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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우주헬기 ‘인저뉴어티’와 비행기의 역사

    [남순건의 과학의 눈] 우주헬기 ‘인저뉴어티’와 비행기의 역사

    2021년 4월 19일 매우 역사적인 일이 일어났다. 화성에서 헬기 형태 드론 ‘인저뉴어티’가 날아오른 것이다. 39초 동안 3m 높이까지 날아올랐고 4월 22일 52초간의 2차 비행에서는 5m를 날아오른 뒤 5도 정도 기운 채 옆으로 2m를 이동했다. 이 비행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지구 외에서 로켓 추진체 이외의 방법으로 비행을 성공시킨 최초의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구대기밀도의 100분의1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자율 비행을 했다는 것은 공학적으로 대단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앞으로는 90초 동안, 50m 정도 비행하며 로버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사진을 찍어 화성탐사의 신기원을 연다고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이번 일을 110여년 전 미국 라이트 형제가 성공한 비행에 비견할 성과로 홍보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기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많은 발명가들은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체 △자체 추진력을 가진 비행체 △조종 가능한 비행체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비행체 △일정 시간 비행 가능한 비행체라는 다섯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비행기를 만들려고 시도했다.이런 다섯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한 첫 비행기를 라이트 형제가 만들었다. 그들은 알루미늄으로 가벼운 내연기관을 만들었고, 날개에 줄을 걸어 방향 조종을 가능케 했으며, 풍동장치를 만들어 다양한 쌍엽기 디자인을 시험했다. 결국 1903년 12월 17일 12초간 37m를 비행했고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증거를 남겼다. 이후 그들은 비행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군대에서 비행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사업적으로도 매우 성공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비행기 디자인만을 고집했다가 결국 사라지게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사실 당시 비행기 개발에서 가장 앞선 사람은 브라질 커피 재벌가의 아들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이었다. 그는 19세기 말부터 다양한 비행선을 만들어 비행했고, 1906년 10월 23일에는 비행기를 타고 사람들 앞에서 5m 이상 떠올라 60m를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11월 12일에는 220m를 21초 동안 비행하는 장면을 영화로 찍었다. 1908년에는 단엽기를 50대나 만들어 15대를 판매했다. 자신의 디자인을 인류가 공유해야 한다며 특허 출원을 하지 않아 그의 단엽기는 현재 비행기의 기본 디자인이 됐다. 그는 비행기를 전쟁에 쓰는 것에 반대하기도 했다. 비행기 디자인 측면에서도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는 바퀴가 없어 선로 위에서 출발하고, 이륙을 위해서는 비행기를 밀어 주는 장치가 필요했다. 반면 산투스두몽의 비행기는 바퀴가 있어 완전히 독자 비행이 가능했다. 또 라이트 형제의 것은 엎드려 타야 했는데 산투스두몽의 비행기는 선 채로 탈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브라질 국민들은 당연히 산투스두몽을 비행기 발명가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비행기를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열이면 열’ 라이트 형제만 알고 있다. 현대 기술 발전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선행연구와 노력들이 있고 최종 결과에 대한 인정을 받는 과정에서도 운 좋게 자신의 것 이상,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람이 나온다. 에디슨의 전구,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전화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과학과 기술의 역사에 대한 보다 많은 연구와 이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인저뉴어티 비행을 보면서 들었다.
  • ‘코로나 백신 폐기사고’ 보도 전 주식 팔아치운 美 CEO

    ‘코로나 백신 폐기사고’ 보도 전 주식 팔아치운 美 CEO

    얀센·AZ 성분 혼합사고로 1200만회분 폐기사고 직후 스톡옵션 행사 및 매각 계획 의혹1천만불 규모 주식 팔아 차익 84억원 챙겨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외주 생산업체가 다른 종류의 백신 성분을 혼합하는 사고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사고가 알려지기 전 1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워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신 외주 생산업체인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CEO 로버트 G. 크레이머는 지난 1월과 2월 여러 차례 스톡옵션을 행사해 저가에 매입한 주식을 4배 이상의 시장가로 팔았다. 주식 매입 비용을 제외하면 크레이머는 세전으로 760만 달러(약 84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는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부문 자회사인 얀센의 코로나19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주문받아 생산해왔다. 이 회사는 미국 연방정부 의뢰로 백신을 생산해오기도 했다. 당시 크레이머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상당 기간 남았는데도 일찌감치 권리를 행사해 주식을 팔았다. 크레이머의 주식 판매는 지난해 11월 제시된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밀정보를 토대로 주식을 거래했다는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사전에 일정 시점을 정해 매각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크레이머가 주식을 매도한 뒤인 2월 19일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주가는 12% 정도 하락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데 따른 것이었다. 이때까지는 크레이머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는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볼티모어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대규모로 오염돼 폐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달 말 보도했다. 얀센과 AZ 백신 성분이 혼합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해 1500만회분이 폐기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백신이 폐기된 시점이 지난해 10월과 11월이었다. 크레이머의 조기 스톡옵션 행사 계획이 제출된 것이 지난해 11월이었다는 점에서 크레이머가 백신 사고가 알려지기 전 주식을 팔아치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 소식이 불거진 후 미국 정부는 AZ에 이 공장에서 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다른 곳으로 생산 시설을 옮기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머전트 바이어솔루션의 대변인은 크레이머가 코로나19 백신 사고 문제를 주식 매각 계획 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WP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 회사의 주가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크레이머와 다른 이사진들은 2016년에도 정부의 탄저병 백신 주문 규모에 대해 오해를 일으킨 뒤 가격이 상승한 주식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예상보다 탄저병 백신 주문량이 적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당시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가 투자자들에게 650만 달러(72억원)를 지급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LG하우시스 ‘수퍼세이브 시리즈 창호‘ 신제품 출시

