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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이 된 폐공장 벽 파산은행 명단… 밝은 미래 약속한 거짓된 권력

    예술이 된 폐공장 벽 파산은행 명단… 밝은 미래 약속한 거짓된 권력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 분)은 거짓 이력으로 부잣집 과외선생으로 취업하려는 아들 기우(최우식 분)에게 한 말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내는 사람들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자본 권력은 빨아먹을 피조차 굳어가는 사람들에게도 밝고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며 그들을 유혹한다. ‘복지 천국’에서 나고 자란 3명의 예술가는 이런 현실을 두고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고 말한다. 서울 국제갤러리가 지난해 8월 부산 수영구 망미동 폐공장 터에 문을 연 국제갤러리 부산점의 전시회를 둘러보던 중 ‘기생충’의 대사가 불쑥 떠올랐다. 덴마크 작가 그룹 슈퍼플렉스(SUPERFLEX) 개인전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는 설치와 회화 작품을 통해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경제위기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라는 인류 당면 과제를 다룬다. 옛 고려제강 공장 뼈대를 그대로 살린 갤러리에 들어서면 두 벽면에 걸쳐 글과 숫자가 빼곡하게 적힌 검은 패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모두 금융위기 때 ‘망한’ 은행의 이름과 날짜다. 토마토저축은행, 대전상호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 등 한국 금융기관의 파산 기록도 담겼다. 맞은편 벽면에는 파산한 은행의 로고를 변형한 그림들이 걸려 있다. 세계 금융 권력의 소멸 과정을 추적한 설치미술 작품 ‘파산한 은행들’(Bankrupt Banks)이다. 전시회장을 찾은 작가 야콥 펭거는 “파산한 은행들, 그리고 그들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 영향력을 키우는 은행들의 성공과 소멸을 보면서 거대한 세계 경제구조가 돌아가는 과정을 알 수 있었다”면서 “파산한 은행들은 ‘선샤인 뱅크’처럼 주로 밝고 긍정적인 미래를 약속하는 이름의 은행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검은 패널과 은행 로고 회화 사이 넓은 바닥은 파란색 조형물이 가로지른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꺾은선 그래프 혹은 주가변동 그래프가 떠오르는 형상이다. 작가들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18개월간 가치 변동을 추적해 시각화한 작품 ‘나와의 연결’(Connect with me)이다. 작가는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를 ‘자유경제시장의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이 또한 실패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걸 표현했다”면서 “작품 ‘파산한 은행들’은 금융기관이 거대 경제구조를 책임졌던 구시대 경제를 의미하고, ‘나와의 연결’은 개인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처럼 개인이 경제구조를 책임지는 새 시대의 경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갤러리 입구 벽면에는 바닥에서 약 1m 높이에 파란 유리조각 3개가 붙어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의미하는 작품이다. 작가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서에서 예측한 100년 뒤 상승한 해수면을 표현했다”면서 “현재 인류가 처한 한계와 또 미래에 다가올 재앙을 가시화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 의미를 설명했다.이 밖에 캔맥주에 ‘공유경제’ 개념을 담은 작품 ‘프리비어’(FREE BEER)는 개념을 이해하고, 직접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재미가 있다. 작가들은 덴마크 양조 전문가가 만든 맥주 제조 방법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공개했다. 저작물 이용 표시(CCL)를 하고 같은 맥주를 만들거나 이를 변형한 자신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또 이윤 창출을 위한 상업적 활용도 허용한다. 갤러리 인근 수제 맥주 전문점에서 이를 변형해 개발한 ‘프리비어’ 7.0 버전을 판매한다. 전시는 10월 27일까지. 부산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부산대 의전원 “조국 딸 장학금 문제 없다…고대 입학취소시 의전원도 취소”

    부산대 의전원 “조국 딸 장학금 문제 없다…고대 입학취소시 의전원도 취소”

    “가정 형편 어려운 학생 위해 예외조항 마련”“2013년 성적미달 학생에 지급 사례 있다” “조 후보자 딸에 장학금 주려 바꾼 거 아냐”조씨 학점 평균 2.5 이하, 두 차례 유급 받아지도교수 “낙제에 학업 포기하지 말라고 지급”재시험으로 유급 위기 면제는 “재학습 기회”“학생들이 요구하면 입학과정 조사한다”“고려대 입학 취소시 의전원도 취소될 듯”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장학금 특혜 의혹과 관련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신상욱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장은 26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학금을 주기 위해 기준을 바꿨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장학금 수령자가 지정돼 학교로 전달되는 외부장학금이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조씨가 장학금을 받기 직전인 2015년 7월1일 장학생 선발지침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조 후보자 딸은 유급에도 불구하고 6학기에 걸쳐 1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 받았다. 이에 대해 신 대학원장은 “조씨에 지급된 장학금은 2013년 4월 신설된 장학금 지급 기준에 따라 시행된 것”이라면서 “조씨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선발 지침을 직전에 바꿨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 대학원장은 2013년 2학기 등에도 학점 평균이 2.5 이하인 다른 학생에게 외부 장학금을 줬다면서 성적 미달인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예외조항은 저소득층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학원장은 “2013년 2학기와 2014년 2학기에도 학점 평균 2.5이하인 다른 학생에게도 외부 장학금을 준 사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신 대학원장에 따르면 장학금 조항을 개정할 당시 원안 회의록에는 ‘장학금 선발대상 제외자 조항’에 직전 학기 성적 평점 평균 2.5 미만인 자, 외부장학금은 예외로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학원장은 “외부 장학금 성적 미달 예외 조항은 2013년부터 마련돼 있었다”면서 “외부장학금 성적 미달 예외 조항을 마련한 것은 조씨와 같은 특정인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이 학업에 지장 받지 않게 하려고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5년 7월 당시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선정 업무 담당이 부원장에서 의학과장으로 바뀌면서 장학금 선발 지침에 대한 일대 정비 작업은 있었다고 인정했다. 신 대학원장은 2015년 7월 자료가 국회의원실에 전달돼 장학생 선발지침 변경 의혹이 제기된 이유에 대해서는 “급하게 자료 제출 요구를 받아 2013년 문서를 찾지 못해 실수로 잘못 보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가 전 재산 신고를 56억원으로 한 점을 감안할 때 조씨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신 대학원장은 노환중 전 양산부산대병원장(현 부산의료원장)이 2018년 조 후보자 딸에게 5학기 연속 외부장학금을 주며 언급한 추천 사유는 “유급 위기를 극복하고 학업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지도교수였던 노 부산의료원장은 “학교기관의 공식 장학금이 아니다. 학업 격려를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기부한 장학금”이라면서 “낙제로 낙담한 사정을 감안해 학업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서 지급했다”고 밝혔었다.부산대 의전원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입학연도인 2015년 1학기(3과목 낙제, 평점 평균 미달), 2018년 2학기(1과목 낙제)에 각각 유급을 당했다. 의전원의 경우 한 과목이라도 낙제하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유급한 상태에서 낙제한 과목을 재수강해야 한다. 조씨에게 2018년 유급을 준 부산대 의전원 A교수는 지난 2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급 결정은 (조씨의) 성적이 나빠 행정 절차대로 한 것”이라면서 “60점 미만이면 재시를 주고, 재시에서도 60점 미만이면 유급을 주는 크라이테리아(기준)가 있다”며 조씨의 성적이 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설명했다. 신 원장은 “학생 입장을 고려하면 특혜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면서 “학생들이 요구하면 입학 과정의 조사 등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유급 위기의 조 후보자 딸을 비롯한 동기생 전원을 구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성적은 지도교수의 고유 평가 권한이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 후보자 딸에게 재시험 기회를 줘 유급을 면하게 해줬다는 지적을 두고도 “해당 학칙 규정이 2016년 7월 개정된 것은 사실이나 다른 단과대에서 시행하는 제도를 확대 적용한 것이며 재시험을 통해 재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이외에도 신 원장은 조 후보자의 모친이 간호대학장에게 전화를 걸어 손녀가 유급해서 괴롭다고 전화하거나 조 후보자가 입학본부장에게 전화해 좋은 호텔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해 확인하기 어렵거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조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이 취소되면 의전원 입학도 취소되느냐는 질문에는 “입학 자격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이기 때문에 입학이 취소될 듯하다”고 전했다. 부산대 학생들은 제기된 조 후보자 딸에 대한 각종 의혹을 진상규명하라는 촛불집회를 28일 오후 6시 학내에서 열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약주·막걸리·고급 증류주… 추석 차례상 전통주 바람 분다

