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기모노
    2026-01-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7
  • 월드컵/ 브라질 5회우승 ‘위업’

    (요코하마(일본) 송한수 류길상특파원) ‘영원한 우승후보’브라질이 다섯번째 정상을 밟아 통산 최다 우승을 달성했다. 브라질은 30일 일본 요코하마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 월드컵축구대회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22분과 34분 혼자 두 골을 터뜨린 호나우두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완승,70년 멕시코대회 이후 두 번째로 본선 전승(7경기) 우승을 일궈냈다. 호나우두는 이번 대회 8골을 기록,지난 78년 아르헨티나대회 이후 계속돼온 ‘마의 6골’벽을 24년 만에 뛰어넘었으며 득점왕에 올랐다.반면 차기 대회 개최국으로서 역대 네 번째 우승을 노린 독일은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이번 대회 두 번째 경고를 받아 결장한 플레이메이커 미하엘 발라크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브라질과의 월드컵 본선 첫 대결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31일 동안 지구촌을 환희와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번 대회는 4년 뒤 독일에서의 재회를 약속하며 막을 내렸다.이번 대회는 사상 첫 아시아 대륙 개최와 두 나라 공동개최라는 이유로 갖가지 우려를 자아냈으나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마무리돼 월드컵 72년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또 공동 개최국 한국과 일본이 각각 4강 신화와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는 등 축구의 변방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 축구의 세계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줬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회 기간 동안 하루 최대 650만명의 거리 응원 인파가 몰리는 등 역동성과 단합된 힘을 세계에 유감없이 과시한 대회로 세계인의 기억에 남게 됐다. 한편 이날 오후 6시25분부터 20분 동안 펼쳐진 폐회식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아키히토(明仁) 일왕,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포함한 각국 국가원수와 조제프 블라터 회장을 비롯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정몽준·이연택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 공동위원장이 참가했으며 7만 2000여 관중들이 마지막 열기를 뿜어냈다.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과 기모노를 주제로 한 폐회식에 이어 결승전 시작 20분 전에는 미국 여가수 아나스타샤가 월드컵 주제가 ‘붐’을 열창해 폐막의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onekor@
  • [대한포럼] 일본의 열린 마음

    한국이 서울에서 독일과 월드컵 결승 진출권을 다투던 25일이었다.현해탄 건너 일본 열도에서도 ‘대∼한민국’함성이 요란했다.일본을 대표하는 수도 도쿄의 요요기 국립경기장을 비롯해 신주쿠 오쿠보 거리 등에서 대형 전광판을 통해 한국과 독일 경기 중계 방송을 지켜보며 한국을 응원하는 ‘대∼한민국’이었다.일본 월드컵추진의원연맹이 요요기 경기장에 마련한 한국 응원 이벤트에는 5000여명이 몰려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응원했다. 우리 돈으로 2만 5000원을 내고 몰려든 5000여명 가운데 교포들이 많았지만 일본인들도 못지 않았다고 한다.‘붉은악마’또래의 젊은이 혹은 가족들과 함께 나온 일본 사람들이 교포들과 어울려 열렬히 태극기를 흔들어 댔다는 것이다. 이웃은 사촌이지만 국경을 맞댄 이웃 국가는 앙숙이다.프랑스와 독일,이란과 이라크,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그랬다.앙숙은 아니더라도 정말로 지기 싫은 상대였다.그 일본이 기모노 대신 붉은 티셔츠를 입었다.겉 모습을 먼저 바꿨다.일본은 속내와 겉이다르다고 알려진 터라 미심쩍었다.그런데 그들이 이번엔 태극기를 흔들어 댔다.혼신을 다해 ‘대∼한민국’을 외쳤다. 일본은 언제나 경계의 대상이었다.식민 통치를 하면서 착취했기 때문이 아니다.한글을 없애고 태극기를 불사르고 이름을 바꾸도록 강요했다.우리를 아예 말살하려 했던 그들이기에 경쟁해서 이기고 싶었다.일본도 똑같았다.한국을 경멸하며 싸워서 압도하려 했다.이길 수도 있고,질 수도 있는 축구 경기지만 한·일 간에는 무승부가 무난했다.양국의 무한경쟁 심리는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도 불을 뿜었다.공동 개최하기로 해 놓고도 서로 눈을 흘겼다.오른손으로 악수를 하면서도 왼손으론 주먹을 쥐었다. 한국과 일본이 같은 날 월드컵 본선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한국은 이겼고 일본은 16강 진출이 불투명했다.으레 시샘해야 할 일본이었다.그런 일본이 일본 몫까지 싸워 달라며 성원을 보낸 것이다.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하자 일본 언론은 “한국팀의 기백과 일체감에는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한다.”고 격찬했다. 스페인을 누르고한국이 4강에 안착하자 일본의 유수한 일간지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億(1억의 일본 사람들)이 한국을 응원하고 있어요”라고 한글로 제목을 달았다.그들의 할아버지들이 말살하려던 한글로 신문을 만들었다. 한국 축구에 정신을 차린 것은 일본뿐이 아니다.월드컵 경기를 녹화 방송하면서도 한국팀 경기만 악착같이 빼놓던 북한이 이탈리아와의 8강전을 거의 대부분 방영했다.응원단의 ‘대∼한민국’은 들리지 않도록 처리했지만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인 태극기는 그대로 내보냈다.36년 전 런던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격파했던 과거사를 곁들였다고 한다.축구의 불가사의는 휴전선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국군 확성기를 통해 이탈리아전 중계 방송을 듣던 북한 병사들이 한국이 이기자 박수를 쳤다고 한다.축구라는 코드를 입력하면 남북은 이미 하나가 된 셈이다. 축구는 세상의 고해성사를 받아내는 마력도 갖고 있다.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村上龍)는 한국과 스페인 경기가 끝나자 호치(報知)라는 스포츠신문에 “내가 틀렸다.지난날 한국 축구 대표팀에(중략) 정말 실례되는 글을 쓰고 말았다.”는 글을 기고했다.한국 축구를 애써 얕잡아 보았던 속내를 토해냈다.무라카미 류는 한국 축구를 비하하면서 ‘신흥 공업국’이라는 어휘를 쓴 것을 크게 후회하는 듯했다.일본의 부(富)를 내세워 한국을 압도해야 할 대상으로 보았던 까닭이다. 확실히 일본은 한국과 월드컵을 함께 치르면서 마음을 열었다.일본의 국민 의식이 민족적 편견을 극복하고 보편적 가치를 수용할 만큼 의식의 외연을 넓혔다는 분석도 있다.한편에선 한·일 양국에서 축구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이른바 ‘월드컵 세대’의 특성에서 해답을 찾기도 한다.20세 안팎의 인터넷 세대로 이질적인 민족적 정서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세계관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일본은 이번 월드컵을 매개로 먼저 손을 내밀었다.한편에선 군사 대국화를 시도하는 일본이라 선뜻 믿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축구라는 키워드로 새로운 시대를 일궈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chung@
  • 월드컵 극장가 SF 블록버스터 韓·할리우드 ‘충돌’

    월드컵과 함께 올 여름을 달굴 SF 두 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한국 영화 최초로 본격 SF 블록버스터에 도전장을 내민 ‘예스터데이’.폐쇄된 지하 비밀 실험실의 탈출기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레지던트 이블’.두 영화 모두 무모한 유전자 실험이 낳은 미래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그렸다.하지만 영화의 질감은 사뭇 다르다. ■13일 개봉 ‘예스터데이' 미래도시를 그린 영화의 제목이 ‘예스터데이’(13일 개봉)라는 것부터 의미심장하다.어제 잘못 뿌린 씨앗으로 얽혀버린 미래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과거뿐.‘예스터데이’의 진정한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시간’이다. 2020년 통일 한반도.은퇴 과학자들만 노린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특수수사대(SI)가 파견되지만 범인 골리앗(최민수)은 이를 조롱하듯 현장에 자신의 펜던트를 남기고 사라진다.한편 인터시티 한복판에서 경찰청장이 납치되고 청장의 딸인 범죄심리분석관 희수(김윤진)가 수사팀에 합류한다.비밀 파일을 열던 중 30년전 아이 몇명이 실종됐고 희생된 과학자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비밀 실험에 연루된 사실을 알아내는데… 영화는 시종일관 청색 톤의 배경에 다양한 국적의 문화를 혼합시킨 소품들을 활용해 독특한 색감으로 미래도시를 창조해 낸다.특히 인터시티 외곽지역 게토에 자리잡은 클럽 말라카베이는 비닐옷,가죽옷,기모노,힙합패션이 한데 섞인 ‘퓨전’의총체.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낯익다. 리들리 스콧의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역시 공간의 혼성모방으로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포스트모던 사회의 징후를 보여준 작품.수사관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의 계보를 잇는 SF의 걸작에 이름을 올리지못하는 것은 순전히 제작진의 욕심 때문이다.우선 과도한 액션장면이 주제의 심오함이나 차가운 배경과 겉돈다.귀를 찢는 총성과 쫓고 쫓는 추격전이 나와도 동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으면 하품이 나오는 법. 배우들의 연기도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의도에 멀찍이 떨어져 있다.SI 수석팀장 석(김승우)과 희수 모두 유전자 조작에 의해 자기도모르는 사이에 현재의 위치에 선 인물.잃어버린 기억의 통로로 들어서면서 느낄 상실감과 충격을 관객이 함께 느끼기에는 연기나 반응이 평면적이다.액션 위주의 볼거리와 인간·시간의 심오한 문제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지만,단순한 소재로서의 SF를 넘어서려는 시도는 값지다.총 제작비만 80억원이 들었다니 화려한 액션 신으로 주제의 모험을 만회하려는 제작진만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정윤수 감독의 데뷔작. ■내일 개봉 ‘레지던트 이블' 영화 ‘예스터데이’가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에 머물러 있을 때,‘블레이드러너’의 시각효과팀은 서늘하면서도 음산한 금속성의 폐쇄공간을 창조했다.인기게임을 영화로 만든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6일 개봉)은 이 공간을 치밀하게 이용하면서 공포영화의 문법을 따른다. 지하의 거대한 비밀 유전자연구소 ‘하이브’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유출된다.슈퍼 컴퓨터 레드퀸은 연구소를 봉쇄하고 모든 직원을 죽인다.레드퀸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파견된 특공대에 주어진 시간은 3시간.특공대는 임무를 수행하기는 커녕 빠져나오기도 힘든 상황에 처하는데…. 밀라 요보비치를 정면에 내세운 이 영화를 미모의 여전사가 활약하는 영웅적 탈출기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영화 초반부에서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현란한 액션연기가 아니라,소름이 끼칠 정도로 고립된 느낌의 ‘공간’이다.어디서 어떻게 공격할지 모르는 슈퍼컴퓨터에 맞서 총을 들고 미로를 통과하는 특공대의 모습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파란 레이저광선에 몸이 산산조각나기 직전 한 특공대원의 표정은 공포와 무력감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중반부터 등장하는 좀비들은 좀 엉뚱하다.공간으로만 승부하기에는 영화의 스케일이 너무 큰 탓일까.유전자 실험에 의해 잘못된 바이러스가 영혼 없는 시체들을 활보하게 하고,갑자기 잠재능력을 알게 된 특수요원 앨리스가 벽을 타며 이들을 무찌르는 설정도 이음새가 엉성하다. 하지만 매무새를 가다듬고 영화는 다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특히 동지였던 요원이 기억을 되찾으며 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게한다.또 암울한 미래를 그대로 남겨두는 결말도 신선하다.기억을 복원하면서 폐허가 된 공간에서 과거를 보는 것은 ‘예스터데이’와 흡사해 서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정육면체 공간에 갇혀 하나하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두뇌게임 ‘큐브’,폐쇄된 실험실에서 투명인간의 공격으로 공포에 몸을 떠는 ‘할로우 맨’,탈출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적들의 소굴 한복판에 서게 된 황당한 반전이 뒤통수를 치는 ‘혹성탈출’.이 세가지 영화의 맛을 버무린 ‘레지던트 이블’은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 될 만하다.폴 앤더슨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
  • 버거킹이 미국 햄버거 아니라고?

