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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동양 사태’의 네 가지 교훈/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동양 사태’의 네 가지 교훈/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의 ‘동양 사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이어 다시금 금융 감독 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 나누어져 있는 금융 감독 체계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증권회사가 계열회사의 투자 부적격 등급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판매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관련 감독규정(規程)인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이 필요하다. 이 규정의 개정 권한은 금융위에 있다. 검사기관인 금감원은 동양증권 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인지해도 감독규정 개정 없이는 규제할 수단이 마땅찮았다. 그래서 금감원은 동양증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규제할 수밖에 없었다. 양해각서는 법적 강제력이 없으므로 규제 실효성 면에서 떨어진다. 결국 금감원은 금융위에 감독규정 개정을 ‘건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감독규정을 개정하고 시행하는 데는 무려 1년이 넘게 걸렸다. 만약 감독 기구가 통합되어 있었다면 이러한 ‘건의’ 절차 없이 바로 규정 개정이 이루어져 규제의 적시성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감독 기구의 분리에 따른 전형적인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다. 감독 기구의 통합 필요성을 알 수 있는 첫 번째 교훈이다. 또 하나는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의 규제 신설 심사가 3개월 이상이 소요되면서 규제가 제때 실시되지 못했고, 일몰제(2년간 한시 시행)로 규제를 완화하여 규개위 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이다. 심사 절차도 문제이지만 과연 규개위가 금융 감독 분야의 규제를 심사할 필요성이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행정규제기본법상 중앙행정기관이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려는 경우에는 규개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지난 2003년 ‘신용카드 사태’ 때 감독 당국이 규개위의 반대로 신용카드 길거리 모집 규제를 하지 못한 적이 있다. 금융 분야의 규제는 다른 일반 행정 규제 원칙의 잣대와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특수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다른 분야와 달리 규제 강화가 필요한 분야이다. 규제 완화를 지향하는 규개위 입장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다. 조세 분야처럼 금융 감독 분야를 규개위 심사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해 관계인이나 전문가로부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입법 예고만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세 번째는 증권회사 등 제2금융권에서 금산 분리(즉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의 필요성을 고민할 때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번에 동양증권이 계열회사의 자금 조달과 지원을 위한 사실상의 ‘사금고’ 역할을 했음이 드러났다. 금산 결합의 전형적인 폐해가 나타난 것이다. 산업자본을 거느린 금융기관은 계열회사나 대주주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제2, 제3의 ‘동양 사태’를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제2금융권에서의 금산 분리 규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네 번째는 금융 감독 관련 기관 간의 공식적인 협의체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동양 사태’가 터지기 전에 동양 그룹 문제가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다루어진 적이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포함한 금융 경제 관련 부처나 기관의 장들이 모여서 중요한 경제 금융 상황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회의체이다. 비공식 회의체이다 보니 투명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의혹’이 발생하곤 한다. 공식적인 금융 감독 유관기관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가칭 ‘금융안정협의체’를 만들어 금융 감독 관련 기관 간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거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식적인 법적 기구로 만들어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번 ‘동양사태’를 거울 삼아 제2의, 제3의 ‘동양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특히 현행 금융 감독 체계의 문제점이 다시 드러난 이상 국회는 이 문제를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회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 내년1월 25일 시행 ‘사회복지사 1급 시험’ 마무리 전략