    약주·막걸리·고급 증류주… 추석 차례상 전통주 바람 분다

    추석을 앞두고 전통주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가 허용되고 2030세대를 겨냥한 전통주 전문점 등이 속속 생겨나면서 주 소비자층이 젊어졌고,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한국 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여름 우리 술 전문 매장인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 매출은 지난 봄 대비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번 추석 차례상에는 ‘다양성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제사상 전용 술로 ‘정종’이라고 불리는, 일본식 청주 스타일의 특정 제품이 독식을 했지만 전통주가 새 트렌드로 떠오른 최근에는 고급 증류주, 약주, 탁주 등 다양한 우리 술을 올리려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전통주 소개 사이트인 ‘대동여주도’를 운영하는 이지민 대표와 명절 차례상에 올린 뒤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길 만한 우리 술을 추려 봤다.●약주 -그리움 : 경기 용인의 양조장 ‘술샘’에서 빚는 차례주다. 술의 이름인 ‘그리움’에는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고 조상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일본식 누룩인 입국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한 누룩과 질 좋은 경기미,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토종 효모를 이용하여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빚은 순수한 술이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과실향을 느낄 수 있으며, 단맛이 적고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져 명절 음식 특유의 기름진 음식과 함께 마시기 좋다. 알코올 도수 14도, 700㎖, 1만 5000원.-사시통음주 : 2008년부터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자취를 감추고 문헌으로만 존재하는 우리 술 600여 가지를 연구하여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국순당이 복원한 대표적인 우리 술이다. 사시통음주는 사시사철 빚어 친구들과 통하며(通) 마셨던(飮) 술이라는 뜻으로 술 만드는 법(酒作法 찬자 미상, 1800년도 말엽의 한글 필사본)에 수록되어 있는 제법으로 복원했다. 원료는 쌀과 밀가루인데 발효주 치고는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부드러운 목넘김, 감칠맛 나는 신맛과 산미가 일품이다. 이 산미는 원재료 중 1%의 함량인 밀가루가 내는데, 이 밀가루가 독특한 감칠맛을 끌어 낸다. 사시통음주의 산미는 다소 느끼할 수 있는 고기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각종 고기류를 비롯해 한식 요리에도 두루 잘 어울린다. 알코올 도수 18도, 550㎖. 6만원.-천비향 : 기름진 쌀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 경기 평택에서 오양주(五釀酒) 제조법으로 생산되는 술. 오양주 제조법은 술 빚기를 다섯 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덧술을 여러 번 하다 보니 일반 술에 비해 4배가 넘는 쌀이 들어가고 발효시간도 길다. 3개월간의 장기발효 과정과 9개월간의 저온숙성을 거쳐 완성된다. 천비향은 멜론, 사과, 모과 등 갖가지 과일향을 지녔다. 오로지 쌀과 누룩만으로 만들어 낸 향으로 누룩은 단 1%만 들어갔다. 다른 발효제는 일체 쓰지 않는다. 2016년엔 청와대 만찬주로도 선정됐다. 알코올 도수 16도, 500㎖, 3만원.●막걸리(탁주) -풍정사계 추 : 가을의 풍요로움을 알리는 추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술. 청주 청원군 내수면 풍정리 양조장에선 제품의 스타일마다 춘, 하, 추, 동 사계절의 이름이 따로 붙는다. 이 가운데 가을의 추수, 수확의 기쁨을 담아낸 추는 국내산 쌀과 전통 누룩, 청주 청원군의 좋은 물로 빚어낸 탁주다. 어떠한 인공, 첨가물이 가미되지 않아 자연스럽고 깔끔한 맛과 향을 지녔다. 특유의 꽃향이 있으며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감미로워 여성들이 마시기에 좋다. 가을 술 말고도 봄, 여름, 겨울을 대표하는 술도 꼭 맛보길 권한다. 춘(봄)은 약주, 하(여름)는 과하주, 동(겨울)은 증류주다. 춘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만찬주로도 선정돼 인기를 끌었다. 알코올 도수 12도, 500㎖, 1만 5000원-향수 :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밀 막걸리. ‘막걸리=쌀막걸리’의 공식이 성립된 건 1990년 이후부터다. 6·25전쟁이 끝나고 힘겹게 살았던 과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준 술은 밀로 만든 막걸리였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발표해 귀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25년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인에게 ‘쌀밥’의 특별함이 사라지면서 흔했던 ‘밀 막걸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지만 주당들은 여전히 밀 막걸리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한다. 90년 넘는 역사를 이어 온 충북 옥천의 ‘이원 양조장’에선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밀 막걸리를 빚는다. 막걸리 이름도 예전을 그리워한다는 의미의 향수다. 100% 우리 밀로 만든 막걸리로 인공감미료는 일체 넣지 않았으며 특유의 걸쭉한 맛과 질감이 일품이다. 알코올 도수는 9도, 700㎖, 6500원.●증류주 -감홍로 : ‘조선의 위스키’로 불리는 한국 증류주를 대표하는 술. 그 맛이 달고(甘) 붉은 빛깔(紅)을 띠는 이슬 같은 술(露)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홍로의 은은한 붉은 빛깔과 깊은 맛에 평양의 주당과 기생들은 이 술을 최고의 술로 쳤다. 감홍로의 주원료는 쌀과 조, 한약재다. 장에 좋다는 용안육, 정기를 북돋아 준다는 정향, 비타민이 풍부한 진피, 풍을 막아 준다는 방풍, 향긋한 계피, 생강, 달콤한 감초 등이 들어간다. 이 약재들이 어우러져 혈을 뚫고 기를 세우고 장을 보호하며 배를 따뜻하게 해 준다고 해서 왕실에선 약을 끓일만큼의 시간도 없이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일 때 약 대신 급히 감홍로를 처방하기도 했다. 도수가 높지만 목넘김이 부드럽고 약재향이 은은하다. 알코올 도수 40도, 400㎖, 4만 5000원.-삼해소주 : ‘서울’의 술이 삼해소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해소주는 송절주, 향온주, 삼해약주와 함께 서울시에서 무형문화재 술로 지정한 4개의 술 중 하나로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전통 명주다. 고려시대에도 마셨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풍류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쌀이 많이 들어가고 증류한 뒤 얻게 되는 소주의 양이 적어 고급 술에 속했다. 재료는 맵쌀과 찹쌀, 물과 누룩이다. 일년에 딱 한 차례 빚는 삼해주는 정월 첫 돼지날, 해(亥)일에 밑술을 담근다. 이어 돼지날마다 두 번 더 덧술을 해서 익힌다. 보통 100일의 숙성 시간이 필요해 백일주로 불리기도 했고, 버들가지 꽃이 나올 때쯤 마신다고 해서 유서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러 번의 저온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맛과 향이 깊다. 세 번에 걸쳐 맛을 보길 권한다. 마실 때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조금씩 바뀌며 마지막 세 번째 잔에서 그 맛과 향이 극대화된다. 농축미가 돋보이고, 입안 가득히 퍼지는 상쾌한 맛이 일품인 술이다. 증류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맛봐야 할 술. 알코올 도수 45도, 400㎖, 7만 7000원.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1906년 ‘민족의 소리’… 국내서 녹음된 첫 음반 발견

    우리나라에서 녹음된 가장 오래된 음반이 발견됐다. 25일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선교사,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호머 헐버트(1863~1945) 박사가 1906년 조선의 소리꾼, 연주자들을 모아 민요, 왕실 음악, 시조 등 당대 대표 음악을 녹음한 음반이 최초 공개됐다. 이 음반은 경성 최고의 명창이었던 기생 벽도·채옥이 노래한 경기 12잡가 중 하나인 ‘유산가’, 평안도·황해도에서 주로 불렸던 서도 민요 ‘수심가’ 등을 포괄하고 있다. 궁중음악 중에는 관리들의 공식적인 행차에 따르는 행진음악 ‘대취타’가 포함됐다. 1906년 헐버트가 미국 빅터 음반사와 함께 녹음한 이 음반은 당초 101곡을 녹음했으나, 판이 부서지거나 분실돼 90여곡만 실제 음반으로 나왔다. 한국 최초 근대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재직하며 한글학자로도 활동한 헐버트는 아리랑을 최초로 서양 음계로 채보해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러나 음반을 제작한 이듬해인 1907년, 그가 고종의 밀명으로 헤이그 특사를 돕다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난 뒤 음반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해방 이후 연구자들이 헐버트가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음반 제작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30년 넘게 국내외를 돌며 101곡 중 일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 소장자인 배연형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 궁중음악 등 극히 일부를 빼면 악보 없이 전승됐다“며 “(헐버트 음반은) 옛날 민속음악·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난한 사람을 더 크게 할퀴는 천재지변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난한 사람을 더 크게 할퀴는 천재지변

