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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정말 나일까” 진실게임/28일 개봉 ‘싸이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를 보고싶다면 ‘싸이퍼’(Cypher·28일 개봉)를 주목할 만하다.‘머리를 써야 하는 영화’의 대명사 ‘큐브’로 잘 알려진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새 작품이다. 전작의 명성을 이으려는 듯 이번에도 감독은 부지런히 머리를 쓰게 한다.‘내가,과연 내가 알고 있는 나일까?’라는 존재론적 물음을 던져놓고,산업스파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끌어들인 스릴러. 평범한 샐러리맨이던 모건(제레미 노덤)은 다니던 컴퓨터회사에서 해고된 뒤 무료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모험을 시작한다.소프트웨어 회사인 디지콥의 산업스파이가 된 것.이름도 잭으로 바꾸고 이 모든 사실을 아내에게조차 속인 채 변신을 만끽하지만,얼마 못가 수렁에 빠진다.경쟁사인 선웨이의 산업기밀을 빼내려다 덜미를 잡혀 협박에 못이겨 이중첩자로 전락하고만다. 모건과 잭이란 두 삶을 오가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그는 점점 깊은 혼돈에 시달린다.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 그를 구해주는 정체불명의 여인 리타(루시 리우)로부터 자신이 점점 자아를 잃게 되는 디지콥사의 사기극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듣는다. 음모와 갈등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스파이물이면서도 ‘범죄’가 아닌 정체성 찾기의 진실게임에 초점을 맞췄다.자잘한 반전들로 평범하지 않은 지능지수를 자랑하는 영화다.참신함과 긴장도는 전작보다는 떨어진다.2003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황수정기자
  • 청와대 ‘언론자유 억압’ 규정 운용

    청와대가 자의적 판단에 의해 언론자유를 억압할 소지가 높은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홍보수석실 산하 춘추관은 13일 ‘청와대 출입기자 등록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출입기자실에 공시했다.개정된 제 10조에는 ‘대통령·영부인의 외부행사의 시기와 일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보도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출입기자의 등록취소를 규정한 제 11조도 개정,3항에 10조를 위반하면 등록을 취소하도록 했다. 문화일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11월3일 김대중도서관 개관식 참석’을 미리 보도한 것과 관련,청와대측과 기자단 사이의 신경전이 있었는데 그를 명문 규정으로 정리한 것이다. 대통령 일정을 미리 보도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요구는 일방 일리가 있을 수 있다.그러나 이왕 개정안을 마련하려면 취재·보도를 제한하려고만 하지 말고,언론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일부 기존규정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지적이다. 제 11조 2항은 출입기자가 ‘보도약속의 파기,명백한 오보,또는 현저하게 공정성이 깨어진 보도,기타 출입기자로서 품위를 손상케하는 행위’를 할 경우 등록을 취소한다고 돼 있다.‘오프 더 레코드(비보도요청)’나 ‘엠바고’ 등을 규정한 보도약속의 파기를 제외하면,다분히 자의적·편의적인 판단이 가능한 대목이다.품위손상 역시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다. 최근 청와대는 ‘지원(2진)기자' 들에게도 ‘보안서약서’ 서명을 종용했다가 철회,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내용은 권위주의·군사독재시대에 통용될 만한 내용들로 이제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취급하는 업무 이외 사항을 알려고 하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탐지,수집하지 않겠다.’,‘청와대 기밀의 누설은 적을 이롭게 하는…,절대 누설하지 않겠다.’ 등이다.‘국가적 기밀’이 취재활동을 통해 파악한 정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그것을 보도하는 것이 과연 반국가적 행위인지가 애매하다.이같은 내용의 보안서약서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모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보안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출입증이 발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소영기자 symun@
  • 도약 꿈꾸는 中 동북 3省/(하)개발 선봉역 맡은 한국기업들

