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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1월의 트리/박홍기 수석논설위원

    거실엔 아직도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다. 해마다 12월 초에 만들었는데 이번엔 늦었다. 성탄절 즈음 생각났다. 창고에서 트리가 든 상자를 꺼내 조립했다. 기둥을 세우고 줄기와 이파리를 하나하나 꽂았다. 방울, 반짝이, 별…. 크고 작은 갖가지 장식물을 달았다. 솜 조각도 군데군데 얹었다. 조그만 전구가 붙은 줄을 트리에 둘렀다. 화려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끝났다. 설날 직전까지 놔둘 작정이다. 돌아가며 이유를 댔다. 밤마다 수시로 변하고 깜박이는 빛들의 놀이가 좋다. 삭막한 겨울을 따뜻하게 바꿔 주는 것 같아 좋다. 마음을 달래 주고 감싸 주는 듯해 좋다. 성탄의 축복이 일년 내내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서. 때가 지났다고 얼마 안 돼서 치우는 게 아쉬워서. 딸 친구들이 놀러 왔다 트리를 보더니 ‘아직도’라는 의아함도 잠시, 오히려 반겼다. 트리 옆에 앉아 사진도 찍었다. 야간자습이다 학원이다 힘겨운 애들이 즐거워하자 아내가 웃는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의 틀을 가끔 벗어나는 것도 좋다. 남들에게 피해는 주기 않는 선에서…. 기쁨을 줄 수 있다면 더 좋다. 1월의 크리스마스트리, 철 지났지만 훈훈해서 좋다. 박홍기 수석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캠퍼스 커플’ 부부, 신춘문예를 품다

    ‘캠퍼스 커플’ 부부, 신춘문예를 품다

    신춘문예를 둘러싼 뒷얘기는 늘 풍성하지만 올해는 ‘부부 당선자’가 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신문 희곡 부문 당선자인 조현주(왼쪽·39)씨와 경향신문 평론 부문 당선자인 염승숙(오른쪽·35)씨 부부다. 이들 부부는 동국대에서 조씨가 국어국문, 염씨가 문예창작을 전공하며 캠퍼스커플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9년의 연애를 거쳐 결혼한 인연이 문단 동료로까지 깊게 이어진 셈이다. 조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신춘문예의 영광을 안았고, 염씨는 이미 등단한 소설가로 남편 이름으로 평론 부문에 도전했다 당선 소식을 받아들었다. 두 사람 모두 각자 당선된 부문에서 글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선됐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대학 때부터 소설가를 꿈꿨던 조씨는 졸업 이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습작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다가 연극에 흥미를 느껴 2014년 겨울부터 퇴근 뒤 창작에 몰두했다. 염씨는 대학 졸업반 시절인 2005년에 단편소설로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소설집 세 권과 장편소설 한 권을 낸 소설가다. 하지만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평론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조씨는 “아내가 조심스러운 마음에 내게도 (내 이름으로) 신춘문예에 작품을 냈다는 얘기를 안 해 처음엔 신문사에서 당선 전화를 받고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끊었다”며 “서로 웃으며 자축하긴 했는데 우리 얘기가 뉴스가 될 줄은 몰랐다”며 얼떨떨한 기쁨을 전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암 앓던 美여성의 네 쌍둥이 기적 출산기

    암 앓던 美여성의 네 쌍둥이 기적 출산기

    네 쌍둥이를 자연임신할 확률은 70만 분의 1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네 쌍둥이를 임신한 여성에게 암이 재발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암에 걸려서도 뱃속의 아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엄마가 있어 화제다. 미국의 NBC방송과 US위클리는 7일(현지시각) 암 생존자인 한 여성이 네 쌍둥이를 자연임신한 후 다시 암 환자가 된 비극적인 사연을 소개했다. 켄터키주 포트캠벨의 케일라(29)와 찰스 부부(26)는 지난해 12월 30일 네 쌍둥이의 부모가 되었다. 그러나 케일라는 보통 산모와는 달랐다. 그녀는 2016년 1월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은 암환자였다. 평소 끈질긴 가려움과 고질적인 기침으로 괴로워했고, 1년 반을 오진으로 고생하다 종양이 흉곽의 3분의1로 퍼져있고 림프절 또한 비대해져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5개월 간의 화학요법 후 병이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을 때, 뜻밖에 임신 소식을 접했다. 케일라는 "우리는 아마 치료 후에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들었다"며 "초음파 검사를 하러 갔더니 4명의 건강한 심장이 뛰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 기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편 찰스 역시 "내가 경험한 가장 놀라운 일이면서도 우리에게 일어난 최고의 순간"이라 말했다. 기쁨도 잠시, 11월이 되자 케일라를 옥죄였던 암이 재발했고 결국 아이의 건강과 암 치료를 위해 의료진은 임신 30주째에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갔다. 그리고 찰스, 마이클, 빅토리아, 릴리안이 무사히 태어났고 현재 신생아집중치료실에 머물고 있다. 케일라는 "나는 네쌍둥이는 물론 에단(12)과 하퍼(2) 두 아이의 엄마"라면서 "자식들과 남편에게 내가 얼마나 강한 엄마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가 5년 안에 생존할 확률이 50%라고 말했지만 반드시 이겨내 여섯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인스타그램(kaylagaytan8)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혼밥’ 설 선물, 대형마트서도 팔아요