    재난 불평등/존 C 머터 지음/장상미 옮김/동녘/330쪽/1만 6800원 어머니 칠순 잔치 도중 맞닥뜨린 유독가스 테러 상황을 극복하는 영화 ‘엑시트’가 극장가에서 선전 중이다. 800만 관객을 이미 모았고, 천만 영화에도 등극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다. 관객몰이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주변에 재난이 많이 일어난다는 방증이다.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건물 혹은 공사장 붕괴 사고와 각종 화재,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이 우리 곁을 맴돈다. 포항은 여전히 지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존 C 머터 컬럼비아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저서 ‘재난 불평등’에서 “재난을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의 유무에 따라 일상화된 재난 충격 강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진학자인 저자는 자연과학자의 시선으로만 재난을 연구했는데, 재난 전후 비교 연구를 시작하면서 ‘사회현상으로 재난’과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저자에 따르면 유사하거나 같은 규모의 재난이 언제 일어나느냐에 따라 그 피해는 달라진다. 같은 수준의 피해를 보아도 어떤 사회는 1년 안에, 어떤 사회는 재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저자는 아이티 지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뉴올리언스 허리케인, 미얀마 사이클론 등을 자연과학 관점에서 연구하고, 이를 사회과학의 관점으로 비교 분석해 “자연재해가 자연현상을 넘어선 사회문제이자 정치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2010년 아이티 지진은 진도 7의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였다. 무려 22만명이 넘는 사망자수를 기록했다. 반면 ‘20세기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인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진도 7.8로 아이티 지진보다 규모가 컸지만 사망자수는 아이티 지진의 10%도 못 미쳤고, 복구에도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저자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나라에는 재난 대비나 피해 경감을 돕는 기관이 없거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사람들 대다수가 부실한 건물에서 산다. 그런 기관들은 대체로 부의 산물이며, 재난으로부터 부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홍수가 나거나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신음하는 이는 대개 가난한 사람들이다. 우린 영화 ‘기생충’에서도 그 장면을 여실히 목격했다. 재난 피해는 국가뿐 아니라 한 사회의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 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책 추천사에서 “재난마저 돈벌이 기회로 악용하는 권력과 자본의 힘에, 자연현상인 자연재해는 불평등이라는 사회현상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일갈한다. 아픈 우리 현실이 이 한 문장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난은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 30년을 따라다닌 두통과 발작…中 남성 뇌에서 ‘기생충’ 발견

    30년을 따라다닌 두통과 발작…中 남성 뇌에서 ‘기생충’ 발견

    30년간 두통을 달고 산 남성의 뇌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중국 왕이신문(网易新闻) 등은 광둥성 광저우시에 사는 장모씨(59)가 기생충 제거 수술 후 30년간 시달리던 두통에서 해방됐다고 전했다. 장씨는 지난 1989년부터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머리가 너무 아파 밤마다 잠을 설쳤지만 병원에 갈 때마다 돌아오는 건 항생제 처방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발작을 일으킨 장씨는 실려간 병원에서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갑자기 팔다리에 경련이 나더니 거품을 물고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뇌전증이라더라”라고 설명했다. 이후 30년간 꾸준히 약을 복용했지만 장씨의 증세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2015년 마을에 큰 화재가 발생해 죽을 고비를 넘긴 뒤부터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두통과 발작, 실신 등이 나타나는 주기도 더 짧아졌다. 여기저기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뾰족한 수도 찾지 못했다.그러던 장씨는 이달 초 광저우시 바이윈구의 한 뇌 전문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뇌 속에 기생충이 살고 있다는 것. 해당병원 뇌 전문의 우지에(吴杰) 원장은 “혈액검사에서 기생충 신호가 나타나 MRI 검사를 진행한 결과 오른쪽 전두엽에서 병변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즉시 기생충 제거술을 실시했고, 장씨의 뇌에서 길이 10cm의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장씨를 진료한 이 병원 신경외과 주치의 옌쉬에치양(闫学強)은 그가 30년 전 덜 익은 개구리를 먹고 기생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자신이 산골에 살며 덜 익은 개구리와 끓이지 않은 물을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의 두통은 수술 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중국과 인도 등지에서는 기생충에 감염돼 목숨을 잃는 사례가 아직도 빈번하다. 지난 3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올 초 인도 북부 파리다바드의 한 병원에서도 기생충에 감염된 10대 소년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소년은 눈 부종과 사타구니 통증, 발작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실려 왔으며, MRI 촬영 결과 뇌에 침입한 기생충 때문에 대뇌 피질과 뇌관 등 뇌의 상당 부분이 파괴돼 구멍이 뚫린 상태였다. 상태가 심각해 수술은 불가했고 항염증제를 맞던 소년은 결국 입원 2주 만에 사망했다.이처럼 기생충에 의해 뇌가 손상되는 질병을 ‘신경낭미충증’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덜 익힌 돼지고기나 개구리, 기생충 알에 오염된 물을 마실 경우 나타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주로 위생 시설이 열악한 개발 도상국에서 이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면서 덜 익힌 고기나 오염된 물을 멀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편 수술 후 반평생 따라다니던 두통과 발작에서 벗어난 장씨는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송강호, 박소담에 분식차 선물 ‘기생충 우정..계획이 있구나’

    송강호, 박소담에 분식차 선물 ‘기생충 우정..계획이 있구나’

    박소담이 ‘기생충’ 극 중 아버지 송강호의 분식차 선물을 인증했다. 21일 배우 박소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부지아부지이이이 사릉합니댜.....잘먹었습니다 뿅뿅 #영화 특송을 응원합니다. 히힛”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박소담의 신작 ‘특송’ 촬영을 응원하기 위해 송강호가 보낸 분식차의 모습이 담겨 있다. ‘기생충’ 의리가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특송’은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배송하는 성공률 100%의 드라이버 ‘은하’(박소담)가 한 아이를 차에 태운 뒤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기생충’ 각본에 담긴 인간 봉준호의 세계

    ‘기생충’ 각본에 담긴 인간 봉준호의 세계

    프랑스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책으로 나온다. 출판사 플레인아카이브는 봉 감독이 직접 쓰고 그린 ‘기생충 각본집&스토리보드북’을 출간한다고 19일 밝혔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을 다룬다. 각본집에는 사회에 대한 봉 감독의 날카로운 통찰과 허를 찌르는 상상력을 그대로 담은 각본을 실었다. 특히 영화에서 편집됐던 미공개 신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씨네 21’ 측에서 진행한 봉 감독 인터뷰도 실었다. ‘각본’이라는 문학적 장르에 관한 봉 감독의 의견, 그리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 봉 감독에 초점을 맞췄다. 스토리보드북에는 영화 스틸, 인터뷰, 드로잉을 담았다. 어린 시절 만화가를 꿈꿀 만큼 만화광이었고, 대학 시절 학보에 만평을 연재하기도 한 봉 감독은 영화 스토리보드를 전문 작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그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책은 살을 붙이기 직전 단계의 스토리보드를 통해 봉 감독의 머릿속에만 있었던 ‘기생충’의 초반 스케치 작업도 엿볼 수 있다. 이 스케치가 어떻게 영화로 바뀌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카메라 위치와 인물의 동선 등 봉 감독이 스토리보드 단계에서부터 꼼꼼히 챙긴 세부적인 디테일에 관한 메모도 있다. 출판사 측은 “영화를 공부하는 이들은 물론 좀더 영화를 다양하게 즐기고 싶은 영화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책은 19일부터 주요 서점 등을 통해 예약 구입할 수 있다. 예약 구매자에 한해 초판 한정 특별 표지와 북케이스를 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영훈 또 망언 “위안부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

