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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여비 현실화된다

    그동안 인상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공무원 여비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 공무원직장협의회는 11일 “지난해 말 중앙인사위원장에게 공무원 여비규정 개정 건의안을 제출했다.”면서 “최근 중앙인사위측으로부터 올해 안에 공무원 여비규정을 개정,내년부터 시행토록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비리척결 위해서도 여비 올려야 건교부 공직협 박광일 회장은 “중앙인사위로부터 개정 내용에 대한 답변을 듣는 자리에 행정자치부·과학기술부 공직협 회장도 함께 했다.”면서 “공무원 여비규정을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공무원 비리 척결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도 이날 “현재 공무원 여비규정 개정에 대해 기획예산처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예산처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같은 맥락의 언급을 했다.이 관계자는 “오는 4월 급여·예산편성 지침이 마련될 때 이를 반영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현행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6급 이하 공무원은 출장시 하루 숙박비로 2만 2000원,4∼5급 공무원은 2만 5000원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이는 ‘장급 여관’ 수준에도 못미쳐 그동안 공무원들로부터 인상요구가 끊이지 않았다.식비 역시 6급 이하는 하루 1만 5000원,4∼5급은 1만 8000원을 받는다. 건교부 직협이 내놓은 개선안은 사용한 만큼 지급받는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하거나,현실에 맞게 여비를 인상하는 방안이다.건교부 공직협은 공무원 여비를 현실화할 경우 6급 이하의 경우 2만 200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하고 성수기 때는 5만원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중앙부처 공직협(회장 박용식)도 같은 입장이다. ●출장기간 편법으로 늘리는 경우 많아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루 2만 2000원의 숙박비는 장급 여관비도 안돼 최소한 3만원은 해야 한다는 게 중앙인사위의 판단”이라고 말해 6급 이하의 경우 3만원선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부처의 한 6급 공무원은 “출장시 기름값과 통행료 등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숙박비까지 턱없이 적어 출장기간을 편법으로 늘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출장비를 아끼기 위해 현지에서 어쩔 수 없이 식사 등 편의를 제공받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직급이 다른 2명 이상의 공무원이 해외 출장을 갈 경우 상위직급과 같은 출장비를 지급해 달라는 목소리도 높다.같은 목적으로 출장을 가서,같은 호텔에서 자고,같은 식사를 했는데도 출장비 지급에 차등을 두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중앙인사위도 “출장목적이 동일하고,숙박비·식비 등의 출장비가 실비에 부족해 여비등급 조정이 부득이한 경우 상위직급과 동일하게 지급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중앙부처의 또다른 6급 공무원은 “해외출장시 부족한 출장비를 아끼기 위해 2인1실을 사용한다.”면서 “그러나 외국인들로부터 동성애자로 오인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주말 매거진 We/갈치 채낚기 어선 조업현장