    LG하우시스 ‘수퍼세이브 시리즈 창호‘ 신제품 출시

    LG하우시스가 22일 고단열 창호 브랜드 ‘LG Z:IN(지인) 창호 수퍼세이브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했다. 2015년 출시 이후 6년 만에 나온 수퍼세이브 시리즈 신제품으로 단열·기밀·수밀 등 창호의 기본 성능을 강화하고, 사용 편의성을 강화했다. 신제품은 이중창 적용 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의 단열성능과 기밀성 1등급, 수밀성 50등급 등 창호 기본 성능에서 모두 최고 등급의 사양을 받았다. 창호 손잡이 위생을 강화한 항균 핸들과 개폐할 때 창 파손·변형을 방지해주는 창짝 스토퍼, 방충망 잠금장치 등에 고기능성 부자재를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김진하 LG하우시스 창호사업부장(상무)은 “창호의 기본 성능에서 최고 수준을 충족하고 사용 편의성, 디자인까지 완성도가 매우 높은 제품”이라면서 “제품 출시부터 시공, 사후 서비스까지 전 과정에서 고객이 감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이란 국영 TV, 나탄즈 핵시설 공격 용의자 얼굴과 이름 공개

    이란 국영 TV, 나탄즈 핵시설 공격 용의자 얼굴과 이름 공개

    이란 국영 이슬람 혁명 이란 방송(IRIB) TV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나탄즈의 핵시설을 공격한 남성의 신원을 공개했다. 레자 카리미란 자국민인데 그는 핵시설에 폭발 장치를 심은 뒤 폭발 몇 시간 전 이란을 탈출했다고 IRIB TV가 17일 이름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란 정보부는 “그를 체포해 합법적인 경로로 귀국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원은 인터폴이 국제 수배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인터폴은 특정인의 이름이 적색 수배 명단에 올라와 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신들이 배후란 주장에 확인도 부인도 안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는 첩보기관 모사드의 사이버 작전 결과란 정보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200㎞정도 떨어진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곳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합의 복원을 막으려고 이 시설 공격을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지하 50m 지점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의회 조사센터의 책임자 알리레자 자카니는 핵물질의 정련에 쓰이는 수천 개의 기계가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과 맺은 핵 합의를 복원시키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을 벌이는 한편, 나탄즈에서의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는 데 열중하고 있다.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석 대표 압바스 아라크치는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고 몇몇 중대한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만 빠져 길 건너 호텔에 대표단이 묵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나탄즈의 핵연료농축시설(PFEP)에서 농도 60% 육불화우라늄(UF6)을 생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UF6는 천연 우라늄으로부터 생산된 고체 상태의 우라늄을 기체로 만든 화합물로, 핵무기 원료로 사용되는 우라늄-235 원자를 분리하기 위해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에 주입된다. 로이터는 IAEA가 회원국에만 제공한 기밀 보고서를 입수해 더 구체적인 분석 내용을 전했는데 “이란은 핵연료농축시설에서 우라늄-235가 결합한 UF6를 55.3% 농도까지 농축했다고 신고했다”면서 “IAEA는 생산된 UF6의 농축 농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확보했고 분석 결과를 적절한 때에 발표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란은 지난해 말 자국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한 데 이어, 지난 11일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받자 농축 농도를 60%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이 우라늄을 농도 60%까지 농축하기 시작했다고 IAEA가 공식 확인함에 따라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 90%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중 패권 각축장’ 에콰도르

    ‘미중 패권 각축장’ 에콰도르

    수년간 경제 불황에 시달린 남미 에콰도르에서 친시장주의자인 기예르모 라소(66)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뽑히며, 에콰도르가 미중 패권경쟁의 각축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에서 빌린 거액의 국가채무를 갚지 못해 ‘부채의 늪’에 빠진 에콰도르를 이끌게 된 라소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밀착해 국가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라소 당선인이 ‘친중 기득권 세력’을 견제하고 미중 간 관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기회창출당’(CREO) 소속 라소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그는 52.5%의 득표율로 좌파 ‘희망을위한연합’(UNES) 소속인 안드레스 아라우즈를 5% 포인트 앞섰다. 라소는 “에콰도르가 그간 걸어온 길과 전혀 다른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며 대변혁을 예고했다. 금융계 출신 ‘경제 전문가’인 라소는 텅텅 빈 국고를 다시 채우겠다며, 해외 투자를 유치해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 65억 달러(약 7조 3000억원)의 지원을 받아 내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염두에 둔 목표이자, ‘에콰도르를 나락으로 빠뜨린 주범’으로 지목되는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이후 정책 기조와 정반대 공약이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2007~2017년) 동안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쿠바·베네수엘라 등과 ‘반미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미국 정부 기밀을 폭로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게도 망명처(영국 주재 에콰도로 대사관)를 제공했다. 대신 그는 중국에 기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6년 에콰도르를 찾아 병원과 수력 발전소를 지어 주기로 약속했다. 댐과 병원, 도로 등이 ‘차이나 머니’로 대거 지어졌다. 결과적으로 현재 에콰도르의 대중국 채무는 184억 달러로 중남미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 재판을 피해 벨기에 브뤼셀로 사실상 망명했다. WSJ는 “포퓰리즘 지도자들로 가득 찬 중남미에서 에콰도르가 미국의 새로운 동맹이 될 것”이라면서도 “에콰도르가 중국을 완전히 밀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좌파 세력이 여전히 중국을 지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에콰도르가 5세대(5G) 네트워크 투자에서 중국 업체를 배제하는 조건으로 3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허용했지만, 에콰도르 정부는 여러 이유를 들어 여전히 중국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혹시 UFO?…미 해군 군함에 몰려든 드론 편대 여전히 정체불명

