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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옥, 관광상품으로 육성

    경북도가 전통 한옥을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활용·육성한다. 도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전통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전통한옥 관광자원 장단기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5년간 모두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게이트하우스로 활용하기 위한 한옥 체험시설을 대폭 확대한다. 현재 126개인 경북지역 체험 한옥을 2014년까지 200개, 2016년까지 250개로 늘린다는 것이다. 또 전통 한옥을 통한 고품격 체험을 유도하기 위해 스토리가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종가문화 학술연구 사업을 비롯해 종가 문장·인장 디자인 제작, 영양 ‘음식디미방’과 안동 ‘수운잡방’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한편 세계적 숙박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농촌지역 전통 가옥을 개보수해 국제적인 문화체험 숙박시설 네트워크인 지트(Gite)를 구축한 것처럼 고택의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택 관광 활성화를 이룩한다는 것이다. 경북지역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한옥인 고택·종택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296곳(40%)이나 된다. 영주시 순흥면의 선비문화수련원 등 23개 한옥집단마을에 1491호의 전통 한옥을 자랑한다. 한옥 체험 방문객은 2008년 4만 5958명, 2009년 6만 8376명, 2010년 11만 2523명, 지난해 13만 5000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광주 국제행사 유치 팔 걷었다

    광주시가 세계한상대회 등 5개 국제행사 유치에 나섰다. 이를 통해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서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3일 내년부터 2019년까지 열릴 예정인 5개 국제행사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시가 유치에 열을 올리는 국제행사는 내년 세계한상대회와 유네스코기록유산 심의위원회, 2014년 국제관개배수위원회, 2015년 국제디자인연맹총회, 2019년 제18회 세계수영선수권 등이다. 세계한상대회는 올해까지 국내에서 11번이 열렸지만 호남지역에서는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으며, 다음 달 2일 개최지가 결정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심의위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위원회로 50여명 정도가 방문한다. 유치 여부는 이달 말 결정된다. 국제관개배수위 총회는 100여개국의 물 전문가들이 모인다. 서울과 경합 중이지만 시가 1차 우선협상도시로 선정됐다. 늦어도 20일까지는 개최지 결정이 이뤄진다. 국제디자인연맹 총회는 세계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4000여명이 모인다. 시는 미주, 유럽, 아프리카의 3개 도시와 함께 대회 유치를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내년에 최종 도시가 선정된다. 수영선수권대회는 선수단 2500명과 기자단 3000명이 찾는 대규모 스포츠 행사다. 최종 개최지는 내년에 투표로 결정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국보급 문화재 영영 못보나

    지난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됐다가 이내 종적을 감춘 국보급 훈민정음 해례본(이하 상주본)은 끝내 세상 빛을 보지 못했다.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은 목판으로 인쇄된 상주본을 절도, 은닉한 피고인을 압박해 1심 선고 전에 내놓게 하려던 공권력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대구지법 상주지원 형사부(재판장 김기현)는 9일 상주본을 훔쳐 은닉하고 훼손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배모(49)씨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씨는 집수리를 하다가 상주본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지만 상주본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과 증언, 검찰이 제출한 증거 등을 종합하면 상주본을 훔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상주본은 국보 70호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기존의 훈민정음 해례본보다 학술적·문화적 가치가 높을 수 있고 금전적인 가치는 산정할 수 없는 귀중한 문화재”라며 “그럼에도 상주본을 낱장으로 분리해 숨겨둔 채 원주인에게 돌려주라는 지난해의 대법원 판결에도 응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고서가 이미 훼손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등 범행의 사안이 중하다.”면서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과 배씨 측은 모두 항소할 뜻을 밝혔다. 1심 선고 전까지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지 않자 검찰과 문화재청은 적잖이 당황해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강신태 사범단속반장은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넘어가 장기화할 것”이라면서 “3년 6개월 이상 행방을 알 수 없는 상주본의 훼손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상주본의 원주인 조모(67·골동품상)씨는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배씨에게서 상주본을 넘겨받으면 국가기관의 감정과 보상을 거쳐 국가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조씨가 상주본을 배씨로부터 회수할 경우에 대비해 문화재 감정을 거쳐 조씨에게 보상하고 국가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주본을 국가가 보상할 경우 대략 10억~20억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런 검토는 현재로선 공염불과 같다. 때문에 상주본을 회수할 현실적 방안으로는 조씨와 배씨, 당국 등 당사자 간의 이면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원주인 조씨조차 골동품 가게에 방치돼 있던 고서가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가 배씨가 해례본을 훔친 뒤 감정을 해 그 진가를 세상에 알린 만큼 상주본을 내놓으면 형량을 줄여주고 보상금의 일정 부분을 배씨에게도 나눠줘야 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그러나 “문화재 사범에게 금전적 보상이란 전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상주본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는 우여곡절의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상주 황성기·김상화기자 marry04@seoul.co.kr
  • 불교문화유산 ‘디지털 기록보관소’ 구축한다