    이영훈 또 망언 “위안부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

    친일 식민사관 논란 ‘반일 종족주의’ 저자“광복 이후 한국군·미군 위안부 형태로 존속”MBC 기자 폭행 사과하면서도 “정당 방위”친일 식민사관 논란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의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제이며 해방 이후에도 한국군·미군 위안부 형태로 존속했다”고 주장했다. 남성의 여성성 착취가 일제강점기만의 문제는 아니며 오히려 광복 이후 위안부의 실상이 더 참혹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승만학당 교장으로 있는 이 전 교수는 16일 유튜브 채널 ‘이승만TV’에 올린 영상 ‘반일 종족주의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자기 소신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이야기’를 펴낸 2007년에는 위안부 연구를 주도한 요시미 요시아키 학설을 채택해 위안부제는 일본군 전쟁범죄이며, 위안부는 성노예였다고 정의했다”면서도 이후 12년간 연구하면서 남성이 여성의 성을 착취한 것이 일제강점기 문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이 전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의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제이며, 이 제도는 해방 이후 민간 위안부, 한국군 위안부, 미군 위안부 형태로 존속했다”며 “위생 상태, 건강 상태, 소득수준, 포주와 관계는 (일제강점기 이후가) 일본군 위안부보다 훨씬 참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군인과 노무자 경력이 있는 인물 50여명 인터뷰 ▲동남아시아 일본군 위안소에서 관리인으로 근무한 사람의 일기 ▲일본에서 나온 공창·위안소 제도 연구 성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학생들이 1964∼1967년에 발표한 논문 ▲한국 정부가 작성한 보건사회통계연보 등을 통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지난 4일 MBC 기자를 폭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원숙한 인격이었다면 피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다”며 “개인적으로 기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상대방 동의를 받지 않고 마이크를 들이대거나 촬영하는 것 역시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이라며 인격권과 초상권을 무시한 처사에 대한 정당방위였다고 항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꿀벌의 양분 쪽쪽 빨아먹는 ‘기생충’도 있다

    [핵잼 사이언스] 꿀벌의 양분 쪽쪽 빨아먹는 ‘기생충’도 있다

    꿀벌 역시 인간처럼 기생충에 시달린다. 이 작은 곤충에 기생하는 더 작은 생물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기생충은 어떤 생물이든지 가리지 않고 양분을 가로채 살아간다. 단세포 기생충인 미포자충의 일종인 노제마(Nosema ceranae)는 유럽 꿀벌의 대표적인 기생충으로 꿀벌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준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노제마가 꽃을 통해 다른 벌에 전파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제임스 쿡 대학의 로리 라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 토착종인 '호주 침 없는 벌'(Australian stingless bees)이 노제마에 의해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어떤 경로로 감염되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꽃이 중간 매개 역할을 해 유럽 꿀벌의 기생충이 호주 토착벌에 전파되었음을 확인했다. 문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토착벌에 전파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6개의 호주 침 없는 벌의 벌집을 조사해 5개의 벌집에서 한 차례 이상의 노제마 감염을 확인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감염 경로가 꽃이라는 것이다. 벌이 꽃에서 꿀을 얻고 식물의 수분을 돕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감염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다행히 호주 침 없는 벌을 비롯해 토종벌 군집을 완전히 파괴시킬 정도로 치명적인 기생충 감염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꽃에서 감염된 호주 토종벌의 사망률이 3배 정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가축화된 동물은 밀집한 사육 환경 때문에 전염병 위험성이 높다. 꿀벌 역시 예외가 아닌데 꿀을 얻을 목적으로 사육된 벌의 경우 야생벌에게 전염병을 전파할 수 있어 생태계 교란에 위험성이 있다. 더구나 야생벌을 매개로 다시 다른 꿀벌에 전파되면 기생충을 포함한 감염성 질환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연구팀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된 꿀벌의 신속한 진단 및 치료와 격리 등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라디오쇼’ 박명훈, “기생충 출연비로 생활” 수입은?

    ‘라디오쇼’ 박명훈, “기생충 출연비로 생활” 수입은?

    ‘기생충’ 박명훈이 수입을 언급했다. 12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배우 박명훈, 가수 고재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명훈은 영화 ’기생충‘에서 박사장네 입주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 분)의 남편 근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박명훈은 ‘기생충’ 속 역할 몰입을 위해 전주 세트장에서 촬영 한 달 전에 숙식을 했다고 밝혔다. 박명훈은 ‘기생충’ 출연 이후 바빠졌다며 “가족들이 자랑할 때 ‘지하실에서 기어 올라오는 사람이 내 남편(혹은 아들)이라고 한다“며 가족들이 기뻐한다고 전했다. 이어 ’직업의 섬세한 세계‘ 코너의 고정 질문인 한달 수입을 묻자 박명훈은 “지금 새로 들어가는 작품들이 있는데 이제 막 계약했다. 아직 안 들어가 수입이 0원이다”라고 밝혔다. 박명훈은 “’기생충’ 출연료는 지난해 받아 생활비로 다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DJ 박명수가 “‘기생충’이 잘 되면 보너스가 있는 거냐”고 묻자 박명훈은 “천만 영화가 됐다고 돈을 더 준다는 내용이 계약서에는 없지만 주시면 받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영상 콘텐츠 검열 요지경 공화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영상 콘텐츠 검열 요지경 공화국?

    중국에서 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 내걸리기 위해서는 참으로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어야 한다. 중국 당국이 ‘기술적 이유’ 등 알쏭달쏭한 이유를 들이대며 상영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光電總局)이 관리하던 영화 제작과 상영·수입·사전 검열 등 영화관련 업무가 지난해 4월 공산당중앙 선전부 산하 국가전영(電影·영화)국으로 이관되면서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디어를 관장하는 국가신문출판전총국은 이달부터 3개월간 애국적 내용의 고전 TV드라마 86편을 방송하는 대신 오락성이 강한 사극 등의 드라마 방송을 금지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금지 대상에는 청춘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다룬 멜로물로 아이돌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도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앞서 일반 영화에 이어 만화영화도 검열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중국의 미디어·선전 정책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녜천시(聶辰席) 당중앙 선전부 부부장(차관)은 지난달 열린 검열 책임자 회의에서 “만화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리더십을 지지할 수 있도록 매 순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엄명을 내렸다. 그러면서 “고결한 정치적 신념을 지니고 모든 TV 와 다큐멘터리, 만화영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모든 대사에 무게가 실리고 모든 순간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희생양은 안후이(安徽)성에 거주하는 만화가 장둥닝(22)이다. 중국 공안은 장둥닝의 만화가 중국인의 감정을 극심하게 훼손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돼지 머리를 지닌 중국인을 묘사한 풍자만화를 그려 중국인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게 공안이 그를 구금한 이유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만화에서 모욕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SCMP는 비판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인 ‘페파피그’도 검열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페파피그는 2015년 중국에 상륙한 뒤 어린이는 물론 20∼30대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중국 당국은 젊은층이 반기성세대 운동의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검열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音·tiktok)은 페파피그 콘텐츠 3만건을 삭제했다. 중국 정부가 영상 콘텐츠 검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오는 10월1일 사회주의중국 70주년을 맞아 사회 전반에 대한 검열 강화를 통해 국가와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녜 부부장은 지난달 “국가와 당의 정책에 부응하고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TV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도 희생의 제단에 바쳐졌다.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 FIRST 청년영화제 측이 폐막작으로 상영 예정이던 기생충의 상영을 폐막 전날 전격 취소했다. 취소 사유는 ‘기술적인 이유’라고 들었다. ‘기술적 이유’는 중국에서 진짜 이유를 밝히지 못할 때 보통 쓰이는 표현이다. 현지 영화계 관계자는 기생충의 주제가 빈부격차 문제를 다룬 탓에 중국 정부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지만 매우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를 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31개 성시 자치구의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했을 때 베이징과 상하이 1인당 GDP는 세계 10위 안에 들 만한 수준이지만, 간쑤(甘肅)성과 윈난(雲南)성 주민들은 우크라이나, 과테말라와 비슷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기생충’이 중국 정부가 감추고 싶어하는 경제성장의 이면을 건드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지적이다. 한국 영화라는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개봉관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기술적 이유’로 상영하지 못한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올들어서만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 국제영화제 개막 작품이었던 중국 전쟁영화 ‘바바이’(八佰·800)의 상영이 취소됐을 때도 사유는 ‘기술적 이유’였다. 영화 ‘바바이’는 1930년대 항일전쟁 때 공산당이 아닌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국민당을 미화하는 역사관이 문제가 된 셈이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이차오중’(一秒鍾·1초>도 지난 2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으나 역시 ‘기술적 문제’로 막판에 취소됐다. 영화 ‘이차오중’은 ‘사회주의중국의 오명(汚名)’으로 치부되는 1966~1976년 중국 문화혁명 시기 혼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목을 바꿔 상영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위대한 소망’(偉大的願望) 제작진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영화 제목을 ‘작은 소망(小小的願望)’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제목 변경을 알리는 영상에는 “작은 소망 역시 위대하다”며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이상을 지켜가는 모든 사람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 명보(明報)는 개명의 표면적인 이유는 시장 수요 때문이라고 했지만 제목의 ‘위대한’이라는 표현이 금기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위대한 투쟁’, ‘위대한 꿈’ 등 정치적으로 쓰이는 용어인데 영화 제목에 쓴 것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지난 4월 개봉한 중국 6세대 감독 러우예(婁燁)의 신작 ’바람속에 빗물로 만든 구름이 있다(風中有朶雨做的雲)의 원래 제목은 ‘지옥연인’(地獄戀人)이었다. 2년간의 심사 과정에서 수차례 이름을 바꿨고 결국 노래 가사를 이용해 제목을 지었다는 것이 명보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 최고흥행작인 ‘나는 약신이 아니다(我不是藥神)’의 원제는 ‘인도약신’(印度藥神)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 문제로 제목이 ‘중국약신(中國藥神)’으로 바뀌었다가 결국 ‘나는 약신이 아니다’로 극장에 걸렸다. TV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권력 서열 1,2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공개적으로 ‘광팬’이라고 소개한 ‘왕좌의 게임’도 정작 중국에서는 제대로 된 드라마를 보기 힘들다. 중국에서 ‘왕좌의 게임’을 배급하는 텅쉰(騰訊·Tecent)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상당 부분 삭제한 편집본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SCMP는 꼬집었다. 특히 ‘왕좌의 게임’ 최종회 방영은 불발됐다. ‘왕좌의 게임’ 시즌8의 6회는 지난 5월20일 오전 9시에 독점권을 가진 텅쉰비디오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텅쉰은 1시간 전인 8시에 웨이보 계정에서 전송 문제를 이유로 방영이 연기됐다며 “방영 시간은 추후 통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감감 무소식이다. 베이징시 공산당 기관지인 북경일보(北京日報)가 궁중 사극의 폐해를 지적하고 나오자 지방 방송사들은 일제히 사극 방영 취소에 나섰다. 북경일보는 사극에 나오는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들이 사치 향락을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주의 이념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방영이 중단된 대표적 드라마는 ‘연희공략’(延禧攻略)으로 궁중여인들의 권력암투를 그려 당시 중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였다. 사실 중국에서 영화를 배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영화를 배급하기 위해서는 당중앙선전부 내 국가영화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곳에서 공식 일련번호가 찍힌 용(龍) 도장을 부여받아야만 중국 내 유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극장에서 상영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최종 허가서가 필요하다. 베이징의 한 영화 배급업체 사장은 SCMP에 “용 도장이 찍힌 영화라도 최종 허가서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고 귀띔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조선생존기’ 송원석X박세완, 궁궐 밖 주점 데이트 ‘뜨거운♥ 폭발’