    동북 3성은 과거 만주 대륙으로 불렸던 지역이다.한민족의 모태인 고조선의 발원지이고 일제시대에는 독립열사들의 혼이 곳곳에 배어 있는 땅이다.1992년 수교 이후 한반도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한국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해 있다.중국 정부가 승부수를 던진 동북 3성 대개발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한국기업들에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숱한 좌절과 실패를 딛고 한국기업들은 이곳 만주 대륙에 서서히 뿌리를 내리며 21세기 새롭게 출범할 동북아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선양·창춘·무단장 오일만특파원|랴오닝(遼寧)성 성도 선양(瀋陽)시 고신기술(高新技術)산업개발구에 위치한 ‘삼보전뇌유한공사’는 동북 3성의 대표적인 IT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장 앞 공터에는 ‘三寶電腦’가 큼지막하게 붙은 대형 트럭 10여대가 PC 완제품과 부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분주히 나르고 있다. 하루 수출 물량은 1만대로 선양에서 다롄(大連)이나 단둥항으로 옮겨져 부산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된다.부품은 상하이나 광저우 등 컴퓨터 부품기지에서 올라오며핵심 부품들은 미국과 싱가포르 등 10여개 국가에서 수입된다.공장 내부는 1500여개의 핵심 부품이 자동조립되는 첨단 설비라인이 24시간 가동되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1999년 10월,2개 컴퓨터 조립라인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8개 조립라인을 갖춰 월 35만대의 PC 생산체제를 갖췄다.매출액은 2001년 2억 2000만달러에서 올해 6억 8000만달러로 4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윤식(李允植) 총경리(사장)는 “PC 1대당 가공비가 한국은 12달러선이나 중국은 3분의 1인 4달러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기술개발 능력과 중국의 제조 경쟁력이 결합해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성장 비결을 설명했다. 선양시 전체 연간 수출액(14억달러)의 50%를 차지하는 삼보컴퓨터는 선양시에서 분기별로 개최하는 수출대책회의의 주요 참석 멤버다.지난 5월 사스로 인해 삼보컴퓨터의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기자 시 전체 수출이 비상이 걸릴 정도였다. ●후진타오주석 방문 관심 보여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대권을 잡기 직전인 지난해 4월,정치국 상무위원자격으로 성공한 외자기업으로 알려진 삼보 컴퓨터를 방문하기도 했다.이 총경리는 “시종 겸손한 자세로 브리핑을 듣고 외자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챙기던 후 주석의 나직한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삼보는 수출에만 만족하지 않고 올해부터 중국의 PC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올 3만대 달성이 무난한 가운데 내년엔 6만대,2005년에는 10만대가 목표다. 이 사장은 “동북 3성 최대의 PC 제조업체를 시작으로 2010년 이후에는 중국 전역으로 내수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2005년 중국 증시에 상장시켜 중국에서 뿌리를 내릴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국 최북단에 위치한 헤이룽장(黑龍江)성 제3도시인 무단장(牧丹江)에는 만주 대륙의 추위를 녹이며 성공신화를 창조한 한국기업이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출자한 대우제지 유한공사가 선진경영과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 제지시장(아트지 부문) 3위에 우뚝 솟은 것이다.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현지 국영기업 제지회사인 헝펑(恒豊)집단과 손을 잡고 공장을 지은 것은 지난 2000년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직후 IMF 사태를 맞아 자본금 차입조차 어려웠다.제지공장 경험이 없는 대우의 중국 진출에 대해 국내 금융기관뿐 아니라 제지업계에서도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보란듯이 공장 가동 1년 만인 2001년에 4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100만달러의 이익을 실현한 알짜 기업이 됐다.대우인터내셔널이 전세계에 건설한 46개 해외법인 중 전체 경영 성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대우제지는 지난해 무단장 전체 기업 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8940만위안(134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리는 동시에 납세 1위로 시 정부로부터 ‘칙사 대접’을 받고 있다. 이 공장은 당초 연간 4만t 생산규모로 설계됐으나 지속적으로 설비를 개조해 올해는 10만t을 생산했다. 아트지의 무게를 늘리는 기술 개발로 생산량을 증대시킨 것이다.이 기술을 중국 정부가 고신(高新·첨단)기술로 지정해 50만위안(약 7500만원)의 장려금도 받았다. 김기석(金起奭) 총경리는 “우리가 갖고 있던 것은 선진 경영기법과 자금조달 능력밖에없었다.”며 “철저한 원가관리,투명경영,성공적인 판매 전략이 성공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활짝 웃는다. ●“준비 안된 진출은 백전백패” 대우제지는 무단장시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2억 6000만달러가 투자되는 제2공장 신축에 나섰다.시 정부는 최근 화학공장과 주택들이 밀집된 25만㎡ 공장부지를 깨끗이 정리해 줬다.부지 매입비만 대고 철거보상비는 시 정부가 부담했다.김 총경리는 “시 정부의 지원규모는 새 공장에 제공하는 세제혜택까지 포함하면 10년간 4억 6000만위안(644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의 화려한 성공 이면에는 숱한 실패가 자리잡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우습게’ 보고 들어오지만 낭패를 본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중·저급 기술은 중국 현지기업들이 즉시 모방하고 고급 기술은 개발 능력이 없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한 한국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자연 퇴출될 가능성도 높다.특히 이중 장부를 만들어 부품 단가를 낮추거나 현지 관리들과 결탁해 절세도 가능한 중국기업들과의 경쟁은 어떻게 보면 불공정 게임일 수도 있다. 1997년부터 지린성 창춘시에서 에어컨 부품(캐패시터)을 생산하는 창춘동광대영전자 온종혜(溫悰惠) 사장은 “기술이나 브랜드,안정된 활로를 갖지 못하고 중국시장에 들어오면 백전백패”라고 강조한다.그는 “한국 대기업의 납품업체로 들어온 일부 중소기업들도 중국기업들에 경쟁력에서 밀려 문을 닫았다.”고 귀띔하며 무모한 ‘차이나 러시’를 경고했다. oilman@ ■김기석 대우제지 총경리 |무단장 오일만특파원|동북 3성의 최대 제지업체로 성장한 대우제지 유한공사의 성공 비결은 투명 경영과 과감한 인센티브다. 모든 재무자료를 공개하는 한편 국유기업 특유의 철밥통에 길들여진 직원들에게 ‘일한 만큼 돈을 번다.’는 확고한 신념을 심어준 것이다.김기석(48) 총경리는 “돈을 빼돌리지 않고 번 만큼 투자한다는 투명 경영으로 중국 사원들의 자발적인 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2006년까지 중국 증시에 상장해 중국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장 어려웠던점은. -IMF사태 직전에 대우가 투자를 결정했지만 모그룹이 해체되면서 약속했던 자금지원이 모두 끊기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었다.다행히 대우인터내셔널이 돈을 대고 시 정부의 도움으로 2000년 예정대로 출범할 수 있었다. 중국 3위 제지그룹으로 성장한 비결은. -과감한 인센티브제 도입과 투명경영이 밑거름이 됐다.회사 기밀사항이라도 중국인 직원들을 한가족이라고 생각해 사장의 출장비와 식사비용까지 모두 공개했다.직원들에게는 생산실적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엄격한 상벌 규정을 만들어 지정된 장소 외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100위안(약 1만5000원),가래침을 뱉으면 50위안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점심시간에 포커를 금지시키는 엄격한 규율을 제정해 공장 분위기를 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중국 현지에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중국기업들도 충족하기 까다로운 중국 증시에 2006년까지 진입,대규모 투자자금을 모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인·한국기업 현황 동북 3성에서활동하는 한국인은 대략 2만명으로 추산된다.92년 수교 초기 조선족 밀집지역인 지린성 옌볜지역으로 중소기업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후 경제개발이 심화되면서 점차 랴오닝성 선양·다롄시,지린성 창춘시 등으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동북 3성을 관할하는 선양총영사관에 등록된 장기체류 인구는 랴오닝 3400명,지린 2000명,헤이룽장 600명 등 모두 6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신고를 기피하는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2만명에 달한다.유학생 4000∼5000여명이 랴오닝대학이나 둥베이대학, 지린대학 등 수십개 대학에 퍼져있다. 오병성 선양 총영사관은 “신고하지 않은 소규모 중소기업까지 합쳐 5000여개의 기업이 10억달러를 투자했고 고용인원은 1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하지만 동북 3성 정부는 수교 초기 밀려드는 한국 기업인들을 민감한 조선족 문제를 이유로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않아 다수가 칭다오등 산둥성 연해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기도 했다. 오 총영사관은 “동북 3성 관료들은 당시 한국기업들을 잡지 못한 것을 상당히 후회하고 있다.”며 “지금은 동북 3성 개발과 맞물려 한국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지난해 동북 3성과 한국과의 총 무역액은 40억달러이고 교류 인구는 연 70만명에 달한다.한국은 랴오닝성 3위(미국과 일본 다음),지린·헤이룽장성은 2위(1위는 미국) 투자국이다.
  • 변호인 입회권 전면허용