    내년1월 25일 시행 ‘사회복지사 1급 시험’ 마무리 전략

    전국 17개 시·도에서 선발하는 지방직 사회복지 9급 공무원이 되려면 사회복지사 2급 이상 자격증이 필요하다. 특히 내년 3월 22일 서울시를 포함한 전국에서 사회복지직 9급 공채를 실시해 12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은 사회복지 관련 14과목을 이수하면 취득 가능하다. 하지만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은 별도로 마련된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 25일에 치르는 1급 시험은 과목당 문제 수가 30문제에서 25문제로 줄어 시험 난이도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내년 시험까지 약 두 달 남은 시점에서 과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다.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은 총 3교시에 걸쳐 진행된다. 김진원 에듀피디 강사는 1교시 사회복지기초 과목 가운데 ‘인간행동과 사회 환경’ 영역에서 주로 등장하는 개념으로 여러 학자들의 발달 단계 이론을 꼽았다. 그는 “생애주기(태아기~노년기) 단계별 발달 특징과 더불어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이론,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 장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 로렌스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단계 등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인간행동과 사회 환경 영역에서는 인간행동을 설명하는 주요 이론들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이어 ‘사회복지 조사론’에서 사회조사 방법(종단 조사와 횡단 조사), 연역법과 귀납법, 측정 및 척도, 신뢰도 측정 방법, 실험 설계, 조작적 정의, 질적 연구 방법론 등 과학적 연구 및 조사와 관련한 개념들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2교시 과목인 ‘사회복지 실천’은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사회복지 실천론’ 영역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으로는 사회복지실천의 목표, 속성, 윤리강령과 관련된 부분을 비롯해 사회복지사의 역할 및 사회복지 실천 현장을 다루는 부분, 관계 형성과 면접 기술과 연관된 내용이 있다. 전미숙 에듀윌 강사는 “사회복지 실천론은 전반적으로 골고루 출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에 대한 부분은 사회복지 실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잘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사회복지 기술론’ 영역은 크게 실천 기술의 정의, 개인 대상 모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 실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 실천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 강사는 “가족 대상 사회복지 실천과 집단 대상 사회복지 실천 모두 각 실천 모델과 실천 과정을 전반적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2교시 과목의 마지막 영역인 ‘지역사회 복지론’은 우선 지역사회의 개념을 파악하고 지역사회 복지 실천 추진체계, 지역사회 복지 운동, 여러 학자들이 밝힌 지역사회 복지 실천 모델, 지역사회 복지 실천 원칙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 이 중에서도 이론과 모델에 초점을 맞춰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전 강사의 분석이다. 전 강사는 “다른 영역보다도 사회복지 실천론·실천 기술론은 사례 문제가 가장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이론 및 개념을 사례에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기출문제 중 사례 관련 문제를 꼼꼼하게 정리해 두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3교시에 보는 ‘사회복지정책과 제도’는 거시적 차원의 개념들로 가득하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도 이 과목의 범위 안에 들어 있다. ‘사회복지 정책론’의 경우 사회복지 정책의 역사적 전개, 복지국가 유형, 4대 사회보험, 사회복지정책 전달 체계 등을 익혀야 한다. ‘사회복지 행정론’ 영역에서는 사회복지 조직 구조, 조직 유형, 사회복지법인 재무회계 규칙, 정보관리시스템, 직무 설계 및 직무 분석 등이 단골 출제 손님이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 법제론’ 영역은 사회복지 정책의 기본이 되는 법률을 다루는 영역으로서 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사회복지 관련 입법 변천사를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 사회보장기본법, 사회복지사업법, 4대 보험 관련법(산업재해재상보험법, 고용보험법, 국민건강보험법, 국민연금법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복지와 관련한 법(한부모가족지원법,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등)이 문제로 활용된다. 김 강사는 “보통 사회복지 법제론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수험생들이 과락을 염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복지 법제론에서 0점을 맞더라도 사회복지 정책론과 사회복지 행정론 각 영역의 점수 합이 30점 이상이라면 과락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수험생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서비스산업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제조업, 입지, 환경 분야 중심으로 추진되어 온 규제완화를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해 투자 활성화의 폭을 넓혀 가려 한다”면서 “특히 의료, 교육, 금융, 관광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벤처,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과 소프트웨어, 인터넷 기반 콘텐츠 산업 육성을 지원하면서 창조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둬 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비스업의 규제 완화가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 된다. 서비스업 육성은 새 정부 이전에도 중요한 경제정책의 화두였다. 그러나 구호만 외쳤을 뿐 정작 실행으로는 제대로 옮기지 못해 표류한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부처 또는 이해당사자들 간 첨예한 의견 대립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유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서비스업 정책은 개별 이해당사자들보다는 국민 경제 전체를 보고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처 간 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대통령은 서비스업의 선진화 없이는 우리 경제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절박감으로 정책 추진 상황을 직접 챙기기를 당부한다. 서비스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성장과 고용을 이끌 구원 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는 매년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업은 전체 고용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일자리의 원천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75%)이나 세계 평균(63.6%)보다 낮다. 그런데도 서비스업은 대기업 특혜 논쟁 등으로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답답하다. 서비스업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필요할 경우 외국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이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돼 고용 창출과 경기 회복에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전통산업인 제조업 위주에서 벗어나 서비스업에 기초한 내수 기반을 확충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과거 제조업 위주의 성장 전략으로 신성장동력인 서비스업이 차별을 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미래 먹거리인 문화콘텐츠 분야의 서비스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세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 바뀐 국가재난 대응시스템 혼선 가능성

