨 피우므로 떨어진 담뱃불로 화재가 일어난 듯하다”고 화재 원인을 보고했다. 숙종실록 24권 1692년 2월 27일자는 실화 책임자에 대한 추문으로 “능 안에는 수목이 무성하고 가건물이 많아 화재 위험이 커 남초(담배)를 엄중히 금지하도록 명했다. 그럼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재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실화하여 놀라고 소란스러웠다. 병조의 해당 낭관(官)을 파직하고 실화자를 찾아서 구속하라”는 내용이다. 담배가 처음 들어 온 16세기 초에는 근무 중 흡연이 주요 탄핵사유 중에 하나였다. 인조실록 19권 1628년 8월 19일자는 경기도 광주 이오(李?)의 상소로 “신하들이 비국(비변사)에 모여도 우스갯소리나 하며 담배나 피울 뿐이고 진영에 있는 자들은 기생이나 끼고 술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통탄스럽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조실록 39권 1630년 7월 9일자는 공무를 소홀히 한 장령의 직위해제를 요청하는 것이다. 사헌부 장령 홍무적은 “장령 조중려가 대사헌이 첫 출근하여 집무를 시작하던 날,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동료를 태만히 대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다시(茶時)에는 소장이 접수되었으나 법과 규례를 어겼다”며 “이는 동료에게 가볍게 보인 본인의 소치이니 저를 파직함이 마땅하다”고 스스로 파직을 신청했다. 이날 인조는 새로 부임해 온 동료를 담배를 물고 대한 장령 조중려와 중국 사신 전송에 불참한 김수현 등을 직위해제했다. 근무 중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어 귀양살이를 한 관료도 있다. 정조실록 21권 1786년 2월 21일자를 보면 병조에서 “합격자의 방을 내걸 때 금군장 이수봉이 인정전 뜰에서 장죽으로 담배를 피웠으니 먼저 면직시킨 뒤 잡아들이소서”라고 아뢰자 임금이 엄히 곤장을 치고 귀양을 보내도록 했다. 남국에서 왔다는 의미로 남초 또는 남령초(南靈草)로 불린 담배는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으로 전해졌는데 폐해가 심각해지자 중국이 담배 밀무역 근절을 강력히 요구해 최고 참수형까지도 처할 수 있도록 했다.인조실록 38권 1639년 3월 22일자는 중국 심양에 갔던 주청상사 윤휘가 가마에 담배를 숨겨갔다가 적발되어 봉변을 당했으면서도 이를 보고하지 않아 파직했다는 내용이다. 40권 1640년 4월 19일자는 담배 1근 이상을 밀무역한 자는 참수한 뒤 보고하고, 이하는 일단 구속한 뒤 경중을 따진다는 내용이다. 실제 참수형이 있었는지는 기록이 없으나, 파직당하거나 구금된 경우는 수없이 많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 백령도 지키는 ‘군인 부부 러브스토리’

    백령도 지키는 ‘군인 부부 러브스토리’

    해사 동기… 아내 동반 근무 자원 고향·종교 달라도 안보 앞 한몸 “부부가 지키는 이 바다야말로 가장 믿음직스럽지 않겠습니까?” 21일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해병대 제6여단에는 해군·해병대 동기 부부가 함께 근무하며 서북도서 방어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남편 서성욱(38) 해병 소령과 아내 김부경(37) 해군 소령이 그 주인공이다.남편 서 소령은 공병중대장으로 서북도서 방호를 위한 철조망 등 장애물 설치와 통로개척, 작전 시설물 구축, 대규모 시설공사 등을 총괄하고 있다. 해군 연락장교인 아내 김 소령은 해병대와 해군의 원활한 합동작전 등을 조율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해군사관학교 57기 동기생이다. 해사 최초 여생도였던 김 소령을 남편 서 소령이 짝사랑했고, 해사 응원단 활동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아 4학년이 되던 해 서 소령의 고백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해병대와 해군으로 각각 임관한 두 사람은 4년간 연애한 뒤 2006년 대위로 진급하던 해 부부가 됐다. 결혼 11년째이지만 대부분의 군인 부부가 그렇듯 부부가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한 시간은 2년여에 불과하다. 아이 둘의 유년기에 가족들이 모두 한 집에서 생활한 기억이 아예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김 소령 뇌리에 스쳤다. 결국 김 소령은 둘째가 여섯 살이 된 올해 초 남편이 있는 백령도 근무를 지원했다. 경상도(남편)와 전라도(아내)로 고향도 다르고, 불교 집안(남편)과 기독교 집안(아내)으로 서로를 포용하기 힘든 환경에서도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각자 속한 해군과 해병대 조직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 때로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부부이자 동기, 그리고 전우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 서 소령은 “적 해안포가 포문을 열고 있는 최전방 백령도에 내 가족이 있다.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 너무 명확하다”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윤석열 사법연수원 동기들 재조명…박범계부터 강용석까지