    수사과정에서 변호인 입회권을 원칙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배기원 대법관)는 11일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한 변호인 입회를 금지한 처분은 부당하다는 하급심의 결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구속 피의자가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 것은 인권보장을 위해 필수적인 권리”라면서 “현행법상 제한 규정이 없는 만큼 이를 제한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밝혔다.이어 “구속 관련 법률 규정을 적용할 때 개인의 인권옹호가 국가형벌권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고려,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수사기밀 누설 등 특별한 사정이 명백하지 않는 한 수사기관은 변호인 참여를 불허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무제한적 입회권 허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송 교수의 경우 검찰은 수사사항이 많고,다른 피의자들의 내용도 있어 변호인 참여가 허용돼선 안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입증할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기각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서울지법이 송 교수에 대한 변호인 입회 불허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리자,즉시 대법원에 재항고했고,10일부터 제한적으로 변호인의 입회를 허용해 왔다. ●당황한 검찰… 대책마련 고심 이번 결정으로 검찰의 강압적 수사관행에 제동이 걸렸다.변호인이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사실을 입증할 때만 변호인 입회를 제한할 수 있다.이런 사정이 없는데도 입회를 거부하면 기소 뒤 법정에서 신문조사가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 부장검사는 “검찰수사란 비공개가 원칙인데 입회권만 보장하면 수사 방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면서 “사법방해죄를 신설해야 하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형사소송법 개정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개정안은 변호인 입회를 허용하되 체포·구속 후 48시간 이내에는 제한하며,피의자 대신 답변을 하거나 신문을 제지·중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 부장검사는 “장시간 이뤄지는 검찰수사의 특성상 변호인 입회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법원 결정은 상징적인 의미일 뿐 실제 검찰 수사방식을 변경할수 없다.”고 말했다. ●국선변호인제 확대 논의 활발 재야 법조계는 “대법원 결정이 피의자의 인권신장에 대한 큰 발전을 가져오게 됐다.”며 환영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검찰이 접견권을 편의적으로 운영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변호인들이 앞으로 눈치보지 않고 수사초기부터 충격받은 피의자를 조력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김 변호사는 “앞으로 검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입회권이 일반 피의자에게도 확대·적용될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김갑배 변호사는 “현행법상 수사단계에서 국선변호인을 고용할 수 없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국선변호인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
  • 투자마케팅 씨티은행에서 배운다 /(하)경쟁력의 원천