    “버거 킹이 미국 햄버거가 아니라고?” 버거 킹이 맥도널드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햄버거 체인점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버거 킹이 미국인 입맛에 맞는 햄버거를 만들지만 소유주는 영국의 음료재벌인 디아지오다.미국인들조차 버거 킹을 자기네 상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버거 킹뿐만이 아니다.주유소,패스트 푸드점,숙박업소 등을 비롯해 은행,슈퍼마켓,담배회사,영화사 등 상당수가 유럽 기업의 자회사다.유럽 기업의 직접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소유의 변화가 생긴 경우도 많다. 주말이면 여행객들로 북적대는 대중적 호텔 홀리데이 인은 영국의 식스 컨티넨츠 호텔의 계열사다.미국에서 선두다툼을 벌이는 주유소 쉘은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기업이며 아모코의 경우 영국 석유회사가 대주주다.켄트나 럭키스트라이크를 미국산 담배로 생각면 틀렸다.런던에 본사를 둔 영국과 미국의 합작기업이 만든 담배다. 미 동부지역의 주택가를 점령한 슈퍼마켓 자이언트 푸드는 네덜란드회사이며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스포츠·레저 자동차가운데 하나인 지프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생산한다.미국 상표로 알려진 넥타이 브룩스 브라더스는 이탈리아 제품이며 일간지 시카고 선 타임스는 런던의 언론재벌인 콘라드 블랙이 만든다. ‘아메리칸’이라는 상표가 붙었어도 미국의 소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아메리칸 헤리티지 사전은 프랑스의 미디어 그룹 비벤디의 자산이다.비벤디는 가장 미국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영화제작사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인수했다. 최근 급성장하는 멜론 뱅크와 올 퍼스트 뱅크는 각각 스코틀랜드와 독일계 은행이다.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 푸드점 맥도널드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류제품 갭 등이 유럽에 진출했지만 2000년도 투자액을 보면 유럽의 대미 투자는 9000억달러,미국의 대유럽 투자는 6500억달러로 큰 차이가 난다. 워싱턴 포스트등 미국 언론들은 과거 일본 기업들이 콜럼비아 영화사 등 미국의 알짜배기 기업들을 삼켰을 때 “자유의 여신상이 기모노를 입었다.”고 거부감을 표시했다.그러나 유럽 기업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세계화에 따른기업환경의 변화로 받아들인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인과 ‘파란 눈의 크리스천’ 유럽인들에 대해 서로 달리 갖는 인종적 편견의 일단인지도 모르겠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 [씨줄날줄] 가수 김연자

    대북특사인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가 북한을 방문하는 다음날,그러니까 4월4일 가수 김연자(金蓮子)씨가북한을 방문한다.일정은 11일까지로 8일간.4월5일부터 12일까지 방북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일정이다. 지난해 김씨는 평양의 청년중앙회관과 국제영화회관에서두 차례 공연을 가졌고 함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당 간부들 앞에서 한 차례 공연을 가졌다.북한 노래뿐만 아니라 한국 노래도 불렀는데 청중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한다.김씨가 북한에서 이처럼 크게 환영을 받았던 데는 그녀의 노래가 좋다는 것 말고 두 가지 요인을 더 생각해 볼 수 있다.하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팬으로 갖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함흥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그녀에게 “20년이 넘게 팬이었다.마침내 꿈을 이루었다.”고 말할 정도로 관심을 표명했다.또 하나의 요인은 일본에서의 성공이북한으로의 길을 열어 주었다는 점이다. 김씨의 일본 가수 생활은 요즘에는 순탄해 보인다.지상파 방송의 사회자들이 ‘기무 욘 쟈’상이라고 소개하면 무대 옆에서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김씨가 등장,때로는 미소 가득한 얼굴로,때로는 가사에 맞는 희로애락의 표정을 지어가면서 일본 엔카(演歌)를 열창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얼마 전 내놓은 CD ‘무지개 다리’도 인기다.북한 노래와 한국 노래가 한곡씩 담겨 있다.그런가 하면 지난해 NHK방송 연말 홍백전에서 부른 북한 노래 ‘임진강’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는 일본 방송에 출연할 때는 죽어라 하고 기모노를안 입는다.엔카를 부르는 여가수들은 백이면 아흔아홉이기모노를 입는데도.그런 그녀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데는 역시 이유가 있다.창법이 일본 가수와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힘 있게,내뿜듯 부르는 한국 트로트와 달리 올라갔다가는 금방 내려오는 간드러진 엔카의 분위기에 맞는다는 것이다.한국 가수 한둘쯤은 받아들일 만한 일본 방송과 국민들의 여유도 한몫했을 것이고,그녀의 피눈물나는노력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일 것이다. 가수 김연자는 어느덧 국경을 따라 놓여 있던 단절의 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무지개 다리가되고 있다.언젠가 그녀가 일본 방송에서 기모노 차림으로노래를 부르고, 한국에 와서는 북한 노래를 부르는모습을 보고 싶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2002관광 월드컵 현장을 가다] 대전