    혹시 UFO?…미 해군 군함에 몰려든 드론 편대 여전히 정체불명

    지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채널제도 인근 해역에서 수수께끼의 무인항공기(드론)들이 미 해군 구축함들의 주위를 선회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미 NBC뉴스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목격 정보에 대해 해군 정보부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길데이 참모총장은 드론의 정체가 밝혀졌냐는 질문에 “아니,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정보를 파악 중에 있다. 또 보도된 바와 같이 항공기로부터의 목격 정보나 다른 국가의 함선에서 목격된 정보도 있다”면서 “물론 미국 안에서 공유하고 있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보는 아직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얼마 전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데이브 비티에 의해 공개된 일련의 불가사의한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해군 구축함인 키드호와 라파엘 페랄타호 그리고 존 핀호가 캘리포니아주 해안 근처 군사구역에서 훈련 중에 드론들로부터 추적을 당한 사건이다. 이런 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자동차 전문 사이트로 국방 문제도 취급하는 매체 ‘더 드라이브’가 지난달 정보자유법(FOIA)에 따라 정보를 입수해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더 드라이브가 입수한 항해일지에 따르면, 이들 드론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의 능력을 넘어섰다. 한 번에 6대의 드론이 종종 시야가 좋지 않을 때 점멸등을 켜고 구축함 주위를 선회하고 약 16노트(시속 약 30㎞)의 속도로 구축함을 추적했다. 이 사건은 미군의 기밀 시설과 훈련 시설 인근에서 발생했기에 해군 정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이뤄지게 됐다고 더 드라이브는 보도했다. 길데이 참모총장은 이번 회견에서 드론이 외계에서 온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고 NBC는 전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지식과 정보 그리고 비밀의 기능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지식과 정보 그리고 비밀의 기능

    지식과 정보는 비슷한 대상을 가리키지만 뉘앙스 차이가 있다. 지식은 더 체계화된 정보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정보가 축적돼 보편적으로 활용 가능할 수 있게 만든 것을 뜻한다. 그러나 정보는 소유의 개념, 곧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구분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 지식이 보편적이라면 정보는 차별적이다. 이런 면에서 정보의 최상급에 해당하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비밀이다. 비밀은 보통 소수의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정보를 의미하며 권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보기관의 비밀이나 군사기밀이 이에 속한다. 조직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비밀은 그 특성상 잠깐의 권력관계를 만들며, 이는 흔히 가십의 특징으로도 표현된다. 비밀을 가진 자는 비밀을 알고 있음을 내세우며 실은 말하고 싶어 그 이야기를 꺼냈음에도 상대에게 이를 이야기할지 말지 저울질하는 척한다. 우리가 경험을 통해 잘 알듯이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 자체가 그 비밀을 말하겠다는 목적의 롤러코스터에 올라타는 것과 같다. 나는 사실 비밀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에게 그 비밀을 말하고 싶어 못 견디겠다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다.따라서 듣는 이는 말하는 이를 그런 상태로 더 오랫동안 감질나게 만들 수 있음에도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고 형식적 권력관계를 완성하기 위해 그 비밀에 대한 너의 권력을 인정한다는 순종적인 모습을, 또 다른 비밀을 그에게 대가로 제시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로 취함으로써 그 비밀을 공유받는다. 이렇게 비밀을 나누는 것은 신뢰를 돈독하게 만드니, 이것이 가십의 긍정적 역할이다. 훔친 사과를 나눠 먹을 때 우정은 더 깊어지는 법이다. 비밀에는 아이러니도 존재한다. 누군가가 어떤 사실을 감추려 할 때 그가 감추려 한 사실 자체보다 감추려 한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감출수록 드러나는 것이 비밀의 아이러니다.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추리소설 ‘도둑맞은 편지’에서는 이를 역이용해 범인으로 하여금 가장 중요한 편지를 편지함에 꽂아 두는 방식으로 편지를 숨기게 만들었다. 비밀은 소수의 사람들만 공유한다는 점에서 분명 차별적이지만 이 세상 누구나 자기만의 비밀이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이기도 하다. 비밀의 긍정적 측면은 이런 보편성에서 등장한다. 1960~1970년대 베스트셀러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 수필집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느 날 그녀는 친구의 집을 방문한다. 친구의 어린 딸이 실수로 컵을 떨어뜨려 깼을 때 친구는 아무 말 없이 컵을 치우고는 딸에게 괜찮은지를 물었다고 한다. 자신이 그 상황이었다면 바로 딸에게 화를 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 친구의 부드러움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더 친절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얼마 후 그 친구는 옆집 고등학생의 칼에 찔려 죽고 그 고등학생도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두 사람이 불륜 관계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해석한다. 아마 그 친구가 가진 비밀이 오히려 그를 다른 이의 실수에 관대하게 만들었을 거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비밀의 순기능에 대해 말해 준다. 누구나 남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 추궁당하고 싶지 않은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인생의 다면성을 깨닫고 타인을 쉽게 판단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타인을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대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박범계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 고려할 사항 많아...신중히 진행”

    박범계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 고려할 사항 많아...신중히 진행”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2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신중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추천위 일정과 관련해 “신속히 (검찰총장) 공백 상태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중히 여러가지 요소를 잘 반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당장 계획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 지난 7일 재보궐 선거가 끝나며 이르면 이번 주 추천위가 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박 장관이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밝히며 회의 개최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11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를 압축할 추천위를 구성했다. 이어 지난달 22일까지 총장 후보자 국민천거 절차를 마무리한 법무부는 천거된 인물 등을 대상으로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천위에서 최종 후보자 3~4명을 추려 박 장관에게 추천하면, 장관은 이들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고려하면 신임 총장은 이르면 5월 말쯤에야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차기 총장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공수처 특혜조사 논란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이 지검장이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피의자인 점도 변수다. 법조계에서는 수원지검에서 수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만큼 기소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지검장 외에 차기 총장 후보로는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 등이 거론된다. 이날 박 장관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수사와 관련한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과 이상을 잘 조화시키는 피의사실 공표 제도 개선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와 피의자의 인권, 수사의 기밀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박범계 “노무현 대통령 떠올라”…김종민 “봉인된 수사기록 공개하자”