    바뀐 국가재난 대응시스템 혼선 가능성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법이 개정됐지만 지휘 체계에 혼선이 생겨 자칫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재난 대응시스템 체계화 및 안전행정부의 재난관리 총괄·조정 기능 강화를 위해 지난 8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일부 개정했다. 개정안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중앙행정기관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지휘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재난대응 지휘 체계(그래픽)를 보면, 광역·기초단체 단위의 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중대본뿐만 아니라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지휘도 받게끔 된 점이다. 입법조사처는 “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두 기관의 명령을 받아 혼선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중대본이 총괄 지휘를 하는 만큼 지휘 체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대본과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상황별 지휘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할 여지는 존재한다. 또 입법조사처는 상시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중대본이 구성되지 않은 재난이라도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중앙 및 지역긴급구조통제단을 지휘할 수 있도록 법령에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대본이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작동하고 있어 재난대응 공백이 생길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이어 개정 법률은 재난분야 위기관리 매뉴얼을 작성해 운용하도록 했지만 실제 재난 발생 시 매뉴얼에 따라 위기에 대응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매뉴얼에 따른 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재난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국회에 제출·보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대통령 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창희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회 의사당 광장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지 9개월 만에 민의의 전당인 이곳에서 시정연설을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곳은 제가 15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때로는 야당의 입장에서, 때로는 여당의 위치에서 고뇌하고 노력했던 곳이기에 깊은 감회를 느낍니다. 저는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에게 행복을 드리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의원 여러분과 함께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불황의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어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내외적인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적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각 분야별로 혁신을 이루어야 하고, 국제적인 경쟁에서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우리 외교력을 강화하고, 세일즈외교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인프라건설 등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선진국들과의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틀을 만드는데 주력해왔습니다. 저는 그 길을 앞으로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며 그것이 지금의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 세계는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우리 경제가 공장에서, 연구실에서, 기업에서, 시장에서, 농어촌에서 밤을 잊고 노력하셨던 분들의 땀과 해외의 사막에서, 정글에서, 탄광에서 목숨걸고 헌신하셨던 분들의 노력을 밑거름 삼아 일어설 수 있었듯이, 지금 우리도 다시 출발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그 길에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우리 국민들과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고 계신 의원님들의 협력과 신뢰가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 2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4대 국정기조로 삼고 국정기조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각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세부 정책을 발표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법안도 마련하였습니다. 오늘 시정연설을 통해 국정기조별로 내년도 국정운영의 방향과 국민께 약속드린 주요 정책들이 어떻게 예산에 반영되었는지를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저는 우리 경제의 근본체질을 바꿔서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 모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새 정부 출범 당시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7분기 연속 0%대 저성장이 지속되었습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해 출범 직후 17조 3천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고, 특단의 부동산대책을 추진했습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친 투자활성화 대책과 중소·중견기업 수출지원 강화 등 경기회복을 적극 뒷받침해온 결과 우리 경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1%대로 올라가고, 취업자 수는 세 달 연속 40만 명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 10월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월 500억불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불씨를 살렸을 뿐입니다. 이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경기회복의 움직임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민생안정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은 경기회복세를 확실하게 살려가기 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가장 큰 역점을 두었습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농어촌 소득향상, 수출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대폭 늘리고,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등 미래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였습니다. 또한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된 SOC 투자와 지방재정에 대한 지원도 편성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제조업, 입지, 환경 분야 중심으로 추진되어 온 규제완화를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해 투자 활성화의 폭을 넓혀가려고 합니다. 특히 의료, 교육, 금융, 관광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나갈 것입니다. 청년, 여성, 장년 등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스펙초월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직장어린이집 확충을 통해 여성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고용환경을 만들고, 임금 피크제 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현장의 근로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신규 시간 선택제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워크 센터의 확대를 지원할 것입니다. 고용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훈련사업을 확대하였습니다. 고용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이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구축’을 제대로 구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정부는 선진국 추격형 발전 전략을 선도형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유럽 순방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EU 국가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해서 엄청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지금 우리 경제가 가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방향에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고, 벤처,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과 소프트웨어, 인터넷 기반 콘텐츠 산업 육성을 지원하면서 창조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어왔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고, 그 꿈의 실현이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창조경제타운 사이트도 개설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창조경제타운에는 생활 속의 불편을 해소하는 작은 아이디어부터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아이디어까지 약 3000여 건의 국민 아이디어가 제안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빛을 발하고, 창조경제의 활성화에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2500여명의 멘토들이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창조경제타운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주고 계신 상상력과 창의력이 새로운 대한민국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인 업종간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문화와 보건, 의료, 환경, 해양, 농식품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금과 기술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국민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창조경제 관련 사업 예산으로 금년보다 12%가 증가한 6조 5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국민의 의지와 상상력, 기술력에 이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께서 적극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의 토대이자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장경제의 기초질서입니다. 그동안 국회의 협력으로 하도급 업체,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입법화되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경제 전반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가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국회와 정부,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금 외국인투자촉진 법안,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지원 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들이 국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 3천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천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광진흥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 7천여개의 고용이 창출됩니다. 그리고 소득세법안과 주택법안 등이 통과되어야 지금 우리 경제회복을 위해 중요한 주택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대한민국 가장의 처진 어깨를 펴주고 국민들에게, 특히 청년들에게 희망을 찾아 주기 위한 법안들입니다. 이런 법안들이 제때 통과되지 못한다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들 법안들이 꼭 통과되도록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질병과 가난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되어야 국민행복시대의 토대가 구축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과 국민들의 노후 안정을 위해 내년 7월 기초연금제도 도입을 목표로 예산 5조 2천억 원을 반영하였습니다.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불가피하게 해결하지 못한 부분들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정부는 복지 패러다임을 국민 개개인에게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렇게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도 복지예산을 확대 편성하였습니다. 앞으로 부정 수급 등 복지 누수를 철저히 방지하고 서비스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행복을 위해서는 교육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내다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궁극적으로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자신의 꿈과 끼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중학교 단계에서 자유학기제를 시범 도입하였고, 자율 교과과정 확대와 예체능 교육 및 진로직업 교육 강화 등 초중등 교육과정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학교 내 돌봄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사교육비와 대학학자금 부담을 덜어드리며, 지방대학의 육성에도 힘쓸 것입니다. 이를 위한 예산과 함께 취업 후 학자금 상환특별법, 지방대학육성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 법안이 지금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들 역시 학생들을 위해 이번에 반드시 통과되어야 합니다.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선결과제입니다. 정부는 지난 9개월간 우리나라의 우수한 IT기술을 재난안전관리 분야에 접목하는 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특히 성폭력과 가정폭력, 학교폭력ㆍ불량식품 등 4대악 척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성폭력 재범률과 가정폭력 재범률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해 4대악 근절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6.6% 늘렸고 재난재해 및 생활안전 예산을 3조원 수준으로 편성하였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실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저는 5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문화를 더욱 빛나게 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서 우리의 자긍심을 높이고, 세계 속에서 인정받게 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문화의 가치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해서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으로 문화융성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문화융성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문화 재정을 정부 총지출의 1.5%인 5조 3천억 원으로 증액하였습니다.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서 국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문화융성의 원천인 인문학과 전통문화 그리고 지역문화를 진흥하는 데도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 예술인복지법 등 문화 관련 주요 법안들의 제·개정이 원활히 이루어져 문화융성의 초석을 다져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화는 산업측면에서 창조경제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저는 이번에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 현장에서 K-POP과 영화, 드라마 등 한류에 열광하는 유럽 젊은이들을 보면서 우리 문화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5천년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국민의 창의력, 그리고 ICT기술을 접목시킨 문화컨텐츠 산업을 적극 지원해서 국가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최근 숭례문 부실 복구로 인해 국민들의 걱정이 많으십니다. 앞으로 숭례문을 포함한 문화재 관리 보수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엄중하게 조사하고 문화재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한반도 평화통일의 길은 아직은 어렵고 멀게 보이지만 우리가 꼭 가야 할 길입니다. 저는 반드시 임기 중에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북한은 무력 도발 위협과 개성공단 폐쇄로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공단정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통행, 통신, 통관의 3통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단의 실질적인 정상화, 나아가 개성공단의 국제화도 아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는 확고한 원칙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남북 간에 신뢰를 쌓고 올바른 관계개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북핵문제를 포함해 남북한간에 신뢰가 진전되어 가면, 보다 다양한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오길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제안한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해서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평화통일의 길도 열어갈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4대 국정기조를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 주시고 새해 시작과 함께 경제 살리기와 민생을 위한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 때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한 것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 모두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길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지난 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정상화시키는 데에 역점을 두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추진할 것입니다. 원전과 방위사업, 철도시설, 문화재 분야 등 각 분야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들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공공부문부터 솔선하여 개혁에 나서겠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예산낭비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정부 3.0 정신에 따라 부채, 보수 및 복리후생제도 등 모든 경영정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서 공공기관 스스로 개혁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이제 정치권도 모두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 길에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정치권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때,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정부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의 의지와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해서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정치개입의 의혹을 추호도 받는 일이 없도록 공직기강을 엄정하게 세워가겠습니다. 국가정보기관 개혁방안도 국회에 곧 제출할 예정인 만큼,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검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입니다. 저는 국회 안에서 논의하지 못할 주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저는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입니다. 정부는 여야 어느 한쪽의 의견이나 개인적인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국회에서 여야 간에 합의해주신다면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회를 존중하기 위하여 앞으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세계를 향해 도전하고, 지난 일에 묶일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협력해 갑시다. 저와 정부는 의원 여러분의 지적과 조언에 항상 귀 기울이겠습니다.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 미래를, 우리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협동조합 절반이 개점휴업