    대전은 정부대전청사,대덕밸리,계룡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제2행정수도·첨단 과학도시·국방의 중핵도시로 급부상했다.93년 대전엑스포는 지역을 세계에 알리고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시민들은 2002한일 월드컵축구대회가 다시 한번 대전을 크게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숙박 맑음=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마다 대전에서 잠을 자는 외지·외국인은 하루 1만7,756명으로 1만1,273개의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한 경기당 대전을 찾는 외국인은 2만500명이 넘지만 대전에서 모두 잠을 자지 않을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 객실은 호텔 2,156실을 포함해 시내에 1만1,272실이 있고 충남 공주 등 인근지역에 5,741실이 있어 숙박시설은 충분한 상태다. 숙박시설은 93년 엑스포 때 이미 한차례 검증을 받았다.하루 평균 15만명의 관광객 가운데 3만∼5만명이 잠자고 갔으나 별 문제가 없었다. 대전시는 여관 업자들로부터 월드컵 때 외국 관광객만 받는다는 약속과 함께 8,002실을 미리 비워 놓도록 사전 정지작업도 마쳤다. 시설면에선 유성의 경우 온천관광지로 평소 손님유치 경쟁이 치열해 좋은 편이다.대전시는 시설이 다소 처지는 7,814개 객실은 연리 6%로 융자,개선케 할 계획이다. 또 민박 406가구,한국통신 등 기업체 연수원 10곳 878실에 야영장 3개동 등도 마련돼 있다. ◆교통 보통=범죄자들이 달아나기 좋다며 대부분 대전으로잠입할 정도로 외부 진출입은 편리하다.경부·호남고속도로와 철도,대전∼통영고속도로,대전남부순환도로 등 외부진입로가 잘 갖춰져 있어 국내 최고의 교통중심지로 꼽힌다.그러나 대전·서대전역,대전터미널 등에서 경기장까지는 도로가 비좁고 차량이 많이 몰려 사정이 안 좋다.게다가 지하철 공사가 체증을 더해준다. 경기장 앞은 유성IC∼국립묘지간 도로가 2차선에서 6차선으로 넓어져 덜하나 숙박시설이 밀집된 유성지역 안은 도로가 좁아 교통난이 예상된다.대전시는 국립중앙과학관 등 인근 지역의 주차장을 활용해 경기장으로의 승용차 접근을 막고 역·터미널∼경기장간 셔틀버스를 운행,해소키로 했다. 대전시는 또 외지인이 단체로 버스 등을 이용,대부분 도심을 비껴 경기장으로 곧장 갈 것이라고 희망섞인 기대를 내놓고 있다. ◆통역 흐림=경기장내 통역은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월드컵조직위가 맡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나 대전을 관광하는 외국인을 위한 통역요원은 부족하다. 대전시는 통역 자원봉사자 230여명을 시내 곳곳에 배치할계획이나 외국인이 불편없이 백화점과 관광지를 돌아볼 수있을지는 의문이다.백화점과 재래시장,숙박업소,교통안내소,관광지 등 통역이 필요한 데가 너무 많아서다. ◆관광 맑음=대전시는 지난해 4월부터 시티투어(City Tour)를 실시하고 있다.하루 코스로 엑스포과학공원,중앙과학관,대청댐,뿌리공원,정부대전청사등과 함께 시내에 공주 계룡산 도예촌과 공산성,금산 칠백의총,논산 계룡대,청주동물원 등 시외권의 다양한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시내 요금은 학생 4,000원,어른 5,000원에 시외는 학생 7,000원,어른 8,000원.월드컵 때는 통역요원을 차량에 동승시킬 계획이다. 또 월드컵 기간에는 백제문화의 중심지인 부여와 대천해수욕장,독립기념관,현충사 등을 거치는 ‘1박2일’ 코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글 대전 이천열기자. ●홍선기 대전시장“경제 파급효과 9천억”. “내년 대전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과학 월드컵이 될 것입니다” 홍선기(洪善基) 대전시장은 “대덕밸리가 있는 지역 이미지에 맞춰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외국인을 위한 과학축제를열흘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축제에서는 물레,절구,측우기 등 우리 조상들의 전통 발명품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시범을 보이게 된다. 그는 또 압축천연가스 시내버스를 보급하고 도심의 녹지확충에도 힘을 쏟아 친환경 월드컵으로 치를 계획이다. 월드컵이 대전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모두 9,238억원으로 대전을 세계에 알리는 효과도 대단하다.홍 시장은“지역발전을 10년 앞당긴 93년 대전엑스포와 같은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 이어붙이는 ‘2002m 그림’. “월드컵에 희망을 담고 싶었어요” 한·일 월드컵의 해에 맞춰 2002m짜리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 조정용(曺廷龍·39·배재대 사회교육원 아동미술과정 담당교수)씨.조씨는 “IMF 이후 경제난으로 좌절에 빠진사람들이 월드컵을 계기로 희망을 되찾았으면 해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림은 길이 45m에 폭 1.4m짜리 캔버스 천에 아크릴로 그린다.캔버스 45장이 들어가며 작품이 완성되면 이들을 이어 붙여 대작을 만든다. 작품명은 ‘우리’.제목처럼 조씨 혼자 그리는 건 아니다. 장애인,직장인,어린이 등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이 참여한다.그는 이들이 그린 어수선한 그림을 예술적으로 재창조하는 작업만 한다.손자국으로 가득하거나 선이 하늘을 나는 듯한 것 등 모두 추상화다. 다양한 계층의 그림을 담기 위해 지금까지 천안 독립기념관과 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 등 전국을 누볐다.도로 위에서도 작업을 많이 했다.그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99년 4월. 현재까지 35장(1,620m)이 완성됐다. 9월에는 1일 대전 중구청,8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그림을그린다.5,000만원의 자기 돈을 들여 그리는 이 작업은 월드컵 전에 모두 끝난다. 조씨는 “정치인을 마지막으로 참여시켜 그림을 완성할것”이라며 “완성되면 대전시립미술관에 전시하거나 갑천변에서 우리 민족이 소원을 빌 때 종이를 태우 듯 불에 모두태우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스테이 신청 최화정 주부. 월드컵 때 홈스테이를 하겠다고 신청한 대전시 서구 월평동 최화정(崔化貞·47·주부)씨는 “외국인에게 최고의 서비스는 ‘미소’”라고 말한다. “외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홈스테이로 이어졌다”는 그가 홈스테이를 한지는 10년 가까이 된다.통역도우미로 일하던 93년 대전엑스포 때 이집트전시관 관장을 묵게한 게 처음이다.이후 10여차례 홈스테이를 해왔다. 이집트 관장은 이를 계기로 자기 딸과 최씨의 딸이 펜팔을 하도록 주선해 지금까지도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95년 세계 일주를 하다 묵은 슬로바키아인과 97년 들렀던일본 도쿄대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슬로바키아인은 세계 명승지에서 찍은 사진을,도쿄대생은 기모노옷감 등과 함께 편지를 보내 최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도쿄대생은 한국을 찾았다 강도를 당한 뒤 최씨 집에서 한국문화를 배우고 여비와 한복까지 받고 돌아갔었다. 최씨는 홈스테이가 외국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자녀의 이해를 넓혀 자부심을 갖게하고 거부감을 없애준다고 했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저녁은 반드시 외국인과함께 먹는다는 그의 집에는 한국의 민속,관광 등의 자료가수북하다. 최씨는 “대전은 외국에서 공부한 연구원들이 거주하는 대덕밸리가 있어 다른 지역보다 홈스테이의 여건이 좋다”며“홈스테이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민간외교사절”이라고말했다.
  • [한국에 산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초등학교에서 열린 ‘외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CCAP)’ 수업시간.이날 소개된 나라는 일본이다.전통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일본인 유키 마츠자와(24·여·일본어 강사)가 기모노에 대해 설명하자 수업에 참가한 40여명의 어린이들이 서로 입어보겠다고 아우성이다.유키는 일본 전통과자 센베이를 나누어주고일본 동요를 가르치면서 자국 문화 소개에 열심이다. TV나인터넷을 통해서만 일본 문화를 접했던 어린이들은 마냥신기해 한다. ‘외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인터넷으로(kuces.unesco.or.kr)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외국인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와 함께 전국 초·중·고교를 방문,1∼2시간 가량 자국 문화를 소개한다.수업방식은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다.‘전통음식 페스티벌·전통 노래배우기·전통의상 입어보기·댄스 파티’ 등 학생들이함께 어울릴 수 있는 흥미롭고 다양한 활동들로 꾸며진다. 이때문에 학생들의 호응도 아주크다. ‘다른 문화, 다른 나라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시민을 육성한다’는 목표로 1998년 시작된 이래 매년 신청자가 1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좋다.또 초기에는신청자가 미국·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 국한됐으나 지금은페루 ·카메룬 출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신청하고 있다.지난해 114명의 외국인들이 전국 102개학교에서 463회의 수업을 실시했을 정도다. 유네스코의 전진성(全鎭星·32)씨는 “문화교실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은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소중한 경험을 할 뿐아니라 매달 정기모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갖는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데도 큰 도움을 주는 행사”라고 설명했다.벌써 10여차례 이 행사에 참가했다는 유키 마츠자와도 “수업을 하고 나면 ‘개인외교관’이 된 것같은 자부심을 느낀다”며“많은 외국인들에게 꼭 참가하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미기자 eyes@
  • 일제 만행 현장을 기록…美 노블여사 일기 요약

    고종 독살사건은 3·1운동을 촉발했다.미국 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서 활동했던 마티 윌콕스 노블 여사의 일기는 당시의 만세 외침과 일제의 잔학행위를 생생하게 전달한다.다음은 그의 일기 요약. ■ 1919년 3월1일 오후 2시를 기하여 모든 학교,중학교 이상의 학교가 일제 지배에 항거해 수업을 거부했고,학생들은 거리를 행진하면서 손을 높이 들고 모자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거리의 사람들도 합류했고 그 기운찬 외침은 도시 전체에울려퍼졌다. 나는 창문으로 긴 행렬이 모퉁이를 돌아 궁궐담 주위를 행진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다.정부가 운영하는 여학교 학생들도 행진했다.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이화학당 앞으로 가서 여학생들에게 나와 합류하라고 소리쳤다.여학생들이 몰려나오자 월터 양이 기모노 차림으로 나와 학당정문을 걸어 잠그고 여학생들을 가로막았으며,아펜젤러 씨와테일러 씨까지 나와서 막는 바람에 결국 합류하지 못했다. ■ 3월2일 조선국가협의회(The National Society of Korea)명의의 전단이 온 거리에 뿌려졌다.방금 뛰어나가서 가져와내용을 그대로 적는다. “오,황제는 참담한 심경으로 돌아가셨다.우리는 황제께서어째서 돌아가셨는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이제 200만명의 충성되고 한국을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황제께서 어떻게 죽음을당하셨는지 설명하려고 한다”■ 3월3∼4일 매일같이 거리에 전단이 뿌려진다.초기에 뿌려진 전단에서는 폭력시위가 계획된 바 없으며 폭력행위가 한국의 독립을 늦출 수도 있으니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어떤종류의 폭력도 사용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 4월16일 레이몬드 커티스 부영사와 호레이스 언더우드 씨,그리고 인터내셔널 뉴스 특파원인 테일러 씨가 제암리로 가서 직접 학살의 현장을 확인했다.그 마을은 남편 아서 노블의 수원구역 내에 있다.그들은 얘기로 듣던 것보다 훨씬 참혹한 현장을 목격했다.교회 터에는 재와 숯처럼 까맣게 타버린 시체뿐이었고,타들어간 시체의 냄새는 속을 메슥거리게할 정도였다.곡식창고와 가축들도 같이 타버렸다.일본 군인들은 집집마다 다니며 남자들을 불러모았고,사람들이 모이자교회에 불을 질러 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태워 죽였다. 도망치려는 사람은 총으로 쏴죽였다. ■ 4월19일 영국 대리공사인 로이드 씨는 사람들을 모아 불타버린 다른 마을로 갔다.모두 수원의 남양지역에 있었다.아서의 관할구역이었으므로 같이 가자고 했고,스미스 씨는 통역으로 갔다.테일러 씨도 동행했다.원래 그는 재판참석차 평양에 갈 예정이었으나 미국공사 베르골즈 씨가 평양보다는학살현장으로 가서 보고 나중에 본국에 기사를 전송해 달라고 요청했다.현지에 가니 사람들은 겁이 나서 그런지 환자들을 데려오려고 하지 않았다.돕다가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울까 겁에 질려 있었다. 로이드 씨와 일행이 방문한 다섯 마을의 상황은 시체가 묻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암리와 다를 바 없었다.그들은근처에 16개 마을이 전멸되다시피했다고 말했다. 마을 양쪽끝의 몇 집을 빼고는 성한 집이 없었고 여자와 아이들이 그곳에 숨어지내고 있었다.산으로 도망쳐 풀뿌리나 나무뿌리를캐먹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 ASEM SEOUL 2000/ 정상들 선물 어떤것

