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기뢰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6·3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7
  • “어디에 뿌렸는지도 모른다”…호르무즈 해협 최대 난제 ‘기뢰’는 무엇? [핫이슈]

    “어디에 뿌렸는지도 모른다”…호르무즈 해협 최대 난제 ‘기뢰’는 무엇?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뿌린 기뢰가 종전 협상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중부사령부 소속 병력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면서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종전 협상 개시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작전에 전격 착수하며 이란의 협상 지렛대를 약화할 수 있는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유가를 폭등시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손에 쥔 가장 강력한 카드다. 문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제한하기 위해 뿌린 기뢰의 위치를 정작 자신도 잘 모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더 많은 선박 통행을 허용하려 했지만, 설치한 기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소형 보트를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매설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NYT는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각 기뢰의 정확한 좌표를 기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한 해류로 인해 기뢰가 이동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위치가 알려져 있더라도 이란은 물론 미국도 신속하게 제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란은 휴전 이후 안전 항로를 표시한 해도를 공개했지만, 기뢰가 무작위에 가깝게 설치됐기 때문에 안전 항로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바다의 지뢰’라고도 부르는 기뢰는 선박이 접근하거나 접촉할 때 폭발하도록 설계된 수중 무기다. 이란은 마함(Maham) 1, 2, 3 등 5000~6000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선박과 접촉하면 폭발하는 접촉 기뢰부터 로켓 추진형 스마트 기뢰까지 다양하다. 특히 기뢰는 저렴한 비용이지만 값비싼 유조선이나 구축함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으며 항행을 마비시키는 심리적 공포도 줄 수 있다. 이에 이란으로서는 하늘의 드론에 이어 바다에는 기뢰가 비대칭 무기의 정점인 셈이다.
  • [포착] 유유히 지나가네?…‘호르무즈 통과’ 당시 美군함-이란군 무선 내용 들어보니

    [포착] 유유히 지나가네?…‘호르무즈 통과’ 당시 美군함-이란군 무선 내용 들어보니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협상 개시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작전에 전격 착수하자 이란이 살벌한 경고를 내놨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중부사령부 소속 병력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면서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두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USS 프랭크 E. 피터슨함과 USS 마이클 머피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아라비아만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이라며 이란이 설치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광범위한 임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군함 여러 척이 사전 협의 없이 대담하게 해협을 건넌 정확한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 악시오스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들 군함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통과해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으로 진입했다가 다시 아라비아해로 돌아 나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날 통과는 이란과 조율되지 않았다. 전쟁 발발 후 미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날 군함 통과 작전은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돋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란 “재발 시 30분 내 타격, 마지막 경고”미국은 군함 두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주장한 반면, 이란은 미 구축함이 이란군의 경고에 회항했다고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미 구축함 1척이 오늘 (해협 바깥쪽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쪽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기동했다가 이란군의 즉각 경고를 받아 돌아가는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이 이 구축함의 위치를 밀착 감시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에 있는 우리 협상 대표단과 정보를 공유했다. 대표단이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이 구축함에 ‘호르무즈 해협에 다시 접근하면 발포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고 파키스탄 중재자 측에도 ‘재발 시 30분 내 타격할 것이며 이란과 미국의 협상도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악시오스가 언급한 미 군함들과 이란 외무부가 지목한 구축함 1척이 같은 대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군함-이란군 교신 내용 보니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민간 선박이 녹음한 무선 교신 내용을 공개했다. 교신 내용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려는 미 구축함을 향해 “이것이 마지막 경고”라고 반복해 알렸으나, 미군은 “국제법에 따라 통항하고 있다. 귀하를 겨냥한 것은 아니며 우리 정부의 휴전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양측 사이에서 교전 등 충돌은 없었으나 종전 협상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일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최대 쟁점 중 하나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인 상황에서 미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양측 긴장 상황을 더 고조시켰다”고 분석했다. IRGC 해군은 성명에서 “혁명수비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능적으로 관리할 완전한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오직 민간 선박만이 특정 조건 하에 통과가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타르 교통부는 이란 전쟁 후 중단된 자국 영해 내 해상 항행 활동을 이날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교통부에 따르면 카타르의 모든 종류의 선박과 해상 운송 수단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항할 수 있으며 조업 허가를 소지한 어선은 기존 지침에 따라 24시간 조업이 허용된다.
  • 트럼프 “한국, 호르무즈 열 용기 없다” 또 지적…이란과 협상 결말은? [핫이슈]

    트럼프 “한국, 호르무즈 열 용기 없다” 또 지적…이란과 협상 결말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를 지적하며 “우리는 중국과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 등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놀랍게도 그들은 이 작업을 스스로 해낼 용기나 의지가 없다”면서 “하지만 매우 흥미롭게도 많은 나라의 빈 유조선이 석유를 채우러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에 처참하게 지고 있다고 밝히며 “이란에 유일하게 남은 건 선박이 기뢰에 부딪힐 수 있다는 위협뿐”이라며 “그들의 기뢰부설함 28척이 모두 바다에 가라앉아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와 유럽 각국이 직접 해야 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미국이 ‘대신’ 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한국 등 여러 우방국에 책임을 떠넘기는 동시에, 우방국들이 더 적극적으로 해협 개방에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함 파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한 미군 규모를 부풀려 “한국이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유럽에 대해서는 이란 전쟁 기여도에 따라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재배치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이란, 마라톤 협상 했지만…미국과 이란은 11일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에서 마주 앉아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해서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은 이날 낮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각각 만나 회담 의제와 방식 등을 논의한 뒤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이날 회담 시작 전 이란 대표단은 샤리프 총리에게 ▲호르무즈에 대한 통제 권리 인정 ▲전쟁 피해 배상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해제 ▲중동 전역에서 교전 중단 등 4가지 ‘레드라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대 관건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양측은 깊은 이견을 보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 “이란이 해협을 미국과 함께 통제하자는 방안을 거부하고 단독으로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협상 상황을 잘 아는 복수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가 타결된 후에야 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2주간 휴전이 발표된 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멈추지 않는 것 역시 양측이 충돌하는 지점으로 알려졌다.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알자디드는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합의에 레바논을 포함할지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레바논도 반드시 휴전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이란 요구를 미국이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12일 협상을 속개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우방국을 겨냥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용기도 의지도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협상의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11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란과의) 타결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면서 “이란과 합의가 되는지는 내게 상관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협상이 미국에 충분히 유리한 결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감안해 기대를 축소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 [사설] 산 넘어 산 ‘호르무즈 통행료’… 공급망 다변화만이 출구