    ‘혼밥’ 설 선물, 대형마트서도 팔아요

    국내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 수의 30%대를 돌파하는 등 크게 높아지면서 대형마트에서도 1인 가구를 겨냥한 혼술·혼밥족 전용 설 선물세트가 최초로 등장했다. 유통업체 이마트는 설 명절을 맞아 즉석밥과 반찬, 육포 등으로 구성된 혼술·혼밥 선물세트를 대형마트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혼술·혼밥 세트’(3만원)는 소량으로 포장돼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김스낵(25g×3)과 돼지육포(42g×4),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햄프혼합곡(250g), 육류에 버금가는 고단백 식품인 렌틸혼합곡(250g)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 전국 147개 전 점포에서 사전 예약 판매 중이다. 또 이마트는 CJ와 손을 잡고 자취생의 식사를 책임질 ‘CJ 혼밥세트’(1만2980원)도 오는 12일부터 전 점포에서 선보인다. ‘CJ 혼밥세트’는 비비고 직화구이김(5g×3), 스팸 클래식싱글(80g×2), 햇반(210g×3), 백설장조림(135g), 백설메추리알(135g)로 구성돼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구성원의 수가 줄어들면서 식용유나 참치 등 단일 품목으로만 이뤄진 선물세트 대신 다양한 상품이 조금씩 함께 담긴 소량·소포장 선물세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이마트는 안창살, 채끝, 치마살 등 원하는 소고기 부위를 골라서 구성할 수 있는 ‘미니 한우 세트’를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푸드도 최근 카놀라유(500㎖) 1개와 캔햄(200g) 4개로 구성돼 1인 가구에 적합한 실속 세트인 ‘기쁨가득 1호’를 출시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북한 청년들 ‘김정은 친위부대’ 지원 기피…가문 몰살 우려”

    “북한 청년들 ‘김정은 친위부대’ 지원 기피…가문 몰살 우려”

    최근 북한 청년들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위부대’에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정은 경호에 사소한 실수가 생길 경우 본인은 물론 가문이 몰살 당할까봐 두려워서라는 것이 이유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7일 최근 북한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위부대’ 지원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고위 소식통은 RFA에 “지난해 함경북도에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김정은 친위부대원 선발 사업을 벌였으나 지원자를 찾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 시대에는 학생들 대부분이 친위부대에 가기를 선망했지만, 지금은 김정은 경호에서 사소한 문제가 생기면 본인은 물론 가문이 멸살당할까 두려워서 지원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친위부대원으로 지정되면 학생들의 부모가 직접 나서 신체검사표에 질병이 있는 것처럼 위조해 탈락되도록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친위부대원은 김정은의 집무실과 저택, 별장 등을 경호하는 호위사령부의 군인으로서 13년간 외부와 단절된 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북한에서 이들을 노동당 조직지도부 ‘5과’에서 선발한다고 해서 이른바 ‘5과 대상’으로 부르기도 한다. 5과 대상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남학생들로, 키 173cm 이상의 정상적인 체중에 질병이 없어야 하며 특히 본인의 출신 성분은 물론 6촌까지 하자가 없어야 한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해 함경북도에서 김정은 친위부대원으로 18명 선발했으나 중앙의 기대치에 도달한 합격자는 겨우 2명에 불과해 간부들이 추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 ‘5과’에서는 김정은의 친위부대원 외에도 이른바 ‘기쁨조’로 불리는 여성들도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초구의회 김안숙 의원, 청소년 시설에 기부…감사패 받아

    서초구의회 김안숙 의원, 청소년 시설에 기부…감사패 받아

    서울시 서초구의회 김안숙(사진 왼쪽) 의원(더민주 방배1,4동·재선)이 서초구민의 날 행사 1등 경품 자동차를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세밑인 지난달 21일 반포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던 김 의원은 경품 추첨에서 1등에 당첨돼 현대차 액센트를 받았다. 이틀 뒤 김 의원은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찾아 “어려운 이웃과 기쁨을 나누겠다”며 나눔의 뜻을 전했고, 경품은 청소년시설인 푸른나무 청예단에 기부됐다. 김용린 푸른나무 청예단 문용린 이사장은 지난 28일 송년행사에서 김 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 의원은 “1000여명이 넘는 참석자 중 행운에 당첨돼 어려운 이웃에 기부할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며 “늘 주민들께 관심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겠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류수영♥박하선 결혼, 자필편지로 전한 진심 “기쁨 드러내지 못해”

    류수영♥박하선 결혼, 자필편지로 전한 진심 “기쁨 드러내지 못해”

    배우 류수영이 자필로 쓴 편지를 통해 박하선과의 결혼을 직접 전했다. 6일 류수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갈한 글씨체로 쓰여진 자필 편지를 게재했다. 그는 “모두가 어려운 이 때에 조용히 치르려 했지만 기사로 먼저 사실을 전해드린 지금 그래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 늦었지만 이렇게 글로서 인사를 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류수영은 “각자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온 박하선, 류수영 저희 두 사람은 2년 넘게 좋은 감정으로 서로를 아껴왔었고, 이제 그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며 “오랜시간 결혼을 준비해왔지만 드러나게 기쁨을 표현하기엔 여러모로 마음 무거운 요즘이라 조용하게 치르려다보니 조금 더 미리 알려드리지 못한 점 널리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함께 더 좋은 인생이 될 수 있도록 세상의 도움이 되는 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게 머리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류수영 박하선은 2013년 방송된 MBC 드라마 ‘투윅스’에 함께 출연하면서 처음 만났다. 극 중 약혼자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자연스럽게 연락을 주고받다가 2014년 말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쿨하게 인정해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류수영은 1999년 SBS ‘최고의 밥상’으로 데뷔한 이후, ‘투윅스’, ‘마이 프린세스’,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에서 활약했다. 박하선은 2005년 SBS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데뷔한 뒤 최근 tvN ‘혼술남녀’에 출연했다. <이하 류수영 자필편지 전문> 모두가 어려운 이 때에 조용히 치르려 했지만 기사로 먼저 사실을 전해드린 지금 그래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 늦었지만 이렇게 글로서 인사를 전합니다. 각자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온 박하선, 류수영 저희 두 사람은 2년 넘게 좋은 감정으로 서로를 아껴왔었고, 이제 그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오랜시간 결혼을 준비해왔지만 드러나게 기쁨을 표현하기엔 여러모로 마음 무거운 요즘이라 조용하게 치르려다보니 조금 더 미리 알려드리지 못한 점 널리 양해를 부탁드리는 바 입니다. 앞으로 함께 더 좋은 인생이 될 수 있도록 세상의 도움이 되는 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게 머리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도라에몽에게 생일 축하 받은 심형탁 ‘성공한 덕후’

    도라에몽에게 생일 축하 받은 심형탁 ‘성공한 덕후’