    국내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조직에는 대부분 씨티은행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축적된 노하우를 옮겨오기 위해 은행들이 벌인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의 결과다.조흥은행 PB지점의 경우,팀장급 이상 6명 중 절반인 3명이 씨티은행 출신들이고,국민은행에는 13명이나 된다.이들의 연봉은 최소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이 넘는다. 한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이 PB인력 영입을 의뢰하면서 요청한 사항이 ‘가급적 씨티은행 출신 중에서 사람을 골라 달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그만큼 똑부러지게 일처리를 해낸다는 뜻이다.이런 경쟁력의 원천은 뭐니뭐니해도 철저한 교육과 인력양성 시스템이다. ●“상사의 말은 무조건 옳다” “1. 상사의 말은 무조건 옳다.2. 상사의 말은 역시 무조건 옳다.3. 만일 상사가 틀렸다고 생각되면 다시 1번을 되새겨라.” 씨티은행에 들어간 직원들이 처음 듣게 되는 말이 이 ‘3고(考)론’이다.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시키면 무조건 한다.’는 식의 가치관을 요구하는 데 대해 신입 행원들은 놀란다.이는 씨티은행내 선배·후배간 도제(徒弟)식 교육이 얼마나 철저한지 잘 말해준다. “신입행원들은 부서 책임자들이 일일이 짜 주는 계획표에 따라 3∼4개의 연수를 받아야 한다.선배 역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그래야만 둘 다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자율성보다는 엄격한 장인(匠人) 육성형인 셈이다.”(씨티은행 출신 K씨,현 시중은행 PB팀) 씨티은행은 핵심 관리직 인력은 MA(Management Associate)라는 이름으로 따로 뽑아 관리한다.미국내 상위 20위권 경영대학원에 유학해서 석차 상위 10위권 이내를 기록한 사람만 추려 주로 차장급으로 데려온다. 이들은 3개월 단위의 순환근무 등 1년간 특별교육을 받은 뒤 적성에 따라 일선에 배치된다.경력직 사원을 뽑을 때에는 이른바 ‘상류층’ 인사를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드비어스 등 다국적 다이아몬드회사나 하얏트 등 일류호텔 출신들이 마케팅 부서의 요직에 발탁된다. 교육은 ‘스페셜리스트’(전문가)를 키우는 데 집중된다.이를테면 한부서에 8년 정도 있어야 한다는 내부원칙이 있다.씨티은행 출신 A씨(국내은행 PB팀)는 “국내 은행에서는 직원들이 여신 업무를 하다가 얼마 안돼 기획이나 홍보로 발령나는 등 전문성을 살리기 어렵게 돼 있지만 씨티은행에는 여신 부서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행내 교육 분위기도 강하다.“후배 직원들에게 2가지를 항상 당부한다.첫번째는 금융 분야에서 업계 최고가 되라는 것이고,두번째는 담당 업무에 있어서 은행 내 최고가 되라는 것이다.나는 대학에서 금융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증권이나 부동산 분야에서 누구 못지않은 식견을 갖췄다고 자부한다.입사 이후 정말 밤을 새워 공부했다.”(현 씨티은행 직원 P씨) 씨티은행 직원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공부하라.’는 소리를 듣는다.그래서 공부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하다.직원들이 근무시간중이라도 각종 워크숍·세미나·심포지엄 등에 비교적 쉽게 참석하도록 은행측은 허용한다.업무 관련지식이 풍부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관계·학계·재계·업계 등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씨티은행 출신 L씨는 “봉급 수준에 불만이 컸는데도 씨티은행에 있었던 것은 다양한 학습기회 때문이었다.”고 했다. ●세계 46개국의 경험 통한 ‘성공의 전이' 1년에 2차례 정도 싱가포르 아시아지역 본부 주관으로 열리는 ‘글로벌 콘퍼런스’ 참석은 씨티은행 직원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다.각 부서 실무 담당자들이 40∼50명 참석해 전세계 46개국 1400여개 점포에서 축적된 영업 노하우를 주고받는다.씨티은행 출신 K씨는 “여기서 나오는 수백페이지의 자료만큼 유용한 은행 경영정보는 없을 것”이라면서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글로벌 기업의 장점을 살려 서로 공유하는 것”라고 말했다.씨티은행에서는 이를 ‘성공의 전이’(Success Transfer)라고 부른다. 지금은 보편화된 주가지수연동예금(주가에 따라 이자가 결정되는 예금상품)의 경우,씨티은행은 1999년에 이미 싱가포르 콘퍼런스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했다.하지만 씨티은행 한국지점은 당시 시장 상황에 안맞는다며 개발을 중단했다.결국 국내 첫 주가지수연동예금은 올 1월 조흥은행에서 나왔는데 그 실무작업을 담당했던 사람이 씨티은행 출신이었다. 씨티은행 PB 직원들은 또 ‘인간적인 매력’도 높이도록 교육받는다.“고객들과 식사를 하거나 함께 차를 타고 갈 때 화제가 빈약해 분위기가 썰렁해지면 그건 PB담당자로서 자격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특히 정치·경제·사회 등 온갖 이슈들을 다 숙지하도록 교육받는다.”(씨티은행 직원 K씨) 씨티은행 출신 L씨(시중은행 PB팀장)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 때나 직접 만날 때,상품을 권유할 때 등 상황별로 어떻게 하면 자기 말의 호소력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치밀하게 교육받는다.”면서 “고객 경조사를 정확히 챙기고,경품이나 초대 등 행사가 있을 때 내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갖다주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공격적인 영업스타일도 씨티은행의 성공에 한몫을 했다.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씨티은행은 장사 되는 곳에 자원을 집중하되 안되면 발빠르게 빠지는 점에서 국내 대기업 중 삼성스타일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뱅커 사관학교'의 위기? 공격적 영업도 한계에 달한 것일까.‘뱅커 사관학교’로 통하는 씨티은행에서 최근들어 잇따라 직원들이 이탈하고 있다.“최근 2∼3년새 각 지점의 씨티골드 담당 과장급·차장급 중 3분의2는 빠져 나온 것 같다.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대거 흡수됐다.”(씨티은행 출신 P씨) 무엇보다 씨티은행의 상대적인 ‘저임금’ 구조와 강도높은 업무에 원인이 있다.외국계 은행노동조합 유나리 사무국장은 “씨티은행의 대졸 초봉은 2200만원 정도로 국내 은행보다 크게 떨어진다.”면서 “전체 평균 임금상승률 역시 호봉 증가분까지 합해 연 6.5∼7%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PB로 자리를 옮긴 L씨는 “씨티은행에 다닌다고 하면 남들은 유창한 영어에 국제감각 뛰어난 뱅커를 떠올리며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나 자신은 낮은 연봉에 불만이 많아 속으로 ‘빛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했다.”면서 “옛 동료들을 만나보면 잇따른 직원들의 이탈 때문에 인력의 질이 과거만 못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씨티은행 출신 A씨는 “고객 자산을 안전성이 떨어지는 펀드에 너무 넣는 등 씨티은행에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부쩍 자주 들린다.”고 전하고 “최근 선물·옵션 등에서 큰 손실을 본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일을 제대로 배우려면 낮은 대우를 감수하라는 씨티은행 방식이 피로증세를 초래하고 있는지 모른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국내 금융계의 ‘씨티맨' 씨티은행을 떠나 현재 국내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임직원은 현재 30여명에 달한다.특히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씨티은행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국내 금융계에서 ‘씨티맨’들이 급격히 많아졌다.이들은 본부에서 PB사업 전략을 짜거나 PB센터장을 맡는 등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국민은행 프라이빗 뱅킹 ‘골드 앤드 와이즈’(GOLD & WISE)의 경우 전체 PB 30여명 가운데 씨티은행 출신이 14명으로 절반에 가깝다.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영업을 시작하면서 씨티은행 지점장 출신 등을 8명 데려온 데 이어 올해 6명을 추가로 영입했다.각각 다른 지점의 PB센터장들인 윤중재·김성학·김홍룡·양현탁씨 등도 씨티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도 구안숙 PB사업단장부터 씨티출신이다.구 단장은 씨티은행에서 교보생명을 거쳐 지난 2월 우리은행에 들어왔다.구 단장과 일하는 안창학 수석부부장과 강세영 과장도 씨티은행 출신이다.이들은 강남에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고객을 전담하는 ‘투 체어스’(Two chairs)의 전략과 영업방향 등을 마련하고 있다. 조흥은행 역시 지난해 6월 김영진 PB사업부장과 박경제 수석팀장,이흥섭 팀장 등 3명을 씨티은행에서 데려왔다.특히 김 부장과 이 팀장은 각각 씨티은행 본부에서 소비자 금융총괄본부장과 마케팅 부장을 지낸 마케팅 전문가로서 현재 조흥은행 역삼동 PB 센터에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지난해 씨티은행에서 자산관리교육 인력을 임원급인 정복기 담당 등 3명을 스카우트했다.이어 지난 8월에도 씨티골드에서 3명의 차장급 인력을 영입해 FN아너스 지점에 배치했다.당초 4명의 인력을 데려오기로 했으나 한명이 씨티은행의 강력한 만류로 막판에 이직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현 하영구 한미은행장도 씨티은행 출신이다.하 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의 대주주가 칼라일 컨소시엄으로 바뀌면서 당시 씨티은행 소비자 금융대표에서 행장으로 전격 영입됐다.하 행장은 한미은행으로 오면서 박진회 부행장,강신원 부행장과 부장급 2명을 데리고 와 국내 금융계에서 처음으로 ‘씨티맨 바람’을 불러 일으켰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뉴스 플러스 / 무샤라프 ‘北 미사일기술 도입’ 시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7일 3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감하며 기자회견을 자청,북한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도입했음을 시인하고,하지만 그 대가로 핵무기 관련 기밀을 제공한 바 없다고 말했다.무샤라프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단거리 미사일 기술을 도입했으나 양국간 미사일 기술이전은 이미 종료된 사안이라면서 “오늘날 군사 관련 분야에서 북한과는 어떠한 교류도 없다.”고 밝혔다.
  • “宋교수 변호인입회 제한 위법”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감된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변호인 입회를 제한한 것은 위법행위라고 법원이 결정했다. 서울지법 전우진 판사는 31일 검찰의 입회권 제한에 불복,송 교수의 변호인단이 “검찰의 변호인 참여불허는 헌법상 보장된 진술거부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제기한 준항고를 인용했다. 전 판사는 결정문에서 “변호인이 피의자 신문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헌법상 규정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포함된다.”면서 “참여권에 대한 법률이 없는 상태에서 변호인 입회를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전 판사는 “검찰은 결정 취지에 따라 앞으로 변호인의 참여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입회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면서 “즉각 상급법원에 항고할 것”이라고 밝혔다.변호인단은 “법원 결정에 따라 검찰은 신문참여 불허 조치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입회권을 허용하지 않으면 직권남용으로 고소·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송 교수 변호인단은 지난달 27일 “변호인 참여 불허는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 권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서울지법에 준항고장을 냈다.송 교수는 지난달 22일 구속수감된 뒤 검찰이 변호인 입회권을 거부하자 이에 항의,전면적인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
  • 靑 “對美친서 유출경위 조사”/국정원 송두율문건도 함께