    고려대장경을 한글과 한문으로 통합 제공하는 불교기록문화유산 디지털 기록보관소(아카이브)가 구축된다. 이와 함께 불교의 모든 기록유산을 함께 비교해 볼 수 있는 기록화 사업도 추진돼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동국대 불교학술원에 따르면 불교계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한국의 모든 불교기록문화유산을 대상으로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한다. 불교기록문화유산을 조사 분류하면서 원전자료를 고해상도로 촬영하고 원문을 입력·번역·해설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사업이다. 불교학술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에 1단계 사업으로 5년간 100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신청했고 올해 정부예산 10억원이 확정됐다. 사업은 불교학술원이 주관하고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주 협력기관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이 그동안 추진한 한글대장경 DB와 고려대장경 원문 DB를 통합해 제공하는 데 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동국대 중앙도서관과 박물관, 한국고전번역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도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불교계에 따르면 이 사업은 무엇보다 전국의 사찰과 기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불교의 모든 고(古)기록유산을 집성하고 역주하는 작업을 포함하는데 의미가 있다. 기록유산 가운데 해마다 10여권의 도서를 선정해 역주 출판하며 구축된 자료들은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제공된다. 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불교학술원 산하에 대학원 과정인 한국불교융합학과를 신설했으며, 오는 3월부터 불교한문아카데미를 개설해 한문불전 번역인력을 양성한다. 이 아카데미는 2년의 기본연수과정을 거쳐 6년동안 경전강독·번역실습을 집중 연수하며 다음 달 제1기 연수생 20명을 선발한다. 불교학술원 측은 “이번 사업은 불교기록문화유산과 관련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학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사업”이라며 “고려대장경 한글화 이후 최대의 집성불사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선왕조실록’ 영어 번역… 세계에 알린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의 공언대로 조선왕조실록의 표준 영어번역본 제작이 추진된다. 국편은 8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역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2033년까지 번역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일단 올해 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2014년까지는 몇몇 발췌본을 중심으로 시험번역을 시도해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종 문제점들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 실록에 등장하는 각종 인명, 지명, 정부기구의 명칭 등에 대한 발음과 표기를 이번 기회에 통일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고전을 영역해본 경험이 있는 영어권 전문가와 한국학 전문가들에게 번역을 의뢰할 방침이다. 영어번역본은 배경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간략한 책으로 정리되어 나오는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모두 무료로 공개된다. 지금도 국문번역본은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sillok.history.go.kr)를 통해 누구나 확인해볼 수 있다. 국편 관계자는 “통일된 번역본을 내놓는다면 학문적 연구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통한 한류 덕택에 확산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관심도 더 깊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조에서 철종까지 25대 472년간 역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해둔 조선왕조실록은 1973년 국보로 지정된 데 이어 1997년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국문번역작업은 1968년에 시작돼 1993년 마무리됐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eekend inside] 문화재 도굴 1인자 서상복씨 ‘직지심체요절 2권’ 소재 입 열다

    [Weekend inside] 문화재 도굴 1인자 서상복씨 ‘직지심체요절 2권’ 소재 입 열다

    국내 문화재 도굴의 1인자로 2007년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 상권 두 권을 도굴했다고 주장했던 서상복(50)씨는 25일 도굴한 두 권 중 한 권은 중국 연변에, 다른 한 권은 일본 도쿄에 있다고 밝혔다. 서씨는 지금까지 한 권은 중국, 다른 한 권은 국내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을 뿐 직지가 보관돼 있는 장소를 특정하고 유통 경로를 소상히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직지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내년 1월쯤 일본에 보관 중인 직지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서씨는 1999년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에서 훔친 직지는 지인 H(일본 거주)씨를 통해 일본으로 옮겨 보관 중이며, 2000년 경북 안동 광흥사에서 훔친 직지는 역시 지인인 조선족 K(중국 거주)씨를 통해 중국에서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두 권의 직지 모두 불상 안에 들어 있는 복장(腹藏) 유물이다. 서씨는 “광흥사 직지는 훔칠 당시 너덜너덜해 보관 상태가 썩 좋지 않았으나 봉원사 직지는 책이 변질되거나 거의 훼손되지 않은 깨끗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권 가운데 광흥사 직지는 국가에 기증할 의사가 있으며, 일본에 있는 봉원사 직지는 직지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청주시와 협의해 적절한 보상을 받으면 넘기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직지가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됐다는 인연으로 국내외에 있는 직지 찾기 운동을 2005년부터 벌이고 있다. 청주시 산하 청주고인쇄박물관 이승철 학예연구사는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있는 직지가 아닌 제2, 제3의 직지가 있다면 반가운 일”이라면서 “현물이나 서씨가 주장하고 있는 현물의 사진이라도 있으면 언제라도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진위를 가리고 가격을 평가한 뒤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1377년 인쇄된 직지는 정식 명칭이 ‘백운화상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 直指心體要節)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73년 앞서 제작된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며 상하 두 권으로 돼 있다. 그중 하권 한 권이 구한말에 약탈돼 프랑스 국립박물관 지하 서고에 보관돼 있다가 최근 타계한 박병선 박사 눈에 띄어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됐다. 서씨는 “타계하신 박병선 박사가 살아 계실 때 직지를 선물해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 “청주시에 박 박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강신태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금속활자를 만들어 찍었다면 수십 수백권을 찍어 냈을 것”이라면서 “서씨가 직지를 가지고 있다면 실물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기·조태성기자 marry04@seoul.co.kr
  • ‘수사반장’ ‘격동30년’ 등 대본 영구보존