    배우 심형탁이 ‘성공한 덕후’의 면모를 보였다. 지난 5일 심형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음력 생일로 올해는 1월1일 생일~^^직접 신청했는데 에몽이가 생일축하를 해줬다~ㅜㅜ아~ㅜㅜ매번 보면서 나도 생일 축하 받아야지 했는데~ㅜㅜ드디어~ㅜㅜ여러분 이번에 개봉한 신 진구의 버스 오브 재팬도 많이 봐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 한 개를 올렸다. 영상에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이 심형탁의 사진 옆에 등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도라에몽은 심형탁을 ‘깜짝 게스트’로 소개하며 “형탁아 생일 축하하고 새해 복 많이 받아. 지금 하는 일 더 잘되길 바라고, 앞으로도 도라에몽 많이 사랑해 줘”라고 말했다. 이는 애니메이션 채널 ‘애니원’에서 진행 중인 이벤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도라에몽 덕후로 잘 알려진 그가 이벤트 신청에 직접 나선 것. 당첨까지 되면서 심형탁은 ‘성공한 덕후’ 다운 기쁨을 드러냈다. 한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신 진구의 버스 오브 재팬’은 지난해 12월 21일 개봉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진하의 시골살이] 땔나무를 쪼개다가

    [고진하의 시골살이] 땔나무를 쪼개다가

    아침마다 장작을 패는 건 요즘 내 주요 일과야. 찬 구들방을 덥혀야 하니까. 정월 초하루 날도 나는 어김없이 장작을 패고 있었어. 이따금 개 짖는 소리 말고는 동굴 속처럼 고요한 마을, 장작 패는 소리가 온 동네를 뒤흔들어 놓았나 보다. 잠시 일손을 멈추고 땀을 닦느라 쪽마루에 앉아 있는데, 누가 삐그덕∼ 대문을 밀치고 들어왔어. “아니, 좀 쉬시지 않고 새해 첫날부터 이 고된 일을…?” 오, 사람 좋은 뒷집 장 선생. 은퇴를 앞두고 작년에 우리 마을로 양옥집을 짓고 들어와 이웃이 된 분이지.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늙은이가 정초부터 장작을 패는 모습이 안쓰러웠을까. 사실 나는 평소 몸 쓰는 노동을 즐기는 터. 이런 일로 힘들다고 엄살떤 적이 없지. 장작을 쪼개는 일은 적당히 땀 흘릴 수 있어 몸에도 좋고, 정신 집중에도 으뜸이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어서 와요. 고되긴 뭐, 쉬엄쉬엄하는 걸요. 사실 이런 일은 힘들지 않은데, 어쩌다 인터넷 뉴스를 열면,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은 놈들 보는 게 힘들죠. 더욱이 세월호 사태에 대해 새로운 의혹이 뻥뻥 터지고 있는데,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짠해요.” 그랬어. 사태의 진상을 알 법한 이들이 아령칙한 답변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불쑥불쑥 일어나는 분노를 누르고 지내는 게 정말 힘들었어. 끝 간데없는 저 탐욕의 무리를 보며 한없이 울가망해지던 마음. 자기 호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다른 생명의 살 권리는 희생돼도 좋다는 거 아닌가. 물론 어떤 존재든 다른 생명의 희생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거 잘 알아. 생명이 다른 생명을 먹어야 비로소 존재할 수 있는 이 불가피한 현상을 누군가는 창조주의 비애라고 했지. 하지만 이런 얘기가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생명의 살 권리를 빼앗아도 된다는 건 아니잖아. 다만, 지구에 주소를 둔 생명은 모두 다른 생명의 도움으로 살고 있다는 걸 깊이 자각하라는 거지. 그래서 잡초를 먹고사는 우리 가족은 흔한 잡초를 뜯을 때도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을 건네곤 하지. 내가 먹는 존재들이 곧 내 몸이 되는 것인데, 어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을 수 있겠어. 내가 먹는 존재들은 나와 둘이 아니잖아. 이런 분명한 자각을 지니고 사는 사람은 자기 곁의 생명이 겪는 아픔에 무관심할 수 없지. 동물 희생이 보편적 관행이었던 원시 시대에도 자기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동물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잖아. 이런 경의를 표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공감과 자비의 영성으로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이 세상의 슬픔에 기쁨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어. 하지만 누가 과연 이 세상의 슬픔에 기쁨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 보살의 마음을 지닌 자라야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더덜뭇한 나는 보살의 지극한 마음과는 거리가 멀어. 그러니 타인의 슬픔에 기쁨으로 참여할 수가 없어. 그냥 타인의 슬픔에 슬픔으로 참여할 수 있을 뿐. 하지만 나이 들수록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이 점점 커져. 젊을 땐 드물던 그놈의 눈물도 점차 많아지고. 하여간 모든 생명의 뿌리는 하나라는 생각에 사무칠 때가 많아. 국정 농단을 저지른 이들조차 내 존재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곤 하지. 내 안에 박근혜가 있고, 내 안에 최순실이 있고, 내 안에 또 누구누구가 있다는 생각….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내 안의 박근혜, 내 안의 최순실이 저지른 죄상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그 죗값을 치르면 좋겠어. 심은 대로 거둔다는, 하늘 그물이 성긴 것 같아도 빠트림이 없다는 저 천상의 법대로 대가를 받으면 좋겠어. 누군가 아프면 나도 아프겠지만, 그것이 우주의 성스런 질서를 구축해 가는 일이므로. 에구, 정초부터 땔나무를 쪼개다가 문득 찾아온 뒷집 장 선생 때문에 주저리주저리 온갖 수다를 다 떨었네. 장 선생을 보내고 나서 쪼갠 나무를 수레로 실어다 바깥채 처마 끝에 쌓았어. 며칠 더 나무를 패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을 것 같아. 가지런히 쌓아 놓고 보니 아낌없이 자기를 내어주는 나무에게 절로 고마운 마음이 새록새록 하네.
  • 재닛 잭슨 나이 51세에 첫 아들 출산, 다른 사례와 비교하면,