    청와대는 21일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친서가 미국에 전달됐다는 사실과,국정원의 송두율 교수 관련 문건 등이 한나라당 권영세·정형근 의원 등에게 유출된 경위를 조사키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청와대는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회에서 국가·공직 기밀사항이 노출된 것 아니냐.”며 “직무상 비밀보안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이병완 홍보수석이 전했다.이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실,감사원,국정원 등이 협의해 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위법 여부를 검토한 뒤 철저히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면책특권이 있는 국회의원들이 그같은 발언을 한 것을 문제삼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했다.이 수석은 “기밀을 누가 어떻게 국회의원들에게 흘렸는지를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이라크軍 급속해체 문제 많아”/美국무부 보고서… “생활여건 조기정상화도 중요”

    미 국무부가 2002년 4월부터 1년 가까이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미군이 이라크를 통치하는데 있어 부닥칠 문제점들을 미리 예측한 보고서를 작성,최근 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는 500만달러를 투입,200명이 넘는 이라크 변호사,기업 지도자 및 전문가들을 17개 실무그룹으로 나누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를 통해 전후 미군이 이라크에서 마주친 문제점들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고 있다.하지만 미 국방부가 보고서가 적시한 문제점들을 무시,큰 효과를 거두지 못해 더욱 아쉽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주 의회에 제출돼 알려진 ‘이라크 프로젝트의 미래’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기밀 문서’는 아니지만 관계자 외에는 열람을 금지시키고 있다.뉴욕타임스는 의원들의 도움으로 총 13권에 2000쪽이 넘는 이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후세인의 30년 독재를 거친 이라크를 법과 질서가 정착된 건전한 시민사회로 바꾸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라크 국민들이시민사회 건설보다는 근본적인 생활 여건 확보에 더 큰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보고서는 이라크의 전기 및 수도 공급체계가 비참할 정도로 황폐화됐음을 지적하고 이를 빠른 시일내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군은 이라크 국민들이 진짜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기준에만 맞춰 시민사회 건설이라는 추상적인 목표에 매달려 이라크 국민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라크 군대가 너무 급속히 해체될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전직 이라크 군인들이 다국적군에 적대감을 갖지 않도록 이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러나 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은 이를 무시,이라크 군대를 급속히 해체시킴으로써 미군에 대한 적개심을 키웠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국가와 이슬람 종교간의 관계라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보고서는 이라크 국민들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어떤 제안도 내놓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그러나 실제로 이라크국민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미국측 주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게 종전 이후 실정이다.기본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가 지지부진한데 겹쳐 이같은 갈등은 미군에 대한 적개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문제는 미군을 겨냥한 이라크 내 저항세력들의 공격이 점점 더 고도화하고 조직화하고 있다는 점.지난 91년 1차 걸프전쟁 당시 미 국방정보국(DIA)의 중동 담당 수석책임자였던 월터 랑은 “이라크내 저항세력들이 크게 약화되지 않았으며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더욱 확산되고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세진기자 yujin@
  • ‘총기밀반입’ 야쿠자 붙잡혀

    일본에서 총기를 밀반입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오던 일본 야쿠자 조직원이 부산에서 붙잡혔다.부산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는 15일 총기 밀반입 혐의로 수배를 받아온 일본 국적의 나카무라(44·가명)를 지난 13일 검거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
  • 섬뜩한 공포 두개의 시선/막내리는 부산영화제 화제작