    ‘수사반장’ ‘격동30년’ 등 대본 영구보존

    매주 일요일마다 저녁상을 일찍 물려야 했다. 일요일 저녁 8시면 ‘빠라바라밤~’으로 시작하는 장단은 괜스레 가슴을 쿵닥거리게 하고 손바닥에 땀방울을 맺히게 했다. 치정과 탐욕, 번민 그 사이에서 어쩌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에 대한 연민이 진하게 드리워졌다. TV드라마 ‘수사반장’은 1971년에 시작해 1989년에 끝났으니 무려 20년 가까이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에 고정시킨 ‘국민 드라마’였다. 그 ‘수사반장’이 경기도 성남 국가기록원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갔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24일 ‘수사반장’ 대본을 비롯해 4·19혁명부터 현대사까지 굵직한 정치적 사건을 다룬 라디오극 ‘격동 30년’ 등 1950년대부터 1990년 초반까지 방송된 화제의 TV·라디오 방송대본 1만여권을 한국방송작가협회·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기증받았다. 국가기록원은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과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이날 기증된 방송대본에는 척박한 삶으로 내몰린 이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1994년 드라마 ‘서울의 달’도 있고, 조선 숙종 시기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장희빈의 삶을 그려낸 1995년 드라마 ‘장희빈’, 풋풋한 10대들의 꿈과 삶을 그려낸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 등도 함께 국가기록원 기록물 전문서고에 영구보존되게 됐다. 송귀근 원장은 “우리나라 방송대본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최근 30~40년 동안 국민들의 희로애락과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문화적 가치가 충분한 기록물”이라면서 “국민들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도 제공해 후손들에게 기록유산으로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박병선 박사 타계] 당신이 남겨준 마지막 숙제 ‘반환’으로 꼭 답하겠습니다

    [박병선 박사 타계] 당신이 남겨준 마지막 숙제 ‘반환’으로 꼭 답하겠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외규장각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 달라.”고 당부하던 민제(民齊) 박병선 박사가 23일 오전 6시 40분(현지시간 22일 오후 10시 40분) 프랑스 파리 잔 가르니에 병원에서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먼지 더미 속에서 외규장각 도서를 처음 발견한 박 박사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대국민 환영식에 참석해 “가슴이 너무 벅차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도 145년 만의 귀환이 ‘반환’ 형식이 아닌 ‘5년 단위 대여’로 결론난 데 못내 안타까워했다. ●女유학비자 1호…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女’ 별명 당시 서울신문과 잇따라 가진 인터뷰<4월 13일 자, 6월 14일 자>에서 “의궤를 처음 발견하고 어찌나 좋던 지 10여년 동안 매일 찾아가 보고 또 봤는데도 볼 때마다 신통방통했다.”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던 박 박사는 ‘반환’이라는 숙제를 국민에게 남기고 눈을 감았다. “(직장암) 수술을 받고도 이렇게 살 수 있는 나날은 덤”이라며 마지막까지 의궤 약탈의 계기가 된 병인양요 연구에 매달렸던 그다. 박 박사는 1928년생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923년 9월생이다. 우리나라 여성 유학비자 1호로 프랑스 유학을 떠나 파리 제7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7~1980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의궤 297권을 최초로 발견하여 의궤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직지심체요절’이 우리 문화재임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직지’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것도 직접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직지’가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산파 역할을 해 박 박사는 ‘직지의 대모’로 불린다.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학과(현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 은사인 이병도 당시 서울대 교수가 “프랑스가 병인양요 때 약탈해 간 물건이 많으니 꼭 찾아보라.”고 했던 당부를 잊지 않고 지킨 것이다. 그는 독일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보다 한국이 78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사용했음을 증명하고자 한국 인쇄술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중국, 일본의 인쇄술 관련 책자를 섭렵하고 프랑스의 대장간을 돌며 금속활자 인쇄술에 대해 연구했다. 또 감자와 지우개 등 각종 재료를 사용하여 금속활자와 목판 인쇄술의 차이점을 직접 증명하고자 납활자의 재료인 납을 녹이다 세 번이나 화재를 겪기도 했다. ●물·커피로 허기 때우며 의궤 연구 몰입 그는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여성’으로도 불렸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13년 넘게 근무하면서 매일 외규장각 도서 목차를 베끼고 내용을 정리하는 등 혼자만의 외롭고 고독한 연구의 길을 걸었다. 자그만 체구에 파란색 표지의 큰 의궤 책 속에 묻혀 살았기에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여성’이라 불린 것이다. 연구비가 없어 자신이 갖고 있던 골동품까지 팔았으며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며 물과 커피로 배를 채웠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이런 박 박사를 지독하게 냉대했다. 도서관 비밀을 외부에 누설했다며 반역자 취급 했고 결국 박 박사는 도서관을 그만두게 된다. 사실상의 해고였다. 도서관의 의궤 도서 대출 금지 조치에도 박 박사는 매일 출근 투쟁을 벌여 하루에 한 권씩 허가를 받아 빌려 봤다. 몇 년 동안 계속된 박 박사의 지칠 줄 모르는 연구 노력에 결국은 의궤 도서를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게 됐다. 의궤는 박 박사가 발견한 당시에는 일부 찢어지고 훼손된 상태였다. 하지만 박 박사의 의궤 연구 발표 이후 외규장각 사료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한국 반환 문제가 대두되면서 도서카드도 없던 ‘파지’ 상태에서 중요 도서로 격상했다. 박 박사는 결혼도 포기하고 한국에서의 교수직 제의도 거절하며 반평생 연구에만 몰두했다. ●‘한인 프랑스 이민사’ 말년 역작으로 준비 그의 문화재 발견은 의궤에 그치지 않는다. 1919년 파리 강화회의 당시 독립을 호소했던 김규식 선생 일행이 파리 9구 샤토덩 38번지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차리고 조국의 독립 승인을 위해 외교 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던 장소도 찾아냈다. 집주인의 반대에도 대사관과 협력해 집요하게 노력한 끝에 한·불 수교 120주년인 2006년에 현판을 걸었다. 조선 말기 프랑스에 왔던 사절들의 외교문서와 1900년 만국박람회 고문서를 발굴, 정리하여 2006년 ‘프랑스 소재 한국독립운동자료집Ⅰ’을 발간하기도 했다. 연구 열정은 말년에 직장암을 앓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았다. 병인양요 연구서인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Ⅰ’을 2008년 출간했다. 후속 연구를 마무리하고, 김규식 박사 일행의 파리에서의 독립운동 활동상을 기념하는 파리독립기념관 건립을 소원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말년 역작으로 ‘한국인의 프랑스 이민사’도 준비하고 있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박 박사는 조카(은정희) 등에게 “내가 직접 출간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병인양요 속편을 꼭 마무리 지어 달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유족으로는 남동생 병용(81·미국 거주)씨가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故 박병선 박사는 ▲1923년 서울 출생. 5남매 가운데 셋째 딸. 미혼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학과(현 역사교육학과) 졸업 ▲1955년 프랑스로 유학, 소르본대에서 석·박사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프랑스 귀화, 파리국립도서관 사서 재직 시 ‘직지’ 발견 ▲1972년 파리 ‘책의 역사 종합전람회’에 직지 출품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임을 세계에 알림 ▲1979년 파리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도서 발견해 ‘비밀 누설’ 혐의로 시달리다 파리국립도서관 사직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9년 제26회 가톨릭대상 특별상 ▲2011년 국민훈장 모란장
  • 국가기록원, EASTICA 의장국에 선출