    윤석열 사법연수원 동기들 재조명…박범계부터 강용석까지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면서 그의 면면이 재조명되고 있다.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파란만장한 사법연수원 23기생들’ 이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검사의 동기들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정렬 전 부장판사,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용석 변호사 등이 윤 검사와 사법연수원 생활을 함께 했다. 박범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사를 “형”이라고 칭하는 등 친분을 드러낸 적이 있다. 윤석열 검사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았을 당시에는 “그가 돌아온다. 복수가 아닌 정의의 칼을 들고”라고 말하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과거 박 의원이 국회의원 당선 후 연수원 동기들끼리 축하 모임을 마련했을 때의 일화도 있다. 당시 윤 검사는 모임에 참석해 10분간 아무말 없이 술 한잔만 마신 뒤 떠났다고 전해진다. 이후 박범계 의원은 “국회의원과 현직 검사가 사석에서 함께 있으면 검찰의 정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나에게 깨우쳐 주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석열 검사가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를 맡은 뒤 좌천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사람이냐고 친구들이 묻습니다. 연수원 동기이기는 하지만 나이 차가 많이 나고 반이 달라 친할 기회는 없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세상이 바뀌었는데 특별수사팀장이라는 꼴통 하나가 원칙대로 하자고 합니다. 검찰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쌓아왔을 게 분명한 ‘원만한’ 서울지검장 입장에서 얼마나 갈등이 많았겠습니까? 꼴통을 잘 달래서 사건을 대충 정리하고 자기 갈 길을 가는 게 정답인데, 꼴통은 말을 듣지 않고. 결국 국정감사장에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9:1로 기우는 저울을 두고 5:5라고 기계적 중립을 말하는 언론의 태도는 그런 의미에서 정론이 아닙니다. 언론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윤석열 검사가 국감장에서 보여준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라면 절대로 못 했을 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정렬 전 창원지법 판사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다른 연수원생에 비해 사법고시 합격은 늦었지만 모르는 부분은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파고드는 성격이었다”면서 “시험에 안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도 지식이 깊었다. 독일어도 구사해 어떻게 저런 것까지 알 수 있을까 생각했다. 교수님과 논쟁이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2013년 JTBC ‘썰전’에 출연할 당시 윤 검사에 대해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었다. 연수원 시절에도 무슨 일이 있으면 동기들에게 브리핑 할 정도였기에 이 사태(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관련)를 모두 예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 검사가 성격상 사표 낼 사람이 아니다. 변호사 할 스타일도 아니다. 검사에 대한 사명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년까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검사를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에 임명했다. 윤석열 검사는 중앙지검장 임명과 관련해 “갑자기 너무 벅찬 직책을 맡게 됐다”며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순실 게이트’ 재판의 공소 유지를 위해 검찰과 특검이 적극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관상용 바다새우’ 세계 첫 인공번식 성공