    재닛 잭슨 나이 51세에 첫 아들 출산, 다른 사례와 비교하면,

     미국의 팝스타이며 고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인 재닛 잭슨이 나이 51세에 첫 아기를 출산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대변인은 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뮤지션이며 카타르 억만장자인 세 번째 남편 위삼 알 마나가 아들 에이사의 출산에 매우 기뻐했으며 산모는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며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임신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해 4월 ´언브레이커블´ 투어를 갑자기 연기하면서였다. 당시 그가 트위터에 올려놓은 동영상을 보면 그는 팬들에게 “급격한 변화가 있어 투어를 연기한다”며 “여러분이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노력할 수 있다면 제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한 일이란 사실을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2012년 결혼한 세 번째 남편 알 마나와 가족계획을 짜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런던 도심에서 아기용품을 쇼핑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재닛 다미타 조 잭슨이 본명인 재닛 잭슨은 1966년 5월 16일 인디애나주 개리에서 태어났는데 고 마이클 잭슨의 아홉 형제 중 막내였다. 1982년 데뷔 앨범 ´재닛 잭슨´을 시작으로 2015년 발매한 ´언브레이커블´까지 모두 11장의 앨범을 내 일곱 차례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1976년 가족이 출연한 리얼리티 TV 시리즈 ´잭슨네´로 연예 경력을 시작해 타일러 페리의 ´왜 내가 결혼했게´와 같은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80년대 몇년 동안 솔 가수 제임스 드바지와 살았고, 1991년부터 2000년까지는 무용수 르네 엘리존도 주니어와 두 번째 부부의 연을 맺었다.    영국 BBC는 50에 가까운 나이에 출산의 기쁨을 맛본 유명인은 재닛 잭슨뿐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 할 베리는 나이 47세이던 3년 전 둘째 아이를 낳았고, 존 트래볼타의 아내 켈리 프레스턴은 48세에 셋째를 낳았다. 영화 ´텔마와 루이스´로 이름을 알린 지나 데이비스는 46세에 첫 딸을 보고 2년 뒤 쌍둥이 아들을 출산했다.    그러나 이들 유명인을 제쳐놓으면 일반인 중 가장 나이 먹은 임산부와 비교한다면 재닛 등은 한참 젊은 축에 든다. 인도에서는 적어도 3명이 재닛보다 20세는 더 많은 나이에 출산을 경험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짧은 삶, 15시간’…생명 나누고 하늘로 돌아간 아기

    미국 오클라호마주(州) 캐쉬언에 사는 34세 전업주부 애비 아헌은 셋째 아이를 갖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임신 19주차 초음파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아이에게 ‘무뇌증’이라는 불치병이 있어 태어나도 몇 시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 그 순간 그녀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배 속의 아이에게 닥친 무뇌증은 뇌와 두개골의 발육이 불완전한 결함으로, 임신 1000건 중 약 1건에서 발생하는 희소 사례며 대부분 유산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미국에서는 신생아 1만 명 중 1명 정도는 무뇌증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현재 5세와 7세가 된 딜런과 하퍼라는 이름의 두 딸을 두고 있는 그녀는 남편 로버트(34)와 상의 끝에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 그 이유는 짧게나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신생아 장기 기증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간) 이같이 뱃속 아이에게 불치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낙태를 거부했던 한 여성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소개했다. 애비는 “이 같은 결정은 자신이 살면서 겪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른 가족이나 친구 누구도 자신들의 결정에 직접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우리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희망하며 이를 위해 제왕절개술을 계획했다”면서 “우리는 아이와 함께 몇 가지 소중한 추억을 나누길 원했다”고 말했다. 또한 “심지어 내 두 자매는 모두 내가 임신을 계속해 나가는 것을 두고 우리 부부가 미친 줄 알았다고 나중에 말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부는 담당의에게 뱃속 아이의 성별을 물었고 딸이라는 것을 알고 그 자리에서 이름을 정했다. 부부의 두 딸이 서로 이름을 지으려 옥신각신했지만, 바로 그때 그녀가 은혜(grace)라는 뜻을 가진 ‘애니’(Annie)라는 이름을 떠올려 아이에게 붙여줬다. 그녀는 “우리는 비록 아이가 이 세상에서 오래 살 수 없지만,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애니의 탄생에 앞서 부부는 장기기증 서비스 ‘라이프셰어’를 통해 장기 기증을 위한 수많은 병원 회의를 거쳤다. 그녀는 자신의 임신에 관한 악의 없는 질문에 고통스러웠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대답하려고 노력했다. 이후 2013년 6월 26일 마침내 출산일이 다가왔고 애비는 편안히 제왕절개술을 받았다. 그리고 마취에서 깬 그녀는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애니의 탄생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애니는 별로 울지 않았지만, 난 아이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간호사가 내게 애니를 보여줬고 그 아이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손을 잡았고 내 얼굴을 밀착해 냄새를 맡고 계속 뽀뽀해줬다”고 덧붙였다. 애비는 그 순간 가슴이 아팠지만 모든 것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애니가 태어난 뒤 큰딸 딜런은 ‘천국은 진짜 있어요’라는 책 한 권을 가져와 부부에게 동생에게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애니에게 책을 읽어줬다는 그녀는 살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 11시쯤 애니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고 그녀는 아이가 삶의 끝자락에 도달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애니는 14시간 58분 동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살았다”면서 “사랑과 기쁨, 그리고 평화에 둘러싸인 채 모든 삶을 보냈기에 숨을 거뒀을 때조차 슬픔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애니의 장기기증이 시작됐다. 하지만 심장 판막을 제외한 다른 장기들은 산소 수치가 너무 낮아 이식 수술을 할 수 없었고 일부 장기는 연구용으로 기증됐다. 그렇게 애니가 세상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났다. 애비는 다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바’(Iva)를 임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애니의 이야기는 희망 중 하나다. 난 이 같은 이야기가 비극 중에서도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애니의 이야기는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애니의 이야기는 공유되고 있으며 난 내가 죽는 날까지 그렇게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불타는 청춘 구본승, 권민중 등장에 설렘 폭발 “너 오니까 하늘이 갠다”