    한국이 동아시아기록관리협의회(EASTICA)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동아시아에 흩어져 있는 국내 근현대사 관련 기록물을 수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0회 동아시아기록관리협의회 총회에서 차기 의장국으로 선출돼 올해부터 2015년까지 4년 임기로 활동하게 됐다.”면서 “모든 회원들 간 충분한 이해와 소통, 유용한 정보와 기술의 공유, 기록관리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현재 동아시아기록관리협의회는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의 13개 지역지부 중 하나로, 지난 1993년 발족됐다. 현재 의장국은 일본이며 한국, 중국, 일본, 마카오, 몽골, 홍콩, 북한 등 7개국 및 기관, 개인 회원 등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의장국은 ICA의 당연직 집행이사가 되고, 연 2회 열리는 동아시아지역 대표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한다. 김혜순 국가기록원 기록정책부장은 “2016년 ICA 총회 한국 개최에 이은 쾌거이며, 조선왕조실록 등 수백년을 이어온 세계적 기록유산을 보유한 나라로서 기록관리의 우수한 전통을 대외적으로 확인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부족했던 인접 국가들끼리 기록물을 공유하는 작업도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훈민정음 해례본 은닉 배모씨 재판서 침묵… 행방은?

    훈민정음 해례본 은닉 배모씨 재판서 침묵… 행방은?

