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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밀착형 사회공헌’ 는다

    ‘생활밀착형 사회공헌’ 는다

    ‘틈새 계층과 사각 지대로….’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기부금만 내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 생활밀착형을 지향한다. 소외층을 위한 법률봉사단을 운영하고 보청기를 지원하고, 낙도지역을 찾아 컴퓨터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2일 대한상의 4층에 삼성법률봉사단 사무실을 마련했다. 영세민 등 소외 계층에게 무료로 법률 상담과 자문에다가 변론까지 해준다. 그룹 소속 변호사 60여명이 참여 중이다. 사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www.slas.or.kr)에서 접수하면 된다. 보청기 전문업체인 스타키보청기는 최근 혼자 사는 난청 노인 10여명에게 보청기를 전달했다. 회사측은 이들을 회사로 초청, 청력 테스트를 한 뒤 보청기를 맞춰줬다. 심상돈 대표는 “극빈 노인층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도 소외 계층과 시각 장애인의 생일날에 눈 정기검진을 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12월까지 월 1회씩 백내장·녹내장 등 눈 질병에 관한 강좌를 연다. 한국철도공사는 대전의 노숙인 시설인 ‘자강의 집’ 원생과 도우미 등 90여명을 대상으로 낙조대 등 전남 목포지역으로 KTX 기차 여행을 시켰다. 철도공사는 이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HP도 최근 전남 낙도지역 5개 초등학교에 자사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지원했고,LG생활건강은 자사의 ‘행복미소기금’ 1억 2000만원으로 저소득 여성 가장 200명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업의 지역 사회나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은 마케팅 차원을 넘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 때문”이라면서 “사회를 감동시켜야만 상품을 팔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0) 일본 도쿄대

    [명문대 교육혁명] (10) 일본 도쿄대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학은 범국가적인 지원을 받았다. 도쿄대 출신인 구로가와 기요시 일본학술회의 회장은 “도쿄대학이 강한 것은 한마디로 정부와 국민들이 힘을 모아 지원했기 때문이다. 실력자들이 가르치도록 해 좋은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패전 과정에서 인재의 소중함을 경험한 뒤 지원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일본 인재의 산실인 도쿄대도 스스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세계적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에서부터 학생 개개인까지 개혁의 바람이 강력히 불고 있다. 최근 도쿄대학 첨단과학기술센터가 고마바리서치 캠퍼스에서 개최한 포럼은 도쿄대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토론내용은 불과 수초의 간격으로 일어로 풀이돼 센터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즉각 올려졌다. 현장에서도 대형 동영상으로도 일어, 영어로 토론내용이 올랐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변화를 외쳤다.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은 격려사에서 “지금 대학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5%가 바뀌면 전체가 바뀌게 된다.”면서 선구자적 역할을 강조했다. 실험정신도 강조하면서 ‘선두에 서려는 용기’를 학생들에게 요구했다. 하시모토 가즈히토 첨단연구센터 소장도 “지금도 개혁은 계속되고 있다. 국가의 전체 예산은 줄고 있지만 연구소에 연간 교부금 10억엔(약 80억원)씩,5년간 50억엔 정도가 투입됐다. 외부자금도 연간 20억엔이 넘는다. 이런 자금력으로 기존제도의 제약을 깨고 150명 정도의 계약직 특임교수를 투입, 연구의 새바람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난야 다카시 전 소장은 도전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첨단연구센터는 기존조직과 학문분야의 틀을 뛰어넘는 탄력적 연구를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결합시켜 인간을 위한 학문을 지향하고 있으며, 상식을 깨부수고 있다는 것이다. 난야 전 소장은 경영과 교육의 분리를 주장하면서 “대학의 평가는 평가위원회가 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시장이 한다. 입학할 학생이나 교수가 가고 싶어야 하는 것”이라며 “연구를 위탁하는 기업이나 정부기관, 기부하고 싶은 독지가 등 시장의 지지를 얻는 것이 대학경영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시장 평가론’을 주장했다. 도쿄대에 요구되는 인재상과 관련, 구로가와 회장은 “대학캠퍼스가 세상을 보는 유일한 창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계의 선도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세상을 넓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를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15년여간 미 UCLA 의학부에서 내과학을 강의한 구로가와 회장은 “선생은 학생이 영감을 갖도록 자극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대학은 학생에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혜를 가르치라고 주문했다.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사명감, 상식을 깨부수는 반항정신과 호기심도 요구했다. 도쿄대의 연구환경은 지금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대학 동양문화연구소 현대송(45) 교수는 방대한 소장도서를 높이 평가했다. 기초학문을 연구할 자료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연속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는 한 사람의 천재가 사라지면 공백을 메우는 게 아주 어렵거나 불가능하지만 도쿄대의 경우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므로 성과의 축적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현 교수의 설명이다. 자료공유도 잘 되고 있다. 도쿄대의 기초학문이 강한 이유는 기초학문을 해도 미래 걱정을 하지 않는 일본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자공학과 석사과정 김웅현씨는 “이과1계열은 자연계·공학계 일부가 포함돼 있는데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과배정을 할 때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에 우수학생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연구진행과정, 학습과정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것도 도쿄대의 큰 강점으로 꼽힌다. 정에 치우치지 않고 선·후배간의 서열의식도 엷어 “선·후배가 똑같은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토론하고, 문제가 생기면 선생이 중재한다.”는 게 수의학과 박사과정 최재혁(30)씨의 체험담이다. 도쿄대학은 어떤 미래를 지향하는가. 고미야마 총장은 “예전에는 선진국의 모델을 따라하면 됐지만 모델을 찾아 흉내내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모델로는 안 된다.”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려면 에너지, 환경, 소자화(少子化·저출산), 고령화 등 21세기 지구적인 과제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 창조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aein@seoul.co.kr ■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은 도쿄시내 혼고캠퍼스 총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국내·외 인재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대 국제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대부분 대학경쟁력 평가를 영국의 기관이 한다. 그래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연방 소속 대학들이 많이 포함된다. 일본과 한국, 중국 등이 랭킹을 만들면 (동양권 대학의 순위가)아주 좋게 나올 것이다. ▶특별히 강한 분야는. -창립 때부터 응용분야가 포함됐다. 그래서 과학기술분야가 강하다. ▶법인화된 이후 국가지원은 줄었나. -단계적으로 매년 직접 운영비의 1%씩 줄어들고 있으나 별 영향은 없다. 특히 국가에서는 전체적인 과학기술기본계획에 따라 1기(5년씩) 17조엔(약 140조원),2기 24조엔(약 200조원)을 지원했다. 지난 4월 시작된 3기에도 25조엔(약 210조원)을 지원한다. 국가의 전체 예산규모는 줄고 있지만 과학기술예산은 늘 정도로 일본 정부는 과학을 중시한다. ▶독립행정법인이 된 뒤 재정형편은. -1년 예산이 2000억엔(약 1조 7000억원)정도 되는데 큰 문제는 없다. 기부금도 늘고 있다. 다만 일본 전체를 놓고 보면 문제가 생겼다. 가속기, 단백질분석기 등 거액이 드는 기자재를 공동으로 구입하는 길이 최근 막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당국과 대화 중이다. ▶기부금은 충분한가. -건물기부 등을 포함, 최근 170억∼180억엔 정도 모았다. 충분하다. ▶세계경쟁이 치열한 시대인데. -더 국제적으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연구자는 가족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숙사와 자녀의 학교, 병원 등이 갖춰져야 한다. 국립대학도 4월부터 이런 시설을 지을 자금차입이 가능하게 돼 인터네셔널 게스트하우스 건설 계획 등을 시작했다. ▶교수들의 경쟁력 유지 방안은. -21세기는 네트워크화와 핵심연구가 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도쿄대에 만들었다. 교수 한 사람만으로는 안 된다. 총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다. ▶노벨상 수상자가 상대적으로 적은데. -오에 겐자부로, 사토 에이사쿠 총리 등이 있다. 노벨상은 서양이 만들어 서양이 뽑고 있다. 일본이 서양의 나라였다면 노벨상 수상자가 3배는 늘었을 것이다.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훌륭한 선생도 물리·화학분야 등에 10명 가까이 된다. 물리분야에서 5년간 논문인용빈도가 1위인 선생도 있다. ▶도쿄대 출신의 관료진출이 줄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도쿄대는 일본을 빨리 강하게 해야 한다는 책무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오랜 기간 공직으로 인재들을 많이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변했다. 벤처 등 다양한 취직 분야를 찾아가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산학연대는 잘 되는가. -도쿄대 엣지캐피탈에 83억엔(약 700억원) 정도가 모여 도쿄대발 (산학연대)사업이 잘되고 있다. 순조롭다. ▶세계의 라이벌 대학은. -굳이 말하자면 여러 분야의 학부를 갖고 있는 버클리대학 정도가 아닌가. 하버드에는 테크놀로지가 없다.MIT에는 인문과학이 없다. 옥스퍼드·캠브리지는 대학의 구조가 다르다. 시대의 선두를 달리는 노력을 개인과 대학이 함께 해나가야 한다. ▶학술통합을 강조하는데. -20세기에 학문은 매우 진화했다. 지식의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영역도 늘었다. 지식분야가 너무 늘어 상대 영역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됐다. 학술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학생의 기초학력 강화방안은. -예전과 비교하면 기초학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단순한 일이 아니다. 학생에게 기초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이 매우 늘어났다. 기초학력을 위해 보충학습을 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은 안한다. 전체 상(像)을 잘 봐야 한다. 따라서 기초학력 논란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taein@seoul.co.kr ■ 경쟁력 원천 어디서 나오나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학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학교측의 풍부한 재정지원과 뛰어난 기자재, 방대한 소장도서 등이 도쿄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유학생은 지난해 470명으로 이 중 학부생은 39명에 불과하다. 유학생들에 따르면 공대 등 자연계열의 박사과정은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3년 정도면 마친다고 한다. 우리나라나 미국에 비해 빠르다. 우리나라는 아주 빠르면 3년 반, 보통 4∼5년, 늦으면 6년 이상 걸린다. 도쿄대는 학생을 배우는 사람으로 대접한다. 그래서 실험실에는 교수 이외에도 비서와 실무진이 포함돼 학생들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 그래서 학위를 취득하는 기간이 짧다. 중도에 적성에 맞지 않으면 실험실을 바꾸기도 쉽다고 한다. 우수한 장비는 좋은 연구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도쿄대에서 단기연수를 한 KAIST 재료공학전공 석사과정 이학성(27)씨는 “수십억∼수백억원하는 전자현미경을 갖고 있었다.”면서 “세계 전자현미경의 1위 브랜드인 JEOL과 실험실(결정구조연구실)이 연계돼 있어 경쟁력이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험이 잦은 것도 경쟁력의 원동력이다. 전자공학과 석사과정 김웅현(24)씨는 “차세대 에너지, 핵융합 등과 관련된 비싼 장비를 갖춰 학생들이 하고싶은 실험은 안되는 경우가 없다.”면서 “잡일을 시키지 않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대충대충은 절대 없다. 실험실에서 그날 과제를 해결못하면 집에 못간다. 매학기 5% 정도의 학생은 유급한다. 평소에는 동아리나 취미, 봉사활동을 충분히 한다. 학부 물리공학과 4학년 채은미(23)씨는 “무서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취미가 양자역학이라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시간활용도 인상적이라고 한다. 법학부는 중간·기말시험은 없다.1년에 한 차례 방학동안에 시험을 본다는 것이 이 대학 동양문화연구소 현대송(45) 교수의 설명이다. 다른 단과대학도 유사하다. 축제나 취업설명회 등도 수업이 없는 주말을 이용한다. taein@seoul.co.kr ■ 2004년 법인화후 변화 급물살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가 2004년 일본 정부의 대학개혁 방침에 따라 ‘독립행정법인’으로 변하면서 변화와 개혁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홍보활동의 강화다. 법인화를 계기로 민간의 노하우를 접목시키기기 위해 광고나 채용전문회사 출신 민간홍보 전문가들을 채용,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법인화로 정부 부처인 문부과학성이라는 ‘필터’가 사라지면서 사회에 스스로를 알려야 할 책임이 생긴 것이다. 그것이 홍보활동 강화로 이어졌다. 홍보활동을 통해 교육연구실적을 국내·외에 폭넓게 알리기 시작했다. 시민들과 접촉강화를 위해 설립된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는 광촉매시트 등 도쿄대의 연구성과물 등 특산물을 판매한다. 도쿄대 정체성 확립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일본의 전체대학 모집정원이 수험생을 웃도는 시대가 임박,“매력이 없는 대학은 도태된다.”는 위기감이 도쿄대라고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신입생 모집 지방순회 설명회를 가졌다. 평상시에는 캠퍼스관광안내도 실시한다. 지난달 27∼28일 열린 제79회 5월축제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가했다. 구내식당도 일반인에 개방, 도쿄대와 친숙하게 하고 있다. 커리어 서포터실도 개설, 졸업생들의 취직 등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이에 따라 개교 이래 처음으로 4∼5월 4차례에 걸쳐 정부부처와 대기업 등 169개사가 참가한 합동회사 설명회를 학교내에서 개최했다.2004년 11월엔 ‘도쿄대학 학우회’도 설립, 학교전체 차원의 동창회 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taein@seoul.co.kr
  • 美재계 ‘정치 보험’ 민주당으로

