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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최태원과 김정호의 사회적 가치/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최태원과 김정호의 사회적 가치/박현갑 논설위원

    “사회가 지속가능해야 회사도 지속가능할 수 있고, 개인의 행복도 담보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우리의 뜻과 힘을 모으자.” 최태원 SK회장이 그제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 행사에서 한 말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이 가치지향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것은 신선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인식이 있기에 SK의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 미달을 꼬집은 발언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시정 조치를 약속했다고 본다. 네이버 공동창업자로서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운영하는 김정호 대표는 패널 토론에서 “SK는 사회적 가치 경영의 학점이 우수하지만, 장애인 고용이라는 전공 필수 과목은 이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SK의 일부 계열사들이 준수하고 있지 않다는 쓴소리였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좀 당황했지만 맞는 말씀”이라면서 “열심히 하려고 애썼는데 왜 안 됐는지 모르겠다. 안 되면 무조건 하고, 그다음에 더 좋은 방법을 찾자고 하겠다”고 반응했다.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정부도 사회적 가치 확산에 나선 상태다. 패널로 참석한 이종욱 기획재정부 국장은 “공공부문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선도하도록 혁신 3대 전략으로 선택해 추진 중이며, 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해 사회적가치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정부 운영 기본 원칙인 인사, 조직, 예산에서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혁신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취지는 공감하나 입법화는 신중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 법안은 사회적 가치를 사회, 경제, 환경,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로 정의하고 있다. 인권보호, 노동권의 보장과 근로조건의 향상,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과 협력,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포괄한다는데 법으로서의 실효성이 부족해 보인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개념과 객관적 측정 기준을 분명히 하고, 정치적 판단으로 공공기관 경영에 간섭할 소지는 배제해야 할 것이다. 미 중앙정보국 소속의 스노든은 2013년 미 정부의 불법적이고 광범위한 인터넷상의 도청을 폭로했다. 인권보호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하지만 미 정부는 그를 범죄자로 규정했다. 국가 질서를 훼손하고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스노든처럼 시민 입장에서 봤을 때 옳은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입장에서 봤을 때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경우 사회적 가치 실현은 해야 하나, 포기해야 하나. eagleduo@seoul.co.kr
  • 외식업회장 “버림받을 수 없어…비례대표 달라”에 이해찬 반응

    외식업회장 “버림받을 수 없어…비례대표 달라”에 이해찬 반응

    이 대표, 비공개 회의서 비례대표 요구 거절한듯“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추진…한국당 설득 중”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열고 외식업계의 애로 및 건의를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제갈창균 외식업중앙회장은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지난해 민주당 연석회의가 첫 번째 과제로 불공정 카드수수료 논의를 진행할 때 여러분의 정책 제안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지난해 11월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중앙회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외식업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의 어려움은 해결이 난제들이지만 당정은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일자리 안정자금, 근로장려금 지원 등 민생안정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을 설득해 국회가 열리는 대로 책임지고 입법하겠다”고 강조했다. 윤관석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도 “외식업 규모는 190조원에 달하며 대한민국 GDP(국내총생산)의 10%를 넘는 거대 산업이지만, 규모에 비해 사업 환경은 아주 열악한 상태”라며 “간담회서 나오는 얘기를 성과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람이 존중받고 강자보다 약자가 대접받는 정책 기조와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예컨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각 종 세제 혜택, 제로페이 제도 시행 등 자영업자를 위한 각종 제도 개선 전격적으로 많이 이뤄졌다”고 화답했다.특히 제갈 회장은 그간 민주당을 지지해온 한국외식업중앙회 몫으로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갈 회장은 “2016년도 비례대표를 우리 단체가 신청했고 새벽까지 운동해서 (비례대표 순번에서) 12등을 했는데 결과 발표는 28등으로 조정했더라”며 “정말 기만을 당하고 정치 세계가 눈속임을 하고 배반하는가 하는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갈 회장은 “우리를 앞세워서 필요할 땐 부르고 그렇지 않을 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도 20만명 진성 당원을 만들어서 국회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5대 일간지에 1억원을 들여서 지지 성명을 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당에 결코 버림받을 수가 없다. 내년 4월 15일 비례대표를 꼭 주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이 대표는 아무런 답을 않은 채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해찬 대표는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이후 제갈 회장의 비례대표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속보] 이해찬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추진…한국당 설득해 입법”

    이해찬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추진…한국당 설득해 입법”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가정 내 성 불평등 심하면 성매매 관대”

    “가정 내 성 불평등 심하면 성매매 관대”

    “여성 폭력과 성희롱간 상관관계 높고 성평등 수치 낮으면 성폭력 수치 나빠” 양성평등·국민 성평등 조사 등에 활용“어떤 직장이든 여성이 많아지면 생산성이 떨어지게 돼 있다.”, “여성 차별·불평등이 거의 사라졌으므로 이제 더이상 성평등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 없다.”, “성폭력이나 강간은 피해를 당한 여성의 옷차림이나 행동에도 원인이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이 같은 문항이 담긴 한국형남녀평등의식검사(개정판)를 27일 발표했다. 한국형남녀평등의식검사는 1999년 처음 만들어져 우리 국민의 성평등 수준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로 사용돼 왔다. 개정판에는 ‘여성의 권리 요구에 대한 태도’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한 항목이 추가됐다. 연구원 측은 “개정판 문항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성평등 이슈에 대한 태도와 여성 폭력이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새 검사에서 여성 폭력과 성희롱 간 상관관계는 0.583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가정 내 성평등과 성매매 간 관계도 0.394로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다. 성평등 수치가 낮게 나온 이들은 성폭력 수치가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크고, 가정 내 성평등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성매매를 관대하게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1999년 이 검사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해도 ‘남녀의 권한과 권력관계에 대한 태도’ 등에 문항이 국한돼 연구에 한계가 컸다. 하지만 이번 검사는 달라진 시대상을 대폭 반영해 새로운 영역과 문항으로 꾸려졌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많은 여성 제도·정책이 있는 데도 끊임없이 요구만 한다”, “딸은 커서 전문직을 갖더라도 가사일과 육아를 잘할 수 있게 키워야 한다” 등이다. 해당 조사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발효된 양성평등기본법 제10조에 따라 이뤄지는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쓰이고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통해 상시 국민 성평등 의식 조사 등에도 이용될 수 있다. 종합적인 ‘젠더 의식’을 측정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불거진 성별 간 갈등을 예측할 수 있다. 성별 갈등은 성평등 의식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태도를 측정하면 갈등의 내용과 방향을 내다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게임 진흥·규제 둘 다 맡아 소극적인 문체부…국내 질병분류, WHO 효력 4년 뒤에야 시행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게임중독’을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관리하게 되더라도 현행 구조에선 제대로 된 중독 예방정책 수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산업 진흥을 책임진 문화체육관광부가 규제와 연계성이 있는 게임중독 예방 정책까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선 소극적 대응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27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현재 게임·인터넷 중독 관련 법 조항은 문체부의 ‘게임산업진흥법’과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정보화기본법’ 등에 흩어져 있다. 이 가운데 게임 중독 문제는 문체부가 주도하고 있다. 규제와 진흥이란 상반된 가치를 문체부가 모두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산업진흥법 12조 2항은 ‘게임과몰입(게임중독)이나 게임물의 사행성·선정성·폭력성 등의 예방 등을 위해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문체부가 낸 대책 가운데 게임중독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만한 것을 찾긴 쉽지 않다. 일부에선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면 보건당국이 이를 총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체부가 해당 권한을 계속 갖더라도 최소한 게임산업 진흥과 게임중독 예방 업무를 별도 부서에서 나눠 맡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받아들이더라도 게임중독을 포함한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11)은 2025년에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들어갈 수 있다. WHO 개정안은 2022년 1월부터 효력이 발생하는데, 통계청이 작성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는 2020년에 한 번 개정된 뒤 5년 뒤에 재개정돼 2026년에야 시행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효력 발생 전에 당겨서 할 수 있지 않냐는 주장도 있지만 ICD-11의 질병 명칭을 일일이 우리식으로 번역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WHO의 다른 회원국이 새 개정안에 따라 게임중독 공식통계를 작성하고 국제 보조를 맞출 동안 한국은 2025년이 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혜련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제12회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 참석