    ‘관상용 바다새우’ 세계 첫 인공번식 성공

    관상용 바다새우로 유명한 ‘클리너슈림프’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인공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클리너슈림프 새끼 2마리를 직접 길러내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클리너슈림프는 어류에 붙어 있는 기생충이나 입속 찌꺼기를 먹이로 삼는 독특한 습성 때문에 ‘바닷속 치과의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새우다. 밝은 선홍색과 흰색으로 구성된 화려한 외양으로 인기가 높다. 2010년 마리당 6000원 정도 하던 국제 시세가 지금은 3만원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연간 30만 마리 이상이 거래된다. 클리너슈림프를 완전한 형태의 새끼 새우 단계까지 길러내는 데 성공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그동안 호주, 미국 등 각국에서 클리너슈림프 인공 번식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어미와는 모양이 완전히 같지 않은 유생 단계까지만 길러내는 데 그쳤다. 다른 새우류에 비해 새끼 새우로 성장하기까지 기간이 길고, 이 과정에서 영양공급 부족이나 서로 잡아먹는 등의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량양식 기술을 확보해 자연 채집량(30만 마리)의 3분의1이 양식으로 대체될 경우 직접 생산효과는 연간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준석 국산수산과학원장은 “이번 인공번식 성공은 해수 관상생물 양식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양인 기생충 감염 증가 원인, 알고 보니 스시 때문