    박범계 “노무현 대통령 떠올라”…김종민 “봉인된 수사기록 공개하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0일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이번 기회에 니편, 내편 가리지 않는 제도개선을 반드시 이뤄 보자”고 외쳤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피의사실 공표하면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고 한 뒤 “다른 분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라고 조국 전 법무무 장관 등의 예가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피의사실공표가 관심을 끌게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편, 상대편 가리지 않고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확실히 매듭짓자고 나섰다. 피의사실 공표에 관한 최근 논란은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보도된 것을 계기로 불붙었다. 박범계, 특정 언론에 피의사실 공표된다며 검찰 경고 박 장관은 지난 5일 “특정 언론에 특정 사건의 피의 사실 공표로 볼 만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묵과하기 어렵다”며 진상조사는 물론 경우에 따라 감찰까지 들어갈 수있다며 검찰에 경고했다. 그러자 야권은 ‘검찰 길들이기’라며 비난에 나섰고 검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우리 편과 저쪽 편에 이중 잣대를 들이댄 결과 아닌가”라며 박 장관 지시가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임은정 검사는 한명숙 총리 감찰 주임검사 교체 경위에 대한 ‘대검 감찰부’ 명의의 자료를 발표하고 보안을 유지해야 할 감찰 내용을 공개해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다가 이 사건에 대해선 득달같이 감찰조사를 지시했다”고 지적했다.또 “전(前) 정권의 적폐수사 과정에서의 피의사실 공표는 착한 공표이고 조국 가족 수사 과정에서의 공표는 나쁜 공표냐, LH 투기사건 피의자들이 경찰 출석과정과 영장 범죄사실, 압수수색도 실시되기 전에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는 보도까지 방송에 중계방송되고 있는 건 착한 공표냐”고 따졌다. 검찰 출신, 박 장관에 ‘내로남불’ 지적 그러면서 박 장관과 수사팀 휴대폰 통화내역을 살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편은 봐주고 상대편은 모조리 잘라 버린 “고려시대 무인정권 사람을 보는 듯하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박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연결짓자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종민 변호사는 “박범계가 노무현 대통령 피의사실 공표를 언급한 배경은 죄없는 노무현을 검찰이 범죄자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생각이 깔린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끝낼 때가 됐다고 제안했다. 김 변호사는 대검이 영구 봉인조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기록을 전부 공개해 책임과 문제 여부를 가리고, 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검증한 뒤 보고서를 발표하자고 주장했다. 국가간 외교기밀 자료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개한다며 소모적인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의 수사기록과 공판기록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시의회, 내곡동 진상규명 추진에…오세훈 “환영, 진실 밝혀지길”(종합)

    서울시의회, 내곡동 진상규명 추진에…오세훈 “환영, 진실 밝혀지길”(종합)

    서울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처가땅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에 나섰다. 오 후보는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은 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의 이해충돌 의혹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오 후보로 인해 서울시 행정사무에 대한 시민의 불신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오 후보 배우자와 처가 식구들이 상속해 소유하고 있던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 매수됐고 이에 따라 오 후보 처가 식구들이 36억5000만원 보상금은 물론 단독택지까지 특별분양 받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오 후보는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이 전임 이명박 시장 시절부터 추진돼 왔으며 자신은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보금자리주택건설등에관한특별법’ 등 관련 법령과 행정자료 등에 비춰 좀처럼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대표단은 오 후보가 공직자윤리법과 부패방지법을 위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표단은 “보금자리주택건설등에관한특별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공사가 주택지구 지정의 제안을 하려면 시도지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으므로 서울시장은 사업시행자인 SH 사장의 제안을 보고받고 승인해야 할 권한과 의무를 갖고 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함으로써 공직자윤리법 상 이해충돌 회피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후보가 토지측량에 입회한 날은 2005년 6월13일인데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6월20일 SH는 지구지정제안을 위한 조사설계용역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부패방지법상 내부 기밀정보 이용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이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 특위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 ‘국민임대주택 지구 지정 관련 조사설계 용역’ 사전 및 사후 정보 유출 및 용역 적정성 △오세훈 일가의 내곡동 토지측량 경위 및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성 인지 여부 △서울시의 내곡동 국민임대주택지구 지정 제안의 적정성 및 제안 철회 경위 △2007년 오세훈의 내곡지구 시찰 여부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제안의 경위와 적정성 △사업 추진 중 서울시 내부 보고 및 국토교통부 등 정부 협의 과정의 적정성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토지보상의 적정성 △내곡동 국민임대주택 및 보금자리주택 사업 과정에서 공직자윤리법 및 부패방지법 위반 여부 등 8가지 항목을 조사할 예정이다.특별위원회 행정사무조사, 실효성 문제 지적되기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특위의 행정사무조사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대표단은 구체적인 조사 방법을 묻는 질문에 “관련 자료나 당시 근무했던 공무원들을 입회시켜 증인을 대질할 것”이라며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고 위법·부당한 일이 확인되면 감사원 감사청구나 수사의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조사로 얻어낼 수 있는게 뭐냐’는 질문에는 “서울시의회에 부여된 권하는 제한돼 있다”며 “우리가 밝힐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감사원이나 수사의뢰를 할 것이고 부여된 권한 내에서 밝힐 수 있는 것에 대해선 밝히겠다는 의도”라고 답했다.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에는 “처벌하려면 공소시효가 있어야 하지만 행정업무에 대해선 사실확인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진성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전략기회본부장은 캠프와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는 지적에 “캠프는 당에 내곡동 땅 문제에 얽힌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적극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런 요청을 당에서 받아들여 오늘 기자회견이 준비된 것으로 안다”며 “일부 캠프 관계자들은 모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오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발했다. 오 후보가 계속해서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허위사실공표가 향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오세훈 후보 “환영, 진실 밝혀지길” 오 후보는 송파구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에 “행정사무조사 같은 것으로 진실을 밝혔으면 선거 기간 동안 소모적인 시간 낭비 없이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공식적 절차를 통해서 그동안 오고 간 문서들이 전부 공개되고 진실이 밝혀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측량 참여 논란’과 관련해 내곡동 인근 생태탕 식당 관계자의 기자회견이 취소된 데 대해서는 “(의혹제기에) 해명하는 게 민주당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판단으로 대응을 자제해왔다. 그럼에도 여러 언론에서 그 (식당 관계자)분들 인터뷰를 하면서 쉽게 믿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저개발국 부채 경감 무력화”… ‘대출의 덫’ 놓는 中