    불타는 청춘 구본승, 권민중 등장에 설렘 폭발 “너 오니까 하늘이 갠다”

    ‘불청’ 권민중의 등장에 구본승의 하트에 불이 켜졌다. 3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는 두 명씩 나뉘어 여행을 즐기는 청춘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제작진은 구본승에게 “형과 여행을 같이 하고 싶단 분이 있다”며 구본승에게 기대감을 심어줬다. 구본승은 “나를 만나러 누군가 오시는 거냐. 누가 와도 와준다는 게 고맙다”더니 “남자 동생말고 여자 동생이 왔으면 좋겠다. 남자 동생은 그냥 뭐 오든지 말든지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구본승을 만나러 온 이는 다름 아닌 권민중이었다. ‘불타는 청춘’의 최연소 막내인 그는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구본승을 선택한 이유로 “전에 우연히 사적인 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좀 더 친해지고 싶었다. 제가 94학번인데 그때 막 데뷔를 했었다. 그런 귀여운 캐릭터가 없어서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불청 제작진은 두 사람의 만남에 앞서 구본승에게 눈을 감아달라고 요구했다. 권민중은 그의 옆에 가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손을 잡아보기도 하는 등 힌트를 줬다. 구본승은 “이 목소리 내가 아는 목소린데..”라며 긴가민가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권민중임을 확인한 구본승은 “이게 누구야”라며 손을 덥석 잡았다. 반가움에 포옹을 하기도 했다. 그는 여동생의 등장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구본승은 “우리 멤버들 많은데 나를 지목한 이유가 있냐”고 물었고 권민중은 “늘 주변인으로 알아서 그랬다. 친한 사람은 같은데 우리가 친한 건 아니었다. 다들 결혼하기 전에 같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오빠는 항상 낚시를 갔다더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여동생 어떠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구본승은 “좋다. 갑자기 하늘이 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권민중에게도 “하늘이 어두웠는데 너 오면서 확 갰다”며 로맨틱한 멘트를 날렸다. 구본승은 권민중에게 ‘불타는 청춘’에 적응하는 꿀팁을 알려주며 호감을 샀다. 두 사람이 만들어갈 로맨스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SBS ‘불타는 청춘’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금박·홀로그램 넣은 닭 우표로 새해 희망 기원”

    “금박·홀로그램 넣은 닭 우표로 새해 희망 기원”

    정유년 연하우표 2종류 도안 4개월간 작업 끝 지난달 탄생 각도에 따라 색 달라져 화려해 “풍요롭고 찬란한 2017년이 되길 기대하며 금박과 홀로그램을 사용해 우표의 화려함을 더했죠.” 우정사업본부가 지난달 1일 선보인 정유년 연하우표 2종은 김소정(46) 우본 우표디자인실 디자인총괄의 손에서 탄생했다. 2종의 우표 중 하나는 떠오르는 태양과 닭의 힘찬 발걸음을 코믹하게 표현했고 또 다른 우표에는 눈 속에서 멋진 자세로 서 있는 닭의 모습을 담았다. “닭은 예로부터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의 상징이었고 태양, 빛의 도래를 알리는 존재이며 귀신을 쫓는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죠.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동물이지만 신성함 등 상징적 의미를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아요.” 김씨는 4개월여간 자료조사, 구상, 스케치 등의 과정을 거쳐 닭의 친근함과 신성성을 가로 3.5㎝, 세로 3.5㎝ 우표에 담았다. 특히 눈 위에 서 있는 닭을 형상화한 우표에는 최초로 홀로그램 특수효과를 넣어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채로운 색이 나타나도록 했다. 또 태양, 눈꽃, 닭의 부리 등에 금박을 넣어 화려함을 더했다. 김씨는 “지난해는 모든 국민이 슬픔과 허탈감으로 힘든 한 해였던 것 같다”며 “2017년을 맞는 모두가 새로운 도전과 희망,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염원하며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우표는 그 나라의 역사, 자연, 문화, 예술을 보여 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인쇄 특수효과를 이용해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우표 속에 꼼꼼히 기록해 나가겠습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2017년 경영은[ ]이다.

    2017년 경영은[ ]이다.

    SK “딥 체인지로 새 가치 창출” LG “남들과 다른 길 개척하자” 롯데 “준법경영 위한 장치 강화” 금융 CEO들 “현장에서 답 찾자” 2017년 업무 첫날인 2일 재계 총수들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신년사로 새해를 열었다. 재계가 여전히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홍역을 치르는 와중임을 감안한 듯 신뢰 회복을 다짐하는 신년 메시지도 많았다. 총수들은 올해를 ‘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지난해 치른 (갤럭시노트7 단종의)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 내야 한다”면서 “철저한 미래 준비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고 주문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딥 체인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고 했는데 ‘딥 체인지’란 직원 한 명 한 명의 마음과 자세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고 SK 측은 설명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면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하고 국민과 사회로부터 존경 받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대중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제히 ‘탈(脫)통신’을 외쳤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혁신해 내고 글로벌 성장을 이뤄 낼 수 있도록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혁신기술 1등 기업으로 도약하자”라면서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미디어 소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회사”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IPTV 등의 분야에서 1등의 꿈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윤리경영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자성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준법경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장치는 임직원의 도덕적 판단과 자율적 행동이 수반돼야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패러다임 대전환기를 맞아 새 시대에 부응하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새로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소신을 갖고 업무를 추진해야 고객 신뢰를 얻는다”고 독려했다. 가계부채가 130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고 대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권 CEO들의 발길은 새해 업무 첫날 ‘현장’으로 향했다. 3연속 내부 출신인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이날 시무식을 생략한 채 자신의 첫 지점장 발령지점인 인천 서구 원당지점을 비롯한 영업점 2곳과 거래기업 2곳을 찾아 초심을 되돌아봤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임직원들과 남산에 올라 일출을 본 뒤 본점 1500명 전 직원과 ‘인증샷’을 찍으며 지난해 이룬 민영화 달성의 기쁨을 나눴다. 이 행장은 “‘노적성해’(이슬이 모여서 바다를 이룬다)란 말처럼 전 직원이 하나 돼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재도약을 향해 나가자”고 격려했다. 지난해 ‘빅배스’(대규모 부실 정리)를 단행했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경섭 NH농협은행장 등과 함께 현충원을 참배했다. 수익 창출을 위해 다시 결연하게 뛰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시무식 후 ‘지속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은행 경영진 워크숍’에 참석, 곧바로 ‘열근’(열심히 근무) 모드에 들어갔다. 경제가 비상인 만큼 잠시라도 쉬어 갈 짬이 없다는 마음이 행보에 묻어난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본점 건물 1층에서 출근하는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새해 덕담과 함께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직원들에게 떡국을 나눠 주는 행사 이외에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41일 만에 죽은 아기, 장기 기증…생명의 촛불 돼