    美재계 ‘정치 보험’ 민주당으로

    미국의 거대기업들이 민주당에 지불해 온 ‘보험료’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오는 11월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확실시되면서 정치적 판세 변화에 대비한 ‘헤징(위험회피)전략’이 절실해진 까닭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화당에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해온 보험·제약·담배업계의 유력기업들이 민주당에 대한 후원액을 잇따라 올리면서 양당간 모금액 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 민주당 상원 선거위원회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보다 많은 액수의 기부금을 모았다. 하원 모금액은 공화당보다 적지만 그 격차는 2004년 대통령선거 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친기업적 정치인 후원기구인 ‘기업·산업 정치행동위원회(BIPAC)’의 그레그 케이시 대표는 “중간선거 뒤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유지하더라도 상·하원 모두에서 장악력은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면서 “비로소 (정치자금 시장에서도)현실주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몰아주는 것이 기업들의 일반적 성향이란 점에서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후원금 증가는 그만큼 기업들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기 전인 1994년 이전까지만 해도 두 정당에 비슷한 비율로 기부금을 줬지만 공화당이 의회와 백악관을 모두 장악한 뒤에는 7대3의 압도적 비율로 공화당에 많은 돈을 몰아줬다.BIPAC가 지난 2003년 민주당에 기부한 정치자금도 전체의 31%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변했다. 지난 2003∼2004년 후원금의 26.7%만을 민주당에 냈던 제약회사 와이어스는 2005∼2006년에는 후원금의 33.7%를 민주당에 제공하고 있다. 물류기업 페덱스(29.9→35.6%), 인텔(22.5→30.8%)도 같은 기간 민주당 후원금 비율을 크게 높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이던 보험사들은 후원액을 더욱 늘리고 있다.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에 60%를 냈던 메트라이프는 이번엔 민주당에 50% 조금 넘는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AIG도 57%를 민주당에 후원한다. 민주당에 인색했던 담배업계에서도 기류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선거에서 겨우 7.3%만을 민주당에 후원했던 로릴러드는 16%로 후원금 비율을 2배 넘게 올렸다. 레이널즈도 13.3%에서 14.9%로 상향조정했다. 민주당의 선전은 로비스트 채용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각종 이익단체와 로비업체에서 민주당 출신 로비스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로비기업 페더럴리스트 그룹이 올해 새로 채용한 로비스트 4명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었다. 정보기술산업연맹과 전미맥주도매협회도 민주당 출신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민주당적을 갖고 있는 컨설턴트 폴 에케일은 “(공화당 독주에 대한)공포가 힘을 발휘하던 시기는 지났다.”면서 “무엇보다 기업들이 이 사실을 앞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DJ평화센터 ‘6·15만찬’ 행사비 경제단체서 1억 받아 논란

    김대중평화센터가 ‘6·15 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만찬’ 행사에 경제단체로부터 1억원을 지원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김대중평화센터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만찬 비용으로 이들 두 경제단체가 각각 5000만원을 부담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만찬에 앞서 “6·15선언 기념만찬을 개최하니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두 단체에 발송했다. 이 센터 최경환 공보담당비서관은 “행사 비용이 부족해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두 단체가 낸 기부금에 대해 영수증을 발급해 공식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 담당임원은 “전임 대통령과 관련된 단체가 행사 지원 요청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도 “기념행사를 지원하는 것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이 센터는 또 두 경제단체에 전화를 걸어 “행사비용으로 1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되니 협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그러나 대한상의 관계자는 “공문이 도착했는지를 묻는 전화는 있었으나 센터측으로부터 얼마를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9) 미국 듀크대