    협동조합 절반이 개점휴업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물가안정 등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을 시행했지만 설립된 협동조합의 절반가량은 사업을 시작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동조합 관계자들은 운영자금이 부족하고 수익을 창출할 모델이 없는 협동조합의 실정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정책적 지원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기준으로 신고, 인가된 1209개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조사에 응답한 747개 협동조합 중 341개(45.6%)는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사업을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운영자금 부족’ 33.4%, ‘수익모델 미비’ 22.3%, ‘조합원 미확보’ 14.1% 순으로 많았다. 특히 설립하기 전 기대했던 예산 지원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이 부족해 문을 열지 못했다는 응답도 10.6%나 됐다. 협동조합 관계자들은 필요한 정책 지원으로 ‘공공조달 시장 우선권 부여’ 31.5%, ‘금융 시스템 구축’ 23.8%, ‘중소기업 지원대상 선정’ 12.6% 등을 꼽았다. 협동조합은 재무 상태와 근무 환경도 나빴다. 협동조합당 평균 자산은 약 4000만원으로 조합원이 낸 출자금 의존도가 74%에 달했다. 매출을 올리는 고객도 조합원이 35%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국회, 재계 호소 직접 듣고도 법안 외면할 텐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들이 어제 여야 원내대표와 만나 경제법안 처리를 서둘러 달라고 부탁했다. 재계 수장들이 여야 지도부를 찾아간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국회로 직접 찾아가 읍소했겠는가. 국회는 재계와 손잡고 찍은 사진을 의정활동에 올릴 생각만 하지 말고 살얼음판 같은 우리 경제 사정과 재계의 절박한 심정을 진심으로 헤아려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간신히 제로성장(전기 대비)에서 벗어났다. 그렇더라도 1%대 성장률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셋값은 1년 넘게 계속 치솟고 있고 가계부채(자영업자 포함)는 이미 1100조원을 넘어섰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자가 당장 돈 풀기를 중단할 생각이 없다고 공언해 한숨 돌리는 양상이지만 어차피 양적완화 축소는 시간문제다. 기초체력이 나아졌다고 해도 소규모 개방 구조인 우리 경제는 요 며칠 널뛰기하는 금융시장이 말해 주듯 여전히 바람 앞의 등불이다. 오죽했으면 일본의 보수 주간지 ‘슈칸분슌’이 “한국의 최대 급소는 경제”라며 노골적으로 환(換) 공격을 언급했겠는가. 지난해 말 900억 달러 수준이던 현대·기아차와 일본 도요타차의 시가총액 격차는 올 들어 1500억 달러로 더 벌어졌다. 포스코의 시총은 아예 신일철주금에 역전당했다. 그런데도 국회는 경제활성화법이 먼저니 경제민주화법이 먼저니 하며 기싸움만 벌이고 있다. 수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고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무려 484일 동안이나 붙잡고 있는 게 우리 국회의 현주소다. 재계는 부동산법 등 10개 법안만이라도 당장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가운데 취득세율 인하를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 2조 3000억원의 투자가 달린 외국인투자촉진법,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 등은 그 어떤 사족도 달지 말고 처리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특정 기업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우려는 개발이익 환수나 사회 환원 등의 견제 장치를 두면 된다.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고비에서 국회가 힘을 보태 주지는 못할망정 입법 지연으로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는가. 재계도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최장시간 노동 국가라는 부끄러운 타이틀을 내려놔야 한다”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 서비스산업기본법 의료공공성 침해 논란

    기획재정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이 영리병원 허용과 의료공공성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기재부가 지난해 발의한 이 법안은 의료와 교육 등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를 서비스산업으로 규정하고 기재부 장관이 공동 위원장을 맡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관련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김용익·김현미 민주당 의원과 보건5단체(대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 간호협회)는 13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기본법안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법안추진 중지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기재부 관계자는 법안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보건의료계에서는 기재부가 보건의료 분야를 서비스산업으로 포함시킨 뒤 영리병원 허용과 외국투자 병원 도입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서비스산업 발전을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할 근거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를 통해 직접 관련 부처의 정책 사안이나 법령을 개폐할 수 있는 권한까지 기재부에 부여한다는 점에서 ‘기재부 독점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미 의원은 “교육과 의료는 산업이 아니라 공공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 법안대로 하면 공공성 침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익 의원은 “기재부가 의료산업 발전을 원한다면 차라리 의료장비 국산화와 의료인력 고용 확대에 더 집중하는 게 국부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강종석 기재부 서비스경제과장은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기본법 제정과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산업 발전이라는 용을 그려야 하는데 보건의료계가 ‘비늘을 어떻게 그리느냐’ 하는 작은 문제로 법안 제정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국회선진화법은 정녕 ‘개 발의 편자’였나