    41일 만에 죽은 아기, 장기 기증…생명의 촛불 돼

    영국에서 가장 어린 아기의 장기가 많은 환자들의 삶에 희망이 되고 있어 화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태어난지 41일만에 세상을 떠난 아기의 장기기증 사연을 소개했다. 아기의 이름은 테오 오몬디. 그의 부모는 테오가 다시는 깨어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테오의 부모는 "아픈 그를 지켜보는 시간은 힘들었지만, 장기 기증 결정은 절대 어렵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가 다른 사람을 돕길 원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그가 살아서 잘 자라주었다고 해도, 그 스스로 그렇게 결정했을 것이다"고 전했다. 테오의 채 여물지도 않은 작은 장기는 가장 먼저 생후 5개월된 아기의 삶을 구했다. 테오의 폐를 받기 위해 2번의 폐 이식수술을 받은 아기는 이모젠 볼튼이다. 2kg으로 태어난 이모젠은 몇 주 후 원인 모를 감염에 걸려 폐포모세혈관 형성장애를 앓았다. 이는 희귀하고 치명적인 폐질환 중 하나여서 폐 이식만이 그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다행히 테오의 폐가 이모젠과 일치했고, 그는 7시간의 수술을 견뎌냈다. 1주일 간 집중치료를 받은 후, 지금은 병원에서 퇴원해 건강한 상태다. 런던의 그레이트 오르몬드 스트리트병원(GOSH)에 따르면 유럽에서 이식 수술을 받은 가장 어린 사람이라고 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테오의 장기는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다. 그의 신장은 또다른 아기에게 이식됐고, 그의 간세포는 6명의 사람을 도울 예정이다. 테오 가족의 기부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평화를 주고 있다. 그들은 "우리는 아들의 존재를 어디에서나 매일 찾을 수 있다"며 "이제는 이모젠의 가장 빛나는 부분 중 하나라는 것을 안다"고 답했다. 끝으로 "일생에 단 한 번의 기회는 바로 용감하고 아름다운 사투를 벌인 두 명의 어린이가 만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립의료원(NHS) 혈액·이식센터(Blood and Transplant)에 따르면, 영국에는 150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6만 5000명의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대기자 명단에 올랐던 성인 452명과 어린이11명이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한국서 미국 입양 가며 헤어진 개 두 마리, 감격 재회

    한국에서 미국으로 각각 입양됐던 개 두 마리가 오랜만에 재회하는 기쁨을 나눴다. 최근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은 지난해 한국땅을 떠나 이역만리 미국으로 입양 간 사모예드종인 켄지와 소피아의 사연을 전했다. 입양견이 서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두 마리 모두 '보신탕용'으로 개농장에서 사육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동물단체 '진도러브'의 도움으로 켄지와 소피아는 미국 땅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됐지만 이쉽게도 서로 다른 주로 입양되며 생이별했다. 두 마리 개가 개농장에서 가족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관계였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 두 입양견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켄지를 입양한 보스턴에 사는 린제이 골드스테인 덕이었다. 그녀는 "켄지를 보자마자 입양을 결정했다"면서 "사람을 너무나 잘 따르는 사랑스러운 반려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개농장에서의 기억 탓인지 다른 개들과는 어울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골드스테인은 켄지가 개농장에서 살 때 소피아와 가족처럼 지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행방을 수소문한 끝에 두 마리의 재회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랜 만에 만난 켄지와 소피아는 누가 먼저일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뛰어가 얼싸안으며 기쁨을 표현했다. 골드스테인은 "두 입양견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까 걱정이 들었지만 그야말로 기우였다"면서 "아마도 켄지는 소피아가 너무나 그리워 다른 개들과는 어울리지 못한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당선 소감] 내가 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위안·기쁨이 되길…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당선 소감] 내가 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위안·기쁨이 되길…