    반짝거리는 은빛에 날씬한 외모의 갈치.과거 서민들의 밥상 친구였던 갈치가 ‘귀한 먹을거리’로 변신한 지 오래다.‘바다의 귀족’으로 대접받는 등 품격(?)도 높아졌다. 갈치 가운데 최고로 치는 것은 채낚기로 잡은 은갈치.저녁에 조업을 나가 다음날 새벽 들어온다.제주도에서 ‘당일바리’라고 부르는 이런 갈치는 싱싱한 바닷내가 물씬 풍긴다.갈치 채낚기 어선에 동승,조업 현장에 함께 나간 뒤 공동판매를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취재했다. 제주 성산포 앞바다 공진호에서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채미줄(낚싯줄) 빨리 올려.” “풀치(갈치 새끼)밖에 없잖아.” 지난 6일 밤 제주도 성산포 20여㎞ 앞바다.갈치 채낚기 어선 303 공진호(선장 김영칠·50) 선원들의 손놀림이 바쁘다.제주의 검은 밤바다에서 막 올라온 갈치를 떼어 내 스티로폼 상자에 담기 시작했다. 낚싯줄에 걸려 퍼덕거리는 갈치는 유난히 반짝거렸다.대낮처럼 환히 밝힌 고깃배의 집어등에 반사된 갈치는 은으로 도금한 듯했다.그래서 ‘은갈치’란 말이 생겨났나 보다.도회지의 수산시장에서 본 희멀건 갈치가 아니었다. 공진호 뱃머리 오른쪽에서 갈치 조업에 한창이던 송덕길(48)씨는 갈치를 아주 조심스럽게 다뤘다.“갈치는 물에 나와 공기를 마시자마자 바로 죽습니다.그래서 저녁 때보다 새벽이나 아침에 잡힌 갈치가 싱싱하고 더 맛있어 값도 더 나갑니다.” 갈치는 성질이 급한 만큼 빨리 죽고 빨리 상한다.비늘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이유다.어찌 보면 선도를 싱싱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로 채낚기의 경쟁력이다.2∼3년된 갈치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제주도에선 갈치 채낚기를 ‘당일바리’라고 부른다.저녁에 조업나가 다음날 새벽에 돌아와 경매에 부치는 까닭에 붙인 이름이다.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주로 연안에서 잡기 때문에 배도 10t 미만의 소형이다. 갈치 채낚기는 낚시와 같은 개념이다.바다에 나가 닻을 내려두고 낚싯줄에 보통 15∼17개의 낚시를 매달아 바다에 드리웠다가 미끼를 물면 낚싯줄을 잡아 당긴다.배가 작은 까닭에 롤링(좌우 흔들림)과 피칭(전후 흔들림),수직 흔들림이 아주 심하다.“우리같은 뱃사람도 한달 남짓만에 채낚기를 타면 고생을 하지요.”10여년째 배를 탄다는 강성일(50)씨의 말이다. 이런 채낚기로 잡은 갈치는 가장 비싸게 팔린다.싱싱한 까닭에 고급 음식인 갈치회나 갈치회무침 등에 쓰인다.선장 김씨는 “성산포 갈치가 좋은 이유는 성산포 앞바다의 조류가 빨라 고기가 퍼석하지 않고 졸깃하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갈치 연승이나 그물을 이용한 방식이 많이 잡히지만 선도가 떨어진다.연승은 3∼4㎞의 가로줄에 작은 낚싯줄 200여개 정도를 달아 조업하는 것이다. 멀리 나가서 잡아 올리며,짧아도 3∼4일은 걸린다.선상에서 급랭시킨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채낚기보단 신선도가 떨어져 값이 덜 나간다. 그물에 든 갈치들은 서로 물어뜯거나 부딪혀 비늘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이렇게 회색 멍이 든 것을 보통 ‘먹갈치’라고 부른다.주로 굵은 소금을 뿌려 굽거나 졸여 먹는다. 자정이 넘었는데도 조황이 부진하다.선원들은 별로 신나는 표정이 아니었다.선미에서 애꿎은 삼치만 낚아올린 강씨는 “갈치가 한창 올라오는 9월에 비해 엄청 안 잡히는 거지요.”라고 되뇌며 검은 바다만 쳐다봤다. “날이 추우니까 갈치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갔어.일부는 더 깊이 잠수했고.”다소 굳은 표정의 선장 김씨는 어군 탐색기를 살펴봤다.보통 갈치는 수심 50m 전후에서 산다고 한다.밤이면 불빛을 보고 수면으로 떠오른다는 것.하지만 요즘같은 겨울 추위엔 갈치가 수온이 그래도 따뜻한 수심 70∼80m까지 내려가서는 올라오지 않는다.낚싯줄도 덩달아 수심 100m까지 내려간다. 선수 왼쪽에서 김홍제(50)씨가 새끼 갈치인 풀치를 포떠 냉동 꽁치 대신 낚시 바늘에 끼우고 있었다.“갈치는 성격이 굉장히 난폭하지요.배가 고플 땐 동료 꼬리를 잘라 먹을 정돕니다.”그는 “갈치가 머리를 세우고 수직으로 다니면 긴장한 탓에 입질을 하지 않는다.그러나 수평으로 헤엄치면 먹이를 문다.”면서 “풀치는 상품가치가 덜나가 미끼로 쓴다.”고 말한다.하지만 보통 여름에 많이 잡히는 풀치를 햇호박을 넣어 지져 먹으면 별미란다.새벽이 가까워지면서 빈 낚싯줄이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졌다.선장 김씨는 돌아가잔다.멀리 다른 배의 집어등만 보이는 어둠속에서 그는 선수를 성산포항으로 돌렸다.귀항길에 선원들이 어획을 정리했다.갈치가 10㎏들이 3상자였다.길이 65∼70㎝ 댓갈치(큰것·20∼24마리) 1상자,중짜(40∼50마리) 2상자였다.잡어도 좀 있었다. 다음날 오전 7시 제주 성산포수산업협동조합 앞 공판장.간밤에 조업나갔던 100여척의 채낚기 어선들이 차례차례 갈치를 내려놓으면서 활기를 띠었다.도도한 은갈치 상자가 배에서 내려오자마자 빨간 모자를 쓴 중개인들이 모여 호가를 불렀다.공진호의 성과는 28만원가량.성산포수협 공매 가격으로 댓갈치 1상자에 17만 9000원,중짜가 5만원선이었다.선장 김씨는 “인건비는커녕 기름값도 안 나온다.”고 투덜거렸다.전날 오후 4시에 일출봉 옆으로 떨어지던 낙조를 받으며 나갔다가 이튿날 오전 7시에 돌아온 15시간의 조업치고는 성과가 부진한 편이다.“이젠 당일바리도 그만둬야 할까보다.내년 사오월에나 다시 시작해야지.”오원국(46) 성산포수협 판매과장은 “제주도에선 연중 갈치회를 먹을 수 있지만 산란기(2∼4월)를 앞둔 요즘이 살이 올라 가장 맛있을 때”라고 말했다.그는 “성산포수협에 위판되는 생선의 90% 이상이 갈치”라며 “성산포 갈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장이 좋을 때라면 이곳에서 갈치 축제를 여는 것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성산포 은갈치는 공매를 거쳐 횟집이나 전국의 백화점과 할인점 등으로 간다. 갈치는 예전엔 우리나라 연안 전체에서 많이 잡혔다는 것이 어류학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우리 속담에 “돈 없으면 절인 갈치를 사먹으라.”고 했을 정도로 흔했다. 칼(刀)을 신라시대엔 ‘갈’로 불렀다.갈치란 이름도 그때 굳어졌다는 것이 어류학자 정문기씨의 이야기다.도어(刀魚)라고도 불렀다.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갈치 모양은 긴 칼과 같고 몸은 약간 납작하다.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며 맛은 달다.”는 기록이 나온다.띠 모양이라 하여 군대어(裙帶魚)라고도 불렀다.속명은 갈치어(葛峙魚).새끼는 풀치·풋갈치·빈쟁이·붓장어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일본에선큰 칼모양이란 뜻의 다치우오(太刀魚),수직으로 서서 헤엄치는 습성을 묘사해 다쓰오(立つ魚)로도 불린다.영어 이름은 머리카락과 같은 꼬리를 가졌다 하여 헤어 테일(hair tail)이다. 갈치는 동료간에 꼬리를 먹을 정도로 극성스럽다.친한 사이에 모함을 할 때를 비유하는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속담도 그래서 생겨났다. 하지만 모성애가 지극한 생선이다.암컷은 알을 낳은 뒤 주위를 맴돌며 안전하게 부화하도록 지킨다.한눈을 잠시도 팔지 않기 위해 먹이활동도 하지 않아 아주 야윈다. 갈치는 육식성으로 정어리·전어·민어류 등을 좋아한다.단단한 것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그래서 이빨을 소중히 여기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늘이 없는 생선이다.김지혜 국립수산진흥원 연구관은 “갈치 몸을 덮고 있는 은백색 물질은 ‘구아닌’이란 성분”이라며 “구아닌은 인조 진주의 원료”라고 밝혔다. 갈치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글루탐산과 호박산 등 감칠맛을 돋우는 성분도 많다.갈치회를 먹으면서 단맛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갈치에는미량이지만 당질이 들어있기 때문.이광철 슬기수산 대표는 “갈치는 칼슘에 비해 인의 함량이 매우 높은 산성 식품”이라며 “채소와 같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엔 서울에서도 제주산 갈치회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제주도의 유명 식당 등에 주문만 하면 갈치회를 만들어 냉동 포장,항공편으로 서울에 보낸다.갈치회 한 접시에 제주도와 같은 보통 2만 5000원이다.여기에 택배비용을 추가하면 된다. 이기철기자 ■갈치군 맛바람 났네 갈치 집산지 제주에선 언제든지 갈치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회·구이·조림·찜·국….이 가운데 갈치회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선원들이 배에서 먹던 술안주였다.갈치회는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하다.입안에 넣고 한참 우물거리면 달착지근하다.이런 갈치회 맛을 제주도 사람들이 그냥 놔둘 리가 없다. 10여년전부터 제주도의 항·포구를 중심으로 갈치횟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간밤에 잡은 갈치를 다음날 식탁에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갈치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날씨에 특히 민감하다. 음식점주인들은 “해상에 기상 특보가 2∼3일 발령돼 갈칫배가 묶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 사람들은 갈치회를 잘하는 곳으로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 어시장 입구의 성복식당(064-757-2481)을 꼽는다.사장 이성춘(53)씨는 30여년 배를 탔던 마도로스 출신.어릴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기억을 되살려 최근 새로운 메뉴 갈치회무침을 내놨다.한 접시에 3만원. 성북식당의 갈치국도 좋다.국물이 희뿌예져,보기엔 비릴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맵싸한 고추와 배춧잎이 들어있다.비결은 신선한 갈치를 쓰기 때문이란다.1인분에 7000원.성산포수협 중매인을 겸하고 있는 그는 “좋은 갈치를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영업의 비결”이라고.1·3 월요일엔 장사를 하지 않는다.이외에도 갈치회(2만 5000원),갈치구이(2만원),갈치조림(2만∼3만원)도 한다. 서울 역삼동 역삼역 부근에 최근 성북식당이 강남점(02-565-4677)을 냈다.동생 성봉(48)씨가 운영한다.갈치와 고등어 등의 재료를 제주도에서 매일 항공편으로 갖고 온다.이곳의 갈치 요리는 서울 사람의 입맛에 맞춰 조금 단듯하다.갈치회는 3만5000원,갈치국은 8000원.갈치회무침은 내놓지 않고 있다. 갈치 요리 등 제주 향토 음식을 하는 물항식당이란 상호가 전국에 퍼져있다.하지만 제주시 연동 물항식당(064-753-2731) 오복렬(45·여) 사장은 “수도권에서 분당점(031-701-8792)과 평촌점(031-381-6776)을 제외하곤 우리 식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제주물항,탑동물항 등은 모두 손님들을 헷갈리게 하는 유사 상호”라고 주장했다. 갈치조림을 잘하는 곳으로 성산포읍의 해촌(064-784-8001)을 들 수 있다.한·일 해협을 뗏배로 횡단한 것으로 유명한 사장 김덕주(50)씨가 통나무로 지은 집이다.고성리에서 성산포로 들어가는 입구의 첫 집이다.성산 일출봉과 앞바다의 전망도 아주 좋다.갈치구이 1만 2000원,조림 2만 5000∼4만 5000원. 서울 서초동 종로학원 뒤 서귀포오분작뚝배기(02-523-9898)는 서귀포출신 부부가 제주의 재료로 운영한다.갈치 구이와 조림 각 3만원.서울 세종문화회관 뒤쪽의 한라의 집(02-737-7484)도 꽤 알려져있다.2∼3명이 먹을 수 있는 갈치회는 3만 5000원.구이는 갈치 1토막에 1만원.조림 9000원,국 8000원을 받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숭례문 수입상가에도 갈치골목이 형성돼 있다.전국의 상인들이 한번씩 찾는 곳은 희락(02-755-8393)의 갈치조림.첫 맛이 시큼한 듯하다가 매콤 달콤한 갈치 조림 한 냄비(2인분)에 1만원.반쯤 조려두었다가 손님이 오면 바로 익혀 낸다. 수도권인 분당의 궁내동 녹원가든(031-711-9363)도 갈치요리로 유명하다.제주산 갈치의 항공직송을 경기도에선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갈치회 1접시 4만·6만원,구이 1만 6000원,갈치국 1만 3000원. 이기철기자 chuli@ ■안승춘의 갈치요리 비법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은 68년 조리업계에 뛰어들어 36년 동안 음식을 개발하고 연구했다.한·양·중·일식을 두루 통달해 ‘생활요리의 대가’로 불린다.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02-833-1623)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갈치는 웬만한 수산시장에선 다듬어준다.갈치가 싱싱하다면 대가리 부분을 버리지 말자.입은 잘라내고 대가리를 찜이나 조림을 할 때 넣으면 차지고 맛있다.대가리를 손질할 땐 낚싯바늘을 반드시 빼내야 한다. 갈치는 중불에 노릇하게 구워야 맛있다.센불로 구우면 타고 살이 퍼석거린다.잘라 내버리는 꼬리는 빵가루를 묻혀 바싹 튀기면 잔 뼈까지도 먹을 수 있다.표면에 상처가 없고 색깔이 은빛 그대로인 갈치가 신선하다.눈은 까만색이며 아가미가 선홍빛을 띠고 있어야 한다.갈치는 꼬리를 떼어먹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꼬리가 뭉텅한 것도 괜찮다.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갈치 포전 ●재료=갈치포 300g,달걀 2개,다진 실파 2큰술,청주·참기름 1큰술씩,후추 ¼작은술,밀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뼈와 가시가 없도록 포를 떠 4㎝x5㎝크기로 썰어 놓는다.(2) 청주·참기름·후추를 섞어 (1)의 갈치포에 발라준다.(3) 달걀에 실파를 넣어 섞는다.(4) (2)의 갈치포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입혀 기름 두른 팬에 놓아 전을 지진다. 갈치 양겨자구이 ●재료=갈치 400g,양겨자 2큰술,레몬즙·다진 마늘 1작은술씩,맛소금·치커리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싱싱한 것을 준비하여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제거하여 씻는다.(2) 손질된 갈치는 4㎝ 길이로 토막을 낸 다음 1㎝ 간격으로 칼집을 넣어 맛소금을 뿌린다.(3) 양겨자에 레몬즙과 마늘을 넣고 섞어 (2)의 갈치에 바른다.(4) 오븐이나 석쇠에다 갈치를 노릇하게 굽는다. 갈치 강정 ●재료=갈치 2마리,녹말 (@)컵,식용유(튀김용) 약간,마늘·통깨 조금씩 ●조림장=간장·청주 1큰술씩,고추장 2큰술,물엿 3큰술,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7㎜ 폭으로 썰어 녹말을 묻힌 다음,촉촉해지면 170℃ 식용유에 넣어 튀긴다.도중에 건졌다가 기름 온도가 올라오면 다시 넣어 빳빳하게 튀긴다.(2) 마늘은 편으로 썰어 놓는다.(3) 냄비에 조림장 재료와 마늘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 윤기가 나면 (1)의 튀겨 놓은 갈치를 넣고 버무려 통깨를 뿌린다. 갈치 서양간장조림 ●재료=갈치 1마리(500g) ●양념장=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맛술·청주·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씩,물엿 3큰술,다진 파·다진 고추(또는 고춧가루) 2큰술씩,참기름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는 두툼한 것으로 준비하여 비늘을 긁은 후 씻어 건진다.(2) 양념장은 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물엿·맛술·청주·다진 마늘·다진 파·다진 고추·참기름·깨소금을 섞어 만든다.(3) 냄비에 갈치를 담은 후 양념장을 끼얹고 물 ½컵을 부어 은근한 불에서 조린다. ●팁=갈치의 양이 많을 때는 물의 양을 줄여야 하며,양념장에 우스타소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카레가루를 조금 넣는 것도 좋다. 갈치 별미찜 ●재료=갈치 1마리,무 300g,두부·호박 ½개씩,팽이버섯 1봉지,풋고추·홍고추 2개씩,대파 1대,양파 1개 ●양념=간장 ½컵,고춧가루 4큰술,맛술·물엿·다진 마늘 3큰술씩,설탕·깨소금·참기름 2큰술씩,다진 생강 1큰술,후추 1작은술,녹말 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의 비늘을 긁고 토막을 낸 다음 씻어 놓는다.(2) 무는 1㎝ 두께로 썰고 두부도 두툼하게 썬다.(3) 호박은 1㎝ 두께로 썬다.(4) 풋고추·홍고추·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놓고 양파도 1㎝ 두께로 썬다.(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6) 냄비에 무를 깔고 물 2컵을 붓고 끓여 무가 반쯤 익으면 갈치를 넣고 양념장을 뿌려 찜을 한다. 갈치 단호박조림 ●재료=갈치(大) 1마리,단호박 300g,붉은 고추 1개,물 2컵 ●양념장=간장·다진 파·고춧가루·청주 2큰술씩,굴소스·다진 마늘·설탕 1큰술씩,다진 생강·물엿·참기름·깨소금 ½큰술씩,후추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비늘을 긁고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먹기좋게 토막 내어 씻어 물기를 뺀다.(2) 단호박은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썬다.(3) 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뺀다.(4) 분량의 양념 재료를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5) 냄비에 큼직하게 썬 단호박을 깔고 갈치를 얹은 후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는다.(6) 물 2컵을 냄비 가장자리에 붓고 중불에서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조린다.
  • “제주 가려다 쓰시마섬 갔을땐 아찔”비행 체험소설 쓴 현직 조종사 문기수