    서양인 기생충 감염 증가 원인, 알고 보니 스시 때문

     생선이나 조개 같은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는 ‘회’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독특한 음식문화다. 일본 스시의 인기 덕분에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서양인들도 회나 초밥을 즐겨먹는다. 그런데 이 때문에 고래회충이라고 불리는 기생충 ‘아니사키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르투갈 리스본 에가스모니즈 병원과 다루즈 병원 소화기내과 공동연구팀은 신선하지 않은 바닷물고기를 섭취할 경우 식중독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시키는 아니사키스증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회에서 발간하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MJ 케이스 리포츠’ 11일자에 실렸다.  아니사키스는 고래나 돌고래 같은 바다 포유류 몸 속에 있다가 분변형태로 나와 바다새우, 어패류를 거쳐 최종 사람에게까지 전염되는 기생충으로 주로 내장이나 근육 속에 기생한다.  연구팀은 1주일 이상 복부 통증과 구토, 발열 증상을 보여 입원한 32세의 남성의 내시경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니사키스에 감염된 것을 발견하고 내시경으로 제거했다. 연구팀은 이 남성이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회와 스시를 먹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하는 환자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스시를 먹어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또 이 같은 증상 이외에도 소화기 출혈과 장폐색, 복막염 같은 합병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미구엘 비스포 박사는 “생선을 날 것으로 먹고 싶다면 생선을 구입한 뒤 신속히 내장을 제거해 보관해야 하며 60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거나 영하 15~20도 사이에서 4일 이상 냉동보관 한다면 아니사키스 감염에 안전할 것”이라며 “일단 아니사키스에 감염되면 약으로는 제거할 수 없으며 내시경 같은 외과적 방법으로만 제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전망… 문재인 시대 각국 관계와 과제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전망… 문재인 시대 각국 관계와 과제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동북아 외교에 ‘공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주변국들은 우리나라와의 관계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특히 한반도 정세에 따라 외교·안보·경제적으로 핵심이익이 교차되는 미·중·일 등은 9년 만에 들어선 한국의 진보 정권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중·일의 한반도 전문가를 만나 문재인 시대 각국과의 관계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한·미 협력채널 구축 “북핵 접근법 달라 마찰 불가피… 토론으로 해결 韓, 모든 채널 동원해 외교적 영향력부터 키워야” “분명히 심각한 마찰은 있겠지만 한·미 양국이 공통된 이해관계 때문에 그 마찰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미 관계를 비교적 낙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지금 미국의 모든 대북 제재의 초점은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총론에서는 서로 동의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북한 문제의 접근법이 다른 한·미 정상의 철학에 따라 크고 작은 마찰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교·경제적 강한 압박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대화·인도적 전략을 내세우는 문재인 대통령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미 관계는 일종의 가족 문제(family matter)와 비슷하다. 이는 가족 안에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라면서 “한·미 관계는 관리 가능하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 마찰의 해결 ‘열쇠’로 솔직하고 열띤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한·미 양국 중 한쪽이 상대방과 긴밀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는 실수”라면서 “양국이 서로 독립적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협력 ‘채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내에 성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 문제뿐 아니라 사드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의 각종 현안을 정상들이 얼굴을 맞대고 풀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상황에 맞는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문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등에 참여한 지 9년이 지났다”면서 “한국의 안보상황과 외교·경제적 여건이 완전히 변했음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서울과 워싱턴의 공동 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급한 과제로 한국의 외교적 영향력 회복을 꼽았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대통령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한국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에서도 외교적 영향력이 축소됐다”면서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한국의 목소리를 주변국에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미·중, 한·중 간 벌어진 틈에서 기생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과 벌어진 외교적 틈을 빨리 메우고 포괄적인 정책 조정, 공동 목표의 조율을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위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한·중 전화위복 기회 “14일 베이징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땐 대화 ‘물꼬’ 사드, 中에 해 되지 않는다는 점 설명·美도 설득해야”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전쟁 직전으로 치닫던 남북 관계가 전환을 맞게 됐고, 최악의 한·중 관계도 회복될 기회가 왔다. 한국의 새 정부가 이 기회를 슬기롭게 이용하길 바란다.”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베이징대 진징이(金景一) 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동북아 정세에 전화위복의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의 정치·외교·안보 관련 인사들과 두루 친한 진 교수는 전날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외교 전략을 과단성 있게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특히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은 내가 본 한국의 대북 전문가 가운데 단연 출중하다”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향후 임명될 신임 주중 한국대사도 대선에 공을 세운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급 인사를 고집하기보다는 중국을 잘 알고 한·중 관계 개선에 발벗고 뛸 실력파를 기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특히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새 정부가 대표를 파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드 갈등 때문에 한국을 초청국에서 제외했던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한국이 참석하겠다고 하면, 적당한 시기에 관련 소식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진 교수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시진핑 주석이 총력을 기울인 행사”라면서 “시간이 촉박해 공식 특사가 참석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새 정부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방문하면 한·중 대화 재개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의 사드 갈등과 관련해 진 교수는 “한국이 당장 사드 배치를 중지하거나 철회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대화를 통해 국면을 전환시킬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여유가 생겼고, 문재인 정부도 외교·안보 정책을 다시 짜고 있기 때문에 이전 정부보다 훨씬 유연하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양측의 유연함에서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면서 “대선 기간에 문재인 캠프에서 안보 전략을 담당하는 인사들을 만나 봤는데, 이미 청사진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진 교수는 “중국 역시 사드로 촉발된 각종 조치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 사드가 중국 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는 동시에 미국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제1과제로 내세우고 있고, 시 주석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이 기회를 이용해 남북문제와 한·미·중 관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한·일 해법은 투 트랙 “역사문제, 한·일 협력 사안과 별개로 다뤄 관계 진전 위안부 합의 ‘재협상’ 용어 자제… 실질 성과 노려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를 여타 한·일 협력 사안과 연계시키지 않고, 별개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투 트랙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공약대로 유지되기를 기대합니다.”오쿠조노 히데키(53)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는 11일 “위안부 갈등을 비롯한 역사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 전체가 악영향을 받고 어그러지는 일이 이어져 왔는데 역사문제는 역사문제대로 가게 하고, 이와 별개로 미래를 향한 한·일 관계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합의 갈등에 대해 그는 “재교섭이란 표현을 쓰지않고도, 재교섭 이상가는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선 캠프의 브레인들이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치 및 한반도문제에 대한 일본의 대표적인 전문가인 그는 지난달만 해도 3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캠프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해 왔다. 오쿠조노 교수는 “아베 신조 정부가 위안부 합의 재교섭, 재협상이란 용어를 사용한 한·일 협상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한국 측도 잘 알고 있었다”면서 새 정권의 관계자들이 조심스럽게 로드맵을 그려 나가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존중한다는 전제 아래, 이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후속조치 등 합의 정신을 더 잘살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자’는 등의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위안부 문제) 피해자와 당사자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재 가장 절박하고 시급한 일은 북한의 도발을 둘러싼 안보문제라면서 한반도 정세는 과거 북한 핵위기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면서 이에 대한 한·일 양국의 대비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의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 비해서도 더 불투명해졌다. 거기에 더해 (예측이 어려워진) ‘트럼프의 미국’이란 변수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일본과 충분한 상의 없이 미국이 북한 핵시설 등 필요 부분을 타격하는 외과적 공격(surgical strike)을 감행하거나, 미국과 북한 사이에 부분적인 군사충돌이라도 일어난다면, 북한의 보복 공격 등으로 인한 피해 등은 고스란히 한국과 일본이 뒤집어쓰게 된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한반도에서 미국, 북한이 모험적인 행동으로 나오지 않도록 협력하고, 전략적 소통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뢰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경기도 미세먼지 주범은 중국아닌 섬유공장