    김혜련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제12회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혜련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초1)은 지난 23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서울시와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과 공동으로 주최한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하여, 12번째 맞은 세계인의 날을 축하했다. ‘세계인의 날’은 2007년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의해,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전통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조성하기 위하여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세계인의 날부터 1주일을 ‘세계인 주간’으로 제정되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법무부-­서울시 외국인정책 업무협약(MOU)을 맺고 서울시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이 공동으로 개최해 서울시에 체류하는 42만 명의 외국인 주민 지원에 대한 보다 긴밀한 협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김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도시 서울에서 외국인 주민이나 다문화가족은 서울이라는 공동체에서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일원으로, 서울시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을 위해 다양한 지원 및 정책제안 등을 통해 외국인 주민의 생활 지원이나 복지 향상을 선도하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도 함께 가지고 있다.”면서, “서울시의회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이 함께 공존하는 수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힘을 보태고 함께 하겠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정책 20년 대계, ‘국민의 손으로’

    환경부는 국가환경종합계획에 국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담기 위해 25일 오후 1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1차 국민참여단 토론회’를 개최한다. 국가환경종합계획은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수립하는 20년 단위 장기 종합계획으로 환경정책의 목표(비전)를 담고 있는 환경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2020~2040년)은 국민이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첫 사례다. 제5차 계획에는 국토·환경 정책의 정합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연내 수립 예정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과 기간을 일치해 양 부처가 공간을 기반으로 환경 보전과 국토 개발, 인구 계획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미래정책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다. 앞서 환경부는 108명의 국민참여단을 모집, 국토자연환경·녹색가치 등 6개 분과와 미래세대 분과로 나누어 운영한다. 토론회는 환경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작업반에서 마련한 초안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주민회의(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시간 제약을 고려해 국민의 소리를 최대한 담아낸다는 취지로 토론과 함께 ‘쪽지 의견수렴’도 받는다. 6월에는 제2차 국민참여단 토론회와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환경전문가와 국민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예정이다. 또 다음달 30일까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누리집(www.kei.re.kr)에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온라인 소통방을 운영한다. 수렴된 국민의견은 전문가 작업반의 최종 검토와 환경부·국토부 공동 계획수립 협의회를 거쳐 11월 국무회의에 양 계획을 합동으로 보고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中·日·러 참여 ‘대기 협약’…동북아 호흡정책 협력·발전시켜야”

    “中·日·러 참여 ‘대기 협약’…동북아 호흡정책 협력·발전시켜야”

    “환경 가치가 존중받고 정치적으로 우선순위가 되는 변화가 현실화됐다. 지난 3월 국회에서 미세먼지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고 환경부 중심의 추가경정예산도 마련됐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같은 범정파적 기구 출범은 달라진 정책이자 초유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3일 취임 6개월을 맞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 건강과 직결된 미세먼지 저감부터 4대강 보 철거, 불법폐기물 처리, 저공해 자동차 보급 목표제 시행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유차 감축 로드맵에서 신차와 노후 경유차 대책은 있는데 정작 운행 경유차에 대한 대책은 빠졌다. “현재 운행 중인 경유차의 초점은 정기검사와 운행 제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세먼지 다량 배출 차량은 ‘미세먼지특별법’에 따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약 266만대 정도로 판단되는 5등급 경유차가 운행 제한을 받고 2005년 이전에 판매된 노후 경유차도 여기에 포함된다. 운행차 배출 허용 기준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2016년 9월 이후 제작된 중소형 경유차에 대한 운행차 매연 기준을 정기검사에선 20%에서 10%로, 정밀검사는 15%에서 8%로 강화했다. 수도권에 등록된 중소형 경유차는 2021년부터 질소산화물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올해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21)에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 보고서를 공개한다. “중국도 자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국으로 건너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연구뿐 아니라 통계에서도 그렇게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정치적 쟁점으로 삼고 언론에서 공격하니 그것을 방어하는 차원이었던 것 같다. 중국과 한국에서 미세먼지를 대할 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미세먼지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TEMM21에서 발표할 LTP도 마찬가지다. 한·중·일 3국의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가 최초로 공개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대기오염물질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여 보다 심화된 정책협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북한과 몽골, 러시아, 일본까지 포함한 월경성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을 맺어 동아시아에도 유럽의 대기 협약과 같은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내 불법폐기물 전량 처리가 가능한가. “가능하다고 본다. 대부분 주인이 있는 폐기물이고 원인자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들에게 처리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불법 투기 폐기물인데, 그들 중 70% 정도는 원인자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행정대집행으로 처리하고 사후 청구를 하는 게 가능하다. 원인자가 확인되지 않는 무단 폐기물의 경우 기획수사를 통해 최대한 원인자를 찾아내려 한다. 처리하지 못한 폐기물은 공공소각 시설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자체 소각처리 용량이 부족한 시군은 여유가 있는 인근 지역 시설과 연계해 처리하도록 조정하고 소각시설이 없는 시군은 선별작업 후 공공매립시설에서 처리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폐비닐 70%를 폐기물 고형연료(SRF)로 재활용했는데 정작 활용이 안 되고 있다. “SRF 사용 시설은 환경과 안전에 대한 우려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가동이 중지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SRF를 쓰레기로 인식해 반대할 때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주민이 재활용 단계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직접 받고, 이것을 다시 재활용 체계에 재투자하는 새로운 선순환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광역 공공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고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하반기에 법안을 제출할 수 있을 것 같다.” -불법 폐기물 수출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최근 바젤협약에서 규제 대상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포함했는데 대책은. “최근 무분별한 플라스틱의 사용과 처리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폐플라스틱의 수출입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국제 사회가 공감하고 있다. 제14차 바젤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폐플라스틱을 규제 대상 폐기물로 분류했고 폐플라스틱을 수출입할 때 상대국의 동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도록 했다. 환경부도 폐플라스틱을 상대국 동의를 전제로 하는 수출입 허가제로 전환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물관리 일원화가 이뤄졌지만 국민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체감하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환경정책 성과 중 하나가 지난 수십년간 중복·비효율의 대표 사례로 지적받은 정부 내 물관리 업무를 일원화한 것이다. 우선 상수원·하천 수질 악화 때 관계 기관 간 협조체계가 구축됐다. 상류 댐에서 신속하게 환경 대응 용수를 늘려 방류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고 국민의 먹는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또 가뭄 대책, 홍수관리 대책 등을 시행해 재해 예방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 다음달 물관리기본법이 시행되면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유역 내 물 문제를 참여와 협력에 기반해 해결하겠다.” -4대강 중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이 제시됐다. 보 철거와 함께 하굿둑을 열어야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천을 복원할 때 하굿둑을 여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선정할 수는 없지만, 하굿둑을 열어야 수질이 개선되는 것은 맞다. 지난 20일 예정됐던 낙동강 하굿둑은 농업용수 부족에 대한 농민들의 걱정이 많아 다음달로 일정을 늦췄다. 6월과 9월 1, 2차 단기개방 실증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3차 장기개방 실증실험도 계획하고 있다. 금강은 과거부터 개방 논의가 있었지만 충남과 전북 등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이 있어 진척이 더딘 상태다.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금강 하굿둑 개방 문제도 비중 있는 지역 물관리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국가기후환경회의가 출범하면서 ‘옥상옥’으로 느껴질 수 있다. 관계 설정은. “거버넌스는 다층적으로 구성하는 게 맞다. 얼마나 현실적인 관계인가가 관건이다. 환경부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부가 여러 기관 사이에서 조정을 잘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 환경부 실국장을 파견했는데 주례회동을 할 생각이다. 지금부터 6월까지가 준비기라면 7~11월은 활동기, 12월~내년 4월은 본격적인 미세먼지 대응 기간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환경부가 할 일이 서로 다르겠지만, 내부적으로 조정해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태양광·풍력 등 이론과 현실이 엇갈리는 부조화가 빚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국가적 과제다.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시설로 인한 환경 훼손과 사회적 갈등을 막기 위해 주민 수용성이 담보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태양광 시설은 산사태 위험지역과 생태민감지역에선 피하고, 환경 훼손이 크지 않은 지역에서 소규모·분산형으로 추진하도록 유도하겠다. 발전사업 입지 예정지의 환경성, 주민 수용성을 발전사업 허가 전에 검토하도록 절차를 개선하는 ‘재생에너지 계획입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명래 장관은 도시계획학자로 20년 넘게 환경 운동과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전문성뿐 아니라 리더십,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경북 안동 ▲안동고 ▲단국대 지역개발학과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영국 서섹스대 도시및지역학 석박사 ▲한국환경회의 공동대표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환경연구기관장협의회 회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 후임병 구타하다 역공에 다리 골절…법원 “국가배상 책임없다”