    [사설] 산 넘어 산 ‘호르무즈 통행료’… 공급망 다변화만이 출구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통행료 논란이 겹치며 불확실성은 더 짙어졌다. 휴전 합의 하루 만에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빌미로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례 없는 규모의 군사적 대응을 경고했다. 휴전이 무색한 긴장 속에 미국과 이란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 산업 전반에 심각한 후폭풍이 몰아칠 상황이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모든 선박 통행 중단을 발표했다. 휴전 이후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한 척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해협에 매설한 기뢰를 핑계로 선박들이 혁명수비대 승인을 받아 지정 항로로 이동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면서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가상자산이나 중국 위안화로 받고, 그나마 하루 15척 이하로 제한하겠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통행료 징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합작사업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한술 더 뜨고 나섰다. 휴전 와중에도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에 ‘군사적 통제’를 내세우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돈벌이를 위한 계산기를 노골적으로 두드리는 형국이다. 국제 질서가 요동을 치다 못해 한 치 앞이 가늠되지 않는 혼돈을 헤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에너지 요충지다. 이곳의 통행 불안은 즉각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 해협을 통해 전체 석유 수입량의 70~80%를 들여오는 우리나라에는 말 그대로 치명적이다. 정부는 오늘부터 적용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을 또 동결했다. 인공 운하와 달리 자연 해협에는 시설 이용료 명목의 통행료를 부과할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 군사력에 기반한 봉쇄와 차별 통행을 전제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유엔해양법 협약을 침해하는 행위다. 실행에 옮겨진다면 위험천만한 선례로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은 더 깊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 경제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겪어 보지 못한 위기를 기회로 돌리는 수밖에는 출구가 없다. 중동 의존 구도를 벗어나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 세계를 떨게 하는 두 지도자의 셈법

    세계를 떨게 하는 두 지도자의 셈법

    ■‘전쟁광’ 네타냐후 헤즈볼라 때린 이스라엘레바논 폭격에 사상자 1400명‘부패’ 네타냐후 정치 입지 흔들사법 리스크 국면 전환용 해석도美 “레바논은 합의에 포함 안 돼”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돌입했음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휴전에 훼방을 놓는 모양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8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에는 완수해야 할 목표가 더 많이 남아 있다”며 “합의를 통해서든 혹은 다시 시작될 전투를 통해서든 우리는 반드시 그 목표들을 달성할 것”이라며 전쟁 지속 의지를 내비쳤다. 또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에 헤즈볼라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계속 그들을 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미국과 휴전한 것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군사 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이란의 휴전 발효 첫날인 이날 보란 듯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공습을 퍼부으며 전력을 과시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 지휘소와 군사 시설 등 100곳 이상을 타격했으며, 이번 공습이 개전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자평했다. 사망자가 계속해서 늘어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소 254명이 목숨을 잃는 등 14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헤즈볼라는 9일 이스라엘의 휴전 협정 위반을 이유로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한 미국과 이란의 입장은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휴전 합의에 레바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이란은 휴전을 중재한 파키스탄에 합의 위반이라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란 정부와 혁명수비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타스님 통신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인해 휴전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지속된 레바논 공습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부패 혐의로 재판받는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전시 비상사태가 사법 절차를 지연시키는 명분이 될 수 있어 어떻게든 전쟁을 이어 가야 하는 상황이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에게 대이란 전쟁을 설득한 주요 인물로도 꼽힌다. ■‘장사꾼’ 트럼프 美·이란 공동 통행료 검토트럼프, 호르무즈 ‘비즈니스’ 구상“자유 통행이 조건” 원칙과 모순미국 이외 국가에 부담 가중 우려美 “제한 없는 개방이 우선”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공동 징수할 수 있다고 발언하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ABC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공동 사업 형태로 진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른 세력으로부터 해협을 지키는 수단이기도 하다”고 자신의 구상을 소개했다. 통행료를 묵인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직접 참여해 공동으로 징수·관리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과 휴전에 합의한 직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다. 많은 긍정적인 조치들이 있을 것이며 큰돈도 벌게 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으로 미국이 이권을 챙기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선 이란의 통행료 징수 질문이 나오자 “미국이 승자인데, 우리가 징수하면 안 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불과 며칠 전까지 ‘문명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던 이란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종전 협상의 우선 조건으로 내세웠던 그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통행료 징수 사업에 뛰어드는 건 모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 외에 다른 국가들은 더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분쟁 비용을 유럽에 떠넘기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앞으로 선박 호위 및 기뢰 제거 작전 비용뿐 아니라 전쟁 이전에는 없던 통행료를 지불해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현재 우선순위는 해협 재개방이라는 입장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통행료나 다른 것과 관계없이 어떠한 제한도 없이 해협을 재개통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열다 만 호르무즈… 총구 안 거둔 미군

    열다 만 호르무즈… 총구 안 거둔 미군

    “이란 하루 15척 이하 제한·통행료 부과” 트럼프 “합의 미이행 땐 사격 개시” 경고사전 허가받아야 호르무즈 통과… 이란, 가까운 대체 항로 제시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돌입한 첫날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는 등 중동 정세가 여전히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하루 통과 선박을 10여척으로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항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레바논이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이란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휴전 협정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이 이날 오전 일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가했다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렸다고 전했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번 공습으로 레바논에선 14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휴전 기간에도 대대적 공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악순환이 반복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루스소셜에 미군의 모든 중동 전력이 합의 이행 때까지 이란과 그 주변에 머물 것이라며 “만약 어떤 이유로든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그 즉시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더 크고 강력한 방식으로 ‘사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핵무기 금지는 이미 오래전에 합의됐고, 호르무즈 해협은 앞으로도 개방되고 안전할 것”이라며 이란을 압박했다. 이란은 휴전 합의 조건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여전히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9일 파키스탄에서 열리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앞두고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하루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15척 이하로 제한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통행량이 135척가량인 걸 감안하면 10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에 불과했다. 앞서 휴전 합의 당일 유조선 2척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합의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또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사전 조율을 거치도록 요구해 사실상 이란의 ‘허가’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통과 선박은 사전에 통행료를 협의해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통행료는 선박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되며,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자국 또는 우호국 선박에는 통행을 허용하거나 낮은 비용을 부과하고, 적국인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계된 국가 선박은 차단하는 차등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은 기존 항로 대신 이란 혁명수비대가 제시한 두 가지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란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이란 연안을 따라 오만만으로 빠져나가는 좁은 통로다. 이란은 기뢰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쪽 수역과 가까워 선박 이동을 감시하려는 목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달 넘게 막혀 있던 글로벌 에너지 물류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던 국제사회는 자칫 어렵게 마련된 ‘휴전의 판’까지 깨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물량의 20%가 지나는 목구멍과 같은 곳이라 국제 유가와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과의 첫 번째 종전 협상이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미국 측 협상단은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끌 예정이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설] 산 넘어 산 ‘호르무즈 통행료’… 공급망 다변화만이 출구

    [사설] 산 넘어 산 ‘호르무즈 통행료’… 공급망 다변화만이 출구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통행료 논란이 겹치며 불확실성은 더 짙어졌다. 휴전 합의 하루 만에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빌미로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례 없는 규모의 군사적 대응을 경고했다. 휴전이 무색한 긴장 속에 미국과 이란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 산업 전반에 심각한 후폭풍이 몰아칠 상황이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모든 선박 통행 중단을 발표했다. 휴전 이후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한 척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해협에 매설한 기뢰를 핑계로 선박들이 혁명수비대 승인을 받아 지정 항로로 이동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면서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가상자산이나 중국 위안화로 받고, 그나마 하루 10여척으로 제한하겠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통행료 징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합작사업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한술 더 뜨고 나섰다. 휴전 와중에도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에 ‘군사적 통제’를 내세우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돈벌이를 위한 계산기를 노골적으로 두드리는 형국이다. 국제 질서가 요동을 치다 못해 한 치 앞이 가늠되지 않는 혼돈을 헤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에너지 요충지다. 이곳의 통행 불안은 즉각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 해협을 통해 전체 석유 수입량의 70~80%를 들여오는 우리나라에는 말 그대로 치명적이다. 정부는 오늘부터 적용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을 또 동결했다. 인공 운하와 달리 자연 해협에는 시설 이용료 명목의 통행료를 부과할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 군사력에 기반한 봉쇄와 차별 통행을 전제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유엔해양법 협약을 침해하는 행위다. 실행에 옮겨진다면 위험천만한 선례로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은 더 깊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 경제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겪어 보지 못한 위기를 기회로 돌리는 수밖에는 출구가 없다. 중동 의존 구도를 벗어나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 휴전 첫날 이스라엘 레바논 공격에 호르무즈 대혼란…“하루 통과 10척 제한”