    10일 오전 11시 35분 대구지법 상주지원 1호 법정. 국보급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절취하고 은닉, 훼손한 혐의로 구속 기소(문화재보호법 위반)된 배모(48)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이날 재판은 3년 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곧바로 사라진 또 하나의 훈민정음 해례본 행방이 밝혀질까 하는 기대에서 주목됐다. 하지만 1시간가량 진행된 재판에서 배씨는 끝내 이 책의 행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방청석에선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간송미술관 소장본(이하 간송본)이 3년 전까지 유일무이했다. 그러다 2008년 상주본이 발견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상주본이 간송본과 동일 판본인데도 더 가치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간송본에 견줘 보존 상태가 좋은 데다 표제와 주석 모두 16세기에 새롭게 더해져 학술적 가치가 비상하기 때문이다. 고서적 감정의 권위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한장 한장 찍은 영상물을 본 결과 붓으로 발음에 관해 글씨를 써놓는 등 공부한 흔적까지 있으며 표지를 ‘오성제자고’라고 바꾸는 등 훈민정음 반포 이후 정착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라고 평가했다. 상주본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은 소유권 다툼 탓이다. 2008년 7월 27일 골동품 수집을 하던 배씨가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자신이 소유한 고서적을 국보로 지정받고 싶다는 글을 올렸고 한국국학진흥원과 남 교수는 “틀림없는 훈민정음 해례본”이라고 감정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주의 골동품상 조모(66)씨가 자신의 골동품 가게에 처박아 둔 고서적 두 상자를 배씨가 30만원에 사가면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훔쳤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검찰이 조씨의 형사 고소를 기각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해 2월 조씨가 제기한 소유권 이전 민사소송을 담당한 대법원은 지난 6월 “배씨는 해례본을 조씨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배씨가 불응해 해례본을 회수하려는 강제 집행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검찰의 압수수색에서도 꽁꽁 숨겨진 상주본은 나오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배씨가 낱장으로 분리한 상주본을 비닐봉투에 싸서 모처에 은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행된 지 565년 된 책이라 습기와 빛에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어 전문적인 보존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훼손될 우려가 크다. 또한 상주본의 해외 유출을 저지한 바 있는 문화재청은 배씨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문화재청 사범단속계 강신태 반장은 “배씨든 조씨든 후손에 물려줘야 할 국가적 보물을 하루빨리 세상에 내놓고 보존에 필요한 절차를 밟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주 글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용어 클릭] ●훈민정음 해례본 세종 28년(1446년) 훈민정음 반포와 동시에 출간된 한문 해설서. 세종의 명을 받아 창제 동기, 의미, 사용법을 정인지 등 집현전 학사들이 엮었다. 33장 1책의 목판본인 해례본은 문화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값을 따질 수 없는 ‘무가지보’(無價之寶)로 평가되며,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이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된 전례에 비쳐 그 이상으로 매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사라지기 전 상주본을 58억원에 사겠다는 골동품상이 있었다. ■11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 방영
  • 난중일기·새마을운동 기록물 내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 기록물’ 등 2건이 내년 3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확정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세계유산분과) 합동소위원회가 총 5건의 등재 후보작 중 이들 2건을 유네스코(UNESCO)에 등재 신청키로 최근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난중일기’는 전 세계적으로도 전쟁 중 지휘관이 직접 기록물을 남긴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커 등재가치 면에서 단연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새마을운동 기록물’은 유엔에서 빈곤퇴치를 위한 모범 사례로 인정받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에서 배우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기록물로 등재대상에 선정됐다. 5건의 후보 중 하나인 ‘KBS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우리의 비극적 냉전사를 볼 수 있는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차기 신청대상으로 우선 고려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내년 3월 말까지 2건의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며 최종 등재는 2013년 6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최종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장경의 마을’ 경남 합천의 모든 것

    ‘대장경의 마을’ 경남 합천의 모든 것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오후 9시 30분에 방영되는 EBS 한국기행은 경남 합천을 집중 조명한다. 1부 ‘대장경 천 년, 해인사’는 통도사, 승보사와 함께 3대 사찰인 해인사를 찾는다. 해인사 하면 국보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인 고려대장경을 빼놓을 수 없다. 가로 69.5㎝, 세로 23.95㎝, 두께 2㎝의 목판이 8만장 이상 만들어진 것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대장경 조성 1000년을 맞는 해. 오랜 세월 잘 보관됐던 비결은 온도, 습도, 통풍을 잘 조절한 장경판전 건축에 있다. 그런데 이 장경판전에 수시로 드나드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장경판전 관리를 맡아 아침 7시면 장경판전에 들어가는 성안 스님. 스님에게 대장경에 대한 얘기를 청해봤다. 2부 ‘내 마음의 느티나무’는 합천군 구정리에 서 있는 500년 된 느티나무를 찾는다. 네거리 교차로에 떡하니 버티고 선 이 나무는 수령에 걸맞게 둘레가 6m에 이른다. 넓고 깊은 그늘은 아이들에게는 놀이터를, 어른들에게는 쉼터를 제공해 준다. 이 마을의 터줏대감이자 산 증인인 셈이다. 오래전 고향을 떠난 이들도 이 느티나무가 그리워 고향을 다시 찾고,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느티나무를 찍기 위해 몰려드는 지역의 명물이다. 3부 ‘전통이 숨 쉬는 땅’은 조선 세종 때 세워진 합천향교를 찾는다. 향리를 위한 교육기관으로 출범했으나 한때는 교육 기능을 잃고 제사를 지내는 용도로 쓰였다. 그랬던 것이 2005년부터 한문수업, 예절교육 등을 위한 공간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전통의 부활이다. 한과로 유명한 도옥마을도 찾았다. 이 마을 한과가 유명한 이유는 기름에 튀기는 대신 무쇠솥 위에 자갈을 달군 뒤 그 위에다 유과를 굽기 때문. 기름 귀하던 시절 발견해 낸 나름의 아이디어인데, 이게 묘하게도 특이한 맛과 향을 내는 데 도움을 준다. 오광대마을도 찾았다. 흥겨운 우리 가락의 명맥을 잇는 오광대놀이로 유명한 마을이다. 마을은 합천을 흐르는 회천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교통의 중심지다 보니 예로부터 큰 장이 섰고, 이 장터를 무대 삼아 광대놀이가 발달했다. 오광대놀이가 남부형 탈춤의 시조격으로 꼽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2년 전 오광대놀이를 되살려 맥을 잇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4부 ‘영남의 소금강(小剛), 황매산’은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억새밭으로 유명한 황매산을 다룬다. 합천이 낳은 산악인으로 여성 최초 에베레스트 정복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순주씨와 함께 황매산을 오른다. 정상 부근 영암사지와 덕만마을의 도라지 캐는 풍경도 함께 조명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5·18민주화운동 교과서 수정될 듯…이주호 장관 “긍정 검토”