    후임병 구타하다 역공에 다리 골절…법원 “국가배상 책임없다”

    군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을 구타하다가 반발한 후임병에게 되레 얻어맞아 다쳤다면 이에 대해 국가가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이종광 부장판사)는 후임병을 구타하다 역공으로 다친 A씨가 국가와 후임병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을 깨고 국가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A씨는 육군 일병으로 복무하던 2017년 1월 같은 중대 이병이던 B씨의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구타했다. 구타를 당한 데 화가 난 B씨가 A씨를 때렸고, 이로 인해 A씨는 다리가 골절되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에 A씨는 자신을 다치게 한 B씨와 국가의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와 국가에 70%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연대해 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따르면 A씨가 선임병이라 해도 후임병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폭행하거나 권한 없이 명령·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럼에도 위법하게 B씨를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법한 폭행에 순간적으로 흥분한 B씨가 A씨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것으로, 이는 우발적인 싸움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지휘관들이 전혀 예견할 수 없던 상황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싸움에서 생긴 A씨의 상해에 대해, 가해자인 B씨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더라도 그 관리·감독자인 국가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A씨는 B씨가 이른바 ‘관심병사’로서 집중적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지만, 재판부는 B씨가 관심병사라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후변화·빈곤층 없는 세상, ‘나눔발전소’가 선도한다