    ‘조선생존기’ 송원석X박세완, 궁궐 밖 주점 데이트 ‘뜨거운♥ 폭발’

    TV CHOSUN 특별기획드라마 ‘조선생존기’ 송원석과 박세완이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을 폭발시키며 안방극장을 ‘절대 멜로’로 물들였다. 지난 3일 방송한 TV CHOSUN ‘조선생존기’(연출 장용우, 극본 박민우, 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롯데컬처웍스, 하이그라운드) 13회에서는 세자빈 대역 한슬기(박세완)가 임꺽정(송원석)과의 비밀 약속에 따라 궁궐을 탈출, 양반 복식으로 변장해 한양에서의 ‘일탈’을 즐기는 과정이 펼쳐져 시선을 집중시켰다. 세자빈의 처소 근처에서 임꺽정이 내는 ‘뻐꾸기 소리’로 서로에 대한 사랑의 사인을 맞춘 두 사람은 궐 안의 망루에서 비밀 접선, 몰래 데이트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임꺽정은 한슬기에게 ‘진짜 한양’인 운종가를 누비고 떡볶이를 먹자고 제안했고, 한슬기는 자신의 친구이자 나인인 초선(유주은)과 옷을 바꿔 입은 채 외출증을 받아 궁궐을 나섰다. 궐 밖에서 재회한 임꺽정과 한슬기는 변복점에서 양반 복식으로 갈아입은 채 인근 폭포로 향했고, 그 곳에는 명월당 기생 식구들과 임꺽정의 친구들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마솥에 불을 지펴 만든 라볶이로 ‘특식’을 즐긴 이들은 계곡에서의 물놀이와 노래 대결 등으로 친밀도를 다졌다. 같은 시간 세자빈으로 변장한 초선은 세자와 정난정(윤지민) 등 문안을 오는 궁궐 안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한슬기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행들과 헤어진 임꺽정과 한슬기는 둘만의 시간을 조금 더 보내기 위해 ‘내외주점’에 들어가 서로 음식을 먹여주며 다정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한슬기는 임꺽정에게 “’아이 라이크 유’보다 ‘아이 러브 유’보다 더 큰 사랑은 ‘아이 엠 유’래요”라고 말했고, 임꺽정은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마음인지는 알겠소”라고 답하며 500년의 시대를 초월한 ‘참사랑’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만취한 한슬기가 임꺽정과 짙은 포옹을 나누는 엔딩으로 극이 마무리되며, 궁궐 안의 심상찮은 상황과 대비되는 전개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 ‘타임슬립 조종자’ 이지함의 집에서 비밀 쪽지를 발견한 한정록(서지석)과 이혜진(경수진)은 “정묘년 4월의 그림과 계축년 11월의 가마솥”이라는 암호 내용에 ‘멘붕’에 빠졌다. 머리를 맞댄 끝에 ‘정묘년 4월의 그림’이 ‘몽유도원도’라는 추론에 이른 한정록은 몽유도원도의 위치를 추적하고자 했지만, 계유정난으로 인해 그림 속 모든 인물이 죽음을 맞이한 ‘금기의 그림’이라는 내시 상훤의 설명이 더해지며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했다. 나아가 이지함을 쫓던 또 다른 인물인 정가익(이재윤)과도 크게 부딪히며, 치열한 ‘현대 리턴’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풋풋한 사랑을 이어오던 ‘세자빈 대역’ 한슬기와 ‘백정 출신 의관’ 임꺽정의 흥미진진한 진짜 한양 나들이를 그리며 심장을 간질인 한 회였다. 나아가 ‘여름 놀이’를 즐기는 궁궐 바깥 세상과 달리, 궁 안에서는 명종(장정연)과 윤원형(한재석)의 숨 막히는 기 싸움이 펼쳐져 대조를 이뤘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드디어 찾아온 ‘슬꺽 커플’의 날! 오늘은 여기서 눕습니다” “두 남녀의 평범한 데이트가 어찌나 예뻐 보이던지” “술 취한 세자빈, 언제 궁궐 안으로 들어갈지 심장 쫄깃!” 등 ‘슬꺽 커플’에 대한 뜨거운 지지를 드러냈다. ‘조선생존기’ 14회는 오는 10일 토요일 밤 10시 50분 TV CHOSU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주말N극장가]“따--따--따따따 따-따-”, “쌍투스”…영화 살린 명대사