    경비행기 제작과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40대 조종사가 자전적 체험소설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 화순에서 ㈜알파항공을 운영중인 문기수(文基洙·42)씨가 주인공.해군 초계기 조종사로도 활약한 문씨는 비행기와 함께한 20여년 동안의 경험과 아찔했던 순간을 ‘구름과 함께한 작은 여행’(한출판)이라는 제목으로 재미있게 꾸몄다. 레이더를 끄고 육안(肉眼)비행으로 제주도를 가다 착각을 일으켜 일본 쓰시마섬으로 간 사실과 요격훈련에 나선 동료 전투기가 갑자기 비상상황을 알린 채 착륙한 이유가 조종사의 설사 때문이라는 등 해프닝도 적었다.물론 이날 이 조종사와 함께 라면을 먹은 다른 조종사도 낙하산을 메고 연병장을 뛴 기합은 당연한 일이었다. 문씨는 이 소설에서 하늘과 땅 등에서 벌어진 실제 비행체험을 젊은날의 방황과 5·18 경험,외환위기(IMF) 등을 겪는 자신의 모습과 오버랩시키는 기법을 쓰기도 했다.전역 후 경비행기 제작과 교육에 나선 문씨는 비행기 기름값이 부족해 밤에 택시를 몰며 기름값을 댔던 사연도 적었다. 광주에서 태어난 문씨는 한국항공대학 항공운항학과를 졸업하고 공군비행과정을 거쳐 해군 초계기 조종사로 활약했으며,미국에서 항공기 제작과 시험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비행기 속의 동화’라는 수필집 외에 ‘하늘을 날자’,‘예술 비행’,‘하늘을 날면서 영어를’,‘항공기의 개념’ 등 항공전문서적이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서울속 연탄마을 /(하)빈곤의 ‘개미지옥’ 실태