    서울 ASEM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서로에게 어떤 선물을 건넬까. 정상들이 해외를 방문하거나 손님을 맞을 때는 간단한 기념품을 교환하는 경우가 많다.우리나라의 경우 도자기나 은제(銀製)거북선 등‘전통’이 담긴 기념품을 주로 선물한다. 이번 ASEM에서 우리나라는 행사 마지막 날인 21일 26개국 정상 또는정상대행에게 주전자 모양의 도자기를 1개씩 선물할 예정이다. 정상과 함께 온 부인들에게는 분청자기 1세트씩이 전달된다.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은 여성이지만 남편을 동반하지 않고혼자 온 정상이기 때문에 도자기만 선물 받는다. 다른 나라 정상들이 어떤 선물을 준비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선물은 교환 전에는 공개하길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 중에는 오스트리아와 같이 아예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아시아 정상들은 대체로 선물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는 기모노와 같은 전통 기념품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중국 주룽지(朱鎔基)총리도 ‘작은’ 선물을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품목에 대해서는 대사관 직원들조차 함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선물은 정상끼리 직접 주고받기 보다는 외교실무자간에 교환하는 게 관례”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에 손님을 초청한 입장이기 때문에 모든 정상 내외에게 선물을 준비했다”고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日 록듀오 ‘자게 앤 아스카’ 서울 공연

    일본 대중음악의 공습이 시작됐다. 26일과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일본의 정상급 록듀오 ‘자게 앤 아스카’의 공연은 일본 대중음악의 위력을 실감케한 공연이었다.일본 가수가 2,000명 이상의 한국 관객을 상대로 일본어로 노래한 것은 이번이 처음.아스카(본명 미야자키 시게야키)는 감격스러운지 “제가 정말 서울에서 일본어로 노래하는 것이 맞습니까”라고 몇번씩 되뇌었다. 폭우가 퍼붓는 날씨에도 26일 공연장에는 일본에서 날아온 3,000여명의 팬들과 주한 일본인,이달초 결성된 국내 팬클럽 회원 등 6,000여명이 운집했다.자게 앤 아스카는 ‘세이 예스’‘러브 송’‘야야야’ 등 히트곡 20여곡을 140분동안 열창했다.아스카는 “이희호여사로부터 내년 봄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통일콘서트에 참가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녕하시무니까' 두사람은 공연 내내 스케치북이나 노트에 미리적어놓은 인삿말을 한국어로 전하는 정성을 보였다.자게(본명 시바타 슈지)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적은 스케치북을 펼쳐보이며 “안녕하시무니까.감사하무니다”를 연발했고 아스카는 “한국과 일본이 과거 불행한 역사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가까운 나라끼리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곡을 부르며 태극기와 일장기를 함께 흔들기도 했다.공연 초반 어색해 하며 앉아만있던 국내 관객들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아스카는 “가수생활 22년만에 처음으로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느라”한동안 노래를 잇지 못하기도 했다. 당초 젊은 여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였던 일본인 팬들 가운데는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들과 주부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기모노를입고 나온 일본 관객과 한복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일본인 유학생들이 눈길을 끌었다. ●치밀한 마케팅 이윤희(33·서울 중곡동)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스카의 가창력이 뛰어났고 라이브 콘서트에 어울리게 편곡한 솜씨도빼어났다”며 “무엇보다 쉬지 않고 열창한 이들의 ‘힘’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공연 수익금 5억원이 한국여성기금에기부되는 만큼 이들 듀오는 개런티가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측은 지난 달 25일 한국기자들을 도쿄로 불러들여 기자회견을 갖고 이달초 국내 팬클럽 결성식에 이들을 참석시켜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위문케 하는 등 ‘내공’을 들였다. 일본 팬들의 관람문화도 본받을 만 했다.무엇보다 질서정연했고 환경운동 차원에서 쓰레기를 줍는 성숙된 자세를 보였다.주부 마스자키요시에(35)는 “서울공연에 못온 친구들에게 주겠다”며 공연 팜플렛을 모으기도 했다. ●일본음악 붐 일어날까 아직까지 일본어 음반은 발매가 금지돼있는관계로 영어 음반만이 판매되지만 자게 앤 아스카의 공연으로 상당한 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게 앤 아스카의 내한공연에 발맞춰 지난 96년 막시 프리스트,보이조지 등 유럽 뮤지션과 함께 영어로 불렀던 앨범 ‘원 보이스’가 국내 발매됐고 10대 댄스그룹 ‘드림스 컴 트루’의 ‘싱 오어 다이’도 나왔다.9월말에는 일본 10대음악의 기수 아무로 나미에가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선다. 하지만 많은 일본음악산업관계자들은 음악 외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는 인상이다.자게 앤 아스카 소속사인 리얼캐스트의 와타나베 데츠지 사장은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 일시적인 붐은 만들어질지 몰라도 자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듣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에 붐은 곧 사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국내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않다. 임병선기자 bsnim@
  • 한가위 선물 가격 양극화

    더위가 물러서기가 무섭게 추석(9월12일)이다.예년보다 일주일 가량빨리 찾아온 한가위이지만 업계는 기대에 들떠 있다. 지난해만은 못하겠지만 올해도 여전히 ‘대목장사’가 기대되기 때문이다.적게는 20%,많게는 70%까지 매출이 신장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올해는 특히 선물의 ‘가격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게업계의 관측이다.백화점은 초고가 상품에,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은초저가 상품에 승부를 걸었다. ◆초고가 상품군 서울 갤러리아백화점은 25일부터 ‘금가루술’을 판매하고 있다.선진서방국 G8 정상회담때 만찬장 공식술로 지정된 일본오키나와현의 전통명주 ‘아와모리’에 24K 순금박가루를 섞어 만든술이다. 이름도 ‘황금의 나날’이다.의외로 값은 8만4,000원 수준이다.대신 판매사원이 입은 기모노 의상이 1,000만원짜리로 일본에서특별 공수해왔다. 현대백화점은 알을 밴 조기만을 꼬들꼬들하게 말린 알굴비를 90만원에 50세트 한정 판매한다.한마리에 100만원 하는 흑산도 홍어도 내놓았다. 일반인은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금지된 왕국’이란 별칭이붙은 로마네콩티 와인은 290만원에 팔리고 있다. 롯데는 갈비값과 맞먹는 고급멸치(3㎏)를 35만원에 내놓았다.밭더덕보다 맛과 향이 월등하다는 용문산 산더덕 세트가 19만5,000원,8개짜리 명품 사과세트는 12만원이다. 300만원짜리 루이13세 코냑도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410만원짜리 혼마 골프채를 추석 선물로 내놨다. 행복한세상은 사과를 먹여 키운 상주지방의 ‘사과먹는소’ 정육세트를 40만원에 30개 한정 판매한다. ◆초저가 상품군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은 고가상품보다는 저가의실속상품을 다양하게 준비했다.삼성몰(www.samsungmall.co.kr),씨앤텔(www.cntel.co.kr),LG이숍(www.lgeshop.com) 등은 1만원 미만에서부터 출발해 가격대별로 상품군을 짜놓았다. 백화점 가운데 뉴코아 LG 한신코아 등 ‘마이너’들은 5만∼20만원대의 선물세트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가격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극 활용할 만하다.가격비교 전문사이트를 클릭해 ‘주제어’(예=갈비)를 입력하면 가장 싸게 파는쇼핑몰 사이트를 알려준다.가격비교 사이트로는 샵바인더(www.shopbinder.com),웹나라(www.webnara.com),오미(www.omi.co.kr) 등이 있다.배달여부가 가능한지 즉시 알수 있는 점도 ‘한가위 인터넷 장보기’의 장점이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 롯데는 9월1일부터 11일까지 각 점별로 ‘기프트 카운터’를 운영,한곳에서 다양한 선물상품을 고를 수 있게 했다. LG백화점 부천점은 5층에 ‘제수용품 특별매장’을 설치했으며 LG홈쇼핑은 다음달 4일 하룻동안 추석상품을 20∼30% 할인판매한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쎄일(www.eSale.co.kr)은 다음달 1일까지 ‘추석선물 공동경매 특별행사’를 연다.홍삼 한과 굴비 등 추석인기제품을 공동경매에 부치며,낙찰건수가 늘어날수록 5%에서 최고 33%까지할인해 준다.샵바인더는 공동구매를 통해 가격부담을 더는 ‘한가위용품 공동구매제’를 실시중이다. 안미현기자 hy
  • [대한시론] 문화의 문을 활짝 열자