    [주말N극장가]“따--따--따따따 따-따-”, “쌍투스”…영화 살린 명대사

    주말 극장가 이슈를 얄팍하게 살펴보는 ‘주말N극장가’ 코너다. 심도 깊은 분석보다 의식의 흐름을 타고 수다 떠는 코너에 가까우니, 딴죽 거시려면 살포시 ‘백스페이스’ 눌러주시면 감사하겠다. 영화를 살리는 것은 무엇일까. 감독일까. 배우일까. 아니다. 다 틀렸다. 바로 명대사다. 어마 무시한 명작이 아닌 이상, 고만고만한 영화는 어차피 영화관 나서면 줄거리와 인상 깊은 장면 몇 개 빼놓고 다 까먹게 마련이다. 그러나 명대사는 영화관을 나서더라도 여전히 당신의 머릿속에서 맴돈다. 이번 주 극장가는 반갑게도 ‘엑시트’, ‘사자’, ‘나랏말싸미’ 세 편의 한국 영화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거미인간도, 아프리카 사자도, 퍼런색 요정도 잠시 숨을 고르는 터에 한국 영화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그래서 세 편의 한국 영화 명대사를 골라봤다. (어차피 외화는 대사 기억하기가 어렵기에...) “내가 생각하는 명대사는 이건데?”라고 하면 할 말 없다. 타인의 취향도 존중해달라. “기X기가 또 스포 하나?” 할 수도 있겠다. (어흑, 이 정도는 좀 봐줘라...ㅠㅠ)우선 ‘엑시트’ 되겠다. 시내에 퍼진 독가스를 피해 용남(조정석 분)과 의주(윤아 분)가 도망간다는 내용이다. 칠순 가족잔치를 마친 뒤 독가스가 퍼지자 옥상으로 올라간 용남의 가족들. 구조를 바라지만 깜깜한 밤이어서 헬기가 이들을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소리를 질러봐도 헬기는 오지 않는다. 그러자 의주가 꾀를 낸다. “휴대폰 꺼내세요!”라고 외친 의주는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가렸다 뗐다 하면서 “따라하세요!”라고 외친다. 그러면서 입으로 낸 소리. “따--따--따따따 따-따-” 바로 ‘SOS’를 뜻하는 모르스부호다. 영화 보면서 무릎을 탁 쳤던 장면이기도 하다. 잠깐 나오는 장면이지만, 나도 모르게 “따--따--따따따”를 속으로 되뇌는 자신을 보게 될 터다. 그리고 이 부호는 꼭 알아두시길 권한다. 누가 알겠나. 당신이 재수 없게 외딴 섬에 남을 수도 있잖은가.다음 영화는 ‘사자’다. 한국 영화로는 드물게 구마의식을 소재로 한다. 주인공 용후(박서준 분)가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로 스트레이트와 훅을 날린다면, 바티칸에서 파견 나온 안신부(안성기 분)는 가볍게 잽을 날린다. 처질듯한 영화 분위기를 안 신부가 독특한 애드립으로 살려놓는다. 술을 마시면서 “안주는 다른 거 없나?”라든가, 시종일관 질문에 “다 주님의 뜻이야”라고 받아치는 대사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정작 명대사는 이거다. 마귀에 들린 이의 머리를 부여잡고 외치는 바로 그 말. “쌍투스, 쌍투스, 쌍투스” 외국어임에도 쏙쏙 들어오고, 자칫 웃음까지 유발하는 이 대사. 그러나 뜻밖에 심오한 대사이니 조금 진지하게 바라보자. 라틴어로 “거룩하시도다”라는 뜻이다.마지막으로 최근 ‘핫’한 영화 ‘나랏말싸미’ 되겠다. (핫하긴 한데, 역사왜곡 논란으로 핫해서 문제지만) 영화는 세종대왕(송강호 분)이 승려 신미(박해일 분)를 만나 한글을 창제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세종대왕을 맡은 배우 송강호는 특유 억양으로 수많은 명대사를 히트시킨 이른바 명대사 제조기다. 예컨대 전작 ‘기생충’의 명대사 “아들아, 너는 계획이 있구나~”는 올해 명대사 중 명대사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영화 명대사는 신미가 거진 책임진다. 역적의 아들이어서 불가에 귀의한 인물로, 인도 글자 등에 능한 똑똑한 인물. 그러나 당시 조선은 유교의 나라였고, 불교는 탄압받는 종교였다. 역적의 아들인 데다가 승려여서 아무래도 속이 배롱나무처럼 배배꼬인 캐릭터로 나온다. 세종대왕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절을 하지 않는 신미. 세종이 “너는 왜 왕을 보고도 절을 하지 않느냐?”고 하자 “개가 어떻게 절을 합니까”라고 기세 좋게 맞받는다. 그래도 언어를 만들어야 하기에, 세종이 “난 공자를 내려놓고 갈 테니 넌 부처를 내려놓고 와라”라고 말한다. 그러자 신미가 던질 말. “아니오. 나는 부처를 타고 갈 테니 주상은 공자를 타고 오시지요.” 신미의 툭툭 던지는 말에 어이없어 하는 세종의 표정도 볼거리다. 상대방의 말을 멋지게 비트는 센스라니!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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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그리고 저녁(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펴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노르웨이 작가의 짧은 소설.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요한네스라는 이름의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영된 노르웨이 극작가’인 욘 포세는 미니멀한 구성, 리얼리즘과 부조리주의의 중간쯤에 있는 반복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152쪽. 1만 2500원.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우치다 다쓰루 지음, 김경원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일본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성인 저자가 일본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대안을 모색했다. “아베 신조 정부가 전후 일본의 모든 정부 중 가장 무능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보수화, 배금주의와 사대주의를 개탄하면서도 건강한 시민의식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다. 359쪽. 1만 5000원.로맨틱 상실사(청얼 지음, 허유영 옮김, 현대문학 펴냄) 중국의 천재 영화감독 청얼의 작가 데뷔작. 수록작 중 단편 ‘로맨틱 상실사’, ‘여배우’, ‘영계’는 2016년 개봉한 장쯔이·거유 주연의 영화 ‘라만대극소망사’의 원작으로, 변하지 않는 인간의 비정한 본성과 낭만의 상실을 이야기한다. 260쪽. 1만 3000원.프레디쿠스(임영익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 세계 법률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의 임영익 대표가 말하는 딥러닝, 예측 기계, 메타 인공지능 이야기. 특히 인공지능의 예측지능에 초점을 맞춰 변화될 미래와 비즈니스를 실전 사례로 들려준다. 336쪽. 2만원.에로틱 조선(박영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조선의 성 풍속도를 복원했다. 기생을 차지하기 위한 양반들의 멱살잡이, 세자빈 신분으로 동성애에 빠진 여인 등 ‘선비의 나라’라는 타이틀과 달리 조선인들의 성생활은 대담하고 농밀했다. 332쪽. 1만 8000원.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김광일 지음, 이담 펴냄) CBS노컷뉴스에서 정치부 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어 떠난 쿠바 여행기. 삶의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책임감을 벗어나고자 떠난 쿠바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난 이야기와 함께 새벽 늦게까지 취해 있어도 ‘괜찮은 쿠바’를 노래했다. 296쪽. 1만 5000원.
  • 눈앞서 펼쳐지는 진주검무… 내 손으로 만드는 나전칠기