    세계 각지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이 지구촌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는 가운데, 중국의 비밀 대출 계약이 저개발국들을 빚잔치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부채의 덫’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의 채무 조항이 비정상적으로 엄격하고 채무국이 부채 재조정을 요청하지 못하게 막아놓는 등 불공정하게 작성됐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학 에이드데이터 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비밀 대출 계약으로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부채 경감 노력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에이드데이터 연구소가 페터슨 국제경제연구소(미국), 글로벌개발센터(영국), 킬 세계경제연구소(독일) 등과 협업해 완성했다. 중국 수출입 금융기관 등과 중남미 국가·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24개국 간 대출 계약(2000~2020년) 100건을 살폈다. 분석 결과 2014년 이후 체결된 모든 계약(38건)에는 광범위한 기밀 유지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다른 채권자보다 중국에 가장 먼저 상환하라는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원들은 “대여국과 차입국 간 독소조항이 있어도 중국에 책임을 묻기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채무국이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끝내면 곧바로 대출자가 부채를 갚아야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국이 대만과 수교하면 중국이 상환 일정에 관계없이 채무를 회수할 수 있다. 중국과 개도국 간 계약의 약 75%에는 ‘파리클럽 가입 금지’ 조항이 삽입돼 있었다. 파리클럽은 전 세계 22개 채권국의 모임으로, 개도국의 채무 기한 연장 등을 전향적으로 논의한다. 파리클럽 가입 금지 조항은 쉽게 말해서 ‘채무 탕감 등 관대한 처분을 기대하지 말라’는 함의가 담겨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콧 모리스 선임연구원은 “(신흥국 채무 상환에 있어) 주요 20개국(G20)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기로 약속한 중국의 선언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대출을 해 주는 국가 대부분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나라들이다.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일대일로 참여국에 도로와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지원한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앞세워 저개발국을 ‘부채의 덫’으로 밀어넣는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일대일로가 (서구세계가 외면한) 신흥국 개발에 기여한다”고 반박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최강욱, 주진형 ‘이중국적 딸’ 비서로 채용... “뽑은 뒤 알았다”

    최강욱, 주진형 ‘이중국적 딸’ 비서로 채용... “뽑은 뒤 알았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주진형 최고위원의 딸을 8급 비서로 채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지만, 대표가 같은 당 최고위원 딸을 비서로 채용한 점이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졌다. 1일 최 의원실에 따르면, 주씨는 21대 국회 개원 후 해당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올해 1월 8급 행정비서로 임용됐다. 주씨는 20대 국회에서는 민생당 박선숙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과정에 대해 최강욱 의원실 관계자는 “인사 담당 보좌관이 전적으로 평가를 진행했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선발한 것”이라며 “인턴 업무 평가에 따른 승진이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 또한 “선발된 이후 주씨가 주 최고위원의 딸인 것을 알았다”며 “일할 의지가 분명하고 능력이 출중해 채용하기로 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씨는 한국과 미국 국적을 가진 복수국적자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인턴에서 비서로 임용하며 사무처에 유권해석을 문의했는데, (주씨가) 기밀을 다루는 업무 자체를 하지 않으면 채용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답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격경질 김상조에 “내로남불 아니라 LH와 같은 내부자거래”

    전격경질 김상조에 “내로남불 아니라 LH와 같은 내부자거래”

    29일 임대차3법 시행 이틀을 앞두고 전셋값을 과도하게 올려받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전셋값 인상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에 14.1% 전세를 올린 김 전 실장을 두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불륜 남이 하면 로맨스)란 비난이 쏟아졌지만, 단순히 이기주의가 아니라 내부자거래란 지적이 제기됐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이날 “김상조의 죄는 내로남불이 아니다”라며 “김상조는 전셋값 올려서 잘려야 하는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청와대 정책실장은 임대차 3법을 두고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 사이에서 조율하는 위치라고 설명했다. 법이 통과 될지 말지, 언제 통과 될지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김 전 실장이 법안 통과 시점이라는 공적 정보를 이용해서 법안이 미칠 효과를 분석하여 미래에 자신의 전셋값이 5000만원 오를 것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세입자 전세금 1억 2000만원을 법 통과 바로 전에 미리 챙기는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파렴치한 행위는 자본시장의 내부자 거래와 다르지 않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이용해 자기들 배 불린 거랑 완전히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적 지위를 이용한 사적 이익 편취이자 자본주의의 패륜적 범죄라고 부연했다. 김 전 실장은 전셋값 인상 논란에 대해 자신이 사는 전셋집인 서울 금호동 두산아파트 집주인의 요구로 2019년 12월과 2020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보증금을 2억원 넘게 올려줘야 헤서 어쩔 수 없이 소유한 청담동 아파트의 세입자로부터 전셋값을 올려받았다고 해명했다.하지만 김 전 실장은 예금만 14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 이같은 해명의 설득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에 본인 소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14.1% 올렸다. 관보에 게재된 지난해 말 기준 김 전 실장의 재산내역을 살펴보면 본인 명의의 예금이 9억 4645만원, 부인 명의의 예금이 4억 4435만원이다. 김 전 실장이 활동했던 시민단체 참여연대도 이날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직전에 청와대 최고위급 참모가 관련 정책에 반해 인상률 상한의 3배에 가깝게 전세 보증금을 올렸다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1999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 겸 재벌개혁감시단장을 맡아 삼성전자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었고,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으로 활동하며 ‘재벌 저격수’로 불린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이다. 그에게는 고향과도 같은 참여연대도 “청와대 인사조차 지키지 않는 정책을 국민들에게 믿고 따르라 한 셈”이라며 “정부는 부동산 적폐를 남 일처럼 말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단독] 인권위 “검사 채용시 정신과 치료 전력 묻는 건 인권침해”