    여야의 대치 속에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쟁점 법안의 상정 요건을 강화해 놓은 국회법, 일명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적의원 5분의3 찬성’으로 돼 있는 쟁점 법안 의결 요건을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되돌려 야당의 발목 잡기에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하는 폐단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법안 개정과 별도로 국회선진화법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을 조만간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뜻도 밝힌 바 있다. 여당의 날치기 처리와 야당의 폭력 저지를 영구히 추방하겠다며 18대 국회 말 여야가 손을 맞잡고 도입한 국회 선진화 제도가 불과 2년도 안 돼 용도폐기를 논하는 상황에 직면한 정치 실종의 현실이 안타깝다. 국민 모두가 지켜보듯 지금 국회는 반신불수의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월 개회된 정기국회의 100일 회기 가운데 어제까지 73일 동안 여야는 법안 한 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의사일정이 줄줄이 뒤로 밀린 탓이다. 여기에다 야당의 동의나 협조 없이는 어떠한 안건도 처리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는 국회선진화법도 이에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44개 가운데 43개가 어제까지 평균 227일간 국회에서 잠자고 있고, 심지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경우 481일째 발이 묶여 있는 게 지금 국회의 난맥상이다. 우리는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치닫던 지난 9월 ‘국회선진화법 운영 이번 정기국회에 달렸다’는 제하의 사설(26일자 31면)을 통해 여야가 국회선진화법을 온전히 지켜내고자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뒤로 50일 남짓 여야는 극한의 대치를 거듭하며 이런 기대를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여야 스스로 국회선진화법이 ‘개 발의 편자’임을 기를 쓰고 증명해 보인 셈이다. ‘5분의3 찬성’ 의결 요건이 헌법이 보편적 의결 기준으로 삼은 다수결 원칙에 위배되는지는 법리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법리의 적부를 따지기에 앞서 자신들이 앞장서 만든 법안에 대해 사법부의 심판을 청하는 새누리당의 자가당착적 행태가 더 심각한 문제다. 국회선진화법을 ‘국회파행촉진법’으로 몰아간 민주당 또한 비난받아 마땅하다. 새누리당을 탓하기 전에 민생현안을 볼모로 삼으며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하고 있는 자신들은 과연 떳떳한지 자성부터 해야 한다. 지금 바꿔야 할 것은 국회법이 아니라 정치를 잊은 여야의 행태다. 국민은 파행국회도, 폭력국회도 원치 않는다. 이제 정기국회는 27일 남았다. 국민들의 혹독한 심판이 내려지기까지 남은 시간이다. 모쪼록 정치를 되찾고 민생을 챙기기 바란다.
  • 박대통령 “과학적 재난관리시스템 구축”