    지난 15∼17일 교토에는 50만명에서 8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몰려 법석을 떨었다.일본 3대 행사 중의 하나인 ‘기온 마쓰리’(祗園祭)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리는 고운 기모노를 떨쳐 입은 여인들과 아이들로 떠들썩했고 일본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온 도시가 만원이었다.마쓰리를잘 볼수 있는 거리에 있는 호텔은 1년전에 벌써 예약이 끝난 상태이고 서비스와 청결을 자랑하는 일본의 여관들도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일본은 각 도시마다 사시사철 특색을 자랑하는 마쓰리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지역민들의 단결과 자존심을 살리면서 관광수입을 짭짤하게 올리고 있다. 사실 들여다보면 별것도 아닌 행사지만 전통을 소중히 여기며 계승 발전시켜가는 모습은 본받을 점이 많다.가장 중요한 질서와 청결,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일본인들을 보면서 나는 우리들의 행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발디딜 틈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찬 잡상인들,바가지요금,비위생적인 음식물,무질서,쓰레기,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외국관광객을 자신있게 끌어들일 수 없다. “한국은 88서울올림픽때 좋은 기회를 놓쳤다.한국인들은 너무 현대적 감각에 치중한 나머지 한국 고유의 것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서방기자들은 서구와 다른 한국만의 무엇을 찾아낸 것이 고작 ‘보신탕 판매금지’ 팻말이었다.한국은 일본보다 더욱 독창적인 예술자원을 갖고 있다.현대와 전통을 접목한 한국만의 현대예술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의 지적을 우리는 뼈아프게 새겨 들어야 한다. 독창적인 예술자원은 사장된채 발전되지 못하고 우리는 스스로 주눅들고 있다.문화는 삶의 질이고 향기이다.질서·청결,보여줄 우리만의 독특한 예술작품,정갈하고 깊은 맛이 배어있는 전통음식 등등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야 관광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여관문화도 우리가 배울 점이다.서(西)이즈 반도 한적한 시골의 작은 여관에서 사흘을 머문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의 손님접대는 거의 경지에 가 있는느낌이었다.손님이 여관하녀의 안내로 방에 들어서면 여관주인이 문앞에서 무릎을 꿇고,머무는 동안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다하겠다고 말하면서 몇 번이고 절을 한다. 방안은 정갈하기 이를 데 없고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들이 입의 혀처럼 제자리에 놓여있다.항상 준비되어 있는 따끈한 오차,아침저녁 성의를 다해 차려주는 식사,저녁이면 깔아주고 아침이면 개어주는 정갈한 이부자리,뜨거운 물이 넘치는 깨끗한 목욕탕. 호텔보다 비싼 방값을 내고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손님은 왕이 아니라 황제였다.이런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사람들은 말그대로 뿅 갈 수밖에 없고,그러니까 평생 그 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그들의 빼어난 상술은 우리가 꼭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우리도 여관을 좀더 고급화해서 온돌방에 보료를 깔고 정갈한 우리음식을 정성껏 대접하고 성의를 다한 서비스를 한다면 어떨까.그 여관에 머무는 사흘동안 내내 혼자 생각해봤다.“경제의 교환은 상품,서비스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문화적 가치도 함께 전파된다.한 나라의 물건을 살 때 우리는 그 나라에 대한 평판이나 이미지를 떠올린다”.다시 기 소르망의 말이다. “한국은 세계시장에 상품을 수출하지만 기본 경제가격만으로 수출하는 손해를 보고 있다.왜냐하면 ‘한국’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문화적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다”.이제 곧 시드니올림픽이 시작되고 2002년이면 우리나라에서월드컵이 열린다.우리는 시드니에 무슨 문화를 선보일 것인가.월드컵 개최라는 또 한번의 엄청난 기회를 놓쳐버릴 것인가.답답하고 안타깝다.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한 후 로마는 그리스의 찬란한 문화를 파괴하지 않고모두 받아들였다.“로마인은 다른 민족에게 배우기를 거부하는 따위의 오만은 갖고 있지 않다.좋다 싶으면 그것이 적의 것이라 해도 거부하기보다는 모방하는 쪽을 선택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이다.문화의 대문을 활짝 열고,남의 나라 것이라도필요하고 좋은 것을 과감하게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들어가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孫 淑 연극배우·전환경부장관
  • 韓·日 만화가가 본 설 풍속도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설 명절 풍속도를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된다.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 주최하는 ‘한·일 설 풍경전 2000’.이 행사는 양국의 유명 만화가 119명이 그린 연하엽서 122점과 한복·기모노 인형전,일본의 설 장식과 놀이도구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었다.또 일본의 인기 인형극단 크라르테의 특별공연을 비롯,라쿠고(落語·만담)와 인형극,하쓰가마(初釜)등도 부대행사로 준비됐다.특히 하쓰가마는 정월 7일이 지나 새해처음으로 차솥을 걸어 놓고 차를 끓여 다회를 여는 것으로, 차도에 정진하는이들에게는 수련의 첫 걸음이 되는 행사다. 한편 올해는 지난해 일본영화 개방에 따라 일본 영화 소개에도 비중을 뒀다. 극영화로는 일본에서 정월이면 으레 선보이는 ‘남자는 괴로워’(감독 야마다 요지)시리즈와 ‘하나비’‘우나기’‘카게무샤’‘나라야마 부시코’,애니메이션으로는 ‘불새 2772’‘은하철도의 밤’‘은하철도 999’등이 상영된다.10일부터 23일까지.장소는 공보문화원내 전시실.(02)765-3011. 대 한 매 일구 독 신 청 721-5555)
  • 인생을 바꾼 DJ와의 만남/청와대 해외입양동포 다과회 눈물바다

    ◎88년 해외서 만난 입양 여학생 “운명에 굴복말라” 용기 심어줘/법률자문가 돼 10년만에 해후 23일 오후 청와대에서는 한편의 드라마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金大中 대통령과 해외입양 동포들의 청와대 다과회 자리에서 가슴저린 해후가 있었다고 朴仙淑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金대통령이 말문을 열었다.金대통령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마음으로부터 미안하고 우리가 정말 잘못을 저질렀다”고 했다.그러면서 ‘네덜란드의 한 식당에서 만난 노부부가 한국인 장애입양자들에게 정성을 다해 음식을 떠먹이는 것을 보고 부끄러워 울어버렸다’는 지인(知人)의 얘기를 소개했다. 이어 지난 88년 2월 스웨덴을 방문했을 때 동포리셉션에서의 일화를 들춰냈다.기모노를 입은 한 여학생이 일어나 질문을 하기에 ‘일본 여학생이구나’했는데 “나는 한국에서 온 입양아다.당신 나라는 우리는 물론 지금도 아이들을 낯선 외국으로 팔고 있다.한국의 정치지도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하고 물었다고 했다. 그래서 느낀 대로 “부끄럽기짝이 없다.그러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라”는 취지의 답을 했다고 회고했다.“그 여학생은 ‘20년 맺힌 응어리가 풀렸다’고 인사했고,몇년이 지난 후 기자가 되어 스웨덴을 방문중인 나를 인터뷰하러 찾아왔었다”고 털어놨다.그리고 “그 여학생이 지금 성공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소개했다.지금은 스웨덴에서 법률자문사로 일하는 리나 김경애씨(33)가 일어섰고,흐느낌 속에 박수가 터져나왔다.리나씨는 “민주주의 대표자로서 대통령을 다시 만나 정말 기쁘다.그때의 만남이 저를 바꿔놓았다”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한국전쟁때 미국으로 입양된 크리맨트 토머스(46)가 “과거는 과거이고 바꿀 수 있는 것도,또 바꾸고 싶은 것도 없다.과거에 대해서 후회도 없다”며 대통령이 미래로 향하는 문을 열어줘 고맙다고 했다.모두가 하고 싶었던 얘기였든지 다과회장은 삽시간에 ‘흐느낌의 개울’에서 ‘울음의 바다’로 변했다.金대통령도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우리말을 할 줄 아는 동포는 아무도 없었다.
  • 일본인과 자살/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일본의 대표적 작가 미시마 유키오(삼도유기부)의 단편 ‘우국’은 육군장교들의 반란사건과 관련하여 한 중위 부부가 자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할복한 남편이 내뿜은 검붉은 피가 부인의 백색 기모노를 적시고 피바다를 이룬 다다미 바닥을 새하얀 버선발로 밟고 다니는 이단적인 형식미가 눈부시다.이른바 ‘하리키리(복체)’란 헤이안(평안)시대 이후 투철한 무사도 정신을 강조하는 자살방법이다.작가는 그의 소설처럼 자위대의 각성과 궐기를 촉구하면서 지난 70년 자위대원들이 보는 앞에서 할복자살했다.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도 그의 제자인 미시마가 자결한 뒤 가스자살했고 그 이전에 ‘나생문’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다사이 오사무도 자살했다. 일본인의 죽음에 대한 집착은 일본을 소개하는 서적에서 ‘죽음의 문화’가 민족적 특성으로 등장한다.또한 매주 집계되는 금주의 베스트 셀러 중에는 죽음과 관련된 ‘유서’‘임사체험’‘투명한 유서’ 등이 두세권씩 끼어 있고 ‘인간답게 죽는법’이란 책이 서점의 중앙에 장기 진열되기도 한다.그들의 죽음에 대한 관심은 그것이 반드시 치명적인 미학의 결정체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책임에 대한 전력투구일 뿐이다.이번 일본 대장성 수뢰 스캔들도 마찬가지다.전현직 간부들의 잇단 체포,장차관의 인책경질에 이어 대장성 은행국 오쓰키 요이치(대월양일) 금융거래관리관이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다.76년 록히드 사건이나 89년 리크루트 사건때도 측근인 운전사와 자금담당 비서가 책임을 지고 자결했다.그들의 정신은 자신이 겪은 수치를 ‘깨끗이’ 자살로서 사죄하고 전력을 다해 책임을 지려는 최후의 수단이다.일본도를 사용하진 않았으나 현대적인 ‘셉부쿠(체복)’인 셈이다. 자살이 아름답다거나 장하다는 것은 아니다.문화가 다른만큼 모든 것이 우리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그러나 만약 비슷한 사건때문이라면 아마도 우리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시간이 약’이라고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모든 사건을 잊어버리기나 바랐을 것이다.
  • 떠오르는 이벤트산업(G7으로 가는 길:48)