    휴전 첫날 이스라엘 레바논 공격에 호르무즈 대혼란…“하루 통과 10척 제한”

    이란, 8일 오전 일부 유조선 통행 허가했다가 봉쇄 레바논 1000여명 사상...개전 후 가장 큰 인명피해 이란 봉쇄 조치 국제법 위반...에너지 충격 불가피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돌입한 첫날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는 등 중동 정세가 여전히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하루 통과 선박을 10여척으로 제한하고 통행료 부과도 추진하고 있어 원유 수송이 정상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레바논이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이란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휴전 협정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이 이날 오전 일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가했다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렸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비롯한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최소 182명이 숨지는 등 1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참전한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났다. 이란 정부와 혁명수비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타스님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인해 휴전 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휴전을 중재한 파키스탄에 합의 위반이라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이번 합의안에 레바논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공영방송 P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레바논은 휴전 합의 대상이 아니라며 엇갈린 입장을 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도 “헤즈볼라를 향한 지상전과 공습을 무기한 계속하겠다”고 예고해 극적으로 성사된 휴전에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이란은 휴전 기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하루 통과 선박 수를 10여척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통행료 부과 계획도 밝혔다고 아랍권 중재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통행량이 135척 가량인 걸 감안하면 10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에 불과했다. 특히 이란은 자국 또는 우호국 선박에는 통행을 허용하거나 낮은 비용을 부과하고,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계된 국가 선박은 차단하는 차등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은 기존 항로 대신 이란 혁명수비대가 제시한 두 가지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란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이란 연안을 따라 오만만으로 빠져나가는 좁은 통로다. 이란은 기뢰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쪽 수역과 가까워 선박 이동을 감시하려는 목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행료는 선박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되며,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의 이런 조치는 운하와 달리 ‘자연 해협’에는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위반이란 지적이다. 또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물량의 20%가 지나는 목구멍과 같은 곳이라 국제 유가와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과의 첫 번째 종전 협상이 오는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미국 측 협상단은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끌 예정이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그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과 다르다. 비공개적으로 해협을 오가는 선박 통항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부인했다.
  • 이란 “선박들, 호르무즈 내 북쪽으로 우회해 기뢰 피하라”…유가 반등

    이란 “선박들, 호르무즈 내 북쪽으로 우회해 기뢰 피하라”…유가 반등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대체 항로를 발표해 해협을 오가는 선박들이 기뢰를 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이란 국영 언론이 전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매체 ISNA통신은 이러한 내용의 IRGC 해군의 성명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IRGC는 “해협을 통행하려는 모든 선박은 IRGC 해군과 협력해 다음 경로를 따라야 한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방향에 자리잡은 라라크 섬(Larak Island)으로 우회할 것을 안내했다. 대체 항로는 해협을 통해 걸프만으로 진입하려는 선박들은 오만해에서 라락 섬 북쪽을 통해 이동하고, 오만해로 나가려는 선박들은 걸프만에서 라락 섬 남쪽을 거쳐가는 경로다. IRGC 해군은 선박들이 기존 항로보다 북쪽으로 우회해 이란 영해를 거쳐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일시적으로 개방됐던 호르무즈 해협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재차 폐쇄됐다. 이에 따라 전날 해협을 빠져나가려던 파나마 선적 유조선이 라라크 섬 인근에서 회항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폐쇄됐다는 소식에 전날 16% 이상 하락해 배럴당 94.41달러로 내려갔던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3% 가까이 반등하고 있다.
  • 트럼프 “완승”이라더니…백악관도 못 믿는 진짜 이유 [핫이슈]

    트럼프 “완승”이라더니…백악관도 못 믿는 진짜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두고 사실상 ‘완승’을 선언했지만 미국 내부에선 조기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짙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선언이 아직 이르다는 우려가 미국 안팎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상당한 타격을 입고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과 잔존 전력, 고농축 우라늄이라는 핵심 변수를 여전히 쥐고 있어서다. 여기에 레바논 공습을 둘러싼 휴전 해석 충돌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선언은 시작부터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휴전 발표 직후부터 레바논 문제가 새 불씨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이 이번 휴전 대상이 아니라는 쪽에 가깝지만, 유럽은 정반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고위대표는 이날 레바논도 미·이란 휴전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전날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을 거론하며 레바논이 합의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선을 묶어 협상 국면으로 넘어가려 해도 레바논 전선이 계속 흔들리면 ‘완승’ 프레임 자체가 무너질 수 있음을 뜻한다. ◆ 해협도 안 풀렸는데…레바논 변수까지 겹쳤다 휴전의 성패를 가를 첫 번째 변수는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해협의 즉각적이고 안전한 완전 개방을 요구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에 가깝다. 로이터는 9일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를 통과한 선박이 7척에 그쳐 평시 하루 평균 140척 수준의 10%에도 못 미쳤다고 전했다. 이란이 기뢰 위험을 이유로 선박들을 자국 영해 쪽 특정 항로로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WSJ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휴전 이후에도 해협 통항은 극히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으며 이란은 통항 허가와 사실상의 통행료 부과를 통해 실질적 통제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전쟁 전 하루 130척이 넘던 통항량은 크게 줄었고, 유조선과 LNG선 수백 척이 여전히 발이 묶인 상태다. 미국 입장에서는 휴전이 선언됐더라도 해협이 실제로 열리지 않으면 이를 승리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백악관 내부에서도 “휴전은 선언됐지만 해협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호르무즈 흐름 회복이 지연될 경우 국제 유가에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시장 분석도 전했다. 전쟁이 멈춘 듯 보여도 에너지 동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완승’ 서사는 곧바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 더 까다로운 건 우라늄…“완승” 멀었다는 이유 더 큰 문제는 고농축 우라늄이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면서도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과 잔존 핵 역량은 여전히 가장 민감한 위험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란이 비공개적으로 고농축 물질 통제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더라도, 공개적으로는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작전으로 이란의 미사일 저장시설, 드론 시설, 방공망과 해군 전력을 크게 약화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WSJ에 따르면 지하에 은닉된 발사대와 소형 해상 전력 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처럼 좁은 수역에서는 이런 비대칭 전력이 훨씬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어, 겉으로 보이는 군사 성과만으로 이란의 위협이 끝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미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결국 미국이 최종적으로 확인하려는 것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완전히 열리는지, 이란의 잔존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고농축 우라늄이 결국 협상 대상이 되는지다. 여기에 레바논 공습을 둘러싼 해석 충돌까지 계속될 경우 이번 2주 휴전은 종전의 출발점이 아니라 또 다른 충돌의 유예 기간으로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승’을 서둘러 선언했지만 백악관 안팎이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기뢰 무서우면 돌아가”... 호르무즈, 이란이 길목 틀어쥐었다 [핫이슈]