    [명문대 교육혁명] (9) 미국 듀크대

    |더램(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병철 문소영특파원|‘미래학문을 선점한다.’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듀크대 서쪽 캠퍼스의 퍼킨스도서관 맞은 편의 앨런관. 고풍스러운 고딕양식의 3층짜리 건물은 총장 학장 교무처장 등 주요 보직 교수들의 집무실이다. 요즘들어 이곳은 도서관 못지않은 학문적 열기로 가득하다. 여름방학이지만 수뇌부들이 거의 매일 출근해 머리를 맞댄다. ●지구촌 건강 등 4가지 테마 발굴 육성 최근 재단이사회에서 통과된 5개년 전략보고서(2006∼2010년)의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서다.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9월 이전까지는 마칠 계획이다. 보고서의 핵심은 학부와 일반·전문대학원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수평적·수직적인 융합을 통해 시대적 조류에 맞는 새로운 학문의 영역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6∼8년간 13억달러(약 1조 30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연구 대상은 ▲지구촌 건강 ▲두뇌·정신·유전자·행동 ▲이상기후와 지구과학 ▲두뇌 과학과 영상(Imaging) 등 지구촌의 현안, 인간생명 등과 관련된 4가지 테마다. 학문교류 및 국제화 연구센터의 롭 시코스키 소장은 “이번 보고서는 21세기 지구촌의 현안을 학문적으로 다양하게 접근하는 시도”라며 “새로운 학문적 어젠다를 발굴해 내는 과정에 잠재적 학문영역(Emerging field)을 선점하고, 이를 통해 얻은 학문적 지식을 사회로 환원시키는 것이 주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학부 또는 대학원 차원이 아닌 대학 본부가 주도하는 테마별 기관 또는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구촌 건강’이란 테마의 연구소를 설립하고, 산하에 학부 및 대학원생을 위한 강좌, 박사과정 또는 박사후과정(postDoc) 등을 위한 연구·실험 프로그램 등을 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노령화에 관심이 많은 경제학과 학생이 자신의 전공 과목외에 이곳에 개설된 강좌의 일부를 이수하면 전공학위 외에 새로운 분야의 자격증이나 학위를 받게 된다. 학문 교류 프로그램 운영 담당자인 셀레스트 리는 “지난 5년간의 학문교류가 기존 학문간의 단순한 결합이었다면 이번 시도는 학부와 대학원의 영역을 뛰어넘는 테마별 학문 연구라는 점에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이같은 계획의 성공 여부는 역량있는 교수 영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존 버니스 대외부총장은 “최근 인문학부에 아이비리그 등 명문 대학의 젊고 유능한 교수들을 대거 영입했다.”며 “특히 학문적 융합을 전제로 채용한 경제학과의 경우 교수들이 상당히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 학자영입 학문적 융합 꾀해 듀크대는 철저히 수요자 중심의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신입생들에 대한 배려에서 두드러진다.3곳의 캠퍼스 중 동쪽 캠퍼스는 1학년 전용이다. 학교 생활의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기숙사, 식당, 영화관, 도서관 등이 잘 갖춰져 캠퍼스내 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1학년만을 대상으로 한 포커스 프로그램은 이 대학만의 독특한 테마별 수업방식이다. 유전자, 자유, 예술, 사회적 관념 등과 같은 테마를 놓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토론하고 공부한다. 교수와 학생간의 친교 프로그램도 좋다. 신입생 개개인의 학교생활을 도와주는 담당교수제가 있다. 교수 1명당 소수의 학생으로 구성되는 소그룹 친교모임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측은 학생들과의 교류에 필요한 식사비 등의 명목으로 교수 한명당 연간 1000달러를 지원해 준다. 학장이 따로 교수 1인당 한 달에 100달러를 준다. 학생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라는 의미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 교환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브라운 백 미팅’도 활발하다. 학생은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받고, 교수는 자신의 연구계획을 동료 교수나 학생들로부터 지적을 받거나 아이디어를 얻는다. 신입생을 위한 커리큘럼 상담제,2학년때까지 정해야 하는 전공 과목 선택을 지도해 주는 전공상담제,1·2학년을 위한 교수-학생과의 공동연구제, 졸업 뒤 취업지도를 맡는 커리어 센터 등은 학부모들이 더 좋아한다. ●테마별 수업등 수요자 중심 커리큘럼 한무영 물리학과 교수는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 교수들은 연구대학 중심이라 학부생들이 이름난 교수들의 강의를 듣기가 쉽지 않고 교수들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듀크대는 연구만큼 수업을 중시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간의 학문적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무디면 교수가 버티기 힘든 곳이 듀크”라고 설명했다. 100년도 안되는 비교적 짧은 역사의 듀크대가 급부상하는 것은 미국 역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1960∼70년대까지만 해도 테네시주의 밴더빌트대학이 남부에서 더 유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부의 돈 있는 유력인사들이 북부의 명문대학에 맞서려면 규모가 큰 듀크대에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듀크대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bcjoo@seoul.co.kr ■ 메디컬센터 왜 강한가 |더램(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병철특파원|듀크대 메디컬센터(의대와 병원을 합친 이름)의 김성욱(37) 연구교수는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에서 미생물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민 끝에 1999년 이곳으로 왔다. 3년 뒤 인체 내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옥시-R’란 단백질을 찾아내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학술지인 셀(Cell)지에 논문이 게재되는 기쁨을 맛봤다. 김 교수는 “연구 시설과 분위기가 다른 의과대학보다 더 낫다는 당시 판단이 열매를 맺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메디컬센터는 연구분야를 중시하는 다른 대학과는 달리 연구·진료(병원)·교육(의대) 등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분야의 경쟁력은 통상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받는 연구비 수주 규모가 중요한 기준이다.2004년도 NIH 집계에 따르면 메디컬센터의 연구비 수주규모는 3억 500만달러(약 3000억원)로 미국 의대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6위다. 메디컬센터는 암, 노인성질환(노화·알츠하이머 등), 심장, 순환기 분야에서 유명하다. 특히 심장병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유방암의 유전자를 밝혀낸 뒤 조기진단과 진료부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인근의 산학단지인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와의 연계로 의학연구에 따른 신약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뛰어난 의료진과 요양에 적합한 전원도시라는 점 때문에 미국내·외 부유한 노인층과 아랍 부호들이 이곳을 선호한다. 독특한 커리큘럼도 인기다. 통상 2학년 때까지 배우는 기초과학 분야를 1학년 때 끝마치게 하고,2학년 때는 진료를 익히게 한다.3학년 때는 연구과정,4학년 때는 진료과정으로 되돌아온다. 진료만 2년을 하는 셈이다. 의대생들의 학비(연간 5만달러)는 비싸지만,7년간에 걸쳐 MD(Medical Doctor·의사)과정과 Ph.D(학위박사)과정을 동시에 밟는 학생에게는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생활비(연간 2만달러 가량)도 보조해준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서다. bcjoo@seoul.co.kr ■ 유학생이 본 듀크대 |더램(노스캐롤라이나주) 문소영특파원|한국인 학생 유경수(경제학과 3년)씨와 염보영(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 2년·여)씨를 통해 듀크대 입학 및 대학생활을 들어봤다. 유씨는 시민권자이고, 염씨는 고등학교 때 조기유학해 메릴랜드 기숙학교를 졸업했다. ▶듀크대를 선택한 이유는. -(염)전공인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BME) 분야에서 듀크가 미국대학 중 2위인데다 듀크 BME를 졸업한 학생을 미국에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장학금 등 재정지원은. -(유)다양한 펠로십이 있어 특출한 학생들은 4년 전액장학금을 받는다.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연간 3만 3000달러의 학비 중 대부분을 지원받아 1만 3000달러만 낸다. 유학생들은 삼성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지원하는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시민권자들은 그런 혜택을 못받는다. ▶듀크에 입학하려면. -(유)명문대 입학의 필수조건인 SAT, 봉사활동, 리더십활동 등이 특출해야 한다.SAT 점수는 기본적으로 1400점 이상 받아야 한다. 하지만 SAT가 다소 부족해도 학업에 대한 열정, 봉사활동의 결과, 에세이 등이 좋으면 입학할 수 있다. ▶기숙사 및 대학생활은. -(염)1학년때부터 3학년때까지는 모두 기숙사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인 친구들과 관계가 좋다. 특히 외국 학생들은 학과관련 정보를 빠르게 알아내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 -(유)학생들이 듀크의 문화를 공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1∼2학년때 여유를 갖고 3∼4학년때 열심히 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듀크대는 일찍부터 다양하게 공부에 열중하게 만든다. symun@seoul.co.kr ■ “소수인종 배려 확대 올해 신입생 40%로” 피터 랑게 교무처장 |더램(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병철특파원|대학개혁을 총괄하는 피터 랑게 교무처장을 만났다.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 출신으로 1981년부터 듀크대에 몸담았다. ▶학문적 융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1차적으로는 새로운 학문 영역 개척이다. 다양하게 축적된 지식을 사회로 환원시켜 내는 것은 그 다음 목표다. 학문이 효과적인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학문의 실질적인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학문적 융합은 다른 곳도 하고 있지 않나. -듀크대는 상호 융합이 아닌 다(多)학문간의 융합이다. 로스쿨·경영대학원(MBA)·메디컬센터 등 전문대학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이번 전략의 성공 여부는. -돈이다. 전체 재원 가운데 3억달러(약 3000억원)는 기부금 조성으로 충당된다. 학과별로는 인다우드 체어(Endowed Chair·특정인이 특정 학과나 분야를 위해 낸 기부금의 운용수익 등으로 봉급을 받는 학과장 또는 교수) 제도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소수인종에 대한 배려가 적은 대학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체 학생의 37%가 소수인종이다. 이번 신입생은 40%로 늘었다. 이들에게 문호를 더 개방하고, 장학금 혜택도 더 늘릴 것이다. ▶아시아지역 학생들에 대한 선발은. -한국을 비롯해 이 지역을 매년 1차례씩 방문한다. bcjoo@seoul.co.kr
  • [사설] 대안은행 육성 말뿐인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 등 서민들을 위해 지난 2002년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이 기업체와 금융기관 등의 외면으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사채업자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서민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줌으로써 금융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지금까지 출연된 기금이 30억 50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제관련 부처와 금융기관 등이 법무부가 추진하려는 이자제한법 부활 계획에 ‘불법 사채시장만 키울 뿐’이라며 반대하면서 ‘대안은행’을 해법으로 제시했으나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셈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개발국가도 법적인 장치를 통해 재원을 마련해 대안은행을 운영하는 것은 서민들의 금융기관 접근성 확보가 체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이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게 되면 국가경쟁력과 성장잠재력도 그만큼 좀먹게 된다. 또 지하경제가 커지면 제도권 금융기관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성장의 과실이 저소득층에게까지 골고루 미치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이들에게도 돈이 흘러들게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도 대안은행의 안정된 재원 확보를 위해 기부금과 휴면예금, 재정자금 등을 의무적으로 출연토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시장질서에서 이탈한 약자들을 자본주의 논리만 앞세워 제도권 밖으로 내몰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우리의 서민이 방글라데시 빈민보다 못하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 서민용 사회연대은행 ‘말뿐’

    서민용 사회연대은행 ‘말뿐’

    최근 법무부가 이자제한법을 부활할 계획을 밝히자 경제 관련 중앙 부처와 금융기관들은 일제히 “불법 사채시장만 더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자 상한선이 낮아지면 제도 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사채 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도권에서 외면당한 서민을 위한 해법으로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과 같은 대안금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유일의 대안금융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은 ‘고립무원’ 상태다. 정부, 금융기관, 전문가들이 모두 입만 열면 “대안금융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에는 나몰라라 한다. 사회연대은행으로서는 금융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다. ●실질적인 지원없이 말만 요란 지난 2002년 8월 창립돼 NGO(비정부기구) 형태로 운영되는 사회연대은행은 기업체·금융기관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신용불량자 등 서민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줘 창업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사회연대은행에 들어온 기금은 30억 5500만원에 불과하다. 삼성그룹과 국민은행의 기금이 각각 1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KT(2500만원), 옛 조흥은행(1억원), 산업은행(6억원), 금융감독원(2000만원), 신한금융지주(3억원), 연세대(1000만원) 등도 기금을 내놓았지만 액수가 적다. 금융 양극화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올해 들어서는 산업은행만이 5억원을 기부했을 뿐이다. 사회연대은행 임은의 팀장은 12일 “그나마 대안금융에 관심을 가져주는 기업체와 금융기관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자발적인 기부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사상 최대의 순익을 내고 있는 제도 금융권의 무관심이 큰 문제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각각 1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 리스·캐피털회사도 수백억∼수천억원의 순익을 내고 있다. 고객의 돈을 만지는 금융기관치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가 없지만, 그 이익을 금융 소외계층에 재투자하려는 움직임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방글라데시만도 못하다 대안금융이 활성화되려면 금전적인 지원은 물론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대부분 금융회사의 순익 중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와 금융 소외층에 재투자하는 ‘지역재투자법’을 통해 ‘돈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보다 경제력이 훨씬 떨어지는 방글라데시에도 1100여개에 이르는 지점을 거느린 대안은행인 ‘그라민 뱅크’가 있다. 미국의 액시온, 영국의 GRF, 프랑스의 ADIE 등이 모두 영세기업, 빈곤여성, 청년실업자 등에게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주는 대안금융 기관들이다. 이들은 모두 법으로 정해진 기부금, 휴면예금, 재정자금, 예수금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겨우 휴면예금 사용을 법제화해 대안금융 기관을 키우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권과 금융권은 아직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이 서울에 편중된 활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광역도시 거점화’ 등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지만 재원은 국민은행이 제공한 인프라 구축 기금 5억원이 고작이다. 나머지 기금은 모두 창업 지원 등 목적에 맞는 사업에만 지출해야 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대 총학생회장 청문회 선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청문회 선다