    잘 다듬어진 공포영화는 지적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10일 막을 내리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Doppelganger·10일 개봉)와 박기형 감독의 ‘아카시아’(17일 개봉) 등 팬터지 공포물을 개·폐막 작품으로 내세웠다.인간의 이중성을 독특한 메시지에 담아낸 화제작이다.작품 세계를 미리 알아본다. 개막작 ‘도플갱어’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할리우드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는 기네스 펠트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순간적인 선택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는가를 살핀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아는 어떨까.저마다 다른 색깔의 이중적 자아를 갖고 있는 게 인간의 속성이라면 우리는 사실상 모종의 자아를 매순간 ‘선택’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도플갱어’는 내면에 도사린 두가지 자아로 갈등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환상스릴러다.하야사키(야쿠쇼 코지)는 인공지능 특수의자 개발에 매달린 공학박사.도덕적 규율을 철저히 따르는 소심한 그에게 어느날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이 나타난다.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일상을 휘젓는 분신의 저돌성에 그는 아연실색한다.하지만 회사에 큰소리치고,좋아하는 여직원에게 거침없이 구애하며,연구실적을 올리려 회사기밀까지 훔쳐내는 등 욕망에 충실한 분신에게 하야사키는 점차 마음이 끌린다.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가 소심한 하야사키와 본능에 충실한 자유분방한 분신으로 1인2역을 했다.늘 심각하고 무엇인가에 짓눌린 듯 소극적인 하야사키와,야비한 웃음을 흘리며 하야사키를 조롱하는 분신 사이를 오가는 ‘온탕냉탕’ 연기가 볼 만하다. 감독은 정반대 인격의 하야사키와 분신이 조금씩 화해해 가는 과정에 스릴러 기법을 도입,극적인 흥미를 이끌어 낸다.분신의 도움으로 첨단의자 개발에 성공한 하야사키가 돈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등 억눌린 본성을 발산하는 후반부에서 관객들은 얼마간의 긴장과 쾌감을 느낄 듯하다.세상에 완전한 인간이 어디 있으랴…. 황수정기자 sjh@ 폐막작 ‘아카시아’ ‘여고괴담’에서 학원공포물이라는 호러장르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박기형 감독의 세번째 작품.여배우 심혜진이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고 연극배우 출신 김진근이 주인공으로 데뷔,일찍부터 화제가 됐다. 직물공예에 조예가 깊은 미숙(심혜진)은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 도일(김진근),자상한 시아버지와 함께 전원주택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간다.결혼한 지 10년이 되도록 아이가 없는 것을 고민하던 미숙·도일 부부는 보육원에 들러 기괴한 나무그림을 즐겨 그리는 여섯살짜리 남자 아이 진성을 집으로 데려온다.하지만 내성적인 진성은 가족과 어울리지 못한 채,뜰 한가운데 말라버린 채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 곁만 맴돈다. 비극적인 공포의 조짐이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미숙이 임신을 하는 대목부터.아이가 태어나면서 진성의 이해못할 행동은 심해지고 자신을 짐스러워하는 부부의 냉랭한 분위기속에 진성은 가출하고 만다.감독은 풍성한 잎과 매혹적인 꽃향기를 지녔지만 가시에 벌레까지 들끓는 아카시아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짚어낸다.아카시아는 진성에겐 죽은 어머니 같은 존재지만 다른 가족에겐 치명적인 독기만 내뿜을 뿐.말라 비틀어져서도 뒤늦게 꽃을 피워내는 아카시아의 이미지는 불임판정을 받은 주인공이 새 생명을 잉태하는 장면과 묘하게 중첩된다. 감독은 화면을 참혹하거나 잔인하게 물들이지 않는다.방안 가득 실을 풀어 헤쳐 놓거나 개미떼가 습격하게 하는 등 시각적인 장치를 둬 섬뜩한 공포를 에둘러 그린다.그러나 사건의 발단이나 배경을 지속적으로 암시하면서 후반부에 장황하게 설명을 붙인 건 아무래도 사족이다.지나치게 강렬한 배경음악 또한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한다. 부산 이종수기자 vielee@
  • [사설] 美, 불평등 협정 개선에 협조하라

    용산 미군기지 이전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5차회의’가 8일 합의 없이 끝났다.지난달 4차회의도 공동발표문 채택에 실패했다.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 1990년 체결한 합의각서와 양해각서 개선을 놓고 양측의 입장차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우리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을 미루는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미국측이 협상에 제동을 걸었다는 관측도 있다.우리는 먼저 미국측의 고압적인 협상태도가 발전적인 한·미 동맹관계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용산기지 관련 합의·양해각서’ 가운데 불평등한 독소조항들을 대거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가령 현 용산기지내 영내매점이 기지이전에 따라 입게 될 영업 및 투자손실,미군과 고용인 전원의 이사비용 등을 한국측이 모두 금전으로 보상한다는 조항은 폐지될 것으로 전망했다.미군이 이전할 시설을 미국의 건축·안전·공간기준에 맞춰 지어야 한다는 것도 주권국의 굴욕감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고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한국 정부가 일체의 용산기지 이전 비용을 부담한다.’는 기존 합의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다.한·미 모두 기지이전 필요성에 동의하는 만큼 일방적인 합의각서를 내세워 미국이 한국에 무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온당치 않다.미국은 1991년 17억달러로 제시했던 이전비용을 1992년 95억달러로 올린 바 있다.이대로라면 지금은 1000억달러(한화 115조원)를 웃돈다는 계산이 나온다.이런 엄청난 비용을 일방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우리 정부도 군사기밀 운운하며 쉬쉬하지 말고 불평등 협정내용을 공개하고,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 이한선 경찰학교장 직위해제

    경찰청은 5일 수사기밀 사전유출 혐의로 직무고발된 이한선 경찰종합학교장을 직위해제하고 김영완씨 집 강도사건에 대한 수사개입 논란으로 지난 6월 30일 직위해제된 이승재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전보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한선 치안감이 모 대학 재단이사장의 공금횡령 고발사건과 관련,수사기밀을 사전유출한 혐의로 직무고발돼 후임에 이승재 치안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
  • 이한선 경찰학교장 직무고발/감찰단, 수사기밀 유출 혐의

    경찰청 감사관실은 2일 모 대학 재단이사장의 공금 횡령 고발사건과 관련,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경찰종합학교장 이한선(49) 치안감을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직무고발했다고 밝혔다.경찰이 경무관 이상 고위 간부를 직무고발한 것은 처음이다.김병철 경찰청 감찰과장은 “이 치안감이 지난해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으로 재직할 때 수사 기밀을 이사장측에 알려줬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감사관실은 또 이 치안감이 서울청 수사부장 재직시 수사비 1760만원을 유용한 부분,종합학교의 파행 운영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치안감은 “피고발인측에서 인권 침해를 문제삼으려고 해서 설명을 해주라고 한 것일 뿐 수사 정보를 유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수사비는 16개월 동안 수사부장 몫으로 한달에 110만원씩 받은 것이지 유용한 것이 아니다.”면서 “본인을 조사하지도 않고 고발 조치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기업 출자규제 악용많다