    “기뢰 무서우면 돌아가”... 호르무즈, 이란이 길목 틀어쥐었다 [핫이슈]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들어갔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돌아오지 않았다. 휴전 뒤 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유조선은 한 척도 지나가지 못했다. 이란은 해협을 예전처럼 풀지 않았다. 대신 군이 관리하는 제한 통항 체계를 꺼내 들었다. 통행료를 받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항로도 이란이 정하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휴전 뒤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가스 운반선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벌크선 몇 척만 제한적으로 움직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가 지나는 길목이다. 이 수로가 흔들리면 국제 유가와 보험료, 해상 운임이 함께 출렁인다. ◆ “열렸다더니 왜 못 지나가나”…유조선 0척의 충격 휴전 첫날부터 미국과 이란은 엇갈린 메시지를 냈다. 백악관은 해협 폐쇄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즉각 재개방을 요구했다. 반면 이란은 자국 군과 협조하는 선박만 제한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재자들에게 휴전 기간 호르무즈 통과 선박 수를 하루 10여 척 수준으로 제한하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의 사전 조율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9일 기준 통과가 허용된 선박은 4척에 그쳤다. 전쟁 전 하루 100척 이상 오가던 흐름과 비교하면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통제 상태에 가깝다. 결국 지금 호르무즈의 쟁점은 열렸느냐 닫혔느냐가 아니다. 누가 길목을 쥐고 있느냐다. 이란은 휴전 뒤에도 해협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시장은 이를 정상 개방으로 보지 않았다. ◆ 배럴당 1달러에 코인 결제…호르무즈에 ‘통과세’ 세운 이란 이란은 통행료 구상도 내놨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 제품 수출업자 협회 측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를 지나는 유조선에 사실상 통행료를 매기고 심사가 끝나면 암호화폐로 내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준은 원유 1배럴당 1달러 수준이다. 정유업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초대형유조선(VLCC) 한 척이 약 200만 배럴을 싣는다고 보면 배럴당 1달러 통행료는 선박 한 척당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른다. 이 비용은 결국 정제유와 석유화학 제품, 가스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해협을 다시 여는 대신 이란이 자국 기준으로 선박을 걸러 받고 통과 비용까지 받겠다는 뜻에 가깝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호르무즈가 자유 항로가 아니라 이란식 유료 통로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WSJ도 이란이 통과 선박에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통행료를 받는 체계를 굳히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박 크기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며 초대형 유조선에는 최대 200만 달러 수준의 비용이 매겨질 수 있다는 게 선주와 중개업계 설명이다. ◆ “이 길로만 다녀라”…라라크섬 우회항로까지 꺼냈다 이란은 아예 다닐 길도 정하겠다고 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IRGC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주요 수역에 대함 기뢰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라라크섬 북쪽과 남쪽을 지나는 대체항로를 제시했다. 입항 선박은 오만해에서 라라크섬 북쪽으로 들어오고 출항 선박은 라라크섬 남쪽을 지나 오만해로 빠지라는 식이다. WSJ는 실제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이 기존 항로 대신 이란 케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북쪽 회랑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해협을 다시 여는 대신 자국 연안 쪽으로 선박을 붙여 관리하는 체계를 굳히고 있다는 뜻이다. 선박들은 IRGC 승인 없이는 통과할 수 없고 이란은 허가 없이 해협을 건너려는 선박에 대해 파괴 위험까지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안전 조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정한 길로만 다녀라”는 통제 신호에 가깝다. 선주와 보험사는 여전히 기뢰 위험과 군 통제를 감수해야 한다. 휴전이 시작됐어도 유조선이 바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다. ◆ 휴전은 시작됐지만 해협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의 호르무즈를 두고 “재개방”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란식 재통제”에 가깝다. 유조선은 아직 한 척도 지나가지 못했다. 이란은 통행료를 거론했고 암호화폐와 위안화 결제 방식까지 제시했다. 여기에 기뢰 가능성을 앞세운 우회 항로와 군 협조 요구까지 더했다. 해협 문을 연 것이 아니라 문 앞에 새 규칙을 세운 모양새다. 시장이 휴전 소식에도 안심하지 못한 이유도 분명하다. 정치적 합의와 실제 정상화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백악관과 이란의 설명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선사와 보험사가 먼저 움직일 이유는 없다. 휴전은 시작됐지만 해협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 어부가 바다서 ‘중국 수중 드론’ 낚은 사연…인도·태평양 전역 감시용? [밀리터리+]

    어부가 바다서 ‘중국 수중 드론’ 낚은 사연…인도·태평양 전역 감시용? [밀리터리+]

    인도네시아에서 어업 중이던 한 어부가 중국제 무인 잠수정(UUV)과 매우 흡사한 물체를 발견하고 당국에 신고했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등 외신의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무인 잠수정은 인도네시아 서누사텐가라주 길리 트라왕안에서 약 16㎞ 떨어진 해역에 떠다니다 어부에 의해 발견됐다. 해당 어부와 주민들은 즉시 당국에 신고했고 무인 잠수정은 곧바로 출동한 전문가들에 의해 육지로 옮겨졌다. 경찰은 혹시 모를 폭발물에 대비해 현장을 통제했고, 당국의 폭발물 처리 및 화학·생물·방사능 폭발물 처리반이 투입돼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폭발물이나 방사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해당 물체가 중국조선공업그룹(CSIC)에서 개발한 수중 로봇 또는 센서 시스템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중국조선공업그룹은 중국 국유 조선·방산 기업으로 중국 해군과 정부, 수출 시장을 겨냥한 구축함과 항공모함, 호위함, 상륙함 등을 제작한다. 해당 그룹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 잠수정은 추가 분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마타람 해군기지 사령부에 보관됐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장치에는 중국어로 ‘研制’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는 ‘연구 개발’ 또는 ‘개발’을 의미한다. 또 여러 케이블과 센서가 장착돼 있었으며 상단에는 해양 연구 장비가 수납된 덮개가 있었다. 특히 음향 도플러 유속계(ADCP)가 전문가들의 눈길을 끌었다. 음향 도플러 유속계란 물속의 흐름(유속)을 측정하는 장비로, 소리(음파)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작동한다. 음파탐지기와 유사한 수중 음향 측정 장치다. 이를 최초 보도한 라 레푸블리카는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발견된 이 수중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 걸쳐 해상 감시 활동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일은 중국이 전략적 해상 항로를 파악하고 외국 해군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첨단 무인 잠수정(UUV)과 대형 무인 잠수정(XLUUV)을 공격적으로 배치하는 추세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물속 드론’에 뛰어드는 이유한편 인도네시아 앞바다에서 발견된 무인 잠수정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원격 또는 자율적으로 운용되는 ‘물속 드론’이다. 군사, 과학,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사적 활용도가 극도로 높아진 무인 잠수정은 기뢰 탐지 및 제거, 잠수함 등 해저 감시, 해저 케이블 감시, 정보·정찰(ISR) 등의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중국 등 각국을 중심으로 초대형 수중 드론인 대형 무인 잠수정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수천 ㎞를 항해하면서 AI 기반의 자율 항법 기능을 탑재하고 있고, 군집 운용이나 수중 통신 기술 발전을 통해 해상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국가 사이에서 필수 장비로 꼽힌다. 무인 잠수정은 인명 피해 위험이 없고 장기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심해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수중 통신과 배터리 지속시간이 매우 제한적이고, 회수 가능성이 적어 적국에 핵심 기술 유출의 위험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 [사설] 시한부 중동 휴전… 불확실성 대비에 정부·기업 총력을