    서울대가 독특한 경력의 총학생회장 문제로 시끄럽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학보사 등은 8일 황라열(29·종교학과 4학년) 총학생회장을 출석시켜 황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갖는다. 처음 있는 일이다. ●고려대 홍보팀 “합격자 명단에 없어” 지난 4월 당선된 황씨는 인디밴드 가수, 백댄서, 배추장수 등 독특한 이력과 반(反)운동권 표방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최근 허위이력, 도박업체 기부금 약정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황씨는 선거과정에서 공개한 프로필과 당선 뒤 가진 언론인터뷰 등에서 “고려대 의과대학에 입학했었다.”“시사매거진 ‘한겨레21’ 수습기자 경력이 있다.”“무에타이 프로선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이력이 모두 거짓이라는 의혹이 지난달 중순 이후 잇달아 제기됐다. 황씨는 이에 대해 최근 학내 게시판을 통해 “고려대 의대 정시모집에 합격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등록하지 않았다.”“한겨레21에서는 수습기자가 아니라 원고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고려대 홍보팀 관계자는 6일 “황씨가 1998학년도 고려대 의예과 특차전형과 정시모집에 응시는 했으나 최초 및 추가 합격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합격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고려대 다른 관계자는 “입학 관련 서류 보존연한이 5년이어서 이미 자료가 폐기돼 확인되지 않는다.”며 홍보팀의 말을 간접적으로 부인했으나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이달 초에는 황씨가 나이트클럽에서 마약을 팔았다는 소문이 돌았고, 한 인터넷언론은 무에타이 프로선수였다는 것도 허위라고 보도했다. ●8년전 탈퇴한 한총련 탈퇴 발표 지난달 10일 황씨는 한총련 탈퇴 선언을 했다. 하지만 운동권 일각에서는 “서울대는 이미 8년 전 한총련을 탈퇴했는데도 굳이 새로운 것처럼 발표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대 광장(아크로폴리스)에서 집회를 못하게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운동권은 비난하고 있다. 황씨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아크로폴리스 집회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다친 학생들의 치료비 지원을 놓고도 시끄러웠다. 황씨는 “명확한 기준도 없이 ‘평화투쟁’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회비를 내어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 자신이 일했던 성인오락게임 업체와 5000만원 기부약정을 한 것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서울대가 성인도박업체로부터 기부금을 받아야 하나.”라면서 황씨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런 사태에 대해 “황씨가 ‘반 운동권’을 너무 강하게 표방, 운동권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당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청문회에서는 황씨로부터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게 될 것이나 탄핵 등 그 이후 상황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제2금융권 이자율제한 비상

    제2금융권 이자율제한 비상

    저축은행, 캐피탈 등 대출전문 금융업체가 이자제한법의 도입 추진 소식에 비상이 걸렸다. 연 40% 이상의 높은 이자를 감수하고 무담보, 무보증으로 ‘직장인신용대출’ 등을 받은 서민층은 대출금을 미리 갚아야 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등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저축은행 등이 신용대출을 포기하면 초고리(超高利)를 뜯는 불법 사금융체만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직원들 “지켜보자” 되풀이 5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의 ‘소비자금융부’에는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신용으로 급전을 빌린 대출자들은 “만기가 내년인데 그 전에 이자제한법이 시행되면 대출금을 조기에 상환해야 하느냐.”라는 문의를 많이 했다. 또 “이자율이 40%가 넘는 개인신용대출은 아예 폐지되는 것인가.”라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직원들은 고금리 대출자에 대한 소급적용 등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아직 모르겠다. 지켜보자.”는 말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1998년에 폐지된 이자제한법을 재도입, 대출이자가 연 40%를 넘을 수 없도록 할 방침이지만 문제는 대출전문업체의 개인신용대출도 이미 이자율이 40%를 넘는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의 최고 이자율은 보해저축 60%, 천안저축 48%, 전북현대 52% 등이다. 저축은행들은 지난 3월 말 기준 총 대출잔액 37조원 가운데 신용대출은 1조 4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40%를 웃도는 신용대출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대출자 소급적용 받지 않을듯” H저축은행 관계자는 “낮은 신용의 개인대출을 포기해도 소득층의 부동산담보대출(PF) 등으로 수익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다소 높은 이자를 물더라도 안심하고 합법기관을 찾던 계층이 불법 사채업자를 찾게 될 것이라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는 약관에 따라 대출금을 조기상환하는 소급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저축은행들은 PF상품이 경기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개인신용대출을 계속 하더라도 신용이 높은 사람에게 낮은 이자로 빌려주는 대출상품에 몰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축은행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40∼49.9% 이율을 적용받는 고객은 자체 신용등급 10등급 가운데 5∼6등급에 해당되며, 전체 신용인구 중 20∼30%를 차지한다.”면서 “결국 이들이 불법 사채로 내몰리게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대부업체는 1만 5000여개로 평균 이자율은 229%에 이른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밀려난 낮은 신용자들은 평균 344% 이자를 물고 3만여개에 이르는 불법 사금융업체에 모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원은 “무담보, 무보증을 할 수밖에 없는 계층이 사라질 수 없기 때문에 기부금, 휴면예금, 정부자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사회연대은행’은 대기업의 기부금을 받아 저소득층에 연 4%로 신용대출을 해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아름다운 재활병원 위해” 9억 기부