    책이 참 좋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책을 읽으며 느끼는 그 감정들 때문일 거예요. 왠지 모를 설렘, 마음 따뜻해지는 행복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이루어졌을 때의 통쾌함.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슬픔까지도요. 제가 책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을 우리 반 아이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책 속에 빠져든 아이들의 모습들을 볼 때면 저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됩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을 참고 입꼬리를 씰룩거리다가도, 사뭇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들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요. 그 모습이 좋아서 아이들에게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어린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동화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동화를 쓰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또 다른 시작에 설레기도,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꿈꾸는 일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작은 위안과 기쁨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늘 응원해 주는 사랑하는 남편과 가족들, 꿈에 한발 다가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정해왕 선생님, 이 길을 함께 걷는 어작교 글벗 여러분 고맙습니다. 아직 서툰 글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더욱 정진하라는 뜻으로 여기고 용기 내어, 꾸준히 걸어가겠습니다. ▲198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서울교대대학원 초등국어교육과 졸업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 [자치광장] 소액 기부문화의 원년으로/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자치광장] 소액 기부문화의 원년으로/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기부’는 한 나라의 국민의식 수준과 나눔 온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자신이 소유한 것을 이웃과 나누는 마음은 성숙한 국민의식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른바 기부행위는 개인의 이윤 추구가 아니라 개인의 정서와 가치관에서 우러나오는 인간다운 윤리적 의무이며 사회공헌이다. 그런데 최근 탄핵 정국과 경기 위축이 지속하면서 나눔과 기부 물결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불황과 혼란한 정국 속에서 연말 기부가 저조한 가운데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목표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지난달 26일 현재 49.3도였고 새해가 시작된 1일에도 73.3도이다. 목표액은 3588억원인데 지난달 26일에는 1770억원에 불과했고 1일 현재 모금액은 2630억원이다. 사회 전반에 기부 심리가 위축된 탓인 것 같다. 당장 매출이 줄어들고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소극적이다. 청탁금지법인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나눔과 기부가 줄면서 어려운 이웃들은 당장 올겨울을 날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 사회가 나눔과 기부를 생활문화로 정착시키려면 먼저 투명한 사회를 열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투명성 확보로 많은 소액 기부자들이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서울 서대문구는 민선 5기부터 정책의 기조로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는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연말 기준으로 430가구에 21억 7000만원을 기부했다. 바로 주민 모두의 신뢰를 바탕으로 나눌수록 커지고 기쁨을 느끼게 하는 나눔의 정신이 살아 있는 덕분이다. 결연가정을 후원기부자와 바로 연결해 기부의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했다. 모두 어려운 시기이지만 국민을 통합하고 난국을 극복하려면 다시 한 번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소액 기부로 나눔을 실천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작은 후원을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면 이것이 우리 사회에 따뜻한 변화를 가져오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겨울, 소액기부에 많은 국민이 동참했으면 한다. 나눔과 기부는 소외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다. 사회온도를 높여 건강한 시민사회가 되려면 우리 모두 기부문화 확산에 마음을 모아야 한다. 탄핵 정국과 경제적 어려움을 우리 국민의 힘으로 다시 극복할 것이라는 희망을 꿈꾼다. 2017년,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의 새로운 원년이 되길 희망한다.
  • 정유년 첫둥이의 힘찬 울음