    삼성·LG·SK 등 재벌들이 출자총액 규제를 빠져나가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항목은 ‘동종 및 밀접 업종 출자’와 ‘외국인 투자기업 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보기술(IT)이나 생명공학(BT) 등 신기술 분야의 출자는 단 한 건도 없어,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출자총액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재계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시민단체는 현행 출자총액제도의 ‘예외조항’이 많아 기업들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를 대폭 축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주요 재벌의 계열사별 출자현황을 공개했다.계열사별 현황은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비밀에 부쳐왔으나 최근 행정법원이 영업기밀로 볼 수 없다며 시민단체의 요구대로 정보를 공개할 것을 명령한 데 따른 조치다. 출자총액제란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는 다른 회사에 대한 출자 총액이 순자산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제도다.문어발 확장을 막기 위해서다.다만 기업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기 위해 ‘동종및 밀접 업종 투자’ 등 예외 조항을 다수 인정하고 있다. 공정위측은 “예외인정 및 적용 제외 조항을 이용한 출자가 전체 출자의 절반(50.8%)을 웃돌 정도로 출자총액 규제의 실효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면서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 각 재벌의 주력 계열사가 가장 많이 (출자에)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예외조항 등을 이용해 출자총액 규제를 비껴간 출자규모는 ▲LG 2조 3973억원(전체 출자액의 55.3%)▲SK 2조 1237억원(42.7%)▲삼성 1조 8167억원(29%) 등이다. 안미현기자 hyun@
  • 공무원 ‘민간근무휴직제’ 흔들

    공무원이 민간기업에 일정기간 파견 형식으로 취직해 실무경험과 최신 경영기법 등을 배운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된 ‘민간근무휴직제’가 시행 2년 만에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참여 민간기업 수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이같은 인기하락에는 기업들의 폐쇄적 조직문화와 공무원에 대한 처우문제 등이 얽혀 있는 것으로 본사 취재결과 드러났다. ●신청 기업,지난해의 절반 14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공무원 채용을 희망하는 민간기업들의 신청을 접수한 결과,모두 10개 기업만이 채용계획서를 제출했다.또 지난주까지 추가로 2개 기업이 신청해 모두 12개 기업이 공무원 채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신청기업(23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특히 지난해 채용계약 체결을 위한 심사·협의 과정에서 12개 기업만이 통과한 점을 고려할 때,실제로 공무원을 채용할 수 있는 기업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는 조만간 민간기업의 채용계획 등을 각 정부부처에 알린 뒤 공무원들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이어 민간근무휴직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다음달쯤 휴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서울시의 민간근무휴직제 접수 기간과 겹쳤기 때문에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신청 기업이 5곳에 그쳤고,지난해 공무원을 유치했던 기업 가운데 올해 또다시 신청한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민간기업 설득해야 참여정부는 민·관 인사교류 활성화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이를 위해서는 민간전문가의 공직참여 통로인 ‘개방형직위제’와 공무원의 민간기업 근무수단인 ‘민간근무휴직제’가 두 축이다.그러나 개방형직위제는 135개 직위가 선정돼 있는 반면,공무원을 채용하고자 원하는 기업은 줄고 있어 문제다. 기업들이 이처럼 민간근무휴직제를 기피하는 데는 기업조직의 폐쇄적 성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자신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공무원에게 경영 정보를 노출시켜 좋을 리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업체의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공무원들과 회사의 기밀이나 고급 정보를 공유할 경우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언젠가 떠날 사람이 분명한데도,그렇다고 사람을 받아 놓고 주요 회의에 참석시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처우문제에 대한 눈높이가 서로 다른 것도 민간근무휴직제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민간근무를 희망하는 공무원들은 ‘높은 자리,좋은 보직’을 원하는 경향이 있지만,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할 때 그럴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장세훈기자 shjang@
  • 신용불량 81만명 구제/1천만원미만 연체자 만기연장·이자감면

    연체금액 1000만원 미만의 소액 신용불량자 81만명이 대출금 만기연장·이자감면 등 채무 재조정을 통해 우선 구제된다.그러나 원금탕감이나 신용사면(신용기록 말소) 등은 이뤄지지 않는다. 은행·카드사 등 금융기관들이 신용불량자에 대한 채무 재조정(개인워크아웃)을 소홀히 하면 감독당국의 경영실태 평가 때 불이익을 받게 된다.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감춰오던 개별 금융기관의 신용불량자 수도 다음달부터 공표된다.금융기관들의 신용불량자 구제를 독려하기 위해서다.이에 따라 1개 금융기관에만 빚을 진 소액 신용불량자 81만명에 이어 여러 금융기관에 3000만원 미만의 빚을 진 100만명도 단계적으로 구제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21면 또 6세 이하 영·유아를 둔 남녀 근로자와 사업자는 내년부터 자녀 1인당 최고 150만원의 소득공제를 추가로 받게 돼 연간 18만원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기업이 직장안에 탁아소 등 보육시설을 설치할 경우,세금을 깎아 주는 투자세액 공제율도 현행 3%에서 7%로 늘어난다.근로자가 직장에서 받는 출산수당 등에 대해서도 월 10만원까지 비과세된다.정부는 25일 과천청사에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신용불량자 대책 및 여성경제활동 지원책 등을 확정,발표했다. 재경부 변양호(邊陽浩) 금융정책국장은 “신용불량자 수가 7월말 현재 335만명을 넘어섬에 따라 선별구제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그러나 정부 차원의 일괄적인 원금 탕감이나 신용사면은 신용불량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어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정부가 내놓은 신용불량자 구제책은 개별 금융기관의 협조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어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영유아에 대한 추가 소득공제 혜택을 현행 연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다음달 정기국회에 제출해 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사회 플러스 / 로버트 김 일시석방 호소문 전달