    [단독] 인권위 “검사 채용시 정신과 치료 전력 묻는 건 인권침해”

    신임 검사를 채용할 때 지원자의 정신질환 치료 여부까지 묻는 것은 과도한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검사 채용 지원자가 제출하는 신원진술서에 정신질환 전력에 관한 문항을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올해부터 정신병력을 묻는 조항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A씨는 지난해 7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학업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싶지만 진료 기록이 남으면 검사 임용 시 불이익을 받을까 봐 병원에 갈 수 없다는 취지의 진정이었다. 2021년 검사 임용 신원진술서를 보면 법무부는 지원자에게 신상정보, 건강, 학력, 경력, 병역, 범죄 전력, 재정 상태, 자격증 등 총 8개 항목에 대해 진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중 건강에 대한 항목에서 정신건강상 이유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거나 상담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진료를 받지 않았지만 학업이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정도의 정신질환 등 건강 이상 상태를 경험한 사실이 있는지 묻고 있다. 인권위는 이런 질문이 지원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정신과 치료 전력이 검사 선발에 불이익을 줄 수 있고, 질문 자체도 추상적”이라며 “공직자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의 현재의 건강상태 평가는 필요한 일이지만 과거의 정신병력 전력까지 적어내도록 한 법무부의 신원정보조사 건강 관련 문항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의 이번 권고는 ‘검사 임용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실재했는지와 관계 없이 정신과 방문 전력이 있는 지원자들이 임용 시 받는 피해를 인정했다는 점과, 임용에 미칠 불이익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미루며 받을 피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대통령령인 ‘보안업무규정’으로 정하는 검사 임용 대상자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신원조사를 개선하라는 취지의 권고인 만큼 향후 다른 공무원 임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보안업무규정 36조에 따라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서·자재·시설·지역 ▲국가안전보장에 한정된 국가 기밀을 취급하는 인원을 신원조사하도록 돼 있다. 공무원 임용 예정자, 비밀취급 인가 예정자, 국가보안시설ㆍ보호장비를 관리하는 기관 등의 장과 소속 직원, 그 밖에 다른 법령에서 정하는 사람이나 각급기관의 장이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법무부는 검사 채용 지원자에게 정신병력 유무를 진술하도록 하는 것은 국정원의 신원조사에 앞서 지원자가 스스로 해명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면 제도 개선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이날 “검사는 범죄 수사, 공소제기를 수행하는 만큼 고도의 판단능력이 필요하고 그 결과가 국민 개개인에 영향을 미치므로 신원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도 “올해부터 인권위 권고를 수용해 신원진술서 상세 내역에 정신병력 확인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날 따르라” 한반도 압박… G2 속내 엿보다

    “날 따르라” 한반도 압박… G2 속내 엿보다

    “중국이 미국의 243년 역사에서 다뤄야 했던 경쟁자 중 가장 큰 경쟁자라고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다.(중략) 미국인들이 믿는 자유와 법치의 미래에 치명적 위협이 되는 것은 이 중국 특색의 레닌주의 전체주의다.”(‘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 22~23쪽) “중화인민공화국은 16개 국가의 연합군을 이웃 나라(한국)의 대지에서 일거에 격파해, 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마땅히 차지해야 할 위치를 철저하게 탈환했다.(중략) 오늘날 중국인은 마침내 민족 진흥의 황금시대를 맞이했다.”(‘항미원조’ 하권 916쪽)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이 격화하면서 한미동맹과 중국 시장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한국도 전략적 선택의 압박을 받게 됐다. 미중 양국이 한국을 외교안보 전략의 ‘린치핀’(핵심축)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양국의 다양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번역서가 잇달아 나와 주목된다.김앤김북스는 최근 뉴트 깅리치 전 미 하원의장이 쓴 ‘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을 출간했다. 저자는 “언제나 자신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한 중국은 자유·법치·인권에 기초한 미국과 공존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는 아직 중국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싸울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중국에서 돈을 벌려는 기업이 적지 않다. 그래서 중국은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을 훔치고 군사기밀을 해킹하는 등 모든 부문에서 미국의 취약성을 잠식해 간다고 그는 주장한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과의 경쟁은 ‘체스’가 아닌 ‘바둑’의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둑은 끝까지 가 봐야 승패를 알 정도로 형세가 유동적이라 전체 판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상대하려면 모든 전선에서 하나하나 봉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지난달 출간된 미국 안보 전문가 피터 자이한의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김앤김북스)은 냉전시대의 유산인 미국 주도 동맹체제가 해체되고, 바이든 시대에도 미국이 세계 질서에서 손을 떼게 돼 미국이 책임져 온 세계 질서가 무너질 것이란 예측을 담았다. 다만 저자는 중국의 번영은 미국이 제공한 세계 질서 기반 위에서 이룩된 것이라 그 질서가 무너지면 중국도 무너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인의 시각에서 미국을 바라본 ‘항미원조’(다른생각)는 6·25전쟁을 다뤘으나 미국의 개입은 중국을 노린 것이라는 중국 지도부의 인식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작가 리펑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북아 정세부터 소개하는 이 책에서 6·25는 민족 간의 내전이므로 미국의 개입과 미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100여년간 서구 열강에 능욕을 당한 중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치욕을 씻고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중국몽’을 이뤄야 한다는 간절함도 묻어난다. 다만 6·25의 책임 소재에 대해선 “누가 전투를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남측과 북측이 모두 전쟁을 하고 싶어 했다”(상권 117쪽)고 해 우리 국민감정에는 배치될 수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5일까지 3개월간 미중 관계를 다룬 책 판매 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5% 늘었다. 현재까지 미중 관계에 대한 책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지식노마드),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퓨리탄) 등이다. 미중 갈등에 대한 국내 독자의 관심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역량을 확충한다고 밝혀 사드 사태 때처럼 한국을 향한 중국의 압박도 거세질 것”이라며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최근 반중 정서와 맞물려 양측 감정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 “중국 공존 못해” 中 “세계속 위치 탈환”…양국 속내 엿볼 신간 잇따라