    서울의 연탄마을은 빈곤의 ‘개미지옥’이다.탈출하려고 몸부림칠수록 더욱 깊이 빠져든다.1세대의 가난이 2세대에게 대물림되고 부모의 직업마저 자식에게 상속되는 곳.유일한 탈출수단인 ‘교육’은 빈궁한 가계 탓에 그 기회마저 봉쇄된다. 35년 동안 연탄을 때온 이길수(가명·61·영등포구 문래1동)씨는 일용직 건설노동자다.지난 70년 고향인 충북 충주 읍내의 다방 여종업원과 사귀다 함께 상경한 뒤 응암동과 홍제동,신대방동 산동네를 거쳐 4년 전 문래1동 ‘쪽방촌’까지 흘러들었다. ●가난과 직업마저 대물림 상경 전 충주에서 본처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었지만 소식이 끊긴 지 오래다.20여년 전 아들이 고등학교를 다니다 가출했고,딸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한 뒤 연락이 없다. 이씨는 “가진 것도,배운 것도 없는 녀석들이니 언젠가는 나처럼 ‘막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매일이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성북구 월곡3동,송파구 거여동,영등포구 문래동 등 4개 지역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20가구의 가계를 추적한 결과 1세대의가난이 2세대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되고 있음을 확인했다.20가구에 살고 있는 1세대 27명의 직업분포(무직자는 최근 5년 직업)는 공사장 인부가 7명,파출부 4명,주방보조 1명,경비원 1명 등 일용직 비율이 48.1%였다.나머지는 자영업자,공장근로자,택시운전사 등이었고,5년간 직업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도 33.3%나 됐다. ●1세대 ‘중졸-일용직’,2세대 ‘고졸-무직’ 다수 2세대 40명 가운데 군 복무·재학중이거나 연락이 두절된 17명을 뺀 23명의 직업분포는 1세대보다 오히려 악화된 양상을 보여줬다.5년간 특별한 직업을 가지지 않은 무직자가 무려 47.8%였다. 교육수준은 1세대의 경우 중졸이 37.1%로 가장 많았다.초졸이 25.9%,고졸과 무학(無學)이 각각 18.5%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중졸 이하 저학력층이 60%가 넘었다.2세대 가운데 만 19세 이상의 성인 34명을 조사한 결과 고졸이 44.1%,중졸이 29.4%였고,전문대 재학 이상의 ‘상대적’ 고학력자는 14.7%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저소득→저학력→저소득’으로 이어지는 빈곤세습의 구조를여실히 보여준다.홍제3동 주민 정옥선(가명·70·여)씨의 가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가난 때문에 교육기회 놓쳐 정씨는 전북 익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집안 일을 거들다 31살 때 결혼,공사장을 찾아 전국을 떠도는 남편을 따라나섰다.대전,충북 괴산,부산,경기 부천 등을 거쳐 남편과 사별한 83년 서울에 정착했다.파출부와 노점을 하며 10년만에 홍제동의 무허가 주택을 샀다.하지만 슬하의 2남2녀는 이미 교육기회를 놓친 뒤였다. 중학교만 마치고 살림을 거들어온 큰아들(37)은 택배회사에 다니다 허리를 다쳐 7개월째 집에서 쉬고 있다.둘째아들(33)은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치고 용산전자상가에서 수리공으로 일한다. 중학교 졸업 후 부천의 섬유공장에 다니던 큰딸(28)은 동료와 결혼해 역시 부천의 산동네에 산다.막내딸(22)은 전문대까지 보냈지만 취직이 안 돼 미용기술 학원에 다닌다.정씨는 “남들만큼 가르치기만 했어도 자식들만은 지긋지긋한 산동네를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울먹였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지금까지교육은 빈곤층 자녀가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이 학교교육만으로도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이유종 기자 sylee@ ■24년 연탄제조 김두용씨 “15년 전만 해도 좋았죠.연탄을 실을 트럭이 공장 입구부터 100m는 쭉 늘어서 있었으니까요.”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삼천리연탄공장 연탄기계를 만지던 김두용(사진·54)씨는 “한참 잘 나갈 때에 비하면 20%도 못 찍어낸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씨가 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그때만 해도 연탄공장은 최고의 직장이었다.월급을 ‘대기업 못지 않게’ 받을 정도였다. 연료로서 연탄의 최전성기는 86년부터 88년까지.지난해 문을 닫은 대성연탄과 함께 ‘연탄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절이었다.하루에만 200만장 넘게 찍어냈다.김씨는 “월동 기간인 9월 말부터 12월까지 28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아침 6시부터 하루 15시간 꼬박 일해도 주문을 맞추기 힘들었다.”면서 “국민들의 겨울을책임진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89년 이후 수요가 급감했다.요즘은 하루 30만장도 못 찍는 날이 많다.그 바람에 직원이 이제는 22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공장의 경우 97년 IMF 위기 이후 연탄 수요가 더 이상 줄지 않는 것.기름값은 오르고 있지만 현재의 공장도가격 184원은 20년 전에 비해 두 배도 안 되는 등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경제가 어려운 만큼 수입 기름보다 값싸고 품질 좋은 국산 연탄을 쓰는 게 어려운 경제를 위해서도 더 좋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달동네' 어제와 오늘 “달과 가깝다고 달동네라고 불리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지 알어?” 산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는 월곡동(月谷洞).재개발을 앞둔 서울 성북구 월곡3동 산2번지에 사는 김명자(가명·68·여)씨는 30년 이상 연탄 때는 달동네에 살아온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곳은 지난 1960년대 말∼70년대 농촌과 철거지역에서 이주민들이 몰려들기 전에는 주민들이 산비탈을 갈아엎어 밭을 일구는 한적한 마을이었다. 당시 청계천과 중랑천 주변 무허가건물에 살다 정부 시책에 따라 이주한 주민 대다수도 아직 이 곳에 남아 있다.지난해 6월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뒤에는 주민들이 이사갈 임대주택과 아파트를 알아보느라 분주하다. 서대문구 홍제3동의 ‘개미마을’도 60년대 이농열기를 타고 이주민이 몰려 들어 생겨난 곳이다.당시 인왕산 북쪽 7부 능선까지 빼곡히 들어찬 무허가 판잣집이 1000가구를 넘었다.하지만 70년대 초 남북적십자회담 당시 북한기자들이 동네 모습을 촬영해 보도하면서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대대적인 철거작업이 시작됐고 큰길에서 훤히 보이던 윗마을 판잣집은 대부분 철거되고 아래쪽에 있던 200∼300가구만 남았다.철거민들은 ‘광주대단지’라 불리던 지금의 성남으로 강제이주됐다.현재 ‘개미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은 대부분 10∼20년전 이사왔다.하지만 동네 모습은 60∼70년대 그대로다.간혹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한다.지금은 ‘아홉살 인생’이란 영화가 촬영되고 있다. 송파구 거여동 182번지에 흙벽돌에 슬레이트를 얹은 판자촌이 형성된 것은 용산역과 신설동,제기동 등지에 살던 무허가 주택의 주민들이 이주해온 1960년대 후반.서울시 재개발계획에 따른 것이다.지난 63년 서울특별시로 편입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남한산 서쪽 산기슭에 800여명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이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지금은 900가구를 넘어섰다.동사무소 직원 김영수(51)씨는 “잘 사는 사람들이 인정은 더 박하다.”면서 “3년 전에는 판사 아들이 부모를 여기다 내팽개치고 간 ‘신고려장’도 있었다.”며 혀를 찼다.송파구는 지난 78년부터 재개발을 추진했으나 이곳이 철거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세입자 1600여명은 막막하기만 하다. 영등포구 문래1동의 연탄마을 ‘쪽방촌’은 60년대 제조업 중심의 고속성장이 남겨놓은 유물이다.한국전쟁 직후 생겨난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들이 모여들었고 경성방적과 방림방적이 들어섰다.여공들로 다락방까지 꽉 찬 70년대 중반이 쪽방촌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쪽방 대신 철재상이빼곡히 들어선 70년대 말부터 여공들은 하나둘씩 이곳을 떠났고 월세수입이 줄면서 집주인들도 이사를 갔다.거기다 ‘IMF 한파’까지 겹쳐 철재상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며 쪽방촌은 더욱 썰렁해 졌다. 지금은 세들어 사는 독거노인이 대부분이다.주민들은 5∼6년 전부터 소문으로 떠도는 ‘재개발 계획’에 솔깃해 있다.하지만 미래는 확실치 않다.영등포구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도로가 제대로 정비돼 있는 등 재개발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서울속 연탄마을/(상)사용가구 실태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산 1번지.북한산이 마주 보이는 인왕산의 북측 자락에 30년은 족히 됨직한 낡은 집 2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다.가구 당 평균 면적은 10평 미만.대부분 부실한 시멘트 블록 위에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불량가옥들이다.화장실조차 갖추지 못한 집들이 많아 아침이면 공중화장실 앞에 3∼4m씩 길게 줄을 선다.이곳은 10여년전 주거환경개선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전혀 진척이 없다. ●30년 전을 살아가는 사람들 20분에 한번씩 힘겹게 비탈길을 왕복하는 마을버스는 1970년대의 산 허리와 2000년대의 산 아래를 연결하는 ‘타임머신’이다.이곳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버스를 타고 ‘시간의 등고선’을 오르내린다. 주민 윤설자(70)씨는 16년째 이 마을에서 700만원짜리 전세방에서 남편과 살고 있다. 그의 일과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연탄을 가는 일로 시작된다.윤씨는 45년째 연탄만 사용해 왔다.하지만 새벽녘 연탄갈이는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3남매가 있지만,연락이 끊기거나 출가해 왕래가 드물다. 윤씨는 “당장이라도 기름보일러로 바꾸고 싶지만 교체비용 200만원과 매달 기름값 10만원이 부담스러워 엄두를 못낸다.”고 푸념했다.이 곳에는 연탄 때는 집이 30가구에 이른다. 지난 1월 서울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가구는 7500가구.1만 319가구였던 지난해 1월보다 27.6% 줄었다.하지만 이 수치 역시 지난 11개월 동안 진행된 재개발과 주택개량 실적을 고려하면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다. ●서울 연탄가구 5000곳 추정 대한매일 확인 결과 올해 초 연탄때는 가구가 903개였던 동대문구는 답십리 5동의 재개발로 650여가구로 줄었다.618가구였던 송파구도 잠실 2·3단지의 철거로 250여가구만 남았다.동작구는 흑석동과 상도동 일대의 재개발로 607가구에서 300여가구로 줄었다.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5000가구 정도만 난방용 연탄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이 연탄사용 가구가 감소하는 것은 80%에 육박한 도시가스 보급률과 지역난방공급의 지속적 확대,재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난방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80년대 초반까지도 80%를 웃돌던 연탄의 연료 점유율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실시된 대규모 재개발 사업과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의 200만호 주택공급 정책을 계기로 비율이 급격히 줄었다.91년 53.8%였던 점유율은 93년 31.3%,95년 11.8%로 감소했고,2000년에는 0.9%까지 떨어졌다. 반면 도시가스는 91년 8.7%에서 95년 43.5%,2000년 72.7%로 성장세가 뚜렷하다.그러나 문제는 연탄사용률이 줄었지만 연탄을 쓰던 사람들의 생활상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전·월세 세입자 연탄은 대부분 도시가스 배관의 접근이 어려운 고지대 노후주택 단지나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재개발을 앞둔 지역에 있거나 집주인과 거주자가 다른 집일수록 연탄사용 비율이 높았다. 대한매일 조사결과 홍제 3동 등 서울의 4개 지역 연탄사용가구 20곳 가운데 19곳이 전세와 월세 등 세입자가 거주하는 곳이었다.나머지 한 곳은 시유지에 지어진 무허가주택이었다. 이세영 이두걸 이유종기자 douzirl@ ■연탄의 사회사 지난 1950년대 초까지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장작으로 온돌을 달궈 방을 데웠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중부지역 주민들이 영남지역으로 피난을 가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시행되던 연탄 난방법이 전국에 전파됐다.다다미를 깐 목조건물이 대부분이었던 부산에서는 온돌 대신 연탄이 든 흙 화덕을 방안에 놓고 난방과 취사를 겸하는 방법이 일찍부터 보편화돼 있었다. ●부산에서 전파된 연탄 난방법 연탄은 한국의 산업자본주의와 생애주기를 함께 했다.국내 연탄산업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행되던 1960년대 중반.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된 86년 67억 3600만장을 찍어낸 것을 정점으로 급격히 쇠퇴했다.수출주도형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던 60년대에는 연탄가격을 관리하는 일이 정부의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였다.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시 근로자들의 임금을 가능한 낮게 유지해야 했고,여기에는 도시민의 생필품인 쌀과 연탄의 가격안정이 필수적이었다. ●연탄 품귀로 온 나라가 들썩 이런 점에서 1966년 겨울의 ‘연탄파동’은 한국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큰 사건이었다.유달리 한파가 일찍 몰아닥친 66년 10월 연탄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져 한 장에 10원이던 19공탄이 17원까지 70%나 폭등했다. 서울지역 곳곳에서 주부들이 연탄집게를 들고 나와 업자들과 대치했다.동장들은 시청 연료과로 몰려가 “연탄배급제를 공정하게 시행하라.”며 농성을 벌였다. 급기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소집,“장관직을 내놓을 각오로 조속한 시일 안에 필요량의 연탄을 공급하라.”고 엄포를 놓았다.경제기획원은 연탄값 폭등을 막기 위해 연탄판매업자의 대량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안을 마련했다.하지만 가을이면 고시가격을 위반한 연탄업자들이 무더기로 입건됐다는 소식이 어김없이 신문을 장식했다. ●애환 얽힌 연탄의 추억 연탄가스 중독사고만큼 신문에 자주 등장한 사고는 없었다.연탄가스가 많은 해에는 90만명 이상이 중독됐고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이 때문에 사람들은 연탄가스를 ‘안방사신(死神)’이라고 불렀다.70년대를독산동의 ‘벌집촌’에서 보낸 소설가 성석제는 “겨울이면 날마다 연탄가스 중독자가 생겼고,벌집 주인들의 가장 큰 일과는 아침에 인기척이 없는 방문을 열어 가스중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연탄은 서민들의 난방·취사연료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퇴근길 어른들은 동네 어귀 포장마차에서 연탄화덕에 구운 양미리,쥐포 등을 안주 삼아 막걸리잔을 기울였다. 요즘의 30,40대들에겐 어린 시절 연탄불에 국자를 올려놓고 엄마 몰래 ‘뽑기’를 만들다 들켜 야단맞은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연탄재는 빙판 진 골목길의 미끄럼 방지용,도심 텃밭의 비료대용으로 제격이었다.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연탄이었기에 시인들은 곧잘 연탄을 ‘이타적 삶’의 메타포로 활용하곤 했다.시인 안도현은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설문·심층면접 어떻게 했나 대한매일은 서울시 에너지행정팀이 지난 1월 1일 25개 자치구별로 집계한 ‘가정용 연료사용 현황’을 토대로 조사대상 구를 1차 선정했다.이어 각 구청 지역경제과와 동사무소의 도움으로 이 가운데 연탄사용 가구가 집중된 지역 4곳을 추렸다. 조사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서대문구 홍제3동 산1번지와 성북구 월곡3동 산2번지 등 1960∼70년대에 형성된 달동네 지역,송파구 거여동 181번지 일대와 영등포구 문래1동 영일시장 주변 등 저소득층 밀집주거 지역이다. 표본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울의 동북과 서북,동남,서남 지역에서 1곳씩을 골랐고 표본수가 적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개 지역당 5가구씩을 무작위로 추출했다.이어 각 지역의 세대주에게 생활환경과 주거 형태,소득수준 등을 묻는 설문 15개항을 제시하고 심층면접을 병행 실시했다.이 과정에서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에게 기술적 조언을 구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세대주의 사회·경제적 지위 뿐 아니라 전체 가족과 동거중인 가족의 학력과 직업,거주지를 추적하는 가계조사를 통해 빈곤의 대물림이 이뤄지는 실태를 조명했다.
  • 불우이웃에 따뜻한 겨울을 /가족에 버림받은 비인가 장애인시설 ‘샬롬의 집’