    [사설] 시한부 중동 휴전… 불확실성 대비에 정부·기업 총력을

    미국과 이란이 어제 2주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미국은 대이란 공격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발전소 무차별 폭격 예고로 최악의 확전을 우려했던 세계 각국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파키스탄의 중재를 통한 일시 휴전이어서 종전으로 귀결될지는 불투명하다. 양측은 내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만나 구체적인 종전 조건을 협상하기로 했다. 그런데 피해 보상,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도입,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제재 해제 등 이란의 10개 요구 사항 대부분은 미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면 언제든 무력 충돌이 재개될지 모르니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무엇보다 호르무즈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들을 무사히 빼내는 데 외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현재 호르무즈에 갇힌 화물선 2000여척 중 한국 배는 유조선 7척을 포함해 총 26척이고, 한국인 선원은 173명이다. 2000여척의 배가 서로 먼저 나가려 할 테고, 이란군이 통행료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도의 협상력이 필요한 때다. 종전이 되더라도 후유증이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인 만큼 에너지 절감 등 비상대응 체제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에 정부와 기업이 총력을 모아야 한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호르무즈 리스크는 언제든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현재 70%에 달하는 원유와 나프타 수입의 호르무즈 경유 비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미국, 러시아, 호주 등으로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그에 맞는 정제 시설을 갖추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산업연구원도 어제 보고서에서 “기뢰나 드론 같은 저비용 수단으로 고가의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비대칭 공격 구조가 확산하면서 해상 길목을 반복적으로 교란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봉쇄 사태가 글로벌 물류 경로의 구조적 재편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이 추진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을 예시로 들었는데 이는 중동의 기존 항로와 다른 길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안정적 에너지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라는 사실을 이번 전쟁을 통해 생생히 목도했다. 일시적 가격 안정 방책쯤으로는 될 일이 아니다. 공급 안정성으로 무게중심을 과감히 옮기는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 원전 추가 건설 등 자체적인 에너지 수급 방안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한다.
  • 트럼프 “호르무즈서 공동 사업”… 통행료 묵인 가능성

    트럼프 “호르무즈서 공동 사업”… 통행료 묵인 가능성

    전쟁 직후 봉쇄하자 유가 치솟아이란 군사적 열세에도 협상 동력‘2주 휴전’ 호르무즈 통제권 가늠자트럼프 “큰 수익 생기면 이란 재건” 이란은 군사적 열세 속에서도 세계 경제의 숨통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해 미국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미국을 ‘호르무즈 늪’에 빠뜨린 이란에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 자산을 갖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협상에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미국이 받아들일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조치로 큰 수익이 생기면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통행료 징수 관련 질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공동 사업’(joint venture) 형태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전했다. 이는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묵인하겠다는 것으로, 일종의 전쟁 배상금으로 간주하고 미국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을 사실상 인정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가 이번 전쟁에서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유조선이 불타고 기뢰 설치가 거론되자 세계 경제는 고유가 공포에 파랗게 질렸다. 이란이 해협의 항행을 막아서면서 전쟁의 성격이 ‘경제 전쟁’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 오가는 해상 길목이 이대로 막히면 1970년대 석유 파동보다 심각한 충격이 번질 거란 우려가 퍼졌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간과한 게 패착이 된 셈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지난해 ‘12일 전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도 당시 12일 전쟁과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오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이란은 ‘안전한 통행’을 내세워 물동량을 관리하고 인접한 오만과 통행료를 나누겠다는 구상이다. 협상이 진행되는 2주간 어떤 선박이 통과되는지, 통행료가 얼마나 부과되는지 등이 이란의 해상 통제권을 보여줄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MST마퀴의 에너지 연구 책임자인 사울 카보닉은 “평화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더 자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 트럼프, ‘2주 정전’ 합의 후 “관세 50%” 중러 겨냥…포성 계속|이란전 41일차 [전황브리핑]

    트럼프, ‘2주 정전’ 합의 후 “관세 50%” 중러 겨냥…포성 계속|이란전 41일차 [전황브리핑]

    1. 주요 이슈① 미·이란, 2주 정전 합의…파키스탄 중재로 극적 타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스스로 설정한 마감 시한 약 90분 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2주간 정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조건으로 공습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다. 파키스탄 총리 샤리프와 육군 참모총장 무니르의 중재가 타결을 이끌었다. ② “오늘 밤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최강 경고 후 급선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오늘 밤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최강 수위 경고를 내놨다가 90분을 남기고 급선회했다. 민주당은 즉각 비판했고, 전 트럼프 지지자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도 수정헌법 25조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인했다. ③ 이란, 정전 수용…“전쟁 종료 아니다” 유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정전을 수용하되 “이번 합의가 전쟁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4월 10일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며, “손은 방아쇠 위에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④ 정전 직전·직후까지 타격…역내 대리전 리스크 부각 정전 직전·직후까지 쿠웨이트·UAE를 향한 미사일·드론 공격과 요격이 이어졌고, 쿠웨이트는 석유·전력·담수화 시설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 본토에 대한 직접 타격은 멈췄으나 역내 간접 공격은 정전 이후에도 완전히 중단되지 않고 있어 정전 이행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⑤ 트럼프, 정전 직후 트루스소셜서 3대 메시지 공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트루스소셜을 “이란은 생산적인 정권 교체를 겪었다”고 규정하며 미국이 이란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B-2 폭격기로 매장된 핵 ‘먼지’를 굴착·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란에 군사무기를 공급하는 국가는 대미 수출 상품 전체에 예외·면제 없이 즉각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2. 작전 상황① 헤그세스 “역사적 승리” 선언…농축 우라늄 반출 요구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8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대이란 군사작전을 통해 “전장에서의 역사적이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케인 합참의장은 1만 3000개 이상의 표적을 공격해 이란 미사일 시설의 80% 이상, 핵 산업 기반의 약 80%, 해군 기뢰의 95% 이상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에 대해 “이란이 미국에 넘길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직접 가져올 것”이라고 압박했다. 향후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② 이스라엘, 이란 본토 타격 중단…레바논 전선은 분리 지속 이스라엘은 이란 본토 타격은 중단했으나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과 지상작전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북부 난민 귀환과 헤즈볼라 전력 약화를 이란전과 별개의 독자 목표로 두고 있어, “이란전 휴전=지역 전체 휴전”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③ 걸프 방공망 소진 우려 UAE, 쿠웨이트, 바레인은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의 상당 부분을 이미 소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전 이후에도 이란의 공격이 지속되면서 걸프 국가들의 방공 지속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 각측 전쟁 지도부 의도① 미국: 승전 선언 후 핵 제거·정권 교체 기정사실화 트럼프 대통령의 급선회는 군사 성과 선언 후 출구를 선택하는 ‘셀프 종전’ 구상의 현실화다. 헤그세스 장관이 농축 우라늄 반출을 기정사실화하고 “안 넘기면 직접 가져오겠다”고 밝힌 것은, 오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하기 전 미국의 요구 수준을 공개적으로 최대치로 설정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국방부의 역할이 현재로서는 끝났다고 밝히면서도 휴전 합의 이행을 위해 미군이 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해 공격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무기 공급국 50% 관세 선언은 대중국 압박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② 이스라엘: 이란 본토 정전 수용, 레바논 전선 독자 지속 이란에 대한 직접 타격은 일시 중단했으나, 헤즈볼라 압박은 이란전과 분리해 독자적으로 유지하는 이중 구도를 선택했다. 협상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북부 안보 목표를 계속 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③ 이란: 정전 수용, 10개항 요구안으로 협상 주도권 확보 시도 이란은 미국 철수, 제재 해제, 전쟁 배상, 호르무즈 새 통항 체계를 담은 10개항 요구안을 제시했다. 트럼프의 ‘정권 교체’ 규정과 헤그세스의 농축 우라늄 반출 요구에 대해서는 즉각 반발이 예상된다. 정전 직전·직후까지 걸프 타격을 이어간 것은 역내 압박 카드를 유지하며 협상 지렛대를 놓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4. 종합평가전쟁의 무게 중심은 군사 충돌에서 협상 국면으로 이동했다. 다만 정전이 종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승전을 선언했지만, 헤그세스 장관이 “준비태세를 유지한다”고 못 박은 것은 정전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조건부 정전임을 시사한다. 이란은 역내 간접 공격을 이어가고 있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선을 독자 유지하고 있다. 실질적 분수령은 10일 이슬라마바드 회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불가·핵물질 반출·정권 교체를 전제조건으로 못 박았고, 이란은 제재 해제·미군 철수·전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의 출발점 차이가 큰 만큼 2주 안에 포괄적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낮다. 앞서 경고한 ‘불완전 종전’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 사람 대신 로봇 투입…우크라, 석 달간 2만4000회 전선 보냈다 [밀리터리+]