    박대통령 “과학적 재난관리시스템 구축”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앞으로 정부는 자율 중심의 과학적 재난 예방과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해 국민 안전을 더욱 튼튼히 지키는 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행복시대의 출발은 국민 안전에 있고 국민 안전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소방공무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여러분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안전을 지킬 때 여러분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면서 “앞으로 부족한 현장 소방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고 소방기본법 시행의 내실화로 노후장비 교체와 첨단장비 보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재난 현장 등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공이 큰 소방공무원들에게 훈·포장과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이강일 충북소방본부장은 올해 충주 세계조정대회와 오송박람회 등의 안전 대책을 완벽하게 수행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이구백 경북 구미소방서장은 지난해 9월 구미 불산누출사고 당시 피해 확산을 방지한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서울 동작소방서는 지난 7월 노량진 배수지 수난사고 당시 인명 구조활동 등의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순직 소방관 유가족 등과 환담했으며 기념식 후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 출연진 등과 심폐소생술을 시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옛 국군기무사령부 자리에 세워진 서울관은 2009년 1월 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4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문화융성”이라면서 “문화재정과 문화 예술인들의 창작 지원을 확대하고, 창작 안전망 구축도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이슈&논쟁]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이슈&논쟁]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통합진보당이 이에 강력 반발하는 등 정당 해산 심판 청구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헌재의 심리가 시작되면 논란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부 조치에 대한 찬반 의견은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경선 부정과 폭력사태에다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재판에 회부되는 등 통합진보당이 헌법을 파괴하고 국가를 어지럽히고 있는 만큼 정부의 해산심판 청구가 당연하다는 여론이 있는 반면 아직 이 의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도 나오지 않은 데다 정당 해산은 국가나 정부가 아닌 국민의 권한이라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통합진보당을 상대로 제기된 정당 해산 심판청구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와 이재화 변호사에게 찬반 의견을 들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신율 명지대 교수 “헌법적 가치 해할 가능성에 우려… 정부, 국민불안 해소할 의무 있어” 통합진보당 해산 문제로 정가가 시끄럽다. 일부에서는 정부에 의한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가 이루어진 시점이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에 나갔을 때라는 점을 들어 대통령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 위한 배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통합진보당이라는 존재가 정치적으로 그만큼 비중 있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단지 정치적인 논란의 대상일 뿐이다. 지금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2% 남짓이다. 선거 직후라면 이 정도 지지율을 획득한 정당은 해산된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진보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신당이 해산된 이유도 선거에서 2%의 지지율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당에 대한 해산 청구를 위해 대통령 외유 시기를 기다렸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물론 최초의 정당 해산 청구라는 점에서는 정부나 청와대가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의 불안감을 감안하면, 정부나 청와대가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이 상당 부분 희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자기가 속한 상임위와 관련된 사안이 아님에도 국방부에 다양한 자료를 요청한 것을 두고 불안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이런 조치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이런 정당 해산 청구가 법에 명문화돼 있는 나라는 전 세계를 통틀어 얼마 안 된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우리나라의 헌법 체계가 대륙법, 그것도 독일법 체계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즉, 독일도 정당 해산 청구 절차를 명문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와 같이 헌법재판소를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헌법체계에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가 헌법재판소와 함께 정당 해산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는 것은 그다지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일부는 독일은 나치당까지 그냥 놔두는데 우리는 왜 정당을 인위적으로 없애려고 하느냐는 주장을 편다. 실제 이 주장은 모 종편 방송에서 한 평론가가 한 말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틀린 말이다. 독일은 나치당을 그냥 놔두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지만 독일 기본법(헌법) 1조는 “인간의 존엄성은 신성불가침이다”라고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법(헌법)의 근본 정신인 인간의 존엄성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정당 혹은 정치인이 독일 정치에 등장하면 당연히 제재를 받는다. 독일 연방 헌법수호청(Bundes Verfassungsschutz)이 일차적으로 이들 정당을 제지하고 그 다음 정당 해산을 헌재에 청구한다. 실제 2001년 나치의 부활을 추구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독일민족민주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소송이 제기됐었다. 이 청구는 기각됐지만 그 이유가 이 정당이 독일 나치의 부활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독일민족민주당에 첩보원으로 침투했던 독일헌법수호청 직원의 신상공개를 수호청이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정당 해산의 요건은 갖추었지만 그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의 투명성이 문제였다는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1990년대 자유노동자당과 민족연맹당은 모두 헌법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행정 절차에 의해 해산됐다. 즉, 독일 정부도 자신들의 헌법적 가치를 해할 가능성이 높은 정당은 최근까지도 해산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사례라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 국가는 0.01%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런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스위스가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가의 이런 역할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시점이지, 정부의 의도를 논할 때는 아니다. ■ <反> 이재화 변호사·민변 사법위 부위원장 “진보당 강령, 국민주권 부정 안해… 헌법상 요건 못 갖춘 청구권 남용”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과 사상, 정당을 수용하는 체제다. 반공주의만을 민주주의로 오인하고, 다른 사상과 의견을 가진 정당을 모두 적으로 규정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전체주의일 뿐이다. 헌법 제8조 제4항의 정당 해산 규정은 1960년 제2공화국 헌법에서 신설한 것이다. 1958년 행정처분으로 ‘진보당’을 해산시킨 사건에 대한 반성적 고려로 야당을 보호하기 위해 명문화한 것이다. 정당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고, 헌정 질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때에 ‘최후의 수단’으로 정당 해산을 하도록 규정했다. 53년 동안 유신정권도, 전두환 군사정권도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이 조항의 도입 취지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50년대 독일에서 있었던 두 건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1951년 사회주의제국당과 1956년 독일공산당 해산 결정) 이후 60여년간 선진국에서 위헌정당 해산 결정을 한 예는 없다. 정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적 가치에 다소 반하더라도 선거를 통하여 국민들이 그 정당을 심판하도록 하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럽평의회 산하기구인 ‘베니스위원회’(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는 2009년 “정당의 금지나 해산은 헌정 질서를 전복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적인 추세는 소수 정당을 권력으로부터 보호하는 수단으로 정당 해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는 헌법의 취지와 세계적인 추세에도 반하는 또 다른 ‘헌법파괴 행위’이다. 정부는 통합진보당 강령 중 ‘민중이 주인이 되는 평등세상 건설’ 부분이 북한이 주장하는 ‘인민민주주의’와 같은 내용이고,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터무니없다. 민중이라는 용어는 제헌국회 초대 의장 이승만도 사용한 것으로, 북한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통합진보당의 ‘민중이 주인이 되는 평등세상’은 기득권 세력에게는 주권을 배제하고 민중들만이 주권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 아니다.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정부는 통합진보당 당헌에 있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의 지령에 따라 김일성의 사상을 도입한 것라고 주장하나, 이 또한 궤변에 불과하다.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김일성이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1915년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처음 사용하였던 개념이다. 통합진보당이 북한의 지령에 따라 이 개념을 당헌에 규정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 통합진보당 강령에는 ‘진보적 민주주의’를 ‘자주와 평등, 평화와 통일, 민주와 민생, 생태와 평등을 가치로 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민주권주의나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정부는 ‘이석기 의원 등 RO 조직의 활동은 통합진보당의 활동이고, 그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였다’고 주장한다. 내란음모 사건은 현재 제1심 소송 중이다.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결과를 본 후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하면서 내란음모 사건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위헌정당 심판을 청구했다. ‘모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검사의 공소장에 의하더라도 RO 조직은 통합진보당 조직이 아니고, 그 행위도 통합진보당의 활동이 아니라 일부 당원들의 개별적인 것에 불과하다. 만약 그 조직이 통합진보당의 조직이고 그 활동이 당의 활동이었다면 검사가 이정희 당대표 등 당의 주요 간부들을 기소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중앙당이 RO 조직과 그 활동을 사전승인하거나 사후추인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정부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청구는 헌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명백한 청구권 남용이다.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협동조합마을 ‘은평 역마을’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협동조합마을 ‘은평 역마을’

    “우리 동네? 행정구역은 서울이지만, 마을 주민들의 끈끈함은 어느 산골마을 못지않게 강한 곳이지. 바로 협동조합이란 고리로 연결된 협동마을이거든.” 서울 도심 속 정이 넘치는 마을로 알려진 은평구 역촌동 주민 김모(48)씨는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역촌동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역마을’이다. 지난해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으로 협동조합 설립 조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역촌동 주민들이 공동구매와 판매 바자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역마을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역마을을 조성했다. 역마을은 지난해 지역 토박이 4명의 아이디어에서 첫발을 뗐다. 노인 인구가 많은 은평구 주민끼리 서로 의지하며 재미있게 살아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협동조합이란 아이템을 생각해 냈다. 협동조합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이들은 1년 넘게 협동조합 강연회를 쫓아다니며 관련 법규와 회사 설립 과정 등을 익혔다. 이후 이웃집 대문을 하나씩 두들기며 출자금을 모았다. 결국 주민 400여명이 십시일반 10만원씩 출자해 자본금 4000만원 규모의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전춘배 역마을 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은 다른 협동조합과 달리 시민단체 활동가 한 명 없이 100% 지역 주민들이 나서서 만들었다는 것”이라면서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토박이들이 나서지 않았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뜻을 함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하는 사업은 크게 공동구매, 자원재활용, 거주자 주차관리로 나뉜다. 주민들은 은평구와 자매결연한 농가와 직접 계약해 농작물을 사들인다. 조합원들은 시중가격의 80%라는 혜택을 누린다. 현재 전남 영광군의 천일염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또 파지 등을 주워 생계를 잇는 노인들로부터 재활용 쓰레기를 수집해 판매하고 노인들에게 판매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과, 각 가정에 재활용 박스를 제공해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 뒤 공동 창고에서 처리해 수익을 올리는 등의 자원재활용 사업도 벌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서울시 시범마을로 지정돼 주민들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위탁받아 거주자 주차관리에 나서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성접대 의혹’ 김학의 전 차관에 檢 무혐의 결론