    ◎번뜩이는 아이디어 고객사냥 전위부대/주문 받으면 15∼30일간 합숙·밤새우기 예사/신제품­신차발표회·콘서트·기업홍보 등 시장 넓어/행사개념 정확히 파악… 독창적인 기획이 생명 『이번에는 기획의 포인트를 어디다 둘까.모두 아이디어를 내봅시다』 이벤트(행사) 전문업체 「연 하나로」가 한 기업체로부터 체육대회 행사를 의뢰받아 막 기획회의를 시작했다.참석자들의 차림새는 정장에서 청바지에 신세대 헤어스타일까지 한마디로 각양각색.관련회사의 자료와 주문사항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들은후 각자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현대인은 파워(힘)를 열망합니다.강력한 핵폭발음과 레이저를 이용한 머쉬룸(핵폭발시 생기는 버섯구름) 연출을 통해 응집력을 유도…』 『…복장과 신발 모자를 그린(녹색)으로 통일하고 G자형 배치를 통해 환경친화적…』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얘기들이 밑도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날이 저물자 장소가 찻집으로 옮겨지고 좀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회의가 계속됐다.시시콜콜한 얘기들도 나왔지만 참석자중 한 사람이각자의 발언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빼곡히 기록했다.밤늦은 시각 인근 술집.역시 주된 화제는 수주받은 이벤트를 어떻게 치러낼 것인지에 모아졌다. 이벤트 하나를 치러내기 위해 이같은 기획회의가 보통 보름에서 길게는 한달까지 이어진다.이벤트 회사 사원들은 이 회의를 「브레인 스토밍(머리짜내기)」이라고 부른다.피를 말리는 과정이다. ○아이디어를 파는 사람 「아이디어를 파는 사람」 이벤트전문 광고회사 사람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부른다.아이디어는 독창성이 생명이다.독창성이 없으면 호소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그래서 이들은 일이나 개인생활에서 형식과 규격화를 배격한다.생리적으로 자유분방함을 추구한다.출근도 퇴근도 정해진 시각이 없다. 그러나 일단 이벤트 주문이 떨어지면 보름에서 한달까지 밤을 새운다.아예 호텔방을 잡아 합숙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합숙에는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5∼6명의 기획팀과,창출된 아이디어를 형상화 하는 연출자,조명·무대·특수효과를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코디네이터(조정자)가 한조가 된다. ○무한한 상상력 동원 「연 하나로」의 박재삼 부장(35)은 『수십개 또는 수백개의 아이디어가 나오면 일차로 해당회사의 상품이나 회사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는 것들만을 추려낸뒤 다시 정밀 선정작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이벤트 제작과정은 기획에 비교하면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서는 일과 후에도 개인적인 노력이 요구된다.토·일요일에는 하루종일 비디오를 틀어놓고 아이디어를 구한다.무작정 여행을 떠나거나 서점을 찾기도 한다. 이벤트 월드의 김정노 사장(41).『소비자나 고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은 정말 고역입니다.수많은 이벤트를 치렀지만 기획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는 『이벤트를 연출할 때 음향이나 조명 등 특수효과는 부수적』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행사의 개념이 무엇이냐를 정확히 파악하고 설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즉 리셉션 행사의 경우 손님맞이가 주목적이므로 그것에 충실해야 하고 제품소개는 신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므로이같은 목적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획회의를 할 때는 참석자들이 상상력을 한껏 펼칠 수 있도록 만화 같은 얘기,터무니 없는 얘기,공상과학소설에서나 나옴직한 얘기등 소재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는 생각지 말라.오로지 무한정의 상상력을 동원하라』 그가 매번 직원들에게 주문하는 사항이다.아이디어의 단서가 되는 발상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휘정씨(28)는 제일기획 세일즈 프로모션(Sales Promotion·판매촉진)팀에서 이벤트 업무를 담당하는 신세대 여성.올해 2년째로 이바닥에선 신참이다. 그녀는 올 5월 케이블TV 개국 1주년 축하기념 이벤트를 맡았다.행사의 총사령탑인 감독이 된 것이다.『큰 일을 맡았으니 잘해야 할텐데.혹시 행사장에서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어쩌지』 걱정이 앞섰지만 맡은 일을 멋지게 해내자고 야무지게 마음 먹었다. 이 행사의 기획에서 진행,마무리까지 전과정을 총괄하느라고 온 몸이 파김치가 됐다.기획을 마칠 때까지는 산뜻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고 머리가 멍해지기까지 했다.제작과정에서는 거친 남자들과 험한 말을 주고 받으면서 일을 진행시켜 나갔다.행사 전날에는 무대를 세우느라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그러나 행사의 막이 오르고 참석자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를 들었을 때 그동안의 고생은 「쌓인 눈 녹듯」 보람과 희열로 바뀌었다.그녀는 『이벤트 업무가 재미를 느끼기에는 아직 너무 벅찬 것 같다』면서도 『참석자들에게 감동과 뭉클함을 주는 보람은 이 일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했다. 이벤트를 전문으로 하는 예스컴의 윤창중 사장(43).외국가수 초청공연을 주로 하는 그이지만 자신의 일이 우리 가수들을 해외로 내보내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휴일도 업무의 연장 『대중문화발전에 공연이벤트가 기여하는 바는 절대적입니다.하지만 우리는 공연을 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우리의 대중가수들이 외국의 대중가수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키우려면 우선 공연시설부터 늘려야 합니다』 마이클 잭슨과 같은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우리 가수를 키워내는 것이 그의 꿈이다. 국경없는 시대를 맞아 세계시장에서 국내외 기업들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경쟁에는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이를 세계의 소비자에게 잘 알리는 이벤트산업도 경쟁력을 크게 좌우한다.그러나 우리의 여건은 아직 열악하다.대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신제품을 선보일때 외국의 유명 이벤트사에 의존하고 있다.국내에서는 아직도 외국의 이벤트 광고를 거의 베끼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래도 요즘에는 경쟁력을 갖춘 이벤트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이 분야에서 온 몸으로 뛰는 열성적인 이벤트광들이 있는 한 우리도 한국적 이미지와 아이디어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릴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이벤트개발원장 조달호씨/“독창적 고유문화 이벤트에 접목시켜야” 『이벤트 산업은 그 영역이 날로 확장되고 있는 21세기 황금산업입니다.그러나 우리의 이벤트 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웅비하려면 우리 고유의 문화를 이벤트에 창조적으로 접목 시켜야 할 것입니다』 조달호 이벤테크사장겸 한국 이벤트개발원장(43)은최근 국내에서도 경쟁력있는 이벤트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현상이라면서 우리의 이벤트에는 우리만의 독창적이고 고유한 문화를 가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벤트라는 말이 널리 쓰이지만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벤트란 판을 벌여 놓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거리의 악사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도 하나의 이벤트이고,음료회사가 시음회를 통해 자사제품을 알리는 것도 이벤트다.문화예술제·신차발표회·체육행사·콘서트 등도 모두 이벤트에 속한다. ­우리나라 이벤트 산업은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 ▲88올림픽의 수많은 행사가 이벤트산업을 크게 발전시켰다.그러나 서울 올림픽과 그 뒤의 대전 EXPO는 우리의 문화를 전세계 사람에게 뚜렷이 각인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일본의 경우 지난 64년 도쿄올림픽을 끝낸뒤 이를 70년의 오사카 EXPO와 연결시켜 그들의 문화를 수출하고 이를 자신들의 상품판매에도 적극 활용했다.미국인이나 유럽인이 스시(초밥)를 먹고 기모노를 입는다.그들이문화수출에 성공하고 있다는 징표가 아닌가.우리는 그만큼 성공하지는 못한 것 같다. ­이벤트 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상품판매나 상품수출은 문화적인 것과 결합될 때 더큰 효과를 낼 수 있다.특히 국가적 규모의 이벤트는 문화수출에 역점을 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이대 명예교수 이상금 박사 글/일 중학2년 국어책에 실린다

    ◎한복 입은 어머니가 미웠는데…/“우리는 오고싶어 온게 아니다”/일서 보낸 유년기 회고록… 천1백교서 사용 이화여대 명예교수인 이상금 박사(66·아동문학)의 글이 일본 중학교 2년생 국어교과서에 실리게 됐다.일본 교과서에 한국인의 글이 실리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글은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이박사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겪게 된 경험담을 모은 일본어 책 「반쪽의 고향」가운데 「민족의 긍지를 잃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온 어머니에 대한 추억」부분으로 도쿄서적이 출판,내년부터 사용하게 될 「신편 새국어」교과서의 총 3백26쪽가운데 11쪽에 걸쳐 게재된다. 이 글에서 이박사는 초등학교 입학후 학업성적이 우수해 학교로부터 상장을 받았던 때를 회상한다.상장을 받는 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로 초청되고 일본인 어머니들은 몬쓰키(가문의 문장이 있는 기모노 예복)를 입고 온다.이박사의 어머니는 그러나 흰 저고리 검정 치마의 한복차림으로 등장한다.얼굴이 뜨거워지고 창피해진 소녀 이박사는 행사가 끝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달려온다. 이런 이박사를 무릎위에 앉혀 놓고 어머니는 설명한다. 『옛날 조선은 일본에 문물을 가르쳐준 훌륭한 나라였다.그러나 일본에 의해 침략을 받았다.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혔고 재산을 빼앗겼다.우리가 일본에 오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다.우리는 조선에서 조선옷을 입고 살고 싶었단다』 이박사의 글은 간결하고 담담한 문체속에 진한 감동을 전한다.침략에 대한 저항의식을 앞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침략의 전말을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올해 도쿄서적의 교과서는 일본 전국 1천1백개 학교,38만4천명이 사용하게 된다. 또 일본의 유명 만화영화 제작사인 무시프로덕션과 한국의 세영동화는 내년 5월까지 이박사의 저서를 극장용 만화영화로 제작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동시에 상영할 계획으로 있다. 이박사는 『내 글이 일본교과서에 실리게돼 기쁘다』고 말하고 책을 쓰게된 동기로는 『여론조사 결과 일본 청소년의 21%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배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서 교과서가 안가르치는 사실을 일본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교토­오사카 교포사회(세계속 한인촌 탐방:5·끝)