    최근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교과서의 5·18 일부 내용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영진(광주 서구을)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열린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현행 교과서 내용의 일부에 대한 수정을 긍정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은 3·1운동과 4·19혁명을 잇는 한국 근현대사의 위대한 역사로, 지난 6월 역사교육과정 개발추진위원회에서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정도는 학생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만큼 이에 합당한 교과서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국방부가 교과부에 보낸 역사교과서 집필 제안서에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마저 보이고 있다.”며 “5·18민주화운동은 수십년에 걸쳐 진상이 규명된 사안으로 국방부의 행태는 불편한 진실은 쓰지 말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방부는 장관 명의의 공식 제안서를 통해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내용 가운데 ‘신군부는 계엄군을 투입해 학생과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총격을 가하였다. 계엄군의 무력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대목이 군대의 잔학성을 부각시켰다며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5·18민주묘역은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

    “5·18민주묘역은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

    “한국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애국심, 민족에 대한 사랑,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알게 되면서 사랑과 존경을 느꼈습니다.” 데이비슨 헵번(79) 유네스코 의장은 5일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5·18 민주묘지는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민주항쟁 정신 세계로 계속 퍼질 것”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를 전달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헵번 의장은 5·18 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평화와 정의를 위해 싸웠던 분들의 희생을 보면서 한편으론 슬펐고 다른 한편으론 기뻤다.”면서 “평화와 인권, 정의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헵번 의장은 “많은 나라에서 민주화 운동과 항쟁으로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고 고통스럽다.”며 “30여년 전 한국에서 발생한 5·18 항쟁의 정신이 세계로 계속 퍼져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5·18의 진상규명과 관련해 “국제기구가 발포 명령자를 가리는 등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언론 등이 진상규명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헵번 의장은 광주시가 유엔 인권도시 지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인권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른 만큼 모두가 동의하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그러나 광주시와 파트너십을 통해 인권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데에는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은 교육 부문에서 (유네스코에) 많은 공헌을 해 왔다.”며 “한국은 강력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개발도상국 등을 지원하고, 유네스코와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교육부문서 유네스코에 큰 공헌” 헵번 의장은 5·18묘지 참배 후 옛 전남도청~금남공원 사거리(518m) 구간에 대한 ‘유네스코 민주인권로’ 지정식에도 참석했다. 오후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정의화 국회 부의장, 강운태 광주시장,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5·18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인증서를 전달했다. 한편 광주시는 ▲개헌 때 헌법 전문에 5·18 정신 명시 ▲5·18아카이브 구축 ▲5·18기록물의 국가문화재 지정 ▲5·18의 교과서 수록 확대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인권평화상 제정 ▲사적지 정비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대장경 가치 세계에 알린다

    대장경 가치 세계에 알린다

    초조 대장경 간행 1000년을 기념해 열리는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살아있는 천년의 지혜를 만나다’를 주제로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경남 합천군 가야면 주 행사장과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 등에서 45일동안 열린다. 경남도와 합천군, 해인사가 공동 주최한다. 해인사 경내 4개동(棟)의 장경판전(海印寺藏經板殿)에 보관되어 있는 대장경판(大藏經板·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장경판전(국보 제52호)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경남도와 해인사는 이번 세계문화축전이 대장경판의 과학적 우수성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행사 준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해인사 인근에 5개 전시관 건립 축전조직위원회는 국비 153억원과 도비 92억원, 군비 61억원 등 모두 306억원을 들여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전시공간과 50여 가지 문화·체험행사를 준비해 대장경의 신비로움과 문화적 가치 등을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개·폐회식과 주요 전시행사 등이 열리는 주 행사장은 해인사 인근 합천군 가야면 야천리 12만 4620㎡ 부지에 164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주 행사장에는 주제전시관인 대장경천년관 1동을 비롯해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 세계교류관, 세계시민관 등 5동의 전시관 건물과 주차장, 편의시설 등이 설치됐다. 대장경천년관은 1000년을 이어오면서 탄생과 전파, 생성, 소멸을 반복한 대장경의 역사와 숨겨진 과학을 만나는 공간이다. 이 가운데 대장경 전시실은 관람객이 슬로프를 타고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며 동판대장경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도록 개방형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대장경 보존과학실에서는 팔만대장경 경판 실물이 전시된다. ●미술전시·무용공연 등 매일열려 주 행사장과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 등에서 대장경 및 불교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학술·공연 등의 행사가 열린다. 해인사와 주변 13개 암자에서는 10여개 나라 현대미술가와 20개 예술팀이 미술·음악·무용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해인 아트 프로젝트’가 마련된다. 주 행사장의 보리수 공연장에서는 팔만대장경 제작과정의 이야기를 다룬 마당놀이 공연과 해외공연팀 상설공연을 비롯한 각종 공연이 매일 열린다. 세계시민관에서는 108배 릴레이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참선의 마당에서는 사찰음식과 전통차 체험을 할 수 있다. 주 행사장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단풍명소로 손꼽히는 6㎞에 이르는 홍류계곡을 마음으로 걷는 ‘홍류 마음길’로 조성해 관람객들이 명상을 하며 가야산의 아름다운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총체극 ‘자스민 광주’ 英 에든버러 축제에