    기후변화·빈곤층 없는 세상, ‘나눔발전소’가 선도한다

    “아무리 비영리 조직이라 하더라도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그 부담은 스스로 안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많은 수의 비영리 조직들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선한 동기만으로도 존재의 당위성을 부여받을 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영리조직들이 대부분의 운영 자금을 기부금이나 세금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도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의도한바 성과를 달성해 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는 것이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주장이다. 한국에서는 (사)에너지나눔과평화 김태호 대표가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을 탄생시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빈곤층의 희망메신저’로서 20년 동안 환경운동을, 그 중 13년을 공익재생에너지 ‘나눔발전소’를 설립 운영하여 2018년 기준 30억원을 에너지빈곤층에게 기부하였다. 이는 중견기업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금융비용을 제외한 순익의 50%는 에너지 빈곤층에, 50%는 발전소에 재투자를 실천하며 사익보다 공익 우선의 비영리단체로서의 사명을 오롯이 실천하고 있다. “10년 후 반드시 100억원의 이익을 내서 어려운 이웃 100만명을 살리고 싶다”는 그의 결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 민간과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도 영리와 비영리 영역을 넘나들며 공익을 실천하는 모범적 경영사례에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전문성의 무기를 장착한 ‘나눔발전소’의 공익사업 성과에 시대를 앞서가는 김태호 대표에게서 시대정신과 애민사상을 엿 볼 수 있다. 편집자 주→환경, 재생에너지, 빈곤층 지원 등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사회 첫걸음, IMF가 대한민국을 뒤덮던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당시 가치있는 진로! 뭐 이런 고민을 했다면 배부른 소리였지요. 지금은 자원순환사회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미화 이사장이 제 둘째 누나인데요, 누님의 영향으로 20년 전, 유엔환경계획(UNEP)에 입사하게 되어 환경문제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현재의 저를 외길로 살아가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미래를 리드할 이슈들을 분석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된 것들이 지구온난화와 재생에너지입니다. 지구온난화로부터 닥쳐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무엇으로 해소할 수 있는가? 태양과 바람으로 충분히 사용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거대한 자본의 전력 장치산업에서 작은 태양전지로 필요한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민주적인 에너지 전환의 시대가 올 것인가? 이러한 시대 화두를 성찰하고 성찰하여, 마침내 저는 ‘태양과 바람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것이 시대의 진리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에너지기본조례제정운동’을 통해 ‘에너지기본법’ 제정을 주도적으로 하셨는데요. -2000년 6월, 전국의 260개 시민단체가 모여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최초로 선언을 하고 당시 설립한 단체가 에너지시민연대입니다. 다가올 거대한 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시민과 함께 열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민인식이 낮은 상황이었고 관련 법률도 미비하였습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한 조례를 서울특별시에 제안하여 2002년 대한민국 최초로 에너지기본조례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에너지기본조례제정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고 현재는 모든 지자체가 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조례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에너지기본법’이 필요하였고, 저는 이 법률안의 작성을 주도하여 2005년 최종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에너지와 관련한 개별법들이 통일된 철학 없이 혼재되어 있었으나 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지향이 분명한 에너지법의 골간이 세워진 것입니다. 에너지기본법은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에너지빈곤가구를 법률로 정의하였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에너지빈곤가구란 가구소득의 10% 이상을 에너지비용, 즉 광열비로 지출하는 가구를 의미합니다. 에너지가 의식주만큼이나 중요한 필요재이기에 이를 국가책임의 문제로 끌어올린 최초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이 법률 제정의 결과로 만들어진 국가기관입니다. 지금도 에너지빈곤가구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요. ‘에너지절약백만가구운동’, ‘에너지의 날’도 이 때 제정되어 시민들이 함께 동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는 ‘에너지기본법’ 제정 당시에 설립된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우리 단체는 이러한 운동의 과정 중에 나온 결실 중 하나입니다. 기후변화나 빈곤문제를 시민, 시민단체 스스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주체가 되고, 청정전력을 생산하는 행위도 하며, 재무적 재화를 스스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주권자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 200여명이 발기하여 (사)에너지나눔과평화를 출범하고 햇빛과 바람으로 세상을 구할 방주 역할을 자임하며 그 첫 항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영리활동을 하는 비영리, 공익을 위한 비영리의 영리 그 첫 실험이 시작된 것이지요.→그럼, 대표님께서는 지구온난화와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단체를 설립하셨네요. -맞습니다. 사단법인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지구온난화와 빈곤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대안적 환경경제단체입니다. 기존에 전례가 없는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이면서 경제단체인 것이지요. 우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1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를 설치, 운영하여 원자력발전소 1기를 대체하고, 이를 통해 1000만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여, 1000만명의 빈곤가구를 재무적으로 정상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건립하는 발전소는 전력판매를 통해 당기순익의 50%는 에너지빈곤층 지원, 나머지 50%는 동일 목적의 나눔발전소에 재투자합니다. →이러한 사업배당이 가능한 단체의 구조가 궁금합니다. -우리는 비영리 (사)에너지나눔과평화와 영리의 (주)나눔발전소, (주)불가리아나눔발전소 등 5개 법인으로 구성되며, 모든 영리법인의 주식은 비영리가 전량 보유합니다. 그리고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 내에 총 21개 태양광발전소가 상황에 맞게 분리, 배치되어 있으며, 모든 의사결정은 비영리의 이사회에서 의결합니다. 개인 지분이 없으니 개인배당도 없으며 비영리법인에 배당된 당기순이익은 전액 공익사업으로 사용합니다. →단체의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활동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태양광발전소인 ‘나눔발전소’를 직접 운영하여 온실가스를 줄이고 전세계 빈곤층을 지원하는 기금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지원프로그램 또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고효율 가전제품으로 디자인하여 지원사업에서도 에너지전환을 적용합니다. 셋째는, 타NGO와 기관의 재생가능에너지 확산운동을 지원하며, 해외지원의 거점구조를 지속적으로 개발합니다. 지난 13년간 우리단체의 활동 성과로는 환경분야에서 2018년까지 총 21기 7000㎾의 태양광 나눔발전소를 설치하여, 매년 1000만◇(키로와트시)의 청정전력을 생산하여 매년 2500가구에 전력을 상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2000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있습니다. 둘째, 나눔발전소 전력판매 수익으로 2018년말까지 국내에서 총 4424 빈곤가구와 아동청소년 1120명, 16개 시설을 지원한 바 있으며, 2013년부터 시작한 해외지원사업의 경우, 베트남과 몽골의 전기 미공급 8개 학교, 1개 병원에 풍력태양광병합발전시설을 지원하여 전기 없는 상황에 있었던 약 6만명의 해외 어린이들이 형광등과 선풍기, 컴퓨터의 수혜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몽골의 아스랄트 병원을 지원했을 당시, “캄캄한 수술실을 벗어나 아기가 태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는 간호사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단체의 국내외 에너지빈곤층 지원사업의 누적 총액은 30억원 수준인데 향후 10년 내에 100억원 목표 달성을 확신합니다. →지난 2016년 11월 ‘그린애플어워즈(The Green Apple Awards)’을 국내 비영리단체로는 처음으로 수상하셨는데요. -환경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The Green Organisation´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유럽연합, 영국왕립예술협회, 영국환경청이 공식 인정하는 유럽 최고의 친 환경상으로 1994년부터 매년 전 세계 500개 이상의 기관이 참가해 경쟁을 통해 선정합니다. 시민, 지자체, 기관 등 다양한 사회 주체와 함께 공익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햇빛전력을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저감에 기여한 것과 전력판매를 통한 순익의 100%를 다양한 에너지복지사업과 아동청소년 교육복지사업 등 국내외 빈곤층 지원사업을 통해 에너지를 소득에 관계없는 보편적 권리로 보장될 수 있도록 기여했고, 재생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킨 것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아 큰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희망메신저 역할을 하시는 대표님의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 -비영리의 영리활동은 투명성과 공정성에 철저하게 실천하여야 합니다. 영리사업만을 하는 기업보다 더 투명하여야 하며, 인허가, 부지확보, 입찰과정에서도 공정한 시장의 룰을 지켜야 합니다. 둘째, 영리사업의 지분은 단 1%라도 개인배당은 안되고 이익 전액을 공익에 사용하는 공익성입니다. 셋째, 비영리의 투자는 안정적이어야 후속 투자를 견인할 수 있는 레버지리 효과로 확장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최고의 기술과 투자전문성을 가져야 하기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태양광산업계가 어려운데,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태양광이 어려운 이유를 먼저, 모듈 등 주요 자재의 국산화 비율이 상당히 저조하다는데 있습니다. 즉 가격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정부의 연도별 보급비율이 낮고, 잦은 정책 변경으로 인한 투자 불확실성이 둘째 이유이고, 마지막으로 주민수용성입니다. 국산자재의 사용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용자의 국산제품 인지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시민단체도 이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협력한다면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정부는 현행 RPS(Renewables Portfolio Standard, 발전의무할당제) 제도 추진시 투자자의 투자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안정적 시그널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2012년 폐기한 FIT(Feed-In Tariff·발전차액지원제도)의 재도입을 통해 시장에 안정성을 주고 투자심리를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보완제도의 도입이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임야의 임시사용허가 문제, 태양광발전의 경사도 규제, 1메가와트 이상 발전소의 의무고용 등 규제도 완화할 것을 정부는 적극 고려해 봐야 합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견해는. -한 번의 사고로 국가의 백년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원전 설비가 국가의 주요 에너지원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사고는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원전의 경우 한 번의 사고가 국가 전체의 장기간 침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원전사고는 태양광 사고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과 일본의 후쿠시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원전은 지금 포기해도 60년 이상을 가동하여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타당하고 그래서 계속 추진하여야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김태호 (사)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1968년 경상북도 영덕군 출생 학력사항 2018. 2 (서울)동국대학교 대학원 식품산업관리학과 졸업(경제학 박사) 1997. 2 (서울)동국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졸업 1995. 2 (서울)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1987. 2 (포항)대동고등학교 졸업 경력사항 현 (사)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 (주)나눔발전소 대표이사, (사)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장 2000~2005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1997~2000 유엔환경계획 한국위원회 근무 2004~2007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 전문위원 2007~2008 대통령직속, ‘국가에너지위원회’ 전문위원 2017~현재 산업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2015~2018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위원회’ 실행위원 2019~현재 ‘서울시 에너지정책위원회’ 위원 2009~현재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대표위원 2006~2009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위원 2003~2006 ‘서울시에너지위원회’ 위원 연구실적 2018 (논문) 소규모 태양광발전 가치평가를 통한 RPS 제도개선(동국대학교) 2012 (논문) 전과정평가를 통한 마늘의 탄소배출량 산정연구(한국유기농업학회지) 2012 (논문) 시설원예농가의 재생에너지 적용가능성 평가(한국유기농업학외지) 주요활동 공익형 태양광발전소(나눔발전소 운동) 설치 및 확산운동 주도 ‘북한재생에너지 지원’ 운동 주도 ‘제3세계 에너지빈곤 학교, 병원 지원운동’ 주도 ‘국내 에너지빈곤가구, 청소년, 학교 지원운동’ 주도 ‘에너지기본조례 제정운동’ 주도 ‘에너지기본법 제정운동’ 주도 ‘에너지의 날 제정’ 주도 ‘에너지절약백만가구운동’ 전국화 주도
  •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제정…전용 상품권 18조원 발행 검토”