    깨끗하게 단장된 주택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허름한 한옥과 컨테이너 박스.깨진 유리창 너머로는 찬바람이 불고,어두컴컴한 방안은 한낮에도 불을 밝혀야 한다.서울 강서구 공항동의 ‘샬롬의 집’은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한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곳.자폐증·간질을 앓고 뇌성마비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장애인 26명이 함께 살고 있다. ●난방비 부족 겨울엔 동상 걸려 19일 ‘샬롬의 집’에서 만난 이들은 “시설은 열악해도 이곳이 우리에겐 천국”이라면서 “늘 버림만 받다가 이곳에 와서야 진정한 가족애를 느꼈다.”고 활짝 웃었다.‘샬롬의 집’은 지난 1995년 11월 장애인 4명이 모여 설립했다.알음알음 가족이 늘었지만,정부가 정한 기준에 맞지 않아 복지시설로 인정받지 못했다.물론 지원금도 없고,하루하루 사는 일이 만만치 않다. 하반신마비 1급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박기순(43) 원장은 “겨울이 오면 당장 보일러를 돌릴 기름값부터 걱정해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한 달 생활비로 350만원 정도 필요하지만 수입원은 장애수급자 7명이 받는생계비 200만원과 작업이 가능한 장애인 5명이 한 달 내내 전자제품을 납땜해 벌어들인 40만∼50만원이 고작이다.난방비가 부족해 보일러를 끄고 잠이 들었다가 새벽녘에는 ‘살을 에는’ 추위에 몸서리치기 일쑤다.외출은 동네를 산책하는 정도.외식은 1년에 기껏 한두 차례가 고작이다. ●1000만원 기부하겠다는 복지재단 하루하루 끼니 걱정부터 하는 이곳에 최근 기쁜 일이 생겼다.지난 5월 소외된 계층을 돕겠다며 설립한 복지재단 ‘따뜻한 마음’이 월동비와 생활비로 1000만원을 선뜻 내놓기로 했다.재단측은 20일 ‘샬롬의 집’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열고,뷔페 출장요리로 따뜻한 점심을 대접한다.‘따뜻한 마음’을 결성한 김성좌(67) 이사장은 평소에 아낌없이 이웃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 동양상호저축은행의 회장을 지낸 김 이사장은 체계적으로 이웃을 돕기 위해 복지재단을 설립했다.그의 뜻에 변호사·회계사·대학교수 7명이 동참했다.재단기금은 김 이사장이 사재 20억원을 털어 마련했다.‘샬롬의 집’에 보내는 1000만원도 그의 개인금고에서 나왔다.그러나 김 이사장은 “그저 이웃을 돕고 싶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비인가 장애인 시설의 서러움 ‘따뜻한 마음’의 김연(31) 사무차장은 “복지시설에 간호사·상담자·영양사 등이 상근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곳이라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샬롬의 집’ 윤근영(31) 총무도 “복지시설로 인정받고 싶으면 일단 조건부터 갖추라는 정부 방침이 답답하다.”면서 “당장 갈 곳도 없고,먹고 살 길도 막막한데 정부는 원칙만 내세운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의 ‘미신고시설’은 모두 120곳.전국적으로는 517곳에 이른다. 재단의 임승택(67) 이사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시설은 사회가 도와야 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분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17살 때 산에 올랐다가 실수로 떨어져 척추신경을 크게 다쳤다는 박 원장은 “고마운 재단 덕에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내게 됐다.”면서 “선거철에만 얼굴을 들이미는 정치인보다 묵묵하게 주변을 돌보는 따뜻한 이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경제 플러스 / 정유2사 기름값 25~26원 인상

    LG칼텍스정유와 현대오일뱅크가 25일부터 기름값을 ℓ당 25∼26원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이에 따라 LG정유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공장도 가격은 1220원에서 1245원,실내등유는 574원에서 599원,보일러등유는 560원에서 585원,경유는 767원에서 792원으로 각각 25원씩 올랐다.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 가격은 1220원에서 1246원으로 26원 인상됐다.실내등유 가격도 576.85원에서 601.85원,보일러등유는 561.85원에서 586.85원,경유는 765원에서 790원으로 각각 25원씩 올랐다.
  • 석유가격 오늘부터 ℓ당 7원

    SK㈜와 LG칼텍스정유,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17일부터 기름값을 ℓ당 7원씩 인상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SK㈜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공장도가는 기존 ℓ당 1212원에서 1219원,실내등유는 569원에서 576원,보일러등유는 554원에서 561원,경유는 757원에서 764원으로 각각 올랐다. LG정유의 휘발유 가격은 1220원,실내등유 574원,보일러등유 560원,경유는 767원으로 각각 인상됐다.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값도 1220원,실내등유 576.85원,보일러등유 561.85원,경유는 765원으로 각각 조정됐다.에쓰-오일도 직영주유소 별로 기름값이 ℓ당 7원씩 올랐다. SK㈜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유가 안정을 위해 낮춰 적용했던 원유·석유제품의 수입부과금을 17일부터 환원키로 함에 따라 기름값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김경두기자 golders@
  • 메트로 플러스 / 자율요일제 승용차 기름값 할인

    금천구(구청장 한인수)는 6일부터 관내 주유소 3곳에서 승용차자율요일제 참여 차량에 한해 기름값을 할인해준다.시흥본동 형제주유소(809-5511)는 ℓ당 30원,가산동 가리봉주유소(856-8967)는 ℓ당 20원,독산본동 시흥주유소(856-0283)는 ℓ당 10원을 할인해준다.자세한 사항은 구 산업환경과(890-2365)로.
  • 메트로 플러스 / 자율요일제 차량 기름값 할인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6일부터 자율요일제 준수차량이 3만원 이상 주유시 광장동 강평주유소와 중곡동 주노주유소에서 ℓ당 30원,능동 광진주유소에서 ℓ당 20원을 각각 할인해 준다고 밝혔다.능동 중원주유소는 무료 세차를 해준다.해당 요일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은 혜택에서 제외된다.
  • 백령도 현지어장 르포/남북 빠진 NLL 꽃게어장 中어선 ‘싹쓸이’

    가을 꽃게철을 맞아 중국어선들이 백령도 앞바다를 휩쓸고 있다.남북 관계 등을 고려해 우리 어선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아래 어로한계선을 넘지 못하는 반면 중국어선들은 맘대로 돌아다니는 것이다.이같은 중국어선은 지난 5∼6월 한 번에 수백척씩 나타났다가 자취를 감추더니,가을 꽃게철이 돌아오자 이달 들어 다시 부쩍 늘고 있다. “저 놈들 또 나타났구먼.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자우.”,“중국 배들이 어로한계선 위쪽에 있어 가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그래도 갈 데까지는 가 봐야지.왜 여기까지 오는 거야.에이….” 26일 오후 3시,북위 38.03도 동경 124.38도 백령도 두문진 북서쪽으로 채 1㎞도 되지 않는 해상에 중국 어선 2척이 눈앞에 들어왔다.해군·해경과 함께 백령도 어로해상을 지키는 옹진군 어업지도선 인천 227호의 항해사 김원국(42)씨의 손놀림이 금세라도 쫓아갈 듯 빨라졌다. 그러나 잠시 뒤 해병대 레이더 기지에서 “어로한계선을 이탈하지 말라.”는 지시가 무선을 통해 전달됐다.해군 소속 함정을 제외한 어떠한 선박도북위 38도 부근인 어로한계선을 이탈할 수 없기 때문이다.김 항해사는 “눈 앞에서 중국 배들이 우리 물고기들을 다 잡아가고 있는디….”라고 아쉬워하며 선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중국 어선들이 북쪽으로 도망가면 손쓸 수 없어 이날 오전 6시 하루 일과를 시작한 42t급 인천 227호 어업지도선에는 아침부터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았다.가을 꽃게철을 맞아 중국 어선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백령도 해상에 출몰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수십척에서 많게는 400∼500척씩 일렬로 몰려 다니며,백령도와 대청도,소청도 해상에서 바닥까지 긁는 저인망그물로 꽃게,광어,멸치,고둥 등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인다.심지어 북쪽 땅인 황해도 해주 해상 NLL을 따라 연평도까지 내려온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단속은 쉽지 않다.어업지도선이나 해군 경비정이 다가가면 NLL 북쪽으로 달아나기 때문이다.인천 227호 주용진(29) 기관사는 “중국 배들은 10t 정도 소형 선박이 대부분이고 낡은 탓에 최고 속력이 7,8노트(1노트는 시속 약 1.8㎞)로 느리다.”면서도 “다들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어 우리가 20노트 이상의 속력으로 다가가면 NLL을 사이에 두고 숨바꼭질하듯 북쪽 해상으로 얼른 달아난다.”고 털어놨다. 인천 227호는 이날 이틀째 중국에서 우리 해상으로 들어오는 길목인 백령도 북쪽과 서쪽 대청서방 어업구역을 순찰했다.김 항해사는 “해군이 ‘외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중국 배를 단속하지 않아 우리 어민들만 죽어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그는 “오늘은 그믐이라 물살이 거세고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중국어선이 적지만 물살이 잔잔해 지면 수십 수백척씩 온다.”고 말했다. ●생존 위협 겪는 백령도 어민들 120가구가 넘는 백령도 어민들의 불만은 이미 극에 달해 있었다.중국 어선들에 의해 지역 어장의 ‘씨’가 말라 생계 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지역 특산품인 까나리액젓을 만드는 까나리 어획량은 지난해 7.5t에서 10분의1인 0.75t으로 줄었다. 이번 달부터 조업 허가가 난 꽃게는 구경하기조차 어려웠다. 이날 오후 6시 백령도 옹기포로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뉴코리아호 선장 김만양(45·진촌5리)씨는 “꽃게 제철인데도 하루에 10㎏도 못 잡아 20만원 벌이도 못했다.”면서 “매일 기름값과 인건비도 못 건지는 판이니 고등학교 다니는 애들 학비를 어떻게 댈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 심정순(47·진촌5리)씨는 “중국 배들이 어장을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올해만 해도 300만원짜리 어구 5개를 망가뜨리는 바람에 이래저래 1억원 가까이 빚을 졌다.”면서 “고교 3년생인 아들이 ‘내가 빚갚아야 돼?’라고 물어올 때마다 가슴이 무너진다.”고 하소연했다. 심씨는 “정부가 태풍 수해를 입은 수재민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우리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수수방관을 꼬집었다. 지역 관계자들은 정부가 중국과의 직접 협상 등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옹진군청 관계자는 “남북 긴장관계 등을 고려해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을 단속할 방법이 없다면 외교적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현재의 어로한계선 구역을 북쪽으로 더 올리거나,2개월로 한정된 대청도 서쪽 해상의 어로 제한을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령도 이두걸기자 douzirl@ ■최종남 연화리 어촌계장의 한탄 이미 체념한 탓일까.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에서 가장 큰 어민단체인 연화리 어촌계 최종남(사진·56) 계장은 쉽사리 말문을 열지 않았다.“아무리 뭍 사람들에게 중국배 얘기를 해도 소용없시다.”라며 담배 연기만 연거푸 내뿜었다. 백령도 주민들이 중국 어선 때문에 겪는 시름은 최 계장의 얼굴에 깊이 팬 주름만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최 계장은 백령도 부근 해상에서만 32년째 고집스럽게 ‘물질’을 해오고 있다.등허리가 꼬부라지며 겨우 자식들을 대학 공부까지 시켰다. 최 계장의 한탄은 계속됐다.백령도 앞바다를 밤마다 훤히 밝히는 중국어선 불빛만 보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는 그는 “중국 사람들은 ‘새끼는 잡지 않는다.’는 바다 사람의 불문율도 지키지 않는다.”면서 “꽃게 어장에서 나오는 게 멸치,고둥,놀래미 등으로 주산물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멸치잡이를 주로 하는 최 계장만 해도 중국 어선들 때문에 올해 큰 손해를 봤다.멸치 평균 어획량이 2만 4000㎏선에서 올해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게다가 ㎏당 7000원 안팎의 단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바람에 창고에 그냥 쌓아둔 것도 많다.최 계장은 “중국 어선들이 어망까지 찢어놓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면서 “두문진에서 조업을 하는 80여가구 어민들 대부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지경이 되다 보니 최근에는 어민들이 어선을 관광선으로 개조해 불법 관광영업에 나서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주민들이 호구지책으로 관광객 1인당 7만∼8만원씩 받고 5척의 임시 관광선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최 계장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불법 관광 영업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이나 중국 어선에 대한 강경 대응이 없다면 백령도에는 조만간 ‘대한민국 국민’이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며 관광객들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령도 이두걸기자 ■中어선 불법조업 왜 잦나 2001년 6월 한·중 어업협정 이후 배타적경제수역(EEZ)인 동경 124도를 넘나들며 조업하던 어선들이 요즘은 북방한계선(NLL)을 타고 백령·대청도 동쪽 해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남북한 완충해역이어서 어족자원이 풍부한 데다 단속의 손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NLL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은 6·25 정전 이후부터 계속돼 왔으나 한·중 어업협정 이후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불법조업을 하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은 2000년 29척,2001년 39척,2002년 25척에 달하다가 올해는 9월25일 현재 82척으로 급증했다.중국어선들은 해경이 단속하면 NLL 이북해역으로 도주,추적가능거리가 2∼3마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검거에 어려움이 따른다.이들은 검거해도 골칫거리다.영해법이나 배타적경제수역법을 적용해 1000만∼3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나 중국어선 대부분이 영세해 80%가량이 벌금을 못낸다.이 경우 선장을 구속시키고 선원들은 공해상으로 추방한다.당국은 여러 차례 중국측에 어선 단속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어선 대부분이 개인에게 임대해준것이어서 실질적인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의약분업 국민 추가부담 8조”/이원형의원 주장… 국민88% “의약분업 최대 피해자”