    총체극 ‘자스민 광주’ 英 에든버러 축제에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자스민 광주’가 8월 13~19일 세계적인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2일 광주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오! 광주-브랜드 공연 축제’의 개막작이기도 하다. 항쟁 과정을 다룬 5·18 기록물이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해 마련된 창작물이다. 5·18 때 희생당한 망자(亡者)가 이승을 떠돌다 남도 씻김굿을 통해 한(恨)과 상처를 치유하고 저승으로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튀니지 등 중동의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영령들도 위로한다. 시나위 음악과 타악, 진혼 퍼포먼스, 무용,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총체극이다. 총연출을 맡은 손재오 감독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1980년 5월 당시 군부의 총칼에 무참하게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무대로 불러 음악으로 위로하고 산 자(관객)와 만나게 하는 작품”이라면서 “5월 광주의 정신은 공동체 정신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화해하고 소통하는 상생의 이념을 갖고 있는 게 ‘자스민 광주’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음악감독을 맡은 원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최근 TV를 통해 자스민 혁명을 접하고 마치 우리의 80년대 기록물을 보는 것 같아 멍해졌다.”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털어놓았다. 영화 ‘황진이’ 등으로 대종상(영화음악상)을 네 번이나 거머쥔 원 교수는 ‘자스민 광주’를 위해 치욕과 분노의 감정을 담은 합창곡 ‘초혼 시나위 1’ ‘난발’, 용서와 치유의 의지를 담은 ‘초혼 시나위 2’ 등 세 곡을 작곡했다. 올 하반기 서울 공연도 추진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2016 기록올림픽 유치로 우리 역량 알릴 것”

    “2016 기록올림픽 유치로 우리 역량 알릴 것”

    우리나라는 ‘기록강국’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이 9개로, 아시아 최다 보유국이다. 국가기록원이 오는 2016년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세계기록유산 9개… 亞 최다 보유국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동의보감 등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 기록유산은 무려 9개나 된다.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많은데, 안타깝게도 정작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록올림픽’이라고 불리는 ICA 총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함으로써 기록강국으로서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무대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경옥(53) 국가기록원장은 8일 “우리 기록문화를 알리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2016년 ICA 총회를 유치하고, 국민들에게도 기록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작업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기록의 날’인 9일 경기 성남시 나라기록관에서 처음으로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행사를 연 것도 그 같은 취지에서다. “영국, 일본, 스페인 등 세계 주요국들은 일찍부터 ‘세계기록의 날’ 기념행사를 성대히 열어 기록문화의 중요성을 알려온 반면 그동안 우리나라는 공식행사 자체가 한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국제기록문화 전시회’를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한국의 기록문화 전통과 관리의 우수성에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이 원장은 “2016년 ICA 개최지 선정을 놓고 프랑스 파리와 경합 중인데 투표권을 가진 ICA 집행이사들에게 지지 요청 서한 자료를 전달하는 등 요즘 한창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 결과는 오는 10월 ICA 연례회의에서 발표된다. ICA는 세계 198개국 13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총회는 4년마다 열린다. ●전국 순회전시·체험학습 등 계획 올해 국내 처음 열리는 ‘세계기록의 날’ 행사 프로그램은 푸짐하다. 지난달 28일 사전행사로 이미 ‘기록사랑 나라사랑 백일장’을 열었다. 14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는 ‘기록사랑 이야기’ 전국 순회전시를 개최하고, 10일부터 21일까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도 실시할 계획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빈티지 팝업북을 아세요

    빈티지 팝업북을 아세요

    국내 최대 책 전시회인 ‘2011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15~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17회째인 올해는 ‘책은, 미래를 보는 천 개의 눈’이라는 주제 아래 23개국 571개 출판사가 참여한다. 천년 고서와 최첨단 전자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초조대장경 인쇄본과 더불어 현대 디지털 기술로 복각된 반야심경 팔만대장경판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기록문화유산물을 전시하는 ‘기록문화유산전’과, 전자출판 시장 현황과 기술 수준을 체험할 수 있는 전자출판관 ‘E스퀘어’ 등이 눈에 띈다. ‘책이 살아 있다-세계의 팝업북’ 전에서는 19세기 팝업북(Pop-up Book·입체책)의 시초가 된 무버블(Movable) 북 등 쉽게 보기 어려운 ‘빈티지 팝업북’을 만날 수 있다. 다만 2008년 시작된 주빈국 행사가 올해는 없다. 때문에 외국 작가들이 참가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주최 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문승현 차장은 “주빈국을 유럽연합(EU)으로 하려 했으나 올 3월에야 뒤늦게 (EU가) 불참을 통보해 와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ibf.or.kr) 참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자체 세계유산 등재 열풍 藥? 毒?