    ◎20∼30대 배우자 80%가 일본인/서툰 한국말… 다다미 깐 일본집서 한국식 제사/차별 줄어들고 고학력화… 관리·사무직 늘어나/어렵게 일군 삶의 터전 소유권분쟁에 휘말리기도 해방50년.재일동포의 삶은 일본사회의 차별과 무관심속에 고난의 길을 걸어왔다.하지만 지문날인 철폐운동등 피어린 투쟁과 일본인의 차별의식 약화,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 등으로 뒤늦게 나마 빛이 들고 있다.소외자에서 이제는 「끼여들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재일동포는 앞으로 어떻게 삶을 정립해 나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 묻고 있다.이 물음은 한반도에 거주하는 한국인,한국정부도 모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다.한국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 정립이 시간이 갈수록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재일동포의 빛과 그림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역중의 하나가 교토(경도)시 부근 우지(우치)시에 있는 우토로지역이다.그곳을 취재하기 위해 교토를 찾아 「우토로 토지대책위원회」초대 사무국장을 지낸 교토민단 남지부 감찰위원장 김소도씨를 만났다. ○일제 패망전 강제연행 뜻하지 않은 손님을 맞게 된 김위원장은 귀찮아 하는 기색없이 교토역앞 중국요리집으로 약속장소를 정했다.그곳에서 열리는 「오카모토(오본)」가와 「하야마(엽산)」가의 결혼식장에서 접수를 보고 있겠다는 것이었다. 그 결혼식은 일본이름에도 불구하고 재일동포끼리의 결혼식이었다.결혼식은 피로연에만 손님이 초대되는 일본식.피로연은 사회자의 일본어 인도에 따라 먼저 일본말 축가등이 불려지고 있었다.1백50명정도의 하객이 모여 성황인 그 자리에는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1∼2명 눈에 띄었다.양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인도 참석한 것이다.그러나 상당수는 한복 차림이었다.우토로주민들이었다.이들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기자에게도 음식을 마음좋게 자꾸 권했다. 1시간여 지나 아리랑과 새타령,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이 경쾌한 템포로 흘러나오자 분위기가 일변.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가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일본인의 결혼식에서는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신부 어머니가 낯 모르는 기자를 대하면서 한국말이 서툴러 미안해 할 정도지만 마음속의 신명은 그대로였다.덩실 춤은 1시간이나 계속됐다. 피로연이 파할 무렵 김위원장과 우토로지역으로 향했다. 이곳은 일제가 패망전 한 회사를 만들어 그 회사로 하여금 비행장을 만들도록 하던 곳이다.강제연행돼 오거나 막노동꾼으로 흘러들어온 재일동포를 부려 비행장을 건설하다가 패망했다.그들은 조선인 노동자를 방치했다.보상은 커녕 귀국여비조차 지급하지 않았다.조선인은 건설현장 한구석 「함바(반장·노무자 합숙소)」에서 새로운,그러나 고달픈 삶을 개척해 나갈 수 밖에 없었다.이제는 6천4백평 대지위에 모두 재일동포인 80가구 3백80명이 살고 있다.고다쓰(각로)와 다다미를 깐 일본식 새 집을 지은 우토로의 동포들은 한국식으로 제사를 지내며 살고 있다. 그 회사는 지금 닛산자동차 계열회사인 닛산샤다이(차로)다.그런데 땅값이 치솟던 거품경제의 절정기인 88년 6월 돌연 한 부동산회사가 토지를 명도할 것을 요구했다.닛산샤다이로부터 우토로토지를 매입했다는 것이다.재일동포 주민에게는 큰 충격이었다.힘겹게 닦아놓은 삶의 보금자리를 억울하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지금은 소유권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중이다.김위원장은 『끌어다가 고생시키고 내팽개치더니 죽을 고생해 이제 살만하게 만드니까 나가라고 한다』고 분노한다. ○한국명절때 시장 북적 우토로는 불완전한 전후처리를 상징한다.해방후 헌 신발짝처럼 내팽개쳐진 동포들이 제법 터전을 일구고 일본사회에 끼여들고 있지만 아직도 식민통치로 입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또 교묘하게 민사화됨으로써 제3자가 개입하기 어려운 전형적인 차별양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재일동포가 받는 차별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취직도 예전보다는 쉬워졌다.일본사회에 끼여들게는 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여전히 취직도 일본인보다는 상당히 어렵고 진급은 더 어렵다.이와관련,김세택 오사카총영사는 『사람이면 사람 대접 받아야 한다.이름도 제대로 쓸 수 없다면 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을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몇년전 귀화해 오사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이와미 히데노리(암견영헌)씨도 『귀화한 뒤 사업을 해 보니 세무서와의 관계,은행융자에 있어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오사카 조센이치바(조선시장).입구에는 「태백산에서 10년동안 기도한 도사」라고 한글로 써놓은 선전문구를 땅바닥에 펴 놓은 한국인 여자 점쟁이가 동포를 상대로 일본말로 손금을 봐주고 있다.이곳에서 2대째 덕산물산이라는 튼실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홍여표씨는 『50년대까지만 해도 추석과 설 명절 때 조선시장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요즘도 한국명절이 되면 붐비지만 예전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홍씨는 『해외교포가 자랑할 수 있는 민족교육이 아쉽다』고 토로한다. 주재원을 제외한 순수 재일동포는 94년 현재 57만명 수준.1세대는 5% 내외이고 2·3·4세들은 한국말과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차별을 통해 강요되는 일본동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재일동포가 돈을 갖고 조국을 떠난 것이 아니다.차별과 생활고의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국적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나라사랑도 각별해 올림픽은 물론 나라의 기쁘고 슬픈 일에 꽤 많은 성금을 마다하지 않았다.경제발전 초기단계에 재일동포의 기여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나라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참정권운동을 벌이고 있는 2세 김정규(코리아 투데이발행인)씨는 『올림픽은 정말 감동적이었다』면서 『재일동포가 생활은 스스로 한다.나라가 잘되는 것이 가장 고맙다』고 말한다. ○생활고 불구 성금 쾌척 그러나 지난 84년 64만명이었던 숫자가 귀화자가 연간 7천명 안팎으로 늘면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최근 재일동포 자녀들의 결혼상대는 80%가 외국인,바꿔말해 일본인이다.동포들의 주요 업종은 빠찡꼬,야키니쿠(불고기)집,막노동등이다.최근 들어서는 관리직·판매업·사무직등 종사자가 늘고 있다.이들 3업종 종사자는 74년 4만8천6백여명이었으나 94년에는 10만5천명으로 늘어났다.직업별 구성비는 일본사회 전체 비율에 근접하고 있다.고학력화의 결과다.통계로 보나 동포들의 실생활을 보나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진전의 이면에서 그들은 아이덴티티 정립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벌써 한국말이 불편한 2·3세들이 머리가 허옇게 센 노·장그룹이 되고 있다.교토민단 김재하(의사)단장은 『한국인으로 살 것인지,한국계 일본인으로 살 것인지,일본인으로 살 것인지 한국정부도 깊이 생각하고 어떤 방향이 결정된다면 그에 맞는 정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민이라면 국민으로서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동포에게도 있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김총영사는 『재일동포도 국민임을 재일동포 뿐 아니라 정부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서울의 국민과 같이 대우해줘야 한다.독일이나 미국이 일본에 자국민이 60만명이상 거주한다면 우리처럼 방치했겠는가.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김총영사는 특히 재미동포는 다수 기용되면서도 어려움속에 조국사랑이 남달랐던 재일동포가 본국정부에 아무런 목소리를 갖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적극적 사회참여로 권리 찾아야/재일동포 사회 이끌 전문가양성이 가장 중요/미야쓰카 도시오 산리학원대학 교수·재일동포 전문가 재일동포에 대해서는 일본사회가 대체적으로 공헌을 하고 있다기보다는 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다.하지만 빠찡꼬산업을 예로 들어보면 서민의 오락으로 자리잡은 빠찡꼬산업을 일으킨 것은 재일한국인·조선인들이다.일본에 우체국이 1만8천곳 있고 슈퍼마켓이 4만5천여곳인데 빠찡꼬 점포는 1만8천곳이다.빠찡꼬 업소경영자의 70%는 재일한국인·조선인이다.폭력단과의 연계,탈세 등이 문제되고 있지만 국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이만큼 발전시켰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이제 이들에게 햇빛을 주어야 한다.최근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이 줄고 있지만 일본국가가 재일동포에게 무엇을 했는지를 생각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재일동포는 일본 전체인구의 1%도 안되는 적은 숫자다.재일동포에 대해서 일본인들은 왜 일본에 재일한국인·조선인이라는 사람들이 있는지 역사적 배경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한반도의 분단과 민단·조총련의 분열도 일본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주고 있다.재일동포에게 불행한 시절이 있었지만 미래는 밝게 개척하지 않으면 안된다.다만 현재의 재일동포의 상황으로는 문제가 잘 풀릴지 의문이다.일본사회의 차별은 금방 없어지지 않는다.재일한국인·조선인 3세 정도면 거의 일본인화돼 있다.이제는 일본정부에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일본사회에 참여하면서 권리를 획득해야 한다.빠찡꼬와 불고기집이 지금까지의 동포들의 대표적인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빠찡꼬나 불고기집 경영자만이 아니라 과학자,기업가,교육·문화계 인사가 나와야 한다.이런 사람들이 재일동포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
  • 일총리·외상 망언에 반일감정 고조/시민들 일 상품 불매운동 전개

    ◎PC통신선 연일 규탄 토론/일 대사관엔 항의전화 빗발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 총리의 「한·일합방 합법체결」 망언등으로 한·일 두나라의 관계가 급랭의 분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신세대와 회사원,노인에 이르기까지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벌일 기세를 보이는 등 시민들의 반일감정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PC통신망을 통해 무라야마 총리의 망언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고 주한 일본대사관에도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 등 PC통신망에는 무라야마 총리의 망언과 자민당의 망언책자 파문에 반발하는 신세대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천리안에는 지난 11일 무라야마총리의 망언이 보도된 직후 이를 논의하는 토론실이 개설됐고 하이텔에도 2백명이상의 이용자들이 한 목소리로 일본의 몰염치를 연일 규탄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대부분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본측 망언이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음모에서 나온 계산된 것이므로 초강경 대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텔 이용자 송재식씨는 『이번 망언은 일본이 앞으로 아시아와 한국을 다시 침범해 합병하겠다는 의도를 적나라하게 보인 것』이라며 분개했다.임인빈씨는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일본과의 전쟁으로 생각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자』고 제안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에도 태평양전쟁 유가족,정신대 할머니,대학생 등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한 한국인 직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므로 전화로 따지는 것도 좋지만 분노에 찬 욕설로 일관하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YMCA 일본연구모임은 오는 24일 화요 주례모임때 회원 50여명의 토론을 거쳐 무라야마 총리의 망언에 대해 거리홍보전이나 전자제품·마일드 세븐·일본우동등 일본상품의 불매운동 등 지속적인 시민운동 전개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윤희(29)간사는 『우리 내부의 반응이 의외로 무감각하고 일과성에 그치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다국적기업 M햄버거회사 등이 어린이용 세트에 기모노 차림의 인형을 선물로 넣어 판매하는등 국민감정을 무시한 상혼을펼치는 것에 항의,「사먹지말자」고 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태평양전쟁 유족회등 일부 시민단체들도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명성황후 1백주기… 재조명 활발