    당정이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제정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 정책토론회’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소상공인 업계가 공동 주최했고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직장에서 은퇴하신 분들이 대개 진입이 용이한 소상공인·자영업 직종에 진입하지만, 실제 폐업률이 90%에 달한다”면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잠식, 온라인 쇼핑 증가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자영업 특별대책을 발표했고, 홍의락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을 발의했으니 강력하게 추진해 가려고 하고 있다”고 약속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소상공인 전용 상품권 18조원어치 발행 ▲구도심 상권 30곳 혁신성장 거점화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 100%까지 상향 등의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조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제정안’은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됐지만,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과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만든 사실상의 당정 합의 법안으로 분류된다. 이날 토론회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참석, 축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종합대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한국 경제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독자적 정책 영역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며 법 제정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자유한국당에선 김명연·홍철호 의원이 ‘자영업’ 명칭을 안 붙인 채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한 상태로 지난 3월 18일 열린 관련 토론회에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30년 만에… ㎏ 정의 오늘부터 바뀐다

    전 세계적으로 130년 동안 유지돼 온 킬로그램(㎏)의 정의가 20일부터 바뀐다. 다만 질량 단위가 바뀌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몸무게 숫자를 조정하는 일과 같은 변화는 없다. 산업 현장이나 과학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미세 연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세계 측정의 날’인 20일부터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국제도량형총회가 7개 기본단위 중 킬로그램(㎏·질량), 암페어(A·전류), 켈빈(K·온도), 몰(mol·물질의 양) 등 4개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정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중 질량은 1989년 금속 블록인 국제 킬로그램 원기(原器)로 1㎏의 기준을 정했으나 그동안 원기 무게가 최대 10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 가벼워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기준을 광자(빛) 에너지를 광자 주파수로 나눈 ‘플랑크상수’(h)에 의한 정의로 변경했다. 미세 오차가 생기는 것을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승우 국표원장은 “첨단과학기술의 기틀인 기본 단위의 재정의는 과학기술인들의 소중한 결실로 국가경쟁력 강화 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도봉구, 지방세 납세자권리헌장 제정

    서울 도봉구는 지방세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납세자권리헌장을 제정했다고 8일 밝혔다. 납세자권리헌장은 지방세기본법이 규정한 납세자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선언문 형식으로 돼 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간결한 서술문 형식으로 했다. 조세 관련 범칙사건 조사나 세무조사 등을 시작할 때 공무원이 직접 낭독해주고 인쇄물도 나눠줘 납세자의 권리를 알릴 수 있도록 했다. 납세자보호관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납세자보호관 업무 설명 의무 및 역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는 ‘세무조사 대상 선정 내용’, 조사 연기 신청과 세무조사 기간 연장 시 통지받을 권리, 세무조사 기간을 최소한으로 받을 권리 등 내용으로 돼 있다. 도봉구는 납세자권리헌장을 세무민원실과 각 부서 등에 액자형으로 걸어놓을 예정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세무행정 집행과정에서 납세자가 불이익 당하는 일이 없도록 납세자 권익을 한층 더 보호하고, 납세자보호관을 중심으로 납세자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적극 발굴·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감당 못할 임신, 준비 없는 출산…아기는 화장실에 버려졌다