    외국에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여성이 8년간의 소송 끝에 받은 피해보상금의 절반을 재활전문병원 건립비로 내놓았다. 주인공은 전 서울시 전문직 공무원 황혜경(40)씨로 최근 피해보상금으로 받은 107만 5000파운드(약 19억원) 중 50만파운드(약 9억원)를 장애환자를 위한 비영리 공익재단 ‘푸르메재단’에 기부했다. 남편 백경학(42)씨의 해외연수를 위해 1996년 독일에 간 황씨는 98년 6월 귀국을 앞두고 영국 스코틀랜드로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자동차 트렁크에서 물건을 꺼내다가 두통약 과다복용으로 운전 중 정신을 잃은 사람의 차에 받혔다. 황씨는 이 사고로 두달 반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결국 왼쪽 다리는 절단해야 했다. 황씨는 독일에서 1년간 재활치료를 받은 뒤 99년 말 귀국, 국내 재활병원에 입원했다. 황씨는 “우리나라 재활병원의 열악한 현실을 보고 보상금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씨는 “가난과 장애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이 마음놓고 치료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병원이 세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부금 전달식은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청진동 푸르메재단 사무실에서 열린다. 기금의 이름은 ‘황혜경 기금’이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삼성전자 1134억 기부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기금은 모두 18조 7792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정보연구센터가 김교성 중앙대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사회복지자원 총량 조사’ 결과로,2004년도 사회복지자원을 분석했다.25일 발표에 따르면 정부, 기업, 시장, 제3섹터(민간 비영리부문) 등에서 활용 가능한 사회복지자원은 모두 148조 2382억원으로 이 중 12% 정도의 18조 7792억원이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된 복지기금으로 나타났다. 취약층 복지기금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부부문이 14조 5102억원, 기업이 1조 2000억원, 제3섹터가 3조 690억원, 민간 모금액이 343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1134억원을 기부해 기업기부금 전체의 9.4%를 차지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7)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7)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한국에서 우리 학교를 염탐하러(spying) 왔다고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쉿! 비밀 연구실이 많으니까 조심해서 보세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칼텍) 애서니움에서 만난 아메드 즈웨일 교수가 기자에게 건넨 장난기 섞인 농담이다. 그는 1999년도 노벨화학상 수상자이다. 라틴어로 아테네 신전을 뜻하는 ‘애서니움(Athenaeum)’은 교수 식당. 중앙에는 ‘노벨(Nobel) 테이블’로 불리는 특별한 좌석이 있다. 여느 식탁과 다를 바 없지만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들이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 식탁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드보라 헤지스 대외협력 팀장은 “노벨 테이블의 대화만으로도 박사 수준의 논문을 써 낼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아쉽게도 학생들은 출입금지”라며 웃었다. 식사를 하던 중 기자의 인사를 받은 즈웨일 교수는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요청에 유쾌하게 응했다. 그에게서 딱딱한 권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학생 대 교수 비율 3대1 ‘소수정예 고수´ 칼텍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함께 미국 이공계 분야 노벨상의 양대 산실이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로버트 그럽스 교수까지 31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1학년생도 노벨상 수상자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학문적 서열’이 아닌 과학을 매개로 한 ‘지적 교류’가 풍성한 대학이다. 포스텍(포항공대) 박찬모 총장은 “작지만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한 칼텍이 포스텍의 초기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세계 기초과학 분야의 최강인 칼텍과 응용과학에 뛰어난 MIT의 통합 모델이 포스텍의 미래”라고 말한다. 칼텍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학생수가 적은 ‘초미니 사립대’이다. 학생 대 교수 비율은 미국 최저인 3대1이다. 대학원생을 합해도 전교생은 2000명에 불과하다. 강력한 경쟁자인 MIT의 5분의1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대의 교수 1명당 학생수는 23명이었다. 에리카 오닐 학생·재정 부총장은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한마디로 칼텍을 설명한다. 칼텍은 미국 ‘연구소 대학’의 표본이다. 학생들은 연구소에 들어가 대학 과정을 이수한다. 학제, 커리큘럼부터 신입생 선발 등 학교 운영의 중심에는 ‘연구’가 있다. 미국 우주선을 개발하는 제트추진연구소(JPL), 생물·화학과가 있는 벡만 연구소, 공대가 입주한 무어 연구소 등 세계적인 연구소 하나 하나가 그대로 학과이다. ●철저히 연구 중심 학제 “교과서가 없다” 칼텍은 화학·화공학, 수학·물리학, 공학, 천문·지질학, 인문·사회학 등 6개 분야에 걸쳐 35개 전공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MIT가 종합대학으로 변신하는 동안 칼텍은 기초 과학과 공학을 고수하고 있다. 칼텍의 발전 전략은 ‘소수 정예주의’와 ‘가장 높게 발전한 분야를 더 높게’로 압축된다. 전 세계에서 한 해 200여명만 입학한다. 과학영재 교육기관이라는 위상에 맞게 가능성 있는 영재를 천재로 길러내는 것이 목표이다. 설립 이후 단 한번도 교수 1명에 학생 3명이라는 비율이 깨진 적이 없다. 학제는 철저히 연구 위주로 편성된다. 처음 2년은 기초과학을 한다. 모든 입학생이 전공에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양자물리학과 수학, 화학을 이수해야 한다. 그 과정이 끝나면 ‘이노베이트 클래스’ 단계로, 최종적으로 실험·연구에 참여한다. 여름방학 동안 연구비를 지원하는 SURF 등 기획 프로그램이 많아 학부 1∼2학년생도 연구 참여가 가능하다.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SURF 연구비를 받고 있다. 칼텍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곽주현 화학과 교수는 “학부생부터 연구원 수준의 트레이닝을 시키는 튜터링(개인교습) 체제가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쉴새 없이 도전 과제를 제시하는 학교” 칼텍 강의실에는 교과서가 없다. 교수는 매 시간마다 강의 자료를 직접 준비한다. 인공망막 개발 연구를 하는 다미앵 로저스 박사는 “교과서야말로 최소 1년, 길게는 2∼3년 이상 늦은 가장 뒤처진 텍스트”라고 말한다. 가장 최신의 학문과 새로운 발견 등을 담기 위해서라도 교과서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재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에 대해 4년 내내 수천t의 철근에 눌려 사는 기분이라고 표현한다.1학년의 10%는 학문적인 이유로 2학년 진학을 포기할 정도이다. 정신과 상담을 받는 학생도 많다. 생명공학과 박준석(21·2학년)씨는 “파워포인트와 프레젠테이션을 사용하는 발표 과제, 퀴즈, 시험만으로도 일주일이 벅차다.”면서 “연구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자 쉴새 없이 도전 과제를 제시하는 학교”라고 말한다. 교수 영입은 2무(無)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교수 선발에 있어서는 예산과 시간의 제한을 전혀 두지 않기 때문이다. 오닐 부총장은 “2∼3년이 걸려도 반드시 원하는 교수를 모셔온다.”고 말한다. 칼텍은 1920년대부터 화학 분야의 아서 노이스, 물리학의 로버트 밀리칸, 항공공학의 테오도르 폰 카르만 등 세계적인 학자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방문 교수로 재직했다. sunstory@seoul.co.kr ‘악동’ 과학 영재들의 유쾌한 에피소드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칼텍 천재들은 악동? 1987년 5월4일 할리우드 탄생 100주년 기념일.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은 깜짝 놀랐다.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으로 리(Lee) 마운트 정상 부근에 서 있는 거대한 ‘할리우드(HOLLYWOOD) 표지판’이 깜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할리우드라는 영어 철자는 사라지고 칼텍(CALTECH· 철자를 새긴 표지판으로 바뀌었다. 칼텍 학생들이 과학자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계획한 행동이었다. 이 어마어마한 장난은 전 세계에 큰 화제를 뿌렸다. 지난달에는 칼텍의 영원한 ‘맞수’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학생들이 화제를 모았다.MIT 학생들이 칼텍의 명물인 1.7t의 ‘플레밍 대포’를 4828㎞나 떨어진 미 대륙 반대편의 MIT 캠퍼스로 옮겨놓는 장난을 친 것이다.MIT 학생들의 통쾌한 복수였다. 지난해 칼텍 학생들이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MIT 대학본부에 새겨진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라는 교명을 ‘또 하나의 공대’(That other Institute of Technology)라는 철자로 바꾼 것이다. 칼텍 구내상점에서도 두 대학의 기싸움을 엿볼 수 있다. 셔츠 앞면에 ‘MIT’라고 쓰여진 특별한 기념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 셔츠는 일종의 ‘트릭’이다. 셔츠 뒷면에는 ‘아무나 칼텍에 입학할 수는 없기 때문에’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MIT의 자존심을 긁기에 충분한 말이다. 칼텍은 ‘서부의 MIT’,MIT는 ‘동부의 칼텍’으로도 불리는 등 두 대학은 미국 과학 기술계의 라이벌이다. 칼텍 악동의 대표적인 전통 행사는 ‘디치 데이(ditch day)’. 매년 4학년생이 기획하는 이 행사는 ‘등교하지 않는 날’이다. 학교측에 사전예고 없이 결정한다. 디치 데이에 멋모르고 등교한 배신자는 장난기 어린 응징을 당한다. 교내 캠퍼스 나무에 묶이거나 물벼락을 맞는다. 교수들도 즐거운 날이다. 나무 위에 쫓겨 올라가거나 묶인 학생들에게 교수들은 ‘행운을 비네.’(Good luck)라는 인사를 건네며 낄낄거린다. 학업 스트레스로 지친 칼텍의 ‘공부벌레들’이 해방감을 느끼는 유일한 날이다. sunstory@seoul.co.kr ■ “과학에 열정있다면 아낌없이 지원”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돈이 없어 입학을 주저하는 학생이라면 우리가 학비를 지원합니다. 단 평생 과학자로 살고 싶은 학생을 원합니다.” 에리카 오닐 학생·재정 부총장은 “과학자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춘 학생이면 경제적 지원은 아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칼텍 등록금은 2만 7000달러(약 2700만원). 기숙사 비용 등 생활비를 합하면 1년에 4만달러가 필요하다. 국적에 상관없이 외국 학생들은 경제적 지원을 전제 조건으로 선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칼텍은 학생들의 재정 지원을 위해 14억달러(약 1조 4000억원)의 ‘기부금 캠페인’까지 벌일 정도이다. 칼텍 총장은 현재 공석이다.1997년 제7대 수장에 오른 데이비드 볼티모어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사임했다.1975년도 노벨생리학상 수상자인 그는 “연구에 전념하고 싶다.”면서 총장에서 물러났다. 칼텍 입학의 핵심 요소는 수학·과학 성적이다. 대학수능시험(SAT) 수학과 과학 커트라인은 거의 만점에 가까운 780점(만점 800점)이다. 고교 때의 개별적인 연구·실험활동과 수학·과학의 학습 능력이 심도있게 반영된다. 오닐 부총장은 특히 창의력과 과학에 대한 열정을 강조했다. 그녀는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수학과 과학분야의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칼텍의 신입생 선발은 독특하다. 전권을 쥔 기관은 38명의 위원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입학위원회’이다. 총장은 입학 사정에 참여할 수 없다. 교수(16명)와 직원뿐 아니라 학생(16명)도 참여한다. 매년 전 세계 3000여명의 입학 지원서는 이들에 의해 평가된다. 오닐 부총장은 늘어나는 아시아 학생(현재 31%)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그녀는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흠잡을 데 없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은 잘본다.”면서 “그러나 연구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게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입학을 원한다면 다양한 연구 활동 경험을 쌓으라는 게 그녀의 조언이다. sunstory@seoul.co.kr ■ 박사과정 한국유학생 4명 만나보니 |패서디나(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과학자로서 평생 연구에 전념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하는 칼텍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과학 한국’을 이끌 주인공들이다. 칼텍 박사학위를 취득했거나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들은 칼텍이야말로 ‘미국 과학기술 교육의 특성과 경쟁력이 집약된 대학’이라고 입을 모은다. ▶칼텍을 선택한 이유는. -(박종원)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만큼 물리에 강한 대학을 선택했다. 칼텍은 물리학 분야에서 ‘끈 이론’을 정립한 존 슈워츠 교수가 연구하던 곳이다. -(김종민)경제적 지원이 폭넓다는 점과 칼텍이 한국의 포스텍과 비슷하다는 친근함이 작용했다. 처음 3년은 학과에서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금은 지도 교수가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손수진)학부는 MIT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칼텍은 화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칼텍의 실험실을 경험하고 싶다는 열망도 컸다. ▶칼텍 학제와 연구의 장점은. -(서진유)많은 도전 과제가 있다. 첫 1년이 가장 힘들었다. 수업 부담이 크다. 칼텍에서는 통상 첫 해만 잘 넘기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1년이 지나 등록을 연장하자 교학과에서 “생존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넬 정도였다. -(김)자연과학 분야는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된다. 학교가 작고 연구소 체제로 운영돼 다른 전공 분야와의 통합 연구가 쉽다. 생물공학 분야도 다른 대학의 의대와 연계돼 있다. -(손)MIT가 평균 수준의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다면 칼텍은 톱 클래스 위주로 교과 과정을 구성한다.1주일에 50시간씩 공부하거나 100시간씩 연구하는 학생들이 꽤 많다. -(박)정말 ‘능력 위주’이다. 학부·대학원을 가르는 코스 제한이 전혀 없다. 학부생도 대학원 수업을 듣는다. 학제간 장벽이 없어 학과도 마음대로 옮겨다닐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이 칼텍에 입학하는가. -(손)종합대학인 MIT에서는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지만 칼텍에는 과학자를 꿈꾸는 외골수(one-typed)가 주류이다. -(박)칼텍에서는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 학부 때 연구에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거나 수상 경력이 있다면 대학원 입학이 가능하다. ▶학생과 교수의 관계는. -(서)소수 정예의 분위기에 맞게 교수와 학생간의 학문적 상호작용이 깊고 넓다. 지도 교수로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박)현 지도 교수의 제자가 될 때가 가장 힘들었다. 칼텍은 지도 교수가 먼저 연구 과제를 제시한다. 그 과제에서 성과를 내야만 제자로 받아준다. 박사 과정 2년차였는데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sunstory@seoul.co.kr
  • [발언대] ‘행복 나눔’ 장학나무/신헌철 KT 수도권서부본부장