    ◎추모식·숭모제·뮤지컬·TV 다큐 등 기념행사 다양 오는 8일은 조선조 말 역사의 회오리 속에서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 명성황후의 1백주기가 되는 날.일본인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그 넋을 기려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리는 한편 그동안 부정적으로 평가돼 온 그의 역할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명성황후 현창회(회장 민영복)가 5일 추모식을 가진데 이어 한국여성예림회(회장 이온순)는 8일 비극의 현장 경복궁 녹원에서 숭모제를 열고 「독립정신」에 실린 명성황후의 사진을 바탕으로 황후복을 입은 초상화 영정(그림 권오창)을 제작,발표한다.KBS­1TV는 7일 「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이라는 특집방송을 하며 뮤지컬 전문 제작사인 「에이콤」은 뮤지컬 「명성황후」를 11월 공연할 예정이다. 역사학자 박성수 교수(정신문화연구원)의 기고문과 뮤지컬·특집방송의 내용을 소개한다. ◎뮤지컬 「명성황후」/일제에 맞서다 참변 당한 국모로 묘사 명성황후(민비)시해 1백주기를 맞아 「국모로서의 민비」에 초점을 맞춘 뮤지컬 한편이 선보인다.소설가 이문열씨의 첫 창작희곡「여우사냥」을 노래위주의 뮤지컬로 꾸민 「명성황후」(11월17∼26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이씨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소설 「사람의 아들」이 연극으로 공연된 적은 있지만 이씨가 본격적으로 쓴 창작희곡이 무대화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씨는 4년전부터 뮤지컬 전문 제작사인 「에이콤」(대표 윤호진)과 함께 올해로 1백주년이 되는 민비시해 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 공연을 준비해왔다. 희곡「여우사냥」은 이씨가 지난 94년 문학전문지「세계의 문학」봄호에 2백자 원고지 7백장 분량으로 발표했던 것으로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김광림 교수가 새롭게 각색했다.고종황제의 드센 아내,시아버지 흥선대원군에 맞서는 며느리로서의 민비라는 기존의 도식을 거부하고 민비를 프랑스의 잔 다르크처럼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조선의 국모로 그리고 있는 것이 특징.작가 이씨는 작중인물인 다이장군의 입을 빌려 『온몸으로 껴안으려 한 조국으로부터/오히려 버림받고/홀로 강한 외적과 맞서다/불꽃속에 사라져 간 조선의 잔 다르크』라고 명성황후를 칭송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윤호진 교수(단국대 연극영화과)는 『이씨의 창작희곡에서 대사부분을 모두 없애고 이를 노래로 처리해 마치 한편의 오페라처럼 만들어 보고 싶다』면서 『외국의 뮤지컬도 음악과 노래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추세인 만큼 우리 뮤지컬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이런 시도는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화씨가 타이틀 롤을 맡았으며 영화 「전태일」을 촬영중인 젊은 연기자 홍경인,뮤지컬 전문배우 김민수,성악가 윤치호씨 등이 출연한다.평일 하오4시·7시30분,토·일 하오3시·6시 공연.3452­9055 ◎K­1TV 다큐 「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사건당시 현장도·증언 통해 진실 추적 1895년 10월 8일 새벽.세계사의 큰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던 조선 왕조의 국모 명성황후가 일본낭인들에 의해 무참히 시해된다. 1백년을 맞는 이날을 기해 KBS­1TV「역사추리」팀은 그동안 일본에 의해 왜곡된 그날의 현장을 재연하고 명성황후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시도한다.「명성황후 시해의 진실」편으로 방송시간은 7일 하오 8시.제작진은 일본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시해사건의 진실을 당시 영국 공사 실리어가 확보하고 있던 「사건현장도」「경복궁 습격도」,시해당시 「일본군위치도」등을 바탕으로 컴퓨터 그래픽화면으로 생생히 되살린다.이를 통해 여전히 시해책임을 부인하고 있는 일본정부의 기만성을 폭로한다는 의도다. 특히 제작팀은 이노우에와 이토 히로부미,야마가타등 당시 일본 천황의 직권을 대행하고 있던 수뇌들이 미우라를 조선에 부임시키고 이어 시해전후 활발한 접촉을 벌인 사실을 증언과 자료집을 통해 제시,일본정치권의 치밀하게 의도된 범행임을 제시한다. 또 당시 미국 다이 장군의 자문으로 활약한 러시아의 건축가 사비틴의 시해당일 상황 증언 테이프를 시청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장해랑 PD는 『사비틴 증언의 경우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시청자들이 그동안 일본역사관에 의한 왜곡된 사실에 너무나 익숙해있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기 위해 되도록 많은 증언,사진들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설명한다. 이와관련,1895년 명성황후 시해전 일본신문에 게재된 삽화 몇점도 소개된다.일종의 「풍속화」로 고종과 함께 외국공사를 알현하는 명성황후를 여우의 얼굴을 한 꼭두각시로 폄하하거나 아예 기모노차림을 한 일본여자로 묘사한 것들이다. 프로그램 중간에 삽화형식의 드라마와 함께 김자영 아나운서가 명성황후 연극현장과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명성황후가 누워 있는 「홍릉」을 찾아 리포트한다. ◎명성황후 1백주기를 맞아/“드센 여자·족벌정치가” 일서 왜곡/한국침략에 방해… 장애물 없애려 살해/박성수 정신문화연구원 도서관장 「중전이 밤중에 적도의 독검에 맞아 시해되었다.세상 천지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저상일월)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전인 1895년 10월8일 밤 경복궁 구중궁궐 안에서 국모가 일본군에 살해당한다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우리나라 역사상 처음 있는 변란이었다.그러나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1895년은 동학란이 일어나고 청일전쟁이일어난 이듬해로서 지방에는 민란과 콜레라의 병란이 일어나고 중앙에는 일본군이 가득차 마침내 경복궁을 습격하는 변란이 일어나고 말았다. 사변이 일어난지 1세기가 지난 오늘 살인범의 정체가 누구인지 이미 백일하에 들어났다.다름 아닌 서울 남산에 자리잡고 있던 일본 공사관의 주인공들이 범인이었다.일본 공사 미우라(삼포오루)란 자는 살인 전문가였고 하수인인 구마모토파 깡패는 일본 제일의 야쿠자였다. 그러나 아직도 풀리지 않은 것이 있으니 처참하게 살해당한 민비(명성황후로 추존)자신에 대한 우리들의 역사적 평가이다.오랫동안 민비는 시아버지 대원군과 싸워서 정권을 잡은 비정의 며느리요 민씨 일족을 권좌에 앉혀 온갖 부정부패를 자행하게 만든 족벌정치가로서 비난받아 왔다.심지어는 그녀를 청국말년의 여걸 서태후에 비기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혹평 뒤에는 일제 침략자와 이에 뇌동한 친일파들의 모함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민비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다시 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호칭부터 명성황후로 고치고 경복궁 안 침소 옥호루(현재 경복궁 안 민속박물관 옆)자리에 조난비를 세워 그날의 참사를 잊지 않게 하고 일제 침략의 희생자로서의 민비상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다.특히 금년은 광복 50주년으로서 그녀의 위상을 다른 누구보다 바로 잡아야 하게 되어 있다. 먼저 생각할 것은 일제가 왜 민비를 죽이려 들었는가 하는 점이다.동학란을 구실로 한국에 파견한 일제는 처음부터 한국 침략의 야욕을 품고 있었다.즉 청일 전쟁을 도발하기 전에 각의에서 한국의 주권을 빼앗기로 결의했다.그러나 전쟁에는 이겼으나 열강의 강한 견제로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민비를 죽여 한국에 있어서의 일본 세력을 만회하려 했던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민비가 침략에 장애물이기 때문이었다. 민비는 당초에 강화도 조약을 맺고 개항을 결심했던 인물이고 일본에 대해서 처음에는 우호적이었다.그러나 1894년의 갑신정변 이후 일본의 침략 야욕을 간파한 민비는 반일정책을 쓰기 시작했다.일제 침략을 막기 위해서는 청국과 러시아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민비의 이러한 대외정책을 지지하는 세력을 수구파라 하고 친일세력을 개화파 또는 독립당이라 부르고 있으나 명칭부터가 잘못되었다. 흔히 구한말 국제정세를 요즘의 국제환경에다 비겨 4강+2약 운운하나 당시의 침략세력은 유일하게 일본이었다고 보아야 한다.친일 개화파는 누가 진정한 적국인가를 알지 못하고 급진적인 개혁을 부르짖어 나라안의 정치싸움을 격화시켰고 외적에게 침략의 틈을 보이고 말았다. 민비가 참살당한 뒤 친일 개화당이 다시 정권을 잡고 단발령을 선포하게 되니 나라안은 뜨거운 솥끓듯 달아 올랐다.그러지 않아도 동학란과 청일전쟁으로 국토가 완전히 폐허로 변했는데 설상가상으로 필요없는 개혁을 시도하여 나라를 어지럽히니 이 나라의 망국이 시작되었다고 모두가 개탄하였다.그래서 전국의 선비들이 무기를 들고 있어났으니 을미의병이었다.을미의병은 독립전쟁의 시작이었다. 만일 민비가 죽지 않고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그리고 나서 최근에 나온 「여우사냥」등 소설을 읽어보아야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