    美 “중국 공존 못해” 中 “세계속 위치 탈환”…양국 속내 엿볼 신간 잇따라

    “중국이 미국의 243년 역사에서 다뤄야 했던 경쟁자 중 가장 큰 경쟁자라고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다.(중략) 미국인들이 믿는 자유와 법치의 미래에 치명적 위협이 되는 것은 이 중국 특색의 레닌주의 전체주의다.”(‘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 22~23쪽) “중화인민공화국은 16개 국가의 연합군을 이웃 나라(한국)의 대지에서 일거에 격파해, 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마땅히 차지해야 할 위치를 철저하게 탈환했다.(중략) 오늘날 중국인은 마침내 민족 진흥의 황금시대를 맞이했다.”(‘항미원조’ 하권 916쪽)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이 격화하면서 한미동맹과 중국 시장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한국도 전략적 선택의 압박을 받게 됐다. 미중 양국이 한국을 외교안보 전략의 ‘린치핀’(핵심축)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양국의 다양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번역서가 잇달아 나와 주목된다.김앤김북스는 최근 뉴트 깅리치 전 미 하원의장이 쓴 ‘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을 출간했다. 저자는 “언제나 자신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한 중국은 자유·법치·인권에 기초한 미국과 공존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는 아직 중국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싸울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중국에서 돈을 벌려는 기업이 적지 않다. 그래서 중국은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을 훔치고 군사기밀을 해킹하는 등 모든 부문에서 미국의 취약성을 잠식해 간다고 그는 주장한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과의 경쟁은 ‘체스’가 아닌 ‘바둑’의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둑은 끝까지 가 봐야 승패를 알 정도로 형세가 유동적이라 전체 판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상대하려면 모든 전선에서 하나하나 봉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출간된 미국 안보 전문가 피터 자이한의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김앤김북스)은 냉전시대의 유산인 미국 주도 동맹체제가 해체되고, 바이든 시대에도 미국이 세계 질서에서 손을 떼게 돼 미국이 책임져 온 세계 질서가 무너질 것이란 예측을 담았다. 다만 저자는 중국의 번영은 미국이 제공한 세계 질서 기반 위에서 이룩된 것이라 그 질서가 무너지면 중국도 무너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인의 시각에서 미국을 바라본 ‘항미원조’(다른생각)는 6·25전쟁을 다뤘으나 미국의 개입은 중국을 노린 것이라는 중국 지도부의 인식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작가 리펑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북아 정세부터 소개하는 이 책에서 6·25는 민족 간의 내전이므로 미국의 개입과 미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100여년간 서구 열강에 능욕을 당한 중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치욕을 씻고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중국몽’을 이뤄야 한다는 간절함도 묻어난다. 다만 6·25의 책임 소재에 대해선 “누가 전투를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남측과 북측이 모두 전쟁을 하고 싶어 했다”(상권 117쪽)고 해 우리 국민감정에는 배치될 수 있다.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5일까지 3개월간 미중 관계를 다룬 책 판매 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5% 늘었다. 현재까지 미중 관계에 대한 책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지식노마드),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퓨리탄) 등이다. 미중 갈등에 대한 국내 독자의 관심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역량을 확충한다고 밝혀 사드 사태 때처럼 한국을 향한 중국의 압박도 거세질 것”이라며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최근 반중 정서와 맞물려 양측 감정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 사법정의 세우는 계기 돼야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 고위직 판사들에게 첫 유죄 판결이 어제 내려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1심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고위법관 14명 중 유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을 불법 수집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 등에 대해 “헌재 기밀을 불법 수집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실장 등의 유죄 취지 판결문에 양 전 대법원장 등과의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그동안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원 고위 관계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비판이 거셌지만, 이제야 비로소 사법정의의 빛이 엿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법부는 법원의 독립성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길 바란다. 법원은 그동안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해 ‘죄는 있지만, 법리적 처벌 불가’ 등의 궤변을 내세우며 잇따라 무죄 선고를 함으로써 법관들은 그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진실’을 국민에게 강요해 왔는데 이번 판결은 사뭇 다르다. 법원이 국회가 판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뒤에서야 비로소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의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니 만시지탄이다. 재판부의 이번 판단이 현재 계류 중인 다른 관련자들의 1심, 2심, 상고심 재판에서도 유지돼야 한다.
  • ‘한명숙 사건’ 수사팀 vs 대검 감찰부 공방…박범계 ‘수사지휘권’ 발동할까

    ‘한명숙 사건’ 수사팀 vs 대검 감찰부 공방…박범계 ‘수사지휘권’ 발동할까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 반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1일 한 인터뷰에서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 2명이 자발적으로 수사팀을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한 전 대표의 동료 재소자들에게 위증을 강요할 이유가 없었다는 취지다. 수사팀 관계자는 재소자 2명으로부터 첫 제보를 받았을 때 상황이 기록되 파일을 대검 감찰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검 감찰부는 “당시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한 전 대표와 서신을 주고받은 재소자를 편지 수발 내역에서 확인하고 소환했다”며 이를 반박했다. 증언 협조 요청을 받았다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한 재소자는 검찰의 출정 조사 요구를 거부했다가 재판 대기실까지 찾아온 수사관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대검 감찰부는 전했다. 수사팀이 밝힌 재소자 진술 중에는 법정 증언과 다른 부분도 있다. 수사팀이 대검 감찰부에 제출한 자료엔 재소자 A씨가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 측근에게 돈을 건넸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단 진술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한 전 총리 재판에서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검찰 진술이 맞지만 법정에서 뒤엎겠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수사팀은 또 재소자의 조사 과정을 녹화한 파일이 담긴 CD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주장했지만, 대검 감찰부는 수사팀이 CD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대검이 한명숙 수사팀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사실상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관련 기록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지휘권 발동 가능성에 대해선 “(결론을) 정해놓고 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이 되풀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은 지난해 4월 한 재소자의 폭로로 불거졌다. 그는 당시 수사팀이 금품 공여자인 한 전 대표의 구치소 동료 재소자들을 사주해 재판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도록 압박했다는 진정을 법무부에 냈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대검은 사건을 사실상 무혐의 처분 내렸으나, 대검 감찰부에 소속돼 사건을 검토해온 임 연구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을 배제했다며 감찰 조사 결과 일부를 페이스북에 공개해 공무상 기밀누설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광명·시흥 공무원 14명 땅 샀다… 성난 여론 덮으려는 ‘셀프 발표’