    지난 2000년 7월 의약분업이 시작된 뒤 국민이 추가로 부담한 금액은 올해 6월말까지 3년간 8조원에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민 10명 중 9명은 의약분업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며 최대 수혜자는 약사,의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원형 의원은 22일 ‘의약분업에 대한 비용분석과 효과측정’이라는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의약분업 시행으로 국민이 추가로 낸 금액은 3년간 모두 7조 8837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약국조제료로 4조 7697억원,병·의원 요양급여비로 1조 1532억원,간접비용으로 1조 9607억원 등을 추가로 썼다는 주장이다.여기서 약국조제료는 의약분업이후 신설된 비용이며 병·의원 요양급여비는 물가상승분을 빼고 인상된 액수이다.간접비용은 환자가 병원에서 진단·처방전을 받은 뒤 약국에 가서 조제하는 과정에서 쓰인 교통비,기름값,대기시간 등을 환산한 액수이다. 이 의원은 “이같은 국민의 부담증가는 약물 오·남용 위험 감소나 제도개선을 통한 총의료비 감소 등으로 연결돼야 하지만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이 의원이 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센터에 의뢰해 20세이상 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의약분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국민의 88%는 의약분업의 최대 피해자가 국민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약사(41.6%)와 의사(38.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제약회사(13.2%),국민(3.7%)이라는 응답은 적었다.반면 ‘누가 손해를 보았는가.’라는 물음에는 국민이라는 응답이 87.8%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의사(5.9%),약사(2.8%),제약회사(1.3%)라는 답변은 미미했다.의약분업 시행과 관련해서는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56.7%로,‘잘한 일’(25.2%)이라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김성수기자 sskim@
  • 고속도 휴게소 주유소 기름값 서울보단 싸고 지방보단 비싸

    추석을 맞아 서울을 빠져 나가는 차량은 고속도로 휴게소나 지방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이 경제적이다.반대로 지방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량은 고속도로보다는 지방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것이 이익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崔圭鶴)은 8일 전국 6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위치한 주유소 73개소의 휘발유·경유 판매가격과 전국의 지역별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서울소재 주유소의 ℓ당 평균 판매가격(휘발유 1317.07원,경유 822.51원)은 고속도로주유소의 평균판매가격(휘발유 1306.14원,경유 816.91원)에 비해 휘발유는 11원,경유는 6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서울을 제외한 지방 주유소의 ℓ당 평균 판매가격(휘발유 1262.68원,경유 755.49원)은 고속도로주유소의 평균판매가격(휘발유 1306.14원,경유 816.91원)에 비해 휘발유는 43원,경유는 61원이나 싼 것으로 조사됐다. 강동형기자 yunbin@
  • 카드 두번 긁으면 꼭 확인을

    주유소에서 고객이 건네준 신용카드에서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이 정보를 토대로 미국에서 위조 신용카드를 만들어 도박자금으로 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지방경찰청은 26일 주유소 직원으로 일하면서 몰래 빼낸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이용,미국에서 신용카드를 위조한 하모(23·여)씨 등 2명을 여신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김모(27)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하씨는 지난달 17일 미국에서 재미교포 최모씨로부터 신용카드 정보를 판독하고 저장하는 특수장비인 ‘스키머’를 건네받고 귀국,평소 알고 지내던 설모(27·구속)씨 등 2명을 인천 계양구와 서울 은평구 등의 주유소에 취업하게 한 뒤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기름값을 정상적으로 계산한 뒤 고객이 안보는 틈을 타 ‘스키머’에 고객 카드를 몰래 긁는 수법으로 신용카드 550여장의 정보를 취득,이를 국제우편으로 미국에 있는 최씨에게 보냈다. 최씨는 이를 이용,가짜 신용카드 120장을 만들어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서 도박에 쓰이는 칩을 구입한 뒤 현금1억 3000만원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인터폴과 함께 30대 중반인 최씨를 쫓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술집 종업원으로 일하던 하씨는 최씨로부터 1100만원의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했으며,주유소에 취업한 설씨 등은 카드정보 1건에 3만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외 유학생이나 여행객에 의해 국내 카드정보가 해외 위조범들에게 유출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신용카드 정보가 빠져 나갈 수 있는 만큼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할 때 반드시 직접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빈사상태에 빠진 농업법인 8천여곳중 22%만 ‘명맥유지’

    국내 농업법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전문 경영지식 부족과 자금난,인력난,판로개척의 어려움으로 대부분 빈사상태다. 게다가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값싼 외국산 농산물도 목을 조이고 있다.막다른 골목에 처한 농업법인의 운영실태와 문제점을 해부한다. ●농림부 등 농업법인 운영실태 파악도 못해 지난 92년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로 인한 농업시장 개방확대에 대비,국내 농업의 규모화와 협업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면서 설립이 본격화됐다. 법인은 대규모 농사를 짓거나 다른 사람의 농사를 위탁받아 지어주는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으로 나뉜다.농촌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자금지원 등 특단의 조치를 위한 농어촌특별조치법을 근거로 설립됐다.경영경험이 없더라도 농업인 5인 이상 등으로 법인설립이 가능한 데다 정부의 보조금과 낮은 금리의 융자,정책자금 우선 지원,세금면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졌다.이같은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농산물 가공 및 수출·축산·화훼·특작·저장유통 등 농업 전 분야에 걸쳐 법인설립이 한동안 러시를 이뤘다. 그러나 경영 마인드가 없는 농민들로 구성된 농업법인의 난립과 함께 운영 미숙,정부의 무관심은 농업법인의 암울한 앞날을 예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부농의 꿈을 이루려던 법인들의 ‘장밋빛 청사진’은 점차 물거품으로 변해 갔다.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속출했다.운영중인 대다수 법인들도 자금난과 인력난으로 어지럼증을 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말 현재 전국의 농업법인은 7915곳에 이른다.이중 영농조합은 6288곳,회사법인은 1627곳으로,정부보조금 및 정책자금 등 모두 9932억 5900만원이나 지원됐다.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부실투성이다.당시 정식 결산서를 작성한 법인은 22%인 1791곳에 불과하다.그나마도 1430여곳(80%)은 적자를 냈거나 1억원 이하의 영업이익에 그치고 있다. 1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린 법인은 350여곳 남짓이다.나머지 4769곳 중 2069곳은 자금난으로 휴·폐업중이다.2700곳은 정부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설립된 위장 법인이거나 경영규모가 미미하다.679곳은 사업준비중이다.특히 휴·폐업중인 상당수 법인은 해산에 필요한 수수료(30만∼100만원)조차 부담할 수 없을 만큼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다. 따라서 이들 법인에 물린 엄청난 규모의 정부자금은 회수조차 어려울 전망이다.사정이 이런데도 농림부는 실태 파악조차 외면하고 있다.‘농업인들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라며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일선 지자체들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농림부 관계자 등은 “정부의 규제 완화조치에 따라 농업인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이 때문에 농가소득 향상과 국내 농업발전을 위해 앞다퉈 설립됐던 농업법인은 엄청난 국고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졸속정책에 무너진 농업법인 농업인들은 정부의 졸속정책으로 영농법인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정부가 농산물시장 개방과 관련해 성난 농민을 달래는 데 급급해,무작정 ‘퍼주기식’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이 법인 난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또 법인 운영에 따른기술지도 및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경영경험이 없는 농민에게 운영을 내맡긴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그동안 대부분의 법인이 경영난으로 잇따라 도산하고 있는 데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당국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다. 농업인들의 의욕만 앞세운 무모한 도전과 운영미숙도 실패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철저한 준비와 사업계획수립,시장조사 등도 없이 사업에 뛰어든 데다 과다한 초기 시설투자로 인한 운영 자금난은 이내 파산으로 이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들의 횡포도 법인들을 수렁에 빠뜨렸다.법인들이 팔리는 제품을 어렵사리 생산하기라도 하면 대기업이 유사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경북 경산대추조합은 대기업의 횡포에 망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지난 9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대추음료가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대기업들이 곧바로 20여종의 유사제품을 내놓아 이 법인은 가동 4년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경산시청 이재욱(42)씨는 “이런 사실을 확인한 감사원 관계자도 어이가 없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선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부실법인의 과감한 통·폐합과 자금회수,경영관리 지도 등을 전담할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상화기자 shkim@ ■어떤 지경일까 경북 군위군 우보면 이화리 군위화훼영농법인의 텅빈 화훼농장에서 만난 하모(48) 이사의 얼굴은 핏기가 없고 창백했다. 담배 한대를 피워 문 그는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IMF를 도저히 견딜 재간이 없었어요.농자재 값 등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장미꽃 값은 폭락했기 때문이죠.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법인의 부도로 최근 농장이 경매처분된 데다 대표인 홍모(54)씨마저 부도 이후 종적을 감춰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UR협상 이후 정부가 화훼산업 육성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자 군위지역 7개 화훼농가들은 묘안을 짜냈다.95년 조합을 만들어 자체 개발한 장미재배 신기술인 속칭 ‘아칭 재배법’으로 고품질의 장미를 생산,외국에 수출키로 한 것.이들은 이듬해30억원(국비 등 보조금 14억 7200만원,융자 9억 3100만원,자부담 6억원)을 들여 최신 생산시설을 설치한 뒤 장미 23만여 그루을 심었다. 사업 초기에는 대성공이었다.98년 첫 수확한 장미(리틀마블) 46만여 그루는 전량 일본에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외국어 사전을 뒤적이며 독학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수출시장을 개척했다. 수출을 시작한 지 불과 몇개월 만에 외화 1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이 때문에 홍 대표는 정부에 의해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발됐다.‘경북도 농업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환희는 잠시 뿐이었다.IMF 여파로 그해 말 시련이 찾아왔다. 하우스 난방 기름값과 농자재값,인건비는 천정부지로 뛰었다.끝내 단가 인상 등으로 수출길이 막히고 내수시장마저 얼어붙었다.이어 수해·태풍이 겹쳤고,정부의 화환거래 규제까지 목을 죄었다.때문에 판로가 막히고 매출은 급락해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결국 화훼법인은 지난해 적자 누적으로 문을 닫았으며,최근에는 경매 처분됐다. 영농법인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하씨는“당국은 달콤한 보조금만 준 뒤 판로지원 등 뒷받침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안일한 정책이 계속되는 한 농업법인의 미래는 없다.”고 한숨지었다. 군위 김상화기자 ■농업법인이란 농업법인은 크게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으로 나뉜다.영농조합법인은 농업인 5명 이상으로 법인을 구성할 수 있다.농산물의 공동 출하 및 가공·수출 등을 통해 소득증대를 꾀한다. 농업회사법인은 농업인 및 비농업인 2∼3인 이상으로 합자·합명·유한·주식회사 등을 설립할 수 있다.농산물의 유통·가공·판매 및 농작업 대행으로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다.
  • [中企를 살리자](1)자금도 인력도 없다