    로버트 김의 가족과 후원회는 18일 오전 미국 국가기밀 누설혐의로 7년째 수감중인 로버트 김의 일시 석방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외교통상부와 주한 미국 대사관에 전달했다.이들은 호소문에서 “로버트 김의 부친 김상영옹의 병세가 악화돼 임종을 앞두고 있다.”면서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로버트 김이 장남으로서 장례식을 주관할 수 있도록 일시 석방해 달라.”고 촉구했다.
  • 로버트 김 “아버지 아직은 눈감지 마세요”/간첩혐의 美수감… 애끊는 思父曲 병상부친 육성듣고 아들이름만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여수생선과 김치를 함께 먹어보고 싶습니다.”,“채곤이…채곤이….” 17일 오후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의식을 회복한 김상영(90)옹은 장남인 로버트 김(63·한국명 김채곤)이 육성테이프로 전해온 눈물의 사부곡(思父曲)을 듣고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경기도 남양주의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김옹은 미국 국가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체포돼 미국 펜실베이니아 앨런우드 연방교도소에 7년째 수감 중인 아들의 육성을 5분 분량의 녹음테이프를 통해 들었다.로버트 김은 “아버님,저 채곤입니다.맏아들 노릇은커녕 심려만 끼쳐드려 마음이 더더욱 무겁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그는 “백발이 성성한 초로가 되어서야 부모님의 은혜를 뼈에 사무치도록 깨닫고 있지만,전 자유를 빼앗긴 채 머나먼 미국의 한 교도소에 있으니….”라며 흐느꼈다.로버트 김은 “늘 그리워하며 뼈를 묻고 싶은 우리의 조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답답하기만 합니다.”라면서 “건강하셔서 아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것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옹은 지난 닷새 동안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의식을 잃을 정도로 병세가 위독해져 가족이 장례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그러나 장남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는지 김옹은 이날 아침 의식을 회복,아들의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육성테이프는 미국 워싱턴에 살고 있는 로버트 김의 부인 장명희씨가 김옹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9일 로버트 김과 전화 면회를 해 녹음한 것이다.김옹의 손을 꼭 잡은 부인 황태남(82)씨는 몇 차례나 테이프를 되돌렸다. 김옹은 로버트 김 후원회 관계자들과도 “고맙네,고마워.”라며 눈을 맞추었다.로버트 김으로부터 북한관련 정보를 받았던 백동일 대령은 김옹의 손을 잡고 “아드님은 나라를 위해 큰 희생을 하셨다.”면서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아드님을 볼 수 있으니 꼭 살아계시라.”고 기도했다.2선 국회의원과 한국은행 부총재를 지낸 김옹은 지난 2000년 아들을 면회한 뒤 중풍과 심장수술 후유증이 겹쳐 자리에 드러누웠다.가족과 후원회측은 김옹이 사망할 경우 상주(喪主)인 로버트 김이 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일시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18일 미국 법무부와 주한 미 대사관에 보낼 예정이다. ●로버트 김 사건이란 96년 9월 미국 해군정보국(ONI)에 문관으로 근무하던 로버트 김이 미국의 국가기밀을 빼내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의 해군 무관에게 넘겨줬다는 이유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간첩 및 간첩음모 혐의로 체포,기소된 사건을 말한다.로버트 김은 1심에서 9년형을 선고받은 뒤 연방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미 대법원은 99년 9월 기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씨줄날줄] 브라질판 ‘쇼생크 탈출’

    ‘법 없이’ 사는 사람들도 때로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허우적대고 있다며 답답해한다.평범한 일상 가운데 왠지 모를 속박감에 수많은 이들이 무한 자유를 향한 탈주를 꿈꾼다.참혹하고 무서운 감옥에서의 탈주를 그린 영화나 논픽션물 등이 시공을 초월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까닭이다. 탈옥 영화의 대명사는 1973년에 발표된 ‘빠삐용’.살인죄를 뒤집어쓴 주인공 스티브 매퀸이 감옥인 ‘악마섬’의 깎아지른 절벽에서 몸을 날려 탈출하는 마지막 장면은 지금도 감동적이다.실제 인물인 주인공은 탈출한 뒤 남아프리카에 표착해 자유인으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1984년에 출시돼 ‘희망을 가르쳐준 영화’라는 찬사와 함께 인터넷 동호인 사이트까지 등장한 ‘쇼생크 탈출’은 탈옥 영화의 대표작이라고 부를 만하다.아내와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살던 은행원 앤드루 두플레인은 세금을 적게 내는 요령을 알려주며 교도관들의 신임을 쌓은 뒤 19년 동안 조그만 망치로 감방 벽을 뚫은 끝에 쇼생크 감옥을 탈출한다. 이들 영화가 스릴 넘치는 화면으로 전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면 프랑스군 유대인 포병대위 드레퓌스 사건은 ‘합법적인 자유’를 향한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준다.1894년 군기밀을 독일에 제공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드레퓌스는 자유와 진실을 향한 긴 투쟁에 나선다.이에 작가 에밀 졸라는 ‘프랑스군의 명예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진범을 감싸던 군부와 프랑스의 여론에 맞서 구명운동을 펼친다.졸라는 1898년 일간지 ‘여명’에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는 ‘나는 고발한다.’를 기고해 사건의 전환점을 마련한다.졸라는 이로 인해 추방령을 선고받고 런던에서 1년 유배생활을 한 끝에 1902년 프랑스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하지만 자유와 진실을 향한 투쟁은 계속됐고,드레퓌스는 1906년 최고재판소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12년 만에 ‘합법적인 자유’를 쟁취한 것이다. 브라질의 한 교도소에서 지난 9일 죄수 84명이 건물 밖 밀림지역까지 연결되는 50m짜리 땅굴을 파고 탈주했으나 3명은 붙잡혔다.목숨을 건 탈옥에 ‘브라질판’ 쇼생크 탈출이니 빠삐용이니 하며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하지만 이번 탈옥이 ‘합법적인 자유’ 투쟁이 부당하게 묵살된 데 따른 정당행위로 인정될지 의문이다. 김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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