    정유년 첫둥이의 힘찬 울음

    1일 0시 서울 중구 제일병원 분만실에서 신정란(41)씨가 정유년(丁酉年) 새해 첫 아기로 기록된 2.92㎏의 건강한 딸을 품에 안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신씨와 남편 우대균(38)씨는 “무엇보다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말로 새해 첫날 첫째 아이를 얻은 기쁨을 나타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축하카드와 신생아 용품, 과일 바구니를 보내고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새해둥이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큰 희망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병원 제공
  •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2017년이 밝았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힘겨웠던 2016년을 뒤로하고 이제 다시 희망의 끈을 동여맬 때다. 새해 아침 지구촌 곳곳에서 묵묵히, 그리고 힘차게 내일의 꿈을 키워 나가는 우리 대한국인들로부터 2017년 활짝 웃는 대한민국을 소망하는 응원 메시지들을 받았다. 자원봉사자에서부터 건설근로자, 과학자, 유학생, 대기업의 해외 주재원에 이르기까지 하는 일도 다르고 저마다의 꿈도 달랐지만 단 하나, 대한민국이 더 많이 웃고 이 땅의 모두가 좀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소망은 모두가 같았다. “아들 자전거부터 가르쳐 줄 것” 쿠웨이트 건설현장 지키는 이정헌씨 “지난 휴가 때 아내가 큰애 자전거 타는 법 좀 알려주라고 했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그냥 돌아오고 말았네요. 이번에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부터 알려줄 겁니다.” 2012년 12월 이후 4년 넘게 쿠웨이트 건설현장을 지키는 현대건설 토목엔지니어 이정헌(42)씨는 가족 얘기부터 꺼냈다. “가족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아빠와 남편이 되고자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발령 초기에는 지나가는 한국차만 봐도 울컥할 정도로 향수병을 겪었다. “이제는 발주처 직원들이나 감리원들이 업무차 한국을 방문하고는 우리나라에 대한 경험과 칭찬을 늘어 놓을 때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며 웃었다. 쿠웨이트의 외국인 정책은 아랍에미리트나 카타르 등과 달리 매우 엄격하다. 이씨는 “한국인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른 외국인에 비해 비교적 관대하다. 달라진 국가 위상 때문인 듯해 자랑스럽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사람과의 약속도 있지만 제가 일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모든 게 약속입니다. 공정도, 안전도, 품질도 약속이죠. 하기로 했으면 꼭 지켜야 하는 게 약속이듯 제가 담당하는 일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모든 약속들을 잘 지켜 나가고 싶습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한국 경제도 활력 되찾았으면” 러시아 시베리아서 일하는 김인호씨 “2017년에는 세계 경제 회복뿐 아니라 한국 경제도 활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정치, 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성장하도록 국민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길 기원합니다.” 9년째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파견 근무하는 김인호(52)씨는 “유라시아 철도가 관통하는 물류의 중심지라 세계 경기 침체와 회복을 최전선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러시아 물류·교통의 요충지로 유럽, 중앙아시아, 극동으로 가는 모든 화물이 거친다. 이곳 오리온공장에서 만든 초코파이, 고래밥(현지명 ‘마린보이’) 등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뻗어 나간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선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불꽃 축제가 열린다. 그는 시베리아 하늘을 뒤덮은 불꽃을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가장 그리울 때”라는 그는 “하지만 회사를 대표해 사업을 개척한다는 자부심으로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지난해는 러시아 법인 판매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그 자부심을 더욱 견고하게 했다. “올해 경제 침체기에서 벗어나 더더욱 좋았던 한 해라고 기억하고 싶어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해외진출 한 기업들 결실 맺길” 쿠바 코트라 근무 정덕래씨 “시장 개척을 위해 땀 흘리는 우리 기업인을 도와 조그마한 결실이 이루어지기 시작할 때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남미통’으로 불리는 정덕래(43) 코트라 아바나무역관장은 올해 소망도 ‘작은 결실’에 방점이 찍혀 있다. 칠레, 과테말라 등 남미에서만 8년 5개월째. 쿠바 생활은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생필품이 부족하고, 한국 음식 재료를 구하려면 멕시코, 파나마 등으로 가야 할 정도로 팍팍한 삶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보며 자긍심으로 이겨 내고 있다. 정 관장은 “지난해 한·쿠바 경협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제 교류행사가 정례화됐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접하면서 한국을 동경하고 더 알고 싶어 하는 쿠바인들도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한 뒤 쿠바는 변화의 중심에 섰다. “사회주의 시스템이 견고하고 통제력이 강해 외부의 기대만큼 빠른 변화를 없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책상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쿠바인들과 쿠바 사회를 더 깊이 있게 파악하고 배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들의 문화 속으로 파고들어 ‘작은 결실’을 이루고 그것을 모아 큰 성과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보편적 복지 확대됐으면” 프랑스 유학생 문경훈씨 “복지가 상대적으로 나은 프랑스를 경험하다 보니 우리나라도 보편적 복지가 좀더 확대됐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에서 10년째 공부 중인 문경훈(44)씨는 “한국 사회는 경쟁 논리에 갇힌 느낌이 드는데 프랑스의 ‘연대’와 ‘관용’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보편적 복지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학(철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06년 아내와 결혼하자마자 유학 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내는 지난해 3월 먼저 아이와 한국에 들어갔죠. 혼자 생활하니 가족이 그립고 한국이 그리워요.” 문씨는 유럽의 연말도 어두웠다고 전했다. “연쇄 테러로 총을 든 군인이 순찰하고, 가방을 검색하는 게 일상이 됐죠. 새해에는 모든 나라가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중산층 삶의 질 향상” 재미교포 이수정씨 “한국에서 사업하는 친구나 친척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더군요. 미국은 몇 년 전에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이제는 좀 나아졌거든요. 한국 경기도 좋아져서 중산층이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재미교포 이수정(50·여)씨는 “미국은 금융 위기 때 주(州)정부 공무원들도 많이 해고됐다”며 “나 같은 연방정부 공무원은 해고되진 않았지만 이민을 올 때부터 정착했던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400㎞ 떨어진 아이오와주 디모인으로 떠나야 했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한류’ 인기로 미국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서 뿌듯해요. 저도 한국 드라마를 즐기고 국제 경기가 있을 때 한국을 응원하죠. 어느 나라에 있든 한국 사람들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물질보다 정의” 에티오피아 허디모데씨 “새해에는 우리나라 사회가 물질적 가치보다 정의에 더 관심을 두었으면 합니다. ” ‘그린라이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허디모데(35)는 2016년을 “2보 전진을 위한 고통스러운 1보 후퇴”라고 봤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 소속으로, 18개월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머물며 기아차, 코이카 등과 함께 직업훈련과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 퍼진 한국의 이미지를 ‘정의롭고 멋있는 국가’라고 소개했다. “‘REPUBLIC OF KOREA’(한국)라는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면 시민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죠. 새해에는 이런 자부심과 따뜻함이 다른 어두운 곳들도 비추는 한 해가 되길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진실 규명 되길” 日 광고기획자 김리원씨 “일본에서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 성숙한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웠어요.” 일본에서 광고기획자(AE)로 일하는 김리원(30)씨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일본 동료들이 물을 때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부끄러웠다”며 “우선 내가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새해에는 정치, 사회 분야를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한인들도 꾸준히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나 헌법재판소가 지속적으로 진상 규명에 힘을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대형 스포츠 브랜드의 글로벌광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김씨는 “많은 청년들이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데 먼저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를 충분히 공부하고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안전한 한 해” 필리핀 파견 서승환 경정 “필리핀에 있으면서 한국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았습니다. 전세계 교민 모두 ‘안전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찰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국인 범죄를 담당하는 필리핀 마닐라 ‘코리안데스크’에 파견된 서승환(40) 경정은 “돌아오는 6월이면 필리핀 근무 5년 2개월 만에 한국으로 복귀한다”며 “범인 검거율이 10%도 안 되는 곳에 근무하면서 치안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전했다. 서 경정은 이곳에서 강·절도 사건과 관련한 교민 민원을 접수하고, 필리핀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에 돌아오면 외사업무를 하게 된다. “재외동포만 700만명이고, 해외 여행객은 수없이 많죠. 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일과 삶의 균형” 호주 워킹홀리데이 장유진씨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더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 멜버른의 대학 부설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는 장유진(25)씨는 “호주가 낙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너무 일 쪽으로 치우쳐 있어 아쉽다”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에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음악을 틀고 손님과 춤추며 음식을 만드는 상점도 있죠.” 그는 지난 2월 ‘한상기업 해외 인턴사업’에 지원해 처음 호주에 갔다. “3개월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에 가니 아쉬웠어요. 다시 준비해 올해 7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왔죠. 4년제 대학교에서 마케터로 일하자는 목표도 생겼구요.”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인간 위대함 긍정할 일 많기를” 남극세종과학기지 근무 김성중 박사 “2016년은 과학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경이로움을 목격할 수 있어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많은 역경 속에서도 인간의 위대함을 긍정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제30차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근무 중인 김성중(51·극지연구소) 박사는 지난해 11월 동료들과 함께 남극에 파견됐다. 남극은 지금 여름인데도 평균 기온은 영하 2~3도이고, 바람이 세차 체감온도는 훨씬 낮다. 밤에도 밝은 백야 현상이 이어져 체력적으로 힘든 여건이다. 겨울인 7~8월에는 영하 20~2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과 하루 종일 어두운 극야 현상이 나타난다. 기후 자체가 극한으로 몰아가지만 김 박사는 “이론으로만 공부해 온 기후 변화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인류의 도전에 기여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남극세종과학기지는 29년 만의 첫 증축 공사가 진행돼 내년 4월 중순 무렵 완공된다. 연구 공간은 지금보다 80%가량 넓어진다. 김 박사는 “보강된 시설에서 무사히 연구를 마치고 내년 말 대원들 모두 건강히 돌아가는 게 새해 목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지난해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은 도전하며 발전하는 인간을 증명한 아름다운 패배였습니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라고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회·문화적으로 인류는 분명히 전진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청탁금지법 같은 건 문화선진국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는 시도라고 생각해요.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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