    눈앞서 펼쳐지는 진주검무… 내 손으로 만드는 나전칠기

    논개가 왜장과 함께 몸 던진 의암부터 촉석루·진주오광대놀이 등 문화 힐링 통영에서는 ‘통제영 12공방’ 체험행사 조선 대표적인 목조물 세병관서 열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전통문화와 상설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 특유의 문화 콘텐츠를 여행에 접목시킨 프로그램이다. 이 가운데 진주검무 등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을 여는 경남 진주와 ‘통제영 12공방’ 체험 행사를 여는 통영을 다녀왔다. 이번 휴가철엔 전통이 깃든 문화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옛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기록이 전하는 진주검무의 역사는 조선시대 후반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교방의 기녀들이 익히고 공연했던 이른바 ‘교방검무’는 궁중무용의 하나였다. 궁궐 안팎의 각종 연회 때 주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검무를 한층 세련되게 다듬은 이들은 선상기(選上妓)였다. 선상기는 지방관아의 향기 중에 뽑혀서 상경한 기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일정 기간 궁궐에 머물던 선상기들은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검무로 발전시켰는데, 현재의 진주검무가 그중 하나다. 진주검무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도 있었다. 물론 일제강점기 때다. 현 진주검무 예능보유자인 유영희(72)씨는 “당시 일제는 ‘권번’이라는 기생조합을 만들어 기녀들을 예기(藝妓)가 아닌 창기(娼妓)로 격하시키고 진주검무 공연도 일절 금지시켰다”며 “일제 때 각인된 창기 이미지가 후대에 이어지면서 한때 학교에서조차 기생들의 춤이라며 검무를 배우려 들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식 연회에 오르지 못하던 진주검무는 ‘의암별제’ 등의 행사 때 암암리에 공연되며 명맥을 이어 왔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도 진주검무는 춤의 연출 형식이나 춤의 가락, 칼 쓰는 법 등을 옛 궁중 형식 그대로 이어 왔고, 마침내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다.진주검무는 여느 검무와 달리 칼의 목부분이 접히지 않는다. 오로지 손목의 힘으로만 검무를 운용해야 한다. 칼을 배꼽 아래로 내리는 법도 없다. 유씨는 이에 대해 “조상님의 칼을 들고 배꼽 밑에서 움직이게 할 수 없다.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진주검무가 남성적인 건 이 때문이다. 유씨의 표현대로 “기깔나게 추는 여성의 춤”과는 결이 다르다. 무뚝뚝하면서도 힘차다. 진주검무는 8명이 한 팀이 돼 공연을 펼친다. 2~4명이 추는 여느 검무와 다르다. 아울러 보통의 검무들이 타령조의 장단을 주로 쓰는 데 견줘 진주검무는 도드리 장단으로 시작해 타령곡 등 다양한 곡들이 쓰인다.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은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시 30분 진주성 일대, 남강야외무대 등에서 열린다. 혹서기인 31일까지는 촉석루에서 진행된다. 공연은 모두 6개 단체가 번갈아 3주에 한 번씩 연다. 무대에 오르는 국가지정문화재는 진주검무와 삼천포농악, 도지정문화재는 한량무, 진주포구락무, 신관용류가야금산조, 진주오광대놀이 등이다.진주검무 공연이 펼쳐지는 진주성과 촉석루는 자체가 문화재이자 볼거리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이 펼쳐진 곳이다. 1592년 1차 진주대첩 때는 대승을 거뒀지만 이듬해 6월 2차 공격 때는 진주성을 내주고 만다. 이때 등장하는 이름이 의기(義妓) 논개다. 당시 관기 신분이었다고 전해지는 논개는 진주성이 함락되자 왜장을 껴안고 촉석루 아래 남강에 몸을 던졌다. 논개의 영정을 모신 의기사(義妓祠), 왜장과 함께 몸을 던진 의암(義岩) 등이 촉석루 주변에 있다. 촉석루는 평양 부벽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꼽힌다. 창건 연대는 고려 1365년까지 거슬러 오르지만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1960년쯤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통영에서는 ‘통제영 12공방’ 체험행사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9 지역문화브랜드’ 가운데 대상으로 꼽힌 프로그램이다. ‘통제영 12공방’은 1604년 통영에 자리잡은 삼도수군통제영이 군수품 수급을 위해 전국의 장인들을 불러들여 만든 공방에서 유래했다. 충무공 이순신의 한산진영에서 비롯된 통제영은 각종 군사용 기물은 물론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과 일반 생활용품까지 만들었다. 통제영 12공방의 체계적인 관리 아래 제작된 통영산 공예품들은 하나같이 수준이 높기로 유명했다. 그 가운데 익히 알려진 것이 이른바 ‘통영 갓’과 나전칠기다. 나전칠기의 경우 12공방 중 상하칠방에서 생산됐는데, 이후로 통영은 400년 전통을 이어 온 나전칠기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게 됐다. 통영시의 체험 프로그램은 다양한 국가무형문화재 기능을 보유한 전통공예 장인 중심으로 운영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 제10호 나전장 등의 기능보유자들이 작품 제작 시연과 해설을 곁들인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체험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시~5시 30분 통제영 12공방과 백화당 등에서 열린다. 참가 인원은 20명 안팎이고, 통영시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는다.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삼도수군통제영의 핵심 건물은 세병관(국보 305호)이다. 당시 객사로 쓰였던 건물로, 전남 여수 진남관(국보 304호)과 더불어 대표적인 조선시대 목조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애초 1603년(선조 36)에 충무공 이순신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가 이후 통제영 건물로 사용됐다. 세병관은 여느 국보들과 달리 자유롭게 안쪽까지 들어갈 수 있다. 웅장한 건물의 그늘 아래 다리쉼을 하는 맛이 각별하다.미륵도 일대는 통영 여정의 필수 방문 코스다. 박경리 기념관, 전혁림 미술관, 달아공원, 루지 체험 등 통영의 명소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미륵산 정상을 오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케이블카를 타면 단숨에 정상 언저리까지 오를 수 있다. 글 사진 진주·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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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그리고 저녁(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펴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노르웨이 작가의 짧은 소설.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요한네스라는 이름의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영된 노르웨이 극작가’인 욘 포세는 미니멀한 구성, 리얼리즘과 부조리주의의 중간쯤에 있는 반복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152쪽. 1만 2500원.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우치다 다쓰루 지음, 김경원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일본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성인 저자가 정치·교육·외교·문화 등 다양한 시사 쟁점을 통해 일본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시민적 대안을 모색했다. “아베 신조 정부가 전후 일본의 모든 정부 중 가장 무능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일본 사회의 보수화, 배금주의와 사대주의를 개탄하면서도 건강한 시민의식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다. 359쪽. 1만 5000원.로맨틱 상실사(청얼 지음, 허유영 옮김, 현대문학 펴냄) 중국의 천재 영화감독 청얼의 작가 데뷔작. 수록작 중 단편 ‘로맨틱 상실사’, ‘여배우’, ‘영계’는 2016년 개봉한 장쯔이·거유 주연의 영화 ‘라만대극소망사’의 원작으로,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인간의 비정한 본성과 낭만의 상실을 이야기한다. 260쪽. 1만 3000원.프레디쿠스(임영익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 세계 법률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의 임영익 대표가 말하는 딥러닝, 예측 기계, 메타 인공지능 이야기. 특히 인공지능의 예측지능에 초점을 맞춰 변화될 미래와 비즈니스를 실전 사례로 들려준다. 336쪽. 2만원.에로틱 조선(박영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조선의 성 풍속도를 복원했다. 기생을 차지하기 위한 양반들의 멱살잡이, 세자빈 신분으로 동성애에 빠진 여인 등 ‘선비의 나라’라는 타이틀과 달리 조선인들의 성생활은 대담하고 농밀했다. 당대의 풍속화가 김홍도, 신윤복이 그린 춘화를 수록했다. 332쪽. 1만 8000원.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김광일 지음, 이담 펴냄) CBS노컷뉴스에서 정치부 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어 떠난 쿠바 여행기. 삶의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책임감을 벗어나고자 떠난 쿠바에서 ‘고독할 자유’를 벗어 버리고 소중한 인연들을 만난 이야기와 함께 온종일 늘어져 있어도, 새벽 늦게까지 취해 있어도 ‘괜찮은 쿠바’를 노래했다. 296쪽. 1만 5000원.
  • 조선 수상물류의 허브… 낮보다 화려했던 마포의 밤을 걷다