    사람 대신 로봇 투입…우크라, 석 달간 2만4000회 전선 보냈다 [밀리터리+]

    우크라이나가 전선의 위험 구간에 병력 대신 지상 로봇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자국군이 3월 한 달 동안 무인지상차량(UGV)으로 9000회 넘는 전투·물류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1~3월 누적 임무는 2만 4500회에 달했다. 병사가 뛰던 전장을 이제 로봇이 대신 누비기 시작한 셈이다. UGV를 운용하는 우크라이나 방위군 부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관련 장비를 쓴 부대는 67개였지만, 올해 3월에는 167개로 불어났다. 국방부는 전선에 투입한 지상 로봇이 탄약과 식량 같은 보급품을 나르는 데 그치지 않고 부상자 후송, 지뢰 제거, 진지 유지 같은 고위험 임무까지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하늘 전장 바꾼 드론…이젠 지상도 무인화 우크라이나 전쟁의 무인화는 이제 하늘을 넘어 지상으로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일인칭시점(FPV) 자폭 드론과 장거리 무인기 운용으로 전장 양상을 뒤흔들었다. 이제는 사람이 직접 움직이기 어려운 참호와 보급로, 전방 후송 구간까지 로봇이 메우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우크라이나가 이런 지상 로봇을 활용해 전방 보급과 후송, 지뢰 제거, 전투 지원 임무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지상 로봇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인력난과 전선 환경 변화가 있다. 전쟁이 5년 차로 접어든 데다 소형 드론이 전장을 뒤덮으면서 병력이 참호와 보급로를 따라 움직이는 일 자체가 갈수록 더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전선 보급과 부상자 후송을 위해 2025년에만 수만 대 규모의 무인지상차량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 로봇 차량 전담 부대를 본격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보급·후송 넘어 전투까지…로봇 맡는 일이 커졌다 실제 전장에서는 지상 로봇의 역할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 르포에서 일부 지상 로봇이 보급과 부상자 후송뿐 아니라 기뢰 부설, 기관총 사격, 자폭 임무, 러시아군 포로 확보 같은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로봇이 전방 물류를 맡으면서 드론과 포병에 노출되는 병력의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물론 지상 로봇이 당장 보병을 완전히 대체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지금은 병력이 맡던 임무 가운데 가장 위험하고 반복적인 구간을 먼저 넘겨받는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도 보급로와 참호, 후송로처럼 사람이 나서기 어려운 구간에 로봇이 상시 투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전장 구조가 이미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가 보여주는 변화는 단순한 신무기 실험에 머물지 않는다. 비교적 저렴하고 반복 운용이 가능한 무인체계를 대량 투입해 병력 손실을 줄이고 전선 유지 능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전쟁 방식이 바뀌고 있다. 하늘의 드론이 전장을 흔들었다면 이제는 지상 로봇이 그 흐름을 본격적으로 이어받기 시작했다.
  • 휴전인데 기름값 안 내려?…호르무즈 열려도 한국 안심 못 한다 [핫이슈]

    휴전인데 기름값 안 내려?…호르무즈 열려도 한국 안심 못 한다 [핫이슈]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도 커졌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은 곧바로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쟁이 멈춘다고 원유와 가스가 즉시 정상 공급되는 구조가 아닌 데다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도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름값이 당장 떨어지기 어려운 이유는 가격 반영 시차에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는 통상 1~2주 전 국제유가를 공급가에 반영하고 주유소 판매가에는 2~3주 뒤에야 영향이 미친다. 휴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급락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하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정부 변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여부와 관련해 휴전 합의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2차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묶었고 시행 직후 일부 주유소가 판매가격을 급격히 올리자 현장 점검에도 나섰다. 국제유가가 내려간 만큼 3차 최고가격을 동결하거나 공급가 인상 폭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합의는 국내 수급엔 긍정 신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해협 안에는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이 대기 중이며, 여기에 실린 원유는 1400만 배럴로 우리나라 일주일치 사용량에 해당한다. 이 물량이 무사히 빠져나와 국내에 도착하면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휴전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기뢰 같은 안전 문제도 남아 있어 곧바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정유업계 거래 구조를 손보려는 움직임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주유소·정유업계가 사후정산제와 혼합거래 문제에서 큰 틀의 합의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이런 구조 개편이 현실화하면 기름값이 오를 때보다 내릴 때 더디게 움직인다는 불만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해협 다시 열려도 공급은 바로 안 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이번 전쟁으로 이란부터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최소 9개국의 정유시설, 저장시설, 유전·가스전이 공격받았고 전 세계 원유 공급의 10% 이상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선박이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되더라도 펌프와 배관, 처리 설비를 점검하고 맞춤형 장비를 교체한 뒤 흩어진 인력과 선박을 다시 모아야 해 공급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복구 속도는 시설마다 다를 전망이다. NYT에 따르면 저장탱크에 쌓아둔 원유와 연료는 비교적 빨리 선적할 수 있고, 일부 유정도 전투가 재개되지 않으면 수일에서 수주 안에 생산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완전한 정상화는 다른 문제다. 전쟁 중 멈춘 유정과 가스전은 재가동 과정이 까다롭고, 손상된 핵심 설비는 복구에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수 있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최고경영자도 일부 생산은 며칠 내 재개할 수 있지만 전체 정상화에는 3~4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이번 2주 휴전은 파국을 잠시 멈춰 세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까지 바로 낮추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해협 재개방만으로는 부족하고 망가진 설비와 꼬인 공급망이 함께 풀려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내려도 한국 주유소 가격이 바로 따라 내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중동전쟁 판도 바꾼 AI… 자주국방 위한 AI 무기체계 서둘러야”[최광숙의 Inside]