    감당 못할 임신, 준비 없는 출산…아기는 화장실에 버려졌다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1> 축복받지 못한 출산버려진 아기 20명이 있다. 대부분 세상에 나온 지 하루도 안 돼 비극을 맞았다. 13명은 끝내 숨졌다. 범인은 엄마와 아빠였다. 부모는 모두 청소년 기본법상 청소년(24세 이하)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서울신문은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연재를 시작하며 청소년 부모와 그 자녀들이 겪는 비극의 뿌리를 찾으려고 2016년 4월부터 2019년 4월 사이 판결이 난 영아유기와 유기치사, 살해 사건 등 20건의 판결문을 입수·분석했다. 모두 26명의 부모가 피고인으로 등장한다. 문서상 확인할 수 없는 정보는 담당 변호사나 전문가, 비슷한 환경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청소년 부모들에게 물었다. 이 과정에서 범행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키워드 5개를 확인했다. ‘화장실’, ‘무지’, ‘아빠’, ‘국선’, ‘장애’다. 동정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지만, 이들을 둘러싼 다섯 개의 요인 중 하나만 잘라냈어도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 사회가 계속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한 해 1만 4600명(2018년 기준)의 생명을 낳는 다른 어린 부모들도 벼랑 끝에서 비극의 늪에 빠질 수 있다.① 화장실 판결문에 피고인으로 등장한 청소년 산모 19명 중 14명은 거주지 화장실이나 방에서 아이를 낳았다. 가장 축복받아야 할 순간을 가장 불결한 공간에서 맞았다. 화장실은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들의 정서·경제적 고립을 상징하는 곳이다. 산모들은 임신 사실을 가족 등 주변에 알리지 못했고 출산 직전까지 본인과 아이를 위해 어떤 적극적 조치도 하지 못했다. 오영나 한국미혼모네트워크 대표는 “임신과 출산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청소년 중에는 가정의 온전한 돌봄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기뿐 아니라 본인도 혼자서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가영(19·이하 모두 가명)양도 지난해 2월 집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다. 예정일보다 석 달 빨랐다. 갓 태어난 딸은 키 43㎝, 체중 1.3㎏이었다. 또래(평균 50㎝, 3.2㎏)에 한참 못 미쳤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임을 직감했을까. 아이는 울음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았다. 작은 손과 팔을 들어봤지만, 미동조차 없었다. ‘죽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김양은 아이를 방에 내버려둔 채 허겁지겁 제 몸부터 씻어냈다. 그리고는 피붙이를 여행용 캐리어에 넣었다. 아이는 이름도 갖지 못한 채 10분 만에 숨졌다. 여자친구와 딸을 낳은 강동준(18)군도 정서·경제적 고립 속에 아이를 유기해 재판받았다. 강군의 아버지는 수차례 감옥을 들락거린 전과자였다. 강군은 고아처럼 자랐지만, 독하게 공부했고 장학금도 받았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여자친구가 예상치 못하게 아이를 낳았다. 뇌병변 장애아였다. 전문 마사지사가 정기적으로 몸을 주물러주지 않으면 죽는 병이라고 했다. 감당할 수 없었다. 강군은 어스름한 저녁녘 아이를 복지시설 앞에 버렸다. 이 사건 변호사는 “아버지가 된 강군은 경제 능력이 없는 학생이었고, 부친과도 교류가 없어 현실적으로 장애아를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② 무지 정서적 고립은 무지(無知)로 이어진다. 처음 겪는 출산 상황에 대해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박선이(18)양은 만삭이던 어느 날 복통을 느꼈다. 출산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진진통(眞陣痛)인줄 몰랐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이를 악물고 있다가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 기절했다. 5분 뒤 정신을 차린 박양은 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아기의 맥박은 이미 멈춰 있었다. 박양은 며칠 뒤 엄마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10대에 출산한 한 청소년 엄마는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서 출산하면 병원에서 가족에게 알릴까봐 두려워서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오진성(19·남)·임지인(20) 커플은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모텔에서 아기를 낳았다. 임신 35주도 안 된 조산이었다. 남자아기의 몸무게는 2.1㎏으로 미숙아였다. 긴급 의료조치가 필요했지만, 어린 부모는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천에 싸서 모텔 침대에 뉘었다.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마음이 컸다. 엄마는 해산(解産) 뒤 곧바로 학교 기숙사로 돌아갔다. 아빠가 홀로 남아 돌보다 잠이 들었다. 산후 조치 없이 침대에 뉘여진 아기는 결국 사망했다. 하정화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일·가족연구부장은 “청소년기에 부모가 된 아이들은 숨어서 나오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지원 체계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고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③ 아빠 20건의 판결문에 등장한 피고인 중 아빠는 드물다. 책임과 처벌은 대부분 엄마의 몫이었다. 처벌받은 피고인 26명 가운데 19명이 여성 청소년이었고, 남성은 7명이었다. 양희진(19)양의 남자친구는 임신 사실을 안 뒤 도망치듯 군에 입대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양양 곁엔 아무도 없었다. 홀로 남은 그는 낙태도 출산 준비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여성 피고인 19명 중 8명은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지인 소개,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만나 임신해서다. 성지원(23)씨는 클럽에서 만난 남성과 관계 후 임신했다. 원래는 아이를 낳으면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아이가 예정보다 3주나 일찍 나왔다. 성씨는 자신의 방에서 출산하고 아기를 동네 골목에 버렸다.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는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윤지 사단법인 비투비 대표는 “청소년기에 임신한 이들 중 상당수는 깨진 가정에서 자랐다”면서 “가정폭력 때문에 밖으로 떠돌다 임신하게 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임신 자체를 애정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청소년도 있었다. 김 대표는 “성관계나 임신을 통해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청소년도 많다”고 덧붙였다. ④ 국선 변호사 청소년 피고인 26명 중 14명은 재판에서 국선 변호사를 썼다. 변호사가 없는 피고인도 2명이었다. 돈이 없다는 얘기다. 그들에겐 자신을 보호할 여력도, 보호할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영아유기 사건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국선 변호사의 상당수는 “이미 지난 사건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지혜(18·여)·고범준(20) 부부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낙태를 알아봤다. 하지만 부르는 게 값인 비용 때문에 포기했다. 낳아 기를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낙태할 돈이 없었다.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출산일이 왔다. 그날 또 한 명의 신생아가 거리에 버려졌다. 대다수 청소년 산모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출산 전에 의료기관에 가지 못한다. 준비 없는 출산은 조산으로 이어졌고, 청소년 산모에게 심리적 충격을 더했다. 이는 영아유기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졌다.⑤ 장애 법정에 선 어린 엄마 중 적지 않은 수가 사회에서 방치된 취약 청소년이었다. 김가온(20대 초반·여)씨의 모친은 생후 18개월 때 집을 나갔다. 6살 땐 아버지가 갑자기 죽었다. 할머니와 살며 학교에 다녔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적응이 힘들어졌다. 2016년부턴 일반학교 대신 대안학교로 등록된 A정신병원에 입원해 지냈다. 김씨가 출산한 건 이쯤이었다. 어느 날부터 배가 아파왔고 며칠 후엔 하혈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 김씨는 “어른들에게 혼날까봐 무서워서 숨겼다”고 했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출산한 김씨는 아기를 변기에서 건져 봉투에 담고는 자기 방 서랍에 숨겼다. 영아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20대 초반에 아이를 낳은 박하은(여)씨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희귀병을 앓았다. 힘겨운 수술을 3번이나 받았다. 청소년기를 병원만 오가며 보낸 박씨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 그러다 소개로 남자를 만났고 임신했다. 집 화장실에서 혼자 아기를 낳았다. 어릴 때부터 병 수발하느라 고생해 온 어머니에게 차마 임신 사실까지 말할 수 없었다. 흰색 수건으로 아이를 감싸 도로변 쓰레기통에 넣었다. 담당 변호사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박씨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사건을 힘겹게 떠올렸다. 그는 “몸이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성범죄에 쉽게 노출된다”면서 “법정에서 이런 사건의 상대방 남성은 대개 ‘여성이 저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들과 법정싸움을 벌이는 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유를 떠나 어린 생명을 유기하거나 사망하게 한 죄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또 다른 유기 범죄를 막으려면 비난하기에 앞서 이들을 둘러싼 구조적 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윤관 변호사는 “아이를 버렸다는 한 면만 갖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의 상황 이면을 깊이 봐야 한다”면서 “임신을 둘러싼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청소년 부모들이 임신 단계부터 출산 이후까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핫라인’이 있었다면 유기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려지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를 찾는 부모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힘겹게 이곳까지 온다”면서 “특히 청소년 중에는 자신의 부모가 임신·출산 사실을 인정하고 지지해주거나 사회가 조금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아기를 직접 키우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전라도 한 섬마을에 사는 신지연(21·가명)씨가 18살 때 아기를 낳은 곳은 뭍으로 가는 배 안이었다. 찢어질 듯한 복통 탓에 큰 병원으로 향했다. 임신인 줄 몰랐다. 아니, 임신이면 안 됐다. 대학입시 스트레스를 겨우 버텨내고 이제 곧 졸업인데 억울했다. 갓난아기가 눈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면서 피하고 싶었던 악몽은 현실이 됐다. 미혼모 시설에 가 있으면 데리러 오겠다고 한 남자 친구는 일주일, 한 달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직감했다. 꼼짝없이 내가 이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구나. 신지연씨는 그렇게 엄마가 됐다. 부모가 된다는 건 대다수에게는 축복이지만 신씨처럼 누군가에게는 비극이다. 특히 아무 대책 없이 어쩌다 부모가 된 청소년에게는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다. 지난해 청소년 기본법상 청소년(9~24세)이 낳은 출생아 수는 모두 1만 4600명. 같은 해 태어난 또래(32만 6900명)의 약 4.4%다. 출생신고가 안 돼 투명인간처럼 키워지거나, 조부모의 호적에 올려졌거나, 출생과 동시에 버려진 아기들까지 합치면 2만명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출생아 16명 중 1명은 청소년이 낳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지만 청소년 부모는 여전히 낯선 존재다. 어린 부모들은 ‘사고 친 아이’, ‘미숙한 부모’라는 싸늘한 시선 앞에 움츠러들고 죄인처럼 숨는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의 삶을 이른 나이에 짊어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청춘들은 인간관계의 단절과 힘든 취업, 심리적 위축감, 생활고에 허덕이며 산다. 이들의 고통은 그대로 자녀에게 전이된다. 서울신문은 어버이날인 오늘 사회가 애써 눈감아 온 청소년 부모의 삶을 추적한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시리즈를 시작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기획한 이번 취재를 통해 전국의 청소년 부모 100개 가정을 대면과 서면 등으로 심층 인터뷰했다. 준비 없이 가정을 꾸린 이들의 생활과 구조적인 원인을 들여다봤다. 고통과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대안도 찾아봤다. 첫 회에서는 극단적인 출산 공포 속에 아기를 유기하거나 사망케 해 범죄자로 전락한 청소년 부모 20여명의 이야기를 판결문 등을 통해 살펴봤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070명의 아이가 버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 또 유기범죄 통계로 잡히지 않는 베이비박스에 맡긴 영아는 매년 200명 선이다. 베이비박스를 찾은 부모 중 10대와 20대의 비중은 64%였다. 서울신문은 또 어린 부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일부터 5일간 성인 500여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응답자의 52.6%는 ‘청소년 부모가 정상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청소년이 낙태나 입양을 선택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사회는 무방비 상태에서 부모가 된 그들의 미숙함을 지탄하면서도, 임신의 책임을 오롯이 짊어지라는 모순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위자료? 매트리스 교환?… 소비자원 비웃는 라돈침대 회사