    회사 사무실 앞 현관에 어른키만한 벤저민 화분이 놓여 있다. 나무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이곳을 지나는 이들은 한번씩 눈길을 준다. 외부 손님도 마찬가지이다. 나뭇가지에는 노란색과 베이지색 카드 100여장이 장식처럼 달려 있다. 카드에는 각기 다른 필체로 짧은 글들이 적혀있다.“꿈을 꿈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 제 꿈입니다.”,“더 큰 세상을 향해 나는 오늘도 달려 나가겠습니다.” 등의 각오를 다지는 글이다. 사원들은 이 나무를 ‘행복나눔 장학나무’라 부른다. 볼품없는 나무가 ‘장학나무’라는 이름을 달기까지는 사연이 있다. 필자의 일터에는 사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기금을 조성해 소외 이웃을 돕는 ‘사랑의 봉사단’이 있다. 모금 참여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불우이웃돕기,IT 정보격차 해소사업, 환경보전운동 등에 직접 나서 땀흘려 일하고 있으며, 가족의 참여 또한 높다. 얼마전 봉사단은 지역의 중·고교 학생 40명에게 장학금을 줬다. 장학금 수여식에서 한 사원이 “학생들은 장래의 희망을, 사원들은 학생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라는 글귀를 카드에 적어 나무에 걸자.”는 제안을 했다. 내년에 이들의 소망이 이뤄졌는가를 확인하고, 내후년에도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의 소망을 걸자고 했다. 한 사원의 제안으로 나무이름을 ‘행복나눔 장학나무’로 했다. 이제 ‘행복나눔 장학나무’는 사내에서 장학기금 모금 등 사회공헌활동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었다. 요즘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참여는 아주 활발하다. 그러나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노력해 왔지만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해선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국내의 기부문화 수준은 부끄럽게도 아주 빈약하다. 조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봉사에 1회 이상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6.8%에 불과하다. 그리고 국민 중 1회 이상 기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64.3%로 1인당 평균 기부금은 5만 8000원 정도이다. 미국의 경우 소액 기부금이 전체의 75%를 차지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기업 및 단체가 77%이고, 개인이 기부한 금액은 23%에 지나지 않는다. 기부문화 환경도 척박하다. 기금을 모아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기에도 벅차다. 외국처럼 기부금으로 투자사업을 벌여 이익금을 늘려 운영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렵다. 이제는 모은 자선 기금의 효율적 운용으로 재원 규모를 불려 나가는 경영방식의 도입을 한번쯤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기부가 일상 생활로 자리잡아야 건전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 사회 환원과 아름다운 나눔은 부의 분배와 격차를 줄이는 순기능의 역할을 하고 있다. 기부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는 소외된 이웃을 배려하는 긍정적 태도와 자세가 필요하다. 장학금 전달식 이후, 사원들은 ‘행복나눔 장학나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물도 주면서 관리를 잘하고 있다. 발길도 멎게 한다. 이같은 관심과 사랑으로 장학나무의 밑동이 튼튼해지면 더 많은 가지를 뻗어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다. 이 나무를 지켜보는 사원들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재목감으로 성장해 국가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참여 인원과 봉사활동 기금도 이전보다 많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헌철 KT 수도권서부본부장 shinheon@kt.co.kr
  • 두얼굴의 시민단체 간부

    시민단체인 시민연대21 사무총장 출신인 박모(50)씨. 언론사에 우리 사회의 각종 비리의혹을 제보해온 박씨는 그러나 ‘두얼굴의 사나이’였다. 비리의혹으로 쩔쩔매는 기업체나 유명 학원 등을 상대로 수천만원대 돈을 뜯어낸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박씨가 수배된 뒤에도 1년 5개월이나 시민단체 명함을 들고 다니며 범행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충근)는 23일 박씨를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씨가 2001년부터 지난 4월까지 기업체 등을 상대로 뜯어낸 돈은 8500만원. 룸살롱 등에서 950만원 어치의 술 접대도 받았다. 교통시민연합 소장으로 있던 2001년 10월 W사측에 “지하철공사와 맺은 수십억원대 납품 계약에 비리가 있다고 방송사에 제보하겠다.”고 협박, 강남 고급 주점에서 300만원대의 접대를 받고,5000만원을 챙겼다.시민연대21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2004년 8월에는 식품업체 P사 간부에게 “유기농산물을 쓴다는 광고와 달리 중국에서 수입하는 콩을 농약과 화학비료로 재배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를 언론에 제보할 것처럼 위협하고, 방송사 기자들과 고급 술집에서 마신 술값 220만원을 대신 내도록 했다. 박씨는 P사에 6억 5000만원의 협찬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배 중이던 지난 1∼4월에는 사설학원들이 특목고 입학실적을 부풀리는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 대치동 P학원장 신모씨에게 기부금 또는 차용금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35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내 작은 정성이 큰 힘이 되었으면”

    육군 상병이 입대 이래 월급 전액을 공익재단에 기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 백마부대 김성훈(23) 상병은 지난 2004년 12월 안동대 토목공학과 재학 중 입대, 첫 휴가를 나와 그동안 모은 월급 6만 6000원을 시민공익재단 ‘아름다운 재단’에 송금했다. 김 상병은 이후 일병 월급 3만 6000원 전액을 매달 송금했고, 상병으로 진급한 지난해 12월부터는 오른 월급 3만 9900원을 기부했다. 김 상병은 “신병교육대 훈련 중 군종 신부님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의미있는 일을 찾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조그만 정성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송금할 때마다 송금영수증에 메모를 남겼다. 이 메모엔 ‘힘들지만 그래도 했다’ ‘벌써 1년. 내 작은 희망이 큰 힘이 되길’ ‘잔액이 없다. 그래도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소감을 적었다. 김 상병은 “군것질도 하고 싶고, 추운 겨울엔 주머니 핫팩도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며 선행이 알려지는 걸 쑥스러워했다. 김 상병의 기부금은 이제 50만원이 넘었다. 그의 선행은 송금영수증을 우연히 보게 된 부대 행정보급관 김재민 원사를 통해 알려졌다. 김 상병은 최근 봉급이 많이 올라 6만 5000원을 받지만 분대장이 되면서 분대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지출이 필요해졌다. 아버지가 트럭운전을 하는 평범한 집안의 1남 2녀 중 막내인 김 상병은 월 4만원을 통장계좌에서 아름다운 재단으로 자동 계좌이체를 시켜놨다.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장애인 짓밟은 ‘악마 목사’

    자신이 운영하는 보호시설에서 장애인들을 성폭행, 감금한 것도 모자라 말을 듣지 않는 장애인들에게 다량의 정신병 치료약을 강제로 먹여 숨지게 한 인면수심의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23일 미신고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며 수용자 A(42·여)씨 등 3명을 수십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말을 듣지 않는 임모(24·여)씨 등 6명에게 정신병 치료약을 먹여 숨지게 한 목사 정모(67)씨를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관리인 등의 직위를 받고 정씨를 도와 범행에 가담한 허모(48)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김모씨를 쫓고 있다. 2002년 4월 경기도 김포시에 ‘S기도원’을 세운 정씨는 장애가 심해 다루기 힘들거나 말을 잘 듣지 않는 수용자들에게 조울증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정신병약품을 하루에 30여알씩 길게는 여섯달 동안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정씨는 2003년 9월부터 정신병이 있는 수용자의 의료기록차트를 이용, 사망자 명의까지 이용해 무료진료소에서 다량으로 약을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약을 거부하는 수용자들은 계속해서 굶기거나 음료수 등에 몰래 약을 타서 주기도 했다. 수용자들의 주치의는 “약물중독이 아닌 이상 이렇게 사망할 이유가 없다.”고 의심했지만, 유가족들은 ‘병사’라는 정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정씨는 또 2004년 초부터 간질 등을 앓고 있는 여성수용자 3명을 자신의 방과 차량, 모텔 등에서 무려 71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중에는 정씨의 아들과 결혼한 며느리 B(33)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B씨가 아들과 결혼한 직후부터 성폭행하기 시작했다.B씨를 사실상 성적 노리개로 삼기 위해 장애가 심한 아들과 결혼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씨는 ‘행동강령’을 정해놓고 말을 듣지 않는 수용자들은 개줄로 묶어 1.5평짜리 독방에 감금·폭행했으며, 본인의 말을 잘 듣는 일부 수용자를 제외하고는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수용자들의 가족은 물론 각 개인과 단체에서 보내주는 후원금까지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법인통장을 비롯해 기부금과 수용자 개인의 통장과 도장까지 모두 직접 관리, 모두 4억 8200여만원을 챙겼다. 하지만 수용자들에게는 며칠씩 지난 푸드뱅크의 음식이나 인근 중학교 급식에서 남는 음식을 가지고 비빔밥을 만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회플러스] 예술고 편입 비리 前교장 2명 사전영장

    사립예고 편입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는 17일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은 기부금을 유용한 혐의로 서울예고 전 교장 H씨와 예원학교 전 교장 K씨 등 2명에 대해 횡령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두 학교 교장으로 있던 2000∼2005년 편입학 시험에 합격한 학생의 학부모들에게서 학교발전기금을 받아 H씨는 1억 3000만원,K씨는 4억 5000만원씩 각각 개인적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 내 자동차보험 리모델링 해볼까