    정부가 지원하는 한해 6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이 중소기업들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기업지원 대출을 늘렸다고 하지만 실제 은행들은 부실채권 부담을 우려해서인 지,대출 문턱을 더욱 높였다는 게 중소기업인들의 지적이다.이들은 시중에 돈이 넘쳐도 이자율이 턱없이 높은 사채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한다.인력 문제도 마찬가지다.경기침체 장기화로 실업률은 치솟는데,중소기업인들은 되레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호소한다.‘자금난과 구인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기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소기업의 생산직 인력부족률은 12.2%,20만여명에 달했다. ●정책자금의 행방은 대구시의 S의류업체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15억원대의 수출주문을 받고 원부자재 구입에 필요한 7억원을 급히 신용대출 받기로 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이 회사 김모(56) 사장은 10년 동안 거래한 은행으로부터 “연체가 없고 매출도 견실한 업체인 만큼 10억원 정도는 신용대출이 가능하다.”는 평소의 말을 믿고 대출을 신청했다.하지만 거래은행은 “지난 5월부터 본점 지침에 따라 우량기업에 대한 영업점장의 전결 한도가 40억∼50억원에서 5억∼30억원으로 줄었다.”는 이유를 들어 대출을 거절했다.김 사장은 “은행측이 신용대출 대신 부동산 담보나 보증기금대출을 제안했으나 웬만한 중소기업치고 공장 부지를 담보로 잡히지 않은 곳이 몇 곳이나 되느냐.”고 되물었다. 경기도 안산의 D기계공업.지난해 받은 부동산 담보대출의 담보 인정비율이 80%에서 60%로 낮아졌다며 추가로 보증인 확인을 요구받았다.김인철 (47)사장은 “새로 보증인을 세우자니 거래업체 등으로부터 경영 위기에 몰린 것으로 오해를 받을 게 뻔하다.”고 말했다.시중은행들은 매출이 20억원 이상인 기업중 금융기관 차입금이 연매출의 75% 이상인 기업을 ‘조기경보 대상기업’으로 지정한 뒤 여신규모 축소,추가담보 요구,조기상환 독촉 등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전국 중소기업 269곳을 대상으로 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42.4%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대답했다.“원할하다.”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사채이용률은 29.2%로 지난해 평균 6.9%를 훨씬 웃돌았다.자금사정이 곤란한 업체 가운데 82.7%는 외상대금 지불을 못했고,27.3%는 임직원 월급도 주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렵다.”는 대답(38.5%)이 “쉬워졌다.”는 대답(17.0%)의 2배를 웃돌았다.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중소기업대출을 줄이고,자금회수에 나선 점도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부추긴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해지자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열린 국책·시중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박 총재는 “신용도가 좋은 기업에 높은 금리를 받고 대출하면 은행들은 위험도를 줄일 수 있어 좋고,기업들은 다른 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연간 6조원대의 정책자금 가운데 직접자금은 올해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산업기술개발자금 5446억원,산업기반자금 3637억원,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대출금리 연 5.1∼5.9%의 정책자금 2조 5000억원 등이다.기협중앙회 장지종(張志鍾) 상근부회장은 “무작정 대출을 늘려 달라는 것이 아니라 개별기업의 신용평가를 제대로 해서 우량기업은 살려 달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인력난의 원인은 경북 구미산업단지의 S전자부품업체는 지난 2월 자동화설비 숙련공 5명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 모집했다.순식간에 50여명 이상이 지원했으나 막상 면접을 본 사람은 7명에 그쳤다.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월급여 기본 200만원,시간외수당 및 숙련수당 별도지급’ 등의 조건을 전화로 물었으나 생각보다 적다고 판단해서인 지 지원을 포기했다.그나마 7명중 채용된 3명도 이런 저런 이유로 2개월여 만에 그만두었다. 전기설비기기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최모 사장은 “여성 경리직을 구하기는 정말 하늘에서 별따기”라면서 “솔직히 월급도 적은 편(150만원 기본)이지만 요즘 젊은 여성들은 함께 몰려다닐 수 있는 생산직이나 백화점 영업직을 선호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인력난의 원인을 대기업의 무분별한 노무관리 때문이라고 볼멘 소리를 하는 중소기업인들도 많다.대기업들이 2000년 이후 노조의 압력에 굴북,임금을 올려줘 동종의 중소기업보다 50% 이상 더 많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미상공회의소의 한 직원은 대기업 계열사인 L사의 5년차 생산직 가정주부의 연봉이 4000만원 정도인 반면 남편인 중소기업 관리직 부장의 연봉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그는 “연말에 성과금을 받은 아내가 직장 회식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와도 정기 보너스조차 챙기지 못한 남편은 기가 죽어 불평도 못한다고 들었다.”고 소개했다. 근로자들도 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출근길 구미단지에선 45인승 근로자 출근버스가 거의 텅 빈 채 운행되곤 한다.반면 공장 주변에 가면 골목마다 승용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어 원자재 운송 화물차가 진출입에 애를 먹는 장면도 목격됐다. 근로자들이 주차한 차량들로 골목길이 메워져 있기 때문이다.한 업체 간부는 “주 5일 근무를 앞두고 근로자들이자가용 기름값을 요구하는 곳도 있어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
  • 지표 내리막속 주가·소비심리 회복세 / 경기 바닥탈출 신호?

    주가가 오르고 소비가 소폭이나마 살아나는 등 우리 경제에 모처럼 청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대외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도 0.7%포인트대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경기가 6월말까지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심지어 “임기내 7%대 성장도 가능하다.”는 청와대발(이정우 정책실장) 장밋빛 청사진까지 나오고 있다.하지만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다.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희망의 싹 엿보여 롯데백화점의 5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 감소에 그쳤다.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지만 감소폭이 전월(-4.3%)의 3분의1 수준이다.홍보팀 하수연 과장은 “각종 기념일이 많은 5월 특성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소비심리가 점차 호전되는 추세”라고 말했다.외평채 가산금리는 4일(현지시간) 뉴욕시장 기준 0.79%포인트로 사상 처음 0.7%포인트대로 진입하며 최저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모처럼 순발행(발행>상환)으로 돌아섰다.4월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기름값과 반도체 가격도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 하강은 심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일 발표한 ‘5월 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지표는 여전히 하강중이다.생산·출하·재고 지수가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4월중 취업자수도 1년전에 비해 0.7% 감소했다.게다가 5월에는 연휴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데다 화물연대 파업 후유증까지 겹쳐 각종 지표 악화가 확실시된다.실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월에 84.7로 전월보다 더 나빠졌다. ●반등 기대감 VS 샴페인 경계 재정경제부 강호인(姜鎬人) 경제분석과장은 “최소한 소비는 두 분기의 조정을 끝내고 3·4분기부터 회복될 것 같다.”면서 “최근의 주가상승도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강 과장은 “지난해 우리 경기를 떠받쳤던 소비가 살아난다는 것은 좋은 징조임이 분명하나,또다른 축인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3분기 회복을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하지만 늦어도 4분기에는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SK글로벌·카드채·조흥은행 등 각종 현안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물가안정으로 경제정책의 여력이 생긴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부동산시장으로 몰렸던 시중자금도 서서히 ‘역류’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댐’(부동산 투기 억제책)에 놀라 잠시 역류하는 것일 뿐,조만간 ‘범람’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여전하다.비관론자들은 수출 둔화세에도 크게 주목한다.5월 수출증가율은 4.4%로 전월(9.6%)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당분간 한자릿수의 저조한 증가세가 예상된다.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기업들의 신규투자 계획이 불투명하고 자금시장의 선순환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경기회복은)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나의 건강보감]미즈노 교수