    위자료? 매트리스 교환?… 소비자원 비웃는 라돈침대 회사

    “대진침대는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쓴 소비자에게 위자료 30만원을 주고 매트리스를 교환하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돈 침대’ 사건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해 5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검사 결과 대진침대 매트리스 29종에서 법정 기준인 1밀리시버트(mSv)를 넘는 라돈이 나왔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가 1급 발암물질로 정한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총 6387명의 소비자가 매트리스 환불 및 라돈 때문에 생긴 질병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7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대진침대는 6개월이 지나도록 소비자원의 조정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대진침대 측에서 집단분쟁조정 사건과 별개로 소비자들과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데 소송 결과에 따라 일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정 결정을 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이 소비자 피해 예방 및 보상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원의 결정은 법원 판결과 같은 강제력이 없어서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사업자가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면 소비자는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 처음부터 소송을 진행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더 쓰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원의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소비자가 소비자원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이다.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소비자원이 사실 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법률과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 수준을 정해 소비자와 사업자에게 합의를 권고한다. 강제력이 없어서 사업자는 권고에 따를 의무가 없다. 이 단계에서 사업자와 합의를 보지 못한 소비자는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추가 조사 등을 거쳐 사건을 심의·의결한다. 분쟁조정 결정을 양측이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긴다. 사업자가 소비자원의 결정을 수락한 뒤 손해배상 등 조정 결정을 지키지 않으면 소비자가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매년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는 3만건, 분쟁조정은 3000건 이상 접수된다. 피해구제 합의율은 2014년 47.2%에서 지난해 55.3%, 올해 1분기(1~3월) 61.3%로 높아지는 추세다. 피해구제에서 합의가 안 된 사건들이 모이는 분쟁조정의 경우 소비자와 사업자가 소비자원의 결정을 수락한 비율(성립률)이 오히려 더 높다. 분쟁조정 성립률은 2014년 75.2%에서 2017년 66.3%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68.1%로 반등한 뒤 올 1분기 82.0%로 급등했다. 소비자가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10건 중 7건가량은 해결되는 셈이다. 하지만 분쟁조정 결정도 사업자가 수락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소비자원의 결정에 힘을 더 실어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분쟁조정을 들여다보면 피해 규모가 소액인 사건이 많고 소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들이 대부분이다. 사업자가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을 걸지 않고 그냥 포기하는 소비자가 많은 이유”라면서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면 대기업을 비롯한 사업자들이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어서 소비자 피해 예방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이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일단 법원 판결이 아닌 소비자원의 결정에 강제력을 부과하면 사법권을 침해할 수 있어서다. 더 큰 이유는 당초 피해구제와 분쟁조정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은 소비자 피해 보상을 위한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판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민사소송에 가지 않고 쉽고 빠르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그래서 판결과 같은 강제력을 주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은 소비자와 사업자가 서로의 사정을 배려하고 양보해 해결책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서 “법률에 따라 엄격한 판단을 내리는 민사소송보다 유연하게 분쟁을 처리할 수 있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 강제력을 부여하면 제도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들도 반대한다. 소비자 보호 정책이 점점 강화돼 지금도 관련 업무에 상당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는데 소비자원에 더 많은 권한을 주면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또 기업에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해 과도한 손해배상금을 받으려는 ‘블랙컨슈머’들로 인한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대기업들은 소비자 분쟁에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중견기업들은 자칫하면 피해 보상만으로도 회사가 망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원은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을 더 대변할 수밖에 없다. 분쟁조정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더라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사건을 판단할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중립성을 담보할 장치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일본의 소비자원인 ‘분쟁해결위원회’는 주요 소비자 분쟁에 화해를 중개하거나 중재한다. 화해 중개는 우리나라 소비자원의 피해구제와 유사하고 강제력이 없다. 분쟁조정과 비슷한 중재의 경우 소비자와 사업자가 모두 위원회 결정에 따라야 한다. 중재 전에 소비자와 사업자 양측이 ‘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 뒤 절차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일본식 중재 제도를 본보기로 삼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침해한 심각한 소비자 피해 사건을 다루는 집단분쟁조정에는 소비자원의 결정에 강제력을 주는 방법이 대안으로 꼽힌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모든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집단분쟁조정만큼은 강제력을 부여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원도 같은 입장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집단분쟁조정 사건은 소비자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일본과 같은 중재 제도를 도입해 강제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비자기본법 개정 권한을 가진 정치권은 반대하지는 않지만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소비자와 사업자, 소비자원 등 관계자들의 이해가 얽혀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은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되 다양한 보완책을 논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피해보상금 대불 제도’ 도입으로 발의한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결정을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수락했는데 사업자가 돈이 없어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줄 수 없는 경우 정부가 보상금을 대신 내주는 방식이다. 회사는 나중에 자금 사정이 나아지면 이 돈을 정부에 갚으면 된다. 소비자는 피해를 빨리 보상받고 회사는 손해배상금 때문에 문을 닫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나랏돈으로 손해배상을 하고 돈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 이를 막기 위해 라돈 침대나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많은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사건으로 대상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전 의원은 “최근 제품 하자 등으로 금전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신체에 피해를 주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피해를 해결하려고 소비자원에 분쟁조정 제도를 뒀지만 소비자가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 제도의 실효성이 낮다. 보상금 대불 제도를 도입해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전재수 의원은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분쟁조정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사실을 공표해 사업자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소비자원도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을 통해 보상받지 못한 소비자들을 돕고 있다. 민사소송을 하는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소비자 소송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의 승소 가능성과 지원 필요성 등을 따져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한 뒤 소비자원에서 소장을 대신 작성해 주거나 별도 변호인단을 꾸려 소송을 대리하고 소송비도 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재난관리평가 최우수… 대통령상 받는 서초

    재난관리평가 최우수… 대통령상 받는 서초

    서울 서초구는 행정안전부 주관 ‘2019년도 재난관리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는다고 6일 밝혔다. 상으로 특별교부세 3억 5000만원이 주어진다. 올해 평가는 28개 중앙부처, 243개 지방자치단체, 54개 공공기관 등 325개 재난관리책임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재난관리 정책 추진실적을 평가한 것이다. 평가 결과 전국 325개 재난관리책임기관 중 대통령 표창을 받는 기관은 8곳, 그중 기초지자체는 서초구를 포함해 전국을 통틀어 2곳이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중 대통령 표창을 받기론 서초구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구는 4개 분야 35개 지표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구는 기관장의 리더십, 재난안전 공약 실천 여부 등 역량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안전톡·아파트톡·스쿨톡 등 주민들과 함께 생활안전을 살피며 재난취약지역에 대한 상시 안전점검을 강화했고, 급격한 기후변화에 맞서 주민들을 보호하는 서리풀원두막·서리풀이글루와 같은 생활밀착형 사업도 펼쳤다. 관내 놀이터 45개소에 전국 최초로 놀이터 보안관을 배치하기도 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서초의 구석구석 작은 안전 위해요소를 알려주는 주민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안전한 서초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이천, 경기 첫 ‘농민수당 지원 조례’ 보류