    경기도 포천 일대 사업장 93곳이 미세먼지를 불법으로 배출하다 적발됐다. 환경부는 10일 경기도·포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미세먼지 불법 배출이 의심되는 사업장 165곳에 대해 환경오염행위를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56.4%인 93곳 사업장에서 126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포천에는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신북면 섬유염색단지가 입지한데다, 전체 면적의 14.6%인 계획관리지역에는 영세 소규모 배출업소들이 난립해 있다. 특히 지난해 일부 섬유·염색공장에서 고유황의 선박용 면세유를 불법 사용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2014∼2015년 일대 미세먼지 농도(PM10)는 전국 평균(48∼49㎍/㎥)보다 높은 65∼67㎍을 기록했다. 단속결과 염색단지 내 상원텍스타일은 고온의 증기생산을 위해 보일러를 설치하면서 대기배출시설 허가를 받지 않은데다 방지시설도 설치하지 않고 사업장폐기물을 불법 소각·사용하다 적발됐다. 에스제이섬유 등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업체 3곳은 일산화탄소(CO)를 기준(200㎎/ℓ)보다 8.4배, 질소산화물(NOx)을 1.5배(125㎎/ℓ) 초과 배출했다. 계획관리지역에서도 배출시설 허가를 받지 않은 23곳과 방지시설 미가동(6곳), 오염물질 방치(17곳) 등 부적정 운영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전체적으로는 대기분야 81건, 폐기물 26건, 수질 16건, 유독물·기타 3건 등이다. 위반 사업장에 대해 포천시는 영업정지 및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37건에 대해서는 고발조치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기동단속을 벌여 불법 행위를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관가 와글와글] 모욕감 주고선… 뒤늦게 구제 손 내미는 공무원 年 1000명