    미즈노 페이(水野俊平·36) 교수.전남대 일어일문학과에 재직중인 그는 방송을 통해 ‘미즈노’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알려졌다. 그가 처음 방송가에 얼굴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의 기상천외한 전라도 사투리에 배를 움켜 쥐어야 했다.“…랑께요.”와 “…이라우.”로 이어지는 사투리를,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본인이,그것도 대학 교수라는 이가 지상파 방송을 통해 거침없이 뿜어대자 그 광경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위신’이나 ‘체면’을 제쳐두고 웃어댔다.그의 사투리는 솔직했다.연기자처럼 분식이나 과장없이 원어민 수준으로 토해내는 질박한 사투리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카타르시스였다.“봐라.저러니 애들에게 영어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것도 그 무렵이다. ●‘차는 절대 몰지 마라’ 아버지의 엄명 인터뷰가 약속된 곳에 일찍 도착한 그는 두개의 가방에서 원고 뭉치를 잔뜩 꺼내놓고 살피고 있었다.“강의에 방송일까지 겹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홋카이도(北海道) 태생인 그는 일본에서 대학을 마친 뒤 전남대에 유학,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아예 눌러앉았다.90년에 유학을 왔으니 벌써 14년째다.인사를 나누며 그를 ‘교수’라고 불렀더니 “전강 대우에게 교수라는 호칭은 좀….”이라며 손을 내저었다.그래도 한국에서는 전강이면 ‘교수’라고 하니 틀림없는 국립대 교수다. 그는 자전거광이다.어느 정도냐면,편도 거리가 6∼7㎞,소요시간이 30∼40분을 넘지 않으면 틀림없이 자전거를 탄다.물론 30만평의 넓디 넓은 대학 강의실도 자전거로 이동한다.생활속의 자전거 타기라 폼나는 장비는 아예 갖추지 않았다.양복 입고 타는 게 예사다. 그에게 자전거는 운명적인 교통 수단이자 운동기구다.그는 운전면허가 없다.앞으로도 따지 않을 각오다.모두 ‘고지식한 아버지’의 영향이다.홋카이도의 지방대 경제학 교수였던 그의 부친은 무척 완고했다.“나무를 무더기로 베어내는 짓이 가당키나 하냐.”며 평생 스키와 골프를 멀리 했는가 하면,자신이 그랬듯 아들에게도 “환경과 도시문제를 쏟아내는 차는 절대 몰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여느 사람들 같으면 ‘말도 안된다.’며 팅팅거렸을 법도 하건만 그는 달랐다.그때부터 자전거가 생활이 됐다. ●씨름선수 같은 허벅지도 자전거 덕분 문득 호기심이 발동해 그의 허벅지를 훔쳐 봤다.아니나 다를까 씨름선수 같다.내친걸음이다 싶어 손바닥을 좍 펴서 쟀다.3뼘 굵기였다.기자의 허벅지는 2뼘 정도.자전거를 타는 게 왜 좋을까.그는 너무나 당연해선지 따로 건강을 말하지는 않았다.대신 자동차에 비해 편리하며 경제적이라고 했다.저렴한 구입비와 유지·관리비는 물론 기름값이 안드니 당연히 경제적이다.환경친화적 교통수단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대기오염을 탓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무조건 자전거를 타라.타되 잊을 만하면 한번씩 탈 게 아니라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그가 귀띔한 자전거타기의 또 다른 이점 하나.그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길에서 가끔 돈을 줍는다.차 탄 사람들이 못미치는 틈새에 ‘미즈노의 자전거’가 있는 것. 자전거에 얽힌 일화도 많다.한번은 방송 출연을 위해 광주의 모 방송국에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경비원과 대판 붙었다.마치 중국집 배달원에게 하듯 눈을 부라리며 “어디다 자전거를 세우느냐.”고 몰아붙여 그만 일합을 겨루고 말았다.“차,그것도 큰 차를 타야만 사람 대접을 받는다면 그 사회는 틀림없이 잘못된 사회”라는 뼈있는 비판을 감추지 않았다.91년 일본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모처럼 고향에 가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술이 과했다.막차는 떨어지고 40㎞나 되는 집에까지 갈 일이 막막하던 차에 길가에 버려진 자전거가 있었다.그걸 주워 타고 20㎞쯤 갔다가 뒤쫓아온 경찰에 잡히고 말았다.버려진 자전거인 줄 알았는데 주인이 있었던 것.꼼짝없이 시말서를 쓰고서야 풀려났는데,“그 바람에 취한 몸으로 천신만고 온 길을 되돌아간 것이 정말 억울했다.”며 너털웃음을 쏟아냈다. 그는 한국인과 결혼했다.부인은 필드하키 청소년대표 출신인 양경란(36)씨.미즈노 교수는 “그러잖아도 와이프가 ‘제발 이젠 인력(人力)으로만 살지 말고 동력(動力)도 좀 이용하잔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차를 갖고 있지만 부인 전용이다.차를 처음 살 때 그는 “절대 내게 운전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다짐까지 받았다. ●식습관 바꾸고 나니 회식자리 겁나 미즈노 교수의 자전거 타기는 환경문제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 환경운동이자 건강법이다.그는 한국에 차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독일의 경우 연립주택 몇 가구가 공동으로 차 한대를 구입해 사용하기도 하는데 한국은 ‘두당 1대’를 지향하니 문제랄 밖에. 식습관도 최근 들어 바꿨다.고기 대신 ‘좀 거시기한’ 고기의 간극을 채소로 메운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술 마신 뒤에는 라면으로 속을 풀었으나 이것도 딱 끊기로 했다.이런 변화를 꾀하자니 회식 자리가 겁난다.포식과 과음을 피할 수 없어서다.밥과 술로 이어지는 한국의 친교방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그렇다고 권장할 일도 아니라고 믿는다.처음엔 한국의 맵고 짠 음식 때문에 고전했으나 이젠 거의 가리지 않는다.담배는 안 피우며 주량은 ‘한국식 친교’ 덕분에 ‘만땅 소주 3병’ 수준이 됐다. 그는 이것저것 한국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들췄지만,그것이 결코 ‘모멸’로 느껴지지 않은 것은 한국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깊은 탓이리라.그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한국과 한국인을 껴안을 수 있는 ‘속깊은 일본 친구’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글 심재억 기자 jeshim@ 사진 도준석 기자 pado@ ■‘자전거타기’ 이래서 좋다 자전거 타기는 건강도 건강이지만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린 레포츠’라는 점에서 유용하다.이 때문에 20여년 전만 해도 ‘탈 것’으로 생활에 곁들이했던 자전거가 이제는 삶의 여유를 거증하는 운동기구로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다.자전거를 타면 시간,경제적 부담없이 건강을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짧은 거리는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자전거 타기는 기분전환 같은 정신적 이점 말고도 하체와 허벅지를 단련하는 데 매우 유효하다.요추 부위를 단련해 요통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산악용인 MTB와 젊은이들의 X-게임에 등장하는 묘기용 자전거인 BMX는 조깅과 맞먹는 열량을 소모하기도한다. 일반인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자전거타기를 ‘시티라이딩’이라고 하는데,사이클을 비롯해 산악자전거,여성·아동용 자전거와 2인용 등 종류나 시간,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생활권에서 벗어나 교외를 달리는 하이킹은 지구력과 기분 전환에 좋으며 MTB를 이용해 산길 등 거친 대자연을 줄기는 이른바 ‘오프로드 투어링(Offvoad Touring)’은 모험심까지 길러준다. 타는 수칙도 까다롭지 않다.안장 높이는 페달을 밟을 때 엉덩이가 좌우로 너무 흔들리지 않는 정도면 되고,안장 각도는 수평 상태가 무난하다. 핸들 바 역시 21∼24인치가 일반적인데 길이가 길 경우 호흡에는 유리하나 고속주행시 방향 전환이 불편하다. 신경써야 할 대목은 안전수칙.횡단보도에서는 내려서 끌어야 하며,골목에서 큰길로 나설 때는 반드시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차도를 갈 때는 차량과 같이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이런 점들은 대도시일수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전거타기 운동연합 이준우 교육국장은 “몸무게 65㎏인 성인이 자전거를 타면 보통 1분에 4.2㎉의 에너지를 태운다.”면서 “등산이나 달리기의 40% 안팎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체력적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경차가 돈번다 / 기름값 절약 3년뒤 한대값 벌어

    경차를 굴리면 돈을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국회가 내놓은 경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법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경차 구입시 등록세와 취득세(각각 차값의 2%)를 면제받는다.또 ㏄당 80원인 자동차세가 18원으로 크게 내리고 오는 7월부터 도시채권 매입 의무(4%)가 면제된다. 예컨대 798㏄인 700만원짜리 경차를 살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 14만원씩,공채 28만원 등 모두 56만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자동차세도 6만원대에서 1만원대로 연간 5만원 절감된다. ℓ당 연비가 17㎞로 기름값이 적게 든다.준중형인 1500㏄급(평균 ℓ당 12㎞)보다 40% 가량,대형인 3500cc급(평균 ℓ당 7.6㎞)보다는 120% 정도가 연비가 높아진다. 따라서 경차를 3∼4년 타면 경차 1대 값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차는 어디든 틈만 있으면 주차를 할 수 있는 편리함도 있다.뒷좌석 공간에 접이식 자전거를 무리없이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도 넉넉하다.
  • 철강운송료 15% 오르면 / 月75만원 벌던 차주수입 100만원 늘어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의 협상타결로 운송료가 인상됨에 따라 화주(貨主)와 운송업체,차주 등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포항철강공단 9개 운송업체의 경우 포스코 철강제품 운송회사인 5개사는 수송료 15% 인상,나머지 4개사는 11∼14.5% 각각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인상액은 화주인 포스코 등이 80%,운송업체 20%씩을 각각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연간 운송비가 3741억원과 805억원(해상 및 철도 운송비 포함)인 포스코와 INI스틸은 각각 448억원과 54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운송료가 1% 인상될 경우 월 3억원의 비용이 증가하는 동국제강 포항공장도 이번 운송료 14.5% 인상으로 월 44억원의 원가인상 요인이 생긴다는 것이다. 운송업체는 긴축경영 등을 통해 운송료 인상분을 흡수한다지만 운송비 최저가 낙찰제가 도입된 최근 2∼3년부터 운임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경영에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반면 차주들은 운송료 인상분을 추가 수입으로 챙기게 된다.예컨대 포항∼서울을 운행하며 월 700만원의매출 가운데 기름값,통행료 등 관리비 630만원(90%)을 제외한 70만원의 수입을 올리던 차주의 경우 운송료 15% 인상으로 월 매출액은 805만원으로 늘어난다.이 경우 차주의 월 순수입은 175만원으로 인상 전보다 100만원이 더 늘어나게 된다.알선료는 물량기준으로 종전과 같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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