    “중동전쟁 판도 바꾼 AI… 자주국방 위한 AI 무기체계 서둘러야”[최광숙의 Inside]

    AI로 정보 수집~타격 획기적 단축 방대한 정보 실시간 분석력이 핵심 인명 손실 줄이고 핵심 표적만 제거AI 기반 공습, 미래전쟁 양상 될 것AI시대 모든 무기체계 AI 장착 필수화력 유무보다 정보 연결력이 관건신속 정밀하게 싸우되 사람이 책임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전환 필요하드웨어 무기, SW 중심 변혁 시급美 군함 MRO 수주, 韓 신뢰 의미 무기 수출로 ‘방산 황금기’ 열릴 것종전 뒤 에너지 안보 위한 파병 고려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전쟁이 현대전 양태를 단번에 바꿔 놓았다. 미군이 이란 공습 첫 24시간 동안 1000여개 표적을 동시 타격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서 AI는 실질적으로 전쟁의 기획자이자 실행자 역할을 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난 2일 만나 중동전과 국방 AI 구축 방안, K방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 의원은 “중동전쟁을 통해 AI를 활용한 정밀유도 무기의 위력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도 모든 무기체계에 AI를 장착해 효율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중동전은 AI 전쟁이라고 한다. “중동전쟁의 특징은 속도전, 정밀화, 무인화다. 끝없는 드론 공격, 빠르고 정확한 AI 기반 공습 등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보고 판단하고, 누가 더 가성비 있게 상대에게 피해를 주느냐의 싸움이다. 과거 전쟁은 정보 수집, 분석, 결심, 타격 등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하지만 이번엔 AI가 방대한 감시·통신·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종합 분석해 표적 후보를 선정하고, 무인 무기체계가 곧바로 타격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감시·판단·결심·타격 속도가 승패 좌우 -당초 예상보다 중동전이 길어져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모르는 소리다. 미국이 오판한 부분도 있지만 전쟁 수행 능력은 놀랍다. 미국의 AI를 적용한 의사결정체계, 정보통합체계는 상상을 초월한다. AI를 적용한 정밀유도 무기의 능력으로 1만1000개의 핵심표적을 타격했다. 엄청난 화력을 퍼부었는데도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적의 핵심을 제거했다. 전쟁 초기 이란 지도부를 완전히 제거하고 핵·미사일 시설 등 핵심 표적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중동전쟁은 AI 시스템으로 미래 전쟁 판도를 바꾸었다.” -정밀유도 무기는 어떻게 작동되나. “어떤 건물을 공격할 때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어느 지점을 때려야 되는지 정보 수집, 분석 등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번에 AI를 적용해 표적 처리를 하니까 수초 만에 계산이 된다. 이란 학교 오폭 사건으로 어린이들이 희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외에 다른 오폭이 거의 보고된 게 없다. 예전 같으면 한 달 동안 이 정도의 화력을 쏟았으면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났을 것이다.” -이제 국방 분야에서도 AI가 대세가 됐다. “AI 시대에 모든 무기체계에 AI를 장착해 효율을 향상해야 한다. 그렇게 안 하면 뒤처진다. 승리하는 군, 자주국방을 위해 당대 최고 기술을 무기에 장착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신무기를 쓰는 국가가 늘 승리했다. 우리도 빨리 AI를 모든 무기 체계에 장착해야 한다.” -군의 전쟁 수행 방식도 변화가 불가피하지 않나. “전쟁 문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병력·화력·기동력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감시·판단·결심·타격 속도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AI를 활용해 더 빠르고 정밀하게 싸우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지는 전쟁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우리 군의 AI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 “무기체계 개발이나 통합 측면에서 초보 단계다. ‘유·무인 복합전’ 중심으로 가야 한다. 지휘체계는 플랫폼 중심에서 네트워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AI 시대 전쟁은 탱크, 전투기, 함정 등이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센서와 지휘통제체계, 타격 수단 등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연결돼야 한다. 결국 미래전은 ‘무기를 많이 가진 군’보다 ‘정보를 빨리 연결하는 군’이 유리한 구조다.” ●병역 자원 해결… ‘무인 미래형 GP’ 설치 -기존 레이더로 소형 드론도 잡아내기 어려웠다고 들었다. “실제 드론과 새떼는 구별하기 어렵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떼는 방향 전환을 빨리하는 반면 드론은 방향 전환을 잘 하지 못한다. 드론을 작동하는 배터리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열 발생 데이터를 축적하면 날아오는 드론 크기까지 파악할 수 있다. 새떼 및 드론 관련 데이터를 군 레이더에 장착 시 사람은 식별하는 데 10분 걸리는 반면 AI는 2~3초면 된다. AI 장착 레이더를 활용하면 요격 결정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국방 전반에 AI를 활용한다면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감축 문제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AI를 활용해 경계·감시 부담을 줄이고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부는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자원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전력 중심으로 군 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9년부터 ‘무인 미래형 감시초소(GP)’가 등장할 전망이다. 무인 GP는 평상시에는 병력이 상주하지 않다가 긴급 상황 발생 시 인접 일반전초(GOP)에서 병력을 투입하는 개념이다. 첨단 무인 감시장비 및 원격 무기가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국방AI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존 무기체계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앞으로 무기체계 핵심기능은 소프트웨어(SW)이고 그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군사 SW 개발을 위한 획득절차, 관련 법·규정 등이 미비해 국방부 어느 부서에서 담당할지도 혼선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제가 대표발의한 것도 그래서다. 지휘 통제체계나 함정무인체계 등 SW가 전투력 발휘의 핵심인 사업은 ‘SW 중심 무기체계’로 별도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법안은 국방AI 구축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국방AI 구축에 가장 큰 걸림돌은. “기밀 보안은 국방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국방AI 개발에 가장 큰 장벽이기도 하다. 국방 기밀은 더 엄격히 지키되 개발 가능한 데이터는 법령 정비를 통해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 그동안 국방 데이터는 대부분 손대기 어려운 영역으로, 사실상 전면 봉쇄 상태였다. 이를 선별 개방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개발 가능한 데이터는 가급적 개방해야 -중동전에서 K방산 무기의 우수성이 입증됐다는데. “중동 국가에서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방어하는 데 큰 공을 세운 한국산 요격미사일 천궁-Ⅱ를 비롯, 무인기 대응 무기 비호복합 등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된 천궁 2개 포대는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의 파상공세에 96%라는 압도적인 요격 성공률을 보였다. 미국의 패트리엇보다 정확도가 높다. 이번에 지상전까지 벌어졌다면 K9 자주포, K2 전차도 각광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는 ‘방산의 황금기’를 맞았다.” -어떤 의미에서 방산의 황금기라는 건가. “무기 수출은 향후 정비까지 책임지기 때문에 한번 수출하면 20~30년 먹거리다. 소련 붕괴 이후 군사력을 줄이고, 방산 공장을 폐쇄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미국은 유럽과 동맹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방산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한국처럼 각 분야의 무기 체계를 두루 갖추고 있는 나라가 없다.” -최근 한국 조선소가 미 군함 유지·보수·운영사업(MRO)을 맡았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한국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생긴 것이다. 미국은 군함 제조·정비를 다른 나라에 맡긴 적이 없다. 원래 미국은 무기체계를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다. 군함 정비를 하면 장비의 비밀이 다 드러나는데 그것을 한국에 맡겼다면 그만큼 우리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 -향후 미국의 중동전 파병 요청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종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파병은 반대한다. 현재 소말리아 아덴만에 주둔한 청해부대 대조영함은 해적 소탕에 최적화된 무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는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 기뢰 설치나 해상 테러 등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이에 대응할 무기 체계가 부족하다. 종전 이후 에너지 안보와 우리 상선 보호를 위해 다국적군에 참여할 수는 있다. 소말리아의 아덴만에 국한된 청해부대의 임무를 확대할 경우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김병주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40기로 포병 출신. 4성 장군(육군대장)으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냈다. 퇴역 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된 후 22대 총선(경기 남양주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방위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국방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고위원을 지냈다. 최광숙 대기자
  • 이란 석유 노리던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미국이 받는 건 어때?”