    내 자동차보험 리모델링 해볼까

    대형 보험사들까지 자동차보험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면서 판매 경쟁이 더욱 뜨겁다. 대형사들이 돋보이는 맞춤형 특약으로 눈길을 끌자 온라인 보험사들은 부가서비스를 강화해 맞서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자동차보험에 대한 리모델링을 생각해 볼 적기다. ●추가부담 없이 특약보장 확대 자동차보험을 100% 활용하려면 보험료 부담은 되도록 적게, 그러나 내게 맞는 보장은 충분하게 확보하는 게 기본적인 자세다. 따라서 무조건 싼 보험을 찾거나 기본보장(대인배상, 대물배상 1000만원)만 가입한 채 무심하다면 뜻밖에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손해보험협회의 홈페이지(www.knia.or.kr) 비교공시를 활용하면 온라인 보험이 모든 조건에서 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보험을 고른 뒤에는 내게 맞는 특약을 찾는다. 보험료의 추가 부담없이 특약을 늘리려면 우선 불필요한 보장을 없애야 한다. 다음은 만 35세 남성의 사례. 자녀는 2명이고, 운전은 부부만 한다.5년 무사고에 2000㏄ 신차 운전자라면 연간 보험료는 62만 2200원 정도다. 특약은 긴급출동서비스(1만 3200원)뿐이다. 그러나 ‘35세 부부운전’‘자동변속기 할인’‘사고시 30만원 자기부담’을 신청하면 보험료를 훨씬 줄일 수 있다. 대인·대물 등 기본보장의 부담도 덩달아 준다. 이렇게 아낀 돈으로 ‘차량진단비’‘렌트비’‘사고 합의금’‘자녀사고 5000만원’ 등 지급 특약을 신청한다. 총 보험료는 62만 2700원.500원만 더 내고 훨씬 많은 보장을 받게 되는 셈이다. ●가족나들이에도 맞춤형 특약 최근 자녀의 안전과 가족나들이에 초점을 맞춘 특약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제일화재는 12세 미만 어린이 교통사고의 80%가 학교와 집 주변에서 발생한다는 통계를 반영해 ‘스쿨존 특약’을 내놓았다. 교보자보는 7700원만 더 내면 자녀의 교통사고시 부상위로금(100만원), 성형위로금(최고 1000만원), 고도후유장애 위로금(최고 5000만원)을 준다. 주말휴일 사고 때에는 자기신체가입액의 2배까지 보상을 늘려주는 ‘아이랑 주말패키지’ 특약도 있다. 동부화재의 ‘가족사랑특약’이나 메리츠화재의 ‘주말휴일 확대담보’ 특약도 자녀와 가족나들이가 많은 운전자에게 유용하다. 삼성화재의 ‘애니카 크리스천 플랜’은 국내 최초로 자동차보험에 기부금 개념을 접목시킨 특약이다. 가입자가 사고로 사망하면 보험금의 ‘+10%’를 가입자가 생전에 지정한 단체나 개인에게 기부하게 된다. ●인터넷, 회원카드 충분히 활용 온라인 보험의 장점은 인터넷을 통해 입체적인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다. 사고가 나면 홈페이지에서 클릭 한번으로 보상담당직원을 호출, 사고처리를 맡길 수 있다. 또 온라인상에서 차량 양도, 폐차, 신계약 등을 모두 처리한다. 특히 교보자보는 지난달 5일부터 홈페이지에서 상담원과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1대 1 채팅상담’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보험은 회원카드의 혜택도 늘리고 있다.‘교보UMC카드’는 SK주유소를 이용했을 때 주유액의 2%를 포인트로 적립한다. 회원은 1년에 한번씩 엔진오일 교환권을 받고, 정비공임은 10% 할인받는다. 타이어의 펑크, 위치교환 등 경정비와 워셔액도 무료로 해결할 수 있다. 외식업체 할인혜택도 매우 다양하다.‘에듀카드’‘다음다이렉트패스카드’도 연회비가 없다. 보험정보업체 인스밸리 김영재 이사는 “보험료는 가입자 본인의 손해율 등에 따라 1년에도 여러번 바뀔 수 있는 만큼 손보협회 비교공시를 수시로 참조해 보험료를 아끼는 지혜를 생활화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5) 미국 하버드대

    [명문대 교육혁명] (5) 미국 하버드대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세계 최고의 대학이라는 하버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우수한 학생과 탁월한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한층 가속화되고, 뿌리가 다른 학문간의 공동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대학 행정부의 세대교체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 로런스 서머스 총장은 하버드의 교수와 학생, 교직원, 동창들에게 ‘2006년과 그 이후’의 대학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머스 총장은 하버드 대학이 당면하고 있는 도전과 과제로 ▲모든 분야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을 선발해야 하고 ▲교수진을 강화하고 다양화해야 하며 ▲최선의 교육 방법을 제시해야 하고 ▲과학 분야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하며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늘려나가며 ▲대학내 리더십을 개선해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총장은 “대학을 정부나 기업처럼 운영하려 한다.”는 교수와 학생들의 비판에 부딪치자 지난 2월 조기 사퇴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방향은 개인이 아니라 대학 전체의 어젠다이기 때문에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대학 관계자는 밝혔다. 지난해 하버드의 미식축구팀에 쿼터백(볼을 배급해주는 선수) 자리가 비었다. 하버드는 체육 특기생을 별도로 모집하지 않는다. 따라서 고교 시절 쿼터백으로 활약했던 학생들 가운데 두명을 예비후보로 추려냈다. 두 학생 모두 운동도 잘했을 뿐만 아니라 성적도 최상위권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 학생은 명문 사립학교 출신이었고, 다른 학생은 가정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한 공립학교 출신이었다. 30명이 넘는 학생선발위원들이 두 학생을 놓고 며칠간 난상토론을 벌인 뒤 공립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하버드는 부자들의 학교로 소문나 있다. 학생들 가운데 6분의 5가 평균소득 이상인 가정의 자녀다. 서머스 총장은 “최근 미국 사회의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사회적 변동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저소득층의 자녀 가운데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을 하버드가 적극 수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연소득 6만달러(약 6000만원) 이하인 가정의 자녀가 입학하면 학비를 전액 면제해줄 방침이다. 하버드의 1년 학비는 3만∼4만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버드의 교직원과 학생들은 스탠퍼드 대학 얘기가 나오면 다소 민감하게 반응한다. 야후,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실리콘 밸리와 가까운 스탠퍼드 공대에서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공계는 하버드가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이다. 서머스 총장은 서한을 통해 줄기세포 연구 등 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버드는 현재의 캠퍼스 외곽인 알스턴 지역에 새로운 캠퍼스를 건립중이다. 이곳에는 대규모 과학 연구 단지가 계획돼 있다. 앞으로 10∼15년 뒤 알스턴 캠퍼스가 완성되면 “하버드에 칼텍(캘리포니아공대)이 하나 더 생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버드는 또 지난 2004년부터 학부의 커리큘럼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점검의 방향은 ▲신입생을 상대로 한 소규모 토론 교육 기회를 늘리고 ▲학생들이 전공과 관계없이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며 ▲국제화 시대에 맞춰 해외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는 것이다. dawn@seoul.co.kr ■ ‘케이스 스터디’ 유수기업들 매료 |케임브리지(미국 매사추세츠주) 이도운특파원|“오늘의 수업 주제는 예고한대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야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경영대학원)의 조던 시겔 교수는 수업에 들어가기 앞서 특별강사로 참석한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시겔 교수는 칠판에 수업의 논점을 적었다.1. 삼성은 ‘낮은 원가’와 ‘차별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는가? 2. 삼성이 유지해온 경쟁력에 대한 도전들은? 3. 삼성은 중국에 아웃소싱을 해야 할까? 시겔 교수는 “삼성 반도체가 낮은 원가로 품질 차별화에 성공했을까. 그렇다면 그 요인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던진 뒤 “메간 허들스턴(가명) 양이 먼저 대답해달라.”고 토론을 유도했다. 허들스턴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마치자 곧바로 수십명의 학생이 손을 들었다. 시겔 교수가 먼저 손을 든 학생을 지명하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왔다. 이렇게 불이 붙은 토론은 70분간 쉬지 않고 이어졌다. 수업 종료를 10분 남기고 황 사장이 직접 나서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벌였다. 학생들은 황 사장에게 “중국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냐.” “중국의 저가 반도체 부상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이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황 사장의 답변이 끝나고 수업이 끝났다.90명의 학생이 황 사장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기립박수를 보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케이스 스터디(사례연구)’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교수가 다음 수업의 케이스 스터디 대상 기업을 지정해주면 학생들이 사전에 그 기업을 연구하고 수업시간에는 강의없이 토론만 이뤄진다. 수업 내용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라는 이름의 잡지로 제작돼 미 전국의 서점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제임스 아이즈너 홍보담당관은 “케이스 스터디 방식으로 다양한 기업의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미래에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면서 “그 때문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졸업생들을 앞다퉈 채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학생보다 교수들이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똑똑한 학생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한 교수는 사석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즈니스 스쿨의 한 학년은 900명. 이들이 10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수업을 한다. 같은 과목도 섹션마다 가르치는 교수가 다르다. 교수들은 사전에 모여 수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것인가 하는 ‘티칭(teaching) 포인트’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어느 섹션에서 수업을 들어도 결과는 비슷하다. 교수들은 수업이 끝나면 토론 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의 점수를 매긴다. 따라서 90명의 학생 가운데 누가 무슨 말을 했는가를 정확히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수들은 학기 전에 좌석 배정표를 보고 학생들의 이름은 물론 경력까지 모두 파악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시설은 특급 호텔 못지않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비즈니스 스쿨의 독자적인 기부금 모금액은 5억 9000만달러(약 59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로 스쿨(법대)이 모금한 액수의 두배가 넘는다. 글 사진 dawn@seoul.co.kr ■ 브랜드 관리 엄격한 ‘대학의 구치’ “하버드는 대학의 구치(Gucci)다.”(스탠리 카츠 프린스턴 대학 예술문화정책연구소장) 하버드는 ‘브랜드’ 관리가 매우 엄격하다. 하버드의 소속원들도 하버드란 이름을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다. 하버드의 브랜드 관리를 담당하는 조지프 린 대외협력처 처장은 “교수들은 ‘하버드 로고가 새겨진 용지에 편지를 써도 되는가.’,‘하버드 인장을 대외문서에 사용해도 되는가.’를 일일이 나에게 물어볼 정도”라고 밝혔다. 린 처장은 “하버드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영화와 사진 촬영, 인터뷰 요청이 몰려온다.”면서 “이를 모두 허용하면 캠퍼스가 1년 내내 촬영장이 되므로 거절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안에 따라 꼭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관계자들이 위원회를 열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사진 전문 잡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촬영 허가 요청이 자주 오지만 위원회에서는 ‘왜 필요한가.’를 따져본 뒤 대부분 허가하지 않는다고 린 처장은 말했다. 린 처장은 “지난해 한국에서도 2차례 촬영 요청이 있었지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에서의 광고 촬영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많이 입고 다니는 하버드 로고가 새겨진 셔츠 등은 학교에서 허가해줬다. 린 처장은 수익의 일정 부분이 장학금으로 기탁된다고 설명했다. 린 처장은 하버드라는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위반자를 색출한다고 밝혔다. 특히 마치 학문적으로 하버드와 연관된 것처럼 암시하는 브랜드의 도용은 강력하게 대응한다고 한다. 대외협력처에는 브랜드 도용을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400년의 역사를 지닌 하버드는 교내의 건물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낡은 건물이라고 해서 부수고 다시 짓는 경우가 없다.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도 건물의 골격은 유지한 채 내부만 수리한다. ■ 한국 학생들이 느끼는 비즈니스 스쿨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2008학번(미국 대학은 졸업연도를 학번으로 쓴다)에는 모두 9명의 한국학생이 있다. 이 중 박설미·성정민·김수영·유달내씨와 좌담을 가졌다. 네명 모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전공은 소비자·신문방송·경영·심리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은 20세기 폭스, 매킨지, 베인 앤드 컴퍼니 등의 한국지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과 무엇이 다른가. -(김) 한국처럼 평소에는 그럭저럭 하다가 시험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업마다 준비하지 않으면 아예 수업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매일 시험보는 기분으로 산다. 새벽 3,4시까지 공부하고 학교 가는 날이 대부분이다. 미국 학생들은 주말이면 확실히 놀더라. -(성) 수업시간에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다. 성적의 50%는 수업에 참여해서 무슨 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한 반에 90명이 함께 수업을 한다. 따라서 나머지 89명이 할 수 없는 얘기를 찾아내야만 한마디라도 할 수 있다. 수업 시간에 뭔가 기여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도 있다. -(유) 학교가 학생들의 경력이나 진로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느낀다. ▶교수들과 학생간의 관계는. -(성) 학생들에 대한 교수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교수에게 질문을 하려고 이메일을 보내면 “직접 만나 얘기해보자.”는 답변이 돌아온다. 수업준비도 정말 열심히 해온다. ▶이곳 학생들의 강점은. -(박) 이곳 학생들은 일단 생각을 시작하면 곧 입에서 나오는 순발력을 갖추고 있다. 수업 시간에 발표할 때에는 생각이 빨리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주입식 교육을 하다보니까 의제가 던져졌을 때 머릿속에서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성) 우리는 생각을 한 다음에 말을 하지만 미국 친구들은 일단 말을 시작하면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른바 아시안 파워를 느끼나. -(김) 도요타의 개혁이 중요한 수업 주제였다. 개선을 뜻하는 ‘카이젠’을 무슨 바이블처럼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기도 했다. -(성) 같은 학년 900명 중 중국계와 인도계는 각각 100명 정도가 된다. 수업중에도 아웃소싱 등과 관련된 인도 케이스가 많이 나온다. 중국도 잠재적 경쟁자로서 계속 거론된다. ▶한국의 존재는. -(김) 한국학생은 9명으로 많은 편이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 대안학교 입학 가이드