    지자체 세계유산 등재 열풍 藥? 毒?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 세계유산 등재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유산’이란 유네스코(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를 통해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아 인류가 함께 보전해야 할 목록에 이름을 올린 유산을 말한다.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문화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담고 있는 복합유산, 기록유산 등 4종으로 나뉜다. 얼마 전에 5·18기록물 등이 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문화재청 인력 부족 호소 30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현재 지자체 10여곳이 지역의 문화재와 자연경관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등재에 성공하면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면서 국제기구나 단체들의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받아 유산 보호에 대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또 지역홍보 및 관광객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서울시는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축조한 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상당 부분 파손된 ‘서울성곽’을 총 110억원을 들여 복원하고 있다. 2014년까지 성곽 복원을 마치면 이를 2015년에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기로 했다. 전남도는 ‘서남해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 1월 기본계획 용역을 전남발전연구원에 의뢰했다. 서남해안 갯벌은 연간 100만 마리의 철새에게 먹이를 제공해 주는 곳으로, 다른 나라 갯벌에서 볼 수 없는 자연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도는 해녀들의 노래, 작업도구, 공동체 습속 등 ‘해녀문화’를 등재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 5개년 기본계획’을 짜고 있다. 이를 위해 특별팀까지 구성했다. 충남도 역시 ‘공주·부여 역사지구’의 세계유산 등재 전담기구를 만들었다. 지자체마다 너도나도 세계를 상대로 한 작업을 추진하다 보니 국가 차원에서 신청서 작성 등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문화재청은 관련 인력 부족을 호소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문화재청은 최근 회의를 열고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13곳 가운데 서남해안 갯벌, 공주·부여 역사지구, 남한산성 등 3곳을 우선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충북, 사전 작업에만 7억 써 지자체들이 이처럼 총력전을 펼치는 주된 이유는 그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2007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용암동굴 등 3곳의 경우 국내외 관광객이 2006년 225만명에서 2010년 38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고, 실패하는 사례도 있어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내 7개 산성을 ‘중부내륙 산성군’으로 묶어 2013년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할 예정인 충북도의 경우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한 학술조사와 학술대회를 하느라 벌써 7억원이나 썼다. 전남도는 2009년 남해안 공룡화석지의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외국 공룡화석지와 달리 남해안 지역에서는 공룡 알과 발자국 화석만 발견됐을 뿐 뼈화석이 없던 게 탈락의 이유였다. 조효상 문화재청 세계유산 담당은 “세계유산 등재는 처음에 정부가 주도했는데, 요즘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주도하고 있다.”면서 “지자체들이 사전 준비 단계부터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문화재청과 협의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2013년 유네스코 IAC회의 한국 개최”

    “2013년 유네스코 IAC회의 한국 개최”

    2013년 열릴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회의’의 개최국가로 한국이 선정됐다. 유네스코 IAC 회의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회의로 홀수 해마다 개최된다. 지난 23일부터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고 있는 제10차 회의에 참석한 전택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25일 “유네스코 측으로부터 다음번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받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통상부도 환영해 개최확정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세계 유일의 원나라 법전 원본인 ‘지정조격’(至正條格)을 몽골·중국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2013년 회의에서 지정조격이 한국의 10번째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맨체스터에서 막 돌아온 전 사무총장에게서 5·18기록물과 일성록(日省錄)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의 상황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만나 들었다. 밤샘 비행으로 피곤할 텐데도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맨체스터 회의장 분위기는 어땠나. -한국시간으로 24일 저녁 심사위원 비공개 회의에서 기록물 2종류가 통과됐다. 일성록은 심사위원 만장일치였지만, 5·18기록물은 논란이 있었다. 심사위원 중 일부는 “5·18민주항쟁의 가해자가 아직 생존해 있기 때문에 한국 내부적으로도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5·18기록물 ‘세계적 의미’ 평가 받아 →결국 두 가지가 모두 등재됐다. -세계기록유산은 정확한 등재기준이 있다. 그 기록물이 국가를 초월한 ‘세계적인 의미’(world significance)를 가졌느냐는 것이다. 심사위원 다수는 ‘정치적 의견은 배제하고, 세계적인 기록물로서의 의미만 보자’는 의견이었다. 결국 심사위원 비공개 회의를 통해 5·18기록물도 등재가 결정됐다. →5·18기록물이 ‘세계적인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뜻인가. -그렇다. 민주화의 가치 등 5·18의 의미를 담은 기록물들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다양한 기록물 속에서 나타난 보상원칙, 재판 결과 등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고도 볼 수 있다. →이로써 한국은 9개의 세계기록유산을 가지게 됐다. -한국은 세계기록유산 부문에서 상당히 앞서고 있다. 아시아 1위다. 현재까지 중국은 5개, 일본은 하나도 없다. 작년부터는 유네스코 본부의 제안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위해 기록문화 등재를 위한 강연 등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지정조격’ 세계기록유산 신청 예정 →세계기록유산을 비롯해 문화유산·자연유산 등 앞으로의 등재 계획은. -우선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소장한 원나라 법전 ‘지정조격’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정조격은 1346년 중국 원나라 순제(順帝) 때 간행된 원나라의 마지막 법전이자 세계 유일본이어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현재 10여개의 세계유산 잠정 등재 목록을 갖고 있으며, 그중 남한산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향후 계획은. -세계유산의 원활한 등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문맹 퇴치를 위한 한국청년 파견 사업인 ‘아프리카 희망 브리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향후 4년 안에 한국에 전 세계 7억명의 성인 문맹자들을 위한 언어교육 봉사자 양성소를 세우는 것이 장기목표다. 유네스코 본부가 하는 여러 기능 중 특정 부분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를 한국에 세울 계획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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