    [관가 와글와글] 모욕감 주고선… 뒤늦게 구제 손 내미는 공무원 年 1000명

    매년 1000여명의 공무원이 찾아가서 눈물을 쏟는 곳이 있다. 바로 공무원을 위한 최후의 심판정인 소청심사위원회다. 1963년 설립된 이후 한 번도 이름이 바뀌지 않은 소청심사위원회는 억울하게 징계를 당한 공무원을 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15년에는 876명의 공무원이 소청심사를 제기해 38.8%의 징계가 취소되거나 원래보다 한두 단계 감경된 처분을 얻어냈다. 소청심사위원회의 사례집을 통해 공무원들이 주의해야 할 별별 사례를 소개한다.소청심사는 강도 높은 사정을 받는 경찰공무원이 가장 많이 제기한다. 2015년 소청을 낸 공무원의 75.7%가 경찰공무원이었고 직급은 6급에 해당하는 경감, 경위가 가장 많았다. 공무원의 비위 유형으로는 품위손상이 약 40%로 가장 높다. # 소청 낸 공무원의 75.7%가 경찰공무원 공무원의 품위손상으로는 술자리 폭행 등과 같은 음주 소란 행위, 음주운전, 부적절한 이성관계, 성추행, 성희롱, 회식자리 ‘러브샷’과 같은 술 강요, 도박, 교통 신호 위반, 무전취식 등의 사례가 있다. 경찰서 지구대 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5년 5월 전입 직원 환영회에서 이혼한 여성 경장에게 “‘이혼주’ 사 줄 수 있다”며 ‘러브샷’을 제의했다. 또 “술 잘 마시는 사람이 업무 잘하는 사람보다 좋다”며 부하 직원들에게 술을 마시고 술잔을 머리 위에 털어 보이라는 등 음주를 강요했다.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은 A씨는 소청을 제기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 성희롱 잣대는 가해자 의도보다 피해자 느낌 A씨는 팀장에서 팀원으로 인사상 강등됐고, 감봉 한 달이란 징계는 일 년간의 승진 및 승급 제한으로 이어져 가혹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관표창 1회, 경찰청장 표창 3회 등 17회 표창을 받은 공적을 내세웠지만 소청심사위원회는 “일방적인 팀 회식 결정 및 회식비 갹출 등 술 강요는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결정했다. 성희롱은 ‘가해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느낌이 중요하다’란 잣대로 판단된다. 한 지방경찰청의 B경정은 회식 자리에서 여경들에게 탈모약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가리키며 “그거 먹으면 이게 안 서거든, 난 머리 빠지는 것보다 섹스하는 게 더 좋아”라고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B씨는 “부하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려는 의도에서 사적으로 농담하고 장난을 쳤으며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소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성과 관련된 경찰의 불법행위는 중징계 이상의 처분을 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B씨는 구제받지 못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엄중하게 처벌받았지만 사생활인 불륜은 간혹 구제 받기도 한다. 한 경찰서 북부지구대 관리요원이던 C씨는 직장 동료인 여성 경장과 교제했다.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던 C씨의 전처는 합의된 위자료를 받지 못하자 경찰서에 진정을 제기했고, C씨와 여경장 모두 징계를 받았다. 이후 C씨는 헤어지자는 여경장을 때리고 카카오톡 프로필에 여경장의 사진과 글을 올려 해임됐다. 소청심사위원회는 C씨에 대해 “불륜이 공무원 업무처리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볼 수 없고, 직무수행과 무관하다”며 해임 처분을 취소했다. # “사생활 불륜, 직무와 무관”… 해임처분 취소 역시 불륜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파면이 해임으로 감경 처분되기도 했다. 경찰서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D씨는 유부녀와 벌거벗은 채 베란다 창고에 숨어 있다가 이 여성의 남편에게 걸렸다.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이 여성이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는 중상을 입고 D씨에게 “죽고 싶다”고 하자 D씨가 “함께 죽자”며 이 여성을 찾아간 것이다. 그러나 불륜 관계가 발각된 이후에도 D씨는 여성의 남편에게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소청심사위원회는 D씨의 전처가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들어 파면에서 해임 처분으로 낮췄다. # 사적 정보 조회·유출 소청심사 대상 최근에는 개인정보 유출도 공무원의 주요 비위로 자주 소청심사 대상이 된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E씨는 전 직장동료인 행정사들의 부탁으로 외국인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300여건 조회하고 행정사 6명에게 넘겼다. E씨는 “외국인이 인적사항을 행정사에게 이미 넘겨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씨는 외국인으로부터 직접 개인정보 열람요구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감봉 2개월의 징계를 그대로 받아야만 했다. 경찰동기생의 주소를 조회했다가 경사 F씨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F씨는 경찰동기생 모임을 활성화하고자 야간근무 중에 조회 목적을 ‘교통민원’이라고 가짜로 쓰고, 온라인조회시스템에서 동기생 주소를 검색했다.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않았더라도 사적으로 정보를 조회한 것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소청심사위원회 관계자는 “공무원의 권리구제 기관으로서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치다 생긴 단순 실수는 관대하게 조치해 열심히 일하는 공직풍토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록밴드 ‘라디오헤드’, 개미로 등장하다?

    록밴드 ‘라디오헤드’, 개미로 등장하다?