    대안학교 입학 가이드

    대안학교 입학 전형은 학교 설립 주체와 교육과정처럼 제각기 다르다. 입학 상담만으로 학생을 뽑는 학교가 있는 반면 1주일 정도 가입교한 뒤 학교생활에 따라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입학에는 일반학교와는 달리 학업 성적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 적응 능력이 크게 작용한다. 모집 시기도 언제든지 입학할 수 있는 수시 전형을 비롯해 5∼6월,10∼11월 등 다양하다. ●학부모 가치관이 학교에 부합해야 입학 초등학교 입학은 대개 원서접수와 학부모·아이 면담을 거쳐 결정된다. 입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교육 철학과 학부모 가치관이 맞는가이다. 입학생 규모는 결원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대체로 10∼11월 원서 접수를 시작해 12∼1월 면담을 한 뒤 입학생을 선발한다. 수시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도 있다.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가 아니면 등·하교 때 보호자가 필요하다. 광명 볍씨학교는 광명에 사는 학생만 받으며 다른 학교들도 학교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길 것을 적극 권유한다. 초등학생도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먼저 살펴 보기도 한다. 과천자유학교는 면담을 거친 뒤 아이를 한달동안 공부 모임에 참가시킨다. 학교 수업에 잘 적응하면 최종 입학을 결정한다. 대안중학교는 대체로 10∼11월에 공개 입학전형을 치른다. 하지만 간디청소년학교는 6∼7월, 용정중학교 등은 9월 신입생을 모집한다. 정시와 별도로 수시 전형을 실시하기도 한다. 입학 과정은 서류전형과 학생면접, 학부모 면접 등이다. 하지만 입학 과정에서 특정 프로그램에 참가 경력이 요구되는 등 추가 사항이 필요하기도 한다. 지평선중학교에 입학하려면 여름이나 겨울에 학교가 주최하는 계절학교에 최소 한번 이상 참여해야 한다. 여름계절학교에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1차 선발한 뒤 남은 정원을 추가 모집한다. 학기 중 전입생은 면접으로 1차 선발하고 일주일동안 학교에서 생활한 뒤 입학 여부를 가린다. 두레자연중학교는 학생 입학에 면접(60%) 이외에도 글짓기(30%)와 자기소개서(10%) 등이 포함된다. 이우중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각각 자기소개서를 내야 하며 추천서와 생활기록부 등도 제출해야 한다. 서류전형에서 입학정원의 1.5배를 선발하면 2박 3일동안 캠프를 거쳐 최종 입학자를 결정한다. 기숙형 헌산중학교는 신체검사를 통해 전염성 질병이 있는 학생은 입학에서 제외시킨다. 간디 청소년학교와 산돌학교는 경쟁서류와 면접을 거친 뒤 마지막에는 추첨을 통해 학생들 뽑는다. ●예비학교 거쳐야 입학 대안고등학교는 중학교같이 입학 방식이 공개전형으로 이뤄진다. 서류전형과 학생·학부모 면접 등이 기본사항이다. 하지만 학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추가된다. 입학생을 뽑는 것 자체가 학교 교육철학을 반영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다양한 선발 방식을 지닌다. 특성화 고교인 간디고는 1차는 서류전형을 실시하며 2차에 진입하면 면접과 예비학교 전형을 거친다. 서류전형은 학생생활 기록부(30%)와 학생 자기소개서(30%), 학부모 자기소개서(30%), 추천서(10%) 등이 요구된다. 정원의 1.5배 학생들이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3일 동안 예비학교에서 생활한다. 이 과정에서 감성교과 수업과 영어·수학 기초 평가, 사고력 평가, 기숙사 생활 등이 이뤄진다. 양업고는 1차 면접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를 살펴본다.2차 전형에서는 심리검사와 성격검사,3차에서는 생활계획서, 자기소개서를 받는다.4차에서는 모든 교사가 면접하고 동의를 받아야 최종합격이 결정된다. 한마음고는 1차에서는 서류 평가와 상담,2차에서는 성격유형 검사와 면접을 거친다. 영산성지고는 서류심사와 학생 학부모 면담 등이 이뤄진다. 입학 자격을 특별하게 제한한 학교도 있다. 교육비가 무료인 지리산고는 생활보호대상자와 해체 가정 자녀들은 우선 선발 대상이다. 또 다른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킨 학생은 받지 않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도움말 격월간 민들레 편집실 ■ 유형으로 본 대안학교 대안학교에 입학한 뒤 학교철학이나 운영방식에 맞지 않아 중퇴하는 학생들이 있다. 새로 문을 연 대안학교에는 이런 사례가 더욱 많다.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들은 입학하기전 학교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학교 설명회나 홈페이지에서 소개되는 내용만 보고 선택하면 시행착오를 거치기 쉽다. 학교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정보는 해당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에게 체감 정보를 듣는 것이다. 입학 하기에 앞서 학교 인가 여부도 살펴 봐야 한다. 정부가 특성화 학교로 인가한 대안 중·고교는 26곳에 불과하다. 비인가 학교는 상급 학교에 진학하려면 검정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비인가 학교는 설립 이념에 맞게 학교를 운영하지만 재정 상태가 열악한 곳도 적지 않다. 기부금과 입학금을 빼놓고도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으로 월 50만원씩 내야 하는 학교도 있다. 학부모의 재정 능력도 우선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 초·중·고 통합형 교육을 실시 하거나 학년제를 하지 않는 학교들도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안학교를 고를 때 일반적으로 ▲대안학교의 교육 이념·방향 ▲재정 부담 ▲교사 자질 ▲교육 내용 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녀들의 학교 적응 능력도 고려 대상이다. 부적응 청소년을 위해 세워진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에는 동기부여가 안된 상태에서 입학한 학생들도 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입학한 탓에 생활리듬에 맞지 않거나 부모의 관심이 부족하면 중도에 그만두기도 한다. 자녀들이 기숙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초등 대안학교에서 기숙형은 양평 전인새싹학교와 제주 문화교육들살이 밖에 없지만 중학교 이상은 대부분 기숙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 진학과 무관하게 대안학교를 선택했어도 솔직히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수능 준비를 하려면 일반 학교가 훨씬 낫다. 하지만 일부 대안학교 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보습학교에 다니기도 한다. 비인가 대안학교는 검정고시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분당 독수리중학교 학부모 이미재(42·여)씨는 “대학 입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자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 보다는 과정”이라면서 “지식 전달 위주로 가르치는 일반학교와 견줘 대안학교는 균형잡힌 전인교육을 통해 인성을 갖춘 인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학교 선택은 이렇게 대안학교는 학교마다 특징이 다르지만 몇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기준은 인가 여부다. 인가 대안학교란 일반학교와 똑같은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이며, 비인가 학교는 학교 과정을 마쳐도 검정고시에 합격해야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학교이다. 비인가 학교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지만 교육당국의 간섭없이 자유롭게 운영된다. 인가 학교는 일반학교의 공통 과정은 그대로 따르는 대신 특기·적성이나 선택 영역 과정에 한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학교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로도 구분된다. 부적응 학생을 위한 대안 고등학교는 영산성지, 화랑, 원경, 양업, 두레자연, 세인, 산마을, 경기 대명고 등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곳에서 교육받고자 하는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로는 간디, 푸른꿈, 한빛, 한마음, 달구벌, 이우고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이런 구분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곳도 많다. 세인과 한빛, 동명, 두레자연, 산마을, 지구촌고는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한다. 영산성지고와 경주화랑고, 원경고, 성지중, 지평선중, 헌산중은 원불교, 양업고는 천주교 재단에서 각각 운영한다. 이밖에 2000년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대안학교 형태가 도시형 대안학교이다. 중·고 통합형으로 일정한 교육과정의 틀을 갖춘 학교부터 쉼터와 비슷한 형태도 있다. 도시형 학교들은 주택이나 상가 건물에 공간을 마련한 뒤 상근교사 2∼3명과 외부 강사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서울시와 연세대 청년문화센터가 서울 남부 청소년 직업훈련센터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하자센터’를 비롯해 한국청소년재단의 ‘도시속작은학교’, 서울 광진구청이 공간을 제공한 ‘두드림’ 등이 해당된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학교가 적성에 맞지 않는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외부 대안학교에 위탁한 뒤 출석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면 소속학교에서 졸업장을 받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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