    이란 석유 노리던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미국이 받는 건 어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선 이란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협 통행료를 미국이 받는 방안을 언급했다. 미국 정치 매체 더 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계속 부과하는 상황에서 전쟁을 끝낼 것이냐’는 질문에 “그럼 우리가 통행료를 받는 것은 어떠냐. 그들(이란)이 받게 두는 것보다 우리가 받는 게 낫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왜 우리가 못하겠나. 우리는 승자다. 우리가 이겼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군사적으로 패배했다. 그들이 가진 거라곤 ‘우리가 바다에 기뢰 몇 개를 던져볼까’ 하는 심리전뿐”이라면서 “우리(미국)가 통행료를 받는 구상(a concept)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란과의 평화 협상 조건에 대한 질문엔 “석유의 자유로운 이동”이 포함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나에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다. 그 합의의 일부는 석유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으면 교량과 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무역망이자 전략적 요충지다. 전쟁 전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해 운송됐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발발 후 군사력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고, 최근 일부 선박에 한해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려면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의 봉쇄를 해소하고 해협을 장악·통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걸프 국가들을 비롯해 이곳을 이용하는 국제사회와의 합의도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며 “내게 선택권이 있다면 (이란의) 석유를 가져와 많은 돈을 벌어 이란 국민들을 돌볼 것”이라면서 이란의 석유를 장악하고자 하는 의도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 호르무즈 틀어쥔 이란…세계 4대 강국 부상에 한국도 비상 [핫이슈]

    호르무즈 틀어쥔 이란…세계 4대 강국 부상에 한국도 비상 [핫이슈]

    중동 전쟁의 파장이 전장 밖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할수록 이란은 오히려 세계 경제의 급소를 틀어쥐며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경제 규모와 군사력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 못 미치지만 세계 에너지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쥔 순간 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로버트 A.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이란이 세계의 ‘네 번째 권력축’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힘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패권을 갈랐다. 지금은 세계 경제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통로를 누가 쥐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 상징이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대체 항로는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다. 이란이 이 길목을 계속 압박하면 충격은 중동을 넘어 세계 질서 전반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핵심은 ‘완전 봉쇄’가 아니라 ‘통제’다. 많은 나라는 아직도 미국과 동맹 해군이 곧 해협을 안정시키고 예전 흐름을 되돌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페이프 교수는 이런 기대가 현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협을 봉쇄하지 않아도 시장은 충분히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이후 해협 통항량이 90% 이상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공격 위험이 현실화하자 보험사들이 보장을 거둬들이거나 보험료를 크게 올렸고 상선 한 척만 드문드문 위협받아도 시장 전체가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유가 문제가 아니다. 현대 경제는 석유가 제때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도착해야 돌아간다. 이 신뢰가 무너지면 보험료와 운임이 뛰고 각국 정부는 에너지 수급을 시장이 아닌 국가 전략 문제로 다루기 시작한다. 바로 여기서 해협 통제력은 군사력을 넘어서는 새 권력으로 바뀐다. ◆ 봉쇄 안 해도 출렁이는 시장…미국엔 길고 비싼 싸움 미국의 약점은 비대칭성이다. 미국과 동맹국은 기뢰와 드론, 미사일 위협 속에서 유조선 한 척 한 척을 계속 지켜야 한다. 반면 이란은 항로 전체를 막아 세울 필요가 없다. 가끔 타격해도 “이 길은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의심만 심어주면 된다. 항로 신뢰가 깨지는 순간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물류는 곧바로 움츠러든다. 미국은 쉬지 않고 막아야 하지만 이란은 간헐적 위협만으로도 세계 에너지 흐름을 압박할 수 있다. 페이프 교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무력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결국 이란과의 공조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취지로 밝힌 점도 거론했다. 이는 미국과 서방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항로를 원상 복구할 수 있다는 기존 인식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석유 흐름의 안정은 군사력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란의 동의 여부도 변수라는 뜻이다. 걸프 지역의 기존 질서도 흔들린다. 그동안은 산유국이 원유를 내보내고 시장이 가격을 정하고 미국이 항로를 지키는 구조가 유지됐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고 보험료와 해상 위험이 치솟자 이 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정의 상당 부분을 에너지 수출에 기대는 걸프 국가들은 수출 안정성을 실제로 좌우하는 쪽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는 중동 질서가 미국 중심에서 점차 이란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보험·운임 뛰면 곧장 파장 이 충격은 아시아에서 더 크게 번질 수 있다. 한국과 일본, 인도는 걸프 지역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중국도 공급선을 다변화해 왔지만 중동산 에너지 비중을 단숨에 낮추기 어렵다. 정유시설과 항로 저장 인프라가 이미 걸프산 원유와 가스에 맞춰 짜여 있기 때문이다. 공급 불안이 길어지면 보험료와 운송비 상승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무역수지와 환율, 물가까지 차례로 압박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 의존은 외교와 산업 정책까지 흔들 수 있다. 그는 1970년대식 오일쇼크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충격이 이어지면 각국은 가치나 원칙보다 에너지 접근성 확보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외교 선택지는 좁아지고 추가 불안을 감수하는 행동은 더 어려워진다. 해협 압박이 길어질수록 이란은 군사력 이상의 전략적 지렛대를 손에 쥐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가능성도 변수다. 중국은 성장 유지를 위해 걸프 에너지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유가 상승과 가격 변동성 확대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직접적인 압박 수단을 쥐고 있다. 세 나라가 공식 동맹을 맺지 않더라도 미국과 서방의 경제 안정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유인은 커질 수 있다. 결국 미국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장기간 군사력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다시 쥐거나 미국이 절대적으로 보장하던 에너지 질서가 흔들리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를 택하면 길고 소모적인 전쟁을 감수해야 한다. 후자를 택하면 이란이 새로운 세계 권력축으로 올라설 공간을 내줄 수 있다. 페이프 교수는 이번 전쟁이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세계 질서가 되돌아가기 어려운 방향으로 꺾이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