    ‘성접대 의혹’ 김학의 전 차관에 檢 무혐의 결론

    건설업자의 유력인사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57)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최근 김학의 전 차관을 불러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조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의 범죄사실이 입증되지 않았고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도 엇갈려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자 윤중천(52·구속기소)씨로부터 성관계를 강요당했다는 피해 여성들이 주장한 날짜에 김학의 전 차관이 실제로 윤중천씨의 별장을 방문했는지, 성접대가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했으나 해당 날짜에 김학의 전 차관이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중천씨와 관련해 불법대출과 공사 입찰비리, 폭행, 협박·강요 등의 혐의가 드러남에 따라 윤씨에 대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윤중천씨에게 성폭력버모지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과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마약류관리법 위반,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입찰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배임증재, 상습강요 등 10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검찰은 사기, 경매방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3개 혐의를 우선 적용해 윤중천씨를 구속 기소한 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하면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와 법리 적용의 타당성을 검토해왔다. 김학의 전 차관 외에 성접대 혐의로 경찰에 송치한 인사 가운데 전직 병원장 P씨 등 일부 인사들도 무혐의 처분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같은 수사 결과를 금명간 발표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 놓은 정부 속 끓는 보상

    손 놓은 정부 속 끓는 보상

    김모(40)씨는 지난해 2월 여행사를 통해 넉 달 후 출발하는 멕시코 칸쿤 6박 8일 여행상품을 계약하고 821만 1000원을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했다. 하지만 출발 10일을 남겨 놓고 여행사가 부도를 맞았다. 김씨는 여행요금 환급과 정신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기업의 부도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지난 3년간 1000건이 넘고 손해액도 13억원대에 이르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어 애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피해를 보상해 주는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을 도입할 계획이지만 실질적인 보상은 일러도 2015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소비자원의 용역보고서 ‘소비자 권익증진기금 운용방안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 피해 중 파산·도산·부도·폐업·연락두절·경영악화 등 사업자의 경제적 사정으로 인한 손해 미(未)배상 사건은 지난 3년간 총 1045건에 달했다. 2010년 477건, 2011년 406건, 2012년 162건 등이다. 피해액은 2010년 5억 4500만원, 2011년 5억 200만원, 2012년 3억 1800만원 등 총 13억 6500만원이었다. 현재 사업자가 경제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보상해 주지 않을 경우 소비자가 구제 받을 방법은 없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입법 절차와 예산 편성 등의 문제로 소비자 피해 구제는 내년에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월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의 설치를 담은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은 소비자보호관련법과 공정거래법을 어긴 사업체에서 거둔 과징금과 정부출연금을 재원으로 한다. 이 돈은 소비자 피해 구제, 소비자의 피해 소송 지원, 소비자단체 운영 등에 쓰이게 된다.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올 2월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의 출범을 약속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에 이 대목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관련 법안이 처리될 경우 2015년 예산에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후년에 실질적인 운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종합병원 빅5 병상 10명 중 6명은 외지인

    서울종합병원 빅5 병상 10명 중 6명은 외지인

    서울 지역의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외지 사람이다. 5개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환자 비중이 60%를 넘는다.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면 다른 지역에선 경영난 심화로 의료기관이 줄게 되고, 이는 곧 지역 간 의료차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5일 발간한 ‘2012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의료보장 인구(건강보험·의료급여 대상자)가 지출한 진료비는 모두 53조 4458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환자가 거주지가 아닌 다른 시·도에서 쓴 진료비는 10조 7630억원으로 20.1%를 차지했다. 의료기관 소재지별(시·도)로 다른 지역 환자 비중(진료비 기준)을 집계한 결과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3.8%였다. 2011년 조사 당시(31.4%)보다 2.4%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서울 5대 대형 상급종합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은 다른 지역 환자 비중이 진료비에서는 61.2%, 내원일수에서는 52.2%나 됐다. 1년 전 55.1%, 49.2%에서 각각 6.1% 포인트, 3.0% 포인트 늘었다. 입원 환자만 놓고 보면 다른 지역 환자 비중이 진료비와 내원일수 기준으로 각각 63.9%, 61.6%로 더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서를 보면 1000병상이 넘는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이용률은 지난해 평균 91.3%였다.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된 대형병원은 병상을 설치하기만 하면 환자들로 채울 수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시·군 지역 의원급 병상이용률은 30% 미만이었다. 지역 간 병상 불평등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에 따라 지역별 병상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대형병원, 특히 ‘빅5’가 대형화 경쟁을 유발했고 이것이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됐다”면서 “이는 환자들을 지방에서 서울로, 서울에서도 일반 병의원에서 대형 병원으로 흡수하는 양극화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별 총량조절 단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중요한 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의료 분야에 수급조절을 위한 공공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미네르바 무죄 맞지만 검찰 수사·기소는 정당”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검찰의 부당 수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홍성욱 판사는 박대성(35)씨가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홍 판사는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은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비슷한 사안에서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기소한 전례가 거의 없다고 해서 박씨에 대한 공소제기 자체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법원 “검찰, ‘미네르바’ 수사·기소는 정당”

    법원 “검찰, ‘미네르바’ 수사·기소는 정당”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검찰의 부당 수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홍성욱 판사는 박대성(35)씨가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홍 판사는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은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비슷한 사안에서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기소한 전례가 거의 없다고 해서 박씨에 대한 공소제기 자체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08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각종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글을 올려 유명해진 박씨는 같은 해 12월 ‘환전 업무가 중단됐다’, ‘정부가 달러 매수를 급지하는 긴급 공문을 발송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검찰은 이듬해 1월 “공익을 해치려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박씨를 긴급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2009년 4월 “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이나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효성 “세무조사 추징금 3652억 통보받아”

    효성은 29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세무조사 뒤 회사에 모두 3652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고 공시했다.<서울신문 10월 5일자 1면 참조> 추징금은 자기자본의 12.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효성은 “납세 고지서를 받으면 기한 내에 해당 금액을 납부할 예정이며 국세기본법에 따른 불복 청구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 5월 착수한 세무조사를 통해 효성그룹 및 조석래(78)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분식회계, 차명거래 등을 통한 대규모 탈세 혐의를 확인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금천구 공동주택 겨울준비 완료!