    광명·시흥 공무원 14명 땅 샀다… 성난 여론 덮으려는 ‘셀프 발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이어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 공무원 14명이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광명시흥지구의 토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명시와 시흥시는 토지 매입의 투기 여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엉성한 조사, 성급한 발표’라는 비판도 나온다. 광명시는 10일 “시 소속 6급 공무원 A씨를 비롯한 6명이 2015년 이후 광명시흥지구 예정지의 토지를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고 업무상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취득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명시는 지난 4일부터 소속 직원과 광명도시공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광명시흥지구 등 5곳에 대한 토지거래 현황을 조사했다.시흥시도 이날 소속 공무원 8명이 광명시흥지구 예정지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시흥시도 지난 3일부터 시 공무원 1800여명을 대상으로 신도시 예정지 투기 여부를 전수조사했다. 시흥시는 “시 공무원 7명은 자진 신고, 1명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면서 “이들 모두 투기를 의심할 만한 특이 사항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먹구구식이고 생색내기용’ 발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토지 소유의 변동 사항 등을 면밀히 파악했다기보다 ‘수박 겉핥기식’”이라며 “외부 수사 등으로 자금 출처부터 소유권의 변동 등 ‘투기’ 여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 최광석 변호사(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는 “기초단체 역량만으로 이들 공무원이 공무상 기밀을 활용해 투기에 나섰는지 조사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성급하게 면죄부를 주는 것보다 정확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직사회의 땅투기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이날 정부합동수사본부는 부동산 관련 공무원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비롯해 각종 투기 의혹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수사본부는 18개 시도경찰청 인력 660명을 비롯해 국세청,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인력을 지원받아 총 770여명으로 구성된 합수본을 꾸렸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주식 한창 오를 때 우린 구경만 했는데, LH는…”

    “주식 한창 오를 때 우린 구경만 했는데, LH는…”

    “주식보다 비싼 부동산…LH 직원 간 크다는 생각”주식 거래 내역은 분기별 신고해야…고위직은 금지미공개정보 이용 땐 징역·부당 이득 3~5배 벌금“코스피가 한창 오를 때 수익 크게 내는 친구들 보며 농담조로 ‘부럽다’고 했었는데…부동산은 법망이 허술한 것 같더라고요.” 금융당국 소속인 A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보며 “부동산은 매입 때 드는 자금이 주식보다 훨씬 큰데 문제가 된 LH 직원이 투기 목적으로 땅을 산 것이라면 간이 크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인·허가나 감독 업무 등을 맡는 금융위원회 소속 공무원이나 금융감독원 임직원은 자본시장법을 따라 주식 거래 때 제한받는다. 예컨대 증권사 1곳의 계좌 1개로만 거래를 해야 하고, 매매 종목은 분기별로 감사 부서에 신고해야 한다. 또 한 분기 주식 매매 회수가 20번을 넘길 수 없다. 4급 이상 직원은 개별 종목 거래를 할 수 없고,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해외 주식 등에는 투자할 수 있다. A씨는 “활황장에 간접투자상품은 ‘곁가지’로 느껴지니 소외감도 들지만, 금융당국이나 공공기관의 숙명이라도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부당 거래 처벌하려면 ‘업무 정보 이용’ 입증해야 하는데… ‘LH 사태’를 계기로 공공 분야 종사자들의 부동산 부당 거래를 막아서거나 처벌할 법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법과 기준에 따라 거래를 제한받는 주식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법망을 촘촘히 해야 부동산 공공 정보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챙기려는 나쁜 심리를 사전에 막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LH 등의 직원이 부당한 부동산 거래를 하면 공공주택특별법과 부패방지법 등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죄는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경우에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또 공공주택 특별법상 부동산투기 방지대책 위반죄는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주택지구 지정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경우 적용되는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하지만 이 법으로 처벌하려면 업무처리 중 얻은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문제는 합법적 정보로 한 투자와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투기의 구별이 어렵다는 점이다. 예컨대 이번에 논란이 된 LH 직원들은 “부동산 공부를 해 투자처를 정했다”거나 광명이 3기 신도시 후보지 중 한곳이라는 점은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라 ‘업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반면 공직자나 공공기관 직원, 금융투자사 임직원이 주식 투자를 할 때는 제약이 부동산보다 많다. 또, 부정 거래가 적발되면 처벌 수위도 높다. 예컨대 금감원 국·실장급 직원은 내부 규정에 따라 주식거래를 할 수 없다. 미공개정보로 주식을 거래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이득액의 3~5배의 벌금형에 처한다. 또, 부당이득액이 50억원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을 받는다. 한 국책은행 직원은 “LH 사태를 보면 주식과 달리 부동산은 부정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촘촘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감시망이 촘촘하다고 해도 주식 차명거래 등 부정거래가 없는 건 아니다. 2017년에는 금융감독원의 한 직원이 장모 계좌로 주식 거래를 하다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고, 다른 직원은 처형 계좌로 주식을 사고 팔았다가 꼬리를 밟혔다. ●뒤늦게 나오는 땅투기 이익 환수법안들 LH 사태를 계기로 부당한 부동산 거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국회에서는 공직자가 땅투기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국토교통부나 공공주택사업자 등 기관 종사자와 그들로부터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제공받은 이가 해당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또 그로부터 얻은 이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도 LH사태가 터진 뒤 “기밀을 이용해 땅투기에 나서는 공직자를 근절하기 위해 이와 같은 시세차익 환수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하다면 재산상 이익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엔 벌금의 상한을 5억원으로 정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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