    경기 이천시 ‘농업보전 등을 위한 농민수당 지원 조례안’ 처리가 보류됐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서학원(45·더불어민주당 백사·신둔면, 관고·증포동) 시의원은 6일 “지난달 상임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했지만 보건복지부 협의 뒤 심의하자는 의견에 따라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퓰리즘 논란에 대해선 “소득 수준이 낮고 고령화한 농민 삶의 질 향상과 농촌 발전을 위한 정책”이라며 부인했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취지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복지부와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조례안은 농업경영체로 등록한 지역 농업인들에게 연간 30만원의 기본소득인 농민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이다. 논밭 면적을 합해 1000㎡ 이상인 이천지역 농업인은 모두 1만 3000여명으로 연간 사업비 40억여원을 투입하게 된다. 시의원 9명 가운데 8명이 조례안에 서명해 복지부 협의를 마치면 조례안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시의회는 시와 협의해 농민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경기지역에서 농민수당을 추진하기는 처음이다. 이밖에 전남 해남군이 전국 처음으로 다음달부터 반기별 30만원씩(연간 60만원), 전남 함평군은 8월부터 분기별 30만원씩(연간 120만원)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모두 복지부와 혐의를 거쳤다. 경기·전남·충남 사례처럼 시도지사 공약으로도 나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보호받지 못한 여성들…“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 수사 잘못됐다”

    보호받지 못한 여성들…“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 수사 잘못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크게 다친 사건의 경찰 수사결과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인권단체 100여곳이 연대해 발족한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7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재사건과 관련해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2구역의 한 건물(성매매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업소 관리자, 업소 종사자, 성매매여성 등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성매매여성 3명이 크게 다쳤다. 건물 1층에서 시작된 불은 약 16분 만에 완전히 꺼졌지만 2층의 폐쇄적 구조 때문에 사상자가 발생했다. 2층 비상구는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창문은 방범창으로 막혀 있었다. 창문에 시멘트까지 발라져 있어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40평도 안 되는 공간에 방 6개가 좌우로 밀집해 붙어 있는 좁은 구조였으며 화재 예방 시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공대위는 “이 사건은 철거 예정인 노후한 건축물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비극이 아니라 여성들을 위험해 몰아넣는 착취적인 공간에서 일어난 예정된 비극”이라면서 엄정한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사건 발생 약 4개월 뒤인 지난달 25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경찰은 연소 잔류물에서 인화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등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화재 건물에서 건축법, 소방기본법 등의 위반 사실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규모나 층수를 고려했을 때 스프링클러 등 별도의 소방시설을 갖춰야 하는 건물이 아니었고 벽체 등을 부수는 불법개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대위는 사건 발생 직후 현장조사 때 불법개조 등의 위반 사항이 다수 발견됐다고 반박했다. 이현숙 서울시성매매피해여성지원협의회장은 “지난해 12월 24일 화재현장 감식 진행 당시 저를 포함해 공대위 대표 3명이 현장을 확인했다. 불이 난 1층 홀 뒤쪽에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었는데 지하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여러 개의 방이 존재했다”면서 “이 지하 공간은 건축물 관리대장에 적혀 있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같이 확인하고도 불법개조 등 법 위반 사실이 없다는 결론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또 불이 난 업소의 운영을 총괄한 사람이라며 A씨를 성매매처벌법(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고, A씨 지시를 받고 업소를 관리한 운영자 등 15명을 같은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대위는 경찰이 구속한 A씨는 업소의 실질적인 업주(실업주)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고진달래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는 “유가족을 통해 고인(성매매여성)의 유품을 전달받았다. 휴대전화에는 고인이 성매매집결지 안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누구의 통제 아래 일을 했는지, 쉬기 위해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는지가 남겨져 있었다”면서 “고인의 휴대전화만 보더라도 누가 실업주인지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중요한 자료를 경찰은 그대로 유가족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자체적으로 파악한 실업주 B씨와 불이 난 건물의 건물주였던 C씨를 성매매처벌법, 건축법, 소방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공대위 변호인단의 최석봉 변호사는 “현재는 성매매업소 업주와 건물주만 고소·고발을 했지만 성매매업소 단속과 점검을 소홀히 한 국가 책임도 당연히 물어야 한다”면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면 경찰과 소방, 강동구청 등 행정기관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대위는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은 오랜 시간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면서 벌어들인 각종 불법 수익으로 업소 운영자와 건물주의 배를 불려온 명백한 범죄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서 “수사기관은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수사해 화재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성매매집결지의 불법성을 제대로 조사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성매매집결지의 방치는 국가의 책임 방기다. 정부는 제대로 된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 및 성매매여성 지원 정책을 마련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해태→게을리하다’ 등 난해한 민법 용어 61년 만에 쉽게 바꾼다

    ‘해태→게을리하다’ 등 난해한 민법 용어 61년 만에 쉽게 바꾼다

    국민의 재산 등 일상 생활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기본법인 민법 속 용어들이 알기 쉽게 바뀐다. 민법에 등장하는 용어나 문장에 대한 순화가 이뤄지는 것은 1958년 민법이 제정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7일 ‘알기 쉬운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오는 10일쯤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민법 중 총칙편(제1조~제184조)의 용어와 문장을 알기 쉬운 말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했다. 어려운 한자어나 법률 용어, 일본식 표현을 우리말로 바꿨고, 현대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 표현을 이해하기 쉽게 정비했다. 예를 들어 민법 제117조에 나온 ‘요(要)하지 아니한다’나 제104조의 ‘궁박(窮迫)’은 일본식 표현으로, 각각 ‘필요가 없다’와 ‘곤궁하고 절박한 사정’으로 고쳤다.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아 어려운 한자어들도 대거 개선됐다. 제65조의 ‘해태(懈怠)’는 ‘게을리한’으로, 제88조 제1항의 ‘최고(催告)’는 ‘촉구’로 바꿨다. ‘장구(葬具)’는 ‘장례 도구’로, ‘수취(收取)하는’은 ‘거두어들이는’으로 개선된다. 자연스럽지 못한 표현들은 일상적인 생활 언어로 변경했다. ‘하여야’는 ‘해야’,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그렇지 않다’, ‘아니한’은 ‘않은’으로 고친다. ‘전지(戰地)에 임(臨)한 자(者)’는 ‘전쟁터에 나간 사람’, ‘시효중단(時效中斷)의 효력(效力)’은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으로 바꾼다. 이 같은 내용의 민법 개정안은 2015년 19대 국회에서도 제출됐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에 법무부는 2017년 1~12월 ‘알기 쉬운 민법 개정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데 이어 지난해 6~11월 각계로부터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새 개정안을 마련했다. 법무부는 “민법 물권편, 채권편, 친족·상속편에 대한 개정안을 신속히 확정해 오는 8월까지 순차적으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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