    조선 수상물류의 허브… 낮보다 화려했던 마포의 밤을 걷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4회 서울의 대중가요2(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 편이 지난 27일 마포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열렸다.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시행 첫회인 이날부터 5주 동안은 불볕더위를 피해 오후 6시부터 진행된다. 장맛비가 예보된 주말 야간투어여서 결석사태를 각오했지만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40여명의 서울미래유산 피서객들은 마포역 4번 출구에 어김없이 집결했다. 준비한 우산이나 비옷을 꺼낼 필요조차 없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명품 설렁탕집 마포옥을 거쳐 용산역전에서 이전해 온 바싹 불고기집 역전회관 앞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배가 고플 무렵이었다. 박정아 해설자는 한여름 밤의 신나는 ‘마포피서’를 선사했다.마포의 지역 정체성을 나타내는 ‘마포삼주’라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 상업과 유흥의 중심지인 마포에 ‘객주’, ‘당주’, ‘색주’ 등 세 가지가 많고 유명하다고 해서 생겼다. 18세기 광나루에서 양화진까지 한강의 서울구간이었던 경강의 20여개 포구와 나루 중에서 마포에는 쌀, 생선, 젓갈, 소금 등 7개의 시전(관영시장)이 자리잡을 정도로 흥청거렸다. 한강 물줄기를 타고 올라온 팔도의 물화가 일단 마포에 집결한 뒤 다시 각지로 유통됐기 때문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경강은 해협을 통하는 이익을 좌우하며, 우리나라 선운의 이익을 도맡는 곳으로서, 이익을 노려 부자가 되는 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적었다. 당시 마포는 전국 수상물류의 허브라 할 만하다. 객주란 물건을 싣고 올라온 지방상인(선상)에게 숙박과 음식을 제공하면서 상품의 매매를 중개하는 ‘경강여객주인’의 줄임말이다. 상품보관, 위탁판매는 물론 담보대출까지 주선한 뒤 10~20%의 수수료를 받는 신흥 부자였다. 뱃길의 안녕과 부자 되기를 기원하는 부군당(당집)이 수십 곳이었고 술과 도박, 기생들의 유흥을 제공하는 술집 또한 700곳에 이를 정도로 넘쳐났다. 최고 부자 객주에게 무속신앙을 모시는 당주와 술 마시는 색주가 깃드는 것은 자연스런 이치였다.마포는 객주가 발현한 공간이다. 첫 객주의 첫 영업장소가 마포 삼개나루였다. 마포는 경강상인들의 무대였고, 흔히 ‘강상대고’라고 일컬어진 마포상인들이 경강의 주역이다. 강상에 이어 송상(개성상인), 만상(의주상인)이 출현했다. 하필이면 마포에 ‘자본주의의 맹아’ 객주가 깃들였을까. 이는 마포에 어물과 쌀이 왜 몰렸는지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마포는 서해안과 한강 상류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인 데다 수심이 깊었다. 여울이 없고 강물의 흐름이 일정해 큰 배(경강대선)를 대기에 용이했다. 전국의 어물과 삼남지방의 미곡, 한강 상류의 나무를 실은 배가 마포에 총집결했다. 보통 쌀 1000석을 싣는 세곡선(조운선)이 서강나루와 용산나루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2000석 이상을 실은 경강대선은 ‘안전한’ 마포에 정박했다. 이런 지형적 이점에다 본래 소금과 새우젓을 팔던 마포의 생업이 결합했다. 마포 염해전 소금창고(염리동)와 새우젓갈을 담을 항아리를 만드는 독막(용강동)이 어물시장을 형성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서울사람의 입맛을 사로잡고 제사상의 필수품으로 떠오른 조기와 명태 등 어물이 마포에 쏠리자 미곡과 나무도 따라왔다. 고동환 카이스트 교수의 ‘서울의 문화유산탐방기’ 등에 따르면 19세기 초 경강에 모여든 상선은 한 해에 1만 척이 넘었다. 사람을 싣는 나룻배를 합치면 경강에는 한 해에 수만 척의 크고 작은 배들이 떠다녔다고 볼 수 있다.경강지역에는 유교 원리보다 경제 원리가 먼저였다. 유교적 신분이 아니라 경제적 능력이 통했다. 부를 축적한 객주는 한양 권세가나 관청과의 암거래를 통해 부와 권력을 누렸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온 지방유민들은 현대판 부두노동자처럼 하역작업을 하고 받은 품삯으로 살았다. 19세기 초 실학자 위백규는 “경강 뱃사람들은 모두 권세가의 서찰로써 바닷가 고을의 관장(사또)에게 강압적으로 요구하여 세곡미를 경쟁적으로 싣는다”고 폭로했다. 나라는 경강 주민을 별종 취급했다. 성안 주민을 ‘경인’, 지방민을 ‘향인’이라고 부르는 대신 경강변에 사는 주민은 ‘강민’, ‘강자’, ‘강인’이라고 별도 호칭했다. 재산 다툼 소송이 빈번하고 살인강도 사건이 빈발했다. 조정에서는 지방에 파견하는 어사와 달리 경강지방에 ‘강상어사’라는 특별어사를 파견했다. ‘경강 3강’은 한강진, 용산, 서강이고 ‘경강 5강’은 여기에 마포와 양화진(망원정), ‘경강 8강’은 두모포와 서빙고, 뚝섬을 더한 지역이다. 경강변에는 15세기 한양 전체 인구의 5.5%가 살았는데 18세기에 접어들면서 40%가 살게 됐다. 지방출신 사공, 어부, 지게꾼, 짐꾼, 마부, 좌판장사꾼이 대부분이었다. 상품의 유통을 장악한 객주 중 일부는 상품의 출하시기와 가격을 조정, 시세차익을 얻는 큰 도매상(도고)의 위치에 올랐다. 최고의 조선기술과 항해술을 지닌 전문가를 부리는 이들은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부상대고로 성장했다. 1833년(순조33) 마포 동막(용강동)의 객주 김재순은 쌀값을 올리려고 다른 여객주인과 도성 안 쌀가게 상인들에게 쌀 판매를 금지시켰다. 쌀을 구입하지 못하게 된 빈민층이 들고일어나 도성 쌀가게 15곳을 불태우는 ‘한양 쌀 폭동’의 빌미를 제공했다. 매점매석을 통한 객주의 슈퍼파워를 과시한 미증유의 대사건이었다. 객주를 중심으로 지방상인과 운수업자, 선박건조업자, 운반 및 하역계층이 분화됐다. 18세기 대동법과 마포에서 싹튼 객주업으로 말미암아 조용한 중세 봉건왕도였던 한양이 역동적인 상업도시로 탈바꿈했다.풍광 좋은 마포에는 유명 정자가 즐비했다. 돈이 모이고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유흥업소가 성행했다. 1728년(영조4) ‘승정원일기’에는 “한양의 술집은 종루(종로)와 이현(배오개), 칠패(서소문), 경강 등지에 모여 있다”고 지목하면서 경강 술집에 밀린 도성 안 술집들이 폐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1786년에 발간된 ‘정조병오소회등록’에도 “강가 근처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술을 많이 담그면 거의 수백 석이었고, 3강의 술집들은 600~700곳에 이르니 전체를 합치면 1년에 소비하는 양이 거의 수만 석에 이른다”는 보고가 나온다. 실제 포도청에서 마포지역에서 팔리는 가양주(지역 전통주)인 삼해주의 제조 실태를 단속한 결과 한 집에서 술독 50개가 나오는 등 마포지역 주민들이 누룩 제조와 판매를 독점하고 있었다. “서울의 쌀은 모두 술을 만드는 데 들어가고, 저자의 어육은 죄다 술집에 들어가니…”라는 대목도 ‘순조실록’에 등장한다. 한 해 10만 석 이상의 쌀이 술 빚는 데 쓰이고 소고기를 안주로 먹어치우는 바람에 농사지을 소가 부족하다며 금주령 발동을 요청하는 상소가 빗발쳤다. 마포 색주가들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창기(기생)와 술을 싣고 마중을 나가서 장사꾼과 배꾼을 끌어들였다. 뱃사람들은 상품 흥정이 이뤄져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객주의 집이나 색주가에서 투전도박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게 일상이었다. 조선일보 2004년 7월 4일자 ‘이규태 코너’에는 “얼굴길이보다 높은 트레머리를 하고 치맛깃 거둬들여 속곳 가랑이를 노출시킨 채 등롱 들고 호객하는 삼개 색주는 ‘한양 8대 야경’ 가운데 일경으로 시의 소재가 됐다”고 소개했다. 색주가의 삼해주는 마포의 사라진 전설이 됐지만 돼지갈비와 주물럭, 갈매기살집이 마포의 새로운 전설이 되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5차 한강 밤마실(동호에서 반포까지) ■일시 및 집결장소:8월 3일(토) 오후 6시 압구정역 6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석연치 않은 검열의 냄새? ‘기생충’ 상영 취소한 중국

    석연치 않은 검열의 냄새? ‘기생충’ 상영 취소한 중국

    “빈부격차 주제 사전 검열서 문제 됐나” CJ “기술적 이유라는 통보만 받아”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중국의 한 영화제에서 상영되려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상영이 취소됐다. 2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중국 칭하이성 성도 시닝시에서 열린 시닝퍼스트청년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가 취소됐다. ‘기술적 이유’로 상영되지 못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지만, 빈부 격차를 주제로 한 영화 내용이 사전 검열에서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일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팔백’(八伯)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가 ‘기술적 이유’로 선보이지 못했다. 이 작품은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것이 검열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충’의 상영 취소 소식에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영화 상영이 연이어 불발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20일 영화가 개봉되는 등 이미 ‘기생충’을 접한 중국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작품에 대한 호평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영화 리뷰 사이트 ‘더우반’이 매긴 ‘기생충’의 평점은 9.2점이었다. 이번 상영 취소와 관련해 ‘기생충’ 투자·배급사인 CJ ENM 측은 “중국 측으로부터 단지 ‘기술적 이유’라는 통보만 받았다. 그 외의 취지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1004만 관객이 찾은 ‘기생충’은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스페인, 대만, 홍콩 등 200여개 나라에 판권이 팔렸다. 중국과는 판권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영화 ‘기생충’, 중국 영화제서 상영 취소…“검열 때문인 듯”

    영화 ‘기생충’, 중국 영화제서 상영 취소…“검열 때문인 듯”

    당국, ‘기술적 이유’로 하루 전 상영 취소최근 검열에 따른 영화 상영 취소 잇따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기생충’이 상영 예정이었던 중국의 한 영화제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상영이 갑자기 취소됐다. 2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시에서 열린 시닝퍼스트청년영화제 폐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술적 이유”를 들어 하루 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주최 측은 기술적 이유를 댔지만, 검열 과정에서 빈부 격차와 계층 문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영화 내용이 문제됐을 것이란 추정도 제기됐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술적 이유’가 중국 관리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이라고 전했다.이 신문에 따르면 실례로 중국의 전쟁영화 ‘800’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 이유’ 때문에 일정이 취소됐다. ‘800’이 1930년대 항일전쟁 때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것이 상영이 취소된 진짜 이유라고 항간에선 추정하고 있다. 이 영화는 아직 개봉 일정도 못 잡고 있다. 중국의 1966~1976년 문화대혁명 시기 혼란을 배경으로 한 거장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1초’(One Second) 역시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역시나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막판에 취소됐다. 중국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영화 ‘기생충’ 상영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이용자들은 “또 ‘기술적 이유’라고?”, “중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데 걸핏하면 기술적 문제가 생기냐?”, “말할 수 없는 원인”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기생충’은 이미 극장이 아닌 다른 경로로 작품을 접한 중국의 영화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기생충’은 중국의 영화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서 9.2점을 받았다. ‘기생충’은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서는 지난달 20일 개봉했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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