    금천구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특정관리대상시설로 지정된 공동주택 173개동과 축대·옹벽·석축 22곳을 대상으로 구조부 손상 여부, 옥상 과하중 상태 및 부대 시설의 안전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고 29일 밝혔다. 구는 겨울철 재난 예방과 구민 생명·재산 보호를 위해 민관 합동 점검반을 짰다. 안전등급 A~B에 대해서는 주택과장 등 담당 공무원이 직접 점검하고 C~D에 대해서는 건축사·토질·기초기술사 등 외부 전문가들이 동참했다. 점검 때 관련 주민들로부터 전달받은 의견도 평가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구는 결과에 따라 위험 등급을 새로 지정하거나 조정할 예정이다. 재난 발생 위험도가 높은 시설물에 대해서는 관리자나 소유자에게 보수·보강 공사 등 안전 조치를 내려 위험 요소가 없어질 때까지 관리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독일 교원노조와 한국 전교조/강수돌 고려대 경영학 교수

    [열린세상] 독일 교원노조와 한국 전교조/강수돌 고려대 경영학 교수

    “해직교사 9명을 조합원 범주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더 이상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한민국 노동부의 논리다. 이러한 정부의 탄압 국면에 6만명에 이르는 전교조 조합원들은 오랜만에 직접 민주주의를 시험해 보기로 하고 총투표를 실시했다. 무려 80% 참여에 약 70%가 노동부 논리를 거부했다. 나머지 30%조차 모두 정부 논리에 찬동한 건 아니다. 이 정도면 전교조 선생님들의 결연한 의지가 확인된다. 그것은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위해, 비록 안정된 직장과 수입이 위험에 처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투지일 것이다. 그렇다. 양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 수 있다면 그 무엇이 두려우랴. 나는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부의 이 한심한 처사에 대해 실로 서글픔을 느끼면서 내가 공부했던 독일이란 나라의 교원노조는 과연 어떠할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독일노총(DGB) 사이트를 찾아 그 산하 산별 조직인 독일 교원노조(GEW) 규약을 찾았다. 조합원 27만명을 자랑하는 독일 교원노조는 공공 또는 사설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 종사자 모두를 대변한다. 구체적으로는 유치원, 초중등 학교, 대학, 사설 학원, 직업훈련원, 연구기관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 공무원, 전문직, 자유직, 파견직, 휴직자, 연금생활자, 실직자가 다 가입할 수 있다. 심지어 교육훈련이나 연구관련 분야를 공부하거나 취업 준비 중인 학생은 물론, 위 직업들에 간접 연관된 자들도 해당한다. 놀랍게도 일반인이나 법인체조차 노조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특별 조합원’이 된다. 이 모든 것은 유엔인권조약과 독일 기본법(헌법)에 바탕한다. 이렇게 독일 교원노조는 조합원의 이해관계와 민주교육 증진을 위해 조합원 자격 기준을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다. 이 정도 확인을 하고 나니 “과연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인가”하는 의구심이 인다. 과연 1987년 이후의 민주화란 것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그동안 수많은 선배들과 선구자들이 흘린 피땀과 눈물의 결과가 이토록 초라한가. 역사가 진보한다고 믿어 왔던 내 신념이 진정 잘못된 건가. 양심이 아니라 탐욕이 승리하는 것이 현실인가. 물론, 수미일관된 세계적 지성 이반 일리치 선생의 말마따나, 오늘날 학교 교육 시스템이란 민중의 자율적 학습 역량을 박탈한 채 사람들에게 오로지 소비 욕망을 불어넣는 타락한 제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치·사회적 민주화의 결과 그래도 예전보다는 살기가 나아지지 않았나, 학교조차 각종 혁신적 노력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는 여태껏 이뤄진, 손톱 밑 때만큼의 진보조차 깡그리 70년대식으로 되돌리려는 역사적 폭력이다. 한편, 독일 노조 규약 그 어디를 찾아보아도 ‘해직자’도 조합원이 된다는 구절은 없다. 하지만 나는 독일에서 참교육이나 민주적 실천으로 인해 해직된 교사를 본 바 없다. 그래서 노조 규약에는 그냥 ‘실직자’로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노동부가 문제 삼은 9명의 해직 교사들은 어떤 사람인가. P 교사는 2003년 모 외고에서 새로 부임한 교장이 우열반으로 나눠 학생을 차별하고 사관학교식 벌점 제도를 도입하자 교직원 회의에서 반기를 들었다. 수차례 경고 뒤 파면당했다. L 교사는 사립재단과 맞서 싸우다 해직됐다. 당시 교장이 학부모로부터 거둬들인 찬조금과 보충수업비 17억원을 유용했다가 퇴진한 뒤 그 친인척들로 새 이사진이 구성되자 저항했다. 또 H 교사는 자체 자료집으로 동료들과 통일 관련 세미나를 했는데, 그 자료집에 북한 역사책의 일부가 포함되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해직됐다. S 교사를 비롯한 6명은 2008년 서울교육감 선거 때 조합원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집했다가 ‘기부금 모집 관여 금지’ 규정 위반으로 해직되었다. 결국 9명의 교사들은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에 안주하기보다 평등교육, 자유교육, 민주교육, 통일교육, 혁신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해직된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거두고 참된 인간 교육의 구현을 위해 교육부와 함께 ‘뼛속까지’ 거듭나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법규 조항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생사 문제다. 앞으로 나아가느냐, 뒤로 자빠지느냐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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