    얼마 전 핑크 플로이드의 이름을 딴 새우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어 최근에는 대표곡 '크립'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이름을 딴 개미가 등장했다. 세리코미르메스 라디오헤디(Sericomyrmex radioheadi)는 라디오헤드 멤버와 닮은 외모를 지닌 것은 아니지만, 마치 록 음악이라도 하는 것처럼 개성 있는 외모를 지니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개미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라디오헤드를 기념하기 위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라디오헤드가 기후 변화 반대 및 환경 보존을 위해서 노력한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전설적인 밴드의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이 개미는 음악보다는 작물 재배가 특기다. 세리코미르메스 속(genus)은 대략 400만 년 전에 처음 등장한 비교적 젊은 그룹으로 곰팡이 재배에 특화된 개미다. 세리코미르메스는 비단 개미 (silky ants)라는 의미로 사실 이 개미는 고운 털로 몸 전체가 덮여 있다. 그런데 진짜 흥미로운 사실은 이름보다 이 개미의 독특한 외피에 있다.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흰색 결정 층이 보이는 데, 이 결정의 목적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개미를 기생충 감염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곰팡이를 재배하다 보면 원치 않는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는데 이 개미는 감염에서 멀쩡하다. 연구팀은 그 메커니즘을 해석해서 의료용 및 농업용으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해로운 박테리아나 기생충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미는 놀라운 사회적 동물이다. 주로 육식성이긴 하지만, 사람이 농업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곰팡이를 재배하거나 혹은 가축을 키우듯이 진딧물을 보호하고 영양분을 얻는다. 거대한 사회 집단을 형성하면서 농사를 짓는 동물은 인간 이외에 개미가 유일하다. 비록 한정된 작물이지만, 개미가 농사를 짓는 방식은 매우 정교해서 해충이나 감염병의 영향도 거의 없다. 어쩌면 개미에 대한 연구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47일 만에…기적의 히말라야 생환

    47일 만에…기적의 히말라야 생환

    男생존·女사망… 물·소금 연명 폭설 속 트레킹 도중 추락한 듯 네팔 히말라야의 랑탕계곡을 트레킹하다 여자친구와 함께 47일 동안 실종됐던 대만 대학생 량성웨(21)가 전날 오전 11시쯤(이하 현지시간)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100㎞ 떨어진 다딩지구의 티플링 마을 근처 계곡에서 구조됐다고 영국 BBC가 27일 보도했다. 여자친구 류천쥔(19)의 시신이 옆에 놓인 채로 마을 주민의 눈에 띄었다.의료진에 따르면 량성웨는 곧바로 헬리콥터를 타고 카트만두 그랜드국제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는데 실종 당시보다 몸무게가 무려 30㎏이나 빠졌으며 오른쪽 다리는 구더기들로 뒤덮여 있었다. 또 두 사람은 처음에는 감자와 국수를 먹으며 버텼지만 나중에 음식이 바닥나자 물과 소금만으로 연명한 것으로 보인다. 산자이 카르키 박사는 “그는 천천히 말할 수 있는데 사흘 전에 류천쥔이 죽었다고 말했다. 트라우마 질병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그의 몸은 기생충들에 잔뜩 물린 상처를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발견된 지점은 해발고도 2600m로 너무 추워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는 곳이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두 사람은 대만 국립동화대 1학년으로 지난 2월 인도를 통해 네팔에 입국, 지난달 9일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레킹을 떠난 이후 종적이 묘연했다. 가족들은 지난달 10일 이들이 전화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닷새 뒤부터 수색할 것을 요청했다. 량성웨의 부친은 현상금까지 내걸고 전세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해 왔다. 폭설이 계속됐고 이따금 산사태까지 일어나 광범위한 수색에 방해를 받았다. 그런 와중에 정작 량성웨를 발견한 것은 마을 주민이었다. 실종 여행자 정보 공유 사이트인 ‘미싱트레커 닷컴’에 따르면 둘은 트레킹을 떠나기 전부터 짐을 잃어버리고 사소한 일 때문에 언쟁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류천쥔은 페이스북에 “여기서 이런 식으로 끝내곤 싶지 않아”라고 글을 올리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구조 작업에 참여한 마드하브 바스넷은 두 사람이 다딩 마을에서 가틀랑 마을로 접근하기 위해 오르막길을 걷다가 미끄러져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우리가 도착했을 때 그가 잠들어 있어 무척 놀랐다”며 “동굴처럼 생긴 곳에 갇혀 있어 다시 올라오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매년 봄마다 네팔 안나푸르나와 에베레스트 등에 15만명 가까운 사람이 트레킹을 하겠다며 몰려들어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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